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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안철수 체제 국민의당 , 국정 균형자로 거듭나길

    국민의당이 어제 전당대회를 열어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대선 패배와 핵심 측근의 제보 조작 사건으로 적지 않은 정치적 내상을 입은 안 대표로서는 이번 당 대표 선거 승리로 일거에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것이다. 제보 조작 사건 앞에서 두 번이나 고개를 숙이며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안 대표가 그 어떤 책임 있는 자세도 보이지 않은 채 대선 패배 100여일 만에 당권을 거머쥔 행보에 대해서는 분명히 비판의 여지가 크다고 본다. 그러나 그럼에도 국민의당 구성원들이 적법 절차에 따라 안 대표를 다시 선택한 이상 그 결과 또한 존중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 대표는 어제 전당대회에서 밝혔듯 심기일전의 자세로 안으로는 국민 다수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당을 추스르고 밖으로는 이 나라 정치와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원내 제3당으로서의 올바른 역할을 재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우리 정치사는 제3정당의 길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진행돼 왔다. 87 체제 이후만 해도 적지 않은 제3당이 출현했으나 길어야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뚜렷한 이념적 지향점과 정책 대안으로 무장하지 않은 채 특정 인물,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선거 승리라는 눈앞의 과제에만 천착했기 때문이다. 김종필씨를 축으로 충청권과 대구·경북권이 연대해 만든 자유민주연합과 그 뒤를 이은 자유선진당이 대표적이다. 지금 국민의당 사정도 냉철하게 따져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안철수와 호남의 결합이라는 뚜렷한 특질 말고 무엇으로 제1, 제2당과의 차별성을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기타 6석인 20대 국회 지형에서 40석을 갖고 있는 국민의당의 지위와 책무는 막중하다. 일반 법안조차 전체 의석의 5분의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처리되는 국회선진화법 체제에서 국민의당은 정당 지지율 5% 안팎에 불과한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정책 향배를 가르는 캐스팅보터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이 과분한 지위와 책무를 국민의당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선용해야 마땅하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대치로 국정이 표류할 때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풀어내는 균형자가 돼야 한다. 그것이 지난 총선 때 26.7%의 득표율을 안겨 주었던 국민의 기대와 지지에 보답하는 길이다. 다음달 1일 정기국회가 열린다.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 기회로 삼기 바란다.
  • 광명~서울 민자고속도 지하화 ‘끝없는 표류’

    광명~서울 민자고속도 지하화 ‘끝없는 표류’

    “농경지에 지하차도 전례 없다” 국토부 2014년 지상화로 결정 양측 협의 중단… 주민만 답답 경기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사업이 원광명마을구간 ‘지하화냐, 지상화냐’를 둘러싸고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이 고속도로는 광명시 가학동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강서구 방화대교 남단을 연결하는 총연장 20.2km 건설사업이다. 광명을 통과하는 6.6㎞ 중 원광명마을 2㎞ 구간의 지하화 여부를 놓고 광명시와 국토교통부 양측이 대립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상화를, 광명시는 지하화를 주장하고 있어 수년 동안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공사구간이 부천시와 서울 강서구에도 걸쳐 있어 이중 삼중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부천시는 통과하는 지역 내 전부를 지하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부천구간은 옥길~까치울~강서경계 6.479㎞에 달한다. 강서구는 ‘방화로’를 우회해 도로를 신설해 달라고 한다. 문제의 이 고속도로는 호남 내륙에서 충청을 거쳐 경기북부를 관통하는 연장 261km 익산∼문산 고속도로의 일부다. 이 가운데 평택∼수원∼광명 구간은 이미 개통됐다. 서울∼문산 구간은 공사 중이며 2020년 완공 예정이다. 시행자인 서서울고속도로주식회사 관계자는 “당초 수원∼광명, 광명∼서울, 서울∼문산 구간이 순차적으로 개통하기로 했다”면서 “현재 광명∼서울 구간이 차질이 생겨 향후 평택에서 문산구간 고속도로가 제구실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명~서울 고속도로 구간 중 당초 광명 통과구간이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계획노선이 변경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2012년 환경영향평가 공청회 결과 원광명마을에서 부천 옥길동 경계까지 지하 차도를 건설하기로 확정됐다. 그후 이 지역이 돌연 2014년 보금자리주택사업에서 취소됐다. 그러자 국토부는 광명시와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지하화에서 지상화로 건설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구간 지하화 공사 비용은 750억원가량이다. 민간투자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총사업비가 변경될 경우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고 통행료를 인상해 수익구조를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국토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비 최소화 방안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명시는 원광명마을 구간을 지상화로 추진할 시 문제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우선 주민과의 약속을 파기해 행정 불신으로 집단민원이 예상된다. 마을주민들은 “원광명마을~부천시 경계구간을 지상으로 건설할 경우 제2경인고속도로보다 높은 장벽이 지역을 남북으로 단절시킨다”며, “이로 인해 침수피해와 통풍차단, 온실효과, 열대야 현상 등 자연재난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특별관리지역내 집단취락지구 도시개발사업에도 큰 걸림돌이라는 주장이다. 광명 다음 구간인 부천시도 해당 전 구간에 대해 지하화를 원하고 있다. 또 원래 설치예정인 동부천IC는 강서IC와 통합 설치해달라고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부천 시민단체들은 “고속도로 동부천IC는 환경문제뿐 아니라 부천 생활권을 단절시켜 도시발전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거나 시 외곽으로 노선 변경하지 않으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손사래친다. 광명·부천지역의 이 같은 요구에 서울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개발 계획도 없는 농경지에 지하도로를 만든 예가 없다”며, “이 구간을 지하화할 경우 지하 진입로를 만들고, 주변에 방음벽을 설치하면 해당 지역마을이 원래 제 모습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서울 구간도 방화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 터널을 뚫어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 것”이라며 “방화로를 우회하는 도로를 신설하라는 요구는 대안 없는 반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와 지하화 문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광명시는 지난해 초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올해 들어 시 범대위대책위원회와 원광명주민들은 “지하화 건설을 촉구하는 공문서를 서울국토청에 수차례 전달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하소연한다. 향후 사업일정에 대해 서울지방국토청은 “아직까지 우리 입장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면서 “앞으로 광명시가 사업 협의에 적극 응해 온다면 우리도 현안에 대해 성의껏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단국대, 세종시 의료공백 메운다

    단국대, 세종시 의료공백 메운다

    단국대가 도시 규모에 비해 의료기관이 부족한 세종시의 의료안전망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단국대치과대학 세종치과병원과 단국대 세종의원은 22일 세종시 어진동 단국빌딩에서 개원식을 열고 세종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을 위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원식에는 이춘희 세종시장을 비롯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만 대한치과협회 부회장, 홍은표 세종시의사회장 등 정관계 및 의료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세종치과병원은 구강악안면회과, 치주과, 소아치과, 치과교정과, 치과보철과를 개설하고 입원실 5개 병상과 수술실, 회복실 등을 갖췄다. 세종의원은 소화기내과 및 내시경검사실, 신장내과 및 인공신장실,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및 건강검진센터를 설치했다. 특히 대학병원급의 고해상도 CT와 MRI 장비를 도입해 인근 지역 의원들과 협진하면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진 결과 중증질환으로 의심되거나 응급환자는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신속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장충식 단국대법인 이사장은 “충청권 유일의 치과대학병원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지역민과 공무원의 구강 보건건강을 책임지겠다. 세종의원 역시 대학병원으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처서’에 요란한 비…중부지방 최대 200㎜ 이상

    ‘처서’에 요란한 비…중부지방 최대 200㎜ 이상

    ‘처서’인 23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기상청은 이날 중국 북부에서 남동진하는 기압골의 영향을 차차 받아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아침부터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전했다. 24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도·강원 영서 50∼150㎜(많은 곳 200㎜ 이상), 충청도 50∼100㎜, 강원 영동·남부지방(경상 해안 제외) 20∼60㎜다. 비가 오는 지역에는 돌풍이 불고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예상돼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경상도와 제주도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일부 지역에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낮 최고 기온은 27∼34도로 전날과 비슷하겠다. 대체로 중부지방은 30도를 넘지 않지만, 남부지방은 30도를 웃돌겠다. 일부 내륙에는 아침까지 안개가 끼는 데다 비까지 내려 교통안전에 주의해야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3일은 더위 가고 가을 온다는 ‘처서’…전국에 비

    23일은 더위 가고 가을 온다는 ‘처서’…전국에 비

    23일은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이 시작된다는, 24절기 중 14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처서’다. 이날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아침부터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남부지방은 구름이 많고 대기 불안정으로 낮부터 밤사이에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겠다. 비가 내리는 곳에서는 돌풍이 불고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예상돼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23∼24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 영서 50∼150㎜(많은 곳 200㎜ 이상), 충청 50∼100㎜, 강원 영동·남부지방(경북 동해안 제외) 20∼60㎜다.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 낮 최고 기온은 27∼34도로 22일과 비슷하겠다. 경상도와 제주도에는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내륙에는 아침까지 안개가 끼는 데다 비까지 내려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동해 앞바다에서 0.5∼1.0m, 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다. 먼바다의 파고는 서해 0.5∼2.0m, 남해·동해 1.0∼2.5m다. 기상청은 당분간 바닷물 높이가 높은 기간이니 서해안과 남해안 저지대에서는 만조 때 침수 피해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림청 “국지성 호우…제2 우면산 막자”

    좁은 지역에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국지성 호우로 ‘산사태’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 강원 화천·철원과 경기 성남·김포·수원에 각각 호우주의보가 발령됐고 21일 일부 지역은 돌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예보됐다. 장마철이 지났지만 게릴라성 호우로 인해 대형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 들어 산사태로 2명이 숨지고 94.22㏊의 피해가 발생해 재산 피해액만 114억 94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발령되지 않았던 산사태 위기경보 중 2단계인 ‘주의’가 5차례나 발령됐다. 더욱이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니었지만 예상치 못한 집중호우에 무너져 내리면서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청이 지정한 산사태 취약지역은 전국적으로 2만 1406곳에 달한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인가가 인접해 있거나 계곡의 길이가 길고, 경사가 급한 지역 등으로 산사태 발생 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다. 지난 6월 25일부터 8월 15일까지 누적 강수량이 청주 1004㎜, 인제 940㎜, 괴산 934㎜, 서울 862㎜, 경기 광주 805㎜ 등에 달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1000~1200㎜)이 두 달 만에 집중된 것이다. 계속되는 비로 약해진 지반이 집중호우 등 충격 시 쓸려 내릴 위험성이 높아졌다. 이용권 산림청 산사태방지과장은 “올해는 산사태 취약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은 경북·강원·전남·경남보다 충청에 피해가 집중됐다”면서 “태풍이 상륙할 경우 영호남에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산사태는 평소 배수관리 및 정확한 예보를 통해 위험상황 발생 전 대피하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2011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이후 반짝 늘었던 사방사업(砂防事業) 예산은 최근 사고가 줄자 삭감됐다. 이상 기온에 대비한 조치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2011년 1790억원이던 사방 예산은 2012년 2337억원으로 30.6% 증액된 후 2015년 2978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016년 2864억원, 2017년 2329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그나마 산악지역의 정확한 기상 상황 파악 및 정보 제공을 위한 산악기상망 구축이 올해 처음으로 200곳에 설치된다. 2022년까지 62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우면산 산사태 이후 사방댐 등 사방사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피해가 감소했는데 올해 이상기후로 위험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사방 예산은 재난안전관리 측면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역사 속 북소리] 심야 종소리 듣고 격노한 세종 왜

    [역사 속 북소리] 심야 종소리 듣고 격노한 세종 왜

    북 못 치게 의금부 관리가 협박해 억울한 노비 종 쳤다는 사연 듣고 백성과 소통 막았다며 관리 파직 영조 49년 어느 추운 겨울날 백성 한 명이 궐 안에 있는 신문고를 쳤다. 자신의 아버지가 장수노인 명단에서 누락돼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당시 조선에서는 유교주의에 입각한 경로 사상에 따라 80세, 100세 이상 노인에게 수직(壽職·나이 많은 노인에게 주었던 명예관직)을 부여하고 왕이나 고을 수령이 베푸는 잔치에도 참석하게 했다. 조선 사회는 국가재정의 근간인 조세(세금)·공납(특산물)·역(강제징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통계의 정확성을 중시했다. 하지만 백성의 민원은 사실상 ‘국가통계가 엉터리’라는 주장이나 다름없었다. 조정은 즉각 재조사를 통해 함경도와 충청도 지역 노인 통계가 매우 허술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관찰사와 고을 수령을 파직했다.아무리 가벼운 사안이더라도 일단 신문고를 울려 민원이 접수되면 왕이 직접 나서 현안으로 다뤘다. 당사자의 억울함을 해결한 뒤에는 부당하게 일을 처리한 관리도 처벌했다. 시간이 갈수록 관리들은 신문고를 혐오했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성이 신문고를 못 울리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겼다. 이런 이유로 백성의 민원을 숨기려는 관리들과 이를 반드시 찾아내 해결하고자 하는 왕 사이에 숨바꼭질이 이어지곤 했다. 세종 10년 어느 밤에 난데없이 광화문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승정원(오늘날 대통령 비서실)에서 원인을 파악해 잠에서 깬 왕에게 보고했다. 사(私)노비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신문고를 쳐 알리려 했으나 의금부(검찰) 관리가 “사소한 일을 가지고 소란스럽게 하면 오히려 네가 처벌받는다”고 위협해 북을 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북 대신 종을 쳤다는 것이다. 세종은 “신문고는 아랫 백성의 사정을 들어 위와 통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인데 관리가 북을 치는 것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며 의금부 관리들을 파직했다. 문종 1년에는 왕의 절대적 신임을 받던 김종서를 중심으로 한 대신들이 신문고 기능을 약화시키려고 했다. 그들은 “신문고 사안 가운데 사소한 내용은 금지시키고 중요한 사안만 허용해야 한다”며 백성들의 신문고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청했다. 평소 대신들의 청을 너그러이 수용하던 문종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해도 백성이 신문고를 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당황한 대신들은 “성상의 옥체가 상할까 염려돼 드리는 말이었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신문고에 대한 조선 국왕들의 태도는 조선 후기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영조 48년 황거라는 자가 “우리 조상 묏자리에 다른 이가 묘지를 썼으니 이를 바로잡아 달라”며 신문고를 치려 했으나 병조(군·경) 당직자들이 이를 막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나중에 사연을 듣게 된 영조는 당시 신문고를 맡고 있던 병조 담당자와 수문장을 교체했다. 역대 왕들은 “신문고는 관리들이 업무를 처리할 때 ‘내 결정이 나중에라도 신문고를 통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해 항상 일을 엄중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게 만든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특히 왕은 실책을 감추기 급급한 관리들의 ‘포장된 보고’보다는 고통받는 백성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직접 보고 듣고 싶어 했다. 신문고 사안을 처리하면서 자연스레 백성의 삶을 조정에서 직접 다룰 수 있었다. 신문고는 민생 현안을 중앙정치 무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왕의 비책이었다. ■출처:세종실록 10년(1428년) 5월 24일, 문종실록 1년(1451년) 9월 8일, 영조실록 48년(1772년) 12월 14일, 영조실록 49년(1773년) 2월 29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오늘 전국 곳곳 시간당 30㎜ ‘강한 비’

    주말 동안 전국에 내린 비가 화요일인 22일까지 계속된다. 서울·강원·충청 지역은 목요일까지 비가 오락가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에는 중부지방과 서해안, 남해안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저기압의 이동 속도가 느려 강수 지속 시간이 길고 강수량의 지역 차가 클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2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국에서 30~80㎜로 예측된다. 많은 곳은 120㎜ 이상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 영동·충북·남해안을 제외한 경남·제주도는 20~60㎜, 전라 내륙·경북·울릉도·독도는 5~40㎜로 예상된다. 22일 서울·강원 지역부터 비가 그쳐 23일은 반짝 날씨가 갰다가 목요일인 24일 다시 비 소식이 있다. 21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 낮 최고기온은 26~31도로 전날보다 높겠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앞바다 0.5~1.5m, 남해 앞바다 0.5~1m, 동해 앞바다 0.5~1m로 일겠다. 서해와 남해상에는 돌풍을 동반한 천둥·번개와 함께 물결이 높게 일겠고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 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文대통령 취임 100일 지지율 85.3%...소통과 공감에 힘입어

    文대통령 취임 100일 지지율 85.3%...소통과 공감에 힘입어

    취임 100일을 넘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위협과 ‘살충제 달걀’ 파문에도 여전히 고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20일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이후 18~19일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85.3%(매우 잘하고 있다 45.8%, 어느정도 잘하고 있다 39.5%)에 달했다. 이는 7월 지지율(85.9%)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0.9%포인트(p) 상승한 12.7%였고, 잘모름 무응답은 2.1%였다. ‘잘 하고 있다’(85.3%)는 의견은 연령별로 30대에서 93.1%로 가장 높았으며, 20대(90.4%)와 40대(86.0%)에서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지역이 지난달 조사(97.9%)와 마찬가지로 96.7%로 가장 높았으며, 인천/경기(87.2%)지역과 부산/울산/경남(84.1%), 대전/세종/충청(84.0%)지역에서도 긍정평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성향별로 진보적이라는 응답층에서 95.9%로 가장 높았으며, 중도층에서도 84.5%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90.0%)와 학생(89.7%), 블루칼라(87.9%)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잘 못하고 있다’(12.7%)는 의견은 연령별로 60세 이상(18.4%)과 50대(16.6%)에서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지역별로는 대구/경북(16.6%)과 서울(15.2%) 지역이 타 지역에 비해 부정평가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직업별로는 자영업(18.9%) 종사자와 가정주부(14.3%)에서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층’(853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 응답자의 34.0%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소통 및 공감’이라고 답했으며, ‘약속이행을 위한 노력’이 17.6%로 2순위로 나타났다. ‘적폐청산 및 부정부패 척격을 위한 노력’은 12.1%로 3위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안정적 국정운영’(11.8%),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10.3%) 등의 순이었으며, ‘청와대 참모진 및 내각인사’라는 응답은 2.9%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http://www.ksoi.org)의 자체여론조사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8월 18일~19일 이틀에 걸쳐 유무선 RDD(무선 79.8%, 유선 20.2%)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수준이며, 응답률은 10.3%(유선전화면접 5.0%, 무선전화면접 14.0%)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사]

    ■법무부 ◇별정직 고위공무원 신규임용△장관 정책보좌관 구승희 ■통계청 ◇과장급△조사관리국 표본과장 이정현△동남지방통계청 지역통계과장 최필근△충청지방통계청 지역통계과장 채관병△충청지방통계청 경제조사과장 김광열◇4급 승진△운영지원과 이진석△경제총조사과 이의규△사회통계기획과 김상진△표본과 임경은 ■고려대 △정경대학장 겸 정책대학원장 이재원△보건대학원장 이준영△교육매체실장 박지훈 ■부산대 △창업지원단장 윤석영△정보화본부장 채흥석△교무부처장 김형남△학생부처장 박강현△기획부처장 정철웅△캠퍼스기획부처장 김인태△대외교류부본부장 김동식△창업지원부단장 김수형 ■경북대병원 △생명의학연구원장 박재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행정부장 송관헌△중소기업협력센터장 정진완△국가참조표준센터장 임현균△인적자원실장 오병석△총무복지실장 진인용△구매자산실장 서윤석△시설안전실장 송영상 ■대한전기협회 △기획감사실장 변훈석△홍보협력실장 변우식
  • [단독] 文정부 파워엘리트는 ‘호남·서울대·56세男’

    [단독] 文정부 파워엘리트는 ‘호남·서울대·56세男’

    ‘호남, 수도권, PK, 서울대, 50대 남성.’ 문재인 정부의 ‘파워엘리트’는 4명 중 한 명꼴로 호남 태생이다. 10명 중 4명은 서울대 출신이다. 파워엘리트 가운데 여성 비율도 12.6%에 달한다.서울신문이 출범 100일(17일)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중앙행정기관(18부 5처 17청 4실), 4대 권력기관(검찰·경찰·국가정보원·국세청) 및 군의 핵심요직 175명을 16일 분석한 결과 호남 태생은 45명(25.9%), 서울대 출신은 71명(40.6%), 남성 153명(87.4%)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남 영광 출신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에, 전남 장흥 출신 임종석 선대위 비서실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하는 등 호남 출신을 중용,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41명·23.4%)과 PK(부산·울산·경남, 39명·22.3%)도 강세다. 3곳을 합치면 71.4%(125명)에 이른다. 5·9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이거나 여권의 전략적 요충지와 겹친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기반인 대구·경북(TK) 출신은 17명으로 충청(충남북·대전, 22명)에 못 미쳤다. 이명박 정부의 ‘고(고려대)소(소망교회)영(영남)’, 박근혜 정부의 ‘성(성균관대)·시(고시)·경(경기고)’ 등 출신대학 편중이나 대통령의 사적 인연이 작용한 흔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서울대(71명)가 가장 많았고, 고려대(17명·9.7%)와 연세대(12명·6.9%) 순이었다. 부산대와 한양대는 나란히 6명으로 약진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모교인 경희대 출신은 서대원 국세청 차장 1명뿐이고, 경남고 출신은 김영문 관세청장과 왕정홍 감사원 사무총장 정도다. 김기춘 비서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 등 70대가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박근혜 정부와 달리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내각은 모두 젊어졌다. 평균 나이는 55.8세다. 175명 가운데 70대는 정의용(71) 안보실장이 유일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내일까지 우산 챙기세요… 중부 국지성 호우

    광복절인 15일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강원 북부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17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상에 저기압이 오랫동안 머물러 있으면서 강수 지속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에서는 산사태, 침수 등 비 피해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비는 강수량의 지역 차가 크고 저기압의 위치와 이동 속도에 따라 예상 강수량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내린 비의 양은 향로봉 185㎜, 미시령 159㎜를 기록했다. 경기 포천과 고양 능곡 지역에도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호우주의보는 6시간 강우량이 70㎜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서울에도 8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청계천 시작 지점부터 고산자교 구간까지 산책로 출입이 통제됐다. 서울, 경기, 강원, 경북, 북한 지역은 16일까지 20~7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국지적으로는 최고 100㎜ 이상 쏟아지겠다. 충청도와 남부지방(경북 제외), 서해5도, 울릉도, 독도에는 5~40㎜의 비가 오겠다. 16일 서해상, 17일 동해 중부 해상에서는 강한 바람과 함께 물결이 높게 일겠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71.8%…전주보다 0.7%P 하락”

    “문 대통령 지지율 71.8%…전주보다 0.7%P 하락”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발표민주당 지지율도 49.8%로 소폭 하락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난주 소폭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나 발표됐다. 한반도의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고,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임명 나흘 만에 자진 사퇴하는 등 인사 논란 때문으로 분석된다.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하락해 12주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는 CBS 의뢰로 지난 7∼11일 전국 성인 남녀 2542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1.9%포인트),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전주보다 0.7%포인트 내린 71.8%로 2주 연속 하락했다고 14일 밝혔다. 직무수행 부정평가는 0.4%p 오른 21.3%, 모름 또는 무응답은 6.9%로 각각 나타났다. 일별 집계로 보면 취임 100일 1주일 전(취임 13주차)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공식사과가 여론의 주목을 받은 다음 날인 9일 73.7%로 상승했다. 다만 북한의 괌 타격 위협과 미국의 보복 경고 등으로 한반도의 안보 불안감 고조가 지속하고, 임명 나흘 만에 자진 사퇴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 논란이 이어지면서 주 후반에는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58.4%·9.2%p↓), 대전·충청·세종(64.9%·7.2%p↓), 광주·전라(82.2%·4.9%p↓)에서 하락 폭이 컸다. 반면 부산·경남·울산(70.8%·6.8%p↑), 서울(74.4%·2.8%p↑)에선 올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79.0%·6.4%p↓), 30대(85.3%·2.7%p↓)에서 하락했지만 40대(82.4%·3.7%p↑), 60대 이상(54.6%·1.1%p↑)에선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이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0.8%p 하락한 49.8%로 2주 연속 떨어졌다. 이로써 민주당의 지지율은 5월 3주차부터 11주 동안 유지한 50%대를 지키지 못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의 하락세는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강 대 강 대치 정국과 안보 불안감 고조와 박기영 인사 파문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유한국당은 0.4%p 오른 16.9%로 2주째 상승세를 보였다. 정의당과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각각 0.8%p, 0.4%p 상승한 6.5%, 6.2%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지난주의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4%(1.5%p↓)로 하락해 다시 오차범위 내의 최하위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텃밭인 호남(16.9%→11.9%)에서 다시 10%대 초반으로 내려간 지지율을 얻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확산한 점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8·2 대책에 서울 아파트값 0.03%↓

    8·2 대책에 서울 아파트값 0.03%↓

    ‘8·2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 조사한 전국 주간 아파트값은 0.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0.03% 떨어졌다. 전주 0.33%의 상승률을 기록한 뒤 75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강남권 아파트값은 0.06% 하락했다. 수도권도 전주 대비 상승폭이 크게 축소된 가운데 0.02% 상승에 그쳤다. 지방은 신규 입주물량 누적과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울산, 충청, 경상권에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부산은 상승폭이 축소돼 보합세로 돌아섰다. 전셋값은 전국이 0.01% 상승했다. 서울은 학군이 양호하거나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서 상승세가 지속돼 0.02% 올랐다. 신규 입주 아파트가 늘어난 지방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며 전반적으로 이사 문의가 감소함에 따라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 해저드에 빠진 골프공 12만 5천개 훔친 일당 검거

    잠수복을 입고 골프장 워터해저드에 들어가 골프공 12만여개를 훔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11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전국 골프장을 돌며 워터해저드에서 골프공을 훔친 김모(37)씨 등 5명을 특수절도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1년여 동안 야간에 골프장에 침입해 해저드에서 로스트볼을 건져 낸 혐의다. 이들은 울타리가 없는 골프장에 쉽게 침입해 잠수복을 입고 해저드에 들어가 자체 제작한 틀째로 바닥에 가라앉은 골프공을 건져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내연 관계인 유모(60)씨와 김모(60.여)씨는 주로 충청과 호남지역 골프장을 상대로 절도를 했다. 김모씨 등 3명은 강원도와 경상도 일대 골프장을 털었다. 두 일당은 익산시 남중동과 춘포면에 각각 보관창고를 마련하고 로스트볼 세척작업을 벌였다. 전문매입꾼에게 팔아넘기기 위해서다. 경찰은 이들의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골프공 12만 5000여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골프장 관계자 등을 통해 로스트볼 전문절도범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 통신수사와 탐문 등을 벌여 이들을 차례로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에서 “로스트볼은 소유주가 불분명해 절도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여러 골프장을 다니면서 공을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로스트볼은 골프장의 소유라 몰래 가져가면 처벌을 받는다“며 ”이들이 범행한 횟수와 장소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스트볼은 새 공에 비해 흠집이나 펜 마크가 있지만, 연습용이나 초보자용으로 인기가 높다. 흠집 정도와 코팅 상태에 따라 등급이 매겨질 정도로 매매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오늘날씨] ‘말복’ 더위…곳곳 소나기 오다 오후에 그쳐

    [오늘날씨] ‘말복’ 더위…곳곳 소나기 오다 오후에 그쳐

    ‘말복’이자 금요일인 11일 전국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또한 가끔 비가 오다가 오후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오전 5시 현재 기준으로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충북 북부 곳곳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 과천, 강원도 삼척·동해·강릉 평지에는 전날 발효된 호우주의보가 오전 1시 30분을 기해 해제됐다. 다만 이들 지역에는 전날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10∼11일 오전 4시 누적 강수량을 보면 강원도 인제군 향로봉에 211㎜, 고성군 간성읍에 183.5㎜, 양구군 방산면에 172㎜, 화천군에 147㎜의 비가 왔다. 같은 기간 과천에는 113.5㎜, 서울 서초구에는 81.5㎜, 경기 의왕에는 68㎜, 안양에는 55㎜의 강수량이 누적됐다. 기상청은 이들 지역에 이날도 10∼60㎜의 비가 예상되며 시간당 20㎜ 이상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청도와 남부지방, 울릉도·독도에도 이날 5∼40㎜의 강수량이 예보됐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7∼33도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일부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여전히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곳도 있겠다. 열대야도 전국 곳곳에 계속된다. 아침까지 강원 산지와 일부 내륙에 안개가 끼는 곳이 있으므로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먼바다에서 0.5∼2.0m, 남해 먼바다에서 1.0∼2.5m, 동해 먼바다에서 1.5∼3.0m로 인다. 12일까지 천문조에 의해 바닷물 높이가 높으므로 서해안과 남해안 저지대에서는 밀물 시 침수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 동해안은 너울성 파도가 해안도로나 방파제를 넘을 수 있으므로 이를 유념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8.2 부동산대책에서 제외된 ‘지방 부동산’, 수요자들 관심↑

    8.2 부동산대책에서 제외된 ‘지방 부동산’, 수요자들 관심↑

    8.2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수도권 및 부산,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대책에서 자유로우면서도 풍부한 수요층을 갖추고 있는 각 도별 인구수 최다 도시에서 분양되는 단지들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지정 등 투기세력을 잠재우기 위한 강한 규제가 포함돼 있다. 이들 규제들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서울, 수도권과 세종시, 부산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이들 규제에서 벗어난 지방 부동산 시장으로 수요자들의 시선이 분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전라도 전주시, 경상도 창원시 등 각 도를 대표하는 인구수 1위 도시들은 잘 갖춰진 기존 생활인프라뿐만 아니라 풍부한 인구를 토대로 한 탄탄한 수요층을 갖췄다는 평가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방 각 도별(수도권, 광역시, 세종시, 제주 제외)로 인구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2017년 7월 기준)들은 ▲경상남도 창원시(105만7692명) ▲충청북도 청주시(83만5925명) ▲충청남도 천안시(62만6419명) ▲전라북도 전주시(65만1403명) ▲경상북도 포항시(51만4609명) ▲강원도 원주시(33만9865명) ▲전라남도 여수시(28만7479명) 등으로 강원도와 전남지역을 제외하면 50만명을 넘는 대도시들이다. 이들 지역은 풍부한 수요층을 바탕으로 아파트 매매거래가 활발하다. 청주시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299건으로 충북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8965건)의 절반이 넘는 59.11%를 차지하고 있다. 전주시(5218건, 45.98%), 천안시(4503건, 43.26%)도 전북(1만1349건), 충남(1만409건) 거래량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으로 차지하고 있다. 활발한 거래로 인해 매매가격 또한 인근 지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현재(2017년 7월 10일 기준) 3.3㎡당 시세는 ▲경상남도(700만원) 창원시(796만원) ▲충청남도(578만원) 천안시(634만원) ▲충청북도(564만원) 청주시(627만원) ▲전라북도(495만원) 전주시(554만원) ▲경상북도 포항시(51만4609명) ▲강원도 원주시(33만9865명) ▲전라남도(485만원) 여수시(485만원) 등으로 전남을 제외하면 해당 지역의 평균 시세를 상회하고 있으며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창원시의 경우는 경남 평균 시세보다 13.73%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이사는 “생활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 생활여건이 갖춰진 편리한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인구절벽이 현실화됨에 따라 인구수가 많은 풍부한 수요층을 갖춘 도시들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도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북 인구 1위 도시 전주에서는 우미건설의 ‘전주 효천지구 우미린’ 2차분 물량이 오는 8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주 효천지구 A2블록에서 분양예정인 ‘전주 효천지구 우미린 2차’는 지하3층~지상25층 11개동, 전용면적 84㎡ 1128가구로 구성된다. 기존 도심에 갖춰진 홈플러스, CGV 멀티플렉스, 농수산물 유통시장, 완산수영장 등 각종 편의시설 이용이 용이하다. 명문고인 상산고를 포함해 총 12개의 학교가 인근에 위치해 지역 내 우수학군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지 바로 앞에 초교부지(설립미정)가 마련돼 있다. 국도 1호선, 호남고속도로 서전주 IC를 통해 인접 도시 접근이 용이하며 인근 간선도로를 이용해 서부신시가지를 비롯한 도심권으로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다. 강원도 인구 1위 도시 원주에서는 오는 8월 반도건설이 강원도 원주시 원주기업도시 1-2블록과 2-2블록에 공급하는 ‘원주기업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1-2블록 6개동 548가구와 2-2블록 8개동 794가구 지하 2층~지상 30층, 총 14개 동, 전용면적 59~84㎡, 1342가구로 조성된다. 오는 2017년 하반기 개통되는 KTX와 오는 2019년 착공하는 경강선(여주~원주 복선전철)이 들어서는 서원주역이 차량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제2영동고속도로 서원주IC와 서원주JC 진입도 수월해 서울 강남권까지 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다. 경남 인구 1위 도시 창원에서는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이 오는 9월 창원시 교방동 교방1구역 주택재개발로 '창원 교방 푸르지오 예가'를 분양할 예정이다. 최고 26층, 17개동, 전용면적 59~103㎡, 1538가구 규모로 구성되며 이중 865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마산자유무역구역, 창원국가산업단지, 두산중공업 등이 인근에 있어 직주근접 여건이 뛰어나다. 충북 인구 1위 도시 청주에서는 시티건설이 오는 9월 동남지구 B1, 2블록에 공급하는 ‘청주 동남지구 시티프라디움(B1, 2블록)’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B-1블록 전용 84㎡ A~D타입 797가구, B-2블록 A~F타입 610가구, 지하 2층~지상 25층 총 1407가구로 조성된다. 동남지구는 약 205만㎡의 면적에 총 1만4768가구, 3만6000여명이 거주하게 될 청주 최대 규모의 택지지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입추에도 폭염 절정…낮 최고 29∼37도

    입추에도 폭염 절정…낮 최고 29∼37도

    가을로 접어드는 입추(立秋)인 7일에도 폭염은 계속될 전망이다.낮 최고기온은 29∼37도로 전날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겠다. 기상청은 또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한낮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부지방과 경북에는 기압골 영향으로 대체로 흐리다가 오전부터 비가 올 전망이다. 경남 내륙에는 대기 불안정으로 오후에 소나기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 경기, 충청, 강원, 경상, 제주에서 5∼50㎜다. 지역에 따라 시간당 30㎜의 폭우가 내릴 수 있다. 바다의 물결은 서해 앞바다에서 0.5m, 남해 앞바다 0.5∼1.5m, 동해 앞바다 0.5∼2.0m로 일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사 속 북소리] 엄동설한에 거리 나선 소녀의 사연

    [역사 속 북소리] 엄동설한에 거리 나선 소녀의 사연

    부하들 녹봉 빼돌려 중앙에 뇌물 배달 사고로 의금부 모진 옥살이 숙종, 효심 감명… 유배로 마무리 숙종 25년(1699년) 1월 한 소녀가 대궐 앞에서 풍물패가 쓰는 북을 두드리며 원통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튿날도 북을 치며 대궐 앞 도로에서 통곡했다. 왕은 어린 소녀가 엄동설한에 북을 치며 우는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으로 보고 관리를 보내 연유를 물었다. 소녀는 전(前) 남해현령 이상휘의 딸이었다. 아버지가 관내 관리에게 줄 녹봉(월급) 일부를 가로챈 것이 발각돼 의금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에 연루된 다른 관리들은 가벼운 형벌을 받고 풀려났음에도 유독 그의 아버지만은 모진 고문을 받으며 옥에 갇혀 있어 억울하다는 것이었다.사실을 확인해 보니 남해현령 이상휘는 수령 자리를 유지하고자 관리들에게 제공해야 할 녹봉 100석(200여 가마)을 빼돌려 중앙 관리들에게 뇌물로 바쳤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일부 청렴한 관리에게도 뇌물을 돌려 행각이 드러났다. 의금부 조사가 본격화되자 관리들이 속속 자수해 조정은 아수라장이 됐다. 남해 지역과 한양 간 연락 업무를 하는 경저리(京邸吏)의 집 앞에는 앞다퉈 뇌물을 반납한 이들로 가득 찼다. 누가 얼마를 반납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상휘의 죄는 당시 엄벌로 다스리던 장오(臟汚·뇌물죄)여서 참형에 처해져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왕은 소녀의 행동을 한나라 문제(漢文帝)의 고사에 비유하며 칭찬했다. 한문제 13년(기원전 167년) 지방 관리로 있던 순우의(淳于意)가 죄를 지어 처벌을 받게 되자 그의 딸 제영이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관비가 되기를 자청했다. 그러자 문제가 딸의 효심에 감동해 아비의 죄를 용서했다. 숙종도 효심 깊은 소녀의 호소에 감명받아 그의 아버지를 전라도 영암으로 유배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런 결정에는 효를 중시하는 조선 사회의 오랜 전통이 자리잡고 있었다. 당시에는 조상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또는 선친의 묏자리 문제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려고 신문고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아버지의 부정부패 행적이 자식들의 앞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다 보니 신문고를 쳐 왕에게 직접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종 8년(1426년) 사례를 보면 조선 사회가 얼마나 강력하게 반(反)부패정책을 시행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선비 장경지는 과거 시험을 보려고 수십년간 공부했지만 그의 아버지가 죄를 범한 탓에 시험에 지원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장경지의 부친은 전라도 감사를 지냈으나 관청의 면포와 종이 등을 다른 용도로 쓰다가 적발돼 충청도 부여로 유배됐다. 아버지가 장리(贓吏·부패한 관리)로 이름을 올린 만큼 아들 장경지는 과거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다.그는 “아버지가 부패 관리라는 이유로 자식에게 시험 볼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신문고를 쳤다. 결국 세종은 그의 탄원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과거 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조선시대는 부정부패를 방지하고자 장리연좌제(贓吏連坐制)를 실시해 뇌물을 받거나 비위로 물러날 경우 자식들까지 과거를 볼 수 없게 했다. 설사 부패 관리의 자식이 과거 시험에 합격해 등용됐더라도 일정 직급 이상은 승진시키지 않았다. 이 경우 장리의 자식들은 인정(人情)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아버지의 잘못이 대물림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신문고를 치곤 했다. ■출처:세종 8년(1426년) 1월 15일, 숙종 25년(1699년) 5월 5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무관심이 만드는 ‘저질 지방의원’… 갈 길 먼 ‘파수꾼 민주주의’

    무관심이 만드는 ‘저질 지방의원’… 갈 길 먼 ‘파수꾼 민주주의’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모두 8장의 투표지가 유권자 손에 쥐어진다. 서울 시민이라면 서울시장, 서울시의회의원, 시의회 정당비례, 구청장, 구의회의원, 구의회 정당비례, 서울시 교육감에 이어 개헌투표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기본권, 지방자치권 등을 담은 개헌안 국민투표를 지방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사는 곳의 구청장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마당에 개헌안은 지방선거에서 모든 유권자들의 관심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란 플라톤의 정치에 관한 명언이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는 관심을 갖기조차 쉽지 않은 구도가 형성된다. 4년 동안 별다른 견제장치 없이 운영되는 지방의회에 대한 유일한 심판도구가 투표지만 그마저도 주민의 무관심과 무리한 선거제도 등으로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지방의회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자치분권의 뿌리지만, 1991년 의원선거로 부활한 이후 내내 지탄의 대상이었다. 한때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불거졌으나 의회의 견제와 감시를 받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앞장서서 의회 필수론을 주장하며 방패막이가 됐다.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지방의회를 촛불 집회와 같은 파수꾼 민주주의로 바꿀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승진은 좀 어려울지 몰라도 원하는 보직으로 가는 전보는 의원 한마디면 다 되죠. 공무원 인사가 나면 누구는 내가 전보시켜 줬다며 힘을 과시하고 다닙니다.” 한 서울시 공무원의 이야기다. 지방의원들의 인사 개입은 주로 총무과장 또는 행정국장을 통해 이뤄지는데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발효되자 서울시의 전임 행정국장은 아예 전화통화 연결음(컬러링)을 김영란법으로 바꿨다. 일부러 법 조문을 다 들을 때쯤 전화를 받자 의원들의 인사 청탁이 쑥 들어가서 하반기 정기인사 시즌을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영란법으로 오히려 인사 청탁이 더 음지로 들어가 은밀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귀띔이다. 인사 청탁은 사실 국회의원들이 먼저 하던 ‘갑질’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의원 백’ 하나쯤 있어야 승진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이미 상식으로 통한다. 국회에서 벌이던 구태와 적폐가 그대로 지방의회까지 이어지는 것을 끊어내고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의 정당공천제를 없애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구본승(43) 서울 강북구의원은 “3년 전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반대한 사람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마당에 한번 폐기된 제도를 되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무공천제보다는 정당 시스템 안에서 지방 정치를 바꾸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많다”고 말했다. 지방의원들의 공천권은 사실상 국회의원들이 갖고 있다. 게다가 지방의원들은 주요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진다. 지역에 밀착해서 생활하는 지방의원들에게 지역구 관리를 맡기는 등 확실한 국회의원-지방의원 간의 상하관계가 자리잡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회의원 보좌관을 했던 이들도 많다. 처음 지방의회가 부활할 때는 무보수 명예직이었지만, 명예를 노리고 정치판에 뛰어든 지역유지들이 각종 이권 개입으로 처벌되는 등 제대로 역할을 못하자 2006년 유급제로 전환했다. 유급제 도입 이전에는 농업, 상업, 제조업 출신 의원이 많다가 2006년 이후에는 대졸 정당인 출신이 늘어 현재 지방의회 구성원도 법적으로 가능한 겸직을 하지 않는 전업 의원이 약 70%에 이른다. 물난리에 해외 외유(충북도), 예산 편성권을 악용한 땅 투기(대구시), 토지 용도 변경 빌미로 뇌물 착복(서울 성북구), 살인교사 혐의(서울시), 순금으로 의원 배지 제작 등 온갖 추태를 일삼는 지방의회 악의 근원은 결국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정당의 공천제도다. 지방의회 지원과 제도를 맡은 행정안전부 선거의회과 관계자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행안부는 뭐하냐는 의견도 많지만 지방자치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견제가 먼저다”며 “자치분권 시대에 의회에서 조례나 규칙에 따라 정한 일에 건건이 협조 요청을 내려보내면 지방자치가 아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방의회의 구태를 지적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반발은 그럼 국회의원은 모두 자질이 괜찮으냐는 것이다. 물난리 해외 외유에다 국민과 언론을 레밍(들쥐)에 비유한 발언으로 전국구 인물이 된 김학철 충북도의원은 “단돈 10만원의 정치 후원금도 내지 못한 제게도 공천을 주신 분이 계실 때까지는 지방의원이 되는 길은 참으로 어렵고 힘들었다”며 “추경예산 통과시켜달라고 아우성치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예산안 통과되던 날 자리 안 지키고 다 어디 갔나?”며 희생양이 되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충북도의회의 물난리 해외 외유가 여론의 지탄 대상이 됐을 때도 행안부는 유의사항 공문조차 내려 보내지 않았다. 어찌 됐든 도의회에서 제도에 따라 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여러 지방의회에서 순금으로 수십만원 짜리 의원 배지를 만들자 유의사항으로 ‘일반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정도의 가격(예 국회의원 배지 가격 3만 5000원 이하)으로 제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을 뿐이다. 국회의원에서 지방의원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와 같은 먹이사슬 구조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벌써 2년여가 지난 일이긴 하지만 안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오산시의회의 당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안 의원은 지역향우회 야유회가 열린 부안군 야유회장에서 부안군수에게 노래를 부르면 부안군 예산 100억원을 내려주겠다는 발언과 함께 야당 예결위 간사는 여당 예결위원장과 동급으로 장관들도 굽실거리고 같은 국회의원들도 눈을 맞추려고 한다는 망언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등 오산 시민들의 명예를 처참히 훼손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는 안 의원이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시의원들이 단체로 탄 버스에서 “이런 식으로 하면 공천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들이 잘나서 시의원 된 거 아니라고 명심하시기 바라겠어요. 신당에서 잘하겠다는 각오 담은 서약서 준비하십시오”라고 다그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때 안 의원은 오산지역 보육연합회 회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시의원의 아버지가 선출되자 시의원들에게 ‘병신’이란 막말까지 써가며 화를 냈다고 한다. 내년에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지면 지자체 예산이 지금의 2배가 된다는 얘기가 벌써 나온다. 개헌으로 법적 지위까지 공고해질 지방정부를 감시해야 할 막강한 역할을 지방의회가 맡은 것이다. 올 초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는 당시 행정자치부를 찾아 전국 의정비 일원화, 의회 사무직 공무원 인사권,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정치권에서 논의해야 할 요구 사항 대신에 지방의회 자질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의정연수센터 설립과 예산정책지원센터 마련 등을 통해 의회가 전문성을 갖고 지방정부의 예산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말의회, 야간의회, 지역 순회 간담회, 주민의 상임위활동 참여제도화, 유급 시민모니터링제 등으로 국민이 민주주의의 파수꾼이 되어 지방자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지방의회가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지방의회 폐지안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은 “무엇보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괜찮은 인물을 발굴해 공천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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