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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칼럼] 생활습관병 고치기

    현대사회의 병은 대부분 생활습관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중풍과 대장·유방·난소·췌장암 등이 대표적이며, 공해나 중금속으로 인해 생기는 아토피, 암, 불임 등 거의가 생활습관이나 환경과 관련된 질환들이다. 간단한 감기조차도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잘못된 식이요법으로 남보다 더 자주 걸리게 된다. 또 현대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도 스트레스호르몬을 증가시켜 비만, 당뇨, 고혈압뿐 아니라 암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육류 위주의 식생활은 우리 몸을 약하게 만드는 소위 ‘산성체질’로 만들어 각종 병을 잘 일으키게 한다. 우리의 몸은 pH, 즉 몸의 산도가 약알칼리인 7.3~7.4를 유지하는 게 좋다. 소위 산성식품인 인스턴트 식품, 육류, 정제식품, 가공식품, 술, 튀김, 기름기 등은 조금만 지나쳐도 우리 몸을 나쁘게 만든다. 불규칙한 식사나 수면도 우리의 생체 리듬을 깨뜨려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노화를 촉진한다. 생체의 리듬이 깨지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 즉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조화가 깨져 변비, 저·고혈압, 부정맥과 식은 땀,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생활습관병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답은 우리 조상의 옛날 생활방식에 있다. 즉, 거친 음식, 나물과 채소를 풍부하게 먹으며, 부단히 육체 활동을 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한식을 먹고, 보폭을 크게 해서 많이 걷고, 짬짬이 스트레칭을 하여 몸을 이완시켜 주면 된다. 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기름지고 짠 음식을 삼가는 것이다. 조상들이 절기마다 절기음식을 즐겼 듯 제철에 나는 과일과 야채, 곡류를 즐겨 먹고, 절기마다 풍류를 즐기듯 생활의 활력을 위해서 즐겁게 어울려 운동도 하고 노래도 하면 된다. 요즈음 세계 도처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슬로 푸드’란 자기 나라에서 오랫동안 내려온, 자기 민족의 전통 음식을 즐기자는 것이다. 이처럼 예전의 자연친화적 식생활과 활발한 활동을 되살리는 것이 생활습관병을 고치는 보약이자 지름길이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원장
  • ‘제2 노충국’ 김웅민씨 숨져

    만기 전역 6주 만에 위암4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던 김웅민(23)씨가 21일 입원 중이던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졌다. 김씨는 입대 이후 소화불량 증세를 호소해 군병원은 물론 민간병원에서도 두 차례나 내시경 검사를 받았으나 양성 위궤양 등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진단받았으나 전역 직후 종합병원에서 위암 말기로 통보받아 3개월 가량 투병생활을 해왔다. 국방부는 고(故) 노충국씨 사망사건 이후 김씨 사건을 비롯한 유사사례 3건을 적발해 감사한 결과 군 의료체계 미흡 등의 문제점을 시인한 바 있다.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한 김 씨는 현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여부 심의를 위해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으며, 향후 서면을 통한 상이등급구분 신체검사를 거쳐 유공자 여부가 확정된다. 한편 전역 2개월 만에 췌장암으로 진단받고 투병하고 있는 오주현 씨의 경우 상이군경 2급 등록을 마친 상태이며, 역시 전역 뒤 위암으로 투병중인 박상연 씨는 육군본부에서 아직 국가유공자 요건을 통보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훈처는 밝혔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제2의 노충국’ 3명 더있다

    암 투병 중 지난달 사망한 고 노충국씨를 비롯해 전역 후 암 판정을 받은 박주연·김웅민·오주현 씨 등도 군의관의 진단 착오로 암과는 무관한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10일 “최근 민원을 제기한 4명을 대상으로 진료·조치의 적정성과 의료접근권 보장 여부, 군 의료체계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국방부는 노씨 사건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 담당 군의관의 진료기록 조작에 병원장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조차 밝혀내지 못해 수박 겉핥기식 감사라는 비난을 자초했다.●군 병원 잘못된 진단·처방 심각한 수준 군 감사팀이 확인한 군 병원의 노씨 진료기록에 따르면, 내시경 소견서에는 ‘다발성 미란 및 궤양’, 조직검사 의뢰서에는 ‘소화 불량’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초 의료기록에는 위암이나 위암의증이라는 기록이 전혀 없었고, 담당군의관이 위암 가능성을 환자에게 알려주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달리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역 6주만에 각각 위암 3기,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박씨와 김씨도 군 병원에서는 위궤양 치료만 받았으며 내시경 결과에 대한 군의관의 소견은 ‘이상 없음’으로 조사됐다. 오씨의 경우는 설사·복통·속쓰림·복부팽만감 등으로 고생하면서도 군 병원에도 가보지 못한 채 소속 부대의 의무대에서 5회에 걸쳐 위장약만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역 후 오씨는 위장과는 전혀 무관한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이번 국방부 자체 감사의 핵심은 노씨 사건의 경우, 담당군의관의 진료기록 조작에 병원장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밝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감사팀은 “담당군의관과 병원장의 진술이 엇갈려 군 수사기관(합동조사단)에서 수사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담당군의관인 이모 대위는 지난 8월10일 광주병원장 직무대리인 황모 대위, 광주병원장 홍모 대령에게 ‘가필’ 사실을 보고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두 상관은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민과 일본국민이 만나야 할 지점/이덕일 역사평론가

    고이즈미 정권의 3차 내각에 문제성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논란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과 “군대위안부에 강제성은 없었다.”는 망언의 주인공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이 그런 인물들이다. 아베 신조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33%, 마이니치신문의 여론 조사에서도 28%를 획득해 21%에 그친 고이즈미 총리까지 따돌릴 정도로 일본 국민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는 만주국 상공대신을 지내다가 종전 후 A급 전범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기사회생해 총리가 된 인물이고,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도 총리직까지 거의 다가갔다가 1991년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소 다로 외상의 조부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는 1954년 총리 재직시 “다행히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 덕을 봤다.”는 망언의 주인공이다. 이처럼 현재 활약 중인 일본 극우 세력들은 과거 일본의 해외침략에 일조했거나 그에 동조했던 선조들의 후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들을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원폭 투하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도구로 자주 이용하는데, 정작 피폭자 중 약 10%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는 데서 그런 인식의 자의성은 쉽게 드러난다. 히로시마의 피폭사망자 중에는 고종의 손자이자 의친왕(義親王) 이강(李堈)의 둘째아들인 이우 공(公)까지 있었다. 일본 국민들의 이런 이중적 역사 인식은 과거의 군국주의 세력을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1946년 1월1일 일왕의 ‘신일본 건설에 대한 조서’, 즉 이른바 일왕의 ‘인간선언’은 ‘신적 권위를 버리고 민주주의 사회·국가의 일원으로 국민과 함께 존재한다.’는 선언이지만 이는 사실상 동아시아와 태평양 일대를 전쟁으로 몰아간 최고 전범에 대한 면죄부였다. 아베 신조의 높은 인기의 배경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처리문제에서 강경론을 펼쳤기 때문이다. 자국민이 납치된 비문명적 야만행위에 대한 그의 분노는 이해할 만하지만 그 분노는 일본의 과거 행위에 대한 반성의 토대 위에 서 있을 때만 동아시아 국민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일본의 보통 국민들이 생각해야 할 점은 그 자신들도 과거 군국주의 세력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이다.1940년 12월∼1945년 8월에 이르는 태평양전쟁 동안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도 큰 고통을 받았지만 평범한 일본 국민들도 큰 상처를 입었다.‘태평양전쟁 동안 아국(我國:일본)의 피해종합보고서(太平洋戰爭我國被害總合報告書)’에 따르면 일본 육군은 114만여명이 전사했으며, 해군은 41만여명, 군인군속은 155만여명, 일반국민은 185만여명이 전사했다. 도합 495만여명이니 대단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더 중요한 점은 이 수많은 사람들이 점령당한 아시아인들의 저주 속에서 죽어갔다는 점이다. 오늘날 일본의 평범한 국민들이 생각해야 할 점은 왜 자신의 부친과 오빠, 형들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저주 속에 죽어가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들을 전쟁의 광기로 내몬 일본 군국주의 세력에 그 모든 책임이 있다. 곧 일본의 군국주의는 아시아의 모든 시민들과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이 함께 싸워야 할 공동의 적인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의 건강한 시민과 일본의 보통 시민들이 만나는 것, 이것이 현재 일본이 보여주고 있는 우려스러운 진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일 것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故노충국씨등 공무상질병 인정

    국가보훈처는 3일 군 전역 후 15일 만에 위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 고(故) 노충국씨와 전역 2개월 후 췌장암 진단을 받은 오주현씨에 대해 공무상 질병을 인정, 공상군경 요건에 해당하는 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지난달 27일과 지난 1일 각각 보훈심사위원회를 열어 고 노씨와 오씨의 군 근무조건 및 복무기간 등을 고려해 복무 중 발병·악화 여부에 중점을 두고 심의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씨와 오씨는 관할 지방보훈청에 설치된 상이등급구분심사위의 상이정도에 따른 등급판정을 받을 수 있게 되며, 국가유공자로 결정될 수도 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 불치병의 희망/우득정 논설위원

    행정고시 합격 27년만에 중앙부처 변방기관의 사무국장에 보임된 J씨. 사무관 시절만 해도 그는 남들이 시샘할 정도로 좋은 보직을 골라 다녔다. 선배들을 제치고 먼저 해외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상사의 귀여움도 독차지했다. 하지만 1989년 첫딸 이후 8년만에 태어난 아들과 함께 불행이 시작됐다. 첫돌이 지나기 전에 ‘다운증후군’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그는 아이를 안고 전국의 병원을 떠돌기 시작했다.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는 해외 토픽을 접할라치면 만사를 팽개치고 아이와 함께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도 무시하고 해외 근무를 간청했다. 경력관리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직장에서는 이기주의의 화신으로 낙인찍혔다. 그가 왜 몇년 간격으로 서울 강남에서 성남 분당으로, 다시 용인 수지로 이사하는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힘든 일을 피해 산하 연구소나 파견근무를 자청하는 것쯤으로 해석했다. 90년대 중반, 한눈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아이와 풀밭에서 놀고 있는 J씨와 마주쳤다.“같이 놀 친구가 없어서요.”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내뱉는 말이 가슴 아프게 와닿았다. 머뭇거리다 “본부의 누구도 말하지 않던데요.”라고 하자 “자랑거리는 아니잖아요.”라고 말한다.“그래도 이 녀석에게는 아비가 가장 친한 친구랍니다.” 서울대병원에 설치한 세계줄기세포허브에 1일 하루만에 등록 환자가 3500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온 파킨스병 환자가 80%, 나머지 20%는 척수손상 환자란다. 등록이 임상시험이나 치료가 아닌 연구대상자 선정임에도 이들은 한줄기 빛을 찾아 몰려들었다. 손·발의 떨림이 멎고 마비된 하반신에 생명의 전류가 흐르기까지 기약없는 세월이 가로놓여 있음에도 미래 어딘가에 희망이라는 단어를 꿈꿀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크나큰 위안이 됐는지도 모른다. 전신마비 불치병에 걸린 한 어머니는 배고파 보채는 아이에게 밥조차 먹여주지 못하는 설움에 눈물만 쏟다가 어미도 굶고 자식도 굶었다고 했다. 말기 췌장암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어머니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난 괜찮다.”만 되뇌었다. 줄기세포허브가 생로병사 궤도를 이탈한 이러한 비극에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며칠 전 가까운 친지 한 분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50대 후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다가온 죽음이었기에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을 매우 슬프게 하였지만 정작 망자 자신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세 달 전 의사로부터 죽음 선고를 받고 곧바로 내게 고해성사를 청한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 중에서 부끄럽게 느껴왔던 몇 가지 일들에 대해 차분히 고백하였고, 이제야 비로소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남은 생애동안에 이 평상심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의 삶을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그의 유일하고도 소박한 바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원했던 것처럼 그렇게 생을 마칠 수 있었다.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던 췌장암의 신체적 고통도 그에게는 없었던 것을 보니 하느님께서 그의 바람을 모두 들어주신 것 같다.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예외 없는 인간 실존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사고나 질병에 따른 급작스러운 죽음이든, 노년의 죽음이든 간에, 죽음을 맞는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와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죽는다는 것은 한 인간의 삶이 가져다주는 모든 가능성을 한순간에 소진한다는 의미이며 때로는 죽음이라는 마지막 순간에 처해 있는 사람을 이 세상에서 완전하게 결별시키는 악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세상을 하직하고 가족·친지들과 영별한다는 것, 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쌓아왔던 모든 업적이나 인간관계를 한꺼번에 무너뜨린다는 것은 죽음을 앞둔 이에게 상실의 공포로 다가오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너무나 허무하게 느껴지게도 한다. 죽음이란 것은 이렇게 커다란 고통으로 다가오기에 사람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특히 진통제에 의존하지 않으면 잠시도 안정을 취할 수 없는 말기환자나, 불치병으로 근근이 생명을 유지하면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 환자들이 당면하고 있는 죽음에 대한 부정적 체험은 환자 자신에게 그 모든 고통은 하루라도 빨리 벗어버려야 할 무거운 짐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고통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현대인들에게 가져다준 것이 곧 안락사에 대한 긍정적 사고방식이다. 고통이 인간적인 비애와 소외를 가져오고 결국 이를 벗어나기 위한 최상의 방편은 안락사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안락사 지지의 이유는 ‘품위있는 죽음’이라고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의 고통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기 때문에 죽음의 순간에도 당당하게 죽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위에서 의료적 도움을 받아 고통없이 편안하게 죽는 죽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죽음이 ‘품위있는 죽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품위있는 죽음’이란 결코 안락사 형태의 죽음이어서는 안 된다. 참된 의미의 인간적 품위를 갖춘 죽음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유와 의식을 가지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죽음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피하는 죽음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죽음이다. 비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스럽더라도 내 삶을 돌아다보고 그 삶에 감사드리고, 또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희망을 가지고 남은 삶을 하느님께 맡겨드리는 모습이 진정한 ‘품위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일 것이다. 나는 그 형제의 죽음에서 ‘품위있는 죽음’을 보았다. 눈앞에 다가온 자신의 죽음에 대한 그 극심한 고통을 감사와 희망으로 극복할 수 있었고, 이는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 인간으로서의 참된 품위와 하느님의 사랑을 재확인시키는 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힐 것 같은 계절이다. 계절의 끝에서 그 아름다움을 한껏 발산하는 나무들처럼 죽음이라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참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 北 연형묵 국방위 부위원장 사망

    연형묵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낮 12시10분 불치의 병으로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73세인 연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러시아에서 수술을 받는 등 오래전부터 각종 질병으로 고생해 왔다. 연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나의 친구’로 불릴 정도로 각별한 신임을 받아온 최측근이자 북한 군수공업을 이끌어온 주역이다.1990년대 초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해 남측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6월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때 배석했던 한 남측 관계자는 “당시 연 부위원장이 병색이 완연했었다.”며 “포도주를 입에만 댈 뿐 전혀 마시지 않고 식사도 위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조금만 먹었다.”고 회고했다. 남측 인사들은 그를 온화한 성품의 외유내강형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북한은 장례식을 국장(國葬)으로 치르며,24일 오전 8시 발인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연 부위원장은 현재 평양시 보통강구역의 고위간부 주택단지내 서장구락부에 안치돼 있으며, 신미리 애국열사릉에 안장될 것으로 보인다.1931년 11월 함경북도 경원군에서 태어난 연 부위원장은 당 중앙위 부부장과 부장, 정무원(현재 내각) 부총리와 총리 등을 역임했으며 2003년 9월부터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자강도 당책임비서로 일하면서 중소형발전소 건설을 통한 전력난 해결방법을 마련,‘강계정신’이란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북한은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총망라된 49명의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권력서열상 높음에도 조 제1부위원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은 것은 연 부위원장이 국방위 소속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을설·백학림 군 차수 등 항일빨치산 1세대와 계응태·한성룡·정하철 노동당 비서, 업무정지 처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은 제외됐다. 반면 2003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1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 위원으로 선출된 백세봉 국방위원이 포함됐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 별세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 별세

    개발 시대를 대표하는 경제 원로 가운데 한 사람인 정순영 현대시멘트(성우그룹) 명예회장이 13일 오전 11시3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83세. 현대시멘트측은 “정 명예회장이 노환과 함께 최근 췌장암이 발견돼 입원치료를 받던 중 건강이 악화돼 운명했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둘째동생으로 현대가 1세대의 6남 1녀 가운데 3남이다. 이로써 현대가(家)의 ‘영(永)’자 돌림은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만 생존하게 됐다. 유족은 부인 박병임씨 사이에 장남 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과 몽석(현대종합금속 회장), 몽훈(성우전자 회장), 몽용(성우오토모티브 회장), 딸 정숙씨 등 4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17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유정리 선영. 장남 몽선씨는 미국 출장 중이서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 이날 빈소에는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다녀간 것을 비롯,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 등 현대가 임직원들이 찾아와 애도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은 조화를 보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순영 명예회장은 어떤 사람 고인은 현대시멘트를 모태로 성우그룹을 키운 경제인.1970년 1월 현대건설 부사장으로서 ‘왕회장’(정주영 창업주)을 돕다가 현대건설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분가했다. 단양 공장을 비롯, 현재 연간 400만t 규모의 시멘트 생산 공장을 키운 개발 역군으로 평가받는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분리 이후 5년동안 시멘트 단일 품목에만 손을 댔다가 75년 현대종합금속을 세우면서 그룹의 덩치를 키웠다.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87년 자동차 부품회사인 성우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95년에는 성우종합레저를 설립, 강원도 둔내에 대규모 레저단지를 조성하면서 ‘성우그룹’을 이뤘다. 92년에는 성우종합건설을,96년에는 성우전자를 잇따라 그룹사로 편입시키면서 그룹을 불렸다. 그러나 시멘트와 자동차 부품 등을 뺀 다른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신통치 않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몇몇 업체가 부도를 맞기도 했으며 이를 계기로 경영권 이양이 본격화됐다. ●성우그룹 향후 구도 바뀌나 다른 그룹과 달리 일찌감치 경영권 이양작업이 이뤄졌다.97년 1월 장남 몽선씨에게 그룹의 주력 기업인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넘겨줬다. 둘째 몽석씨는 현대종합금속을 받았고 3남 몽훈씨는 성우전자와 성우캐피탈을 받았다. 그러나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서 있다. 막내 몽용씨는 성우오토모티브와 현대 에너셀을 경영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가급적 자식들에게 경영 수업을 시킬 때 맡았던 분야를 떼어주면서 자연스럽게 2세-형제간 경영권을 이양했고 그룹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4형제는 성우그룹에서 계열 분리를 통해 각자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우그룹의 모태인 현대시멘트는 성우e컴, 성우종합건설, 하나산업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정 회장은 특수 관계인까지 합쳐 33.8%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자사주 지분 40%를 더해 실질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지분이 72.68%에 이른다. 다른 형제들이 운영하고 있는 회사도 모두 비상장이고 실질적인 오너라서 경영권 위협과는 전혀 무관하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정부, 첫 訪南 요청

    정부가 30일 암으로 투병 중이던 장기수 정순택씨의 재북 가족에게 남측 방문을 요청했지만 정씨는 이날 저녁 합병증까지 겹쳐 숨을 거두었다. 우리측이 남측 가족의 임종을 앞두고 북측에 있는 가족에게 우리측 방문을 허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순택씨가 오전 10시께 갑자기 패혈증 합병증으로 병세가 악화돼 호흡곤란과 혈압상승 등으로 2∼3일이 어렵다는 주치의의 연락을 받고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오후 2시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로 전통문을 보내 임종을 위한 재북 가족의 남측 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씨는 이날 오후 6시50분께 북측의 회신이 없는 상황에서 지병인 췌장암과 패혈증으로 애석하게 사망했다. 이에 따라 이날 숨진 정씨의 재북 가족이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고 정씨의 장례식에 참석할지, 아니면 북측이 정씨의 시신 송환을 요청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충북 진천이 고향인 정씨는 1948년 상공부 공무원으로 재직 중 월북해 북쪽에서 기술자격 심사위원회 책임심사원으로 일했으며 1958년 남파됐다 체포된 뒤 1989년까지 31년 5개월 간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고문에 의한 강제 전향이었다는 이유로 1999년 전향 철회를 선언했지만 2000년 9월 1차 북송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못한 채 최근까지 암으로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해왔다. 고인은 북측에 아내와 아들 4형제를 두고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자살률 OECD 최고

    우리나라의 지난해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은 21년간 사망 원인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폐암과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이 늘고 있다.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2명으로 집계됐다.2위는 헝가리 22.6명(2003년 기준),3위는 일본 18.7명(2002년 기준) 등이다. 통계청 김동회 인구동향 과장은 “OECD의 매년 통계자료가 없어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난 2003년부터 OECD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남녀문제, 경제문제, 부부갈등 문제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2000명으로, 하루 평균 32명이 자살한 셈이다.지난해 연간 사망자 수는 24만 6000명으로 하루평균 672명, 시간당 28명이 사망했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6만 5000명으로 전체사망자 중 26.3%를 차지했다. 이어 뇌혈관질환 13.9%, 심장질환 7.3%, 당뇨병 4.8%, 자살 4.7% 등의 순이다. 성별 사망 원인을 보면 남자는 여자에 비해 자살(인구 10만명당 34.5명)이 4위, 간질환(31.0명)이 5위, 운수사고(25.2명)가 6위로 순위가 높았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당뇨병(24.5명)이 4위, 고혈압성 질환(13.9명)이 6위, 만성하기도 질환(13.0명)이 7위로 순위가 높았다.암은 통계조사가 시작된 1983년 이래 21년째 사망원인 1위다.암으로 인한 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1983년 70.5명에서 지난해 133.5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암 중에서도 폐암, 대장, 전립샘암, 췌장암으로 인한 사망은 늘었고 위암, 자궁암, 간암으로 인한 사망은 줄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neo PSAT와 함께 하는 실전 강좌]

    [neo PSAT와 함께 하는 실전 강좌]

    ●유형가이드-자료 구성의 분석·추리 주어진 자료를 구성 요소로 분해하고 구성요소간의 관계와 원리를 발견하는 유형이다. 마치 퍼즐(A,B,C,D)을 맞추듯이 주어진 (보기)의 내용을 표나 그래프에서 확인해야 한다. 자료를 구성하고 있는 개개의 요소가 어떤 것들인지, 그것들 간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파악해야 하며, 언어적인 서술이나 관련성을 갖고 있는 둘 이상의 자료를 통해 생략되거나 숨어 있는 구성 요소를 추리해야 한다. ●예시유형 일정한 흐름과 관계(상대적 크기, 순위 등)로 묶인 구성요소가 주어지게 마련이다. 우선 그 흐름과 관계를 중심으로 각 구성 요소를 재정리한다.(보기)는 대체로 언어적인 서술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초적인 연산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주어진 전제나 기초 정보를 살피면서 연산을 통해 구성 요소의 관계를 파악한다. ●해법 첫 번째 (보기)의 단서에서 해당 항목을 찾을 수 있다면 평이한 문제지만, 대체로 첫 번째 (보기)에서 추리할 수 있는 해당 항목은 두세 개 정도인 경우가 많다.(보기)를 보면서 특정 항목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을 빨리 판단하고 해당 항목을 찾아 제외해 나가면서, 나머지 항목들 중에서 (보기)의 내용을 충족시키는 항목을 찾는 요령을 터득하면 쉽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문제 다음은 각종 암과 관련된 진료건수의 증가를 나타내는 자료이다. 다음의 (표)를 바탕으로 (그림)의 A∼E에 들어갈 병명을 올바르게 나타낸 것은? (1)췌장암-대장암-유방암-갑상선암-난소암 (2)췌장암-유방암-대장암-갑상선암-난소암 (3)대장암-췌장암-유방암-난소암-갑상선암 (4)대장암-유방암-갑상선암-췌장암-난소암 (5)유방암-대장암-갑상선암-췌장암-난소암 ●해설 증가율은 1995년을 기준으로 작성됐다.1995년을 기준으로 2003년 각 병명의 증가율을 계산해 보면 대장암의 증가율이 4.2(=58794/14071)로 가장 높고, 유방암(3.9), 갑상선암(3.6), 췌장암(2.7), 폐암(2.5), 난소암(2.2), 간암(2.2)의 순서인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답은 (4). ●출제:임재욱(경인여자대학 교수, 경영학박사)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보험 확대적용되는 항암제는

    Q:항암제의 보험확대 적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 A:우선 각종 제한 규정이 폐지된다. 그 동안 환자의 상태 등(예를 들어 수술이 불가능한 암 3기 이상에만 사용) 각종 기준으로 보험적용이 제한됐던 대부분의 항암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사항 범위까지 적용대상이 대폭 확대된다.보험적용이 확대되는 제품은 젤로다(직장암), 아리미덱스(유방암), 벨케이드(다발성골수종), 젬자(폐암, 췌장암), 탁솔(유방암, 난소암) 등의 항암 치료제다.또한 항구토제인 조프란을 비롯해 영양제인 글라민주 등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이달 중 의료계를 중심으로 ‘암진료심의위원회’를 구성, 허가사항을 초과한 경우라도 심의절차를 통해 보험적용에 포함시켜 최대한 암환자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Q:항암제 외에도 환자부담이 줄어드는 항목이 있는지. A:암과 중증 심장·뇌혈관 질환 수술과 관련된 각종 검사 및 치료재료에 대해서도 보험적용이 확대된다.그 동안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서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물어야 하는 이른바 ‘100 대 100 전액본인부담항목’은 총 1566개에 이른다. 하지만 9월부터 환자부담 절감시책에 따라 483개 항목에 대해서만 일부 본인부담하도록 바뀌었다.
  • 췌장종양 복강경수술 국내 첫 성공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한호성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췌장종양 복강경 수술을 시도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일명 ‘휘플 수술’로 불리는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췌장암이나 담도암, 십이지장암을 치료하는 수술로 췌장 일부와 담낭, 담도, 십이지장 등 복부 장기를 한꺼번에 절제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 이 수술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과 사망률이 높아 일반적 수술 방법인 개복수술로도 특정 전문가만이 시행할 수 있는 수술로 알려져 있다. 한 교수는 지난 5월 췌장 종양을 가진 H(60)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을 통해 췌십이지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으며, 이어 6월과 7월에도 췌십이지장 절제가 필요한 췌장종양 환자 2명에게 같은 수술을 시행,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수술을 주도한 한 교수는 “국내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한 췌십이지장 절제술에 성공함으로써 대부분의 외과 수술을 복강경으로 가능하게 하는 기술력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외과 분야 복강경 수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 교수팀은 앞서 역시 고난도 수술인 간암 환자의 간 뒤편 복강경 수술, 간 결석 복강경 수술, 담관과 소장을 잇는 복강경 수술 등을 세계 최초로 시행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아왔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맺지 못한 시 한편 가슴을 울리네

    ‘돌아갈 곳을 알고 있습니다./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모두 돌아갈 곳으로 돌아간다는 걸/왜 모르겠어요./잠깐만요. 마지막 저/당재고개를 넘어가는 할머니/무덤가는 길만 한번 더 보구요.//이. 제. 됐. 습. 니. 다.’(미완유고시 ‘가을’) 시인은 가고, 미처 끝맺지 못한 시 한편이 남은 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지난해 9월3일 세상을 뜬 윤중호(1956∼2004)시인의 유고 시집 ‘고향길’(문학과지성사)이 고인의 1주기를 앞두고 출간됐다. 뒤늦게 췌장암을 발견하고, 한달여의 짧은 투병끝에 그렇게 서둘러 가지 않았더라면 지난 연말 어머니 칠순잔치 상에 올랐을 시집이다. 이를 안타까워한 지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1984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농민 현장문학을 선도했던 ‘삶의 문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그의 관심은 늘 근대화와 산업화에 소외된 고향과 고향 사람들의 척박한 삶에 머물렀다. 이번 시집 역시 우리네 삶의 원형을 기억하려는 시인의 ‘귀향(歸鄕)본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어릴 때는 차라리, 집도 절도 피붙이도 없는 처량한 신세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던 시인은 ‘이제 이 나이가 되어서야, 지게 작대기 장단이 그리운 이 나이가 되어서야, 고향이 너무 멀고 그리운 사람들 하나 둘 비탈에 묻힌 나이가 되어서야, 돌아갈 길이 보인다’(‘영목에서’중)고 말한다. 때론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은 아닐까?’(‘고향, 옛집에서’중)라며 조바심내다가도 ‘우리 모두 돌아갈 길/그 길이 참 아득하다’(‘고향 길1’중)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시인에게 고향과 어머니는 태초에 생명을 주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하며, 죽어서 심신이 묻히는 곳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건 곧 시인이 시를 쓰는 가장 큰 의미이기도 하다. 시집의 첫 장에 실린 시구절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외갓집이 있는 구 장터에서 오 리쯤 떨어진 九美집 행랑채에서 어린 아우와 접방살이를 하시던 엄니가, 아플 틈도 없이 한 달에 한 켤레씩 신발이 다 해지게 걸어다녔다는 그 막막한 행상길.’로 시작하는 이 시의 제목은 ‘詩’다. 도시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의 강퍅한 삶을 깊은 성찰로 담아낸 시들도 도드라진다.‘일산시민모임에서 땅을 빌려 만들었다는 주말 텃밭/쇠비름만 자라는 다섯 평짜리 박토지만/이름은 어엿한 주말농장/글세 그런 걸 해도 괜찮을까?/무공해 채소가 어떠니, 흙을 밟는 마음이 어떠니/이런 막돼먹은 생각을 해도 괜찮을까?/…/터덜터덜 주말 농장에 가면/어쩔 수 없이 가슴이 설렌다.’(‘일산에서’중) 20일 오후 3시30분 영동 여성문화회관에서 시인의 1주기 추모문학제와 출판 기념회가 열린다.(02)335-2743.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iCon 스티브 잡스/제프리 영·윌리엄 사이먼 지음

    “다르게 생각하라!”“해적이 되자”“늘 배고프고 늘 어리석어라”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를 장악한 천재 스티브 잡스가 강조하는 말이다. 그는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PC)를 만들어 우리에게 꿈을 주었고,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인크레더블’등을 내놓아 영화 산업을 뒤흔들었다. 하이테크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스티브 잡스. 오직 혁신만을 추구하며 시대를 앞선 그의 인생에 찬란한 ‘빛’만이 있었던 게 아니다. 입양아 출신으로 24세라는 어린나이에 백만장자가 되고 혁명적인 매킨토시를 내놓았지만 자신이 창업한 애플사에서 쫓겨난 아픔이 있다. 독단과 아집, 기벽으로 유명한 그에게 좌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픽사를 사들여 애니메이션에 디지털혁명을 가져오고 디즈니를 끌어들여 ‘토이스토리’‘몬스터 주식회사’를 내놓으면서 할리우드를 장악한다.‘iCon 스티브 잡스’(제프리 영·윌리엄 사이먼 지음, 임재서 옮김, 민음사 펴냄)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추락과 부활을 그렸다. ●말썽꾸러기 잡스 . 잡스는 어릴때부터 말썽꾸러기 기질을 드러냈다. 세살 난 아기 시절 새벽 4시부터 깨어나 양부모를 괴롭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교실에 폭발물을 터뜨리거나 뱀을 풀어 놓는 짓에 앞장섰다. 하지만 그는 맹렬함과 집중력을 갖고 있었고 그 앞길에 놓인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는 자질을 보였다. 1977년 잡스는 친구 위즈니악과 함께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 애플Ⅱ를 선보였다.“모든 사람에게 컴퓨터를 안겨주는 것”은 그의 꿈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애플Ⅱ를 놓고 이렇게 작은 컴퓨터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는 그 뒤에 대형 컴퓨터가 숨어있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PC시장을 장악한 애플로 25세에 억만장자가 됐다. 잡스가 1984년 내놓은 매킨토시는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컴퓨터 최대의 혁명’을 일으켰다. 누구도 아이콘 클릭만으로 프로그램을 열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시절이다. ●다르게 생각하라 잡스는 늘 시대를 앞서갔기에 시장에서 실패도 했다.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이유도 그때문. 잡스가 다시 세운 NeXT의 첫번째 컴퓨터 큐브도 플로피 디스크 대신, 아무도 쓰지 않는 광자기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하는 등 혁신적인 컴퓨터였지만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잡스가 NeXT의 실패로 고전을 면치 못할 때 그는 순전히 컴퓨터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데 열중,1995년 최초의 3D장편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내놓았다. 그이후 내놓은 작품들의 성공으로 컴퓨터 광인 잡스는 가장 성공한 할리우드 영화사 주인이 됐다. 그의 도전은 계속됐다. 그의 ‘아이포드(iPod)’는 우아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높은 가격에도 MP3플레이어 시장을 휩쓸었다. 지난해 그는 췌장암으로 죽음을 선고 받았지만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2만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우리나라도 로봇수술시대 ‘활짝’

    국내에서도 로봇 팔이 환자의 흉부 속으로 들어가 환부를 들어낸 뒤 감쪽같이 봉합까지 하는 ‘로봇수술 시대’가 열렸다.세브란스병원은 최근 미국에서 들여온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이용한 담낭(쓸개)절제술을 18일 국내 처음으로 실시하고 이 장면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수술 로봇 ‘다빈치’는 담낭에 용종(폴립)이 생긴 환자 K(여·49)씨의 흉부에 직경 12㎜의 원격조종용 카메라팔과 직경 8㎜의 로봇팔 2개를 들여보내 수술 부위 절제와 봉합 등을 능숙하게 처리해 냈다. 담낭을 박리, 절제한 뒤 잘라낸 부위도 기존 봉합방식 대신 특수 금속으로 만든 클립을 고정시키는 것으로 수술은 20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수술 장면은 카메라를 통해 3차원 입체영상으로 생생하게 중계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사용한 수술용 로봇은 뼈에 수술용 구멍을 뚫거나 복강경 카메라를 움직여 수술 시야를 확보해 주는 ‘보조적’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로봇은 팔의 움직임이 기본적인 5가지 동작만을 소화하는 ‘5자유도’에 그쳤으나 이번에 소개된 ‘다빈치’는 인간의 최소 동작까지 근접한 ‘7자유도’의 동작을 선보여 통제실에서 수술 모습을 지켜보던 보호자와 관계자들의 탄성을 샀다. 예전처럼 집도의가 환자 가까이에서 수술을 지휘하던 것과 달리 의사가 통제실에서 로봇카메라가 잡아주는 3차원 입체영상을 보면서 컴퓨터게임을 하듯 스틱을 조종하자 로봇 팔이 원하는 동작을 똑같이 재현해 냈다. 수술 과정에서 출혈도 거의 없어 수술을 마친 환자는 당일 퇴원했다. ‘다빈치’는 위암 대장암 췌장암 식도암 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난소암 자궁암 폐암은 물론 관상동맥 질환 등 심장수술까지 해낼 수 있다. 이날 수술을 지휘한 이우정(외과) 교수는 “수술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것은 물론 절개에 따른 출혈과 통증, 감염 위험 등 외과적 수술에 따른 부담이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재혼뒤 제2 반상인생 ‘토종바둑’ 서봉수 9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재혼뒤 제2 반상인생 ‘토종바둑’ 서봉수 9단

    삼라만상의 우주와 희로애락의 인간세계를 한곳에 축소시킨다면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가로·세로 42×45㎝에 불과한 나무판이 있다. 그 위에는 가로·세로 19×19줄이 교차되면서 361개의 점이 그어진다. 가운데 점은 천원(天元)이다. 지구 공전 주기가 365.25일이고 보면 절묘한 맞춤형이 바로 바둑판이다. # 1972년 최저단·최연소 명인전 타이틀 바둑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가장 보편적인 취미였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 성인 남성 5명 중 2명이 바둑을 즐긴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성동격서(聲東擊西)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소탐대실(小貪大失) 등 생존경쟁에서 보약처럼 응용되는 수많은 격언들을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반상이다. 공자도 바둑을 좋아했던지라 ‘논어’에서 ‘바둑 두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어진 일이다(以奕爲爲之猶賢乎己).’라고 했다. 서봉수(53) 9단. 요즘에는 이세돌 이창호 최철한 등 젊은피에 한발 밀려나 있지만 ‘서봉수류(類)’는 여전히 바둑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왜일까. 야전사령관, 야생마, 매운 고추장, 토종바둑, 오뚝이 등으로 불려온 그는 순수 ‘국산품’이기 때문이다. 서 9단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한국 바둑계의 정상은 일본 ‘유학파’들의 차지였다. 그러던 어느날 순수 국내파인 서봉수가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매운 고추장 맛을 보여줬다. 특히 ‘조훈현 서봉수 백년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둑계를 주거니 받거니 평정했다. 특히 반상 위를 마구 헤집는 전투 지향적인 기풍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팬들에겐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 1972년 ‘명인’ 타이틀을 땄을 때 최저단(2단), 최연소(19세)라는 기록을 세웠다. 명인전을 주최한 신문사는 1면 머리기사로 다룰 정도였다. # 29살 연하 베트남 여성과 지난해 재혼 서 9단은 올해로 입신의 경지(9단)에 이른 지 20년째. 아울러 70년에 프로입문했으니 바둑인생 35년이 된다. 휴전협정이 한창이던 53년에 태어난 그는 개인적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난해 12월 29세 연하의 베트남 여인과 재혼해 새 삶을 살고 있다. 결혼 당시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오해의 시선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극복하고 제2의 바둑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자택 인근의 커피숍에서 서씨를 만났다. 먼저 근황을 물었더니 “프로기사가 달리 할 것이 뭐 있겠느냐.”면서 “6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3일은 서울 반포에 있는 ‘권갑용 바둑도장’엘 나간다.”고 했다. 권갑용씨는 프로 7단으로 이세돌과 최철한 등을 배출해 바둑 스타의 제조기로 알려져 있다. 서씨는 이 바둑도장에서 예비프로들과 대국을 하면서 장차 한국 바둑계를 이끌어갈 후배들을 지도해주고 있다. 아울러 잡지와 컴퓨터 바둑코너 등에 기보해설을 해주고 가끔 지방 초청강연을 다녀오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시합이 우선이기 때문에 하루종일 잠 자는 시간만 빼놓고 늘 바둑과 함께 지낸다. 바둑 외에 다른 취미는 없느냐고 하자 “학창시절 탁구 당구 등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무척 즐겼다.”면서 지금은 관전하는 정도로 멀어졌다고 대답했다. 다만 3년 전 골프를 배워 지인들이 불러주면 같이 라운드한다고 말했다. 부인의 안부를 물었다. 약간 주저하더니 “평범한 가정주부로 빨리 적응해 잘 살고 있다.”면서 “(부인은)사고방식이 건전하고 착하다. 명랑한 성격이지만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고 자랑했다. 어울러 “(베트남에서)고생을 하며 자라서 그런지 참을성이 많고 어려움도 잘 견딘다.”고 부연했다. # “먹고자는 시간 외엔 오로지 바둑만” 서로의 언어소통에 문제가 없느냐고 하자 “집을 나설 때 아내에게 ‘굿바이’ 하면서 손을 흔들고 집에 돌아오면 웃으며 손을 잡는다. 또 시장하면 ‘배고프다.’는 눈짓을 한다.”면서 “같이 지내다 보니 굳이 많은 얘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웃었다. 가끔 주말에 함께 나들이도 한다. 인근 관악산 주변을 산책하고 기분 내키면 산 중간까지 오른다. 늦은 밤 집앞 24시간 할인매장에서 시장을 같이 보는 것도 재미란다. 최근에는 부인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컴퓨터 한대를 사주었다고 귀띔했다. 서 9단의 각오가 사뭇 비장해 보인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베트남 신부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겠다고 몇 차례 다짐했다. 아울러 재혼 이후 물욕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졌기 때문에 서로 의지해 사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도 깨달았단다. 서 9단이 베트남 신부를 맞게 된 것은 지난해 여름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고 몇 차례 베트남을 오고가면서였다. 결혼식 때에도 “신부는 비록 배운 건 없지만 순수하고 진실한 여자”이며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든 나는 그를 사랑하며,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씨의 성적은 37전 23승 14패로 여전히 부진한 편이다. 그러나 자신 하나를 믿고 머나먼 이국 땅에 온 신부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돈도 벌고 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 자신이 틀에 박힌 ‘기풍’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아요. 이젠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져야 합니다. 또 공부하고 변하지 않으면 안 돼요. 요즘에는 승부가 너무 치열합니다.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강해져요. 이 때문에 보는 사람들은 더욱 재미가 있지요. 엣날에는 고수들끼리 타협도 가끔 했는데…. 제 인생에서 살아남는 길은 오직 바둑밖에 없어요, 밥먹고 자는 시간 외엔 오로지 바둑 공부만 하지요.” 세상살이가 아무리 치열하다고 해도 바둑처럼 극명한 인생살이는 없다고 했다. 프로기사들은 한미디로 피말리는 토너먼트라고 했다. 지면 인생에서 탈락이란다. 조치훈씨의 경우 울면서 밤길을 걷다가 몇번이고 자살 직전까지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젊은 친구들도 한번 패할 때마다 견디기 힘들 만큼 큰 충격 속에서 방황하고 헤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아픔을 이기는 방법은 그저 즐기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예를 들어 춘향이가 이도령 생각하듯이 늘 그리워하고 ‘올인’의 각오로 무장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대국에서 질 때마다 괴로워하다 보면 병이 생겨 인생끝장은 금방이란다. 또 바둑은 결국 체력싸움이라고 강조한다. 복서도 라운드가 계속될수록 펀치가 약해지듯이 바둑 고수도 초읽기에 몰리면 쉬운 수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반상의 행마가 곧 인생이듯 늘 상대의 괴롭힘을 견뎌내야 하는 전쟁이라고 역설한다. “욕심없이 살아가려고 합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타이틀 하나 정도 따면 좋겠지요.” 서 9단은 오뚝이라는 별명답게 여전히 역동성을 간직하고 있다.80년대 후반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93년 제2회 응창기(應昌期)배 우승,97년 진로배에서 바둑사상 9연승 싹쓸이 신화,2000년 시즌 국내 최대 타이틀 LG정유배 우승 등 3∼4년 주기로 일을 내고 있다. # “나이 먹어도 새로운 바둑수는 생겨” 바둑계에서 50대는 분명 노장이다. 하지만 준비된 자의 미소는 늘 아름다운 법. 일본의 구토 9단은 나이 60에 천원전 타이틀을 차지했고, 후지사와는 66세에 왕좌전을 제패했다. 사카다는 80세에 은퇴했다. 또 얼마 전에 별세한 김수영 7단은 췌장암 판정을 받고서도 ‘아직 인생의 대마는 살아 있다.’며 공식대국을 7판이나 두었다. 원로 조남철씨는 60세에 9단 승단을 했고,82세에 ‘세번의 눈물’이라는 회고록을 펴내 바둑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무덤덤한 성격의 서 9단은 “바둑에서 똑같은 판은 하나도 없다.”면서 “승부란 늘 새로 시작하는 것이고 또 나이를 먹어서도 새로운 바둑 수는 생겨나는 법”이라고 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대전 출생 ▲71년 배문고 졸업 ▲70년 프로입단 ▲71년 명인전 우승 ▲74년 제1기 국기전 우승 ▲75년 제10기 왕위전 우승 ▲76년 명인전 우승 ▲80년 국기전, 왕위전, 최고위전 우승▲83년 바둑왕전, 제왕전, 명인전, 기왕전 우승 ▲86년 제30기 국수전 우승 ▲87년 명인전, 제왕전, 국수전 우승 ▲86년 9단 승단 ▲88년 국기전, 기왕전 우승 ▲91년 동양증권배 우승 ▲92년 국기전 우승 ▲93년 제2회 응창기배 우승 ▲95년 제1회 신사배 우승 ▲97년 제5기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 9연승 기록 ▲99년 LG정유배 프로기전 우승, 제1회 프로시니어기전 우승 ▲2003년 제3회 돌씨앗배 프로시니어기전 우승 ▲2005년 제6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4강. ■ 상훈 바둑문화상 수훈상 수상 4회(80,81,82,93년). 통산 1000승 달성(94년).
  • “대학 자퇴가 내 인생 최고의 결정”

    |팰러 앨토(미 캘리포니아주) 연합|“대학 자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 스티브 잡스(50)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대학 자퇴는 만찬을 즐기는 데 충분한 돈을 벌게 됐을 때도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게 하는 동인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잡스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리드 칼리지에 다니다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충당하기에는 학비가 너무 비싸 8개월만에 자퇴했으며, 진짜 공부는 자퇴 후에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5000명에 가까운 졸업생 앞에서 보기 드물게 진솔한 축사를 통해 자신이 앓고 있는 희귀한 종류의 췌장암도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필요성을 재강조한다고 털어놨다.학위 가운 밑에 청바지와 샌들을 신은 잡스가 나타나자 학생들은 록스타를 만난 것처럼 열광했다.
  • ‘하늘로 간 대마’ 김수영 7단

    “지금 상대방(암)에게 내 대마가 몰린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내 대마는 죽지 않았다.”라며 암 투병 중에도 혼신의 투지로 바둑판을 지켜온 프로기사 김수영 7단이 20일 지병인 췌장암으로 별세했다.61세. 우리나라 바둑계의 대부 격인 조남철 9단의 수제자로, 지난 70년대 TBC 시절부터 최근의 바둑TV에 이르기까지 간명하고 유쾌한 바둑 해설로 명성을 날린 김 7단은 지난 3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이 때 김 7단은 “암도 결국은 나의 일부 아니겠는가. 싫든 좋든 같이 가겠다. 그러다가 정히 미안해 (암이)떠나주면 고마운 일이고….”라며 일체의 항암 치료를 거부한 채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 등 7판의 공식 대국에 참가하는 투혼을 보여 바둑팬과 많은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런가 하면 지난 96년에 서초구민회관에 설립한 ‘조남철 경로바둑교실’에도 최근까지 출강해 지역 노인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등 오히려 이전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김 7단은 이런 자신을 걱정하는 주변에 최근에도 “나는 안다. 이 바둑(자신의 인생을 지칭한 듯) 승부를 좌우할 천지대패가 걸린 위기상황(암 투병)이지만 냉정히 대처하면 혹 기적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라며 회생에 강한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7단은 지난 62년 입단,65년 제3회 청소년배에서 우승했으며 70년대부터 바둑해설과 아마추어 지도에 주력했었다. 72∼83년에는 ‘바둑 사관학교’로 일컬어지는 충암학원 지도사범을 지냈으며, 이어 83∼89년에는 고려투자금융 바둑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프로기사로 활동하는 와중에도 저서 ‘나의 스승 조남철’과 ‘김수영 비디오 바둑교실’ 등을 남기기도 했다. 김 7단 유족으로는 미망인 현미미씨와 창민(35ㆍ프로골퍼)·유진(33)·명진(20·대학생)씨 등 1남2녀가 있으며, 프로기사 김수장 9단이 실제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영안실 3층 31호(02-3010-2291)이며 발인은 23일 오전 8시.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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