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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갑의 틈새보기]양진호와 리선권 발언 되짚어 보기

    [박현갑의 틈새보기]양진호와 리선권 발언 되짚어 보기

    사람의 말과 행동은 인격의 표현이자 그 사회 문화의 그림자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행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의 진위를 놓고 화제다.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나올 수 있는지 짚어본다. 기자는 직·간접적인 취재를 통해 리 위원장이 상대방이 듣기에 따라서는 모욕적으로 들리는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진호 회장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 높아 국내 웹하드 업계의 쌍두마차격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전직 직원을 회사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그의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어지는 등 사회적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한 청원인은 “아직도 돈과 명예를 조금 가졌다고 폭행을 일삼는 세상이 개탄스럽다”면서 “전 직원의 인권을 유린하고 모욕에 폭행까지 한 양진호 회장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며 촉구했다.양 회장의 폭행 갑질은 지난달 30일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해당 폭행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2분 47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양 회장은 위디스크 전직 개발자 A씨를 폭행한다. A씨가 위디스크 고객게시판에 양진호 회장 이름으로 조롱성 댓글을 달았다는게 이유였다. 양 회장은 2015년 4월 8일 경기도 분당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A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무릎을 꿇리게 하는가 하면, 뺨과 뒤통수를 손으로 때린다. 그런데 이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다. 해당 영상은 양 회장이 직접 촬영을 지시해 기록한 영상이어서 더욱 큰 충격을 낳았다. 양 회장의 사이코패스적 행태도 분노를 일으키지만 침묵으로 일관하는 직원들의 행태도 납득하기 어렵다. 왜 그럴까? 한국폴리텍대학의 배재홍 심리학 박사는 2일 양 회장의 행동에 대해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불안장애 애착같다. 어릴 때 인격장애도 있었던 것같다”고 말한다. 어릴 때 부적절한 애착 형성으로 정서 및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사회적으로 부를 축적하면서 강한 지배욕구에 대한 애착을 비이성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양 회장 본인이 문제의 폭행영상을 촬영하도록 시켰다는 점은 자신의 눈밖에 나는 직원은 확실히 혼낼 수 있음을 다른 직원들에게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침묵은 ‘방관자 효과’ 때문 A씨 폭행당시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방관자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본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각자가 느끼는 책임감이 적어져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고 방관하게 되는 현상이다. 1964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 살해사건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해 3월 13일 새벽 미국 뉴욕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간범에게 살해됐다. 35분간이나 계속된 강간 및 살인 현장을 자기 집 창가에서 지켜본 사람은 모두 38명이었으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제노비스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타인을 도와주려는 것은 선하고 이로운 행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신고하면 경찰에 조사받으러 나가야 하는 등 여러가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양 회장 폭행당시 직원들도 생존을 위해 방관자로 남는 것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의로운 사람을 키워내는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말을 했는지 여부를 두고 진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리 위원장이 함께 점심을 먹었던 우리 기업 총수들에게 대북 경협 진척이 부진한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무례하게 비칠 발언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만약 리 위원장이 그같은 무례한 발언을 했다면 2가지 측면에서 사정을 추정해볼 수 있다. 충성심의 발로? 우선 김정은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에서 나왔을 수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리 위원장 발언에 대해 “아주 안 좋은 행동”이라고 비판하면서 “조평통위원장이 지금 착각을 하는지 아니면 승진을 하기위해서 충성을 맹세하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하면 일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3권이 분리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공산당 일당체제인 북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눈에 드느냐 안드냐는 생존의 문제인 만큼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리 위원장은 지난달 5일 평양 남북고위급 회담에서도 퉁명스럽고 공격적인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우리측 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시각보다 2~3분 늦게 회담장에 나타났는데 기다리던 리 위원장 등 북측 참석자들에게 “시계가 고장났다”며 농담성 해명을 하자, “내가 시계를 당장 가서 좋은 걸 좀 사야 되겠어, 자동차라는 게 자기 운전수를 닮는 것처럼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을 닮아서 저렇게 떨어진단 말이에요”라고 공격적으로 말한다. 말하자면 자신은 김정은 위원장을 닮아 철두철미하게 처신하고 있음을 은연 중 드러낸 것이다. 의도된 간보기 발언일 수도 전략적으로 계산된 발언일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50% 후반에서 60%를 오가는 상황에서 남측의 경제대표들이 북측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알아보려고 의도적으로 공격적 발언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남측 동향을 꿰뚫고 있을 조평통위원장이지만 집권초에 비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남측의 경제계 인사들이 대북투자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려고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배 박사는 이와 관련,“자본주의 실상을 모를 리 없는데 경제계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권력의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려 했을 수 있다”면서 “본인의 권력을 과시하는 것일 수 도 있고, 전략적 포석으로도 보인다”고 했다. 어느 쪽이든 군 출신인 리 위원장의 공격적인 발언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고체제의 차이를 보여준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결정은 당이 하며, 경제계 인사들은 당의 지배 아래 있다고 인식한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인들인데...”라는 이언주 의원 발언과 대조적 3권 분립이 보장되고 정치권력보다 경제권력이 더 장수하는 한국사회의 인식은 이 사건에 대한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리 위원장 발언에 대해 정부차원의 사과를 촉구하면서 “나라 경제가 위기인데 바쁜 분들 억지로 동원해서 이런 얘기나 듣게 하나”면서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인들인데 북한 정권이 어찌 감히 그런 말을 한단 말인가. 투자해 달라고 싹싹 빌어도 북한 같은 폐쇄국가에 투자할 리가 만무한데 무슨 배짱으로 이러는지”라고 꼬집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도실력 필수요건 아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도실력 필수요건 아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도실력을 가진 사람일까요? 그런 경호원도 있지만 필수요건은 아닙니다. 키가 작아도 좋습니다. 안경을 써도 좋습니다… 미래 위협에 대비할 스마트한 경호원을 찾습니다’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표방하는 청와대가 경호공무원 채용기준도 바꿔놓았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오는 13~28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7급 경호공무원 채용 절차에 들어간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해까지 있었던 지원자의 최저 신장 기준과 최저 시력 기준을 없앴다는 점이다. 이전까진 남성은 174㎝ 이상, 여성은 161㎝ 이상이 돼야 지원이 가능했다. 남녀 모두 맨눈시력이 0.8에 미치지 못하면 지원조차 할 수 없었다. 대통령 경호처는 페이스북에 “단순히 신체적 제한을 없애는 차원이 아니며 경호 패러다임이 변한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드론과 로봇이 테러수단이 되고 해킹으로 모든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시대에 몸으로 하는 2G 경호만으로 5G 테러위협을 막을 수 없다.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창조적 사고능력을 지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시민으로 건전한 시민의식, 공직자로서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 그리고 경호원으로서 충성심과 헌신의 자세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응시자격에는 무도 능력도 포함되지 않는다. 경호처는 “무도 유단자가 유리할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그것은 오해”라며 “전형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경호처는 지난해부터 학력·출신지 등을 가리는 ‘블라인드 방식’ 채용을 진행하는 등 변화를 모색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안경 쓰고, 키 작아도 좋다…문재인 시대 대통령 경호원의 자격

    안경 쓰고, 키 작아도 좋다…문재인 시대 대통령 경호원의 자격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경호원은 어떤 자격조건을 갖춰야할까. 흔히 고도의 무술 자격증과 건장한 신체 조건을 가져야 할 것으로 여겨지던 대통령 경호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대통령 경호처가 오는 13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7급 경호공무원 채용 절차에 들어간다. 이번 공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난해까지 있었던 지원자의 최저 신장 기준과 최저 시력 기준을 올해는 없앴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남성 지원자의 경우 신장 174㎝ 이상, 여성 지원자는 161㎝ 이상이 돼야 지원이 가능했다. 아울러 남녀 모두 맨눈시력이 0.8 이상이어야 했다. 그러나 올해 경호처 공채에서는 이런 조건을 모두 없앴고, 경호원 응시의 문턱을 넓혔다. 대통령 경호처는 공식 페이스북에서 “키가 작아도 좋다. 안경을 써도 좋다”라면서 “미래 위협에 대응할 스마트한 경호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경호처는 “단순히 신체적 제한을 없애는 게 아니라 경호의 패러다임이 변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드론과 로봇이 테러 수단이 되고 해킹이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시대에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창조적 사고 능력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경호처 직원으로서 갖춰야 할 것은 건전한 시민의식,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 경호원으로서의 충성심과 헌신의 자세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응시자격에 당연히 포함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무술 실력도 이번 공채 자격에는 들어있지 않다. 경호처는 지난해 공채부터 지원자의 학력이나 출신지 등을 가려놓고 뽑는 ‘블라인드 방식’의 채용을 진행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 왔다. 또 올해부터 1차 필기시험부터 3차 시험이 종료될 때까지의 기간을 기존 50여일에서 보름 안팎으로 줄였는데, 이 역시 응시자를 위해 변화를 준 부분이다. 경호처는 28일까지 경호처 홈페이지(www.pss.go.kr)에서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한다. 2016년 9월 28일 이후에 치른 공인영어시험 성적, 남성의 경우 ‘병역을 필한 자’ 등 응시에 필요한 자격만 갖추면 1차 필기시험을 볼 수 있다.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인성검사·체력검정·일반면접·논술시험으로 구성된 2차 시험과 신체검사·심층면접으로 구성된 3차 시험을 거쳐 12월 말에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채용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경호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꼭꼭 숨어라…NYT 익명 기고자 찾을 수 있을까”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꼭꼭 숨어라…NYT 익명 기고자 찾을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 정가와 언론계가 발칵 뒤집혔다. 5일자(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면에 실린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관리가 쓴 칼럼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극히 드문 일이어서 언론계와 미 정가에서 일고 있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익명의 기고자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난맥상을 폭로하고 “충동적이고 적대적이며 비효율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을 저지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도덕관념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권 초기에는 대통령이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의회 표결을 통해 물러나게 하는 수정헌법 25조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그는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나라에 대한 임무인데, 대통령은 계속 나라에 해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행정부 안에는 나라를 (대통령보다) 더 우선순위에 놓는 사람들의 조용한 저항이 존재한다”고 말했다.뉴욕타임스의 익명 칼럼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로한 것은 당연하다. 언론과의 인터뷰는 물론 트위터를 통해 쉴새 없이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는 익명의 고위 정부관료의 기고문에 대해 “반역”이라는 표현을 쓰고, 뉴욕타임스에 국가 안보를 위협한 기고자의 신원을 당장 밝히라고 요구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물론 공화당 관계자들은 익명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속도 내는 색출작업…‘용의자’ 12명으로 좁혀졌나 익명의 기고자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기고문의 내용과 문체, 단어 등에 대한 정밀 분석을 마쳤다. 칼럼에 외교 안보에 대한 언급이 많아 백악관의 국가안보 담당 부서나 국무부, 국방부에 근무하는 고위 관리이거나 법무부 관계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 타계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언급이 길게 돼 있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추도사에서 거론했던 단어가 등장한다는 점을 들어 매케인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인사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는 등 추측이 난무한다. 서로에서 손가락질하며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자 장관들과 주요 정부 관료들이 공개적으로 “나는 아니다”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7일 현재 부통령과 국무, 국방장관 등 25명이 방송에 출연하거나 성명서를 통해 자신은 무관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다짐하고 있다.“거짓말 탐지기라도 동원해 기고자 색출해야” 익명의 기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한다. 트럼프 지지자인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백악관과 행정부의 고위 관리직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의 자문 중 일부도 같은 주장을 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고위 관료들에게 법적 효력을 갖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외부 자문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이 ‘용의자’를 12명으로 압축했다고도 전했다.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를 하든, 결백을 주장하는 진술서에 서명하도록 하든, 그 어느 쪽도 해결책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불신과 실망만 키울 뿐이다. 트럼프, 언론에 대한 공격 수위 더욱 거세질 것 뉴욕타임스에 실린 익명의 칼럼은 여러 면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먼저 뉴욕타임스의 결단이다. 익명의 칼럼을 오피니언면에 실은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고자의 안전과 직결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실어왔다. 뉴욕타임스의 오피니언 담당 편집책임자인 제임스 다오는 “지난주 어떤 사람을 통해 칼럼을 건네 받았다”면서 내부 논의 과정에서 기고자의 신원과 내용의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게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기고자 신원은 극소수만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 내부와 언론계에서는 칼럼 내용이 새로울 게 하나도 없는데 굳이 이렇게 큰 위험부담을 감수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비판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에 비판적인 언론들에 ‘국민의 적’,‘가짜뉴스’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과 비판세력에 대한 공격 강도를 더욱 강화할 것이 훤하기 때문이다. 또 언론, 특히 트럼프에 비판적인 언론들의 취재여건은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는 11일 시판되는 밥 우드워드의 책 ‘공포:트럼프의 백악관‘을 포함해 이미 출간된 트럼프 관련 책들과 언론 보도들에 실명과 익명의 관료들 인터뷰가 반영돼 있지만, 이번처럼 현직 고위관료가 직접 트럼프 백악관과 행정부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많다.트럼프의 통치 스타일 변화는…‘글쎄’ 다음은 미 공직사회에 미칠 파장이다. 이번 사건이 과연 백악관과 미 행정부 관료들이 일하는 방식과 사고에 변화를 가져올지,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의 정치전문가들은 백악관 측근들과 행정부 고위 관료들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과 의혹이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주위에 믿을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딸과 사위 등 직계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정통 관료들과 전문가들의 ‘말발’이 더 먹히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익명의 고위관료가 기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익명 기고의 역효과랄까.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안팎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골수 지지층의 결집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만큼 트럼프가 핵심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 성향의 표까지 결집해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지켜낼 수 있느냐이다.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볼 수 없었던 미국 정치 드라마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어떻게 전개될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6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6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진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학계에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6회>소녀는 하기와라(훗날 2대 조선총독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그녀는 뭔가 비밀스런 내용을 말해주겠다는 듯 부드러운 눈길로 그를 끌어당겼다. 나는 곁눈질로 그들을 쳐다봤다. 소녀는 파리 스타일의 하늘거리는 실크 가운을 입고 멋진 모습으로 서 있었다. 윤이 나는 머리에 꽂은 새털 장식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그녀는 머리를 살짝 구부려 하기와라의 귀 가까이에 입술을 가져갔다. 이는 분명 친밀함의 표시이자 존경, 그리고 유혹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하기와라에게 잘 보이려는 듯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곧이어 은쟁반에 구슬이 굴러 가는 듯한 그녀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좋아~좋아~” 하기와라는 그녀에게 온 신경을 다 집중하고 있는 듯 했다. 그는 우리에게 자신의 권력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중화전(왕의 업무공간) 쪽으로 가자고 손짓했다. 소녀는 나를 지나치며 살짝 웃어보였다. 우리가 꾸민 계획이 잘 풀려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였다. 중화전에는 황제(고종)가 있었다. 그는 대한제국이 망해 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발 아래 놓인 여러 올가미들에 묶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노인이 된 황제는 오로지 낡은 것밖에 남지 않은 이 궁 안에서 소녀의 매력이 주는 신선함에 꽤 놀란 눈치였다. 그는 특이하게 누빈 자주빛 비단옷(곤룡포·왕이 평상시 집무할 때 입는 옷)을 입고 말총으로 된 왕관도 썼다. 신하들이 용상(임금의 업무용 책상) 아래에 모여 우리를 보며 웅성거렸다. 양의 눈을 한 대신들과 무당, 지관들이 마치 숙주에 기생하는 거머리처럼 왕에게 달라붙어 있었다. 황제의 뒤편에는 달빛이 비추는 산들과 비늘로 덮인 용이 긴 꼬리를 멋지게 늘어뜨린 옛 중국스타일 그림(일월오봉도)가 놓여 있었다. 힘을 잃어 가는 나라의 그늘진 궁과 적당히 잘 어울리는 배경이기는 했다.(편집자주:원래 조선시대 일월오봉도에는 봉황 조각물이 있었지만 대한제국 시절에는 자주국임을 천명하고자 용으로 교체했습니다. 이 소설에는 당시 이런 상황이 잘 묘사돼 있습니다.) 붉은 빛이 감도는 금색 매듭과 흰색 깃털이 있는 왕관을 쓴 그의 눈은 매우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소녀를 보자 잠시나마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소녀는 중화전 계단 앞에서 잠깐 멈춰 왕에게 경의를 표했다. 소녀는 눈빛에 존경심을 가득 담아 군주의 주름진 얼굴을 바라봤다. 황제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미모에 놀랐는지 잠깐 앓는 소리를 냈다. 버선 신은 발을 살짝 동동거리더니 곧바로 안정을 되찾고 우아한 손 동작으로 내관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녀의 등장은 경운궁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듯 했다. 신하들은 황제의 등 뒤에서 흥분된 어조로 떠들어대며 수염을 만지작거렸다. 무당과 점쟁이는 이국의 소녀에게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는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속삭였다. 왕 옆에 경직된 자세로 서 있던 하기와라는 이들이 ‘자신의 여자’에게 지나치게 과도한 관심을 갖는 모습에 적쟎이 화가 난 표정이었다. 왕가의 일원이자 시종무관(임금을 호위하던 무관)인 민영환(1861∼1905)은 소녀와 황제 사이에서 통역을 맡았다. 그는 변치 않는 충성심을 가진 몇 안 되는 인물이자 이 혼란스러운 궁 안에서 정확히 사리 판단을 할 줄 알던 거의 유일한 현자였다. 황제는 소녀가 무척 마음에 들었던 듯 아름다운 말로 그녀를 칭찬하며 위엄을 뽐냈다. 그는 “신께서 친절하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이방 여인을 보내줘 무척 고마울 따름”이라고 경탄했다.겸손한 초상화가를 연기하던 소녀가 말했다. “폐하, 저는 미국인이며 과거 중국에서 황후의 초상화를 화폭에 담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대한제국 황제의 위엄은 멀리 미국에서도 여러차례 전해 들었습니다. 황제의 용안을 초상화에 담지 못하면 제 인생에 큰 회한이 될 것입니다.” 소녀는 동양의 격식을 갖춰 겸손하게 얘기했다. 둘 간 주고 받는 대화 속에 은유가 풍부해서인지 왕의 품위가 한 층 더 돋보였다. 왕은 이 소녀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감시자인 하기와라를 걱정스럽게 바라본 뒤 “고문관과 상의해 그대의 청에 대해 답을 주겠노라”고 대답했다. 7회로 이어집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장관 수행하러 국회 왔는데… 낮잠 자고 게임하는 공무원들

    장관 수행하러 국회 왔는데… 낮잠 자고 게임하는 공무원들

    상임위 회의장 근처 600여명 바글바글 매점·카페서 시간때우는 인원들도 많아 자료 준비 등 최소 인원만 사실상 투입 불필요한 단체 대기 내부 업무 공백 우려 지나친 충성심에서 나오는 문화 바꿔야“매년 정기국회 시즌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기관장 보조를 위해 이렇게 많은 공무원이 국회에 오는 게 맞나 싶다. 이들이 다 국회에 와 있으면 안에서 실제 업무는 누가 보나.” 2017회계연도 국회 결산심사 이틀째인 22일 상임위원회 출석을 위해 무리를 지어 국회로 들어오는 공무원을 바라보며 국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장관 등이 국회에 출석할 때 필요한 최소 인원만 동행하는 실용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는 국회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상임위 회의실 근처는 공무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에선 ‘공무원 의전 대기’라는 구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각 상임위 회의장과 넒은 휴식 공간이 있는 국회 본청 4~6층은 흰 와이셔츠를 입은 넥타이 부대로 가득했다.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2시쯤 시야가 트인 6층 중앙 복도에서 바라보면 층마다 어림잡아 200명 이상의 공무원이 회의장 근처에서 대기 중인 것을 볼 수 있었다. 각 부처 관계자들은 휴게실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오후에 속개될 상임위 준비에 열을 올렸다. 선점한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자 각 테이블에는 부처 이름이 크게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국회 도착이 늦어 테이블을 차지하지 못한 인원은 복도 쪽으로 밀려났다. 복도에 돗자리나 신문지를 펴 놓고 앉아 진땀을 흘리며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들 모두가 일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일부 공무원은 한쪽 구석에 앉아 낮잠을 자거나 사담을 나누고 있었다. 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넓은 테이블에는 회의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휴대전화 게임이나 예능 프로 동영상에 빠진 사람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국회 내 매점이나 카페에서 시간 때우기 중인 인원도 상당수였다. 국정감사 시즌이 오면 각 부처뿐 아니라 재벌 그룹 회장 등도 여의도에 불려와 국회는 훨씬 복잡해진다. 1명의 오너 수행을 위해 10여 명이 우르르 국회에 들어오기도 한다. 물론 국회의원의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면 발 빠르게 대처할 지원 인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국회와 각 부처의 행태는 실용성과 거리가 멀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보단 ‘의전’에 더 치중하는 모습이다. 국회에서 만난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이날 “기관장이 의원의 질의에 즉각 답변을 해야 하는 만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인원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는 사람도 많다”며 “국감 때마다 공무원이 떼를 지어 움직이는 건 사실 지나친 충성심에서 나오는 의전수행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관장이 상임위에 출석할 때 마치 해당 기관 전체가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지금의 국회 문화에는 문제가 있다”며 “실제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은 얼마 되지 않는데 왜 단체로 국회에 와서 대기를 하고 있나”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인력이 국회 대기를 하면 그 공백으로 내부 업무에 지장이 가고 여의도 인근에서 며칠씩 숙식을 할 경우 경제적 부담도 생긴다”며 “의전을 없애고 필요한 최소 인력만 국회에 오는 식으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구태 개선안되는 국회 공무원 출석문화...휴대전화 게임하거나 낮잠 자기도

    구태 개선안되는 국회 공무원 출석문화...휴대전화 게임하거나 낮잠 자기도

    “매년 정기국회 시즌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기관장 보조를 위해 이렇게 많은 공무원이 국회에 오는 게 맞나 싶다. 이들이 다 국회에 와 있으면 안에서 실제 업무는 누가 보나.” 2017회계연도 국회 결산심사 이틀째인 22일 상임위원회 출석을 위해 무리를 지어 국회로 들어오는 공무원을 바라보며 국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장관 등이 국회에 출석할 때 필요한 최소 인원만 동행하는 실용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는 국회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상임위 회의실 근처는 공무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21세기 대한민국 국회에선 ‘공무원 의전 대기’라는 구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각 상임위 회의장과 넒은 휴식 공간이 있는 국회 본청 4~6층은 흰 와이셔츠를 입은 넥타이 부대로 가득했다. 점심 시간이 지난 오후 2시쯤 시야가 트인 6층 중앙 복도에서 바라보면 층마다 어림잡아 200명 이상의 공무원이 회의장 근처에서 대기 중인 것을 볼 수 있었다. 각 부처 관계자들은 휴게실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오후에 속개될 상임위 준비에 열을 올렸다. 선점한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자 각 테이블에는 부처 이름이 크게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국회 도착이 늦어 테이블을 차지하지 못한 인원은 복도 쪽으로 밀려났다. 복도에 돗자리나 신문지를 펴 놓고 앉아 진땀을 흘리며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들 모두가 일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일부 공무원은 한쪽 구석에 앉아 낮잠을 자거나 사담을 나누고 있었다. 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넓은 테이블에는 회의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휴대전화 게임이나 예능 프로 동영상에 빠진 사람도 적잖이 눈에 띄었다. 국회 내 매점이나 카페에서 시간 때우기 중인 인원도 상당수였다. 국정감사 시즌이 오면 각 부처뿐 아니라 재벌 그룹 회장 등도 여의도에 불려와 국회는 훨씬 복잡해진다. 1명의 오너 수행을 위해 10여 명이 우르르 국회에 들어오기도 한다. 물론 국회의원의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면 발 빠르게 대처할 지원 인력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국회와 각 부처의 행태는 실용성과 거리가 멀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보단 ‘의전’에 더 치중하는 모습이다. 국회에서 만난 한 피감기관 관계자는 이날 “기관장이 의원의 질의에 즉각 답변을 해야 하는 만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인원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는 사람도 많다”며 “국감 때마다 공무원이 떼를 지어 움직이는 건 사실 지나친 충성심에서 나오는 의전수행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관장이 상임위에 출석할 때 마치 해당 기관 전체가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지금의 국회 문화에는 문제가 있다”며 “실제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은 얼마 되지 않는데 왜 단체로 국회에 와서 대기를 하고 있나”고 말했다. 그는 “불필요한 인력이 국회 대기를 하면 그 공백으로 내부 업무에 지장이 가고 여의도 인근에서 며칠씩 숙식을 할 경우 경제적 부담도 생긴다”며 “의전을 없애고 필요한 최소 인력만 국회에 오는 식으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9년째 ‘연속 왕좌’ 없는 EPL… 해법은 데스노트?

    9년째 ‘연속 왕좌’ 없는 EPL… 해법은 데스노트?

    감독은 “시즌 중 정리할 선수 둘의 이름을 적어 봉투에 넣어뒀다”며 시즌 내내 공개하지 않았다.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여섯 차례나 우승으로 이끈 알렉스 퍼거슨(77) 감독 얘기다. 그는 선수들에게 “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라”고 주문했다. ‘더블’을 이룬 뒤 개리 팰리스터 코치가 물어보자 퍼기는 “정말 모르겠나? 아무 이름도 없었다. 충성심보다 라커룸에서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막을 올리는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년 만에 2연패 클럽이 나올지 묻고 답하는 과정에 BBC가 꺼내 든 이 일화는 반면교사로 읽힌다. 2009년 퍼기가 지휘하던 맨유가 리그 3연패에 성공한 뒤 어느 팀도 2년 연속 EPL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그전에는 일곱 차례나 2연패 기록이 작성됐다. 2009년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6연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는 2연패 기록을 두 차례나 남겼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는 7연패, 프랑스 리그앙 파리생제르망(PSG)은 4연패를 작성했는데 왜 EPL에서만 2연패 클럽이 사라진 것일까? BBC는 라이벌 구단이 엄청난 중계권료를 뒷돈으로 디펜딩 챔피언을 웃도는 투자를 감행한 것, 챔피언 클럽들이 붙잡아야 할 선수를 내보내고 받아들이면 안 될 선수를 영입하는 판단 착오를 일으킨 것,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경기 수가 대폭 늘어난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런데 특히 동기 부여가 잘 안 됐기 때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눈길을 끈다. ‘바르셀로나 방식’(The Barcelona Way)을 펴낸 대미안 휴즈는 성공적인 스쿼드라면 느슨해지는 팀 분위기를 붙들어 맬 4~5명의 선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맨유의 성공 요인으로 “‘멘탈 라인’을 시즌 끝까지 재정립하고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캐릭터들”로 꼽았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개리 네빌처럼 거푸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라커룸을 계속 긴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란 얘기다. 비슷한 예로 창단 50년 만에 우승을 일군 2005년과 이듬해 2연패를 일군 첼시에는 디디에 드로그바가 있었다. 방송은 이번 시즌은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아스널, 맨유, 리버풀까지 모두 맨시티를 앞지르는 돈보따리를 풀어 총액은 1억 7155만 파운드(약 2504억원)로 추계된다. 하지만 맨시티도 리야드 마레즈를 레스터에서 영입하는 등 구단 최고액을 고쳐 썼고,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로 수구 선수 출신인 마누엘 에스티아르테를 백룸 스태프로 영입해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도록 하고 있다. BBC는 라이벌 구단들이 눈에 띄는 개선을 했더라도 지난 시즌 역대 최초 승점 100 고지를 돌파한 맨시티와의 격차를 다른 팀들이 한 시즌 만에 메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EPL 2연패 왜 어려울까? 퍼기의 ‘2명 방출 공갈’이 반면교사

    EPL 2연패 왜 어려울까? 퍼기의 ‘2명 방출 공갈’이 반면교사

    10일 막을 올리는 2018~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년 만에 대회 2연패 클럽이 나올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는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연패에 성공한 뒤 어느 클럽도 이루지 못한 2연패에 도전한다. 2009년 이전에는 일곱 차례 2연패 기록이 작성됐지만 그 뒤 종적을 감췄다. 같은 기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6연패,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는 2연패 기록을 두 차례나 남겼다.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는 7연패, 프랑스 리그앙 파리생제르망(PSG)은 4연패를 기록했는데 왜 EPL에선 2연패 클럽이 사라졌을까? 맨먼저, 결국은 돈놀이다. 라이벌 구단이 디펜딩 챔피언을 웃도는 투자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51억 4000만 파운드의 TV 중계권 계약이 유럽의 다른 리그 클럽들이 꿈꾸기 힘든 지출을 가능케 했다. 우승에 실패한 클럽이 다음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챔피언 클럽보다 많은 돈을 푼 것은 일곱 차례였고, 2010~11시즌 맨유(2187만 파운드)와 2015~16시즌 레스터시티(3438만 파운드)만 예외였다.두 번째, 챔피언 클럽들의 이적 시장 실책이 이어졌다. 최근 여섯 시즌 가운데 우승 후에도 1군 팀에 남아 기대에 부응한 선수로는 페드로(첼시)와 마루아네 펠라이니(맨시티) 정도다. 마이콘(맨시티), 바르토츠 카푸스카(레스터시티), 잭 로드웰(맨시티), 바바 라흐만( 맨유) 등은 방출됐는데 두고두고 판단 착오 사례로 거론됐다. 첼시는 2015년과 2017년 많은 돈보따리를 풀었지만 돈만 낭비했다. 맨시티도 2012년 마이콘과 로드웰을 방출한 뒤 땅을 쳤고 2014~15시즌을 앞두고도 바카리 샤냐 등을 영입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데이비드 모예스가 맨유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 펠라이니와 풀백 기예르모 바렐라만 여름에 영입했는데 2009년 마이클 오언, 안토니오 발렌시아, 마메 비람 디우프와 가브리엘 오베르탕 등 우승 스쿼드를 영입했던 것과 비교됐다.세 번째, 동기 부여 때문일 수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992년부터 여섯 차례 리그를 제패하는 동안 우승 다음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시즌 중 정리할 선수 둘의 이름을 적어 봉투에 넣어뒀다고 공갈을 쳤다. 퍼기는 선수들에게 “내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라”고 했다. 개리 팰리스터 코치가 리그와 FA컵 더블을 이룬 뒤 웸블리 구장을 거닐다 물어보자 퍼기는 “정말 모르겠느냐? 아무 이름도 없었다. 충성심보다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을 라커룸에서 어떻게 다루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페인 축구 클럽의 문화를 다룬 책 ‘바르셀로나 방식(The Barcelona Way)’을 펴낸 대미안 휴즈는 성공적인 스쿼드라면 느슨해지는 것을 붙들어맬 네다섯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맨유와 첼시, 나아가 리버풀을 보라. 그들은 멘탈 라인을 시즌 끝까지 재정립하고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캐릭터들을 갖고 있었다. 맨유는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개리 네빌처럼 연거푸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을 갖고 있어서 그들이 라커룸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창단 50년 만에 우승을 일군 2005년과 이듬해 2연패를 이룬 첼시에는 디디에 드로그바가 있었다. 드로그바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시즌을 맞으면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강력한 동기 부여를 안고 최선을 다하려고 작정한 팀들과 만나는 것이 가장 달라지는 점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최근 레스터 시티와 첼시의 우승 요인에는 챔스리그 본선에 나서지 않아 그 덕을 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레스터시티는 2015~16시즌 43경기를 치러 우승했는데 다음 시즌 54경기로 늘어나며 12위에 그쳤다. 2016~17시즌 47경기를 치르며 우승한 첼시는 지난 시즌 59경기로 늘어나 5위에 머물렀다. 두 클럽 모두 우승 시즌에는 일관된 라인업이었지만 1년 뒤에는 선발 11명의 변동 폭이 곱절 이상이 됐다.결론, 이번 시즌은 달라진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스널, 맨유, 특히 리버풀까지 모두 맨시티를 앞지르는 돈보따리를 풀었다. 총액은 1억 7155만 파운드로 추계된다. 하지만 맨시티도 중앙 미드필더 조르지뉴(이탈리아)를 나폴리에서 영입하는 데 실패해 첼시에게 빼앗겼지만 리야드 마레즈를 레스터에서 영입하는 등 구단 최고액을 고쳐 썼다. 과르디올라는 프로 수구 선수 출신인 마뉴엘 에스티아르테를 백룸 스태프로 영입해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도록 하는 등 멘탈 측면을 강화했다. BBC는 라이벌 구단들이 눈에 띄는 개선을 했더라도 지난 시즌 맨유에 승점 19나 앞지르며 우승한 맨시티와의 격차를 한 시즌 만에 메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백투백 챔피언을 고대하는 일에 마침표를 찍을 날이 임박했다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60단위 기무부대, 정치인·공무원 매수해 프락치 활용”

    군인권센터가 30일 폭로한 국군기무사령부의 도·감청 의혹은 충격적이다. 민간인 수백만명을 감청 대상으로 삼은 것은 물론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노무현)과 기무사를 지휘하는 국방장관(윤광웅)의 통화 내용까지 엿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이번 사건은 ‘기무사 게이트’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기무사의 도·감청은 주로 군용 유선 전화와 군 회선을 이용하는 휴대전화를 상대로 이뤄졌다. 2007년에는 팩스와 이메일을 감시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다. 특히 보안이 철저한 군용 인트라넷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무사 요원들은 공무원 신분임에도 이념적으로 편향성을 띤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가 공개한 기무사 내부 제보에 따르면 2012년 기무요원 양성 기관인 ‘기무학교’ 학생이 ‘노무현 자서전’을 가지고 있자 교관이 “이런 불온서적을 읽어도 괜찮은가”라고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센터 측은 “전직 대통령의 자서전을 불온서적으로 모는 것은 기무사가 전직 대통령을 이적 인사로 본다는 것”이라면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기무사 요원들이 손뼉 치며 환호했다는 제보도 있다”고 전했다. “전국 각지에서 ‘60’으로 시작하는 부대 이름을 지닌 ‘60단위’ 기무부대가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 등에게 향응을 제공해 민간 정보를 수집하며 사찰했다”는 의혹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도 제시됐다. 센터 측은 “60단위 부대는 20만∼30만원 상당의 고가 식사나 선물을 제공하며 민간인을 매수하고 소위 ‘프락치’로 활용하기도 했다”면서 “군 관련 첩보기관인 기무사의 역할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2016년 9월 기무사가 대외비 문건으로 작성한 ‘현안보고-좌파단체 민주주의국민행동 하반기 투쟁계획’에는 함세웅 신부 등이 포함된 이 단체가 2016년 8월 25일 서울 합정동에서 개최한 워크숍 결과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프락치를 활용했거나 도·감청, 해킹 등을 통해 내용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기무사가 본연의 업무인 군내 첩보 활동을 아무런 제재 없이 자의적으로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2016년 기무사가 대학 시절 운동권 활동을 했던 3군사령부 소속의 한 병사를 휴가 중에 미행하고 통장 거래 내역을 추적하다 틀통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충성심이나 도덕심 같은 기준이 모호한 영역, 사생활이나 주량이 소설처럼 쓰여 인사에 반영되기도 했다”면서 “이는 전근대적이고 미개한 일로, 군의 인사권을 기무사가 틀어쥐고 있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기무사가 조직 개혁도 주먹구구식으로 해 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기무사는 3처(보안), 5처(대공·대테러), 7처(총무 등 기획관리), 융합정보실 등의 체제로 돼 있는데, 과거 불법적 동향 관찰을 맡았던 1처를 지난해 9월 폐지하는 척하면서 그 업무를 융합정보실로 그대로 옮겼다는 의혹이다. 융합정보실은 각급 기무부대가 모은 장병·민간인 정보를 종합해 관리하는 곳이자 기무사의 사찰 전반을 총괄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다만 센터 측은 이날 폭로와 관련된 구체적인 물증이나 제보자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中칭화대 교수 “習 숭배 중단해야”… 거세지는 시진핑 체제 비판

    中칭화대 교수 “習 숭배 중단해야”… 거세지는 시진핑 체제 비판

    쉬장룬 교수 “국가주석 임기제 회복을” 베이징대 교수도 習 비판했다 결국 해고 홍콩언론 “習 부패척결, 무역전쟁 불러”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국가주석직의 임기 제한 조항을 철폐하면서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진 시진핑(習近平) 주석 체제가 공격받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최근에 불거진 불량 백신 사태가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이 떠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시 주석 최대의 성과로 꼽히는 ‘부패와의 전쟁’이 오히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수’(手) 싸움에서 밀리는 요인이 됐고 집권 체제에 대한 안팎의 불신을 키웠다는 역설적 분석마저 나온다. 중국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의 쉬장룬(許章潤·56) 법학원 교수가 최근 인터넷에 시 주석에 대한 개인 숭배 중단과 국가주석 임기제 복원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9일 보도했다. 쉬 교수는 ‘현재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집권자의 국가운영 방식이 최저선을 넘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지난 1년 사이 중국 정치사회의 퇴조가 심각해지며 중국 민중이 두려움을 갖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독재 회귀’를 경계하고 개인 숭배를 저지하며 국가주석 임기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를 재평가하자는 등의 의견도 내놓았다. 외신들은 쉬 교수의 글이 중국 내에서 곧바로 차단됐다고 전했다. 그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현재 방문교수로 일본에 체류 중인 쉬 교수는 2005년 중국 법학회가 선정한 ‘걸출한 10대 청년 법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시 주석 체제에 대한 경고음을 내놓은 것은 쉬 교수만이 아니다.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베이징대 선전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도 지난 17일 9년간의 근무 끝에 결국 해고됐다.시 주석이 집권 1기를 통해 이룬 성과로 꼽히는 부패 척결이 무역전쟁에 일조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부패 척결을 강조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식의 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의 의도를 읽어내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료와 학자들의 미국 장기 출장이 부패 문제와 연관돼 금지되면서 대미 정보나 정책 조언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시 주석이 당에 의한 통치를 강조하면서 정책 조언자들이 공산당 지도부에 솔직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꺼린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 체제를 흔드는 또 다른 축은 일파만파로 분노를 키우고 있는 ‘불량 백신’ 사태다. 신생아에게 필수적인 DTP(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이 사망까지 초래하는 불량 제품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迅)은 중국 남부 청두의 한 아동병원 화장실에서 ‘공산당을 전복하자’라는 격문이 발견됐다고 지난 24일 전했다. 낙서 형태의 격문은 “독분유와 독백신, 천정부지의 의료비로 허리가 부러지고 독공기와 독식품으로 서민들이 울고 있다”는 내용이다. 수입 백신을 쓰는 홍콩에서 예방접종을 하기 위한 중국 부모들의 행렬도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홍콩의 한 병원은 백신 접종 문의를 이틀간 3만건이나 받았다고 밝혔으며 접종 비용을 2배 올린 곳도 있다. 급기야 베이징시 순이구는 시진핑 우상화 구호가 담긴 플래카드 등을 일주일 안에 철거하라는 지시를 지난 13일 내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은 29일 장기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공산당 지도부의 하계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에 참석해 원로들과 무역전쟁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시 주석에 대한 개인 숭배 중단 조치를 권력 약화 조짐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관리 차원에서 수위 조절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인종차별 더이상 못 참아” 외질 獨대표팀 셔츠 반납

    “인종차별 더이상 못 참아” 외질 獨대표팀 셔츠 반납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정체성을 의심받았던 터키계 독일인 미드필더 메주트 외질(왼쪽 두 번째·30·아스널)이 독일 대표를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외질은 22일(현지시간) 장문의 성명을 발표, 독일축구협회(DFB)로부터 받은 처우 때문에 “더이상 대표팀 셔츠를 입고 싶지 않다”면서 월드컵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신이 뒤집어쓰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이어 “최근의 일들을 무겁게 돌아보면서 인종차별과 무례함이 느껴지는 상황에 더는 독일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라인하르트 그린델 DFB 회장과 지지자들은 독일이 승리하면 자신들을 독일 국민으로, 패배하면 이주민으로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그는 독일 대표인 일카이 귄도안(맨체스터 시티), 셍크 토선(에버턴) 등 터키계 선수들과 함께 영국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진을 촬영해 입길에 올랐다. 터키 집권 AK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연장에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독일은 쿠데타에 실패한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에르도안을 대놓고 비판했다. 많은 정치인들은 둘이 독일의 민주적 가치에 충성심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외질은 에르도안과 사진을 찍지 않는다면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고 맞섰다. 사실 러시아월드컵에서 경기력이 좋았다면 모든 논란은 희석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외질은 2009년 독일 대표로 데뷔해 9년 동안 A매치 93경기에 나서 23득점을 올리고 4년 전 브라질월드컵 우승에 앞장섰다. 그의 A매치 마지막 경기는 한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뿔난 외질 “더 이상 독일 대표팀 셔츠 입고 싶지 않다” 선언

    뿔난 외질 “더 이상 독일 대표팀 셔츠 입고 싶지 않다” 선언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부터 정체성 문제로 공격을 받았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0·아스널)이 독일 대표로 뛰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외질은 22일(현지시간) 장문의 성명을 발표, 독일축구협회(DFB)로부터 받은 처우 때문에 “더 이상 독일 대표팀 셔츠를 입고 싶지 않다”고 밝히면서 독일의 월드컵 실패에 따른 비난이 모두 자신에게로 몰리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라인하르트 그린델 DFB 회장에 대한 실망을 여러 군데에서 밝힌 뒤 그와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독일 대표팀이 승리하면 자신들을 독일 국민으로, 패배하면 이주민으로 보는 것 같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쏟아냈다. 지난 5월 그는 역시 독일 대표인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 시티), 셍크 토선(에버턴) 등 터키 혈통의 선수들과 함께 영국 런던에서 레젭 타이프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을 만나 사진을 촬영한 일 때문에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당시 외질은 귄도간과 어울려 축구에 대한 얘기만 에르도간 대통령과 나눴다고 해명했는데 터키 집권당인 AK 당이 선거운동 과정에 이 사진을 활용해 에르도간 대통령이 집권 연장에 성공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많은 독일 정치인들은 외질과 귄도간이 독일의 민주적 가치에 충성심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독일은 쿠데타 실패 이후 정적들을 무차별 진압하는 에르도간의 폭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많은 독일인들은 외질이 독일인의 정서를 외면했다고 봤다. 그러나 외질은 만약 에르도간 대통령과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지 않는다면 “조상의 뿌리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고 맞섰다. 아울러 그와 가족들이 증오 메일과 신변 위협 전화를 받았으며 소셜 미디어에서 수많은 비난 발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러시아월드컵에서 그의 경기력이 좋았다면 앞서 모든 논란은 희석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외질은 2009년부터 독일 대표팀으로 활약하면서 9년 동안 A매치 93경기에 나서 23득점을 올렸다. 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에 공을 세웠다. 외질이 은퇴를 결심함에 따라 그의 A매치 마지막 경기는 한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경기로 남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 대통령 “국정원, 정권 아닌 국민에 충성해야”…정치적 중립 보장 약속

    문 대통령 “국정원, 정권 아닌 국민에 충성해야”…정치적 중립 보장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을 정치로 오염시키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오후 취임 후 처음으로 내곡동 국정원 청사를 찾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히 약속한다.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면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국정원을 정치로 오염시키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러분이 충성할 대상은 대통령 개인이나 정권이 아니다.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국가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의 국정원이 한반도의 운명과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시킨 주역이 됐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 됐다”면서 “이제 국정원은 ‘적폐의 본산’으로 비판받던 기관에서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났다”고 언급했다. 또 “평화를 위한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을 가장 앞장서서 뒷받침해주고 있고, 국제사회로부터도 실력을 인정받는 기관이 됐다”며 “여러분이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라고 국정원의 남북 관계에서의 성과를 높이 샀다. 문 대통령은 “조직과 문화를 혁신하는 개혁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지만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면서 “그런 아픔을 겪으면서도 국정원을 훌륭하게 개혁하고 있는 서훈 원장과 여러분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국정원을 방문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중앙 현관에 설치된 ‘이름 없는 별’ 조형물을 제막한 것”이라며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할지언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 바로 국정원의 본령이다. 본령을 지킬 수 있게 하고 지켜내는 게 이 시대에 여러분과 내가 함께 해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이 자랑스럽고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면서 “지금까지 잘해 줬지만 갈 길이 멀다. 국내 정치 정보 업무와 정치 관여 행위에서 일체 손을 떼고 대북 정보와 해외 정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국정원의 본령을 지키는 것이 이 시대에 여러분과 내가 함께 해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목표를 대통령의 선의에만 맡길 수는 없으며 정권이 바뀌어도 국정원의 위상이 달라지지 않도록 우리의 목표를 제도화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국정원법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결코 여러분의 권한을 줄이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의 개혁 노력이 보여줬듯이 여러분 자신도, 국민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세계적인 정보기관으로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국정원은 더욱 높아진 대북 정보 능력으로 위기 때는 위기에 유능하게 대처하고 대화 시기엔 대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실력 있는 안보기관으로서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더욱 발전된 해외정보능력으로 국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하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잘해 온 것처럼 여러분 스스로 국정원의 개혁을 완성하는 주체가 돼 달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욱 뜨거운 열정과 조국을 향한 충성심으로 헌신해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 격려 메시지는 국정원 청사 내에 생중계돼 전 직원이 시청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Bye Bye 트럼프” …줄 잇는 ‘백악관 엑소더스’ 왜

    [김균미의 세계는 지금] “Bye Bye 트럼프” …줄 잇는 ‘백악관 엑소더스’ 왜

    “그만둘 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은 몇 달째 사무실을 나서면서 주변에 이렇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1년 전 국토안보부장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만 해도 해병대 4성 장군답게 애국심에 불타 “최후의 순간까지 남아 있겠다.”라던 결기는 오간 데 없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한다. 수개월 전부터 나돌던 켈리 비서실장의 사임설이 최근 들어 구체화했다. 부임 1년째가 되는 7월 28일을 전후해 그만둘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켈리가 아무리 부인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험담하고 다닌 게 트럼프 귀에 들어가 불화의 골이 깊어졌다는 얘기가 워싱턴 정가에서는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임으로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 스티븐 므느슨 미 재무장관이 미 언론에 오르내리며 후임 발표만 남았다는 게 정설이다. 켈리 비서실장이 그만두면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의 독주를 견제하면서 워싱턴 주류의 의견을 반영하던 ‘어른 3명’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만 남게 된다. 외교·안보정책을 놓고 이견을 표출했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월 일찌감치 물러났다. 하지만, 매티스 국방장관도 얼마 전부터 ‘패싱’ 얘기가 나오면서 얼마나 더 장관 자리에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의 안보 현안이 수두룩한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 내 역학관계 변화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백악관 최고위 참모 이직률 61% 역대 최고” 켈리 비서실장의 사임이 임박한 가운데 세금을 자기 돈처럼 펑펑 쓰고 부정청탁 논란에 휩싸였던 스콧 프루잇 미 환경보호청장이 결국 5일(현지시간) 사임했다. 프루잇의 사임으로 그렇지 않아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트럼프 백악관과 행정부의 최고위급 참모들 이직률이 더 높아지게 됐다. 마사 조인트 쿠마르 미 토슨 대학 석좌교수가 이끄는 백악관 연구팀 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임 후 17개월 동안 ‘트럼프 백악관’의 최고위급 참모 이직률이 최근 40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보좌관·부 보좌관 이상 31명 중 19명인 61%가 백악관을 떠났다. 오바마 백악관(14%) 때보다 거의 4.5배나 높다. 그동안 최고위급 참모 이직률이 42%로 가장 높았던 빌 클린턴 행정부 때와 비교해도 19%포인트나 높다. 백악관을 떠난 사람 중에는 물의를 빚어 ‘잘린’ 경우도 있고, 자진 사퇴한 경우도 있다. 행정부의 다른 자리로 승진한 경우도 있고, 민간기업으로 옮긴 경우도 있다. 백악관 직원들의 이직률은 대체로 집권 2년차에 접어들고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 변수들을 아무리 고려한다 해도 일반 직원 이직률 37%를 훨씬 웃도는 최고위급 참모들의 높은 이직은 분명히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힘들어서” “상한가 칠 때 옮기자” 이직 이유 제각각 정치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성격과 리더십 스타일, 그리고 참모들의 짧은 정치·행정 경험 등에서 이유를 찾는다. 워싱턴의 리버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캐슬린 던 텐파스 연구원은 분석 보고서에서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중시하는 트럼프의 스타일이 ‘백악관 엑소더스’를 가져온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쌓은 좁은 인맥에만 의존하고, 대선 과정에서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들은 철저히 배제하면서 행정과 정치, 의회활동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로 백악관이 채워졌다. 취임 초부터 쏟아진 굵직한 사건들에 치이면서 참모들의 능력이 한계를 드러냈지만, 남을 못 믿는 트럼프의 성격 탓에 충원할 수 있는 인력풀도 제한적이었다. 참모들의 보고나 제안보다 자신의 직관과 딸·사위 등 가족을 더 믿고 무엇이든 직접 결정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길 좋아하는 트럼프 때문에 참모들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어떻게든 1년만 잘 버텨 백악관 경력을 내세워 연봉 많이 주는 민간 기업으로 옮기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란다.트럼프, 휴대폰 비서실장에 넘기고 트위터 정치 끝낼까 후임 백악관 비서실장이 누가 되든 트럼프 백악관에 ‘왕 비서실장’이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그보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래리 쿠드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폭스뉴스 공동사장 출신 신임 공보국장 빌 샤인과 문고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리고 이런 최고위급 참모들 간의 충성 경쟁을 트럼프 대통령은 은근히 즐기지 않을까 싶다.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지시를 잘 따르는 참모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낫다.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해야 직성이 풀리는 예측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을 어지간한 능력과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면 통제는커녕 견제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레인스 프리버스 초대 비서실장도, 4성 장군 출신의 켈리 실장도 실패한, 트럼프 면전에서 그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할 수 있는 비서실장이 과연 앞으로도 있을지 미 언론들은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는 새 비서실장에게 휴대전화를 맡기는지, 아니면 그대로 갖고 있는지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 공감이 간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트위터 정치’를 끝내고 기존의 시스템 정치로 돌아갈지 주목된다. 미 정치시스템의 정상화 여부가 한·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균미 대기자 kmkim@seoul.co.kr
  • 주인 대신 방울뱀에 물린 골든 리트리버의 미소

    주인 대신 방울뱀에 물린 골든 리트리버의 미소

    방울뱀으로부터 주인을 구하고 대신 물린 반려견의 감동적인 사연이 알려졌다.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애리조나주 앤섬(Anthem)에 사는 폴라 굿윈(Paula Godwin, 44)과 그의 반려견인 골든 리트리버 토드(Todd)다. 지난달 29일 굿윈은 토드와 함께 아침산책에 나섰다. 평소와 다름없이 산책을 하던 도중, 굿윈은 무언가 자신의 다리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방울뱀이었다. 위험천만한 순간 토드의 충성심이 빛났다. 토드는 방울뱀에게 돌진했고, 굿윈에게 달려들던 방울뱀은 몸을 틀어 토드를 공격했다. 그 과정에서 토드는 방울뱀에게 얼굴을 물렸고, 굿윈은 토드를 급히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다. 다행히 토드는 늦지 않게 치료를 받았고, 얼굴에 상처가 남았지만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굿윈은 토드의 충성심 넘치는 사연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토드는 나를 구해준 영웅이다. 나의 사랑스러운 영웅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영상=Caters Clips/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서울광장] ‘국방의 의무’를 재구성하자/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방의 의무’를 재구성하자/이두걸 논설위원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력 순위는 올해 기준 세계 7위다. 프랑스(5위)와 영국(6위), 일본(8위) 등 전통적인 군사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하지만 우리 군은 내실을 따지면 4차 산업혁명시대 대신 아동까지 장시간 노동에 몰아넣었던 19세기 쪽에 더 어울린다. 병력은 62만 5000명으로 20만명 안팎의 프랑스나 영국의 세 배, 일본(24만 7000명)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의 국방 예산이 400억 달러(약 45조원)로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효율성은 절반 이하다. 몸집만 불린 채 물주먹을 휘두르는 권투선수가 딱 우리 처지다. 현대전에서 보병 위주의 지상군 작전이 불필요하다는 건 육군사관학교 교본에도 나온다. 그럼에도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모병제를 반대한다. 이는 오답 쪽에 가깝다. 지난해 이동환·강원석의 ‘한국군 병역 제도의 모병제로의 전환 가능성 연구’ 논문은 육군의 2030년 모병제 전환 비용을 7조원 정도로 제시한다. 병사 한 명당 20대 근로자 평균 임금을 지급하고, 전체 병력을 2030년 52만 2000명으로 감축한다는 정부 계획이 유지된다는 전제다. 2030년 병력 유지비 증가분은 11조 5000억원에 달한다. 지금의 국방 예산 수준을 유지한다면 12년 뒤 모병제를 도입해도 정부가 추가로 지갑을 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현재 1.3%인 인구 대비 병력 비율을 프랑스(0.6%) 수준인 30만명으로 낮추면 현재 예산으로도 당장 모병제 시행이 가능하다. 1조~3조원의 여유가 생겨 전력투자비로 돌릴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징병제로 과잉 병력을 유지하는 비용은 엄청나다. 프랑스 수준인 30만명을 초과하는 22만명의 병력이 경제 활동에 종사해 올해 최저시급 기준 연봉인 1700만원 정도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매년 3조 7000억원의 비용이 국방 분야에 추가로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대체복무인력 기회비용 등까지 합치면 징병제 유지 비용은 10조원을 넘고, 반대로 모병제로 전환했을 때 국가 전체 GDP 증가 효과는 매년 35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수지 타산만 따지면 모병제가 징병제보다 낫다. 병력 감축에 따른 모병제 시행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을 앞둔 우리 현실에도 맞는 데다 전문화를 통해 정예군을 육성하는 계기도 된다. 징병제가 폐지되면 국방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까라면 깐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충성심과 기계적인 업무만을 요구하는 군대와, 창의성과 자발성으로 무장한 군대 중 어느 쪽이 더 강할지는 누가 봐도 명백하다. 2차 대전 당시 프랑스는 마지노선 고수라는 고루한 전술을 고집한 결과 ‘전격전’(blitzkrieg)을 내세운 독일에 점령당했다. 병력 축소가 간부들의 ‘자리 축소’로 이어진다며 모병제 도입에 소극적인 육군 내부의 분위기도 있지만 이를 배려할 만큼 우리 처지가 여유롭지 않다. 징병제가 폐지되면 저소득층만 주로 군 복무를 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면 군대를 어엿한 일자리와 계층 상승의 수단으로 개선하는 게 정도(正道)다.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 저자인 J D 밴스는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출신이지만 군 복무를 계기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젊은 사업가로 변신할 수 있었다. 미 해병대에서 근무하면서 패배의식을 극복하고 학비도 번 덕분이다. 마침 28일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에 내년 말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대법원도 올해 안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입영거부 사유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참에 국민개병제에 국한돼 있는 ‘국방의 의무’의 개념을 재구성하는 게 어떨까. 양심적 병역거부자 외에도 일반 복무 대상자들도 복지나 안전 등 ‘사회복무’를 수행하면 국방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인정하는 게 예가 될 것이다.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 운영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그래야 우리 군이 ‘4일에 한 번꼴로 군인이 자살하는 군대’가 아닌 ‘동북아 중심 국가에 걸맞은 작지만 강한 군대’로 거듭날 것이다. douzirl@seoul.co.kr
  • 강진 여고생 시신 발견한 개, 성완종 시신 발견했던 체취견

    강진 여고생 시신 발견한 개, 성완종 시신 발견했던 체취견

    전남 강진의 실종 여고생 시신을 발견한 것은 냄새를 맡는 체취견이었다. YTN에 따르면 이번에 시신을 발견한 개는 지난 2015년 북한산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을 발견했던 체취견 ‘나로’다. ‘나로’는 벨기에산 ‘말리노이즈’ 종으로 충성심이 뛰어나고, 활동성과 지구력이 강해 산악 지형 수색에 활용된다. 이러한 체취 증거견을 개의 발달된 후각을 이용해 범인이나 증거물, 실종자, 시신 등을 찾아낼 목적으로 2012년 처음 도입됐다. 체취 증거견은 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등을 탐지하는 탐지견과는 다르다. 체취 증거견으로서의 활동과 폭발물을 탐지하는 능력은 서로 달라,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개가 말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체취견은 친화와 복종, 시료 인지 등의 기초 훈련을 받고, 꾸준히 증거물 선별과 수색, 추적 훈련을 받는다. 그렇기에 누구나 체취견을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러한 개를 다루는 전문 과학수사 요원이 필요하다. 이들을 ‘핸들러’라고 부른다. 현재 전국적으로 11개 경찰청에서 체취견 16마리를 운용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김종필, 5·16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치인”

    박지원 “김종필, 5·16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치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23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에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5·16(군사쿠데타) 등을 뺄 수만 있다면 가장 멋진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대중(DJ) 정부 때 총리·장관 관계로 JP를 모셨다”면서 “JP는 애국심과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총리 재임 중에도 (청와대) 수석들과 정례적인 식사 자리를 마련하면서 권력의 흐름을 파악하시는 탁월한 판단력을 가지셨다”고 말했다. 이어서 “총리 퇴임 후에도 DJ와의 의견 조율차 신당동 자택으로 밤늦게 방문하면 고 박영옥 여사님과 함께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그때마다 2인자의 길을 가시는 혜안에 감탄했다”고 회상했다. 또 “문화장관 재직 시 해임건의안 표결이 부결되자 총리께서 ‘박 장관 건강하세요. 미운 사람 죽는 걸 보고 나중에 죽으면 이기는 거예요’라고 하셨다”며 “그때 저는 모골이 송연해졌고 ‘아 그래서 30대에 혁명을 하셨구나’라고 순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JP 건강 이상설이 보도되고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배드민턴 운동으로 건강을 과시하고 DJ는 투석 중일 때 저는 ‘비록 대통령은 못하셨지만, JP는 3김 중 맨 나중 작고하신다. 그래서 내가 이겼다며 웃으시며 가신다’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박 의원은 “1년 반 전 안철수 전 대표와 신당동을 방문했고 저는 그 후 두 세 번을 더 찾아 뵀다”며 “당시 안 전 대표 칭찬을 엄청나게 하셨지만, JP의 속내는 (대선) 보수후보 단일화였고 저는 그 의미를 알았지만, 그냥 넘겼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김종필 총리님. 역사는 발전합니다”라고 쓴 후 “사모님 다시 만나셔서 편히 쉬시고 ‘3김’도 하늘나라에서 만나셔서 저희에게 애국의 지혜를 주십시오”라는 당부로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법변호사’ 이준기-서예지-이혜영-최민수, 반전 거듭하는 전개

    ‘무법변호사’ 이준기-서예지-이혜영-최민수, 반전 거듭하는 전개

    ‘무법변호사’ 캐릭터들이 엮어가고 있는 입체적 관계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16일 방송되는 tvN 드라마 ‘무법변호사’에서는 봉상필(이준기 분)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법정에 등장한 안오주(최민수 분) 모습이 그려진다. 지난 회에서는 안오주가 재판장에 들어선 채 방송이 마무리돼 다음 장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차문숙(이혜영 분) 판사와 안오주는 동맹을 맺은 관계였지만, 돌연 아군이 적군이 되는 상황으로 바뀌며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후반전으로 들어선 ‘무법변호사’의 또 다른 재미는 이 인물들의 입체적 관계에 있다. 故 우형만(이대연 분)은 과거 어시장 깡패 안오주(최민수 분)와 은밀하게 내통, 그의 뒤를 봐주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웠던 인물이었지만 우형만은 안오주에게 버림 당하자, 과거 자신이 죽이려고 했던 봉상필(이준기 분)과 노현주(백주희 분)의 딸 하재이(서예지 분)와 손잡는다. 처음에는 교도소에서 나오기만 하면 된다 여겼지만 자신의 무죄를 받아내기 위한 두 사람의 고군분투에 우형만의 마음도 흔들렸다. 결국 사랑하던 아내까지 잃고 혈혈단신이 된 우형만은 안오주의 몰락을 위해 봉상필-하재이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오주그룹 비리 문서를 전달하지만 안오주의 역공에 죽임을 당하게 되는 등 네 사람의 입체적 관계가 눈길을 끌었다. ‘무법변호사’ 속 가장 눈길을 끌었던 관계는 철천지원수 봉상필-안오주. 자신의 모친을 죽인 살인자와 피해자로 첫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의 목숨줄을 쥔 채 상대를 무너트리기 위한 순간을 노렸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서슬 퍼런 독기를 뿜었던 두 사람도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마주하자 일시적으로 손을 맞잡는 공조로 안방극장에 뜻하지 않은 반전을 선사했다. 더욱이 두 사람의 살해를 지시한 장본인이 차문숙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날카로운 칼끝으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봉상필-하재이에 맞서 방패막으로 사용하고 있는 안오주일지라도 자신의 심기를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가차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 이어 봉상필 외삼촌이자 대웅파 보스 최대웅(안내상 분)의 직속 수하 권만배(이현걸 분)가 차문숙의 또 다른 커넥션이었다는 것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최대웅에게 깊은 충성심을 보이고 과거 봉상필과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뜨거운 동료애를 주고받았던 권만배였기에 그의 배신은 강렬한 충격을 줬다. 이 과정에서 ‘무법변호사’ 속 캐릭터들의 입체적 관계성이 두드러지게 돋보였다. 잠시 균열이 있었지만 봉상필-하재이를 돕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린 우형만. 자신의 먹잇감을 위해 적과 손잡기를 망설이지 않았던 봉상필. 봉상필-안오주를 죽이고 일거양득을 노린 차문숙 등 이들의 각자 다른 관계성이 탄탄한 스토리와 맞물려 감정적 몰입도까지 끌어올린 것. 한편 안오주의 변심으로 이들의 관계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 숨막히는 위기 속 차문숙의 또 다른 수는 무엇일지, 이에 맞서 봉상필-하재이는 판을 어떻게 뒤집을지. 오는 16일 오후 9시 방송되는 tvN ’무법변호사‘에서 공개된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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