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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비자,권력의 기술/이상수 지음

    시간의 켜가 쌓여갈수록 오히려 진가를 더해 가는 것이 고전이다.‘냉혈 사상가’라는 편견 속에 ‘동양의 마키아벨리’란 수식어로 기억되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한비(韓非)의 저술 ‘한비자’도 그렇다. 수없이 많은 후대의 책들이 닳고 닳도록 인용을 거듭하건만 결코 그 정신이 빛바래지 않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진시황이 대륙을 통일하는 데 한비자의 법가사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경쟁국들을 물리치고 치국의 방도를 찾던 진시황은 우연히 한비자의 글을 접하고 무릎을 쳤다.“이 글을 쓴 이를 만나 사귈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 리더십의 기술을 논하는 책은 입맛을 당기게 마련이다. 인문학의 깊이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경영서를 찾는다면 ‘한비자, 권력의 기술’(이상수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 맞춤한 책이다. 제자백가의 논리철학에 천착해온 지은이는 한비자에서 권모술수가 아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는 조건 7가지를 간파해 냈다. 기득권 세력을 꺾고 조직을 혁신하는 ‘개혁자’, 부하 스스로 충성할 수밖에 없는 규율을 만들어 내는 ‘조직자’, 자신의 호오(好惡)나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집행자’, 스스로 나서기보다는 주위 인재를 이용할 줄 아는 ‘경청자’,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방향탐지자’ 등이 그것들이다. 자신에게 능력이 있더라도 드러내지 않고 부하들에게 그런 능력을 뽑아내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라는 주장이 흥미롭다. 책은 “리더는 본질적으로 고독하며 무한책임을 지는 숙명”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한비자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는 평가가 덧붙는다. 책에는 교과서에서 자주 접해온 고사와 일화들이 나온다. 지극히 현재적 감각으로 제왕학의 리더십을 추려내면서도 고전에 등장한 일화와 고사들을 근거로 삼은 책의 요령이 예사롭지 않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법연수원 사상 첫 취업박람회

    사법연수원 사상 첫 취업박람회

    사법연수원 수료생을 위한 첫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일반 대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던 취업박람회가 변호사 등 법조인으로 새출발하는 연수원생들에게도 통과의례가 되고 있다.26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는 200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을 뽑기 위해 삼성·LG·한화 등 대기업 10곳과 율촌·화우 등 로펌 11곳, 검찰·노동부·소비자원 등 공공기관 8곳 등이 면접용 부스를 갖추고 박람회에 참여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 불구 삼성 선호 설명회의 첫 테이프는 삼성이 끊었다. 삼성그룹 법무실측은 “이전 보다 많은 10여명의 사내변호사를 신규로 뽑을 예정”이라고 설명회에서 밝혔다. 참여인원도 140여명으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한 여성 수료생은 “법관 등 전관출신이 아닌 연수원 출신 변호사는 첫 직장으로 (삼성을) 택한만큼 충성도가 더 높을 것”이라며 “중소로펌에 갈 바에는 차라리 삼성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 열린 검찰설명회에 참석한 수료생은 “최근 검찰의 인기가 떨어지고 로펌·대기업이 강세를 보여 수료생들 사이에선 3곳의 선호도가 비슷해졌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번 박람회와 관련,“그동안 정보가 부족했을 뿐 수료생의 취업난은 과장됐다.”,“판·검사보다 대형로펌의 인기가 상승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수원내 진로정보센터가 올 8월에야 개원했고, 이전 취업행사는 몇 차례 설명회에 그쳐 실효성이 적었다는 얘기다.37기 수료생 임윤선(29·여)씨는 “졸업생들이 이미 외국어와 특기교육에 매진해 경쟁력을 한껏 키워놨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상현(27)씨는 “군·공익법무관으로 입대하는 동료가 194명에 달하는데 상당수가 제대 후 여전히 판·검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37기의 평균연령은 29.6세, 최고령 수료생은 주부출신의 김다숙(47·여)씨로 알려졌다. ●대형로펌들 우수인재 입도선매 수료생들은 이날부터 발표되는 최종 4학기 성적을 토대로 300명선의 판·검사 임용이 판가름난다. 하지만 최근 국내 6대 로펌은 2학기(1년 수료) 직후 우수인재를 입도선매해간다. 연수원측은 “최종성적 300등 이내에선 대형로펌행을 택하는 경우가 20∼30명선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상당수 수료생은 “전문성을 키울 수 있고 수입도 많아 대형로펌이 부르면 곧바로 가겠다.”고 답했다.5년간 IT업체 근무경력을 지닌 수료생은 “로펌에 들어가 지적재산권 문제를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이전 기피분야였던 국선전담변호사의 경쟁률이 크게 뛰어오르고, 노동부·감사원·소비자원 등 정부부처나 기관의 선호도가 상승한 것도 달라진 점. 국선변호사는 대우가 좋아진데다 쉽게 경력 판사로 옮길 수 있고, 국가기관에서 근무할 경우, 대형로펌행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김종휘 사법연수원 기획교수는 “진로선택 폭이 넓어진데다 대기업·로펌의 변호사 채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올해 수료생들의 취업난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고대상-발효유부문] 남양유업 ‘자연의 시작’

    [서울광고대상-발효유부문] 남양유업 ‘자연의 시작’

    남양유업이 새롭게 출시한 ‘자연의 시작 불가리스´는 천연 식품에서 추출한 원료로만 만들었다. 기존 복합 유산균에 장내 도달률이 높은 천연 과일 유래 유산균을 더해 쾌변기능을 업그레이드하였다. 선정된 광고는 이영애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와 천연식품에서 추출한 원료로만 만든 제품 이미지가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천연 느낌이 극대화되어 나타났다. 제품 USP가 한눈에 보이도록 제품 설명을 가독성 좋게 배열하였다. 타깃들에게 충성도 높은 강한 브랜드를 위해 남양유업은 끊임없는 제품개발과 함께 광고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을 같이 하고 있다. 앞으로도 생활의 즐거움을 높여줄 제품 개발과 광고 활동으로 식품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 성장경 본부장
  • 어느 명품 중독자의 반성문

    ‘오늘 버스 안에서 우연히 정말 예쁜 여자를 보았다. 커다란 검은 눈동자와 매혹적인 입술, 그리고 숱이 풍성한 검은 머릿결을 가진 여자였다.…버스가 정류장에 서자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는 바람에 자리에 혼자 앉은 그 여자의 전신이 들어왔다. 그런데, 아이고 맙소사, 이게 웬 끔찍한 일! 푸마 운동화를 신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브랜드는 우아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지만, 이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은 절대로 모험을 할 만한 용기도 없고 그럴싸한 재주도 없는 사람들이다.…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던 여자의 매력이 온데간데없이 다 사라져 버렸다.’ 영국의 이벤트 프로모터로 ‘명품중독자’였던 닐 부어맨이 주위 사람들을 판단하는 기준은 늘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그가 어떤 브랜드를 걸치고 있는가가 근거가 됐고, 대체로 그 평가는 어긋나지 않는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주관적이기 그지없는 일이지만,‘아디다스’ 운동화에 ‘충성’을 바치던 그에게 경쟁상표인 ‘푸마’의 이미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 가운데 이런 부질없는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 얼마나 많을까 자문하기 시작한다. 다른 많은 것을 제쳐두고 운동화의 브랜드로 사람을 평가하는 동안 소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기회를 얼마나 많이 날려보냈겠느냐는 자각이었다. ‘캘빈 클라인’ 속옷과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랠프 로렌’ 양말과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은 뒤 ‘트렉’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여 가판대에서 ‘에비앙’ 생수를 집어들고 ‘루이 뷔통’ 지갑을 꺼냈던 부어맨은 삶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9월17일 런던 도심의 한 광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 제품을 모조리 불태웠다. 이 광경은 BBC TV를 비롯한 각종 대중매체에 보도되어 대중의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최기철·윤성호 옮김, 미래의창 펴냄)는 부어맨이 명품 브랜드로부터 벗어나고자 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으로 소비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반성문이기도 하다. 나아가 체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소비문화가 원인을 추적하고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부어맨은 무엇보다 명품 브랜드에 대한 허상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최고의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루이 뷔통’과 대중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푸마’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한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의 상당수는 더 낮은 이미지의 브랜드와 같은 설비와 기술을 이용하여 만든다는 것이다. 또 몇몇 브랜드는 지리적인 신뢰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는데,‘이탈리아풍’의 파스타 소스인 ‘돌미오’가 실상은 이탈리아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영국에서 생산된다고 설명한다. 과학적 성과로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해 준다는 선전도 실제로 공인된 기관에서 검증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한다.‘질레트’의 ‘마하3’면도기의 5중 면도날도 일반적인 1단 면도날보다 피부에 더 밀착된다거나 안전하다는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특정 브랜드의 광고에 등장하는 유명인들이 실제로 그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데, 수천만달러의 재산을 가진 연예인 모델이 염색약 광고에 출연했다고 해서 그 염색약을 사다가 집에서 직접 머리를 염색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부어맨은 “아무리 유혹적인 광고일지라도 강제로 소비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만큼 명품 브랜드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작동하게 만든 공범은 우리 자신”이라면서 “스스로 이런 문화를 만들어 냈으니, 우리가 원한다면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1만 2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Seoul Law] 변호사업계 ‘블루오션’ 기업변호사 (하)

    [Seoul Law] 변호사업계 ‘블루오션’ 기업변호사 (하)

    오너가 있는 주요 재벌 그룹이나 지주회사 법무실장은 대부분 검찰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그룹 계열사 법무실장은 “검찰 출신 법무실장은 오너한테 급하거나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A기업의 한 사내변호사는 “오너가 있는 그룹 법무실장은 검찰 출신이, 실무 중심인 계열사는 로펌 출신이 대세를 이룬다.”고 말했다. ●오너 신변 ‘비상사태´ 대비 바람막이 역할 자산규모 순으로 우리나라에 오너가 있는 주요 재벌 그룹이나 지주회사의 법무실장으로는 삼성그룹 이종왕 법무실장(사퇴), 현대 기아자동차 김재기 상임법률고문,(주)SK 김준호 부사장,(주)LG 이종상 상무,GS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의 임병용 부사장, 한화그룹 채정석 부사장, 두산그룹 임성기 전무 등이 있다. 롯데그룹 이종걸 법무실장은 비법조인 출신이고 LS, 동부그룹엔 법무실이 없다. 지난 10일 사퇴한 이종왕 전 법무실장은 대검찰청 수사기획관과 김앤장 변호사 출신이다. 김재기 고문은 수원지검장, 김준호 부사장은 대검 중수부과장을 역임했다. 채정석 부사장과 임성기 전무는 부장검사 출신이다. 이종상 상무와 임병용 부사장은 평검사 출신이다. 임 부사장은 검찰에서 1년간 보낸 뒤 럭키금성그룹(전 LG그룹)회장실과 사업부서에서도 근무했었다. 삼성그룹 김용철 전 법무팀장도 특수부 검사였다. 국정원 불법감청과 법조비리 사건 수사를 주도했던 박민식 전 검사는 지난해 변호사로 나설 때 한 대기업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실무 중심의 계열사는 로펌 출신이 대세 민노당 노회찬 의원은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검찰 출신 법무실장은 회사의 오너들이 경영권 승계나 비자금 조성 과정 등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다 적발돼 형사사건으로 조사받을 때 바람막이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A기업의 한 사내변호사는 “검찰 출신 법무실장은 오너가 형사사건에 휘말렸을 때 실시간으로 손발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오너들이 선호한다.”면서 “외부로펌 변호사들은 기본적으로 바깥 사람이어서 사내변호사처럼 오너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 열린 사내변호사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조근호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사내변호사가 회사의 바람막이용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CEO들이 기업변호사들을 전정한 법적 조언자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기업들이 법률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비법률적인 접대 형식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강해 사내변호사가 자리잡기 어렵다.”고 말했다.B기업 한 사내변호사는 “기업변호사가 회사 경영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아직 현실은 아닌 것 같다.”면서 “특히 로비용이나 바람막이용 성격이 짙은 인사들이 임원으로 영입돼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경쟁하려는 연수원 출신 기업변호사의 앞길을 막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기업변호사는 준법감시인? CEO ‘입김’ 세 제 역할 못해 기업들은 최근 준법경영을 하기 위해 법무조직을 확대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씨티은행 조윤선 부행장(연수원 23기)은 “기업변호사는 회사의 각 부서가 법규와 내규를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준법감시인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기업변호사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커서 기업변호사가 경영진의 위법행위를 알게 될 경우 이를 제대로 감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IBM 데이비드 워터스 전무는 지난달 사내변호사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엄청난 규모의 회계부정으로 망한 엔론의 변호사들은 이사회에 경영진의 비리를 보고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면서 “경영진이 변호사들을 해고할 수 있기 때문에 용기있는 행동을 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도 다르지 않다. 기업변호사들이 CEO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이다.A기업의 한 변호사는 “기업변호사의 위상과 연봉, 승진은 모두 CEO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S그룹 법무실의 한 간부도 “회의에 나설 때마다 부회장한테 지적당할까봐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이 위법한 일을 저지를 때 기업변호사가 이를 냉정하게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B기업의 한 변호사도 “기업이 변호사를 고용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외부로펌이나 변호사한테 알리기엔 부담스러운 영업비밀에 대한 법률적인 리스크를 듣기 위함인데 그 내용 가운데 법을 피해 가는 일이나 법에 어긋나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다.”고 털어놓았다. 기업변호사가 편법을 쓰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삼성 법무실 이수형 상무는 “김용철 전 법무팀장과 이경훈 전 상무도 준법감시인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 로비 의혹의 당사자로 불법에 연루돼 있다. 이는 기업변호사 본래의 취지 가운데 하나인 준법 감시인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워터스 전무는 “기업변호사가 본래의 취지에 맞게 활동하려면 법무팀장은 독립적이고 재량권을 가진 존재여야 하고 경영진 외에 사외이사들도 법무팀장 선임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무팀장은 다른 사내변호사들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져 이들이 준법 감시활동을 잘하는지 감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대체로 대기업들의 경우, 일반 기업변호사와 준법감시인 변호사가 분리돼 있는 추세이지만 중소기업에서는 두 역할을 함께 맡는다. 금융권은 법률적으로 준법감시인을 두어야 하지만 비금융권은 자율적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기업변호사 늘면 로펌시장은 기업변호사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안이나 객관적인 외부 의견이 필요한 경우에 외부로펌에 의뢰한다. 따라서 기업변호사가 늘고 그들의 전문성이 높아지면 로펌으로 가는 일거리는 줄게 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법조인들은 대부분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대기업마다 채용하는 변호사 수를 늘리자 일부 로펌에서 일거리가 주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KCL의 임희택 파트너 변호사는 “기업변호사가 늘어 일거리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법무법인 충정의 한 파트너 변호사도 “시티은행이 변호사를 늘리자 기존에 오던 자문 가운데 오지 않는 것이 있다.”고 했다.SK텔레콤 이순태 변호사는 “기업변호사들이 업무에 대해 익숙해지면서 로펌으로 가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입사할 때보다 30∼40%가량 준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오히려 기업변호사가 늘면 법률시장 자체가 커져 로펌의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 정수근 변호사는 “법무실에서 변호사를 늘렸더니 1인당 업무량이 더 늘었다.”고 밝혔다. 회사 업무 가운데 예전엔 법률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았던 것을 변호사들이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그룹 법무실 간부는 “여기에 와 보니 그동안 법률적 검토를 거쳐야 했지만 그 과정없이 처리된 것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률전문가들이 검토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한시환 변호사는 “기업에 변호사가 많아지면 법률자문을 받아야 할 것이 많아져 로펌으로 가는 자문 업무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율촌의 우창록 대표변호사는 “기업변호사가 늘면 단기적으론 로펌의 일거리가 줄 것이나 장기적으론 법률시장의 파이가 커져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기업변호사 비즈니스에 강해 로펌 결론 법무실서 뒤집기도” “새로 추진하던 사업을 로펌에서 위법이라고 했으나 법무실에서 다시 검토하니 합법이어서 관철시켰다.” SK텔레콤 법무실을 총괄하고 있는 남영찬(연수원 16기·부사장) 윤리경영센터장은 “비즈니스를 잘 알면 기업변호사가 로펌변호사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 출신으로 2005년 SK텔레콤에 영입된 남 부사장은 한 예로 신규사업본부에서 추진한 SK 교통 정보 사업을 한 로펌에서 ‘위법’이라고 의견을 냈으나 이를 기업변호사들이 적법하다고 밝혀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했던 일을 들었다. SK 교통정보는 지난해 9월부터 제공되고 있는데 주로 전국 곳곳의 교통 체증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중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의 체증 여부는 고객의 위치 정보로 확인된다.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에 설치된 기지국에서 도로를 이용하는 고객이 탄 자동차의 속도를 통해 확인된 평균 속도로 체증 여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남 부사장은 “로펌에선 ‘이 서비스가 고객 개개인의 위치를 통해 확인되므로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고객 위치가 확인되는 과정을 살펴보니 그 위치는 ‘암호’로 표시돼 그곳에 있는 고객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즉 사생활 침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펌은 개개인의 위치 정보가 암호로 표시되는 걸 몰라서 위법이란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로펌에서 위법이란 결론이 나오자 신규사업본부는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각 고속도로와 국도의 교통 체증 여부를 확인받아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한국도로공사가 요구한 사용료는 20억원이었다. 하지만 기업변호사가 이 비즈니스 모델을 자세히 알고 있어 로펌의 결과를 뒤집고 비용을 줄인 것이다. 남 부사장은 “기업변호사가 로펌변호사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단 지적이 있는데 큰 로펌 변호사들이 연수원 성적이 더 높아서 그런 것 같다.”면서 “오히려 기업에서 일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익히게 돼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부사장은 이외에도 기업에서 변호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개개인이 실력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회사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법무실 책임자가 최고의사결정회의에 참가해 사내 정보를 공유해야 실시간으로 법률적 문제가 될 부분을 찾아내 자문해 주고 다른 사내변호사들에게도 회사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업변호사는 준법감시인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중요 사항은 법무실의 검토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선택 2007 D-28] 늘어난 부동층 그들은 누구

    17대 대선 투표일을 코앞에 두고 늘어나는 부동층은 어떤 사람들일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20% 안팎으로 잡힌다. 올해 유권자 수를 3750만명, 투표율을 70% 정도로 가정하면 부동층은 500여만명이나 되는 셈이다. 부동층은 수도권,20∼30대, 학생·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주로 증가 추세다. 대체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기반으로 분류되는 계층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후보 자녀들의 ‘유령 취업’ 사건에 실망한 취업 연령층 지지자들이 일부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층 유권자들은 이념이나 당파성, 지역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그때그때 실용적인 판단을 내리는 속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만큼 후보 충성도가 약하고 이슈에 민감하다는 얘기다. 보통 부동층은 무응답층(지지 후보는 있으나, 의견을 밝히지 않음), 무당파층(당파성이 옅음), 무관심층(투표할 생각이 없음)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의미 있는 부류는 물론 무응답층과 무당파층인데, 최근의 부동층 증가는 이들 두 부류의 확산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에게 실망한 일부 지지자가 이탈은 했지만, 그렇다고 범여권으로 가기도 마뜩잖아 중간지대에서 대기상태로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도덕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범여권이 새로운 매력을 심어주지 못하면 이들 중 상당수는 ‘제3의 후보’인 이회창 후보에게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역대 대선에서 대세를 가르곤 했던 40대 연령층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향후 부동층의 진정한 위력은 이들 40대의 가세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조사기관 폴컴 이경헌 이사는 “일반적으로 20∼30대 표심이 먼저 움직이고 40대가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BBK 의혹 등으로 이 후보의 도덕성에 심각한 하자가 확인되면 40대가 부동층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靑 “공수처법 처리안되면 특검법 거부”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정치권이 검토하는 삼성 비자금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조정하지 않고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삼성 비자금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삼성 비자금 특검법과 공수처법을 연계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이송된 법안에 한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의 거부권을, 입법부에서 절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다른 법안과 연계해 포괄적·추상적으로 행사하려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2004년 11월 국회에 제출된 이후 정치권의 이견으로 표류해 온 공수처법이 민감한 대선 정국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청와대가 삼성 비자금 특검을 반대하기 위한 명분쌓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그 배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국회는 검찰 수사의 보충성과 수사 대상의 특정성이라는 본래의 원칙에 맞도록 특검법 내용을 다시 검토해야 하고, 아울러 공수처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거나 이를 보장하는 구속력 있는 정치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둘 중 하나라도 이뤄지지 않으면 삼성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특검 때마다 벌어지는 소모적이고 정략적인 정치논쟁을 줄이고, 공직의 부패와 권력의 비리를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수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2007 대선 사이버 대전] 昌-李 홈피,방문자수 ‘박빙’

    [2007 대선 사이버 대전] 昌-李 홈피,방문자수 ‘박빙’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인터넷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20∼30대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노무현 후보 지지는 대선 판도의 열쇠를 쥔 40대의 표심을 움직였고, 결국 극적인 역전승을 노 후보에게 안겨주었다. 당시 인터넷은 노 후보를 지지하는 진보진영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사이버상의 보·혁 대결 구도는 달라졌다. 서울신문과 인터넷정치연구회 윤성이 경희대 교수팀이 최근 네티즌 여론조사와 페이지뷰 조사를 통해 네티즌 표심을 분석한 결과 후보 지지율과 사이트 접속 순위 등에서 보수 진영이 우위를 보였다. 인터넷상의 대선 분석은 인터넷정치연구회 소속 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교수, 송경재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교수, 장우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가 실시했다. 지난 7일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을 전후로 전통적인 이 후보 지지층의 온라인 결집이 뚜렷하다. 이회창 후보 팬클럽인 ‘창사랑’이 기반이다.2002년 대선 때부터 활동한 ‘창사랑’ 홈페이지는 이회창 후보가 출마선언을 하기 전인 11월1일, 일간 방문자 수가 2762명에 불과했으나 출마선언 당일인 11월 7일엔 1만 8256명의 방문자수를 기록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12일에는 상승세가 주춤했지만,1만 6903명이 방문해 이명박 후보 홈페이지와 박빙의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인 ‘MB연대’와 ‘명박사랑’의 접속자 수는 같은 기간 뚜렷한 하락세였다.11월1일 방문자 수는 2만 4860명이던 것이 12일에는 1만 6903명으로 하락했다. 박 전 대표의 입장표명이 있던 날에는 양 후보 팬클럽이 동일한 일간 방문자 수를 보여 향후 치열한 온라인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박 전 대표의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창사랑’ 방문자 수는 안정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회창 후보 팬클럽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증명한다. 향후 온라인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쉽게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전망은 충성도를 나타내는 일간 페이지뷰에서 보다 확실하게 뒷받침된다. 같은 기간 페이지뷰 수는 창사랑이 명박사랑과 MB연대를 합한 수치보다 근소하게 앞선다.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사이트도 마음대로 방문할 수 있는 인터넷의 특징을 고려해도 창사랑이 이회창 후보의 온라인 선거운동 전진기지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 이회창 후보가 온라인 공간에서 예상외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2002년 ‘노사모’에 패배한 학습효과로 여겨진다. 윤성이 교수·정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2007 대선 사이버 대전]문국현,사이트방문 41%로 1위

    [2007 대선 사이버 대전]문국현,사이트방문 41%로 1위

    인터넷상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결과다. 지난 10월28일부터 11월10일까지 각 대선후보 홈페이지와 팬클럽 사이트의 순방문자수를 분석한 결과 문 후보는 총 28만 2661명의 방문자수를 기록했다.2위 이명박 후보를 무려 8만여명 앞지르는 수치다. 이는 전체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네티즌 방문자수의 41%에 해당한다. 주요 대선후보 가운데 문 후보는 국민 인지도가 가장 낮다. 문 후보에 대한 쏠림 현상은 지난 16대 대선을 연상케도 한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자발적인 대규모 네티즌 지지층을 발판으로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당시 ‘노사모’격인 문국현 지지 팬클럽 ‘문함대’와 ‘희망문’도 순방문자수에서 이명박 후보의 ‘MB연대’와 ‘명박사랑’을 추월한 상태다. 이런 결과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올 1월부터 10월말까지 인터넷상에 등장한 문 후보 팬클럽은 모두 82개다. 이명박 후보의 52개보다 30개가 많다. 이런 맥락에서 인터넷상의 강자로 떠오른 문 후보가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처럼 대선까지 남은 기간 오프라인 지지율을 끌어 올리며 대선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선전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회창 후보는 홈페이지와 팬클럽사이트 방문자수 순위에서 문국현, 이명박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11월7일부터 순방문자수는 평소보다 4만 5000여명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문 후보는 방문자수가 5만여명 감소했다. 이 기간 다른 후보들은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이는 문 후보쪽 네티즌들이 상당수 이 후보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의 충성심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을 드러낸다.‘제2의 노무현’을 노리던 문 후보로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향후 이탈층이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문 후보의 인지도는 여전히 낮고 정치인으로서의 자질과 정책대안을 검증받지 못한 점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장우영 교수·정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나라 ‘위장취업 대처법’ 해프닝

    한나라당이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명박 후보 자녀의 ‘위장취업’과 관련, 자료유출에 대한 수사의뢰를 놓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김정훈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위장취업’ 문제와 관련해 “이런 자료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위장취업’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을 ‘불법 자료유출’로 방향을 틀자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안상수 원내대표는 “그건(위장취업) 잘못된 일이다. 이미 이 후보가 깨끗하게 사과한 것이다.”며 “이를 쟁점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펄쩍 뛰었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안 원내대표의 정리로 김 의원의 ‘수사의뢰’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일부 충성파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위장취업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수사의뢰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昌, 타격 받을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2일 이명박 후보에 대해 보낸 우회적 지지 표명이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 타격을 줄지 여부가 관심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가운데 60∼70%는 한나라당 경선 때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무소속 이 후보측으로서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의 말은 결국 양비론 아닌가.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정도는 아니라고 했지만 이명박 후보측에게도 불만을 표현한 것 아니냐.”며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측근은 “이 전 총재도 고정적인 지지층이 있으니 당장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발언으로 일단 ‘박심(朴心)’을 등에 업은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점진적 상승세를 타는 반면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 내지 소폭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박 전 대표의 지지 선언으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당연히 올라갈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지지율이라는 게 점진적인 변화의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변인은 “지금보다 최소 4∼5% 포인트 오른 45% 내외 선까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BBK 문제가 정리되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TNS 코리아의 이상일 이사는 “‘이명박 대안’을 자처하고 있는 이회창 후보가 박 전 대표와의 연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돼 그의 지지율은 하향 안정세 내지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 지지율의 변동폭이 당분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명박 후보가 박 전 대표와 화합 문제는 봉합했지만 여전히 ‘BBK 의혹’ 등이 걸림돌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층이 강경 보수 세력이 결집한 비교적 충성도가 높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즉 ‘BBK 의혹’을 풀어줄 김경준씨에 대한 검찰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지지율은 또 한 차례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수사 결과,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이 말끔히 해소되고,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확실한’ 지지를 보여준다면 ‘창풍(昌風)’은 ‘미풍(微風)’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 저널] ‘백악관의 입’이 말하는 역대 대통령들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재단에서 얼마전 전직 백악관 대변인 4명을 한꺼번에 초청해 토론하는 자리가 있었다. 조지프 포웰(지미 카터)·말린 피츠워터(로널드 레이건 및 조지 H.W. 부시)·조 록하트(빌 클린턴)·토니 스노(조지 부시) 등 전직 백악관 대변인들이 연사로 참석했다. 과거 ‘명대변인’ 소리를 들었던 네 사람은 ‘위기관리법’ 등을 비롯해 기자 상대 방법, 대통령의 인기 등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전했다. 포웰 전 대변인은 국내 위기와 대외적 위기의 심각성을 구분했다. 그는 “국내 정책은 실패하더라도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있지만, 대외정책은 한번 실패하면 치러야 할 대가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그는 카터 전 대통령 재임 중 가장 큰 위기였던 이란 대사관 인질 사태 당시 테헤란을 폭격했을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주변 지역의 세력 균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 전 대변인은 백악관 참모들이 부시 대통령과 토론하다가 “대통령님, 그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만약 ‘예스맨’을 원한다면 백악관을 나가겠습니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대통령이 정직하면 참모들은 충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록하트 전 대변인은 결정된 대외정책이 흔들릴 때 대통령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했다.그는 미국이 코소보에 참전했을 때 처음 한 두 주일은 국민과 언론 반응이 좋았었지만 희생자가 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회고했다. 군 장성들까지도 미국의 전략에 의문을 표시했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만이 코소보 정책을 밀고나갔다고 전했다. 피츠워터 전 대변인은 전쟁을 수행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도 충족시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토로했다.그는 미군의 생명이 걸려 있는 군사작전이 미리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언론에 거짓말을 하기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취임 첫날부터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군사 문제는 펜타곤에 맡겼다는 것이다.dawn@seoul.co.kr
  • 이재오 향후 행보는

    이재오 향후 행보는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8일 2선으로 퇴진했다고 해서 이명박 후보 진영 내부에서 그의 ‘실세’로서의 위상이 당장 흔들릴 것으로 보긴 힘들다. 권력의 세계에서는 정적(政敵)의 공격으로 물러난 실세들이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최고위원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신뢰는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이 최고위원이 이날 말한 “백의종군”의 본의는 ‘추락’이라기보다는 ‘막후 조력자’의 역할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할 듯싶다. 아직 숱한 난관을 돌파해야 하는 이 후보로서는 이 최고위원과 같은 돌쇠형의 충성파가 절실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최고위원은 드러나지 않게 밑바닥에서 조직을 다지고 캠프를 단속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선두를 뺐기지 않고 순항할 경우 이 최고위원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전면에 나서지 않을 공산이 크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히 박근혜 전 대표측을 자극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심하게 흔들린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특히 박 전 대표측이 이회창 후보의 편을 들거나 비협조적으로 나와 이 후보가 흔들릴 경우에는 이 최고위원이 다시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국면에서는 이명박 후보도 그를 제지할 이유가 없다. 이 최고위원의 측근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외부활동이나 발언은 삼갈 것”이라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내일~13일 전주 천년의 맛 잔치

    내일~13일 전주 천년의 맛 잔치

    “맛의 천국 전주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맛의 대향연이 시작됩니다.” 전북 전주시는 자타가 공인하는 ‘맛과 멋’의 고향이다.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주의 대표 음식. 전국 어느 곳에서나 ‘전주’라는 간판을 내걸면 그 음식점의 신뢰도가 높아질 만큼 전주는 맛의 본향이다. 평생 동안 잊혀지지 않는 맛있게 먹은 한끼의 식사, 그 맛있는 추억의 한 가운데 ‘전주의 맛’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맛의 고장’을 자임하는 전주시가 ‘전주 천년의 맛 잔치’를 연다. ●오감 만족 맛잔치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한마당 잔치는 전주 음식의 브랜드 가치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오감 만족 문화관광축제’이다. 축제를 통해 한국 음식의 기준을 세우고 한국의 맛을 세계에 전한다는 야심찬 구상도 하고 있다.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한옥마을과 지정음식점 등 전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천년의 맛 잔치는 타 지역에서 열리는 음식축제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메인 행사장에서 음식을 팔지 않는다. 천막을 치고 임시 주방에서 음식을 제공할 경우 위생적으로 문제가 많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전주 음식 맛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주행사장인 중화산동 화산체육관에서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전주시내 190여개 유명 음식점을 안내하고 전주의 전통과 맛의 우수성을 소개한다. 축제기간 전주를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이 전주의 참맛과 후덕한 인심을 제공하는 음식점을 직접 방문토록 함으로써 맛집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유명음식점은 한정식, 비빔밥, 콩나물국밥, 백반, 전주막걸리, 탕·찌개, 면·분식, 구이류, 중화요리, 일식, 경양식 등 12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맛을 체험하고 싶은 음식을 말하면 유명 음식점마다 특징을 설명해주고 가는 길까지 안내해 준다. 맛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인 만큼 정갈한 손맛과 함께 신명나는 우리 가락도 함께 제공된다. 궁, 양반가, 호남각 등 10개 음식점에서는 판소리, 가야금 등 풍악을 즐기며 전라도 음식의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음식 조리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들은 전주 음식의 비법을 전수받는 체험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고궁, 성미당, 한벽루, 동락원 등에서는 비빔밥 만들기 체험행사가 열린다. 비빔밥 재료 준비에서부터 양념 만들기까지 맛의 비결을 전수해준다. ●부대행사도 풍성 이번 맛 잔치를 위해 전주시내 음식점들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한정식집 16곳에서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푸짐하고 깊은 맛이 으뜸인 양반상을 받을 수 있다. 통상 30여가지의 전통 요리가 상에 오른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비빔밥과 돌솥밥집 12곳도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전주 비빔밥은 업소마다 특색이 있어 약간씩 맛이 다르다. 그러나 전통적인 비빔밥 맛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해장국으로 유명한 콩나물국밥집 5곳, 서민들이 즐겨 찾는 한식백반집 27곳은 물론 탕과 찌개를 잘하는 집 41곳까지 전주시내 유명 음식점들이 이번 축제에 총출동한다. 어느 음식점을 가든 반찬 가지수가 많고 서비스도 좋아 외지인들은 입이 떡 벌어지기 일쑤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경기전 앞에서는 양념을 아끼지 않은 김치와 젓갈류를 전시·판매한다. 공예품 전시관 주변에서는 전통한과 만들기, 전통엿 만들기, 짚풀공예, 윷놀이, 떡메치기 등 전통잔치마당을 선보인다. 화산체육관에서는 수타쇼, 피자도우쇼 등 조리달인열전이 열린다. 세계풍물체험, 음식영화상영, 전통옹기전시, 막걸리 시음회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중앙동 차이나거리 일대에서는 중국 춤공연, 태극권 시연, 중국의상 퍼레이드가 열리고 객사에서는 임금을 공경하고 충성심을 표시하는 망궐례(望闕禮)가 재현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완산칠봉서 전통의 멋 느껴볼까 전주는 먹거리뿐 아니라 볼거리도 많은 전통도시이다. 먹거리 행사가 주로 열리는 경원동 일대 한옥촌에서는 옛 정취에 푹 빠져볼수 있다. 전주 명품관, 공예품 전시관, 최명희 문학관, 한방문화센터, 전통술박물관 등을 도보로 이동하며 두루 살펴 볼 수 있다. 한옥촌 인근 오목대, 이태조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 전주향교, 전동성당 등도 들러볼 만한 곳이다. 가을색이 완연한 전주천과 삼천을 따라 걷거나 화산공원, 완산칠봉 등에 올라 전주시 전경을 내려다 보는 것도 정겨운 전통도시의 깊은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기회다. 덕진공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북대학교, 동물원 등이 인접해 있는 건지산 일대에서는 색깔 고운 단풍이 한창이어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홍순영칼럼] 북핵문제와 통일한국

    [홍순영칼럼] 북핵문제와 통일한국

    북한의 핵문제는 이미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1992년 말에 남북정부 간에 합의된 바 있었다.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 전면적인 철수 선언과 맞물려 체결된 이 비핵화공동선언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최초의 중대한 약속이었다. 그후 1994년에 북한은 미국과 함께 제네바 기본합의서에 합의한 바 이는 북한의 영변 핵원자로, 핵재처리 공장을 동결하고 궁극적 해체를 약속하는 것이었다. 이때에 핵시설에 대한 제한폭격론, 선제공격론 등의 가상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등 심각한 긴장감이 있었다. 이 제네바 합의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개발에 관한 시비의 와중에서 2002년에 파기됐다. 북한은 핵시설 재가동을 선언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다시 선언하였다.2005년 2월에 북한은 핵무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공식 선언하였고 그 후 2006년 10월에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이로써 북한은 핵무기 제조 능력을 세상에 과시하였다. 북한이 소유한 핵무기의 유형과 숫자 그리고 핵무기 재료의 종류와 수량에 관하여는 확실한 판단이 아직 불가능하다. 6자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의 동결과 해체의 과정,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 북·미관계의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제도화 등을 주요과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제반항목은 상호 연계되어 있고 검증 확인 절차가 있기 때문에 해결의 시한을 전망하기 어렵다. 이것을 두고 핵위기 장기화를 우려하는 견해가 아직 강하다. 북한의 핵개발 의지는 언제부터인가. 북한은 이 핵개발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북한의 핵개발 의지가 언제부터인가를 짐작하기는 어려우나 그 의지가 확고히 된 것은 1980년대 탈냉전의 시대, 미·소공존의 시대, 그리고 공산주의 퇴조의 시대였다고 추측이 되고 있다. 소련의 분열, 동구권 국가들의 민주화, 중국의 시장경제 노선, 독일통일 등의 큰 역사적 변혁에 대응하여 북한정권은 주체사상과 군사제일주의를 더욱 강화하여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수호한다는 큰 정치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힘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철학에 따라 경제개발보다는 군사력 강화(선군정치)에서 나라의 안전과 정통성을 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한 군사제일주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미국의 가상적 공격에 대한 억지력이요, 북한 주민을 단합시키고 충성하게 하는 권위의 상징이요, 남한과 미국, 그리고 인접국가들에 대한 협박과 흥정의 수단이 되어 있다. 평양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핵무기 개발은 성공한 도박일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북한은 남한을 엄숙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로 존중하지 아니하고 미국을 외교와 군사의 상대국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언제까지 이 역사의 흐름, 다시 말하면 자유화, 시장경제, 세계화의 큰 흐름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북한정권이 이웃나라와 관계를 끊고 고립하여 홀로 생존할 수 있는가. 그럴 경우 북한 내부에서 오는 항거와 저항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북한 내부의 항거와 저항은 어떤 형태로 올 것인가. 북한 정권은 얼마나 오래 이 비핵화·자유화로의 결단을 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대비하여야 할 비상사태이다. 우리는 그동안에 더욱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시장경제의 나라로 성장하여야 한다. 대북관계에서는 자유의 가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전파한다는 큰 원칙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대북지원은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통일한국의 기초를 닦는 일이다. 통일한국에의 길은 서울에서 시작한다. 이 원칙과 전략을 세계공동체에 널리 선포하여 지지·지원을 구하여야 한다. 통일한국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있어서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전 외교부·통일부 장관
  • [김석의 Let’s Wine] 와인 편견을 버려라

    [김석의 Let’s Wine] 와인 편견을 버려라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누구보다 이미지 메이킹에 힘쓴다. 미디어를 통해 그려지는 단편적인 면이 자기 전체 이미지의 고정관념을 만들기 때문이다. 인기 드라마 내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는 ‘강한 자기 주장’,‘공격성’ 등의 이미지와 연계되기도 한다. 또한 호감도가 높은 연예인이 특정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 상승 효과를 위해 광고 모델로 기용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중에서도 유독 ‘와인’에 대해서는 다방면을 보려는 시각보다 한 단면을 통해 마음속에 고정된 관념을 키우는 경향이 짙다. 와인을 열렬히 사랑하는 애호가 층도 두터운 반면, 와인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으로 낮은 호감도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연예인의 안티팬이 선입견을 부수고 고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통해 열성팬이 되었을 경우 충성도가 더욱 높아지기도 한다. 이번에는 와인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와인 편견 부수기’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와인은 고급문화다?’ 마치 와인은 전문 지식을 갖추기 위해 와인 강의를 듣고, 격식을 갖춘 상태에서 마셔야만 할 것 같은 편견을 낳는다. 그러나 와인을 전혀 생산하지 않으면서도, 와인 소비량으로는 세계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와인을 사랑하는 영국에 가 보면 와인은 물과 같다. 캐주얼 복장으로 집 근처 식당에 홀로 앉아 두툼한 감자 튀김 한 접시와 잔 단위로 파는 하우스 와인을 주문해 즐긴다. 와인 잔의 2/3까지 가득 와인이 채워져 나오고, 굳이 향을 맡기 위해 잔을 돌리거나 입 안에 공기를 흡입해 맛을 깊게 음미하지 않는다. 최근 국내에도 편안하게 잔 단위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와인바와 포장마차가 결합된 정겨운 와인포차가 늘고 있으니, 아직도 와인이 어렵다면 한번 놀러가 볼 것을 권한다. ●‘비쌀수록 좋은 와인이다?’ 좋은 와인의 기준은 가격보다 ‘취향’이다. 소장 가치가 있거나 소량 생산 등 다양한 이유로 와인의 가격이 높게 책정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지불한 금액은 가치를 발휘하지 못한다.1만∼2만원대의 ‘데일리 와인’ 중에서도 뛰어난 맛으로 인기가 높은 와인이 많기 때문에 나에게 맛있는 와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오래될수록 좋은 와인이다?’ 오래된 희귀한 와인이 예술 작품처럼 경매를 통해 고가에 낙찰되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지만, 이것은 몇몇 와인에 불과하다. 와인의 목적은 마시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든 와인이 오랜 기간 숙성시킨 뒤 즐겨야 제 맛을 낸다면, 와인의 대중화는 어려웠을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다수의 와인은 병입되는 그 순간부터 마시기 알맞은 시기를 맞이한다. 보통 1년에서 5년 사이에 소비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생선과 화이트 와인, 고기와 레드와인, 한국음식과는 안 어울린다?’ 같은 와인이지만, 음식과의 궁합에 의해서 다른 와인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샌드위치와 우유, 오렌지 음료 등을 마실 수도 있고, 포멀한 재킷에 청바지를 코디할 수도 있는 것처럼 다양하게 즐기길 권한다. 먹고 마시는 데 법칙은 없다. 아무리 잘 어울리는 음식과 와인이라도 항상 같은 방식으로 즐긴다면 단조롭기 마련이다.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와인과 음식 매칭을 살펴보면, 우리네 저녁 식탁에 와인을 올려도 무방함을 느낀다. 기름진 중국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와인도 의외로 많다. ●‘프랑스 와인이 정통이다?´ 가장 오래된 와인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와인은 훌륭하다. 그러나 ‘프랑스 와인=최고 와인’이라는 등식으로 와인의 다양성을 즐길 기회를 놓친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신세계 와인국인 미국, 칠레, 호주 등의 와인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어 여러 국가의 와인을 마셔보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또한 각양각색 와인 개성을 느끼는 것은 와인이 가진 다방면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4) 달라진 기업, 직장인 문화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4) 달라진 기업, 직장인 문화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은 3분기(7∼9월) 기업설명회(IR)를 앞두고 윤종용 부회장에게 결재서류를 내밀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1조 4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윤 부회장은 꼼꼼하게 훑어본 뒤에 서류에 서명했다. 주우식 부사장은 지난달 12일 IR때 이 사실을 발표했다. 예전 같으면 그룹의 승인을 받아야 할 사안이었지만 그런 절차는 생략됐다.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2일 “과거에는 그룹 비서실이 시시콜콜 계열사의 모든 일에 간여했지만 이제는 투자만 해도 금액이 엄청 크거나 신규투자일 때만 그룹에서 타당성 심사를 한다.”고 밝혔다. 추가 투자는 보완 투자에 해당돼 각 계열사에서 알아서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비공식적으로는 그룹에 사전 보고를 했겠지만 그룹의 원격 조종이 약화되고 각 계열사의 독립 경영이 강화된 것만은 명백한 변화다. 그 변화의 중심에 외환위기가 있다. ●생존방식 변화…“내 돈으로 잘 아는 분야만 한다” 외환위기 이후 달라진 점으로 기업들은 재무·소유·사업구조의 변화를 공통적으로 꼽는다. 우선 재무 구조가 건전해졌다.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7년 347%에서 지난해 83%로 급격히 떨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도 상당부분 끊어냈다.SK·LG·두산 등 주요 그룹들이 잇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은 그 변화의 결과다. 사업구조는 ‘문어발’에서 전문적 다각화로 옮겨갔다. SK그룹의 한 임원은 “생존의 방식이 변했다.”면서 “외환위기 전에는 남의 돈 빌려 잘 모르는 분야까지 손댔지만 지금은 내 돈으로 잘 아는 분야만 한다.”고 전했다. 경영 형태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과거에는 ‘오너(회장)-그룹 비서실(명칭은 그룹마다 다름)-각 계열사 경영진’의 역삼각형 구조였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황제 경영’,‘독단 경영’이 뭇매를 맞으면서 이사회 위주의 계열사 독립 경영이 강화됐다. 삼성그룹만 하더라도 한때 400명에 이르렀던 비서실(현 전략기획실) 규모가 지금은 100명으로 줄었다. 대신 사외이사 숫자가 늘었다. 준법감시인도 생겼다. 윤리강령도 잇따라 도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사외이사 수가 사내이사보다 많다. 이는 인사 시스템의 변화로 이어졌다.LG그룹의 한 임원은 “과거에는 그룹이 인재를 한꺼번에 그물로 떠올려 각 계열사에 배치했지만, 지금은 각 계열사가 필요한 부문에 각자 원하는 인재상을 낚아올린다.”고 말했다.‘그물형’에서 ‘낚시형’으로 바뀐 것이다. 팀간·개인간 성과보수 체계가 도입된 것도 외환위기가 가져온 변화다. ●“또 주범 몰릴라”…투자 소극적 과다한 빚과 과잉 투자가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기업들은 너도나도 유상증자를 단행, 현금자산 불리기에 나섰다.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의 내부 유보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현재 총 364조원이다. 유보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유보율은 616%다. 자본금의 6배를 쌓아놓고 있다는 얘기다.1997년(259%)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의 유보금은 무려 51조원이다. 포스코는 19조원, 현대차는 15조원,LG전자는 4조 7000억원,SK에너지는 4조 6000억원의 유보금이 있다. 손영기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장은 “유보금이 많다는 것은 돈 쓸 데를 못 찾았거나 돈 쓸 곳이 있는데도 쓰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투자보다는 부채비율 하락을 우선시하는 보수적 경영전략이 위환위기 발생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미래 성장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대그룹의 한 임원은 “한번 호되게 덴 탓에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것도 사실이지만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경영권 방어가 불안해진 것도 한 요인”이라고 털어놓았다. 정부가 차등 의결권(지배주주나 우호주주에게 의결권을 더 많이 부여) 등 제도적인 방어 장치를 보장해주지 않다 보니 비상시에 대비해 실탄(현금)을 축적할 수밖에 없다는 항변이다. 특별취재팀 ■ 달라진 직장문화 언제부턴가 하나의 사회현상을 설명할 때 외환위기를 기준으로 삼곤 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 ‘이전’과 ‘이후’를 갈라 변화의 폭을 얘기한다. 외환위기가 사회에 가져다준 변화는 그만큼 깊고 넓다. 외환위기는 완전고용과 평생직장 시대의 종언(終焉)이었다. 압축성장의 시대가 끝나고 성숙단계에 접어든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측면까지도 사람들의 뇌리에는 외환위기의 여파로 기억된다. 외환위기 이후 고용불안이 심해졌다.‘삼팔선’(38세 퇴직),‘사오정’(45세 정년),‘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남아 있으면 도둑) 등에 구조조정의 그늘이 녹아있다면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구백’(20대 90%가 백수),‘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될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어렵게 취직한 취업생),‘삼일절’(31세면 취업길 막힌다) 등은 오라는 곳 없는 청년실업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채용 때마다 사상 최대의 경쟁률 기록이 새로 씌어진다.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9급 공무원 시험(부산·울산·경남·제주) 공채의 경쟁률은 7명 모집에 1만 3984명이 응시, 무려 1998대1을 기록했다. 비정규직의 일반화도 외환위기 이후 보편화됐다. 올 8월까지 정부 추산 비정규직은 570만명(노동계 추산은 최대 900만명)으로 전체 근로자 1588만명의 36%를 차지한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384만명)의 1.5배다. 직업선택에서도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한 결혼정보업체 조사에서 ‘공무원’이 남녀 모두 배우자의 직업 선호도 1위라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기업은 능력과 효율을 중시하고 개인들 역시 직장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지고 이직도 급증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4차례나 옮긴 회사원 박모(37)씨는 “내가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는 내가 당장의 급여보다도 장기적으로 오래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결과”라면서 “나의 발전 가능성에 따라 언제든 새로운 직장으로 옮길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는 연공서열 문화가 능력과 효율성 중심으로 바뀌는 인식의 변화도 가져왔다. 거의 대부분 회사원들이 업무성과에 상관없이 똑같은 만큼을 나눠 갖던 시대가 끝나고 연봉제에 추가 성과급제로 전환했다. 그러다보니 직장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스스로 재력을 쌓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억대 연봉받기 위한 십계명, 몸값 올리기 비법,1억 연봉의 조건, 도전 1억 연봉, 부동산·주식 투자 비법 등 서적들이 서점가 베스트셀러를 장악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 일어서는 벤처 서울 강남 테헤란로는 한때 ‘벤처밸리’로 불렸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벤처회사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헤란로에는 벤처기업들을 찾는 것은 쉽지않게 됐다. 벤처기업들이 있던 자리에는 삼성·현대·애플·포스코·퀄컴 등 이름있는 회사들이 들어와 있다. 외환위기로 경제가 힘들어졌을 때 ‘벤처’들은 우리 기업의 ‘희망’이었다. 일자리 측면에서도 벤처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1998∼2005년 대기업 일자리는 5.8% 줄었지만 벤처 일자리는 23.9% 늘었다. 하지만 긍정적 기능만큼이나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벤처기업이라면 기업도 알 필요가 없다는 ‘묻지마 투자’의 광풍이 지나자 벤처기업들은 투자난에 시달렸다. 결국 많은 기업들은 문을 닫았다. 벤처에 투자했다 돈을 날린 많은 투자자들은 ‘벤처’라는 단어에도 거부감을 표시할 정도였다. ‘국내 1호 벤처’로 불리던 메디슨.96년 코스닥에 등록해 한때 시가총액이 당시 현대자동차보다 많은 3조원을 기록했다. 한때 50여개의 자회사를 거느리던 이민화 회장의 메디슨은 벤처거품이 꺼진 뒤 자금난으로 2002년 1월 부도처리됐다. 메디슨뿐 아니라 ‘1세대 벤처스타’라고 불리던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과 김형순 로커스 사장 등도 각각 분식회계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는 수모를 겪었다.2000년 당시 주가가 30만원까지 올랐던 황제주 새롬기술의 오상도 사장은 허위공시로 구속됐다. 거품은 꺼졌지만 2003년을 기점으로 벤처업계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메디슨은 국내외 초음파 진단기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터보테크도 차량용 매연 저감장치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3년 7702개였던 벤처기업수는 지난해 1만 2218개로 늘었다. 벤처투자액은 2003년 7870억원에서 2006년에는 1조 231억원으로 뛰었다. 특별취재팀
  • [대선 국민여론조사] 맥 못추는 ‘문·이·권·심’

    [대선 국민여론조사] 맥 못추는 ‘문·이·권·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당 후보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다 합쳐야 10%를 겨우 넘는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5%를 넘긴 이후 지지율이 정체돼 있다.30대(8.3%),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층(7.4%), 고소득층(9.5%), 블루칼라(9.9%)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한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5% 선도 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라 지역의 지지율이 9.8%로, 그나마 다른 지역의 지지도보다 높을 뿐이다. 반면 자신의 출신지역인 충청에서는 자신의 전국 평균 지지와 같은 4.3%만을 확보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지지율 면에서는 이인제 후보와 비슷하다. 하지만 진보를 대변한다는 민노당의 후보임에도 진보 계층의 지지도 면에서 문 후보에게 뒤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진보 유권자의 2.6%가 권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문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10.3%에 이른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의 지지율은 0.3%다. 의석 5개를 확보한 정당의 후보 지지율로는 민망한 수치다. 문·이 후보가 다른 군소 후보에 비해 지지율은 높지만 지지자의 충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 지지자(48.8%)와 이 후보(54.9%) 지지자의 절반가량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정리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책꽂이]

    ●경영사령관의 리더십 노트(켈리 퍼듀 지음, 서춘식 옮김, 푸른솔 펴냄)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트럼프 그룹의 ‘견습생’ CEO로 일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생존게임의 법칙. 미국 웨스트포인트 출신인 저자는 의무, 무결점, 열정, 인내, 기획, 팀워크, 충성심, 유연성, 헌신, 진실성 등 10가지 리더십 원칙을 제시한다. 원제는 ‘Take Command(지휘하라)´1만 2000원. ●골프가 뭐길래-완벽 입문 가이드(박순표 지음, 리얼북 펴냄) 연습장은 실내를 가야 하는지, 실외를 가야 하는지. 레슨은 얼마를 내고, 얼마나 오래 받아야 하는지. 골프채는 어떤 것을 사야 하고, 스코어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옷은 무엇을 입어야 하고,‘머리를 올리는 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골프를 시작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담았다.9500원.●현장에서 만난 20세기-우리는 그들의 사진으로 세계를 기억한다(에릭 고두 지음, 양영란 옮김, 마티 펴냄)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조지 무어, 데이비드 세이무어가 함께 설립한 보도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 에이전시는 현장에 있음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 이 책은 매그넘이 찍은 사진만으로 지난 60년의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5만 4000원.●아프리카 미술기행(편완식 지음, 예담 펴냄) 낯설고도 멀게 느껴지는 아프리카 미술기행에 한국화가 김종우와 서양화가 권순익, 일간지 기자 편완식이 동행했다. 이들은 초원과 사막을 화폭 삼아 그때그때 마주치는 풍경과 영감을 풀어놓았다. 또 이들은 일일이 발품을 팔아 아프리카 현지 작가와 미술관 관계자, 교수 등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1만 5000원.●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이야기(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권루시안 옮김, 아름다운날 펴냄) ‘과학’은 라틴어의 ‘지식’에서 유래된 말로 실제 현상을 앞뒤가 맞게 설명하는 것이다. 직구와 변화구를 절묘하게 던지는 투수나, 이 공을 치는 타자도 복잡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했기 때문은 아니다. 과학에 있어 가장 신나는 표현은 “그거 재미있네.”이다.1만 800원.●3대 종교가 살아 숨쉬는 고대 이스라엘 유적(이봉규 지음, 현음사 펴냄) 지은이는 건축사사무소에 재직하고 있는 건축가. 모세가 출애급하여 생을 마감한 느보산, 화려하게 남아있는 헤롯왕의 건축, 그리고 기독교의 성 분묘교회, 유대교의 알 카즈네, 이슬람교의 바위 돔 모스크 등 유일신들이 예루살렘에 남겨놓은 수많은 유적을 살펴보았다.1만 2000원.●잃어버린 예수-다석 사상으로 다시 읽는 요한복음(박영호 지음, 교양인 펴냄) 기독교와 불교, 노장사상,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하나로 꿰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상 체계를 세운 다석 류영모의 사상으로 ‘요한복음’을 다시 읽는다. 다석 사상을 세상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류영모의 제자 박영호 다석학회 고문이 바울로의 교회 신앙, 대속 신앙을 비판한다.2만원.●풀빛 교육 (김용님 지음, 상상나무 펴냄) ‘아이의 가슴에 자연이 가르치는 풀빛 생명을 새겨라.’익산 리라 자연 유치원 원장인 지은이는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는 반듯한 인격과 온유한 성품, 넓은 마음,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아이로 자란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교육 경험으로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체계적인 노하우로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1만원.●닥터스 씽킹(제롬 그루프먼 지음, 이문희 옮김, 해냄 펴냄)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인 지은이는 첨단 과학의 홍수 속에서도 진정한 의술은 의사와 환자의 정보 및 감정의 교류에서부터 탄생된다고 주장한다. 과도한 업무 속에서도 의사는 최적의 심리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나 그 가족과 친구들은 의사와 파트너십을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한다.1만 3000원.●경제는 착하지 않다(심상복 지음, 프린스 미디어 펴냄)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연상케 하는 ‘소금별 왕자’가 소설속 주인공으로 등장, 경제 이야기를 술술 풀어간다. 저자는 거리의 포장마차도 광의의 ‘지하경제’라는 식의 독특한 시각으로, 경제정책 등과 같은 난해하고 딱딱한 경제 이야기를 재미나게 펼쳐낸다.1만 2000원.
  • “73년 김대중 납치사건 朴대통령 묵시적 승인”

    “73년 김대중 납치사건 朴대통령 묵시적 승인”

    1973년 8월 일본 도쿄에서 일어난 ‘김대중(DJ)납치사건’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국가정보원 전신) 지시로 실행됐고, 사건 이후 중정이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 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6권짜리 보고서를 냈다. 하지만 진실위의 보고서는 ‘DJ 납치사건’과 관련, 증언이 엇갈리고, 중정이 작성한 핵심자료인 ‘KT공작계획서’가 발견되지 않아 의혹 해소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진실위는 그럼에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최소한 묵시적 승인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그 이유로 이 전 부장이 공작추진에 반대하는 이철희 정보차장보에게 “나는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라며 역정을 냈고, 주일대사관 김 모 공사가 “박 대통령의 결재를 확인하기 전에는 공작을 수행하지 않겠다.”고 버티다 곧 적극 협조했다는 등의 정황을 들었다. 정황 제시로 결론을 내린 것은 당시 박 대통령의 불신을 받던 이씨의 과잉충성에 의한 단독 범행이라는 주장과 유신체제하에서 박 대통령이 모르게 중대한 공작이 진행될 수 없다는 증언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진실위는 어느 쪽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자 “박 대통령의 사전인지 여부 문제와는 별도로 대통령직속기관인 중정이 납치를 실행하고 사후 은폐까지 기도한 사실에 비추어 통치권자로서의 정치적·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납치사건의 목표가 DJ의 ‘단순납치’인지,‘살해’였는지에 대해서는 “공작계획 단계에서 살해안이 논의됐지만 납치 실행단계에서 단순납치 방안이 확정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양쪽의 증언을 다 수렴한, 중간적인 입장을 취했다. 과거사위는 또 박정희 정권이 중정을 통해 제5대 대선(1963년 10월)과 7대 대선(71년 4월), 제7대 총선(67년 6월) 등에 개입했다고 밝혔다.10월 유신으로 가는 마지막 대통령 직선제 선거였던 제7대 대선에서 중정은 ‘풍년사업’이라는 공작명 아래 김대중 후보의 낙선을 위해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1987년 KAL기 폭파사건에 대해서는 이 사건의 실체가 북한공작원에 의해 벌어진 사건임을 확인했다. 진실위는 그러나 “당시 안기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에 심대한 위협이 되는 사건인데도 김현희의 진술에만 의존, 검증 없이 서둘러 발표함으로써 수사결과에 일부 오류가 발생했고, 이것이 (기획 조작 등)불필요한 의혹을 유발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은 DJ납치사건과 관련,“당시 정권의 후예인 한나라당이 공식사과하고 현 정부 차원의 사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역사적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면밀한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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