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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은 이루어진다” 美 최대 레이싱 참가한 최초의 아랍 여성 드라이버

    “꿈은 이루어진다” 美 최대 레이싱 참가한 최초의 아랍 여성 드라이버

    세계 3대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히는 나스카(NASCAR) 레이싱 역사상 최초로 아랍계 미국인 여성 드라이버가 참가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스카는 미국 내에서 수퍼볼에 버금가는 인기를 구사하는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다. 국제적으로는 150개국에 중계방송 되며, 7500만 명의 팬이 연간 20억 달러 이상의 공인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스포츠로 꼽힌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3일 플로리다 데이토나에서 열린 나스카 ARCA시리즈에는 아랍계 미국여성 드라이버인 토니 브리딩거(21)가 출전했다. 브리딩거가 등장 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이유는 그녀가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나스카 레이싱 역사상 경기에 출전한 최초의 아랍계 여성 드라이버이기 때문이다.시즌 개막전에 출전한 브리딩거는 18번째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뒤 “꿈이 이루어졌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브리딩거는 9살 때 레바논 출신의 아버지 소개로 처음 경주용 자동차에 앉았다. 이후 단 한 번도 ‘드라이버’의 꿈을 꾸지 않은 순간이 없었지만 백인이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스포츠에서 유색인종의 자리는 넓지 않았다. 브리딩거의 경우 아랍계의 유색인종인데다 여성인 탓에 나스카 무대에 서는 일이 더욱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브리딩거는 “나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드라이버일 뿐이다. 헬멧을 쓴 이상 성별도 무관했다”면서 “모든 사람들은 최초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동시에 마지막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조용했던 ‘김정일 생일’

    조용했던 ‘김정일 생일’

    북한이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9번째 생일인 ‘광명성절’을 맞았으나 대규모 행사 없이 비교적 차분하게 넘어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 광명성절 전후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관련 징후는 이날 오후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6시쯤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광명성절에 즈음해 2월 16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보도했다. 생일 전날이나 자정에 참배하던 종전과 달리 이번에는 당일에 참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해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 왔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방역을 강화한 가운데 수행단 규모만 줄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이번에는 당일 오후 6시가 되도록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아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이날 김정일의 생전 업적으로 ‘자위적 국방력 강화’ 등을 꼽으면서 대를 이어 김정은 위원장에게 충성하고 8차 당대회와 당 전원회의 결정을 실행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얼음조각축전 외 대부분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북측은 이번에는 근로단체들의 경축공연과 사진전, 상·훈장 수여식 등을 재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는 확대됐으나 (5·10년 단위가 아닌) 평년에 해당하기 때문에 예년 수준의 행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국경 봉쇄 여파로 무역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과의 무역 기록이 있다고 국제무역센터(ITC)에 보고한 나라는 13개국(중국 제외)으로 수출입 총액은 1309만 달러(약 144억원)에 불과했다. 전년(3516만 달러)의 3분의1 수준이다. 중국과도 81%가 감소한 5억 3905만 달러에 그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BTS, 중국 무시” “호주, 중국 신발 밑의 껌” 자극적 내용으로 갈등관계 국가들 맹비난해외는 물론 자국에서도 “부끄럽다” 외면 최고지도부 가려운 곳 긁어주고 ‘악역’ 자처 시진핑 등 선호… 하루 200만부 발행 매체로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확산되면서 ‘애국기사 제조기’로 불리는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하루 200만부 가까이 발행되는 환구시보는 대륙의 주요 매체로 성장했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 중국과 갈등을 빚는 모든 나라를 적나라하게 비난해 식자층의 혐오도 상당하다. 중국에 반대하는 모든 대상을 ‘물어뜯어’ 지지자와 반대파를 동시에 양산하는 ‘환구시보의 정치학’을 살펴봤다. ●인민일보 잉여인력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서브 브랜드 1948년 공산당 기관지로 출발한 인민일보는 이제 하루 300만부가량을 찍어 내며 본토를 대표하는 일간지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부터 해외로 특파원을 보냈고 국제부 기사도 자연스레 늘었다. 그런데 인민일보는 지금도 평일 20면, 주말 8면에 불과할 만큼 지면이 적은 편이다. 전 세계로 나간 특파원 상당수가 기사를 쓰지 못하고 허송세월했다. 이에 회사는 “거액을 들여 각국으로 파견한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회사 수익도 창출하자”며 1993년 1월 환구시보를 창간했다. 외신 기사에 특화된 인민일보의 ‘서브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환구시보는 작정하고 돈을 벌고자 만든 신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기본 철학을 따르지만 인민일보·신화통신 등 정론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문 1면은 한 건의 기사로 채워진다. 민족주의 정서가 가득한 제목을 달아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과거 한국의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무료 일간지와 구성이 비슷하다. 환구시보는 하루 발행 부수가 150만부를 넘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4월부터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발행한다. 두 매체는 홈페이지 주소도 다르고 기사 내용 역시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다. 환구시보가 국내 독자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글로벌타임스는 외국인을 위한 홍보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민일보가 자사 국제 뉴스에 중국 정부의 의중을 담고자 두 종류의 ‘부캐’(부캐릭터·평소 모습이 아닌 새로운 성격)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환구시보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 “앞으로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해 기도나 하라”,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한국은 국가 지위에 악영향을 받을 것”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환구시보는 인민일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황색언론 매체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 외교 소식통은 “지분 구조에 관계없이 관영 매체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주요국 정부들은 환구시보에 오보가 실리면 (신문사가 아닌)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다. 매체의 논조를 당국이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후시진 편집인, 재산·여자 논란에도 승승장구환구시보가 지금의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후시진(61) 편집인(편집국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1960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인민해방군 난징국제관계학원(학부)을 마치고 베이징외국어대에서 러시아학(석사)을 전공했다. 지금은 중국에서 극좌(우리나라의 우파) 언론인으로 분류되지만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때는 목숨을 걸고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을 정도로 개혁 성향이 강했다. 같은 해 11월 인민일보에 입사해 1991년 구소련 붕괴 당시 현장을 누볐고 1993년 유고슬라비아 특파원으로 발령받아 보스니아 내전도 목격했다. 해외 취재 경험을 통해 ‘아무리 대국이라도 통제력을 잃으면 한순간에 나라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한다. 1997년 환구시보 부편집인을 거쳐 2005년부터 편집인을 맡고 있다. 그는 본토에서 사용이 금지된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중국 외교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에게 전권을 부여했다’는 소문도 돈다. 중국 정부보다 앞서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단독 기사를 내보내는 등 정보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보도와 논조로 많은 나라와 불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BTS)이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6·25전쟁은 한미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중국을 무시했다”고 호도했다가 전 세계에서 비난 받았다. 시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려고 ‘악역’을 자처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최근 그는 불륜 및 혼외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말 부편집인 돤징타오(45)가 “후 편집인이 오랫동안 전현직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2명의 혼외자를 두고 있다”며 공산당 감찰기구에 고발하면서부터다. 언론인으로서 모으기 힘든 거액의 자산을 축적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후 편집인의 개인적 명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 중국 지도부는 능력·도덕성보다 당에 대한 충성도를 우선시한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도 그가 보여 준 성과를 감안해 덮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공산당 매파 심중 엿보는 창구” vs “언론 품격 저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반중 정서가 강하게 퍼지자 환구시보와 후 편집인의 공격성도 비례해 커졌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이 외부 세계의 시선을 의식해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환구시보는 감염병 피해 국가들의 당연한 불만까지도 대놓고 비난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상대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국제조사를 요구하자 후 편집인이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어 있는 껌”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학계에서는 환구시보가 ‘돌격대장’ 역할을 맡아 중국 공산당 매파의 의중을 국제사회에 ‘질러 본’ 뒤 돌아오는 여론을 가늠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 일종의 ‘간 보기’다. 그래서 중국 언론이 세계 각국에 ‘막말을 했다’고 하면 출처는 십중팔구 환구시보다. 과거 우리나라 종편 논객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에게 조롱과 분노를 쏟아 내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에서도 환구시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상당수 오피니언 리더는 “이런 기사와 사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신문을 읽지 말라고 권한다. 문제는 시 주석 등 지도부가 환구시보의 홍보 방식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전랑외교’(중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를 강하게 맞받아치는 외교 기조)를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2019년 홍콩 명보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시 주석이 후시진을 칭찬하고 인정했다. 당국도 각 기관에 ‘환구시보 선전 방식을 본받으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 기사는 중국 내 매파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면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민족주의 성향으로 중국 언론 전체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크다. ‘중국은 늘 옳고 서방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가 중국의 건전한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더융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전랑외교는 자신의 관점을 상대방에게 억지로 주입하려고 한다.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이제라도 중국 외교 당국은 ‘다른 나라가 우리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中 반대하면 가만 안 둬”… 물어뜯을수록 잘나가는 환구시보

    “BTS, 중국 무시” “호주, 중국 신발 밑의 껌” 자극적 내용으로 갈등관계 국가들 맹비난해외는 물론 자국에서도 “부끄럽다” 외면 최고지도부 가려운 곳 긁어주고 ‘악역’ 자처 시진핑 등 선호… 하루 200만부 발행 매체로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이 확산되면서 ‘애국기사 제조기’로 불리는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하루 200만부 가까이 발행되는 환구시보는 대륙의 주요 매체로 성장했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 중국과 갈등을 빚는 모든 나라를 적나라하게 비난해 식자층의 혐오도 상당하다. 중국에 반대하는 모든 대상을 ‘물어뜯어’ 지지자와 반대파를 동시에 양산하는 ‘환구시보의 정치학’을 살펴봤다. ●인민일보 잉여인력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서브 브랜드 1948년 공산당 기관지로 출발한 인민일보는 이제 하루 300만부가량을 찍어 내며 본토를 대표하는 일간지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부터 해외로 특파원을 보냈고 국제부 기사도 자연스레 늘었다. 그런데 인민일보는 지금도 평일 20면, 주말 8면에 불과할 만큼 지면이 적은 편이다. 전 세계로 나간 특파원 상당수가 기사를 쓰지 못하고 허송세월했다. 이에 회사는 “거액을 들여 각국으로 파견한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회사 수익도 창출하자”며 1993년 1월 환구시보를 창간했다. 외신 기사에 특화된 인민일보의 ‘서브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환구시보는 작정하고 돈을 벌고자 만든 신문이다. 중국 공산당의 기본 철학을 따르지만 인민일보·신화통신 등 정론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문 1면은 한 건의 기사로 채워진다. 민족주의 정서가 가득한 제목을 달아 독자의 감정을 자극한다. 과거 한국의 지하철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무료 일간지와 구성이 비슷하다. 환구시보는 하루 발행 부수가 150만부를 넘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4월부터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발행한다. 두 매체는 홈페이지 주소도 다르고 기사 내용 역시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다. 환구시보가 국내 독자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글로벌타임스는 외국인을 위한 홍보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민일보가 자사 국제 뉴스에 중국 정부의 의중을 담고자 두 종류의 ‘부캐’(부캐릭터·평소 모습이 아닌 새로운 성격)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환구시보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 “앞으로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해 기도나 하라”,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한국은 국가 지위에 악영향을 받을 것”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환구시보는 인민일보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황색언론 매체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 외교 소식통은 “지분 구조에 관계없이 관영 매체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주요국 정부들은 환구시보에 오보가 실리면 (신문사가 아닌)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다. 매체의 논조를 당국이 결정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후시진 편집인, 재산·여자 논란에도 승승장구환구시보가 지금의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후시진(61) 편집인(편집국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1960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인민해방군 난징국제관계학원(학부)을 마치고 베이징외국어대에서 러시아학(석사)을 전공했다. 지금은 중국에서 극좌(우리나라의 우파) 언론인으로 분류되지만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때는 목숨을 걸고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을 정도로 개혁 성향이 강했다. 같은 해 11월 인민일보에 입사해 1991년 구소련 붕괴 당시 현장을 누볐고 1993년 유고슬라비아 특파원으로 발령받아 보스니아 내전도 목격했다. 해외 취재 경험을 통해 ‘아무리 대국이라도 통제력을 잃으면 한순간에 나라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한다. 1997년 환구시보 부편집인을 거쳐 2005년부터 편집인을 맡고 있다. 그는 본토에서 사용이 금지된 트위터와 유튜브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중국 외교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에게 전권을 부여했다’는 소문도 돈다. 중국 정부보다 앞서 해당 사실을 파악하고 단독 기사를 내보내는 등 정보력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보도와 논조로 많은 나라와 불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BTS)이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6·25전쟁은 한미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두고 “중국을 무시했다”고 호도했다가 전 세계에서 비난 받았다. 시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려고 ‘악역’을 자처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최근 그는 불륜 및 혼외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말 부편집인 돤징타오(45)가 “후 편집인이 오랫동안 전현직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2명의 혼외자를 두고 있다”며 공산당 감찰기구에 고발하면서부터다. 언론인으로서 모으기 힘든 거액의 자산을 축적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후 편집인의 개인적 명성에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 중국 지도부는 능력·도덕성보다 당에 대한 충성도를 우선시한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도 그가 보여 준 성과를 감안해 덮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공산당 매파 심중 엿보는 창구” vs “언론 품격 저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반중 정서가 강하게 퍼지자 환구시보와 후 편집인의 공격성도 비례해 커졌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이 외부 세계의 시선을 의식해 품위를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환구시보는 감염병 피해 국가들의 당연한 불만까지도 대놓고 비난하는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상대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국제조사를 요구하자 후 편집인이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어 있는 껌”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학계에서는 환구시보가 ‘돌격대장’ 역할을 맡아 중국 공산당 매파의 의중을 국제사회에 ‘질러 본’ 뒤 돌아오는 여론을 가늠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본다. 일종의 ‘간 보기’다. 그래서 중국 언론이 세계 각국에 ‘막말을 했다’고 하면 출처는 십중팔구 환구시보다. 과거 우리나라 종편 논객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반대 입장을 가진 이들에게 조롱과 분노를 쏟아 내는 것과 비슷하다. 중국에서도 환구시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상당수 오피니언 리더는 “이런 기사와 사설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신문을 읽지 말라고 권한다. 문제는 시 주석 등 지도부가 환구시보의 홍보 방식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전랑외교’(중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를 강하게 맞받아치는 외교 기조)를 충실히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2019년 홍콩 명보는 소식통의 말을 빌려 “시 주석이 후시진을 칭찬하고 인정했다. 당국도 각 기관에 ‘환구시보 선전 방식을 본받으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 기사는 중국 내 매파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면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민족주의 성향으로 중국 언론 전체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크다. ‘중국은 늘 옳고 서방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가 중국의 건전한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더융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전랑외교는 자신의 관점을 상대방에게 억지로 주입하려고 한다. 상대방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이제라도 중국 외교 당국은 ‘다른 나라가 우리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한답니까?”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한답니까?”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한답니까?” 늦은 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사이에서 택시를 타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 여부다. 구구절절 설명하지는 않지만 “정계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법조계 분위기만 전하곤 한다. 윤 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에는 크게 3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정치권과 언론이 지핀 ‘윤석열 대권 출마론’에 대해 윤 총장이 두 번이나 직접 선을 그었다는 점이다.‘윤 총장 대망론’이 등장한 시기는 지난해 1월 한 언론사가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 윤 총장을 포함하면서부터다. 당시 윤 총장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맴도는 가운데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이은 2위로 이름을 올리면서 단번에 유력 대권주자 후보군이 됐다. 특히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평가되면서 윤 총장도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를 위한 범야권 후보로 편입됐다. 한 번도 당적을 가지지 않은 검찰 수장이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자 정치권은 저마다 셈법에 따른 논평을 내놓으며 비상이 걸렸고, 대검 또한 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와 정치권의 움직임으로 인해 윤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전국 검찰청의 일선 수사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윤 총장은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에 자신의 이름은 빼 달라고 요청했다. 윤 총장은 “정치적 중립을 요하는 검찰총장이 정치인들과 함께 여론조사 대상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럼에도 대망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윤 총장은 그해 8월 재차 ‘여론조사 제외’를 요청했고, 이후 일시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이 빠지기도 했다. 정치권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정치 참여에 대한 의원 질의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한 것을 두고 정치 참여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검찰총장 퇴임 후 2년간 변호사 개업이 금지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없어 에둘러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가 아는 총장님은 정치할 분이 아니다”라는 게 윤 총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검사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윤 총장이 정계에 진출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두 번째 이유는 검찰 간부들의 전망처럼 윤 총장 스스로가 우리 정치권의 모순과 지지율이라는 ‘허상’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한때 보수·우파에게 ‘퇴출 1순위 정치검사’였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해 권력의 역린을 건드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팀을 이끌었고, 박 정권에서 한직을 떠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을 이끈 이도 ‘검사 윤석열’이었다. 현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까지 오른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고, ‘윤석열 처형’ 등 험담을 내뱉던 단체들은 이제 대검 앞에 윤 총장 응원 화환을 보내며 ‘정의로운 윤석열 총장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윤 총장과 가까운 한 검사장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석열은 그대로인데 대통령과 여·야당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라면서 “지금 여론조사 분위기만 보고 자신의 검사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선택을 할 정도로 어리석은 분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역대 검찰총장들은 퇴임 후 정계에 진출하지 않는 것이 자신과 조직의 명예를 지키는 것으로 보고 이러한 관행이 검찰총장들의 불문율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대망론’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역대 검찰총장들은 “검찰총장보다 더 높은 직위는 없다”며 퇴임 후에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둬 왔다. 다만 김영삼 정부 당시 야당이 편파 수사를 이유로 탄핵소추를 시도했던 김도언 26대 총장이 퇴임 이듬해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사례 정도가 있다.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에 몰리면서도 검찰의 독립과 정치 중립을 강조하며 자리를 지켜 온 윤 총장이 오는 7월 퇴임 후 조직의 문화를 깨면서까지 정치 신인으로 도전하지는 않으리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野 ‘충성예산’ 비판했던 K-뉴딜...제대로 집행되고 있을까

    野 ‘충성예산’ 비판했던 K-뉴딜...제대로 집행되고 있을까

    2021년 K-뉴딜 사업 성적표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당정은 방역과 경제를 중심으로한 K시리즈 정책을 앞세웠다. K-뉴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K-뉴딜사업에 대해 야당은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해 11월 올해 본예산을 편성 과정이 대표적이다. 당시 야당은 K-뉴딜 사업 편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내며 삭감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K-뉴딜 사업 관련 예산들은 그대로 통과됐다. 이 당시 통과됐던 K-뉴딜 사업 예산들이 4월 재보궐 선거 공약과 마물려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野 K-뉴딜펀드 “제3의 라임펀드” 비판 최근 국민의힘은 코로나19로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정부의 K-뉴딜 사업 실패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대표적인게 뉴딜펀드에 대한 비판이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국감 때부터 뉴딜펀드의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그는 최근 산은의 5년간 평균 펀드 수익률이 0.25%인 점을 강조하면서 “정책형 뉴딜펀드의 목표수익률인 1.5% 플러스 알파가 가능하겠느냐”며 “뉴딜펀드의 수익률을 국고채 수익률에 맞추는 것은 조삼모사(朝三暮四)이고 허상”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윤재옥 의원도 “뉴딜펀드가 정부 계획대로 추진될지 우려가 크다”며 “뉴딜펀드에 정부가 유동성 과잉 공급을 하게 되면서 제2, 제3의 라임펀드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산 당시 야당의 비판을 받았던 정책들에 대한 성적표도 엇갈리고 있다. 당시 야당은 ‘21대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을 선정할 정도로 K-뉴딜 사업에 비판적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총론적인 내년도 예산안의 문제점과 함께 이를 시정하고 조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2021회계연도 예산안 5대 분야 100대 문제 사업’을 지적한 자료집을 마련했다”며 “예산안 심의에서 100대 문제 사업은 적극적으로 삭감 조정할 계획이며, 특히 대부분 간판만 바꾼 재탕 사업인 한국판 뉴딜 예산을 최소 50% 이상 삭감해 코로나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중산층·서민지원에 최소 10조 원 이상이 반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당정은 재보궐선거를 앞둔 지금 K뉴딜본부를 중심으로 활발한 정책홍보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한국판 뉴딜을 재차 강조하며 특히 지역균형 뉴딜의 의미와 맥락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할애했다. 민주당 K뉴딜본부는 경기 의왕시에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방문해 ‘하이퍼튜브’를 홍보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당시 민주당은 “‘하이퍼튜브’로 서울-부산을 16분 내에 연결할 수 있다”면서 “출퇴근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정재 비판했던 K-바우처 사업···업계 “평가항목 모호” 세부 정책들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업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진행하고 있는 K-바우처 사업이다. K-바우처은 중소기업들이 화상회의, 재택근무 등 비대면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에 대해서는 지난해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이 “‘중소기업 비대면 서비스 사업’이 시작조차 못했다”며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공급 기업으로 359곳이 선정된 것 말고는 구체적인 성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후 K-바우처 사업이 시작됐지만 평가항목이 지나치게 모호하고, 취지에 맞지 않는 수요기업들이 신청해 국고가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창업진흥원에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에에 따르면 K바우처사업 서류평가의 배점기준은 사업목적 부합성(25점), 신청분야 적합성(25점), 서비스 운영 안정성(10점), 매출액, 유동비율, 부채비율(15점), 서비스 호환 및 확장 가능성(15점), 비대면 서비스 시장에서의 파급효과(10점)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세부 배점 기준이 모호하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지원금 90%를 지원하게되면 선정되지 않은 기업은 사실상 고사하라는 것이어서 시장질서를 무너뜨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요기업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 해당 수요기업에 관련 서비스로 제한해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되도록 유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열린세상] 귀신·저승사자 등장 자동차 광고에 열광하는 소비자/황금주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귀신·저승사자 등장 자동차 광고에 열광하는 소비자/황금주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머리를 풀고 소복 입은 귀신이 차 안에 앉아 인간을 놀래 줄 생각에 들떠 있다. “귀신 언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묻고 싶을 것이다. 작년 11월부터 유튜브 등에 공개된 현대차 신형 쏘나타 영상 광고에 귀신이 시리즈로 등장한다. 소셜미디어용으로 제작한 귀신 광고는 관심과 호평으로 TV까지 진출했다. 자동차 광고의 귀신 등장은 금기였고, 여전히 불편한 시각도 있다. 현대는 해외 광고에도 이미 귀신을 등장시켰고, BMW 자율주행 광고에서 귀신은 운전석 문을 열어 보니 운전자가 없자 비명을 내지르며 도망간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사람이 만든 기술에 귀신들은 허당끼를 제대로 보여 준다. 역시 귀신은 한국 귀신이 매력 있다. 생머리 푼 소복 귀신은 서늘하고 신비롭다. 봉두난발에 너덜너덜한 흰 드레스를 걸친 서양 귀신은 사납고 폭력적이다. 귀신은 양반이다. 벤츠 E클래스가 눈 덮인 한적한 산길을 달리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던 운전자는 조수석에서 저승사자를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저승사자는 음산하게 웃으며 “소리”(Sorry·미안)라고 말한다. 순간 운전자는 차 유리를 덮칠 듯 다가오는 통나무를 발견하자 급브레이크를 밟고, 차는 아슬아슬하게 멈춰 선다. 운전자는 의기양양하게 “소리”라고 외치고 저승사자는 무안한 표정으로 실망을 금치 못한다. 자동차 광고에 저승사자라니. 이쯤 되면 광고보다 이 광고를 승인한 경영진이 더 놀라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우월한 제동기술을 이보다 더 재미있고 선명하게 풀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2010년 선보인 이 광고의 저승사자가 경쟁사인 폭스바겐그룹 전 회장 피에히와 닮아 더 화제가 됐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2000년 초반 영국에 진출할 때 생긴 에피소드를 들은 적이 있다. 블랙유머를 좋아하는 영국 소비자를 위해 유머가 섞인 광고를 만들어 경영진에게 보여 주자 경영진이 경박하다 화를 냈고, 결국 다시 전통적 광고를 제작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코로나 슈퍼 전파 계기로 우려를 자아낸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은 시청률이 매우 높기에 광고 전쟁이 벌어진다. 작년 62개 슈퍼볼 광고 중 코믹한 현대 쏘나타 광고는 종합 2위를 차지했고, 2016년 웃긴 제네시스 광고로 슈퍼볼 광고에서 인기 1위를 했다(USA투데이). 격세지감이다. 요즘 자동차 광고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기를 깨고, 유머를 버무리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처럼 중독성과 단순성으로 어필하는 광고의 진화가 이루어졌다. 사실 좀 늦은 감이 있다. 코로나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FIVVE’로 요약한다. 재미(Fun), 비일관성(Inconsistency), 가치(Value), 바이러스 보복소비(Virus revenge consumption), 표현(Expression)이다. 재미로 만족을 얻는 펀슈머(fun+consumer)들에게 광고는 재미있는 디지털 콘텐츠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광고는 유튜브에서 100만뷰를 찍는다.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 소통은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구매 증가와 함께 소비자가 새 브랜드를 경험하는 데 촉매제가 됐으며, 브랜드 충성도는 저하됐다. 브랜드 믹스 매치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보여 주는 비일관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명품 가방을 사지 않는 소비자도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찻잔에 차를 마신다. 싼 조립식 가구를 쓰지만, 고가의 가전제품을 쓰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탈락한 오리털만을 채집해 만든 오리털 패딩이 훨씬 비싸더라도 자신이 가진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비싸게 주고 산다. 명품을 쓰는 환경주의자도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타깃 소비자 유형 분석은 기초자료일 뿐 소비자 분석의 핵심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통한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가 될 것이다. 현재 젊은 세대의 명품 소비로 가시화되고 있는 바이러스 보복 소비는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이 진행되는 시기에 코로나로 제한됐던 여행·맛집·카페 등에서 자기 표현에 집중될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런 보복 소비가 백신 접종으로 느슨해진 심리에 작용해 슈퍼 전파 계기가 될까 우려한다. 이제 브랜드는 확장과 경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광고는 금기를 깨야 하지만, 여성과 사회적 약자 비하는 없어야 한다. 재미와 오버의 경계는 늘 종이 한 장 차이다.
  •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 한답니까?”...출마 안할 3가지 이유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 한답니까?”...출마 안할 3가지 이유

    “그래서 윤석열은 출마 한답니까?” 평소 버스와 지하철 이용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탓에 택시를 이용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 늦은 밤에도 사무실 불빛을 환히 밝히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을 뒤로하고 택시를 타는 날이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된다. 서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탑승자의 목적지를 확인한 택시기사님들은 보통 대법원 옆 서리풀터널을 진입할 때쯤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한다. “퇴근이 많이 늦으시네요. 이쪽에서 타시면 검사님이신가요?” 택시를 10번 타면 7번쯤은 반복되는 대화의 패턴이다. 종일 전화를 잘 받지 않는 취재원에 좌절하고 한숨 돌릴만하면 어김없이 전화통을 울리는 데스크에 시달린 하루의 끝이면 아무 생각 없이 조용히 집으로 가고 싶기도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수치로 내놓는 민심이 아닌 민생 현장의 민심을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에 “아...검사는 아니고 그냥 출입하는 기자입니다”라고 대답하곤 한다.대화는 보통 이렇게 흘러간다. “기자님이시면 잘 아시겠네요. 추미애 장관은 왜 그러는 겁니까. 뭐 말로는 검찰개혁, 검찰개혁 그러는데 너무 찍어 누르기만 하는 거 아닌가… 윤석열 총장이 무조건 잘한다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시작된 기사님의 기자 인터뷰는 대한민국 정치사와 경제적 변곡점 등을 아우르다 다시 공통 질문으로 귀결된다. 윤 총장의 대선 출마 혹은 정계 진출 여부다. “그러게요. 그분의 속뜻을 알면 기사로 썼겠죠”라고 얼버무리면서도 “검사 윤석열의 궤적을 보면 정계 진출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는 전망을 내놓곤 한다. 구구절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윤 총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에는 크게 3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정치권과 언론이 지핀 ‘윤석열 대권 출마론’에 대해 윤 총장이 두 번이나 직접 선을 그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망론’이 등장한 시기는 지난해 1월 한 언론사가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 정치인이 아닌 윤 총장을 포함하면서부터다. 당시 윤 총장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맴도는 가운데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이은 2위로 이름을 올리면서 단번에 유력 대권주자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평가되면서 윤 총장도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를 위한 범야권 후보로 편입됐다.단번에 대선 후보로...윤석열 “내 이름 빼 달라” 한 번도 당적을 가지지 않은 검찰 수장이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자 정치권은 저마다 정치적 셈법에 따른 논평을 내놓으며 비상이 걸렸고, 대검 또한 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와 정치권의 움직임으로 인해 윤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전국 검찰청의 일선 수사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윤 총장은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에 자신의 이름은 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윤 총장은 “정치적 중립을 요하는 검찰총장이 정치인들과 함께 여론조사 대상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럼에도 여론조사 기관과 정치권에 윤 총장은 ‘뜨거운 감자’ 같은 존재였고, 윤 총장 대망론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윤 총장은 그해 8월 재차 ‘여론조사 제외’를 요청했고, 실제 여론조사 기관들은 윤 총장 측 요청을 반영해 일시적으로 조사에서 윤 총장이 빼기도 했다. 정치권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이 정치 참여에 대한 의원 질의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한 것을 두고 정치 참여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윤 총장은 검찰총장 퇴임 후 2년간 변호사 개업이 금지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없어 ‘국민께 봉사할 방법’이라고 에둘러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국정감사 발언 논란 이후 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치 참여의 뜻이 없다고 밝혔고, “제가 아는 총장님은 정치할 분이 아니다”라는 게 윤 총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검사들의 공통된 반응이다.윤 총장이 정계에 진출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두 번째 이유는 검찰 간부들의 전망처럼 윤 총장 스스로가 우리 정치권의 모순과 여론이라는 ‘허상’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범보수계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윤 총장은 한때 보수·우파에게 ‘퇴출 1순위 정치검사’였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첫해 ‘살아있는 권력’을 넘어 ‘막 탄생한 권력’의 역린을 건드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거침없이 이끌며 국감장에서 수사 외압을 폭로하고, 박 정권에서 한직을 떠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을 이끈 이도 ‘검사 윤석열’이었다. 박 전 대통령 수사 당시에는 정치권을 비롯한 지지단체들이 윤 총장 자택으로 몰려가 테러 위협을 하는 등 윤 총장을 향한 분노가 극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까지 오른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를 계기로 정권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고, ‘윤석열 처형’ 등 험담을 내뱉던 단체들은 이제 대검 앞에 윤 총장 응원 화환을 보내며 ‘정의로운 윤석열 총장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윤 총장과 가까운 한 검사장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석열은 그대로인데 대통령과 여·야당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라면서 “지금 여론조사 분위기만 보고 자신의 검사 인생 전체를 부정하는 선택을 할 정도로 어리석은 분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역대 검찰총장들은 퇴임 후 정계에 진출하지 않는 것이 자신과 조직의 명예를 지키는 것으로 보고 이러한 관행이 검찰총장들의 불문율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윤석열 대망론’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역대 검찰총장들은 정치 중립과 공정한 수사를 위해 “검찰총장보다 더 높은 직위는 없다”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퇴임 후에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둬왔다. 다만 김영삼 정부 당시 야당이 편파 수사를 이유로 탄핵소추를 시도했던 김도언 26대 총장이 퇴임 이듬해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부산 금정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노태우 정부에서 22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기춘 전 총장이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예외적인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고 현 정권에서는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에 몰리면서도 검찰의 독립과 정치 중립을 강조하며 자리를 지켜온 윤 총장이 오는 7월 임기 2년 만기 퇴임 후 조직의 문화를 깨면서까지 자신의 세력이 없는 정치권에 신인으로 도전하지는 않으리라는 게 법조계 내부의 중론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추미애 2기 시작”…국힘, ‘이성윤 유임’ 박범계 첫 인사 비판

    “추미애 2기 시작”…국힘, ‘이성윤 유임’ 박범계 첫 인사 비판

    국민의힘은 7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된 고위급 검사 인사에 대해 “정권옹위부의 오기 인사”라고 비판했다. 배준영 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정권 말기의 권력 수사를 쥐락펴락 할 수 있도록 법무부 본부와 야전 사령부에 충성파 홍위병으로 돌려막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뀌어야 할 요직은 말뚝처럼 박아 놓았다”며 “정권이 다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비꼬았다. 배 대변인은 “어차피 내 맘대로 할 인사였다면 박 장관은 뭐하러 검찰총장 의견을 듣는 척 거짓 연극을 했나”라며 “‘추미애 2기’가 이렇게 시작된다”고 평했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2월 9일자로 단행했다. 추 전 장관의 측근으로 꼽히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를 이끈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에 임명됐으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이 춘천지검장에 임명됐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된 한동훈 검사장은 복귀하지 못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문제적 인간 윤석열 집요하게 조사하고 상상으로 채운 ‘청문회’

    문제적 인간 윤석열 집요하게 조사하고 상상으로 채운 ‘청문회’

    대학 동기가 전한 문자메시지에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이 책 잘돼야 한다.’ 1980년대 대학 운동권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황씨 삼형제 중 한 명이다. 책 소개 안해도 잘 팔리겠네 뭐, 싶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묵혔다. 지난해를 ‘정말 기묘한 한 해’로 만들었다는 ‘이상한 나라의 검찰총장’ 윤석열이란 문제적 인물을 탐구한 책 ‘윤석열 국민청문회’(지식공작소 정세분석팀)다. 기획하고 집필한 이들은 숨었다. 워낙 뜨거운 이슈이고, 이른바 ‘빠(파)’들의 전쟁, 진영 논리의 충돌에 중심이었던 인물인 만큼 집필진은 신원을 감췄다. 한달에 한 번씩 만나 정치경제사회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대학교수 셋과 출판사 편집팀장이란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의 한 길 속은 모른다고 하니, 윤 총장의 사람 됨됨이를 모르는 그들은 그동안 윤 총장이 검사로서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말을 했으며, 누구와 어떻게 어울리는지 ‘빠짐없이, 깊이 있게, 그리고 틀림 없이’ 조사했다. 도저히 안 되는 것들은 상상력으로 ‘국민이 빠진 청문회 자리’를 채운다. 기자는 처음에 시류에 영합한 기획이라고 봤다. 이순신을 프롤로그로 삼은 것도, 가상의 청문회가 열리고, 여기에 윤 총장이 동참해 자신을 변호하는 것처럼 꾸려가는 책 전개도 마뜩잖았다. ‘이상한 나라의 검찰총장’이란 표현에 드리운 자학의 냄새도 음울했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이나 여권, 소위 문빠, 대깨문 이 사람들이 이상한 방식으로 윤 총장과 검찰을 건드려 벌집 만들고, 태극기 부대 등 ‘모든 게 문재앙 탓’이라고 믿는 이들의 집단 히스테리가 야권의 대선 후보 1위로 만들었다는 지청구에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를 만든 것은 이상한 국민들이지, 누구 다른 사람들이 아니다. 44장으로 구성됐는데 제목만 봐도 하나같이 도발적이다. ‘26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 27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28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지 않는가? 29 뭘 믿고 그러는가? 30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의 대가는 무엇이었나? 31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 32 왜 대통령이 싫어하는 수사를 하나?’ 기자에게 가장 놀랍고 새롭게 다가오는 대목은 ‘08 이상한 나라의 검찰총장, 윤석열 행적 보고’ 중 그의 취임사 한 대목이었다. <<“개인의 사적 영역은 최대한 보호되어야” 하며 개인의 사적 영역이야말로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어떤 검찰총장 취임사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사회 철학적 식견이었다. ‘문명 발전의 원동력인 개인의 사적 영역’이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불가역적 역사 자산이기 때문이다.> 취임사를 다 듣고 살피는 것은 아니니 기자가 몰랐던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진일보한 검찰총장이었을지도,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지식공작소와 커뮤니케이션북스를 통틀어 한 인물의 사진 70장을 인쇄한 책은 전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출판사는 인물의 표정 변화를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시류에 영합해 ‘윤석열 팔이’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부록으로 실린 ‘청와대의 울산광역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처럼 사실과 진실에 기초해 생생히 담았기에 윤 총장의 사람 됨됨이와 그를 둘러싼 논쟁 과정, 철학, 일관된 소신, 나아가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과의 검찰 인사를 둘러싼 협의 과정에 전개될지 모르는 ‘시즌 3’을 전망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상의 청문회 문답에 대해선 독자가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믿는다. 출간 의도는 설 연휴에 윤석열 국민 청문회로 얘기꽃을 피워보라는 건데, 14일까지 5인 이상 모임 금지(직계가족이라도)가 이어진다니 귀성과 귀경, 친인척 방문에 들이는 시간과 공력을 랜선 인사로 돌리고 술술 넘길 수 있는 이 책을 들춰보기 바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다가오지마!” 美 대폭설로 숨진 주인 곁 끝까지 지킨 충견

    “다가오지마!” 美 대폭설로 숨진 주인 곁 끝까지 지킨 충견

    지난주 기록적 폭설이 휘몰아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종된 60대 남성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곁은 숨진 남성의 반려견이 지키고 있었다. 3일(현지시간) CBS새크라멘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연중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주에 때아닌 겨울폭풍이 몰아쳤다. 예상치 못한 폭설에 바람까지 거세게 불면서 도심 곳곳이 마비됐다. 일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임시 폐쇄됐고, 오도 가도 못한 채 고립된 차들도 속출했다.플레이서 카운티 포레스트힐 지역에 사는 데이비드 데숀(69) 역시 폭설에 발이 묶였다. 구조 요청은 해두었지만, 너무 많은 눈이 한꺼번에 내려 언제 구조대가 도착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려견 2마리와 꼼짝없이 도로에 갇힌 그는 직접 살길을 찾아 나섰다. 그 시각 다른 지역에 사는 데숀의 딸은 아버지가 실종됐다는 구조당국 전화를 받았다. 딸은 “밤 10시 30분쯤 아버지가 ‘너무 춥다’며 직접 구조를 요청했다더라. 하지만 구조대는 위치 파악에 애를 먹고 있었다”고 설명했다.‘역사적인 눈’이었다는 미국 기상청 말처럼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는 눈 때문에 구조대조차 현장 접근이 어려웠다. 기상악화로 수색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구조대는 실종 이틀 만인 지난달 30일 눈 속에 파묻힌 데숀의 시신을 발견했다. 구조당국은 신고 후 구조를 기다리다 직접 살길을 찾아 나선 데숀이 거센 눈폭풍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는 반려견들을 데리고 가파른 길을 따라 집으로 향하던 그가 다시 발걸음을 돌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데숀 곁에는 반려견 한 마리만이 남아 있었다. 시신 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반려견은 구조대 접근을 가로막았다. 마치 위험에서 주인을 지키려는 듯 잔뜩 경계심을 드러내던 반려견은 이윽고 시신과 함께 수습됐다. 구조대가 시신을 수습한 곳은 데숀의 자택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이웃집과는 약 90m 거리였다. 데숀의 또 다른 반려견은 바로 그 이웃집에 있다가 동물보호소로 인계됐다. 이웃집으로 몸을 피한 다른 반려견과 달리, 끝까지 주인 곁을 지킨 충견은 현재 데숀의 딸이 데리고 있다. 딸은 “아버지가 혼자 돌아가시지 않게 해주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충성심 강한 개가 아버지의 일부처럼 느껴진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어 다른 반려견 역시 폭설로 망가진 집이 수리되는 대로 데려가겠다고 밝혔다.미국은 때아닌 겨울폭풍으로 비상이 걸렸다. 서부는 폭우로, 동부는 폭설로 애를 먹고 있다. 태평양 연안을 따라 약 1055㎞ 이어지는 유명 해안도로인 캘리포니아 1번 고속도로 역시 이번 폭풍 여파로 뚝 끊겼다. CNN은 이번 겨울 폭풍으로 미국 전체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억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낙연은 간첩…얼굴 보고 찍지마” 허위방송 유튜버 징역 6월

    “이낙연은 간첩…얼굴 보고 찍지마” 허위방송 유튜버 징역 6월

    지난해 4·15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에게 “간첩 빨갱이다”라고 허위 내용을 방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유튜버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3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다주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47)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2월 26일 승용차를 타고 이낙연 당시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 앞까지 갔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이 후보에게 대책을 물어보기 위해서다. 차 안에서 A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개인 방송을 진행했다. A씨는 방송 도중 ‘2018. 9. 26 대한민국 국무총리 이낙연’이라는 글이 적힌 사진을 화면에 보여주며 “이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이라고 소개하고 “이 후보는 간첩, 빨갱이, 주사파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얼굴을 믿으면 안 된다, 얼굴 보고 찍으면 안 된다”며 “대선에서 이 자료로 낙선 운동할 수 있다”고 이 후보를 비방했다.그러나 이 사진의 글은 이 후보가 국무총리 재임 시절 호찌민 베트남 초대 주석의 생가에 방문해 남긴 방명록 내용이다. 당시 이 후보는 쩐 다이 꽝 베트남 제9대 주석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에 ‘위대했으나 검소하셨고, 검소했으나 위대하셨던, 백성을 사랑하셨으며, 백성의 사랑을 받으신 주석님의 삶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집니다’라고 적었다. 이 후보의 베트남 방문 사실은 당시 많은 언론에도 보도됐다. 그런데도 A씨는 이 방명록이 북한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라고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 결국 고발돼 불구속기소 된 A씨는 법정에서 “시청자에게 제보받아 허위인 줄 몰랐고 낙선시킬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의 사상적 편향성 내지 이적성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개인 방송을 제작·배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는 분단국가인 우리 현실에서 유권자를 크게 자극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허위 사실이면 불필요하고 부당한 이른바 ‘색깔론’ 논쟁을 야기해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성이 커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오매불망’ 세상 떠난 주인 5년 넘게 기다리는 中 충견

    [반려독 반려캣] ‘오매불망’ 세상 떠난 주인 5년 넘게 기다리는 中 충견

    암으로 세상을 떠난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충견의 모습이 중국의 마음을 먹먹하게 적셨다. 랴오선완바오는 지난달 29일 보도에서 주인을 찾아 온종일 마을을 헤매는 개의 이야기를 전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의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 한쪽에는 ‘다황’이라는 이름의 개가 살고 있다. 거리를 전전하다 2012년부터 주차장 관리인 선씨 손에 컸다. 우연히 도시락을 훔쳐먹는 떠돌이 개를 본 선씨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거두어 길렀다. 손수 개를 목욕도 시키고 먹이도 챙기며 살뜰히 보살폈다. 그런 선씨를 개도 맹목적으로 따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인 곁을 지켰다. 아침마다 먼저 나와 그를 기다렸고, 저 멀리서 주인이 나타나면 꼬리를 흔들어 반겼다. 네 발 달린 조수가 되어 낯선 차량을 보면 짖는 등 일손도 거들었다. 3년 넘게 개와 호흡을 맞춘 선씨는 그러나 2015년 여느 날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현지언론은 선씨가 암 선고 2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이를 알 리 없는 개는 오매불망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아침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선씨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타날 수가 없었다. 개는 직접 주인을 찾아 나섰다. 발품을 팔아 온 동네를 누비며 주인과 비슷한 사람만 보면 달려들었다. 이웃 주민은 “선씨 닮은 사람만 보면 쫓아갔다. 꼬리를 흔들며 다가가 킁킁 냄새를 맡아보곤 선씨가 아니면 고개를 떨군 채 터벅터벅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도 오후 3시만 되면 부리나케 주차장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살아생전 선씨가 근무 교대를 하던 시간이었다.5년이 넘도록 끈질긴 기다림은 계속됐다. 그사이 죽을 고비도 여러 번이었다. 한 번은 개고집에 끌려가 고기로 팔릴 뻔한 것을 주민들이 구해냈다. 마을을 누비던 개가 사라진 걸 눈치챈 주민들은 개고깃집에서 도살 직전의 개를 찾아 돈을 주고 다시 사들였다. 개의 충성심에 감명받은 주민들은 돌아가며 개를 돌보고 있다. 선씨가 일하던 작업장 근처에 개집도 새로 지어 주었다. 안타까운 사연에 죽은 선씨 대신 주민 몇몇이 입양하려고 했으나, 개는 끝끝내 선씨의 주차장을 떠나길 거부했다는 전언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열린세상] 정의당 사태 단상/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정의당 사태 단상/김세연 전 국회의원

    정치에서 희망을 찾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찾기를 바라는 것이 될 정도로 현실성 떨어지는 기대가 돼 버렸다. 상대를 경쟁자 아닌 적으로 여기며 증오하는 것을 정치의 본령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정치권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정당은 재벌개혁하고, 진보정당은 노조개혁하는 것이 정당 간의 이상적인 역할 분담일 텐데, 진영에 충성하고 이해관계를 떠받드는 정치인들의 현실 안주와 용기 부족으로 보수정당은 재벌 감싸기, 진보정당은 노조 감싸기를 반복해 왔고, 결과적으로 열심히 하루를 살고 있는 국민들이 대가를 치러 와야 했다. 최근 몇 달간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희망을 접했다. 보수정당에서도 입을 열기 어려웠던 ‘공무원연금의 국민연금 통합’과 사회연대 원리에 따른 ‘저소득층까지 보편증세’를 공개적으로 주창한 ‘진보정치 2세대’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등장 덕분이었다.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생구조에 늘 문제의식을 가져 온 입장이라 새 모습과 열정으로 움직이는 정의당과 녹색당에 대해 ‘지않응’, 즉 ‘지지하지는 않지만 응원하는’ 사람 중 하나였기에 노조를 주요 지지 기반으로 삼는 정당의 대표가 저런 유연하고 통합적인 견해를 용기 있게 내놓는 것을 보고는 ‘드디어 한국 정치도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녹색당이 지난 총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후폭풍으로 큰 타격을 받아 안타까웠는데, 이념과 노선이 탄탄한 정의당이 좌파에서 중도로 확장해 들어오며 이제야 정당 간에 제대로 된 정책 노선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전혀 예상 못했던 일대 사건으로 정의당도 쑥대밭이 됐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오락가락한 입장으로 당원들의 대거 탈당 등 내홍이 겨우 수습되던 와중에 다시 결정타를 맞으니 존폐 논란이 일어날 법도 하다. 그래도 정의당은 다른 정당들보다 훨씬 원칙과 품위를 지키며 사태를 수습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양대 기득권 정당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본다. 피해자 장혜영 의원의 용기,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지만 김종철 대표의 신속한 사과와 사퇴, 대표 직무대행 김윤기 부대표의 사퇴로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은 그 의미를 새겨 보기도 전에 순식간에 지나갔고, 원래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지만, 이런 문제가 터질 때 어떻게든 부인하고, 얼버무리고, 버티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던 지난 1년간의 민주당 모습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대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도부 총사퇴나 4ㆍ7 보궐선거 무공천 등에서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여 아직 최종 평가를 하긴 이르지만, 결과에 앞서 과정만 본다면 그래도 우리 정치가 바뀌고 있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가 된다. 한국 사회의 세대 구성은 농업국가를 첨단산업국가로 재탄생시킨 위대한 산업화 세대, 권위주의 체제의 청산에 몸을 던져 앞장선 민주화 세대, 한국 최초의 개인주의 세대라고 하는 X세대, 그 뒤를 잇는 밀레니얼세대 등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겠다. 정당의 이념 스펙트럼은 잠시 덮어 두고 유권자 개인을 끌어당기느냐 밀어내느냐 하는 자력(磁力) 역할을 하는 감성 능력을 기준으로 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의 인지능력이나 감성을 각각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꼰대정당 1중대와 2중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다음 세대들의 감성과 정책을 정의당이 상당히 잘 소화하며 받아내고 있었다고 본다. 한편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녹색당은 밀레니얼세대 감성에 더욱 밀착돼 있을 것이다. 각 분야 허리 역할의 연령대인 X세대들이 요즘 ‘낀세대’로 고충이 크다고 한다. ‘꼰대’와 ‘요즘 것들’ 사이에서 치이고 있다. X세대의 일원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때 아무리 봐도 우리는 새 시대의 맏이보다는 구시대의 막내가 더 맞는 것 같다. 세상이 바뀌었다. 이젠 경험이 독(毒)이 되는 시대다. 우리는 선배 세대들처럼 기득권 움켜쥐고 내어놓지 않으려고 끝까지 발버둥치는 짓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 새 시대를 여는 데는 누군가의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 디지털 원주민인 밀레니얼세대가 전면에 나설 때 나라가 좀더 상식적이고 평화로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 애플 분기 매출, 첫 1000억달러 돌파…테슬라 첫 연간 흑자 달성

    애플 분기 매출, 첫 1000억달러 돌파…테슬라 첫 연간 흑자 달성

    애플이 ‘아이폰12’의 판매 호조에 힙입어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고, 테슬라는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일궜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한 1114억달러(약 124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매출 기준 사상 최대이자 1000억 달러 선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335억 달러로 31% 넘게 급증했고, 순이익도 29% 늘어난 287억 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당 순이익(EPS)으로 환산하면 1.68달러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평균 1.41달러를 웃돈다. 애플의 4분기 사상 최대 매출은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이어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연휴 등의 쇼핑 이벤트가 이어지는 4분기는 애플이 연간 매출의 30%를 벌어들이는 ‘대목’이라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올해는 애플의 첫 5G폰인 아이폰12가 출시되면서 이같은 판매 증대 효과가 더욱 컸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의 5G폰 교체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아이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어난 656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였다. 해외 시장에서는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57% 뛰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중 갈등으로)억눌려 있던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아이폰12 출시로 폭발하며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아이폰 매출은 미국(463억 달러), 유럽(273억 달러), 중국(213억 달러), 일본(83억 달러), 아시아 나머지 지역(83억 달러) 순이었다. 아이폰 판매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에서 차이하는 비중은 오히려 낮아진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60%를 밑돌았다. 다른 상품군의 매출이 고르게 증가한 데다 신성장 동략으로 삼고 있는 서비스 부문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PC 제품인 ‘맥’과 태블릿 ‘아이패드’도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 41% 급증했다. 아이패드는 2015년 1분기(89억 달러) 이후 6년 만에 80억 달러를 넘어서며 호조를 보였다. 웨어러블과 서비스 부문도 각각 30%, 24%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한편 테슬라는 6분기 연속 연속 순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9%가 증가한 107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매출은 315억달러에 7억 1200만달러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테슬라는 이날 지난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 80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평균인 1.03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전년 같은기간 주당순이익(2.14달러)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테슬라가 지난해 흑자를 내면서 2006년 시작된 적자 행진이 끝났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한일 수신료 논란/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한일 수신료 논란/황성기 논설위원

    일본 공영방송 NHK의 경영위원회가 2220엔(약 2만 3639원·위성방송 포함)인 NHK 월 수신료를 2023년 인하한다는 지난 13일 발표는 깜짝 뉴스였다. 국민의 수신료 인하 압력을 버텨내던 NHK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압박에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지지율 급락세의 스가 총리이지만 세계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한 NHK 수신료를 손봐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을 덜자는 취지로 휴대전화 요금 인하에 이은 수신료 인하까지 이끌어 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의 지적처럼 NHK의 발표는 ‘꼼수’ 같은 면이 적지 않다. 첫째, 코로나 때문에 수입이 줄어든 국민 부담을 덜어 주자는 취지라면 왜 당장이 아닌 2년 뒤의 인하인가라는 의문이다. NHK는 “내년도가 끝나 봐야 계획이 선다”는데 유보금 1400억엔의 절반을 요금 인하에 충당한다고 발표했으면 곧바로 내려도 전혀 문제가 없다. 단명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스가 정권 이후 슬그머니 인하 계획을 변경할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둘째는 위성방송이나 라디오 채널 통폐합으로 군살을 줄인다는데 ‘충성 청취자’가 있는 어학방송 등의 축소는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2018년 결산에 따르면 NHK가 직원 급여로 쓴 비용은 1115억엔이다. NHK 직원이 1만 300명이니 평균 연봉이 1082만엔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고액 연봉 구조는 손댈 생각을 않고 애먼 방송만 없앤다는 비판이 나온다. 셋째는 아베 정권 때 보여 준 NHK의 편향성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공영방송이 제공해야 할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질문이 던져졌다”면서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 역할을 잊어선 안 된다”고 주문했다. 한국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KBS가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3500~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27일 이사회에 상정한다. KBS의 수신료 인상 시도는 2007년, 2010년, 2013년에 이어 네 번째다. NHK처럼 KBS도 경영 개선 노력이 미흡하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으로 지상파가 외면당하는 현실인데 ‘세금’을 더 거둬 적자 경영에 충당한다는 발상이다. 경영 압박 원인은 대표적으로 인건비다. KBS 직원 5300명 중 억대 연봉자가 절반을 넘어서는 기현상은 언급조차 없다. 야당에서는 공정방송이 먼저인데 수신료 인상부터 얘기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 비판한다. 다른 선진국의 8분의1 수준으로 40년째 2500원에 고정된 수신료 인상은 공론화 가치는 있다. 하지만 방만 경영을 개선하는 등의 자구책 없이 수신료 인상을 꺼내는 타이밍은 너무 좋지 않다.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이나 영업권이 침해된 자영업자 손실보상으로 세금 쓸 데가 너무 많은 시절 아닌가. marry04@seoul.co.kr
  • ‘애주가’ 정용진, 소주 쓴맛에 울고 홈술 와인에 웃었다

    애주가로 잘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주로 ‘쓴맛’을 보고 와인으로 활짝 웃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주류산업이 재편되면서 정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소주와 와인 사업의 희비가 엇갈려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업체 1위인 신세계L&B가 최근 내부에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로 회식이 줄고, 외식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홈파티’와 ‘홈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덕분이다.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L&B는 와인을 비롯해 맥주, 브랜디, 위스키 등을 수입·유통하고 전국 약 30개의 주류 소매점 와인앤모어를 운영한다. 정 부회장의 지시로 2008년 설립된 이후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코로나 수혜를 입고 지난해 최고 매출을 경신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와인 수입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이마트의 와인 매출도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이마트가 2016년 인수한 ‘제주소주’는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명 ‘정용진 소주’로도 불리는 ‘푸른밤 소주’는 거대 유통 채널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시작한 소주 사업으로 인수 당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현재 제주소주의 시장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영업손실액도 2016년 19억원에서 2019년 141억원으로 불어났으며 부채비율도 90%가 넘는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이마트 등 그룹 내 주요 유통 채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음에도 참이슬, 처음처럼 등 경쟁업체의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소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코로나로 인해 성장한 가정용 주류 시장이 소주를 선호하지 않는 데다 소주의 주 판매원인 외식업체들이 코로나 여파로 휘청거렸다는 점도 제주소주의 성장 기회를 차단했다. 정 부회장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진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도 코로나 불황을 이겨 내지 못하고 최근 양조 설비 인수자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취향의 사업 가운데 스타벅스, 와인 등은 시대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며 성공했지만, 희석식 소주 사업만큼은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우상호 “문재인 마케팅? 나경원 ‘친박 극우’ 돌변과 같은 것”(종합)

    우상호 “문재인 마케팅? 나경원 ‘친박 극우’ 돌변과 같은 것”(종합)

    안철수·나경원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엔우상호 “투기꾼·건설사 위한 정책”“박영선? 박원순만큼 압도적 지지 아냐”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시장 후보 경쟁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약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데 대해 “투기꾼과 건설사를 위한 정책”이라고 맹비난했다. 우 의원은 야당에서 서울시장 여권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언급하는 것을 두고 ‘문비어천가’ ‘문재인 마케팅’이라고 비난하는데 대해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친박 지지층의 환심을 유도하기 위해 극우로 돌변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니냐”면서 “지지를 유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우상호 “원주민 내쫓는 투기 활성화 정책” 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주택공급대책 설명회에서 “서울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완전히 투기 활성화 대책이고 원주민을 쫓아내는 정책”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를) 다 풀어서 서울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은 투기만 활성화하고 건설사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안철수 “정부와 협의해 재건축 활성화”나경원 “원스톱으로 신속한 재건축” 안철수 대표는 전날 입주 32년이 지난 서울 구로구 동부그린아파트를 찾아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 등과 만나 정부의 지나친 재개발·재건축 규제로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안 대표는 “정부의 비합리적인 재건축 규제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안전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중앙정부와 제대로 협의 체계를 구성해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지난 14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방문해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낡은 규제를 확 풀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첫 공식 일정으로 재건축 아파트 현장을 찾았다. 나 전 의원은 아파트를 돌아본 뒤 “수도관에서 녹물이 나오고, 지반 침하로 창문이 비틀린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이 원하는 재건축이 여러 규제로 사실상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여기 계신 주민들이 바로 피해자였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이 되면 각종 심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행해 신속한 재건축이 가능하게 하고 공시가격을 제멋대로 올리지 못하게 해 세 부담을 경감시켜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가 현실과 괴리돼 폐지 목소리가 높은 것 같다”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폐지하고 그로 인한 개발이익 환수는 같이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조금 더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 의원은 ‘강남북 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내세운 공공주택 공급 대책의 비용에 대해 5조~6조원 규모로 추산했다.우상호 “문재인 마케팅? 선거는 현실, 지지 유도 당연” 나경원 “문심 아닌 민심 따라야” 오세훈 “국민 고통 외면한 채 文비어천가”김근식 “친문 극렬 지지층 환심 사려 몸부림” 우 의원은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경선을 앞두고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에 몰입한다는 지적에 대해 “선거는 현실이다. 우리당 지지층을 분석하고 그 지지를 유도하기 위한 활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친박 지지층의 환심을 유도하기 위해 극우로 돌변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니냐”면서 “적어도 우상호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흐름에서 이탈한 적 없고 함께 해왔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여권 서울시장 후보들의 ‘문재인 마케팅’에 대해 “국민은 더는 문재인 보유국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면서 “문심(文心)이 아닌 민심(民心)을 따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온 분이 코로나 시대를 고통 속에서 보내는 시민들의 원성과 비통함은 외면한 채 오직 ‘문비어천가’를 외치는 것에 서글픈 마음마저 든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여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충성 경쟁은 경선 통과를 위해 친문 극렬 지지층의 환심을 사려는 몸부림”이라며 “친문 대깨문만의 맹목적 찬양”이라고 비판했다.우상호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박영선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 우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4년 전 이날 민주당이 대통령선거 경선 방식을 확정했던 일을 언급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던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를 다졌던 1월 24일 오늘은, 대통령님의 69번째 생신이다. 그때 그 마음으로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우 의원은 지난 23일에도 이낙연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남대문을 다녀온 뒤 페이스북에서 “출마 선언 후 42일째. 이제 드디어 혼자가 아니게 됐다”면서 “장관직 수행에 고생 많으셨을 박영선 누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 뜁시다”라고 적었다. 박 전 장관도 전날 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과 함께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입니다! 벌써 대통령님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논하던 그 시간이 그립다”고 썼다. 또 봉하마을에 남긴 방명록에는 “노무현 대통령님 너무 그립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쓴 뒤 이날 날짜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님 생신날’이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우 의원은 경쟁자인 박영선 전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것에 대해선 “박영선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하지만 3년 전에 박원순 시장 같은 압도적 지지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애주가’ 신세계 정용진, 소주로 쓴맛보고 와인으로 단맛 봤다

    ‘애주가’ 신세계 정용진, 소주로 쓴맛보고 와인으로 단맛 봤다

    애주가로 잘 알려진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주로 ‘쓴맛’을 보고 와인으로 활짝 웃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주류산업이 재편되면서 정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그룹 내 소주와 와인 사업의 희비가 엇갈려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업체 1위인 신세계L&B가 최근 내부에서 ‘성과급 잔치’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로 회식이 줄고, 외식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홈파티’와 ‘홈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덕분이다.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L&B는 와인을 비롯해 맥주, 브랜디, 위스키 등을 수입·유통하고 전국 약 30개의 주류 소매점 와인앤모어를 운영한다. 정 부회장의 지시로 2008년 설립된 이후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코로나 수혜를 입고 지난해 최고 매출을 경신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와인 수입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이마트의 와인 매출도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반면 이마트가 2016년 인수한 ‘제주소주’는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명 ‘정용진 소주’로도 불리는 ‘푸른밤 소주’는 거대 유통 채널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시작한 소주 사업으로 인수 당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현재 제주소주의 시장점유율은 0.2%에 불과하다. 영업손실액도 2016년 19억원에서 2019년 141억원으로 불어났으며 부채비율도 90%가 넘는다. 주류업체 관계자는 “이마트 등 그룹 내 주요 유통 채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음에도 참이슬, 처음처럼 등 경쟁업체의 진입장벽을 뛰어넘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소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코로나로 인해 성장한 가정용 주류 시장이 소주를 선호하지 않는 데다 소주의 주 판매원인 외식업체들이 코로나 여파로 휘청거렸다는 점도 제주소주의 성장 기회를 차단했다. 정 부회장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진 신세계푸드의 수제맥주 펍 ‘데블스도어’도 코로나 불황을 이겨 내지 못하고 최근 양조 설비 인수자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미국 브라운대로 유학을 간 정 부회장은 평소 술, 음식 등 다양한 미식(美食) 문화에 관심이 많다. 약 47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인스타그램엔 직접 요리한 사진들을 자주 올려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취향의 사업 가운데 스타벅스, 와인 등은 시대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며 성공했지만, 희석식 소주 사업만큼은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병원 입구에서 6일… 휠체어 탄 주인과 감동재회 [김유민의 노견일기]

    병원 입구에서 6일… 휠체어 탄 주인과 감동재회 [김유민의 노견일기]

    주인이 입원하자 병원 입구에서 6일간 자리를 지킨 반려견의 사연이 전해지며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외신은 “강아지가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말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CNN 등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터키 북동부 트라브존에 사는 68세 남성 세말 센투르크는 지난 14일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센투르크가 키우던 반려견 본쿡은 구급차를 따라 병원까지 쫓아왔고 6일 동안 주인이 퇴원할 때까지 매일 병원 입구를 지켰다. 병원 직원들에 따르면 센투르크의 가족들이 본쿡을 집으로 데려가도 다시 탈출해 병원을 찾아 입구에서 주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센투르크가 살던 아파트는 병원에서 가깝긴 하지만 가족들은 본쿡이 어떻게 집을 빠져나가 계속 병원으로 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고 밝혔다. 병원 경비원은 “본쿡은 매일 오전 9시쯤 와서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며 “문이 열려도 강아지는 고개만 살짝 내밀 뿐 들어오지 않았다. 정말 충성스럽고 의젓한 강아지”라고 말했다. 본쿡이 병원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병원 직원들이 먹이를 챙겨줬고, 센투르크는 입원실의 창문을 통해 반려견과 소통했다.주인을 향한 본쿡의 기다림은 이후 6일간 계속됐고, 20일 센투르크가 외출 허가를 받아 휠체어를 타고 잠시 반려견과 재회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영상에 찍히기도 했다. 애타게 그리워하던 주인의 등장에 본쿡은 꼬리를 힘껏 흔들며 신나게 뛰어올랐고, 주인 역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저녁 센투르크는 완전히 퇴원해 본쿡과 집으로 돌아갔다. 센투르크는 지난 9년 동안 본쿡과 함께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본쿡은 나와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하다. 나 역시 그렇다.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으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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