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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럿 재롱보느라 시간 가는줄 몰라요

    족제비과 동물인 페럿이 새로운 애완동물로 각광받고 있다.지난 2001년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지 불과 1년6개월만에 페럿 마니아들이 2000명을 넘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페럿은 나와 같이 노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해요.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내 앞으로 다가와 벌렁 드러누워 빤히 쳐다보거나,손과 발을 핥는 등 제 나름대로 온갖 재롱을 떠는 바람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잘 모를 정도입니다.” 지난해 10월부터 페럿을 기르는 정정기(27·한국화공기술) 씨는 “페럿이 애완견처럼 충성스럽지는 않지만 애교만큼은 최고”라며 “페럿은 주인을 친구 처럼 대한다.”고 소개한다. 정윤정(24·여·경기도 남양주군 심석초등 교사) 씨도 “얼마전 페럿이 두루마리 휴지의 구멍 속을 통과해보고 싶어 여러차례 사전준비를 한 뒤 결국 시도하는 데 성공했으나,중간에 끼여 꼼짝도 못하고 낑낑거리며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 모습이 어찌 귀엽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페럿은 유럽과 모로코가 원산지인 긴털족제비과 동물.옛날에는 토끼 사냥과 쥐 잡기 등에 이용하기 위해 사육했으나,미국 등에서 애완동물로 순치했다.크기는 40∼50㎝이며,몸무게는 0.6∼1.5㎏이다.수명은 8∼12년이며,생후 6개월이면 성장이 끝난다. 페럿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애교가 많아 귀엽고 앙증맞은 데다,애완견 처럼 짖지 않아 이웃에 불편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애완견의 경우 품에 안겨드는 재미에 기른다면,페럿은 도망가는 것을 쫓는 재미에 키운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패랭이와 꼬맹이,페럿 2마리를 키우고 있는 홍기현(사진·16·서울 상명여중 3년) 양은 “기쁠 때는 ‘쿡쿡’‘킥킥’거리며 소리를 내지만,삐치면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고 일부러 자신의 집에 똥을 싸기도 한다.”고 털어놓는댜. 페럿을 구입하려면 전문 쇼핑몰인 인터쥬(02-308-8494) 등을 이용하면 된다.가격은 25만∼50만원이며,관리비는 한달 평균 3만원 정도.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면 다음 카페(cafe.daum.net)에 들어가 ‘인터쥬 페럿 총동호회’를 찾으면 된다.동호회 회장인 황상철(31·회사원)씨는 “페럿은 활발히 움직이는 동물이기 때문에 매일 어느 정도 놀아줄 시간은 있어야 한다.”며 “먹이는 새끼의 경우 하루 5∼6회,큰 것은 2∼3회에 걸쳐 전용 사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길섶에서] 군주론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한비(韓非)는 ‘군주는 자신의 손에 생살여탈(生殺與奪)의 권력을 쥐어라.’라고 주장했다.한비에 따르면 군주는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신하의 충성심이란 것도 한꺼풀만 벗기면 욕심덩어리다.신하는 상을 탐하고 벌을 무서워하면서도 기회만 닿았다 하면 군주의 권력을 훔치려고 한다.따라서 군주는 신하의 이러한 욕심을 이용하여 마음먹은 대로 조종하고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전 정권에서 ‘실세’로 군림했던 인물들이 사법처리의 도마에 오른다.검찰의 문턱을 오를 땐 “대가성 있는 돈은 한푼도 먹지 않았다.”고 장담하다가 문턱을 내려올 때면 한결같이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자신이 한때 모셨던 군주를 욕되게 함은 물론이다. 이들의 탐욕도 문제지만 신하를 믿고 권력을 훔치도록 방치한 당시 군주의 책임도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달갑지 않은 격언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 “국가 충성맹세 의식 군사파시즘의 잔재”유시민 발언 논란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의원이 20일 “국기에 대한 경례 등은 군사 파시즘과 일제의 잔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있다.이같은 발언은 국가 정통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권 안팎에 논란이 예상된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대학언론사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개혁성향을 어떻게 평가하나.’란 질문에 “야구시합하는데 왜 애국가 부르나.국기에 대한 맹세는 또 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애국이라는 것은 내면적 가치”라고 전제,“주권자로 하여금 공개적인 장소에서 국가 상징물 및 국가에 대해 충성을 맹세하게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이어 “자유는 전면적으로 실현하든,전면적으로 압살하든 둘 중 하나다.”면서 “부분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몰고올 파장을 예측한 듯 “이런 말을 하면 난리가 날 지도 모르겠지만…”이라고 단서를 달면서 “국회에서 한 번 이의를 제기할테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 번 봐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의원은 신당 추진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어제 한 분(민주당 이강철 특보)이 5명(박상천·정균환·최명헌·유용태·김옥두 의원)을 실명으로 거명하며 같이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나도 그분들과는 같은 당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신당 추진 과정에서의 인적청산을 주장했다.그는 또 “(내년 총선에서) 영남을 한나라당으로부터 떼어놓는 게 개혁신당의 중요한 할 일”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수구냉전 세력의 위상에 걸맞는 의석 수만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혁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통합신당 운운하는 것은 지역주의 표를 구걸해 정치적 생명을 연명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아무리 화장을 해도 부패정당,지역주의 정당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이어 “지역주의자,부패한 자를 모두 아우르는 무분별한 통합신당론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순직 김상훈소령 영결식 1000여명 참석

    훈련중에 전투기와 함께 추락해 순직한 김상훈(30) 소령의 영결식이 15일 경북 예천 공군 제16전투비행단 강당에서 열렸다. 제16전투비행단장(葬)으로 거행된 영결식에는 군 관계자와 유가족 등 10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공군참모총장 등이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시했다. 오연군 비행단장은 조사에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나라를 위해 임무를 다한 김 소령의 희생정신과 충성심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안장식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엄수됐다. 김 소령은 지난 13일 예천에서 F-5E 전투기를 몰고 전투훈련을 하다 기체 이상을 알고 관제탑에 보고한 뒤 ‘비상 탈출하라.’는 잇따른 지시에도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끝까지 전투기를 버리지 않고 착륙하다 함께 추락해 숨졌다. 예천 한찬규기자 cghan@
  • 온라인서 ‘속닥속닥’ 우리가족 ‘알콩달콩’/ 가족 사이트·커뮤니티 증가…정기 가족신문도 2만개

    “우리 아빠는 술쟁이예요.맨날 늦게 들어오시고 --);; ID 삐짐공주”,“우리 공주 미안 ^^.오늘은 일찍 들어갈게요. ID 나쁜아빠” ‘온라인 가족신문’을 만든 뒤 회사원 이진수(38)씨의 귀가 시간이 빨라졌다.온 가족이 함께 만들어 친지나 이웃에게 온라인으로 배달하는 ‘가족신문’에 딸 진주(8)양의 푸념이 그대로 실리기 때문이다.이씨는 “진짜 ‘나쁜 아빠’로 ‘낙인찍힐’ 수 있어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 가족신문과 가족을 위한 편지 인기 인터넷이 가족간 대화 단절이라는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대화와 화합의 창구 역할도 한다.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인터넷의 이런 유용성이 부각되고 있다.가족 관련 사이트나 커뮤니티가 늘고 있고,한 포털사이트의 ‘가족을 위한 편지’ 코너에는 무려 9만여통의 글이 올라왔다. 가정의 아기자기한 사연으로 채워지는 인터넷 가족신문도 인기를 얻고 있다.‘굿패밀리넷’(www.goodfamily.net),‘해피네’(www.happyne.com),‘큐레터’(www.qletter.net) 등 10여곳이 실비로 가족신문 서비스를 제공한다.2만여 가정이 정기적으로 가족신문을 발행한다. 가족신문은 이메일을 통해 여러사람에게 발송할 수 있다.이용자가 늘면서 온라인 신문을 종이로 인쇄해 오프라인으로 배달하기도 한다.굿패밀리넷 김일현 대표는 “바쁜 일상 속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은 현대 사회의 가족이라도 하루 몇분만 투자하면 가족의 역사를 기록한 소중한 보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 관련 사이트나 커뮤니티도 확산 가족 얘기를 서로 허물없이 나누고 기쁨과 고민을 함께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얼굴을 맞대면 서먹할 수 있는 얘기도 온라인에서는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고부간 문제,고향의 부모님에게 부친 편지,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엄마의 얘기 등 다양한 대화 마당이 마련된다.‘나의 사랑하는 가족이야기’(ww.familystory.co.kr)에는 10만여명의 네티즌이 방문했다. 사이트 관계자는 “가족 관련 사이트가 다수의 회원을 확보한 일반 커뮤니티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끈끈하고 충성도가 높은 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화여대 생활환경대학 박성연 교수는 “온라인 가족사이트는 진정한 가족 대화의 시작 단계”라면서 “대화의 물꼬가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때 가족사랑의 진정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배우는 물… 그릇엔 신경 안써요”/ 16일 개봉 와일드카드 고참형사役 정 진 영

    좋은 배우는 ‘물’이어야 하는지 모른다.마음 먹은 대로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연한 속성.그런 배우에겐 담길 그릇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괘념할 일이 못 된다.16일 개봉하는 ‘와일드 카드’(제작 씨앤필름·유진E&C)에서 직업의식 투철하고 동료애 넘치는 형사로 나오는 정진영(39)에게도 그 이치는 들어맞는다. ●감독과 2년전 술자리서 출연 약속 “김 감독,제가 밥먹게 해준 사람이에요.물론 술도 먹게 해줬고(웃음).” ‘달마야 놀자’ 이후 1년만의 선택이 왜 ‘와일드 카드’였냐는 물음에 대답이 싱겁다.그런데 사실이다.‘약속’으로 배우대접을 받게 해준 김유진 감독이 2년전 술자리에서 “형사 이야긴데 같이 찍자.”고 한마디 건넸고,그냥 받아들였다.덮어놓고 감독을 신뢰해서였다.또 한가지.어디에든 담길 수 있는 스스로의 근성을 믿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계약이기도 했다.“영화에 대한 사전정보가 뭐 필요합니까.어차피 연기는 책(시나리오)을 받는 순간부터 (배우가) 만들어가는 건데.” 양동근과 투톱으로 끌어가는 형사이야기에서 그는허구한 날 잠복근무를 하는 강력반 고참형사 오영달 역이다.다혈질의 후배형사를 다독이는 품새에선 진짜 맏형같은 여유가 엿보인다.“영화는 속임수”라는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거짓말꾼이다.이력을 따져보면 더 분명해진다.무슨 역할이었건 그 바닥에서 족히 10년은 굴러먹었을 법한 노련한 캐릭터를 맡아왔다.보스에게 충성을 바치는 의리파 깡패(‘약속’),오합지졸의 죄수세계에 질서를 만드는 사형수 ‘빵장’(‘교도소 월드컵’),절을 지키려 조폭단에 맞서는 겁없는 스님(‘달마야 놀자’)이 그랬다. 정박자 연기의 이미지를 확 뒤집는 파격을 시도해본 적은 없냐고 물었다.“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은 배우는 못 됩니다,제가.이번 영화가 흥행한다고 해도 저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없을 거예요.그건 한석규나 송강호,설경구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죠.” 겸사가 많다.인터뷰가 아주 더디게 가열되는 건 이런 신중 일변도의 답변 방식 때문이다. ●서울대 졸업… 조감독에서 배우로 서울대 국문학과(그는 이 간판을 끔찍이도 부담스러워 한다.)를 졸업하고 연극무대를 거쳐 발을 들인 영화판.97년 ‘초록물고기’의 조감독이었다가 촬영현장에서 배우로 데뷔했다.“한석규의 극중 형으로 연기 한번 해보라.”고 등떼민 건 이창동 감독이었다. 느린 호흡의 일이라면 뭐든 자신있다.“워낙 순발력이 떨어져 TV드라마는 맞지 않다.”고 스스로를 평가한다.방송물로는 SBS 시사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만 진행하는 것도 그래서다.영화는 호흡이 길어서 편안하다.하나뿐인 딸아이의 자는 얼굴만 들여다볼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는 ‘현장’의 거친 형사를 연기하면서도 특별히 사전공부는 하지 않았다.자기확신 때문이었다.“시나리오를 열심히 읽다보면 감독의 의도를 꿰뚫어볼 수 있고 그 의도를 따라가다 보면 인물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조만간 ‘황산벌' 김유신 장군으로 주인공을 맡았다고 해서 흥행부담 같은 건 없다.시위를 떠난 화살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딴 생각할 겨를도 없다.조만간 시대코믹극 ‘황산벌’(감독 이준익)에서 신라의 김유신 장군으로 지방을 누벼야 한다.사투리 때문에 백제와 전투를 벌이는 설정이라,경상도 사투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해야 하는 웃기는 장군이다. “인생의 목표를 정한다는 건 부질없는 짓”이라고 그는 말한다.배우가 된 것도 생의 한 과정이지 목표는 아니었다.다만 꿈은 있다.이번엔 정색을 한다.“꿈은 누구나 꿔도 되는 것 아닌가?” 그의 먼 꿈은 감독이다.“그렇지만 이룰 수 있다고는 안 본다.” 정색한 얼굴에서 순식간에 긴장을 걷고 느물느물 웃는다.어느 쪽이 진짜인지 모를,배우의 얼굴이다. 황수정기자 sjh@ ■‘와일드 카드' 어떤 영화 ‘와일드 카드’는 적어도 두번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영화다.‘아직도 형사를 소재로 할 이야기가 남았나?’ 이건 부정적인 편견이다.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재료(형사물)만으로 걱정할 일이 아니었네.’ 닳고 닳은 소재로 신통하게 완성도를 높여가는 영화에서 중견감독의 범상찮은 관록이 느껴진다.김유진(54) 감독은 전작 ‘약속’에서 호흡을 맞춘 이만희(50) 작가에게 다시 시나리오를 맡겼다. 격무에 시달리면서 위험에 노출된 형사세계를 축으로 한 영화는,‘한물 간’ 조폭이야기도 양념으로 섞었다.베테랑 형사인 오영달(정진영)과 행동이 앞서 늘 위태로운 신참형사 방제수(양동근)가 주인공.퍽치기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두 형사가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다. 전체 분위기는 이렇다할 특색이 없다.‘투캅스’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요령껏 섞은,적당히 익숙한 맛의 칵테일이라고 할까.영화의 묘미는,주인공은 물론이고 주변인물 각각의 이야기들이 다양하고 생생하게 살아 씨줄날줄을 엮는다는 것.인정많은 김 반장,무조건 몸싸움을 피하는 소극적인 장 형사,골칫덩어리 전과범이지만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는 안마시술소 사장 도상춘 등이 저마다의 에피소드를 펼치되 어느 한 지점에서 절묘하게 고리를 건다. 카메라가 앵글을 맞춘 건 형사들의 애환이다.범인에게 총을 쏴 과잉수사 혐의로 감찰반의 추궁을 받는 오영달,젊은 시절 국경일에만 집에 들어가 ‘국경일’이라 불리는 김 반장 등을 통해 그려지는 형사에는 사람냄새가 진하게 풍긴다.과장된 액션이나 대사없이 진지한 것도,한국형 형사액션의 편견을 뛰어넘는다.컴퓨터그래픽도 일절 쓰지 않았다. 실제 형사들을 모델로 시나리오가 쓰여진 덕분에 생생한 현장의 용어들이 많다.그 예 하나,퍽치기와 아리랑치기의 차이.술취한 사람의 주머니를 터는 좀도둑이 아리랑치기라면,퍽치기는 살인도 서슴지 않는 강도다. 황수정기자
  • 이런 책 어때요 / 중체서용의 경세가 증국번

    충샤오룽 지음 양억관 옮김 / 이끌리오 펴냄 내란과 외침으로 멸망 위기를 맞은 19세기 청조 말,위난을 극복하고 나라를 구해낸 경세가 증국번의 삶을 그린 소설.유교 선비 출신인 증국번은 태평천국의 난을 평정하고,서구 열강의 침입에 대한 대책으로 양무운동을 추진,중국근대화의 초석을 놓은 인물.그러나 한인인 증국번은 만주족 왕조 청나라에 충성을 다했고,민중운동인 태평천국의 난을 진압했다는 점 때문에 한간(漢奸),즉 민족반역자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태평천국의 두 주인공인 홍수전과 양수청,증국번의 제자 이홍장,서태후와 동태후,공친왕 등 격랑 속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1만 8000원.
  • 경찰관에 부당한 명령 거부권 / 경찰청 ‘행동강령’ 제정

    경찰관이 상사에게 부당한 명령을 받았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다. 경찰청은 25일 발표한 ‘경찰청 공무원의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 규칙’에서 ‘상급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저해하는 지시를 하는 경우 상급자에게 소명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상급자에게 소명을 했는데도 계속 부당한 지시를 내릴 때는 감사관이나 청문감사관이 맡게 되는 행동강령책임관에게 상담하거나 소속 기관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또 기관장은 적절하게 조치하도록 규정하는 등 항변절차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행동강령은 또 경찰관이 자기의 이해와 직접 관련되거나 4촌 이내의 친족이 관련된 직무는 회피할 수 있도록 했다.직무와 관련된 사람으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편의를 제공받거나 5만원 이상의 경조금을 받는 것을 금지했고,부당한 금품을 받았을 때 이를 반환하거나 국고에 귀속시키도록 규정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상명하복과 충성을 중시하는경찰 조직의 특성상 잘못된 명령이라 해도 따를 수밖에 없었고 이는 부정부패와 인권침해의 주요한 요인이었다.”면서 “최근 실무 하위직 경찰관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부당한 명령의 거부권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부패방지법에 따라 부처별로 공무원 행동강령을 다음달 4일까지 제정,19일부터 시행하도록 했으며 관련 규칙을 제정한 부처는 경찰청이 처음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CEO 칼럼] 무엇이 사람을 철들게 하나

    가끔 TV에서 소년·소녀 가장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녹화해 보여줄 때가 있다.그 때마다 어린 나이에 의젓하게 동생들을 보살펴 가장의 도리를 다하는 것을 보고 반성도 하고,감탄도 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학교 공부와 집안살림을 도맡고 어른처럼 동생들을 타이르며 밝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어린이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피나는 노력을 이겨내며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로 우뚝 서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또한 우리들이 잘 아는 몇몇 프로 운동선수도 어린 나이에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세계무대에서 우승해 국민들의 자랑이 될 뿐 아니라 본인들도 젊은 나이에 커다란 명예와 부를 이룬다. 우리 주변에 잘되는 집안을 보면 그 집안에 철이 든 자식들이 많고 훌륭한 기업이나 조직들은 그 안에 철이 든 경영인,관리자와 직원이 많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철이 든다는 것은 사리분별을 할 줄 알게 된다는 뜻이다.일단 철이 들게만 해 놓으면 그 뒤에는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이 가끔 격려만 해주면 모든 것을 알아서 한다. 직장에서는 회사에 충성하며 윗사람들을 잘 모시고,후배들을 잘 이끌며 스스로 건강관리,자기계발을 하고 깨끗하게 행동하면서 경영인의 길을 간다.한 집안에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웃어른들께 공손하고 매사를 틀림없이 잘 챙겨 실수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가족을 모범적으로 통솔하고 자기발전을 통해 집안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무엇이 사람을 철이 나게 하는가. 여기에는 많은 경우가 있다.어떤 사람은 부모를 일찍 여의면서 철이 들고,어떤 사람들은 큰 병에 걸렸다가 살아난 뒤 철이 든다.또 사고를 당하고 불구가 된 뒤 철이 드는 사람도 있다.불우한 처지에서 탈피하고자 철이 드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가슴아픈 배경을 딛고 스스로 철이 드는 경우가 있지만 반대로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정상적으로 자라면서 철이 드는 경우도 많다. 집안에서 할아버지나 아버지로부터 좋은 말을 듣고 철이 들거나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감동적인 교육을 받고 철이 드는 경우도 있으며,또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는 좋은 책을 보고 감동을 받아 철이 드는 수도 있다. 요즈음은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감동을 받고 철이 들 가능성이 많아졌다.특히 TV의 영향이 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철이 들 수 있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들의 후배들이나 후손들이 철이 제대로 들어야 가정이 잘되고 직장이 잘되며 나아가 나라가 발전할 것이 아닌가. 유대인의 아버지들은 자식에게 유대 역사와 지혜의 가르침인 ‘탈무드’를 매일 저녁 가르쳐 오늘날 전 세계의 명예와 부의 반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우리도 집집마다 또한 직장마다 자녀들과 직원들에게 첫째,비전을 제시하고 둘째,잘잘못을 철저하게 가르치고 셋째,어려움을 참도록 격려하며 모범을 보이고 넷째,칭찬을 아끼지 말고 다섯째,기를 살려주고 여섯째,기도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면 철이 들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김종욱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 티크리트 ‘수수께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마지막 보루인 티크리트에서 미군과 이라크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미 CNN방송과 AFP 등 외신들이 13일 전했다.이는 이라크군 최후의 저항으로 보이지만 미군의 공격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관련기사 4·5면 ●산발적 전투… 최후의 저항? CNN은 캐나다 일간 내셔널포스트의 매튜 피셔 기자의 말을 인용,미군이 250대의 탱크를 이날 오후 티크리트에 진입한 직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미군이 티크리트 교외에서 이라크군 탱크 5대를 격파하고 병사 15명 이상을 사살했다는 한 미군 지휘관의 말을 덧붙였다. AFP통신도 목격자들을 인용,티크리트 외곽에서 야포와 자동화기 발사음이 들려오고 주지사 관저 부근을 나는 헬리콥터들이 목격되는 등 격렬한 교전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전쟁가 끝났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미군이 별 저항 없이 티크리트로 진입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미군이 티크리트 중심부까지들어갔는지 외곽에 머물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빈센트 브룩스 준장도 미군이 큰 저항을 받지 않고 있다고 확인하고 미군이 현지 주민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미군의 티크리트 진입에 앞서 티크리트 외곽에서 차량취재를 한 CNN방송은 티크리트 시내에서 별 저항의 기미가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티크리트를 수수께끼의 도시라고 전했다.후세인에 가장 충성스런 부대,사담 페다인이 최후의 결전을 준비중이라는 티크리트에서 CNN취재진이 확인한 것은 놀랍게도 버려진 참호와 진지,빈 탱크,장갑차들 뿐이었다고 CNN은 덧붙였다. ●민병대, 민간인 복장으로 도주 CNN의 브렌트 새들러 기자는 도로 주변 한 부대에 들어가 탱크,장갑차에 올라가 뚜껑을 열고 내부를 점검했다.모두 완전 장전이 돼 전투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지만 이라크 병사는 보이지 않았다.탱크들은 공격대형이 아닌 수비대형으로 배치돼 있었다. 도로변에는 민간인 복장의 젊은이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취재진은 “거리에 보이는 사람들 중 나이든 사람이나 여인들은 없고 군대갈 나이의 젊은이들뿐”이라며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은 공화국 수비대원들이 틀림없다.”고 말했다.도로변에 세워진 후세인의 초상화가 그려진 대형 간판들과 동상은 손상되지 않았다. 취재진은 이를 두고 “공화국수비대와 바트당원들이 외곽 수비는 포기했지만 도시를 완전 장악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무혈입성 협상 진행중” 취재진은 교사라고 신분을 밝힌 남자의 안내로 티크리트 시내로 들어갔으며 이 남자로부터 “현재 연합군이 부족 대표와 티크리트시를 평화적으로 연합군에 이양하는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다.이 남자는 사담 페다인 대원들은 모두 시내에서 빠져나갔다고 덧붙였다.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는 바그다드에서 북으로 16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천혜의 요새.주민들 모두 후세인에 대한 충성심이 높고 사담 페다인 민병대,공화국수비대 등 이라크군의 최우수 전력이 배치돼 마지막 저항을 준비해왔다는 곳이다. 한편 미 중부군사령부는 13일 포로로추정되는 미군 병사 6∼7명을 구출해 후송중이며 구출된 병사는 모두 건강하다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kmkim@
  • 무너진 후세인 / 7만 공화국수비대 어디갔나

    이라크 최정예 부대인 공화국수비대가 종적을 감췄다.미·영 연합군이 이미 장악한 바그다드에도,미군이 진격하고 있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 티크리트에도 공화국수비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이쯤 되자 오히려 연합군이 당황하고 있다.공화국수비대는 정말 궤멸된 것인가, 아니면 어딘가에서 전력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인가. 당초 연합군은 바그다드 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으로 대규모 시가전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다.특히 공화국수비대의 게릴라식 공격과 화학무기 사용을 우려했다.공화국수비대는 후세인의 친위부대격으로 그 수는 비록 6만∼7만명에 불과하지만 높은 충성도에 최신식 러시아제 T-72 탱크 등 A급 장비까지 보유하고 있어 연합군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로 꼽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연합군은 말 그대로 손쉽게 바그다드 입성에 성공했다.산발적인 소규모 전투가 몇 차례 벌어졌지만 이라크군의 저항다운 저항은 한 번도 없었다.공화국수비대는 탱크와 총기,심지어 군복까지 버리고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는 “걱정되는 부분이다.우리는 그들(공화국수비대)이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며 “그들이 이라크 주민들 사이로 숨어들어 갔는지,다른 곳에서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미군 지도부는 바그다드 진격을 앞두고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공화국수비대의 병력 상당수가 궤멸됐다고 추정했다.하지만 실제로 사망한 공화국수비대는 그리 많지 않으며 전쟁포로 역시 총 40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정규군 중 7000여명에 불과하다. 때문에 공화국수비대를 비롯한 이라크군들이 전의를 상실하고 전장을 떠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빈센트 브룩스 미 중부군 사령부 준장도 “많은 이라크군이 붕괴된 정권을 위해 죽을 필요가 없다는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영국 BBC 라디오방송과 인터뷰를 가진 공화국수비대 관계자의 설명은 이라크군의 속사정을 짐작케 한다.이름을 밝히지 않은 공화국수비대 대령은 그의 집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상부로부터 작전을 지시받은 적이 거의 없다.”고 밝혀 군대가 개전 직후부터 통제 불능상태에 빠졌음을 시인했다. 그는 자신이 이끌던 600여명의 부대원들에게 처음에는 각자의 위치를 지키라고 명령했지만 후에는 폭탄을 피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그의 부대는 개전 초기 사막지대에 배치돼 있었으나 수도 방위를 위해 철수했고,바그다드 함락 1주일 전에 모두 해체됐다.그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탱크 등 무기가 모두 파괴됐다며 비교도 되지 않는 전력의 차이가 이같은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판단했다.또 “이라크군 대부분은 가족들이 살고 있는 바그다드에서 시가전을 벌이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지도부의 지시도,작전도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위해 싸우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부대원들과 모여 싸울 가치가 없다고 결정했으며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각자 집으로 흩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 중부사령부는 이라크 정규군과 공화국수비대 일부가 여전히 티크리트 등 북쪽지역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정,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무너진 후세인 / ‘오리알’ 된 이라크 외교관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이라크 정권이 붕괴하면서 해외에 주재하는 이라크 외교관들이 오갈 데 없는 곤경에 빠졌다. 각국 주재 이라크 외교관들은 연합군이 바그다드에 진주하기 며칠 전부터 대부분 일손을 놓고 있다.벌써 며칠째 본국으로부터 아무런 훈령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인 탓이다. 모하메드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대사가 이라크 관리중 가장 먼저 연합군의 사실상 승리를 인정했다.9일 뉴욕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게임은 끝났다.”고 선언한 것이다.지난달 27일 유엔 안보리 회의 도중 미국의 침공을 규탄,존 네그로폰테 미국대사를 분에 못이겨 퇴장하도록 했던 특유의 입심 대신 한결 풀죽은 목소리였다.그는 한때 유럽으로 피신할 것이라는 소문에 시달렸다. 사정은 다른 공관도 비슷하다.독일 베를린에 있는 무에드 후사인 이라크 대리대사는 “지난 2∼3주 동안 바그다드 정부와 연락을 취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그는 아직도 후세인 정부를 대표한다고 했지만,‘충성의 대상을 바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나는 (특정인이 아닌)조국을위해 봉사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리알’ 신세나 마찬가지인 이라크 외교관들의 향후 거취는 미·영 연합국과 이라크 임시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음은 물론이다.개전 전부터 후세인정권을 고립시키려는 차원에서 주요 동맹국들에 이라크와의 외교단절을 촉구했던 미 정부도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본영기자
  • 부시의 전쟁 / 美軍 ‘도심 게릴라전’ 대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수도 바그다드를 사실상 장악함에 따라 미군은 앞으로 이라크 민병대의 결사항전식 도시 게릴라전에 대한 대비와 전후처리 과정 착수라는 힘겨운 과제를 함께 처리해 나가야 한다. 미군 지휘부는 바그다드 전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인식 하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티크리트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라크군 오후들어 저항력 소진돼 티그리스강 서안을 차지하기 위해 48시간 동안 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온 이라크군은 이날 오전부터 산발적인 저항하는 데 그치는 등 전력이 급속히 소진된 모습을 보였다. 미 제1해병원정군은 전날인 8일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남동쪽 5㎞ 떨어진 알 라시드 공항을 접수한 데 이어 이날 디얄라강을 넘어 도심으로 진격,교도소 하나를 장악하고 이라크군이 설치한 방벽에 불을 질렀다. 또한 미 제5군단 산하 병력들도 바그다드 북부로 포위망을 계속 좁혀들어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바그다드 북쪽에서 미군이 이동하는 것이 목격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티그리스강 양안을 따라 진격 중인 미군은 나중에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합류했다. 후세인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이라크 및 아랍 민병대 수십명은 이날 오전 전세가 극히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바그다드 동부의 알 줌후리야 교량에서 미군에 맞서 완강히 저항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게릴라식 저항 펼칠 이라크 민병대 미 정보기관은 약 6만명으로 추정되는 공화국수비대 병력 중 대부분이 궤멸됐지만 연대급 부대 3개의 병력에 해당하는 7500명 정도가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대 2만명에 이르는 사담 페다인 민병대의 행방이나,탱크 등 이라크군의 무기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없다. 게릴라전에 대한 우려는 영국군측에서도 나오고 있다.알 록우드 영국군 대변인 등은 “약 1만 5000명의 공화국수비대 병력이 바그다드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과의 전투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후세인정권이 몰락한 뒤에도 ‘다이하드’식의 전투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최후의 일전은티크리트에서” 후세인이 7일 미군의 폭격을 피해 현재 도주 중이라는 정보가 점차 신빙성을 얻고 있다.미군은 이에 따라 후세인 일행을 추적하는 데 모든 정보력을 동원하고 있다.특히 시내 곳곳에 펼쳐진 지하터널에 대해 미군의 수색작업이 시작됐다. 미군은 후세인의 고향이자 정권의 최후 보루인 티크리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7일 오후 기습적인 ‘목베기 공습’에서 후세인이 살아났다면 이라크의 저항을 뿌리뽑기 위해 바그다드에서의 시가전뿐 아니라 티크리트에 대한 공세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미군은 후세인 일행의 탈출을 막기 위해 바그다드에서 티크리트로 향하는 도로를 전면 봉쇄했다.미군은 당초 터키에서 진군하려던 제4보병사단 병력을 쿠웨이트에서 이라크 중부지역으로 증강 배치하고 있다. mip@
  • 바그다드 사실상 함락

    |바그다드 워싱턴·외신| 미군이 9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광범위한 지역에 진격함으로써 개전 3주만에 바그다드를 실질적으로 장악했다. ▶관련기사 3·4면 현지에서 취재 중인 서방 기자들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미군들은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간 9일 오후 9시)경부터 탱크 등을 앞세우고 도심 도로와 주요 건물 곳곳에 진주,경계태세에 들어갔다.이 과정에서 간간이 총성이 울렸으나 이라크군은 거의 조직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카타르 도하에 있는 미 중부군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장군은 브리핑에서 “이라크정부는 이제 수도에서 모든 활동이 정지됐다.”고 밝히고 “후세인정권은 궤멸됐고 이라크 영토 대부분이 오랜 압제에서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브룩스 장군은 연합군은 현재 이라크 지도부가 도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그다드에서 후세인의 고향인 북부 티크리트로 향하는 도로를 전면 봉쇄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시민 수백명은 미군의 도시 장악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 도심에 있는 후세인의 대형 동상을 밧줄을 동원해 끌어내리며 후세인 정권의 몰락을 자축했다.이와 함께 시내 곳곳이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지면서 주민들의 약탈이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자행됐다. 이라크군의 저항이 진압되자 도시 곳곳에 시민들이 떼지어 몰려나와 환호하며 반 후세인 구호를 외쳤으며,일부 시민들은 거리에 나붙은 후세인의 초상화와 사진을 찢고 관공서에 들어가 집기를 약탈했다. 브룩스 장군은 현재 후세인에 충성하는 민병대와 특수부대 등이 도심 곳곳에 숨어 게릴라식 저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고 말하고 “여전히 매우 어려운 상황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그다드시 서부를 놓고 지난 48시간 동안 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온 이라크군은 이날 오전부터 산발적인 저항밖에는 하지 못했다.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9일 바그다드의 상황이 위험해 활동을 중단한다고 대변인이 밝혔다.한편 영국 언론들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두 아들이 지난 7일 미군의 폭격에서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정보소식통들을 인용,9일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은 약 6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공화국수비대 병력 중 대부분이 궤멸됐지만 아직 7500명 정도가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그다드시 진입 5일째인 이날 미군은 남서·남동·북쪽에서 전방위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미 해병대 제1원정군은 9일 바그다드 중심부에서 남동쪽 5㎞ 떨어진 라시드 공항을 전날 장악한 데 이어 디얄라강을 넘어 도심으로 진격했다.바그다드시 북동쪽의 시아파들이 주로 거주하는 사담시티도 별 저항없이 통과하는 등 바그다드 동부를 장악했다.
  • 부시의 전쟁 /후세인 죽었나 살아있나 은신 추정 건물 잿더미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군의 군사작전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생화학무기를 쫓는 새로운 양상으로 압축되기 시작했다. 미군이 대통령궁에 병력을 주둔시킨 것도 이라크 지휘부를 색출하기 위한 일종의 ‘전진기지’ 역할이라는 분석이다.특히 미군은 개전초인 지난달 20일에 이어 7일 정밀 조준폭격을 통한 이른바 ‘후세인 목베기’전술을 다시 구사했다. 따라서 후세인의 거취와 생화학무기의 존재 여부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까지 미군의 ‘승리 선언’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라크군의 저항은 8일에도 계속됐으나 전투능력이 상실된데다 임시정부 출범이 공식 논의되고 있어 전쟁은 7일을 고비로 사실상 종국으로 치닫고 있다. ●후세인,지휘부 생사 불명 미군이 7일 오후 단행한 후세인 지휘부에 대한 직접 폭격으로 후세인과 두아들,지휘부의 생사가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들이 회합을 가졌던 곳으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시내 한 거주지역에 B-1B 랜서 폭격기가 900㎏(2000파운드)짜리 ‘벙커 파괴용’ 폭탄 4개를 떨어뜨린 것이다. 폭탄이 투하된 곳은 완파됐지만 이들이 당시 집안에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미 MSNBC는 후세인 대통령과 그의 두 아들이 현장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고위 군당국자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워싱턴 타임스는 표적이 된 건물은 이라크 정보기관인 ‘무카라바트’가 사용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ABC방송도 폭격시 후세인이 건물 내부에 남아 있었을 것으로 미군 지휘부가 어느 정도 확신한다고 전했다. 폭격 결과 어린이 2명을 포함한 일가족 9명과 또다른 5명 등 모두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신원은 알 길이 없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전쟁이 긴박해지는 상황에서 후세인이 가족을 동반해,그것도 미군이 장악한 대통령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회의를 가졌을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또 그가 건물 지하 비밀통로로 폭격 직전 빠져 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세인 고향 티크리트 결전 임박 후세인이 만일 살아있다면 그의 고향인 티그리트서 최후 항전을 준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티크리트는 바그다드 북쪽으로 160㎞ 떨어진 티그리스 강변에 있는 소도시로 후세인 정권에게는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이다.영국의 더 타임스는 공화국수비대가 도시 외곽을 에워싸고 있는 티크리트에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 소식통들은 티크리트에는 지하 벙커와 터널 등 완벽한 방어시설이 갖춰져 있고 이라크 어느 지역보다 후세인에게 충성하는 1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이곳이 후세인의 최후 보루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군이 바그다드 전투가 끝나지 않더라도 이번 주 티크리트를 장악하기 위한 대규모 공격을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신문은 군사 소식통을 인용,미 보병 제4사단 선발대가 티크리트 공격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그다드 장기주둔 태세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7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군이 대통령궁에 주둔하는 것은 “후세인 정권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이라크 국민에게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미군은 8일 현재 3 보병사단의 2여단 중 3개대대 병력 등 5000여명이 대통령궁 등 시내에 머물고 있다. 한편 교전이 격렬해지면서 바그다드를 떠나는 시민 행렬이 8일 아침부터 이어지고 있으며,여성과 어린이 등을 태운 이동차량에는 매트리스와 침대 주방 용품 및 식량들이 실려 있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mip@
  • [길섶에서] 개자추의 넋

    살아가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 생기곤 한다.뒤늦게 알고 후회해 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춘추시대에 문공이란 왕자가 있었다.그는 조정의 모함으로 쫓겨나 신분을 감추고 떠도는 거지 신세가 됐다.그 때 개자추라는 신하가 그를 모셨는데 먹을 게 떨어지자 자신의 다리살을 베어내 연명케 할 만큼 충성을 바쳤다.하지만 문공은 왕이 되자 개자추의 충성을 잊었고,배신감을 느낀 개자추는 깊은 산에 들어가 속세와 인연을 끊었다.나중에야 개자추를 찾아 나섰으나 끝내 하산을 거절하자 그를 불러내려고 산에 불을 놓은 것이 그만 그 불에 개자추가 타 죽고 만다.문공은 이후 개자추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이 날만은 불을 피우지 말고 찬밥을 먹도록 했다.이 날이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한식(寒食)날이다.내일은 충신을 죽이고 찬밥을 먹으면서 탄식했다는 임금의 고사가 얽혀있는 한식날.본의 아니게 남에게 큰 피해를 입힌 일은 없는지 한번쯤 되돌아 보자. 염주영 논설위원
  • 부시의 전쟁 /개전 15일째 전황/ 美軍 내주 바그다드 진입할듯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군이 3일(현지시각) 바그다드 남쪽 10㎞까지 접근하는 등 서남부와 남동부 등에서 포위망을 좁혀 연합군은 사실상 바그다드 입성 직전 단계에 도달했다.연합군이 바그다드 턱밑까지 다가섬에 따라 연합군과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간 바그다드 대격전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전쟁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당장 바그다드 시내로 진격하지는 않을 뜻을 내비쳤다. 연합군은 당분간 바그다드를 에워싸고 후세인 정권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택하면서 바그다드 내에서의 민중봉기 가능성을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입성 시점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공화국수비대가 격퇴됐다는 미군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승리’를 자신했으나 미 주력부대와 정면으로 맞서지는 못했다.다만 카르발라에서 미 전투기 등을 격추시키는 등 산발적인 저항은 계속됐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성전’을 재차 촉구했지만 그의 생사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美, 공화국수비대 대파 주장 미군 제3보병사단선봉대가 바그다드 남쪽 10㎞까지 진군하는 등 큰 저항을 받지 않고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두 강을 건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특히 미·영 연합군은 이날 사담국제공항까지 진군했고, 또 후세인 대통령궁 중 한 군데를 수색했다고 미군 관계자가 말했다.프랭크 서프 해군 대령은 대통령궁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이같이 말하고 군병력이 이미 대통령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제1해병원정사단도 바그다드 동남쪽 160㎞ 떨어진 누마니야에서 티그리스 강을 건넌 뒤 북진을 계속했다. 국방부의 스탠리 매크리스털 소장은 바그다드 남서쪽과 동남쪽 수비를 맡은 공화국수비대의 메디나와 바그다드 사단이 더 이상 믿을 만한 군대가 아니라고 말했다.중부군의 빈센트 브룩수 준장도 일주일간 계속된 공습으로 공화국수비대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정보부 장관은 이라크 정예군이 격퇴됐고 미군이 바그다드 외곽에 진격했다는 보도는 거짓말이며 이라크군은 여전히 미군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미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바그다드에서 공화국수비대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미 정찰기가 포착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美軍 ‘레드 존' 이미 진입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가장 격렬한 전투가 남아 있다고 말해,바그다드 입성이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매크리스털 소장은 “매우 어려운 전투를 계획 중이며 갑자기 시내로 진격해 바그다드를 장악하는 것은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외곽까지의 진격은 성공적이었으나 미군도 후세인에 절대 충성하는 공화국수비대의 사정거리에 노출돼 최종 공격에는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영국군이 남부도시 바스라를 장악할 때처럼 바그다드를 외부와 완전히 차단시킨 뒤 내부 반란이나 민중봉기가 일어나는 시점을 기해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브라이언 버리지 영국 공군사령관은 전쟁이 중대한 단계로 접어들었으나 그같은 단계에서는 종종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이라크군이 생화학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이른바 ‘레드 존(red zone)’에 미군이 이미 들어가 있는 점을 감안,특수부대의 조기 투입도 배제할 수 없다. ●美 전투기 첫 피격 2일 카르발라에서 미 해군 FA-18 호넷 전투기와 육군 블랙 호크 헬리콥터가 이라크군에 의해 격추됐다.전투기 조종사의 생사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헬리콥터에 탔던 미군 11명 가운데 7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전 이래 무인정찰기가 아닌 전투기가 격추된 것은 처음이다.중부군은 호넷 전투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피격됐으며 지상군을 지원하기 위해 항모 키티호크에서 출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바그다드 시내 이라크군 무기저장소에 위성으로 추적되는 통합직격탄(JDAM) 40개를 떨어뜨려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미군이 적십자사가 운영하는 산부인과 병원을 오폭,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카르발라 동쪽의 힐라에서도 병원에 폭탄이 떨어져 수십명이 사망했고 3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국제 적십자사가 밝혔다. mip@
  • 부시의 전쟁 / 여기는 이라크 전선 / 쿠웨이트서 급수 받는 움 카스르

    움 카스르(이라크 남부) 김균미·도준석특파원 타들어가던 이라크 남부 항구도시 움 카스르에 ‘생명수’가 흐르기 시작했다.지난달 30일 움 카스르를 장악한 영국군이 비무장지대(DMZ) 안팎을 가로질러 2.6㎞에 이르는 상수관을 건설,쿠웨이트 정부에서 제공한 식수를 3만 5000여 움 카스르 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DMZ관통 2.6㎞ 상수관 건설 영국군은 지난달 31일 DMZ밖 유엔 이라크-쿠웨이트 국경감시단(UNIKOM) 숙소 근처에서 가동에 들어간 상수관을 공개했다.쿠웨이트의 국경도시인 압달리 농장에서 DMZ내 UNIKOM 사무실로 연결된 상수관을 DMZ밖 이라크쪽 숙소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5일 만에 끝나고 식수가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새퍼 스프링’으로 명명된 이곳 상수관 근처에는 움 카스르와 움 카야,아즈르마야,심지어 바스라에서 온 물탱커 트럭 10여대가 물을 받아가려고 줄서 있었다.지름 200㎜의 PVC관을 통해 콸콸 쏟아지는 물로 20t짜리 탱커를 채우는 데 드는 시간은 30분.이라크 운전사들과 10대 소년은 차례를 기다리며 주위의 영국군과 격의없이 얘기를 주고받았다.조금 떨어진 철조망 너머에는 영국군이 국경 근처 마을 주민들을 위해 따로 연결한 관으로 물을 받아가는 주민들 모습이 보였다.이날 하루 동안 100만ℓ의 물이 제공됐다.물맛도 좋고 시원했다. 상수관 연결공사를 담당했던 영국군 휴 워드 소령은 “식수를 매일 200만ℓ씩 움 카스르와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게 됐다.”면서 “어제 어린이들이 마실 물이 없어 고통스러워해 하루 앞당겨 20만ℓ를 공급했다.”고 말했다.워드 소령은 탱커 트럭이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이 물을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움 카스르 주민들은 그동안 바스라로부터 물을 공급받아왔다.연합군의 공격으로 전력 및 상수시설이 파괴돼 마실 물이 귀해지자 움 카스르 주민들은 탱커 트럭에 물을 싣고와 파는 업자들에게 ℓ당 10디나르(약 미화 30달러)를 내고 물을 사마셨다. 새퍼 스프링이 가동되면 무료로 물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되던 지난달 30일 영국군이 물세를 매기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새퍼 스프링의물을 개인 탱커 트럭 소유자들이 싣고 마을주민들에게 공급하면서 수송비와 연료비조로 ℓ당 5디나르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영국군은 돈을 받고 물을 파는 행위를 금지시키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英 하루 200만ℓ 물 공급 ‘민심얻기' 식수공급이 재개된 이날 움 카스르 주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30명의 외국기자들은 낭패를 맛봤다.주민들이 언론 접촉을 극히 꺼리고 있다는 것.아니 두려워하고 있다고 영국군측은 설명했다.그러나 이미 서방 TV를 통해 이들의 모습이 공개된 마당에 언론의 주민 접촉을 제한하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움 카스르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영국군 스티브 콕스 대령은 시내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아직도 주민들은 사담 후세인이 돌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으며,후세인에 충성스러운 민병대나 바트당원들이 언제 보복할지 몰라 집안에 무기를 숨겨두고 있다고 했다.여전히 불안하다는 소리다. 시내 곳곳엔 아직 후세인의 사진이 나붙어 있다.미군이 이라크 마을에 진입하면서 후세인의 사진을 찢는 장면이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콕스 대령은 “주민들 스스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사진을 뜯어낼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인들은 12년 전 시민봉기를 촉발시킨 뒤 자신들을 버리고 떠나 후세인 정권으로부터 피의 보복을 당하게 만든 미군에 대한 원한과 불신이 매우 깊다.콕스 대령은 “움 카스르 주민들이 우리를 믿도록 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물과 전기,안전을 제공하는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인 바트당원들을 제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전기공급도 31일 재개됐다. 움 카스르 진주 8일째인 31일까지 영국군은 30명의 바트당원들을 체포했고,나머지 5∼6명과 항구 근처 창고 등에 숨어 있는 이라크 정규군 잔당을 색출하고 있다. 주민들이 바트당원들이 숨어 있는 주소와 이름을 쪽지에 적어 건네주고 있다.영어를 할 줄 아는 의사나 교사가 영국군을 돕고 있다.하루가 다르게 순찰중인 영국군에서 먼저 말을 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영국군과 축구를하는 아이들 모습도 가끔씩 눈에 띈다고 한다. 움 카스르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과 30년간 짓밟혔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되찾고 인간답게 대우받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콕스 대령은 말했다. kmkim@
  • 부시의 전쟁 / 개전 13일째 전황 /“바그다드 남쪽이 위태롭다” 공화국수비대 2개사단 투입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이라크군의 자살공격에 대한 미군의 ‘충격과 공포’가 민간인에 대한 터무니없는 공격으로 나타났다.아랍권의 반미 감정은 더욱 격화되고 시아파의 민중봉기를 바라는 미 국방부의 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 미 주력부대는 지난달 31일과 1일에 걸쳐 바그다드에 방어망을 친 공화국 수비대와 첫 근접전을 벌였으나 바그다드로의 본격적인 진격은 시작되지 않았다.앞서 바그다드에서는 개전 이후 처음 주간 공습이 이뤄졌다. ●이라크 정예군과의 치열한 시가전 미 제3 보병사단은 바그다드 남쪽 80㎞에 위치한 힌디야에서 하루종일 공화국 수비대와 근접전을 벌였다.이라크군은 도로에 부녀자들을 세워 방패막이로 삼았으나,이들이 흩어지면서 전차 등 기갑부대를 앞세운 미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미군은 시내로 진입,경찰서와 바트당 사무실 등을 급습했으며 이라크군은 자동화기로 대응했다.이라크군은 35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미군의 부상자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중부군의 관계자는 빠르면 1일 소련제 T-72 탱크를 앞세운 메디나 사단과 M1A1 탱크로 무장한 3사단 선봉대와의 교전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자프에서는 101 공중강습 사단이 아파치 헬기 등을 앞세워 인근 비행장을 장악했으며 후세인에 충성하는 2000여명의 비정규군과 시가전을 벌였다.미군은 공화국 수비대와의 교전이 잇따르자 생화학 무기의 공격에 대비,선봉대에 최고 경계령을 내렸다. ●민간인 총격 미군에 대한 반감 확산 중부군은 지난달 31일 나자프 북쪽 검문소에서 미군의 정지에 불응하는 차량에 총격을 가해 부녀자 7명이 사살됐다고 1일 밝혔다.미군은 정지명령을 내리고 경고사격을 한 뒤 엔진부터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으나 현지에 있던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는 경고사격이 충분치 않았으며 승객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발포가 있었다고 전했다. 포스트는 일제 도요타 밴에 15명의 부녀자가 타고 있었으며 5세 이하의 어린이 5명을 포함,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피터 페이스 합참 부의장은 차량에는 여성들로만 가득찼고 운전자가 여성이었던 것은 이례적이라고 강조,검문불응의배경에 의구심을 표출했다.그럼에도 민간인에 대한 총격은 시아파가 후세인에 항거해 민중봉기를 일으키는 시점에서 바그다드로 진격하려던 국방부의 전략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거주지역에 대한 미군의 오폭과 앞서 지난 주말 버스에 대한 무차별 사격 등으로 계파에 관계없이 반미 정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 융단폭격에 방어진 붕괴 미군은 잇따른 공습으로 바그다드 남부의 방어진에 구멍이 뚫리자 이라크가 남쪽 병력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했다.앞서 CNN은 미군이 공화국 수비대의 메디나 사단에 융단 폭격을 가해,전투력이 반감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군은 바그다드 북쪽 160㎞의 후세인 고향 티크리트를 지키는 공화국 수비대 네부카드네자르 사단을 남쪽 메디나 사단에 보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바그다드 서쪽과 북쪽을 각각 책임진 공화국 수비대의 함무라비와 알 니다 기갑사단도 바그다드 남쪽과 동쪽의 방어망을 보강하기 위해 부대를 이동시켰다.앞서 미군은 31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바드다드 주간공습을 감행,대통령궁을집중 강타했다.그러나 동부 거주지역을 다시 폭격해 민간인의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mip@
  • 부시의 전쟁 / 150개 부족 후세인에 등돌릴까

    사담 후세인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그에게 충성해 오던 이라크의 수많은 부족들은 이번 전쟁에서 후세인의 패색이 짙어지면 미련없이 등을 돌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지역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크게 분류해 약 150개의 주요 부족들이 있고 이들은 다시 시아파냐 수니파냐에 따라 종파별로,그리고 아랍족·쿠르드족·아시리아족·투르크멘족 등 혈통별로 2000여개의 보다 작은 집단으로 갈라진다.이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라크 땅의 4분의3을 차지하고 살아왔다. 후세인은 집권 후 부족들을 약화시키기 위해 부족들이 소유한 땅을 몰수하는 토지개혁과 부족의 이름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대통령이 아닌 셰이크(부족장)들에게 충성을 바치는 부족제도는 후세인의 시스템과 사고방식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지난 91년 시아파의 대규모 봉기 이후 통치방식을 바꿨다.각 지역의 충성심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셰이크들의 지지를 매수함으로써 부족 전체를 자기편으로 만들 수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후세인은 지난 13년 동안 셰이크들에게 돈과 땅,무기 등을 베풀면서 충성심을 강화시켰다.또 부족 구성원들을 집권 바트당의 지구당 지도자로 임명하고 때로는 당 지도자들을 다른 부족장으로 임명하기도 하는 방식으로 이들을 당에 묶어 놓았다. 심지어 재산권 분쟁이나 살인사건 등 부족 내 모든 문제의 해결권을 일임해 경찰이나 법원이 개입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등 셰이크들에게 다시 힘을 실어 주었다. 겉으로는 유화정책을 펴며 부족장들에게 권한을 분산했지만 후세인은 자신을 ‘셰이크 알 마샤이크(부족장 중의 부족장)’라며 지방 부족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후세인은 이번 전쟁이 시작되기 몇주 전부터 이라크의 각 부족 및 씨족들에게 결집을 당부했으며 부족 및 씨족 지도자들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그러나 부족들의 기회주의적인 태도는 결정적인 순간 후세인에게 최대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에 있는 인권단체 이라크재단의 로버트 라빌 기획담당이사는 “부족장들의 충성심은 후세인 치하에서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일 뿐”이라며 “후세인의 패색이 짙어지면 상황은 금세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라크 전문가인 프랑스의 CNRS(국립과학연구원)의 호샴 다오드 박사는 최근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부족들은 굉장히 정치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쉽게 등을 돌릴 수 있다.”면서 “모든 관심은 그들의 이익이 보호받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며 부족주의가 이번 전쟁의 중요한 변수임을 강조했다. 함혜리기자 lo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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