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충청도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혁명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호위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콜마르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68
  • [깔깔깔]

    ●유머 수준 한 나라의 유머 수준을 알려면 화장실 낙서를 들여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화장실 낙서 몇 가지를 소개한다. S대 철학과 화장실 사랑 = 지나친 관심 고독 = 지나친 자만 인연 = 지나친 우연 죽음 = 지나친 침묵 W대 기숙사 옆 화장실 ‘아침밥을 못 먹었다. 하숙집 아줌마가 아프단다. 바야흐로 고통의 시대인가’ H대 학생회 화장실 ‘청년이여! 지금 당장 일어나라! 결코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단! X은 닦고)’ ●재미있는 사투리 표현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경상도:종아 니 와 자꾸 울어 쌌노. 그대는 아직도 내 사랑. 충청도:시방도 임자는 내꺼여~
  • [21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3년 전, 노총각 권성원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이 나타났다. 그 여인은 바로 미모의 우즈베키스탄 여인 딜바르존이다.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 안고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라면 못 할 것이 없다. 최고의 남편 성원씨. 앉으나 서나 아내 생각뿐인 그의 못 말리는 아내 사랑을 들어본다. ●다오배찌 붐힐 대소동(KBS2 오후 3시 5분)어느 날 아침 다오는 마을 어른들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그 틈을 타서 아이들은 다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을 전체를 뒤집어 놓을 정도의 엄청난 장난을 친다. 급기야 금기로 정해진 세이버 호수에까지 진입하게 되는데. 한편 세이버 호수의 터줏대감인 세이버는 아이들의 장난으로 곤욕을 치르게 된다. ●월화 드라마 미스 리플리(MBC 밤 9시 55분)히라야마를 만난 명훈은 더 이상 미리에게 접근하지 말라며 1억원을 건넨다. 그리고 미리는 학비를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렸다는 거짓말로 위기를 넘긴다. 명훈의 소개로 강단에 서게 된 미리는 성공적으로 수업을 마치며 자신이 누리는 행복에 즐거워한다. 한편 유현은 수업을 마친 미리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준비한 특별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전국 방방곡곡 육아로 고충을 겪고 있는 엄마들을 위해 경기도·충청도·경상도까지, 소아청소년클리닉 오은영 원장이 함께한다. 4살이 되도록 엄마 젖을 먹는 아들과 24시간 손가락을 빠는 5살 딸까지. 대한민국 엄마들의 막혔던 속을 뻥 뚫어줄 핵심 육아 보따리가 공개된다. ●TV로 보는 원작동화(EBS 밤 8시)적은 용돈과 공부만 해야 하는 고달픈 초등학생들을 대표해 미소 아파트 오총사가 하나로 뭉쳤다. 이들의 아지트는 바로 뒷동 놀이터이다. 오총사는 엄마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오총사 협회 요구서’를 전달하고 투쟁을 시작한다. 하지만 오총사는 용돈을 아예 끊어버리겠다는 엄마들의 반격에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만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0시)올해 마흔아홉의 배은미씨는 오늘도 가슴의 통증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그녀는 유방암 4기인 말기 환자다. 밥보다 더 많은 양의 약을 먹어야 하는 그녀. 손엔 한줌의 알약들로 가득하다. 4년 전, 처음 병원을 찾았던 그때는 이미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 있었다. 항암치료만 60번에, 지금은 암세포가 머리까지 퍼져 두 달 전 뇌수술까지 받은 상태인데.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일본 해안마을에 남만(인도네시아) 배 한 척이 표류돼 왔다. 이 배에는 커다란 아시아 코끼리가 한 마리 실려 있었다. 선원들은 당시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막부(幕府)의 서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끼리를 쇼군에게 바친다. 일본에 최초로 코끼리가 상륙하는 순간이었다. 코끼리는 당시 일본 수도인 교토까지 72㎞나 되는 먼 길을 걸어가 쇼군에게 상납된다. ●日서 팔만대장경 판본과 강제 교환 그러나 쇼군은 난생 처음 보는 코끼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불교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코끼리라면 불경에 나오는 것처럼 하얀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불경스럽게도 너무나 까맸다. 쇼군은 코끼리를 궁궐 한구석에서 대충 사육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막부는 정권 강화를 위해 팔만대장경 판본이 필요해졌다. 조선에 판본을 요구했다. 대신에 아주 귀한 코끼리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조선은 외교적으로 이 제안을 거부하기가 어려웠다. 코끼리는 다시 배에 실려 조선 땅으로 왔다. 공교롭게 일본과 조선에서 최초 코끼리가 동일해졌다. 태종 1411년 2월 조선에 들어온 코끼리는 역시 일본과 비슷한 이유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래도 외교 선물인 만큼 궁궐 안에서 말을 키우는 사복시에게 맡아 기르도록 했다. 코끼리는 이름도 얻지 못한 채 대충 말처럼 사육됐다. 운명의 장난인지, 그로부터 1년 후 지금의 국토부 장관쯤 되는 공조전서 이우(李瑀)가 심심하던 차에 코끼리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줬던 모양이다. 화가 난 코끼리는 이우를 밟아 죽이고 말았다. 대형 참사였다. 왕과 중신들은 고민을 거듭했다. 살인범이 된 코끼리를 처형할 것인가 살려둘 것인가. 결국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의 장도라는 작은 섬에 귀양 보내졌다. ●‘살인 코끼리’ 전락… 전라도 등 전전 무인도 같은 이곳에 코끼리가 좋아하는 먹이는 거의 없었다. 궁궐에서 삶은 콩이나 과일로 호의호식하던 코끼리는 급기야 먹기를 거부했고 점점 말라갔다. 이 소식을 접한 태종은 매우 슬피 여겨 다시 코끼리를 전라도 땅 육지로 불러들여 절대 죽이지 말고 잘 키우라고 지시했다. 졸지에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전라도 관찰사는 새로 왕위에 오른 세종에게 장계를 올렸다. “선왕의 뜻을 받잡아 잘 키워 보려 했으나 하루에 100㎏이 넘는 귀한 식량을 축내는 데다 매우 위험하기까지 한 이 코끼리를 전라도 혼자서만 감당하기는 너무 힘드니 따뜻한 삼도(경상·전라·충청) 지방에서 서로 돌려가며 키우게 하소서.” 정권 초기에 민심을 다독이려던 세종은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아 코끼리를 충청도로 올려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코끼리는 공주에서 또다시 사람을 해하고 말았다. 충청도 관찰사는 왕에게 ‘살인 코끼리’를 섬에 유배해 방목시키기를 간청했다. 한반도 첫 코끼리의 10년간의 짧고도 기구한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고 만다. 아마도 이 불행한 코끼리는 얼마 못 가 외로운 고도(孤島)에서 단식으로 생을 마감했으리라 추측된다. 그 후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500년 뒤인 1912년 한반도에 비로소 두 번째 코끼리가 들어온다. 이 코끼리를 맞은 곳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찬탈한 뒤 궁궐(창경궁)에서 동물원으로 격하시킨 창경원이었다. 글 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비운의 코끼리...한국과 일본 오가며 안타까운 짧은 생

    비운의 코끼리...한국과 일본 오가며 안타까운 짧은 생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 일본 해안마을에 남만(인도네시아) 배 한 척이 표류돼 왔다. 이 배에는 커다란 아시아 코끼리가 한 마리 실려 있었다. 선원들은 당시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막부(幕府)의 서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끼리를 쇼군에게 바친다. 일본에 최초로 코끼리가 상륙하는 순간이었다. 코끼리는 당시 일본 수도인 교토까지 72㎞나 되는 먼 길을 걸어가 쇼군에게 상납된다. 그러나 쇼군은 난생 처음 보는 코끼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시 불교 문화권인 일본에서는 코끼리라면 불경에 나오는 것처럼 하얀색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녀석은 불경스럽게도 너무나 까맸다. 쇼군은 코끼리를 궁전 한 구석에서 대충 사육하도록 했다. 그러던 중 막부는 정권 강화를 위해 팔만대장경 판본이 필요해졌다. 조선에 판본을 요구했다. 대신에 아주 귀한 코끼리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조선은 외교적으로 이 제안을 거부하기가 어려웠다. 코끼리는 다시 배에 실려 조선 땅으로 왔다. 공교롭게 일본과 조선에서 최초 코끼리가 동일해졌다. 태종 1411년 2월 조선에 들어온 코끼리는 역시 일본과 비슷한 이유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래도 외교 선물인 만큼 궁궐 안에서 말을 키우는 사복시에게 맡아 기르도록 했다. 코끼리는 이름도 얻지 못한 채 대충 말처럼 사육됐을 것이다. 운명의 장난인지, 그로부터 1년 후 지금의 국토부 장관쯤 되는 공조전서 이우(李瑀)가 심심하던 차에 코끼리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줬던 모양이다. 화가 난 코끼리는 이우를 밟아죽이고 말았다. 대형 참사였다. 왕과 중신들은 고민을 거듭했다. 살인범이 된 코끼리를 처형할 것인가 살려둘 것인가. 결국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의 장도라는 작은 섬에 귀양 보내졌다. 무인도 같은 이곳에 코끼리가 좋아하는 먹이는 거의 없었다. 궁궐에서 삶은 콩이나 과일로 호의호식하던 코끼리는 급기야 먹기를 거부했고 점점 말라갔다. 이 소식을 접한 태종은 매우 슬피 여겨 다시 코끼리를 전라도 땅 육지로 불러들여 절대 죽이지 말고 잘 키우라고 지시했다. 졸지에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전라도 관찰사는 새로 왕위에 오른 세종에게 장계를 올렸다. “선왕의 뜻을 받잡아 잘 키워보려 했으나 하루에 100㎏이 넘는 귀한 식량을 축내는 데다 매우 위험하기까지 한 이 코끼리를 전라도 혼자서만 감당하기는 너무 힘드니 따뜻한 삼도(경상·전라·충청) 지방에서 서로 돌려가며 키우게 하소서.” 정권 초기에 민심을 다독이려던 세종은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아 코끼리를 충청도로 올려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코끼리는 공주에서 또다시 사람을 해하고 말았다. 충청도 관찰사는 왕에게 ‘살인 코끼리’를 섬에 유배해 방목시키기를 간청했다. 한반도 첫 코끼리의 10년간의 짧고도 기구한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고 만다. 아마도 이 불행한 코끼리는 얼마 못가 외로운 고도(孤島)에서 단식으로 생을 마감했으리라 추측된다. 그 후 아주 오랜 세월이 흘러 500년 뒤인 1912년 한반도에 비로소 두 번째 코끼리가 들어온다. 이 코끼리를 맞은 것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찬탈한 뒤 궁궐(창경궁)에서 동물원으로 격하시킨 창경원이었다. 글·사진 최종욱(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15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이라는 시간의 흐름. 찬란했던 르네상스의 중심지 이탈리아 피렌체와 일제 강점기 아시아의 소국(小國) 조선이라는 공간과 위상의 차이. 이 시대를 살았던 두 명의 사람이 있었다. ‘위대한 메디치’로 불리며 이탈리아, 아니 중세 유럽을 통틀어 가장 화려했던 가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렌조 메디치(오른쪽·1449~1492)와 자국의 역사책에조차 등장하지 않는 간송(澗松) 전형필(왼쪽·1906~1962). 겉으로 보이는 배경으로는 너무나 다르지만 이들에겐 엄청난 ‘돈’과 예술을 알아보는 ‘혜안’(慧眼)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공통점은 각각 피렌체 우피치미술관과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의 형태로 오늘날 우리에게 ‘인류의 유산’을 향유할 기회를 남겼다. 만약 그들이 막대한 재산을 흥청망청 쓰는 데만 골몰했다면, 또는 재산을 늘리는 데만 관심을 가졌다면 중세미술사와 한국미술사는 다시 쓰여져야 했을지도 모른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주의 주인공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꼽히는 로렌조 메디치와 전형필이다. 막대한 재산을 문화유산에 아낌없이 쏟아부은 이들의 노력이 어떻게 시작됐으며,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그 결과로 우리는 어떤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후 서양미술사에만 관심을 갖다가 지난주 간송미술관을 다녀온 후 한국미술의 전통과 매력에 흠뻑 빠진 직장인 윤정은(33·여)씨가 궁금한 점을 모아 인터뷰에 나섰다. →<윤정은> 두 사람 모두 젊은 나이에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물려받았다. 도대체 어떤 가문이었고 재산 규모는 얼마나 됐나. -메디치 내 증조할아버지인 토스카나 대공(大公) 코지모는 피렌체인들 사이에서 ‘국부’라는 명예로운 호칭으로 불렸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은행업을 통해 그야말로 돈을 긁어모으다시피 했다. 가문의 수장이 됐을 때 내 나이 고작 20세였다. 당시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 특히 우리 가문은 직물산업의 핵심이었던 ‘백반’(양모 세척제)을 움직였고 메디치 은행의 주요 고객은 유럽 각국의 왕실과 교회였다. 당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었는지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냥 피렌체가 메디치였고, 피렌체의 모든 것은 메디치 가문의 재산이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전형필 일제 강점기에 와세다대 법대를 다니던 중 아버지의 부음을 들었다. 서울 일대는 물론 경기도, 황해도, 충청도를 지나면서 우리 집안 땅을 밟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만석꾼 집안이었다. 미곡상을 했는데 내가 24세에 물려받은 논은 4만 마지기(800만평)에 달했다. 1년에 소작농으로부터 쌀 2만 가마니(1만석)를 거둬들였는데, 이를 당시 기와집 값으로 환산하면 150채 정도였다.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으로 환산하면 매년 450억원이 들어왔다는 얘기다. 논을 몽땅 판다고 가정하면 6000억원 정도였는데, 이건 그냥 단순한 수치 환산이고 당시 논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면 훨씬 더 가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조선총독부 기록에 따르면 1년에 나만큼 버는 조선인은 43명에 불과했다. →<윤정은> 역사적으로 많은 재산이나 권력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흥청망청 쓰다 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한국의 재벌 집안만 봐도 그런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실패하지 않았고, 젊은 나이에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메디치 할아버지 코지모의 영향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피렌체에는 당대 최고의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모여 있었고, 난 그들과 토론하는 법을 배웠다. 10대 때부터 이미 유럽 각국에서 피렌체를 대표하는 외교관 역할을 수행한 덕에 외국어에도 능통했다. 로마어에 비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리스어까지 능통하게 구사했을 정도였으니. 내 신분은 공식적으로는 돈이 많은 시민이었지만 피렌체 안팎에서 피렌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됐고, 그렇게 살았다. 물론 금욕적인 삶을 지향하지는 않았다. 난 바람둥이였고, 수많은 애인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권력자에게는 그런 게 큰 흠이 되지 않았다. -전형필 난 원래 경성에서 대학을 다니며 조선어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변호사가 될 것을 강권하셨고, 그 덕분에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만든 법을 연구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가업인 장사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무엇보다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해도 부모의 상을 당한 상황에서 본인이 즐기는 데 그것을 쓰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윤정은> 두 사람 모두 예술을 사랑했는데 특히 수집(蒐集)에 관심이 많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메디치 ‘위대한 로렌조’라는 호칭과 달리 난 콤플렉스가 많았다. 심한 주걱턱이었고, 아랫입술이 윗입술을 덮었다. 코도 낮았고 목소리는 거칠었다. 하지만 난 비올라와 류트(당시의 현악기), 승마술, 매사냥까지 섭렵했고 유려한 글솜씨로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 예술에 대한 조예는 못난 겉모습을 덮고도 남을 정도였다. 특히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은 예술가를 지원해 그들의 작품이 자신을 찬양하도록 했는데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다만 난 할아버지나 아버지, 다른 귀족들과는 좀 달랐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 이외에 고대 미술품을 수집하고 동양의 예술품에도 관심이 많았다. -전형필 일제 강점기라는 당시 사회상에서 난 무엇을 해야 할지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무엇보다 휘문고보 시절 은사였던 고희동(1886~1965·서양화가) 선생과 3·1 만세운동 때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이었던 위창 오세창(1864~1953·서예가) 선생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두 분은 내가 어릴 때부터 책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내가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고 선생은 나에게 “글을 읽으면서 학문을 닦는 선비가 아니라, 조선의 문화를 지키는 선비가 되라.”는 조언을 해 주셨다. 그 결과 나는 왜놈들 손으로 넘어가는 우리 서화와 전적을 지키는 선비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위창 선생은 나에게 ‘간송’이라는 호를 주셨고, 내 수집활동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어떤 작품을 모아야 하는지, 어떤 눈을 갖춰야 진품을 구분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말이다. →<윤정은> 돈으로 물건을 수집하는 것은 사실 취미로 볼 수도 있는 일이다. 재산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는데, 다른 목적은 없었나. -메디치 (웃음) 난 상인이었지만 정치인이기도 했다. 정치인에게 100% 순수한 호의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1482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밀라노에 보내고 1488년 안토니오 다 산갈로를 나폴리에 보냈다. 그 공국들에 내가 후원하던 예술가를 보내는 게 좋은 작품을 선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 호의를 베풀면서 실은 정치를 한 거였다. 솔직히 내가 예술가를 후원한 돈은 대부분 내가 피렌체의 공직을 겸하면서 공금으로 썼다. 내 재산은 오로지 내 수집품을 모으는 데 집중적으로 썼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에 대한 환상이 좀 깨지지는 않았나. -전형필 왜 수집에 나섰느냐고 위창 선생이 물었을 때 난 “서화 전적과 골동은 조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조선이 언젠가 독립될 것이란 믿음이 없었는데도 수집을 계속했을지는 나도 자신이 없지만, 난 반드시 독립될 것으로 믿었다. 1933년 성북동에 터를 구해 미술관을 지은 것도 독립이 됐을 때 후손들에게 우리 문화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본으로 팔려 갔던 고려석탑을 다시 사 오면서 난 한번 유출된 문화재가 고국으로 돌아오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해방된 후에는 이전처럼 문화재를 수집하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일제에 더 이상 빼앗길 염려가 없어진 후에는 조선 사람이 모은 것은 모두 조선 것이기에 해방 후에는 문화재를 찾아오는 일에만 전념했다. →<윤정은> 소장품들에 대해 묻겠다. 두 사람의 노력은 우피치와 간송 미술관으로 남았지만 두 사람 모두 박물관의 개관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메디치 우피치는 영어로 하면 ‘오피스’(사무실)를 뜻한다. 그곳은 내 증조부 코지모의 집무실이다. 물론 내가 가장 주목받기는 하지만 우피치 수집품은 우리 가문 전체의 공이다. 14~16세기 르네상스 화가부터 17~18세기 바로크와 로코코에 이르기까지 소장 규모 자체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 조토의 ‘성모자’, 다빈치의 ‘수태고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 도록으로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피치를 박물관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 이후로 200여년이 지난 후 메디치가 최후의 후손이었던 안나 마리아 루드비카가 가장 큰 공을 세웠다. 그녀는 모든 재산을 토스카나 공국에 기증하면서 단 하나의 조건만을 남겼다.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피렌체에서 메디치가의 보물을 볼 수 있도록 어느 것도 피렌체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전형필 간송미술관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운학문매병’ 등 12점의 국보와 10점의 보물이 있다. 1937년에는 영국 변호사 개스비에게서 청자 20점을 40만원에 사기도 했다. 당시 서울 기와집 400채 값이었다. 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가격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 가치는 후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고, 그것이 원래 내가 수집을 시작한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잡스러운 그림을 그린다고 폄하됐던 겸재 정선(1676~1759)을 화성(畫聖)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을 내 최대의 성과로 생각한다. 그럼 내가 묻겠다. 지금 간송미술관에서 당신은 어떤 기분을 느끼나. →윤정은 당대 최고의 좋은 자재로 지었다는 미술관이지만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1930년대의 근대식 2층 건물과 창틀에는 현대미술관처럼 멋진 조명도 없고 첨단 잠금장치도 없다. 화장실 냄새도 코를 찌른다. 아이들이 유리에 온갖 손자국을 내며 코를 박고 보는 모습은 유럽 미술관의 풍경과 너무나 달랐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들을 전시하지 않아서 좋았고, 온전히 우리 것이라는 것이 더 좋았다. 내가 보고 있는 전시품이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생각보다는 조상의 것이라는 사실이 먼저 느껴졌다. 바티칸이나 루브르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친구들에게 꼭 말해 주고 싶다. 간송미술관에 가면 간송이라는 사람과 그가 남긴 뜻이 마음으로 전해진다고 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참고서적 간송 전형필/이충렬/김영사 조선의 그림수집가들/손영옥/글항아리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최완수·한상남/샘터 조용헌의 명문가/조용헌/랜덤하우스코리아 메디치 머니/팀 팍스·황소연 옮김/청림출판 메디치‘의 음모/피터 왓슨·김미형 옮김/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 선진당, 심대평 대표에 합당 공식 제안

    자유선진당 변웅전 대표가 19일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에게 양당 합당을 공식 제안했다. 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국민중심연합 대표실을 신임인사차 방문, 심 대표에게 “충청도 어른들이 역정을 내시기 전에 같이 손잡는 모습을 보이는 게 쇄신과 변화의 바람”이라며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합칩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심 대표는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 간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과거와 같이 지역에 함몰되거나 선거만 의식한 그런 이합집산은 아니다”며 양당 간 합당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 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것(합당)도 한 방안이긴 하지만 하나하나 통합하는 것은 감동을 주기 어렵다.”며 “더 큰 통합, 열려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진당은 이회창 전 대표 사퇴 이후 ‘충청권 분열 종식’을 위해 충청권 정치세력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심 대표와 이인제 의원 등이 선진당 중심의 통합에 반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언제까지 ‘핫바지론’에 기대려나

    ‘핫바지론’은 충청도 정치의 대명사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1995년 3월 거대 집권당이었던 민자당을 탈당한 뒤 “충청도가 핫바지냐.”며 지역정당인 자민련을 만들었다. 이 구호가 제대로 먹혀 자민련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50석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유신잔당’이란 오명 속에서도 자민련은 ‘DJP(김대중+김종필)연합’으로 국민의 정부 지분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후 16대 총선에서 17석으로 주저 앉았고, 17대 총선에선 고작 4석에 그쳐 김 전 총리가 정계를 떠났다. 그러나 ‘핫바지론’의 생명력은 JP보다 질겼다. 대선에서 세 번이나 실패한 이회창 전 대표가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심대평 당시 국민중심당 대표와 합심해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다. 급조된 선진당은 전국에 몰아친 ‘한나라당 대세’ 속에서도 충청권에서 18석을 얻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청 정치세력의 ‘총선병(病)’이 여지없이 도졌다. 지역주의에 기대어 당선되려는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에 과학비즈니스벨트 논란까지 겹쳐 지역주의를 자극할 환경도 성숙됐다. 2009년 8월 이 전 대표와 갈라선 뒤 국민중심연합을 만든 심 대표가 무소속 이인제 의원, 정우택 전 충북지사, 이완구 전 충남지사 등과 새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한나라당과 모종의 ‘거래’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부 의원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충청 정치인들의 ‘습관성 승부수’가 이번에도 먹힐지는 의문이다. 유권자들이 이제 ‘핫바지론’에 속아줄 만큼 어리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40대인 안희정 후보가 충남지사에 당선된 것은 유권자들이 ‘핫바지론’보다는 ‘미래’에 더 큰 기대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제2의 JP가 되기보다는 편협한 지역주의의 틀을 깨는 게 오히려 충청에서 살아남는 방법일 수도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농림·수산뿐 아니라 식품 분야에도 중점을 둬서 정책을 펼 것이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6일 “지금까지 농업·농촌을 위해 일해왔고 앞으로도 농어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그는 농식품부를 떠난 지 9년이 지난 탓인지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국민의 정부’ 시절인 지난 2002년 농림부 차관을 지낸 뒤 관직을 떠났다가 9년 만의 ‘금의환향’이다. 지난 2002년 한·중 간 마늘파동이 일어났을 때 본인은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았으나 ‘희생양’을 자처하고 나서 아쉬움 속에 공직을 떠났다. 2000년 차관보 시절에는 구제역 사태 해결을 진두지휘했다. 차관 시절 모친이 돌아가신 뒤 받은 부조금으로 기금을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직원들을 조용히 돕고 있다. 그는 대학(고려대)에서 농업을 전공하고 지난 1973년 농림수산부 농업직(농림기좌)으로 공직에 첫발을 들여 놓은 뒤 농촌진흥청 종자공급소장, 농림부 농산원예국장, 식량정책국장, 농림부 차관보, 농촌진흥청장, 농림부 차관 등을 지내는 등 공직생활 내내 농정과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 2001년 김동태 장관 이후 처음으로 농림수산식품부 출신으로 내부에서 장관직에 오른 정통 농정관료다. 유머 감각과 친화력을 갖춘 ‘충청도 신사’다. 일 욕심이 많고 책임감이 강해 부하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업무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 쌀 재고가 부족해 쌀을 수입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전국을 다니면서 휴경지에 벼를 심도록 해 이듬해 대풍을 거뒀다는 일화도 있다. 공직을 떠난 뒤에도 한국마사회 상임감사, 한국농어민신문사장을 지냈고, 최근엔 시민단체인 ‘로컬푸드운동본부’ 회장으로 국산 농산물 보급 확대를 통한 농촌 소득증대에 힘써 왔다. 서 후보자는 농어촌 실상과 농업이 나아갈 방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정책을 수립해 나갈 적임자라는 평가다. 따라서 7월에 잠정 발효될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등 여러 어려운 상황을 무난히 타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손학규 대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이도운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손학규 대표에 대한 기대와 우려/이도운 정치부장

    지난해 10월 26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관훈클럽 토론회에 초청됐다. 이 토론회의 패널로 참여하면서 정치인 손학규에 대해 잠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손 대표가 4·27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야권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면서 몇 가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된다. 첫번째 기대는 손 대표가 “나는 경상도나 전라도, 충청도가 아니라 수도권(경기도 시흥) 출신이어서 국민통합의 적임자”라고 강조해 왔다는 점이다. 이승만 대통령 이래 9명의 대통령과 총리가 국가 지도자가 됐지만, 이채롭게도 서울·경기 출신은 단 1명도 없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 이후 선출된 한국의 대통령은 영남 출신이 6명, 호남 출신이 1명이었다. ‘망국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심각한 지역갈등 문제를 해소하려면 한번쯤 수도권에서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지난 몇 십년간 고착된 대선에서의 지역 구도를 손 대표가 과연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두번째 기대는 손 대표가 나름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온 ‘엘리트’라는 점이다. 손 대표는 경기중·고등학교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옥스퍼드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하대, 서강대 교수와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 지사, 야당 대표 등을 거치며 검증을 받았다. 그는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했고, 졸업 뒤 노동·빈민 운동에도 참여했다. 해병대에 지원했지만 평발이어서 떨어졌고, 육군 사병으로 35개월을 복무하고 제대했다. 손 대표가 분당을 선거에 출마하면서 신고한 재산은 1억 8818만원이다. 물론 재산 적은 것이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탈세나 체납도 없다. 딸은 평범한 집안의 배우자를 맞았다. 세번째 기대는 손 대표가 정치권에서 자기 계파를 키우기보다 국민과의 소통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손 대표는 2006년 6월 30일 경기도지사를 퇴임한 날부터 100일 동안 이른바 ‘민심 대장정’을 떠났다. 손 대표가 전국 각지를 돌며 서민들의 삶을 체험하는 과정이 컬러 사진집으로 출판된 것으로 볼 때 다소 작위적인 면이 없지는 않지만,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중시하는 것은 인정할 만하다. 한편으로, 그는 최근들어 ‘측근을 안 챙긴다.’는 불만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적어도 측근들에게 밥 사고, 술 사고, 자리 챙겨주는 ‘보스형’ 정치 행태는 벗어난 것 같다. 손 대표에 대한 우려는 공교롭게도 기대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어찌보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첫째, 손 대표는 수도권 출신이지만, 민주당의 대표 또는 후보로서 호남표에 대한 미련이 큰 것 같다. 지난해 10월 28일 국회 대표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손 대표는 민주당의 기반인 호남표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지역 구도를 확 바꿔보려는 결기 같은 것은 느낄 수 없었다. 두번째 우려는 손 대표가 대학교수,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 지사 시절 학자로서, 행정가로서, 광역단체장으로서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손 대표로서는 왜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느냐고 반박하겠지만,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처럼 굳이 알리지 않아도 국민이 인정할 만한 업적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손 대표가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또 당선될 경우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기대나 확신을 아직은 가질 수 없다. 세번째 우려는 손 대표가 언론인들과의 인터뷰나 대화 과정에서 이따금씩 ‘버럭’한다는 현장 취재 기자들의 전언에서 나온다. 언론 노출이 많은 손 대표에게 기자들이 다소 무리한 방식으로 취재를 하거나, 무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버럭’하는 지도자에게는 참모들이 직언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워싱턴 특파원 당시 알게 된 사실 가운데 하나는 미국에서 ‘화내는’(Angry)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가 된다는 사실이다. dawn@seoul.co.kr
  • [서울광장] 아덴만 구출작전이 그립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덴만 구출작전이 그립다/주병철 논설위원

    올초 만난 군 장성이 한 얘기다. 군내에서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커밍아웃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래서 주위 병사들에게 커밍아웃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문제될 게 없다.”는 게 대부분이라는 것. “그러면 커밍아웃 병사와 같이 근무해도 되겠어?”라고 했더니 기겁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는 “신세대들은 남에 대해 관심이 없지만 자기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싫은지 좋은지에 대해서는 너무 민감하다.”며 씁쓸해했다. 옳고 그름, 유불리 등에 대한 아리송함은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에 철로를 이탈한 전차 얘기가 나온다. “전차 기관사인 당신이 시속 100㎞로 철로를 달리고 있는데, 인부 다섯명이 철로에 서 있다. 전차를 멈추려 하지만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다. 이대로 다섯명의 인부를 들이받으면 모두 죽을 것이 뻔하다. 오른쪽으로 비상 철로가 눈에 보인다. 인부가 있지만 한명이다. 전차를 비상 철로로 돌리면 인부 한 사람이 죽는 대신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상당수는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명의 목숨을 구하는 행위가 정당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관사가 아닌 구경꾼의 입장이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행위는 죄 없는 다섯명의 목숨을 구한다 해도 끔직하고, 처음에는 옳다고 했던 것이 구경꾼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다원화된 세상에서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를 구분 짓기가 쉽지는 않다. 소수가 극렬하게 반대하면 다수의 입장이 관철되기 쉽지 않은 세상, 옳아도 불리하면 목소리를 높여 비토할 수 있는 세상, 옳지 않아도 유리하다면 밀어붙여 정당화할 수 있는 세상, 우리는 그런 틈바구니에서 살고 있다. 대선 공약으로 내건 4대강 사업, 세종시 이전,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 신공항 등은 갈등과 반목의 덫에 걸려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과 대립은 예전에도 있었다. 인천공항 건설, 경부고속철 터널공사 등이 그런 예다. 문제는 국가가 이를 설득력 있게 정리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명박 정부에서는 갈등만 있고 전략은 안 보인다. 한마디로 전략 부재가 갈등만 키우는 꼴이다. 3년 전 촛불시위만 해도 그렇다. 한·미 양국 대통령의 멋진 랑데부를 위해 외교 당국이 성급하게 쇠고기 문제를 양보해 준 과잉 의욕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촛불시위를 단순한 불만세력의 화풀이 정도로 폄하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꼬였다. 세종시 문제도 충청도 출신의 총리를 내세워 여론몰이로 끝내려다 정부의 신뢰 위기를 초래했다. 동남권 신공항 역시 백지화 카드를 들이대면서 후속 전략이 없어 갈팡질팡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참여정부 때 강원도 평창을 동계올림픽 유치 후보지로 만들면서 또 다른 경쟁 후보지인 무주에는 태권도 공원을 지어 주기로 한 사례는 곱씹어 볼 만하다. 무조건 ‘주고받기식’이라고만 폄하할 건 아니다. 전략적 소통과 발빠른 타이밍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노동자들과 만나면 노동자 편이 되고, 사용자들을 만나면 사용자 편이 됐다는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의 업그레이드된 소통 방식도 참고할 만하다. 전략적 소통의 성공 사례다. 이명박 대통령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선원을 구출하기 위해 ‘아덴만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펼쳐 지지율이 크게 올라간 적이 있다. 치밀하고 전략적인 판단이 주효했다. 지금 온 나라를 들쑤시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 추진 등을 둘러싼 해법 찾기에도 아덴만 구출작전 같은 전략적 판단과 사고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과학벨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입지 선정에 대해서는 시간을 끌지 않고 상반기에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참신하고 전략적인 사고로 쾌도난마처럼 속 시원히 해법을 찾아내는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보여 줬으면 한다. 너무 답답해서 그렇다. bcjoo@seoul.co.kr
  • 117세 종이 판결문 “이제 온라인서 만나요”

    117세 종이 판결문 “이제 온라인서 만나요”

    글씨 크기 12포인트, 줄 간격 250% 양식으로 작성되는 법원의 판결문은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 형태는 한낱 종이지만, 사람의 목숨을 거둘 수도 있고 국가의 정책을 바꾸기도 한다. 법관들은 ‘혹 비뚤어지게 서명되지는 않을까.’ ‘인주가 번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특수 처리된 판결문 전용지에 날인과 간인을 한다. 역사의 기록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은 5월 전자소송제도가 민사소송에까지 전면 확대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법관들은 이제 전자파일로 판결문을 작성하고, 공인인증서로 전자 날인을 하게 된다. 소송 당사자도 온라인을 통해 판결문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근대 사법제도가 도입된 후 판결문 변천사를 판결문의 ‘가상의 입’을 통해 들어 봤다. 나의 생일은 1895년 5월 4일입니다. 고등재판소가 갑오개혁 이후 공포된 ‘재판소구성법’에 따라 처음으로 저를 만들었습니다. 충청도 청풍읍의 평민 황거복 등이 “동학당(東學黨)에 들어가 ‘안녕’을 해쳤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재판소는 범죄 증명이 명확히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이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하는 비율은 2.2%(2009년 기준)에 불과한데, 저의 첫 모습이 바로 무죄 판결이었습니다. 민사사건에서 가장 오래된 저의 모습은 한성재판소가 1895년 10월 18일 선고한 사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때의 저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는 내용의 주문과 판결 이유 등은 담고 있지만, 원고와 피고의 주장은 따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한지에 세로로 붓글씨를 써서 저를 만들었습니다. 대부분 한자였고, 조사만 한글을 썼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어로 작성됐습니다. 광복을 맞은 후에도 저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판사로부터 판결 초고를 받은 서기가 뒷면에 먹지를 대고 베껴 당사자에게 보낼 정본을 만들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판사는 서기가 내용까지 써 준 판결문에 서명날인만 한다.”는 오해가 일반인 사이에 퍼졌습니다. 1946년 4월에 타자기를 이용한 방법이 도입되기는 했지만, 타자기도, 타자를 칠 사람도 부족해 많이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1962년 1월 1일 저는 큰 ‘변신’을 하게 됩니다. 세로쓰기에서 가로쓰기로 형식이 바뀌게 됐죠. 또 한자 사용을 금지하고, 한글만 쓰도록 했습니다. 우리 글로 저를 만들자는 ‘당연한’ 조치인데도, 엄청난 반발이 일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8가지 이유를 들어 ‘불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법령이 국·한문 혼용이고, 법률 술어는 한자여서 한글로 풀어쓸 수 없다. 법원 문서는 내용이 복잡한데 한글로만 작성하면 의미가 와전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각각의 이름이 있죠? 저는 사건번호가 이름입니다. ‘2011도 OOOO’ 등과 같은 번호가 저를 구분하죠. 대법원이 1964년 ‘판결서 양식 예시’를 제정, 제게 사건번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했습니다. 판결 주문과 이유 등의 형식을 갖추게 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1992년부터는 컴퓨터로 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글꼴은 신명조, 글자 크기는 12포인트, 줄 간격은 250%가 공식 양식으로 정해졌습니다.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해 원본은 판사가 직접 작성하게 됐고, 제가 사전에 유출될 염려도 사라졌죠. 어떤 판사들은 제게 표를 넣기도 하고,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손해배상액을 계산하기도 했습니다. 2004년부터는 저를 전산시스템에 등록하는 게 의무화됐습니다. 제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보니 저를 범죄에 악용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부동산소유권 이전 등기를 명령하는 저를 위조해 담보로 제출하고 돈을 빌리는 사기범이 나타났습니다. 위조된 저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사람도 점차 늘어났습니다. 이에 법원은 2006년 8월부터 저에게 바코드를 부착하고, 복사방지마크를 표시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법원 엠블럼이 들어간 특수용지로만 저를 만들었습니다. 이 용지는 장당 10원 남짓하지만, 복사하거나 스캔할 경우 엠블럼을 보이지 않게 합니다. 100살이 넘는 제가 가장 많이 받았던 비판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어식 표현을 쓴 경우가 많았고, 문장이 지나치게 길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이 1948년부터 1994년까지 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 문장에 평균 394.1자의 글자가 사용됐습니다. 문장당 글자가 50자 정도일 때 가장 읽기 쉽다는 게 국어학자들의 견해입니다. ‘차임(월세)’ ‘복멸하고(뒤집어엎고)’ ‘형해화되고(있으나 마나 하게 되고)’ ‘설시하다(설명하다)’ 등의 표현은 일반인들이 저를 피하게 되는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법원도서관 등이 중심이 돼 이 같은 표현을 순화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종이로 된 저는 오는 5월부터 점차 사라집니다. 전자소송제도가 민사소송까지 확대되고, 전자소송으로 재판을 받은 사람은 종이가 아닌 온라인으로 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종이로 된 저는 영원히 없어질지 모릅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중이온가속기 충청에… 나머지 예산 쪼갤 듯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싼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핵심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충청도에 배치하고, 나머지 예산은 기초과학연구를 위해 각 지역에 쪼개 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정부의 복수 관계자들은 “과학벨트 가운데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중이온 가속기는 충청도에 두고, 나머지 3조원가량은 영·호남 등 각 지역에 기초과학연구를 하는데 나눠 주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초과학연구 지원이 당초 취지였지, ‘벨트의 형성’이 최종 목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과학벨트에 배정된 예산은 3조 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중이온가속기 건설비용 5000억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연구용 예산이기 때문에 기초과학산업발전을 위해 각 지역에 분배해도 된다는 논리다. 손재영 교육과학기술부 과학벨트기획단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다음 달 5일 과학벨트특별법 발효에 따라 추진위가 구성되면 빠른 시일 내 확정할 것이며, 법에 명시된 입지요건에 맞춰 새롭게 조사·분석해 전국 단위의 다분석 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중이온가속기를 충청권에 설치함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건 충청권 유치 공약에 대한 부담을 더는 동시에 다른 지역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은 3조원의 예산을 쪼개는 데에도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여권 내 대구·경북과 부산 지역 국회의원 간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유치는 유보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및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선거를 앞두고 표 분산 등 여당 내 부담이 너무 커 결정을 늦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으며, 핵심 관계자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보 결정’ 발표를 이르면 이달 중에 할 것을 검토 중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MB “黨의식 말고 對국민 서비스 하자”

    MB “黨의식 말고 對국민 서비스 하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을 위한 일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힘을 모아 성공적인 국가가 될수 있도록 열심히 해달라.”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단체장 228명을 비롯, 김황식 국무총리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여러 당에서 오셨는데 아마 일할때 당을 의식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주민들에게 잘할까에 몰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초당적으로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하면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고 요즘처럼 서민들이 어려울 때 여러분들이 발로, 마음으로 열심히 뛰고 일하면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 직접 많이 접하는 분들이 기초자치단체장이니 만큼 여러분의 책임이 크고 (여러분이)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정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국정운영에 함께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와 관련, “그 어떤 경우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에너지 절약도 경제적 효과만이 아니라 기후변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절약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성무용 천안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부동산 거래가 감소되면서 지방세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은데, 반면 복지수요는 증가해 한층 어려움속에 있다.”면서 “본래의 뜻대로 지방자치를 잘할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특단의 재정대책을 잘 세워 달라.”고 건의했다. 김 총리는 “지난 연말부터 구제역, 한파, 폭설 등을 처리하느라 시장, 군수, 구청장들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지방행정은 대한민국 행정의 얼굴이며, 지방과 중앙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가운데서 우리는 선진일류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또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공을 기원하는 건배사가 있었고, 평창군수와 여수시장은 평창 올림픽 유치 및 여수엑스포 성공을 위해 전국 단위의 관심을 가져달라고 건의했다. 지역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과학비즈니스벨트나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한 발언은 따로 없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오찬 메뉴는 전국에서 참석한 사람들을 고려해 8도 특산물로 준비했다. 충청도 도토리묵, 경상도 문어, 돌나물 해초 초회, 경기도 고구마밤죽, 강원도 버섯불고기, 전라도 야채비빔밥과 달래 냉이 된장국이며 후식으로는 제주도 유자차가 나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과학벨트 지상논쟁] “내 지역구 유치를” 의원 3인의 강변

    [과학벨트 지상논쟁] “내 지역구 유치를” 의원 3인의 강변

    여야 의원들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연고지역으로 유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 좌담회에서 ‘원점 재검토’를 선언한 직후부터다. 충청도 유치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뒷짐 지고 있던 다른 지역 의원들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3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 앞에선 당론보다 의원들의 ‘지역구 이기주의’가 우선시되고 있다. 아전인수식 해석, 과장 홍보 및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유치 경쟁에 뛰어든 대전·대구·광주 지역 의원들로부터 왜 그곳에 유치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를 직접 들어봤다. ■“MB 대선공약… 입지 논쟁화 의도 불순” “여권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문제를 논쟁화시킨 의도가 불순하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시사 발언으로 논란이 된 과학벨트의 입지 선정 문제와 관련, 사업 분산 기도와 정략적 음모론을 함께 제기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포항에 가 보면 과학벨트의 핵심인 중이온가속기 사업을 따낸 것처럼 들썩이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정부안에도 없던 포항공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신규 사업을 새해 예산안에 끼워 넣은 것은 과학벨트의 핵심 사업을 분산 유치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연말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로 통과된 관련 특별법에 과학벨트의 입지와 중이온가속기 사업이 빠져 있는 것도 “포항 유치 속내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3조5000억원이 투입될 과학벨트에서 중이온가속기는 1조 9000억원이 배정된 ‘노른자위’ 사업이다. 권 원내대표는 “과학벨트사업은 이 대통령이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충청권을 위해 내건 공약”이라면서 “대통령 공약집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금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좌담회에서 “공약집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는 또 “중이온가속기 설치에 필요한 200만평 규모의 대지, 땅값, 안정된 지반 등을 고려하면 입지 면에서 포항은 세종시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세종시는 과학인프라 도시인 대덕, 생명과학·첨단의료 분야의 중추가 될 오송·오창과 연계한 과학 집적 도시가 될 것”이라면서 “지난 1월에야 연구개발(R&D)특구로 지정된 대구·광주보다 세종시가 비교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세종시, 과학벨트 등 충청권을 둘러싼 잇따른 정치권의 논쟁과 관련, “여권이 ‘충청권을 포기해도 다음 총선·대선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라면서 “친박계의 표밭인 충청권 박살내기로도 보인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세종시 논쟁 때와는 달리, 과학벨트 입지 경쟁에 대구가 뛰어든 마당에 침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여권 내부에 박 전 대표의 침묵으로 그에게 쏠렸던 충청 표심의 이탈을 노리는 세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다만 “세종시의 저작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있다면, 과학벨트는 이 대통령의 작품”이라면서 “도덕적 책임도 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산업기능 활성화 동남권 돼야 시너지효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14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서 객관적인 입지 여건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지역은 대구·경북”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출신이자 박근혜 전 대표의 ‘경제 가정교사’로 일컬어지는 이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학벨트를 선정할 때 ‘효율성’과 ‘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과학벨트에 대한 공급자(연구)를 수요자(산업) 쪽에 통합하는 방식이 반대로 하는 방법보다 가시적인 효과를 빨리 낼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들어 효율적”이라면서 “기초연구 여건이 뛰어난 충청권보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산업 기능이 활성화된 동남권 산업벨트에 과학벨트를 덧씌우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포스텍 등 우수 인력과 연구개발(R&D) 인프라도 갖춘 데다, 방사광가속기(포항)와 양성자가속기(경주)에 이어 중이온가속기까지 들어서면 기초과학 연구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만드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고 하는데, 공약이 법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 상황에서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법을 위반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단순히 연구와 산업이 분리돼 있는 한계를 극복하자는 과학벨트 도입 취지를 고려하면 수도권이 가장 뛰어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또 다른 선정기준을 간과한 것”이라면서 대구·경북의 비교 우위를 주장했다. 과학벨트를 비롯한 국책사업 선정방식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 의원은 “최근 몇년간 국책사업을 정치적 고려에 따라 결정하다 보니 지역마다 무리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이러한 지역주의는 국책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효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정치권 역할인 만큼 정치권은 한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구·경북·울산 등 3개 시·도는 공동 유치위원회를 만들어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의원은 “정부가 과학벨트 선정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한 뒤 이를 근거로 각 지역주민들을 설득한다면 과학벨트가 어디로 가느냐에 상관없이 지역갈등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지질학적 안정… 중이온가속기 설치 적합”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광주유치위원인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지질학적 인프라 등 모든 측면에서 광주는 과학벨트 유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정치적 측면에서 유치 지역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유치를 당론으로 결정한 것이 내년 총선·대선 때 민심 이반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박 최고위원은 14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학벨트의 광주 유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연구개발(R&D)특구로 지정된 광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인 광주과학기술원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면서 “특히 과학벨트 핵심인 중이온가속기는 지진 변화에 민감한데 포항·대구 등 경북지역은 진도5 이상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충청도는 진도4 이하 지진이 가끔 있지만 광주는 지진발생 기록이 없어 설치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지질학적 우수성을 꼽았다. 당론으로 충청권 유치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특정지역에 사업을 유치하니 마니 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라면서 “해주는 것 없이 계속 양보만 강조한다면 민주당에 의한 역차별로 핵심지지기반의 상당한 균열과 이탈이 생길 수 있다.”고 내년 총선·대선의 호남표 분산을 우려했다. 박 최고위원은 충청권 유치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법을 개정하려면 어차피 의결정족수 미달로 한나라당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대통령의 공약은 지켜지는 게 우선이지만 대통령 스스로 약속을 번복·철회했고, 과학벨트법 제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필사적인 유치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거점지역과 몇개의 기능지역으로의 분산배치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와 함께 공개됐던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벨트조성안을 꺼내 보이며 “정부도 호남, 충청, 영남이 들어가는 K자형 벨트 구축을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산배치가 효율성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교통·통신이 매우 발달했기 때문에 거리개념으로 효율성을 재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과학벨트 심의위원들이 국가 백년대계를 보고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한다면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송윤아 “꿈 있죠? 도전성취때 행복10배”

    송윤아 “꿈 있죠? 도전성취때 행복10배”

    영화 ‘광복절특사’에서는 탈옥수 재필의 왈가닥 여자 친구로, 드라마 ‘온에어’에서는 흥행 제조기를 달고 다니는 대박 작가 서영은으로. 대종상과 방송사 연기대상을 휩쓸고, 각종 드라마와 영화 속 여주인공을 두루 거친 16년차 노련한 스타도 이날은 여느 화면 속 주인공보다 더 흔들렸다. 한 듯 안 한 듯 옅은 화장에 길게 풀어 헤친 머리, 수수한 옷차림. 한 남자의 부인으로 또 아이 엄마로 2년간 무대를 떠났던 그녀는 대본도 없이 텅 빈 무대에 서서 오로지 마이크만 쥔 탓일까. “이 자리에 선 것이 쑥스럽고, 무안하고, 민망하다.”를 연발했다. 이 같은 떨림도 잠시, 꿈 많던 어린 시절과 연기자가 되기까지의 지난한 삶을 이야기하는 순간 그녀는 다시 드라마 속 독백을 읊조리는 명배우로 돌아갔다. ●확실한 희망과 꾸준한 노력 강조 9일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주최로 오후 서울 노량진동 CTS 아트홀 1층에서 열린 ‘명사들의 재능 기부를 통한 나눔의 실천 릴레이’의 첫날 강연자로 나선 송윤아는 ‘꿈·도전·행복 이야기’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미래에 대한 확실한 희망과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고교생들 앞에 선 송씨는 “여러분은 꿈이 있고 목표가 있으시죠? 그래서 이런 자리 신청하신 거죠? 제 얘기를 들려드릴게요.”라며 입을 열었다. 송씨는 이날 연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경북 김천에서 홀로 상경했던 일화를 털어놨다. 그녀는 “어렸을 때 장래희망이 연기자였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고 조언자도 없었다.”면서 “더욱 낙담하게 만든 것은 시골 촌구석에 산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다.”고 밝혔다. 송씨는 “지금은 경상도·전라도 사투리, 강원·충청도 사투리가 많이 나오지만 어렸을 때만 해도 TV에 나오는 연기자들은 그런 사람이 없었다.”면서 “공부를 하려 한 게 아니라 어렸지만 혼자 책상에 앉아 서울말 배우려고 국어 사회 자연 교과서를 읽었다. 교과서대로 표준말을 연습하니 말도 습득하고 암기는 암기대로 되고 시험 성적은 성적대로 잘 나오게 되더라.”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뿐” “외모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내 속에 진정한 내공이 쌓이지 않는 한 아무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결국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공부에 몰두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학 1학년 말인 1995년 KBS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 응모해 합격한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송씨는 “그 당시에도 연기자를 꿈꾸는 친구가 많아 선발대회 1회 응모자만 3만 5000명이 왔다.”면서 “다른 친구들이 유명 작가 시나리오를 구해 암기하길래 멋지게 연기하려던 생각을 바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녀는 “난 달라야지. 다른 사람들이 연기를 막하는 동안 자리 구석에 앉아 대사를 썼다. 내가 재수할 때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독백 한 페이지를 써서 외워서 말했다. 나도 모르게 그 재수 기억이 나면서 눈물이 흘렀다. 보는 사람마다 쟤 연기 잘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합격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돌이켜보면 초·중·고 때 책을 많이 보지 않고 공부를 안 했더라면 긴박한 순간에 그런 글을 썼을까. 정말 감사하구나. 뭔가 해 두면 중요한 순간에 쓸모가 있더라.”고 조언했다. ●“뭐든 열심히 하면 이룰 수 있다” 송씨는 “지금 살아 보니 지나온 순간들이 하루하루 허투로 보낸 날이 없다.”면서 “낭비한 만큼 대가를 치를 순간이 다시 온다. 학창 시절은 고되지만 즐겁게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 채워 나가면 무슨 일을 하든 이룰 수 있다. 도전 성취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리면서 고생한 시간의 10배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확신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전 세계 수백만명이 시청한 하버드대 최연소 교수 마이크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TED 강의에 영향을 받아 서울시교육청과 TEDx서울이 국내 명사 11명의 재능 기부 릴레이 강의 형태로 만들어 11일까지 이어진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충북 지방의회도 “과학벨트 사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사수 투쟁에 지방의회도 가세했다. 충북도의회는 9일 도청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과학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후보 당시 행복도시와 대덕연구단지, 오송·오창 산업단지를 하나로 묶어 충청권에 조성하겠다고 약속했고, 한나라당 대선 정책 공약집에도 그렇게 명시돼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충청도민에게 약속한 과학벨트 조성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도의회는 이어 “이 대통령이 방송 좌담회에서 ‘과학벨트 사업은 공약집에도 없고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한 말이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과학벨트가 정치적 논리에 따라 특정지역에 조성되는 어떠한 시도도 좌시하지 않고 강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북도의회를 비롯한 충청권 3개 시·도의회는 오는 15일 국회에서 과학벨트 충청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청주시의회도 이날 “과학벨트 입지는 관련 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된 유일한 지역인 충청권이 최적이라는 게 학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면서 “국회와 정부는 ‘과학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충청권 입지’를 지정, 고시하라.”고 촉구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지방시대] 과학벨트 입지분쟁은 국력소모전/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 교수

    [지방시대] 과학벨트 입지분쟁은 국력소모전/윤의영 협성대 도시행정학 교수

    세종시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를 놓고 또 정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과학벨트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세종시, 오송-오창산업단지와 함께 충청지역 광역경제권 사업으로 내걸었던 정책공약 중 하나다. 7년간 3조 5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상황이 조금 묘해졌다. 최근 정부가 입지 선정을 전국을 대상으로 재검토한다고 하자 정국은 마치 벌집을 건드린 듯했다. 한나라당은 찬반 논란으로 내분과 당·청 간 불협화음이 일었다. 민주당은 충청도 편을 들고, 호남권은 이에 반기를 들었다. 또 비충청지역은 “우리가 최적지”라며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켜지지 않는 선거공약이 어디 하나 둘이었던가? 무리한 약속을 지키기보다는 상황 변동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국익차원에서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 또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이익을 챙기려는 지역 간 갈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게 보면 대규모의 국책사업 유치 분쟁은 민주정치 체제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과학벨트 입지를 변경한다거나 그로 인한 지역 간 유치 갈등은 합리적이고, 자연스러운 것과는 거리가 있는 느낌이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국책사업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인과 심지어는 연구기관과 학계까지 자기 지역 이익과 입장만을 대변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그런 행태는 지방자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학벨트는 지역균형발전이나 거점개발 사업이 아니다. 나눠먹기식(pork barrel) 개발사업은 더욱 아니다. 과학벨트를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허브로 만들고,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을 창출하는 전초기지로 삼자는 것이다. 국가적 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노벨과학상을 받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일본의 이화학연구소가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왜 정치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충청권에는 이미 대덕연구단지와 대덕테크노밸리, 오송-오창산업단지 등 과학벨트 입지기반으로 충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갖춰져 있다. 과학벨트를 충청지역으로 하겠다는 2007년 대선공약 역시 그러한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나온 것이라 믿고 싶다. 많은 국민들은 과학벨트 분쟁이 세종시를 닮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용면에서 둘은 전혀 다른데 왜 그럴까? 세종시는 적어도 필자가 보기에는 수도를 분할하는 매우 비합리적인, 정치적 계산의 산물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밝혔듯이 그 덕에 대선에서 재미 좀 봤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 문제점 때문에 현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에 그토록 전력투구했지만 결과는 정치공학적 다툼으로 끝나고 말았다. 지금의 과학벨트 분쟁 역시 문제의 본질이 ‘과학’에서 ‘정치(충청도 표밭 싸움)’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정책이 정치 때문에 실패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봐 왔다. 중요한 국책사업에 정치가 뛰어들어 동네북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 과학벨트 입지 분쟁은 국력소모전일 뿐이다. 과학벨트는 지역이익을 논하기 이전에 큰 틀에서 봐야 한다. 시끄러우니 쉽게 가자는 말이 아니다. 기반 여건을 봐도 그렇고, 정치적으로는 더욱 그렇다.
  • [정국 현안 분야별 해법-과학비즈니스벨트] “4월 추진위 발족… 토론 뒤 결정”

    이명박 대통령이 1일 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 “위원회가 공정하게 부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대선 당시 공약했던 충청권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두고 사분오열된 정치권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원칙을 묻는 질문에 “국회에서 통과된 과학비즈니스벨트 특별법에 따르면 4월 5일 이후 추진위원회가 발족하고, 그 위원회가 부지를 선정하게 돼 있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내가)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위원회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토론해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패널이 과학비즈니스벨트 지역으로 충청권을 지목한 대선 당시 공약에 대해 묻자 “지난번 대국민 발표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공약이 선거 과정에서 있었다.”면서 “그것에 의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공약집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선거 유세를 충청도에 가서 했으니까, 표 얻으려고, 내가 관심이 많았겠죠.”라고 말했다. 또 “국가 백년대계이니 과학자들이 모여 과학자들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좌담이 끝난 직후 자유선진당이 “분노를 느낀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역시 “세종시에 이어 또다시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올 개헌 논의 늦지 않아 과학벨트 백지서 검토”

    “올 개헌 논의 늦지 않아 과학벨트 백지서 검토”

    이명박 대통령은 1일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과 관련해 백지 상태에서 공정하게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이란 제목의 신년 방송 좌담회에서 “국가 백년대계니까 공정하게 과학자들이 (결정)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4월 5일 이후 국무총리가 위원회를 발족하고 그 위원회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그 이후에 결정할 것”이라면서 “이후에 정치적으로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지에서 출발한다는 뜻이냐.”는 패널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그것은 똑같다. 위원회가 발족을 하니까 거기에서 생각하면 나는 아주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충청권이 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은 충청권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반발이다, 아니다 그런 뜻보다는 위원회가 아주 공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믿어 주는 것이 좋으며, 그것이 오히려 충청도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여야가 머리만 맞대고 하면 그렇게 어려울 것이 없다. 다 해온 것이 있다.”면서 “나는 내년에 얘기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금년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요구해야 하는데 북한이 변화할 좋은 시기를 만난 것 아닌가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6자회담이든, 남북회담이든 북한이 자세를 바꿔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도발)은 없었던 양 각계각층 대화를 하자고 하니까 진정성이 있느냐. 그럼에도 실무진 대화를 시작하고, 진정성을 보려고 한다.”면서 “필요하면 (남북)정상회담도 할 수 있다. (북한이) 책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대책 등과 관련, “2% 금리로 건설회사로 하여금 소형 임대주택을 짓게 하는 구체적인 정책을 세우고 있다”며 “2월 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유지혜기자 sskim@seoul.co.kr
  • 민주 ‘충청 과학벨트’ 진통

    민주당이 당론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채택한 데 대해 당내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26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충청권에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약속과 당론을 지킬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재천명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1일 충청도 출신인 변재일 의원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에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명시한 특별법을 발의, 일주일 만인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는 공교롭게도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정세균·박주선 최고위원 등 호남 출신 4명 전원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광주 등 호남권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호소하는 데다 지역 의원들이 호남 유치를 위한 법안 발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역 정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1일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광주에 내려가 ‘대승적 양보론’을 설파하며 지역 정서를 달랬지만 갈등은 여전한 상태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과학비즈니스벨트는 당론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의 공약은 당연히 지키는 게 맞지만 방향이 잘못됐으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 등 지지 기반에 매번 양보를 요구하는 건 언제든지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 지도부의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사를 통해 사업경쟁력이 있는 곳에 유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스팅보트’인 충청권의 민심을 대변하는 정도를 넘어 민주당이 특정 지역에 사업 유치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건 ‘역차별’이라는 논리다. 비호남권 출신의 한 의원은 “왜 대통령의 공약을 우리가 당론으로 책임을 지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개 입찰을 하더라도 호남 지역이 선정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자칫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잃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돼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