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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LED TV 넘버원”

    “삼성 LED TV 넘버원”

    │글 뉴욕 류찬희특파원│ “삼성 LED TV 넘버원입니다. 찾는 고객이 많아 목이 제일 좋은 곳에 전시했습니다.” 삼성전자 TV와 휴대전화가 미국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9일 뉴욕 인근 뉴저지에 있는 ‘베스트 바이(Best Buy)’. 우리나라 하이마트와 같은 가전 전문 매장으로 세계 내로라하는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미국 전역에 1030개가 깔려 있다. 이곳 가장 목 좋은 곳을 차지하고 있는 상품이 바로 삼성전자 발광다이오드(LED)TV다. 매장 벽에는 30여대의 TV가 걸려 있는데 이중 9대가 삼성제품이다. 삼성이 미국 시장에 내놓은 9개 모델이 모두 걸려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잘 팔린다는 것을 증명한다. 지난 4월 기준 미국 디지털 TV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수량 기준으로 28.6%, 금액 기준으로는 37.9%로 1위를 기록했다. 수량보다 금액 기준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프리미엄 TV 판매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풀HD(초고화질) LCD TV는 40%, 120㎐/240㎐ 제품은 54%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미국 시장을 장악했다. ●풀HD LCD TV 점유율 무려 54% 출시 10주밖에 안 된 LED TV도 베스트 바이에서 특별 대우를 받을 정도로 인기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1030개 매장 가운데 800여곳에서 삼성 LED관을 무료로 설치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베스트 바이가 특정 업체에 무료로 독립 공간 설치를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뒤쪽에 전시됐던 세탁기, 냉장고 등도 TV인기에 힘입어 앞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드럼세탁기도 주부 잡지서 베스트 제품으로 뽑힐 정도로 자리를 굳혔다. 셀비스 매장 관리인은 “삼성 제품은 뛰어난 화질, 독특한 디자인, 손 쉬운 설치가 장점”이라며 “소비자들이 많이 찾으니까 좋은 자리에 전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근처 니만 마커스 백화점. 명품을 주로 취급하는 고급 백화점이다. 이곳에도 고객이 가장 많이 다니는 통로에 삼성 LED전시장이 들어섰다. 다른 고급 백화점 12곳에도 LED전시장 설치를 약속받았다. ●휴대전화 충성도 8년 연속 톱 휴대전화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수량 기준으로 26%, 금액기준 34%로 북미 시장에서 3분기 연속 1위 점유율을 기록했다. 8년 연속 충성도가 가장 높은 제품으로 선정될 정도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오상훈 부장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 유통체계 확립”이라며 “스포츠 마케팅, 사회공헌활동 등 다양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 맨해튼 타임워너 빌딩. 중앙공원이 내려다보이고 브로드웨이가 시작되는 이 빌딩 3층에 삼성 쇼룸이 설치돼 있다. 누구나 삼성 제품을 시연해 보고 상담을 받을 수 있어 홍보관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늘 젊은이들이 북적대는 장소다. 이곳에서 만난 대학생 스테파노의 손에는 삼성전자 인스팅드 휴대전화가 들려있다. 그는 “집 TV와 프린터도 삼성제품”이라며 “넷북을 사기 위해 쇼룸을 찾았다.”고 말했다. chani@seoul.co.kr
  • [北 도발 움직임] “후계업적 쌓기보다 내부갈등 무마용”

    ■ ‘北 도발모드’ 전문가 진단 최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 미사일도 발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매우 도발적으로 나오는 것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남 정운(26)을 후계자로 지명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후계자 지명과정에서 드러난 내부 갈등을 무마시키려는 의도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도발이 김정운의 업적을 쌓아주려는 측면보다는 김정운 후계구도를 둘러싼 당·군·정 내부의 갈등 해소를 위해 외부로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수단 목적이 더해져 복합적으로 일련의 강경한 도발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외에도 북한의 도발은 당·군·정의 엘리트그룹이 김정운에게 충성 경쟁을 벌이는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3일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동생인 김정운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후계구도에 불만이 많고, 어린 나이의 정운을 후계자로 인정하는 것과 관련해 당·군·정 엘리트 그룹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부의 갈등을 무마하고 내부 엘리트 그룹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북한이 군사도발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운이 아직 후계자로서의 공식적 위치가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핵실험 등 군사적 도발을 주도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등 핵실험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한 우방국들이 반발할 것”이라며 “현재는 대외적인 업적쌓기보다 인민과 호흡하며 대내적 업적 쌓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도 “북한은 최근 대내 체제 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핵무기, 미사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지난 4월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직후 제 12기 1차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개정, 국방위원회 개편, 권력구조 재편, 군 수뇌부 인사 등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북한이 3남 후계 구도 구축 과정에서 내부적 갈등이 생기자 (반대파들의)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극도의 위기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며 “인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외적으로 대결 국면 구도를 조성한다든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통해 강성대국 이미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려는 뜻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결속을 통한 체제정비로 후계구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北 김정운 후계 구도] 세습과정 다른점

    [北 김정운 후계 구도] 세습과정 다른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정운이 후계자로 확실시되는 것으로 정보당국도 파악하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운의 후계과정에서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뭘까. 김 위원장은 1961년 노동당에 입당해 선전선동부, 조직지도부에서 활동하면서 경쟁자들을 숙청해 나갔다. 권력승계 작업은 1971년 김일성 주석이 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사노청) 6차 연설에서 권력세습 의사를 밝히며 시작됐다. 당시 김정일의 나이는 39세. 김정일 위원장은 당 중앙위 정치위원에 임명된 1974년 사실상 후계자가 됐다. 공식 지명은 1980년 10월 제6차 당대회에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당의 정치국원이자 당 비서국의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당내 서열 2위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지지기반을 확충해 나가는 방식으로 권력을 승계 받았다. 김정일은 이 과정에서 ‘수령인 김일성의 혁명 전통을 가장 훌륭하게 계승,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은 김정일’이라는 혁명계승 후계자론도 만들었다. 김 위원장과 아들 정운은 혈통에 의한 권력 세습 및 후계자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후계자 지명까지의 절차 및 과정, 속도 등은 다르다. 김 위원장이 후계자가 됐던 1970년대에는 북한의 경제사정이 비교적 괜찮았다. 김일성 부자에 대한 북한 인민과 권력 엘리트들의 충성도가 높았던 편이다. 때문에 2대 세습에 대한 북한 내 반감 및 권력 투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상황은 과거와는 다르다.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됐을 때에 비해 체제 위기가 심화됐다. 북한 주민들의 살림살이도 매우 나빠졌다. 김 위원장의 아들 3명을 중심으로 후계자로 만들려는 권력 그룹도 나눠져 있다. 이러한 권력 갈등 탓에 김 위원장은 지난 2005년 권력 후계 구도 조기 마련안을 건의받았으나 권력 분열 양상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로 논의를 중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여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권력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올 1월 정운의 25회 생일에 그를 후계자로 내정했다는 교시가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비밀리에 내려갔다. 이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국방위원 겸임)을 중심으로 국방위가 후계구도 구축을 은밀하게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정운의 후계자 지명 작업이 최근 5개월 사이에 속전속결로 진행된 셈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北 3대 세습하려 안보불안 높이나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 지명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북한은 해외공관장들에게 김 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운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도록 했다고 한다. 부자 세습은 있었지만 3대 세습은 국제사회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최근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상태도 후계세습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1969년 미국 푸에블로호 나포와 미국 정찰기 격추 사건도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후계 지명을 받기 전에 발생했다. 북한이 김정운 후계자 내정을 해외공관에 전파한 시점은 지난달 25일 핵실험 사흘 뒤다. 북한은 핵실험 직후 6발의 스커드·노동 미사일 발사에 이어 어제 강원도 안변에서 미사일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은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로 옮겨졌다. 6·15 공동성명과 16일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서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실험과 연쇄 미사일 발사가 후계체제를 굳히려는 축포 성격이라면 경악스럽다. 북한이 3대 세습을 위해 한반도를 극도의 긴장상태로 몰고 가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의 의도적인 긴장상태 조성에 면밀한 대비를 세우기 바란다. 후계 지명 과정에서 권력투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빠트려서는 안 될 것이다.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이후] 친이계 “끝장 보려는 정치문화가 문제”

    무엇이 전직 대통령을 극단의 선택으로 몰았을까. 대통령직을 넘기고 물러나 ‘과거 권력’이 되어버린 전직 대통령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우리 정치의 ‘악다구니’ 문화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게 아니겠느냐.” 한나라당 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은 31일 이같이 진단했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 결심’을 하게 된 것도 결국 기를 쓰며 끝장을 보겠다는 우리 정치와 사회의 잘못된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국세청이 충성 경쟁 하듯이 세무조사한 것도, 검찰이 확실한 물증도 없으면서 망신을 줘야겠다고 한 것도 모두 악다구니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토, 인정할 수 없는 상대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한다는 정치 문화가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런 정치풍토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복의 악순환을 끊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그는 이런 진단을 현 정권의 반대 진영에도 그대로 적용했다.이 의원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불거진 ‘촛불 정국’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2개월 만에 ‘물러나라.’고 한 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 이것 역시 대선에서 진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억지를 부린 것 아니었느냐.”고 주장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책꽂이]

    ●대답 없는 사랑(막심 고리키 지음, 이강은 옮김, 문학동네 펴냄) 러시아 대문호 막심 고리키의 마지막 단편집이다. 익히 알려진 혁명, 노동, 계급 등 이념 문제보다는 예술로서의 문학에 무게를 실은 단편소설 9편을 묶었다. 사상을 뛰어넘는 문학적 실험이 돋보인다. 1만 4000원. ●아버지의 여행가방(오르한 파묵 외 지음, 이영구 외 옮김, 문학동네 펴냄)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부터 1957년 알베르 카뮈까지 가려뽑은 열한 명의 수상연설문을 모았다. 각 작가들의 전문가라 할 국내 필진들이 연설문을 맡아 번역하고 연설 내용 및 작가·작품 해설도 함께 붙였다. 1만 2000원.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캐서린 햄린 지음, 이병렬 옮김, 북스넛 펴냄) 1959년 의료봉사를 떠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50년간 3만 2000여명의 환자를 돌본 호주 의사 캐서린 햄린의 자전적 에세이. 그는 그동안 만나온 환자들을 차분하게 하나하나 되돌아보고,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1만 3500원.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기타노 다케시 지음,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펴냄) 일본 영화감독인 다케시가 풀어놓는 생사, 교육, 관계, 예법, 영화에 대한 독창적이고 거침없는 독설들. 그의 방황하던 젊은 시절과 다양한 경험, 개인적 일화까지 엿볼 수 있다. 1만 2000원. ●저우언라이(김상문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뛰어난 지도력과 품격을 가진 중국의 정치가 저우언라이(주은래)를 고찰한다. 저자는 “지금 중국의 저력을 만든 원천은 훌륭한 지도자이며 그 중심에 저우언라이가 있다.”고 평가하며 “진정으로 인민과 국가에 충성을 바친 저우언라이같은 지도자가 한국에서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집필했다.”고 밝힌다. 1만 5000원. ●노무현과 함께 만든 대한민국(제16대 대통령 비서실 지음, 지식공작소 펴냄) 참여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의 국정 성과를 자평해 내놨던 책으로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2년 만에 개정, 출간됐다. 2007년 출간한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에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했던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문을 덧붙였다. 9000원.
  • [데스크 시각] 용문객잔/김문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용문객잔/김문 문화부장

    #장면1 한 영화를 추억한다. 영원한 무협 클래식이다. 세월만큼이나 내공의 깊이가 간단치 않다. 환관과 협객 서소지가 주고 받는 대화 한토막. “서소지가 누구냐?(환관)” “나다.” “건방진 놈이군.” “너한테만.” “무술실력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좀 하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넌 내시같아 보이는군.” 무림의 고수끼리 맞짱뜨는 가시돋친 상황이지만 재치가 넘친다. 1965년 ‘대취협’으로 무협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호금전 감독이 만든 ‘용문객잔’(1967년)에 등장한다. 이 영화는 1450년대의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환관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임금의 충신들을 차례로 처단한 뒤 자손들을 용문 밖으로 귀양보낸다. 하지만 후환이 두려워 자객들을 ‘용문객잔’으로 보내고, 자손들을 구하려는 협객들이 몰려들면서 숨막히는 결투가 벌어진다. ‘용문객잔’은 사천성 장강삼협의 용문협 근처에 있는 여관식 주막이다. 영화는 황량한 들판과 흙담집인 ‘용문객잔’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얼핏 보면 촌스럽고 절제된 출연진의 동작으로 영화적 흥미감은 떨어진다. 그러나 결투장면에 깔린 경극음악을 이용해 고도의 시지인(時地人)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 막강한 적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충의(忠義)의 로망’을 담고 있다. 객잔에 모인 무림의 고수들, 각기 다르지만 충성과 의리를 연고로 심오한 설정을 해 놓은 것이 매력이다. 여기에 또 하나, 호금전 감독이 ‘후한서’의 내용을 알고 ‘용문객잔’을 만들었다는 상상을 하면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후한서’의 이응전(李膺傳)에 ‘등용문’이 나온다. ‘士有被其容接者 名爲登龍門’(선비로서 그의 용접을 받는 사람을 등용문이라고 한다)이라는 글과 함께 주해(註解)에 ‘황하 상류에 용문이라는 계곡이 있어 고기들이 많이 모여들었으나 빠른 폭포수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만일 오르기만 한다면 용이 된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시공(時空)을 뛰어넘는 특유의 집중력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지금도 무협영화의 고전으로 회자된다. #장면2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5월의 비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지천의 푸름이 더욱 짙어지니 말이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이기에 더욱 그랬다. 붉은 장미와 꽃그림 우산을 받쳐든 여인네의 뒷모습은 5월의 신부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배의 집은 천년의 전설을 간직한 용문사 은행나무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선배는 몇해 전 이곳에 조그마한 텃밭이 있는 집을 하나 장만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여생을 농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시문(詩文)과 흙을 사랑하는 10여명이 모였다.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용문객잔’ 문패를 다는 날이다. 선배는 워낙 무협영화를 좋아해 1967년 당시 ‘용문객잔’ 포스터까지 어렵게 구해 벽에 붙여놓고 감상할 정도다. 문패가 걸리고 즉흥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이 나섰다. “오늘을 위해 칠언율시를 준비했습니다. 여운승우교정후(如雲勝友交情厚)=좋은벗들이 구름같이 모여 우정을 두터이하고, 성해현영의리숭(成海賢英義理崇)=바다를 이룬 어질고 뛰어난 인재들이 의리를 숭상하며…” ‘용문객잔’과 ‘칠언율시’를 안주로 올려놓고 하루종일 웃음꽃을 피웠다. 그 향기는 짜릿했다.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다들 ‘국영수’로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60을 넘거나 바라보는 나이에 ‘예체능’의 행복을 얘기한다. 문득 한 옛 시인이 읊은 시가 떠오른다.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지혜라는 단어가 찬란한 5월의 비와 함께 새삼 가슴속에 젖어든다. 김문 문화부장 km@seoul.co.kr
  • ‘010 강제통합’ 물건너가나

    휴대전화 앞자리 번호를 ‘010’으로 모두 바꾸는 번호통합정책이 미뤄질 전망이다. 일부 소비자단체와 소비자들이 “010으로의 강제 전환은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반발하고 있고, 정부도 “강제로 통합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정책에 순응해 010으로 바꾼 소비자들과 일부 이동통신사들은 “예정대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한국YMCA는 26일 이동통신 01x(011, 016, 017, 018, 019) 번호의 010 번호로의 강제 통합정책을 폐기하고, 신규서비스로의 이동이나 서비스사업자 교체시 기존의 01x 번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 번호정책을 변경할 것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방송통신위원회에 발송했다. 한국YMCA는 “통신서비스에서 번호는 소비자 고유의 식별번호로서 개개인의 인적연결망을 유지시켜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고유번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소비자에게 최우선적인 배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010 번호통합 정책’은 010 가입자가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80%에 달하는 시점에 ‘010’으로 식별번호를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정보통신부 시절에 마련된 이 정책은 KTF와 LG텔레콤의 요구에 따라 이동전화 식별번호에 따른 브랜드 차별화를 없애기 위해 도입됐다. 2004년부터 이동전화 신규가입자에겐 무조건 ‘010’이라는 식별번호가 부여됐고, 2006년 6월부터는 3세대(G)로의 서비스전환시 010 번호로의 강제 전환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4월 말 현재 전체 이동전화가입자의 72.5%인 3373만명이 010식별번호를 쓰고 있고, 올해 말이면 80%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 신용섭 통신정책국장은 27일 “80%에 이른다고 해서 강제로 번호를 통일시킨다는 뜻이 아니고, 정책방향을 결정한다는 취지였다.”면서 “나머지 20%도 1000만명에 이르는 만큼 절대로 강제로 번호를 통합시킬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011 번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은 강제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통신 번호는 국가적 자산이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단일 식별번호로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고, 그동안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른 가입자가 80% 수준에 달하는 만큼 번호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北 2차 핵실험 이후] 北핵실험 미·중·일 전문가 진단

    북한이 25일 2차 핵실험을 전격 실시함에 따라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거리 로켓을 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추가 핵실험을 강행하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든 속내는 무엇이며, 향후 국제정세에는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해외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 봤다. ■빅터 차 美조지타운대 교수 “美, 양자접촉보다 다자 틀 해결 시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연구프로그램 책임자는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 접촉보다 유엔과 6자회담 관련국들과의 공조 등 다자틀을 통해 북핵 위기 해결을 시도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차 교수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의 2차 핵실험의 배경과 의미,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와 향후 미국의 대응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CSIS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의미는. -북한의 2차 핵실험은 2008년 말 조지 W 부시 행정부 말기에 (검증 의정서 내용을 놓고) 6자회담을 거부한 이래 계속되고 있는 일련의 도발행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미국의 외교적 제의에 대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6자회담 거부에 이어 2차 핵실험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이 왜 이 시점에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고 보나. -이번 핵실험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과 핵무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둘째, 건강 이상설이 나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해 북한 내부에서 김 위원장 가족과 강성 충성파들이 점진적으로 후계구도를 잡아가는 리더십의 전환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북한 같은 전체주의 체제에서 내부의 정치적 유동성은 일반적으로 대외적으로는 호전적인 모습을 띤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바는. -지금까지 전례만 따져본다면 정답은 워싱턴과의 직접 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급 대화 제의를 모두 거부했다. 따라서 미국과의 직접 협상이 목표가 아니며, 이보다는 장기적인 두 가지 목표를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은 궁극적으로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부여받은 상태에서 미국과 핵 군축협상을 벌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이상적인 협상 결과는 비군사적 목적의 핵에너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제적 사찰을 받지 않는 일부 핵프로그램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 것이다. 둘째,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체제안전보장’을 받아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북한이 당면한 개혁과 관련한 근본적 딜레마에서 기인한다. 즉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방이 불가피한데, 이럴 경우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체제 또는 ‘포스트 김정일’ 체제가 잠재적 불안정 요인이 있는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동안 자신들의 체제를 지지하겠다는 확약을 원하는 것일 수 있다.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대응은. -먼저 미국은 고위급 관리를 동북아 지역에 보내 동맹국들에 미국의 안보공약과 핵우산 제공을 재확인할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안보리 결의 1718호의 전면 이행을 요구하는 새로운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유엔 회원국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것이며,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관련국들 간에 다음 단계에 대한 협의가 시작될 것이다. kmkim@seoul.co.kr ■진징이 中베이징대 교수 “핵은 협상용… 美 특사 파견해야”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최악의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가 찾아오는 법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북핵 문제 해결의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동방학부 교수는 26일 북한의 제2차 핵실험으로 야기된 한반도 긴장악화 상황과 관련, “제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북한의 의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포함해 더욱더 강력한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유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천명한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 시간적으로 급박한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변화가 없고, 기대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우선순위에서도 북핵 문제는 밀려 있었다.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계속 손을 놓고 있을 것이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국제사회가 제재 수순으로 가고 있다. -제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핵 보유가 아니다. 핵은 협상용 카드일 뿐이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다. 20여년 넘게 추구해온 가치다.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들어가야 강성대국이든 뭐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나. -북한이 먼저일 수도 있고, 미국이 먼저일 수도 있다. 굳이 어느 쪽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 미국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특사파견 등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국이 강한 비난성명을 냈는데. -중국으로서도 북한의 핵실험이 기분 좋은 일일 수는 없다. 비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6자회담에 마지막 기대를 걸 것이다. 북한을 어떻게든 6자회담의 틀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6자회담을 전망한다면. -지금 상황에서 급박하게 재개되긴 어렵겠지만 6자회담은 여전히 북핵 해결의 유용한 틀이다. 물론 북·미간 양자접촉 등이 먼저 진행될 수는 있겠지만 근원적으로 동북아 여러 나라와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6자회담의 틀에서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이 PSI 참여선언을 했다. -남북관계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위기를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데 서로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거꾸로 달리고 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 노력이 아쉽다. →북한의 향후 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나. -북한은 미국을 움직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 북한의 움직임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더욱더 강력한 수단이 나올 수 있다. 추가 핵실험도 배제할 수 없다. stinger@seoul.co.kr ■오코노기 마사오 日게이오대 교수 “한국의 PSI 참여 큰 효과 기대못해” │도쿄 박홍기특파원│“북한의 2차 핵실험은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전략이다. 대화가 아닌 협상을 재촉하는 메시지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65) 게이오대 교수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은 현재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진단했다. 또 “목적이 충족돼야 핵 폐기에도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은 지난달 5일 로켓 발사에 이은 2차 핵실험을 강행했는데 속내는.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같은 하이레벨(고위급)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실질적인 협상이 필요해서다. 북한은 지난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냉담한 반응을 보인 미국에 단단히 화가 났다. 2006년 1차 핵실험 땐 독일 베를린에서 북·미 협상도 이뤄졌다. 하지만 기대했던 버락 오바마 정권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만 신경 썼다. 북한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때문에 북한은 예고했던 대로 핵실험을 강행했다.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한이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더라도 북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 북한은 지금껏 제재 결의안을 무시해 왔다. 미국이 직접 나서지 않는 한 북한의 행동을 막기란 쉽지 않다. 북한은 이미 6자회담 불참도 선언한 상황이다. 또다시 미국의 태도를 탐탁지 않게 여길 경우 예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차 핵실험과 북한 내부의 관계는. -미국과의 협상 이외에 북한의 군사력 혁신, 내부 결속의 의미도 크다. 2차 핵실험을 통해 높아진 군사기술력을 과시했다. 궁극적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맞물린 후계자 문제 즉 체제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다. →한국이 북한 핵실험에 맞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전면 참여했는데. -PSI의 전면적인 참여는 북한에 핵억지력을 갖기 위해서다. 미국이나 일본 등 관련국들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큰 효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전략적 선언의 의미를 가질 뿐이다. 예컨대 한국이 북한의 의심쩍은 선박을 수색하려 한다면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북·미 간의 대화 채널은. -원론적으로 북·미 간의 대화 채널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북한의 전제는 대면 접촉, 하이레벨의 대화이다.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2명도 북·미 간의 현안이다. 최근 제기된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 추진이 실제 이뤄진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hkpark@seoul.co.kr
  • “조선이후 ‘열녀 프로젝트’ 강화 경국대전·내훈 등 통제에 일조”

    “조선이후 ‘열녀 프로젝트’ 강화 경국대전·내훈 등 통제에 일조”

    지금이야 그럴 일이 거의 없지만 예전에는 자녀 많고, 형편 어려운 집에선 공부 잘하는 누이가 실력 모자란 남자 형제를 위해 진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흔했다. 공장에서 번 돈으로 남자 형제를 뒷바라지해 출세시켰다는 눈물 겨운 스토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의 주요 소재였다. 재능과 상관없이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연시하고, 또 여성의 이런 희생을 미화하는 사회적 인식의 뿌리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는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삼은 조선이 국가적으로 퍼뜨린 ‘열녀 이데올로기’에 주목한다. 최근 출간한 ‘열녀의 탄생’(돌베게)은 유교적 가부장제가 남녀차별의 근원이란 건 누구나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전파됐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의문에서 출발, 지난 10년간 조선에서 끊임없이 진행된 ‘열녀 프로젝트’의 목적과 방법을 꼼꼼히 추적한 결과물이다. 강 교수는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열녀는 고려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선 건국 이후 사대부 양반들이 법과 제도 같은 국가권력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열녀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고려시대 수절은 여성 스스로의 선택이었지, 도덕적·법적 강제 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조선 성종조의 ‘경국대전’에는 여성이 재가하면 자녀의 관직 진출을 제한하고, 수절할 경우 수신전을 지급하는 법을 제도화했다. 특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은 열녀 이데올로기 전파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 맞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인들은 열녀로 추앙받았지만 병자호란 때 청병에 끌려 갔던 여인들은 갖은 고생 끝에 고향에 돌아와선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손가락질당했다. 남녀차별을 정당화하고,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강화하는 열녀 프로젝트는 열녀의 사례와 규범을 다룬 텍스트를 통해 윤리란 이름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확산됐다. 가령 소혜왕후 한씨가 편집한 ‘내훈’은 복종적인 시집살이를 강조하고, ‘삼강행실도’의 열녀편은 보통 사람이 실천하기 어려운 가학적 방법으로 수절을 지키는 사례들을 본받아야 할 미담으로 소개하고 있다. 강 교수는 “내방가사, 규방가사로 불리는 작품들도 여성 교양의 함양이라는 미명 아래 가부장적 논리로 여성의 일상적 행위와 의식을 통제하는 데 일조했다.” 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강 교수 개인의 가족사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는 “재능이 있었지만 외조부의 뜻에 따라 일찍 결혼해 가사노동으로 평생을 보낸 어머니, 남동생 때문에 대학에 가지 못한 누나가 겪었던 명백한 차별의식의 근원에 대한 의문이 연구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시대 열녀 이데올로기의 사례처럼 현재를 사는 우리들도 국가와 자본에 의해서 권력에 대한 맹목적 충성과 소비적 욕망을 세뇌당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NOW포토] 이진욱 “충성! 건강히 다녀올게요”

    [NOW포토] 이진욱 “충성! 건강히 다녀올게요”

    배우 이진욱이 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306보충대 현역 입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진욱은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후 약 2년간 현역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서울신문NTN(의정부 경기)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계관시인/김종면 논설위원

    “오늘 보트 한 척이 강으로 미끄러져 가네…짙은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온다고들 하지만 지금 우리 위엔 태양의 황금빛 서까래뿐….” 미국의 계관시인(poet laureate)을 지낸 빌리 콜린스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쓴 시 ‘물에 띄우다(launch)’의 한 대목이다. 찬란한 태양 아래 강으로 나아가는 배의 이미지로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살려 냈다. 이런 게 바로 계관시인의 몫이다. 영국의 계관시인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지명됐다. ‘세상의 아내’등 재기 넘치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스코틀랜드 출신 캐럴 앤 더피(53)가 주인공이다. 여성이 계관시인 칭호를 받은 것은 1668년 존 드라이든 이후 341년 만에 처음이다. 계관시인은 원래 영국 왕실이 영국에서 가장 명예로운 시인에게 내리는 칭호로, 지금은 총리의 추천에 의해 임명된다. 그리스·로마시대에 명예의 상징으로 월계관을 씌워준 데서 유래했다. 영국의 계관시인은 왕실의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역사적인 행사 때 헌시를 지어야 한다. 윌리엄 워즈워스,앨프리드 테니슨,테드 휴스 등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계관시인으로 일했다. 드라이든이 계관시인으로 임명될 당시 받은 것은 300파운드의 연봉과 카나리아제도산 포도주 1통. 그때뿐 아니라 지금도 문자 그대로 명예직이다. 그러나 그 명예는 자칫 ‘멍에’가 되기도 한다. 드라이든은 1688년 영국 명예혁명의 와중에 충성맹세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이후 계관시인 자리는 정치성을 띠게 됐다. 미국에도 계관시인이 있다. 미국은 1937년부터 존재해온 ‘시 고문’을 1986년부터 계관시인이라고 명칭을 바꿔 의회도서관 시 부문 고문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부여하고 있다. 로버트 펜 워런이 그 첫 인물이다. 미국의 계관시인은 시낭송회 외에 다른 의무는 없다. 급료는 연간 3만 5000달러 정도. 한번 계관시인이 되면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영국은 종신제이던 것을 10년으로, 미국은 몇 년씩 하던 것을 1년으로 최근 다 바꿨다. 좋은 일에도 궂은 일에도 시를 짓고, 또 읊조려 주는 ‘나라의 시인.’ 우리에게도 그런 감동 감화를 안겨 주는 계관시인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NOW포토] 김정훈 “충성! 멋진 남자로 돌아올게요”

    [NOW포토] 김정훈 “충성! 멋진 남자로 돌아올게요”

    그룹 UN 출신 연기자 김정훈(29)이 28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306보충대 현역 입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김정훈은 이날 오후 1시 경기 의정부 306보충대에 입소, 5주간의 신병교육을 받고 현역병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서울신문NTN(의정부)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하인은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시론] 하인은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나라 전체가 각종 리스트에 시끄럽다. 현직 대통령의 친구, 전 정권의 장·차관, 전·현 정권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여야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 판검사·경찰 고위 간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이제는 전직 대통령 본인과 그 가족까지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제 일반 시민들은 웬만한 인사의 연루소식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요즘 언론을 장식하는 이들 모두 대한민국에서 힘깨나 썼거나 쓰고 있는 소위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다. 이러한 사회지도층이라는 분들의 부패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부패한 고위관료는 부하의 부패에 관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결국 사회지도층의 부패는 사회적 부패 만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공직자 비리는 적발되고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낮은데 그 이유는 고위 관료들이 부하직원의 비리행위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공직사회의 인정주의적 정(情)의 논리는 잘잘못을 따지는 것을 싫어한다. 가부장적 관료조직의 장은 부하들의 잘못도 자신의 책임으로 생각해 관대한 처벌을 원하고 “고위관료가 하위관료보다 더욱 부패했다.”는 것이 우리 한국인들의 일반적 인식이므로 “더 부패한 자가 덜 부패한 자를 원칙대로 엄격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예외 없이 제일성으로 내거는 것이 바로 부정부패의 척결이었지만 대통령이나 정부조직 최고위층 인사들 스스로가 부하들(정치인 및 행정관료)의 충성심을 담보로 이들의 부패행위를 문제시하지 않아 부패가 더욱 조장됐다. 이러한 경우 관료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빠른 승진을 하려면 능력보다는 상관에게 얼마나 맹목적 충성을 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맹목적 충성으로 인한 부패를 발각할 확률을 높이고 적발된 부패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의 강도를 강화하는 방법 이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그리고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적발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에는 플리바겐 제도(plea bargain·사전형량조정제도)의 전면적 도입과 내부비리제보를 용이하게 하고 제보자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공공조직의 최고 관리층이 내부비리 제보자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수록 공공조직의 보복은 약하므로 정당한 내부비리 제보자에 대해 대통령과 공공조직이 지원적 입장을 취할 때 내부비리제보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결국 부패를 적발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명박 정부의 화두는 ‘경제회생’임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부정부패의 추방은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국가의 청렴도와 경제성장률은 밀접한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에게 알려드린다. 여러분들의 부하가 각종 비리에 연루되는 것을 원치 않는가? 그렇다면 꼭 드릴 말씀이 있다. 서양의 속담이지만, “하인은 꼭 주인만큼만 정직하다.”와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것이다. 이것만 명심해도 5년이란 정권 교체 주기와 맞물려 거듭되는 ‘리스트’ 파동에서 4년 뒤 당신만큼은 안전할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 교수
  • [월드이슈] 이스라엘 아랍인 사면초가

    [월드이슈] 이스라엘 아랍인 사면초가

    아랍과 이스라엘. 이 이분법적인 틀 안에서 극심한 차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국적은 이스라엘이지만 아랍 민족으로 분류되는 ‘이스라엘 아랍인(Israeli Arabs)’이 그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자이지만 ‘시오니즘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엄연한 이방인이다. 아랍에서 보면 ‘이스라엘인’이고 이스라엘에서 보면 ‘아랍인’인 이들이 겪는 설움은 크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의 모태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뒤 외국으로 떠나지 않았던 팔레스타인인들이다. 당시 아랍인 95만명 가운데 80%는 외국으로 쫓겨났지만 나머지 15만 6000여명은 이스라엘에 남았다. 이들과 그 후손들은 현 이스라엘 인구의 19.7%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빈곤층의 53% 차지 하지만 인종차별은 계속됐다. 최근 이스라엘 헤브루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아랍 출신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교육비는 유대인 출신의 3분의1에 불과했다. 아랍인들이 병역에서 배제돼 있어 정부 지원이 차이를 보이는 까닭이다. 이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교육 수준 차이로 귀결, 취업과 임금 차별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극빈층의 53%가 이스라엘 아랍인이며 임금 수준은 유대인에 비해 29%가 낮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분석가 시몬 샤미르도 ‘이스라엘 아랍인’이란 연구보고서에서 “취업과 임금 차별은 다시 이들 자녀들의 교육 기회를 박탈한다.”고 악순환 구조를 지적했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은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의 터전이 이스라엘인 만큼 무장세력의 무차별 테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은 테러로 매년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다. 특히 2006년 레바논 전쟁 당시에는 43명의 민간인 사망자 가운데 19명이 이스라엘 아랍인들이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정부가 이스라엘 아랍인들의 거주 지역에 보호조치를 해주지 않아 피해가 컸다.”고 반발, 이등국민의 설움을 토로했다. ●악화되는 反아랍 정서 차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젠 인종차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까지 생긴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최근 성공한 이스라엘 아랍 기업인 파디 무스타파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이 살고 있는 움 알 팜 출신인 그는 고향에서 아랍 출신에 대한 ‘유리천장’을 깬 모범사례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우파 연정의 탄생에 무스타파의 앞날은 어둡다. 극우 정치인 아비그도르 리버만이 부상하면서 인종차별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리버만은 이스라엘 아랍인의 거주지역을 팔레스타인 영토로 넘겨 유대인 순혈주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이 이스라엘에서 계속 살길 원한다면 충성 맹세를 한 뒤 군복무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정책이 시행된다면 무스타파의 고향 움 알 팜은 팔레스타인에게 넘어갈 게 뻔하다. 무스타파는 직업을 버리고 팔레스타인으로 귀화하거나, 충성서약을 한 뒤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한다. 최근 반(反) 아랍 정서는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의 아랍 인권단체인 ‘급진주의반대운동’이 지난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스라엘 아랍인들과 한 건물에서 같이 살 수 없다.’고 답한 유대인은 75%에 달했다. 이들의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도 40%나 나왔다. 2007년 조사에 비해 반 아랍 정서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구촌 곳곳은 아직도 인종 차별로 곤욕을 치른다. 민주주의가 발달된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종 문제는 아직도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이스라엘 아랍인의 문제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인종차별을 합법화하는 식으로 제도가 퇴행하는 경우는 없지만 리버만의 정책은 ‘제도적 후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데니스 가이츠고리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리버만에게 핵심적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의 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안보리 對北 의장성명] “수척해진 장군님” 노동신문 언급 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 “수척해진 장군님의 모습”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이나 외양 등을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표현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북한 언론매체들이 최근 수척해진 김 위원장의 사진과 왼손과 왼발이 약간 불편한 김 위원장의 동영상을 잇따라 공개한 데 이은 것이다.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난달 22일 체제 선전을 총괄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에 임명된 최익규 전 문화상의 새로운 선전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14일 북한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불씨를 귀중히 여기자.’라는 제목의 장문의 정론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 삼일포특산물공장을 시찰했을 때 “수척해진 어버이 장군님의 모습을 뵈옵고 너무도 가슴아파 아무 말씀도 드릴 수 없었던 그들이였다. ”고 기술했다. 북한 매체들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에 대해선 ‘건강과 안녕을 염원한다.’거나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불철주야로 헌신하시는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잠시라도 편히 쉬시기를 간절히 바라며’와 같은 표현을 주로 사용해 왔다. 북한 당국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를 통한 ‘김정일 3기 출범’을 전후해 김 위원장의 움직이는 모습을 공개, 그의 건재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충성을 독려하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최고인민회의 회의장 입장 때 왼쪽 다리를 가볍게 절긴 했으나 10보가량 걸어 등장하고 양팔을 들어 박수를 침으로써 병상에서 일어난 후 가장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 상반기 김 위원장의 현시시찰 횟수가 많았다는 점에서 수척해진 장군님과 같은 표현이 북한 언론매체에서 거론되는 것은 주민들을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몸이 수척해질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부각시켜 내부 선전용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앞서 북한 매체들은 지난 2월25일 함북 회령 방문 당시에도 지역 주민이 ‘장군님 몸도 불편하신데 오시게 해 미안하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이 ‘괜찮다. 내 병은 내가 더 잘 안다. 인민들과 지내면 다 낫는다.’고 말했던 것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이 아픈걸 숨기는 것보다 조금씩 드러내면서 동정심을 유발, 이를 내부 선전용으로 활용하는 전략은 지난 3월 임명된 최익규 선전부장의 새로운 선동 수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中 광둥성의 야심

    中 광둥성의 야심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이 오는 2020년까지 한국, 타이완을 능가하는 경제력을 갖추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광둥성은 광둥성 발전 청사진인 ‘주장(珠江)삼각주 개혁발전계획 개요’의 세부 목표를 확정 발표했다고 13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과 홍콩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좋은 출발(1년), 대발전(4년), 대도약(10년)’으로 이름 붙여진 목표대로라면 광둥성은 2020년에 국내총생산(GDP) 7조 2500억위안(약 1450조원)을 달성하고, 1인당 GDP는 13만 5000위안에 이르게 된다. 현재 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GDP는 1조 609억달러, 1인당 GDP는 1만 9700달러 수준이다. 광둥성 황화화(黃華華) 성장은 같은 날 열린 성 간부회의에서 “2020년까지 GDP는 한국을 따라잡고, 1인당 GDP는 타이완을 제치겠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광둥성이 원대한 계획을 세운 것은 개혁개방 30년동안 중국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명성이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 위축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개혁개방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구가하던 광둥성 경제는 지난해 9.4% 성장에 이어 올해도 8.5% 수준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산대학의 한 교수는 “광둥성 정부가 두 나라를 언급한 것은 실제 추월 여부와는 관계없이 한국과 타이완의 첨단산업을 롤 모델로 삼겠다는 뜻”이라며 “광둥성의 향후 계획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갖고 있는 한국 및 정보통신 산업이 견고한 타이완과 같은 산업구조를 갖추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양(汪洋) 당서기와 황 성장은 최근 9일동안 2700㎞에 이르는 거리를 이동하면서 성내 9개 주요도시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성도인 광저우(廣州)를 비롯해 선전, 주하이(珠海), 포산(佛山), 후이저우(惠州), 둥관(東莞), 중산(中山), 장먼(江門), 자오칭(肇慶) 등이다. 이들은 9개 도시를 ‘광저우·포산·자오칭’ ‘선전·둥관·후이저우’ ‘주하이·중산·장먼’ 등으로 3개씩 묶어 3대경제권으로 집중 육성키로 했다. 각각의 경제권마다 특색있는 산업군을 육성하면서 홍콩·마카오와 연계된 ‘주장삼각주 경제권’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국과 타이완은 손발을 묶어놓고 있겠느냐.”며 이번 발표를 ‘중앙정부에 대한 충성선언’으로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이른바 오염 및 노동집약형 산업의 ‘탈광둥’ 현상 등으로 광둥성의 산업구조가 급속히 바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앙정부로부터 특혜를 독점하고 있는 홍콩, 마카오, 타이완과 인접한 것도 광둥성 발전의 큰 동력임이 분명해 보인다. stinger@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이제부터 盧패밀리… ‘500만달러 승부’ 시작됐다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이제부터 盧패밀리… ‘500만달러 승부’ 시작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무한질주하던 검찰의 수사가 ‘정상문 구속 불발’이란 돌발변수를 만났다. 하지만 검찰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의혹의 500만달러’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다는 자세다. 하지만 검찰로서도 안심하긴 이르다. 복병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鄭 1억원 상품권 행방 추적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홍만표 수사기획관의 말은 앞만 보고 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정 전 비서관의 영장기각을 큰 장애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정대로 하겠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를 체포하고, 외아들인 건호씨를 미국에서 불러들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와 함께 정 전 비서관의 범죄 입증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에만 의존하다 범죄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 방을 먹은 만큼 추가 증거확보에 주력한다는 것이 현재의 입장이다. 특히 박 회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줬다는 1억원어치의 상품권 행방을 찾는 것도 급선무다. 영장기각 사유의 근거 가운데 하나였다. 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소환은 일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면 다음주 후반쯤이면 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00만달러와 500만달러에 대한 두 갈래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문 및 서면조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증거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소환은 검찰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달러 세탁은 지시 정황 검찰은 또 돈이 건네진 시점에 박 회장이 130명의 직원을 동원해 10억원의 현금을 달러로 급히 환전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급전을 만든 것을 두고 노 전 대통령의 ‘지시’라는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태광실업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당시 정황을 다각도로 파악할 예정이다. 더디게 진행되던 ‘500만달러’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500만달러에 대한 성격을 확인하지 못해 ‘계속 보는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다 정 전 비서관 영장 기각을 계기로 수사 강도와 속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검찰은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 몫이라는 진술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의 진술 외에 홍콩 APC 계좌의 돈 흐름을 이미 파악해 놨다. 필요하면 11일 소환될 건호씨와 연씨, 박 회장, 정 전 비서관 등과의 양자, 3자간 대질신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檢, 진술 외 뚜렷한 증거없어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박 회장의 진술을 확증할 근거를 대지 못하면 영장을 청구해도 정 전 비서관과 똑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럴 경우 검찰의 수사는 급속히 동력을 잃게 된다. 검찰은 일단 3자회동을 주목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조사를 미뤄 뒀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신병을 대전지검으로부터 인도받아 본격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충성파’인 강 회장에 대한 조사는 성과를 내기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모든 것을 떠안고 가겠다고 결심을 굳힌 그가 노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쉽게 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못지않게 검찰도 긴장하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힘실린 장성택 목소리 어디까지 낼까

    힘실린 장성택 목소리 어디까지 낼까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이 어디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낼까. 낮은 처신으로 살아남은 장성택. 그가 9일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더욱 힘이 실리면서 관심의 중심에 섰다.   그동안 그는 김 위원장의 3남 정운의 후계 수업과 후계 체제 구축을 주도했다. 김 위원장의 매제이자 당과 정부기관을 아우르는 파워 엘리트 중 핵심인 그가 국방위원으로서 더 힘세진 국방위원회를 업고 어떻게 활동할지는 초미의 관심거리가 됐다.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것은 권력 승계 작업의 전면에 섰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올해 북한의 예산을 통해서도 그의 높아진 위상을 가늠해볼 수 있다. 그가 공을 들여 왔던 부문에 예산이 몰렸다.  북한의 2009년 예산은 34억 5000만달러로 추정된다. 올 예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도시경영 부문 지출분야 예산을 공개하고 지난해에 비해 11.5%가량 예산을 늘렸다는 점이다. 최고 증액률이다. 내각 산하에 수도건설 사업부도 신설했다. 진행 중인 평양시 단장과 정비에 역점을 둘 것임을 보여 준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2012년 강성대국 건설에 있어 수도 평양의 시가지 현대화를 주요 과제로 부각시키면서 장성택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004년 분파조성 혐의로 2년여간 실각한 뒤 2006년 당 1부부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2007년 12월 당 중앙위 행정 및 수도건설부 부장으로 승진해 수도인 평양 수도 정비 업무를 맡았다. 평양 시가지의 문제점 개선, 평양 현대화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을 정도의 성취를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신규 진입한 주규창 노동당 중앙위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주상성 인민보안상과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 부부장도 김정일 3기 체제의 주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주규창 부부장은 지난 5일 발사된 인공위성 광명성 2호 개발 및 발사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김 부국장은 지난 2월 김 위원장이 제333선거구에 대의원으로 추대될 당시 “만경대 혈통, 백두 혈통을 총으로 지켜 나가자.”고 주장하며 3대 세습을 위해 군의 충성을 맹세한 인물이다.  ‘진 별’도 있다. 지난 11기 최고인민회의의 여원구(81) 부의장은 이번 12기 최고인민회의에서 물러났다. 그는 여운형의 셋째 딸로 고령으로 인해 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기 최고인민회의 법제위원회 위원장이자 국방위원회 위원이었던 최용수도 지난 2004년 7월 분파 혐의로 실각해 이번 회의에선 이름이 거론도 되지 않았다. 법제위원회 위원장 자리에는 인민보완상 주상성이 새로 선임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요리도 배우고 신제품도 써보고

    요리도 배우고 신제품도 써보고

    식품업체와 소형 가전업체들이 다양한 쿠킹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먹거리 파동으로 집에서 음식을 만들고 싶은 욕구는 커졌지만 요리 학원을 찾기가 부담스러운 이들을 노린 강좌다. 식품업체는 재료 활용법을, 가전업체는 기구 사용법을 소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공짜 또는 실비 정도의 비용으로 최신 요리법을 배우고, 기업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이득을 누릴 수 있다. 식품업체들은 자신있는 재료를 활용한 강좌를 준비했다. 우동·냉면·쫄면 등 각종 면을 생산해 한국과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는 면사랑이 운영하는 ‘세계 면요리 교실’은 한·중·일·양식의 면 요리와 곁들임 요리를 특화시킨 강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가쓰오 육수 vs 멸치 육수, 따뜻한 오일 파스타 vs 차가운 오일 파스타 등의 강좌를 진행했다. 6월10일에 새로운 강좌가 열리는데, 전화(02-555-1436)로 신청할 수 있다. ●참가비 무료… 재료비 등 받는 곳도 샘표는 서울 필동의 본사 10층 지미원에서 간장·된장·고추장을 응용한 요리 레시피를 소개한다. 지난 2003년부터 1만 9000명의 수강생을 배출했는데, 이들의 의견을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차례씩 열리는 강의는 초보자들을 위한 ‘처음 만난 요리’와 응용 단계인 ‘맛을 아는 동산’ 등 2가지 코스로 구성됐다. 재료비를 포함한 참가비가 강의당 1만원으로 홈페이지(www.sempio.com)에서 접수받는다. 찰호떡믹스·아몬드쿠키믹스·와플믹스 등 믹스 제품을 내놓은 삼양사는 홈베이커리를 내용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4주 과정의 정규 프로그램을, 매주 금요일에는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미니홈피(www.cyworld.com/q_one)나 전화(02-741-1911)로 신청할 수 있고, 참가비는 월 4만원이다. 삼립식품은 다음달 19일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홈브런치 클래스를 진행한다. 삼립식품이 70% 공정을 진행하고, 나머지는 소비자가 직접 가정에서 전자레인지·오븐·프라이팬 등을 활용해 완성하는 브랜드 오븐스마일 출시를 기념해 마련됐다. 공장견학과 쿠킹클래스를 묶어서 운영하는 회사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충북 진천의 행복한콩 두부공장과 충남 논산의 해찬들 공장에서 각각 두부와 장류를 바탕으로 한 고추장 파스타와 두부 카나페 등 이색 요리 쿠킹클래스를 진행한다. 공짜로 교통편과 아침·점심을 제공해 단체 여행 아이템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CJ온마트 홈페이지(www.cjonmart.net)에서 접수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한 달 과정으로 20~30대 여성을 주대상으로 한 ‘백설 쿡앤톡 쿠킹 클래스’도 운영한다.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는 주제에 맞춰 요리를 직접 만들고, 마지막 주에는 CJ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와인 강의를 들으며 식사를 하는 코스이다. 참가비는 월 4만원으로 역시 CJ온마트 홈페이지와 쿡앤톡 카페(cafe.naver.com/cookntale)에서 신청을 받는다. 풀무원도 충북 음성 두부공장을 견학하고 두부 수프·두부 스테이크 등의 요리법을 가르치는 ‘풀무원과 떠나는 로하스 피크닉’ 프로그램을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다. 홈페이지(www.pulmuone.co.kr)에 일정이 나와 있다. ●재료·기구 사용법 설명… 기업 이미지 제고 소형 가전업체에서 진행하는 쿠킹클래스는 다양한 기구를 활용해 음식을 간편하면서도 색다르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양매직은 매직스팀오븐을 활용한 수업을 구성, 오븐을 사기 전에 시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주 화요일에 서울 홍대 근처 네추르먼트에서 요리연구가 이미경 소장이 강사로 나선다. 계절과 기념일에 맞춰 강좌를 구성하는데, 이달 강좌인 아이들을 위한 쿠키(14일), 스승을 위한 호두파이(21일), 부모님을 위한 단호박 찹쌀케이크(28일) 등의 강좌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븐사랑카페(cafe.naver.com/magicovenlove)에서 신청을 받는데, 이 카페에는 150여 가지의 레시피 정보를 담고 있다. ●기업 홈피·카페에 일정 소개·신청접수 린나이코리아도 수시로 쿠킹클래스를 운영한다. 지난 8일 샤워크림 초콜릿 케이크 강좌를 연 데 이어 22일에는 건강요리 전문가 이양지씨와 함께 단호박연근파운드와 복분자크림샌드를 만든다. 창천동에 위치한 린나이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되고, 공짜다. 참가신청은 오븐북요리쿡 카페(www.ovencook.com)에서 받는다. 린나이 요리교실 옥지은 실장은 “홈베이킹뿐 아니라 다양한 테마의 요리 강좌를 실시해서 예비신부와 새내기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프라이팬과 소형 가전 등을 만드는 테팔은 지난해부터 인터넷 카페 회원 등을 대상으로 15명 안팎의 소규모 강좌를 열어 왔다. 오는 29일에는 세브란스 소아병동 아이들과 함께 쿠킹클래스를 가질 계획이다. 가전업체뿐 아니라 밀폐용기 제조업체인 글라스락도 쿠킹클래스를 통한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 글라스락은 IMBC의 imcook에서 진행하는 ‘이보은 선생님 쿡로그의 쿠킹클래스’에 내열 유리 등 관련 제품을 제공한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열리는 강좌는 홈페이지(imcook.imbc.com/lbe0902)에서 신청할 수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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