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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어떤 사부곡/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어떤 사부곡/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올해도 예외는 없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로 돌아가는 이맘때, 그 초대장은 어김없이 나에게도 도착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우체국 소인이 찍힌 초대장을 보낸 이는 ‘김상열연극사랑회’였다. 예술계에는 명망 있는 예술가의 이름을 앞세운 각종 상이 많고 사연도 제각각이다. 김상열연극사랑회가 주는 상도 그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이 상은 좀 유별난 데가 있다. 엊그제 ‘김상열연극사랑의집’에서 열린 ‘김상열연극상’ 시상식에서는 극작·연출가 윤한솔이 18번째 주인공이 됐다. 어감은 별로지만 장기 있는 노래를 뜻하는 ‘18번’을 염두에 둔다면 영광스런 차례라 생각했다. 우선 역대 수상자 이력의 공통점을 꼽자면 극작과 연출을 겸한 인물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주목해야 할 사람, 호명된 상의 주인공인 김상열이다. 1998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김상열은 극작과 연출로 대단한 명성을 이룬 현대 연극의 대가였다. 예순도 안 된 나이(57세), 요즘 100세 시대를 염두에 두면 안타까운 요절이었다. 연극에 관한 같은 이상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활동하던 ‘동인제극단’ 시절 극단 가교에서 출발해 극단 현대극장과 극단 신시로 이어지는 30여년 동안 170여편의 희곡을 쓰고 연출했다. 그의 다작(多作)은 한국 연극의 높은 개방성과 놀이성을 상징하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연극평론가 서연호는 특히 “셰익스피어와 브레히트의 정신과 방법을 우리 토박이 말과 몸짓으로 수용”한 점을 높이 인정한다. 그의 연극관은 1988년 극단 신시 창단으로 정점을 이루었고, 일찍이 극단 안에 뮤지컬컴퍼니를 병설로 두어 오늘날 뮤지컬 발전의 토대를 다졌다. 이런 과거의 김상열을 끊임없이 오늘에 되살리는 일을 누군가가 하고 있다. 그 증표가 김상열연극상이요, 구심점이 김상열연극사랑회다. 18년이 지난 지금도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잊지 못해 부르는 미망인의 사부곡(思夫曲), 그게 김상열연극상이다. 연극적인 업적과 공헌도를 볼 때, 마땅히 나라에서도 치하해야 할 일을 혼자 하고 있는 사람은 고인의 부인 한보경이다. 두 사람은 1981년 극단 현대극장의 연구생과 연출가로 처음 만났다. 마흔 노총각은 잔심부름을 거들던 스물셋 배우 지망생에게 금세 빠져 5년 뒤 결혼했다. 극적인 만남과 사랑이었다. 그러나 남편과의 사별로 결혼 생활은 길지 못했고, 그에 대한 존경과 애틋함을 표현하고자 한씨는 남편을 기리는 일에 평생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이를 실천에 옮긴 지 어언 18년이 흘렀다. 여전히 주변에선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러느냐”며 비아냥거리지만 한씨는 개의치 않고 한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김상열연극상 운영은 만든 계기만큼 정말 소박하다. 김상열연극사랑회를 이끄는 연극인들이 그해 활약이 두드러진 극작·연출가 한 명을 뽑아 시상하는데, 상금은 매년 한씨가 사재를 털어 마련하는 410만원이다. 상금액은 김상열이 태어난 해인 1941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념하는 희곡집 출간과 시상식 준비 등 수월찮게 드는 경비도 자급자족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부끄럽지 않은 정도는 되니까. 30년대에 태어나셨으면 어쩔 뻔 했나. 상금에 10만원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도 재밌고.” 김상열의 애제자였던 배우 김갑수의 너스레다. 6년 전부터는 김씨 모교인 중앙대 연극학과 학생에게 연극장학금(100만원)도 주고 있다. 문화융성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부끄러운 요즘 신념의 진실을 실천하는 어떤 갸륵한 사부곡을 전한다.
  • 탄산음료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당뇨병 위험 2배

    탄산음료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당뇨병 위험 2배

    설탕 또는 인공감미료가 함유된 탄산음료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면 당뇨병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요세핀 뢰프벤보리 박사 연구팀이 성인 28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1일 보도했다. 설탕이 들었든, 인공감미료가 함유됐든 200㎖의 청량음료를 최소한 하루 두 번 마시는 사람은 그보다 적게 마시는 사람에 비해 2형 당뇨병 발병률이 2.4배, 1.5형 당뇨병 발병률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 탄산음료를 하루 5번 마시는 사람은 2형 당뇨병 위험이 10.5배, 1.5형 당뇨병 위험이 3.5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1.5형 당뇨병이란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인 당뇨병인 2형과 소아 당뇨병인 1형이 복합된 형태로 성인형 잠복성 자가면역 당뇨병(LADA: latent autoimmune diabetes of adults)이라고 불린다. 뢰프벤보리 박사는 특히 인공감미료가 함유된 이른바 다이어트 탄산음료도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다이어트 탄산음료는 식욕을 자극, 특히 설탕이 들어있는 단 음식을 많이 먹게 돼 결국 당뇨병의 위험요인인 과체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인공감미료가 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무너뜨려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포도당 내성을 유발했을 수 있다고 뢰프벤보리 박사는 설명했다. 그런데 자가면역반응 검사에서는 탄산음료와 자가면역반응 사이에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형 당뇨병 위험 증가가 1형 당뇨병의 원인인 자가면역반응이 원인이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뢰프벤보리 박사는 설명했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1136명은 2형 당뇨병 환자, 357명은 1.5형 당뇨병 환자, 1137명은 건강한 사람이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청량음료 섭취량을 조사했고 특히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당뇨병 진단을 받기 최장 1년 전까지 하루 탄산음료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를 물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에게는 인슐린 저항,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 자가면역반응을 측정했다.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고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그 양이 충분하지 않거나 인슐린 저항이 나타나 인슐린에 대한 체내조직의 민감도가 저하되는 질환이다. 1.5형 당뇨병은 1형과 2형 당뇨병의 특징을 함께 지닌 혼합형 당뇨병이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내분비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ndocrin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방으로 잡는 건강] 여드름은 ‘피부 당뇨’ 탄수화물 줄여보세요

    [한방으로 잡는 건강] 여드름은 ‘피부 당뇨’ 탄수화물 줄여보세요

    여드름은 또 다른 말로 ‘피부의 당뇨’라고도 불린다. 수렵생활을 하는 파푸아뉴기니와 파라과이의 15~25세 원주민 400여명을 역학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창 여드름이 많을 나이인데도 이들은 가벼운 여드름조차 없다.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지 않다 보니 여드름이 나지 않는 것이다. 여드름을 예방하려면 혈당 지수가 낮은 저탄수화물 식사를 해야 한다. 혈당 지수는 음식물 섭취 시 혈당상승 정도를 평가한 척도다. 혈당 지수가 높은 음식은 체내 포도당 농도를 빨리 상승시켜 혈당의 양을 조절하는 췌장호르몬인 인슐린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되게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당뇨 등의 대사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생긴 여드름에는 기존 한의학 원서에 나온 여드름 처방보다도 당뇨에 효과적인 처방이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낸다.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한방치료도 여드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여드름 치료에는 보통 이소트레티노인이나 트리암시놀론 주사제 등 국소 스테로이드제제를 쓰는데, 이런 약은 독성이나 부작용이 있다. ■도움말 선우유정 스킨룩스한의원 원장
  • 급속한 고령화에… 폐렴 사망자, 자살 앞질렀다

    급속한 고령화에… 폐렴 사망자, 자살 앞질렀다

    OECD 자살국 1위 오명 못 벗어… 폐렴 사망률 22% 뛰어 4위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폐렴으로 숨진 사람 수가 자살 사망자 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많아진 것이 원인이다. 자살자 수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긴 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가장 높았다.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다. 위암 사망자가 꾸준히 줄어든 반면 서구식 식습관으로 대장암과 췌장암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은 27일 이런 내용의 ‘2015년 사망원인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27만 5895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3.1% 많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粗)사망률’은 541.5명으로 전년보다 14.1명(2.7%) 늘었다. 사망 원인을 보면 폐렴이 눈에 띄게 늘었다. 폐렴 사망률은 28.9명으로 전년보다 22.0%(5.2명) 껑충 뛰었다. 자살률(25.8명)을 처음으로 제쳤다. 10대 사망 원인 가운데 폐렴이 4위, 자살이 5위로 전년 순위를 서로 맞바꿨다. 2005년 사망 원인 10위로 진입한 폐렴은 당시보다 사망률이 240.4%(20.4명) 증가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성 질환인 폐렴 사망률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면서 “고령화가 진행되는 만큼 앞으로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살로 숨진 사망자는 1만 3513명으로 전년보다 323명(2.3%) 감소했다. 하루 평균 37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자살 사망률은 26.5명으로 전년보다 0.7명(2.7%) 감소했다. OECD 평균 자살률(12.0명)은 물론이고 OECD 국가 자살률 2위인 일본(2013년 기준 18.7명)보다도 한참 높다. 남자의 자살률은 37.5명으로 여자(15.5명)보다 2.4배 높았다. 전연령대에서 자살률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나 70대 이상 고령층의 자살률만 증가했다. 이 과장은 “세계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자살도 많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고령화에 따라 자살률이 증가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다. 사망 원인 통계를 집계한 이후 3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지난해 사망자의 27.9%인 7만 6855명이 암으로 숨졌다. 암 사망률은 150.8명으로 2위인 심장질환(55.6명), 3위 뇌혈관 질환(48.0명)을 압도했다. 암 사망률은 폐암(34.1명), 간암(22.2명), 위암(16.7명) 순으로 높았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국인의 사망원인 ‘암’ 33년째 1위…폐암-간암-위암 순

    한국인의 사망원인 ‘암’ 33년째 1위…폐암-간암-위암 순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며 10대~30대 청년층은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통계청의 ‘2015년 사망원인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인 중 사망자 수는 총 27만 5895명으로, 전년보다 3.1%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사망률은 541.5명으로, 2006년(495.6명) 이후 수년째 증가세다. 한국인 부동의 사망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으로, 33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총 7만 6855명이 각종 암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인구 10만명당 암 사망률은 150.8명으로 2위인 심장질환(55.6명)의 3배 수준이었다. 암 종류별 사망률은 폐암(34.1명)이 가장 높았고 간암(22.2명), 위암(16.7명)이 뒤를 이었다. 10년 전인 2005년 위암 사망률은 22.5명으로 폐암에 이어 2위였지만 점차 줄어 작년 16.7명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대장암은 12.4명에서 16.4명으로 늘었다. 췌장암도 6.9명에서 10.7명으로 급증했다. 대장암과 췌장암은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앞으로도 이로인한 사망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령별로 암 사망률을 보면 30대는 위암이 1위였고 40·50대는 간암, 60세 이상은 폐암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원인 3위는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률은 48.0명이었다. 폐렴은 작년 5위에서 한계단 올라섰다. 한편 고의적 자해(자살)는 사망률 26.5명으로 5위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고령인구가 전체적으로 늘면서 사망자수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면서 “고령화로 폐렴과 심장질환 등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1~9세 및 40세 이상에서 사인 1위가 모두 암이었으나 10대와 20대, 30대는 모두 자살 사망자 비중이 가장 컸다. 10∼20대는 모두 사망원인 2위가 운수사고였고, 암은 3위에 그쳤다. 전체 사인 가운데 폐렴은 전년대비 사망률 증가폭이 22.0%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심장질환(6.1%), 만성하기도질환(4.7%) 등이었다. 생후 1년 이내 사망한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천명 당 2.7명으로 전년보다 0.3명 감소했다. 2000년 이후 최저치다. 임신 및 분만과 관련환 질환으로 사망하는 모성사망비(출생아 10만명당)는 8.7명으로, 전년대비 2.3명 줄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지연 과장은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의 효과로 영아와 산모 사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메디컬 인사이드] 3세대 면역항암제 시대… 암정복 새길을 연다

    암을 치료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방법은 수술과 약물요법, 방사선치료입니다. 칼로 암세포를 도려내면 그만일 것 같지만, 암세포는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주변 세포를 침범해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 조직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에게는 주로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효과가 좋지만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포독성항암제’라고 불렀습니다.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먹여 살리는 주변 혈관이나 암세포 분열 신호를 포착해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저격수 역할을 하는 표적항암제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투약할 수 있는 대상자가 일부이고, 오랜 기간 사용하면 화학항암제처럼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따릅니다. 이번에는 다른 방식이 나왔습니다. 몸의 면역기능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할 수 있다면 효과가 어떨까.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입니다. 면역치료라고 하면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분이 많은데 면역항암제는 기능이 좀 다릅니다. 면역항암제는 회피기능을 가진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찾아내도록 돕습니다. 주변 조직 손상 위험이 거의 없고, 기억 능력이 있어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수두 예방 접종을 받으면 평생 수두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던 췌장암 환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악성도가 높은 병입니다. 수술 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없어 늦게 병을 발견하기 때문에 환자의 75%는 이미 수술할 수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오게 됩니다. 그런데 2014년 처음으로 국산 면역항암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습니다.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에 따르면 ‘리아백스주’는 암세포에 붙어 있는 ‘텔로머레이스’를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돕는 기능을 합니다.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 끝에 달린 효소로,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요. 특히 암세포에서 과발현돼 괴물처럼 무한으로 증식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으로 일했던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부 사장은 25일 인터뷰에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뚜껑을 열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아무래도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소화기암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진전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말기 췌장암 환자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응급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의 종양 크기가 기존 7㎝에서 4.4㎝로 일부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일부 환자는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기대여명이 3개월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개발한 회사조차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췌장암을 100% 억제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겁니다. 적용 대상 환자도 현재는 소수입니다. 송 사장은 “‘이오탁신’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이고, 환자의 기대여명을 일부 늘려주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 모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해 장점이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치료 효과가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젬시타빈이라는 화학항암제와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전국 16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 찾아내도록 도와 대형 다국적제약사들도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흑색종과 폐암 치료에 사용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 여보이 등 3개의 다국적제약사 신약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항암제는 면역세포인 T림프구가 암세포를 ‘친구’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도록 합니다. 면역항암제의 도움을 받은 T림프구는 암세포를 기억하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특정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키트루다 등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에 비해 독성이 매우 적어 투약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하다”며 “여보이는 치료 시 20%의 환자가 10년 이상 생존한다는 고무적인 연구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T림프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물질 ‘PD-L1’ 양성 폐암 환자에서 사망률이 30%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타깃 명확하게 확인 안돼… 임상환자 대부분 물론 리아백스주처럼 한계도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1회 치료비가 500만~1000만원이나 될 정도로 고가여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받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모든 타깃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사용해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조차 이런 고가의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를 자비로 상용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전이성 폐암 환자의 20%에서만 치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환자들의 기대가 크지만 아직 모든 경우의 수를 밝혀내진 못한 상황입니다. 조 교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 제약사와 정부, 학계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만약 이런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계도 한계를 극복하려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약해 효과를 알아보는 시도가 가장 활발합니다. 표적이 다른 항암제를 섞어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교수는 “현재 연세암병원에서도 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높은 반응이 나타나는지 연구하기 위해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승인받은 키트루다, 옵디보 등 다른 종류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투여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비오 신부 선종, 추모 미사 거행…“매달 잔고가 0원”

    조비오 신부 선종, 추모 미사 거행…“매달 잔고가 0원”

    “이제 긴 세월 지셨던 십자가 내려놓으시고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 취하시기 바랍니다.” 21일 선종한 천주교 광주대교구 조철현 비오 신부 추모미사가 광주 임동 주교좌성당에서 경건하게 거행됐다. 이날 미사에서는 고인이 남긴 세 마디 유언장이 집전을 맡은 옥현진 총대리주교 음성으로 낭독됐다. “책, 기물 등은 소화자매원에 귀속한다. 혹시 남은 재산이 있을 경우 소화자매원에 귀속한다. 장기를 기증한다.” 고인의 뜻이 울려 퍼진 성당 지하강당에는 이내 숙연함이 감돌았다. 200여 천주교 신자와 시민은 성가를 함께 부르고 기도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깊은 뜻을 기렸다. 신자들은 하얀 미사포 아래로 가만히 눈물을 훔치며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짧은 내용이지만 긴 여운을 남긴 고인의 유언에 따라 빈소이기도 한 지하강당 입구에는 조화 대신 쌀 화환이 줄을 잇고 있었다. 고인이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입을 옷은 평소 착용하던 장백의, 영대, 띠, 백색 제의로 정해졌다. 고인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추모미사에 참석하며 “통장을 보니 매달 잔고가 0원 처리됐더라. 모든 걸 나눠준 당신은 항상 비우셨고, 나누셨고, 일신을 위해 돌보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의 가난, 사회정의, 나눔 정신이 우리 안에 살아남아 나눔과 정의와 섬김의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화 산증인인 조 신부는 이날 오전 3시 20분 췌장암으로 선종했다. 향년 78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비오 몬시뇰 신부 췌장암으로 선종…“5·18 민주화운동 산 증인”

    조비오 몬시뇰 신부 췌장암으로 선종…“5·18 민주화운동 산 증인”

    천주교 광주대교구 조철현(세례명 비오) 신부가 21일 오전 3시 20분 췌장암으로 선종(善終)했다. 향년 78세.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시민수습위원으로 참여해 부조리에 맞서다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렀다. 1989년 열린 5·18 진상규명 국회 청문회에서 “신부인 나조차도 손에 총이 있으면 쏘고 싶었다”며 신군부의 잔학한 학살행위를 증언하기도 했다. 2006년 8월 31일 38년간의 사목 생활을 퇴직하고 나서도 사회복지법인 소화자매원 이사장, 광주·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를 맡으며 통일과 민족화합, 사회복지운동에 주력했다. 2008년 1월 16일에는 국내에서 28번째로 고위 성직자 품위이자 교황의 명예 사제인 ‘몬시뇰’에 임명됐다. 고인은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서울 대형병원에서 치료받다가 건강이 호전되지 않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퇴원해 광주로 돌아왔다. 빈소는 광주 임동성당 지하강당에 마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랑을 남겼다 생명을 나눴다

    사랑을 남겼다 생명을 나눴다

    “제 신장을 받은 성주와 20년째 연락하며 엄마와 아들처럼 지내요. 신장 기증으로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거죠.” 8일 경기도에서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명예퇴직한 뒤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희(64·여)씨는 1996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박성주씨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함께 공무원을 하고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남편 김근묵(66)씨도 1995년에 신장과 간을 기증했다. ●“내가 나눠줄 수 있는 것 찾았을 뿐” 기증한 계기를 묻자 김씨는 “대단한 사연이 있는 건 아니고 단순하게 내가 나눠 줄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내 몸에 있는 것을 발견했을 뿐”이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이씨 부부 등 장기기증자 20명의 초상화를 9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 하부공간 ‘생명 나눔의 벽’에 공개한다. 생존해 있는 장기기증인 8명과 뇌사 판정과 함께 세상을 떠나면서 장기를 기증한 12명의 초상화로, 국민들이 기증인에게 보내온 감사와 응원의 문구를 캘리그래피로 디자인했다. 초상화는 재능기부로 완성했다. 9일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장기기증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벌이는 행사다. ●국내 기증률 100만명당 9명 불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만 2974명이 장기기증을 실천했다.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2014년 우리나라의 100만명당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9명에 불과해 스페인(36명), 미국(27명), 이탈리아(23.1명), 영국(20.4명) 등에 비해 크게 낮다. 초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기석(당시 16세)군은 기말고사를 며칠 앞둔 2011년 12월 2일 학원을 가는 길에 갑자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바로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불과 10시간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 애를 세상에 남기려고…” 김군의 아버지 태현(56)씨는 “아들을 어떻게든 세상에 붙잡고 싶은 마음에 기증을 결정했다”며 “장기 기증은 떠나간 기석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애끊는 부정은 신장, 췌장, 폐, 간, 심장 등의 기증으로 이어져 6명의 귀한 생명을 살렸다. 태현씨는 “간호사가 6명 모두 수술이 잘됐다고 말해 주더라”며 “기석이가 그분들에게 가서 건강히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충효(47)씨의 아내는 2013년 6월 1일 뇌출혈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았다. 당시 15세, 12세, 7세에 불과했던 세 아들에게 엄마의 빈자리는 감당하기 버거웠다. 슬퍼하는 김씨 가족에게 병원 측에서 조심스레 장기기증 의사를 물어왔다. “할 수 있다면 마지막 가는 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자.” 처가 식구들이 외려 망설이는 김씨를 응원해 줬다. 김씨의 아내는 간, 신장 등을 기증해 모두 5명에게 새 생명을 전했다. “사후 장기기증을 신청한 상태였는데 아내를 떠나보내고 죽기 전에도 장기기증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더군요. 아내가 남긴 사랑을 잇고 싶었죠.” 김씨는 201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신장을 기증했다. “최근에 열여덟 살이 된 큰아들이 ‘부모님이 자랑스럽다’며 ‘나도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너무 기뻤죠.”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흡연은 ‘묻지마 살인’?…간접흡연, 연간 60만명 사망 원인

    흡연은 ‘묻지마 살인’?…간접흡연, 연간 60만명 사망 원인

    간접흡연이 폐암 위험을 약 1.3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간접흡연에 의한 사망자는 일본에서만 연간 1만 5000명을 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국립암연구센터는 지난달 31일 비흡연자라도 간접흡연 유무에 따라 폐암 위험이 1.28배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간접흡연 연구논문 9건을 메타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일본 임상종양학회지’(JJCO)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일본인을 위한 암 예방법’이라는 지침에서 “타인의 담배 연기를 가능한 한 피하라’는 권고 사항을 ‘타인의 담배 연기를 피하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 담배 연기 자체를 단순한 잠재적 위험이 아닌 실질적 위험 요소로 본 것이다. 또한 같은날 일본 후생노동성은 흡연이 폐암과 췌장암 등 10가지 암 외에도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병 등 총 22가지 질병의 발병과 이로 인한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확실’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접 흡연은 암(폐, 인후, 후두, 비강·부비강, 식도, 위, 간, 췌장, 방광, 자궁), 치주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복부대동맥류, 만성폐쇄성폐질환, 결핵, 2형 당뇨병과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간접흡연과의 관계가 확실한 질병으로는 심근경색, 뇌졸중, 폐암, 영아돌연사증후군, 천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 백서’로도 불리는 이 보고서는 처음으로 미국처럼 흡연과의 인과관계 정도를 질병마다 ‘확실’부터 ‘가능성 있음’, ‘알 수 없음’, ‘무관계 가능성’까지 총 4단계로 판정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일본과 해외의 흡연과 건강에 관한 연구논문 약 1600건을 분석한 최종안으로 31일 열리는 회의를 통해 정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흡연은 침묵의 살인’…간접흡연 사망자 연간 60만명

    ‘흡연은 침묵의 살인’…간접흡연 사망자 연간 60만명

    간접흡연이 폐암 위험을 약 1.3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간접흡연에 의한 사망자는 일본에서만 연간 1만 5000명을 넘고 전 세계적으로는 연간 6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 국립암연구센터는 31일 비흡연자는 간접흡연 유무에 따라 폐암 위험이 1.28배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간접흡연 연구논문 9건을 메타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일본 임상종양학회지’(JJCO)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일본인을 위한 암 예방법’이라는 지침에서 “타인의 담배 연기를 가능한 한 피하라’는 권고 사항을 ‘타인의 담배 연기를 피하라’는 표현으로 수정했다. 또한 같은날 일본 후생노동성은 흡연이 폐암과 췌장암 등 10가지 암 외에도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병 등 총 22가지 질병의 발병과 이로 인한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확실’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접 흡연은 암(폐, 인후, 후두, 비강·부비강, 식도, 위, 간, 췌장, 방광, 자궁), 치주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복부대동맥류, 만성폐쇄성폐질환, 결핵, 2형 당뇨병과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간접흡연과의 관계가 확실한 질병으로는 심근경색, 뇌졸중, 폐암, 영아돌연사증후군, 천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담배 백서’로도 불리는 이 보고서는 처음으로 미국처럼 흡연과의 인과관계 정도를 질병마다 ‘확실’부터 ‘가능성 있음’, ‘알 수 없음’, ‘무관계 가능성’까지 총 4단계로 판정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일본과 해외의 흡연과 건강에 관한 연구논문 약 1600건을 분석한 최종안으로 31일 열리는 회의를 통해 정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노로바이러스 배양 성공…퇴치 길 열렸다(사이언스)

    노로바이러스 배양 성공…퇴치 길 열렸다(사이언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의 주된 원인이며 선진국에서 감염성 설사의 가장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전염성이 강할 뿐 아니라 열이나 건조 환경에도 강해서 박멸이 쉽지 않다. 다행히 대부분 건강한 성인에서 몇 주 이내로 저절로 좋아지기는 하지만, 노약자나 면역이 약한 환자에서는 심한 감염증을 만들 수도 있다. 노로바이러스가 1968년 처음 보고된 이후 과학자들은 예방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배양이 매우 까다로워 최근까지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없다는 것이 노로바이러스 연구를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었다. 미국 베일러 의대의 과학자들은 사상 최초로 노로바이러스의 배양에 성공했다고 저널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노로바이러스 배양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이 바이러스가 사람의 장세포(enterocyte)에서만 감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다른 이유로 장 수술을 한 환자에게서 기증받은 장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사람 장세포를 배양했다. 물론 노로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배양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일부 노로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와는 달리 실험실 환경에서는 사람 장세포에 침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노로바이러스가 사람 장세포에 침투하는데 다른 요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지속했다. 연구에서는 췌장 효소는 이유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흥미롭게도 감염에 필요한 또 다른 요소는 담즙 (bile)이었다. 담즙을 추가한 환경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인체에서와 마찬가지로 장세포에 감염되었다. 연구팀에 의하면 감염에 담즙이 필요한 박테리아는 이전에도 알려졌으나 바이러스는 처음 발견되는 것이라고 한다. 본래 목적은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것이었지만, 예기치 않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셈이다. 물론 바이러스 배양이 바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이러스 배양 기술이 개발된 만큼 앞으로 노로바이러스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미국 CDC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과체중 되면 위암 등 8종 암 걸리기 쉽다”(연구)

    “과체중 되면 위암 등 8종 암 걸리기 쉽다”(연구)

    과체중이 되면 위암과 소화기암은 물론 특정 뇌종양과 생식기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실무 연구진은 과체중인 사람이 걸리기 쉬운 암에 관한 기존 목록에 새롭게 암 8종을 추가한 보고서를 세계적인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최신호(2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소는 2002년 대장암과 식도암, 신장암, 유방암, 자궁암이 과체중에 의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다. 그후 새롭게 발표된 보고서에는 위암과 간암, 담낭암, 췌장암, 난소암, 갑상샘암 외에 뇌종양의 일종인 뇌수막종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이 추가됐다. 과체중과 암의 위험에 관한 연구논문 1000건 이상을 분석해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북미와 유럽, 중동의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암의 약 9%가 비만과 관련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 이 보고서는 몸에 지방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염증이 유발하고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인슐린의 과잉분비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장기간에 걸쳐 체중이 늘지 않도록 제어할 수만 있다면 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北 도발에 전역 미룬 병사들, 뭐하나 봤더니

    北 도발에 전역 미룬 병사들, 뭐하나 봤더니

    지난해 8월 20일 북한의 포격 도발 당시 전역까지 미루며 국방의 임무를 수행했던 장병들의 최근 소식이 알려졌다. 19일 국방일보에는 당시 전역을 미뤘던 장병들 중 윤진상(육군28사단) 예비역 병장 등의 근황을 전했다. 윤씨는 현재 SK텔레콤의 자회사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당시 전역을 미뤘던 병사들을 상대로 특별채용을 진행한 적이 있다. 윤씨는 “전역 연기를 희망했던 당시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직장에서도 적용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현호 예비역 병장(육군26사단 헌병대)은 전역 연기 이후 아버지가 췌장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한다. 송씨는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전역을 연기하고 임무를 다한 나를 자랑스러워하셨다”고 전했다. 이찬민 예비역 병장(육군65사단)은 현재 아마추어 복서로 생활하고 있으며 다음 달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3살 조카 죽인 이모 구속영장 신청···“미필적 고의 살인 성립”

    경찰, 3살 조카 죽인 이모 구속영장 신청···“미필적 고의 살인 성립”

    3살배기 조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20대 이모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11일 가해자 A(25·여)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후 전남 나주시 이창동 아파트에서 자신이 돌보던 조카 B(3)군을 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욕실에서 몸을 씻기던 A씨의 폭행과 학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B군은 A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A씨는 병원 응급실에서 사건 경위를 추궁하는 경찰에게 “평소 조카가 말을 듣지 않아 화가 나서 손으로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카가 설사해 침대 시트를 더럽힌 것에 화가 나 때리고 목을 졸랐다”면서 “욕실에서 씻길 때는 구토를 한 것에 재차 화가 나 물 담긴 욕조에 머리를 다섯 번 밀어 넣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B군을 때리고 욕조의 물 속에 머리를 넣었다 뺐다 하다 B군이 숨을 쉬지 않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119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고의성이 없었더라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성립한다고 보고 A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동으로 어떤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행동을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6월부터 친모인 언니 대신 B군을 양육한 A씨는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난다며 수시로 조카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에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B군 팔을 발로 밟아 골절상을 입히기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부검 결과 B군 신체 내부 곳곳에서 장기 등의 출혈이 확인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골·콩팥·췌장·좌우 후복강 주변에서 출혈이 관찰됐다”면서 “목 졸림과 등 뒤쪽에서 가해진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에 1차 소견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뇌부종도 있는 것 같다”면서 “머리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를 토대로 신체 여러 곳에서 나타난 출혈과 B군 사망과의 관련성을 규명하는 한편 주변인이 A씨 학대 행위를 묵인했는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산연강재단 암 연구 지원…서울대병원에 1억원 전달

    두산연강재단은 연구비 1억원을 서울대학교병원에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두산연강재단이 지원한 연구비는 서울대병원 외과 장진영 교수의 ‘원위체절제술에서 자동 봉합기 종류에 따른 췌장루 발생에 관한 다기관 연구’와 교육인재개발실 이민재 교수, 내과 윤정환 교수 등 3명의 암 관련 연구에 쓰이게 된다. 두산연강재단은 2006년 서울대학교병원과 암 연구비 지원 관련 협약을 맺고 매년 1억원씩 지금까지 총 11억원을 지원해 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술은 간암 등 암 7종의 직접적 요인”(연구)

    “술은 간암 등 암 7종의 직접적 요인”(연구)

    술은 1급 발암물질이지만, 어떤 암의 원인이 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진의 최신 연구에서 술이 7종의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알코올과 암에 관한 방대한 선행 연구를 철저히 조사해 알코올 이외의 영향을 제거, 해로운 역할을 확인했다. 그 결과, 7종의 암이 알코올 섭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음주를 적당히 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밝힌 7종의 암은 바로 간암과 구강암, 인후암, 인두암, 식도암, 결장암, 직장암, 유방암이다. 물론 알코올이 암의 유일한 원인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요인의 하나인 것만은 틀림없다. 사실, 이 부분에 있어 알코올로 인한 암은 전 세계 암 사망의 5.8%를 차지한다. 이는 예를 들어 2012년 알코올로 인한 간암으로 약 50만 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론은 세계암연구재단(WCRF)과 국제암연구소(IARC), 세계보건기구(WHO) 등 세계 유수의 보건 조직이 시행한 10년 상당의 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또한 결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알코올은 피부암과 전립선암, 췌장암과의 관련도 지적되고 있다. ■ 과음하지 않아도 영향이…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제니 코너 박사는 “가장 큰 위험은 알코올 섭취를 가장 많이 하는 것이지만, 음주 습관은 많은 사람에게 있으므로, 소량에서 적당량을 섭취해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건강 캠페인은 폭음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드물게 마셔도 음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연구는 알코올 섭취에 ‘안전한 범위’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전 세계의 보건 기관은 이 같은 정보를 더욱 자주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 암은 다양한 요인이 겹쳐 생긴다 암은 200종이 넘으며, 각각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지금까지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번 연구도 이런 암 요인을 줄일 수 있는 예방으로 이어진다. 이는 특히 음주와 흡연으로 인한 암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는 잦은 흡연과 음주, 앉아있는 경우가 많은 생활방식, 비만이 일부 암(피부, 뇌, 림프, 혈액, 비치사성 전립선 변이)를 제외하고 모든 암의 큰 위험 요인이라고 제안한다. 미국에서는 흡연하지 않고 음주도 거의 하지 않으며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암 진단 건수를 7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과 달리 음주는 그만큼 규제되지 않으므로, 귀아픈 이야기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술을 백약지장이라고도 불렀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라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또 이런 연구는 통계적인 것이므로 모든 사람이 이것에 들어 맞는 것은 아니다. 체질과 환경, 타고난 유전자에 관련하므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중에도 장수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암에 걸릴 확률이 커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런 암 위험을 낮추려면 평소 생활 습관을 좋게 하고 가능한 암과 관련한 위험 인자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일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중독저널’(Journal Addic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갑작스러운 당뇨병에 소화불량…혹시 나도 췌장암?

    [메디컬 인사이드] 갑작스러운 당뇨병에 소화불량…혹시 나도 췌장암?

    5년 생존율 20년째 9.4%사실상 조기진단 방법 없어흡연, 췌장암 발병률 2~5배 높여 전문가, 적극적 치료의지 강조 인류는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스스로 무한 증식해 인간의 몸을 망가뜨리는 암(癌)을 정복하려는 노력은 필사적이었습니다. 위암 등 일부 암은 조기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의료인의 이런 노력으로 ‘암 정복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기대에 찬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골칫덩이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유일하게 환자 5년 생존율이 그대로 입니다. 가장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갑상선암조차 그동안 5년 생존율이 6% 상승했는데 이 암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췌장암입니다. 우상명 국립암센터 췌장암클리닉 전문의는 24일 인터뷰에서 “췌장암의 생존율을 이야기할 때마다 담당 의사로서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암정보센터 조사 결과 1993년 췌장암 환자 5년 생존율은 9.4%였는데, 20년 뒤인 2013년에도 제자리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전립선암 환자 5년 생존율은 36.6%, 위암은 30.3% 상승했습니다. 우 전문의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대부분 환자의 경우 이미 병세가 많이 진행된 뒤에 발견되고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비율은 20% 이내에 머문다”며 “완전히 병변을 절제해도 암세포 미세 전이로 생존율 향상 기간이 4~6개월에 불과하고, 병세가 많이 악화된 환자에 대해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반응이 극히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승민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방 교수는 “조기에 진단한다고 해도 수술 후 재발률이 40~60%이고, 전체 환자 중 75%를 넘는 대다수 환자는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췌장암 치료를 포기해야 할까요. 췌장암 환자 A(56)씨는 8년 동안 췌장암으로 투병해 왔습니다. 그동안 폐에서 종양이 발견돼 폐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이암인 3기나 4기에 종양을 발견하면 대부분 1년 이내에 사망한다는 점에서 그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됐습니다. 4년 전부터는 항암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항암 치료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치료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우 전문의는 “현재까지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고 암이 더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힘든 암이지만 수술로 완치된 장기 생존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기 췌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주요 증상인 황달과 등 부위 통증, 체중 감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뒤에 생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종양 발생부터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시기를 1년 이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6~7년의 긴 기간이 소요됩니다. 이후 말기암까지 가는 데 2.7년이 걸립니다. 우리가 병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는 것은 7~8년을 증상도 없이 지내다 갑자기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가족 중 환자 있다면 위험률 더 높아져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징후는 당뇨병입니다.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방 교수는 “당뇨병으로 치료받는 사람이 평소 잘 조절되던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며 “또 40대 이후에 갑자기 당뇨병이 발병하면 췌장암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췌장암 환자는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위염 치료를 받고도 증상이 계속되면 췌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7~9%)의 3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췌장암 위험 요인은 일부 밝혀져 있습니다. 그래서 췌장암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대책입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흡연과 음주, 만성췌장염을 꼽았습니다. 우 전문의는 “특히 흡연은 췌장암 위험을 2~5배까지 높이는 최대 위험 요소”라고 했습니다.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위험은 더 높아집니다. 방 교수는 “우리 연구팀 분석에서 가족력 영향은 6% 정도로 조사됐다”고 했습니다. 당뇨병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 교수는 “당뇨병은 다소 논란이 있지만 3년 이내에 갑자기 발생한 당뇨병이나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환자에서 췌장암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혈액을 이용한 종양표지자검사(CA19-9)를 맹신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만성췌장염이나 담관염에서도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 건강검진으로 췌장암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표준검사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시경 끝에 초음파기기를 장착한 내시경 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고위험군 위주의 선별 검사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전체 환자의 20%만 수술 가능 췌장암에 대한 항암 요법은 여전히 환자나 의료진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이 사실입니다. 전이암을 완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에게는 생존 기간 연장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신약이 잇따라 개발돼 전이성 췌장암 치료제 병용 요법으로 중앙생존기간(100명의 환자가 있을 경우 생존 순위 50번째 환자 생존 기간)을 11개월 늘리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췌장 주변 혈관을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 추가 전이를 억제하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암은 췌장암 3기로, 전체 췌장암 환자의 35%가 해당됩니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암세포가 췌장에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전체 환자의 20%만 해당됩니다. 상황에 따라 췌장 전체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 건강 상태와 체력이 매우 중요하고, 무분별한 채식이나 민간요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방 교수는 “섣부르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며 “정석의 치료법이 어떤 측면에서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분명히 생존 기간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 전문의는 “환자와 치료를 하는 의료진 모두에게 힘든 암이지만 치료 성적을 높이는 노력으로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응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주일에 5번 이상 집에서 저녁 먹으면 당뇨병 뚝↓” (하버드大)

    “1주일에 5번 이상 집에서 저녁 먹으면 당뇨병 뚝↓” (하버드大)

    외식 생활이 일반화된 현대인에게 '집밥'(집에서 만들어 먹는 밥)의 중요성이 강조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1주일에 적어도 5차례 이상 집에서 저녁밥을 먹은 사람이 당뇨병에 덜 걸린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각 개인의 식생활과 당뇨병의 연관관계를 조사한 이번 연구는 지난 20년 간 10만 명의 의료기록과 식생활을 분석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1주일에 5~7차례 집에서 저녁밥을 먹은 사람이 1주일에 5차례 이상 외식한 사람과 비교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리는 비율이 1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밥을 먹는 사람들의 평균 체중이 외식을 즐겨하는 사람들에 비해 더 낮았다.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은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는 것으로 주로 40세 이후, 비만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당뇨병은 그 원인에 따라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제1형과 제2형으로 분류하며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앓고있는 것이 바로 제2형 당뇨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과 외식이 늘고있는 우리나라의 당뇨병 증가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는 320만명, 당뇨병 고위험군도 660만명에 달하며 계속 늘고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왜 집밥이 더 몸에 좋은 것일까? 연구를 이끈 쑨 치 교수는 "집밥은 의식적으로 좋은 재료를 선택해 건강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에반해 외식은 음식에 대한 별 이해없이 주어진 대로 수동적으로 먹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쑨 치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해 먹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일 뿐, 가공된 음식을 집에서 먹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hamgil / Fotoli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주일 5차례 저녁 집밥 먹으면 당뇨병 뚝↓” (하버드大)

    “1주일 5차례 저녁 집밥 먹으면 당뇨병 뚝↓” (하버드大)

    외식 생활이 일반화된 현대인에게 '집밥'(집에서 만들어 먹는 밥)의 중요성이 강조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1주일에 적어도 5차례 이상 집에서 저녁밥을 먹은 사람이 당뇨병에 덜 걸린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각 개인의 식생활과 당뇨병의 연관관계를 조사한 이번 연구는 지난 20년 간 10만 명의 의료기록과 식생활을 분석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1주일에 5~7차례 집에서 저녁밥을 먹은 사람이 1주일에 5차례 이상 외식한 사람과 비교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리는 비율이 1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밥을 먹는 사람들의 평균 체중이 외식을 즐겨하는 사람들에 비해 더 낮았다.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은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는 것으로 주로 40세 이후, 비만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당뇨병은 그 원인에 따라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제1형과 제2형으로 분류하며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앓고있는 것이 바로 제2형 당뇨병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과 외식이 늘고있는 우리나라의 당뇨병 증가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는 320만명, 당뇨병 고위험군도 660만명에 달하며 계속 늘고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왜 집밥이 더 몸에 좋은 것일까? 연구를 이끈 쑨 치 교수는 "집밥은 의식적으로 좋은 재료를 선택해 건강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에반해 외식은 음식에 대한 별 이해없이 주어진 대로 수동적으로 먹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쑨 치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해 먹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일 뿐, 가공된 음식을 집에서 먹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hamgil / Fotoli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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