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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오쩌둥 반열에… ‘시진핑 사상’ 당장에 삽입 확정

    권력 재편기에 열려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중국 전·현직 지도부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17일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위원장이 지난 14~16일 후난성을 찾아 고체폐기물 환경오염 예방법 시행 상황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지난 1일 건군 9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하고 모습을 감춘 지 10여일 만에 공식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아니지만 베이다이허에 참석했을 것으로 보이는 왕양(汪洋) 부총리도 지난 13일 파키스탄과 네팔 순방에 나서면서 공식활동을 재개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관행적으로 지도자들의 공식 활동 재개를 보도하면서 베이다이허 회의 폐막을 알려 왔다. 홍콩 및 서방 매체들과 베이징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시진핑(習近平) 1인 체제를 확인하고 강화하는 자리였다. 특히 시 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알려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건강을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어떤 원로들도 시 주석에게 토를 달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장쩌민의 ‘상하이방’ 명맥을 거의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조차 16일 인민일보를 통해 시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한 서기는 시 주석의 직계인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과 공동 명의로 올린 기고문에서 “시 주석의 중요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선두병(排頭兵)이 되겠다”고 밝혔다. 선두병은 시 주석이 2015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상하이 대표단에 제시했던 용어다. 시 주석의 지도 이념인 ‘시진핑 사상’을 당장(당헌)에 명기하는 것도 이번 회의에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 주석이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을 넘어 마오쩌둥(毛澤東)급의 지도자 반열에 올라선 것을 의미한다. 또 당 총서기를 폐지하고 보다 강력한 당 주석 자리를 부활하는 문제와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상무위원에 연임시키는 문제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중문판은 “시 주석이 오는 2022년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20대)에서 임기 연장을 노린다는 조짐이 한층 뚜렷해졌다”고 전했으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왕치산 서기의 직위가 더 올라가 국무원 총리를 맡게 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외교부와 검찰 개혁, 국민의 편에 서야/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외교부와 검찰 개혁, 국민의 편에 서야/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열흘 만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지명했다. 한 달 후에는 우여곡절 끝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최초의 비(非)외시 여성 장관이었고, 최초의 비(非)고시·비(非)검찰 출신 장관이었다. 파격적 발탁이었다. 대표적 관료집단에 보내는 강력한 개혁 메시지였다. 국민들도 놀라며 외교부와 검찰의 전례 없는 개혁을 기대했다.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통령은 두 조직의 개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꾸라는 주문이었다. 외교부와 검찰이 왜 새 정부의 첫 개혁 대상이 됐을까. 외교와 내치의 핵심 국가기관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국가와 국민을 저버렸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계속되는 국정 농단과 외교 파탄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때로는 앞장서서 권력에 충성하고 국민을 외면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 뿌리가 매우 깊다. 일본에 국권을 넘긴 을사늑약 체결에는 외부대신과 법부대신이 앞장섰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에는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기도 했다. 민주화를 성취한 이후 최근까지도 외교와 검찰은 국민보다는 권력의 편에 더 가까웠다. 이제 과감한 개혁의 역사적 전기를 맞고 있다. 적폐 청산이 국정의 핵심 과제가 됐고, 국민들도 이를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개혁 의지가 강한 장관들도 취임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리 녹록지 않다. 개혁에 대한 저항과 반발은 거세지는 반면 개혁 동력이나 의지는 약해지고 있다. 파격적 인사로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지만, 근본적인 구조와 제도의 변화 없이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 과거로 쉽게 회귀하기 때문이다. 실패의 경험과 역사가 가르쳐 준 뼈아픈 교훈이다. 며칠 전 검찰총장이 69년 만에 검찰의 잘못된 과거사를 사과했다.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과는 곧 책임을 말한다. 그 책임은 곧 과감한 개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간 인권 탄압의 진원지였던 공안부 폐지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에 사실상 반대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양비론으로 대응하고 있다. 수사 기록의 공개나 대검찰청 축소는 논의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우리 대검찰청의 정원은 544명이다. 반면 일본 최고검찰청은 120명 정도에 불과하다. 검찰의 기능과 역할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때다. 현직에선 ‘스폰서’를 받고, 퇴직하면 고액 수임료를 받는 구조는 어떤가. 지방 검사장의 선거직화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다. 핵심 개혁 과제들이 점점 묻혀 가고 있다. 외교부 역시 마찬가지다. 장관 취임 후 50일이 넘었건만 개혁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선 외교 실패에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불가역적’ 위안부 협상을 주도한 인물들, 외교 파탄의 책임자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 않을까. 북미 라인의 전면 교체나 본부와 공관 직위의 외부 개방은 언급조차 없다. 단순히 본부와 공관 간의 순환 이동은 무늬만 개혁일 뿐이다. 또 학벌과 직연(職緣) 중심의 인사를 어떻게 바꿀지. 외교부 본부는 실·국장의 직위가 무려 24개다. 우리보다 전체 인력이 훨씬 많은 일본 외무성은 12개뿐이다. 조직 구조의 근본적 쇄신도 불가피하다. 아무리 어려운 외교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고 해도 개혁을 멈춰서는 안 된다. 외교관과 검사는 모든 국민이 인정하는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다. 잃어버린 명예를 다시 찾아야 한다. 자기 조직을 넘어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 을사늑약 체결 당시 외부교섭국장이던 독립운동가 이시영은 외부대신 박제순에게 항의하며 사임했다고 한다. 상사의 위법 지시와 항명 논란에 윤석열 검사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외쳤다. 외교관도 검찰도 개혁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국민을 위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대다수 외교관과 일선 검사들의 자존심을 회복해 줘야 한다. 당면한 조직과 제도, 사람의 개혁은 새로운 장관들이 아니면 해결하기 어려운 시대적 과제들이 많다. 많은 국민들이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외교부와 검찰 개혁이 새 정부 관료 개혁의 시발점이자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 [연극리뷰] ‘타지마할의 근위병’

    [연극리뷰] ‘타지마할의 근위병’

    밤하늘을 수놓는 반짝이는 별,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광활함,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 낭랑한 음성, 아이의 해맑은 미소….삶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움은 도처에 있다. 일찍이 영국의 시인 존 키츠는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영원에 대한 갈망과 욕심 때문에 아름다움은 때때로 치명적이고 위험하다. 절대 권력자가 탐미하던 것이었다면 더욱 그렇다. 17세기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은 아름다움을 독점하길 원했다. 자신이 지극히 아끼는 아내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타지마할이 바로 그렇게 탄생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무덤을 만들기 위해 무려 22년간 세계 각지에서 모인 건축가, 석공, 기술자 등 2만여명이 동원됐다. 타지마할이 완공된 직후 샤자한은 건축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손목을 잘라 버리라고 명령했다. 이런 극악무도한 일을 벌인 이유는 단 하나, 타지마할보다 더 아름다운 건축물이 지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바로 이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미국 극작가 라지프 조셉은 2015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이 작품에서 특유의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상상력으로 아름다움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탐구한다. 국내 무대에 처음 오르는 이 작품은 오랜 친구 사이이자 황실 말단 근위병인 휴마윤과 바불이 타지마할이 세상에 공개되는 첫날, 궁전을 등진 채 보초를 서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지령을 받은 두 사람은 강렬한 호기심 때문에 금기를 깨고 만다. 명령을 어긴 두 사람에게 타지마할을 지은 2만여명의 손목을 자르라는 끔찍한 벌이 떨어진다. 거부할 수 없는 임무를 마친 두 사람은 무대를 뒤덮은 흥건한 피를 쓸어 내며 끊임없이 대화한다.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아름다움을 독차지하는 것은 가능한가, 권력자의 명령은 그것이 부당한 일이어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가, 권력은 인간의 가치보다 더 중요한가. 근위병으로서의 임무에 충성하고 규율을 중시하는 휴마윤과 스스로 아름다움을 죽인 장본인이라며 괴로워하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바불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 속에서 삶, 의무, 아름다움에 대한 의미를 천천히 곱씹는다. 선혈이 낭자한 무대를 표현하기 위해 회당 약 600ℓ의 핏빛 액체가 사용되고, 신체 일부를 실감나게 표현한 특수 소품은 권력자의 횡포가 빚은 충격과 공포를 드러내는 데 더할 나위 없다. 더불어 시종일관 빈틈없이 극을 이끄는 두 배우의 호흡과 밀도 있는 연기가 극의 긴장감과 몰입을 더한다. 언제나 황제에게 충성을 다하는 휴마윤은 배우 조성윤, 최재림이 연기한다. 호기심 많고 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바불은 김종구, 이상이가 맡았다. 10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2만 5000~6만원. (02)744-401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일반인 겨냥…스위스서 ‘곤충 버거’ 등장

    일반인 겨냥…스위스서 ‘곤충 버거’ 등장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곤충 음식이 스위스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통해 다음 주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스위스 현지 언론은 국가 식품 안전법이 개정됨에 따라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슈퍼마켓 체인 ‘쿱’(Coop)에서 밀 웜을 넣어 만든 곤충 버거, 곤충 볼을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신생기업 에센토(Essento)가 약 3년 동안 공들인 이들 제품은 오는 21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와 베른, 그리고 취리히를 포함해 쿱의 일부 지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로써 스위스는 사람들에게 곤충을 기반으로 한 음식 제품의 판매를 정식으로 허가한 최초의 유럽국가가 됐다. 식품안전당국 대변인은 AFP통신을 통해 “지난 5월 식품 안전에 관한 법률이 귀뚜라미와 메뚜기 그리고 딱정벌레의 유충 형태인 밀웜 3종의 곤충을 함유한 식품 판매를 허용하도록 바뀌었다”고 말했다. 스위스법에 따르면, 오랫동안 동물 사료로 쓰여온 곤충은 당국의 검열을 받은 회사에서 사람이 소비하기에 적합하다고 고려되기 전까지 엄격한 사후 관리 및 요구 조건에 따라 재배해야 한다. 수입은 엄격한 기준 아래에서 가능하다. 실제로 곤충 요리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반적인 음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인간이 곤충을 소비하는 ‘식충성’은 수천 년 동안 전해져 오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는 대략 20억 명의 사람들이 곤충을 섭취한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간장과 유사한 골든마운틴 소스와 고추에 튀긴 귀뚜라미를 버무린 요리 ‘징 리드’(jing leed)가 인기 간식이며, 멕시코에선 철판에 구운 개미인 ‘치카타나’(chicatanas)를 즐겨 먹는다. 일본에서는 튀긴 매미와 누에나방 번데기, 중국과 브라질에서는 개미가 가장 대중적인 간식으로 손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메뚜기를 튀겨 먹어 왔다. 한편 전문가들은 “식량원으로서 곤충은 단백질과 비타민, 지방 그리고 필수 미네랄의 보고”라면서 “또한 음식용 곤충 재배는 전통적인 가축 사육보다 온실가스의 배출이 훨씬 적어 좀 더 친환경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지창욱, 입대 전 삭발 사진 공개 “잘 다녀오겠습니다”

    지창욱, 입대 전 삭발 사진 공개 “잘 다녀오겠습니다”

    현역 입대를 앞둔 배우 지창욱의 삭발 사진이 공개됐다. 14일 매거진 싱글즈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입대를 하루 앞둔 배우 지창욱이 머리를 짧게 자른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짧은 머리마저 이리도 잘생김이 뚝뚝 떨어질 수 있나요? 건강하게 다시 만나는 날까지 기다릴게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군입대를 위해 삭발한 지창욱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짧은 머리가 어색한 듯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 옆에는 지창욱이 적은 “잘 다녀오겠습니다. 충성”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한편, 지창욱은 이날 오후 강원도 철원시 3사단 백골부대 신병교육대대로 입대해 기초 군사훈련을 받게 된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혼밥족 위해 조금씩…편의점에 신선 코너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편의점 업계가 신선식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냉동·레토르트 식품 위주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피해 건강하고 질 좋은 식품을 선보여 고급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주요 업체들은 잇따라 신선식품군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로 소포장 제품 수요가 늘면서 관련 상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은 손질이 따로 필요 없는 120g 용량의 1인용 간편야채 2종을 출시했다. 애호박, 감자, 양파, 청양고추 등 찌개용 야채와 감자, 양파, 당근 등 볶음용 야채 2가지다. CU는 사과·바나나가 한 묶음으로 된 ‘아침에너지업’ 등 식사 대용 과일과 양파, 감자 등 채소류 990원 시리즈 등 약 20종류의 신선식품을 취급하고 있다. GS25도 오이와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 약 200여 가지 채소를 선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쌀도 소포장 판매를 시작했다. GS25와 이마트24는 지난달 한돈 브랜드 ‘도드람’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구이용 삼겹살과 목살 등 생육 돼지고기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GS25는 300g과 600g, 이마트24는 400g과 800g 단위로 각각 소포장 판매를 한다. 신선식품을 활용한 간편식 등 자체브랜드(PL) 상품 개발에 나선 곳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핵심 전략 방향을 ‘프레시 푸드 스토어’라고 선포하고, 도시락 등 식품군에 신선식품을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밥류와 반찬류 모두 10가지 메뉴가 별도로 구성돼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골라 살 수 있는 뷔페식 ‘내맘대로 도시락’을 출시했다. 이런 추세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들이 종합유통업으로 진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품질관리, 물류, 배송 등 유통업의 노하우를 총집합해야 하는 품목”이라며 “구매 주기가 짧아서 한 번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 고객 방문 빈도가 잦아져 다른 제품군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리’ 동상 철거 놓고 충돌하다 차량 돌진…‘미국 내 테러리즘’

    ‘리’ 동상 철거 놓고 충돌하다 차량 돌진…‘미국 내 테러리즘’

    백인 우월주의자 상징물로 차용 나치문양 시위대 “없앨 수 없다” 민권단체 “백인우월주의 박살을” “너는 우리를 없애지 못해.”1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이멘서페이션 파크. 네오나치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에 남부연합기를 든 백인 수백명이 입을 모아 외쳤다. 그들의 함성이 들리는 반대쪽에는 ‘나치 고 홈’, ‘백인우월주의를 박살내자’고 쓰인 팻말을 든 ‘맞불시위대’ 수백명이 있었다. 인종차별적 발언과 욕설이 쏟아졌고 설전은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 2시간가량 충돌이 계속될 즈음, 갑자기 은색 세단 한 대가 ‘맞불시위대’ 안으로 돌진했다. 빽빽이 몰려 있던 사람들이 잇따라 차에 치이며 사방으로 튀어올랐다. 이 차를 몬 오하이오 출신의 백인 남성 제임스 알렉스 필즈 주니어(20)는 2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공화당원이었다.미국의 공립 명문 버지니아대가 있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대학도시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에 의한 유혈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테러리즘’이라 부를 정도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7개월 만에 맞은 가장 큰 국내 위기다. 이번 폭력 사태의 원인은 샬러츠빌이 남부연합 기념물인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데 있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이 같은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시위를 계획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에서는 남부연합군을 놓고 ‘인종차별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돼 왔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남부연합군의 상징물을 차용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내에서 이 상징물들이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아직도 일부 공공기관에 남아 있는 남부연합기의 존폐나 탑, 동상 같은 남부연합 기념물의 철거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최근 뉴올리언스 등 미국 남부에서는 남부연합 기념물이 잇따라 철거돼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불만이 커져 왔다. ‘우파를 통합하라’는 주제가 붙은 이번 집회를 조직한 제이슨 케슬러는 “법원의 집회 허가 명령을 경찰이 어겼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정치계에서 ‘대안 우파’의 득세가 백인우월주의 운동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이 사태를 일으킨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스러운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 소유의 골프클럽에서 “우리는 여러 편에서 나타난 지독한 증오와 편견, 폭력의 장면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뿐 아니라 맞불 시위에 나선 반대편에도 돌린 것이다. 폭력시위를 주도한 단체 이름을 특정해 거론하거나 그들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위가 약한’ 발언은 곧장 비난에 직면했다.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에게. 우리는 악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야 한다. 그들은 백인우월주의자였고 이것은 국내에서 일어난 테러였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 각지에서는 인종주의를 둘러싼 시위가 촉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샬러츠빌 사태를 비난하기 위해 “있는 그대로 말하라. 그것은 백인우월주의다”라고 쓰여진 팻말을 들고 수백명의 시위대가 평화 행진을 벌였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에서도 촛불 시위가 열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김정은 12일째 ‘잠행’… 추가 도발 준비하나

    노동신문 “판가리 결전”… 비상태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2일째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추가 도발에 앞서 ‘잠행’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은 지난 9일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해 공화국 핵무력의 총사령관(김정은) 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조선을 당할 자 세상에 없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판가리 결전은 시작되었다”면서 “이 시각 조국은 천만 군민 모두를 전민 총결사전으로 부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연일 대미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내부 주민 결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최후의 승리는 위대한 우리 인민의 것”이라며 “혁명의 길에서 죽어도 혁명신념 버리지 말라.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의 두리(주위)에 더욱 굳게 뭉치자”라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충성을 독려했다.북한 내부 분위기와 관련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FRA)은 이날 “각 시, 군 당위원회 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 태세가 발령됐다”고 북한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 축하 연회에 참석한 이후 이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잠행은)국제사회의 제재 분위기가 예전과 다른 강도로 높아지고 미국 B1B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되기도 하는 일련의 상황에서 경호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본다”면서 “괌 포위사격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나 또 다른 형태의 도발 준비들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다음주 15일 이후에는 언제든지 (추가 도발)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북한군 하계훈련 기간이기 때문에 시험발사뿐 아니라 재래식 군사훈련까지 포함해서 지금이 (군사활동을) 할 시기”라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Mr. 소신? Mr. 배신?… 제2 제3 윤석열 나올까

    [관가 인사이드] Mr. 소신? Mr. 배신?… 제2 제3 윤석열 나올까

    윤석열(57) 서울중앙지검장에게는 두 가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배신과 소신, 상반된 이미지다. 조직 관점에서는 공개 석상에서 상관을 정면으로 들이박은 배신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부당한 상사의 명령을 거부한 소신파로 회자되고 있다. ‘제2·제3의 윤석열’이 공무원 조직에 속속 등장한다면 공조직의 민주화를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약이 될까, 아니면 상사의 영이 서지 않는 오합지졸 조직으로 전락하는 독이 될까.# 소신의 대가… 대구·대전 고검 한직 떠돌아 윤 지검장은 2013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직속상관이던 조영곤(59) 중앙지검장의 외압을 폭로했다.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그는 조 지검장 재가 없이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시켰다. 상관 몰래 독자 판단에 따라 행동했다. 이에 대해 윤 지검장은 국감장에서 “국정원 직원들을 조사하던 중 (조영곤 지검장으로부터) 직원들을 빨리 돌려보내라는 지시가 계속 있었고 국정원 직원들을 석방하고 압수물을 돌려주라는 지시도 내려왔다”며 “상관의 위법한 지시를 따를 수 없었다”고 했다. 사람이 아니라 조직에 충성한다며 조 지검장을 비위 상관으로 몰아붙였다. 그의 폭탄 발언에 조 지검장은 눈물을 흘렸다. 당시 오간 말과 상하 간의 다툼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소신의 대가는 컸다. 윤 지검장은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만 떠돌았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 수사팀장으로 중앙무대에 복귀했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검찰청의 수장 자리까지 올랐다. 한 검찰 간부는 “윤 지검장 사례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불합리한 상관 지시를 무조건 수긍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확산해 검사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조직 입장에서는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영혼이 없는 조직으로 비난받는 정부 부처에서도 ‘윤석열’이 나올 수 있을까. 대다수 공무원들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중앙 부처 간부는 “옷을 벗고 나가도 변호사를 할 수 있는 검사와 생계가 달려 있는 일반 공무원은 다르다”며 “윤 지검장은 소위 공무원답지 않은 사람이다. 공무원은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에 오랫동안 젖어 있어 윤 지검장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른 간부는 “부당하거나 위법한 지시를 따르면 안 된다는 공무원 행동강령이 있어 이론적으론 가능하겠지만 윗사람 지시가 절대적인 조직 문화상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한 검찰 간부도 “항명은 드물긴 하지만 검찰의 독특한 면”이라며 “수사 중심인 검찰에서는 상관 지시가 공정 수사에서 벗어나면 소신껏 거부할 수 있지만 행정이 중심인 행정부에서는 힘들다”고 했다. # 승진 포기 좌천 감내… 조직에서 쉽지 않아 좌파 예술단체 지원 배제를 위해 작성한 ‘블랙리스트’ 문건으로 몸살을 앓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들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한 간부는 “윤 지검장처럼 한다는 건 좌천도 감내하고 승진을 안 해도 좋다는 건데, 민간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공직사회에서 그렇게 하는 건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람들도 부당한 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윗사람을 거역한다는 건 공직생활을 그만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간부는 “블랙리스트라는 게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하는 것이지,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해 누가 위법한 지시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했다 해고될 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다. 모 정부 부처 소속 A씨는 2년 임기제 공무원이었다. 직속상관인 팀장이 어느 날 관공서 도서 제작에 입찰한 업체 중 특정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업체 사람들도 사전에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라고 했다. A씨는 만날 의사도 없고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겠다며 거부했다. 팀장은 상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말이 많다며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A씨는 이후 1년 가까이 팀장에게 갖은 수모를 당했고, 팀 내에서 ‘왕따’로 지내야 했다. 팀장은 A씨 계약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연장도 해주지 않으려 했다. 다행히 A씨의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한 인사부에서 계약을 연장해 줬다. A씨는 “업체 선정은 제안서 평가 80%, 가격 평가 20%로 이뤄지는데, 팀장은 우호적인 심사위원들을 뽑은 뒤 특정 업체의 제안서 점수를 다른 업체보다 많이 줘 선정되도록 하라고 했다”며 “업체 선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건 명백한 불법이자 부당한 지시여서 타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사, 고가평가 등 생사여탈권을 쥔 상사에게 항명하는 건 쉽지 않다”며 “솔직히 나도 죽다 살아났다. 천지개벽하지 않는 한 윤 지검장처럼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 “소신 행동 긍정효과… 또 다른 윤석열 가능성” 정부 부처에서도 ‘제2·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외교부의 한 간부는 “윤 지검장의 소신은 공직사회에 교훈을 주는 귀감이 될 것”이라며 “정부 부처에서도 ‘윤석열’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공무원이 본인의 소신을 밝히는 문화가 확산된다면 공조직을 혁신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간부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윤 지검장 같은 공직자가 많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명분이 뚜렷하다면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취재에 응한 공무원들은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윗사람이 부당한 지시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직원 충성도는 ‘임금’이 좌우…10년 근속 4배차

    직원 충성도는 ‘임금’이 좌우…10년 근속 4배차

    한국고용정보원 직장안정성 분석 월 300만원 이상 받는 직장인은 100만원 미만을 받는 직장인보다 10년 이상 회사를 옮기지 않고 근속할 확률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충성도가 임금 수준에 크게 좌우된다는 의미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임금근로자의 직장안정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근로자 1859명을 분석한 결과 10년 이상 동일 직장에서 근무하는 비율은 10.5%로 조사됐다.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은 57.6%였지만 2년 이상은 38.2%, 3년 이상은 28.4%로 1~3년 사이에 급격히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고용유지율은 남성과 30·40대,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서 높게 나타났다. 3년 이상 유지율은 20대가 25.3%로 50대 이상 26.4%보다 낮았다. 30·40대는 31.8%와 33.4%였다. 김두순 고용정보분석팀 전임연구원은 “20대 이하의 3년 유지율이 50대 이상보다 낮은 현상은 초기 노동시장의 빈번한 입·이직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금 수준은 다른 요인보다 고용유지율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100만원 미만은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이 47.7%에 불과했다. 반면 300만원 이상은 77.5%였다. 3년 이상도 각각 20.2%, 50.2%로 격차가 30% 포인트 가량 벌어졌다. 10년 이상 장기근속 비율은 100만원 미만이 6.0%, 300만원 이상이 23.7%로 격차가 4배로 벌어졌다.3년 이내 이직자 중 임금 수준별 자발적 이직자 비중을 분석한 결과 15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 70.7%로 가장 높았다. 100만원 미만은 64.5%,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은 66.0%로 더 낮았다. 결국 15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이직하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200만원 이상 250만원 미만은 64.9%, 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은 62.4%, 300만원 이상은 61.1%로 200만원 이상을 받으면 이직하는 비율이 점차 낮아졌다. 김 연구원은 “중소기업 사업주는 우수인력 잔존을 위해 적절한 임금 수준을 담보하는 인사전략 구사를 고려할 수 있다”며 “특히 취업초기의 적절한 보상은 초기 근로자 이탈확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종간 편차도 컸다. 10년 이상 장기간 근속할 비율이 높은 산업은 금융·보험업(24.2%), 제조업(14.1%), 공무원·군인(12.0%)였다. 반면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서비스업은 10년 이상 근속할 비율이 2.9%에 불과했다. 이밖에 숙박·음식점업(5.4%), 교육서비스업(7.6%), 건설업(7.9%),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8.4%),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9.4%)도 10년 이상 근속하는 비율이 10% 미만이었다. 업체 규모별로는 500인 이상 대기업의 10년 이상 근속 비율이 15.9%, 100인 이상 500인 미만 9.8%, 50인 이상 100인 미만 9.2%, 10인 이상 50인 미만 8.5%, 10인 미만 9.5%로 500인 이상 대기업의 근속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직장 규모에 따른 고용유지율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김 연구원은 “대규모 사업체서 장기 고용유지율은 여전히 높을 수 있지만 최소한 3년의 단기 고용유지율 측면에서는 직장의 규모효과가 상당부분 사라지고 있다”며 “100인 이상의 규모가 큰 사업체에서 고용유지율이 크게 약화돼 사업체 규모가 근로자의 고용유지율에 미치는 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독서의 힘

    [백승종의 역사 산책] 독서의 힘

    1909년 10월 26일 청년 안중근은 조국의 운명을 구하기 위해 하얼빈 역두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했다. 그로 말하면 무사이기에 앞서 독서인이었다. 아마 여러분은 안중근이 뤼순의 옥중에서 쓴 뜻깊은 글귀 하나를 보았을 것이다. “일일부독서(一日不讀書)면 구중생자극(口中生刺棘)”이라 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자라난다는 뜻이다. 안중근이 얼마나 독서를 소중히 여기는 선비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독서를 통해 사물의 이치를 깨달았고, 세상의 흐름을 읽었다. 그리하여 뜻있는 사람으로 살기를 결심했던 것이다. 안중근은 옥중에서도 날마다 글을 읽고 또 썼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다. 저술을 마치기 전에 그가 형장의 이슬이 되고 만 것은 실로 유감이었지만, 그가 남긴 유고를 살펴보면 저술의 목적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안중근은 꿈에도 동양평화를 염원했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을 하나의 연방으로 만들어 서구 열강의 침략에 대항하기를 바랐다. 동양 3국이 서로 평화를 보장하며, 단일한 경제, 군사공동체를 구성해 길이 번영하기를 소망했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이처럼 원대한 계획을 주밀하게 구상했다. 실로 고원한 경지였다. 보통 사람 같으면 이토 히로부미를 증오했다 해도 사살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설사 운이 좋아 일이 성사됐더라도 일제의 모진 고문과 회유책에 휘둘리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중근은 저들의 모든 기도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때 안중근은 30을 갓 넘긴 청년에 불과했으나, 그의 심지는 강철 같았다. 이것은 결코 물리적 힘이 아니었다. 독서와 성찰의 시간을 통해 끊임없이 내면을 연마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에는 끝내 충성스런 마음을 잃지 않은 선비들이 많았다. 모진 고문과 형장(刑杖)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꺾이지 않았다. 제아무리 간교한 술수를 부려 꾀어도 그들은 넘어가지 않았다. 불요불굴의 혼이요, 선비다운 삶의 완결이었다. 누구라도 사나운 매질이 두렵고, 죽기보다 무서운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청년 안중근 같은 선비들이 적지 아니 존재했다. 멀리는 청나라 심양에 끌려가서도 지조를 잃지 않고 죽음을 달게 받은 ‘삼학사’들이 있었다. 가까이는 일제의 끝없는 회유와 협박,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 한마디의 거짓말도 하지 않았던 도산 안창호 선생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서로 달랐으나 뜻으로 보면 하나였다. 그것이 참된 선비의 운명이었다. 선비를 선비답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평소 그들이 사랑한 책의 힘이었다. 권력과 금전의 유혹에서 벗어난 선비를 만들고, 물리적인 힘으로도 꺾지 못할 강단을 만든 것이 바로 책이었다니! 이야기가 너무 비장해진 것 같아서 미안한 생각이 들 지경이지만, 독서의 힘이 그처럼 강했다는 사실은 여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내가 말한 책이란 오락을 위한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요리나 가사 등의 실용서도 아니었다. 돈 벌기 위한 처세서도 아니었다. 일상의 현실적 요구와는 거리가 먼 책들이었다. 안중근을 포함한 지조 있는 선비들을 사로잡은 책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인간의 도리를 설명하고, 삶의 목적을 말하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온 내력을 기록한 책이었다. 요새 말로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다룬 인문서적들이었다. 올여름에는 우리도 이런 책을 좀 읽어 보자. 혼탁한 이 세상이 달라져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겠는가.
  • 백악관 비서실장 경질… 온건파 내쫓는 트럼프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결국 교체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을 임명했다. 켈리 신임 비서실장은 31일부터 백악관에 근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존 켈리 장관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는 사실을 기쁘게 알린다”면서 “위대한 미국인이자 지도자인 존은 국토안보부에서 대단한 업적을 남겼으며, 나의 내각에서 진정한 스타였다”고 썼다. 또 프리버스 전 실장에 대해서도 “그의 헌신에 감사한다. 우리는 함께 많은 일을 했고 그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숀 스파이서 전 대변인과 프리버스 실장에 대한 경질,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교체설 등 백악관에는 온건파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강경파’들이 세를 넓히고 있다. 이는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심 강한 측근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면 돌파’에 나서려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이 러시아 스캔들 등 각종 핵심 사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해 왔다. 얼마 전에는 ‘멜라니아와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프리버스 실장의 경질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최근 앤서니 스카라무치 신임 공보국장이 임명되면서 프리버스 실장이 곧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프리버스 실장은 스카라무치의 백악관 입성을 강력히 반대했고, 이를 알고 있던 스카라무치 국장은 취임 직후부터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기밀 유출자’로 규정하고 공개적인 ‘비판’에 나섰다. 특히 스카라무치 국장이 상관인 프리버스 실장을 공개석상에서 ‘편집성 조현병 환자’라고 비판하면서 워싱턴 정가는 이미 프리버스 경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다음 타깃은 그간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카라무치 국장은 배넌 전략가에 대해서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힘’을 이용, 사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러시아 스캔들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세션스 법무장관, 파리기후협정과 대이란 정책 등에서 백악관 주요 참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틸러슨 국무장관의 교체설이 이어지고 있다. 존 켈리 신임 비서실장은 남부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이다. 이라크 침공 당시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현지에서 준장으로 진급할 만큼 리더십과 능력을 발휘했다. 이후 해병대사령관 보좌관, 제1 해병대 원정군사령관 등을 거쳤다.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주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켈리 실장은 2010년 막내아들이 아프간에서 전사하는 아픔을 겪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전투복 입은 시진핑 “세계 최강”… 신형 ICBM 선보이며 군사굴기

    전투복 입은 시진핑 “세계 최강”… 신형 ICBM 선보이며 군사굴기

    軍퍼레이드 아닌 전투모드로 사열 美와 대등한 군사대국 발돋움 다짐 “당 명령에 군 절대 복종” 군권 과시중국이 30일 건군 90주년을 하루 앞두고 아시아 최대 훈련기지인 네이멍구 주르허(朱日和) 훈련기지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다. 방대했던 군 조직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단일 명령체계로 재편한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군사대국으로 굴기(?起·우뚝 일어섬)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열병식은 톈안먼 광장에서 열렸던 기존 군사퍼레이드와 달리 ‘전투 모드’로 치러졌다. 우선 시 주석이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부대를 사열했다. 국가주석이 전투복 차림으로 열병식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시 주석이 군의 최고사령관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면적보다도 큰 야전 기지에서 열병식이 열린 것도 처음이고, 국경절이나 전승절이 아닌 건군절에 열병식이 열린 것도 처음이다. 중국은 1927년 8월 1일 공산당 홍군(紅軍)의 난창 무장봉기를 인민해방군의 건군절로 기념해 왔지만, 이날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하지는 않았었다. 시 주석의 군사 굴기에 대한 집념이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이날 병사들은 과거 열병식 때 쓰던 ‘서우장 하오’(首將好·대장님 안녕하십니까)라는 구호 대신 ‘주시 하오’(主席好·주석님 안녕하십니까)를 외쳤다. ‘서우장 하오’는 사열하는 고위 인사에게 일반적으로 붙이는 구호이지만, ‘주시 하오’는 당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진핑에게만 붙일 수 있는 특별한 구호다. 1984년 덩샤오핑이 국경절을 맞아 주관한 톈안먼 열병식 때도 병사들은 일반적인 구호인 ‘서우장 하오’를 외쳤다. 시 주석은 사열 직후 1만 2000여명의 사병과 지휘관들 앞에서 “우리 군대는 모든 적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가장 가까이 다가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는 지금 평화롭지 않으며, 평화는 보위돼야 한다”면서 “어느 시기보다 강대한 인민군대의 건설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미·중 대결구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특히 “군은 당의 영도에 절대복종해야 한다”면서 “당의 지휘가 향하는 곳은 어디든 가야 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시 주석이 군권을 더 확실하게 틀어쥐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열병식이 주변 정세와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시진핑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에 대한 우리 군대의 결연한 충성을 잘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의 내부 분위기 결속과 당에 대한 충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열병식에는 항공기 129대, 571개의 무기 장비가 동원됐다. 열병식에 나온 무기 중 절반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G였다. 이 미사일은 일반 전술 미사일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해 전략 무기로도 쓰일 수 있는 ‘핵상겸비’(核常兼備)형 ICBM이다. 올 3월 실전 배치된 젠20 편대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젠20은 미국의 F22(랩터)와 F35의 대항기종으로 개발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최신 지대공미사일인 훙치22와 훙치9B, 스텔스 무인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사거리가 100㎞에 이르는 훙치22는 무선 지시와 반능동 레이더 유도를 혼합한 방식이 적용돼 전파방해 차단 능력이 높다. 잉지83K 공대함 미사일도 첫선을 보였다. 이 미사일은 공중에서 발사돼 항공모함 등 해상 목표물을 타격한다. 공중급유기가 하늘에서 전투기 2대에 급유하는 장면이 연출됐으며, 최근 새로 배치된 첨단 전투기인 젠16이 처음 공개됐다. 훙6K 폭격기, 젠15 항공모함 함재기도 상공을 날았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6,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21도 열병식을 장식했다. 2015년 9월 항일전쟁승리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던 장쩌민·후진타오 등 원로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주석은 10년 임기 중에 건국 50주년과 60주년 기념일에 각각 한 차례씩 톈안먼 열병식을 거행했지만, 시 주석은 취임 5년만에 두 번째 대규모 열병식을 사열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성서기·성장·장차관급 전원 충성맹세 시킨 시진핑

     지난 26~27일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베이징의 징시호텔에는 중국의 당·정부·군에서 활약하는 고위급 300여명이 모였다. 32개 성·직할시·자치구의 서기와 성장·시장, 중앙 부처의 장관급 이상 관료, 상장(대장격)급 장성, 최고인민법원장, 최고검찰원장 등이 총출동해 세미나를 가졌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소집한 세미나 주제는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 담화 정신을 학습하고 19차 당대회를 맞이하자’였다. 시 주석은 지난 5년 자신의 집권을 평가하면서 “당이 오랜 세월 해결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뤄낸 특별한 시기였다”고 자평했다. “우리 발로 일어서고 부유해지고 강력해져 역사적인 도약을 이뤄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자화자찬에는 자신을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과 동급으로 격상하려는 메시지가 담겼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공산당을 창당한 마오 시대에 중국은 국가로서 두 발로 일어섰고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이 중국 경제를 도약하게 했으며, 시 주석 자신은 중국을 강대국으로 이끌었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은 당의 영도를 강조하며 “우리 당의 이론적 지평이 더욱 확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올가을 당대회에서 ‘시진핑 사상’을 당장(당헌)에 명시하겠다는 것을 직접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에 기록된 역대 지도이념 가운데 ‘이름’과 ‘사상’이 붙은 경우는 ‘마오쩌둥 사상’밖에 없다. 시 주석은 권력 공고화를 위해 이론상으로 먼저 마오쩌둥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듯하다.  현직 최고급 인사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 가장 큰 이유는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충성을 다짐받는 것이었다. ‘포스트 시진핑’으로 불리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 낙마 이후 어수선해진 정국을 다잡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기도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대표로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에 사상적·정치적·행동적인 일치를 유지해야 한다”며 충성을 맹세했다.  현직 지도자들을 일렬로 세운 시 주석은 이르면 이번 주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전직 지도자들을 설득·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전·현직 지도자 합동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 주석은 자신의 권력 재편 구상을 통보하고 당 대회 때 확정할 것”이라면서 “전직이든 현직이든 지금은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새 검찰총장에게 바란다/김남근 민변 부회장·변호사

    [시론] 새 검찰총장에게 바란다/김남근 민변 부회장·변호사

    검찰은 어느 때보다도 더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어쩌면 은폐된 국정 농단의 상황을 드러내 민주헌정 질서의 회복을 앞당길 계기였던 ‘정윤회 문건 수사’에서 검찰은 본질인 국정 농단 수사는 제쳐 두고 국정 농단을 알리려 했던 공무원들만 단죄했다. 박근혜 정권과 재벌의 정경유착 수사에서도 ‘직권남용죄’의 틀에 스스로를 가두어 놓고 정경유착 범죄의 본질인 뇌물죄 수사는 착수도 하지 않았다. 결국 특별검사팀이 뇌물죄로 삼성과 박근혜 정권을 기소했다.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검찰 비리 사건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수사로 일관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이 임명됐다. 새로운 검찰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여느 때보다 큰 상황에 있다. 새로운 검찰총장은 먼저 지나치게 비대해진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국정원 대선 개입’ 등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나 ‘삼성 경영권 승계’ 등 재벌그룹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해서는 부실수사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반면 정권을 비판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과잉 수사로 대응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는 세력은 어김없이 집시법이나 심지어 도로를 파괴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해 교통방해죄로 처벌해 왔다.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집회를 불법집회로 몰아가던 경찰의 과잉 대처에 제동을 건 것은 경찰을 지휘하는 검찰이 아니라 법원이었다. 비대한 권력을 가진 집단이 그 권한을 자의적으로 남용할 때는 국민들의 원망의 대상이 되기 쉽다. 또한 공안 검찰의 낡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민생 검찰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근 검찰은 ‘갑질’을 자행하던 가맹점 본사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가맹점에 물품을 공급하면서 친척을 거래 단계에 끼워 넣어 폭리를 취하고, 이에 반발해 탈퇴한 가맹점에 대해서는 옆에 직영점을 열어 고사시키는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동안 대기업의 횡포에 숨죽여 왔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박혀 있는 불공정행위 관행이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는 대기업의 불응으로 해를 넘기기 일쑤여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1994년부터 검찰이 요구하면 공정위가 고발하는 고발요청권 제도가 도입돼 있었지만, 검찰이 고발요청권을 행사해 불공정행위를 수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몇 해를 넘기고서야 겨우 이루어졌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에 대해 국가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힌다는 ‘공안’적 시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억울한 ‘을’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민생을 소홀히 하지 않은 검찰이 돼야 한다. 우리 검찰은 경찰 수사에 대한 지휘권뿐만 아니라 직접수사권, 독점기소권, 공소유지권, 형집행권 등 형사절차에서 재판권 외의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검사들의 자기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충성심은 남다르다. 그러나 엘리트 법조집단의 충성심이 향해야 할 방향은 자기 조직이 아니라 국민들이어야 한다.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자기 조직의 비리에 대한 온정주의로 흘러선 안 된다. 범죄자에게 향한 것과 같이 제 식구의 비리에도 정의의 칼날을 들어야 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공안부 개혁’ 등 검찰 권력의 분산과 수사의 정치적 독립에 관한 개혁 요구가 있을 때마다 역대 검찰총장은 조직을 지켜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에만 기울어 국민들의 개혁 요구를 외면했다. 새로운 검찰총장은 외부의 개혁 요구를 압박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검찰개혁의 내용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고 능동적으로 개혁 방안을 제시하는 적극성을 보여 주기 바란다.
  • ‘이명박 아들 이시형’ 논란에 BBK 김경준 “검찰 MB 향한 사랑 감동스럽다”

    ‘이명박 아들 이시형’ 논란에 BBK 김경준 “검찰 MB 향한 사랑 감동스럽다”

    ‘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8년 간의 수감 생활 끝에 지난 3월 만기 출소 후 미국으로 추방된 김경준(51)씨가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그는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B 아들 이시형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었지만, 수사하지도 않고 면죄부 주었다! 검찰의 MB에 대한 사랑 감동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KBS 프로그램 ‘추적 60분’ 제작진은 2015년 9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지금은 바른정당 의원)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 공소장을 입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시형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당시 마약 사건에는 김 의원 사위를 포함해 대형병원 원장 아들과 시에프(CF) 감독 등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공소장과 판결문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취재 중 이시형씨가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씨는 또 “검찰 MB 아들 이시형에게까지 범죄에 대한 면죄부 제공! MB 충성해 승진한 검사들은 MB를 수사할 수 없다. 왜? 그렇게 하려면 자신이 한 범죄부터 밝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시형씨를 기소하지 않는 등 사실상 면죄부 수사를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형식적으로는 배임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그러면 매입 실무자를 기소해야 하는데 실무자를 기소하면 이 대통령 일가에게 배임의 이익이 돌아가는 결과가 된다. 이걸 그렇게 하기가...” 위 말은 2012년 10월 8일 서울중앙지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나온 당시 최 지검장의 발언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관련 배임 의혹과 관련해 모두 무혐의 종결한 바 있다. 그런데 중앙지검장 스스로 해당 수사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이다. 최 의원과 마찬가지로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의 담당검사 역시 ‘T·K·K’(대구·경북·고려대) 출신으로, 이 전 대통령과 같은 지역, 같은 대학교 출신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후진타오 배출한 ‘공청단 몰락’…쑨정차이는 부패혐의 조사 중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제1서기가 올가을 제19차 당 대회에 참가하는 대표 선거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 독주에 공청단 출신 정치세력인 ‘퇀파이’(團派)가 몰락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각 조직은 최근까지 당 대회에 참석할 대표 2300여명을 선출했다. SCMP가 당선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공청단 제1서기인 친이즈(51)가 탈락했다. 지금까지 중앙위원이 정년퇴직 전에 당 대표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없었다. 의외의 당선을 막기 위해 당 조직이 후보자 선출 과정부터 투표까지 엄격하게 관리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이변은 시 주석의 의중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전문가인 조지워싱턴대 데이비드 샴보 교수는 “매우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면서 “시 주석의 퇀파이 공격에 희생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14~28세 엘리트 청년조직인 공청단은 그동안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했다. 현재 25명의 정치국 위원 가운데 공청단 경력을 가진 사람이 12명에 이를 정도다. 리커창 총리와 장가오리 부총리도 공청단 출신이다. 둘은 1980년대 후진타오 전 주석이 공청단 제1서기를 맡았을 때 서기로 활동했다. 퇀파이는 시 주석과 리 총리가 총서기를 놓고 경쟁할 때 리 총리를 밀었다. 공청단의 몰락은 시 주석의 견제 세력이 사실상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포스트 시진핑으로 조명받다가 최근 사라진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도 결국은 후진타오 때 큰 인물”이라면서 “시 주석은 자신이 발탁하지 않아 충성심이 증명되지 않은 인사들을 차례로 제거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차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꼽혀 온 쑨정차이(53) 전 충칭시 서기가 부패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썰전’ 유시민, 박근혜 정부 문건 발견에 “누군가 남겨 놓은 것”

    ‘썰전’ 유시민, 박근혜 정부 문건 발견에 “누군가 남겨 놓은 것”

    20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가 청와대의 ‘박근혜 정부 문건’ 발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유 작가는 문건이 발견된 시나리오 1번으로 “어떤 공무원이 ‘이건 너무한다’ 싶어서 누군가 남겨놓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탄핵 후 무려 두 달동안 비서진이 그대로 있었는데 점검 안 한 건 퇴각할 때 혼돈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정했다. 박 교수는 “사람이 놀다보면 작은 것도 신경 안 썼을 수 있다. 퍼져있으니 보안 의식도 퍼져버렸을 것이다”고 추측했다. 유 작가는 “최소한의 충성심조차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 시절 정무기획비서관실에서 추가로 발견했다고 발표한 문건에 대해 “일부는 기획비서관 재임 시절 내가 작성한 게 맞다. 수석·비서관 회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한편 박 교수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가면 캐비닛 정리부터 하는데 왜 그걸 안 하느냐 타이밍이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유 작가는 “제가 취재 해보니 인수인계를 제대로 못 받아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가자마자 일이 너무 바빴다고 한다. 천천히 인원이 채워지니 정리를 시작했고 그렇게 문서가 발견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비자금 장시호에 있어”…장시호 “있으면 다 가져가”

    정유라 “비자금 장시호에 있어”…장시호 “있으면 다 가져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어머니 최씨의 비자금과 관련해 “사촌 언니 장시호가 숨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6일 채널A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엄마, 최순실의 비자금은 사촌 언니 장시호가 숨겼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시호씨는 검찰에 “내가 알면 진즉에 말했다. 있으면 다 가져가도 좋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최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검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장씨에게 “삼성동 2층에 있는 현금으로 애들을 키워달라”면고 부탁했다. 장씨는 이후 특검 조사에서 해당 금액에 대해 “최소 수억 원의 큰 돈”이라고 진술했다. 이처럼 정유라씨와 장시호씨가 특검에 엇갈린 진술을 한 것을 놓고 tbs 교통방송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은 “결국 돈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장씨는 정씨에게 ‘우리 세대가 박근혜 대통령한테 충성할 게 뭐가 있겠냐’는 취지로 설득을 시도했고 정씨는 최씨에게 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변호인이 정유라를 두고 ‘엄마를 죽이는 뱀 살모사’라는 식의 표현을 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밖에도 “최씨는 ‘정유라-장시호 간 쿵짝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그 돈은 장씨한테 가있다’는 식으로 말해 장씨와 정씨의 사이를 벌려놓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장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결국 정씨는 특검에 가서 ‘최씨의 비자금은 장씨가 숨기고 있다’고 진술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호회 엿보기] 너를 넘기고 나는 일어선다…쿵!쿵!쿵!쿵! ‘심쿵 수요일’

    [동호회 엿보기] 너를 넘기고 나는 일어선다…쿵!쿵!쿵!쿵! ‘심쿵 수요일’

    약 38.1cm 높이의 볼링핀 10개가 쓰러지면서 내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경쾌하다. 특히 볼링공이 손에서 떠나면서 스트라이크를 직감했을 때 드는 설렘은 만점을 예상한 성적표를 받기 전, 그 기분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래서 인사혁신처 볼링 동호회 ‘퍼펙트 볼링클럽’ 회원들은 볼링공을 손에서 뗄 수 없다. 퍼펙트 볼링클럽은 인사혁신처가 출범한 다음해인 2015년 5월 창단했다. 시작은 10명 남짓으로 조촐했지만, 현재는 부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준회원을 합치면 40명(정회원 30명)이 훌쩍 넘을 정도로 활성화됐다. 실제로 인사혁신처 내에서 가장 활발한 동호회로 꼽힌다. 지난해 4월 15일 세종시로 이전하기 전까진 서울 광화문 근처 볼링장을 누볐지만,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정부세종청사 내 10분 거리에 있는 볼링장을 애용하고 있다.#10명 남짓으로 시작… 40명으로 활성화 정기 모임은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이다. 평균 15명 정도가 참석하고 있고, 매주 참석하는 충성회원은 10명이다. 물론 이사이에 번개모임도 자주 갖는다. 3~4명씩 마음 맞는 사람이 있다면 번개모임을 갖는 건 자유다. 실력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실력에 따라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뉘는데, A그룹은 10명, B그룹은 20명 정도다. A그룹에는 평균 150점(만점 300점) 이상인 실력자만 모여 있다. 퍼펙트 볼링클럽에서 단연 ‘에이스’로 꼽히는 이는 김동훈(40·심사임용과 주무관) 총무다. 이론과 실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공이 회전궤도를 길게 그리면서 핀을 맞히는 방식을 ‘롱 훅’이라고 하는데, 중급자들도 어려워한다는 롱 훅을 잘 구사한다고 정평이 나 있다. 김 총무의 평균 점수는 190점대다. 실력자인 만큼 신규 회원들을 상대로 코치를 해주고 있다. 지도 시 볼링 전문용어를 구사해 초심자들이 당황해한다는 후문이다. #부처 안팎 대회에서 놀라운 성적 쾅!쾅!쾅! 이런 덕인지 퍼펙트 볼링클럽은 역사는 짧지만 대회 입상 실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6월 중앙부처 국가공무원 볼링 동호인 대회 2부리그에서 매머드급 부처들을 누르고 당당히 3위에 올랐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인사혁신처 퍼펙트배 직원 볼링대회를 개최해 직원의 화합과 조직의 활력 향상을 꾀하기도 했다. 조규도(52·심사임용과 서기관) 동호회 회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활동 성과를 넓혀 인사혁신처 출범 3주년을 기념해 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무료 볼링강습을 계획하고 있다”며 “올 연말에는 동호회 전 회원이 참가하는 연말결산대회를 개최해 다양한 볼링용품을 시상품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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