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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맹목적 지지자들/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열린세상] 맹목적 지지자들/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19세기 일본은 서양 문물을 도입하면서 어마어마한 열정으로 서양 학술 용어를 번역했다. 우리가 널리 쓰는 민주주의, 자유, 평등, 권리, 철학 등은 모두 이 시기 일본 지식인들이 서양 개념을 한자어로 옮긴 것들이다. 하지만 일본 지식인들은 몇몇 서양 개념을 번역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소사이어티’(society)의 번역어인 ‘사회’가 대표적 사례다. 일본에는 ‘society’에 대응하는 ‘현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영어권 최고 권위의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society’를 ‘개인들(individuals)의 집합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19세기 일본에는 ‘개인’에 기반을 둔 인간관계가 없었다. 개인이 없으니 사회도 없었고, 따라서 그 뜻을 표현할 번역어도 없었다. 일본 지식인들은 실체가 없는 ‘society’를 일본어로 번역하기 위해 고심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사회’가 번역어로 자리 잡게 되었지만, 번역어가 등장했다고 해서 그에 대응할 현실까지 일본에 존재하게 됐음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단지 기계적으로 ‘society’를 ‘사회’로 옮겼을 뿐이다. 존재하지 않는 실체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조어(造語)를 만들어 사용한 것이다. 역사상 ‘개인’이 처음 등장하게 된 계기는 16세기 루터의 종교개혁이었다. 종교개혁의 주요 원리인 만인사제주의는 신과 개인 사이에 성직자가 개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적인 지위에서 평신도는 성직자와 대등했다. 평신도 개인은 믿음을 통해 1대1로 신을 직접 대면할 수 있었으며, 양심에 입각해 성경을 해석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존재였다. 개인의 양심과 이성을 강조한 루터의 만인사제주의는 훗날 개인주의의 성장을 크게 자극했다. 신의 음성을 듣고 영감을 얻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신의 뜻에 대한 자신의 이해가 다른 사람보다 정확하다고 주장할 수 있었고, 모두 다 제각기 성경을 독자적으로 해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인식론적 개인주의’의 탄생이다. 양심과 이성에 입각한 ‘개인적 판단’을 중시하는 개인주의는 결코 이기주의와 동의어일 수 없다. 근대 자유주의 이념의 철학적 기반이 바로 개인주의다. 자유란 ‘개인의 자유’를 뜻하기 때문이다. 대선 정국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지역이나 성향별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매일같이 대선후보 지지율이 나오고 있으나 판세는 거의 굳어진 듯하다. 조사기관마다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박근혜·문재인 모두 45% 언저리에서 미미한 차이로 계속 혼전이다. 특정 후보에게 어떤 악재가 터져도 지지도에는 변함이 없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뒷전이다. 이런 식의 완강한 진영 구조에서 개인적 판단은 설 자리가 없다. 이성이나 양심이 끼어들 자리도 없다. 지역 정서와 집단이기주의만이 난무한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사회적 약자임이 분명한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부자들의 권익을 옹호해온 정당의 후보에게 무차별적 지지표를 던지는 현상이다. 부유층이 부자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야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계급 이익에 배치되는 선택을 하는 서민 유권자들의 선택은 비이성적이다. 개인적 판단의 포기이자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주군에게 맹목적 충성을 바치는 신민(臣民)들의 집단 자살이다. 특정 후보가 흔들어대는 깃발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전근대적 집단은 ‘사회’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고도의 압축 성장을 해온 한국 사회는 경제적으로 근대화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고, 몇몇 분야에서는 탈근대적 특징마저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의식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전근대(중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문화 지체 현상이다. 가시적인 분야는 쉽게 성과를 올릴 수 있지만, 의식 수준의 향상은 오랜 시행착오와 투쟁을 거쳐 힘겹게 얻어진다. 물질 문화와 비물질 문화의 변화 속도 차이로 인한 사회적 부조화다. 전근대·근대·탈근대가 공존하는 한국 사회를 학자들은 ‘삼겹살 구조’라고 표현한다. 21세기에 끈질기게 살아남은 이 중세적 정치문화는 전통도 미덕도 아니다. 청산해야 할 역사의 쓰레기일 뿐이다.
  • [北 10~22일 미사일 발사] ‘김정일 사망’ 1주기… 내부결속·대미협상력 극대화 포석

    [北 10~22일 미사일 발사] ‘김정일 사망’ 1주기… 내부결속·대미협상력 극대화 포석

    북한이 8개월 만에 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오는 19일로 예정된 한국 대선에 개입하려는 목적보다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국내 정치적인 요인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이후 서둘러 ‘미사일카드’를 꺼내 든 것은 ‘김정은 체제’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고 체제 불안이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17일)에 맞춰 그가 유훈으로 강조해 온 ‘인공위성’을 발사함으로써 주민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일 “군심(軍心)과 민심(民心)을 달래고 내부 결속을 기하는 데 큰 행사가 필요했을 것”이라면서 “특히 김정일 사망 1주기를 맞아 그 전후로 발사 기간을 정했는데 ‘제수용품’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내놓은 메시지가 ‘김정일 유훈’으로 시작하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발사하려는 발사체가 미사일이든 위성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이것이 핵무기 운반 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죽은 김정일을 불러내서 살아 있는 김정은 체제의 유지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으로, 선대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정치적인 성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입지 강화와 함께 코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선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치면서 오바마 2기 행정부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다목적 포석도 깔려 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바마 2기 행정부를 앞두고 실시하는 미사일 발사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에 대한 협상 레버리지로 생각할 것”이라면서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대북정책과 관련해 공개질의장을 던진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일종의 압력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의 군부통제 강화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 인사였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의 숙청 등으로 위축된 군부가 입지를 만회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적극 부추겼다는 정황도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이 실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한반도 정세는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경색되는 것은 물론 북·일, 북·중 관계도 급랭할 것으로 우려된다. 남북 관계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2월 이후 현 정부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현재로서는 뚜렷이 나아질 명분을 찾기 어려워졌다. 오바마 행정부 2기의 대북 정책도 북한과의 대화 의지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됐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다시 경색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하고 있고 실제로 북한의 핵무기 운반 능력이 중국의 안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도 당혹해하고 있다. 때문에 조만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北인민무력부장 김격식 발탁

    北인민무력부장 김격식 발탁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방부 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에 지난 4월 임명된 김정각 차수를 6개월 만에 경질하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주도한 군부 강경파 김격식 대장을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각 차수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충성심을 기준으로 군 수뇌부를 갈아치우는 징후가 뚜렷하다.”면서 “최근 ‘충성심이 없는 사람은 막대기에 불과하다’는 메시지가 있었는데 이를 기준으로 군을 흔들어 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북한 군부의 상황이 말이 아니다.”라면서 “이미 군단장급을 대거 교체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인민무력부장도 교체한 것을 보면 내부 사정이 심상치 않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70∼80대가 주축이던 군단장급 간부 30% 이상의 자리가 바뀌면서 40∼50대가 전면에 등장하는 등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에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이 자신의 기반 구축을 위해 충성심을 기준으로 대대적인 숙청과 인사를 단행하면서 군을 비롯한 북한의 내부가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김격식 대장은 천안함 폭침(2009년 3월)과 연평도 포격 도발(2010년 11월)을 주도한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 인물로 통한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총정치국의 지도 검열에서 “남조선의 반격에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상장으로 강등됐다. 그러나 지난 19일 조선중앙TV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제534군부대 산하 기마중대 훈련장 시찰 장면을 공개하면서 다시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는 그의 모습이 공개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정은 친위체제 구축… 군부 길들이기

    김정은 친위체제 구축… 군부 길들이기

    북한이 군정권을 총괄, 집행하는 인민무력부장을 김정각 차수에서 대남 강경파인 김격식 대장으로 교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위 체제 구축을 위한 ‘군부 길들이기’가 강도를 더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역설적으로 북한군 내부의 불안정성과 동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7월 리영호를 총참모장에서 해임한 이후 후임인 현영철을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하고 부총참모장이던 최부일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해 작전국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대대적인 계급, 직위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각의 교체에 따라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운구차를 호위했던 8명 중 군부 4인방은 1년도 안 돼 모두 실각하거나 한직으로 물러났다. 리영호와 김정각뿐 아니라 김영춘 당시 인민무력부장이 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우동측 당시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은 올해 4월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 김정일 시대 군부 대표 인물들이 물러난 자리를 최룡해 총정치국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현영철 군 총참모장 등이 채운 셈이다. 군 관계자는 29일 “김격식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논문을 쓰는 등 충성도를 보여주는 데 능한 인물”이라면서 “야전에서의 능력도 검증된 만큼 최근 김정은의 신임을 회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시대에 득세한 장성들이 계속 권력의 부침을 겪는 동향으로 봤을 때 장성택과 최룡해 등의 입김에 따라 군부 길들이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 김 제1위원장이 군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불안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군부의 동요와 더불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3일부터 전국의 공안·사법기관 간부회의를 소집해 “소요를 도발하거나 속에 칼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자들은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강경파인 김격식이 복귀함에 따라 북한의 대남 도발 우려도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류 교수는 “인민무력부장은 군수, 재정 등 군정권을 행사하는 기관으로 야전에서 군사 작전을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조국은 사할린을 버렸다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조국은 사할린을 버렸다

    “귀국선은 오지 않았다. 1945년 전쟁이 끝난 뒤 사할린에는 ‘이제 곧 귀국한다’, ‘조선인이 먼저 떠난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 1949년 7월 23일 마지막 일본인들을 태우고 간 귀국선 ‘운센마루’는 돌아오지 않았다.” 파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 귀국선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열여덟 살 청년. 그는 이제 팔순의 노인이 됐다. 경기 안산시 고향마을 영주귀국노인회의 고문 성점모(81)씨는 “일본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러시아 사할린(당시 일본령)으로 끌려간 강제동원 피해자 1세대의 후손이었다. 2010년 12월 가까스로 아버지의 나라에 돌아왔지만 망향의 설움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일본은 “1965년 한·일 협정에 따라 사할린 동원자의 재산권은 소멸했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버티기에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참다 못한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295명은 지난 23일 “국가가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성씨는 이 자리에서 사할린 동포들의 수난사를 기록한 수기 ‘망향의 반세기, 사할린 동포의 눈물 젖은 과거’를 서울신문에 제공했다. 성씨의 아버지는 하루 12시간 넘게 도로 건설에 노동력을 착취당했지만 우편저금 등의 명목으로 빼앗긴 임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수기에는 한인들의 고통과 분노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하루 한 줌도 안 되는 콩밥과 간한 청어 한 토막으로 2년을 버텼다. 분노를 참지 못해 반항하면 아이구… 때리고 또 때리고 죽도록 얻어맞았다.”(사할린 탄광에서 일했던 이기복) “어렸을 때 그물로 멸치를 잡던 일이 어제 같다. 그 멸치를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으면 왜 그렇게 맛이 있던지.… 한 번이라도 가봤으면 한다.”(노동에 시달리다 현지에서 사망한 울산 출신 김길용) 광복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황국신민화정책’을 통해 일왕에 충성을 강요했던 일제는 전쟁이 끝나자 사할린 동포들의 국적을 박탈한 뒤 모르쇠로 일관했다. 소련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이들을 억류했다. 그들의 모국은 힘이 없었다. 동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소련 국적을 취득하거나 무국적자로 남았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배상의 길이 열리는가 했지만 사할린 문제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성씨는 “그때 ‘조선이라는 것은 잊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잠시 접고 러시아어를 배워 모스크바 법과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모국 대신 생존을 택한 이들을 새롭게 가로막은 것은 이념 갈등이었다. 북한과 소련은 한국 정부와 교류가 없었다. 사할린 동포들은 일본과 소련에서 귀향 운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출신 도만삼씨는 1977년 소련 공산당위원회 앞에 가서 “한국으로 보내 달라.”고 외쳤다. 소련은 어쩐 일인지 “귀국 준비를 하라.”고 답했다. 그러나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은 두만강 기슭이었다. 북한 장교가 ‘환영 인사’를 건넸을 때 도씨는 충격에 휩싸여 기절했다. 성씨는 “도씨 등 조선인 40명이 북한으로 추방된 뒤 한인사회는 공포에 휩싸여 귀향에 대한 말은 입 밖에도 낼 수 없었다.”고 적었다. 귀향의 꿈은 1980년대 고르바초프가 소련 사회를 개방한 뒤에야 찾아왔다. 1990년 6월 제주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소련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그해 한국 가수들이 찾아와 사할린에서 위문 공연을 가졌다. 성씨는 “너무 늦었지만 드디어 잃었던 모국을 찾았다.”면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눈시울을 적셨다.”고 회고했다. 1992년부터 영주귀국 사업이 시작돼 지난 3월까지 4000여명의 동포 및 배우자, 장애 자녀가 귀국했지만 망향의 한은 지워지지 않았다. “남한 노인들이 말하더군요. ‘사할린 동포들은 사할린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랏돈을 받는다’고. 나라를 잃고 설움 속에 헤맨 우리들의 고통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상사가 부하에게 절대 말해선 안 되는 9가지

    평소 말 잘 듣는 부하직원이라고만 생각했건만 1년도 못 버티고 퇴사한다. 게다가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 평소 자신의 언행에 무언가 잘못된 게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하다. 최근 국내의 한 취업정보사이트가 조사한 설문결과를 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직장상사에게 하극상을 일으키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줄 퇴사를 걱정하는 직장 상사들에게 해결책은 없을까? 지난 24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는 직장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 7가지를 공개했으며 여기에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가지 언행을 추가했다. 다음은 이 두 언론이 선정한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9가지다. 1. 월급은 내가 줘. 그러니 시키는 대로 해. 이는 독재적인 말이다. 위협과 같은 권력행사로는 직원 개개인으로부터 신망을 얻거나 향상된 업무 수행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한다. 현명한 상사는 직원을 고무시키고 격려하며 세심하게 가르친다. 심지어 이들은 먼저 부하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결단코 위협적인 언행은 일삼지 않는다. 2. 보너스 받을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해. 한 푼도 주지 않는 회사도 있으니까. 현명한 상사는 자신의 부하들이 이익을 창출해 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직원들에게 절대 생색내는 행동 따윈 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은 항상 회사의 실적에 공헌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나타내며 기꺼이 보상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3. 난 어제 야근했고, 토요일에도 출근했어. 넌 그때 뭐했어? 부하 직원에게 24시간 365일 일해야 한다고 압력을 주는 행위는 잘못된 발상이다. 이는 불만이나 의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상사가 365일 일하고 있다고 해서, 부하직원까지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한다. 4. 우리 회사는 여자라고 차별하지 않아, 그러니 너도 여기 남아. 이는 이미 성차별적인 발언이라고 한다. 훌륭한 상사는 부하를 절대로 성별이나 종교, 정치관, 인종 등의 문제로 차별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은 직접적인 말은 물론 간접적인 표현으로도 부하에게 상처가 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5. (자신은 새 책상 등을 들이면서) 경비를 아껴라. 회사가 어려운 상황일 때 직원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함께 행동하는 상사를 존경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사에 대해서는 분개한다. 어려운 상황일 때야말로 상사는 부하 직원들에게 좋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6. 불만 따위 듣고 싶지 않아. 상사로서 당신은 항상 피드백을 요구해야 하고 심지어는 부정적인 의견도 받아들여야 한다. 직원들의 의견을 들을 때에는 마음을 열고 먼저 부하의 처지를 고려하라. 만약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더라도 부하 직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들의 충성심과 의욕을 돋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7. 우리는 항상 이런 식으로 해. 이는 혁신을 깨는 말이다. 이 대신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는지 말해주지 않겠나?”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직원들은 십중팔구 자신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열심히 업무에 임할 것이다. 상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도록 직원들을 격려해야 하며 그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칭찬해야 한다. 8. 네가 한 건 잘못됐어.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료나 예산, 기한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하며 업무를 위한 훈련과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직원이 절차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상사의 일이다. 만약 부하 직원이 여러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 업무는 아직 직원이 하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인수인계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9. 이런 멍청하게, 넌 정말 형편없어. 분노와 모독적인 언행은 부하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직장 상사는 전문적이어야 하고 정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사람들 앞에서 해당 부하를 매도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며 욕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위 9가지의 언행을 요약하면, 훌륭한 상사는 자신이 한 말을 지켜야 하며 좋은 모범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이런 상사는 직원들의 성과는 공공연히 칭찬해야 하며 만약 질책해야 하는 경우에는 주변에서 알지 못하도록 따로 조언해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만약 부하 직원이 성과 달성에 실패했더라도 용서해줄 수 있는 게 경영진으로서 중요한 역할이다. 현명한 상사는 부하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만일 상사가 위와 같은 9가지 언행을 하지 않는다면, 부하들도 자연스럽게 의욕을 갖고 성실하게 업무에 임해 회사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김정은 “불순 적대분자 색출하라”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출범 첫해부터 공안기관의 위상을 강화하는 등 취약한 권력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전국 사법검찰일꾼 열성자대회’ 참가자들이 평양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을 참배했다고 전해 전국 규모의 사법검찰 간부회의가 며칠 내에 소집될 것임을 알렸다. 통신은 북한 당국이 지난 23일 우리의 파출소장 격인 전국 분주소장들을 평양에 불러 모아 불순분자 색출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회의를 열고 김 제1위원장의 축하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분주소장 회의 축하문에서 “소요 동란을 일으키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는 불순 적대분자와 속에 칼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자들을 모조리 색출해 가차 없이 짓뭉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분주소는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의 최일선 기관이다. 김 제1위원장의 지시는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에 재추대된 이듬 해인 1999년 9월 전국 분주소장회의를 열어 공안통치를 강화한 사례와 비슷하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공식화된 직후인 1982년 11월 사법검찰일꾼 열성자회의를 연 전례가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달에는 보안 간부 양성기관인 인민보안대학을 ‘김정일 인민보안대학’으로 개명하도록 지시해 공안기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공안통치 강화는 권력 개편기를 맞아 최고지도자 개인에 대한 충성과 사회 결속을 강화하고 내부적 이완 요소를 단속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리틀 胡’ 후춘화, 광둥성 서기 유력 당 인사 총책 조직부장에 자오러지

    ‘리틀 胡’ 후춘화, 광둥성 서기 유력 당 인사 총책 조직부장에 자오러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이끄는 중국 공산당의 후속 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이 공안 및 사법계열을 관장하는 중앙정법위 서기에 임명된 데 이어 자오러지(趙際) 산시(陝西)성 서기가 8000여만명의 당원 인사를 책임지는 당 중앙조직부장에 임명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중앙정법위 서기는 그동안 상무위원이 맡았으나 이번에 한 단계 아래인 정치국 위원에게 맡김으로써 직위가 내려갔다. 통신은 또 6세대 선두주자 가운데 한 명인 쑨정차이(孫政才) 지린(吉林)성 서기는 충칭(重慶)시 당서기에, 한정(韓正) 상하이 시장은 상하이시 당서기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전임자들이 각각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임된 데 따른 것이다. ‘리틀 후진타오(胡錦濤)’로 불리는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서기는 개혁·개방의 일번지인 광둥(廣東)성 당서기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자치구 당간부 회의에서 “당원들은 시 총서기가 이끄는 당 중앙과 사상이 일치해야 한다.”며 시 총서기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변수가 없는 한 후 서기가 2017년 19차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당권(총서기직)과 군권(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동시에 넘겨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후 주석은 내년 3월 국가주석직까지 물려주고 ‘완전 퇴임’한 뒤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베이징 자택에서 유선암을 앓고 있는 부인 류융칭(劉永淸)을 간병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이날 중화권 사이트인 둬웨이(多維)가 보도했다. 후 주석은 1980년대 고원지대인 티베트에서 근무할 당시 산소 부족으로 심장병을 얻었으며 이후에도 완치되지 않았다. 후 주석이 외국 방문 때나 외빈을 접견할 때 때때로 기운이 없고 얼굴이 부어 보여 건강과 관련해 외부의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둬웨이는 전했다. 후 주석의 자택은 베이징식물원과 이화원 사이에 있는 위취안(玉泉) 인근 시자오샹산(西郊香山)이며, 다른 지역에는 저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황장수, 퇴장하는 진중권 향해 보낸 야유가…

    황장수, 퇴장하는 진중권 향해 보낸 야유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 보수 진영과 인터넷 방송에서 토론을 벌여오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과의 토론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진 교수는 18일 오전 7시 인터넷방송 사이트인 곰TV를 통해 생중계된 ‘사망유희’ 2차 토론에서 황 소장과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이상호 MBC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두 사람은 ‘대선주자 검증’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의 주장이 맞부딪친 것은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한 황 소장의 의혹 제기에서부터 시작됐다. 황 소장은 “안 후보의 딸이 미국 부유층들이 산다는 팔로알토에서 호화 유학생활을 했다.”면서 안 후보의 딸이 거주하고 있는 자택의 사진과 매매가를 공개했다.  그러자 진 교수는 “토론을 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폭로하러 나온 것 같다.”고 반박한 뒤 “토론을 하려면 논박을 할 수 있는 주제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소장은 “교육 개혁을 부르짖는 안철수는 자기 가족은 열외인 것 같다. 이것을 해명해 보라.”면서 거듭 공세를 이어갔고 진 교수는 “그 사람이 내 딸인가. 내가 왜 해명을 해야 하는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정상적인 토론이 진행되지 않자 진행을 맡은 이 기자는 “잠시 토론을 중단하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결국 진 교수와 황 소장은 상대방이 발언할 때 말을 끊지 않는다는 조건에 찬성하면서 토론을 재개했다.  황 소장은 안 후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편법 발행 의혹을 언급했다. 진 교수는 “그 문제는 검찰에서 무혐의로 드러나지 않았나.”라면서 “이명박 정권의 검찰이 야권후보 비리 의혹을 아니라고 말하는데 왜 의심을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황 소장은 “검찰 발표를 왜 믿느냐. 당신이 언제부터 언론 보도와 검찰을 믿었나.”라며 언성을 높였다. 진 교수는 이 기자를 향해 “검찰이 ‘아니다’라고 하면 검찰이 이상하다 말하고, 서울대가 ‘아니다’라고 하면 서울대를 어떻게 믿느냐고 하는데 토론이 되겠느냐.”라고 항의했다.  두 사람은 결국 제대로 된 토론을 하지 못하고 거듭 목소리만 높였다. 심지어 토론 도중 진행자석 앞까지 나와 얼굴을 맞대고 고성을 지르는 모습까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진 교수는 황 소장이 거듭 안 후보의 딸 문제를 거론하자 “도저히 토론을 못하겠다.”며 마이크를 던지고 퇴장했다. 황 소장은 토론장을 나가는 진 교수를 보며 “여러분, 지금 진중권이 도망치고 있습니다.”라고 야유했다.  진 교수는 토론이 끝난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토론이 아니라 한 편의 코미디였다. 마치 정신병동에 온 느낌이었다. 황장수가 그동안 했던 거짓말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리겠다.”면서 “(안 후보의)딸 얘기는 애초에 문제가 아니었다. 그게 문제였다면 후보가 해명했을 것이다. 짜증이 난 것은 증거와 사실을 들이대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였다.”고 밝혔다.  황 소장도 트위터에 “토론장에서 뛰쳐나가고 왜 밖에서 떠드나.”라고 진 교수를 비난한 뒤 “내 말이 판타지라는 진중권과 몇몇 분들은 19일 이후 내가 제출한 증빙자료를 보며 창피해할 것”라는 글을 올리며 맞섰다.  처음 진 교수에게 토론을 제안했던 변 대표 역시 트위터를 통해 “(진 교수가) 처음부터 진실에 다가가 보자는 태도없이 안철수 측에 충성만 보여 주려고 했다.”면서 “사망유희 토론을 일단 중단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진 교수는 토론 초반부터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서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의혹의 대상이 된 안 후보측은 “(안 후보가) 팔로알토는 물론 해외에 집을 산 적이 없다.”면서 “(안 후보) 딸이 다닌 학교도 귀족학교가 아닌 평범한 학교였고 장학금을 받으며 성실하게 생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진핑 “군권이양 후진타오가 먼저 제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 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완전 퇴진’은 후 주석 스스로 원했던 것이라고 밝히며 당에 대한 군의 충성을 요구했다. 1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총서기는 16일 새지도부 출범 직후 주재한 첫 정치국 회의에 이어 열린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후 주석은 스스로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더 이상 맡지 않겠다고 밝혔고, 당 중앙은 이 같은 후 주석의 뜻에 따른 것이다.”고 후 주석의 ‘완전 용퇴’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후주석의 (완전 은퇴)결정은 그가 당·정·군의 발전을 바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이는 그가 마르크스주의 정치가이자 전략가로 넒은 도량과 멀리 내다보는 식견, 고상한 인품과 맑은 절개를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후 주석의 통 큰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시 총서기는 군권(중앙군사위 주석직)이 후 주석으로부터 자신에게 넘어왔음을 강조한 뒤 “추호의 동요 없이 당의 군대에 대한 절대적 영도(지도)를 견지해야 한다.”며 자신에 대한 충성을 요구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군대가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에 복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날 회의에 참석한 후 주석은 시진핑의 군 경력을 강조하며 그가 군권을 이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점을 내세워 시 총서기에게 힘을 보태줬다. 후 주석은 “당 중앙이 시 동지를 중앙군사위 주석으로 정한 것은 매우 적합한 일로 그는 반드시 군을 잘 단결시키고 영도해 군사위 주석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잘 수행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개막] 군부 충성맹세… 시진핑 권력인수 급물살

    중국 공산당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권력 인수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와 병사, 무장경찰이 시 총서기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인터넷사이트 인민망을 통해 16일 보도했다. 전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으로부터 권력의 핵심인 ‘군권’(중앙군사위 주석)을 물려받아 당과 군을 동시에 장악하게 된 시 총서기 쪽으로 군심(軍心)이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인민망에 따르면 중앙군사위 산하의 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등 4총부는 토론회를 열고 새로 출범한 지도부가 모든 당, 군, 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뛰어난 지도층이라며 “시 총서기의 지휘에 절대 복종해 당과 국민이 부여한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광저우(廣州)군구와 남해함대를 비롯한 주요 군구와 부대들도 토론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가 순조롭게 출범한 것은 당의 단결과 성숙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 시 총서기의 지휘에 절대 복종하고 충성하겠다.”고 맹세했다. 군의 이 같은 발 빠른 충성 맹세 등에 힘입어 시 총서기가 후 주석으로부터 국가주석직을 물려받아 당·정·군을 모두 장악하게 되는 내년 3월까지 권력 인수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후 주석은 전날 시 총서기를 비롯한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 및 원로들과의 기념 촬영식장에서 “당, 군과 모든 인민이 시 총서기의 지도 아래 중국 특색 사회주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시 총서기도 “당과 인민 사업 계승을 위해 후진타오 동지가 솔선해 물러난 것은 숭고한 인품과 고상한 기풍, 맑은 절개를 보여준 것”이라며 후 주석의 ‘완전 퇴진’을 극찬했다. 기념 촬영에는 전현직 상무위원들뿐만 아니라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리루이환(李瑞環) 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원로들도 대거 참석했으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北, 김정은 초상화 배지 배포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초상이 그려진 배지를 일부 간부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제 이완을 막고 충성심 고취에 전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간부들은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김일성·김정일 부자 얼굴이 나란히 그려진 배지를 착용해 왔다. 대북 전문매체 데일리NK는 9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만수대창작사에서 김정은 배지를 제작해 국가안전보위부 중앙과 평양시 보위부 간부들에게 배포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보위부가 김정은 원수님과 선군 조선을 지키는 최전선 사령부라는 사명감을 불어넣으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야권 후보 단일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지난 6일 회동에서 후보 등록일인 26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니 국민들은 그때까지는 좋든 싫든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벌써부터 양측은 단일화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등 과열 분위기다. 과연 누가 최종 단일후보가 될 것인가. 요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롯, 문·안 후보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데,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렇게 요약이 된다. 박·문 후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은 안 후보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안 후보라야 박 후보와 겨뤄서 이길 것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높이 보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 현장에 있거나 이래저래 정치를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은 대부분 문 후보를 야권 후보로 점친다. ‘선거꾼’들이 모여 있는 민주당의 조직이 결국 ‘순진한’ 안 후보를 미는 모래알 같은 지지층을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 단일화의 변수로 여론조사의 방식, 호남 민심의 향배,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등이 거론된다. 현 시점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양 캠프 간의 ‘조직의 힘’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보았듯이 오바마 대통령 측의 치밀한 선거전략과 조직 다지기 등이 정권 교체라는 ‘바람’을 잠재우지 않았는가. 조직면에서는 충성도 높은 노무현 지지자들이 버티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벌써 안 후보가 야권 후보가 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치 신인인 안 후보 캠프 분위기는 다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출신과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 등 새누리당 출신 등은 불과 한달여 전 모인 ‘연합군’들이다. 캠프 내에서 주도권을 잡은 민주통합당 출신 인사들이 주류이고, 나머지는 비주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이 아직 화학적 결합이 안 됐다. 급조된 조직이니 단일화 협상력이 민주통합당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 캠프 안에 문 후보를 위해 뛰는 ‘위장취업자’들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어떻게든 안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겠다는 의지보다 누가 되든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거나, 내심 문 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 캠프 내에서도 어떤 방식이든 여론조사로는 문 후보를 이기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안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두 후보 간의 담판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만약 단일화 담판이 이뤄질 경우, 안 후보가 조직에서는 밀리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최근 대선 예비후보 등록 때 직업란에 ‘정치인’으로 썼고, 사석에서 “앞으로 20년은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한다. 안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를 밖에서 보면 얼핏 순진해 보이지만 직접 보니 ‘결기’가 대단하다.”면서 “두 후보 간 담판이 이뤄진다면 논리정연하고 고집 센 안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안 후보의 얼굴이 갈수록 좋아진다고 한다. 현장 방문 일정이 빡빡해 피곤할 법도 한데 이제는 거꾸로 유세 과정과 정치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후보 단일화를 놓고 ‘이벤트 쇼’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의 명분 여부를 떠나 이미 단일화 협상은 현실이 되었다. 어차피 진행되는 단일화 논의라면 이참에 양측 간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논의되는 정치 쇄신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정당발전,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후보 단일화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 이번에 한국 정치를 확 바꾸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내는 장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그야말로 정권을 잡기 위한 ‘야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bori@seoul.co.kr
  • “시집에 대들고 바람 피우는 역 실컷… 실제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예요”

    “시집에 대들고 바람 피우는 역 실컷… 실제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거예요”

    #장면 1. 지난 3월 북한산 기슭의 한 사찰. 30대 초반의 여배우가 내림굿 장면을 재연했다. 다리가 풀린 채 손에는 무구(巫具)를 들고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어들 무렵 옆에서 지켜보던 무당이 몸 주위에 향을 피웠다. “나중에 들었는데 주변 잡귀들이 실제 굿판인 줄 알고 ‘접신’하려는 것을 떼어 놓았다고 하더군요. ”(민지영) #장면 2. “‘아내는 외출 중’편을 찍을 때 상대 배우에게 대사가 끝나기 전 야멸차게 따귀를 때리라고 주문했죠. 따귀를 맞은 한그림이 원망스러운 듯 눈물을 펑펑 쏟아내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이 나왔죠. 그날 밤 싸이월드에 올려진 뺨이 퉁퉁 부어오른 그림이 사진을 보면서 ‘난 참 잔인한 놈이구나’ 싶더라고요.”(박기현 PD) KBS 2TV의 장수 드라마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2’가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사랑과 전쟁2’는 동시간대의 ‘위대한 탄생3’(MBC)와 ‘고쇼’(SBS) 등을 제치고 매주 7~8%대의 시청률로 수위를 지키고 있다. 1999~2009년까지 시즌 1을 방영하며 부부 생활 지침서 역할을 했던 드라마는 지난해 11월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제작진에겐 19세 미만 시청 금지라는 ‘성인 드라마’ 딱지가 주홍글씨가 되곤 한다. 결혼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놓고 ‘혼수’ ‘주식 중독’ ‘기러기 아빠’ ‘성형 중독’까지 다양한 얘기를 풀어놓지만 성적인 요소에 치중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간혹 지상파 방송사의 공채 출신인 연기자들을 재연 배우로 오해하곤 한다. ●박기현 “실제 사례 약하게 표현”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사랑과 전쟁2’의 배우 민지영(33)과 한그림(26), 박기현(40) PD를 만났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이 ‘결혼 방정식’에 대한 2040 제작진의 얘기를 들어봤다. →시즌 1부터 간통, 성희롱 등의 성적 요소가 비교적 많아 각인 효과가 생겼다. 시즌 2는 다양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막장’ 드라마란 비판이 나오는데. -박 기본적으로 이야기로 승부를 하다 보니 소재 자체가 세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제 사례들은 드라마보다 더 충격적이라 오히려 순화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민 ‘친절한 미숙씨’편에서 극 중 며느리가 시어머니 밥상을 차려 주지 않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는 시어머니 밥에 락스를 탔다고 하더라. ●민지영 “키스 어색하다고 아빠가 핀잔” →소재는 어디서 얻나. -박 100% 실제 사례다. 카운셀러로 출연한 변호사에게 제공받기도 하고 온라인 카페를 뒤져 찾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직접 제보하는 경우도 있다. -민 이건 얘기하면 안 되는데(웃음), ‘주폭 마누라’편은 작가 어머니 얘기라고 하더라. ‘아들을 위하여’편에선 아들을 위해 신내림을 받은 실제 주인공을 만났다. →결혼도 안 한 처녀들이 극에서 가정 파탄과 이혼을 반복하는 연기를 하는 데 대한 가족들 반응이 궁금하다. -민 2000년 첫 출연 때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 남동생까지 여섯 식구가 앉아 잔뜩 기대하고 TV를 봤다. (내가)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 속옷을 보이는 장면부터 식구들이 하나둘 조용히 방으로 사라지더라(웃음). 결국 상기된 얼굴로 어머니와 단둘이 끝까지 봤다. 요즘은 오히려 아버지가 ‘가짜로 키스하는 게 너무 티 난다’며 진짜처럼 하라고 부추기신다. →시즌 1에서 수십 가정을 파탄 내 ‘국민 불륜녀’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 -민 예전에 길을 걷다 보면 ‘아가씨 왜 그랬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기분 나쁘지 않더라(웃음). 다만 8년 정도 시즌 1에 출연하다 보니 다른 사극에 출연해도 사람들은 늘 ‘사랑과 전쟁’에서의 이미지로만 보더라. 그래서 2008년 잠깐 드라마를 접고 대학로에 돌아가 연극을 했다. 연기의 폭이 좁아진다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시즌 2를 시작할 때 출연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팔색조 연기 변신이 최근 화제다. -민 ‘실종’편의 실어증 아내 역을 위해 말더듬이 친구까지 불러내 연구했다. 이렇게 매회 70분 드라마의 주연을 맡으니 연기력도 늘더라. →주량은? ‘주폭 마누라’편의 폭탄주 제조법이 인상적이었다. -민 연기를 하다 맥주 반 캔을 마시고 그대로 뻗은 적도 있다. 촬영 전 후배들이 조언해준 대로 했는데 ‘물레방아주’ ‘충성주’까지 단 한 번에 엔지 없이 완벽히 소화해 나도 놀랐다. ●한그림 “주변에선 결혼 못 할까 걱정들” →한그림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 극중 얄미운 시누이부터 살가운 며느리까지 연기하는데 어느 쪽에 가까운지 도통 모르겠다. -한 집에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해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웃음). 대학 1학년 때 휴학하고 모델 일을 하면서 문화센터에서 요리를 배웠을 정도로 성격이 적극적이다. →연기 혹은 제작을 하며 지켜본 결혼의 실제 모습은. -민 26살 때부터 극 중에서 시어머니께 대들고 바람 피우고 다 해봐서 이제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웃음). 결혼하면 정말 잘 살 것 같다. -박 ‘반면교사’라 할까. 부부관계가 저렇게 되면 안 된다고 얘기하니 가정을 더 화목하게 만드는 것 같다. 지난해에 결혼했는데 잘 살고 있다(웃음). -한 주변에선 ‘너 결혼 못 할 수도 있다’고 농담하는데 한번 사는 인생에서 결혼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커리어우먼에게 필요한건 [남자語]다

    카피 한번 끝내준다. “2535 커리어우먼에게 필요한 건 영어가 아니라 비즈니스 공용어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비즈니스 공용어? ‘남자어’다. 책 제목도 그렇다. ‘남자어로 말하라’(김범준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여자라도 회사원이라면 회사원답게 조직의 위계질서에 맞춰 말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남자어 입장에서 ‘양성평등’ ‘페미니즘’ 같은 단어는 안드로메다 외계어다. 어머, 이게 뭐야? 가드 올리기도 전에 펀치가 막 쏟아진다. 커피? 까짓 거 팍팍 타줘 버리란다. 아예 ‘영혼을 담아’ 타주란다. 파스타 집에서 와인잔 들고 하는 회식? 우아한 건 네 친구들하고 수다 떨 때나 하란다. 삼겹살과 소주에 온몸을 불살라야 한단다. 숱한 펀치들의 결론은? 까라면 까라다. 그것도 아주 ‘잘’ 까야 한단다. 남자어는 이렇게 구성된다. ‘생존어’ ‘충성어’ ‘접대어’ ‘근태어’ ‘객관어’ ‘인정어’ ‘희생어’. 아이고 난 그런 고리타분한 사람 아니래도, 하면서도 슬그머니 웃는 부장님들의 얼굴과 뻣뻣하게 굳어 버린 채 눈알만 굴리고 있는 여직원들의 얼굴이 눈앞에 교차한다. 물론 저자도 안다. 대한민국의 환경,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 수량화되지 않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회를 마음껏 원망하란다. 그런데 원망한 다음엔? 저자의 출발점이다. 차별에 서러워 눈물 흘리는 가련한 피해자 코스프레나 하다 말 건가? 그럴 바에야 사장 자리 차지해서 비즈니스 공용어를 남자어에서 여자어로 바꾸라고 제안한다. 회전의자에 앉아 남자 직원한테서 “이사님, 오늘 회식은 이태원에 있는 벨기에식 홍합 요리 먹으러 가요.”라는 얘기를 들어보란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자어를 배워야 한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男, 남자어를 말하다 대학문 나선 지 10여년째. 자취방에 몰려 앉아 새우깡에 소주 까놓고 첫사랑이 어쩌고 질질 짜던 놈들, 이젠 앞서거니 뒤서거니 ‘초짜’ 관리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책임, 선임, 주니어, 과장, 팀장…. 요즘은 워낙 직급 이름이 다양해서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지경이지만 어쨌든 교복 다시 꺼내 입은 것처럼 어색하던 녀석들이 이젠 양복에 걸맞은 풍채를 하나둘씩 갖춰 가고 있다. 만나서 하는 얘기의 초점은 거의 비슷하다. 높으신 분들 비위 맞춰 가며 아랫사람 다독이며 성과를 내야 하는 데 대한 스트레스다. 뒷담화 좀 세게 하고 시시덕대던 시절은 가 버린 것이다. 스트레스 가운데 하나는 이거다. 여자 선후배들이 와서 말을 건네면 긴장된단다. 떨려서? 그럴 턱은 없다. 이야기는 무척 긴데 정작 알맹이가 없거나 알맹이가 뭔지 잘 이해가 안 될 경우가 많다는 거다. 개인적인 얘기야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데 일 얘기라면 답답해진다. 얘기하면 뭔가 해결되고 정리되는 게 아니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을 때가 더 많단다.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렇게 하라는 건지 저렇게 하라는 건지. 몇 번을 그러고 나서 되물었단다. 그래서 이건 이렇게 하라는 얘기냐, 이러저러하게 해주길 원한다는 뜻이냐고 그때 나오는 반응은 대개 두 가지란다. 하나는 그렇게 길게 말했는데 아직도 못 알아들었어? 다른 하나는 이렇게 친절한 나에게 왜 화를 내? 그래서 결론은 둘 중 하나다. 남자는 바보이거나 좀팽이인 거다. 물론 장점도 있단다. 요즘 여직원들은 똑똑한 데다 승부욕도 있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여성들의 이런 능력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도 이런 일에 몇 번 부딪치고 나면 파도처럼 밀려드는 궁금증은 어쩔 수 없단다. 나를 간 보는 건가? 아니면 자기는 일 하나 처리하는 데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니까 기특하고 대단하게 여겨 달란 건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자기처럼 소중하고 귀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 이런 쓸데없는 부분까지 신경 쓰니까 불쌍하지 않으냐고 하소연하는 건가? 그런데 우리만 그랬던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책에 나오는, 유리천장을 뚫은 한 대기업 여성 임원의 얘기다. “여자들은 상황을 A부터 Z까지 설명해 공감을 얻으면 잘 따라오지만 남자에게 그렇게 하면 무능하게 비칠 수 있더라. 남자들은 경상도식으로 용건만 말하는 걸 선호하더라. 책임자 직급에 오르는 여자 후배들은 꼭 불러서 얘기한다. 경상도식으로 말하는 법을 배우라고.” 맞다. 끼리끼리 논다고, ‘경상도 보리문둥이’들끼리 둘러앉아 그간 자책만 하고 살았다. 바보도 좀팽이도 아니었다. 그리고 여자 선후배들도 출발점은 선의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女, 남자어를 말하다 회사에 갓 들어와서 얻은 별명이 ‘다나까’였다. 무슨 말을 하든 말미는 “~입니다.” 아니면 “~입니까?”로 끝냈다. 여중-여고-여대를 나왔다는 아이가 막 자대 배치를 받은 이등병이나 쓸 법한 말투를 입에 달고 돌아다니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급기야 “쟤는 여대 ROTC 출신”이라는 농담 섞인 루머까지 나돌았다. 6년 전 입에 붙지도 않는 ‘다나까’를 불경처럼 외우고 다녔던 건 여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보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총합-나약하다, 이기적이다 등-을 상징하는 ‘여대’와 나를 동일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오기가 그때의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친하게 지내는 대학 동창들 중에는 ‘다나까’가 많다. 당시 학교에서 여대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티셔츠에 운동화 신고 다니는 애들과 곱게 화장을 하고 하이힐 신고 등교하던 애들. 페미니스트에게 혼날 만한 이분법이지만 실제로 그랬다. 돌이켜 보면 주로 전자는 ‘남자어’를, 후자는 ‘여자어’를 썼던 것 같다. 과제 때문에 조모임을 할 때면 “어머, 어떡하지? 나 오늘 중요한 약속 있는데…뒷일은 너희한테 맡길게.” 하며 바람처럼 사라지던 친구들은 분명 곱게 화장을 하고 하이힐을 신은 아이들이었다. 그러면 티셔츠에 운동화 신은 아이들이 꾸역꾸역 과제를 마무리하느라 밤을 지새우곤 했다. 바람처럼 사라졌던 그때 ‘하이힐’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내 주변의 많고 많은 ‘다나까’들은 지금까지 휴가 한번 제대로 못 가고 꿋꿋하게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아잉, 부장님 이건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라는 콧소리가 나오지 않아 속으로 악 소리 내며 미련스럽게 야근을 하는 친구가 부지기수다. 회식 자리에서 “술 못 마셔요.”라고 손사래를 치면 혹시나 폭탄주 건네는 부장님 손이 ‘무안’해질까 봐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꿀꺽꿀꺽 마시고는 2차로 간 술집 화장실에서 기절한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이렇게 눈물겹게 버티던 내 주위의 ‘다나까’들은 똑같은 의문을 갖고 있다. 남자 세계에서 남자어를 구사하며 아등바등 버틴다고 뭐가 남지? 여성들이 여성성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는커녕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금 체제만 강화시켜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질문 말이다. 저자는 “남자어 잘 써서 성공하라.”는데 그렇게 성공해 봤자 지금 체제가 계속된다면 여성을 짓누르는 유리천장은 깨질 리 없는 것 아닌가.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아무리 남자어로 말하고 남자처럼 행동하려 해도 몇몇 남자들은 여성 동료를 그저 여성으로만 보고 있지 않나? 맞잖아요, 저기저기 여자 부하 직원에게 치근덕대는 김 부장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민주 “박정희는 천황 폐하에 충성 맹세” 새누리 “盧·김지태 관련 자료 추가 공개”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매각 의혹이 ‘친일 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각각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소유주였던 김지태씨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을 거론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새누리당이) 동양척식주식회사에 다녔다는 김씨를 친일파로 몰면서 민주당과 연관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에 불합격하자 ‘천황 폐하께 충성을 맹세한다’는 혈서를 쓰고 입학해, 독립군에게 총을 쏘고 그 우수함을 인정받아 일본사관학교에 진학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해 “독재자 아버지가 강탈한 장물(정수장학회)을 딸의 선거 비용으로 사용할 게 아니라 그 주인이나 사회에 환원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새누리당이 중학생 시절 부일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씨의 행적을 연결시킨 것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과 김씨의 인연 등에 대한 추가 자료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치 공세를 중단하지 않으면 김씨의 친일 행적이나 부정 축재와 관련된 자료를 추가로 제시하고, 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김씨와 관련된 100억원대 소송에 참여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알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與 “김지태 친일 자료 더 있다”… 野 “진짜 친일파는 박정희”

    與 “김지태 친일 자료 더 있다”… 野 “진짜 친일파는 박정희”

    정수장학회의 강제 헌납 및 지분 매각 논란이 장학회 원 소유주였던 고(故) 김지태씨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적 공방으로 확전되고 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2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진짜 골수 친일파’로 몰아세우며 그의 행적으로 화살을 돌렸다. 김씨의 친일 행각·부정축재 여부가 부일장학회의 국가 헌납을 좌우하는 논리라면 박 전 대통령 역시 친일의 원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논리다. 새누리당이 전날 동양척식주식회사 입사 전력 등 김씨의 친일 행적과 중학교 시절 부일장학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결시킨 데 대한 반격인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상황 점검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천황폐하 충성’ 혈서를 상기시키며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정수장학회 판결문 내용에 대한 박 후보의 인식을 보고 불통의 대통령 후보라고 낙인을 찍었고, 새누리당 내에서도 관련 발언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박용진 대변인도 “부일장학회 김지태씨가 친일 행적이 있어 재산을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박 후보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각 의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밝히라.”고 응수했다. 이어 “1939년 3월 31일자 ‘만주일보’에 박 전 대통령이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한번 죽음으로써 나라에 충성함’이라고 쓴 혈서를 썼다고 보도됐다.”면서 “혈서로 충성을 맹세하고 일제 만주국 장교로 복무한 일본명 ‘오카모도 미노루’(岡本實)의 딸인 박 후보가 친일논란을 벌일 자격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새누리당이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카드’를 꺼내든 것을 두고 당 내에선 “노 전 대통령과 문 후보를 동일시해 참여정부 실패론을 부각시키려는 정략적인 공세”라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은 김씨의 친일 행적, 부정 축재 의혹 관련 자료를 추가로 제시하며 공세를 펼칠 방침이다. 민주당이 과거사로 들이댄다면 ‘박연차 게이트’(노 전 대통령-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간 불법 정치자금·뇌물수수 사건) 고리로 맞서겠다는 맞불 전략까지 제시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당사 브리핑에서 “민주당에 정신 차리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이 언제부터 민족수탈기관이었던 동양척식회사와 관련 있는 인사의 재산 찾아 주기에 몰두하는 정당으로 변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박연차 게이트와 박 전 대통령의 부일장학회 헌납을 대비시켰다. 이 단장은 “PK(부산·울산·경남) 출신 기업인 한 분은 김지태, 한 분은 박연차로 공교롭게 두 분 다 섬유·신발 사업으로 큰 재력을 쌓았다.”면서 “그런데 박정희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시절 공개적으로 헌납받은 사안이고 한쪽은 대통령 친인척·측근·권력실세에 대한 뇌물수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쪽은 장학회를 만들어 3만 8000명의 가난한 인재들에게 혜택 주는 장학금으로 쓰였고 한쪽은 완전히 사적으로 쓰였다.”고 지적했다. 공익재단과 불법 정치자금의 구도로 대조한 것이다. 이 단장은 “민주당이 계속 과거사를 가지고 대선을 치르고 비전·정책을 포기하는 선거를 한다면 대선에 임하는 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당내에선 박 원내대표의 친일 발언에 대해 ‘늘상 하는 독설’, ‘남의 부친에 대해 함부로 모욕할 자격이 있나.’라는 등 불쾌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한쪽에선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자진 퇴진과 김지태 후손의 이사회 참여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요구할 명분이 없다는 게 당의 계속되는 고민이다. 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 금년 초부터 최 이사장이 사퇴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전달됐으나 본인이 움직이지 않아 이렇게 온 것”이라면서 “‘이사진을 바꾸라’고 말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딜레마다. 박 후보나 당이 최 이사장에 대해 (사퇴를) 촉구할 뿐 직접적인 지렛대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은 “박 후보와 최 이사장의 과거 관계에 따른 비판과 오해가 해결되고 이사진을 다시 구성할 때 부일장학회 창설자인 김지태씨 후손이 참여하면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고 제안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 ‘생눈길 정신’/육철수 논설위원

    북한의 달력은 오늘이 ‘주체 101년 10월 22일’이다. 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元年)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연초 신년 사설을 통해 “올해 주체 101(2012)년은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강성부흥 구상이 빛나는 결실을 맺는 해이며 김일성 조선의 새로운 100년대가 시작되는 장엄한 대진군의 해”라면서 “새로운 주체 100년대의 진군은 백두에서 시작된 혁명적 진군의 계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백두의 혁명정신’은 김일성이 북한 통치를 위해 처음으로 내세운 국시(國是)이자 북한 세습정권에 대를 이어 내려오는 시대정신이다. 북한의 표현을 빌리자면 ‘백두의 혁명정신’은 ‘백두산 위인들의 위대한 혁명사상이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개척하신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의 길을 끝까지 이어 갈 담대한 배짱이며 공격 방식’이다. 김일성 집권기의 ‘천리마 정신’과 김정일 때 ‘속도전의 혁명정신’이나 ‘고난의 행군정신’ 등은 모두 ‘백두의 혁명정신’이 바탕이다. 최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생눈길을 헤치는 정신으로 창조하며 승리해 나가자’는 제목으로 사설을 게재했다고 한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생눈길’이란 말은 ‘아무도 밟지 않아 눈이 녹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길’이란 뜻이다. 북한의 신문·방송은 이 말을 ‘극복해야 할 난관’ 또는 ‘전인미답의 길’이란 의미로 가끔 사용해 왔다. 노동신문은 ‘생눈길 정신’에 대해 ‘주체혁명위업의 완성을 위한 새로운 역사적 시기의 시대정신이며 혁명의 최후 승리를 향해 과감히 돌진해 나가는 낙관적이며 창조적인 공격정신’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그리고 이게 김정은 체제의 시대정신이라고 했다. 노동당과 군대, 주민에게 ‘일심단결하여 수령결사옹위를 위해 충성하고 자아희생의 고결한 인생관’을 가져 달라는 주문도 했다. 북한은 신년 사설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령도 따라 새로운 주체 100년대의 강성부흥을 위한 장엄한 진군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제2의 고난의 행군이나 다를 바 없는 ‘생눈길 정신’으로 새 시대를 열었으니 북한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하다. 불행하게도 북한 지도자들은 어려운 식량 사정과 분수에 맞지 않는 핵개발이 자신들을 생눈길로 몰아넣고 있음을 아직 깨닫지 못한 모양이다. 배가 고파 국경을 넘는 주민이 하루에도 숱할 터인데, 그들에게 아무리 충즉진명(忠則盡命)을 요구한들 귀담아듣기나 할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개성공단 입주 기업 北 ‘세금폭탄’ 충격속 철수 공포감에 불안

    우리 기업들의 항의에도 북한의 일방적 세금 부과 조치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불안해서 기업 활동을 할 수가 없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세금 부과가 일시적 타격을 입었던 과거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나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는 달리 개성공단의 공장 유지와 직결된 사업 안정성에 관한 것이어서 이들 기업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 당국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123개 개성공단 입주 기업 가운데 북측 세무 당국으로부터 과세 통보를 받은 곳은 8개사, 과세 총액은 16만 달러로 잠정 조사됐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북한 조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재권 회장은 “북한이 두 달 뒤 대선이 있어서 다음 정부와의 협상용으로 쓰려고 이러는 것인지 아니면 북한 직원들이 (북측의) 상부에 충성하려고 일부러 그랬는지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유창근 협회 부회장은 “개성공단 기업들이 북한의 조치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면서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중국으로 투자처를 옮긴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대선 여론조사] MB 뽑았던 유권자 40%, 야권·부동층으로 돌아서

    [대선 여론조사] MB 뽑았던 유권자 40%, 야권·부동층으로 돌아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던 유권자의 40%가 이번에는 야권 지지 성향을 드러내거나 부동층으로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회복에 기대를 걸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중도층 무당파 상당수가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게로 관심을 돌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17대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 중 이번 대선에서도 같은 당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59.7%에 그쳤다. 나머지 40.3%는 각각 안철수(18.4%) 후보, 문재인(9.0%) 민주통합당 후보를 선택하거나 ‘잘 모르겠다’(12.9%)고 응답했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의 69%는 이번에도 야권 성향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에게 표를 줬던 유권자의 27.4%가 야권 후보로 갈아탄 반면 정동영 후보를 선택했던 유권자는 14.6%만이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 정동영 후보 지지자의 40.1%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하는 등 야당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였다. 이들 중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는 28.9%로 나타났다. 야권 성향 유권자의 표심은 17대 대선과 비교할 때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반면, 안 후보의 등장으로 새누리당을 선택했던 중도층 무당파의 표심 이탈 폭은 상대적으로 커진 모습이다.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 27.6%의 지지를 받았다. 문 후보는 23.2%로 안 후보보다 4.4% 포인트 적은 지지를 받았다. 지지율 이탈을 막아야 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문 후보보다 안 후보가 더 위협적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누가 야권단일 후보로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는 과거 이 대통령을 선택한 여권 성향 유권자의 46.0%가 문 후보를, 31.9%가 안 후보를 지명했다. 안 후보가 박 후보에게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한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전략적으로 문 후보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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