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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종교인 서울서 만난다

    2003년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 실무접촉대표단(단장 변진흥)은 14일 남북 종교인들이 주관하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절 민족대회’를 오는 3월1∼3일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평화통일 3·1절 민족대회’는 불교,가톨릭,개신교,원불교 등 7대 종교인의 주관으로 남북 종교인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합동종교의식 등 다양한 종교행사로 치러진다. 이번 3·1절 민족대회에 참가하는 북측 대표단 규모는 평양 장충성당 신자들과 봉수교회 성가대 단원 등 종교인 60여명과 북측 민화협을 비롯한 각 부문 대표 40여명 등 1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북측 대표단은 1일에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절 민족대회 본대회와 ‘평화통일 기원의 밤’행사에 참가하는데 이어 2일 오전에는 천주교,불교,개신교 등 남측의 각 종단이 집전하는 종교행사에 참관한다.오후에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를 다루는 ‘남북공동 학술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북측 대표단은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특별 기획전 고구려’ 관람을 비롯해 여러 문화행사도 참관한다. 변진흥 단장은 “3·1절 민족대회 개최를 위해 지난 1월21∼25일 평양에서 제1차 남북 실무 접촉을 한데 이어 지난 8∼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2차 실무접촉을 했다.”면서 “3·1절 민족대회는 남북 문화교류 확산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국정원 노벨상 공작설’ 논란/한나라 “신빙성 있다” 국정원선 “사실무근”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이 현대상선의 대북송금과 관련,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비밀프로젝트의 하나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놓고 3일 한나라당과 국정원간에 논란이 벌어졌다. 김모씨는 이 글에서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을 목적으로 국정원을 동원해 해외공작을 진행했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약 2조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면서 북측에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 대한 상세한 주장을 담고 있다.그는 또 “김정일은 이 돈으로 고폭장치 등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물자와 40대의 신예 미그 전투기,잠수함 등을 카자흐스탄 등으로부터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국정원이 개입해 북한에 뇌물을 바쳐가며 남북정상회담을 서둘러 추진했고,그 뒷면에는 노벨평화상을 노린 충성경쟁이 개재됐다고 확신한다.”며 “국정원과 같은 해외업무를 맡은 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면 돈세탁부터 전달까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고있다.국정원은 “노벨상 수상을 위해 로비활동을 전개했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무맹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또 “김씨는 국정원 재직때부터 근무부서를 수시로 옮겨 다니는 등 정보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해외정보 업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원은 “김씨는 ‘국정원 간부들로부터 폭로하지 말아달라는 회유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하지만,김씨가 지난 대선 당시 허위사실을 갖고 특정정당과 인터뷰하려다 신빙성이 없어 무산된 바 있다.”면서 “국정원은 김씨를 만나거나 회유할 필요조차 없었다는 점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사설] 왜곡 우려되는 적임자 설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이 ‘빅 4’중 국세청장과 경찰청장의 후임자를 찾기 위해 소속 간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여론조사 기관이 국세청 서기관급,경찰청 총경급 간부들에게 각 청의 현안,앞날의 모습,청장의 덕목,청장 적임자 등을 물었다고 한다.공직사회에서 처음인 이번 조사는 두 조직의 특성과 조사 시기 등으로 그 결과가 왜곡될 수 있는 측면이 많다.휴대전화를 이용한 조사 방법도 그렇지만,예민한 시기에 청장 적임자를 묻는 질문을 포함시킨 것은 부적절했다고 본다.답변도 성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공직사회에 도입되는 다면평가제의 일환으로 실시됐다지만,조직내 파벌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을 간과하지 않았나 한다.조직의 현안 및 발전방향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수장 후보감을 꼽도록 한 것은 결과적으로 조직의 기강과도 연계될 수 있는 것이다.특히 경찰청의 경우 차기 청장 후보가 경력·능력 면에서 3명 정도로 압축된 상황에서 결선투표의 인상마저 주었다고 한다.여론을 청취하는 일은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하지만 이번처럼 즉흥적 인기투표식으론 여론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공직사회는 정권 교체기를 맞아 엄청난 진통을 겪고 있다.몸사리기,눈치보기,줄대기 등 각종 공직사회의 폐해도 노출돼 있는 형국이다.이런 시기에 소속 간부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는 충성심 경쟁으로 이어져,왜곡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새 정부의 인사 원칙에 있어 개혁성은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하지만 조직원으로부터의 인기와 개혁성은 별개일 수 있다.조사결과는 참고사항에 불과하겠지만,이번 조사가 또 하나의 포퓰리즘 행태로 비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조중연·신문선씨 장외 설전

    축구계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지난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사임을 요구했던 ‘서명파’에 대해 협회가 징계를 내린 것을 계기로 제도권과 재야의 싸움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과 방송 등을 통해 연일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축구계의 여·야 대변인 격인 조중연(57) 협회 전무와 신문선(45) 축구해설위원이 다시 한번 요란한 설전을 벌였다. 신 위원은 23일 SBS 라디오 ‘박경재의 전망대’와의 대담에서 자신에 대한 조 전무의 인신공격성 발언과 관련,“(신문선은) 입과 글로 먹고 산다고 해달라.”고 되받아쳤다. 조 전무는 앞서 협회 홈페이지 운영회사인 ‘스포탈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신 위원은 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비아냥거린 바 있다. 신 위원은 또 조 전무를 향해 “축구계를 분란에 빠뜨리는 몰염치한 행동을 그만두라.”며 퇴진을 요구했고,특히 최근 ‘서명파’에 대한 징계 파문을 ‘조 전무의 과잉충성이 빚어낸 분란’으로 규정했다.그러나 신 위원은 재야 축구계에서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축구인협의회’에는 동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 위원은 이어 자신이 협회의 현 집행부와 갈라서게 된 이유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는 “지난 93년 12월 정 회장측에서 월드컵 본선진출 격려금을 축구발전기금에서 내주려고 했으나 내가 반대해 무산됐고,나는 그 이후 축출당했다.”고 주장했다. 최병규기자
  • [사설]‘살생부 정치’ 극복해야

    당 지도부의 사퇴 갈등을 겪고 있는 민주당이 ‘인터넷 살생부’ 문건으로 또 한 차례의 내홍을 치르고 있다.‘살생부’에 ‘역적’ 또는 ‘역적 중의 역적’으로 분류된 의원들은 지도부에 수사의뢰 등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대선 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에 비협조적이었던 이들 의원들은 “지금이 편가르기를 할 때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한편으론 인신공격·명예훼손보다는 ‘음모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 파문은 인터넷 횡포의 전형이다.피해는 결과적으로 정치개혁을 진심으로 바라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할 수 있다.검증이 안 된 인터넷 문건에 일희일비하는 정치권은 파문을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정치권은 그동안 모든 것을 아군과 적이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사용함으로써 정치문화를 퇴행시켜왔다.특정 정치인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정치인을 평가하는 구시대적 행위가 새 시대에 재연됐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익명성 아래에 행해지는 흑색선전은 인터넷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철저히배격돼야 할 것이다. 특히 국민의견 수렴 수단의 하나인 대통령 당선자 홈페이지에 게재되면서 유포됐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민주당에선 인터넷 정치의 폐단인 무책임성,선정주의 등을 집중 논의해야 할 것이다.정치를 그만큼 희화화,가십화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6∼7개의 ‘살생부’ 중 일부는 특정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는 것도 있다고 한다.평가 근거가 당내 주요인사가 아니면 알기 힘든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조직적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이를 비중있게 보고 과잉대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번 파문이 시민 참여 정치의 중요한 방법인 인터넷 정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인터넷의 힘은 새 정부의 젖줄이며,앞으로의 정치개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살생부 정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③ ‘황제경영’구각 벗자

    ‘재벌에는 전문경영인이 없다?’ 재벌 총수들의 ‘황제식 경영’이 외환위기를 불러왔다는 지탄이 잇따르면서 지난 5년간 오너들은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전문경영인들에게 많은 권한을 넘겨줬다.그러나 알맹이의 변화없이 형식적인 ‘립서비스’에 그쳐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경영인들이 여전히 총수의 ‘총대’ 역할에 그치고,충성도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얼굴마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주주보다 총수의 눈치를 살피며 ‘예스맨’으로 전락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외이사제의 유명무실,이사회를 우습게 여기는 총수,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재벌시스템이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책임을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너 충성도가 좌우 해마다 재벌들의 인사내용을 보면 비서실이나 구조조정본부 출신들이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적잖다. 능력보다는 충성도가 높은 측근과 가신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삼성이 지난 13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 가운데 승진자 9명중 5명은 옛회장 비서실 출신이다.양인모(梁仁模)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을 비롯,SDS 김인(金仁) 사장,삼성전자 국내영업부 이현봉(李鉉奉) 사장,삼성코닝정밀유리 이석재(李錫宰) 사장,삼성벤처투자 김상기(金相基) 사장 등이 한때 비서실에 몸을 담았다. LG도 서경석(徐京錫) LG투자증권 사장,이헌출(李憲出) LG카드 사장,남용(南鏞) LG텔레콤 사장,심재혁(沈載赫) 한무개발 사장 등이 옛 회장실 출신이다.SK그룹의 김창근(金昌根) SK㈜ 사장은 구조본 출신으로 현재 구조본부장을 맡고 있다. ●친정체제 구축의 걸림돌 현대백화점 이병규(李丙圭) 사장은 최근 정몽근(鄭夢根)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鄭志宣) 부사장이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물러났다.오너 2세 등장에 전문경영인이 바뀐 것이다. 경영실적보다는 오너의 일선경영 등장에 껄끄럽다는 이유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져 전문경영인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그러나 백화점측은 “정 부회장은 계열사의 독자경영을 독려하며 조정하는 역할만 한다.”고 밝혔다.그는 현대백화점의 발전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고급백화점으로 인식시키는 데 성공한 전문경영인으로 불렸다. ●이사회는 ‘거수기’ 오너에게 밉보인 전문경영인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재벌에는 인사원칙보다는 총수 ‘맘대로’ 인사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전문경영인들의 재임기간이 짧다.매킨지에 따르면 국내 전문경영인의 평균 재임기간은 2.9년으로 미국(6.4년)과 일본(4.6년)에 비해 크게 짧다. 현대상선 김충식(金忠植) 전 사장은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때 지원을 거부하고 금강산 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독자적 행보를 걷다가 경질됐다. 겉으로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물러났다고 하지만 오너와의 갈등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박세용(朴世勇) 인천제철(현 INI스틸) 전 회장의 인사는 가히 충격적이다.그는 2000년 말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에서 현대자동차 회장으로,다시 인천제철 회장으로 전보됐다.그룹 최고위급 경영인이 불과 닷새만에 두번이나 인사조치된 것은 상식밖의 일이었다.오너 형제의 파워게임에 박 전 회장만 애꿎게 피해를 본 것이다. 40대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았던 이계안(李啓安) 현대자동차 사장은 이사회를 거치지도 않은 채 바뀌었다. 이처럼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관계가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도 있다.정태수(鄭泰守) 한보 회장은 청문회에서 전문경영인을 빗대 ‘머슴론’을 말해 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그러나 총수와 전문경영인의 관계가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은 6공 비자금사건과 관련한 검사의 질문에 손길승(孫吉丞) 현 SK 회장을 두고 “그는 부하가 아니라 사업동지”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래도 인사권을 갖고 있는 오너에게 전문경영인이 ‘NO’라고 항명하기에는 아직 국내 인사풍토가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지배적 평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총수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이사회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않는 한,전문경영인들은 앞으로도 총수의 눈치나 살피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kdaily.com ◆존폐 도마 오른 구조본부 “오너의 전위조직이다.” “순기능은 말하지 않고,나쁜쪽만 부각시키는 것은 문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재벌 구조조정본부 해체 유도’ 발언 이후 구조본이 재벌개혁의 도마 위에 올랐다.오너만을 위해 일하는 구조본은 해체돼야 한다는 게 개혁론자들의 논리다.반면 대기업들은 구조본이 중복투자 방지,계열사 구조조정 유도 등의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반박한다. 구조본은 단순히 회장인 오너를 보좌하는 순수 비서업무에서부터 전략기획,인사,홍보,경영관리,구조조정 등 그룹의 모든 업무를 관할하는 ‘관제센터’다.비서실,기획조정실,종합기획실 등의 명칭으로 불리던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삼성은 외환위기 이전 비서팀,재무팀,인사팀,감사팀,기획홍보팀 등 5팀 체제의 비서실이 현재는 비서팀,재무팀,인사팀,경영진단팀,홍보팀,법무팀,기획팀 등 7팀 체제로 강화됐다.인원은 삼성 100여명,LG 54명,SK 40여명으로 외환위기 이전보다 다소 줄었다. 대부분 구조본 인력은 외형상 계열사 소속으로 월급을 소속사로부터 받는다.개혁론 입장에서는 이 대목도 문제다.사실상 회장을 위한 구조본 소속인원의 월급을 계열사에서 지급하는 것은 엄청난 주주권리 침해라는 지적이다. 일부 인사들은 “막강한 파워에 비해 경영실책에 대한 책임은 ‘쥐꼬리' 만큼도 지지 않는 곳이 구조본”이라면서 “외국에서는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할 사안”이라고까지 말한다. 기업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구조본이 오히려 오너의 전횡을 막는다는 것이다.비서실이나 구조본 체제가 없다면 오너의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경영실패 우려가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지만 이를 ‘걸러주는’ 조직이 구조본이라는 설명.또 상시구조조정 체제에서 계열사들의 ‘자사 이기주의’를 배척,구조조정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역설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기러기떼도 맨앞에서 방향을 선도하는 기러기가 있기 때문에 무사히 머나먼 여행을 마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구조본은 수십개 계열사의 업무조정을 주도하면서 성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총수의 막강한 권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조본이 총수의 결심에 대해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조직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는 게 중론이다.결국 재벌개혁의 핵심은 구조본의 해체 여부보다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인 셈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Look!아시아] 1부 新장보고 루트르포 (3)쇼와 붐,일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잃어버린 10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일본인들은 지금 일본 역사상 가장 활력이 넘쳤다는 쇼와(昭和)시절에 대한 향수로 상처받은 마음들을 달래고 있다.당시를 테마로 한 서적,영화,패션,심지어 과자점까지 찾는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그러나 ‘좋았던 옛날’에 대한 향수와 좌절감에서 시작된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는 ‘일본어 붐’ 등 일본적인 것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되며 민족주의의 재발현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요코하마(橫濱) 시내 미나토미라이 21지구.이곳에 들어선 ‘하이카라 요코초’에는 쇼와시대(1926∼1989년)를 재현한 약방,과자점,사진관 등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곳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언제나 붐빈다.연인들,혹은 가족끼리 놀러 온 사람들은 연신 “이때가 좋았네.”,“그리워,이때로 돌아갈 수 없나.”라는 탄성을 터뜨린다. 2001년 4월 문을 연 당시에는 호기심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았으나 지금은 입소문이 퍼져 그들의 부모세대나 할머니,할아버지 세대들도 찾는다.3대가 함께 이곳을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하이카라 요코초의 운영회사인 ‘젠토’의 니시무라는 “테마를 쇼와 30년대(1950년대 후반∼1960년대 전반)로 잡은 것은 그때가 일본에 가장 힘이 넘쳤던 시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일본인들이 이 시대를 그리워하고 지금의 어려움을 치유받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인다. 오메(靑梅)시의 ‘쇼와 레토로 박물관’은 전후 부흥시대인 쇼와 30년대를 컨셉트로 과자점,문구,영화간판 등을 전시하고 있다.이 박물관은 당초 지방에서 불고 있는 심각한 불황으로 빈 가게들이 늘면서 상가 부흥을 위해 고안됐으나 예상 외의 성황을 누리고 있다. 도쿄 긴자에도 메이지 제과가 쇼와 초기를 재현한 카레 전문점을 오픈했고 오다이바에도 쇼와 상점가가 명물로 등장해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거린다.서점에는 ‘쇼와 천황’ 같은 쇼와 시대를 테마로 한 서적들이 즐비하다. 쇼와 시대의 신문소설을 드라마화한 ‘진주부인’이 지난해 공전의 시청률을 올렸는가 하면 ‘황갈색 머리소녀’,‘낡은 시계’ 등 쇼와 시대의 노래가 리바이벌돼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또 젊은 세대에게 전쟁 중 일본 국민의 고생을 전달하기 위한 취지로 1999년 개관한 ‘쇼와관’에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15만명이 찾기도 했다. “회고 붐이다.옛날로 돌아가자기보다 시간 감각이 어긋나 있는 현상이다.젊은 세대는 과거의 것이 흡사 새로운 것처럼 보이고 나이든 세대는 그리움이다.시간이 텅 비어 있다.”(사회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 일본어붐은 이런 쇼와붐과 함께 찾아왔다. ‘소리를 내 읽고 싶은 일본어’가 140만부라는 히트를 친 뒤 ‘아름다운 일본어’‘상식으로서 알아두고 싶은 일본어’등 일본어를 주제로 한 책들이 물결을 이뤘다. 일본어붐의 배경에는 구구한 설이 있다.붐에 불을 댕긴 ‘소리를…’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메이지대 교수)의 말대로 “신체학의 발로”이기도 하고 “일본 문화의 회복”(시인 다와라 마치)이기도 하다. 이중에서도 일본인의 정체성 찾기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갖는다.“80년대 나카소네 총리의 전후 총결산 때부터 시작된 일본인들의 아이덴티티 찾기의 흐름에 일본어 붐은 놓여 있다.”(이종원 릿쿄대 법학부 교수) 쇼와붐,일본어붐이 자기 정체성 찾기의 상징이라고 한다면 지금 왜 이런 문화적 민족주의(내셔널리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 미야자키는 “9·11테러,월드컵 16강 진출,북한의 일본인 납치 등 일본인을 한덩어리로 만드는 국내외 사건이 잇달았다.”고 설명한다.이런 한덩어리가 되는 위험은 무엇인가.“쇼와붐이든 일본어붐이든 그 공통 키워드는 ‘일본’이다.일본의 아름다움 같은 것을 좇다 보면 합리적 사고를 넘어 불합리하고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이종원 교수) 민방 아사히 TV는 새해 벽두 5시간짜리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 ‘전후 민주주의와 내셔널리즘’을 택했다.자신감에 충만해 있던 일본,일본인들이 거품경제 붕괴와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의 ‘경고’는 귀담아 들을 만하다.“일본에는 좌절감이 있다.좌절감은 내셔널리즘같은 것으로 흐르기 쉽다.일본의 정치가 공동화되고 있다.무슨일이 일어날지 예상하기 힘들다.”붕괴의 10년이 시작된 지금,일본에서 무엇이 일어날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됐다. marry01@kdaily.com ◆‘쇼와 30년대'란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쇼와 30년대’(1955∼1964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일본인들이 그 시절을 이토록 그리워하는가. 전쟁의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선 그들은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그들의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하고 고도 성장기에 들어선다.1956년 유엔에 가입한 일본은 1957년 일본원자력연구소의 원자로가 임계(臨界)에 성공하고 도쿄 인구는 850만명으로 세계 인구 1위의 도시로 올라선다. 1958년에는 당시 세계 최고층이라는 도쿄타워가 도쿄 시내 한복판에 건설되고 이듬해 아키히토(明仁·현 일왕) 왕세자가 결혼했으며 사상 첫 일본인 미스 유니버스가 탄생한다.2년 뒤 60년에는 컬러 TV방송이 시작됐으며 61년에는 도쿄가 인구 1000만 도시로 부상한다.이어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면서 쇼와 30년대를 특징짓는 힘과 번성의 시대는 절정에 이른다. 이런 쇼와 30년대에는 일본의 공업사회가 완성단계에 들어선다.수도 도쿄로의 집중,규격 대량생산형 사회의 틀이 잡힌 것이다.이 시기에 이른바 ‘연공서열’,‘종신고용’으로 특징지어지는 일본식 경영 스타일이 정착되면서 근무처나 회사라는 조직에 충성을 다하는 ‘회사인간’이라는 말도 탄생한다. 이러한 일본식 경영에 맞춰 촌락을 비롯한 지역사회 중심의 대가족사회에서 핵가족 사회로 바뀌고 지연·혈연사회에서 직장을 중심으로 한 직연(職緣)사회로 변화한다.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연호인 쇼와(昭和)는 시대 전체로 볼 때 침략,식민지배,전쟁과 패전과 부흥을 겪었으며 군사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변신한 다종다양한 시대이기도 했다. ◆일본 정신과 의사가 진단하는 '쇼와 붐' |도쿄 황성기특파원|“경제가 좋지 않아 일본인은 지금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른다.믿을 수 있고 변함 없었던 대기업,전통기업,은행들의 도산은 물론 교사의 비리,의사의 의료사고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아무 것도 신용할 수 없게 됐다.” 정신과 의사 가야마 리카가 보는 현대 일본인이다.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게 된 일본인에게 희망과 성장이 있던 ‘좋았던 과거에 대한 향수’는 어쩌면 당연하다는 진단이다. ●쇼와붐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가. 밝은 앞날을 찾을 수 없을 때에 과거 일본이 좋았던 시대,일본인이 열심히 뛴 전후 부흥 시대를 생각하게 된다.물질적,경제적,과학적 발전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등식이 있었던 태평스러운 시대였다.당시를 겪었던 윗 세대나 겪지 못한 젊은 세대는 쇼와시대에서 일종의 파워,세계적으로 일류가 되고자 했던 그리움을 느끼는 것이다. ●일본,일본어붐 현상은 어떻게 봐야 하나. 일본에는 전쟁의 싫은 기억 때문에 강제로 한덩어리가 되는 데 대해 엄청난 알레르기가 있었다.젊은 세대도 그렇다고 생각했으나 월드컵에서의 일본 붐과 일본어 붐을 전혀 저항없이 받아들여 너무 놀랐다.그들은 “전체주의가 아니라 단지 축구가 좋을 뿐”이라고 하지만 일본이 좋다고 하면 무의식중에 다른 나라는 싫다는 정반대의 의미도 생기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데도. ●그것이 일본의 젊은 세대의 문제점인가.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딱 잘라 대답하지 않는 것이 일본인의 미덕이었다.결단력이 없다든가 우유부단하다고 비난받는 그런 것들이다.그러나 요즘 젊은이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정신장애자를 사회와 격리해서는 안 된다는 논의가 있으면 그들은 “격리해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미국식으로 분명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멋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은 어디로 가는가. 하나의 흐름이 있으면 반대의 흐름이 일어나는 힘이 아직 있다.그러나 경제악화로 반작용이 쉽지 않다.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처럼 극단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나오면 순식간에 그쪽으로 쏠려버릴 가능성이 있다.그래서 걱정이다.젊은 세대는 무력감이라든지 상상력 결여로 지금은 그런 큰 사회문제가 되지 않고 있지만 이시하라 신당의 움직임이 나왔을 때에 순식간에 그쪽으로 쏠려버리는 밑바탕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이시하라 신당이 위험하다는 것인가. 그들이 이시하라의 정치이념을알고 지지한다기보다 그가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고 낯익은 얼굴이기 때문에 지지하곤 한다.정치가는 다 똑같다는 체념 속에서 친근하고 쉬운 말을 힘있게 하는 이시하라에게 쏠리는 것이다.우경화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그렇지만 젊은 사람 중에서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많고 지식인 중에서도 과거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그것은 위험하다. ●납치 일본인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도 그런 맥락인가, 일본은 세계 속에서 북한을 바꿀 수 있다는 중요한 입장에 있는데도 넓은 시야나 장기적으로 뭔가를 생각할 수 없게 됐다.대단히 근시안적으로 되고 있다.납치도 내 가족의 문제라고 간단히 생각해버리고 만다. ■가야마 리카는 43세.도쿄의대 졸업.신문,잡지,TV에서 사회·문화비평을 비롯,현대 일본인의 ‘마음의 병’을 독특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는 젊은 정신과 전문의.월드컵에서 나타난 일본 젊은이들의 민족주의 성향을 분석한 ‘소 내셔널리즘 증후군’을 비롯,다수의 저서가 있다.
  • [씨줄날줄] 훈 장

    훈장을 받는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일 게다.어렸을 적에는,나쁜 짓을 해도 전쟁터에서 큰 공로를 인정받은 훈장이 있으면 한번은 감옥에 안 가도 되는 것으로 알았었다.그만큼 훈장은 언제나 영예스러움의 상징으로 다가왔다. 오래전 6·25 기념행사에서 한 늙은 예비역 장교의 연설을 들으며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있다.학생시위로 나라가 어수선할 때였다.“오늘 아침 녹슨 충무무공훈장을 가슴에 차면서 목이 메었다.어떻게 세운 나라이고,어떻게 지켜온 나라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에게 훈장은 생명이며,역사이며,먼저 산화한 전우들과의 추억이었기에 그랬으리라 짐작했다. 실제 1943년 동부전선에서 소련군에 패퇴하는 독일군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 ‘철십자 훈장(Cross of Iron)’은 전쟁터의 군인에게 훈장이 무슨 의미인가를 잘 보여준다.주인공인 슈타이너 중사가 가슴에 찬 철십자훈장은 군인으로서 명예이며,자존심이며,국가에 대한 뜨거운 충성의 상징 같은 것이었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목숨을 담보한 전쟁의 광기이기도했지만…. 훈장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된 것은 1900년,광무 4년때이다.당시 금척대훈장 등 4종류였으나,오늘날에는 무궁화 대훈장을 비롯해 건국,국민,무공훈장 등 12가지 종류의 훈장이 있다.전 현직 대통령 및 그 배우자,우방원수와 그 배우자에게만 수여하는 무궁화대훈장만 등급이 없고,나머지 훈장에는 5등급이 있다.예컨대 무공훈장의 경우 태극·을지·충무·화랑·인헌으로 나눠져있다. 우리는 너무 칭찬에 인색하다고들 한다.그래서 나라의 칭찬이자 격려인 훈장을 받는 유공자가 많다는 것은 어쨌든 반길 일이다.최근 현 정부에서 봉직한 장·차관급 인사 300여명에 대해 행정자치부가 훈장을 상신했다는 보도다.역대정부처럼 퇴임 후 곧바로 수여해야 하는데,미루다 보니 대상자가 많아졌다는 해명이다. 늦게나마 훈장을 챙긴 것은 잘한 일이나,장·차관을 6개월 이상하면 그가 남긴 성과나 업적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권위를 잃는다면 그것은 이미 ‘훈장’이 아니다. 양승현 yangbak@
  • 청와대 조직개편 윤곽/비서실 순수 ‘보좌기구’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청와대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문희상(文喜相) 의원은 8일 청와대비서실이 ‘개혁의 기관차’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대폭 개편할 뜻을 밝혔다. 현재의 정책기획·정무·민정·경제·외교안보·교육문화·복지노동·공보 등 8개 수석으로 돼 있는 비서실에서 경제·교육문화·복지노동 등 3개 수석실은 폐지된다.아울러 총무수석은 부활되고,외교안보와 사정 담당은 수석제나 특보제로 유지나 보완될 것으로 알려졌다.비서실차장 신설은 백지화됐다. 문 실장 내정자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청와대 비서실 운영과 관련,이같은 방향으로 개편시킬 의지를 밝혔다.문 내정자가 밝힌 청와대 개편 구상은 전날 그가 노 당선자를 면담,조율을 거친 것이어서 실행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책총괄 기능과 관련해서는 정책기획실을 새로 만들어 그곳에 부여할지,아니면 현재의 정책기획수석을 선임수석의 위치를 확고히해 운영할지는 미정이다.이 경우 정책기획수석은 각 정부부처와 청와대의 정책 조정·조율기능을 총괄하게 된다. 청와대로의 권력집중을 없애기 위해 ‘옥상옥’ 격인 경제·교육문화·복지노동 등 일선 정부 부처를 관장하는 수석실이 폐지될 경우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장의 기능은 확대되고,장관들의 자율성은 신장될 전망이다. 사정수석실도 강화될 것 같다.노 당선자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공약과 공직기강을 총괄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사정수석 또는 특별보좌관(혹은 담당관)제로 보완될 전망이다.친인척 문제도 여기서 담당,김영삼(金泳三)·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문제됐던 친인척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비치고 있다.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직제는 현재처럼 수석비서관제로 하거나 아니면 미국식으로 특별보좌관을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새 정부 청와대 비서실은 정부부처와 조율 기능을 담당할 정책기획수석실과 정무·공보·총무·사정·외교안보 등의 수석실로 대별될 것 같다. 문 내정자는 “새 정부에서는 초기에 개혁을 담당할 충성도가 높은 당 출신이 중용될 필요가 높다.”면서 정무·공보·총무·사정은 물론 정책기획수석실에도 민주당 출신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노 당선자의 측근이나 민주당 당직자들이 상당수 청와대 비서진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춘규기자 taein@
  • 인수위 실무진 ‘충성경쟁’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정한 인사정책을 위해 적용하고 있는 다면평가제가 실무진들의 ‘충성경쟁’을 야기하는 등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다면평가라는 형식에 얽매여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공무원 파견인력 인선도 늦어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인수위에 따르면 실무지원인력으로 파견된 전문위원 및 행정관들 사이에서 상사나 동료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과잉충성’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수위는 활동기간인 2월 말까지 모든 인력을 대상으로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인수위가 끝난 뒤 청와대 등에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행정관은 “인수위 활동이 다면평가로 결정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하다.”면서 “1장짜리 자료를 10장으로 만들어 제출하는 등 업무 효율성을 저해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털어놨다.다른 행정관은 “전문위원들이 간사 등에게 직언을 하려고 해도 점수가 깎일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한 전문위원은 “전문가출신 위원들은 인수위에서 꼭 필요한 업무만 맡고 있는데 다면평가가 무슨 소용이냐.”면서 “3단계로 억지로 나누는 다면평가로 전문가들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다면평가 무용론을 제기했다. 부처별 인수위 파견공무원 60명에 대한 인선도 다면평가에 준하는 엄정한 평가를 통해 뽑는다는 이유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경제부처 국장급 한 공무원은 “같이 일하지도 않은 공무원들을 다면평가로 뽑는다면 누가 갈 수 있겠느냐.”면서 “다면평가를 핑계로 인수위 입맛에 맞는 공무원을 뽑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표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동교계·청와대 반발

    22일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에 의해 사실상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동교동계의원과 일부 청와대 고위층은 극도의 불쾌감을 표출했다.온건파 의원들도 대체로 인위적 과거 청산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동교동계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비리가 실제 입증됐으면 처벌하는 게 마땅하지만,단지 동교동계라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책임을 지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정치인의 정치적 책임은 유권자가 선거를 통해 심판하는 것이지,군사정권처럼 특정세력이 인위적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된다.”고 반발했다.특히 그는 “동교동계가 피땀흘려 민주화 투쟁할 때 그 사람들은 뭐했나.홍위병처럼 혁명하는 거냐.”라고 목소리를높였다.또 “(개혁파가) 겉으로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걸지만,사실은 밥그릇 싸움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평가절하했다. 박양수(朴洋洙) 의원도 개혁파가 이날 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아니다.’라고 한 대목에 대해 “호남에서 노 당선자에게 94%의 지지를 몰아준 것은정권을 재창출해서 계승발전시키라는 의미인데,그것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반박했다.그는 “지금은 여소야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힘을 쏟아야지 특정인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다.”며 “(개혁파가) 노 당선자에게 지나친 충성경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보 단일화 이전 ‘반노’(反盧) 입장을 취했던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지역구도를 깨고 전국정당을 만들기 위해 당이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특정인을 찍어 인민재판식으로 책임을 묻는 방식은반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국민의 정부에서 개인비리가 있었고 이를 근절하지못한 것은 반성하고 있지만,선거 때 정치공방이 지속된 일은 이제 지양해야한다.”면서 “새 대통령 당선자가 성공하도록 협력을 다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그렇게 낙인찍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김성재장관 백범친필휘호 4점 기증

    김성재(金聖在) 문화관광부장관은 ‘광복조국’(光復祖國) 등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 4점을 백범기념관에 20일 기증한다. 이 휘호들은 백범이 1948년 9월 김 장관의 부인 김미순(金美順) 여사의 부친인 서예가 원곡(原谷) 김기승(金基昇)선생 댁에서 쓴 것이다. 휘호는 ‘광복조국’,충성과 효도를 가풍으로 전하라는 뜻의 ‘충효전가’(忠孝傳家),그리고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등 2편의 한시다.‘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오늘 내가 걸어간 흔적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답설야중거’는 백범이 1948년 남북연석회의를 전후해서 즐겨썼다. 백범기념관은 이번에 기증되는 휘호와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가 보유하고 있는 휘호 등을 모아 ‘백범 휘호전’을 새해에 열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서동철기자 dcsuh@
  • [386세대가 본 W세대]휴대전화와 삶의 속도

    속도가 삶을 바꾸고 있다.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도 없는 것 같다.직업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대기업은 더이상 평생 직장도,선망의 대상도아니다. 젊은이 문화를 대표하는,휴대전화 문화는 특히 새로운 세대가 살아가는 삶의 속도 혹은 가치와 관련이 높다.얼마전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과 교통사고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운전 중통화 탓에 발생한 사고로 430억 달러의 비용이 낭비된다는 것이다.이는 휴대전화 사용으로 얻어지는 혜택을 추산한 액수와 대략 같다.그 혜택이란 범죄로부터의 안전,즉석 통화로 인한 마음의 평화,생산성 향상,사생활 확대,신속한 사고 신고 등이다.즉 휴대전화는 한편에서 삶의 속도를 높여 불필요한 비용을 늘리고,다른 한편에선 정서적 안정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런 휴대전화에 익숙한 스무살은 빠르게 선택하고,빠르게 결론에 도달하는 것 같다.완성도는 높지 않은 대신,리얼타임으로 피드백을 한다.대학 전공을 필요에 따라 바꾸고,중도에 그만둘 수도 있다.이렇게 요즘 스무살은 인생과정을 빠르게 결정하고,수정한다.속도가 충족되면 일은 진행되고,나중에 실수는 고쳐 나갈 수 있다. 프로선수 중,일정한 계약기간을 마치고 나면 아무런 제약없이 스스로 구단을 선택할 권리와 자유가 주어지는 사람을 ‘프리 에이전트’라고 한다.이러한 프리 에이전트 개념이 새로운 직업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이던 다니엘 핑크는 “21세기는 자유롭게 자기 삶을 컨트롤하며 자유롭게 일하고 자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라고 말한다.그는 자유시간·자유직업·자유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뭉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비즈니스 형태가 ‘흩어지는’ 형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그는 자기 길을 스스로 계획하는 초소형 사업가를 꿈꾼다.거대조직이 개인의 안전을 제공하고 개인이 조직에 충성을 맹세하는 수직적 거래는 무너졌다.이를 대신해 수평적 충성은 측면 혹은 수평으로 흐른다.인터넷 커뮤니티 집단을 필두로 직장과 가족,그리고 친구 사이에서도 수평적이고 쌍방적인 충성이 중요한 조직문화의 근거가된다. 20대 신입사원의 당돌함에 할 말을 찾지 못하는 상사들이 알아야 할 점이이것이다.그들은 수평적으로 생각하고 속도를 추구하며,언제라도 또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날 준비를 한다. 영국의 소설가 카네티는 저서 ‘민중과 권력’에서 군중을 ‘성장을 원하며,내부에 평등이 지배하고,밀집상태를 사랑한다.그리고 하나의 방향을 필요로 한다.’고 정의했다.그러나 그 정의는 수정돼야 할 것 같다.군중 속 개인으로서의 20대는 ‘자유를 원하며,수평적인 충성을 선호하고,독립상태를 사랑한다.그리고 다양한 방향을 필요로 한다.’고 말이다. 유민영 모아이 커뮤니케이션 기획실장
  • [2002길섶에서]부메랑

    석가모니가 어느 날 경문을 외면서 집집마다 동냥하는 탁발을 나갔다.고대광실같은 집에 이르러 경문을 외자 집주인은 동냥은커녕,욕설부터 퍼부었다.하지만 석가모니는 빙그레 웃기만 했다.이에 집주인이 더욱 화를 냈다. 석가모니는 “여기 물건이 있는데 당신이 나에게 주었을 때 받지 않는다면누구의 것이 되지요.”라고 물었다.집주인은 “당연히 내 것이 되지.”라고대꾸했다.그렇다면 “당신이 화를 냈지만 내가 받지 않는다면 그 화는 누구의 것이 되나요.”라고 되물었다.집주인은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대통령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서로 말꼬리를 잡아가며 핏대를 올리고 있다.한편으로는 ‘비방 중단’을 공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온갖 추악한 욕설이 난무한다.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상대 후보에 대한 욕설의 강도로매겨지는 듯하다.탁발을 거절했던 옛 인도의 부자도 욕설과 비방에 대꾸가없으면 모두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았거늘. 우득정 논설위원
  • 신용대출금리 최대 8.25%P차/주거래은행 정해 연체없이 이용해야 혜택

    “신용은 돈이다.” 김 과장(40)은 최근 A은행에서 1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그가 갚아야하는 이자는 연 13.5%.하지만 부하직원인 서 대리(32)가 같은 은행에서 같은 액수를 빌렸는데도 연 9%의 이자만 낸다는 말에 김 과장은 자존심이 상했다.김 과장의 연봉이 서 대리보다 많은데도 이와 상관없이 45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서 대리는 예금·적금·환전·신용카드 등 모든 거래를 한 은행에 집중하고,결제대금을 연체하지 않는 ‘전략적 신용관리파’다.반면김 과장은 주거래은행을 정하지 않고 이 은행 저 은행 옮겨다녔던 ‘맘대로신용관리파’였던 것.게다가 대출이자도 깜빡하고 몇차례 연체한 결정적인‘전과’까지 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면서 신용도에 따른 대출조건의 차등 폭을 더 넓히는 추세여서 신용관리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은행 측에서도 이자를꼬박꼬박 내면서 충성도가 강한 고객을 반기는 것은 당연하다. 김 과장과 서 대리에게 적용되는 이자율의 차이는 2.5%포인트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또 다른 B은행의 경우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에 따라 개인 신용등급을 10단계로 나눠 신용대출시 최저 연 7.75%에서 최고 16%의 이자율을 적용한다.1년동안 1000만원을 빌릴 경우 신용이 빈약한 고객은 82만 5000원(160만원-77만 5000원)의 ‘생돈’을 더 내야하는 셈이다.등급간 신용대출한도도 50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다양하다.게다가 은행실적까지 고려해 우대고객으로 지정되면 무보증 대출을 해줄뿐 아니라 최우수 고객인 경우 기존 대출금리에서 0.5%포인트를 추가로 깎아준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주거래은행과 꾸준히 거래하고 연체도 하지 않는 것이 신용도를 높이는 길”이라고 조언했다.실제로 연체기록은 은행들이 개인의 신용점수를 매길 때 가장 많이 반영하는 부문이다.금융기관 연체금 뿐 아니라 휴대폰요금,지로·공과금,백화점 카드대금까지도 신용정보회사에 집중돼 은행에 통보되기 때문에 연체관리는 ‘전방위적’으로 해야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금융기관끼리 500만원 이상의 대출금에 한해 신용정보가공유되고 있으나 내년1월부터는 금액에 제한없이 공유되므로 사소한 연체관리도 신경써야 한다.특히 1년 단위로 대출이자가 책정되는 예가 많기 때문에 꼬박꼬박 이자를 내면서 성실한 채무자임을 보여주는 게 좋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선택2002/경제·과학분야 TV토론/李·盧 ‘감정대결’ 權, 盧공격 치중

    10일 저녁 열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 등 세 후보의 경제·과학분야 2차 TV합동토론회는 주제의 어려움 때문인지 질문과 답변 대부분이 정곡을 찌르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회창 후보는 비교적 차분하면서 안정감을 강조하려는 흔적이 역력했고,노무현 후보는 또렷한 말씨로 이 후보에 대한 공세적 입장을 취했다.권영길후보는 전반적으로 양비론적 시각을 보였지만 1차 때와는 달리 노 후보 공격에 좀더 비중을 뒀다.특히 이 후보와 노 후보는 서로 상대방이 대통령이 되면 “제2의 IMF가 온다”,“증시가 불안해진다.”는 등으로 네거티브 설전을 벌였으며 막판에는 위험수위 직전까지 갈 정도로 감정대결을 펼치기도 했다.이 때문에 이날 토론은 1차 때와는 달리 유권자들이 더 재미를 느꼈다는 평이다. ◆상호토론 및 정책대결 1차 토론에서 방어적 자세를 취했던 노 후보는 시작부터 이 후보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나란히 앉은 두 후보 사이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나돌았다. 1차 토론에서 예상밖의 ‘대박’을 터뜨렸던 권 후보는 이·노 후보를 ‘IMF당(한나라당)’‘정리해고당(민주당)’이라고 몰아붙이며 틈새공략의 장으로 활용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직업을 잃고 헤매는 가장,졸업하고도 취업 못한젊은이,직장 잃은 40대들은 얼마나 외로운가.사교육비,물가 등 주부의 고민도 많을 것”이라고 김대중 정권의 실정을 부각시키며 실타래를 풀었다. 노 후보는 “정치만 잘 되면 우리 국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는 시대를 만들겠다.”며 새정치론을 전개했다. 권 후보는 “재벌과 소수 부유층만을 살찌우는 경제에서 서민과 노동자가잘 사는 경제로 바꿔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었다. 상호토론이 본격화되면서 이 후보는 현 정권의 경제성적표가 ‘형편없다.’면서 노 후보를 현 정권의 계승자로 몰아붙였고,노 후보는 오히려 이 후보를 IMF시대를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반격했다. 첫번째 토론 주제인 가계부채 급증 원인과 대책에서 이 후보가 “경기부양을 한다며이 정부가 소비를 너무 부추긴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지적한 소비조장은 가계부채 급증의 한 원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성장이냐,분배냐에 대해 이 후보는 노 후보의 ‘동북아 특수’ 운운이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이 주장한 ‘남북관계 특수’ 내용과 동일하다며 ‘DJ후계자’ 공세를 폈다.또 이 후보와 노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 공방을전개하면서 각각 “이전비용이 6조원밖에 안든다고 했는데….”,“(이전비용으로)40조원을 말하는데….”라며 참모들이 주입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느낌이었다. ◆마무리발언 먼저 권 후보는 웃으며 “수많은 분들을 만나면 권영길이 똑똑하고 인물도 잘 생겼다고 한다.당선가능성도 있다고 얘기한다.”면서 “권영길에게 찍는 한표 한표가 이 세상을 희망으로 만드는 씨앗”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입법효율성은 정치효율성으로,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면 된다.”고 전제,“정치가 바로 잡히면 행정도 개혁될 수 있다.이를 통해 규제를 해소할 수 있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면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면서 “노사관계를 잘 조정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안정된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이 후보는 “중요한 결단의 시기가며칠 안 남았다.저는 97년 대선에 나왔고 이번에도 나왔다.재수하고 있는 셈이다.”면서 “지난 5년간은 값진 기간이었다.야당이 됐고 땅바닥에 뒹굴면서 위를 봤다.소외된 국민과 마음을 나누는 기회가 됐다.”고 회고한 뒤 “사사로운 것을 희생하면서 온 국민에게 힘을 바쳐 열심히 일하겠다.”고 역설했다. ◆장외 설전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과 임태희 제2정조위원장은 기자실에 나타나 “민주당 재벌개혁 8대원칙에 정경유착 내용이 빠지고,노 후보가 토론에서 두 문제를 분리한 것은 현 정권의 정경유착을 승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에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정경유착 근절은 재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다른 기업에도 해당되는 경제 전반적인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춘규 홍원상기자 taein@ 1.행정수도이전 10일 열린 대선후보 TV합동토론에서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내세운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문제가 핫이슈가 됐다. 노 후보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균형있는 지방발전을 위해 행정수도는 지방으로 이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이전 비용과 수도권 공동화 가능성을 들어 “비현실적 공약(空約)”이라고 몰아붙였다. ◆이회창 후보-행정수도 이전이 아무 문제없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좋겠다.대전과 충청권도 잘 될 것이다.그러나 불가능하다고 본다.국회까지 옮긴다고 하는데 이러면 서울을 옮기는 것이다.서울은 어떻게 되겠나.주택을 은행에 담보로 잡힌 서민들은 어떻게 되겠나.부동산과 주택 토지 등이 다 값이 떨어질 것이다.서울이 공동화되면 경제혼란이 올 것이다. 좀더 신중한 결정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무현 후보-사실을 대단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행정기능을 충청권으로 옮겨가 신도시 건설한다는 것이지 100만명씩 서울시민을 모시고 간다는 것이 아니다.서울이 다 옮겨간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이는 불가능하다.서울은 경제적 기능과 물류 비즈니스 중심지로서,경제수도로서 그대로 남는것이다.50만∼60만명,100만명의 신도시가 건설될 것이다.일종의 선동처럼 말하는데,시민들이 옮겨가지 않는데 땅값과 집값이 왜 올라가나.서울은 환경,교통,교육문제 때문에 온갖 파동이 일어나고 있다.강남이 집값을 선도,집값이 올라가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서울 과밀로 고통받는 서민을 위해 행정수도를 옮기자는 것이다. ◆이 후보-정부와 국회가 옮기면 산하단체가 다 옮겨간다.그럼 서울에 뭐가남나.공동화되면 주택 갖고 사는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되나. 이전비용이 6조원이라고 했는데 권영길 후보도 말했지만 전남도청을 옮기는 데만도 2조 5000억원이 든다.행정수도 이전 비용은 지난 70년대 박정희 정권 때 검토할 적에도 5조원이었다.현실성이 없다.충남·북지역은 대청댐을통해 식수를 공급받고 있는데 갈수기 때 식수난이 심하다.이전하면 댐을 새로 파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했나.전혀 현실성이 없다. ◆노 후보-공동화되지 않는다는 게 내 결론이다.수도권 집중이 완화될 것이다.이 후보의 예측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이전비용을 40조원이라고 말하는데 분당을 만드는 데 토지공사가 투자한 돈이 2조 5000억원이었고,일산이 4조원 정도였다.서로 바뀐 숫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다.기반시설 비용은 (공공용지를) 분양해 회수하면 된다.둔산의 선례가 있다.토지를 매입하고 정지해 기반을 조성하고 행정관청만 옮기면 된다.이것은 1조 3000억원이면 된다.전부 4조 5000억원 가량이면 된다. 진경호기자 jade@ 2.안정론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이날 토론 말미에 서로 ‘자기가 더 안정된후보’라는 ‘안정론’으로 뜨거운 공방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다음은 두 후보의 문답. ◆노 후보-저더러 불안한 사람이라고 하고,지난번 버스운전대를 잡은 장면을 광고하셨는데 저는 운전면허가 있지만 이 후보는 없다.이 후보는 대결적이어서 전쟁불안이 생기고 그러면 경제위기 불안이 있다.이 후보가 훨씬 대결적이라서 그렇다.노사간 위기 불안,정치보복 불안도 있다.노사분규 문제도제가 더 잘 풀지 않겠나. 특히 안보문제는 남북문제인데 이는 곧 경제문제다.이 후보가 되면 경제도불안하지 않을까 본다. ◆이 후보-파이낸셜 타임스를 말했는데,나는 외국 투자자에게서 노 후보가되면 증시가 불안하게 돼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외국언론이니 무디스사니,뭐니를 기준으로 할 게 아니다.정치가 불안하면 안 된다.국민 대다수가 내가 되면 정치가 안정된다고 보고 있다. 남북관계도 해결돼야 한다.남북관계의 불안 원인이 뭐냐.핵문제 아니냐.(포기하라고) 말하면 싫어하니까 계속 주기만 하자는 것이냐.핵문제 포기하라,먼저 그것부터 해결하라고 하는 지도자가 더 불안한가.고이즈미 총리를 봐라.납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했다.남북문제에 대해 원칙있게 하자는것이다. ◆노 후보-증시불안을 말했는데 얼마 전 머니투데이라는 신문이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명이 노무현이 되면 증시가 투명해지고 잘될 것이라고 했고,이 후보의 경우에는 24명이 그랬다.주가동향을 보면 내가 인기가 높을 때 주가가 높았고,지지도가 낮아졌을 때 낮아졌다.우연의 일치겠지만 노무현이 되더라도 경제와는 관계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핵을 보유했는지 안 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이 후보는 핵이 있다고 가정해 말했다.그러니까 남북관계가 불안해지는 것이다. ◆이 후보-그런 것(증시등락 등) 갖고 말다툼하고 싶지 않다. 핵개발은 분명히 자백하지 않았나.플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을 단시일내에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살펴야 하지만,갖고 있는 것은 명백하지 않나.이것을 해결해야 안정을 이루고 경제도 좋아지는 것이다.남북관계가 안정돼야 그 기반 위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경제도 안정되는 것 아닌가.노 후보가 되면 안정되겠나. 김재천기자 patrick@ 3.재벌정책 세 후보간 색깔이 극명하게 나타난 분야가 재벌개혁이었다.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재벌을 개혁이 아닌 해체의 대상이라는 시각을 보였고,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재벌개혁을 하지 않으면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이회창 후보는 선별적이고 소극적인재벌개혁론을 폈다.이런시각차이는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노 후보는 먼저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옛날 재벌이 되살아나 IMF가 다시 올지 모른다고 보도했다.”면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되면서 재벌개혁이 후퇴했다.”고 이 후보를공격했다.한나라당이 출자총액한도제에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집단소송제와 계열분리에 반대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권 후보는 “한나라당은 IMF당이고 민주당은 정리해고당”이라며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이 해외로 나갔지만 체포결의를 한 적이 있느냐.”며 두후보를 한꺼번에 몰아세웠다.이 후보는 “현 정권은 정경유착과 관치경제를끝내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오는 위기는 이 정권이 경제를 잘못한 데 직접적 원인이 있다.”고 노 후보가 현 정권의 상속자임을 부각시켰다. 권 후보는 “대우그룹이 망한 것은 내부감시제도가 없기 때문”이라며 노동자의 기업경영 참여,민주적이고 투명한 경영보장이 재벌개혁의 관건이라는재벌개혁방안을 제시했다.그는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하면 재벌당된다고 말해놓고 재벌과 합작회사를 차렸는데 과연 재벌개혁을 이룰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노 후보를 겨냥했다.이 후보는 “노동자의 직접적인 경영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은 그릇과 같아 못쓰는 것은 깨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닦아서 써야 한다.”는 논리로 선별 개혁론을 폈다.문제있는 재벌은 고치면서 퇴출시켜야 할 재벌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빅딜 정책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데 세 후보의 의견은 일치했다.이 후보는 “빅딜정책은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고 노 후보는 “정상적인 정책이 아니었으며 앞으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4.가계부채 가계부채 및 신용불량자 급증은 10일 대선후보의 경제·과학분야 TV합동토론에서 첫번째 질문으로 던져질 만큼 ‘핫 이슈’로 부각됐다.후보들은 가계빚이 늘어난 원인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신용불량자를 위한 개인워크아웃(신용회복제도) 등 제도적 보완,은행 영업형태 개선 등 해결책에 대해서도 미묘한 차이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가계부채 급증은 현 정부가 경기를 부양시키기위해 돈을 풀어 소비를 너무 조장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면서 “벤처거품·부동산 거품이 생겼다가 이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후보는 “신용을 갑자기 축소해서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것이 아니라 개인워크아웃제도 등을 법제화해서 풀겠다.”면서 “채무자를 갑자기 신용불량자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빚을 갚을 수 있는 기간을 둬 등록을 유예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신용불량자로 등록되기 전 회생기회를 줘 불량자 수를 줄이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소비조장은 가계빚 증가에 대한 하나의원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이어 ““은행이 신용대출이 아닌 부동산담보로 돈을 빌려줬고 금리가 낮아져 가계대출이 늘었다.”면서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남발도 주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모든 원인에 대한 문제점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갈 것”이라면서“정부의개인 워크아웃 제도에 대해 한나라당이 최근 많이 비판하더니 태도가 바뀐 것 같다.”고 꼬집었다.노 후보는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모든 채무자가 개인워크아웃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신청기준을 완화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가계빚 급증은 정부와 금융권이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면서 “정부의 은행 대형화·개방화 정책이 가계대출을 부추겼고,금융권은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하고 주택담보에 의한 가계대출만 늘렸다.”고 지적했다.권 후보는 “가계대출 위주의 은행 영업방식을 바꿔야 하며금리를 상한 25%로 맞추고 주택을 담보로 잡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5.경제성장.분배 후보들은 성장전략과 부(富)의 분배 등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분명한입장차를 보였다.그러나 현실적인 대안제시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잡아내는데 주력하는 인상을 주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연 평균 6%의 성장잠재력을 가져야 10년내 국내총생산(GDP) 2만 5000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과학기술과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을 21세기 성장엔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 후보의 전략은 너무 협소하다.”면서 “과거 월남특수나 중동특수처럼 동북아시아 특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잘 풀어야 하고 노사화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시장구조개선을 이뤄내야 하지만 이 후보는 잘 안될 것 같다.”고공격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가 말하는 동북아 특수는 북한을 포함시킨 것이지만 북한에 들어가서 안전하고 수익성 있는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두 후보의 발언을 ‘숫자놀음’이라고 일축한 뒤 “사람 중심의 성장을 이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0% 경제성장률을 이뤄낸 1999년에 정리해고가 가장 많았다.”면서“성장률이 높아지면 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하는데 박정희 정권 이후 성장의 혜택은 모두 소수 부유층 재벌들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이 공약으로 내건 부유세도 쟁점이 됐다. 이 후보는 “돈 많이 가진 사람,소득 많은 사람이 세금을 더 내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권 후보는 “건물을 27채 갖고 있으면서도 세금을 안 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부유세를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6.파견근로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세 후보의 문제 인식은 대체로 비슷했다.하지만 해법에 있어서는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제도의 ‘보완’을대책으로 내놓은 반면,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폐지’를 주장하는 등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또 민주당 노 후보,민노당 권 후보는 해외자본 국내기업 유치와 관련,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 후보,민주당 노 후보는 일단 노동시장의 유연성 때문에 비정규직 근로자나 파견근로제를 없애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다만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이 커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대책으로 한나라당 이 후보는 근로감독 강화를 내놓았다.또 비정규직에 대한 4대보험 차별 철폐와 공공직업훈련제도 강화를 통한 정규직 전환 기회 제공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노 후보는 파견근로 남용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주문했다.기업주들도 비정규직이 일단 돈은 덜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도·충성도가 떨어지는 데다,지식정보사회에선 정규직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특히 파견근로제법이 지난 96년 말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법안이라며 이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민노당 권 후보는 김대중 정권의 가장 큰 실수가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월급도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하고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의 어려움도 소개했다.파견근로제를 없애는 방법이 유일한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대우차 매각 등 기업들의 해외자본 유치와 관련,노 후보는 외국·내국 자본을 따져서는 고용창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외국자본 유입을 반대하는 권 후보를 공박했고,권 후보는 “외국자본을 무조건 막자는 것이 아니라투기자본과 투자자본을 구분하자는 것”이라고 맞받았다.조승진기자 redtrain@ 7.시장.농업개방 시장개방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현재의 개방속도를 유지하면서 문제점을 시정해 가는 ‘현실적 대처’를 주장했다. 반면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개방에 대해 매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전면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이 후보와 노 후보가 별다른 의견차를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노 후보와 권 후보가 선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설전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권 후보는 “김대중 정부는 대책도 없이 무조건 시장을 개방해 굴뚝산업이망하고,뉴욕 월가의 투기자본이 알맹이를 다 먹었다.”며 “개방만이 대세라는 개방 지상주의를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 후보는 “기업들이 모두 개방 때문에 망한 것만은 아니다.만일 개방하지 않았다면 삼성차나 대우차가 안 팔려 심각한 상황에 몰렸을 것”이라고 반박했다.이 후보도 “세계화는 빈부격차를 가져오는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개방을 안하고 우리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는 논리도 비현실적이다.”고가세했다. 그러자 권 후보는 “개방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속도조절을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한 뒤 “예컨대 조흥은행이 곧 미국에 매각된다면 우리 시중은행의 거의 전부가 외국 손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노 후보는다시 “우리는 외국에 투자하면서 우리 것은 팔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비현실적이다.”고 반박했다. 농업개방과 농가부채 등 농업 문제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농민 표를 의식한 듯 “정부가 책임지고 농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연기자 carlos@ 8.이공계기피대책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세 후보의 의견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고 여겨질 만큼 인식의 괴리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세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대학 진학에서 이공계 선호 풍토 마련 등 주장을앞다퉈 내놓았다.하지만 세 후보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해결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주장을 펴면서 문제의 발생 배경이나 구체적·현실적인 해결책 제시에는 한계를 드러냈다.그러다 보니 여타 경제 분야와 달리 후보간 뜨거운 논쟁도 없었고 의견의 교환폭도 크지 않았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일하는 사람들의 위기이며 실제 대덕단지 연구원들의 80퍼센트가 이민가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공계 홀대 현상은 이제까지의 정부가 금융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외형을 키우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두 후보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권 후보는 ▲안정적 연구 조건 보장 ▲안식년 제공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이공계 진학생 두 사람중 한 사람에게 학비 등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과 지역별로 초일류 공과대학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약속했으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 우대를 위해 공공분야에서 먼저 모범적으로 제도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노 후보는 “공직,특히 상위직 채용의경우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한국이경쟁력을 가지려면 과학기술 발전을 중점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美재무장관 에번스·그램 물망,경제수석엔 스티븐 프리드먼 유력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지난 6일 전격 사임한 폴 오닐 전 재무장관과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보좌관은 언론·의회·월가와 담을 쌓고 지냈다는평이다.특히 오닐 장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유권자들에게 납득시키기보다는 행정부내 제 3의 ‘비판자’처럼 행동해 일찌감치 백악관의눈 밖에 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차기 경제팀은 월가에 보다 친화적이고 부시 대통령의 정책기조를강력히 뒷받침할 만한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뉴욕타임스는 경제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월가는 이들의 사임에 환영을 표명했고 전경제팀과 달리 강력한 경기 진작책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에 대한 충성심 중시 이르면 9일(현지시간) 후임 경제팀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시장에 대한 자신감과 기업과 행정 부문에서의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점은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경제팀이 “뭔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인사일 것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재무장관에는 여러 각도에서 각계 각층의 인물들이 거론된다.대통령과의 친분 관계에서만 보면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이 오르내린다. 월가에서는 지난 8월 텍사스 경제포럼에서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적극옹호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왑의 찰스 슈왑 회장이 강력히 거론된다.뉴욕증권거래소의 리처드 그라소 회장과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텍사스 출신의 필 그램 전상원의원도 물망에 올랐다.그러나 백악관은 이들은 낙점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신 2000년 대선 당시 캘리포니아 캠페인을 이끌었던 실리콘 밸리의 벤처캐피털 투자가 제럴드 파스키와 JP 모건 회장을 지낸 데니스 웨더스톤이 급부상하고 있다.공화당 내에서는 맨해튼 개발공사 회장을 맡고 있는 존 화이트헤드 전 골드만 삭스 회장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뉴욕은행 총재를 지낸 블랙스톤의 피터 피터슨 회장이 거론된다. 백악관 경제수석에는 스티븐 프리드먼 전 골드만 삭스 회장이 유력시된다.백악관 비서실 차장인 조슈아 볼턴이 부시 대통령에게 강력히 천거,사실상내정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 오닐 장관을 필두로 한 전 경제팀은 미국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쳤다.실업률이 올라가고 소비자 신뢰지수가 하락할 때도 현실감을 잃은 채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낙관론만 펼쳤다는 지적이다.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왜’,‘어떻게’에 대한 의문에는 시원스러운 대답을 주지 못했다.클린턴 행정부 시절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하루가 멀다하고 기자회견과 언론과의 대담에서 이같은 갈증을 풀어 준 것과는 대조적이다.특히 오닐 장관은 부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감세정책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2004년 대선을 겨냥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이같은 잡음을 정리할 필요가생겼고 대안으로 경제팀 경질이라는 ‘고육책’을 썼다.월가는 새 경제팀이경기 진작에 적극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당초 이달에 발표될 경기 부양책이경제팀 교체로 한달 정도 늦춰졌지만 백악관의 요구대로 내달 초에는 감세정책 등 자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mip@
  • [열린세상]북한과 회담하는 법

    나는 직업 외교관으로서 많은 나라의 정부 대표들과 많은 분야의 교섭을 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88 서울올림픽 이후 북방외교의 일환으로 옛 공산권 국가들과의 국교 수립을 위한 교섭도 여러차례 행한 바 있다.옛 공산권 국가들과의 교섭에서 흔히 말하는 ‘벼랑 끝 전술’에 접한 경우가 가끔 있었는데 북한도 크게는 이런 교섭행태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북한 대표들과 단 두차례에 걸친 장관급 회담을 해본 것이 전부의 교섭 경험이지만 그 경험에 기초해 북한의 교섭스타일에 관한 나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첫째 북한당국자들은 회담을 전쟁의 연속까지는 아닐지라도,대결하고 승패를 가리는 게임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기조연설은 대개공격적인 일반론으로 상대방을 비판·비난하고 수세에 몰아넣기 위해 노력한다.공식회담에서 그러하고 특히 마이크가 있으면 더욱 그러하다.기록상 이것이 애국과 충성의 증거요,또 회담의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기조연설은 대개 한차례 낭독하고 끝나며 그 내용에 관한 사실 확인,이의 제기,의견 교환 등에는 잘 응하지 아니하는 방침인 듯하다.의견교환이 있다고해도 경청하고 해명하고 토론한다기보다는 같은 선언의 반복이 있을 뿐이다. 둘째,이러한 공식 전체회의 후에는 대개 실무자간 소회의를 개최하거나 수석대표간의 비공식 회의를 개최한다.거기서 북측이 가지고 온 입장을 제시한다.그 입장은 공동합의문의 북측 초안이다.일단 이러한 초안을 제시하고 나면 북측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며 별로 움직이지 아니한다.같은 논리로 일관하며 타협을 위한 토론이 없이 회의의 마지막날까지 그대로 간다.합의는 항상회담을 종결하기 직전에야 이루어진다.회담 종결 순간까지 북한이 입장을 바꿀 것인지 아닌지를 짐작하기가 어렵다.이것이 바로 ‘벼랑끝 전술’의 핵심이다. 북한 대표단은 양측의 입장 내지 그 대조표를 당 중앙에 보고하는 이외에는 자신의 생각이랄까 타협방안을 건의할 수 있는 재량은 없는 듯 보인다.입장의 변화나 합의 여부의 결정은 당 중앙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인 것 같다.회담장에 당 중앙의 지시가 쪽지로빈번히 하달되는 것을 보게 된다.다시 말하면 대표는 교섭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당 중앙을 대변하기 위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북한과의 교섭은 최고당국자 아니면 최고당국자의 측근과 할 때에만 교섭으로서의 의미가 있다.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북한의 김정일위원장이 외부세계에 이만큼 노출됐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햇볕정책의 성과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북한의 실상과 사고의 틀을 아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교섭에 임하는데 있어서는 한국도 원론부분 즉 기조연설 부분에서 남북간의 가치관의 차이,인식의 차이를 분명히 밝히면서 그 전제 위에서 평화공존을 위해 회담하는 것임을 매번 선언해야 한다.북한의 선언을 그저 들어만 주는 것으로는 남북간의 진정한 상호이해와 상호존중의 틀이 생기지 아니할 것이다. 또 북한과의 교섭에 있어서는 남한도 확고한 입장을 정리해 양보할 수 있는 선과 없는 선을 분명히 하고 이를 북한측에 설명해 주어야 한다.그리고 한번에 모든 합의를 도출한다는 욕구를 갖지 말아야 한다.당 중앙의 생각이 바뀔 때까지 몇 번이고 회의를 반복 개최할 여유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냉전시대 미·소간의 길고도 지루했던 비엔나 군축회담을 생각하게 된다. 북한은 조심스럽게 외부세계에 노출되고 외부세계와 접촉하면서 외교 교섭스타일에도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시장경제로 가는 도도한 물결,글로벌시대와 경제공동체로의 발전,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향해 흐르는 역사의 흐름을 북한은 보고 느끼게 될 것이다.북한은 핵무기가 아니고,경제에서국가 생존의 기본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교섭스타일도 공격적,협박적이 아닌 진정한 교섭,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시장경제적 교섭자세로 바뀌게 될 것이다.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 것으로 믿는다.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다. 홍순영 전 외교부장관 명예논설위원
  • 종목분석/NHN김범수 대표 인터뷰“네티즌 지향 노하우 독보적 수익모델 확장도 무궁무진”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에겐 인터넷 포탈업체 NHN보다는 검색사이트 ‘네이버’,게임포탈 ‘한게임’ 등이 더 친숙한 이름이었다.그러나 두 회사의 통합업체인 NHN은 지난 10월 공모(公募)에서 1조 7000억원을 끌어모으며 지명도를 끌어올렸다.공모가 2만 2000원이었던 NHN은 코스닥시장 등록 이후 이틀만인 10월31일 장중 5만원대를 뚫고 올랐다가 등록 한달 뒤 시장에 풀릴기관배정 물량에 대한 부담감으로 오름세가 제약받기도 했다.하지만 11월29일 150만주나 거래되면서도 상한가를 기록,물량 부담을 털어내며 재상승을시도하고 있다.굿모닝신한증권 박준균 연구원은 NHN의 4·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을 각각 10.4%와 38.2%로 추정하며 목표 주가로 7만 3000원을제시했다.다음은 NHN 김범수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올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은 얼마나 증가했나.올해 고속으로 성장한 사업영역은 무엇인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2억원과 77억원이었다.전년 동기대비 매출액및 순이익 증가율은 180%,111%였다.네이버와 한게임 사이트를 통해광고·전자상거래가 200% 이상씩 폭발적으로 성장한 영향이 컸다. ?NHN이 최초로 한게임을 유료화해 놀라운 수익성을 확인시키자 다음,네오위즈 등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황금알을 낳는 게임 유료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이에 대한 대응전략과 NHN만의 강점이 있다면. 한게임은 지난 3년간 네티즌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기술을 개발해 왔다.이같은 고객 지향적 네트워크와 노하우는 누구도 단기간에 본뜰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직원의 60% 이상이 개발직이다.인터넷게임과 검색개발 사이트의 뼈대가 되는 노하우를 보유,발빠르게 네티즌의 욕구를 파악하고 서비스개선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온라인게임 이용자가 포화상태여서 고수익구조 유지를 위한 사업다각화가필요할 것 같은데. 게임 이용자가 포화라고 해서 산업자체가 성숙기라고 말할 수는 없다.이용자들의 욕구는 무궁무진하게 확장되기 때문이다.한게임은 흔히 생각하는 RPG(롤플레잉게임) 제공사이트에 그치지 않는다.다수 인터넷 사용자들을 기반고객으로하기 때문에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벌써 영화·애니메이션 VOD 서비스인 한씨네,게임 퍼블리싱 등으로 수익모델을 넓혀가고있다.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개발의 여지는 무궁무진할것이다. 손정숙기자
  • 中 반쪽짜리 ‘후진타오 시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지난 15일 중국 공산당의 대권을 거머쥔 후진타오(胡錦濤·60) 당 총서기는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과거 2인자 시대의 ‘몸낮추기’ 행보가 계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16대 전대에서 당 군사위 주석을 고수한 장쩌민(江澤民·76) 국가주석은 인민일보와 CCTV 등 관영매체에서 여전히 1면 머리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아직 ‘후진타오 시대’가 완전히 열리지 않았다는 중국 지도부의 메시지인 것이다. ◆최고지도자는 장쩌민 주석 이번 전대를 통해 공산당 당헌(黨章)은 “장쩌민 동지를 주요대표로 하는공산당원들이 3개 대표라는 주요 사상을 형성했다.”고 명기,장 주석을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권력이양 이후에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이 중국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최근 군수뇌부 인사에서도 장 주석의 측근인 차오강촨(曹剛川)·궈보슝(郭伯雄) 상장(上將)이 각각 당 정치국 위원과 당 군사위 부주석에 올랐다.군의 4대 핵심인총참모부·총정치부·총후근부·총장비부 수장도 장 주석 사람들로 채워졌다. ◆후진타오의 충성 맹세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후진타오 총서기는 16대 전대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된 직후 비공개로 행한 수락연설에서 장 주석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그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장 주석의 지도를 구할 것이고 그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뉴욕 타임스는 최근 “장 주석이 당의현자(賢子)로서 누리는 특별한 지위에 있다.”고 전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후진타오가 국가주석을 이양받은 이후에야 언론에 자주 얼굴을 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외교무대 데뷔 후진타오 총서기는 다음달 1∼3일 중국을 방문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외교 무대에 화려한 데뷔식을 가질 예정이다.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는 중화(中華)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각인시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장쩌민 주석은 지난달 중순 사석에서 “(은퇴 후) 외교분야에서 자문역할을 맡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장 주석이 원로자문회의인 국가안전회의를 구상하고 있다는 설도 그럴듯하게 나돈다. 당분간 장 주석이 외교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고 후진타오 총서기가 일선에서 실행하는 역할 분담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전한 태자당의 위세 최근 5개성 당서기 인사에서 태자당(太子黨) 출신이 3명이나 나왔다.저장(浙江)성은 시진핑(習近平·49),하이난(海南)성은 왕치산(王岐山·54),허베이(河北)성은 바이커밍(白克明·59) 등이 각각 임명됐다.장 주석의 심복이자태자당의 영수로 불리는 쩡칭훙(曾慶紅) 정치국 상무위원이 이번 인사에 어느 정도 관여됐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후진타오 총서기에 대한 ‘견제 포석’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평민방(平民幇) 출신의 후진타오 총서기가 태자당의 포위망을 뚫고 어떻게권력을 장악해 나갈지 주목된다. o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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