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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 맛집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 맛집

    인사동 학고재의 옆 골목을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거기에서 경인미술관 후문에서 나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별로 길지 않은 이 골목은 뜻밖에도 시골의 고즈넉한 고샅길 같아서, 어! 인사동 안에도 이렇게 정이 가는 골목이 있었나 하고 잠깐 놀라게 되는데, 바로 그렇듯 정이 가는 분위기 그대로 여느 손때 고운 살림집 같은 지리산(02-723-7213)이 있다. 얼핏 보면 지리산은 그냥 인사동 골목 안에 흔하디 흔한 한정식집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주인 되는 모경숙씨도, 나이에 비해 참 곱다며 지나치거나 어쩌다 손님들에게 건네는 밝은 미소가 인상적이다 하고 무심하게 넘길 뿐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지리산이나 주인 되는 이를 결코 무심하게 흘려 넘길 수가 없다. 1997년에 나는 청산(靑山)이라는 장편소설을 펴낸 적이 있다. 청산은 일종의 실명소설인 셈인데, 흔히 국선도(國仙道)를 수련하는 이라면 함부로 입밖에 소리 내어 들먹이는 것마저도 외경스럽게 여기는 이름으로, 바로 우리나라에 국선도를 있게 한 이다. 그이는 한때 물속에 들어가서 숨을 멈춘 채 십 몇 분을 있었다거나 혹은 불 속에 들어가서 견뎌낸다든가 하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신비적인 도력으로 유명한 이기도 하다. 국선도는 요즘 들어 어린 초등학생들마저도 모르는 이가 없는 국민적인 영웅 황우석교수가 오랜 기간 수련을 하고 있다고 하여 덩달아 유명해지고, 그런가 하면 일일연속극 같은 데서 주인공들이 국선도 수련을 하는 장면이 곧잘 나오기도 해서, 사람들의 눈이나 귀에 별로 생경한 단어는 아니다. 국선도는 단전호흡을 중요한 수련법으로 한다. 여기에서 단전호흡에 대하여 길게 늘여 설명할 수도 없고 또 그런 자리도 아니지만, 간단하게 한 마디로 하자면, 폐호흡이 아닌 단전이라고 불리는 아랫배호흡을 통해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하늘 기운까지 얻는다는 호흡법이다. 마음을 호흡 하나에 모아 호흡 자체가 자신이 되고, 자신에게 불어오는 바람이 되고, 물소리가 되고, 새소리가 되고, 그렇게 마음과 호흡이 흔연히 하나가 되어 하늘에 있는 기운을 얻는다는 것이다. 하늘의 기운이란 선계(仙界)의 기운이기도 한데, 선계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어떤 우주적인 세계라고 바꾸어 말해도 괜찮을 터이다. ●국선도의 전설 ‘청산’의 부인·동서가 운영 국선도와 함께 여러 신비적인 일화를 만들어냈던 청산은 1980년대 들어 어느날 문득 증발이라도 하듯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그리고 한동안 국선도 주변에서는 청산이 마지막 단계의 수련을 위해 다시 산으로 들어갔다거나 혹은 죽었다거나, 혹은 마침내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올랐다는 등 뒷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청산에 대한 뒷소문마저도 잠잠해질 무렵에 인사동 골목에는 슬며시 지리산이라는 한정식집이 문을 열었다. 그런 지리산을 드나드는 손님들 중에서 뭔가 여느 집과는 다른 점을 느낀 이가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보다도 객석을 오가며 손님들 시중을 드는 이들이 모두 젊은데다가 저마다 얼굴빛이며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맑고 푸르다는 점이었을 터이다. 그랬다. 그이들은 실제로 지리산 청학동 옆 골짜기에 있는 하동군 청암면 옥종리의 국선도 수련원에서 사범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이었고, 주인 되는 모경숙씨는 다름 아닌 청산의 부인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에 나오는 한정식 차림의 갖가지 산채나물이며 야채들은 모두 지리산 수련원에서 사범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이 국선도를 수행하는 틈틈이 기르거나 채집한 것들이었다. 얼굴빛이며 눈빛이 맑고 푸른 이들은, 청산이 증발이라도 하듯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린 후로, 청산의 동서가 되는 고장홍법사가 모경숙씨와 함께 국선도 장래를 위하여 지리산 골짜기에 수련원을 마련하고 전국의 도장에서 유능한 남녀들을 뽑아 들여 특별히 사범교육을 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얼마간의 기간을 두고 수를 반으로 나누어 반은 인사동 한정식집 지리산에서 주방이며 객실을 맡게 하고 나머지 반은 지리산에서 직접 국선도 수련을 하게 하는 식으로, 이를 테면 인사동 지리산에서는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 몸을 두면서 세상살이의 공부를 하고 청학동 옆 골짜기의 지리산에서는 단전호흡에 몰두하게 하면서 세상 안팎의 공부를 함께 하는 셈이었다. 한편으로는 청산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린 후로 종로3가에 있는 백궁빌딩의 국선도 본원을 위시해서 전국에 있는 국선도 도장들이 한때 어쩔 수 없이 경영이 어려워졌는데, 인사동 지리산은 경영이 어려운 도장을 앞장서서 경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뜻이 우선이었다. ●지리산 산채·야채 등 토속미 물씬한 한정식 지리산에는 1인분 1만 3000원의 지리산정식이 가장 대중적인 메뉴인데, 각종 모듬전에 시래기와 무나물·콩나물 하루나(평지·유채)를 모아내는 모듬나물, 배추보쌈, 더덕무침, 콩비지, 굴비, 된장국, 단호박찜, 두부김치, 봄나물 물김치, 새송이버섯, 두부와 들깨를 섞어 톳에 무친 톳무침, 돈나물, 청포무침, 고추장아찌, 우엉조림, 멸치생젓, 물김치, 총각김치, 배추김치 등 물경 30가지에 가까운 반찬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나온다. 그러나 그렇듯 넘쳐나는 가짓수보다는 반찬 하나하나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먼저 돋보인다. 보다 소중한 자리라면 1인분 4만원의 코스 요리인 지리산 한정식이 있는데, 깨죽이며 호박죽같은 죽에서 시작하여 물김치, 야채샐러드, 잡채, 삼색전, 문어회, 꼬치구이, 키조개죽순볶음, 낙지볶음, 두부탕, 갈비찜, 삼색떡, 탕수육 등의 요리에 된장찌개며 굴비에 각종 밑반찬을 곁들인 식사가 나온다. 이밖에도 저녁의 술자리를 위한 안주로는 두부전골, 한방보쌈, 돼지갈비찜, 제주도 돼지족발, 암퇘지볶음, 홍어무침, 홍어회, 굴무침과 회, 조개탕, 녹두전, 감자전, 굴전, 해물전, 해물파전, 모듬전 등이 있는데, 저마다 1만원에서 2만원 안팎이다. 주류로는 시중에 판매되는 술 이외에도 지리산에서 내는 담근 술이 있는데, 칡주, 송이주, 돌사과주, 금귤주, 대추주, 홍매실주 등이 있다. 종로에서 오는 인사동길의 4거리 ‘질경이우리옷’과 ‘서호갤러리’ 사이의 골목에 얼마 전에 ‘여자만’(02-725-9829)이라는 약간 별스러운 이름의 맛집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얼핏 보기에 여자만 전용으로 출입하는 맛집인가 싶어 다시 한번 눈길을 돌리면, 간판 아래에 여자만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전남 고흥과 여수 사이에 위치한 만 이름이 여자만입니다. 고흥 며느리로서 남도음식을 정성껏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여자만으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물론 남자분도 들어오셔도 됩니다.(남자만!) 주인장은 산악인 박기성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기성 이미례 부부.) 산악인 박기성씨와 함께 여자만의 맛집 부부로 나오는 이미례씨는 일찍이 ‘수렁에서 건진 내 딸’을 찍은 영화감독이다. 왕년의 잘 나가던 영화감독이 뜬금없이 맛집 주인이 되어서 인사동에 나타난 것이다. 인생유전이라면 영화감독이 맛집 주인이 된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인생유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영화판의 저간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아예 수긍을 못할 바도 아니다. 오히려 영화판의 이러저런 체면들을 훌훌 털고 생존경쟁의 치열한 삶 속으로 돌아온 그이의 어떤 용기가 눈에 부실 정도이다. 일찍이 동국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하고 유현목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하며 영화인생이 된 이미례씨는 1984년 ‘수렁에서 건진 내 딸’로 데뷔한 이래 물망초·영심이 등 6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리고 몇 해 전부터 이미 다음 작품을 시나리오까지 끝내고 제작자를 찾았으나, 거의 성사될 듯하다가 결렬되는 식이 서너 차례나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그이는 먹고 사는 일의 어려움은 물론이려니와 얼마 전부터 몸도 마음도 더 이상 가눌 수 없으리만큼 지친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우울증마저 찾아왔다. ●벌교꼬막 등 고흥에서 가져오는 풍성한 해산물 그이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영화고 예술이고 간에 우선 살아남고 보자. 이를 테면 이미례씨의 여자만은 그이가 자신의 짧지 않은 생애를 담보로 하여 새롭게 다시 출발하는 자리이다. 그이는 맛집을 해서 돈을 벌면 어디에 쓸 것이냐는 농담 비슷한 질문에 기다리지 않고 대답했다. “물론 영화 만들어야죠.” 재료를 거의 대부분 이미례씨의 시댁이 있는 고흥에서 가져오는 여자만의 요리는 풍성한 해산물들이 우선 눈에 띈다. 피굴탕, 누룽지 해물탕, 매생이국, 벌교꼬막, 낙지볶음, 녹두해물부침, 황태구이, 버섯들깨탕 등의 술안주가 있고, 점심에는 5000원짜리 여자만정식이 있다. 이중에서 여자만이 특히 자랑하는 요리는 이미례씨가 시어머니에게 전수 받았다는 피굴탕이 있다. 피굴탕은 여자만에서 나오는 굴을 껍질 채 물에 데치듯 은은한 불로 삶아서 건져내어 속살을 까내고, 껍질 삶은 물을 앙금을 버리고 우윳빛 나는 윗물만을 국물로 사용하여 다시 속살을 넣고 대파며 깨소금을 넣어서 맑게 한소끔 끓여내는 식이다. 이를 테면 여느 굴탕과는 달리 껍질을 삶아서 국물로 사용하는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시원한 국물맛의 비법이 거기에 있는 모양이다. 피굴탕에 이어서 역시 자랑하는 누룽지해물탕은 누룽지를 넣고 끓이다가 찹쌀가루를 넣어 국물을 약간 걸죽하게 만들어 해물의 비린내를 없애고, 조갯살, 키조개, 깐새우, 오징어, 낙지, 홍합 등에 죽순이며 청경채 같은 야채를 넣어 끓여낸다. ■ 유기농 맛집 원조 ‘시천주’ 안국동 로터리에서 인사동으로 들어오는 초입에 있는 크라운베이커리 옆골목이나, 조금 내려와 가나아트스페이스 골목을 들어서면 뒤편 한정식 골목에 시천주(02-732-0276)라는 맛집이 있다. 동학의 시천주(侍天主)를 차음하여 ‘시와 술이 샘솟는 공간’이란 뜻으로 바꿔 쓰고 있는 시천주는 뜻밖에도 신시(神市)라는 유기농산물 유통단체인 녹색세상의 자매점이며 한편으로는 환경을 생각하는 모임인 ‘그린네트워크‘의 일원이다. 그렇듯이 시천주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유기농 맛집의 원조로 꼽히는데, 유기농쌀, 우리밀, 유기농 야채, 채소, 손수 담은 된장, 유정란, 유기농 차와 주스 등 모든 재료를 신시를 위시한 명동성당의 가톨릭센터 안에 매장이 있는 ’하늘 땅 물 벗‘이라는 유기농가게에서 구매한다. 현재 시천주의 운영을 맡고 있는 주정호씨 또한 일찍이 환경단체인 생태보전 시민모임, 생명의 숲 등에 관계하다 그만 지리산으로 들어가 노고단 산장에서 생태가이드를 하던 중,3년 전에 그린네트워크에 관계된 친구의 권유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저자거리로 내려온 환경운동가이다. 눈이 몹시 맑은 그이는 시천주에 관련되어 매스컴에 이름이 나는 등의 일이 많이 불편한 모양으로, 그만큼 시천주의 운영자가 되어 돈을 버는 따위의 세상일에는 서툴고 어눌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시천주의 메뉴는 담백한 채식 위주의 요리가 특징이다. 나물비빔밥과 된장국, 녹차냉면, 김치두부전골, 야채두부전골, 추억의 간장빠다밥이 있고, 술안주로는 해물부추전, 도토리묵무침, 떡잡채, 오색냉채, 골뱅이소면 등이 있다. 물론 삼계탕이며 불고기버섯전골 같은 육류도 없지 않다. 시천주가 자랑하는 것은 1인분 7000원의 나물비빔밥과 된장찌개다. 고사리, 콩나물, 도라지, 당근, 시금치, 상추, 호박 등의 나물에 유정란을 넣어 비벼먹게 되어 있는데, 미역줄기, 도라지오이무침, 두부부침, 시래기나물, 취나물, 무나물, 감자졸임, 멸치볶음, 배추김치, 야채샐러드 등의 풍성한 반찬에 맑은 된장국이 뒤따른다. 이밖에 시천주에서 자랑하는 술로는 강원도에서 담군 머루주와 경상도 악양 막걸리가 있다. 또한 식당의 한쪽에서는 유기농 제품인 우리밀 곰돌이, 우리밀 햇살콘, 싹낸 건빵 등의 과자류와 우리밀 밀가루, 부침가루, 한라산 고사리, 감골 표고버섯, 지리산 야생 수제차로 뽕잎차, 두충잎차, 구절초차, 산죽잎차, 연잎차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 할인점들 앞다퉈 기획전

    할인점들 앞다퉈 기획전

    ‘봄나물 대축제’,‘싱그러운 봄나물 대축제’,‘봄미각전’,‘파릇파릇 봄나물 모음전’,‘봄나물 기획전’…. 봄철을 맞아 할인점들이 다양한 봄나물 기획·할인행사를 마련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오는 27일까지 ‘봄나물 대축제’를 열고, 봄철 대표적인 봄나물 10여종을 품목별로 10% 할인 판매한다. 냉이(100g)는 598원, 취나물은 1300원, 씀바귀는 1200원, 원추리는 698원 등이다. 롯데마트는 23일까지 ‘싱그러운 봄나물 축제’를 펼친다. 강원도와 전라도 일대의 산에서 직접 채취한 냉이·쑥·두릅·취나물 등 16가지 봄나물을 20∼30% 할인 판매한다. 특히 서울역점과 월드점 등 일부 점포에서는 강원도 산지 농가가 직접 매장에 나와 봄나물 요리 시연과 상품 설명도 곁들인다. 홈플러스도 23일까지 봄나물을 20∼30% 할인 판매하는 ‘봄 미각전’을 진행한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31일까지 ‘파릇파릇 봄나물 모음전’을 열고 20여가지 봄나물을 평소보다 10% 할인 판매한다. 그랜드마트는 24일까지 햇 봄나물의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상품을 시중가보다 10∼30% 할인 판매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봄나물 향기 군침 저절로

    봄나물 향기 군침 저절로

    “봄나물을 먹고 몸의 활력을 찾아보세요.” 봄철을 맞아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나른해진 몸에 생기를 불어넣고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 주는 봄나물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봄철은 겨우내 바짝 옹동고라졌던 몸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해지는 계절이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 체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탓에 자연히 온몸이 나른해지고 입맛을 잃어버리기가 일쑤다. 봄철을 맞아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고 영양소까지 챙겨주는 봄나물을 식탁에 올려보면 어떨까.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피와 머리를 맑게 해주는 데다 그 특유의 쓴맛과 떫은 맛이 입맛을 돋우는 촉매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유희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신선1팀 바이어는 “봄철의 문턱에 접어들면서 봄나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50% 이상 늘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봄나물은 자라면서 섬유질이 많아지고 맛이 떨어지므로, 구입할 때 어리고 연하며 색이 짙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봄나물은 냉이·달래·미나리·씀바귀·취나물·원추리·두릅·쑥·섬초(시금치)·평지(유채나물)·보리순과 충남 논산에서 90% 이상 생산되는 머위나물 등이 대표적이다. 냉이는 비타민과 칼슘,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특히 냉이의 잎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A는 성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양의 30%나 들어 있다. 초장에 무쳐 먹거나 국이나 된장찌개에 넣어 먹으면 특유의 향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쌉싸름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비타민A와 비타민B1, 비타민C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에 효과적이다. 열에 약한 비타민C가 풍부해 데쳐먹기보다 날 것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나리는 전골이나 생선탕에 빠질 수 없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비타민A1·비타민B1·비타민B2·비타민C 등이 많이 함유돼 있고, 단백질·철분·칼슘·인 등 무기질도 풍부하다. 데쳐서 먹거나 편육·쌈 등에 곁들여 먹는 것이 대부분이나, 최근 들어서는 마요네즈 소스에 무쳐 샐러드로도 많이 먹는다. ‘고들빼기’로도 불리는 씀바귀는 쌉싸름한 맛이 저절로 군침을 삼키게 한다. 이른 봄에 씀바귀를 먹으면 그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장과 소화 기능에 좋다. 취나물은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준다.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참취의 어린 잎은 특유의 향이 강해 입맛을 돋우고 춘곤증 예방에도 한몫을 한다. 백합과의 식물인 원추리는 단백질·포도당·지방·화분·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는 것은 물론 아데닌·코린·아루기닌 등도 풍부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두릅은 맛이 상큼하고 향기가 은은한 것이 특징.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C가 많고 쓴맛을 나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몸의 저향력을 높여주는 비타민A가 풍부한 쑥은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해 몸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게다가 비타민C도 많이 함유돼 있어 감기 예방과 치료, 혈압강하 등에도 효과적이다. 섬초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초지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의 일종으로, 바닷바람을 받고 야생에서 자라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시금치보다 당도가 높아 단맛이 나서 무침용으로 많이 쓰이며, 비타민 성분이 풍부하고 잎이 두꺼워 씹는 맛도 좋다. 노란 유채꽃이 피기 전의 평지(유채나물)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맛이 달콤해 어린아이들도 좋아한다. 보리순은 칼슘·마그네슘·칼륨·비타민C 등이 다른 채소보다 많이 들어 있다. 된장찌개용으로 주로 이용되나, 최근에는 생즙으로도 많이 먹는다. 머위나물은 비타민A를 비롯해 비타민 성분이 골고루 함유돼 있고, 칼슘 성분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유럽에서 항암제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로 암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명근 신세계 이마트 야채팀 바이어는 “봄철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풀은 ‘아무 것이나 먹어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나물은 나른한 온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며 “요즘 들어서는 할인점 등에서 봄나물 기획·할인행사를 다양하게 열고 있는 만큼 비교적 싼 값에 봄철 가족 건강을 챙기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건강칼럼] 춘곤증 이기는 밥상

    점심 후면 졸음이 쏟아지면서 몸이 나른하다. 봄이 되면 으레 나타나는 춘곤증이다. 봄이 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으나 썩 반갑지만은 않다.‘하곤증’이나 ‘추곤증’이라는 말은 아예 없는데, 유독 봄에 졸음이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설이 있지만, 기온 변화에 몸이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우리 몸이 계절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 데는 운동과 먹을거리 전략이 효과적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틈틈이 하는 1분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먹을거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신선한 새 봄 음식이 한창일 때라 먹는 즐거움이 더할 수도 있다. 춘곤증을 물리치기 위한 봄 식단 전략을 알아본다. 첫째는 물량 공세다. 영양소가 부족하면 춘곤증이 더 쉽게 나타난다. 풍부한 채소와 해조류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산채류는 소화를 도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한다. 풋마늘 쑥 원추리 들나물 취나물 도라지 두릅 더덕 달래 냉이 돌미나리 부추 등 봄나물에는 피로회복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해조류 역시 마찬가지. 끼니 때마다 다시마 미역 톳 파래 김 등 해조류를 곁들이면 좋다. 둘째, 적당한 음식을 때에 맞춰 먹으면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체력 보강을 위해서는 단백질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낮에는 주로 생선류와 야채, 해조류, 잡곡 등 질 좋은 단백질 식품을 먹어준다. 또 저녁에는 잠을 부르는 당분 식품을 함께 곁들인다. 이렇게 하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돼 다음 날의 피로감도 덜 수 있다. 셋째, 입맛이 없다면 미끼를 던져야 한다. 밥상이 아무리 좋아도 한두 술 뜨고 만다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이 때는 입맛을 돋워주는 미끼가 필요하다. 바로 새콤달콤한 음식. 신맛은 식욕을 자극하고, 타액과 위액을 분비시키는 기능이 있어 좋다. 초장이나 겨자초에 야채를 무쳐 먹으면 특유의 신맛이 입맛을 돋운다. 신맛 나는 야채나 과일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맛이 나는 반찬류로는 매실을 추천할 만 하다. 매실의 신맛을 내는 구연산은 피로회복 효과가 탁월해 여러 모로 활용할만 하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마침내 입춘과 우수를 지나고 봄이 비롯되었다. 얼핏 보면 봄이야 시절에 따라 저절로 오는 것 같지만, 결코 저절로 오는 봄이란 없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모진 눈보라가 있어야 비로소 꽃 피는 봄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봄과 마찬가지일 터이다. 절망을 거치지 않은 희망이란 얼마나 무의미할 것인가. 우리 선인들이 입춘이 되면 봄맞이라도 하듯이 대문이며 사랑방 기둥에 크게 써 붙이던 입춘대길(立春大吉)의 대길은 주역의 지천태(地天泰)에서 나온 말로, 역술인들은 입춘대길과 함께 이 괘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이 지천태의 괘는 곤괘(坤卦)의 땅이 위로 올라가고 건괘(乾卦)의 하늘이 아래에 있어 얼핏 위아래가 뒤바뀐 것 같지만, 오히려 이 뒤바뀜을 선인들은 크게 길하게 여겼으니 그이들의 깊은 뜻이 오늘에 새삼스럽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뒤바뀌는 立春 선인들에게는 봄이야말로 어두운 음의 기운이 하늘에 가득하고 밝은 양의 기운이 땅에 가득하여 이 뒤바뀐 기운으로 만물이 생겨나는 시절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서로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다 보면 천하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만물도 생겨날 수가 없다. 대신에 하늘과 땅이 뒤바뀌면, 절망과 고통이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가운데에서도 하늘과 땅이 본디 자리로 돌아가려는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과 땅의 교류가 이루어져 만물이 생겨나는 것이다. 비록 절망과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이런 천지의 뒤바뀜이 어찌 크게 길하지 않으랴. 천지의 뒤바뀜을 사람살이 식으로 풀이하자면, 가장 깊은 절망의 가운데에서 한 가닥 희망이 솟아나오고, 반대로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한 희망의 가운데에서 이미 한 가닥 절망은 비롯된다는 지혜일 터이다. 천지의 뒤바뀐 기운은 어느 새 그대를 파고들어 마침내 그대에게도 지천태의 입춘대길로 봄이 온다. 길고 긴 절망의 터널을 지난 그대가 이제는 희망을 꽃피우고, 그리하여 일생에 가장 소중한 이를 만나게 된다. 자, 이 크게 길한 날에 어디에 소중한 이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까. 강남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앞에 스타타워라는 멋있는 빌딩이 바라보는 이의 고개를 모자라게 할 만큼 높은 키로 세련된 외양을 자랑하고 있다. 그 빌딩을 끼고 돌면 후문이 나오는데 후문 바로 앞에 ‘바이더웨이’라는 24시 편의점이 있을 터이다. 그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걷다보면 ‘민들레(02-558-8513)라는 자그맣고 예쁜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2층 양옥집을 개조하여 전통 한정식집으로 꾸몄는데, 깔끔하면서도 멋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개량한복 차림의 종업원들이 예사롭지 않은 주인의 성품을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다. 얼핏 한정식집 주인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깊은 눈빛과 단아한 분위기의 오성숙씨가 있는 듯 없는 미소를 띤 채 그대에게 조용히 인사를 할 터이다. 그 첫 대면의 순간 그대는 그이에게서 어쩌면 그대와 함께 사람살이의 신산고초를 겪으면서 심성이 보다 그윽해진 큰누님이나 혹은 큰언니 같은 살붙이의 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 살붙이의 정을 느끼면서 그이의 곁을 보면, 이번에는 흰머리가 참 잘 어울리는 장년의 노신사가 역시 그대에게 가볍게 인사를 할지도 모른다. 흰머리의 그이는 다름 아닌,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김세균 박사이다. 방학이 되거나 한가할 때면 그이는 이따금씩 민들레에 나타나 아내인 오성숙씨를 도와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한때 참교육·여권운동에 몸담기도 민들레에 와서 주인 내외를 만나본 이들은 한결같이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적어도 이 나라 명문대학의 교수이고 또 그 부인되는 이가 도대체 더 이상 뭐가 부족해서 한정식집까지 차리게 된 것일까.1997년 민들레라는 한정식집 주인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오성숙씨는 명문대학의 교수부인이기에 앞서 1980년대 후반부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을 맡아 전교조와 함께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운동권에 몸을 담아온 소위 여성운동가였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편집실장이며 정책실장으로, 저소득여성들이나 근로여성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나서 공부방이나 쉼터를 열어주고, 주부들을 위한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여성의 지위를 자리매김하는 여권운동의 일선에서 뛰어온 이였다. 그런가 하면 그이의 남편 되는 김세균 교수는 형제인 사회학의 김진균 교수와 함께 진보적 지식인의 길을 걸어오며 1970년대부터 이 땅의 민주화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이이기도 했다. 오성숙씨가 자신의 잘못된 빚보증 한번으로 집이며 재산 따위를 깡그리 다 잃고 무일푼이 되어 남편이며 아이들과 함께 10여 평 남짓 되는 셋방에 나앉게 된 것이 바로 1997년이었다. 이때부터 그이는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여기저기서 돈을 그러모아 한정식집을 차린 것이었다. 기실 그이는 평소부터 음식솜씨가 남달라서, 남편과 함께 독일의 베를린에 있는 자유대학에 유학 중이던 1980년대 초에는 당시에 소위 운동권 출신 유학생들이며 황석영씨 같은 정치적 망명자들 사이에서는 그 뛰어난 음식솜씨 때문에 청진옥으로 불리기도 했다. 청진옥이란 그이의 큰아들 김청진이라는 이름에서 따서 유학생들이 붙인 별칭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이해동목사 내외의 해동여관과 함께 유학생들에게는 공짜로 자고 공짜로 고국의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소중한 쉼터이기도 했다. ●단아한 분위기의 큰누님같은 안주인 민들레의 한정식은 코스요리를 주로 하지만, 낮손님들을 위해서는 민들레밥상이라고 하여 흑임자죽이며 녹두죽 같은 죽에 잡채, 야채샐러드, 해물무침, 고등어조림, 김치전, 콩비지 등에 된장찌개며 밥이 나오는데, 무나물이며 취나물, 고사리나물 무침에 조개젓, 도토리묵, 김치 같은 밑반찬이 따라 나온다. 이 8000원짜리 민들레밥상에 곁들여 불고기볶음이며 제육주꾸미볶음, 해물한정식, 더덕구이, 갈비찜오분자기, 메로구이, 간장게장 등이 추가되면 각각 1만원에서 1만 5000원짜리 정식이 된다. 저녁나절에 주로 하는 코스요리에는 1인분에 2만 5000원짜리 기본정식과 3만 5000원짜리의 민정식이 있는데, 그대가 소중한 이와 처음으로 함께하는 자리라면 약간 무리할지 모르지만, 민정식을 권하고 싶다. 민정식은 나오는 순서에 따라, 녹두죽에 야채샐러드, 탕평채, 찹쌀화전이며 생선전이며 표고버섯전으로 구색을 맞춘 삼색전, 도미찜, 굴이며 소라며 우렁이며 새우가 들어간 모듬해물, 도다리며 도미의 싱싱한 모듬회, 연어쌈, 수삼과 꿀, 해물고추잡채, 홍어와 돼지고기에 보쌈김치를 곁들인 홍어삼합, 구절판, 새우튀김, 갈비찜, 해물냉채, 대구탕, 장어구이 등이 나오고, 마지막으로는 민들레밥상의 반찬과 밥에 누룽지가 함께 나온다. 민들레에는 10여 개의 방에 130석의 자리가 있어 얼마든지 대형 모임도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내려 7번 출구를 나와 시티극장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50미터쯤 언덕길을 올라가면, 골목 막다른 곳에 푸치니(02-552-2877)라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다. 일찍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곧장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에 있는 페스타라 음악원에서 10년 가까이 유학을 하고 돌아와 모교에서 강사를 지낸 테너 안종선씨가 주인인데,1998년에 자신이 살던 양옥을 개조하여 3층까지 한결 깔끔하고 격조 있는 레스토랑으로 바꾸어 놓았다. ●유학생활 10년동안 익힌 미각 잘살려 투명한 유리창으로 지붕을 덮은 정원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정통 스파게티며 파스타를 즐기고, 밤이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도 헤아릴 수 있는데, 푸치니의 지배인으로 있는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파텔라씨의 감미로운 연주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터이다.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서울발레단의 음악감독으로 왔다가 8년 넘어 머무르고 있는 안토니오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안종선씨의 테너 독창까지 들을 수 있다면 거기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푸치니의 손님들은 거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들이고, 그만큼 주인 되는 이의 정통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주로 이탈리아인들을 위시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데, 기실 10년 가까이 이탈리아에 유학하면서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미각을 익힌 그이가 귀국하자마자 푸치니를 차린 것도 그때까지 우리나라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그의 미각을 만족시키지 못한 때문이었다. 그이는 통밀에서부터 치즈같이 이탈리아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거의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푸치니에서 레스토랑의 이름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특선메뉴로 내놓는 ‘스파게티 알라 푸치니’는 푸치니 스페셜로 부르기도 하는데, 볼로냐와 피렌체 사이의 산간지방인 폴리아에서 주로 먹는 토속음식으로 파마산 치즈 중에서도 3년산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한다. 이 치즈는 무게가 35kg이 나가는 거의 맷돌만한 크기인데, 치즈 가운데에 홈을 파서 홈에 ‘바카디151’이라는 높은 도수의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치즈를 녹인 후에 여기에 스파게티며 야채를 넣어서 비벼내는 식이다. 1인분에 1만 8000원인 이 푸치니 스페셜은 강한 화력으로 럼주가 증발한 후에도 그윽한 향이 남아 여성들도 즐기는데, 요리사가 주방에서 나와 손님 앞에서 직접 시연을 펼치고 서브까지 한다. ■다국적 요리·술 한자리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7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출구 앞에 레비스(02-565-5959)라는 퓨전요리집이 있다. 간판에도 버젓하게 내세운 ‘다국적 식주공간(食酒空間)’답게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위시해서 세계의 퓨전요리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의 옛날두부김치에서 매운낙지볶음, 직화구이곰장어, 신닭발, 화이어뽈에서 일식의 해물오코노야키, 해물 스테미나나베, 후지볼케이노롤, 모리아와세, 겐키도리, 중식의 광동갈비, 팔보라조, 타이치킨, 홍콩야식, 깐소꽃게, 양식의 레비스초이스, 새우퐁듀, 철판돈가스, 시푸드치즈그라탕, 치즈칠리치킨, 파에리아 이외에도 훈제연어허브샐러드, 아보카드샐러드, 펌킨셀러드에 군고구마베이컨 피자, 데리야키 치킨피자에 소이웰빙파스타까지 모두 100가지가 넘어 미처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요리들을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거기에 술 또한 우리의 백세주며 천국, 설중매를 위시해서 일본의 나마조조나 고노이즈미부터 중국의 죽엽주와 금화고량주, 공부가주, 죽봉주에 와인이며 양주, 생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비하여 20대의 신세대들은 물론 30,40대의 취향에도 뒤지지 않게 구비해 놓았다. 다국적 요리들이라고 해서 결코 싸구려로 맛이며 정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레비스에서는 이 다국적 요리들을 위해 대학에서 조리학과를 나온 젊은 조리사들이 각각 한중일양으로 나누어 모두 12명이 주방을 맡고 있다. 게다가 직접 조리를 담당하지 않은 관리직들도 저마다 한두개씩은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퓨전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기도 한다. 레비스에서 개발해낸 퓨전요리 중의 하나로 훈제연어 허브 샐러드는 훈제연어에 비타민이라는 야채, 케이퍼라는 서양배추 봉오리, 치커리, 물냉이, 양상치, 트레비스라는 보라색양상치, 천연의 천도복숭아, 가늘게 채 썬 양파를 올리브유로 드레싱해내는 식이다. 팔보라조는 갑오징어, 해삼, 새우, 참소라, 피조개 등의 해산물에 죽순,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베이비콘을 넣어 매운 소스로 볶아내는 식이다. 그러나 레비스의 뛰어난 점은 380평에 360석이라는 대형 홀에 대한 섬세하고도 세련된 실내 디자인에 있을 터이다. 홀을 크게 나누어 한식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일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중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에 양식집 분위기의 이국적 공간에 이어 룸살롱처럼 화려하고 푹신한 둥근 소파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요리며 술을 맛보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저녁 한때를 즐길 수 있다.
  • 오곡밥으로 대보름 풍성하게

    오곡밥으로 대보름 풍성하게

    정월 대보름에는 보름달만큼 음식도 풍부하다. 대보름에 먹는 음식에는 한해를 건강하게 지내려는 기원이 담겨있다. 대보름 전날 저녁에는 오곡밥을 지어 아홉 가지 나물과 함께 먹는다. 이웃의 아홉집 음식을 아홉번 먹는 풍습도 있다. 보름은 설의 연장선상에 있는 명절에다 농한기인만큼 이웃끼리 나눠 먹고, 함께 즐기는 놀이도 많다. 아홉가지 나물은 전년 봄부터 제철 나물을 따다 햇볕에 말린 묵은 나물, 진채(陳菜)다. 김수진(F&C코리아 대표)씨는 “값싼 제철 나물을 찬바람과 햇볕에 말리면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좋은 저장식품이 된다.”면서 “묵은 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특히 통변에 매우 좋다.”고 말했다. 겨울을 나는 동안 부족해지기 쉬운 섬유소 섭취에도 나물은 큰 도움이 된다. 궁중음식연구원의 정길자 교수는 “봄에는 고사리, 가을에는 호박고지와 시래기를 햇볕에 말렸다 겨울에 불려서 먹으면 씹는 맛이 아주 좋아진다.”고 말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에서 여러 나물이 나오지만 제철 나물을 갈무리해 먹는 것은 웰빙이라고 강조했다. 쌀, 수수, 조, 콩, 팥을 한데 섞어 짓는 오곡밥은 음양오행설에 입각, 쌀밥에 부족한 영양상의 문제점을 해결해준다. 흰쌀밥에 비해 오곡밥은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하다. 최근엔 대보름처럼 굳이 오곡을 갖추지 않더라도 콩이나 팥·조 등을 섞은 잡곡밥을 지어 먹는 사람이 많다. 잡곡밥은 처음엔 모래를 씹는 것처럼 까칠하게 느껴지지만 계속 씹을수록 고소하면서 깊은 단맛이 난다. 보름날 아침에는 복쌈을 먹는다. 쌀밥을 김 또는 아주까리, 취나물 이파리를 펴서 싸먹는다. 귀밝이술(耳明酒)에 담긴 뜻은 진짜 귀가 밝아진다기보다 일년 내내 좋은 소리만 들으라는 의미다. 잣, 밤, 호두, 은행, 땅콩 등의 견과류는 보름날 밤에 부럼으로 까먹는다. 사실, 견과류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건강음식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꿀물에 경단을 띄운 원소병은 대보름달을 닮은 음식이다. 대보름 음식의 특징은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제사음식에도 고추를 쓰지않는 것처럼 주술적 의미에다 맑고 담백한 음식으로 한해를 시작한다는 뜻도 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혜선씨는 “나물 아홉가지를 만들려면 손이 많이 갈 것 같지만 기본양념이 비슷해 어렵지 않다.”며 “오곡밥과 나물로 가족들끼리 보름달만큼 풍성한 정을 나눠보라.”고 권했다. ■ 촬영협찬:F&C코리아(02-362-6704)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나물 여기서 맛보세요 대보름에 아홉가지 나물을 하기가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정성스레 나물 반찬을 내놓는 곳을 찾아가보면 어떨까. 사찰 음식의 대가인 선재 스님의 자문을 받은 채근담(02-555-9173)에서는 채식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10년째 궁중 한정식을 만들고 있는 ‘한미리’에서 바로 옆에 3년전 문을 연 곳이다. 서형철 팀장은 “가락시장이나 경동시장에서 묵은 나물을 사다 소금과 들기름만으로 간을 한다.”고 말했다. 사찰 음식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오신채(마늘·파·부추·달래·무릇)는 쓰지 않는다. 피마자, 고추나물, 건취, 묵나물, 원추리, 고사리, 취로 구성된 나물 반찬은 특히 담백하고 한국적인 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값은 정식이 일인당 2만 1000∼5만 7000원이다. 자하문(02-396-5000)에서는 코스별 한식을 맛볼 수 있다. 코스별로 10∼15가지 요리와 토속적인 반찬, 절임류가 나온다. 특히 강된장과 대나무 통밥이 별미.1만 9000원짜리 기본 코스요리인 ‘우의정’을 주문하면 게살전병, 단호박찜, 생선모듬초회, 묵은 김치와 한방제육, 매생이탕 등 각 지역의 향토 별미와 10가지 토속 찬, 영양대나무통밥을 내놓는다. 메뉴판닷컴에서 추천한 마천동 남한산성 등산로의 탑골집 시골밥상(02-449-9599)은 육류를 전혀 쓰지 않은 밥상이 맛있다. 입맛을 돋우는 부드러운 녹두죽이 먼저 제공되는 시골밥상(1만원)은 비타민C가 살아 있는 마른 나물, 오이소박이, 젓갈, 김치 등 일상적 반찬 하나하나에도 신선함과 정갈함이 가득하다. 산채보리비빔밥(5000원)의 초록빛을 입안 가득 느끼면 웰빙이 따로 없다.
  • [고향가는 길] 별미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고향가는 길] 별미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맛따라 멋따라 골라서 쉰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귀향·귀경길 답답함을 풀어주는 오아시스다.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 한번쯤은 들러야 하는 곳. 여행·관광 지도 제공과 교통정보 서비스, 인터넷·팩스, 휴대전화 충전, 휠체어·유모차 대여 등 다양한 무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기본 서비스가 같다고 ‘맛과 멋’까지 같을까. 자세히 보면 보이지 않는 차이가 있다. 유명 음식점 못지 않은 토속 별미가 있고, 여느 관광지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도 많다. 가까운 곳, 아무데서나 쉬어가기에는 아까운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음식은 매년 업그레이드된다. 휴게소들은 매년 휴게소 대항 맛자랑 대회를 열어 새로운 음식을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회에서는 호남고속도로 정읍(천안방향) 휴게소가 녹두장군 정식을 선보여 대상을 받았고, 통영대전고속도로의 산청(하남방향)휴게소가 허준 한방라면 정식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토속메뉴 9개가 맛집으로 선정됐다. 휴게소 시설도 고객들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물고 통유리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적인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해바다 위의 섬을 휴게소로 만든 서해안고속도로의 행담도 휴게소와 지리산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88고속도로의 지리산휴게소를 비롯해 금강, 섬진강, 남강 휴게소 등은 겨울 강의 정취를 보며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는 가족단위 귀경객들이 둘러 볼 만한 동물원도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멋있고 맛있는 휴게소도 골라서 쉬어가자. 운전피로야 가라∼. ■ 댓잎 수제비 속시원 두부가스 구수하고 아무리 어머니의 진수성찬이 기다려도 배고픔을 마냥 참고 갈 수는 없다. 갈 길은 먼데…. 금강산도 식후경, 고향가는 길 배가 든든해야 발걸음도 가볍다. 각 휴게소들은 지역 특산물 홍보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역 특산메뉴도 꾸준히 개발한다. 지난해 11월, 전국 120여개 휴게소들이 참가한 휴게소 맛자랑대회(한국도로공사 주최)에서 수상한 맛집 9곳의 맛, 어느 휴게소에 더 맛있는 메뉴가 있을까. 호남고속도로 ●정읍(천안방향) 녹두장군 정식 전북 정읍의 특산물인 녹두와 단호박을 가지고 만든 웰빙 정식이다.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의 이름을 딴 정식으로 최근 새롭게 개발됐다. 씨를 제거한 단호박에 녹두와 찹쌀, 흑쌀과 밤, 대추, 호두, 은행을 넣고 찜통에 쪄 만들었다. 반찬으로 나오는 녹두나물과 녹두전, 청포묵, 청포냉국이 담백한 맛을 더한다.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탔다.6500원.(063)532-2373. ●백양사(천안방향) 댓잎 영양 손수제비 청정지역인 담양에서 자생하는 대나무 잎 가루를 밀가루와 반죽해 수제비로 만들었다. 다시마와 조개·무로 국물을 우려냈으며, 볶은 호박 고명과 새송이 버섯을 올려 양념장과 같이 담아냈다. 대나무 잎은 카페인이 없고 알칼리성이라 많이 먹어도 속쓰림이 없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4000원.(061)394-5177. 영동고속도로 ●평창(강릉방향) 평창보리밥 정식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나오는 보리밥에 메밀묵, 건표고, 돌나물을 넣어 고추장과 들기름, 콩기름으로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머리를 맑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는 로즈마리를 추가했다.5000원.(033)334-5100.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하남방향) 허준 한방라면정식 산청지역의 특산물인 한약재와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이 만났다. 당귀와 항기, 구기자 등 한방재료로 우려낸 국물에 라면수프를 넣어 끓인다. 곁들여 나오는 밥도 은행과 밤, 대추, 호두, 인삼 등을 넣었다.5000원.(055) 973-5970. ●인삼랜드(통영방향) 인삼약밥철판정식 인삼과 대추, 감초, 은행 등 약재로 우려낸 약물에 밥을 지어 고운 빛깔과 은은한 향내가 배어 있다. 여기에 고추장 소스를 넣은 굴소스와 깻잎, 표고버섯, 구절초, 취나물 등을 철판에 넣어 비벼 먹는다.6000원.(041) 751-2892. ●함양(하남방향) 약두부맥두가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릴 만큼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함양 콩으로 만든 약두부가 주재료다. 약두부에 전분과 계란, 빵가루를 묻혀 180도의 고온에 튀겼다.5000원.(055) 963-8001. 경부고속도로 ●안성(서울방향) 안성맞춤 어린이 웰빙정식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춘 콩스테이크와 생선가스, 샐러드가 주메뉴. 생선가스의 생선살은 우유에 담가 비린내를 없앤 뒤 튀겨 고소하다. 콩스테이크는 믹서에 간 콩을 어린이들이 먹기 좋게 ‘동그랑땡’으로 만들었다.5000원.(031)611-5793. ●평사(부산방향) 새싹과일 돈가스 경북 경산에서 생산되는 포도와 복숭아, 사과 등 신선한 과일에 돼지고기를 접목시켜 상큼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여기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유채와 다채, 적양상추의 새싹을 넣고 소스를 뿌려 향토의 맛을 느낄 수 있다.6000원.(053)852-8651. 중앙고속도로 ●군위(대구방향) 잔치국수 쑥과 메밀, 홍국, 무표백 등 4색의 수연소면을 장시간 숙성시켜 면발이 부드러우며 쫄깃하다. 여기에 새우살과 계란 지단, 군위 전통재래간장으로 맛을 냈다.3000원.(054)383-6114. 그밖의 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는 대천(서울방향)의 어리굴젓 백반(041-931-6801)과 고창 고인돌(목포방향)의 별미곰탕(063-516-6313).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선산(양평방향)의 곶감스테이크(054-482-6011),88고속도로는 지리산(양방향)의 지리산 흑돼지 떡갈비(063-636-2720),남해고속도로는 진영(순천방향)의 철판새우볶음밥(055-342-3959) 등이 있다. ■ 겨울 금강 보고 카~ 다시 한번 점검 카~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세워진 휴게소엔 여행길에 잠시 쉬기 위해 들르는 것이 아니라 경치를 보기 위해 작정을 하고 찾는 사람도 많다. 활짝 펼쳐진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한 휴게소도 있고 설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 동물원이 있는 휴게소도 있다. 남해고속도로 ●남강(순천방향)은 휴게소 벽을 통유리로 만들어 식사를 하면서 남강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055)582-5470.섬진강(순천방향)도 얼어붙은 섬진강의 겨울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88고속도로 ●지리산(대구방향) 지리산 자락이 굽이굽이 펼쳐진 해발 500m 고지에 위치해 화창한 날에는 천왕봉까지 볼 수 있다. 준공 기념탑과 야외공원도 볼거리다.(063)636-2720. 경부고속도로 ●금강(부산방향) 금강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휴게소다. 최근 리모델링한 건물이 시원한 통유리로 만들어져 식당과 카페는 물론 화장실에서까지 금강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뉴질랜드산 원목으로 꾸민 복도와 강으로 향한 옥외 테크가 있어 여행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겨울바람이 차지 않다면 야외 테크에서 차를 마시면 귀향길에 지친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다.(043)731-2233. ●추풍령(상·하행선) 소백산맥 산마루의 해발 548m 높이에 위치해 전망이 좋다. 최근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설경이 아름답다. 고속도로를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상행과 하행 휴게소가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다. 부산방향에 있는 휴게소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동물원.750여평 규모의 동물원에는 오색영롱한 인도산 청공작을 비롯해 필리핀 원숭이, 사슴, 금계, 원앙 등 200여마리의 동물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오전 9시 문을 열어 겨울에는 오전 5시 문을 닫는다.(054)430-2000.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상·하행선) 서해바다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어 항상 인파로 넘친다. 국내 최장인 서해대교(7.13㎞)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밤이면 불이 켜지는 서해대교의 야경이 일품이다. 휴게소가 유럽풍 건물로 지어졌으며,2층에 있는 오션파라다이스 카페가 있어 쉼터로는 제격이다.(041)358-0700.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하남방향)의 팔각정에 오르면 위로는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로는 경호강의 전망이 멋있다.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식당은 레스토랑 못지 않다.(055)973-5970) 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논산방향) 건물 디자인이 현대적이고 시설이 깨끗해 깔끔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건물 자체가 시원한 통유리로 돼 있어 확트인 느낌을 준다. 휴게소 옆 작은 공원에는 장시간 운전에 지친 몸을 풀 수 있는 운동 시설이 있다.(041) 858-0522. 중앙고속도로 ●군위(춘천방향)의 동물농장과 매주 토요일 열리는 실내 라이브무대는 인기가 좋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헬스장도 갖추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평창(강릉방향)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강원도 지역에 눈이 많이 내려 이번 귀향길에는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자화장실은 아쿠아리움처럼 어항으로 둘러싸여 있고, 식당 내부에는 미니 초가와 함께 대형 TV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033)333-6131. ■ 도움말 한국도로공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여주 걸구쟁이네

    [뒷골목 맛세상] 여주 걸구쟁이네

    엄동설한(嚴冬雪寒), 그야말로 깊은 한겨울이다. 겨우살이 짐승들은 가장 깊은 잠에 빠진 채 더 이상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한껏 몸피를 움츠릴 터이며, 벌거벗은 나목들도 더 이상 수액을 얼리지 않기 위하여 한껏 중심을 뿌리에 내릴 터이다. 모든 생명들이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하여 안간힘으로 혹독한 추위에 맞서고 있을 때, 어디 사람이라고 다르랴. 더군다나 혹독한 추위가 비단 수은주만은 아닌, 사람살이의 여러 어려움에서 오는 것이라면 더욱 몸피를 움츠리고 차라리 주검이듯 뿌리 밑바닥으로 잦아들 터이다. ●한겨울 소풍농월에 어울리는 여주 8경 추위며 사람살이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혹독하다면, 그대는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 소중한 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 보자.‘소풍농월(嘯風弄月)’이라는 멋스러운 말이 있다. 바람에 휘파람을 불고 달을 희롱하며 기꺼이 한 몸이 되는 경지를 이른다. 어떤가, 차라리 저 바람이며 달만은 아닌 엄동설한과도 어울려 기꺼이 한 몸이 되어 보는 것이.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인 여주에는 뜻밖에도 소풍농월에 어울리는 풍광들이 많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여주팔경’ 혹은 ‘금사팔경’이라 하여 여주의 빼어난 풍광 8가지로, 여주 일대의 남한강을 일컫는 여강에 내려앉는 기러기, 청심루에서 바라보는 달빛,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배, 학동마을의 저녁연기, 신륵사의 종소리, 마암 아래 떠있는 고깃배들의 등불, 영릉의 푸른 신록, 팔대수의 청청한 숲을 꼽았다. 과연 어느 곳에나 드맑게 고답한 기운이 서려 있어, 소풍농월의 그대를 금방이라도 감싸 안을 풍광이다. ‘여주팔경’ 중에서도 나로서는 신륵사 종소리를 우선하지 않을 수가 없다.1980년대에 신륵사에는 원경(圓鏡)스님이 주지로 주재하고 있었는데, 나는 거의 사흘이 멀다 하고 신륵사를 찾았다. 물론 원경 스님을 찾아서이다. 모르기는 해도 나는 자신이 지닌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라고는 없는 혹독한 시절이었을 터이다. 어느 때는 스님을 따라 나 또한 머리를 깎고서 단식을 하거나 혹은 한 달 넘어 머물면서 새벽이나 저녁이면 예불 대신에 신륵사의 종을 치기도 하였는데, 아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관통하여 마침내 온누리로 퍼져가던 종소리의 파장과 진동이라니! 처음에는 속된 중생의 손에 의하여 울리는 종소리가 혹여 삼십삼천의 뭇생명들을 잘못 인도할까 두려워 심장마저 벌벌 떨려났으나, 차츰 내 손으로 울리는 서른세 번의 종소리가 뭇생명들을 깨우고 또한 잠재울 수 있으리라는 원력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다 보면 또 알랴, 어느 날 새벽에 저 종소리의 파장과 진동 속에서 마침내 자신의 어떤 무지함에도 번쩍 눈뜨게 될지. 원경 스님을 처음 대한 것은 1970년대 중반이었다. 그때 스님은 역시 여주에 있는 흥왕사라는 절에서 주재하고 있었는데, 신륵사와는 달리 달랑 대웅전과 요사채만 있는 참으로 빈한한 절이었다. 절 식구 또한 빈한한 절답게 원경 스님과 벌써 허리가 많이 굽은 공양주보살 이렇게 달랑 둘이었다. 당시 작가 송기숙, 작가 황석영, 시인 조태일, 작가 이문구, 시인 이시영 등의 여러 문인들이 어울려 원주의 김지하 시인 집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여주를 지나는 어름에 황석영 선배가 갑자기 원경 스님 이야기를 꺼내어, 에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하고 흥왕사를 찾은 것이었다. 이미 원주에서 술이 거나해진 일행은 흥왕사에 오를 때도 아랫마을에서 한 말들이 막걸리 두어 통을 들고 올라와 대웅전 앞마당에 대뜸 술판부터 차렸는데, 송기숙 선생이 원경 스님에게 시비를 걸었다. ●신륵사 종소리 뭇생명 일깨우고… “어이, 원경, 저 부처가 내 동생인데, 그러면 자네하고 나는 촌수가 어떻게 되는 것이여?” 그러자 원경스님이 호쾌하게 껄껄, 웃어넘겼다. “부처님 촌수야 너무 어려우니까 따지지 말고, 까짓것 저하고도 그냥 형님 아우 합시다. 형님!” “좋아, 그러면 부처 대신 아우가 먼저 내 술 한 잔 받게.” “좋지요.” 원경 스님은 막걸리 사발을 들어 단숨에 들이켜더니 다시 송기숙 선생에게 넘겼다. 그런 원경 스님을 대경으로 우러러보는 나에게 누군가가 귓속말로 ‘저 스님,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아들이야.’라고 소곤거렸다. 순간 나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여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대로, 행여 이름 모를 새라도 근방에서 귓속말을 엿들을까 싶어서였다. 시절이 많이 좋아진 지금이야 하늘이며 땅에 대놓고 무슨 말인들 못하랴. 그러나 당시로서는 박헌영이니 공산당이니 하는 말은 무슨 비상(砒霜)보다도 더 무서운 독극물이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훗날 알았지만, 허리가 많이 굽은 공양주보살은 바로 원경 스님의 어머니였다. 빈한한 절, 한 사람은 스님이 되고 또 한 사람은 그 스님의 옆에서 공양주보살 노릇을 하는 박헌영 남로당 당수의 살붙이들. 역시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후에도 흥왕사 시절의 원경 스님만 떠올리면 어쩔 수 없이 눈시울이 젖어온다. 벌거벗은 나목이듯 뿌리를 밑바닥에 깊이 내리고 숫제 주검처럼 살아온 모자에게는 사람살이가 사시사철 엄동설한이 아닌 때가 없었으리라. 소풍농월의 여주에 어찌 드맑게 고답한 맛이 뒤따르지 않으랴. 신륵사 입구에서 원주로 가는 도로로 5km쯤 달려 강천면 이호나루를 지나면 바로 목아불교박물관이라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나온다. 그리고 그 박물관의 한 쪽에 있는 듯 없는 듯 수줍게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걸구쟁이네’(031-885-9875)가 있다. 그러나 걸구쟁이네에 가기에 앞서 반드시 박물관에 들러 먼저 눈을 맑게 할 일이다. ●오신채·육류·해물 없지만 진수성찬 목아불교박물관의 목아(木芽)는 박찬수 관장의 호인데, 목조각 부문의 무형문화재 제108호인 그이가 필생으로 빚어내거나 수집한 6000여 불교 관련 작품들을 2600여평의 드넓은 터에 전시해 놓은 곳이 목아불교박물관이다. 박물관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는 야외조각공원에는 연못이며 수목들 주변에 돌이며 청동 같은 재료로 정교하게 빚어낸 미륵삼존대불, 백의관음상, 비로자나불,3층석탑 등 4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륵삼존대불이다. 높이가 15m에 이르는 미륵삼존대불은 제작기법이 종전의 여느 부처상과는 달리 몸체 자체의 선을 반추상 기법으로 과감하게 처리하여 현대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이밖에도 인도의 석굴사원을 모방했다는 지상 3층, 지하 1층의 붉은 벽돌건물인 전시관은 외양부터 아름답지만, 안에 있는 여러 전시품을 둘러보다 보면, 박물관장의 예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깊은 종교적 심성 또한 무슨 향기처럼 저절로 보는 이의 가슴에 드맑게 스며온다. 걸구쟁이네는 주인인 안은자씨가 태어나서 자란 ‘걸구쟁이’란 동네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바로 인근에 있는 강촌면 걸구쟁이에서 나고 자라 마흔 나이에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주인의 순진한 인상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원래 사찰음식은 오신채라 불리는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멀리 하고, 육류며 해류 따위 고기를 일체 쓰지 않은 고답한 음식이다. 오신채며 고기 대신에 스님들의 수행 중에 부족한 기름기는 깨며 콩, 부각 등으로 보충하고, 계절마다 산야에서 나오는 냉이나물, 취나물, 유채나물, 곤드레, 씀바귀, 소루쟁이, 고사리, 도라지, 머위, 근대, 곰취 등 각종 싱그러운 나물들을 주로 한다. 오이며 고추, 무, 가죽나물, 깻잎, 콩잎, 더덕, 산초 같은 여러 장아찌류에 버섯구이, 호박꼬지, 박꼬지, 산초두부, 장떡, 도토리묵무침에 된장국이며 청국장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한상 떡 벌어진 진수성찬이다. 걸구쟁이네는 사찰정식(1만5000원) 이외에도 도토리 요리도 전문으로 해서, 도토리수제비(6000원), 도토리묵밥(5000원), 도토리총떡(5000원), 도토리묵(1만원)이 있고, 각각 8000원짜리인 곤드레돌솥밥, 취나물돌솥밥, 산나물돌솥밥에, 모듬버섯전이며 장떡도 있다. 어느 것이나 안주 삼아 곡차라고 부르는 동동주 몇 사발까지 거나하게 마실 수가 있다. ●12가지 한약재 사용한 별미 돼지고기 보쌈 만일 여러 이유로 목아불교박물관이며 사찰음식이 저어된다면, 역시 신륵사에서 원주로 가는 도로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도중에 북내면으로 접어들 일이다. 거기에 넓은 벌을 앞마당 삼아 무슨 사대부 집안처럼 고풍스러운 전통한옥의 형태의 ‘예닮골(031-883-5979)’이 있다.‘예닮골’이란 그대로 옛날을 닮은 마을이란 뜻인데, 얼핏 둘러보아도 뜰 안의 대청마루며 물레방아에서 가옥 뒤편의 장독대며 심지어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든 주인 되는 이순옥씨의 섬세한 손길이며 마음씨가 쉽게 묻어난다. 예닮골의 맛은 무엇보다도 예닮정식(1만 2000원)이 우선이다. 무려 12가지 한약재를 사용하여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없앤 돼지보쌈에다가 묵은 김치에 시래기를 섞고, 두부며 당면, 고기를 사용하여 커다랗게 빚은 왕만두에, 뚝배기 위로 샛노란 연꽃처럼 예쁘게 부풀어 오른 계란찜이며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고등어조림, 동치미, 망초대, 시래기무침, 표고버섯볶음, 도토리묵, 잡채, 짜배기김치, 멸치볶음, 고추장아찌, 무장아찌, 멸치조림 등 25가지에 이르는 반찬이 커다란 상이 좁아라고 가득 펼쳐진다. 게다가 이천쌀에 못잖은 여주쌀의 기름진 쌀밥이 나오고, 끝머리에는 누룽지까지 기다리고 있다. 아니, 식사를 끝내기 전에 주인이 자랑하는 예닮주를 반드시 맛볼 일이다. 전통적인 비법에 따라 빚었다는 예닮주의 누룩냄새가 은은하게 남아있는 향이며 입에 살갑게 감쳐드는 감칠맛은 얼마든지 자랑해도 좋았다. ■ 전통차 손수 끓여보세요 여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뭔가 미진하다면 마지막으로 신륵사 앞에 있는 세계도자기엑스포의 토야도예공방에 들러보자. 내가 즐겨 찾던 80,90년대와는 달리 신륵사 앞 넓은 강변이며 들판은 어느 새 관광지가 되어 강에는 황포돛배가 떠있고, 강변에는 보트장이며, 퍼팅장, 야영장 같은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서 있고, 산뜻한 외양의 식당이며 숙박시설들이 또한 뒤따르고 있어, 옛날의 황량한 강변이며 들판만 기억하고 있는 나의 눈을 차라리 설게 만든다. 그런 신륵사 일대에서도 먼저 돋보이는 것은 단연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건물들이다. 생활도자전시관을 비롯하여 토야도예공방 건물이 드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시원시원하게 들어서 있어서 보는 이의 발길을 저절로 이끈다. 토야도예공방은 이를테면 세계도자기엑스포를 찾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공간이다. 직접 도자기를 빚어볼 수 있는 ‘흙체험’에서부터 도예작가가 될 수 있는 ‘도예교실’, 아이들을 위시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흙놀이’, 전통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토야다실’까지 모두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에서 ‘토야다실’(031-884-8552)은 전통차를 다룰 줄 모르는 이에게도 본인이 손수 차를 즐기게끔 찻물을 끓이는 법부터 차를 마시고 난 후 설거지에 이르기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고른 도자기 찻잔으로 차를 담아 입안에 오래 맴도는 드맑은 차향을 얼마든지 즐긴 끝에, 나중에는 도자기 찻잔도 집으로 가져갈 수가 있다. 차향을 즐기고 도자기 찻잔을 챙기는 값이 불과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이다. 토야도예공방의 휴무인 월요일만 제외하면 언제든지 토야다실을 이용할 수 있다.
  • [토종웰빙을 찾아서] 양구군 펀치볼 시래기

    [토종웰빙을 찾아서] 양구군 펀치볼 시래기

    “올 겨울에는 최전방에서 생산되는 청정 시래기 먹고 건강 챙깁시다.” 강원도 최전방인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정 시래기’가 도시인들 식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무청 시래기보다 부드럽고 구수하며 맛이 좋기 때문이다. 더욱이 양구 청정 시래기는 삶아서 곧장 식탁에 오른다는 특성 때문에 무농약 유기농으로 생산해내고 있어 믿고 먹을 수 있는 토속 먹을거리다. 그래서 겨우내 우리의 건강과 입맛을 돋우는 걸쭉한 된장찌개와 감자탕, 민물고기 어육탕에 빠져서는 안될 최상품 시래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양구 해안면 시래기는 여느 보통 시래기와는 종자부터 다르다. 일반 시래기는 무를 생산하면서 부수적으로 무청을 별도로 거둬 건조한 뒤 사용하지만 해안면 청정 시래기는 전문 시래기용 종자를 뿌려 채취해 오고 있다. 시래기용 전문 종자는 잎사귀가 가늘고 연한 것이 특징이다. 무청용으로 잎을 채취한 뒤 남은 무는 먹을거리용으로 적당치 않아 모두 갈아 엎고 있다. 한마디로 무는 버리고 잎사귀만 무청용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시래기는 여느 시래기보다 섬유질과 비타민이 더욱 풍부해 겨울철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요즘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 암환자들과 돈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시래기를 더 선호하고 있어 ‘겨울철 건강식품=시래기’라는 인식까지 생겨나고 있다. 양구 해안면은 최전방에 위치한 분지 고랭지여서 2모작이 불가능하지만 10월 초순쯤 가을 수확을 일찍 끝내고 시래기용 무청을 파종,11월에 수확하면서 2모작까지 하게 됐다. 생산되는 시래기는 영농법인이 자체 구입한 밭 35만평에서 재배되고 재배지 1만여평에 비닐하우스용 쇠파이프로 임시 덕장을 세워 겨우내 말려내고 있어 오염과는 거리가 멀다. 주변의 자연여건이 최전방 산골인 데다 해발 1300m가 넘는 대암산에서 불어오는 청정 바람으로 시래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농법인 농민들은 “지난해 시래기 15t을 생산했으나 납품 물량이 달려 올해는 무 재배 면적을 늘리는 등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재료만 확보된다면 철저한 품질관리로 판매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영농법인에서는 사계절 산나물을 생산해 출하하며 농민들의 소득 향상에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봄·여름·가을에는 고사리, 산나물, 취나물을 채취해 판매하고 겨울에는 시래기를 대량생산해 출하하는 것이다. 그만큼 농민들이 전문화된 안목으로 시래기를 생산해 내고 있어 인기를 더하고 있다. 버려지던 시래기가 겨울철 먹을거리 상품과 웰빙 식품으로 도시인들에게 각광을 받으며 양구지역 농민들이 겨울에도 바빠졌다. 영농법인 김신환 관리팀장은 “양구 청정 시래기는 이제 건강식품으로 자리잡아 해마다 재배면적을 늘려야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좀더 좋고 깨끗한 시래기를 만들어 도시인들의 식탁에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이렇게 사세요 지역 농민들을 중심으로 4년 전부터 통일고랭지채소 영농조합법인(대표 나명석)을 구성, 시래기를 생산해 오며 올해도 25t의 시래기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생산되는 시래기는 80% 정도가 건조상태로 박스에 포장해 판매되고, 나머지는 삶아서 팔고 있다. 주로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과 일산점 등 6개 지점과 현대백화점 5개 지점으로 출하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이름이 알려지면서 개인식당으로부터 전화주문이 잦아져 택배를 통해 배달도 한다. 식당은 주로 된장찌개나 감자탕집, 민물고기찜이나 탕을 만들어 파는 곳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일반인들은 전화주문(033-481-8850, 8815)도 가능하다. 값은 건조된 것은 ㎏당 8000원이고, 삶은 것은 ㎏당 3500원이다.
  • [조용섭의 산으路] 지리산 천왕봉

    [조용섭의 산으路] 지리산 천왕봉

    2004년 한해가 저문다. 조용히 산자락으로 들어가 지난 한해를 정리하며 새로운 희망으로 새해를 맞는 것도 매우 뜻있는 일이다. 이런 사색(思索)의 산행을 하기에는 지리산 동쪽자락, 해발 1430m고지에 자리잡고 있는 치밭목대피소가 좋다. 그 어느 곳보다도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이 있고, 천왕봉의 새해 해돋이 산행도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쪽으로 탁 트인 대피소 앞마당에서도 일출을 맞을 수 있다. 산행은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의 윗새재마을에서 시작하는 코스로 잡았다. 아쉽게도 윗새재마을로 연결되는 대중교통이 없다. 자가용이나 산청군 시천면 덕산에서 택시로 접근하여야 한다. 윗새재마을에서 조개골산장 왼쪽으로 등산로가 열린다. 이내 큰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건너며 ‘신밭골’로 들어서게 된다. 조개골은 아직도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계곡이다. 이 옆으로도 길이 있으나 ‘비지정로’로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신밭골길은 호젓하고 편안하다. 하지만 주름진 지능선을 넘어가는 곳에 설치된 나무계단을 몇 번 오르노라면 호흡이 가빠진다. 깨끗한 숲에 눈길을 두어가며 1시간30여분 걷다 보면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무재치기폭포 이정표를 만나면 배낭을 벗고 잠시 계곡쪽으로 내려가서 계곡 상단에 걸려있는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감상해보자. 요즘엔 청빙으로 꽁꽁 얼어붙어 있는 모습이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다. 급경사 계단길이 끝나는 지점의 오른쪽으로 무재치기 전망대가 있다. 폭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으나 벼랑을 이루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산길은 계곡을 한 번 더 건너면서 돌이 많은 길을 걷게된다. 의외로 길이 멀다는 느낌을 받으며 거친 숨을 내쉴 때쯤이면 치밭목대피소에 도착하게 된다. 치밭목대피소는 산악인 민병태씨가 관리하고 있는 곳으로 산꾼들이 즐겨찾는다. 라면·간식·주류 등 필요한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치밭목은 취나물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하여 붙인 이름이란다. 우선 대피소에 숙박등록을 해야 한다. 그리고는 추위와 바람, 혹은 쌓인 눈으로 꼼짝도 하기 싫겠지만 대피소 주변을 서성여보자. 칼바람을 품은 신갈나무가 웅웅거리며 보내는 ‘자연에 순응’이라는 메시지를 접할지도 모를 일이다. 새해 일출을 맞이하려면 적어도 새벽 3시에는 일어나 옷차림을 단단히 하고 깜깜한 산길을 나서야 한다. 대피소에서 써래봉∼중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잘 나있어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오르내림길에 설치된 철계단을 지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써래봉이나 중봉에서 보는 일출도 무척 아름답다. 번잡함이 싫거나, 체력에 부담이 가면 무리하지 말고 이 곳에서 일출을 맞는 것도 좋다. 하지만 체력이 된다면 천왕봉의 해맞이야말로 일생에 한번은 꼭 봐야 할 장관이다. ●교통 자가용:대전∼진주고속도를 이용 단성IC에서 빠져나와 20번 국도로 덕산(시천면)→59번 지방도로 대원사 주차장→ 윗새재마을 진입(주차장이 없으므로 산장 등에 양해를 구하거나 길옆에 주차) 대중교통:진주에서 대원사나 중산리행 버스 이용 덕산에서 하차. 덕산에서 윗서재마을까지 택시(1만 8000원). 진주시외버스터미널(055-741-6039), 덕산택시(055-992-9393), 개인택시(055-992-6363) ●숙박과 음식 대부분의 음식점이 민박 등 숙박을 겸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조개골산장(055-972-7869)과 비둘기봉산장(055-972-8569)을 들 수 있다.
  • [이집이 맛있대]경기도 고양시 ‘곤드레나물밥’

    [이집이 맛있대]경기도 고양시 ‘곤드레나물밥’

    나물밥. 어렵던 시절에는 밥보다 나물을 더 많이 넣어 죽 쑤어 먹던 ‘눈물 젖은 밥’이지만 이제는 ‘웰빙’이라는 커다란 틀 속에서 신선한 나물을 넣어 몸을 건강하게 하는 ‘찾아먹는 밥’이 됐다. 게다가 이런 삭막한 겨울에 향긋한 나물과 함께 밥을 먹으면 마음까지 얼마나 신선해질까. 경기도 고양시 ‘곤드레나물밥’은 강원도 정선의 대표음식을 경기도로 옮겨왔다. 취나물 같은 산나물의 일종인 곤드레와 멥쌀, 찹쌀을 절반씩 섞어 들기름을 살짝 둘러 밥을 지어냈다. 약간 푸른기가 도는 나물밥에 윤기가 잘잘 흐른다. 표고버섯과 멸치, 다시마를 넣어 우려낸 국물에 막된장을 넣고 걸쭉하게 끓인 양념장을 슥슥 비벼 한입에 넣는다. 씹으면서 사라지는 구수한 된장 맛 뒤로 향긋하고 쌉싸름한 곤드레의 맛이 희미하게 전달된다. 십수가지 반찬 중에서도 가장 젓가락이 많이 가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다양한 산나물 무침. 얼레지, 갬취, 다래순, 산뽕잎, 하취, 오가피순 등 인제 점봉산에서 가지고 온 10여가지 나물이 각기 다른 향과 맛을 내면서 입안을 어지럽힌다. 향긋한 나물에 취해 너무 많이 밥을 먹으면 마지막 묘미를 즐길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압력솥에 눌어붙은 밥으로 끓인 눌은밥까지 풀코스를 즐길 수 없을테니까. “식성에 따라 원하는 대로 비벼먹어도 좋지만 나물 고유의 향을 느끼면서 먹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는 한승완 사장은 “철저하게 국산을 이용하고 조미료를 넣지 않는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아 재료의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엄나무와 황기, 더덕, 대추, 밤을 넣고 끓인 토종백숙은 구수한 향이 나 닭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메뉴. 맛있는 음식 외에 이곳이 자랑하는 것은 탁 트인 환경이다. 흰눈이 내린 겨울의 정취는 이집이 제공하는 또 다른 디저트. 서울 외곽 1400평의 넓은 공간에는 족구나 간단한 운동을 하는 운동장도 있어 야유회 장소로도 활용 가능하다. 봄·여름에는 평상을 놓고, 가을·겨울에는 모닥불을 피워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미리 전화하면 차량도 제공한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분당음식’의 자존심

    [뒷골목 맛세상] ‘분당음식’의 자존심

    1980년대 말 노태우정권이 수도권 4대 신도시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성남에서 수원 가는 사이의 도로변에 있는 분당이라는 지명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치달리고 동쪽으로는 불곡산 산자락이 막아서서 남북으로만 협곡 비슷하게 길게 펼쳐진 보잘것없는 들판은, 그러나 신도시계획이 발표되면서 급기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1990년대 초에 이르러 거대한 아파트단지로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부터 분당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서의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해내었다. 수도권 4대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이라기보다는 강남의 위성도시 비슷한 중산층 주거공간의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주로 강남지역에 사는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너도나도 분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강남에 살던 이가 20평,30평대의 아파트를 팔아서 분당에 오면 40평이나 50평대의 아파트를 마련하고도 돈이 남아, 여분으로 중형 자가용에다가 골프 같은 레저용품까지 장만할 수 있었다. ●인구 40만 넘지만 자족도시로는 미흡 흔히 도시의 현상을 공부하는 이들은 위성도시가 그 어미도시로부터 단순하게 인구나 기능을 나누어 갖는 데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충족되는 도시의 기능을 갖는 자족도시로 발전하려면 그 어미도시와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식이라면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를 이용하여 불과 10여분 만에 오고갈 수 있는 강남과 분당은 서로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셈이다. 실제의 거리가 그럴진대 그 어미와 자식 사이의 문화적 거리는 어떠하랴. 비록 잠은 분당에서 자지만 그밖에 먹고 마시고 입고 노는 일체의 문화행위는 강남과 한 치의 오차도 없으리만큼 분당은 강남의 판박이였다. 분당은 지역의 특성에 있어서도 일산이나 평촌같은 다른 신도시들과도 달리, 강남 이외에는 주변에 서로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전통적인 자연부락 따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고립된 공간 안에 갇힌 셈이다. 경부고속도로와 험준한 불곡산 자락에 동서로 옥죄인 채 남북으로 뻗은 일종의 호로병 형상에 갇힌 분당은 애오라지 강남 한 곳으로만 숨통이 트여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분당 특유의 공간적 폐쇄성이 문화적 폐쇄성에도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실 분당은 행정적으로는 성남시의 일개 구에 불과하다. 그렇듯이 행정상으로는 분명히 성남이 분당의 어미도시이다. 분당은 서울방향 이외에도 용인이나 수원에서 분당을 관통하여 성남으로 빠지는 도로가 있지만, 분당사람들치고 행정상의 어미도시에 대한 문화적 취향 때문에 이 길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을 터이다. 도대체 성남은 어떻게 태어난 도시인가. 일찍이 1960년대 말 ‘불도저시장’이라고 불리던 김현옥 서울시장이 무허가 판잣집 18만 채 중에서 우선 미관상 가장 볼썽사납던 청계천 일대의 판잣집들을 막무가내로 헐어낸 다음 바로 그들을 몰아붙여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면서 만들어낸 도시가 아닌가. 분당 사람들로서는 그런 성남을 어미도시로서 인정하기가 어쩐지 껄끄러운 기분인 것이다. ●강남의 판박이… 고유 음식문화 없어 신도시로서 입주가 거의 완료된 분당은 자체만으로도 이제 인구 40만을 넘나드는 그야말로 큰 도시가 되어 있다. 그런 큰 도시가 자족도시로서의 문화나 사회적 기능이 전무하다면, 어쩔 수 없이 괴물스러울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런 괴물스러운 모습은 음식문화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인구 40만의 도시에서 나름대로의 특성이 살아있는 음식문화는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새마을연수원 입구의 먹자골목, 야탑동 일대의 먹자골목, 서현동 삼성플라자 일대의 먹자골목, 정자동 일대의 먹자골목, 효자촌 일대의 먹자골목…. 어디를 둘러보아도 이것이다, 하고 내보일 만한 분당만의 특색 있는 음식은 보이지 않는다. 애오라지 보이는 것은 분당점이라는 분당만의 희한한 간판이다. 고마다래 분당점, 정성본샤브스끼 분당점, 하야미 분당점, 사누키보레 분당점, 미다래 분당점, 아이스배리 분당점, 무교서린낙지 분당점, 암사해물탕 분당점, 예닮골 분당점, 참치명가 분당점, 천하일품 분당점, 부뚜막왕뚜껑 분당점, 놀부보쌈 분당점, 명동칼국수 분당점, 동경샤브샤브 분당점, 만다린 분당점에서부터 이화주막 분당점, 사발에 술내리고 분당점, 밀밭 사이로 분당점을 거쳐 틈새라면이라는 분식집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이 어미도시에서 유명한 음식점들의 분당점이란 간판을 달고 있다. 이를테면 음식문화 또한 철저하게 강남이라는 어미도시를 향한 자식도시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셈인 것이다. 분당점 일색의 자식도시 분당에서 당당하게 분당 본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격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정자동에 있는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031-713-9777) 분당본점의 주인 되는 이는 신기종씨인데, 재미있는 것은 육남매라는 상호 그대로 신씨 일가의 6남매가 모두 돌솥밥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 정자동 먹자골목 초창기에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이라는 상호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내걸고 식당을 시작한 6남매 중의 둘째 신기종씨를 비롯해서, 첫째 신기원(031-703-9467)씨가 서현동 분당중앙교회 옆에 1995년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셋째 신기현(031-262-0908)씨 역시 1995년에 분당 건너편에 있는 수지의 상현지구에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넷째 신승희(031-707-7243)씨 역시 1995년에 야탑동 지하철 야탑역의 1번출구 관보빌딩 뒤에 있는 먹자골목에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다섯째 신정희(031-718-9878)씨가 1997년에 수내동에 같은 상호로 식당을 내고, 여섯째 신기천(031-206-6090)씨가 약간 늦은 1998년에 그동안 다니던 LG산전을 그만 두면서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낸 식이다. ●육남매 모두 같은 상호로 전문점 운영 이들 신씨 일가가 모두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이라는 상호로 식당을 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맨 처음 정자동에 돌솥밥 전문점을 차린 둘째 신기종씨의 예상외의 성공이 디딤돌이 되었다. 신기종씨의 부인 최순애씨는 원래 전주출신으로 솜씨가 남달라서 일찍이 한식조리사 자격증까지 땄는데, 최순애씨의 솜씨에다가 전통 전주비빔밥의 특색을 살려낸 영양돌솥밥이 손님들의 입맛에 맞아 호황을 이루자, 이에 고무된 신기종씨가 형제들을 불러 분당 일대에 신씨 일가의 음식왕국을 이룩한 것이다.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의 주된 메뉴는 역시 7000원짜리 전주영양돌솥밥이다. 전북 장수에서 나는 곱돌 돌솥에 전북 부안에서 생산된 쌀과 완두콩, 검정콩, 은행, 고구마를 섞어 밥을 해낸 다음에 달걀노른자를 고명으로 얹어내는데, 여느 돌솥밥처럼 다른 비빔그릇에 밥을 퍼내 야채와 함께 비벼먹고 누룽지는 뜨거운 물을 부어놓았다가 식사를 끝낸 후에 입가심으로 개운하게 훌훌 먹는 식이다. 이 집에서 비빔용으로 나오는 야채로는 상추겉절이, 돈나물, 콩나물이 있는데, 이 중에서 상추겉절이가 양념장과 함께 결코 6남매 외의 다른 돌솥밥집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비법이 있는 모양이다. 적당한 크기로 손으로 일일이 찢은 상추에 영양부추와 참나물을 넣고 새콤한 소스로 버무리는데, 이 상추겉절이를 돈나물과 콩나물을 넣어서 고명으로 얹은 달걀노른자에 스윽스윽 비벼 한 입 가득히 넣으면 세 가지 야채의 향기가 오래 남는다. 만일 야채가 부족하다 싶으면 밑반찬으로 나오는 무시래기무침, 취나물무침, 유채나물, 도라지, 연근, 느타리나물 등을 더 넣고 비벼도 좋다. 곁들여서 된장국과 조기구이도 나오는데 조기는 비록 씨알은 적지만 맛은 빼어나서 돌솥밥을 비벼먹는 틈틈이 입맛을 바꾸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이밖에도 전주영양돌솥밥에 불고기버섯전골을 곁들인 ‘육남매정식’(1만 2000원)이 있는데, 정다운 이와 더불어 식사와 술을 겸하는 데는 이것으로 넉넉할 터이다. 성남에서 분당으로 들어오는 야탑동 초입 여수동에 몇몇 갈매기살집들이 있다. 원래 분당이 생기기 전 광주군 돌마면에 속했던 여수동은 여수동이라는 마을 이름보다는 갈매기마을로 더욱 유명하여 자연부락 형태의 30여집이 모두 갈매기살 전문집을 할 정도였다. 이렇듯 여수동이 갈매기마을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마을에 있는 도축장 시설 때문이었다. 이 도축장에서 부위별로 육가공 되는 돼지고기 부속물 중에 전혀 돼지고기 같지 않게 맛이 뛰어난 갈매기살만 한 부위만을 메뉴로 하여 식당을 차린 것이 전국에서도 유명한 여수 갈매기마을로 발전한 것이었다. 그 후 분당이 개발되면서 여수동은 대부분 분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도축장은 물론 갈매기마을도 태반이 사라져버렸지만, 다행히 네댓 집이 남아 갈매기마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30여곳 성업… 네댓집만 명맥 유지 ‘유명갈매기’(031-752-2393)는 여수동 갈매기마을의 원조답게 옛날부터 내려오는 터전에서 오로지 갈매기살 메뉴 하나만을 고집하며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유명갈매기는 주인이 셋인데, 서로 형제 사이로 맏형 김성웅씨를 위시해서 김선호, 김선이씨 세 형제가 오순도순 식당을 꾸려간다. 갈매기살은 손님 취향에 따라 생갈매기살과 양념갈매기살로 나누어져 값은 모두 1인분에 9000원으로 같은데, 맛은 맛대로 뛰어나지만 돼지고기 한 마리에서 나오는 갈매기가 통째로 나오는 양 또한 푸짐하다. 숯불에 굽는 갈매기살은 유명갈매기에서 만들어낸 깻잎전병에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깻잎 위에 얇게 저미듯 둥글게 썬 무를 얹어, 깻잎과 무를 한 켜씩 정성스럽게 쌓은 다음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린 것이 깻잎전병이다. 이 깻잎전병에 참기름을 묻힌 갈매기살을 얹고, 마늘과 고추를 된장에 찍고, 파무침으로 마무리한 다음에 한 입 가득히 넣으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맛의 조화가 가히 절묘하다. 이밖에도 달리 상추며 깻잎, 고구마, 당근, 순무 같은 여러 야채들이 넉넉하게 나오는데, 야채들은 겨울 한 철을 뺀 나머지 세 철에는 집 뒤의 드넓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것으로 내고 있다. 여기에 얼음을 동동 띄워 나오는 시원한 동치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갈매기살과 술 몇 잔으로 배를 불리고 나오면 넓은 정원 가득히 매화나무, 살구나무, 배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감나무, 밤나무 등 갖가지 유실수들이 제철마다 환하게 꽃을 매달고 있어 덤으로 꽃구경도 할 수 있다. ■“갈매기살은 가짜없다” 돼지고기의 횡격막에 붙은 갈매기살은 돼지고기 한 마리에서 불과 300g에서 5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희소부위다. 이를 아는 어떤 이들은 더러 갈매기살이 가짜가 아닌가 하고 의심도 하는 모양이다.‘유명갈매기’의 사장 김선웅은 어렸을 때부터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전문적인 지식으로 그런 의심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그이의 말에 따르면 전국의 도축장 80여 곳에서 하루에 도축하는 돼지들의 마릿수가 적게 잡아 500마리에서 많게는 2000마리에 이르는데,1000마리를 평균으로 해도 8만마리라는 것이다. 이 8만마리에서 나오는 갈매기살은 합계가 모두 32t에 이르는데,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갈매기살을 다른 부위와 함께 팔뿐 갈매기살만을 전문으로 파는 집은 전국적으로 따져도 불과 몇 군데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물량이 얼마든지 남아돌아 갈매기살에 가짜를 쓸 이유가 없으니 안심하고 갈매기살의 쫀쫀하고 고소한 맛을 얼마든지 즐기라는 것이다.
  • [이집이 맛있대]창원 ‘진주꼬리곰집’

    [이집이 맛있대]창원 ‘진주꼬리곰집’

    경남 창원시 용호동 ‘진주꼬리곰집’은 구수한 국물 맛과 돌솥밥이 일품이다. 밤·대추·완두콩 등을 넣은 쌀밥이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옛맛을 그대로 간직한 비결은 주인 노준섭(57)씨의 불 조절. 아무나 쉽게 흉내내지 못한다. 노씨는 “곰탕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서 고기외에는 다른 재료를 넣지 않는다.”면서 “곰탕의 맛은 질 좋은 고기와 불 조절, 그리고 손맛에 달려 있다.”고 자랑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집의 국물에서는 잡냄새가 나지 않는다. 사골을 12시간 정도 푹 삶아 어느 정도 국물이 우러나면 다시 약한 불에 5∼6시간을 더 우려낸다. 이때 주인의 솜씨가 발휘되는 것이다. 여기에 쇠꼬리를 넣고 다시 3∼4시간 정도 끓이면 꼬리곰탕이 되고, 무릎뼈를 넣으면 도가니탕이 된다. 구수한 국물과 갓 지어낸 하얀 쌀밥에 싱싱한 굴을 넣은 배추김치와 깍두기, 부추 생조림 등이 어울린 맛은 허기진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니라 즐거움이다. 그리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주꾸미 무침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 물좋은 주꾸미를 적당히 삶아 갖은 양념에 버무려 내는 것으로 식사 전에 간단히 곁들이는 소주 안주로 그만이다. 점심시간이면 예약없이 이런 즐거움을 맛보기 어렵다. 안주인 김종현(53)씨가 만드는 계절별 밑반찬도 고객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봄에는 취나물과 미나리·도라지 나물이 나오고, 여름에는 푸른 채소와 버섯볶음, 가을·겨울에는 생굴 무침과 생선조림 등을 내놓는다. 노씨는 지난 84년 직장생활을 걷어 치우고 곰국 솥에 불을 지폈다.50년 이상 곰국을 끓였다는 한씨 할머니(90년 작고)의 식당에서 1년간 허드렛일을 하면서 비법을 전수받았다. 처음 진주서 개업, 맛을 인정받은 후 지난 94년 창원으로 옮겨왔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이천 신둔·사기막골

    [뒷골목 맛세상] 이천 신둔·사기막골

    고향을 잃은 이들은 ‘이천쌀밥’과 ‘산야초 시절음식’을. 올해도 한가위가 되자 고향을 찾아 조상을 뵙는 1000만 명에 가까운 귀성객과 역귀성객들로 인하여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까지도 어김없이 몸살을 앓았다.그렇듯 해마다 무슨 연례행사처럼 고향을 찾는 전국민적인 귀소본능에는 어쩐지 눈물겨운 데가 없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되고 덩달아 경쟁사회 체제에 들어가면서,너나없이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 변화와 혁신의 급물살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그리고 급물살의 눈이 뒤집힐 것 같은 속도감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여 뒤로 쳐지거나 튕겨져 나온 이들은 자칫 낙오자라는 관형어를 이름 앞에 붙여야 했다.그런 경쟁사회의 급물살 속에서 얼핏 눈을 돌려보면,직장이나 길거리 심지어 가정에서마저도 잠시나마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휴식을 취할 만큼 여유로운 공간이 단 한군데라도 있던가.어쩌면 조금치의 여유도 허용되지 않는 저마다의 일상생활이 한가위가 되면 무슨 사생결단의 중대사처럼 저마다 고향을 찾아 나서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그리하여 끝내는 전국의 고속도로며 국도를 거대한 주차장으로 만드는 것인지도. 어렵사리 고향을 찾는 이들은 그나마 행복한 편인지도 모른다.벌써 오래 전부터 고향을 잃어버린 실향민들,그리고 고향이라고 해봤자 누구 하나 반겨줄 연고자 하나 없이 차라리 타향보다 더 낯선 곳이 되어버린 이들에게는 한가위의 유난히 커다랗고 샛노란 보름달이 무슨 비수처럼 눈에 아프게 박혀 오리라.여우도 늙으면 제가 태어난 곳을 향해 머리를 돌린다고 하지 않던가. ●20여가지 반찬 추석상 부럽잖아 그대가 만일 한가위의 커다란 달이 눈에 박혀 오래 아팠다면,비단 그대만이 아니라 가까운 이 또한 한가위의 달 때문에 오래 눈이 아팠다면,그대는 추석 뒤끝의 가을볕이 좋은 날 가까운 이와 함께 훌쩍 3번 국도를 따라 이천으로 길을 나서고 볼 일이다.그리하여 광주를 지나고 곤지암을 지나,마침내 도예촌으로 유명한 신둔과 사기막골 어름에서 걸음을 멈출 일이다. 그대는 이미 곤지암을 지나 넋고개라고 불리는 야트막한 고갯길을 지나면서부터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하는 ‘이천쌀밥’이라는 똑같은 이름의 입간판들을 여러 번 보게 되리라.얼핏 헤아려보아도 신둔 도예촌 일대의 ‘이천쌀밥’이라는 입간판은 20여개가 넘는다.그대는 딱히 어디랄 것이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입간판들 중의 한 곳을 골라도 무방하다.어느 이천쌀밥집을 들어가도 그대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이천쌀밥과 함께 20여 가지의 반찬들이 가득한 상차림과 마주 앉게 되리라.이만한 상차림이라면 여느 추석상 부럽지 않게 한껏 넉넉하다. 그대가 다소 입맛이 까다로운 이거나 그만큼 맛의 미묘한 차이에 민감한 이라면,그대는 우선 넋고개 마루턱에 있는 고미정(031-634-4811)을 찾기 바란다.고미정의 주인은 이름이 고미정(高美貞)인데,이 이가 바로 3번 국도변에 이천쌀밥집이 있게 한 원조다.같은 업종의 음식골목에는 대체로 서로 원조임을 내세우는 원조경쟁이 심한 법인데,이천쌀밥의 경우 고미정이 원조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원래는 신둔면 소재지가 있는 신둔 도예촌에서 1991년에 도예가인 남편 천세영씨가 하는 성원요(星源窯‘)의 전시장 옆에 ‘이천쌀밥’이라는 옥호를 걸고 30평 남짓한 한식당을 열었다가 그 후에 넋고개로 자리를 옮겨 ‘이천쌀밥’을 차렸는데,그후 이 ‘이천쌀밥’은 오빠인 고제원에게 넘겨주고 바로 옆에 새로 집을 지어 고미정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옥호로 내건 것이다. ●이천의 대명사… 자신 이름을 옥호로 고미정을 열면서 주인 고미정은 벌써 자신의 고유한 옥호가 아니라 이미 이천을 대표하는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이천쌀밥이라는 상차림을 포기하고 한정식 상차림으로 바꾸었다.이 고미정 한정식은 1만원과 2만원,3만원의 상차림이 있다.1만원 상차림은 구절판,홍어무침,삼색전,잡채,편육보쌈,야채 샐러드,조기구이,계란찜 등에다가 각종 밑반찬과 함께 된장찌개를 내고,2만원 상차림은 1만원짜리에 닭찜,불고기,더덕구이,도토리묵을 더하고,3만원 상차림은 거기에다가 홍어삼합,갈치조림,황태구이,소갈비찜을 덧붙이는데,이를 테면 이천쌀밥을 고미정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고급화한 셈이다. 이천에서 거주하고 있는 시인 양용직은 3번국도 도예촌 주변의 숱한 이천쌀집들 중에서 청목(031-634-5414)을 가장 서민적이면서도 맛이 뛰어난 집으로 꼽았다.그의 말로는 음식에 대한 정성이 다른 집과는 남다르다는 것이었다.실제로 1인분 9000원짜리 영양쌀밥 상차림은 적게 남기고 많이 판다는 주인 강춘모의 주장이 아니더라도,값에 비해 넘치다시피 풍족해보였는데,일일이 반찬그릇을 헤아려보니 24가지나 되었다. 간장게장,비지찌개,조기조림,꽁치구이,우거지찌개,겉절이,장조림,편육보쌈,부침개,호박잎쌈,상추와 치커리 등속의 야채쌈,잡채,김,고추졸임,젓갈 이외에도 취나물,비름나물,고무마순 등을 위시한 각종 나물들….이런 상차림 앞에서 주인은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에 한껏 자랑스러운 기색을 띈 채,야채들 대부분 직영 농장에서 손수 기른 것들임을 내세웠다. ●산야초 1백여가지 어우른 ‘음식예술’ 만일에 그대가 여기저기 지천으로 흔한 이천쌀밥에 우선 눈부터 질려서 좀더 색다른 별미를 찾는다면,그리고 그만큼 그대가 미식에 눈이며 코,혀 같은 감각이 익숙해졌다면,아니,그보다도 그대가 누군가 정말로 소중한 이와 함께 떠나와서 다소 값이 무리하더라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다면,나는 그대에게 일말의 주저도 없이 ‘산야초 시절음식’(031-633-9494)을 권하겠다.고속도로 서이천 IC를 빠져나와 3번국도로 접어들어 이제막 사기막골 도예촌을 지나는 어름에 있는 ‘산야초 시절음식’은 ‘옹화산방(甕話山房)이라는 멋진 옥호로도 불린다. ‘산야초 시절음식’이란 이름 그대로 산과 들에 자생하는 풀들이며 꽃들을 따 모아 그것들을 재료로 하여 시절에 따라 달리 빚어내는 음식이다.아니 음식의 재료뿐만이 아니라 모든 조미료 또한 산야초를 발효시켜 만든 효소와 식초만을 사용하고 있다.실제로 이 집의 정원 한 켠에는 산야초 1백여 가지를 뜯어다가 나름대로의 비법으로 발효시키는 중인 20여 개의 커다란 장독들을 구경할 수가 있다. ‘산야초 시절음식’에서는 한정식 코스 요리로 상차림을 내는데,종류에 따라 앵초와 우슬초,구절초로 나눈다.앵초 1만 5000원,우슬초 2만 5000원,구절초 3만 5000원이다.앵초는 호박죽,시절무침,방김치편육,산야초부침이,호박범벅이 코스로 나온 다음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된장찌개와 갖가지 반찬,쌀밥 등이 뒤따른다.후식으로는 송화다식과 백초식초가 곁들여진다.나는 그대에게 세 가지 코스 중에서 역시 무리할지 모르지만 우슬초를 권하고 싶다.그것은 무엇보다도 우슬초에 나오는 근채쌈이라는 거의 황홀하리만큼 아름다운 요리를 잊을 수가 없어서이다. 근채쌈은 기다란 두 개의 접시에 나오는데,각각 꽃잎쌈과 알뿌리쌈으로 나누어진다.꽃잎쌈은 계절에 따라 다른데,봄에는 초롱꽃잎,여름에는 하수오,가을에는 산마잎이나 곰취,겨울에는 달맞이꽃 이파리를 쓴다.내가 먹은 꽃잎쌈은 밑에 하수오 잎을 깔고 그 위에 죽순과 배,토마토,오징어를 순서로 차곡차곡 쌓은 다음에 보랏빛 도라지꽃잎을 얹고 고명으로 자줏빛 오디를 올렸다. 알뿌리쌈은 소리쟁이,곰취,우엉,대추 등을 각각 잘게 채썰어서 볶은 다음에 한움큼씩 가지런히 놓고,백짓장처럼 얇게 썰어서 맨드라미 식초에 절인 생감자에 한 입씩 싸먹게 되어 있다. ●값은 부담되지만 색다른 맛 아아,우선 눈으로만 보아도 가슴부터 설레는 그 황홀한 색감이라니! 방짜 유기의 젓가락을 든 내 손가락은 어쩔 수 없이 떨려나서 차마 요리에 손을 대지 못한 채 한동안 쩔쩔 매었다.그러나 나를 황홀하게 하는 것이 어디 근채쌈 뿐이랴.시절무침이란 이름 그대로 시절에 따라 나오는 갖가지 산야초들을 넣고 거기에 닭다리 고기를 백초라고 불리는 효소와 식초로 양념하여 구운 다음에 잘게 썰어서 역시 효소와 식초로 산야초들을 버무리고 왕새우와 해파리를 곁들여 샐러드 식으로 무친 요리다. 그 풍성한 시절무침에 들어가는 산야초는 달개비,제비꽃잎,쇠별나물,망초,싱아,쇠비름,소래쟁이,민들레,방가지잎,논주름잎 등으로 미처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그야말로 산과 들에 가득한 산야초들이다, ‘산야초 시절음식’의 모든 요리에는 산야초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없다.산야초부침이는 달맞이뿌리와 매운냉이뿌리,황새냉이뿌리 등을 캐서 말렸다가 가루를 내어 메밀과 섞여서 부쳐낸다. 장김치편육은 산야초 효소와 간장, 그리고 고추씨를 넣어 담근 배추김치를 3년 이상 숙성시켰다가 낸 장김치에 민들레,방가지,소래쟁이 잎사귀와 함께 돼지고기 편육을 싸서 먹는다.진달래꽃고추장홍어무침은 진달래꽃잎을 넣어 담근 고추장으로 홍어를 무쳐내는데,진달래향의 그 황홀한 색감이 홍어에서 아직도 어른거린다. 어떤가.그대는 소중한 이와 함께 이쯤에서 ‘산야초 시절음식‘의 맛이나 멋뿐이 아니라 그 색감이며 향기 때문에 벌써부터 아뜩하게 취해 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그렇듯 황홀하게 취한 그대에게 까짓 고향이야 없으면 어떠랴.속절없는 노래 가사 그대로 정들면 고향 아닌 곳이 어디 있으랴.구태어 잃어버린 고향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슬퍼하지 말자. ■ 도예촌 방문은 필수 이천의 3번국도변에 있는 설봉공원에서는 해마다 10월 무렵에는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리고 있다.국제공모전,세계현대도자전,도자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도자기의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는데,특히 체험관에 들러 스스로 도공이 되어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비단 축제 때 뿐만이 아니라도 설봉공원에는 이천세계도자기센터와 전통가마,토야흙놀이공원 등이 상설되어 있어 자녀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 코스로는 더할 나위없다. 그리고 가까운 신둔도자촌이나 사기막골 도자촌에 들리면 값비싼 명품뿐만이 아니라 뜻밖에도 반찬그릇이며 주발 밥공기 등 생활도자들이 1000원에서부터 비싸야 5000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파는 곳도 눈에 띈다.이왕 이천 나들이에 나선 김에 몇 가지 생활도자들을 사면 어떨까.그리하여 가까운 이웃들에게 선물을 한다면 어떨까.받는 이는 물론 주는 이까지도 이 가을이 느닷없이 포근하고 정겹게 여겨지지는 않을까.
  • [고향가는 길]별미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김밥,우동,라면,국밥….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을 대라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는 메뉴입니다.뭐 요즘엔 메뉴가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휴게소 음식이 다 거기서 거기지.’하며 그저 한끼 때우는 마음으로 음식을 시킬 때가 많습니다. 한데 그게 아니더라고요.휴게소마다 지방 토속 별미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기도 하고,그중 몇몇 음식은 유명 음식점이 울고갈 정도로 맛도 있더라고요.매년 한국도로공사 주최로 전국 휴게소 대항 맛자랑 경연대회도 열리고 있고요.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부산 방향)에 가면 수타식 우동이 눈길을 끕니다.사누키 면기를 이용해 반죽,롤링,숙성,제면의 과정을 거쳐 면을 직접 뽑아서 우동을 끓여주는데,그 시원함이 정말 끝내줍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휴게소(인천 방향)에 들르면 봉평메밀묵사발이란 음식이 있습니다.다시마,마늘,감식초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메밀향 물씬 나는 묵을 숭숭 썰어 넣고 양념김치와 마른 김,깨소금을 얹어 먹지요.투박하면서 고소한 맛이 정말 일품입니다. 이곳뿐만이 아닙니다.중앙고속도로 단양휴게소 도토리사골탕,경부고속도로 언양휴게소의 돼지갈비찜,호남고속도로 곡성휴게소의 우렁된장뚝배기,88고속도로 지리산휴게소의 지리산흑돼지떡갈비 등이 모두 독특한 별미를 자랑하는 음식입니다.자,이젠 휴게소에 그냥 한끼 때우러 들르지 마세요.이번 한가위 귀성,귀경길에 맛을 찾아 들를 만한 휴게소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경부고속도로 옥산(부산방향),황태구이백반 강원도에서 직송한 황태를 쓴다.깨끗이 손질한 황태를 찬물에 불려 수분을 제거한 뒤 파,양파,참기름,설탕,소금,통깨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잘 발라 하룻밤 재운 것을 구워낸다.화학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5000원.(043)260-1053. 신탄진(서울방향),도토리묵밥 신탄진 구즉면의 도토리묵밥을 재현했다.채썬 도토리묵을 따뜻한 밥에 얹고 배추김치와 파 등을 송송 썰어 넣은 뒤 멸치와 다시마로 맛을 낸 국물을 부어 먹는다.타지방의 도토리묵밥과 달리 쇠고기장국을 쓰지 않고 다시마 등으로 국물을 내어 맛이 깔끔하다.4000원.(042)934-2442. 기흥(부산방향),수타식 우동 직접 뽑은 생면을 주재료로 쓴다.다시마를 우려내 1차국물을 만들고,가다랑어,고등어,정어리 등을 이용한 2차국물에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해 우동을 만들어낸다.냄비우동 5000원,향천우동정식 8000원.(031)286-5001. 언양(부산방향),돼지갈비찜 국내산 돼지갈비를 쓴다.물과 간장,설탕,물엿,맛술,참기름,마늘,생강 등을 잘 혼합해 갈비와 같이 숙성시킨다.숙성된 갈비를 강한 불에서 1차로 익히고,약한 불에서 서서히 익힌다.특이한 점은 산초나무와 인삼가루를 가미해 요리를 마무리한다는 것.고기를 다 먹고 국물에 밥을 비벼먹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맛이 있다.1인분 3000원.(052)263-6147. 죽암(서울방향),더덕제육고추장볶음 더덕과 삼겹살을 양념고추장에 버무려 센불에 볶아낸 음식이다.더덕의 독특한 향과 삼겹살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뛰어난 맛을 낸다.마지막까지 그 맛을 느끼도록 두꺼운 불판에 음식을 담아낸다.6500원.(043)260-8035. ■중앙고속도로 단양(부산방향),도토리사골탕 도토리가루로 뽑은 국수와 진한 사골국물이 만났다.10시간 이상 사골을 우려낸 육수에 삶은 양지를 잘게 썰어넣고 데쳐놓은 도토리면을 말아서 만든다.인삼·대추·계란지단 채썬 것과 가루김,파 등의 고명을 첨가해 맛을 더한다.구수한 국물에 쫄깃한 도토리면,여기에 인삼·대추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도토리면을 건져 먹은 뒤 탕에 밥까지 말아 먹으면 배가 든든하다.6000원.(043)423-5401. 군위(춘천,대구방향),황태국밥 대관령 횡계에서 직송한 황태만 쓴다.하지만 맛은 좀 다르다.대관령 인근에서의 황태국은 들깨가루와 두부를 이용해 조금 텁텁하면서 구수한 맛을 내는 반면,이곳에선 깐새우살과 무를 볶아 넣어 좀 더 시원한 국물맛에 비중을 두었다.영양도 풍부해 장시간 운전에 따른 피로와 졸음을 물리치는 데 제격.5000원.(054)383-6114. 안동(부산,춘천 양방향),안동간고등어백반 안동간고등어가 유명한 까닭은?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동해안에서 잡은 고등어를 왕소금에 절인 것을 생선장수가 지고 오다보면 안동쯤에서 가장 맛있게 숙성됐다고 한다.이후 안동에서 먹는 간고등어가 제일 맛있다는 소문이 생겼다고 한다.안동휴게소에선 이같은 유명세를 바탕으로 숙성된 안동간고등어를 오븐에서 기름기가 쏙 빠지게 노릇노릇 구워낸다.참나물,가지무침 등 밑반찬도 넉넉하다.6000원.(054)853-4062,853-4370. ■영동고속도로 문막(강릉방향),진부령 황태구이정식 진부령에서 직접 공수해온 황태로 요리해 판매하는 정식.선보이기 시작한지 얼마되진 않았지만 이곳을 지나는 이들 입을 통해 그 맛이 점차 알려지고 있다.좋은 재료에 맛깔나는 솜씨, 한끼 식사로 훌륭하다.6000원.(033)731-8481. 강릉(인천방향),봉평메밀 묵사발 고속도로 휴게소중 가장 먼저 토속음식을 낸 휴게소다.봉평산 메밀만 써서 만든 묵을 채썰어 육수와 양념김치,양념다대기,마른 김,깨소금,참기름으로 고명을 얹어 만든다.깔끔하면서 칼칼한 국물맛을 못 잊어 찾는 이가 많다고 한다.5000원.(033)647-9970. ■ 호남고속도로 곡성(천안방향),우렁된장뚝배기 우렁은 단백질이 풍부한 반면 지방질은 적어 살찔 염려없는 영양식으로 꼽힌다.특히 된장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한다.그래서 곡성휴게소에선 우렁이에 된장과 야채를 푸짐하게 넣어 끓여준다.된장을 푼 물에 깨끗한 물에서 키운 우렁이와 호박,양파,무,다시멸치,감자,두부,청양고추,팽이버섯 등을 넣고 끓인다.5000원.(061)362-8300. 백양사(광주방향),산채보리비빔밥 지난해 휴게소 맛자랑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인근 산에서 나는 산나물을 데쳐서 말려 놓았다가 쓴다.구수한 보리밥에 고사리,취나물 등 5∼6가지 산채를 얹어 고추장으로 간을 해 비벼먹는다.5000원.(061)394-9177. ■ 88고속도로 지리산(양방향),지리산 흑돼지떡갈비 지리산 기슭에서 키우는 흑돼지는 고지대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활동량이 많아 일반돼지에 비해 성장이 늦어 체구가 작다고 한다.떡갈비 재료로는 흑돼지 목살을 쓴다.칼로 부드럽게 다진 고기에 갖은 양념을 해 네모판에 넣고 눌러 모양을 만든 뒤 석쇠에 얹어 숯불로 구워낸다.약한 불에서 서서히 구워야 제맛을 낸다고.6000원.(063)636-2720. ■그 밖의 고속도로 대전-통영간 인삼랜드(통영방향·041-751-2892)의 인삼추어탕 및 인삼야채볶음밥,산청(서울방향·055-973-5970)의 구절판산채비빔밥,함양(하남방향·055-963-8001)의 콩가스 등. 남해고속도로 사천(순천방향·055-854-3547)의 영양굴밥삼합탕,문산(부산방향·055-761-2820)의 녹차밀면,진영(순천방향·055-342-3959)의 철판새우볶음밥 등. 서해안고속도로 서산(인천방향·041-688-7714)의 어리굴젓백반,대천(서울방향·041-031-6801)의 보령자연산돌솥굴밥,고창고인돌(서울방향·063-561-6323)의 부안해물돌솥밥,고창고인돌(목포방향·063-561-6313)의 별미곰탕 등. 중부고속도로 음성(대전방향·043-878-6439)의 한방 음성고추갈비찜정식.
  • 상추·깻잎 ‘농약 범벅’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추,깻잎 등 채소류에서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는 잔류농약이 검출됐다.특히 일부 채소에서는 기준치를 최고 70배나 넘는 농약성분이 검출됐으며,특정작물 외에는 사용이 금지된 농약도 나와 산지 안전검사 강화 등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공동으로 수도권,부산,대전지역 공영 도매시장과 농협 하나로클럽 등에서 수거한 채소류 10개 품목 136건을 검사한 결과 18건(13.2%)이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검사에서 나온 부적합률 2.6%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지난해 전체 농산물 부적합률 1.4%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품목별로는 얼갈이배추가 13건 중 4건에서 기준치를 넘어선 농약이 검출돼 30.5%의 부적합률을 기록했다.상추는 26.7%,취나물 25%,깻잎 20%,부추 13.3% 등이었다. 특히 부산에서 수거한 상추에서는 살충제인 이소프로티올란이 허용기준치(0.05)의 70배에 달하는 3.498 나왔으며,역시 부산에서 수거한 깻잎에서는 테플루벤주론이 기준치(0.2)의 50배를 넘는 10.162이나 검출됐다. 소보원 관계자는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상추,깻잎 등 엽채류에 병해충이 많아 많은 농약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잔류농약은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식품과 함께 일생동안 섭취되기 때문에 만성중독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 알뜰살뜰 정보]

    ●신세계백화점은 31일까지 ‘하절기 특별 안심 영업기간’으로 정하고 야채 잔류농약 검사를 강화한다.시금치 상추 부추 미나리 쑥갓 등이 주 대상 품목이다.특히 이 기간 동안 잔류농약 허용기준 검사시 불합격 판정을 자주 받는 취나물·참나물·깻잎 등 3가지 품목의 판매를 중지한다. ●롯데마트는 18일 금연헌장을 제정하고 금연 선포식을 실시하는 등 전사적인 금연캠페인을 진행한다.캠페인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금연 성공자에 대한 성공수기 공모,포상 등 금연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6시30분까지 어린이들이 쿠키를 직접 만들어 복지시설에 전달하는 사랑의 쿠키 만들기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수강료는 무료이며,참가 어린이와 부모에게는 기념품을 나눠줄 예정이다. ●테크노마트는 23일부터 테크노마트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하나 BC-테크노마트카드’를 발행한다.이 카드는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주며 BC 톱포인트(0.1∼0.3)를 적립해 주유 할인서비스(S-오일 주유시) 등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9월 말까지 프로스펙스 매장에서 유도 이원희 선수의 금메달 획득 기념 골드 세일을 실시한다.의류의 경우 청량리점·관악점·일산점·안양점·인천점·노원점 등 일부 점포에서 30%,신발은 강남점과 분당점을 제외한 수도권 전점에서 20% 할인된 가격에 각각 판매한다. ●행복한세상은 9월30일까지 ‘재고도서 50만권 초특가 대전’을 5층 구 문화센터 자리에서 연다.국내외 도서 및 아동전집류,사전류 등을 50∼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주요 도서는 조이싱크 테마교육 15만원,최우수 테마명작 9만원,뉴프렌드 영어 7만원,삼국지 4만원,학습만화 시리즈 1만원,그림 위인전기 3000원에 판매한다.
  • [山도 경영시대] 친환경 먹거리 寶庫…고소득을 캔다

    [山도 경영시대] 친환경 먹거리 寶庫…고소득을 캔다

    산(山)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그대로 방치하거나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개발 대상으로 바뀌어 산도 이제는 소득창출 수단으로 떠오르는 등 ‘경영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주40시간 근무가 시작되면서 산주(山主)는 물론이고 산림정책 관계자나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산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산주와 산림정책 관계자,전문가들은 산을 단순한 레저공간이 아닌 공익적 기능을 지키면서 소득을 창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최근 전국 규모의 세미나를 잇달아 여는 등 효율적인 ‘산림경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산은 무궁무진한 자원 2003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토의 65%인 650만 2000㏊가 산이다.그러나 산에서 얻어지는 임산물 생산은 국내총생산의 0.5%(3조 1083억원)에 불과하다.지난 30년간 이뤄진 산림정책의 근간이 치산녹화에 집중됐기 때문이다.심고 기르기만 했지 활용은 미흡했다.그러나 이제 산림정책이 변하고 있으며 변해야 한다. 이미 우리 산의 나무는 1973년과 비교해 5배 이상 증가,나무 총량이 4억 4800만㎥에 달한다. 그러나 목재를 수확하려면 최소 40년이 걸린다.임업이 부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산림경영의 다각화가 각광받고 있다.나무는 그대로 두되,나무 아래 등 산에 펼쳐진 공간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밤나무,표고,송이와 취나물·고사리·두릅 등 산채류,조경수 재배 등이 그것이다.이같은 단기소득 임산물 생산은 지난해 임산물 총생산(3조 1083억원)의 약 51%를 차지하는 등 매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윤영균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농산물과 달리 산을 활용해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은 기술이나 가격 등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 그런 사실을 아는 산주들은 많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사유림 활용이 관건 산림청은 임업이 활성화되려면 산림의 70%(460만㏊)를 차지하는 사유림에 대한 경영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사유림은 산주가 217만명이나 된다.소유만 한 채 돌보지 않는 부재산주가 50%다.특히 산주 1인당 보유면적이 2.1㏊로 소규모다. 산림청은 우선 10㏊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산림경영의 필요성과 성과를 설파하고 나섰다.소규모 산주에게는 여럿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협업경영과 위탁운영을 주선하고 있다.국립산림과학원도 손이 덜 가면서 일정 수입이 보장되고 위탁경영이 가능한 수종을 개발,보급에 나서고 있다. ●산주들도 나섰다 지난달 19일 산림청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산주와의 만남’ 행사를 가졌다.산주들은 정부의 지원내용과 사업신청 절차에 큰 관심을 보였다.대리경영과 개발 범위,소득이 용이한 수종 등 경영에 대해서도 질문이 잇따랐다.만남의 장에 참석했던 김태규(55)씨는 “산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날 만남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특히 이들은 산주들이 관련 정보를 얻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건의하고,가칭 ‘전국산주협의회’를 결성했다. 산림청도 이날 ‘올해의 산주상’을 제정,산주를 독림가와 산림후계자 같은 정책의 주요 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산주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foa.go.kr)에 ‘산주방’을 개설키로 약속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발언대] 지나친 웰빙에 산나물도 수난/박명식 (주) 말씀인쇄 그래픽스 이사 수필가

    얼마 전 고향 근처로 산행을 다녀오면서 보게 된 일이다.도시에서 단체로 나들이를 온 것으로 보이는 일행들이 무더기로 각종 산나물들을 마구 채취해 가는 모습을 보고 걱정이 앞섰다.하산 길 그들의 손에는 산나물과 이름모를 약초 등이 한 움큼씩 들려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약초나 산나물을 채취하면서 뿌리까지 뽑아서 아예 씨를 말린다는 데 있었다.이러한 무자비한 행태는 자신의 욕심 만을 생각한 일종의 자연 생태 파괴 행위이다.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웰빙바람을 타고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말이나 휴일이면 도시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온 산을 돌아다니며 나물 채취에 까지 극성이라고 한다.얼마 전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가 지나쳐서 자연과 나무의 성장을 해친다는 지적도 있었다.이러다가는 자연 보호는커녕 우리 산야의 두릅,더덕,도라지,취나물,고사리,원추리,버섯 등 친근한 우리의 산나물들이 수난을 당하여 통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야산에 자생하는 버섯이나 식물들은 모양이 비슷하여 농촌에 오래 사셨거나 고도의 식물 분별력을 가진 사람만이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매년 잘못 먹은 독초나,식용할 수 없는 버섯을 먹고 생명을 잃는 일도 빈번하다. ‘족두리 풀’ 과 ‘속새’ 등 이름도 희귀한 약초나 보호 자생 난(蘭) 등의 불법 채취는 법으로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또한 등산로를 이탈하여 홀로 깊은 계곡으로 들어갈 경우,독사에 물리거나 실족하는 일 등 자칫하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본격적인 행락철이 다가온 만큼 주요 입산 지역에 안내 또는 계도하는 현수막을 걸어 멸종 상태의 자생약초나 희귀산나물 채취가 불법임을 알리는 예방과 안전조치 등을 취해 나아가야 하겠다. 박명식 (주) 말씀인쇄 그래픽스 이사 수필가˝
  • [‘생존 몸부림’ 전국 재래시장 탐방] 청주 13개 재래시장

    충북 청주시 재래시장에서는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상품권 못지않은 인기를 끌어 재래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다 상당구 석교동 육거리시장,흥덕구 가경터미널시장 등 청주시내 13개 재래시장이 상품권을 처음 발행한 것은 지난해 12월 1일.3종류(5000원·1만원·2만원권)로 발행된 모두 3억원 어치의 상품권이 지금은 동이나 다음달 재발행될 예정이다. 청주시 박기영 지역경제담당은 “3억원 이상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상품권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가 재래시장협의회에 제안,도입됐다. 새마을금고에서 상품권을 취급해 시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특히 지역 기업체가 직원들에게 주는 선물을 살 때 많이 이용해줬다.이 때문에 지난 연말 12월 9500만원에 이어 설이 끼어 있던 1월에 1억 500여만원 어치가 팔려나갔다.육류와 과일 등 선물용품을 구입하는데 상품권이 많이 이용됐다. 이들 재래시장은 이마트·까르푸 등 총 6개의 할인점과 백화점에 치여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박 담당은 “아직은 상품권이 재래시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 안되지만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시장에 가면 달랑 상품권만 쓰겠느냐.”고 반문하며 “시민들이 현금도 써 효과는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청주시는 올해 상·하반기 상품권 구입자 가운데 30명씩 추첨,2만원권 상품권을 주는 경품행사를 열어 시민들의 관심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충주시에서는 재래시장을 경유하는 관광버스와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있다.지난해 8∼11월 관광열차를 운행한데 이어 다음달 재운행에 들어간다. 제천역에서 관광객이 내리면 관광버스로 충주로 모셔와 유람선을 태우고 충주호를 구경시킨다.5일장으로 성남 모란시장 못지않은 성내동 풍물시장과 무학시장 등 재래시장을 둘러보게 한다.이어 택견전수관과 우륵당에서 한국의 전통무예인 택견과 가야금 시연을 보이고 충주박물관을 관람시키는 코스다. 지난해 5일장이 열리는 날만 운영해 1차례에 30∼40명씩 다녀갔다. 장재흥 충주시 중소상인연합회장은 “주로 50∼60대인 주부나 부부 관광객들이 찾아와 취나물과 충주사과 등 특산품을 사갔다.”면서 “판매액으로 보면 별것 아니지만 우리 재래시장을 알리는 홍보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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