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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한국인이자 일본인”… 日정치 뒤흔들 이름 ‘김헌치’

    “나는 한국인이자 일본인”… 日정치 뒤흔들 이름 ‘김헌치’

    “나의 아이덴티티는 재일한국인이기도 하고 일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런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이번 총선거에 출마했습니다.” 21일 일본 도쿄 다이토구의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하시모토 마고미(44) 중의원 후보는 이같이 힘주어 말했다.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충청도 출신으로 그가 한 살도 되기 전 이혼) 사이에서 태어난 하시모토 후보는 아키하바라에서 회사를 운영하며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재일한국인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오는 31일 중의원 총선거 도쿄 13구에 무소속으로 처음 출마했다. 그는 선거 포스터에 ‘38선을 때려 부수자’라는 한국의 반공 색채가 뚜렷한 표어를 새겨 넣었다. 일본 이름인 하시모토 마고미와 함께 한국 이름인 ‘김헌치’도 병기했다. 재일한국인이란 점을 노골적으로 앞세운 것인데 이런 전략이 선거에 불리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그는 “도쿄 13구인 아다치구는 인근 아라카와구와 함께 재일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며 “재일한국인이라는 점을 앞세우면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후보가 말하는 재일한국인으로서의 역할이란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가교’ 노릇을 하는 일을 뜻한다. 그는 “재일한국인 후손들은 시대가 지나면서 한국에도 북한에도 돌아갈 곳이 없어졌다. 일본이 본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냉전이 계속되면서 언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도 북한도 속으로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며 “통일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그는 “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걸 중간에서 도울 수 있는 게 바로 재일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악의 한일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양측을 잘 알고 있는 재일한국인이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하시모토 후보는 “아버지가 우익이라 해도 딸은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하는 게 일본의 현 상황”이라며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에 대해 일본의 정치인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한일 관계가 계속 나빠지고 있는데, 이런 것을 이해하는 일본의 정치인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내가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그는 “한국인들에게도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며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서로 라이벌 의식을 줄이고 한 걸음씩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 경쟁 후보들 속에 홀로 나선 그는 인터뷰 내내 응원하는 전화가 올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하시모토 후보는 “정치인이 되고 싶거나 돈 때문에 나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락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가진 생각을 널리 알리고 싶기 때문에 선거에 나섰다. 결과와 관계없이 나의 아이덴티티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금요칼럼] 진령군을 아십니까/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진령군을 아십니까/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근현대사를 잘 아는 분이라면 진령군(眞靈君)이라 불린 무당도 기억할 것이다. 그는 이씨 성을 가진 무녀로, 이야기는 임오군란(고종 19년, 1882)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성황후가 충주로 피신해 불안을 떨치지 못하였는데, 그때 한 무녀가 찾아갔다. 황후는 무녀의 신통력을 확신하고 도성으로 데려왔다. 이후 황후는 몸이 불편할 때마다 이 무녀를 불렀고, 그러면 병세가 사라졌다고 한다(황현, ‘매천야록’, 1권). 고종 20년, 무녀는 자신의 신통한 정체성을 주장했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황제를 움직여 조선을 구원한 관우 장군의 딸이라면서, 부디 관우를 섬기게 관왕묘(關王廟)를 지어달라고 했다. 그러자 황후는 북악산 아래 숭동(명륜동1가)에 관왕묘를 새로 짓고 무녀에게 맡겼다. 그때부터 무녀는 진령군으로 불렸다(정교, ‘대한계년사’, 권1). 무녀가 궁중을 마음대로 들락거린 것은 철종 때부터였다. 이를 망국의 조짐으로 보았던 흥선대원군은 집권하기가 무섭게 단호한 조치를 명령하였다. 도성 안의 무녀를 몽땅 쫓아낸 거였다. 그러나 대원군을 몰아낸 명성황후는, 무녀들을 다시 대궐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 바람에 도성 안 어디서나 굿하는 소리가 하루도 그치지 않았다(‘별건곤’, 제15호 1928년 8월호, ‘이십세기 대복마전…’). 국왕 내외가 진령군에게 의지하자 출세를 꾀하는 많은 사람이 진령군에게 붙었다. 충청도 영동의 이용직은 그에게 l00만냥을 바치고 경상도 관찰사가 됐다. 또 경상도 김해 출신으로 법부대신까지 지낸 이유인도 진령군을 배경으로 삼아 출세길을 달렸다. 이런 사실은 국가의 공식 기록에도 나와 있고(실록, 고종 44년 1월 21일), 동학 농민의 증언에서도 확인된다(증언자 전두형, 정리자 신영우, ‘다시 피는 녹두꽃’). 이유인은 진령군의 수양아들로서 내연관계였다고도 한다(‘매천야록’, 1권). 어리석게도 고종은 진령군을 신임해 국가의 길흉을 점쳤다. 무녀의 말 한마디에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형편이었다. 이에 조정 대신들까지 몰래 진령군에게 아부하였다. 그들은 아내를 보내 진령군과 자매의 연을 맺었다. 조병식, 윤영신 및 정태호 등은 아예 진령군의 수양아들이 되었다(‘매천야록’, 1권). 이처럼 고관대작이 모두 진령군을 찾아가 아부하였다(‘개벽’, 제48호, 1924년 6월호, ‘경성의 미신굴’). 구한말 신문들도 당시의 황당한 사정을 개탄하였다. ‘대한매일신보’를 읽어 보면 “진령군이 돈을 던져주면 (대신들이란 사람들이) 그 발아래 조아리며 부디 저희의 자리를 지켜 달라며 매달렸다”고 한다(1908년 4월 26일, 필자 번역). 이런 판국이라서 무지한 진령군이 무책임하게 내뱉은 한마디 말 때문에, 누구는 벼슬이 끊기고 귀양도 갔다. 이 무녀가 어느 날 국왕에게 경고하기를, 관운장(관우)은 여포에게 살해되었으므로 여씨 성을 가진 여규형 같은 이를 멀리하라고 하였다(매천야록, 1권). 여포가 관우를 살해한 것도 사실이 아닌 데다 19세기 조선의 여규형이 관우의 죽음과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하지만 고종은 무녀의 말을 믿고 여규형을 번번이 못살게 굴었으니, 정말 어리석은 군주였다. 강직한 선비들은 진령군을 쫓아내려고 별렀으나 고종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무녀의 아들 김창렬은 벼슬길에 올랐고, 무녀의 손녀사위 이한영은 법부 협판 등 요직을 두루 지내며 많은 비리를 저질렀다(‘통감부문서’, 8권). 명성황후도 진령군도 세상을 뜬 지 오래였으나, 무녀의 권세는 여전히 살아 있었던 셈이다.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어느 후보가 정체불명의 술사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마침 박근혜 정권이 사이비종교 세력에게 국정을 맡긴 끝에 탄핵당한 전사가 있는지라, 시민들의 걱정은 쉬 가시지 않을 것 같다.
  • 청주 삼겹살 활성화 밑그림 나왔다

    청주 삼겹살 활성화 밑그림 나왔다

    충북 청주시가 지역 대표음식으로 키우고 있는 삼겹살의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29일 청주삼겹살 활성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시는 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청주삼겹살의 지역특화 음식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 용역보고서는 청주삼겹살 활성화 전략과 세부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용역을 맡은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청주 서문시장 내 삼겹살 거리 업소들의 내외부 시설개선, 주방위생청결 매뉴얼 표준화, 타 지역 우수음식거리와의 교류 등을 제안했다. 또한 청주삼겹살 역사를 엿볼수 있는 사진 등을 전시하고 위치기반서비스와 증강현실을 접목해 즐겁게 삼겹살 식당을 찾을수 있는 앱 개발도 보고서에 담았다. 삼겹살, 목살, 갈매기살 등을 하나로 묶은 세트메뉴개발 등 삼겹살 먹거리문화 다양화, 삼겹살과 어울리는 주류와 반찬 개발, 추억의 석쇠소금구이 매뉴얼 표준화, 비대면 시대에 맞춘 밀키트개발 등도 추진과제에 포함됐다. 삼겹살 거리 활성화를 위해 빈 점포를 청주삼겹살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매월 두차례 다문화음식을 즐길수 있는 글로벌포장마차를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2012년 서문시장 안에 조성된 청주 삼겹살 거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직시절 다녀가는 등 한때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최대 17곳이나 됐던 삼겹살 식당은 13곳으로 줄었다. 청주가 삼겹살을 대표음식으로 육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사성 때문이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편에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는데다, 소금구이, 간장삼겹살 등이 청주에서 시작됐다. 시 관계자는 “보고서에 담긴 과제들 가운데 추진 가능한 것들을 추려 내년부터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삼겹살을 청주 대표음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수몰 40년 고향 그곳! ‘대청호’… 임성훈의 무아이타이! ‘세상에’

    수몰 40년 고향 그곳! ‘대청호’… 임성훈의 무아이타이! ‘세상에’

    가족들과 마음 놓고 둘러앉을 날을 고대하는 올해 한가위에는 고향과 옛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다큐멘터리와 교양 프로그램이 안방을 찾아온다.KBS 대전·청주 UHD 공동기획 ‘대청호’는 담수 40주년을 맞은 ‘충청도의 젖줄’ 대청호를 담는다. 댐과 함께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수몰민들의 애환과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 온 동식물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고향을 잃었지만 잊지 않은 사람들에게 호수는 어떤 의미인지, 이들의 사계절에 녹아 있는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찾아본다. 1부는 18일 오전 10시 30분, 2부는 19일 10시 10분 1TV에서 방송된다. 가수 이선희는 노래 여행을 이끈다. 20~22일 오전 9시 40분 KBS 1TV ‘한 번쯤 멈출 수밖에’에서는 가수 이선희가 절친들과 길을 떠난다. 첫날 듀오 악뮤와 전남 순천으로, 방송인 이금희와 전북 완주로, 작사가 김이나와 강원 춘천으로 향한다. 노을 지는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떨어지는 빗소리에 생각을 내려놓는 감성 여행이다.명절마다 디지털 아카이브와 시간여행을 떠나는 KBS 1TV ‘옛날 TV 그땐 그랬지’는 20~21일 오전 10시 35분 편성됐다. 가난했던 시절 솔푸드와 직장 생활을 돌아본다. 코미디언 박준형·김지혜 부부가 안내자로 나선다.장수 프로그램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21일 오후 6시 30분부터 80분간 특집으로 꾸민다. 24년째 변함없이 진행을 맡고 있는 임성훈과 박소현의 건강 비법을 처음 공개한다. 72세 나이에도 6년째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는 임성훈은 젊은이도 도전하기 힘들다는 무아이타이로 몸을 단련한다. 박소현은 매일 한 시간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마감하며 건강을 유지한다.
  • “제주도도 있는데”…충청 4개 시도 ‘지방은행’ 설립 나서

    “제주도도 있는데”…충청 4개 시도 ‘지방은행’ 설립 나서

    “제주도도 있는데 시·도가 네개나 있는 충청도는 왜 없는 거죠” ‘지방은행’이 없는 것에 뿔이 난 충남, 대전, 세종, 충북 등 충청도 자치단체가 설립에 본격 나섰다.20일 충남도에 따르면 오는 2023년 금융위원회에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쓰러지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려면 지방은행이 절실하다”며 “지역자금 유출을 줄여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에도 지방은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2019년 충남의 지역내총생산(GDRP)이 114조 6419억원으로 국내 3위를 차지했지만 역외유출 규모는 25조 477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충남이 지역소득 역외유출비율 24.7%로 전국 1위라고도 했다. 충북이 21.8%로 2위를 기록했다. 지역에서 벌어들인 자금이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쓰이지 않고 상당수 밖으로 새 나가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시중은행은 수도권이 전국 예금의 70.8%, 대출의 65.9%에 달했지만 충남은 예금 전국의 1.6%, 대출 2.2%에 그쳐 지역주민이 별 혜택을 못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박유리 충남도 주무관은 “지역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이 시중은행은 45%밖에 되지 않지만 지방은행은 60%까지 대출할 수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충청 주민은 신용도가 좀 떨어져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지고 지역인재 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의 업체 1개당 대출금은 1억 6636만원에 달하지만 충남은 1억 1726만원에 그치고 있다. 현재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제주와 부산, 대구, 경남, 광주, 전북 등 총 6곳이다. 지방에서는 강원도와 함께 충청권 4개 시·도가 지방은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충청권도 당초 지방은행이 있었으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퇴출됐다. 대전에 본사를 둔 ‘충청은행’은 1998년 하나은행에 통폐합됐고, 청주에 본사가 있었던 ‘충북은행’은 1999년 조흥은행에 흡수 합병됐다. 조흥은행은 같은해 강원은행도 합병했으나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되는 운명을 맞았다.지역 주민도 설립을 원한다. 충남도가 지난 6월 충청 4개 시·도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8.4%가 “지방은행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소상공인·서민 지원, 지역사회 공헌 등을 기대했다. 충남도는 인터넷은행에 지점 최소화 형태로 지방은행을 설립하는 걸 목표로 대전, 세종, 충북과 힘을 모으고 있다. 도는 지난 7월 설립추진 TF팀을 만들고, 한 달 뒤 충청 4개 시·도 공동 안건에 선정했다. 오세준 충남도 지역금융기관설립TF팀장은 “지방은행은 금융자치의 토대”라며 “다음달 4개 시·도지사 공동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민간추진단을 만들어 서명운동하겠다. 대선 공약에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검사삼금/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사삼금/박홍환 논설위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은 사법연수원 29기인 손준성(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검사가 연수원 동기인 검찰 출신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유시민, 최강욱, 황희석 등 여권 주요 인사들과 언론인들에 대한 당 차원의 형사고발을 요청했다는 게 요지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손 검사가 직접 김 의원에게 고발장 사본까지 전달했다는 것인데,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검찰의 정치 개입 사례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1992년 대선을 앞두고 부산의 한 복국집에서 검찰 총수를 지낸 법무부 장관이 지역의 권력기관장들을 불러모아 ‘우리가 남이가’ 건배사를 곁들여 여당 후보 지지를 독려한 일이 있었는데 30여년 후에도 검찰의 비스무리한 정치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고발 사주’ 의혹은 어디서 한 번 본 듯한 광경 같기도 하다. 곰곰 기억을 더듬어 보면 4년 전 화제가 됐던 영화 ‘더킹’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특수부(영화에서는 전략기획부로 표현된다) 부장검사 한강식이 대선 국면에서 특정 후보 측에 상대 후보 약점이 담긴 파일을 건네면서 “이번엔 제대로 하라”고 큰소리치는데 검찰이 정치를 좌우하는 상징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 영화에서는 문건이지만, 현실에서는 고발장 파일을 건넸다는 의혹이 다를 뿐 영화와 현실은 그닥 큰 차이가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수사권 조정 등의 검찰개혁으로 힘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검찰은 막강한 힘을 가진 권력기관이라는 사실이 이번에 또 한번 드러난 셈이다. 전현직 검사가 의기투합하면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으로 꼬리가 밟힌 것 아닌가. 현직 검사가 고발을 사주하고, 검사 출신 정치인을 통해 정당이 고발하면 이를 모른 척 검사가 수사하는 형식을 취하려 했다는 것인데, 이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검찰청법 위반이자 국기 문란 행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2300명이 채 안 되는 검사 대부분은 공익의 대변자로서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수만 쪽에 이르는 사건 관련 서류들을 책상 위에 수북이 쌓아 놓고 공정한 사건 처리를 위해 노력하는 검사들에게는 ‘공정 사회의 파수꾼’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문제는 분탕질하는 미꾸라지 같은 일부 검사들이다. 1970~80년대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검사들의 무덤’으로 불리며 기피 지역 1순위로 꼽혔다. 충청도 촌무지랭이 노인들의 “됐슈~”라고 하는 의미를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사건을 무사안일하게 처리한 검사들은 그 노인들의 집요한 진정에 혀를 내두르며 검복을 벗어야만 했다. 공평무사하게 성심을 다해 사건 처리에 매달렸더라면 촌로들의 분노를 사는 일도, 스스로 옷을 벗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베이징 특파원 시절 법조기자 때부터 알고 지내던 한 검사가 사업가들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해 인사한 적이 있다. 마당발로 소문났던 검사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달이 나고 말았다. 몇 년 후 그 검사가 돈을 받고 스폰서들 관련 사건을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교훈을 잊은 탓이다. 군자삼계(君子三戒)가 있다. 인생의 과정에서 군자가 경계해야 할 점 세 가지를 공자가 제시했는데, 첫째는 청년기의 색욕, 둘째는 중년기의 다툼,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년기의 탐욕이다. 군자가 되는 과정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면서 치러야 할 대가도 적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진리가 어찌 수천 년 전 공자시대에만 통용되겠는가. 검사윤리강령에는 검사 스스로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추고,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정치적 중립과 청렴,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주문한다. 정치 관여, 부패, 무사안일. 이 세 가지만큼은 ‘검사삼금’(檢事三禁)이라고 할 만하다. 제도적 검찰개혁과 함께 ‘정치 검사’, ‘마당발 검사’, ‘무능 검사’를 솎아내는 인적 개혁이 불가피한 이유다. 한 검찰 고위간부 출신 원로 법조인이 불을 토하듯 쏟아낸 발언이 불현듯 떠오른다. “정의는 겉모습에서부터 모양을 갖춰야만 상대방에게 설득력과 신뢰감을 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정의의 외관’이다.” ‘고발 사주’ 의혹, 그 공개 경위의 불순함을 의심하기 전에 이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검사들은 자신들이 ‘정의의 외관’을 갖추고 있었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보길 바란다.
  • 태풍 ‘찬투’, 17일에 우리나라 최대 영향…제주·남부 많은 비

    태풍 ‘찬투’, 17일에 우리나라 최대 영향…제주·남부 많은 비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정체 중인 제14호 태풍 ‘찬투’가 17일쯤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의 14일 수시 온라인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찬투는 중국 상하이 동쪽 약 2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3㎞의 속도로 동남동진하고 있다. 태풍 중심의 최대풍속은 초속 35m이고, 강도는 강함 수준이다. 찬투는 16일 오전까지 태풍의 진행을 막는 동풍류에 의해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정체하다가 같은 날 오후 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해 제주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이후 17일 새벽 제주도에 근접하고 같은 날 초속 29m의 중간 수준 강도를 유지하며 남해상을 통과한 뒤 18일 새벽 울릉도·독도 남동쪽 해상을 지나칠 것으로 예상된다.16일 오전까지는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제주도에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전남권과 경남 남해안에 20∼80㎜(많은 곳 전남 남해안 120㎜ 이상), 경남권(경남 남해안 제외)과 전북 남부, 경북권 남부에 10∼40㎜의 비가 온다. 각 지역별로 태풍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시점은 제주도 16일 오후~17일 낮, 전라권 17일 새벽~오후, 경상권 17일 아침~밤이다. 이 시기 제주도는 50∼150㎜(많은 곳 300㎜ 이상), 전남 남해안과 경상권 해안, 지리산 부근은 50∼150㎜(많은 곳 250㎜ 이상)의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50∼80㎜ 이상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때는 17일이고, 태풍의 이동속도에 따라 그 영향이 18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고도별 고기압의 위치와 영역의 변화에 따라 태풍의 이동 경로와 영향 범위는 아직 유동적이다. 현재 예상대로 찬투가 제주도 부근을 지나더라도 경로에 따라 강한 강수 집중구역이 변할 수 있다. 남해안으로 가면 충청도와 강원 영동에, 제주도 남쪽으로 이동하면 제주도에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 역시 찬투가 16~17일 제주도를 관통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상과 하층 대기의 고기압이 강화될 때는 북서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저지해 태풍의 상하층이 분리되며 강도가 예상보다 약해질 수 있다. 이 경우 태풍의 정체 기간이 늘어나고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그녀의 안부/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그녀의 안부/작가

    휴대폰의 갤러리를 정리하게 됐다. 용량이 차서 웬만한 건 다 지우리라, 작정했다. 내 사진부터 시작해 풍경사진, 인물사진 순으로 지워 나갔다. 이번에도 인물 사진 한 장 앞에서 지우기를 망설였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이었다. 늦은 밤 서면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탔다. 중간쯤 오다가 옆 좌석을 보게 됐다. 중년의 여자 두 명이 앉아 있었는데 이상하게 시선이 갔다. 특히 내 쪽으로 앉은 선이 굵은 여자에게 더 그랬다. 그녀들은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드러나지 않게 친밀해 보였다. 어디서 본 사람인가 해서 곁눈질을 하다가 지레 민망해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때 자연스레 한 사람이 떠올랐다. 1970년대 말 충청도에서 부산으로 내려와서 얼마 안 됐을 때였다. 가게가 딸린 방에 다락이 하나 있는 집에서 살았는데 엄마가 다락방에 낯선 언니를 들였다. 시골에서 왔는데 오갈 데가 없다는 말을 어쩌다 들은 모양이었다. 거처를 구할 때까지만 잠시 신세를 진다고 했다. 집에 군식구를 들인 유일한 인물이었다. 목욕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어떻게 한 달 넘게 같이 생활을 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그 언니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고 중학생인 나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웃음을 주고받지도 않는, 참으로 담담한 언니였다. 어렸지만 나도 삶에 대한 이런저런 궁리가 많았던 터라 그 언니의 담담함 뒤에 묻어 있는 고단함이 읽혀졌다. 사달이 난 것은 한 달 뒤였다. 그 언니가 수학여행 때 쓰려고 모으고 있는 돼지저금통을 통째로 들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일 원짜리나 십 원짜리가 태반인 얼마 되지 않았을 돈이었다. 서로 정을 주고받지 않아서인지 그 언니의 고요한 범행에 배신감 같은 극한 감정은 들지 않았다. 실속 없이 무게만 나가는 저금통을 끌고 간 그 언니에게 민망한 생각이 좀 들었다. 코 묻은 돈을 들고 가 잘살고 있는지, 살면서 가끔씩 그 언니 안부가 궁금했다. 한때는 얼굴을 기억했는데 세월이 흐르니 희미하게 느낌만 있을 뿐 얼굴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옆 자리에 앉은 그녀들은 참으로 담담하면서도 친밀하게 이야기를 이어 가고 있었다. 그 언니라는 확신이 선 것도 아닌데 마음이 설?다. 몇 코스만 더 가면 내려야 했다. 광고에서처럼 “저, 내려요”라고 할 수도 없는, 한밤의 난감한 감정을 나도 어찌하지 못했다. 다행히 내가 일어서자 그녀들도 일어섰다.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 앞에 나란히 서게 됐다. 나는 신호등이 바뀌기 전에 용기를 냈다. 두 분이 보기 좋아서 그런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되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 그러세요. 자정이 다 돼 가는 시간에 그녀들은 어깨를 나란히 맞대고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 주었다. 무례할 수 있었던 타인을 향해 지금도 여전히 그녀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자매라고 하기엔 외모가 너무 달랐고 인연을 잘 맺은 사이 같아 보이는 그녀들. 설사 사진 속 그녀가 그 언니가 아닐지라도 어디서든 잘살길 바라며 이번에도 나는 그 사진을 지우지 않았다.
  • 세종시 공무원 특공 폐지하니… 전국서 너도나도 ‘로또 청약’

    세종시 공무원 특공 폐지하니… 전국서 너도나도 ‘로또 청약’

    “공무원 투기를 막으니 전 국민이 세종시로 몰려와 투기를 하네요.” 30일 세종시에서 만난 이모(43·회사원)씨는 “세종시가 전 국민 ‘부동산 로또’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5일 이전 공무원·공공기관 직원 특별공급 제도가 폐지되자 세종시 아파트 분양시장에 국민들이 몰리면서 더욱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정부가 이날 세종시에 1만 3000여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공급 물량 확대로 세종시 아파트의 가격 급등을 막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지만, 현지에서는 공급 대상 지역이 ‘원도심’이라 당분간 안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공 폐지 후 아파트 청약 경쟁률 최고 과열 현상은 특공 폐지 후 첫 아파트 분양부터 당장 나타났다. 지난달 말에 있었던 세종시 6-3생활권 세종자이더시티 1순위 청약에 22만 84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99.7대1을 기록했다. 84㎡형 P타입의 기타지역 경쟁률은 2474대1로 세종시 출범 후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타지역이란 세종시에 살지 않는 전국 각지의 주민들을 말한다. 이 아파트 청약자의 85%가 세종시민이 아니었다. 공무원 특공 폐지로 그 물량이 일반공급으로 전환되면서 분양받을 확률이 더 높아지자 너도나도 청약에 뛰어들었다. 전체 분양 물량의 절반에 이르던 특공 지분을 세종시민(1년 이상 거주)과 기타지역 주민에게 똑같이 나눠 줘 세종시 외 주민이 분양받을 수 있는 물량이 25%에서 50%로 늘었다. 일반 분양은 전매 제한이 4년이어서 공사 기간을 감안하면 입주 후 1~2년이면 처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국의 돈 있는 사람이면 ‘묻지마 청약’에 나선 것으로 지역 부동산업계는 분석했다. 세종시는 2018~2019년만 해도 신규 아파트의 경쟁률이 대부분 100대1을 넘지 않았다. 2018년 말 1-5생활권 한신더휴 리저브가 72.6대1 등의 경쟁률을 보였고, 이듬해 5월 4-2생활권의 어울림파밀리에는 23.5대1까지 하락했다. 같은 해 7월 있은 4-2생활권 더휴 예미지 경쟁률도 24대1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김태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불을 질렀다.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해 분양가의 2~3배로 치솟자 분양시장이 더욱 뜨거워졌다. 공무원 특공이 절반에 달해 분양받는 것이 바늘구멍 같았던 당첨 확률이 높아지자 일반 주민들이 ‘로또 심리’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1-1생활권 한림 풀에버는 153.3대1, 지난 2월 6-3생활권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184.2대1을 기록했다. 여기에 특공 폐지가 기름을 더 끼얹은 것이다. 세종시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무원 투기를 막는다고 한 게 전국 투기장이 되면서 더 과열되는 모순을 낳았다”면서 “부동산 정책은 거주가 목적인 만큼 기타지역 분양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전국 분양 폐지” vs “균형발전 취지 어긋” 세종시는 지난 5일 기타지역 공급을 폐지하라고 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건의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시가 ‘부동산 투기장’으로 비치고,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인구를 빨아들인다는 부정적인 여론까지 생기고 있다”며 “특히 세종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기는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2019년도 국가통계에 따르면 세종시 무주택 비율은 46.5%로 서울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이 시장은 “행정수도로 발전하려면 주택시장 안정이 필수”라며 “무주택 (세종)시민에게 기회가 더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에 사는 40대 가장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전세를 사는데 민간분양 청약제도를 알고 충격을 받았다”며 “세종시는 다른 지역과 달리 기타지역(전국) 청약 비율이 50%나 되고 일정 기간 전매제한만 있을 뿐 실거주 의무조차 전혀 없어 부동산 투기를 하기에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신규 인구 유입을 기대할 게 아니라 세종시 무주택자들이 타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부터 방지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이는 통계로 증명된다. 세종시는 전출이 2015년 3만 950명에서 지난해 1~11월 5만 9332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평균 연령 37세 정도로, 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젊은 세종시 인구 분포를 볼 때 투기 등에 따른 집값 폭등으로 젊은이들이 인근 지역이나 시 외곽으로 밀려난 것이다. 2015년 세종시민 8897명이 대전·충남·충북으로 떠났지만, 지난해에는 11개월간 두 배쯤 많은 1만 7021명이 옮겨 갔다. 시는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도시의 활력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반면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행복도시 세종시가 국토균형발전이란 목표로 건설되는 마당에 아파트 청약을 세종시로 한정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서 “세종시는 다른 신도시들과 달리 국가 예산이 많이 투입된 곳 아니냐”고 반문했다. “거기만 먹고살라고 세종시를 만들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도 “일반 분양 100%를 세종시민에게 주면 공무원이 많은 지역 특성상 또다시 ‘공무원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청약 조건으로 ‘실거주 의무기간 ○년’ 등을 내걸 수 있지만,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관련 법과 국토부 ‘주택공급 규칙’ 등을 개정하는 것도 부담이다. ●‘국회 분원’ 설치 확정 땐 집값 또 들썩일 듯 김 전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지난해 내내 아파트 가격 상승률 전국 1위를 달리다 올 들어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호재가 또 터졌다. 국회 분원인 세종의사당 설치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운영위원회 운영개선소위에 이어 이날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여서 법사위 심사, 본회의 등을 거쳐 확정 가능성이 커지며 ‘행정수도’에 한발 다가섰다. 세종의사당 설계비 147억원도 확보됐다. 대선 경선 주자들도 충청 민심을 잡기 위해 ‘행정수도 완성’을 외치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21일 세종시에서 공약을 발표하며 “청와대 2집무실과 국회 분원을 설치해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 국가 행정기관은 충남과 세종 일대로 전부 모으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중심인 충청을 새 수도로 선택했다”고 행정수도 완성을 주장했고, 정세균 전 총리도 “세종시 건설 취지대로 행정수도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국회법 개정에 협력하고 김기현 원내대표가 “앞으로도 국민의힘은 충청도민 여망에 부응하고 힘을 쏟겠다”고 다짐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날 세종시에 1만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로 원도심에 건설돼 부동산이 안정화될지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 김동호 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장은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나 급등해 조정을 받고 있는 시점에 국회 분원이란 호재가 나왔지만 정부가 적잖은 주택 공급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그렇더라도 기타지역 분양 대신 직장 때문에 세종시로 옮겨 온 이들을 위한 약간의 ‘특별공급제’를 도입하는 것이 현실성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 소멸 예상됐던 태풍 ‘오마이스’ 북상…내일 밤 남해안 상륙

    소멸 예상됐던 태풍 ‘오마이스’ 북상…내일 밤 남해안 상륙

    강풍·폭우 등 대비 필요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23일 남해안 부근에 상륙할 전망이다. 당초 태풍은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것으로 기상청 예보가 변경됐다. 기상청은 해양의 수온이 높고 태풍의 크기가 작아 태풍이 유지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졌다며 예보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기상청은 22일 오전 9시 기준 오마이스가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약 3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의 속도로 북북서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98hPa, 최대풍속은 초속 21m, 강풍반경은 160㎞다. 오마이스는 23일 오전 서귀포 남남서쪽 해상으로 진입한 뒤 같은 날 저녁 광주 남쪽 해상을 거쳐 밤사이 남해안 부근에 상륙하고 24일 새벽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울릉도 북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지나가는 동안 제주도, 남부지방에는 최대순간풍속 시속 100㎞가 넘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남해상에는 최대 5m 이상의 높은 물결이 일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23∼25일 태풍과 정체전선, 저기압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전국에는 시간당 50~70㎜ 이상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24일까지 남부지방에는 최대 400㎜의 매우 많은 비가 오면서 산사태, 침수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26일 이후에는 남고북저의 기압계가 형성되고 충청도와 남부지방 부근에 정체전선이 유지되면서 8월 말까지 전국에 주기적으로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중대본 비상대응 수위는 1∼3단계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중대본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관계부처·지방자치단체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태풍 예상 진로와 영향범위, 중점 대처사항 등을 점검한다. 회의에서는 산사태 취약지역·지하차도·상습 침수지역 등 인명피해 우려지역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댐 ·저수지·하수관거·배수펌프장 등 배수시설의 작동 및 이상 유무를 철저히 점검하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이승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인명피해를 막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선제적 통제와 대피를 실시하고, 국민들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게 기상 상황과 행동 요령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달라”고 강조했다.
  • 서편제는 김장김치, 동편제는 백김치… 담담히 소리내는 중고제, 심심하지만 그리운 동치미

    서편제는 김장김치, 동편제는 백김치… 담담히 소리내는 중고제, 심심하지만 그리운 동치미

    서편제와 동편제, 섬진강을 경계로 구분된 호남 양대 판소리 유파 이전에 충청·경기 지역에선 ‘중고제’ 판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소리도 유행을 타면서 지금은 거의 만나기 어려운 옛 소리가 됐고, 몇몇 소리꾼을 통해 간신히 맥을 이어 가고 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창극단에서 활동한 박성환 명창이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 무대를 선보인다. ●정광수 명창에게 매달려 4년간 소리 전수받아 박 명창은 ‘근대 5명창’ 가운데 한 명인 이동백(1866~1949) 명창에게서 일제강점기에 중고제 소리를 배웠다는 정광수(1909~2003) 명창을 찾아가 중고제 적벽가를 배웠다. 박 명창은 “이동백, 김창룡 등 충청 소리꾼들의 저력이 대단했는데 판소리 하면 다들 전라도 소리인 줄만 아니까, 충청도 사람으로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라고 전화 너머로 호탕하게 웃었다. 동편제와 서편제로 다섯 바탕을 모두 배운 그였지만, 1999년 찾아간 정 명창을 1년 가까이 쫓아간 끝에 2000년부터 4년간 겨우 중고제 소리를 전수받았다. “당시 정 선생님도 ‘철 다 지난 소리를 뭣하러 배우느냐’고 하실 정도였다”면서 “‘그래도 배울랍니다’ 하고 들어 보니 지금과는 너무 다른, 이렇게 뻣뻣하고 밋밋할 수가 없는 정말 어려운 소리였다”고 돌아봤다. “어떤 음악을 들으면 선율이나 리듬이 움직이는 라인이 있고 기대음이 있는데, 중고제는 그런 게 없어요. 단조롭고 졸박하죠. 소리꾼이 죽어라고 용을 써도 확 드러나지도 않고 종지음이 생뚱맞게 끝나기도 해서 긴장된 채로 여운만 남아요.” 박 명창은 중고제 소리를 바로크 시대 종교음악이나 칸타타처럼 화려한 기교보다 웅장한 울림을 주는 음악 같다고도 비유했다. 시김새도 화려하지 않고 책을 읽듯 담담하게 부르거나 가곡이나 시조처럼 우아하고 씩씩한 곡조가 특징이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호방하고 꿋꿋한 느낌을 주는 것이 꼭 과거 충청 양반들의 절제된 언행을 반영한 것 같다고도 여겨진다. “서편제가 잘 차려진 김장 김치라면 동편제는 그보다는 양념이 덜 됐지만, 원재료 맛이 뚝뚝 나는 백김치죠. 중고제는 동치미 같은 거예요. 물하고 무하고 별거 안 들어가 심심하지만 늘 생각나고 배탈도 안 나죠.”●서울 무대는 처음… 슴슴하지만 기백 있는 멋 나눌 것 박 명창은 직접 전승이 안 된 후반부는 이동백·김창룡 등 중고제 명창들이 분창으로 녹음한 소리를 복원하고 다시 짜내 2시간 30분 분량의 완창 판소리를 만들었다. 그가 충남 논산, 공주, 홍성에서 주로 선보였던 이 소리를 서울에서 완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사가 코끼리 만지듯 더듬더듬 뿌리를 찾아갔지만 중고제 판소리가 주는 기대 이상의 멋에 빠지게 됐다”면서 슴슴하지만 기백 있는 ‘적벽가’의 멋을 나누겠다고 했다.
  • “우리만 없다” 충남 민항의 꿈… 건설비·경제성 잡는 서산 유치 총력

    “우리만 없다” 충남 민항의 꿈… 건설비·경제성 잡는 서산 유치 총력

    정부에서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확정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이 담긴 특별법을 제정하자 전국 곳곳에서 공항 건설 움직임이 활발하다. 새만금국제공항, 울릉도공항, 흑산공항에 백령도공항까지 건설이 확정됐거나 건설 요구 목소리가 쏟아진다. 이 중 도 가운데 유일하게 민간공항이 없는 충남의 공군비행장 민항 유치는 20년이 넘는 숙원이다. 도는 한 달도 안 남은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 발표 때 ‘서산공항’ 건설이 확정돼 주민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충남도는 서산시 해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비행장에 민항을 건설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1997년 6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해미공군부대 창설식에 참석해 “민항을 설치하라”고 지시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중단된 곳이다. 활주로는 비행장에 2743m짜리가 두 개 있어 이를 활용하면 된다. 탑승객이 이용할 터미널, 비행기를 세워 둘 계류장, 계류장~활주로 간 유도로에다 진입로만 건설하면 민항이 취항할 수 있다. 건설 과정에서 난개발, 환경훼손 논란이 거의 없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터미널과 시도 6호선(해미면~서산시)을 연결하는 진입도로는 1.4㎞다. 유도로 외에 터미널(2600㎡)과 계류장(1만㎡)은 사유지를 매입해 군부대 밖에 만든다는 게 도의 계획이다. 이 때문에 건설비가 509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새만금공항 7796억원, 울릉도공항 6651억원에 비해 10분의1도 안 되고 흑산도공항 1833억원의 30%도 못 미친다.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밀어붙인 최대 28조원의 가덕도신공항과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다. “가덕도는 무조건 되는데, 왜 서산민항은 20년이 넘어도…”라고 ‘충청도 홀대론’이 쏟아지는 이유다. 김웅이(한서대 항공교통물류학과 교수) 충남민항유치추진위원은 “다른 공항에 비해 정치적 이슈가 적고 소규모여서 우선순위에서 밀리지만 충남 서해안 등 주민들이 2시간이 넘는 김포, 인천, 청주 등 다른 지역 공항을 이용하는 불편이 있는 만큼 시각을 달리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적자를 떠나 대중교통이란 공공성을 갖고 공항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외국은 흑자 공항에서 적자 공항을 보조하는 형태로 운영한다”며 “서산은 적자 폭이 별로 크지도 않다”고 강조했다.경제성은 충분하다. 2017년 12월 후보지인 이 비행장에 대한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대비편익(BC)이 1.32로 경제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왔다. 앞서 정부는 1999년 제2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에 서산공항을 고시하면서 “도시개발과 인구 및 관광객 증가로 민항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다. 이때부터 충남도, 서산시의 민항 유치 활동이 본격화됐다. 정부 조사는 2025년 서산공항 이용객이 37만 8000명으로 몇몇 기존 공항을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조사는 군산 30만 4000명, 사천 17만 1000명, 무안 15만명, 원주 12만 3000명, 양양 5만 8000명을 예상했다. 2019년에도 국내 15개 공항 중 5곳이 31만명에 못 미쳤다. 국내에는 인천, 김포, 제주, 청주, 무안 등 국제공항 8개와 울산, 여수, 포항, 광주 등 일반공항 7개가 운영 중이다. 서산공항 이용 예상 지역은 우선 서산과 함께 보령시, 당진시, 홍성군, 예산군, 청양군, 태안군 등 반경 30㎞ 이내 충남 7개 시군이다. 이곳 인구는 총 71만 3000여명이다. 2차 영향권은 공항에서 47㎞ 떨어진 아산시는 물론 52㎞ 거리의 경기 평택시까지 잡는다. 두 지역 인구는 87만여명이다. 1, 2차 영향권을 합치면 총 158만여명이 서산공항 수요층이다. 소요시간은 차로 충남 시군 40분 이내, 평택 50분이다. 박민규 도 주무관은 “이들 지역은 앞으로도 인구 증가 전망이 무척 밝다”고 설명했다. 충남도는 지난해 4월 도청 이전지 내포신도시(홍성·예산)가 혁신도시로 지정된 뒤 공항이 더 간절해졌다. 공공기관이 이전하고 기업이 입주해 산업단지와 배후도시가 급성장하면 사람이 몰리기 때문이다. 국제여객터미널이 문을 연 서산 대산항은 머잖아 중국 웨이하이(370㎞)와 룽천항(339㎞)을 오가는 여객선도 취항한다. 서산·당진·아산은 충남 최대 산업단지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서산공항과 가까운 서산B지구에 조성 중인 태안기업도시에 기업뿐 아니라 테마파크, 생태공원, 웰빙병원 등이 들어선다. 이미 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중국과의 무역·관광 교류가 언제든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다. 서산과 태안은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11월 완전 개통하는 대천항~안면도 구간 국내 최장 해저터널은 자체가 관광상품이다. 세계 5대 갯벌 가로림만은 국가해양정원으로 탈바꿈한다.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등에서도 매력을 느낄 만한 관광상품이 곳곳에 널려 있다.서산공항이 취항하면 2023년 기준 민간항공기 이륙이 하루 평균 8.8차례에 이를 것으로 본다. 전투기 비행 훈련은 하루 80차례 한다. 민항기 이착륙이 훨씬 적다. 소음도 민항기가 작아 주민 피해가 없다시피 하다. 민항기 100㏈, 전투기 140~160㏈이다. 해미면사무소 관계자는 “공군이 ‘밤 ○○시부터 전투기가 뜨니 마을에 방송해 달라’고 공문을 보내오곤 하지만 비행장 종사자들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면서 “민항이 들어오면 지역경제가 한결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해미면 주민자치위원장 김호용(61)씨는 “민항을 원하는 주민이 많다”며 “특히 국제성지로 지정 선포된 해미순교성지의 위상에 걸맞게 공항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지와 순례길이 함께 국제성지로 선포된 곳이 세계적으로 몇 개 되지 않아 스페인 산티아고순례길처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많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해미순례길은 예산군 덕산에서 해미성지까지 11㎞ 정도 된다. 김씨는 “일반 신도가 대거 순교한 국제성지가 드물어 유럽 등 해외 천주교인의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발표를 앞두고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맹정호 서산시장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두 단체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서산민항 건설’ 챌린지 캠페인을 벌였다. 둘은 또 지난달 국회에서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토론회를 열고 서산민항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호소했다. 양 지사는 같은 달 11일 ‘충남(서산)민항 유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양 지사는 “지난 3월 제정된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의 ‘국토 균형발전 및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조항은 공항 불모지 충남도 요구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성과 타당성이 확보되고 예산도 얼마 안 되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움직임이 없다”며 “정부, 국회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맹 시장은 지난 6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공항개발에 포함되면 민항이 조속히 건설될 수 있는 ‘비예비타당성 사업’(사업비 500억원 이하)이 되도록 국토부와 협의하겠다”며 “안 돼도 서산민항 유치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잊혀져 가는 옛 소리의 기백…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하는 박성환 명창

    잊혀져 가는 옛 소리의 기백…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하는 박성환 명창

    서편제와 동편제, 섬진강을 경계로 구분된 호남 양대 판소리 유파 이전에 충청·경기 지역에선 ‘중고제(中古制)’ 판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소리도 유행을 타면서 지금은 거의 만나기 어려운 옛 소리가 됐고, 몇몇 소리꾼을 통해 간신히 맥을 이어 가고 있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창극단에서 활동한 박성환 명창이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중고제 판소리 ‘적벽가‘ 완창 무대를 선보인다. 박 명창은 ‘근대 5명창’ 가운데 한 명인 이동백(1866~1949) 명창에게서 일제강점기에 중고제 소리를 배웠다는 정광수(1909~2003) 명창을 찾아가 중고제 적벽가를 배웠다. 박 명창은 “이동백, 김창룡 등 충청 소리꾼들의 저력이 대단했는데 판소리 하면 다들 전라도 소리인 줄만 아니까, 충청도 사람으로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라고 전화 너머로 호탕하게 웃었다. 이동백 명창은 중고제의 시조로 꼽히는 염계달, 김성옥 가운데 김성옥과 그의 아들 김정근에 이어 중고제 소리를 계승했다. 동편제와 서편제로 다섯 바탕을 모두 배운 그였지만, 1999년 찾아간 정 명창을 1년 가까이 쫓아간 끝에 2000년부터 4년간 겨우 중고제 소리를 전수받았다. “당시 정 선생님도 ‘철 다 지난 소리를 뭣하러 배우느냐’고 하실 정도였다”면서 “‘그래도 배울랍니다’ 하고 들어 보니 지금과는 너무 다른, 이렇게 뻣뻣하고 밋밋할 수가 없는 정말 어려운 소리였다”고 돌아봤다.“어떤 음악을 들으면 선율이나 리듬이 움직이는 라인이 있고 기대음이 있는데, 중고제는 그런 게 없어요. 단조롭고 졸박하죠. 소리꾼이 죽어라고 용을 써도 확 드러나지도 않고 종지음이 생뚱맞게 끝나기도 해서 긴장된 채로 여운만 남아요.” 박 명창은 중고제 소리를 바로크 시대 종교음악이나 칸타타처럼 화려한 기교보다 웅장한 울림을 주는 음악 같다고도 비유했다. 시김새도 화려하지 않고 책을 읽듯 담담하게 부르거나 가곡이나 시조처럼 우아하고 씩씩한 곡조가 특징이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호방하고 꿋꿋한 느낌을 주는 것이 꼭 과거 충청 양반들의 절제된 언행을 반영한 것 같다고도 여겨진다. “서편제가 잘 차려진 김장 김치라면 동편제는 그보다는 양념이 덜 됐지만, 원재료 맛이 뚝뚝 나는 백김치죠. 중고제는 동치미 같은 거예요. 물하고 무하고 별거 안 들어가 심심하지만 늘 생각나고 배탈도 안 나죠.” 박 명창은 직접 전승이 안 된 후반부는 이동백·김창룡 등 중고제 명창들이 분창으로 녹음한 소리를 복원하고 다시 짜내 2시간 30분 분량의 완창 판소리를 만들었다. 그가 충남 논산, 공주, 홍성에서 주로 선보였던 이 소리를 서울에서 완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사가 코끼리 만지듯 더듬더듬 뿌리를 찾아갔지만 중고제 판소리가 주는 기대 이상의 멋에 빠지게 됐다”면서 슴슴하지만 기백 있는 ‘적벽가’의 멋을 나누겠다고 했다.
  • ‘굿쥬’ 청주 청년작가 문화상품 한자리에

    ‘굿쥬’ 청주 청년작가 문화상품 한자리에

    청년작가 문화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공간이 충북 청주에 생긴다. 충북 청주시는 오는 15일 흥덕구 풍산로 옛 한국공예관 뮤지엄숍 자리에서 청년문화상점 ‘굿쥬’ 개점식을 갖는다. ‘굿쥬’는 상품을 뜻하는 영어 ‘Goods’와 충청도 사투리 ‘~유’가 결합된 명칭이다. 매장 크기는 56㎡다. 이곳에선 만 39세 이하 지역 청년작가 15명이 만든 휴대폰케이스, 맥주잔, 에코백, 공책, 슬리퍼, 티셔츠, 엽서, 스티커 등이 판매될 예정이다. 에코백의 경우 1만5000원에서 2만원 사이다. 시민들이 문화상품을 제작해볼수 있는 체험존도 마련됐다. 시 관계자는 “청년작가들의 문화상품 온라인판매가 반응이 좋아 이번에 오프라인 매장까지 만들게 됐다”며 “판매금의 90%를 작가들이 받게된다”고 말했다. 시의 청년작가 지원은 2019년 문화도시 선정 이후 본격 시작됐다. 시는 그동안 청년작가 창의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 청년작가 아이디어 지원사업, 청년문화공간 느티 개소 등을 추진해왔다. 시가 7000여만원을 투입해 옛 복대동 치안센터 2층건물(연 면적 124㎡)을 리모델링해 마련한 느티는 전시·포럼·세미나가 가능한 다목적실(54㎡)과 회의·소모임 등을 위한 워크룸 등을 갖췄다.
  • ‘빨갱이 교사’ 30년 누명, 가족도 꼬리표… “진실 승리 보여 줄 것“

    ‘빨갱이 교사’ 30년 누명, 가족도 꼬리표… “진실 승리 보여 줄 것“

    ‘진실 승리’. 1989년 ‘6·25 전쟁 북침설’을 가르쳤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된 강성호(59)씨의 첫 재판 날, 법정으로 가는 길목에서 수갑 찬 손을 들어 올린 그의 손바닥에는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의 염원과 달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가시밭길이 계속됐다. 8개월간 옥살이를 해야 했고 10년 동안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빨갱이 교사’라는 꼬리표는 평생 그와 가족들을 따라다녔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결국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면서 30년 만에 재심을 신청한 강씨는 다음달 1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일 강씨와 아내 서유나(56)씨를 서씨가 재직 중인 충북 청주시 수곡중학교에서 만났다.●노태우 정부, 전교조 와해 목적 기획한 정황 1989년 강씨는 충북 제천시 제원고등학교에 갓 부임한 초임 교사였다.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변해 학교의 불합리한 관행에 문제를 제기한 강씨는 ‘요주의 인물’로 찍혔다. 그해 5월 24일의 기억은 32년이 지났지만 잊을 수 없다. 여느 때처럼 수업을 하다가 교무실로 불려가 그대로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제천경찰서 대공과로 끌려가 수갑을 찬 내 손을 내려다보는데 분필 가루가 묻어 있었다”고 했다. 그의 죄목은 국가보안법 7조 1항 위반. 6·25 전쟁을 미군에 의한 북침이라고 가르치고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찬양·고무하는 교육을 했다는 혐의였다. 교장이 그를 고발했고 학생 6명이 증인으로 나섰다. “형사에게 ‘나는 북침설을 가르친 적이 없다, 누가 그런 말을 했냐’고 물었습니다. 학생들이라고 하더군요. 다음날 새벽에 대질조사를 했어요. 불과 몇 시간 전에 교실에서 보았던 제자들이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경찰 조사부터 검찰의 기소, 사법부의 판결까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강씨가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의 일환으로 일본인 기자가 발간한 사진첩 속 평양 시내·금강산·백두산 사진을 수업시간에 보여 준 행위는 북한 ‘찬양’ 교육으로 둔갑했다. 6명을 제외한 반 학생 전체가 “강 선생님은 북침설을 가르친 적 없다”고 했고, 300여명의 학생들이 강씨의 구명을 위한 탄원서를 냈지만 철저히 무시됐다. 재판 과정에서 6명 중 2명은 출석부를 통해 그 수업시간에 결석한 사실이 드러났다. 나머지도 “잠결에 들었다”, “수업시간에 엎드려 있었다”며 전후 맥락을 제대로 증언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1989년 10월 강씨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형을 선고했다. 북침설 교육 사건은 노태우 정부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와해할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볼 단서가 있다.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가 2007년 발간한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 보고서에는 “안기부는 교직원노조 내사를 하면서 1989년 전교조 결성을 전후로 본격화된 교사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을 통해 이른바 대국민 홍보심리전을 병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보다 앞서 2006년 강씨는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강씨는 “나와 제자들 모두 국가 폭력의 희생양”이라고 말한다. 재심 재판부는 과거 북침설 교육 사실을 증언한 학생들을 지난 1월 다시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일부는 끝내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강씨는 “이제는 쉰이 된 그 제자들도 죄책감 속에 힘들게 살고 있다더라”며 “오죽했으면 얼마나 그때의 기억을 지우고 싶었던지 다들 개명을 했다”고 했다. 한 제자는 동문회 총무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조차 꺼내기 죄스럽지만 (선생님의) 얼굴을 뵙고 싶지 않다. 살아가면서 더 벌받고 살라고 하면 그리할게”라고 전했다. 제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강씨는 이렇게 말했다. “얘야, 네 잘못이 아니다. 선생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널 미워하거나 원망한 적이 없다. 다시 스승과 제자로 돌아가 따뜻하게 손도 잡아 주고 어깨도 두드려 주고 이름도 부르고 싶구나.”●법정 가는 길 손바닥엔 ‘진실 승리’ 네 글자 강씨가 다시 학교로 돌아온 건 10년이 지난 1999년 9월. 1994년 전교조 해직 교사 상당수가 복직했지만 강씨의 복직은 계속 미뤄졌다. 국보법 위반 ‘유죄’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교육청 1인 시위와 ‘강성호 교사의 진실을 알리는 모임’의 연대 투쟁 끝에 강씨는 충북 영동군 영동농고에서 다시 교편을 잡았다. 국보법으로 인한 낙인은 가족들의 삶도 뒤흔들었다. 경남 진주에 있는 강씨의 고향집에 경찰이 다녀가자 동네에는 “교사 됐다는 그 집 큰아들이 빨갱이라더라”는 소문이 퍼졌다. 해직 교사로서 강씨의 곁에서 어려움을 함께 견딘 건 아내이자 동지인 서유나씨였다. 영어 교사인 서씨 역시 전교조 소속이다. 서씨는 1990년 강씨가 쓴 책 ‘우리는 하나다’를 읽고 일면식도 없는 그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충청도 아가씨한테 장가들고 싶다’던 강씨와 ‘민주 운동을 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던 서씨는 꼭 맞는 한 쌍이었다. 서씨는 “나는 현장에서, 남편은 전교조 사무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며 함께 참교육을 실천하자”는 마음으로 해직 교사인 강씨와 결혼을 결심했다. 두 사람은 1991년 전교조 제천지회 사무실 인근의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서씨가 학교에서 결혼 소식을 전했을 때의 일이다. “교장에게 남편의 책을 선물하면서 이 사람과 결혼을 한다고 했어요. 축하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대놓고 악담을 하더라고요. 혁명가의 아내는 매우 비참할 거라고요.” 강씨는 “지역사회의 교육계는 서로 알음알음 다 아니까 사실상 연좌제처럼 아내가 학교를 옮길 때마다 ‘남편이 국보법 유죄 판결받은 교사’라는 얘기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복직이 늦어지다 보니 결혼 초반에는 경제적 어려움도 컸다. 서씨는 교사 월급 45만원, 강씨는 전교조에서 한 달 13만원의 활동비를 받던 시절이었다. 서씨 역시 학교의 전교조 탄압으로 피해를 보기도 했다. “1990년대만 해도 전교조 조합원이 된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저도 전교에서 유일했고요. 교장은 전쟁 세대니까 ‘북침설’ 교사의 아내인 저를 더 경계했지요. 제 수업 때면 빗질을 하는 척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염탐을 하거나 교무실에서 이유 없이 화를 내곤 했어요. 교장 직권으로 원치 않는 지역으로 전보시킨 적도 있고요.” 전교조 결성 30주년을 맞은 2019년 5월, 강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늘 생각했던 일”이었다. “이 사건을 본 제자들도 국가 사법시스템에 배신감이 생기고 언론에 불신을 품게 됐지요. 교사로서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결국 거짓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진실은 승리한다는 것을 제 삶을 통해 알려 줘야 하지 않겠어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재심 재판은 선고 공판만 남겨 두고 있다. 지난달 10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또다시 유죄를 구형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형량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이었다. 강씨는 “검찰의 시각은 1989년이나 2021년이나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통일교육과 국보법 공존 못 해… 폐지를” 이번 재심을 계기로 수사기관과 사법부, 언론 모두가 반성하기를 강씨는 바란다. 그는 “이 사건은 이미 유무죄 차원을 떠났다. 내가 무죄라는 건 세상이 다 안다”면서 “재심으로 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권위주의 정권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해 한 교사를 간첩으로 몰아가는 과정에서 경검과 재판부, 언론은 각각 어떤 잘못을 했는지 돌아보고 교훈을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씨 부부는 궁극적으로 국보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화통일 교육과 국가보안법은 공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보법은 학교 교육에서 남과 북의 분단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남겨 준 법입니다. 제가 ‘빨갱이 교사’가 됐을 때 동료 교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강성호 그런 사람 아닌 것 다 알아도 북한 얘기는 절대 수업 시간에 꺼내면 안 되겠다 싶었겠죠. 편을 가르고 분단을 고착화하는 법은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 “환경파괴의 주범” 오명 태양광 발전, 신안에선 인구 유입·경제발전 원천

    “환경파괴의 주범” 오명 태양광 발전, 신안에선 인구 유입·경제발전 원천

    2018년에 협동조합·이익공유 조례 제정지도·안좌읍 4개 섬 폐염전에 발전시설1인 ‘12만~51만원 상품권’ 첫 배당받아배당금 소식 듣고 전국서 전입 문의 쇄도올 들어 서울·충청도 등서 89명 이주해 와 향후 7개 지역 1GW 추가 ‘효자산업’ 변신전남 신안군에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태양광’ 산업이 지역의 인구유입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어 화제다. 태양광의 발전 수익금을 해당 지역에 돌려줌으로써 각 가정의 수입이 늘고, 이는 곧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정대(63) 신안군 안좌도 대척마을 이장은 28일 “지난 4월 마을에 들어선 태양광 시설의 수익금 13만원을 받았다”면서 “벼 400마지기와 밭 100마지기·양파 등을 재배하고 있지만 피해도 없고, 주민들도 모두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태양광이 들어선다고 할때 처음엔 반대도 있었지만, 생각만큼 큰 피해가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면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태양광 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지 관련 정보를 문의하는 마을이 많다”고 전했다. 신안군은 2018년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이후 3년만에 첫 배당금을 지급했다. 주민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개발이익을 공유토록 했다. 개발 이익을 사업자가 독식하는 것이 아닌 지역주민과 공유하자는 취지다. 이후 지도읍 지도·사옥도, 안좌읍 안좌도·자라도 등 연륙교로 연결된 4개 섬에 태양광 시설이 들어섰다. 태양광 발전시설이 폐염전에 들어서 주민들의 반발도 적다. 배당금은 1분기 몫으로 지난 4월 안좌도 주민 1727명과 자라도 주민 166명 등 총 1893명이 개인당 12만원에서 51만원을 ‘신안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받았다. 총 2억 6400여만원에 이른다. 인구 고령화와 지방소멸위기 고위험군에 포함된 신안군의 성공 소식이 알려지자 전입 인구도 늘었다. 개발이익금이 지급되면서 전국에서 전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그 결과 지난 1월 이후 지도읍 50명, 안좌읍 39명 등 89명의 주민이 늘었다. 관내에서 옮긴 것이 아니라 서울·광주·충남·충북 등 타지에서 노후 생활을 위하거나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신안에는 오는 2022년 안좌면에 추가로 204㎿, 임자면과 증도면에 각 100㎿, 2023년 비금면에 300㎿, 신의면에 200㎿ 태양광 발전소 등 7개 지역에 1GW가 들어설 예정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마을을 볼썽사납게 바꾸는 환경 훼손에 이어 산사태와 홍수를 유발하는 등 자연재해의 원인인 태양광 산업이 신안군에는 효자 산업으로 변신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주민에게 이익을 나누는 협동조합 형태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당심·민심 괴리 없게 경선… 민주당의 젊은 DNA 증명해 보이겠다”

    “당심·민심 괴리 없게 경선… 민주당의 젊은 DNA 증명해 보이겠다”

    “정권재창출 공동 목표로 후유증 최소화오늘 최고위, 경선 시기 결정되면 따라야”더불어민주당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 공동단장은 24일 “당심과 민심의 괴리 없는 경선으로 국정 운영 세력의 실력을 증명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정권재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로 경선 연기 논란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이 40대·재선에게 기획단을 맡긴 이유가 있나. “이제야 40대가 나서는 게 늦은 일이다. 40대·재선 단장으로 민주당이 표출하려는 것은 실력 있는 국정 운영 세력의 모습이다. 위아래 세대와 소통해 승리를 이끄는 미드필더 역할도 있다.” -‘이준석 돌풍’에 급조된 연령 하향 아닌가. “젊은 정치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내용과 콘텐츠에서 낡은 정치를 버리는 게 핵심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고향이 충청도라고 충청대망론을 말하는 게 이준석을 대표로 뽑은 정당의 수준이다. 민주당의 젊은 DNA를 증명해 보이겠다.” -경선 연기 논란은 어떻게 마무리하나. “최고위원회의 요청대로 현행 규정 ‘대선 180일 전 후보 선출’을 기준으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세부 내용을 마련했고, 25일 최고위에 보고한다. 정당은 다양한 이견을 조율해 결정하는 곳이고, 결정이 이뤄지면 따라야 한다.” -경선을 일정대로 치르면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경선 기간은 본질이 아니다. 지금은 유권자 반응이 바로바로 나온다. 각 캠프가 고민해야 할 점은 진공적인 시간에 어떻게 압축적으로 국민 마음을 울리느냐다. 모든 후보가 판을 뒤집을 기회가 있다. 야권의 합당, 영입 이벤트는 별스럽지 않은 일이다.” -기획단 구성 원칙은. “초·재선과 중진, 당직자, 보좌진협회에 추천을 요청했다. 10~60대 신구 조화를 이루고, 기획단에서 객관화된 사고와 언어가 작동하도록 절반을 외부인사로 채울 것이다. 미래 비전을 담당하는 분과도 두겠다.” -당내 선거마다 두드러진 민심과 당심 괴리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당심도 민심을 리드할 수 있고, 민심도 당심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열성적으로 당을 사랑하는 당원들도 우리가 대선에서 지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각 후보와 캠프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모든 후보는 자기 입장에서 싸우기에 종종 질서 없는 경기가 된다. 게임의 본질이 정권재창출에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 [인터뷰] 강훈식 대선기획단장 “당심·민심 괴리 없는 경선으로 與 실력 증명”

    [인터뷰] 강훈식 대선기획단장 “당심·민심 괴리 없는 경선으로 與 실력 증명”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대선경선기획단 공동단장은 24일 “당심과 민심의 괴리 없는 경선으로 국정 운영 세력의 실력을 증명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정권재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로 경선 연기 논란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이 40대·재선에게 기획단을 맡긴 이유가 있나. “이제야 40대가 나서는 게 늦은 일이다. 40대·재선 단장으로 민주당이 표출하려는 것은 실력 있는 국정 운영 세력의 모습이다. 위아래 세대와 소통해 승리를 이끄는 미드필더 역할도 있다.” -‘이준석 돌풍’에 급조된 연령 하향 아닌가. “젊은 정치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내용과 콘텐츠에서 낡은 정치를 버리는 게 핵심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고향이 충청도라고 충청대망론을 말하는 게 이준석을 대표로 뽑은 정당에서 나올 이야기인가. 그런 정치는 여전히 낡은 정치다. 본질은 정치 철학과 관점이 얼마나 젊으냐다. 민주당의 젊은 DNA를 증명해 보이겠다.” -경선 연기 논란은 어떻게 마무리하나. “최고위원회의 요청대로 현행 규정 ‘대선 180일 전 후보 선출’을 기준으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세부 내용을 마련했고, 25일 최고위에 보고한다. 정당은 다양한 이견을 조율해 결정하는 곳이고, 결정이 이뤄지면 따라야 한다.” -경선을 일정대로 치르면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경선 기간은 본질이 아니다. 지금은 유권자 반응이 바로바로 나온다. 각 캠프가 고민해야 할 점은 진공적인 시간에 어떻게 압축적으로 국민 마음을 울리느냐다. 모든 후보가 판을 뒤집을 역동적 기회가 있다. 야권의 합당과 단일화, 영입 이벤트는 별스럽지 않은 일이다.”-기획단 구성 원칙은. “초·재선과 중진, 당직자, 보좌진협회에 추천을 요청했다. 10~60대 신구 조화를 이루고, 기획단에서 객관화된 사고와 언어가 작동하도록 절반을 외부인사로 채울 것이다. 미래 비전을 담당하는 분과도 두겠다.” -당내 선거마다 두드러진 민심과 당심 괴리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 “당심도 민심을 리드할 수 있고, 민심도 당심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열성적으로 당을 사랑하는 당원들도 우리가 대선에서 지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각 후보와 캠프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모든 후보는 자기 입장에서 싸우기에 종종 질서 없는 경기가 된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싶은 즐거운 게임을 만드는 게 기획단의 역할이다. 게임의 본질이 정권재창출에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 양승조 “윤석열 충청대망론? 절대 아냐, 본인도 겸연쩍을 것” [이슈픽]

    양승조 “윤석열 충청대망론? 절대 아냐, 본인도 겸연쩍을 것” [이슈픽]

    “충남에 헌신, 희생한 사람이 대망론이어야”“尹대망론은 어불성설, 언어도단…충청 모욕”尹부친 고향은 논산 노성면…파평윤씨 집성촌지지율엔 “빅3 언제 무너질지 몰라, 돌풍 불 것”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장을 낸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충청 대망론’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양 지사는 “윤석열 전 총장이 생각해도 대망론은 겸연쩍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양 지사는 11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충남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대망론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양 지사는 “충남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사람에게서 대망론이 나와야 한다”면서 “애환을 함께 하지 않은 사람이 대망론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신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돌풍이 불 것이다”라면서 “현재 빅3는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지금 지지율은 낮지만 곧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3개월의 잠행을 깨고 지난 9일 본격적인 공개 행보에 나선 윤 전 총장은 전날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추세다. “윤석열, 충청도서 생활해본 적 없다”尹, 대전지검 논산지청장 때 종종 들러 양 지사는 지난달 광주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도 “‘윤석열 충청대망론’은 어불성설이자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충청도에서 생활하거나 기여한 것이 없는데 충청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양 지사의 주장이다. 양 지사는 자신이 충청대망론의 적임자임을 거듭 주장했다. 양 지사는 “아버지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충청대망론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윤 전 총장이 검사로서 훌륭한지는 모르겠으나 충청도에서 생활해본 적이 없다. 충청도민의 이해를 대변하고 이익을 위해 앞장서본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그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달리 서울에서 태어난 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서울 출생이지만 그의 아버지의 고향이 충남 논산시 노성면이란 점 등에서 ‘충청도’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 해당 지역은 파평윤씨 후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봄이면 전국 파평윤씨가 모여 제를 올리는데, 윤 교수도 최근까지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2008년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장 역임 당시 마을에 종종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양 지사는 “충청에서 태어났느냐보다 충청에서 생활하며 이익을 대변하고 정서를 함께해야 인정받는데 그게 없는 상태에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충청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선 과정에서 김종필·이회창·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인제 전 의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여러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실제로 대통령에 당선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부친의 고향 마을을 비롯해 충청 민심은 국민적 지지도가 오른 윤 전 총장에 대한 높은 지지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여주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양승조 “충청대망론 적임자는 나,MB ‘세종시수정안’ 맞서 단식 투쟁” 반면 양 지사는 ‘충청 대망론’의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했다. 그는 “충청에서 태어나고 자랐을 뿐만 아니라 직업생활과 시민사회단체 활동, 4선 국회의원을 충청에서 했다”면서 “충청에서 가장 절박하고 500만 충청인의 자존심을 짓밟은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20일간 단식투쟁을 통해 싸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재집권을 위해서도 대전충청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만큼 자신이 필요하다고 했다.윤석열 지지율 35.1% 최고치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차기 대권 지지율은 최고치를 찍었다. 리얼미터 발표에 따르면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이틀간 만 18세 이상 2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5.1%로 기존 최고치(3월 34.4%)를 경신했다. 또 이전 조사 시점인 2주 전보다 4.6% 포인트 올라 두 달 간 이어진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지난 주말 현충원 방문,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만남 등 호국·보훈 행보에 대한 언론 노출 효과는 조사에 반영됐다”면서 “공개 활동 폭이 넓어진다면 그의 지지율도 본격적인 평가 구간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3.1%로 뒤를 이었지만 2주 전보다는 2.4% 포인트 하락했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지지율 격차는 12%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양승조 “대선 후보 경선 연기해야”이재명 측 “예정대로 9월에 해야” 한편 양 지사는 대선 후보 경선 연기를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의 당헌·당규에는 대통령선거 180일 이전 후보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9월에는 경선을 치러야 한다. 양 지사는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되는 등 변화가 많다”면서 “후보가 반대하더라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연기에 반대한다는 후보는 현재 여권 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측은 민주당 후보를 일찌감치 선출해 정기국회에서 집권 여당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대선 승리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양 지사는 “당원과 국민의 입장에서 대통령 후보 조기 선출이 옳은 것인지 충분히 토론해야 한다”면서 “대선 후보 경선을 연기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양 지사는 당헌·당규를 바꿔 경선을 연기할 경우 신뢰에 대한 비난의 소지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 선출 시기 문제는 대국민과의 약속이 아닌 당내 약속일 뿐”이라면서 “경선 시기 문제는 당원들의 의사를 받들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흥행을 위해 연기해야 한다는 이광재 의원 등 일부 의견에 대해 이 지사 측 박홍근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경선을 두 달 미룬다고 방역 염려가 사라지고 흥행에 성공할 거라는 것은 불확실한 희망사항”이라고 반박하며 경선 일정을 현행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 측 김병욱 의원도 7일 “경선을 미룬다면 과연 정기국회와 국감이 제대로 되겠느냐”면서 “원칙대로 경선을 치러야 하고 정책, 법, 예산으로 국민들에게 더 많은 성과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금요칼럼] 스승이 말릴 수 없었던, 이재 황윤석의 호기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스승이 말릴 수 없었던, 이재 황윤석의 호기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충청도 전의 현감 황윤석이 백성을 잘 다스리지 못한 죄로 벼슬에서 쫓겨났다. 그는 업무에 미숙해 고을 아전과 좌수에게 휘둘렸다. 가난한 백성에게 환곡을 배정하는 일도 틀렸고, 심지어는 관노가 죄수에게 곤장을 칠 때 뇌물을 받아먹었으나 알지 못했다. 한마디로 행정 실무에 꽝이었다. 암행어사 심환지의 보고에 따라 정조는 황윤석을 파면했다(실록, 정조 11년 4월 8일). 아직 정조가 세손이었던 시절, 황윤석은 시강원 익찬(정6품)으로 세손을 보좌했다. 그때를 회상하면서, 훗날 정조는 황윤석의 학문을 칭찬했다. “옛일을 자세히 살피는 데 있어 내가 (황윤석에게) 도움받은 점이 많았다.”(정조 22년 2월 6일) 그런 맥락에서 왕은 말하기를, 전라감사가 왜란 때 조헌과 의병의 의로운 죽음을 제아무리 철저히 조사해도 황윤석이 나라에 보고한 것보다 충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과연 황윤석의 저술은 후세에 호평을 받았다. 북학파의 후예로 개화파의 스승이기도 했던 박규수 역시 황윤석을 존중했다. 고종 12년(1875) 선비 윤사연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환재집’ 제9권). 그 집안이 화재를 입었으나 “이당(황윤석)의 글씨와 저술이 무사하다니 기쁩니다.”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소장한 황윤석의 ‘이재난고’(?齋亂藁)와 장차 비교 검토할 뜻을 보였다. ‘이재난고’는 황윤석 필생의 저작이었다. 10세 때부터 별세하기 이틀 전까지 54년 동안에 쓴 방대한 기록이었다. 날씨와 농사 형편, 날마다 책을 읽고 토론한 내용, 주고받은 편지며 여행 기록이 빼곡하다. 사실적이고 총체적인 기록이라 18세기의 정치, 경제, 사회 및 문화를 가장 생생하게 알려 주는 자료다. 아직껏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못한 사실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황윤석은 진취적인 학자여서 18세기 조선에 전해진 서양의 천문학과 수학에도 해박했다. 그런데 그는 서양 학문의 원류를 중국 고전 문명에서 찾았다. 이러한 지적 흐름은 이미 17세기 중국 명나라의 황종희에서 비롯했다. 황윤석의 선배인 서명응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데, 그는 북학파의 비조요, ‘임원경제지’의 저자 서유구의 할아버지였다. 황윤석은 신지식에 심취해 과학백과사전에 해당하는 ‘이수신편’을 저술했다. 그 책에서는 사칙산법과 삼각측량법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 사칙인데 수준이 다양했다. 삼각측량법은 두 점의 거리를 재보지 않고도 알아내는 방법으로, 정말 새로운 지식이었다. 신학문을 추구한 때문에 황윤석은 스승 미호 김원행과 노선 갈등을 빚었다.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였던 김원행은 편지를 보내 황윤석의 학문적 취향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미호집’(제9권)에 보면 보수적인 스승과 진취적인 제자의 심적 갈등이 피부에 와닿는다. 스승은 책을 읽더라도 성리학적 의리, 즉 도덕을 규명하는 데 집중하기 바란다면서 제자를 나무랐다. “널리 읽고, 지나치게 많이 읽는 것을 추구하지 말게.” 또 “이제부터는 지난날의 널리 잡다한 지식을 추구하던 습관을 버리게.” 오직 성리학적 도덕의 연구와 실천에 힘을 쏟으라는 명령이었다. 스승 김원행의 눈에는 제자 황윤석이 세상사에 관심을 갖는 것도 걱정스러운 점이었다(‘미호집’ 제9권). “자네가 수년간 옛 성인의 책을 읽었는데도, 아직 이점을 환히 알지 못하는가.” 스승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황윤석은 신지식에 대한 호기심을 끝내 버리지 못했다. 헌것에서 새것이 나온다. 견해와 시각 차이로 갈등은 생기기 마련이지만 피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선각자라고 해서 일상에 만능이 되지도 못한다. 잘잘못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고, 완벽하지 못한 것이 사람의 일이다. 세사를 볼 때마다 나는 너그러움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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