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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연시 ‘아리랑치기’ 조심을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늘면서 취객 대상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회사원 최모씨(36·광명시 하안동)는 21일 새벽 1시쯤 만취해 서울중구 북창동 유흥가에서 영업 행위를 하는 승용차를 탔다가 이모씨(45) 등 2명에게 서울 신촌으로 끌려가 신용카드와 현금카드 등을 빼앗긴 뒤 길거리에 버려졌다. 이씨 등은 최씨의 카드로 은행에서 현금 70만원을 인출해 사용한 뒤500만원을 더 인출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조모씨(34)는 8일 밤 서울 강남의 한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잠이 들어 어디론가 끌려갔다가 어슴푸레 정신을 차리는순간 3∼4명의 사내가 입과 코에 마취제를 들이대 기절했다. 다음날 아침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쓰레기통 옆에서 지나가던 행인에게 발견된 조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겨우 목숨을 건졌다. 회사원 박모씨(32)는 지난 16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유흥가에서양주 4∼5잔을 마신 뒤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골목에서 뛰어나온 20대 남자와 부딪혔다.이어 3∼4명의 남자가 뛰어나와 ‘경찰을부르겠다’며 겁을줘 100만원을 주고 합의를 보았다. 서울 중부경찰서 최승규(崔承圭)수사과장은 ▲정신을 잃지 않을 만큼 술을 마실 것 ▲불법 영업을 하는 승용차를 타지 말 것 ▲부축해주는 등 호의를 베푸는 낯선 사람을 조심할 것 ▲술에 취해 귀가하는동료가 탄 택시의 번호를 적어 놓을 것을 권했다. 조현석 전영우기자 hyun68@
  • 절도범8명 잡은 ‘시민 포돌이’

    한 시민이 절도범 8명을 차례로 붙잡았다.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식당을 경영하는 조항일(趙恒一·39·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씨는 추석을 앞두고 범죄가 빈발할 것이라고 판단,2일부터 7일까지 새벽 시간대에 식당 주변을 승용차를 몰며 순찰했다. 조씨는 2일 새벽 4시20분쯤 중랑구 면목2동 서울은행 망우동지점 앞 도로에서 취객을 면도칼로 위협해 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던 이모군(17) 등 2명을 발견,112로 신고한 뒤 30분 동안 추적한 끝에 검거해경찰에 넘겼다.6일과 7일에도 20∼30대 아리랑치기범을 붙잡았다. 7일 새벽 3시쯤에는 중랑구 상봉터미널 인근에서 김모군(16) 등 3명이 열쇠 없이 오토바이 2대를 몰고 가는 것을 보고 절도범임을 직감,경찰에 신고한 뒤 길을 묻는 척하며 붙잡았다. 8일에는 면목2동 한신아파트 5동 주차장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나오던이모군(18)을 검거했다. 태권도 초단,유도 2단으로 시민단체 일도 돕고 있는 조씨는 “청소년들의 잘못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어른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문화스냅-2000 여름/ 활짝 핀 심야문화

    ◆#1.21일 PM 10:30 남산 자동차극장. 하루 3회 상영중 2회가 막 시작되려는 시각.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차량 사이를 누비며 소형 확성기로 영화시작을 알리자 매점 주위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과 젊은 부부들 사이에 나이 지긋한 중년의 커플들도 눈에 띄었다. “요즘이 성수기죠.하루 평균 200대 가량 입장합니다.동대문 심야상권이 번성하면서 덩달아 심야문화권도 형성돼 현재 서울에 있는 자동차극장 4곳외에한군데가 더 생길 거랍니다”(정상준 남산자동차극장 과장)◆#2.PM 11:40 정동극장 ‘한여름밤의 꿈’콘서트. 한미 연합 재즈밴드인 ‘JC재즈밴드’의 리더 조나단 클라크가 피아노앞에앉자 ‘앙코르’를 연발하던 객석은 일순 조용해졌다.그러나 침묵도 잠시.1시간30분의 ‘짧지 않은’ 공연을 못내 아쉬워하던 관객들은 흥겨운 앙코르곡에 맞춰 어깨를 흔들고 박수를 쳐대느라 좀체 일어설 줄을 몰랐다. “딸이 가자고 조르길래 따라나섰는데 너무 좋네요”모처럼 딸(22)과 심야데이트를 나온 주부 박순덕씨(49)는 극장측에서 덤으로 나눠준 맥주 한캔과 CD를 들어보이며 흡족해했다.중학생 딸(14)과 초등학생 아들(12)을 데리고 온변현수씨(42·경기도 김포)는 “평소에도 심야 나들이를 즐기는 편”이라고말했다. ◆#3.22일 AM 1:25 동대문 프레야타운 10층 MMC극장. 낮보다 밤이 더 활기찬 동대문 상권.지난 1월 국내 첫 24시간 극장으로 문을 연 이 극장엔 주말을 앞둔 여유로움때문인지 심야영화를 보려는 20·30대젊은이들로 넘쳐났다.극장 입구 왼편에 자리한 모 인터넷업체의 사이버카페에는 인터넷서핑과 채팅을 즐기는 10대들로 북적댔다.벤처회사에 다니는 박모씨(31)는 “회사일이 자정넘어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로 심야영화를 즐긴다”고 말했다.MMC홍보실의 신숙희씨는 “자정부터 새벽 3시 사이의객석점유물이 80∼50%에 이른다”며 “20대 초반이 주류지만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오는 부모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2∼3년전부터 일기 시작한 ‘심야문화 즐기기’바람이 마치 불꽃일 듯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기껏해야 심야영화에 불과했던 장르도 음악회,전시회,연극 등으로 다양해졌다.정동극장은 6월 한달간 기획했던 심야음악회가 뜻밖의호응을 얻자 7월까지 기간을 연장해 매주말 재즈음악회를 열고 있다.지난 22일 63빌딩 특별전시실에서 개막한 ‘피카소와 게르니카전’의 경우도 전시회로는 이례적으로 밤 10시까지 관객을 맞고 있다. 심야문화를 즐기는 계층 또한 20대 마니아에서 중장년층까지 그 폭이 확대되는 중이다.이쯤되면 초기 심야문화 현상을 ‘획일성을 싫어하는 신세대의 비주류 취향’쯤으로 파악했던 단편적 시각은 업그레이드 돼야 할 듯싶다. 24시간 편의점으로 포문을 편 ‘전일(全日)생활시대’는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가져다준 여가와 소비욕구에 발맞춰 발전해왔다.밤은 낮의 생산력을 유지하기위한 휴식의 시간에 불과하다는 오랜 사회적 규범은 깨지고,또다른 생산과 소비의 시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낮에 쉬고 밤에 일하는 경제인구의 증가는 수많은 인접 상권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았고,보통 사람들의 시간 개념까지 바꾸어 놓았다. ‘밤문화’를 기껏해야 일탈적인 ‘술문화’쯤으로 여기던 때는 지났다.낮시간에 못다한 레저와 문화활동을 보충하거나 혹은 심야에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정취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웃집 거실등이 꺼질 무렵 대문을 나선다. 전문가들은 “24시간 사회가 보편화되면서 심야문화는 특정 계층의 은밀하고 쾌락적인 문화에서 일반인들의 공개적이고 일상적인 문화로 자연스럽게 편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도 밤에는 잠만 자야한다고 생각하는가.한밤에 돌아다니는 이들은 모두‘탈선한 청소년’이거나 ‘야행성 마니아’라고 여기지는 않는지.그렇다면위의 세 사례중 한곳이라도 짬을 내 가보자.당신이 잠든 사이 ‘또다른 문화’가 새록새록 꽃피고 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억울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순녀기자 coral@. *심야문화 변천사.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좀 먼 과거로 가볼까요.이런,유럽의 중세로군요.‘암흑의 시대’에 밤은 얼마나 어두웠을까요.프랑스 역사학자 장 베르동은 ‘중세의 밤’이 마법과 환상에의해 두려움에 떨면서도 계시와 기도를 통해 신을 체험하는 승화된 밤이라고 분석했습니다.살인 절도 간통이 난무하는 공포의 시간을 견디려고 중세사람들은 죄없는 사람을 마녀로 몰고,마법사와 늑대인간 등의 악마적 존재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한편으론 나름대로 밤을 즐기기위해 램프와 초를 조명으로 사용하고,야경대를 조직해 자치규정을 만드는 등 공동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답니다.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이번엔 1982년 1월1일의 서울입니다.해방이후 37년간묶여있던 야간통행금지가 이날부터 전면해제됐습니다.이젠 자정이 돼도 통금사이렌같은 건 울리지않고,미처 귀가하지못해 허둥대는 취객들의 모습도 볼수 없겠지요.에로물 중심의 심야극장이 잠깐 등장했지만 관객이 없어 곧 자취를 감춰야 했습니다. 통금해제이후에도 오랫동안 금기의 시간대로 남아있던 밤이 ‘문화의 시간’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건 1997년부터입니다.IMF관리체제로 불황에 처한 극장들이 타개책으로 심야상영을 속속 도입하면서 심야문화가 서서히 기지개를켜기 시작한 것이지요.그해 연말 동숭씨네마텍에서 열린 공포영화 ‘킹덤1’의 자정 심야상영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합니다. 특히 98년6월 컬트영화 ‘록키호러픽쳐쇼’의 심야이벤트는,밤문화를 ‘마니아문화’로 여기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대중가수들이 신세대들의독특한 문화욕구를 그냥 지나칠리가 없지요.박상민 이은미 리아 봄여름가을겨울 등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늦은 밤 호텔 컨벤션홀을 빌려 3∼4시간씩 심야라이브쇼를 여는 일도 이제 드물지 않게 됐습니다. 2000년 여름,서울의 밤은 ‘문화의 해방구’역할을 자임한 듯합니다.지금까지 한번도 심야문화를 즐기지 못했다면 살짝 알려드릴까요.인터넷PC통신 넷츠고가 주최하는 ‘열대야 영화제’(29∼8월5일,국립극장),서울시가 마련하는 ‘한강좋은영화감상회’(26∼8월4일)국립극장의 ‘열대야페스티벌’(8월9∼11일)등은 무료관람이니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겠지요. 이순녀기자
  • [조약돌] 가짜 ‘비아그라 껌’ 한통에 3만원

    경찰청 외사3과는 14일 멕시코 산 껌을 성 기능 촉진 성분이 들어 있다고속여 시중에 판 K상사 대표 허모씨(57) 등 7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허씨는 지난 4월 멕시코에서 ‘섹스껌’으로 통하는 껌 1만2,000통을 수입,생활정보지 등에 ‘비아그라껌’이라고 허위로 광고한 뒤 한 통에 2,500원짜리를 3만원씩 받고 팔아 6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비아그라껌’은 국산 껌에 비해 향이나 맛이 떨어지는 저질이지만 서울강남과 강원도 강릉 일대 단란주점의 취객들에게 날개돋친 듯 팔려 수입물량이 거의 동이난 상태였다. 김경운기자 kkwoon@
  • 독자의 소리/ 대학가 광고전단 전용게시판 이용을

    여러 대학이 모여 있는 대학가에서 자취하는 대학생이다.그러나 주변에 유흥업소가 밀집돼 있어 짜증스럽다.밤새 심한 소음과 흥청대는 취객들 때문에고통을 겪는다.더욱이 요즘에는 각종 광고물이 곳곳에 붙어 있어 볼썽사납다. 하숙과 자취생을 구한다는 광고가 벽이며 전신주에 너덜너덜 붙어 있는 것은 예사고 술집,당구장,게임방 등 유흥업소들의 전단광고까지 길가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스포츠마사지 광고나 전화방 등 유해업소들의 명함광고 또한주차된 차량에 여기저기 끼여 있다. 대학가의 광고게시물들을 정리하는 당국의 노력이 아쉽다.게시판을 만들어그곳에만 광고물을 부착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면 대학가를 깨끗이할 수 있을 것이다. 유재범[대전 중구 부사동]
  • 10대 年3만명 거리로 ‘가출 범죄’ 대책없다

    5월은 청소년의 달. 하지만 해마다 늘고 있는 가출 청소년을 계도하고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가출 청소년은 연간 2만∼3만명에 이른다. 가출 청소년의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법무부 산하 서울보호관찰소가 지난해보호관찰 대상 청소년들의 범죄 798건을 분석한 결과, 77%는 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인 것으로 조사됐다.청소년 범죄는 지난 92년 9만9,900여건에서 98년에는 16만1,00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청소년 쉼터나 보호시설은 11곳뿐이다.수용인원도 150명에 불과하다.민간이 운영하는 보호시설을 합해도 44곳에 불과하며 수용인원은 1,000명을 넘지 못한다. 생계수단이 없는 가출 청소년들은 길거리에서 방황하거나 강·절도,매춘 등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무서워 지난해 10월 집을 나온 송모양(16)은 며칠 동안 거리를 방황하다 매춘녀로 전락했다.PC방과 만화방을 전전하다 전화방을 통해 연결된 어른들과 매춘을 하며 7만∼8만원씩의 화대를 받으며 생계를이어갔다.송양을 결국 우울함을 달래보려고 부탄가스를 흡입하다 경찰에적발됐다.송양은 “집에 돌려보내면 다시 가출하겠다”며 귀가를 거부해 서울의 한 청소년 쉼터로 보내졌다. 이모군(16)은 지난해 9월 아버지가 부도를 내고 어머니마저 가출해버리자거리로 내몰렸다.학교에서는 출석 일수 부족으로 퇴학을 당했다.갈 곳이 없는 이군은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 다른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 취객의 돈을 빼앗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소년의 교화나 선도를 맡는 보호관찰 인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법무부로부터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청소년은 8만1,600여명에 이른다.하지만 이들의 교화나 보호를 맡는 인원은 700명당 1명꼴에 불과하다. 미국은 청소년 15명당 1명꼴로 교화와 보호 담당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보호 관찰 대상 청소년과 자원봉사 시민이 1대 1로 자매결연을 해 선도에 큰성과를 얻기도 한다. 한국청소년재단 보호관찰사업 담당자인 하성민(河成珉)씨는 “청소년의 달을 맞아 가출 청소년 계도 및 보호 정책 등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면서“정부의 재정지원 확대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여의도 벚꽃축제 “시민품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여의도 벚꽃축제가 시민행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윤중로를 따라 펼쳐지는 여의도 벚꽃축제는 올해도 약 250만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시민들을 위한 서울의 대표적 봄맞이 행사. 그러나 해마다 축제때면 불법 천막노점과 이동 잡상인들이 활개를 치고 일부 취객들이 난장판을 이뤄 축제분위기를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관할 영등포구와 서울시,국회사무처,영등포경찰서 등이 ‘시민안전’을 내걸고 일체의 상업성 행사나 노점상·포장마차의 영업을 전면 금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윤중로 주변 한강시민공원에 경계초소와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노점행위 예상지역을 사전에 봉쇄하는 한편 특별근무반을 편성,각종 불법 및 질서문란행위를 단속하고 있다.또 취사행위를 막는 대신 시민들을 대상으로 김밥·도시락 등 간단한 먹거리를 마련하도록 홍보하고 쓰레기 되가져가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국회의사당 뒷길의 차량통행을 통제,시민들의 나들이 편의를 돕고 임시주차장을 많이 확보해 교통혼잡을 최소화했다. 올해 벚꽃축제가 이처럼 쾌적하고 조용하게 치러지는데는 서울시의 재치도한몫을 했다.서울시는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결혼비용 마련을 이유로 시위까지 벌이며 노점상 영업을 끈질기게 요구한 장애인들에게 “결혼비용 자체를 시에서 대겠다”고 대응,노점상 절대불허 원칙을 고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점상 및 포장마차 영업 금지,차량통제 등이 적절하게어우러지며 올해 여의도 벚꽃축제는 그야말로 시민의 축제가 되고 있다”고말했다. 벚꽃축제는 일요일인 2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 16대 국회의원 뽑던날/ 전국 투·개표 이모저모

    21세기 첫 4년의 국정을 끌어갈 일꾼을 뽑는 13일 국민들은 한표의 주권을행사한 후 TV 앞에 앉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개표 드라마’를 지켜보며 밤을 지샜다.국민들은 투표가 마감된 이날 오후 6시 3개 공중파 방송사가 투표자 출구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각 정당별 의석수 및 예상 당선자와 실제 개표진행 내용을 대조해가며 개표 상황을 주시했다.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열세로 분류됐던 일부 후보들은 전국 244개 개표소에서 투표함이 일제히 열리면서 의외로 선전을 하자 “이길 수도 있다”,“출구조사가 틀렸다”며 승리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으며,출구조사에서나 개표 초반부터 선두로 나선 후보들은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뜨렸다. 열세로 분류된 후보자들은 “15대 때도 TV 예측과 개표 결과는 차이가 컸다”면서 손에 땀을 쥐며 마지막까지 개표 과정을 초조하게 지켜봤다.서울 양천갑,서대문갑,마포갑·을,동대문을 등 경합지역 개표장에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득표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할 때 마다 참관인과 선거운동원들은 휴대전화로 지구당에 급히 소식을 전하는 등 긴박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날 서울 강남 등 대도시 아파트단지는 TV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느라 밤늦게까지 불야성을 이뤘고 서울역,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도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시민들은 서울지역에 출마한 ‘386세대’ 후보들이 당선이 유력하거나 선전하는 양상으로 개표상황이 전개되고 수도권의 총선연대 낙선대상 후보들이 열세를 보이자 정치권의 “바꿔” 바람이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된 16대 총선 투표는 전국적으로 별다른 불상사없이 평온하게 진행됐다. ◆시민들은 오후 6시에 발표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지난 15대 총선에서 개표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던 점을 상기하며 의구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주부 심형선(沈亨善·34·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어느 정도 결과를 예측한 상태에서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를 비교해가면서 볼 수 있어 좋다”면서도 “그러나 방송사마다 조사편차가 너무 심해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다”고말했다. 회사원 김태익(金泰益·35·서울 개봉동)씨는 “지난 15대 총선 때도 방송사의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가 크게 달라 출구조사 결과는 그다지 신뢰하지않는다”면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할지 모르나 발표에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접전이 예상됐던 수원시 장안구에서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후보와 민주당 김훈동(金勳東) 후보의 싸움은 개표율 30%를 넘어서면서 박 후보 쪽으로판세가 기울었다.개표율 31.4%에 이른 밤 10시30분쯤 방송사의 출구조사와는 달리 박 후보가 40.3%의 득표율로 김 후보를 2,000표 가까이 앞서 나가자박 후보측은 눈에 띄게 표정이 밝아졌다.박 후보는 “낙관하기는 이르지만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한 것이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 후보측은 표차가 점차 벌어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자민련의이태섭(李台燮) 후보측은 개표 초반부터 큰 표차로 밀리자 총선연대의 집중낙선운동 대상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라며 총선연대를 원망했다. ◆대구·경북지역 유권자들은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나타나자 선거가 너무 싱겁게 끝났다는 반응을 보였다.출구조사에서 한나라당후보는 대구 11개 선거구를 ‘싹쓸이’했고,경북 16개 선거구에서도 칠곡,봉화·울진 등 2개 선거구를 제외한 14개 선거구를 휩쓸었다. 총선대구시민연대 배종진(33)사무국장은 “대구 북갑 등 일부 선거구에서낙선운동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볼 수 있으나 지역감정이라는 높고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지역감정 해소에 힘을 쏟는 한편 당선자에대해서는 집중적인 감시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접전 예상지역으로 분류됐던 부산 해운대 기장갑 개표장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자 민주당 개표 참관인이 충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밤 10시20분쯤 해운대구청 회의실에 마련된 개표장에서 개표를 지켜보던 정모씨(45·여)는 한나라당 손태인(孫泰仁) 후보에게 민주당의 김운환 후보가 1만표 이상 뒤지자 갑자기 쓰러졌다. ◆경기도 안양 동안구에서 민주당 이석현(李錫玄) 후보와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 후보간 표차가 개표 초반부터 수차례나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양측참관인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처음에는 심후보가 이후보를 조금 앞섰으나 밤 10시30분쯤 이후보가 앞지르더니 이후 6차례나 선두가 바뀌었고 밤 11시30분쯤에는 다시 이 후보가 64표차로 앞서는 등 밤늦게까지 치열한 선두 다툼이 이어졌다. ◆전남 여수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신순범(愼順範)후보는 개표장에서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소란을 피우다가 선관위원장에 의해 퇴장당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신 후보는 이날 오후 8시쯤 개표가 진행중인 여수 흥국체육관에 들러 “총선연대가 투표일 하루전인 12일 시중에 나를 낙선대상자로 기재한 유인물을배포해 표가 적게 나왔다”며 “이번 선거는 무효인 만큼 재선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후보는 김중곤 선관위원장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큰 소리를지르다 결국 퇴장 명령을 받고 경비경찰에 의해 쫓겨났다. ◆인천시 계양구 한나라당 안상수(安相洙)후보와 민주당 송영길(宋永吉)후보는 당선 예측보도가 방송사마다 다르게 나오자 서로 자신의 당선을 장담하면서도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이날 오후 6시 SBS와 KBS는 안 후보를 당선예상 후보로 지목한 반면,MBC는 송 후보를 지목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초반 개표결과가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예상과 다르게나타나자 후보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청원의 민주당 정종택(鄭宗澤) 후보측은 처음에 출구조사에서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자 환호했으나 막상 개표가 진행되면서 이내 3위로 밀리자 “어떻게 이럴수 있느냐”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반면 3위로 조사돼 낙담해 있던 자민련 오효진(吳效鎭) 후보의선거운동원들은 오후보가 선두로 떠오르며 2위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 후보를 크게 앞지르자 “좀더 지켜보자”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보은 옥천 영동 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후보가 민주당 이용희(李龍熙) 후보와 자민련 박준병(朴俊炳)후보,무소속 어준선(魚浚善)후보 등 거물 정치인들에 밀릴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출구조사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뒤 개표에서도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다 당선권에 진입하자“정치 신인이 일냈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광주시 남구 선관위가 개표 종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개표소를 방문한 고재유(高在維) 광주시장의 출입을 저지하자 시 간부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고 시장은 이날 밤 9시쯤 개표소인 방림초등학교 체육관을 시 간부들과 함께 방문했으나 선관위가 구내방송을 통해 “선거법상 자치단체장은 개표소를 방문할 수 없는데 경찰은 뭐하느냐”고 말하자,시 간부들은 “시장에게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고함을 쳤다.고 시장은 방문한지 5분만에 부랴부랴 개표소를 빠져나갔다.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 박명환(朴明煥)후보와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 김윤태(金倫台)후보가 맞붙은 서울 마포갑 개표소에서 무효표 10장이 발견돼 개표 작업이 20분동안 중단됐다. 마포구 선관위는 이날 오후 8시40분쯤 부재자 투표함을 열자 선관위에서 마련한 기표봉 보다 큰 문양이찍혔거나 볼펜으로 지지 후보를 표시한 투표용지 10장을 발견,모두 무효로 처리했다. 마포을 개표소에서는 ‘신바람 박사’ 민주당 황수관(黃樹寬·54)후보와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 박주천(朴柱千)후보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경남 창원 갑·을의 개표가 진행된 창원 실내체육관에서는 밤 9시50분쯤취객 20여명이 개표소에 들어가겠다며 소동을 부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창원갑 모후보의 지지자를 자처한 이들은 개표소 입구를 지키던 경찰에게 “유권자로서 개표가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감시할 권리가 있다”며 막무가내로 입장하겠다고 우겼다.경찰이 제지하자 “일반인 관람석을 만들어 놓고도 우리를 막는 이유가 뭐냐”며 개표소 입구에 새워놓은 안내 표지판을 발로 차고 개표참관인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곧바로 해산됐다. ◆민주당 선거참관인 등 2명이 이중투표라고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면서 선거운동원 40여명이 3시간 동안 투표소 입구를 봉쇄하고 투표함 이송을 저지해 개표가 지연됐다. 이날 오후 5시30분쯤 민주당 선거참관인 서모씨(59)와 대학생 김모씨(29)등 2명은 부산시 영도구 신선2동 신선어린이집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려다 선거인 명부에 기재된 자신들의 이름에 지장이 찍혀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영도구 선관위는 결국 서씨 등 2명에 대해 재투표를 실시하고 신선어린이집 투표함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개표하기로 합의한 뒤 투표함을 개표장으로 이송했다.선관위는 “조사결과 신선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할 유권자 2명이 투표소를 잘못 찾아 투표했으나 선관위 직원이 선거인 명부의 번호만 확인하고 투표시키는 바람에 착오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젊은 유권자들 가운데 총선연대의 낙선대상자를 투표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이 많았다. 이화순(李華順·여·22·서울 중림동)씨는 “총선연대의 정보를 기준으로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배수연(裵秀娟·22·여·동대문구 청량1동)씨도 “낙선 대상자인지 여부가 선택의 최우선 기준이 됐다”면서 “이를 위해지난 한달 동안 후보자와 선관위의 홈페이지 등을 부지런히 넘나들었다”고소개했다. 총선특별취재반
  • 각종단체 민원·청탁전화 봇물

    오는 12일부터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시작될 ‘2000년 여의도 벚꽃 축제’를 앞두고,축제 특수를 노리고 장사를 하려는 단체들의 민원과 청탁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청은 시민들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축제 기간 동안 길이 5.7㎞인 윤중로에서 상업적인 이벤트 행사를 비롯해 노점상,포장마차 등의 영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윤중로는 영등포구청과 영등포경찰서가,한강둔치 쪽은 한강관리사업소가,국회 뒤편 체육공원은 국회사무처가 각각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요즘 이들 기관에는 벚꽃 축제와 관련해 하루 10통이 넘는 민원성 전화가 걸려와 업무에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9일 “‘축제기간 동안 장사를 할 수 있게 허가해 달라’고 애원하거나 ‘허가해 주지 않으면 재미없을 것’이라고 협박하는 전화까지 걸려온다”고 말했다. 구청측은 “‘○○회’나 ‘△△단체’라고 밝히지만 전화로 요청하기 때문에 실체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한강관리사업소측도 “서울시장실까지 찾아가허가해 달라고 청탁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일절 불허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이벤트회사 등도 “백혈병 어린이 돕기행사를 갖겠다”며 구청측에 행사를 허가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영등포구청 총무과 박영진(朴寧鎭·50)계장은 “지난해에도 축제 기간 동안단속을 했지만 윤중로 벚꽃길에 포장마차가 들어서고 취객들도 많아 축제분위기를 해쳤다”면서 “이번 축제에는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해 오는 등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새천년엔 통일의 종소리를”

    “새 천년에는 통일과 민족 번영을 축하하는 종소리를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리고 싶습니다”5대째 서울의 상징인 보신각(普信閣) 종을 지키고 있는 종지기 조진호(趙珍鎬·72)씨의 새해 소망이다.지난 62년 타계한 아버지 조한이(趙漢伊)씨의 뒤를 이었으니 올해로 39년째다. 종은 조씨 가문의 집안 신앙이다.조씨는 보신각 종을 ‘종님’이라고 높여부른다.매일 아침 5시면 일어나 정성스레 청소를 하고 종이 취객들로부터 수난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밤에도 집에 가지 않는다. 조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종지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해방 뒤 미8군 트럭운전수로 일하면서 받은 월급이 5,400원이었다.이에 반해 종지기는 2,700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평생 아무 말이 없었던 아버지는 숨을 거두기 3일 전 스스로 종지기에서 물러난 뒤 조씨를 추천했다.그리고 “네가 맡으면 5대째다.종님은 도성4대문을 여닫는 분이니 잘 지켜야 한다”는 유언을 남겼다.작고한 어머니김부전(金富田)씨의 “가업을 이어달라”는 간곡한 당부도 있었다. 조씨의 출생지는 옛 보신각 주소인 서울 종로구 종로2가 102번지이다.아버지가 가업을 잇게 하려고 출생지를 옮긴 탓이다. 구한 말 궁궐 관리였던 할아버지 조영희(趙永熙)씨와 영친왕의 근위대장이었던 아버지는 일제 치하에서도 보신각을 지켰다.당시 두사람은 일제가 보신각 바로 뒤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하자 5년 동안 철거투쟁을 벌였다.결국 일제도 손을 들고 말았다. 6·25 때도 아버지는 “종님을 모셔야 한다”며 피난을 가지 않았다.어머니는 9·28 서울 수복 때 보신각에 난 불을 끄다 유탄에 맞아 한쪽 팔을 잘라야 했다. “우웅-,우웅-,우웅…” 서기 2000년 1월1일 0시.새 천년을 여는 33번의 종소리가 울렸다.이날도 어김없이 고건(高建)서울시장과 최종오(崔鍾午)서울시의회 의장 뒤에서 타종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한 조씨는 “새 천년에는 우리 겨레가 웅장하면서도 평화스런 종소리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며 맑게 웃었다. 전영우 류길상기자 ywchun@
  • 국내 첫 ‘부부 파출소’ 탄생

    ‘파출소’를 밤낮으로 지키며 주민들의 지팡이 역할을 도맡는 부부가 있다.충북 진천군 문백면 문백파출소 사석출장소의 정문화(鄭文和·46) 경장과부인 이복희(李福姬·46)씨. 직원 5∼6명이 근무했던 사석파출소에서 출장소로 격하된 지난 17일부터 이곳은 정 경장 부부의 근무지이자 살림집이다.경찰은 정 경장 1명 뿐이다.부인 이씨는 아무런 보수없이 남편 일을 거들고 있다. 전국 최초의 ‘부부파출소’다.진천경찰서가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부파출소’ 근무자를 신청받았고 지난달 10일자로 사석파출소에 부임한 정경장은 고향인 진천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어 자원했다. 정 경장 부부는 관내 609가구 1,793명에 대한 치안을 담당한다.관내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진천경찰서 순찰대로 연락한다.대신 이곳은 경찰민원서비스센터로 기능한다.소소한 민원은 알아서 처리한다. 부인 이씨는 전화를 받거나 사무실을 청소하고,남편이 급한 일로 자리를 비우면 민원인 안내도 한다.끼니 때면 식사 준비는 물론 여느 살림집처럼 남편뒷바라지를 하다필요하면 공문서를 챙겨주기도 한다. 소문이 퍼지면서 예전에는 파출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현상들이 나타나고있다.동네 아주머니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놀러와 이씨와 대화의 꽃을 피우고 백일떡을 가져오는 집도 있다.이씨는 처음에는 전화 상담도 꺼렸고,취객이 들이닥치면 사무실로 나올 엄두조차 못냈으나 이제는 정 경장의 가장 믿음직한 동료 직원이 됐다. 정 경장은 “주민들이 파출소를 이웃집처럼 생각하고 마실을 온다”고 부부파출소의 장점을 늘어놓았다. 진천 김동진기자 kdj@
  • [대한매일을 읽고] 연말 날치기범 기승

    연말이 되면서 취객상대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기사에 공감한다(대한매일 14일자 23면). 그러나 더욱 주의를 환기해야 할 것은 여성 상대 날치기범이라고 본다.날치기범들이 노리는 대상은 대부분 범행이 쉬운 여성들이기 때문이다.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금이 든 가방이나 핸드백은 어깨에 대각선으로 걸친후 가슴 앞으로 오게 한다.아무리 강심장의 날치기범이라도 정면에서 핸드백을 낚아채기란 쉽지 않다. 또 걸을 때는 인도 안쪽으로 걷고,낯선 남자가 친절을 베풀면 경계해야한다.최근 정장차림의 말쑥한 날치기범이 늘었기 때문이다.또 은행현금 인출시에는 오토바이 2인조 날치기범을 조심하고,고액인출시에는 해당은행 청원경찰이나 경찰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안전하다. 연말을 맞아서 경찰관들은 각종 사건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날치기를 당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인상착의와 도주방향을 숙지하고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범인들은 도주에만 신경쓰기 때문에 사소한 기억이라도 범인검거에 도움이 된다. 박상규[영등포경찰서 문래파출소 경사]
  • 연말 취객 상대 범죄 극성

    세밑 송년회 등으로 술자리가 늘면서 취객들을 노리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경찰관이라도 술에 취하면 범행 대상으로 삼을 만큼 수법도 대담해지고있다. 경찰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부축해 주거나 음료수를 건네는 등 호의를베푸는 낯선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회사원 박모씨(32)는 지난 10일 밤 술집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의 한 골목길에서 행인을 치어 50만원을 물어주었다.근처 술집에서 양주 4∼5잔을 마시고 승용차를 몰고 가려는 순간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갑자기 30대 남자가 나타나 차에 부딪쳤다. 그 남자는 “갈비뼈가 부러졌다.경찰을 불러라”며 골목길에 드러누웠다.박씨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날까봐 100만원을 요구하는 그 남자에게 50만원을 주고 합의를 봐야 했다.남자의 행동이 수상해 보였지만 돈을뜯기는 도리 밖에 없었다. 지난 11일 밤 서울 종로에서 수원행 마지막 전철을 타고 집에 가던 한모씨(29·여·수원 권선구 세류동)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술에 취해 자고 있었는데 수원역에 다다랐을쯤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을 때 양쪽에 앉았던 20대 남자 2명이 몸을 더듬으며 성추행을 하고 있었다. 전철 안에는 승객들이 거의 없었으며 한씨는 깜짝놀라 비명을 지르자 남자들은 황급하게 달아났다. 회사원 임모씨(30)는 지난달 17일 새벽 3시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서울강남구 신사 지하철역 앞길에서 헤어진 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낯선 승용차에 탔다. 호객꾼이 “10만원만 내면 예쁜 여자와 술을 마시게 해주겠다”고 꾀었다. 강남구 논현동 S단란주점에 도착해 술을 마신 임씨는 주문하지도 않은 가짜양주 2병과 안주 등으로 술값이 115만원이나 나온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주인에게 항의했지만 호객꾼과 술집 종업원들은 “술 값을 떼먹으려 한다”며 임씨를 마구 때려 기절시키고 현금 30만원을 빼앗았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4일 술집주인 조병호씨(29) 등 3명을 식품위생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서초구 잠원동에 무허가 술집을 차리고 중구 북창동 유흥가에서 취객들을 유인,승용차에 태우고 가 고급 양주병에 가짜 양주를 담아 팔면서 술 취한 손님들로부터 신용카드를 빼앗아 돈을 인출하는 수법으로 5차례에 걸쳐 1,000만여원을 빼앗았다. 서초경찰서 이영(李榮) 형사과장은 “취객들을 상대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술에 취해 술집의 위치나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해범인을 잡기가 어렵다”면서 “술을 마시더라도 반드시 술이 깬 뒤 귀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조현석 김재천기
  • IMF 2년 실직눈물 닦고 창업 열기 확산

    휴일인 21일 오후 서울 강남 G백화점 명품관과 H백화점 수입매장,L백화점등에는 값 비싼 수입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들 백화점에서는 ‘페레가모’‘구찌’‘베르사체’ 등 한 벌에 100만∼300만원씩 하는 외제 정장과 100만원짜리 이탈리아제 핸드백,30∼40만원대의외제 화장품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서울 L백화점 영등포점도 이날 하루 170만원대의 ‘버버리’ 정장이 20∼30벌 팔리는 등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70% 이상 급성장했다.백화점측은 최근수입매장을 2곳에서 7곳으로 늘렸다. G백화점 관계자는 “올들어 10월까지 명품관의 매출액은 1,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4% 늘었다”고 밝혔다. 주말인 지난 20일 밤 대형 룸살롱 100여곳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유흥가는 유흥업소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다.벤츠,BMW 등의 고급 외제차와 취객들로 밤새 흥청거렸다. 140평 규모에 120여명의 접대부가 있는 G룸살롱 지배인은 “대부분 예약 손님이며 평일에도 새벽까지 30여개 룸이 모두 찬다”고 말했다.강남구청 관계자는 “100여평이상 고급 룸살롱이 관내에만 50여곳이나 된다”면서 “대부분 하루 평균 5,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운송담당 관계자는 “지난 여름부터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여행지도 방콕 괌 도쿄 등 동남아에서 수백만원대의경비가 드는 유럽·하와이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17개 대형 연회장이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과 웨스틴조선 등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은 이미 망년회 예약을 끝냈다.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은 밀레니엄을앞두고 2,000만원짜리 2박3일 밀레니엄 패키지를 내놨다. ‘노숙자 다시 서기 지원센터’ 김영술(金榮述·34)사무국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서울시내 노숙자는 지난해에 비해 갑절 이상 늘어 6,000여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2년을 맞은 우리사회의 그릇된 단면이다. 그러나 어두운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묵묵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자들이 늘고 있고,생활이 쪼달려도 알뜰하게 건전소비를 하며 살아가는중산층이 대부분이다. 21일 오후 서울역과 용산역,탑골공원 등 서울시내 20∼30곳의 노숙자 무료급식소는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했다.앞서 지난 9일에는 종로구 궁안마을에서 천막생활을 하는 철거민 30여명이 서울역 등에서 모은 1,070만원을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석주(2)군의 아버지 이해원(34)씨에게 전달,주위를 흐뭇하게 했다. 조현석 장택동기자 hyun68@
  • [공직탐험] 소방공무원(2)

    “아파트 문 열어주다 도둑으로 몰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청주소방서 119구조대원인 강성중(姜成中)소방교의 96년 가을 경험담이다. 강소방교는 “평소에는 바로 위층에 양해를 구하고 베란다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나 늦은 밤이라 주민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고 15층 옥상에 로프를 설치하고 내려가다 13층에서 웬 주민이 나를 도둑으로 생각하고 부엌칼로 로프를 끊으려 하는 바람에 혼났었다”며 “당시 신고는 주인이 열쇠를 사무실에 두고온 사소한 것으로 주민들이 119 이용을 신중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처럼 ‘단순히 열쇠를 분실했다,아파트 내부에서 문을 잠가 놓은 채 잠이 들어 열어주지 않는다,집에 선풍기를 틀어 놓은 채 나왔으니 대신 좀 뽑아달라’는 등 ‘얌체 신고’가 전체 신고의 25% 정도나 된다. 서울시소방본부 이성묵(李成默)홍보실장은 “열쇠업자를 부르면 2만∼3만원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을 구조대에 연락한다”면서 “이런 작업을 하다 추락사고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는 대원들도 있다”고 말한다. 광주 동부소방서 김명수(金明洙)소방과장은 “부부싸움 끝에 119구급차를부르는 경우도 많다”면서 “남의 부부싸움을 말리다 뺨을 얻어맞거나 취객을 구급차를 불러 집에까지 태워다 주라는 사람들의 요구를 거부하다 심한욕설도 많이 듣는다”고 고충을 얘기한다. 경북 성주소방서 성주파출소 김영근(金泳根)소방사는 “한달에도 몇번씩 같은 병원에 사소한 상처로 구급차를 이용해 치료를 받으러 갈 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환자 이송중에 친척에게 선물한다며 농산물을 구급차에 싣겠다는 경우도 있다”면서 “구급차를 자가용이나 택배차량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을보면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한다. 게다가 장난전화도 적지않다.서울시 소방본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9신고건수는 402만1,449건으로 장난전화가 62%인 248만380건이나 됐다.또 올해 들어서도 지난 8월말까지 신고건수 275만6,777건의 52%가 장난전화였다. 지난해 114안내전화가 유료화되면서는 전화번호 문의전화 건수도 부쩍 늘었다.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고건수의 31.5%를 차지하던 문의건수는 올해에는 지난 8월까지 39%나 됐다. 이같은 사소한 요청이나 장난 신고는 소방대원들의 근무의욕을 감소시키는것은 물론이고 꼭 필요한 구조 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공직탐험] 소방 공무원(1)

    올해로 37번째를 맞는 9일 소방의 날을 소방공무원들은 무거운 심정으로 맞고 있다.단풍잎같은 고운 손을 흔들며 하룻밤을 다녀오겠다고 떠난 어린이들과 꽃다운 청소년들이 잇따라 대형화재로 목숨을 잃은 때문이다.화재는 물론부부싸움, 취객 수송, 심지어 벌떼 출현 현장까지 달려가는 만능해결사 소방공무원들은 누구인가. 어둠을 뚫고 빛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소방공무원들의모습을 차례로 알아본다. ‘용감·희생·봉사’를 모토로 한 우리나라 소방공무원은 지난 6월 말 현재,2만2,464명이 있다.경찰의 치안정감에 해당하는 소방총감은 1명,치안감격인 소방정감은 3명,경무관에 해당하는 소방감이 27명이다. 소방서의 서장은 소방정(Fire Chief)이 맡고 있다.경찰로 말하면 총경인 셈이다.소방정 189명 가운데 139명은 일선 소방서장이고 나머지 50명은 행정자치부 본부 계장,시·도본부 과장 등으로 일하고 있다.그 밑으로 소방령,소방경,소방위,소방장,소방교,소방사(Fireman)로 이어진다. 여성 소방 공무원은 476명이 있다.소방위 6명이 최고위직이다.기능별로 나누면 119구조대원이 1,599명,119구급대원이 3,957명이다.나머지는 화재진압요원들이다. 보수는 일반 공무원보다 기본급이 약간 높다.예를 들면 일반직 9급과 소방직 10급을 비교하면 소방공무원이 2만8,000원 가량 많다.여기에다 업무특성을 감안,별도 수당이 추가된다. 소방경 이하 모든 소방 공무원에게는 월 7만원의 방호활동비가,화재진압 소방공무원에게는 월 4만원의 화재진압 수당이,구조·구급업무 담당자에게는구조구급 활동비가 월 10만원씩 지급되고 있다. 소방은 화재진압을 주로 해왔으나 80년대 들어 구급업무가 추가되기 시작했다.구조업무는 88올림픽을 계기로 일부 시작했다가 95년 삼풍백화점 사고를계기로 119구조대가 전국적으로 설치되면서 본격화됐다. 격일제 근무체제인 이들은 출근과 동시에 퇴근할 때까지 긴장을 풀지 못한다. 여느 직종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도 직업병이 있다.‘벌떡병’이다.출동지령을 들을 때마다 대기실에서 벌떡 벌떡 일어나면서 얻게 된 병 아닌 병이다.지하철 안에서 졸다가 다음 정차역을 안내하는방송에 벌떡 일어나는가 하면 집에서도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몸에 긴장감이 흐른다. 보장성보험도 많이 가입하고 있다.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소방인들은 보험회사로부터 아예 가입을 거부당해 왔다.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언제 사고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자정∼새벽4시‘아리랑치기’조심

    오전 0시부터 오전 4시까지는 취객 등의 호주머니를 터는 ‘아리랑치기’를특히 조심해야 한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지난 1일부터 20일 동안 백화점과 할인매장 및 지하철역 등에서 서민들을 상대로 금품을 턴 소매치기와 아리랑치기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162건,224명을 붙잡아 194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범행시간은 오전 0∼4시가 83건(51.2%)으로 가장 많았다. 오후 6시∼낮 12시 29건(18%),낮 12시∼오후 6시 25건(15.4%),오전 4∼7시 13건(8%),오전 7시∼ 낮12시 12건(7.4%) 등이었다. 범행 장소는 길가가 70건(43.2%),지하철역 주변 18건(11.1%),재래시장 17건(10%),백화점 15건(9.2%),유흥가 밀집지역 11건(6.8%),버스정류장 주변 5건(3%) 등이었다. 범행 수법은 술에 취해 길에서 잠든 취객의 호주머니를 터는 아리랑치기가절반에 가까운 73건으로 가장 많았다.범인의 나이는 14∼20세가 전체의 29.4%나 돼 범죄의 연소화 경향을 보였다. 경찰은 서민들을 상대로 하는 치기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취약시간에 지하철역과 유흥가 주변에 경찰력을 집중 배치,범죄예방 활동도 편다. 조현석기자 hyun68@
  • 되살아난 과소비…IMF 잊었나

    지난 10일 밤 11시 서울 강남역에서 역삼역으로 이어지는 강남 일대 유흥가.거리는 단란주점과 나이트클럽,노래방 등 1,000여곳의 유흥업소들이 내뿜는네온사인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고 오가는 취객들로 밤새 흥청거렸다. 유흥업소 주변은 국산 대형차뿐만 아니라 벤츠,BMW 등 고급 외제차들이 몰려 일대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차에서 내린 젊은 남녀는 ‘조르지오아르마니’ ‘페라가모’‘구찌’ 등 캐주얼 한 벌에도 100만∼200만원 하는 고급 외제옷과 외제품으로 치장했다.이들은 짝을 지어 하룻밤 술값이 100만원을 넘는다는 유명 호텔의 나이트 클럽으로 향했다. 역삼동 S단란주점 지배인은 “올해 초부터 손님들이 늘기 시작해 요즘은 예약 손님들만 받고 있다”면서 “주말에는 새벽 4시까지 50개의 룸이 모두 찬다”고 말했다. 최근 ‘옷로비’ 사건으로 부유층들의 과소비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날 오후 1시 고급 백화점인 강남의 G백화점은 평일인데도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구찌’‘베르사체’‘질샌더’‘막스마라’등 외제 브랜드가 입점한 H백화점 의류매장이나 ‘로데오거리’에 있는 N, L, B, C, K 등고급 의상실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G백화점 관계자는 “최근들어 매출액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경기회복추세에 비해 기형적인 매출액 증가가 오히려 부담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벼랑 끝에 섰다가 간신히 고비를 넘긴 우리들의자화상이다.IMF 사태를 맞은 지 겨우 1년 6개월.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망국병’ 과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월 대형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66.9%나 증가했다.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 33.5%를 훨씬 웃돈다.1∼4월 해외여행자 수는 11만8,200명으로 48.2%,이들이 쓴 해외여행경비(유학 및 연수 제외)는 8억5,210만달러로 74%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사치성 소비재의 수입도 급증했다. 지난달 골프용품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7.4%,승용차는 258.8%,보석 및 귀금속 제품은 95.4%가 각각 늘었다. 소비재 수입 증가율은 61.2%로전체 수입 증가율 25%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밖에 외환위기 이후 수요가 급감했던 위스키 등 고급 양주의 소비도 올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 과소비추방 범국민운동본부 박찬성(朴讚星) 사무총장은 “경기회복에 대한지나친 기대감 때문에 ‘망국병’인 과소비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면서 “건전한 소비는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지만 과소비는 회복세에 있는경제를 다시 망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승호 조현석기자 hyun68@
  • 악극 신파극에 시골장터 울고웃고…/’아빠의 청춘’ 기획 김학민씨

    악극 ‘아빠의 청춘’이 경기도 일대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의 주최로 극단 아리랑은 지난 3일부터 5일장 장터,지역축제,길거리 등 이른바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악극의 향기를 전해주고 있다. ‘악극 바람’은 남양주시 진접읍에 이어 성남 모란장,평택 안중장을 휘감은 뒤 11일 경기도청 잔디마당에 안착했다. 먼저 극단 아리랑의 풍물패가 마당을 돌면서 경쾌한 리듬과 민요로 흥을 돋군다.다음 대중가요 ‘불효자는 웁니다’가 구성지게 울려퍼지면서 무대는신파조로 바뀐다. “사는게 힘드시죠.우리 한판 놀아보면서 시름을 잊어버립시다” 각설이(이홍근)가 나와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갑자기 객석에서 취객이 소주병을 든채 뛰어 나온다.그러나 관객의 술렁거림은 잠깐.아빠 김달식 역을 맡은 배우 김기천의 연기임을 알아차리고는 장터는 웃음바다로 바뀐다. “나가 ‘대한민국 김달식’이여.비록 지금은 아침은 안먹고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은 못먹을 계획이지만 한땐 잘나가던 사람이여.사연하면 나도 ‘한사연’하는데 여기 있는 분들이 들어줄텨?” 남녀노소의 박수 속에 실직,장사실패,부랑생활 등 김달식의 애절한 사연이실타래를 풀어나간다.IMF 관리체제 이후 부쩍 늘어난 ‘인생유전’이다.단순한 줄거리이지만 살갗에 다가오는 절실한 내용들이다. 노숙중인 남편을 찾아나선 아내(오연실)의 고생담과 아들(송태성) 딸(김지희)의 철없던 얘기가 이어지면 관객의 코끝은 절로 찡해진다. “이렇게 좋은 날 웬 청승이여” 상봉한 가족의 ‘아빠의 청춘’합창은 졸아들었던 마음을 흐뭇하게 펴준다.단원들은 1.5t트럭을 이용해 만든 간이무대에서 가수 뺨치는 노래로 흥을 이어 간다.‘밤이면 밤마다’‘포이즌’‘소양강 처녀’ 등의 레퍼토리에 모든 연령층의 어깨가 들썩인다. 잔치의 하이라이트는 ‘대동놀이’.각설이가 엿장수 판을 꾸미고 풍물놀이가 뒤따르면 흥에 취한 관객들이 앞으로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기 일쑤다. 아들과 손자 등 3대가 함께 찾아온 김학윤(65)할아버지 부부는 “옛날에 보던 악극과는 약간 다르지만 곧잘한다”면서 “내일도 구경할 생각”이라고말했다. 대동놀이 때 가장 앞서 뛰어나가 ‘썰렁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김영희주부(35)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즐거운 자리”라며 “이런 무대가 자주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1시간30분이 짧다는듯 여기저기서 “더 해요”라는 고함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아리랑패는 다음 장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연출을 맡은 김명곤씨는 “예술성 강한 작품은 아니지만 관객과 ‘만난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서민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02)741-5332 - ‘아빠의 청춘' 기획 김학민씨 “경기도의 31개 시군은 문화를 누리는 데에서는 편차가 심합니다.문화 취약지구에 ‘문화 복지’의 작은 불꽃을 지피려는 뜻에서 악극의 도내 순회공연을 시작하게 됐습니다.김명곤씨와 그의 아리랑극단이 없었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겁니다” ‘아빠의 청춘’의 순회공연을 기획한 숨은 공신인 김학민 경기도문화재단문예진흥실장(51).도서출판 학민사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황석영 임진택 등과 민족문화협의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되살려 이번 무대를 꾸몄다. “기존 공연은 앉아서 관객을 기다리는 일방적 형식이었지요.이같은 관행을 벗어나 소외된 ‘문화 수요자’를 찾아나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상한 것입니다”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특히 장터에선 ‘인기 캡’이었다.‘5일장의 제왕’인 성남 모란장에선 1,000여명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장터 상인과 시민들이 돈을 내 고사(告社)에 참석할 정도였다.1주일동안 ‘입소문’이 퍼지면서여기저기서 출연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그만큼 시골 사람들이 문화예술에 굶주렸다는 뜻이겠죠.기껏해야 텔레비전이나 보고 술 한잔 하는 정도의 놀이밖에 없는 이들에게 이번 무대는 흥겨울 수밖에 없지요” 유랑극의 생명은 즉흥성.주요 관객인 행인이 얼핏 보고 그냥 지나가면 일단 실패작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아빠의 청춘’은 달랐다.김실장은 그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단한 작품은 아닙니다.그럼에도 반응이 좋은 이유는 ‘서민의 냄새’에 있습니다.아파트단지에 사는,현대 문화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촌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밑바닥 인생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았지요.그래서 관객의 호응이더 뜨겁게 나타납니다” 이어 “원래 10월말까지 50회를 계획했는데 상반기 중에 50여곳을 다 돌고공연횟수를 더 늘릴려고 합니다.그래도 공연 요청을 다 채울 수 없을 정도입니다”라며 즐거운 비명을 올렸다. 이종수기자
  • 규제개혁 현장점검-유흥업소 심야영업 허용

    유흥업소의 심야영업 규제가 해제된지 3주일이 지난 27일 밤과 28일 새벽. 단란주점과 나이트클럽,노래방 등 유흥업소 1,200여곳이 밀집한 서울 강남일대 유흥가에는 붉은 네온사인으로 불야성을 이뤘고 오가는 취객들로 밤새흥청거렸다. 지난달만 해도 경찰의 단속을 피해 은밀하게 영업을 하던 업소들이 ‘24시간영업’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손님을 맞았고 이른바 ‘삐끼’들은 거리에나와 노골적으로 손님들을 잡아끌었다.오는 5월8일까지 청소년출입이 금지된 노래방에서는 10대들이 쏟아져 나왔다.같은 날까지 심야영업이 규제된 비디오방들도 버젓이 심야영업을 하고 있었다. 지난 1일 심야영업해제로 바뀐 유흥업소 주변의 밤거리 풍경이다.심야영업해제는 판도라 상자를 열어 주었다. 업주들은 물론 경찰과 구청 등 단속 기관들도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시간외 영업’으로 인한 실랑이가 크게 줄었다며 반기고 있다. 하지만 손님 유치 경쟁이 심해져 변태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이런 분위기가청소년 탈선을 부추기는등 심각한 사회문제도 나타나고 있다.또 룸살롱 등고급 유흥주점과 나이트클럽 등은 호황을 누리는 반면 접대부 고용이 금지된 곳은 오히려 손님이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최근 소득의 양극화 현상도 이를 부채질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S단란주점 업주 韓모씨(44·여)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시설규제 해제 및 접대부 고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韓씨는 “업소간에 경쟁이 붙어 속칭 ‘홀딱쑈’ 등을 보여주지 않으면 손님이 찾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朴讚星사무총장은 “지난 19일 밤 구청직원과 함께 서울 강남지역에서 ‘불법·퇴폐업소 시민감시단’활동을 벌인 결과,185개 업소 가운데 절반인 93개 업소가 미성년자 출입 및 접대부고용,변태영업등을 해오다 적발됐다”면서 “불법 퇴폐영업이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식품위생팀 李春衡팀장은 “심야영업 해제로 공무원들의 부정 여지를 줄이고 미성년자 접대부 고용 및 퇴폐행위 조장시설 설치 등을 집중단속할 수 있어 긍정적인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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