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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도시 만들기] (11)토지공개념제도

    [좋은도시 만들기] (11)토지공개념제도

    중앙정부가 행정수도를 이전한다고 발표했을 때 충청도 땅값이 다락같이 올랐다. 토지보유자들이 얻게 될 엄청난 불로소득은 그외 지역 주민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안겨줬다. 정부가 기업도시 건설을 추진하자 기업이 얻을 막대한 토지개발이익의 환수 장치가 미흡하다며 시민단체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빈부격차가 심화되는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 자산이 지목되어 왔다. 따라서 토지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토지공개념 제도가 재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인/터/뷰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과거 정부의 국공유지 불하는 잘못된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국공유지 매각을 중단하고 국가가 땅을 사들여 공장이나 주택부지 등으로 싸게 임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올해부터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토지공개념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 토지가격을 서서히 떨어뜨리는 것이 바람직하며 참여정부는 분명히 부동산투기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토지공개념의 재도입을 어떻게 보시는지. -1990년대 택지소유상한 등 토지공개념 법의 입법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있어 위헌 판정을 받았지만 올바른 정책이었다. 종부세는 이런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에 해당한다. 이 위원장은 경북대 교수 시절 미국의 사상가 ‘헨리 조지’의 책을 다른 학자들과 집필했다. 헨리 조지의 사상은 한국에도 적용가능한가. -헨리 조지는 토지란 자연의 선물이며 개인이 소유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토지공유제를, 또 지대(地代)차익을 세금으로 전액 환수해야 한다며 토지가치세(land value tax)를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공유제는 어렵다. 이미 토지의 사유화가 너무 진전되어 있는 데다 땅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땅값이 오르는 데 따른 지대는 불로소득으로 노동과 투자활동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우리도 지대조세제로 가는 정신은 옳다. 종부세는 충분치는 않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는 조치 중의 하나다. 종부세가 충분치 않은 이유는. -당초 과세대상자가 10만명이었으나 5만∼6만명 선으로 줄었다. 앞으로 너무 낮은 수준인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는 반면 거래세는 낮춰가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이나 기업도시 조성의 경우 땅값 상승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공 용도로 사용할 만한 국공유지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공유지 비중이 전국토의 20%미만이다. 이는 면적 기준이며 토지가치를 기준으로 하면 더 낮을 것이다. 미국은 50%, 스웨덴은 60∼70%선이며 싱가포르는 거의 대부분이다. 해방이후 정부가 줄기차게 국공유지를 불하한 것은 잘못됐다.▶앞으로 국공유지를 늘려야 하나. -국공유지 매각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늦었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지금부터라도 땅 매입을 늘려야 한다. 정부의 토지 매입 재원이 부족하지 않겠나.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씩이라도 사들여서 땅을 필요로 하는 기업의 공장이나 임대주택 부지용으로 싸게 빌려주고 토지임대료를 받아 다시 땅을 매입하면 된다. 시군구 자치단체들도 공유지를 늘리게 되면 기업유치 등에 유리할 것이다. 참여정부의 부동산억제정책으로 부동산값이 하락하는데. -부동산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위험하지만 올라서는 안 된다. 공유지를 늘려가면서 보유세를 강화해서 토지 가격을 서서히 떨어뜨리는 게 바람직하다. 서서히 떨어지면 정부가 땅을 사기도 쉬워질 것이다. 부동산 값을 반드시 잡아야 할 이유는. -부동산차익은 최대의 불로소득이다.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이 굴러다니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 자신의 머리를 쓰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돈을 벌 생각을 하는 것이야말로 시장경제체제이다.1988년 서울올림픽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근로정신이 해이해진 망국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땅값이 오르면 경제효율이 떨어지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며 시장경제를 좀먹는다. 부동산 신화는 깨져야 한다. 종부세나 토지공개념 도입을 놓고 좌파적이란 비난도 있었는데. -정반대다. 부동산 투기를 옹호하는 것이야말로 시장경제를 망치는 것이다.1990년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30명이 당시 러시아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헨리조지의 사상을 담고 있다. 민영화와 자본의 사유화 추진은 옳지만 토지까지 사유화해서는 안 되며 지대는 정부가 흡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들 경제학자들 가운데는 토빈, 솔로, 모딜리아니와 윌리엄 비크리 등 4명의 저명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있었다. 서구 자유경제에서는 토지공개념이 이미 제도로 구체화되어 있다. 이상일 논설위원 ■ 토지문제해결 다양한 시각들 서울시 양윤재 부시장은 “아파트 거주자들은 자기 땅 지분이 얼마인지 잘 알지 못하며 거의 관심이 없다.”고 지적하고 “토지에 대한 인식이 소유보다 사용위주로 바뀌는 한 사례”라고 말했다. 양부시장은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가의 토지 보유를 늘려야 한다.”고 전제하고 “국가의 매입대상 토지 가운데 아파트 등 공동 주택 부지, 기업보유 토지 등을 제외하면 실제 매입 토지는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0년 정도만 꾸준히 사들이면 국가가 필요로 하는 땅은 모두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종철 전 서울대 교수는 토지문제 해결을 위한 토지세 강화에 반대했다. 강화된 조세부담은 결국 수요자에 전가되며 토지를 살 수 있는 사람은 대토지수요자란 이유에서다. 임 교수는 토지 국유제에는 반대하며 토지공유제를 주장한다. 그는 “공유제에서 국민들은 토지 이용권만 갖지 매매와 형질변경은 불가능하다.”면서 “공유제에서는 토지사용이 공공목적에 위배될 경우 이용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토지공유화의 시행 방법으로 그는 토지보유세와 토지 임대료를 전부 사유지 매입에 투입하거나 아니면 일본 메이지 유신때처럼 지가증권(地價證券)발행을 통한 일시 매수를 들었다. ■ [기고]“토지개발권양도制 체계적 시행을” 토지는 인간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자연이 베풀어 준 것이란 점에서 인공물처럼 특정 주체가 독점적·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일반재화와는 달리 토지의 배타적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라도 사용방식에 있어서는 공적인 제한이 따르고 있다. 토지소유 제도는 사유제와 공유제로 대별할 수 있다. 사유제는 사적 주체가 사용권, 처분권, 수익권, 개발권 등을 모두 갖는 형태이며 토지공유제는 정부가 이를 독점하는 경우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들은 양 극단의 사유제 혹은 공유제만을 채택하기보다 두 제도를 혼합한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사유제의 보완으로 토지의 사용과 처분은 사적 주체에게 맡기되 토지가치만은 정부가 징수하는 방안, 그리고 공유제의 보완으로 토지의 처분권과 수익권은 정부가 가지되 토지사용은 사적 주체에게 맡기는 방안 등이 있다. 영국은 1940년대 후반 토지개발권을 공유화하여 지주는 토지사용권만 가질 뿐 개발권은 국가가 갖게 하는 ‘개발허가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개인의 토지소유권으로부터 개발권을 분리하여 공공에 귀속시키면, 개발로 인한 이익을 정부가 흡수할 뿐 아니라 지가 안정 및 투기를 예방·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은 개발권을 분리하여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다른 장소로 이전하여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권양도제도(TDR)’를 이미 1960년대부터 실시했다.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보호, 난개발 방지, 저소득층 주거지역의 확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난마처럼 얽힌 우리의 토지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첫째 사유제를 근간으로 하는 시장경제하에서는 국공유지비율이 낮은 경우 토지문제해결에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국공유지비율이 전 국토의 20%에 불과하다. 일본만 해도 30%에 이른다. 국공유지 비율을 높이는 거시적 접근이 요망된다. 둘째, 우리나라는 토지 거래세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반면 토지 보유세는 상대적으로 낮아 토지공급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거래세는 가볍고 보유세는 무거운 것이 옳은 방향이다. 셋째,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개발허가제도나 개발권양도제도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든 토지의 데이터 베이스화한 토지종합정보망이 하루빨리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도 없이는 토지이용의 효율성과 형평성중 어느 한 가지도 달성하기 힘들 것이다.
  • 여권 “인재은행 ‘잔고’ 부족”

    인재풀의 한계인가, 인사방식의 한계인가. 교육부총리 인선 실패와 그에 따른 청와대 인사수석·민정수석 등의 경질 사태가 빚어지면서 여권 내부에서 ‘인재풀 한계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능력과 도덕성, 지역안배 등 이런저런 자격 조건을 두루 충족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게 이 한계론의 본질이다. 현 정부 청와대 비서진을 역임한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10일 정찬용 인사수석의 경질과 관련,“그동안 호남 출신인 정 수석이 호남소외론의 방파제 역할을 했는데, 그를 대신할 적당한 호남 출신 인물이 없어 문제”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실제로 인재풀과 관련한 데이터베이스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언론이 좀 추천해달라.”고까지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을 기용한 이유 중 하나가 그의 광범위한 인재풀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한계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북 군산이 지역구인 강봉균 의원은 “인재풀이 부족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진보냐 보수냐의 이념 문제 등 곁가지에 얽매이지 말고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의 인물을 고른다면 인재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사하을 출신 조경태 의원도 “호남 소외론은 필요 이상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열린우리당의 주류가 호남출신 의원들이고, 정부에서도 호남 출신 비율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 당 집행위원도 “내가 자주 만나는 호남 사람들 가운데 호남소외론을 얘기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무산에 따른 충청권 민심을 겨냥해 청와대 인사수석에 충청도 출신 인사를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다른 관계자도 “호남 출신이 연달아 인사수석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정지용시인의 고향 ‘옥천’

    [문학이 머문 풍경]정지용시인의 고향 ‘옥천’

    “남한에 있는 아버님을 만나고 싶어요.” 2001년 이산가족 상봉신청때 북한에 있던 정지용(鄭芝溶·1902∼50) 시인의 셋째아들은 상봉대상자에 아버지를 포함시켜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한국전쟁 당시 시인이 납북된 뒤 아버지를 찾으러 간 셋째아들은 아버지의 행방을 알지도 못한 채 북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한다. 시인의 가족사 자체에 분단의 비극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셈이다. 정 시인의 사망도 평양감옥에 함께 있다 탈출한 사람이 “감옥에 폭격을 할 때 희생이 됐을 거다.”라고 말해 그럴 것으로 추측케 할 뿐 정확하게 언제, 어떤 과정으로 숨졌는지는 미스터리다. ●박제화된 흔적들 시인의 고향 충북 옥천에는 초가로 지어진 생가가 있다.1988년 정지용이 해금된 뒤 시인을 기리는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다른 이가 살고 있던 옥천읍 하계리 옛 생가 부지를 매입, 지난 97년 4월 문을 열었다. 지난 4월 시인의 큰아들 구관씨가 작고하기 전 그의 고증을 거쳐 건립됐다. 단장된 집옆에는 시인의 동상이 서 있고 물레방아도 만들어 놓았다. 대표시 ‘향수’에 나오듯 생가 앞에는 개천이 있다. 마을 주민이나 어린이들은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로 시작하는 이 시구처럼 개천을 모두 ‘실개천’이라 불렀다. 부근에는 시인이 다니던 죽향초등학교가 있다. 운동장 한쪽에 일본식 옛 교사 한동이 서 있다. 지난해 6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 57호로 지정한 교사앞 표지석에는 ‘정지용 시인과 육영수 여사 등을 배출했다.’고 썼다.4학년 박주영(10)양은 “정지용 시인이 우리학교를 나왔다는 게 자랑스럽고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1926년 건립돼 정 시인이 공부했던 교실은 아니지만 자기 시를 판금조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 같은 학교출신이라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 ●몰락한 충청도 양반 구관씨는 작고하기 전 옥천 삼양초 노한나(31) 교사와의 대화에서 “구한말 몰락한 양반가에서 태어나 운좋게 근대교육을 받았지만 유교윤리에 충실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구관씨는 “아이들을 좋아했지만 자식에게는 무척 엄격했다.”고 전했다. 시인의 이화여대 제자인 유수인씨도 “두루마기에 회색 명주목도리만 하고 다닐 정도로 살림이 어려웠지만 전혀 비굴하지 않았고 깨끗했다.”면서 “돈 한푼 없어도 ‘선생님, 선생님’하면서 매달리는 여제자들을 데리고 가 외상 밥을 사주는 허풍기도 좀 있었다.”고 말했다. 시인이 고향에 산 것은 휘문고에 들어가기 전인 17세까지. 휘문고 교사도 했고 이화여대 교수로도 일했다. 구관씨는 “성당과 학교, 시 쓰는 것밖에 모르던 양반으로 항상 머리에 시가 들어서 밥을 먹는지 반찬을 먹는지 자신도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성질이 굉장히 급해 별명이 ‘신경통’으로 불렸다고 한다. 성격이 활달했고 해학이 빼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김영랑, 유치환 등 시인과 친했고 청록파 시인을 추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박목월에 대해서는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고 격찬했다. 또 ‘보리피리’의 문둥이 시인 한하운의 이름과 이희승의 ‘일석’이란 호를 지어줄 정도로 이름짓는 일에도 재능을 보였다고 했다. 정 시인이 졸업한 일본 교토 도시샤(同志社)대학에 동상과 시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인석 옥천문화원장은 “최근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조동일 계명대 교수 등과 함께 이 대학을 방문, 내년 가을까지 윤동주 시인의 시비 옆에 정지용 동상과 시비 등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향 충북 옥천에서는 88년부터 정지용 문학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문학상도 이듬해부터 열리고 있고, 신인문학상과 청소년문학상도 올해 10회와 6회째를 각각 맞았다. 매년 8∼9월 중국 옌볜에서 지용제 및 음악제가 열리고 있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부인과 큰아들·딸은 남한에, 둘째·셋째아들은 북한에 갈갈이 찢어져 살았지만 정지용 시인의 향기는 옥천군체육공원 옹벽을 시가 새겨진 돌로 장식할 정도로 고향에 진하게 남아 있다. 옥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여의도 IN] 이명박 “국정을 정치판 착각”

    “진보·보수라는 이분법으로 편가르면서 아웅다웅 싸우는 나라가 21세기에 어디에 있습니까?.” 한나라당 대권 주자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28일 기자들과 오찬 모임을 가졌다. 이 시장은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려고 애썼지만 화제가 리더십과 행정수도이전 문제 등으로 넘어오면서 자연스레 자신의 정치적 색채를 드러냈다. 특히 정치인이나 지식인들의 경박함을 꼬집으며 “진보가 뜨니까 진보인사인냥 행동하고, 뉴라이트(신보수) 얘기가 나오니까 뉴라이트 인 척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나아가 “국정도 경영인데 정치판으로 착각하는 게 문제다.”라면서 “코드를 끼리끼리 맞추다 보니 다수 국민이 소외됐고 그 결과 젊은이나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경제회복에 대한 희망을 읽게 된 게 아니냐.”면서 정부에 대한 쓴 소리도 잊지않았다. 이어 정부의 ‘행정특별시’ 구상에 대해서는 “충청도민을 한번 더 속이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중부내륙고속도로 낭만여행

    중부내륙고속도로 낭만여행

    길은 희망이다. 지난 15일 개통된 충주∼상주를 관통하는 중부내륙고속도는 이 지역 주민들에겐 새 희망의 길이다. 교통이 불편해 외면받았던 천혜의 관광지 문경새재와 경천대 등이 수도권에서 2시간 거리로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고속도로로 희망을 갖는 이가 비단 이 지역 주민들뿐이랴. 탁 트인 새 고속도로를 가족과 연인과 달리며 해묵은 고민을 털어낸다면 우리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된다. 더욱이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옛 선비들을 생각하며 문경새재 옛길을 걷는 것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운치다. 새로운 길로 인해 새롭게 만나게 된 문경·상주·충주에서 새 희망을 맛보자. ●희망의 고갯길 문경새재 문경새재가 이렇게 가까웠던가. 복잡한 서울을 빠져나와 경기도 여주분기점(TC)에 들어선지 30분만에 문경새재가 눈앞에 펼쳐졌다. 과거길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넘었던 고갯길. 길이 꼬불꼬불하고 험해, 길이 얼어붙는 겨울철에는 아예 가볼 생각도 못했던 이 곳에 새 길이 열리면서 쉽게 품속으로 다가왔다. 문경새재 톨게이트(IC)를 빠져나와 제 1관문인 ‘주흘관’(主屹關)에 들어서자 벌써부터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새 길이 관광의 오지인 문경을 새롭게 만나는 순간이다. 주흘관을 지나면 나타나는 ‘태조 왕건’ 드라마 촬영지는 2만평에 왕궁 2동과 기와집 41동, 초가집 40동을 지어 마치 민속촌을 방불케 했다. 이따금씩 이곳은 세트장인 줄 모르는 노인분들이 관광안내소를 찾아와 “벽과 기왓장 모두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라며 입장료를 환불해 달라며 항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제 2관문인 조곡관(鳥谷關)을 거쳐 충청도와 경계인 제 3관문인 조령관(鳥領關)을 지나는 길은 초겨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2∼3관문 사이에는 ‘장원급제길’이라는 소로가 있어 당시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와 “어사 출두요.”를 외치며 금의환향하는 어사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백두대간 줄기의 조령산과 마패봉, 부봉, 포암산을 비롯해 주흘산도 잊지 못할 풍광을 자랑한다. 재미있는 전설도 숨어 있다. 당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문경새재와 죽령, 추풍령 등 3개의 길이 있었는데 과거를 보러 떠나는 선비들은 멀더라도 새재를 택했다. 죽령으로 가면 죽을 쑤고,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문경의 옛지명인 ‘문희(聞喜)’로 가야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일종의 ‘징크스’ 때문이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054-550-6421)에서 3관문까지는 6.5㎞인데 왕복 3∼4시간 걸린다. 봄·가을에는 가족단위로 산책하기에도 좋은 코스. 새재 입구의 온천 지구는 한해의 쌓인 피로와 묶은 때를 푸는 데 최고. 문경온천은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피부염에 효과가 탁월한 칼슘·중탄산천온천수가 나온다. 지하 900m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는 일본 벳푸온천보다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문경종합온천(571-2002)은 한꺼번에 2500명이 들어가는 대형 온천탕을 갖췄다. 입욕료는 6000원. 새재에서 3번국도를 타고 상주방향으로 10㎞쯤 내려가면 천년고성 ‘고모산성’과 진남교반에 이른다. 표지판은 없지만 진남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면 된다. 영남대로 옛길을 30분을 걸어 올라가면 고모산성 정상에 이르는데, 푸른 강위에 가지런히 놓인 철교와 3개의 교량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이 곳은 옛길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 선비들의 짚신 자국이 나 있는 바위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오갔는지 말해준다. 문경은 도자기의 고향이기도 하다. 경기 이천과 전남 강진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 사기장 105호로 지정된 김정옥씨 등 전국 도자기 명장 5명 중 3명이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경도자기전시관(550-6416)은 토기와 청자, 백자, 근·현대도자기, 수석 등이 전시돼 있으며, 가족들과 함께 도자기 실습체험을 할 수 있다(체험료 1만원). 탄광으로 유명했던 문경지역 광부들의 애환과 탄광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문경 석탄박물관(550-6424)도 가볼 만하다. 지난 94년 마지막으로 폐광된 은성탄광 위에 지어진 박물관에서는 실제 탄광안을 들어가 볼 수도 있다. 문경시청 문화관광과(550-6393). ●낙동강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경천대 상주에 가면 낙동강을 굽어보는 비경 경천대를 가봐야 한다. 깎아지른 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이곳은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절벽’이라고 해서 경천대로 불린다. 상주IC에서는 불과 10분 거리에 있다. 이곳이 낙동강 700리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경천대는 가족들을 위한 눈썰매장과 놀이공원, 사극 상도 촬영지 등 놀거리와 볼거리도 함께 갖추고 있다. 관리사무소(536-7040). 상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곶감. 우리나라 곶감의 60%를 이곳에서 생산한다. 이달부터 내년 1월 말까지가 제철이다. 남작마을은 전통적인 상주 곶감을 생산하는 마을이다.145가구 중 80가구가 곶감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곳을 방문하면 100개 들이 한 상자를 시중의 절반가격인 3만∼4만원선에 구입할 수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자전거박물관(534-4973)에서는 최초의 자전거인 1839년산 로버자전거 등 자전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200여대의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 탈 수도 있다. 상주시청 공보담당관실(530-6062). ●온천과 스키장이 있는 최고의 겨울철 가족여행지 수안보 수안보는 온천과 스키장, 국립공원, 호수 등을 두루 갖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족 여행지. 고속도로 개통으로 부산·대구 등지에서도 당일로 다녀올 수 있게 됐다. 수안보 온천과 사조리조트 스키장은 괴산IC를 빠져나와 수안보 방향으로 달리면 월악산 전경과 함께 온천에 이른다. 수안보는 1000여년 전인 고려 현종 당시에도 존재했던 유서깊은 온천이다. 겨울산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수안보파크호텔(043-846-2331)의 노천탕은 이곳의 자랑이다. 사조리조트(846-0750)는 다른 스키장만큼 붐비지 않아 한적하게 스키를 배울 수 있으며, 저녁에는 지척에 있는 온천에서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충주호는 국내 최대 인공호수로 월악산과 금수산, 옥순봉, 구담 등 단양팔경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어 겨울산과 겨울 호수의 참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월악산 국립공원(653-3250)은 겨울철 기상특보 발효시 등산이 통제되는 만큼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문의는 충주시청 문화관광과(850-5165). ■이것도 맛보세요 ‘경상도 음식은 맛이 없다고?’ 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기만 할 뿐 맛이 없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남도 음식 못지않다. 오히려 때묻지 않은 자연에서 나오는 웰빙 음식이 많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의 소문난 식당(054-572-2255)은 묵조밥이 유명하다. 묵조밥은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건강식. 조로 지은 밥에 녹두를 갈아 쑨 청포묵과 도토리묵을 넣고 양념 간장과 참기름에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칼칼한 된장찌개도 함께 나온다. 도토리묵밥 6000원, 청포묵밥 8000원. 인근 목련가든(572-1940)은 인기 연예인 최수종씨 등 태조왕건 출연자들이 애용하던 맛집으로 즉석 두부요리가 유명하다. 음식은 모두 현지에서 재배한 콩으로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 두부에 곁들인 동동주는 특별 주조한 술로 식욕을 당기게 만든다. 두부와 새우, 버섯, 소고기, 야채 등이 들어간 맛깔스러운 즉석 손두부 전골이 4∼5인분에 2만 5000원. 문경시내 약돌돼지 요리전문점 약돌샤브샤브(556-7192)는 문경 약돌돼지를 이용해 만든 대표 특산요리다. 기름이 적은 약돌돼지 등심과 안심에 각종 신선한 야채를 곁들여 소스에 찍어 먹는다.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상주의 청기와 숯불가든(535-8107)은 감을 먹여 키운 암소고기가 유명하다. 감 먹인 소는 상주의 지역특산물인 곶감을 가공하고 남은 감껍질 등을 이용해 만든 사료로 키운 소. 이곳은 인근 축협에서 사온 소고기로 요리해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며 질기지 않다. 갈비살 1인분(130g)에 1만 3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알고 떠나면 초행길도 쌩쌩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초행길 운전자들도 빠르고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서울에서 문경새재나 상주는 평일의 경우 승용차로 2시간30분∼3시간이면 갈 수 있어 당일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서울∼상주가 당초 1만 2600원에서 76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TC), 부산·대구 등지에서는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TC)에서 빠지면 된다. 또한 문경새재는 겨울철 여행지로 잘 알려지지 않아 숙박 등도 저렴하다. 지난 10월 개관한 문경유스호스텔(054-571-5533)을 이용하면 알뜰하게 즐길 수 있다. 가족실과 8인실,18인실 등이 있어 단체여행에도 적합하다. 가족실은 5만원이다. 또 문경새재 안에 있는 문경관광호텔(571-8001)도 요즘에는 주중 40%, 주말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2인실의 경우 주중 5만 4000원, 주말 7만 2000원이다. ■ 도움말 경상북도 관광진흥과(053-950-2340) 문경·상주·충주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성&남성] 여성과 띠에 얽힌 안좋은 속설들

    [여성&남성] 여성과 띠에 얽힌 안좋은 속설들

    올 1월 결혼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신혼살림을 차린 김연주(30·주부)씨는 새해 태어날 아이의 출산 예정일에 부쩍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김씨는 “예정일이 1월 중순이라 음력으로 계산하면 원숭이띠가 되지만, 양력으로 계산하면 닭띠가 된다.”면서 “남자아이라면 상관 없지만, 여자아이라면 예정일보다 빨리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닭띠는 재물복이 없다.”는 속설이 귓가를 빙빙 돌기 때문이다. 토끼띠인 김씨는 “평소에 토끼띠라는 이유만으로도 어른들에게 ‘온순하다.’며 귀여움을 받았지만, 철이 들면서부터 거부감이 들었다.”면서 “대학시절 용띠인 여자 후배가 ‘용띠라서 역시 드세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봤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정작 내 아이 문제가 되고 보니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몸집 큰 동물띠 여성에 부정적 의미 건국대학교에서 역학을 강의하는 김동완(42) 박사는 “모이를 콕콕 쪼는 닭처럼 재물을 콕콕 쫀다고 해서 닭띠 여자는 재물을 모으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닭띠뿐 아니라 몸집이 큰 동물의 띠를 지닌 여성은 속설 하나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백말띠·용띠·밤에 태어난 범띠는 팔자가 세고, 남자를 이기려 한다.’‘한 집에 호랑이띠 여자가 2명이상이면 불운이 닥친다.’는 식으로 전해져 왔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특히 백말띠에 대한 속설은 널리 퍼져 있어서, 백말띠에 해당하는 경오(庚午)년 생이 아니더라도 말띠에 태어난 여자아이들은 모두 팔자가 세다는 오해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백말띠 해 여성 신생아수 급감 이런 속설 때문인지 백말띠의 해인 90년에 태어난 여자 신생아의 수는 89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통계청의 신생아 인구통계에 따르면,88년부터 92년까지 남자 신생아 100명에 여아는 88∼89명선을 오갔으나,90년의 경우 남자아이 35만 862명이 태어난 반면 여자아이는 3만 1282명에 그쳐 성비가 100대85로 뚝 떨어진 것이다. 90년도 신생아 통계는 띠에 대한 속설로부터 20∼30대의 젊은층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재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78년생(말띠)인 정지선(27·여)씨는 “양띠나 토끼띠 등 다른 띠에 태어난 선후배들보다 말띠 친구들끼리 만나면 띠에 대한 속설을 자주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정씨는 “명절때 친척들이 모이면 말띠라 바깥으로 돌기만 한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학교 1학년 때 한 학년 위의 선배가 말띠가 팔자가 세다는 속설 자체를 모르고 있어서 신기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쁜 일 생기면 ‘혹시 내 띠 탓인가’ 전통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기성세대는 나쁜 일이 닥치면 속설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충청도 천안에 사는 홍모(50·주부)씨는 54년 말띠해에 태어나 어려서부터 동네 어른과 친척들에게 말띠는 팔자가 세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홍씨는 2년 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도, 지난 1월 딸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모두 자신의 팔자가 센 탓인 것 같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진민자 청년여성문화원 원장은 “같은 특징이라도 남성의 단점은 사라지고 여성의 단점만 부각되어 이야기로 남은 것”이라며 “속설 등이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면서 정설로 변하게 되면 여성들에게 보이지 않는 차별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사회에 맞게 장점으로 받아들이길 한국 종교문화 연구소 김윤성 박사는 “띠에 관한 속설이 유독 여자에게만 많은 것은 ‘남자를 잘 만나야 팔자가 핀다.’는 속설처럼 예부터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규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런 속설들을 사회적으로 믿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고, 여성들 스스로 ‘전통사회에서 팔자가 세다는 말은 현대사회에서 성공의 조건’이라는 식으로 속설에 도전하거나 뒤집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역학을 공부한 사람들조차 이런 속설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박사는 “오행으로 풀어보면 닭띠는 꼼꼼하고 원리원칙적인 기질이 있어 의사가 되면 좋고, 말띠는 활동성이 강해 연예인들이 많다.”면서 “전통사상도 현대사회에 맞춰 개성을 살리고 장점을 개발시키는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박사는 또 “탤런트 변정수씨는 어머니와 딸까지 3대가 모두 호랑이띠지만 성공해서 잘 살고 있다.”며 “속설은 어디까지나 속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띠별 여성관련 속설 ●쥐띠 겨울철 한밤중에 태어난 쥐띠 여자는 먹을 복을 타고났다. ●소띠 소는 묵묵히 일하는 이미지로 소띠 여자는 가정적이다. ●범띠 호랑이는 활동적인 동물로 호랑이띠 여자는 가정적이지 못하다. ●토끼띠 애교가 많고 가정적이며 온순해 부모님을 잘 모신다. ●용띠 여자가 용띠면 자신은 성공하지만 남편의 출세는 가로막는다. ●뱀띠 90도로 꺾지 못하는 동물로 앞으로만 전진하려 한다. ●말띠 방랑기와 도화살이 있어 바깥으로 떠돌고 고집이 세다. ●양띠 욱하는 성질이 있지만 모험을 하지 않는 안정감이 있다. ●원숭이띠 재주가 있고 끼를 발휘해 집안 일을 잘 처리한다. ●돼지띠 부지런하고 활동적이고 일도 열심히 한다. ■ 도움말 김동완 아이사주닷컴 대표
  • 고려시대 총통 7년째 방치?

    고려시대 총통 7년째 방치?

    지금까지 발견된 총통(銃筒·옛날 화포)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총통이 민·형사 소송에 휘말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7년째 보관돼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20일 고려말인 1385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총통을 지난 1998년 사기 등 형사사건의 증거물로 압수해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이 30.2㎝, 지름 4.6㎝인 총통의 표면에는 한자로 19자가 새겨져 있다. 이중 ‘홍무18년’(洪武十八年)은 중국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연호로 고려 우왕 11년인 서기 1385년에 해당한다. 총통을 제조한 곳으로 추정되는 ‘양광’(楊廣)은 중국에는 없는 경기도와 충청도 일원의 옛 이름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해석.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총통은 고려시대 화약을 도입, 화포를 제작한 최무선이 생존해 있던 때 제작된 것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총통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 확실히 규명된 것은 없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전문기관이 감정을 했으나 중국산이라는 주장과 고려산이라는 주장이 엇갈렸다. 중국산이라고 한 전문가들은 “형태가 중국 것과 비슷하고, 명문은 나중에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은 “총통이 고려시대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기소된 피고인 임모씨의 사기죄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임씨는 결국 무죄가 확정됐다. 총통이 고려시대에 제작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총통인지는 더 기다려야 알 수 있다. 원소유주였던 김모씨가 지난 8월 “잠시 맡긴 것일 뿐인데 임씨가 마음대로 처분했다.”며 임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고, 임씨로부터 총통을 구입한 정모씨를 상대로 물품인도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기 때문이다. 이 총통이 고려시대 것으로 판명되면 시가는 1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7)시흥 소래염전과 소래포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7)시흥 소래염전과 소래포구

    겨울의 을씨년스러움이 폐허의 소금밭을 뒤덮고 있다. 수인선 철길이 끊긴 지 오래 되어 잡초만 무성하다. 염부들이 떠난 폐염전이 고즈넉하다 못해 음산하기까지 하다. 무너져 내린 소금창고만이 얼마 전까지 소금을 만들었던 노동의 역사를 말해줄 뿐이다. 소금밭에는 갈대가 우거져 있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고라니 한 마리가 갈대 속으로 몸을 낮춘다. 염판에 깔던 옹기편만이 햇빛에 반짝거리며 화려했던 옛 시절을 말하고 있다. 누군가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고….’라고 했듯 오랜만에 둘러본 소래 풍경도 수상하다. 옛 염전을 둘러싼 외곽에는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해 머잖아 마지막 남은 이 소금밭으로 침공을 개시할 태세다.2004년 겨울. 소래는 이렇듯 불안정한 풍경으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싸고 싱싱한 새우젓으로 소래포구 ‘북적북적’ 경인지역에서 자란 사람들은 누구나 기억하리라. 수원∼인천을 오가는 협궤열차를 타고 가자면 끝없이 펼쳐지던 군자와 소래의 염전을. 조개나 새우젓 따위를 광주리에 얹은 아낙들이 오르면 기차는 순식간에 어물전으로 돌변했다. 화성의 야목 같은 정거장에서도 맛, 굴 등을 준비한 아낙들이 올라타 ‘어물전’풍경에 또 다른 색을 덧칠하곤 했다. 사람들은 김장철이 되면 으레 소래포구로 나가 새우젓 등속을 준비했다. 마포새우젓이 명성을 다해 역사 뒤편으로 사라진 이후 소래포구가 그 역할을 이어 경인지방의 새우젓 물량을 감당해 오고 있다. 소래까지 오고가는 차비가 더 들 수도 있지만 싸고 싱싱한 맛에 멀다 않고 소래포구를 찾곤 한다. 수인선 열차는 낭만의 표상처럼 인식돼 연인들의 단골 데이트코스가 되기도 했다. 드넓은 염전지대를 거친 뒤, 왁자지껄한 포구를 지나서 갯냄새 물씬한 인천항에 당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열차의 낭만성을 보증하고 남았다. 그러나 이제 염전도 사라지고, 기차도 없고 남은 것은 추억뿐이다. 시흥시 군자동에 있던 군자염전 터는 아파트단지로 바뀌었고 군자역만 남아 옛날을 말하고 있다. 남동염전 터는 인천시 남동구 남동공단에 편입돼 공장지대로 변했다. 시흥의 소래염전만이 어정쩡한 ‘대기발령’ 상태로 남아 있을 뿐이다. 소래염전터에서는 포동, 일명 새우개라 부르는 마을을 주목해야 한다. 큰 당나무들이 동산 위에 서 있고 당집도 남아 있어 예부터 마을신을 크게 모셨던 곳임을 알 수 있다. 해마다 배치기 신명에 고기잡이 풍어를 만끽하던 포동 당제는 끊긴 지 오래이고, 신성 공간이었던 당집 주변엔 온갖 영세 공장과 너저분한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당집 바로 옆 컨테이너박스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가롭게 라면을 끓이고 있다. 소래포구가 각광을 받기 전에는 모든 배들이 새우개포구로 몰려들었다.1930년대까지만 해도 잘나갔던 새우개포구는 염전이 생기면서 막을 내렸고, 그 임무를 소래포구에 넘겨주었다. 즉, 포리포구는 소래철교의 부설과 더불어 그 명맥이 끊기게 된 것. ●소래염전터 서해안 ‘마지막 남은 허파’ 노인정에서 만난 이 마을 토박이 황구인옹은 “포동 사람들도 지금은 소래포구로 나가 장사들을 하는데, 그때는 소래에 집이나 있었나. 포동이 훨씬 컸지. 소래에 배 닿기 시작하면서 저렇게 커졌는데, 그게 불과 30년도 안돼. 월곶은 10년도 안됐고…. 포동에 배 없어진 건 소래다리를 놔서 염전다리 놓는 바람에 배가 못들어와 그렇게 됐어.”라며 이곳의 역사를 소개했다. 유흥가로 변한 월곶이나, 번화한 저잣거리 같은 소래포구나 모두 근래 생겨난 곳임이 황옹의 증언으로 확인된다. 시흥시 향토자료실 김낙기 위원은 “경기 서해안은 워낙 민감하게 변화를 거듭해 세심하게 보지 않으면 그 역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마침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세기 민중생활사연구단(단장 박현수)에서 이들 지역을 집중 조사하고 있어 조만간 지난 100년의 사라질 뻔한 역사가 복원돼 전모를 드러낼 전망이다. 소래염전은 경기 서해안의 ‘마지막 남은 허파’이다. 면적도 엄청나게 넓다. 생태환경공원을 꾸미자는 주장에서부터 토지분양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소유주의 집요한 주장까지 가세, 이 땅의 용도가 쉬 정리되지 않고 있다. 시골포구였던 월곶도 번쩍이는 관광지로 변한 지 오래다. 소래염전마저 아파트용지로 내주고 만다면, 이곳 서해안은 얼마다 더 황량하고 복잡해질 것인가. 천만 다행인 것은 시흥시가 생태용도로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이다. 경기 서해안에 이만한 땅은 이곳뿐이므로 소래염전의 운명에 관해 모두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들 폐염전은 불과 70여년 전만 해도 갯벌이었다. 소래염전이 1930년대, 군자염전은 그보다 조금 이른 1920년대 초반에 생겼다. 군자·소래염전은 한반도 최대의 염전이었다. 우리나라의 천일염 역사는 1907년 일본인이 중국인 기술자를 고용, 주안에 1정보 규모의 시험용 염전을 만든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규모면에서는 이곳 염전들이 가히 압도적이다. 조용하던 이곳의 지역적 정체성과 단일성이 흔들리는 최초의 사건이 염전에서 시작됐다. 그때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들어왔으며, 그 바람에 일본 대신 중국의 천일염 기술이 전파되었다.3·1운동이 났던 해, 중국 산둥성에서 중국노동자들이 몰려와 염전 공사를 도맡았고, 자본은 일본인이 댔다. 재미있는 것은 그 무렵 남한보다 일찍 염전 기술을 익힌 평안도 사람들이 집단으로 남하해 이곳에 ‘평안도촌’을 형성했다는 사실이다. 평안도촌은 군자역 주변 마을로,1922년 군자염전 축조사업 때 평안도 용강 등지의 사람들이 집단으로 이주해 오면서 취락으로 발전했으며, 당시 사람들은 이곳을 ‘피양촌’이라고 불렀다. 군자역 서북쪽 지역은 ‘웃피양촌’, 북쪽 지역은 ‘아래피양촌’으로 불렸다. 또 군자역 뒤는 군자염전 염부들이 이사와 사는 곳이라 하여 염전이민사나 염전사택으로 불리곤 했다. 오늘날 전철 4호선 군자역이 바로 이 지역으로, 평안아파트에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일제는 소금을 실어나르기 위해 이곳에 협궤열차를 부설했다. 민간이 부설한 철도로, 순전히 경제적 목적의 철도였다. 처음에는 경동철도라 불리다가 후대에 수인선으로 바뀌었으며, 소래포구의 철교도 경동철교에서 나중에 소래철교로 바뀌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도 수인선은 기억하지만 수려선은 까마득히 잊고 있다. 당시에는 수원과 여주 사이에도 경제철도가 있어 이곳의 소금이 인천·수원뿐 아니라 멀리 여주까지 공급되었고, 여주에서 좀 더 내륙까지 전해지는 파급효과를 보여 주었다. ●협궤열차도 소금 실어나르기 위해 생겨 이 철교 명칭을 둘러싸고 아직까지 인천시와 시흥시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는 소래철교를 인근 소래포구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철도청에 철교매각 요청서를 제출했다. 인천시가 문화재청에 근대문화유산 지정신청을 내고 지정예고를 공고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인천시는 ‘인천 소래철교’, 시흥시는 그대로 ‘소래철교’를 주장한 것이다. 지자체 간의 문화관광수입 증대를 노린 어처구니없는 싸움이다. 이 철교는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와 시흥시 월곶동을 잇는 총연장 126.5m, 폭 2.4m 규모로, 전체 길이의 49%는 남동구,51%는 시흥시에 속한다. 이러니 철교를 두토막으로 잘라내지 않을 바에야 양측이 타협하여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보듬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소래·군자 일대는 천혜의 갯벌이 펼쳐졌던 곳으로 최고의 염전 적지였다. 일제는 눈치 빠르게도 이곳을 주목했다. 소금은 생필품으로만 중요한 게 아니라 화약제조용 군수품으로도 소중했기 때문이다. 소래와 군자의 소금은 인천으로 옮겨져 국내는 물론 일본과 멀리 만주로도 실려 나갔다. 일본인들은 오늘날 시흥시 옥구공원이 있는 옛 옥구도에 취락을 형성, 집단적으로 모여 살면서 신사까지 지었다. 그 후, 포동에 신촌이 형성되면서 충청도의 노동력들이 염전을 찾아 대거 몰려들었다. 시흥의 한적할 것 같던 바닷가가 중국인, 일본인, 그리고 국내 외지인들이 북적이는 곳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근대의 시작’은 이처럼 바닷가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곳에는 다시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었다. 시흥의 평안도촌과 인연을 맺은 다수의 평안도 사람들이 인맥을 따라 오이도 인근에 정착하였다. 이들은 월남 이전부터 이곳 평안도촌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으며, 그런 인연으로 전쟁통에 무리지어 이곳으로 흘러들어 온 것이다. 여기에다가 1980년대에는 호남인들이 다수 유입되기도 했다. 경기 서해안의 복잡다단한 인구 구성은 이런 단계를 거쳐서 중층적으로 이뤄졌다. ●인천·시흥시, 소래철교 명칭싸고 갈등 군자염전 터 남쪽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오이도가 있어 이곳 바다풍경의 끝자락을 펼쳐보이고 있다. 말이 오이도지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신석기 패총이 무더기로 발굴된 곳이니, 선사시대 이래 인간이 터를 일구고 살아온 곳이다. 오이도 역시 새롭게 탄생했다. 예전의 오이도는 시화호 개발로 사라졌고, 갯벌을 매립한 곳에 계획도시가 들어섰다. 조개구이집 등 횟집이 즐비한 지금의 오이도에서 수인선의 정취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시화호가 그림처럼 펼쳐지고 방조제가 오이도에서 대부도 방아머리까지 연결되어 차량이 쉴새없이 오간다. 갯벌 가운에 말없이 졸고 있던 오이도는 간데없고 그 자리는 나들목 같은 분주함뿐이다. 수인선 협궤열차에 몸을 싣고 군자역쯤에서 하차하여 오이도로 걸어나가면서 굴을 따먹던 그때의 연인들은 모두 장년이 되어 버렸다. 수인선 협궤열차는 사라졌어도 그렇듯 풍성한 추억거리를 남겨 이 겨울을 좀 더 따스하게 감싸는 것이리라.
  • 원로회의 “與 4대입법은 위험”

    강영훈 전 국무총리 등 사회 원로 50명의 모임인 ‘국가원로회의’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을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며 여권의 4대 입법안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원로회의는 이날 ‘국가 안전 발전을 위한 대통령·국회의장·정당 대표에 보내는 국가 원로들의 권고문’을 통해 “북한 노동당 규약에는 한반도 전체를 사회주의 적화통일의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국민 기본권을 무시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과거사 청산’은 전문 역사학자에게 맡겨 응징과 고발 없는 화해·화합을 이끌어야 한다.”며 여권의 과거사 정리 방식에 반대 뜻을 명확히 했다. 원로회의는 또 “정부가 또 자유언론과 사학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국제 시류에 맞지 않는다.”며 여권이 주장하는 언론관계법과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꼬집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는 “충청도민의 선거권표를 의식한 정략성이 포함돼 있었으니 이를 전면 백지화하고, 통일에 대비해 국토 균형발전의 차원에서 중앙에 있지 않아도 불편없는 공공기관은 전국 시·도에 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조언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5)구로시오난류와 나로도 삼치잡이

    겨울바다가 따뜻하다. 해풍이 강해 체감온도는 낮아도 실온은 높다. 구로시오(黑潮)난류의 영향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아예 ‘흑조문화권’이란 문화권역을 설정하기도 했다. 가령,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평북 철산의 가도까지 동백이 자생하는 것은 이 난류 때문이다. 이 무렵 방어·삼치·참치 등이 남도의 바다를 찾는 것도 이 난류 영향이다. 삼치 하면 대개 ‘구이’를 생각한다. 점심시간, 도심의 뒷골목을 지나칠 때면 구수한 냄새가 잡아끈다. 구이용으로 쓰이는 길이 30㎝, 무게 800g 정도의 삼치는 현지에서 ‘고시’라 부르는 새끼들.“고시가 삼치 축에나 든다요?”라고들 한다. 일본 수출품이라 일본어인 ‘고시’가 일상어로 남아 있다. 이런 ‘고시’는 삼치로 쳐주지도 않는다. 적어도 삼치 반열에 끼려면 1㎏은 넘어야 한다. ●1㎏은 넘어야 삼치반열에 낀다니… 삼치를 찾아서 멀리 고흥의 나로도까지 내려갔다. 요새야 길이 좋아 어디든 어렵잖게 갈 수 있지만 나로도는 정말 멀다. 좀 돌아가는 길이지만 유장한 득량만을 보고 싶어 장흥쪽 수문리로 접어들었다. 보성 율포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하지만 반지락회로도 익히 알려진 곳. 살짝 데쳐서 야채를 넣고 매운 양념으로 버무리는데 이 정도의 선도라면 맥주집의 통조림 골뱅이 정도는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다. 득량만은 곳곳에 개막이그물이 들어차 흡사 개막이의 본향 같은 느낌이다. 나로도는 외나로도와 내나로도 2개의 섬이 모두 다리로 연륙됐다. 고흥 자체도 육지 남단에 고구마처럼 매달린 반도 지형인 데다 나로도는 그곳 읍내에서도 장장 1시간여 거리다.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완벽한 오지의 섬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로도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다.‘나로도를 모르면 삼치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돌 법도 하다.‘모든 삼치는 나로도로 통한다.’고나 할까. 언뜻 이런 농담 같은 구호가 떠오른다.‘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축정항, 일명 나로도항에서 봉래면 수산담당 김영우씨와 군청의 정상태씨를 만났다. 그들의 안내로 어판장에서 5㎏짜리 삼치부터 샀다. 가격은 ㎏당 1만원. 무게가 자그만치 5㎏인데도 ‘중치’란다. 큰 것은 10㎏도 넘는다니 뒷골목 구이집에서 굽던 삼치는 ‘삼치 반열’에 끼지도 못한다는 말을 이해하겠다. 삼치에 관한 기존 상식이 모두 깨진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어린 것들만 먹고 살아 왔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의 김진영 박사가 “키워서 먹어야 하는데 1년짜리들을 무턱 대고 잡아들인다.”고 개탄하지 않던가. 그중 맛있는 놈은 3∼5㎏짜리다. 모든 고기가 그렇듯 너무 크면 맛이 없다. 맛으로 보면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중간치가 좋다. 어린 삼치는 ‘덜 여문 격’이라 비린내가 심하고 9월 중순 이후 10월 말까지 수확기에 잡힌 놈들이라야 살집이 딴딴하고 영양가도 차올라 맛있다. 나로도 사람들은 삼치구이를 잘 모른다.“이 비싼 고기를 어떻게 날름 구워 먹을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씨알이 아주 잔 놈들만 구워 반찬을 삼는다. 회를 먹어 보니 냉동 참치와 맛이 비슷하다. 삼치는 달리는 뱃전에서 미끼 없는 ‘공갈낚시’로도 연방 낚인다. 물위를 미끄러지는 낚시 미끼를 보고 달려들다가 잡히곤 한다. 채낚기는 주로 낮에 하고, 자망은 해질 녘에 놓았다 아침에 거둬들인다. 푸른 등을 가진 물고기가 모두 바다 윗부분에서 놀듯 삼치도 윗물 고기다. 햇빛을 듬뿍 받는 등 푸른 생선이 몸에 좋은 것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격은 낚시로 잡은 고기가 그물로 잡은 고기보다 위다. 그물에서 발버둥치다가 살이 뭉그러지기 때문에 그만큼 상품의 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삼치 채낚기가 많다. 그러나 중국의 대형 쌍끌이어선이나 정치망에 잡힌 고기가 국내에 다량 유입되면서 이 삼치가 고작 냉동식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냉장 기술의 발달은 보존이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 기술을 믿고 필요 이상으로 무한정 잡아들인다는 점에서는 반생태적이다. 냉동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의 욕심을 무한대로 극대화시켜 생태계를 얼어붙게 한 꼴이다. ●“외국인은 참치, 우리는 삼치, 삼치는 나로도” 활어가 아닌 다음에야 삼치 맛은 저장 기법이 좌우한다. 일단 잡은 삼치는 얼음에 묻는다. 그러나 냉동은 금물. 냉동하면 연한 살이 녹아내려 씹을 것이 없다. 층층이 얼음을 깔고 살이 다치지 않게 비닐을 깐 다음에 삼치를 한 겹 놓은 뒤 그 위에 다시 얼음을 까는 식이다. 삼치는 잡은 즉시 먹는 것보다 두어 시간 얼음에 재워 놓았다가 먹어야 시원한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활어가 아닌 선어여서 적당히 숙성시켜 먹어야 맛이 좋음을 나로도 사람들은 일찍부터 깨닫고 있는 셈이다. 지난 60∼75년 연간에 나로도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닐 정도’로 흥청거렸다. 파시가 열려 엄청난 양의 삼치가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삼치와 함께 대하, 중하, 서대 등도 덩달아 일본에 팔렸다. 이 어류는 파시가 막을 내린 뒤에도 부산을 거쳐 속속 일본으로 팔려 나갔고, 본토 사람들은 그 바람에 삼치를 맘껏 먹기 어려웠다. 그랬던 삼치의 수출길이 막히자 그제서야 사람들은 삼치에 맛을 들였다. 재미있는 것은 삼치회를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보성 고흥 순천 여수 등 전남 동부권 사람들이라는 점. 서울에서도 주문이 밀리지만 주로 출향 인사들에 국한된다.“서울에 올라갈 게 없지요. 물량이 달리는 데다가 그쪽 사람들은 삼치회를 모르잖아요.” 그렇다. 서울 사람들이 아는 삼치는 오로지 ‘구이’뿐이다. 부산이나 인근 하동에서도 회는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서부두 횟집 등에서 심심찮게 삼치회를 맛볼 수 있다. 삼치의 문화권역이 지극히 토속적이며 남방적임을 확인시켜 주는 사례다. ●두어시간 얼음에 재웠다 먹어야 제맛 값도 애매하다. 많이 잡히면 떨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금값이다. 명절 무렵, 출향 인사들이 귀향할 때면 집집마다 삼치를 준비한다. 적절하게 때를 맞춰 먹으려고 시간까지 맞춰 가며 냉장을 한다. 그래서 그때는 값이 뛴다. 광주에서는 아예 ‘차떼기’로 사들인다. “회는 살이 흐물거려 맛이 좀 그렇다.”고 했더니 “서울에서 먹던 딱딱한 ‘고시’에 익숙해서 그렇다.”는 핀잔이 돌아온다. 서울에 올라가는 새끼 삼치는 대부분 배를 가른 냉동 삼치인데, 냉장고에 오래 둬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딱딱해졌다는 것이다.“요것이 막 낸 것인디, 이것을 드시고 서울 가서 묵어 보믄 아마 돌 씹는 맛일 것이오.”한다. 같은 횟감이라도 가공처리 방식에 따라 전혀 맛이 달라질 수 있음을 금방 깨닫는다. 여기에서 횟감의 생명은 처리방식이란 배움을 얻는다. 먹다 남긴 회를 거둬 간 주인이 계란 풀어 옷을 입힌 튀김으로 튀겨 내놓는다. 생선전과 비슷하다. 배가 불러 젓가락을 들고 엉거주춤하자,“4명 가족이 오면 잘 먹는 사람들은 5㎏도 부족해요. 한 10㎏는 묵어야 삼치회 좀 묵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삼치 맛을 아는 마니아들은 몇몇이서 두어 상자쯤 간단히 먹어 치운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삼치회를 보면 사족을 못쓸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한국인들은 씹히는 맛이 강한 회를 즐기는 반면, 입에 넣으면 녹아내리는 맛이 드는 남방계 회는 덜 좋아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의 식습관에 길들여진 까닭이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참치에서 느껴지는 그런 느끼함이 없다. 살을 발라낸 뼈와 머리는 무를 숭숭 썰어 넣고 푹 끓여낸다. 일종의 어죽인데, 국물이 시원해 술안주 겸 식사 대용으로 그만이다. 삼치에 관한 한 나로도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인근 여수에서도 많이 잡히지만 제값을 받지 못한다. 아귀가 마산에 가야 제값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같은 고흥땅에서도 녹동항에서는 제값을 못받는 대신 나로도 축항에서는 제 대접을 받는다. ●8월말부터 12월초까지 삼치잡이 절정기 삼치는 거문도와 나로도 사이가 주어장이다.7∼8월 중순까지는 대개 어린 새끼잡이다. 찬바람 부는 8월 말부터 12월 초까지가 삼치잡이 절정기. 인근 완도 청산도에서도 삼치가 많이 난다. 그러나 청산도 삼치도 반드시 나로도를 거쳐서 위판되므로 ‘모든 삼치는 결국 나로도로 통한다.’ 고흥의 주요 항구는 나로도항과 풍남항, 그리고 녹동항이다. 소록도가 지척인 녹동항은 아주 조그마한 어촌이었다. 반면 나로도항은 일제시대부터 어업전진기지였다. 나로도항은 수심이 7m나 돼 배가 드나들기에 별 장애가 없다. 어장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오지의 섬에서 어로 아니면 해 먹을 것이 없었던 것도 이곳에서 어업이 발달한 이유가 된다. 이제 나로도는 우주항공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발사대는 물론이고 우주체험관이 생기면 관광객들이 떼지어 몰려들 것이다.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 발전에 이만한 희소식도 없다. 그러나 보상도 만만찮다. 발사 소음 때문에 사람은 물론 가축들도 섬을 떠나야 할 운명이다. 나로도의 본디 이름은 ‘나라의 섬’에서 비롯됐다. 흥양현(興陽縣)에 딸린 국영 목장이었다는 뜻인데, 다시금 ‘나라의 섬’이 되고 말 것이란 씁쓸함이 없지 않다. 나로도와 여수 화양면을 연결하는 연륙교도 착공됐다. 지도가 바뀔 판이다. 그러나 나로도 사람들의 삼치회 선호도는 바뀔 것 같지 않다. 오랜 역사문화성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작은 포구마다 각각 자랑하는 해산물이 있어 사랑받고 있으며, 나로도의 삼치문화도 이런 토속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경기도나 충청도에서는 삼치 선호도가 낮다. 남방어류답게 남방에서 선호가 높다. 바로 구로시오난류가 배태한 보다 큰 차원의 난류문화권임에 틀림없다.
  •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행정특별시 유력대안으로 부상

    신행정수도의 대안으로 행정특별시가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특별자치단체 지위 부여해야” 대한국토도시학회와 경실련 주최로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신행정수도가 무산된 만큼 적절한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대안으로 행정특별시 건설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유중석(중앙대 교수)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정책위원장은 “신행정수도 건설의 대안으로 특별행정도시 건설을 제안한다.”면서 “특별행정시에는 교육·문화 기능 등을 집적시키고 그 활동을 지원할 수 있고, 특별자치단체의 지위를 가진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특별행정도시에는 국토의 신중심지가 될 때까지 통치권자가 직접 관리하는 ‘자율분권도시’로서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그 위치는 공주·연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위원장을 맡았던 권용우 성신여대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도 불구,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논리와 명분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신행정수도의 대안으로 행정특별시, 혁신도시, 충청도 국립대학 통합 등을 제안했다. 권 교수는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만 남긴 채 나머지 행정부처를 당초의 신행정수도 예정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서울과 연기·공주에 두 개의 행정특별시가 들어서는 2극형 수도유형으로 독일과 비슷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충청권 국립대 통합 육성을” 그는 또 “수도권 소재 200여개 공공기관을 충청권을 포함해 전국에 골고루 분산배치해 혁신도시를 세우는 방안, 충청권에 있는 국립대를 통합해 서울대에 버금가는 대학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행정수도 무산으로 상당수 충청권 주민들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된 만큼 신행정수도 후보지였던 연기·공주의 땅 2160만평을 국가가 매입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재완 중앙대 교수는 “신행정수도 무산에 따른 충청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구 40만명, 면적 1500만평 규모의 ‘복합형 교육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이 교육도시에 서울대와 교육인적자원부, 과학기술부, 수도권 소재 국책연구소 등을 집단 이전하면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양재 원광대 교수는 “신행정수도의 대안이 충청권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수도권의 과밀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완기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신행정수도를 둘러싼 논의가 정치적 접근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국민적 합의를 통해 수도권 과밀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균형발전 명분 세워야” 정희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계획설계 연구부장은 “지자체가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지 않는 한 국토 균형발전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재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강동석건교 ‘행정수도 대안 백지화’ 파문

    강동석건교 ‘행정수도 대안 백지화’ 파문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의 ‘행정수도 대안 백지검토’ 발언에 화들짝 놀란 여당은 26일 충청권 민심을 달래느라 서둘러 진화에 나섰고 강 장관도 파문 진화에 진땀을 흘렸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충청권 의원들은 강 장관이 전날 언론사 부장단을 만나 “행정수도의 대안을 제로베이스(백지상태)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힌 데 발끈했다. 이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에서 “헌재 판결 후유증으로 충청민들의 정신적·물질적 공황상태가 엄청난데 ‘백지상태에서 논의하겠다.’고 하면 그쪽 민심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문석호 의원은 “정부는 12월 초에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강 장관은 엉뚱한 얘기를 했다.”면서 “자칫 충청도민의 비난이 한나라당에서 정부와 여당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종률(증평·진천·괴산·음성) 의원도 “지금까지 추진했던 신행정수도 건설의 성과를 생각하지 않는 발언이라면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건교위에 참석해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제로베이스의 뜻은 정부에서는 어떤 대안도 미리 정해둔 것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충청도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강 장관은 “연기·공주 지역은 정부와 여러 전문가들이 1년여의 기간에 걸쳐 치밀한 검토 결과에 따라 선정된 지역으로, 어떤 대안의 경우에도 변경할 수 없다.”면서 “원천적으로 그 부지를 대안으로 활용하는 한 토지 수용은 이루어져야 할 절차”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청계천 시작점에 ‘화합의 광장’

    내년 가을에 태평로와 청계천로가 맞닿은 지점(동아일보사∼갑을빌딩)에 분수와 산책로 등을 갖춘 2100평 규모의 ‘화합의 광장(사진 조감도)’이 생긴다. 서울시는 25일 청계천 복원사업이 시작되는 이곳에 ▲마당 ▲수변공간 ▲도로로 이루어진 길이 160m, 폭 50m의 광장(가칭 청계광장)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착공에 들어가 내년 9월말 공사가 끝난다. ‘마당’에는 우리나라 전통 보자기 무늬가 새겨진 돌이 깔리고, 실제 물이 흐르는 청계천 축소 모형과 22개의 청계천 다리의 해설판 등이 만들어진다. 마당과 이어지는 청계천의 시작 지점에는 분수가 설치되고 그 아래로는 높이 4m의 폭포수가 흐르게 된다. 폭포에서 청계천 첫 다리인 모전교까지의 물길 사이에는 황해도 마천석, 평안도 곡성석, 충청도 후동석, 전라도 함양석, 울릉도 운천석 등 8도석이 설치된다. 화합과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청계마당 양 옆 도로는 평일에는 편도 2차로의 차도로 이용되지만 주말이나 국경일에는 차량 통행을 막아 보행자만을 위한 거리로 바뀐다. 시는 도로에 차선을 긋지 않고 광장과 같은 색깔의 돌바닥으로 꾸밀 계획이다. 시는 내년 초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광장이름을 공모, 시 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토종 웰빙을 찾아서 울산 부추!

    토종 웰빙을 찾아서 울산 부추!

    부추는 힘을 돋우고 몸을 튼튼하게 하는 강장(强壯)효과가 뛰어난 채소로 알려져 있다.“첫물 정구지는 아들에게도 주지 않고 신랑에게만 준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정구지는 부추를 일컫는 경상도 사투리. 전라도 지방에서는 솔·소풀, 충청도에서는 졸, 제주도에서는 쇠우리라고 부르는 등 지역마다 이름이 다양하다. 농촌진흥청 생활연구소 자료 등에 따르면 부추는 카로틴과 비타민 B1·B2·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의 보고로 불린다. 단백질·당류를 비롯해 칼륨·칼슘 등 무기질도 풍부하다. 이처럼 각종 영양소가 고루 많은 데다 강한 항균작용이 있어 겨울철에 감기를 예방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데 좋은 채소로 꼽힌다. 부추에 멸치젓국을 넣고 담근 부추김치는 배추김치보다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항암작용을 하는 엽록소가 많기 때문으로 갓 담근 것일수록 효과가 좋다고 한다. 부추즙은 만성 위장병에 좋으며 부추를 넣은 된장국은 음식물을 먹고 체해 설사를 할 때 먹으면 그만이고, 부추 재첩국은 숙취에 아주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부추로 담근 술을 매일 적당량 꾸준하게 마시는 것도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추의 독특한 향은 황함유 화합물질 때문에 나는 것으로 육류의 냄새를 없애는 작용을 한다. 고깃집에 부추가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추를 게으름뱅이 풀, 양기초로 부르기도 한다.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일은 하지 않고 색만 밝힌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불교와 도가에서는 성욕을 높인다고 해서 염교(달래)·파·마늘·생강과 함께 금하는 오신채(五辛菜) 가운데 하나다. 한방에서는 부추는 열이 많은 채소라서 열이 많은 체질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부추는 한번 심으면 여러해에 걸쳐 수확하는 다년생 초본이다. 겨울에는 비닐하우스에서 키우기 때문에 일년 내내 생산된다. 보통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수확하는 비닐하우스 부추는 단일지역으로 전국 최대 산지인 울산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최고로 친다. 울산지역의 비닐하우스 부추 재배는 포항에서 비닐하우스 부추를 재배하던 한 농가가 98년 울산으로 옮겨오면서 비롯됐다. 그뒤 해마다 재배 농가와 면적이 늘어나 올해는 중구·북구·울주군 지역에서 100여농가,100여㏊에 이른다. 지난 겨울에는 2600여t의 부추를 생산해 70여억원의 높은 소득을 올려 울산의 고소득 농업이 됐다. 특히 울산지역은 비닐하우스에서 겨울 부추를 재배하기에 기후·토지 조건이 알맞다. 다른 지역보다 겨울철 기온이 평균 1도쯤 높아 보온이 유리한 데다 태화강과 동천강을 끼고 있는 재배단지 토질은 물빠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한 사질양토다. 부드럽고 색깔·맛·향이 좋은 최상품의 울산 부추를 생산하는 비결인 것이다. 울산에서 생산되는 부추는 산전부추·큰애기황토부추·섬바위부추 등의 상표로 지역농협을 통해 전량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출하돼 수도권지역에서 소비된다. 올겨울 울산 부추는 지난 7일부터 가락동 시장으로 출하를 시작했다. 울산 병영농협 차동률(46) 과장은 “울산의 겨울부추는 서울에서도 품질을 인정해 가락동 시장에서 가격을 최고로 받고 있으며, 지난해 가락동 시장서 유통된 부추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글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내인생의 등대] 김우중 동작구청장

    [내인생의 등대] 김우중 동작구청장

    어린시절의 스승은 나이가 들어도 평생의 스승으로 가슴속에 남는다. 김우중(62) 서울 동작구청장은 평생의 스승을 두분 모시고 있다. 김 청장은 먼저 고향인 충남 홍성군 갈산면 신안리 신촌부락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던 개구쟁이 시절의 선친과 얽힌 얘기를 들려줬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늘 잊지말라며 좌우명을 일러 주셨어요. 선공후사(先公後私). 다른 이들의 일을 앞세우고, 내 일은 나중에 생각하라….” 김 구청장은 이야기 소재가 입맛이 당기는지 충청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실천하고 있다는 자신감은 없네유. 의미도 아직 잘 모르겄고∼. 그냥 탐욕하지 말고 깨끗하게 살라는 거쥬. 남들 생각을 해가며….” 선친은 우체국 직원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우편물 배달도 했단다.‘선공후사’라면 공무원을 떠올리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바로 몸에 밴 절약정신이다. 초·중·고교를 고향에서 다니는 동안 단 한번도 학부모 모임에서 교사들과 식사하는 일이 없었다.“굳이 돈 주고 사먹을 이유가 없다.”는 게 선친이 밝힌 이유다. 꼭 집으로 돌아와 끼니를 때웠다고 한다. 또 다른 ‘등대’는 모교 갈산중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이시혁 교사였다고 되뇌었다. 그는 중2 때인 56년 어느 날 호랑이 선생님으로 소문난 이 선생님을 상대로 지나친 장난을 치다 혼이 난다. 수업시간에 맞춰 출입문 위에다 물통을 얹어놓았고,40∼50㎝짜리 쇠막대를 지니고 다니던 ‘호랑이 선생님’은 손바닥을 때리는 벌을 내렸다. 진짜 사건은 다음날 벌어졌다. 선생님이 예고도 없이 가정방문을 한 것이다. 그런데 “꼼짝없이 죽었다. 유급일까, 정학일까.” 생각하며 문틈으로 엿들은 대화는 뜻밖이었다.‘물통 장난’ 얘기는 쏙 빠졌으니 말이다. “리더십이 뛰어나 졸병 노릇할 아이는 아닙니다. 잘 가르치겠습니다.” 순간 선생님이 하늘처럼 보였다. 영어 공부를 죽도록(?) 하게 됐다. 김 구청장이 노인, 청소년 정책에 특히 매달리는 데는 반세기 전 기억이 뒷받침됐다. 어르신을 받들고, 어린이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스승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대정부 질문] 행정수도 위헌 결정 공방

    [대정부 질문] 행정수도 위헌 결정 공방

    충청도 출신 40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자로 총출동해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와 한나라당을 신랄하게 공격했다. 이에 맞서 반론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비(非)충청권 출신이었다. 1957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고등학생 때까지 생활한 노영민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청주흥덕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고향에서 다닌 이상민 의원은 대전 유성에서 당선됐다. 1959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닌 양승조 의원은 천안갑에서 배지를 달았다.1962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공부한 김종률 의원은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당선됐다. 1957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닌 김낙순 의원은 서울 양천을에서 당선됐다. 노영민 의원은 헌재가 관습헌법을 위헌 근거로 든 것과 관련,“1987년 개정된 성문헌법에 기초해 설립된 헌법재판소는 5000년 유구한 역사에서 볼때 아주 생소한 기구이며, 헌재 표현대로라면 관습헌법상 인정할 수 없는 기구”라고 비꼬았다. 양승조 의원은 “신행정수도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총선공약으로까지 내세워놓고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나오자 환호작약한 한나라당의 이중적 태도는 충청도민을 포함한 온 국민으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낙순 의원은 “신행정수도건설 중단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 마련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총리가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자는 야당과 언론의 요구를 무시해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이 걸린 중대사라고 말한 신행정수도 건설을 실패로 이끌었다.”며 이해찬 총리 책임론을 제기했다. 같은 당 원희룡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청와대와 국회를 제외한 행정기관 이전을 대안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청와대와 국회가 서울에 있는 상태에서 다른 모든 행정기관들이 이전한다면 지리적 문제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 야당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주성영 의원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현행 도(道)를 없애고 광역시 형태의 행정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구역 개편론을 주장했다. 그는 “예산수립권과 조세징수권 등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행정수도 위헌결정 논란

    여야는 12일 국회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의 정당성 여부와 대안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헌재의 결정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집중 성토하면서 정부측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헌재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정치헌재’‘수구헌재’‘사법쿠데타’라고 격한 표현을 써가며 헌법재판소를 비난하고는 “위헌결정이 내려진 지난달 21일은 사법상국(司法傷國)의 날”이라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위헌이라는 정치적 결론부터 내려놓고 법의 문외한이 듣더라도 궤변투성이의 관습헌법 논리를 동원했다.”며 “대전시민과 충청도민들의 좌절과 절망, 분노와 허탈을 상상이라도 해봤느냐.”고 추궁했다. 그가 준비한 원고에는 “헌재 재판관 7명은 사퇴하라.”며 위헌 결정에 찬성한 7명의 이름까지 명시했으나 막상 대정부 질문에서는 지도부의 설득에 따라 이 부분만은 거둬들였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도 과거 정권에서 판사를 지낸 점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구식 의원은 “정부·여당이 위헌 결정을 이유로 헌법재판관 전원의 인사청문회를 추진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내는 보복입법을 하는 것이 법치국가에 맞는 행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선교 의원은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붙여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은 “듣도 보도 못한 관습헌법의 논리로 서울공화국을 벗어날 길이 막혀버렸다.”고 개탄했고, 충북 제천·단양 출신인 서재관 의원은 “충청인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공황과 경제적 혼란을 치유하는 특단의 대책이 뭐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이해찬 총리는 “정부 내에 후속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헌재의 결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에 마련하겠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기본적인 방향을 잡으려고 하며, 국회와 협의해 최종적인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헌재 결정’ 이후 균형발전 처방/권용우 성신여대 도시지리학 교수

    [시론] ‘헌재 결정’ 이후 균형발전 처방/권용우 성신여대 도시지리학 교수

    신행정수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충청권은 정신적·경제적 충격에 휩싸였다. 연기·공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충청권의 혼돈은 나라 전체의 경제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격분한 충청도 민심은 개헌이나 국민투표를 해서라도 원래의 신행정수도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건이 어떻게 전개돼도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어 나라 전체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와 명분은 분명하게 살아있다. 그렇다면 충청권이 겪는 고통을 극복하고 국토 전체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 있겠는가. 첫째로 두 개의 행정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이다. 헌재는 청와대를 옮기려면, 국회에서 3분의2의 동의를 얻어내고 국민투표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받아 개헌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도 개헌이나 국민투표는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는 서울에 남을 수박에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가 서울에 있게 된다면 외교, 안보 부처도 함께 남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나머지 행정부처는 당초 신행정수도 예정지로 선정된 연기·공주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울과 연기·공주에 두 개의 행정도시가 들어서는 2극형 수도유형이 만들어짐을 의미한다. 독일이 베를린과 본 두 개의 도시에 행정도시를 설치하고 있다. 둘째로 정부 산하공공기관 중심으로 전국에 혁신도시를 세우는 방안이다. 수도권 소재 200여 개의 산하공공기관을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강원권, 제주권에 분산 배치하되 혁신도시 형태로 들어서게 하는 것이다. 혁신도시는 지방이전 정부 산하공공기관과 지역내 산·학·연·관 사이의 협력과 네트워킹을 통해 혁신을 창출하고 활용함으로써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지리적 공간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지역전략산업과 연관된 기업·대학·연구소와 지방이전 산하공공기관을 묶어 개발하는 것이다. 혁신도시는 기존도시를 활용하는 혁신지구형이나 독립된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혁신 신도시형으로 구분해 개발할 수 있다. 셋째로 수도권 기능을 변환시키는 방안이다. 수도권은 물류·금융·정보화·국제비즈니스 기능을 강화하여 국가경쟁력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서울은 도쿄, 상하이 등과 경쟁하는 동북아 금융·국제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고, 인천은 중국 푸둥 지구에 버금가는 동북아 물류·비즈니스 중심도시로 개발하며, 경기도는 한국의 실리콘 밸리를 지향하는 첨단·지식기반산업의 메카로 성장시킬 수 있다. 반면에 수도권은 인구 유발효과가 큰 제조업 기능을 과감히 비수도권으로 이전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함께 살 수 있는 상생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넷째로 충청권의 국립대학을 통합하는 방안이다. 일각에서 수도권 인구분산과 균형발전을 위해 서울대를 충청권에 옮기자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서울대를 이전하는 일은 신행정수도 이전만큼이나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오히려 충청권에 있는 국립대를 통합해 서울대에 버금가는 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충남대와 충북대가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이고 공주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가능성이 높다. 통합된 국립대는 가칭 ‘한국대학교’로 명명한 후 대학본부는 연기·공주에 두고, 충남대는 한국대 대전캠퍼스, 충북대는 한국대 청주캠퍼스, 공주대는 한국대 공주캠퍼스로 해 미국의 주립대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위의 대안들은 유기적으로 운영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권용우 성신여대 도시지리학 교수
  • 늦가을 관객유혹 마당놀이 3파전

    늦가을 관객유혹 마당놀이 3파전

    질펀한 풍자와 해학으로 묵은 체증을 통쾌하게 날려줄 마당놀이가 늦가을 관객을 유혹한다. 극단 미추와 MBC가 맞대결을 벌였던 마당놀이판에 올해는 극단 예인이 가세해 저마다 개성넘치는 무대로 치열한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극단 미추의 ‘삼국지’ 판소리 다섯마당의 하나인 ‘적벽가’를 모티브로 한 작품. 극작가 배삼식의 재기발랄한 각색과 손진책 연출가의 탄탄한 연출력, 그리고 윤문식·김성녀·김종엽의 화려한 출연진 등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적벽대전’을 중심으로 권력을 향한 인간군상의 다툼을 보여줌과 동시에 모든 것이 한줌 재로 돌아간 후의 인생무상을 전하는 것이 이 작품의 메시지. 중국의 삼국(위, 촉, 오)을 각각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로 바꿔 각 지역의 방언을 사용한 점이 재밌다. 또 곳곳에 현재 우리 사회의 정치, 사회적인 코드를 배치해 현실풍자의 묘미를 살린 대목도 눈길을 끈다. 중국 배우 2명이 펼쳐보일 무술연기와 애크러배틱 묘기도 관심거리.20일∼12월12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전용극장.(02)747-5161. ●MBC의 ‘제비가 기가 막혀’ 고전 ‘흥부전’을 현실과 접목시킨 창작극으로, 로또 대박열풍과 황금만능주의가 낳은 폐단을 꼬집는다.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주는 제비는 이 작품에서 놀부네 집에서 일하는 하인 마당으로 탈바꿈한다. 남자를 밝히는 놀부 처의 유혹을 거절하다 다리가 부러진 마당을 흥부 처가 간호해주고, 마당이 선물로 준 행운의 상품권이 로또에 당첨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이 줄거리. 돈에 눈이 어두워 조강지처를 구박하는 흥부, 마당을 유혹하지 못했다고 처를 닦달하는 놀부 등 등장인물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낸다. 탤런트 김자옥이 놀부 처를 맡아 사정없이 망가지는가 하면 개그맨 김한국, 서현선 등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윤정건 극본, 오태호 연출.12일∼12월12일 서울 장충체육관.(02)789-3729. ●극단 예인의 ‘뺑파전’ 판소리 ‘심청전’에서 뺑덕어멈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대를 풍자한 창극 ‘뺑파전’을 마당놀이 버전으로 만들었다. 심청이 인당수에 팔려간 이후 뺑덕어멈은 심봉사를 속여 돈을 갖고 도망치지만 결국 개과천선하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줄거리. 창극 ‘뺑파전’에서 뺑덕어멈을 맡았던 국악인 김영자를 비롯해 이 작품의 작가이자 판소리 ‘적벽가’의 예능을 보유한 국악인 김일구가 출연하고, 여기에 탤런트 전원주와 안병경 등이 합세한다. 유길촌 연출.13일∼12월5일 서울 열린극장 창동.(02)3444-065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서울광장]‘총리 정치’가 놓친 것/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총리 정치’가 놓친 것/이목희 논설위원

    이해찬 총리는 왜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이라고 비난했을까. 저녁식사 자리에서 치열한 논쟁이 붙었다. 노무현 대통령과 교감 아래 ‘악역’을 맡았다는 해석이 우선 나왔다.‘대권’을 염두에 둔 이 총리의 계산된 행동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그런데 의외로 ‘돌발상황’이란 주장이 만만치 않았다. 이 총리를 개인적으로 잘 아는 이들이 그런 의견을 내놓았다. 이 총리는 ‘야당에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겠다.’는 정도의 의지를 갖고 대정부질문 답변에 임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질문자로 나서는 바람에 사태가 꼬였다. 안 의원은 어눌한 듯,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화법을 구사한다. 열받은 이 총리가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설명이었다. 돌출사건이 진실일 수도 있다. 문제는 대부분이 ‘권력정치’ 측면에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총리의 의도가 어떠했건 별개의 일이다. 여권도, 야권도 그렇다. 야권의 반발이 강해지면서, 여권내 대권주자로서 이 총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국가 전체로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정국이 경색되어 정기국회가 파행을 빚는 사태는 모두가 지켜보는 대로다. 더 걱정되는 것은 내각과 정치판의 물밑 흐름을 심상치 않게 만든 점이다. 청와대나 열린우리당의 개혁파들은 요즘 “이 총리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노사모를 중심으로 노 대통령의 지지층이 이 총리쪽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총리가 치고나간 뒤 정동영 통일부·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진영이 초조함을 보이고 있다. 우려됐던 ‘내각의 정치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장관이 당내 지지세력 구축작업을 재개했다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출마가 벌써 거론된다. 더욱 난감해진 쪽은 김 장관이다. 여권내 운동권 출신 맏형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정통파 운동권 출신인 이 총리가 노 대통령의 총대를 메는 것은 수치”라고 비난했지만, 이런 목소리는 소수다. 개혁파의 이탈 움직임에 김 장관이 무심할 수 없다. 일반 공무원들도 헷갈린다. 야당을 구슬러 현안처리를 잘해보자는 건지, 한판 붙으라는 건지 판단이 안 선다. 내년 예산안도 있고, 민생법안도 산적해 있다. 청와대에 더해 총리실 눈치까지 봐야 하니 피곤하다. 이 총리는 충청도 출신이다. 기존 노 대통령의 지지표를 흡수하고, 충청표를 연결하면 ‘대선 필승’이라는 논리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당연히 충청권 정치인들의 마음을 흔들게 된다. 심대평 충남지사의 ‘신당추진설’도 그와 연관되어 심심찮게 회자된다.JP의 정계은퇴 이후 ‘정치적 무주공산’이 된 충청권을 세력화해 합종연횡을 꾀해 보자는 구상이다. 이런 신경전이 수면위로 한꺼번에 부풀어오르면 나라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어려운 경제, 안 풀리는 남북관계에 성급한 대권다툼이라니. 노 대통령과 이 총리가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 노 대통령은 엊그제 “앞으로 당에서 총리를 선출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는 물론 정치인 총리와 장관이 야당과 한판 붙을 배짱을 가져야 한다는 ‘독려’의 소리로 들렸다.‘분권형 책임총리제’라는 실험을 성공시키려면 그렇게 운용하면 안 된다. 내각제의 장점을 살려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보완해야지, 내각을 정쟁에 끌어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총리 정치’에는 한계를 두어야 한다. 장관도 마찬가지다. 정치인 총리라고 하더라도 여당과 정책 보조를 맞추고, 야당을 설득하는 ‘윤활유’에 그치도록 해야 한다. 총리를 ‘정치 방탄’에 활용하면 안 된다. 이를 망각하면, 이번보다 더한 부작용은 언제든 생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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