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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지 분장’할 뻔한 日연예인 “살찐 게 어때서…행복해요”

    ‘돼지 분장’할 뻔한 日연예인 “살찐 게 어때서…행복해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막 행사에 ‘돼지 분장’으로 등장할 뻔한 일본 연예인이 자신의 몸매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혀 박수를 받고 있다. 일본의 인기 연예인 와타나베 나오미(31·여)는 18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괄책임자인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자신의 살찐 체형을 모욕적으로 이용하는 개회식 연출안을 제안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사임한 것과 관련해 소속사인 요시모토흥업을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와타나베는 지난해 소속사를 통해 올림픽 개회식 출연 제의를 받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3월에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백지화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뒤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하던 상황에서 처음 제안받았던 연출과 다른 내용의 논의가 오갔던 사실을 보도를 통해 접하고선 “나 자신도 솔직히 놀랐다”고 심경을 밝혔다.사사키 디렉터는 영어로 돼지를 의미하는 ‘피그’(Pig)가 일본 내 발음으로 올림픽의 ‘픽’이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와타나베의 살찐 체형을 연결지어 그를 돼지로 분장시킨 채 개막 행사에 출연토록 하는 아이디어를 지난해 3월 담당 팀원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패럴림픽을 담당했던 사사키 디렉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림픽 개·폐회식 행사가 대폭 축소되면서 지난해 12월 기존 연출팀이 해산하자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총괄하는 디렉터를 맡았다. 도쿄 대회 개·폐회식 4개 행사를 총괄 지휘하게 된 사사키 디렉터는 주간지 ‘주간문춘’이 문제의 아이디어 논의에 대해 보도한 뒤 논란이 커지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돼지 분장’을 할 뻔한 와타나베는 자신의 몸매를 가리켜 뚱뚱하다고 놀리거나 야유를 받기도 하지만 이를 이해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나 자신은 이런 체형으로 행복하다”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살찐 것에 신경 쓰지 않은 채 “와타나베 나오미로 표현해 나가고 싶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각자의 개성과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 인정해 즐겁고 풍요로운 세상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는 표현으로 자신을 돼지로 분장시키려 했던 사사키 디렉터의 연출안을 에둘러 비판했다.일본인 아버지와 대만 출신 엄마를 둔 와타나베는 진행자, 배우, 가수, 개그우먼으로 활약하는 만능 연예인이다. 소속사 웹사이트를 통해 취미가 ‘먹는 일’이라고 소개된 와타나베의 신상을 보면 158㎝의 키에 체중은 107㎏이다. 살찐 체형을 살린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어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일본인 중 최다인 930만 명을 넘는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사사키 디렉터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유감의 뜻을 밝히고 개폐회식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후임을 조속히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책임자 사퇴 “개그우먼 돼지로 꾸며볼까”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책임자 사퇴 “개그우먼 돼지로 꾸며볼까”

    코로나19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정말로 악재가 끊이지 않는다. 모리 요시로 대회 조직위원장이 여성 멸시 발언 끝에 물러난 지 한달 만에 이번에는 개·폐회식 총괄 책임자가 외모를 갖고 여성을 모욕한 사실이 알려져 물러났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17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개·폐회식을 지휘하는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지난해 3월 개그우먼의 외모를 모욕한 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패럴림픽 개회식을 맡고 있었는데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 인기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33)의 외모를 돼지에 빗대는 개회식 연출안을 메신저 ‘라인’(LINE)으로 팀원들과 공유했다는 것이다. 소속사 웹사이트에는 와타나베가 ‘먹는 일’이 취미이며 158㎝의 키에 몸무게가 107㎏ 나간다고 돼 있다. 일본인 아버지와 대만 출신 엄마를 둔 와타나베는 진행자, 배우, 가수로도 활약하는 개그우먼이다. 사사키 디렉터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와타나베의 신체 특징과 영어로 돼지를 뜻하는 ‘피그’(Pig)와 많은 일본인이 ‘픽’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핏구’로 발음하는 데 착안해 와타나베가 돼지로 분장해 익살스럽게 연기하면 좋겠다는 연출안을 내놓았다. 물론 팀원들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없던 일이 됐다. 영국 BBC는 사사키가 ‘Olympig 조롱 때문에 물러난다’고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일년이 지나 뒤늦게 사사키 디렉터의 어이없는 발언이 알려지자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다음날 새벽 “개회식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 내 생각과 발언 내용에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는 취지의 사죄문을 내놓고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원장에게 사의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가 일년 연기되고 지난해 12월 기존 연출팀이 해산하자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총괄하는 디렉터를 맡았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電通) 출신인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폐막식에서 오륜기를 인수하는 행사에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마리오로 분장해 세계인의 눈을 붙들게 한 인물이다. 일본 언론은 하시모토 위원장이 도쿄올림픽을 통해 ‘다양성과 조화’를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새롭게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 사태가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고 전했다. 하시모토 위원장은 조직위 임원 가운데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하는 등 성차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우리 아이도 코로나 블루?… TV 끄고 아이 마음 들어주세요

    우리 아이도 코로나 블루?… TV 끄고 아이 마음 들어주세요

    中청소년 절반, 불안·우울증세 호소TV·컴퓨터 노출 길수록 불안 늘고신체활동 늘수록 우울증 위험 낮아어른들과 대화 통해 공포심 줄이고부모가 손씻기 등 방역 모범 보여야 ‘집콕’에 활동량 줄어 소아비만 증가 “먹는 양 조절보다 규칙적 식사 유도”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시기에 아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깥 활동은 물론 친구들과의 만남도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사회화를 익히고 인격이 형성될 때인 아이들의 사회적 고립은 어른들과는 또 다른 문제를 노출시킬 수 있다.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아이들도 어른처럼 우울감과 건강염려증, 공포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들한테서 감염병 확산을 우려하는 얘기를 듣거나 휴대전화로 감염병 소식을 접하다 보면 불안감이 커지고 정신적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학교 활동이나 친구들과의 만남이 줄어들면서 아이들은 고립감과 소외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과 이지홍 교수에 따르면 실제 중국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7890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불안(21.7%)과 우울 증세(24.6%)를 호소했다. 외출을 하지 못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가족 구성원과의 의사소통이 줄고 취미나 관심 분야를 통한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점은 TV나 컴퓨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길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검색을 오래할수록 불안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신체활동을 많이 할수록 우울증 위험이 낮아졌다는 것이다.●학교 활동 줄어 고립감·소외감에 노출 아이들이 우울감이나 불안 증세를 보일 때는 주변 어른들이 같이 대화를 나누며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게 좋다. 어른들이 본인을 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친구들 사이에 퍼지는 잘못된 정보는 바로잡아 주고 뉴스를 함께 접하며 같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근거 없는 공포심을 부추기는 유언비어성 루머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감염병에 대해 아이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등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직접 표현하도록 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면서 “아이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 이유를 물어보고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지는 않은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은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손 씻는 모습을 직접 보여 주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아이들이 제대로 실천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학교와 교실을 드나들 때 만질 수 있는 손잡이나 화장실 수도꼭지, 변기 등에도 세균이 많다는 점을 알려 주고 수시로 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새 학기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여서 소아청소년의 정신과 질환이 악화하거나 새로 발병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유난히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는 당장 학습에 집중하기보다는 우선 새로운 선생님, 친구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돌봐 주는 게 필요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아이들의 비만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활동량이 줄고 음식 섭취는 늘어나 비만에 노출되기 쉽다.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요인은 유전과 행동양식, 환경인데 코로나19는 이 가운데 행동양식과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한 고칼로리 음식과 음료수 섭취, 가계 재정 악화로 인한 건강한 음식의 섭취 부족, 학교 폐쇄로 인한 신체활동 감소, 온라인 수업 증가 등 행동양식의 변화로 인한 비만이 늘게 된다”면서 “여자아이와 고학년생일수록 비만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로리 과다 섭취를 줄이도록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가능하면 배달음식을 줄이는 대신 가정에서 만든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특히 소아들은 성장에 필요한 고른 음식 섭취가 중요하기 때문에 과도한 식이조절보다는 일정한 양을 규칙적인 시간에 섭취하는 게 필요하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더라도 일찍 일어나 제 시간에 식사하도록 도와준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이미 소아청소년의 비만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비만으로 병원을 찾는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 같은 증가 추세는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대용 교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비만은 갈수록 급증하는 만성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비만을 전 세계에 만연한 신종 전염병이라고 불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는 비만 환자의 급증을 야기해 이른바 ‘확찐자’라는 단어가 어른들뿐 아니라 소아청소년에서도 유행하게 됐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성장기 아이들의 비만은 단순히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19로 활동 영역이 줄어든 상황에서 비만 증상까지 겹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심하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맨손체조 등 에너지 소비 늘려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는 “비만한 아이들은 심리적·정신적 안정이 중요하며 정서불안이나 열등감, 소외감, 학교 과외활동의 단절을 없애 주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심리요법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야기된 아이들의 고립이 학교나 친구들과의 일시적인 단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비만 같은 육체적 이상 증세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체활동을 늘려야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은 피하고 채소와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시간을 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마음놓고 외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사람이 많이 없는 공원 등을 찾아 자전거를 타거나 하루 30분씩 실내에서 계단 오르내리기나 맨손체조 등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기에 있는 소아청소년은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기보다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민관 협력 경제백신·행복프로젝트로 코로나 위기 극복할 것”

    “민관 협력 경제백신·행복프로젝트로 코로나 위기 극복할 것”

    광주 광산구는 광주의 관문이다. 호남선 KTX 송정역과 광주공항,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이 자리한다.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잦은 교통의 중심지다. 최근 대규모 택지지구와 산업단지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전통적인 도농복합도시가 산업 생산 및 주거 공간으로 급변하고 있다. 인구는 광주 전체의 3분의1가량인 42만여명에 이른다. 평균 연령은 38.3세(전국 43.2세)로 전국 3위, 유소년(0~14세) 비율은 16.2%로 전국 7위다. 제조업체 등 산업시설이 집중된 젊고 역동적인 도시 구조를 갖춘 셈이다. 5개 자치구 가운데 발전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히는 이유다.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다른 지역보다 제조업체와 중소상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탓이다. ‘경제·안전·행복’을 기치로 내건 김삼호(56) 광산구청장을 15일 만나 구정 현안 전반을 들어 봤다.-‘광산경제백신회의’는 무엇인가.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민관 거버넌스의 힘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기업주치의센터’를 중심으로 민관산학 대표 40여명이 참여해 광산경제백신회의를 발족했다. 한 달가량 앞서 코로나19에 따른 상권 매출 실태를 분석해 지역경제에 ‘긴급 수혈’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게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다.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각계가 참여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만든 전국 최초의 사례다. 이후 펀딩 캠페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온라인 판매 지원, 광산형 시민수당, 1% 희망대출, 사장님 활력지원금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마련했다. 이 같은 경제백신 처방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회복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1% 희망대출’이 국회에서 전국 모범 사례로 소개됐다. “1% 희망대출은 경제백신 처방의 하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골목상권 상인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손님이 끊기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저신용·저소득 자영업자들은 무담보 대출이 절실했다. 경제백신회의에서 이들을 돕기로 결정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5개 지역 금융기관이 힘을 모아 300만~1000만원 이내의 자금을 1% 이자로 대출했다. 이자는 백신회의가 펀딩해 마련한 기금으로 지원했다. 지난해 3차에 걸쳐 이뤄진 대출로 소상공인 328명이 15억 660만원의 혜택을 받았다. 피해 규모에 비해 적을 수 있지만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경제위기 속에 제1금융기관이 할 수 없는 일을 서민금융기관이 해낸 셈이다. 현재 어룡·우산·비아신용협동조합, 서광주·한마음 새마을금고 등이 참여하는 4차 대출 중이다. 이 사업은 지난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방안으로 소개됐다.”-‘사장님 다시 서기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소상공인이 손해를 덜 보며 사업을 정리하고 재기하는 것을 돕는 정책이다. 폐업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재창업할 수 있는 선순환 경제 구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부터 ‘기업주치의센터’에 전담 창구를 마련해 사업정리 컨설팅·집기철거비 지원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자영업 애로, 휴폐업 절차, 채무연체, 신용관리, 퇴직금 정산, 공과금 정산, 부동산 관련 등 각종 상담도 한다. 올해부터는 간판 철거비 35만원 지원, 폐업경험 심리진단, 취·창업 정보 제공 등 5개 사업을 추가했다. 폐업하거나 폐업을 앞둔 소상공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관련 조례 개정도 마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민 건강 등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알다시피 모든 국민이 우울감을 호소한다. 올해부터 시민 면역력 증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사회안전망 범위를 개인 건강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호흡기 전담 클리닉, 마음건강 로켓처방사업, 어르신 건강돌봄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 ‘걷기 광산’ 운동도 대대적으로 펼친다. ‘걷기’를 지원하기 위해 풍영정천변길, 공원길, 마을길 등을 정비한다. 풍영정천은 비아에서 수완·월곡·운남·우산동까지 이어지는데 주민 절반인 약 20만명이 거주한다. 이곳 일대를 빛·휴식·건강을 테마로 한 멋진 경관이 있고 안전한 보행이 가능한 살아 있는 생태 하천으로 조성한다.”-코로나19로 인해 자연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우리 구는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탄소포인트제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부터 우유팩, 폐건전지를 가까운 동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100포인트마다 건전지, 화장지, 종량제 봉투 등 현물로 보상받거나 나눔에 참여할 수 있다. 또 지난해 여름부터 공동주택 334곳과 동 행정복지센터 21곳에 아이스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이를 세척해 다시 식품업체와 전통시장 등 33곳에 공급하는 시범사업을 펴고 있다. 지금까지 총 230t을 수거해 121t을 공급했다. 실외 공기질 개선을 위해 180곳에 미세먼지 센서를 달고 12곳에 청정환기 버스 정류장을 구축했다. 건물 외벽에 넝쿨식물 등으로 초록 커튼을 만들거나 태양광 등을 활용한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낡은 영구임대아파트를 그린 리모델링해 에너지 절약형으로 만들 계획이다.” -도시 농업정책도 소홀히 할 수 없다. “1986년 광주직할시 편입 때 광산군이 광산구로 이름이 변경됐으나 농촌은 그대로 흡수됐다. 현재 농업인 수도 1만명에 가깝다. 도농복합형도시로서 예부터 근교농업이 발달해 있다. 농업도 21세기형으로 바뀌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적용한 스마트팜 업체와 투자협약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는 11월까지 삼도동에 과실·채소 재배사와 가공시설을 설치한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이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스마트 농정 클러스터 구축과 미래농업 혁신 성장이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 코로나 시대 이후에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농가소득 향상·식량주권 확보 등이 핵심 과제로 대두될 것이다. 농업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방안 마련에 역점을 두고 있다.” -연대와 협력이 구정의 기본 토대를 이룬다. “연대와 협력은 1980년 5월 광주정신이자 위기일수록 필요한 힘이다. 구정을 운영하며 여러 차례 연대와 협력의 힘을 경험했다.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엔 더욱 중요하다. 안전광산 프로젝트, 경제백신, 늘행복프로젝트 등은 모두 연대와 협력에서 비롯됐다. 예를 들면 민관이 협력해 하나씩 개선해 나갔던 ‘안전 광산’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민관군경 연대로 확대됐다. 시민은 자원봉사대를 꾸려 마스크를 만들어 나눴고, 생활방역단은 상가와 골목을 방역해 바이러스로부터 시민을 지켰다. 군경도 발열체크와 밀집시설 방역을 도왔다. 경제백신도 지역 경제주체 44개 민관산학연이 모여 집단지성을 발휘한 결과물이다. 늘행복프로젝트 역시 ‘우선 내 삶이 행복해야 한다’는 전제로 출발했다. 소규모 단체 연결 및 취향공동체 활성화가 핵심 과제다. 관계 취약 및 갈등 분야의 연결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게 목표다. 유아층·노년층 1~4대 일촌 맺기, 원주민·이주민 간, 도농 청년층 간 관계 맺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통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사회적 활동도 지원한다. 건강살롱, 공예살롱 등을 통해 만남과 관계 회복에 역점을 둔다. 사람 냄새가 나는 ‘행복 광산’을 꿈꾼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인터뷰]동아제약 면접자 “폭로 넘어, 성차별 인정받기 위해 싸운다”

    [인터뷰]동아제약 면접자 “폭로 넘어, 성차별 인정받기 위해 싸운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이 공론화된 이후 국내 대형 게임사 면접에서도 여성 지원자에 대한 ‘사상검증’ 면접이 있었다는 폭로가 등장하는 등 많은 여성들이 면접 등 취업준비 과정에서 겪는 성차별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서지현 검사가 직장에서 겪은 성범죄 피해를 고발하고 나선 이후 여성들이 비슷한 경험을 봇물터지듯 쏟아낸 ‘미투(#MeToo)’ 운동과 비슷한 양상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면접 당사자인 20대 A씨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친화 기업인 척···” 불매운동 이끌어내 A씨는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하반기 공채 1차 면접에서 군 경험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다른 남성 면접자들과 달리 ‘군대를 가지 않았으니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와 같은 질문을 들었다. A씨는 몇 달 뒤 유튜브 프로그램 ‘네고왕’에서 동아제약이 생리대를 홍보하고 여성친화 기업으로 칭찬받는 모습을 봤다. 그는 “동아제약에서 성차별을 겪고 왔는데, 프로그램에서는 ‘여성친화 기업인 척’하는 모습에 화가 나 성차별 면접 경험을 밝히는 댓글을 달았다”고 했다. 이후 A씨의 사연은 공론화돼 동아제약 불매운동을 이끌어내는 등 파장이 커졌다. 지금은 폭로를 넘어 면접에서 성차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계속 싸우는 중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채용 최종합격자 4명 중 3명이 여성이라며 성차별 논란을 반박했지만, A씨에게 동아제약이 여성을 몇 명을 뽑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A씨는 “지난해 제가 동아제약 면접을 봤던 그 30분 동안 성차별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씨는 동아제약에 A씨가 받은 질문이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질문이 아니라, ‘성차별적’ 질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요구한 상태다. 아무리 몇 백 명 규모의 회사라도 성차별에 대해 조심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문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다른 기업의 조직문화 개선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서다. A씨는 “현재 다른 직장도 있고, 제약업계에서 일을 하지 않는 등 싸울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제가 당장 취직이 절박해 문제 제기도 못 하고 속으로 삭히는 다른 여성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들이 변하지 않 듯…내 일상 달라지지 않아” A씨는 동아제약 이전에도 두 번의 면접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 지난 2019년 하반기 면접을 봤던 외국계 기업에서는 A씨의 이력서를 쭉 훑어본 후 “남자들 기 많이 죽이고 다녔겠다”고 말했고, 또 다른 외국계 금융사에서는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그 때마다 A씨는 단호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만, 혹시 ‘후폭풍’이 있지 않을까, 업계에 소문이 나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 어렵지 않을까 무서웠다. 그러나 A씨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때의 경험들이 지금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A씨는 “두 번 자리를 박차고 나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저는 일상에 아무 영향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 후엔 취미로 기타를 치고 가끔 친구들과 만나 맥주 한 잔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악성 댓글도 A씨의 의지를 꺾지 못 했다. A씨는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의 자료를 모아 고소를 준비 중이다. 악플러들에게 벌금 얼마라도 대가를 치르게 하거나, 합의를 원한다면 합의금을 받아 저소득층 여학생을 위한 생리대 기부사업에 보내기 위해서다. 피해를 폭로한 후 일상이 망가지고, 2차 가해에 시달리는 전형적인 ‘피해자다움’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A씨는 “아무리 악성 댓글을 달아도 내 삶에는 지장이 없고, 이렇게 피해자다움을 탈피한 여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마지막 글을 준비 중이다.들불처럼 번진 연대…싸움은 계속된다 A씨의 성차별 면접 경험이 공론화된 이후 동아제약 불매운동과 더불어 자신의 성차별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A씨는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지금까지 말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A씨는 폭로 이후 기업정보 업체 잡플래닛에 비슷한 성차별 면접 후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그는 “잡플래닛에 성차별을 당했다는 리뷰가 달리면 과연 여성 인재들이 지원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기업들이 이제는 여성을 차별하면 회사와 조직의 발전에도 좋지 않고, 여성 소비자의 마음도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여성들에게는 “계속해서 부당한 성차별 경험을 말하고 공유해야 정부에서도 사회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대책이 발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함께 해준 여성들에게 감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의 싸움은 앞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동아제약은 A씨에게 문자로, 유튜브 댓글로 사과했지만 ‘불쾌한 질문’,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A씨는 이를 두고 “해당 질문이 성차별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A씨가 바라는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상징적 차원에서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과 관련한 민원을 넣었다. 12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아제약 사건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구제 절차 등 대책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5일 시민단체 13곳이 참여한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은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제약의 공식적인 사과와 채용성차별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A씨는 “이 사건이 국가 기관을 통해 명백한 성차별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더 나아가 국회에서 사건이 논의되면서 관련 법안을 보완하고, 필요하면 기구도 신설하는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방사능 맞으라며 낄낄대던 선배가 간호학과 교수가 됐어요”

    “방사능 맞으라며 낄낄대던 선배가 간호학과 교수가 됐어요”

    “환자 가래통을 제 머리에 쏟으셨던 날, 몇시간을 울며 머리를 몇 번이나 감았는지…다시 한없이 쓸모없던 신규가 된 기분이네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간호사들이 후배를 괴롭히는 ‘태움’을 방지해 달라며 오른 글이 화제다. 청원을 올린 이는 자신을 괴롭혔던 선배가 최근 모 대학 간호학과의 교수가 되었다고 주장했는데 교수 임용을 취소해 달라는 청원도 따로 제기됐다. 청원자는 “가해자는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라면서 “관행이라는 이유로 지금도 현장에서 후배 간호사에게 가혹행위를 일삼는 누군가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랬다”며 피해 사실을 조목조목 떠올렸다. 태움을 고발하는 글을 쓴 것은 비방이나 명예훼손의 목적이 아니며 진정성있는 사과와 태움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청원자는 환자를 돌보느라 손이 성할 날이 없어 네일아트를 취미로 하게 됐는데, 무료 손모델을 하던 간호학과 학생으로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가 간호학과 교수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2012년 6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약 13개월 대학 병원 응급중환자실에 다니는 동안, 일찍 일어나 5시에 나가서 보리차를 끓이고 세탁실에서 올라온 선배들 옷 무더기를 받아다 찾아서 예쁘게 개어서 선배님들 각자 옷장에 넣어드리고 커피를 타고 빵을 예쁘게 썰어 놓고 해야 했던 것도 힘들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중환자실 안에 갇혀서 수많은 다른 선배들 앞에서 속수무책 폭언, 폭행을 당해야만 했던 시간들”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괴롭힘 피해 사례로는 폭언, 폭행, 부모욕뿐 아니라 환자에게 뽑은 가래통 뒤집어 씌우기, 보호장비 없이 엑스레이 기계 앞에 서 있기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엑스레이 기계 앞에서는 “방사능 많이 맞아라”와 같은 저주를 들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자는 무거운 장비를 들게끔 시키거나 환자 처치를 잘 못하면 때리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고 설명했다. 증거가 남는 신체폭력은 무릎뒤 발로차기, 쇄골아래를 주먹질하기, 명치때리기, 겨드랑이꼬집기, 옆구리 꼬집기, 등짝 팔꿈치로 때리기, 등짝스매싱 등이 있었다고 기억했다. 멍이 든 상반신 사진을 찍어 노조에 가져갔지만, 임신순번제를 안 지켰다가 괴롭힘을 당해 병원을 그만두었던 간호사도 노조에 오지 않았다는 노조 직원의 말에 결국 사직서를 썼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신규 간호사님들. 부디 이게 아니다 싶으면 죽을 것 같다 싶으면 그냥 관두세요”라며 “세상에 직업은 많고 당신 목숨보다 중요한 직장은 없어요”라며 아직도 어디선가 태움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를 신입 간호사들을 응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그림부터 스니커즈까지… MZ세대 ‘공동 재테크’ 바람

    그림부터 스니커즈까지… MZ세대 ‘공동 재테크’ 바람

    온라인·모바일 앱 통해 소액 투자 장점미술품 등 희소성 높은 자산 공동 구매가격 뛰면 되팔아 지분대로 수익 나눠 수익률 은행 금융상품보다 높아 ‘인기’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 유의해야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초 사이의 출생자)가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신흥 투자 세력으로 부상한 데 이어 이색 투자시장에서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의 소유권을 잘게 쪼개서 공동구매하는 등 이들의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투자 방식이 등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아트테크’(예술을 뜻하는 ‘아트’와 재테크의 ‘테크’를 합친 말)와 ‘리셀테크’(희소성 있는 새 제품을 사 웃돈을 받고 파는 ‘리셀’과 테크를 합친 말)다. 아트테크는 정식으로 검증된 작가의 작품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재테크다. 과거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가 성행했지만, 최근에는 다수의 사람이 미술품을 공동구매해 가격이 뛰면 되팔아 지분대로 수익을 나누거나 미술품을 갤러리나 고급 식당, 대형병원 등에 대여해 생기는 수익을 나눠 갖는 ‘위탁 렌털’ 방식 등이 주목받는다. 리셀테크도 구매한 ‘한정판’ 물건을 재판매해 차익을 얻는 재테크다.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와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이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은 장점이 있다. 금융권에서도 소액으로 공동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나오면서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이색투자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이 최근 온라인 경매사 서울옥션블루와 제휴를 맺고 선보인 공동구매 플랫폼 ‘소투’(SOTWO) 이용객의 약 60%가 20~30대였다. 지난 1월 26일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쏠(SOL)에서 처음 서비스가 실행되고 난 뒤 지금까지 누적 방문 횟수는 9만건을 기록했다.소투는 이우환·천경자 작가의 미술작품부터 G드래곤 신발로 유명한 ‘피스마이너스원’ 같은 고가의 한정판 스니커즈까지 희소성 높은 자산에 대한 공동투자에 참여하는 서비스다. 최소 1000원부터 공동구매해 소유권을 나눠 갖고 이후 가격이 오르면 재판매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 40일 동안 해당 상품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최저 연 4.32%에서 최고 연 25%를 기록했다. 웬만한 기존 은행 금융상품의 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신한은행 디지털사업부 담당자는 “구매 후 재판매 기간이 스니커즈는 평균 1~2개월, 미술품은 3~6개월로 비교적 짧아 일반적인 금융상품에 비해 만족도가 높다”며 “시장의 변동에 따라 원금손실이 날 가능성도 있어 무리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도 통합 멤버십 하나멤버스 앱을 통해 서비스를 이달 중으로 제공할 예정이다.이 밖에 소액투자에 참고할 만한 분야별 공동구매 전문 플랫폼도 있다. 아트테크 전문 플랫폼으로는 ‘아트투게더’와 ‘아트엔가이드’, 중고명품 전용 플랫폼으로는 ‘아워스’, 스니커즈 공동구매 플랫폼으로는 ‘크림’, ‘솔드아웃’ 등이 있다. 다만 아트테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작가의 명성이나 작품의 유명세 등을 잘 따져 봐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그림 투자는 금융투자업체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만큼, 플랫폼이 도산하면 돈을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월 10만원 그림 투자 재테크’의 저자 한혜미 아트딜러는 “투자 목적에 따라 추천하는 작품이 달라지기 때문에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업계 전문가 2명 이상한테 얘기를 듣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며 “공동구매를 하게 되면 중간에 팔고 싶더라도 바로 현금화가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정바비 소속’ 듀오 가을방학, 12년 만에 해체

    ‘정바비 소속’ 듀오 가을방학, 12년 만에 해체

    어쿠스틱 팝 듀오 가을방학이 멤버 정바비의 성폭력 논란 이후 해체한다. 소속사 유어썸머는 지난 9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서 “가을방학의 두 멤버는 소속사에게 각자 신변상의 이유로 앞으로의 활동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가을방학이 해체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멤버 계피도 이날 개인 SNS를 통해 “작년에 4집 앨범 녹음을 끝내면서 4집을 마지막으로 가을방학을 마무리 지으려 마음먹고 있었다”며 “이제 저는 새 분야에서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께 먼 훗날에라도 가을방학이 조금이나마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0년 1집 첫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 가을방학은 보컬을 맡은 계피와 작사·작곡을 맡은 정바비로 구성된 혼성 듀오다. 총 네 장의 정규앨범을 냈으며 ‘취미는 사랑’,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등 서정적인 곡들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멤버 정바비가 최근 성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전 연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고발됐다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또 다른 여성에 대한 폭행 치상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지난달 다시 입건됐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아날로그 vs 디지털, 서로 다른 라이프 스타일의 만남

    아날로그 vs 디지털, 서로 다른 라이프 스타일의 만남

    “필름 카메라는 한 컷 찍는데 시간이 엄청 걸려요. 근데 그 불편함이 너무 좋더라고요.”“IT 테크 분야를 알게 되면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다 알 수 있어 좋아요”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스트리밍의 시대가 도래한 지금, 역설적이게도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아날로그의 감성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LP와 카세트의 시대를 거쳐온 이재웅(39)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평소 음악을 대부분 LP나 카세트테이프로 즐길 정도로 아날로그 라이프에 푹 빠져 있다. 반면 평소 최신 기기 제품을 리뷰하며 디지털 라이프를 몸소 실천하는 함지운(35). 그는 소유하고 있는 무선 이어폰의 갯수가 20개에 달할 정도로 많은 테크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일명 ‘IT 테크 덕후’다. 그는 한 달에 200~300만 원 정도를 최신 전자 기기 구입에 사용하는 ‘얼리어답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는 요즘, 편리함과 불편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레트로 멸치PD’라는 유튜브를 운영 중인 아날로그 매니아 이재웅 씨와 ‘기똥찬똥찬’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IT 테크 리뷰어 함지운 씨에게 직접 물어봤다. Q. 아날로그/디지털에 빠진 계기는? 이재웅: 시골에서 보내준 ‘니콘FM2’라는 카메라가 첫 아날로그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였는데, 만지작 거리다 보니 소리도 좋고 특유의 감성도 좋아서 수리를 해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요즘에는 연사로도 촬영을 하고 사진 촬영의 과정이 매우 짧지만, 필름 카메라는 한 컷 찍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편함이 크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 ‘불편함’이 좋아져서 추구하게 된 것 같다. 함지운: 어려서부터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좋은 PC가 갖고 싶었고, 어떤 제품을 사야 좋을지 알기 위해서 PC에 대한 정보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전자 기기에 대한 관심이 생기다 보니 그때 이후부터 지금까지 최신 전자 제품을 구입하고, 리뷰하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Q. 아날로그/디지털의 장점은? 이재웅: 원래 성격은 급한 편이라 모든 일을 빨리빨리 처리하려는 습관이 있는데, 아날로그 제품을 사용할 때만큼은 여유로워진다. 모든 게 빨라진 요즘 세상에서 이런 여유로움은 점점 더 소중해지는 것 같다. 요즘 필름 카메라나 레트로 아이템들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을 보더라도 아날로그 제품이 주는 특유의 ‘감성’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함지운: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 전 세계의 흐름이 ‘스마트폰’에 초점을 맞추어 흘러간 것처럼, 최신 IT에 관심을 갖게 되면 세계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흐름을 알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또 예를 들어 최근 각광받는 최신 그래픽 카드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연관되어 전 세계의 이슈가 된 것만 보더라도 IT 테크 분야를 알게 되면 기술 발전의 분야를 넘어 경제적인 이슈들도 알게 되어 좋은 점이 많다. Q. 관련 제품들을 어떻게 구매하는지? 되팔기도 하는지? 이재웅: 구매했던 제품들을 되팔 생각은 없다. 아날로그 제품들 자체가 시간이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는 이유도 있지만 단가들이 최신 제품들보다는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굳이 팔고 싶지는 않다. 평소 돈을 차곡차곡 모으다가 사고 싶은 아날로그 제품이 생기면 그때는 과감하게 구입하는 편이다. 함지운: 예전에는 모두 사비로 구매했지만 최근엔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때문에 협찬도 들어오는 편이다. 한 달에 제품 구매에 투자하는 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되팔 때도 있고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Q.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 ‘해킹’이 무섭지는 않은지? 이재웅: 사실 요즘 보안적인 문제가 커지면서 디지털 기술 발전이 꼭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예전 아날로그 시대를 떠올려 보면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도장이나 문서 위조 등의 행태도 과거에 많이 벌어졌기도 했고, 결국 본인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은 같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함지운: 경험이 있다면 크게 와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내가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지인이 한 바이러스에 걸려 “돈을 지불하면 풀어주겠다”라는 협박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스스로 경각심은 늘 갖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킹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보안에 대한 기술력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신감을 크게 갖고 있진 않다. ※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임승범 인턴기자 seungbeom@seoul.co.kr영상 김형우·임승범 기자 hwkim@seoul.co.kr
  • 이동현 서울시의원 “청년이 행복한 여가 활동 지원정책 모색 필요”

    이동현 서울시의원 “청년이 행복한 여가 활동 지원정책 모색 필요”

    서울특별시의회 이동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구1)은 청년이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청년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여가 활동 지원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이 의원은 한국청년거버넌스(대표 권혁진)가 ‘여가’를 주제로 주최한 ‘제3회 왁자지껄 토론회’에서 축사를 통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스펙을 쌓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여가’라는 단어가 오히려 사치스럽다고 치부하고 자신의 행복을 유예시키고 있지 않은지 반문하게 된다”며 “청년들의 역동적인 활동과 업무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휴식과 취미활동, 의미 있는 여가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축사하고 전국 각지에서 토론회에 참여한 20여 명의 청년들은 실시간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서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청년에게 진정한 여가의 의미와 건전한 여가생활 즐기는 방법, 여가 활성화를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하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100분 동안 가졌다. 참여 청년 대부분은 코로나19 발생 전후를 기준으로 여가 활동의 양태가 여행, 음주, 산책 등 대면 활동 위주에서 홈트, 자격증 취득을 위한 온라인 학습, 넷플릭스 시청, 게임 등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정부의 청년정책도 발 빠르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또한 중앙정부 정책수립도 필요하지만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지원정책을 펼치려면 지방정부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청년들이 직접 지역 청년 네트워크 조직에 적극 참여하면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토론에 참여한 최미정(강릉여고 3학년 재학) 청년은 “최연소 참가자로서 고등학생들의 여가 활동에 대해 말씀드리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달랐고 다양한 직군에 계신 선배청년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여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어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100회 동안 진행되는 본 토론회에 성실히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청년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의원도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청년 스스로 찾는 이번 토론회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당사자인 청년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발전적인 청년정책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곽재신 한국청년거버넌스 정책실장은 “왁자지껄 토론회는 청년 문제 전문가는 청년이라는 명제 아래 청년들이 고민할법한 100가지의 주제로 서로의 경험담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청년이 겪는 어려움을 현장의 목소리로 담아내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전달하는 소통창구를 지향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왁자지껄 토론회는 청년정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한국청년거버넌스 카페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오는 14일에 진행되는 제4회 왁자지껄 토론회 주제는 ‘주거’다. 한편, 한국청년거버넌스는 2019년 3월 결성해, 여성가족부 청년참여플랫폼 문화혁신사업, 서울특별시의회와 함께하는 청년 지방자치 정책캠프,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초청으로 청년정책간담회 등을 진행했고, 매일 아침 청년정책 키워드 전송서비스를 비롯해 최근 청년 온라인 국회와 대학등록금 0원 서포터즈를 모집해 비대면 활동을 통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대중잡지 ‘별건곤’ 창간호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대중잡지 ‘별건곤’ 창간호 광고/손성진 논설고문

    1920년에 창간된 ‘개벽’은 항일 논조 때문에 일제에 의해 40회 이상 압수를 당하고 1회 정간을 당하는 등 탄압을 받은 끝에 1926년 강제로 폐간당한 시사종합지였다. 개벽 폐간 몇 달 후 개벽의 명맥을 이어 ‘별건곤’이 창간됐다. 별건곤은 1929년 발행된 ‘삼천리’와 쌍벽을 이룬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대중잡지였다. 별건곤은 ‘이 세상 밖의 다른 세상’이란 뜻으로 ‘별세계’와 같은 의미다. 별건곤의 발행인 이을은 개벽의 광고 책임자였고 1년 후 차상찬으로 바뀌었다. “웃음 없는 조선에 웃음의 꽃이 벌어지고 활기 없는 강산에 활기가 넘치리니 지체 말고 하루바삐 주문하여 읽어 보라.” 광고 문구처럼 개벽과 달리 별건곤은 대중의 ‘취미 증진’을 목적으로 한 대중잡지였다. 민족 계몽보다는 문예, 흥미, 오락, 여가에 관한 가벼운 읽을거리를 실었다. 편집 후기인 ‘여언’(餘言)에 “아픈 생활에서 때때로는 웃어도 보아야겠다. 웃어야 별수는 없겠지마는 그렇다고 울고만 있을 것도 아니다”라고 쓴 데서도 편집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시사 문제는 마음대로 다룰 수 없어 대중지로 전향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 상황은 연예 대중지가 번성한 1960, 1970년대와 비슷하다. 1926년 11월호 창간호에는 소설, 시, 수필, 풍자, 논설, 번역, 방문기, 전기(傳記), 상식, 경험담, 탐기(르포), 애화(哀話), 실화, 야담, 수기, 괴담, 만담(코미디) 등 거의 모든 장르의 글들이 실렸다. 창간호 표지 그림은 성벽 밑에서 말을 탄 조선인을 그린 동양화풍의 채색화다. 특히 1927년 2월부터 2년 동안 실은 서울의 대낮과 한밤중 세태를 탐사한 ‘대경성(大京城) 백주 암행기’와 ‘대경성 암야 탐사기’가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었다. 모던보이와 모던걸, 여학생 기생, 마약중독자, 인신매매범 등 대도시 경성의 낮과 밤을 휘젓던 인물들의 모습을 낱낱이 파헤쳤다. 음습한 뒷골목이나 재판정과 경찰서, 직업소개소, 토막민 생활 등 식민지하 서울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탐방기사였다. 200쪽가량에 50전에 판매되던 별건곤은 경쟁지들이 나오면서 1932년부터는 60쪽 정도 분량에 값도 5전으로 인하했다가 1934년 8월에 종간됐다. 5전으로 값을 내린 뒤 더 자극적인 기사를 실었고 독자층도 일반 대중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발행 3일 만에 절판된다고 해서 ‘삼일 잡지’, ‘절판 잡지’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별건곤은 잘 팔렸다. 독자는 대략 1만~2만을 헤아렸으니 당시로서는 대단한 숫자였다. 별건곤은 온 마을 사람들이 돌려볼 정도로 인기를 끈 잡지였으므로 실제 독자나 영향력은 그보다 훨씬 많고 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손글씨 크리에이터 ‘펜크래프트’, “느릿느릿 손글씨, 이렇게 인기 끌 줄 몰랐죠”

    손글씨 크리에이터 ‘펜크래프트’, “느릿느릿 손글씨, 이렇게 인기 끌 줄 몰랐죠”

    “완성은 사실 없죠. 완성에 다가가려고 하는 거죠. 그래서 매일 필사를 하면서 비례가 아쉬운 부분이나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수정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정갈하고 아름다운 손글씨로 주목을 받는 유한빈(29) 작가. ‘펜크래프트’라는 별명으로 유튜브에서만 1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그에게 완성도 높은 손글씨의 비결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유 작가에게 손글씨는 그의 말을 빌리자면 ‘광장’과 같다. 단순한 개인적 취미를 넘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의미다. “최인훈 작가님의 산문 ‘광장’을 보면 광장과 밀실이 있잖아요. 평소에는 저는 항상 밀실에 있죠. 그런데 손글씨를 쓰는 사람이 됐을 때는 광장에 나오게 되잖아요. 그래서 저에게 손글씨는 ‘광장’이에요.” 유 작가는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매일 한 페이지씩 필사하면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진행한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써내려가는 그의 손글씨를 보며 어떤 이들은 연습 삼아 따라 쓰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힐링’을 경험한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유 작가의 ‘손글씨 ASMR’ 영상은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다. 유 작가는 “느릿느릿한 영상을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할지 몰랐다”며 앞으로도 그런 영상들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유 작가는 원래부터 타고난 명필이었던 걸까. “군 시절 글씨를 잘 쓰는 중대장님이 멋져 보였어요. 글씨 연습을 하려고 값비싼 만년필을 구매한 게 계기가 되었죠. 저 또한 손글씨 연습을 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글씨체였어요.” 유 작가는 본인처럼 누구라도 한두 달만 노력하면 악필이라도 글씨 교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통해 손글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손글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취미로서도 진입장벽이 낮아 여러 분야의 강의 중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는 후문이다. 유 작가는 지난해 서울 마포구 망원동 일대에 문구점도 열었다. 10평도 안 되는 비좁은 공간이지만 손글씨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이라면 발걸음이 닿을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양장 노트와 만년필 잉크 등 문구점의 모든 제품은 유 작가가 직접 제작하거나 선별한 것들이다.“덕질의 끝은 제조잖아요. 손글씨 덕질을 하다 보니까 디자인도, 종이의 재질도 마음에 드는 노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들었죠. ‘동백문구점’이 손글씨 문화 정착을 위한 양질의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며 제조하는 지속 가능한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글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영상 문성호·김형우·장민주 기자 sungho@seoul.co.kr
  • 쉼+숲+앎… 노원 온실카페서 다 즐긴다

    쉼+숲+앎… 노원 온실카페서 다 즐긴다

    불암산 나비정원 활용 온실카페 조성반려식물 키우는 요령·치료법 알려줘친환경 소재로 만든 ‘어린이 편백풀’도오 구청장 “자연 속 재충전 공간 되길”“우와~. 아이 숲체험을 해주려고 이런 카페가 있는 식물원을 멀리까지 찾아갔었는데, 내 집앞에 이런 공간이 생기다니 너무 꿈만 같네요.” 지난 19일 서울 노원구 불암산 자락에 자리잡은 노원정원지원센터 내 ‘온실카페’. 아이와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주민 이세미(38)씨는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즐거워했다. 이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많아 아이에게 숲체험을 시키려고 거의 매일 센터에 오는데 아이와 함께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면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편백풀)까지 생겨서 아이 돌보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암산의 우람한 전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노원정원지원센터는 불암산 나비정원 뒤쪽에 있다. 22일 개장을 앞두고 이날 온실카페를 찾은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나비정원과 철쭉동산을 방문하는 주민들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휴식공간을 원해 재작년부터 고민을 시작했다”면서 “이 온실에서 나비들의 먹이식물을 키워서 나비정원에 공급해왔는데, 식물을 구매해 공급하기로 하고 온실을 활용한 카페로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실카페가 자리잡은 이곳은 서울시 최초의 정원지원센터로, 기존 나비정원 식물재배 온실을 활용했다. 총 5억 3000만원을 투입해 7개월간 리모델링해 지상 1층 연면적 333.10㎡ 규모로 조성했다. 센터에는 온실카페에 홈가드닝용품과 화분, 꽃모 등을 판매하는 ‘홈가드닝 샵’이 있다. 반려식물을 치료해주고 관리 요령을 알려주는 ‘반려식물 병원’과 정원 관련 정보를 모아 놓은 ‘가든 라이브러리’도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친환경 소재로 만든 ‘어린이 편백풀’을 갖춰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히 온실카페 이름인 ‘4rest’는 꽃, 나비, 정원, 불암산 4가지의 쉼을 즐긴다는 의미다. 구에서 직접 채용한 바리스타가 직접 재배한 스피어민트를 이용한 시그니처 메뉴 ‘포레스트커피(민트라떼)’를 비롯해 각종 커피와 음료 등을 판매한다. 센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취미로 각광받는 홈가드닝을 핵심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형 프로그램으로 2주 과정으로 구성된 가정정원사 양성과정 ‘나도 가드너’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불암산의 숲체험 프로그램인 ‘시크릿 탐방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자연 속에서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힐링공간을 확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강동 “어르신들 활력 돕자”… 여가문화 적극 장려

    강동 “어르신들 활력 돕자”… 여가문화 적극 장려

    강동구가 올해를 ‘어르신 활력 회복의 해’로 정하고 어르신들의 여가문화 활동을 적극 장려한다고 22일 밝혔다. 강동구는 올해 어르신 여가문화 활동 사업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11% 증액해 1100만원을 지원한다.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한글·한문서예, 한국화 등 어르신 취미·여가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새롭게 추진하는 ‘어르신 문화즐김 사업’의 하나로 ‘찾아가는 화요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찾아가는 화요무대는 그간 외출조차 쉽지 않아 문화 활동이나 여가생활을 즐기지 못한 어르신들이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규모 문화공연이다. 공연은 어르신들이 쉽게 오실 수 있는 동네 공원을 활용할 예정이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공연이 어려울 경우에는 어르신들에게 치매예방용 놀이용품, 트로트CD 등으로 구성되는 문화즐김키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된 어르신들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채로운 여가문화 활동을 준비했다”며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여 어르신들이 다시 활기를 되찾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초반에는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거나, 그거 하면 밥이 나오느냐는 분들이 있어요. 할머니들 표현은 단순해요. 뭐 먹고사세요? 라고 물어보시죠. 안쓰럽게 생각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16여년 전. 분당 탄천에서 돌을 세우던 변남석(59) 설치 작가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그랬다. 이에 대해 변 작가는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할 뿐, 그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편견 뒤에서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올린 그의 취미는 어느 순간 예술 작품이 됐고, 직업이 됐다.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180도 달라졌다.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공방에서 그를 만났다. 변남석 작가는 무엇이든 균형을 잡아 세우는 재능이 있다. 외국에서는 그를 균형 잡기 예술가, 즉 밸런싱 아티스트(Balancing Artist)라고 부른다. 변 작가는 작은 돌에서부터 유리병, 자전거, 세탁기, 공중전화부스 등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서리나 귀퉁이에 중심을 잡아 세운다. 그는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많은 실패를 하는 사람.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절대 중심을 잡는 ‘중심 잡기 예술가’로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내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 운명처럼 예술 재료를 만났다.  운동 신경이 남달랐던 변 작가는 경희대학교 체육과를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이후 분당에 실내 스키장을 열어 직접 운영했다. “세계에서 스키를 가장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자신감만큼이나 사업도 잘됐다. 하지만 이혼의 아픔으로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변 작가는 그 시기를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라고 말했다. 곁에 남은 5살과 8살 난 두 아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부침을 느꼈다. “모든 일을 제가 다 해야 하잖아요. 아이들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부모님도 챙겨야 하고. 집안일이 끝나야 비로소 저의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런 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인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었습니다.” 2003년, 어느 여름날.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지쳐 있던 변 작가는 춘천에 있는 등선폭포에 갔다. 계곡에 몸을 담그고 있던 그의 눈에 돌 하나가 들어왔다. 장난삼아 그 돌을 세우고, 그 위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세웠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숙소에 돌아와 그 사진을 본 변 작가는 묘한 매력에 빠졌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 같았어요. 깜짝 놀랐죠. 누군가가 그 돌을 가져갈까 봐, 없어질까 봐,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날이 새자마자 다시 그곳에 가서 그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날 이후, 돌 위에 돌을 쌓는 것이 좋은 취미가 될 것 같아 (중심 잡기를) 시작했어요. 그게, 이제는 직업이 됐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이나 잡아” 변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중심을 잃었던 자신의 삶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을 느꼈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늘 중심 잡기에 몰두했다. 아니 푹 빠졌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변 작가 어머니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당시 어머니는 그에게 “그거 하면 돈이 생기니, 쌀이 생기니…”하며 안타까워하셨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 잡으라”고 조언하셨다. 당시 그렇게 변씨를 걱정하시던 어머니는 지금, 고인이 되셨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균형 잡기에 몰두했다. 돌 세우던 것으로 시작한 소박한 그의 예술은, 자전거, 오토바이, 사다리 중심 잡기 등 다양해졌다. 완성된 작품은 하나씩 직접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 블로그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KBS ‘오천만의 일급비밀’, SBS ‘스타킹’, ‘생활의 달인’ 등 방송출연으로 이어졌다. 그런 인연으로 서울시 홍보영상에 출연하게 됐고, 그 영상을 본 두바이 왕세자가 자국으로 변씨를 초청하면서 두바이 몰에서 공연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공식적인 그의 첫 공연이었다. “제가 공연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논다고 생각하고 즐기며 보여줬어요. 금액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난 뒤, 봉투를 주는데, 1만 달러가 들어 있는 거예요. 그 당시 1000만원이 넘는 돈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외국에서 섭외 연락이 오면 ‘나는 1만 달러’, 라고 답했는데, 성사가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잘 몰라서 그렇게 말했는데, 나중에는 (부르는 금액이) 점점 줄게 되더라고요.” 이후 변 작가는 국내 방송은 물론 CNN·BBC·NBC 등 다수 해외 방송에 출연했고, 미국·홍콩·싱가포르 등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공연, 행사, 광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방식으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입도 늘었다. 이쯤 되면 “뭐 먹고사세요?”라고 질문했던 어느 할머니의 물음에 답이 된 것 같다.#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변 작가에게 작업방식을 묻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고 답했다. 그는 먼저 그날 날씨를 확인한 후 장소를 정한다. 그곳에서 어울리는 작품 소재를 찾고, 즉석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장소에 맞는 돌을 찾는 작업이 제일 어렵다”면서 “돌을 찾으면 작은 것은 그냥 들고 옮기면 되는데, 큰 것은 굴려서 옮긴다. 사람들이 보면 저 사람 뭐 하나, 할 정도로 미친 듯이 갯바위 위를 뛰어다닌다. 그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틀에서 작업하지 않지만, 어느 곳에서든 주어진 환경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해 창작에 임하는 것이다. “밑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특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지금도 누군가 ‘무슨 작업 하세요?’ 물으면, 놀아요, 이렇게 답해요. 놀다 보면 실패를 만나고, 또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더 잘되겠다’와 같은 생각이 따라와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면서 생각이 따라오는 작업을 하다 보니 남들과 조금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균형 잡기는,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확신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어요.”여러 일정 속에서도 변 작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너희는 모두 특별해’, ‘너희는 능력자야’, 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런 변 작가의 목적만큼이나 그의 재능기부 시간에는 아이들과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낸다. “먼저 그곳에서 소외되는 아이를 추천받아요. 그 아이를 제 도우미로 초대해 옆에 앉혀요. 그러면 아이들이 부러워하죠. 그리고 각 반에서 한 명씩 불러서 시합을 시키는데, 그 아이를 결승에 포함시켜요. 항상 소외받고, 약한 아이이다 보니 다른 아이들도 뭐라고 안 해요. 그런데 소외되던 아이가 결승전에서 절대로 지지 않아요. 그때 아이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하는 경험을 합니다.” 여전히 그의 성공 뒤에는 수없이 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변씨는 수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와 ‘오랜 노력’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약점을 이겨내고 있다. “사실 저는 중심 잡기를 하기에 조건이 나쁜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성격이 급하고 산만합니다. 더 나쁜 점은 손을 떤다는 거예요. 병을 세워야 하는데, 손을 떠니 ‘어떻게 하지? 망했다’ 이런 생각이 잠깐씩 들곤 해요. 그럴 때도 제가 결과를 만듭니다. 사람들은 좋은 조건에서만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더 나쁜 조건에서 뭔가를 이루면, 훨씬 더 강한 사람이잖아요. 그럼에도 결과를 내고 싶다, 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중심 잡기는 실패에 도전하는 작업이니까요.”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김형우, 임승범 기자 hwkim@seoul.co.kr
  • “조선인이 우물에 독탔다” 日 지진 피해에 한국 탓…트윗 논란 [이슈픽]

    “조선인이 우물에 독탔다” 日 지진 피해에 한국 탓…트윗 논란 [이슈픽]

    13일 후쿠시마 7.3 강진에 피해 속출하자트위터서 “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타”“최악 차별 선동” 지적에 “장난인데 과민”2016년 지진 때도…“간토대학살은 음모론”국내 네티즌 “지진 피해 온정 마음 사라져”“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을 타고 있는 것을 봤다!”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18분 만에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유언비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돈 것이다. 13일 7.3 규모 강진에 일본 큰 피해혐한 감정 부추기는 글 SNS에 올라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일으킨 동일본대지진 10년을 목전에 두고 주말 밤인 오후 11시 8분쯤 후쿠시마 현 앞마다에서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수십초 간 이어진 강진에 150여명이 다쳤고 300개 이상의 학교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71개교는 휴교했다. 지진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과 단수로 5000가구 이상이 불편을 겪었다. 이 와중에 올라온 이 트윗은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關東) 대지진의 혼란 속에 일본 정부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로 조선인 수천명이 자경단 등에 의해 집단 학살된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일본 내무성은 흉흉해진 민심을 돌리기 위해 “재난을 틈타 이득을 취하려는 무리들이 있다.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으니 주의하라”고 경찰에 내려보냈다. 이후 일부 일본 언론이 “조선인들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들을 습격하고 있다”는 적개심을 유발하는 잘못된 유언비어를 보도하면서 무자비한 조선인에 대한 학살이 자행됐다.간토대지진 유언비어로 조선인 수천명 살해 “지진 편승해 증오범죄, 부끄러운 줄 알아야” 간토대지진 당시 숨진 조선인은 최소 6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상기시키는 트윗에 대해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재일 한국인들로서는 참을 수 없는 간토대지진을 떠올리게 하는 최저·최악의 차별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네티즌도 “코로나의 만연으로 아시아계에 대한 헤이트 크라임(Hate Crime·증오 범죄)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목숨을 잃는 사람도 많다”면서 “지진에 편승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식의 트윗을 하는 사람은 부끄러운 줄 알라. 당신도 한 발 국외로 나가면 증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쇄도하는 가운데 문제의 트윗을 올린 트위터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2016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때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퍼트렸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에서 퍼져 재일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줬었다.“장난인데 차별 선동이랄 것까지야”“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음모론” 日우익 “대지진으로 日여성 강간한 이민족 결코 잊어선 안 돼” 한국 겨냥 이를 놓고 단순한 장난인데 조선인 차별 선동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농담이 악취미이고 재미없다는 것은 알겠지만 ‘차별 선동’이라는 식으로 논의할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음모론이라며 당시 일본인 여성이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이민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2017년 중의원 선거에 ‘희망의 당’ 후보로 입후보한 경력이 있는 하시모토 고토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간토대지진 후 조선인이 학살됐다는 음모론을 펴는 사람이 있다”면서 “대지진 후 일본 여성을 강간한 이민족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는 일본 우익단체인 ‘일본회의’ 회원이라고 트위터 계정에 자신을 소개하며 차별을 조장하는 글들을 게재했다.韓누리꾼 “일본, 아직도 우물물 먹니?” “반성 없는 세계 최악의 범죄자 집단”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국내 네티즌들은 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일부 일본인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반성 없는 세계 최악의 범죄자 집단”이라고 분노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인성이 안됐다”면서 “독일 같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면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텐데 바보 같은 것들이 자신들의 무덤을 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선진국이라더니 아직도 우물물을 퍼다 먹느냐”, “지진 피해에 온정의 마음이 있었는데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싹 사라진다”, “정도가 지나친 장난”, “일본 국격의 추락이 무섭다”, “일본 망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등등의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같이 김장하고 육아하고… 아파트 이웃 사이 벽 허문 강서

    같이 김장하고 육아하고… 아파트 이웃 사이 벽 허문 강서

    아파트 생활이 늘어나면서 주민 간의 소통이 줄어드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가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같이 김장이나 공동육아, 체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민들 사이에 있는 벽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다. 강서구는 아파트 단지의 주민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2021년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실천하며 이웃과 더불어 사는 건강한 주거 문화를 조성하고자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구는 올해 ▲소통·주민화합 ▲친환경 실천·체험 ▲취미·창업 ▲건강·운동 ▲이웃돕기·사회봉사 ▲혼합(2개 이상의 사업 분야) 등 6개 사업 분야를 선정해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강서구에 있는 아파트 단지이며 지원금액은 총 3000만원으로 단지별로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사업 참여연수에 따라 자부담률을 10%에서 40%까지 차등 적용하고 더 많은 공동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신규 공동체에는 자부담률을 더 낮춰 준다. 신청을 희망하는 단지는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체 활성화 단체 및 관리사무소장 공동명의로 작성된 사업제안서와 계획서 등 신청서류를 다음달 5일까지 강서구청 주택과를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지원사업과 금액은 주민참여, 예산 현실성, 사업 필요성 등 8개 부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공동주택 지원 심의를 거쳐 선정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에 좋은 기회가 될 이번 사업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이웃과 소통하는 건강한 공동체 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클래식부터 국악X인문학까지…무료 온라인 공연 ‘집콕’이 설렌다

    클래식부터 국악X인문학까지…무료 온라인 공연 ‘집콕’이 설렌다

    가족들과도 거리를 두며 ‘집콕’ 연휴를 보내야 하는 이번 설, 잠시라도 의미있는 시간을 갖고 알차게 새해를 맞고 싶은 싶다면,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예술 콘텐츠들을 추천한다. 영상으로 꾸며진 클래식과 국악, 무용 등 고전의 향기를 귀로는 물론 눈으로도 담으며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을 무료로 만날 수 있다.●정재형X서울시향…현진건 집터를 무대로 ‘미라클 서울’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1일 오후 6시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72시간 동안 ‘미라클 서울’ 부암동 편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공개한다. 지난해 10월 9일 싱어송라이터 정재형과 서울시향 단원들이 서울 종로구 부암동 현진건 집터에서 미스트랄(Mistral), 라 메르(La Mer), 안단테(Andante), 편린 등 정재형의 피아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던 공연이다. 바이올린 김덕우·박진수, 비올라 안톤 강, 첼로 문태국, 더블베이스 장승호, 호른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한 차례 공개됐다. 연주 영상 외에도 현진건 집터 일대를 탐방하는 영상과 메이킹 필름, 비하인드 스토리 등도 볼 수 있어 더욱 친근하게 야외무대를 즐길 수 있다.●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 실황 안방에서 국립극장은 11일부터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 영상을 국립극장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가 침체된 이 시기에 국립무용단이 관객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우리 춤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기를 바라며 꾸민 ‘무용영상: 희망의 기본’ 실황 공연을 13일까지 볼 수 있다. 송범 전 국립무용단 초대 단장이 무용수의 기초 훈련과 몸풀기 목적으로 만든 전통 춤사위 모음으로, 국립무용단원들이 60여년 이어온 전통인 동시에 매일 함께하는 일상과도 같은 ‘국립기본’을 재해석한 무대다. 지난해 1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 ‘2020 마스터피스: 정치용’은 한국 창작음악에 대해 깊이 고민해온 지휘자 정치용(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의 시선으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작 작품을 재조명한 무대다. 풍성하고 웅장한 국악관현악의 화음을 14일까지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다.●국립국악원 대표 공연 네 편… “매일 오후 3시 놓치지 마세요” 국립국악원은 11일부터 14일까지 매일 오후 3시 대표 작품 네 편을 선보이는 ‘랜선타고 설설설’을 준비했다. 처용무, 춘앵전 등 전통 무용과 성악, 국악 선율이 어우러져 궁중예술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려 했던 효명세자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동궁-세자의 하루’(11일)를 시작으로 ‘꼭두’를 영화로 만든 ‘꼭두 이야기’(12일), ‘1828, 연경당-정재의 그릇에 철학을 담다’(13일), ‘종묘제례악’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실황 공연(13일) 등이 차례로 국립국악원 유튜브 및 네이버TV 채널에서 공개된다. 이 가운데 둘째날인 12일 ‘꼭두 이야기’는 할머니의 꽃신을 찾으러 떠난 어린 남매가 저승세계로 빠져 꼭두 4명과 함께 꽃신을 찾는 이야기가 영상으로 그려져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방준석 감독의 음악과 국립국악원 연주로 풍성해진 영화 ‘꼭두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국악으로 꾸며진 동화…국악과 만난 인문학 ‘온통 페스티벌’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온통 페스티벌’도 14일까지 이어진다. 2011년부터 선보였던 베스트셀러 동화 애니메이션과 국악 라이브 연주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음악극 ‘동화음악회’를 12~13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튜브 및 네이버TV 채널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거문고 연주자 이정석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대금(이아람), 피리(성시영), 타악(전계열) 등 현재 국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참여해 인물들의 심리를 국악 선율로 재미있게 표현한 ‘앵무새 돌려주기 대작전’과 최근 주목받는 그룹 상자루(권효창·남성훈·조성윤)가 순수하고 천진한 주인공의 마음을 독창적으로 그려낸 동화 ‘신고해도 되나요?’ 등 두 편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다.국악과 함께하는 인문학 공연도 이색적이다. ‘전통음악X서양미술사’, ‘Film 정조와 햄릿’ 등 전문가들의 대담 및 강연과 함께 전통음악이 어우러져 더욱 깊이있는 인문학을 만날 수 있다. ‘전통음악X박물관’을 통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통 창작음악과 무용을 풀어낸 공연 영상도 준비됐다. ●홈트부터 외국어 강좌까지…110개 영상 대방출 ‘골라 보세요’ 강남문화재단은 안방에서나마 ‘슬기로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 콘텐츠 110개를 강남문화재단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대방출한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강남합창단 공연 영상을 비롯해 강남구민들의 작품 전시회, 악기 연주, 외국어 등 취미 강좌, 어린이를 위한 구연동화, 골프, 헬스, 필라테스 등 홈트레이닝 강좌, 인문학 강연 등 다양한 주제로 남녀노소 누구나 원하는 영상을 찾아 볼 수 있도록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진정서 빗발친 ‘원주 3남매 사건’, 무죄→유죄…살인죄 인정(종합)

    진정서 빗발친 ‘원주 3남매 사건’, 무죄→유죄…살인죄 인정(종합)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20대 부부가 항소심에선 살인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자녀 3명 중 첫 돌도 지나지 않은 2명을 각각 숨지게 한 사건이다. 생후 5개월 딸·생후 9개월 아들 사망 후 암매장 남편 황모(27)씨는 2016년 9월 강원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에 낳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모(25)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 부부는 두 자녀가 숨졌을 때마다 시신을 암매장했고, 둘째 딸의 경우 사망 이후에도 몇년간 양육수당 등 71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충격적인 범행은 정부의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인 첫째의 소재를 확인하던 해당 지자체가 방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첫째 아들의 방임과 출생신고된 둘째 딸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얼버무렸지만 계속된 추궁에 결국 둘째 딸의 사망을 털어놨다. 또 출생신고 되지 않은 샛째 아들의 존재까지 확인해 결국 두 아이의 사망이 세상에 알려졌다. 두 아이의 시신은 황씨 친인척 묘지 인근에 봉분 없이 암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고의성 입증하기 어렵다” 살인 혐의 무죄 지난해 8월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조영기)는 황씨 부부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황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서 이불로 덮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평소 딸을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주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큰 점, 딸의 사망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등을 무죄 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셋째 아들에게도 울음을 멈추게 하고자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는 남편이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고,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도 셋째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에 비추어보면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사체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첫째 아들 “아빠, 막내 울 때마다 목 졸랐다” 진술 이처럼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고의 여부가 쟁점이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는 첫째 아들(6)의 녹화 진술 영상이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다. 첫째 아들은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동생이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씨 부부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후 항소심 판결만 남겨둔 시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이 공분을 일으키면서 이 사건에도 관심이 모아져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가 400여통 접수됐다. 2심 “사망 가능성 인식…고의성도 충분” 3일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1심과 달리 고의성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황씨에게는 징역 23년, 아내 곽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곽씨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또 황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으며, 두 사람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각 10년과 5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을 내렸다. 혐의 부인→자백→부인…항소심 “자백 내용 신빙성 높다” 항소심 재판부는 황씨가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의 진술 흐름에 주목했다. 황씨는 처음에 혐의를 부인하다가 검찰에서 4번째 조사를 받으면서 “둘째 딸이 울기 시작해서 이불을 덮자 울음이 작게 들렸다”고 자백했다. 이후 “자백하니 속이 후련하다”는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판에 넘겨진 이후 진술을 뒤집었고, 다시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둘째 딸)가 이불에 덮여 사망했다는 사실은 황씨가 자백하기 전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었다”며 “해당 진술은 일관되고 흐름이 자연스러우며 모순을 찾기 힘들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구체적인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법정 진술이 상반되는 경우 법정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면 신빙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살인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를 앓아 둘째 딸이 시끄럽게 울면 전신을 이불로 덮었던 행동을 반복했던 점을 근거로 미필적으로라도 죽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봤다. 셋째 아들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자백 내용이 일관되고 모순을 찾기 힘든 점 등에 더해 법의학자의 의견과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는 첫째 아들(5)의 진술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父, 부양의무 다하지 않고 낚시 몰두”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양육환경 일괄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범행이 발각되지 않아 정당한 죗값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황씨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조모에 의지하면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낚시 등 취미생활에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들의 신체 발육상태도 하위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제대로 된 끼니를 제공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등 방임해 복구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아내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내 “남편 살인할 사람 아니다” 눈물 아내 곽씨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자 “(남편은) 살인할 사람은 아니에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옆에 있던 황씨 역시 어찌할 바를 모르며 재판장에게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고, 교도관에 끌려가며 아내와 이야기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선고 전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법원 앞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진정서 빗발쳤던 ‘원주 3남매’ 부부, 2심서 무죄→유죄

    진정서 빗발쳤던 ‘원주 3남매’ 부부, 2심서 무죄→유죄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20대 부부가 항소심에선 살인죄가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자녀 3명 중 첫 돌도 지나지 않은 2명을 각각 숨지게 한 사건이다. 생후 5개월 딸·생후 9개월 아들 사망 후 암매장 남편 황모(27)씨는 2016년 9월 강원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에 낳은 셋째 아들을 생후 9개월이던 2019년 6월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곽모(25)씨는 남편의 이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 부부는 두 자녀가 숨졌을 때마다 시신을 암매장했고, 둘째 딸의 경우 사망 이후에도 몇년간 양육수당 등 71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충격적인 범행은 정부의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인 첫째의 소재를 확인하던 해당 지자체가 방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부부를 상대로 첫째 아들의 방임과 출생신고된 둘째 딸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얼버무렸지만 계속된 추궁에 결국 둘째 딸의 사망을 털어놨다. 또 출생신고 되지 않은 샛째 아들의 존재까지 확인해 결국 두 아이의 사망이 세상에 알려졌다. 두 아이의 시신은 황씨 친인척 묘지 인근에 봉분 없이 암매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고의성 입증하기 어렵다” 살인 혐의 무죄 지난해 8월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부장 조영기)는 황씨 부부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황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서 이불로 덮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평소 딸을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주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큰 점, 딸의 사망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등을 무죄 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셋째 아들에게도 울음을 멈추게 하고자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곽씨의 아동학대치사 혐의에는 남편이 행사한 물리력의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고, 물리력을 행사한 이후에도 셋째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에 비추어보면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이들 부부의 사체은닉,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첫째 아들 “아빠, 막내 울 때마다 목 졸랐다” 진술 이처럼 1심에서 살인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에서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박재우)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고의 여부가 쟁점이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항소심 두번째 공판에서는 첫째 아들(6)의 녹화 진술 영상이 증거로 채택되기도 했다. 첫째 아들은 막냇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동생이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씨 부부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후 항소심 판결만 남겨둔 시점에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이 공분을 일으키면서 이 사건에도 관심이 모아져 2일까지 엄벌을 탄원하는 진정서가 377통 접수됐다. 2심 “살인 고의 입증…父, 양육 의무 외면하고 낚시 몰두” 3일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1심과 달리 고의성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황씨에게는 징역 23년, 아내 곽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곽씨는 법정에서 구속됐다. 또 황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으며, 두 사람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각 10년과 5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라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양육환경 일괄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범행이 발각되지 않아 정당한 죗값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황씨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조모에 의지하면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낚시 등 취미생활에 몰두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들의 신체 발육상태도 하위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제대로 된 끼니를 제공하지 않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등 방임해 복구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했다. 아내 곽씨에 대해서는 “황씨가 소리에 민감하고, 충동조절장애가 있음을 알면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도록 방치했다”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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