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충무로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그릴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첫 출하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올바른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9억원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02
  • 남산 옛 안기부건물 유스호스텔로

    남산에 공공 유스호스텔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시정개발연구원 청사로 사용되던 남산공원내 옛 안기부 건물(지상 1∼6층,연면적 6519㎡)을 민간자본을 유치해 숙박시설과 청소년을 위한 정보문화공간을 갖춘 ‘서울유스호스텔’(가칭)로 운영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지상 1∼3층은 유스호스텔로,4∼6층은 인터넷카페,정보도서관 등 청소년 관련 시설로 운영될 서울유스호스텔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충무로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민자를 유치할 경우 시티투어버스를 연계,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민간으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타당성을 검토한 뒤 협의를 통해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계획이다.투자방식은 기존시설을 개·보수해 일정기간(15년) 운영한 뒤 시에 기부하는 조건이다.청소년육성기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문의 3707-9407. 류길상기자
  • 삼일고가 새달 2일부터 통제 / 퇴계로2가 교차로는 평면으로

    청계천 복원 공사와 관련,다음 달 2일부터 삼일고가도로의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퇴계로2가 교차로는 평면 교차로로 바뀐다.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5월까지는 남산1호터널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8월 2일 0시부터 광교에서 삼일고가로 진입하는 광교램프와 고가에서 계성초등학교앞으로 내려오는 램프,퇴계로2가 교차로 부근 고가에서 남산길로 내려오는 램프가 각각 폐쇄된다. 남산1호터널을 통과해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삼일고가도로 중간부분인 영락교회 입구에서 하부도로로 내려올 수 있지만 20일부터는 이마저 폐쇄된다. 시는 이에 따라 2일 이전에 퇴계로2가 교차로에서 남산길로 올라가다가 좌회전해 남산1호터널로 진입할 수 있도록 임시도로를 낼 계획이다.이와 함께 삼일고가도로 지하차도인 ‘토끼굴’에서도 지금처럼 남산 1호터널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삼일고가 통제와 동시에 총 101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퇴계로 2가 교차로를 비롯한 삼일로의 도로구조를 평면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내년 5월 말까지 진행된다. 삼일로 도로구조개선 작업이 완료되면 남산1호터널에서 퇴계로2가 교차로까지 길이 1㎞의 경사진 직진 차로가 조성된다.1호터널을 지나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은 퇴계로 2가 교차로에서 좌회전이 안 되고 교차로를 지나 충무로 2가 사잇길로 크게 P턴을 해야 한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회 플러스 / 10대 피의자 현장조사중 투신

    19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2가 S사 11층 빌딩 옥상에서 피해품 압수를 위해 현장조사를 받던 절도 피의자 이모(19)군이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30m 아래로 뛰어내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군은 지난 10일 충무로1가 한 다방에서 임모(29)씨의 지갑을 훔친 뒤 임씨의 신용카드로 42만여원의 전자제품 등을 구입한 혐의로 지난 14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구속됐다.경찰은 이날 ‘S사 빌딩 옥상에 훔친 신용카드를 숨겨뒀다.’는 이군의 진술에 따라 이군을 옥상에 데려가 현장조사를 하던 중이었다.서울경찰청은 20일 이 사고와 관련,중부서측이 피의자를 호송할 때 2명 이상의 경찰이 동행하도록 한 규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 100년전의 한국 / “호랑이 가죽 팝니다” 신문 광고도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된 1904년은 서양 문물이 물밀듯 밀려오던 개화기의 끝자락이었다.이듬해 을사조약 체결이 보여주듯 일본의 야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던 시절,우리네 삶은 근대 문물과 전통이 혼재한 가운데 소용돌이처럼 급변하고 있었다.종로 거리를 전차가 차지하고,전화가 등장했다.양복이 한복을 대신했고,여인네들은 장옷을 벗어던졌다.대한매일신보가 첫 선을 보였던 시절,당시 우리의 삶이 어떠했는지 100년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외국인들에게 ‘코리아’의 상징물로 잘 알려진 남대문.성벽도 없는 흉물(?)로 변해버린 것은 일본에 의해서였다. 1908년 당시 조선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가 일 황태자를 초청하면서 남대문을 헐자고 했던 것.“황태자가 한국을 방문하는데 냄새나는 조선 대문을 걸어들어가게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맹렬한 반대에 부딪혀 전체를 허무는 것은 무산됐지만 결국 서쪽 성벽을 헐고 큰 길을 내 황태자가 탄 마차를 통과시켰다.다음해에는 동쪽 성벽마저 허물어 남대문은 ‘두 팔’을 잃었다. ●전차 아무데서나 세워 1904년 당시 서울에서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는 전차였다.전차가 처음 개통된 것은 1899년 5월 17일.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를 연결하는 8㎞ 구간으로 1896년 일본 교토에 이어 동양 두번째였다.전차요금은 상등 3전5푼,하등은 1전5푼이었다.당시 대한매일신보 한 부의 가격이 2전5푼임을 감안하면 그리 비싸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거장은 따로 없었다.승객의 요구에 따라 아무곳에서나 섰다.당시 전철이 개통되자 이를 신기해하며 하루 종일 전차를 타고 동대문에서 서대문까지 왔다갔다 하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전차가 항상 인기만 누리던 것은 아니었다.당시 큰 가뭄이 들었는데 전차가 원흉으로 지목됐다.전차가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서 가물다는 황당한 유언비어였다.결국 사고가 터졌다.개통 10일만인 5월 26일 종로 2가에서 전철길을 건너던 5세 어린이가 전차에 치여 즉사했다.아버지는 도끼를 들고 전차에 덤벼들었고 성난 군중이 전차 2대를 불질렀다.이후 4달동안 운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후 인기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아 1930년대에는 하루 평균 232대의 전차가 2000여명의 승객을 실어날랐다. 인력거는 택시역할을 했다.1911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육상교통수단은 자동차와 인력거,말수레,승용마차가 담당했다.하루종일 달리다보니 인력거꾼의 체력이 좋은 것은 당연한 일.운동회가 열리면 달리기대회 1등은 항상 인력거꾼이었다고 한다.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되기 2년 전인 1902년,처음으로 공중용 시외전화가 개통됐다.당시 전화가입자는 24명.이중 조선인은 2명에 불과했다.시외전화가 먼저 개통된 것은 시내의 경우 하인을 보내 연락한 탓에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1920년대 이후에야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정착,1924년 서울의 전화가입자는 5969명까지 늘었다. 점점 서구의 영향을 받으면서 패션도 서구화됐다.1900년 문관들의 복장이 양복으로 바뀌었고 앞서 1896년에는 육군복장규칙이 제정되면서 구미식 군복이 등장했다.그러나 당시 양복은 개화에 영향을 받았거나 돈이 있는 사람들의 몫이었을 뿐 서민들의 옷차림은 무명옷이었다.갑오경장 이후 여성들의 외출이 훨씬 자유로워지면서 외출시 덮어썼던 장옷이나 쓰개치마가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대신 등장한 것이 검정 우산.얼굴을 내놓고 다니기 쑥스러운 여성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한 방편으로 선호되면서 검정우산은 외출 여성들의 필수품목 1호가 됐다.당시 서울 자하문 밖으로 소풍을 갔던 한 여학생은 소풍감상문에 “양산에 가려 경치라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하루 종일 내 발등만 보고 다녔다.소풍이란 발등만 보는 운동회다.”라고 할 정도였다. ●성냥·비누 가장 잘 팔려 여성 옷차림의 변화는 1907년 김활란씨가 도쿄에서 귀국하면서 챙머리 헤어스타일에 발목 위까지 올라가는 검정 통치마를 입은 것이 발단이 됐다.이 패션은 여성들 사이에 ‘양장미인,단발미인,모단걸(毛斷傑·modern girl)로 불리며 신여성의 대명사가 됐다. 미(美)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욕구는 10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화장품이라고 해봐야 머리빗는데 쓰는 동백기름,분꽃의 씨를 빻아만든 분가루 등 천연재료가 전부였다.팥이나 녹두가루는 비누를 대신했다. 비누는 1882년조선과 청나라가 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입됐는데 잡화상이 밀집한 진고개(지금의 충무로) 일대에서는 성냥과 함께 최대 히트상품이었다.1904년 당시 비누 1장의 가격은 1원.당시 근로자의 하루 품삯이 80전이었던데 비하면 엄청나게 비쌌다.비누향은 ‘멋쟁이 냄새’로 통했는데 일부러 세수할 때 비누기를 남겨 향이 오래가게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대중에 연분 화장품 인기 당시 가장 대중적인 화장품은 연분(鉛粉)이었다.고급 화장품에 비해 값이 싼데다 화장이 잘 퍼졌기 때문.특히 화류계 여성들에게 인기만점이었는데 연분 때문에 신세를 망친 여성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한다.연분은 납조각에 식초를 바르고 숯불에 달궈서 생기는 하얀 가루를 원료로 하는 일종의 가짜 화장품.바를수록 납에 중독돼 얼굴이 시퍼렇게 망가지는 납중독 증상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일자리가 없던 시절,가장 보편적인 직업은 식모나 급사 등 집안 일을 돌보는 ‘가사사용인’이었다.지게꾼과 인력거꾼 등 일용노동자가 그 다음으로 많았는데 이들의 일당은 최고 40전으로 설렁탕 한 그릇(15전)도 마음놓고 먹기 어려웠다.현진건의 소설 ‘운수좋은 날’에서 주인공 박첨지가 운수가 억세게 좋아야만 설렁탕을 먹을 수 있다고 한 것이 당시의 노동 현실이었다. 서민들의 삶터는 역시 초가집이었다.1899년 7월 서울의 주택은 4만2870호에 인구 20만992명이었다.이 가운데 초가집은 2만9831호로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양옥도 등장했는데 ‘쉬익-’소리를 내는 스팀 난방시설 때문에 웃지못할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1918년 호텔을 개조해 만든 이화학원 기숙사의 스팀 난방을 본 학부모들은 뜨거운 김이 음기(陰氣)를 죽여 불임증을 유발한다며 기숙사 사용을 거부했다. TV가 없었던 시절,광고는 신문광고가 거의 전부였다.최초의 광고는 1886년 2월 22일 한성주보 제4호에 등장한 독일상사 세창양행의 광고였다.판매물품은 호랑이와 수달 가죽에서 사람 머리카락,담배,돼지발톱,성냥 등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취급했다.처음에는 잡화광고와 책광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생필품 광고는물론 다이어트 광고까지 등장했다. ●기사는 이경재씨의 ‘한양이야기’와 한국역사연구회에서 펴낸 ‘우리는 지난 10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일부 발췌해 재구성했다. 김재천 기자 patrick@
  • “비밀번호만 누르면 주인 찾아가는 편지”중앙우체국 디지털화

    ‘우편물이 주인을 찾아가고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하고’ 우리나라 우정(郵政)서비스의 총본산인 서울중앙우체국 건물이 최첨단 디지털건물로 탈바꿈한다. 중앙우체국 건물은 1905년 경성우편국이 ‘최고 노른자위 땅’인 이곳 중구 충무로 1가로 이전한 뒤 98년동안 국내외 우편과 우편금융의 1번지로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첨단 우편시설 구축 중앙우체국 건물은 오는 2007년 지상 20층,지하 6층 규모(2만 1933평)의 최첨단 환경친화적 건물로 다시 태어난다.총 1358억원을 투입,8월 공사에 들어간다. 이 곳에는 말 그대로 각종 국내외 우편과 우편금융의 최첨단 시설이 들어선다.지금의 일반사서함이 단순한 캐비닛식 수작업에서 완전 전산화된다.우편물의 바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갖추어져 개인 비밀번호만 누르면 우편물이 고객을 찾아간다.1만200여개인 일반사서함도 1만3000여개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또 건물 전체에 무선랜이 깔려 선없이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영상회의가 가능한 50석 규모의 국제회의장도 마련된다.우정박물관도 확장된다. 건물이 완성되면 현재 광화문우체국에 들어있는 우정사업본부와 서울 개포동에 있는 서울체신청도 이 건물에 입주할 예정이다.황중연 서울체신청장은 “최근 우편집중국이 늘어나면서 일선 우편업무가 줄었으나 신축 건물은 앞으로 우리나라 우편행정의 센터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세기 영욕의 뒤안길 중앙우체국은 광화문우체국과 함께 우리나라 우정서비스의 역사를 대변한다.중앙우체국은 1905년 경성우체국이 현 위치로 옮긴 뒤 국내 우편은 물론 국제우편업무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광화문우체국은 이듬해 중앙우체국의 분실로 탄생했다. 특히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우편금융의 대표 주자로서 은행 등 일반 금융업계와 대등하게 경쟁해왔다.전국 35억통의 우편물 가운데 1억2000만통을 소화하고 있고,금융부문도 지난해말 예금잔액이 4345억원을 웃돌고 있다. 중앙우체국은 국내 최초로 실내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자동화 우편작업을 선도했다.그러나 68∼94년까지 26년간 우편물 검열을 담당한 우정연구소가 이곳에 입주해 ‘서슬퍼런’시대를 겪기도 했다. 한편 서울체신청은 개축공사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서울중앙우체국의 우편과 금융업무를 서울 중구 충무로2가의 조양빌딩으로,우편물 배달과 사서함 관리 업무는 오는 9월 22일부터 서울 용산구 원효로 3가에 위치한 전파연구소로 각각 이전한다.휴일과 야간 우편물 접수업무도 지난 1일부터 광화문우체국으로 이전했다. 정기홍기자 hong@
  • 영화투자사 ‘쇼이스트’ 대표 김동주

    영화가에서 ‘김동주’란 이름 석자는 언제나 대박영화 ‘친구’와 짝을 이뤄 기억된다.지난 2001년 ‘친구’를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작으로 띄워올린 투자·배급사 코리아픽처스의 대표.충무로의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이 ‘돈 안된다.’며 버린 영화를 한 눈에 가치평가해낸,눈 밝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올 초 명함을 바꿨다.‘김동주(39) 쇼이스트 대표’.영화·공연 투자배급사인데,별도의 펀드나 투자조합 없이 출발한 투자대행사로는 관련분야에서 최초다.코리아픽처스에서 공연팀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임영근씨와 다시 의기투합해 업무를 나눴다.공연쪽 투자는 임씨에게 일임하고,그는 덩치 큰 영화쪽만 맡는다.요즘 그는 자칭 “앵벌이”다. “개인·벤처·은행·창투사 가리지 않고 돈이 있는 데면 어디든 달려가야 하니까요.영화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투자를 기다리는 영화제작자와 감독 사이를 오가며 양쪽의 이해를 맞춰주는 역할이죠.따로 회사의 지분을 갖고 투자금을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라,그때그때 투자에 따른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회사는 수수료만 갖는 방식입니다.” 스스로 벌여 놓은 사업이지만,어떻든 일복은 타고 났다.영화판에 돈줄이 바싹 마른 요즘,촬영현장으로 수십억원의 뭉칫돈을 장만해 나르기가 어디 쉬운가.“멀리 내다보고 투명경영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쇼이스트가 투자하는 작품은 ‘똥개’(감독 곽경택),‘올드보이’(박찬욱),‘아카시아’(박기형) 등 하반기 화제작들.오는 16일 정우성 주연의 ‘똥개’가 개봉돼 그의 새 사업이 마침내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고향이 목포인 김 대표는 경희대 무역학과를 나왔다.영화는,그의 전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분야다.하지만 그의 타고 난 ‘리베로’ 기질을 들여다 보면 그 조합을 이해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고교시절 그룹사운드에서 보컬로 활동했던 이력을 믿고 대학가요제에도 나갔던 그다.광고대행사 거손을 거쳐 할리우드영화 직배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에 입사하면서 영화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3년4개월 동안 폭스에서 ‘다이하드2’‘나홀로 집에’‘스피드’ 등을 흥행시킨 뒤 피카디리·익영영화사·일신창투·미래에셋을 거쳐 1998년 코리아픽처스의 대표로 발탁됐다. ‘고용사장’(코리아픽처스는 미래에셋의 자회사)에서 ‘창업주’가 된 소감을 묻자 씁쓸한 웃음부터 짓는다.새 회사를 열기까지 겪었던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쪽이 내려 앉는다.투자작품인 ‘챔피언’ 개봉 뒤 친형제처럼 지내던 주인공 유오성과 송사를 치를 뻔한 일은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큰 시련이었다.그래도 그는 다시 ‘사람’에게 희망을 걸기로 했다. “영화판이건 어디건 남는 건 ‘사람 재산’밖에 없지 않겠어요?” 다행히 그의 믿음은 현실이 되고 있는 중이다.곽경택·박찬욱 감독과 손잡은데다,‘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 등으로 두꺼운 팬층을 거느린 허진호 감독까지 ‘한 배’를 타겠다고 자청해 왔다.“허 감독의 새 시나리오가 멋지게 나오기만을 기다린다.”며 여유있게 웃는다.눈앞의 희망사항은 또 있다.‘똥개’가 대박이 터져 줄 것.“어려울 때 지갑을 열어준 이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돌려 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일이 꼬이면 번개처럼 고향집을 다녀온다.“어느 구름에서 해가 날지 모른다.”는 노모(老母)의 말을 들으면 신기하게도 재충전이 된다.“좋은 투자가 곧 좋은 기획입니다.모친의 당부처럼 매사에 열심히 매달리다보면 좋은 열매를 딸 때가 또 있겠지요.” 황수정기자 sjh@
  • “어설픈 예술의 옷 홀딱 벗겨버렸죠”‘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에로감독 봉만대

    “섹스만 하고 사랑은 원하지 않는 사람,사랑은 하는데 섹스는 하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봉만대(33)감독이 드디어 충무로에 들어섰다.‘작가주의 에로 비디오 감독’이라는 평을 듣는 그가 ‘맛있는 섹스,그리고 사랑’을 들고 27일부터 관객을 찾는다. 지난 16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만난 그는 ‘충무로 입성작’(이미 15편의 에로비디오를 찍었기에)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할 말이 많은 듯 ‘장르 영화로서의 섹스 영화’‘주류와 비주류 영화’ 등 이런 저런 주제를 주욱 훑었다.인터뷰 내내 쏟아낸 말은 당당·솔직·도전이란 키워드로 모아진다. ●당당-“이제까지 ‘섹스 영화’는 없었다” 봉 감독은 자신의 ‘섹스영화’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보였다.“한국영화사에 하나의 장르로서의 ‘섹스영화’ 혹은 에로영화는 없었다.”고 강조할 정도다.있었다면 다른 형식을 빌린 에로 필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전 영화에서 섹스는 ‘땡볕’‘포옹’ 등의 작품처럼 문학의 해학미 형식으로 가볍게 터치하거나,‘애마부인’시리즈 처럼 윤리 차원에서 조명받는 정도였다.또 다른 흐름은 너무 예술적으로 어렵고 고차원적으로 풀어서 대중에 다가가지 못했다.그래서 그가 생각하는 ‘에로 영화’는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영화관을 나올 때 ‘성적 흥분’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사랑과 섹스’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마치 액션영화를 보고난 뒤 통쾌함을 맛보듯이. ●솔직-“대중에게 다 보여줘야 한다” 영화 ‘맛있는…’은 섹스를 단순한 볼거리나 관념으로 다루지 않고 몸으로 보여준다.가면과 탈을 완전히 벗긴다.그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섹스와 사랑에 대한 대화를 속속들이 풀었다.”고 말했다.살갗이 부딪치는 소리를 담고,초콜릿 소품을 사용한 것 등이 그런 예다.그는 관객 혹은 대중에게 눈가림식 영화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어정쩡하게 보여주거나 예술영화의 옷을 걸쳐 버리면 대중은 외면하고 종국엔 섹스영화라는 장르가 사라진다.”라고 솔직하게 말한다.“숨어서 보는 걸 방치할 게 아니라 햇볕을 쪼여 나와서 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섹스는 맛있어야 한다.”는 게 철학이고 ‘맛있는…’은 그 철학을 담은 작품이다.왜냐고 물으니 역시 담백하게 응답한다.“사랑에는 거짓이 있을 수 있지만 섹스에는 거짓이 개입할 수 없다.” ●도전-“주류와 비주류는 상하가 아닌 좌우다” 충무로 입성에 대한 소회를 물었더니 “힘들었다.”고 답한다.약간 뜸을 들였다가 “비디오작품은 팀플레이보다는 감독의 독주에 가까운데 충무로 작품은 스태프와의 호흡이 빚는 협주여서 몇배의 힘이 들었다.”면서도 “에로비디오에 쏠리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 없어 좋았다.”고 털어 놓았다.그렇다고 그는 비디오시장이 상징하는 비주류를 격하시키지 않았다.비디오는 영화에서 가지를 친 장르이기에 ‘상하가 아닌 좌우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디오시장에서 잘 나갔던 봉 감독이지만 관객은 처음이다.첫 작품의 반응이 어떨 것 같냐고 넌지시 물어 보았다.“흥행요? 제가 점성술사가 아니라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밤마다 300만명 들라고 최면 걸었습니다.제가 아는 사람들을 다 불러서라도 채울 겁니다.”봉 감독의 충무로 진입은 ‘개인 봉만대’에게만 의미 있는 게 아니다.충무로와 비디오시장의 원활한 인적교류라는 시스템이 자리 잡을 징검다리일 수 있다.이래 저래 ‘맛있는…’에 쏠리는 눈길은 만만치 않다. 이종수기자 vielee@ ■‘맛있는 섹스…' 어떤 영화 “내 몸 안에서 꿈틀대고 있는 이 남자의 성기가 나른하게 느껴질 때쯤 다른 남자를 만났다.” 27일 개봉하는 ‘맛있는 섹스,그리고 사랑’(제작 기획시대)은 이렇게 도발적인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너에게 나를 보낸다’‘지독한 사랑’‘거짓말’ 등 작품성 있는 ‘벗기는 영화’를 기획(?)해온 기획시대(대표 유인택)와 ‘에로 비디오’의 거장 봉만대 감독의 만남 자체가 개봉전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영화 ‘맛있는…’은 젊은 남녀의 사랑 방식을 ‘몸’으로 보여준다.선배와 사귀다 싫증난 의상 디자이너 신아(김서형)와 병원 호스피스 동기(김성수)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틀로 해서,이것 저것재지 않고 감각을 좇아 사랑하는 풍속도를 깔끔하게 그렸다.영화를 지배하는 논리는 ‘몸’이다.우연히 만난 두사람을 한 동안 묶은 것도 ‘몸’이요,헤어지게 한 것도 ‘몸’이다.당연히 끌림이 없거나 심드렁해지면 헤어진다.신아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싫증내는 그 순간을 더 이상 참아내기 싫다.”며 동기 곁을 떠나는 게 사랑방식이다. 작업실,공원 화장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정사 신이 화면을 지배한다.여기에 도발적 대사와 ‘성기로 사과하기,사정으로 위로받기’나 ‘이기적인 사정,입안 가득한 비릿한 맛’ 등 선정적인 자막이 날을 세우고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에로 비디오’에서 쌓은 봉만대 감독의 내공은 살과 살이 부딪치는 장면을 적절한 소리로 처리하면서 작품 의도를 최대화한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의 단순함을 메우려는 듯 6개의 에피소드로 나눠 진행한 것도 눈길을 끈다.조연급이었던 여배우 김서형과,모델 출신 김성수도 첫 주연 작품치고는 무난하게 배역을 소화했다. 이종수기자
  •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 “첫사랑 쟁취에 목숨 걸었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 “첫사랑 쟁취에 목숨 걸었다”

    언감생심 담임선생님의 딸을 사랑했다.그것도 걸핏하면 몽둥이 세례를 퍼붓는 다혈질에 ‘악질’로 소문난 학생주임의 화초같은 딸을.●‘악질 담임의 외동딸 사랑 이야기’ 27일 개봉하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제작 팝콘필름)는 충무로에서 잊힐 만하면 나오는 첫사랑을 소재로 한 코믹멜로다.담임의 외동딸을 ‘쟁취’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든다는 단선적이고 순진한 발상이 영화의 기본 틀. 남자주인공이 첫사랑을 이뤄내기까지의 좌충우돌 우여곡절에 카메라를 고정시킨 덕분에 영화에는 멜로보다는 코미디의 정서가 훨씬 강하다. ‘연애소설’에서 두 여자친구 사이에서 제법 심각하게 사랑과 우정을 고민했던 차태현이 이번에는 코미디 연기에 작정하고 소매를 걷었다.부산 토박이 뺨치게 생생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캐릭터부터 심상찮다. 그의 역할은 촌스럽게 곱슬거리는 더벅머리의 손태일.그의 첫사랑 주일매(손예진)는 말 그대로 ‘젖동무’다.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일매가 태일의 엄마젖을 나눠 먹고 자란 것.어려서부터 일매와 결혼하겠다고 졸라대는 태일을 일매의 아버지이자 담임선생님인 주영달(유동근)이 우격다짐으로 주저앉혀 왔지만, 태일이 머리가 굵어지고(?)부터는 더는 달랠 방법이 없다. 등교길 영도다리 아래(영화는 거의 대부분을 부산에서 찍었다.)에서 확성기로 담임에게 딸을 달라고 협박하는 강심장의 손태일이다. ●단선적 전개… 진실성 너무 떨어져 영화는 신세대 스타 차태현과, ‘가문의 영광’으로 ‘대박배우’가 된 유동근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에 한참동안 초점을 맞춰 놓는다.연기인지 생활인지 헷갈리는 차태현의 자연스러운 코믹연기가 관람 포인트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선생님의 신임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S대 법대에 입학하고 사법시험 1차까지 장난처럼 통과하는 손태일의 순애보는, 아무리 코미디라지만 진정성이 너무 떨어진다. 심심할 정도로 단선적인 이야기 전개도 ‘뒷심’을 받쳐주지 못하는 걸림돌. 첫사랑 쟁취에 사생결단 의지를 불태우는 남자 주인공의 저돌성만을 감상하며 2시간을 밀도 있게 보내기는 아무래도 힘들다.일매가 아무도 모르게 불치병을 앓아 왔다는 느닷없는 설정에 맥이 풀릴 관객도 꽤 될 것 같다. ●‘피아노’의 오종록PD 감독 데뷔작 그러나 관건은 영화의 ‘실수요자’인 10대 관객층의 반응이다.이러쿵 저러쿵 까다롭게 따지지 않는 청소년 관객들이 신세대 아이콘인 차태현·손예진 커플의 유쾌한 연애담만으로도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코미디란 외피 속에 은근슬쩍 집어 넣은 엽기와 키치적 요소도 10대 관객에겐 장점일 수 있다. ‘결혼’‘줄리엣의 남자’‘피아노’ 등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히트작을 내온 오종록 PD의 감독 데뷔작.시나리오까지 직접 썼다.‘연애소설’에서 노래솜씨를 자랑했던 손예진이 이번엔 아예 주제가를 불렀다. 황수정기자 sjh@
  • [청계고가 없는 도심교통](4) 대중교통 이용이 최선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되면 교통흐름이 예상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작 서울시 관계자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해왔는데 이번 기회에 아예 ‘대중교통이 최고’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 승용차를 끌고 시내로 들어가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가뜩이나 주차가 쉽잖은 데다 주차요금이 껑충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부설 주차장은 주차료를 10분당 5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다.지난 3월 요금이 25∼30% 오른 도심 공영주차장도 단계적으로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민영주차장에도 30%씩 인상하도록 협조 공문을 보내 요금 인상이 뒤따를 전망이다. 무단 주차에 대한 단속을 이미 강도높게 실시하고 있다.특히 중·성동·종로·동대문구 등 복원공사로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는 인력을 2∼3배 늘려 모두 3860여명의 단속원이 24시간 밀착감시 중이다.이에 따라 이달 들어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2일 이후에만 14만건을 넘어섰다.버스전용차로 단속도 엄격해졌다.승용차를 몰고 들어갔다가 적발되면 즉각 퇴출(?)과 동시에 6만∼7만원의 과태료를 물린다. ●착공땐 도심 시속 18㎞대로 시 관계자는 “착공 땐 도심을 통행하는 차량의 시속이 3차로의 경우 1.6㎞,2차로는 2.9㎞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러나 서울경찰청 분석에 따르면 형편은 더 나쁘다.율곡로·청계천로·세종로·퇴계로 등 강북지역 주요 도로의 출근 시간대 평균 시속은 4.7㎞ 줄어든 18.1㎞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율곡로의 경우 현재 22.3㎞에서 15㎞로 떨어져 영향이 가장 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교통은 편의 강화 도심순환버스(옐로버스)는 동대문운동장에서 4∼10분 간격으로 출발,시민의 발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요금이 200원으로 싼 데다 백화점,시장 등 시민들이 자주 찾는 지점 곳곳을 연결해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1노선은 종로 5,6가∼을지로 4,3,2,1가∼시청∼교보빌딩∼세종문화회관∼서울역∼남대문시장 ▲2노선은 을지로 5,6가∼퇴계로∼명동∼태평로∼롯데백화점∼명동 구간을 운행한다. 청계천 상가를 오가는 시민들도 큰 불편 없이 일을 볼 수 있다.청계천으로 가는 25인승 무료 셔틀버스가 종묘주차장,동대문운동장 인근 훈련원주차장,동대문운동장에서 출발한다. 지하철을 타도 이전보다는 편리하다.1∼7호선에 모두 14편의 전동차를 비상대기했다가 출퇴근 시간대 등 승객이 급격히 몰릴 경우 긴급 투입한다.2·4호선에 각각 4편,3호선에 2편,1·5·6·7호선에 각 1편이다. 전동차 운행 시격도 좁아진다.지하철공사는 출근시간대 승객이 집중되는 4호선 노원∼충무로역 사이 13개 역에 질서안내 요원을 3명씩 배치,전동차 지연운행을 막음으로써 당고개∼서울역간 운행시간을 현재 44분에서 39분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다.도시철도공사도 강동지역 거주 직장인들을 위해 오전 7∼9시 5호선 운행간격을 2분30초에서 2분으로 단축한다. 송한수 기자 onekor@
  • 한국 생존 ‘클러스터’에 달렸다 / 삼성경제硏 ‘한국 산업과 지역의 생존전략’ 펴내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클러스터-한국 산업과 지역의 생존전략’의 서평을 싣는다.서평 전문(全文)은 연구소 사이트(www.seri.org)에서 볼 수 있다. 참여정부의 코드에 맞는 핵심 키워드는 두 가지다.하나는 동북아시아 중심국가 육성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 균형발전,다시 말해 지방분권이다.이 둘은 모두 한국을 강소국(强小國)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에서 나왔다.두 개의 키워드를 다 맞추는 것은 경쟁력 있는 산업을 지역에서 발전시키는 것이다.이게 바로 ‘클러스터’다.지난해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클러스터를 종합정리한 이 책에서 저자들은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넘어서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며,이는 곧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세계적으로 성공한 클러스터와 이에 대비되는 국내 클러스터를 비교,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외 클러스터 비교 이 책의 대표적인 특징은 클러스터 모형을 유형별로 정리했다는 것이다.▲대학·연구소 주도형으로는 산학협동 바이오클러스터인미국 샌디에이고 ▲대기업 주도형으로는 세계 최강의 자동차 클러스터인 일본 도요타시,북유럽 IT(정보기술) 클러스터인 스웨덴 시스타와 핀란드 울루 ▲창작자 주도형으로는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 ▲지역 특산형으로는 이탈리아의 디자인형 산업클러스터 카르피·사수올로 ▲실리콘밸리형으로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중관촌을 각각 소개했다. 외국 사례에 각각 대비되는 국내 지역으로는 대덕밸리(기술혁신 클러스터),울산(국내 최대의 자동차 클러스터),충무로·강남(국내 영화의 메카),이천(대표적 도자기 클러스터) 등을 꼽고 세계적 클러스터와 비교를 통해 발전방향과 대안을 제시했다. ●성공적인 클러스터의 특징 세계적인 클러스터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커넥팅’(Connecting)이다.네트워킹이 기능적·분절적 의미에서의 연계라면 커넥팅은 기존의 네트워크에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이 가미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다.미국 샌디에이고는 퀄컴,하니웰,시스코,갤러웨이골프 등 세계적 기업 35개사의 본사가 있다. 샌디에이고가 성공한 기본적인 이유는 넉넉한 자원과 네트워크의 형성이다.벤처캐피털이 165개에 이를 정도로 금융자원이 풍부해 2000년에 20억달러가 바이오 기업체들에 투자됐다.솔크연구소,스크립스연구소 등 지역내 공공연구소와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회사간의 공동연구 자금도 활발히 공급되고 있다.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SD)같은 종합대학 출신의 고급인력,지역내 9개의 커뮤니티 대학에서 배출되는 중·저급 기술인력,그리고 인근 멕시코로부터의 저렴한 현장 노동력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준다. ●우리나라의 현실 한국의 현실은 안타깝다.한국 최고의 혁신 클러스터로 여겨지는 대덕밸리는 좋은 자원들은 많지만 아직 모래알과 같아 제대로 연계되지 않고 있다.대학들은 협력보다는 각 대학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작은 파이 나눠먹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의욕은 있지만 전체적 비전을 제시하기에는 행정·재정·인력 등 역량이 부족하다.과학기술부,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중소기업청 등 중앙부처는 누구도 ‘내 일’이라며 나서지않고 있다.서울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있지만 지방이라는 심리적 거리도 클러스터 활성화에 큰 애로로 작용하고 있다. ●진단과 처방 이 책은 한국의 클러스터들이 가진 문제점을 진단하고 처방을 제시한다.대덕밸리에는 혁신거점기구인 ‘대덕밸리 혁신지원센터’(가칭)를 세울 것을 주문한다.전자통신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연구개발 주체 및 선도 벤처가 앞장서 정부부처간 협력을 통한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 상업화 지원체계의 강화 및 성공벤처의 선도기업화,외부 혁신자원 유치를 위한 거주환경 개선 등을 제시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는 혁신 네트워크의 형성과 지역간 연계 강화를 제안하고 있다.선도기업과 연계기업의 관계가 지배·종속관계가 아닌 수평적 협력관계로 전환돼야 하고 개량·개선 등 점진적 기술혁신을 촉진하는,부품업체간 지식교류 네트워크 형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천에 대해서는 구성주체 혁신을 위해 다음과 같은 6대 발전전략을 제안한다.▲대표 리더 육성 ▲생산의 계열화·통합화 ▲업체 대형화 ▲비전 공유와 전파 촉진 ▲공동제작·분업화 방식 정착 ▲유통·물류 시스템 개방 및 현대화 등이다. 이석봉 (주)대덕넷 대표
  • 대박 아니면 쪽박 신세? / 영화계 ‘빈익빈 부익부’ 우려 목소리

    지난달 말 ‘살인의 추억’ 시사회 인터뷰에서 주인공 송강호는 사뭇 비장한 어투로 말했다.“(‘살인의 추억’은)9회말 투아웃에서 마지막 타자로 나온 영화”라고.그럴만도 했다.상반기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선생 김봉두’ 말고는 이렇다할 국산 흥행작이 없던 데다,지난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참패 이후 극도로 위축된 투자분위기 역시 회생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인의 추억' ‘와일드 카드' 외엔 흥행작 없어 그로부터 불과 두 달여.숨통이 꽉 막혔던 충무로가 가까스로 생기를 되찾은 듯하다.‘살인의 추억’과 ‘와일드 카드’의 연이은 흥행몰이 덕분이다.지난 4월25일 개봉한 ‘살인의 추억’의 성적은 한 달 보름여 만인 11일 현재 전국관객 467만 5421명(CJ엔터테인먼트 집계).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는 53억여원.전국 200만명을 확보하면서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겼다.지난달 16일 개봉한 ‘와일드 카드’도 12일 현재 전국 130만명을 넘어섰다.총제작비가 38억여원이니,역시 가볍게 손익분기를 넘겼다.두 영화의 제작사들은 각각 전국관객 500만명과 200만명은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영화시장 전반의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게 영화가의 중론이다.일각에선 충무로의 고질인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오히려 심화됐다는 우려가 터진다.‘살인의 추억’과 올해 최고의 흥행작인 ‘동갑내기 과외하기’(전국 510만명)의 투자·배급사는 모두 CJ엔터테인먼트.한 곳에서 1000만명의 관객을 독식했다는 얘기다.“뭉칫돈 들어간 데는 CJ밖에 없다.”는 소리들이 나올 만도 하다. ●CJ 한곳만 성공… 충무로 돈가뭄 여전 실제로 이렇다할 흥행작을 내지 못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극심해진 영화가의 돈가뭄은 여전하다.캐스팅을 끝내고도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해 크랭크인을 못하거나,심지어 촬영도중에 ‘엎어지는’ 작품들도 부지기수.캐스팅 0순위인 송강호를 붙잡아놓고도 제작비 50억원을 투자받지 못해 내년으로 촬영을 미룬 ‘남극일기’가 대표적인 사례.126억원짜리 초대형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도 후반작업비가 없어 개봉을 7월로미뤄야 했다.최민수·조재현 주연의 액션사극 ‘청풍명월’도 돈줄이 막혀 후반작업에 전전긍긍하기는 마찬가지.주요 촬영분을 거의 다 찍은 뒤 제작중단된 안성기 주연의 코믹뮤지컬 ‘미스터 레이디’,감우성 주연의 공포물 ‘R포인트’,주진모 주연의 ‘방아쇠’ 등도 투자자를 애타게 찾고 있는 작품들이다. 한국영화시장의 이같은 경색국면은 한두 편의 흥행으로 간단히 풀리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한결같은 전망이다.투자·배급사인 쇼이스트의 김장욱 이사는 “‘살인의 추억’과 ‘와일드 카드’의 동시흥행은,유행소재에만 눈돌려온 투자자들에게 완성도높은 작품쪽으로 새롭게 관심을 유도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면서 “그러나 올 여름 이후 흥행작이 한두 편 정도 더 나와야 투자자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선 제작현장에서는 한숨 돌리고 있는 분위기.‘백조와 백수’‘귀곡산장’‘첫눈’ 등 3편을 기획중인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는 “투자자들이 당장 주머니를 열고 있지는 않지만,덮어놓고 코미디 시나리오만 탐내는 편식에서는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등 실패땐 한국영화 위기 오래갈듯 요즘 어렵사리 기지개를 켜는 충무로에서 국내 대표흥행 감독들의 신작 촬영현장에 기대반 걱정반 시선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한국영화사상 최고제작비(130억원)가 투입될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와,강우석 감독의 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 ‘실미도’.한 중소제작사 대표는 “한국의 영화제작자라면 무조건 이들 영화의 성공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의 실패가 향후 1∼2년 동안 영화계 투자될 돈의 씨를 말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지난해 110억원짜리 초대형 블록버스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흥행참패 이후 충무로가 앓아온 후유증을 너무나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황수정기자 sjh@
  • 서울 도심순환버스 탑승기 / “지하철환승 ‘딱’이네요”

    “타도 됩니까. 도심에서 볼 일보고 지하철 환승하는 데 ‘딱’이네요.” 10일 운행을 시작한 도심순환버스(옐로 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오전 10시30분쯤 시민들을 대상으로 본격 운행에 들어간 옐로 버스는 첫 날이라 이용객들이 그리 많지 않았으나 도심순환버스의 필요성은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전체가 노란색으로 꾸며진 도심순환버스를 처음 본 시민들은 올라타기를 망설였다.순환버스를 이용한 대부분의 승객들이 “타도 되느냐.”고 물어본 후 차에 올랐다.막상 이용해본 시민들은 한결같이 “편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11시 30분쯤 광화문 한국통신 앞에서 승차한 주부 이상희(56·도봉구 창동)씨는 “종로에서 볼 일을 마친 후 서울역에서 4호선을 이용하려고 순환버스를 탔다.”며 “도심에서 여기저기 다니며 일을 처리하는 데 편리할 것 같다.”고 반겼다.평균 3∼4분마다 정류장을 지날 수 있도록 노선이 짜여져 시민 누구나 도심 곳곳을 세밀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돋보였다.을지로 입구역에서 세종문화회관앞까지 이용한 직장인 최동연(43)씨는 “걷거나 택시타기가 애매한 곳을 다닐 때 요금이 싼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1번노선의 경우 동대문운동장을 출발해 광장시장,을지로입구,대한매일신보사,시청,덕수궁,서울역,숭례문 등 도심 23곳 11.4㎞를 62분동안 순환한다.8대의 저공해 천연가스 버스가 매일 아침 6시30분부터 자정까지 8분간격으로 운행된다.2번노선은 퇴계로,충무로,명동,을지로 등 약 81분동안 도심 25곳 12.05㎞를 10분 간격으로 돈다.요금은 200원. 노선별로 각각 15곳의 정류소가 전철역 가까이에 위치,도심에서의 지하철 환승이 한층 편리해졌다.이는 순환버스를 잘 이용하면 지하철에서 직장 등 목적지까지 곧바로 도달할 수 있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 패턴에 변화가 예상된다.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도 없지 않다.정류소를 알리는 표지판의 경우 ‘도심순환버스 정류소’임을 알리는 문구가 전혀없는 데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 많았다.또 전철을 내려 도심순환버스로 환승하는 승객들을 위한 안내문구나 표지판이 전혀없는 점도 아쉬웠다. 이동구 황장석기자 yidonggu@
  • ‘옐로버스’ 새달10일 첫 운행

    서울시가 추진 중인 버스체계 개편작업의 골격인 간·지선과 도심순환,광역급행버스 가운데 하나인 도심순환버스(옐로버스·사진)가 다음달 10일 첫 선을 보인다. 서울시는 30일 “도심순환버스를 청계천 교통대책 차원에서 우선 다음달 10일부터 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서울의 버스를 4개 유형으로 개편하면서 도시환경과 조화를 이룬 블루버스(간선),그린버스(지선),옐로버스(도심순환),레드버스(광역급행) 등으로 부르기로 하고 외부 디자인도 바꾸었다.요금은 200원이고 21인승의 천연가스버스다.▲동대문운동장→종로→을지로→세종문화회관→서울역→남대문시장→흥인문로를 경유하는 1번과 ▲동대문운동장→을지로→배오개길→충무로→남대문시장→태평로→남대문로→서울역을 순환하는 2번 버스로 운행된다. 조덕현기자
  • 104년전 경인선 첫 기적소리 철마는 日帝의 밀정?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산처럼 펴냄 박천홍 지음 1899년 (광무3년) 9월18일 오전 9시.‘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에 철마(鐵馬)가 날카로운 일성을 토해냈다.노량진과 제물포를 잇는 경인철도의 첫 기적소리.그것은 이 땅에 근대의 여명을 알리는 소리이자 식민지의 어둠을 예고하는 불길한 소리였다.당시 경인선 열차에 탑승한 ‘독립신문’ 기자는 그날의 감격을 “나는 새도 미처 따르지 못하더라.”라고 적었다.고작 시속 20∼30㎞ 정도였지만 ‘나는 듯한’ 기차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신세계를 열어줬다.그러나 비싼 기찻삯,그보다도 점증하는 배일감정은 철도를 멀리하게 만들었다.새로운 문명의 빛에 매혹당했지만 점차 철도가 자신들을 고난의 땅으로 실어나르는 괴물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문명의 축복이자 오욕의 역사' 였던 철도 ‘매혹의 질주,근대의 횡단’(박천홍 지음,산처럼 펴냄)은 우리에게는 근대문명의 축복이자 제도적 폭력의 상징인 철도가 그려놓은 오욕과 수치의 한국 근대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서양에서 철도의 출현은 위대한진보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철도로 말미암아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철도는 각자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비서구권 국가에 산업혁명의 결과를 실어 날랐다.마르크스가 간파한 대로 철도는 가장 미개한 민족까지도 문명 속으로 끌어들였다.역사가 에릭 홉스봄은 자신의 저서 ‘자본의 시대’에서 “철도의 도래는 그 자체가 혁명적 상징이자 혁명적 성취였다.”고 말한다.단일 경제체제의 출현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철도는 환희나 경탄보다는 비애 혹은 탄식의 의미로 다가온다.일본의 강력한 식민지 수탈의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조선 철도사업은 일본의 한국경영의 골자였다.저자(전 ‘출판저널’ 편집장)는 “일본 제국주의는 한반도 전역에 기차라는 ‘밀정’을 파견하고 식민지 주민을 얽어맬 촘촘한 그물을 짰다.”고 말한다.일본은 철도를 조선 식민지 지배뿐만 아니라 중국대륙과 러시아 침략을 위한 발판으로 인식했다.경인선 개통 이후 일본은 대륙침략의 병참로인 경부선과 경의선을 뚫었다.한반도의 남북을 관통하는 종관선인 경부·경의선은 긴박한 군사적 요청에 따라 속전속결로 완성됐다.그런 만큼 철도 공사장의 횡포는 극에 달했다.당시 아이들 사이에서는 “양귀(洋鬼)는 화륜선을 타고 오고 왜귀(倭鬼)는 철차타고 몰려든다.”는 동요가 나돌았을 정도다. ●일본 식민지 수탈의 수단으로 사용 1930년대 중일전쟁 이후 일본은 대륙침략을 본격화했다.일본의 수탈에 못이겨 조선에는 조국을 등지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그들의 비극을 실어나른 것이 바로 기차였다.김기림의 시 ‘심장 없는 기차’(1933년)는 국경을 넘는 간도 이민들의 처참한 상황을 이렇게 그렸다.“…기차가 어둠을 뚫고 북으로 뛰어간 뒤에는 검은 철길이 우루루 울었오.남폿불이 조으는,시골 정거장에서 우리들의 그림자는 움직이지 않았오….” 기차가 그들을 “두만강 밖에 배앝아버리”는 사이,일본인들은 조선땅으로 슬금슬금 흘러들었다.대부분 규슈와 도호쿠 지방의 영세 농어민이나 상인,식민지에서 한몫 잡기 위해 부나방처럼 몰려든 건달패들이었다.그들은 그야말로 ‘반상반적(半商半賊)’의 무리였다. 이 책은 ‘공간의 살해’‘공간의 정치,정치의 공간’이라는 별도의 항목을 둬 철도가 어떻게 도시의 지형을 바꿔놓았는가를 살핀다.우리의 근대도시 형성과정과 공간배치 원리는 서구의 그것과 달랐다.서구의 근대도시들이 산업혁명을 통해 중세 성곽도시로부터 점진적이고 자생적인 변화를 겪으며 발전한 반면,우리나라에서는 폭력적인 식민화과정을 거치면서 전통도시가 몰락하고 식민통치 목적에 적합한 신흥도시가 탄생했다.일본인이 중심인 번화가와 조선인이 모여 사는 빈민가가 대비를 이루며 전형적인 ‘이중도시’가 형성됐다.한국의 근대도시 형성과정에서 철도는 공간의 파괴자이자 창조자였다. 식민지의 경우 기차역은 흔히 제국의 욕망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이탈리아 작가 마리네티가 “뱀 같은 연통을 삼키고 있는 욕심 많은 기차역”이라고 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일제시대 경성역은 제국의 심장부에 자리잡은 근대성의 공간이었다.일제 때 도로정비사업은 이 경성역으로부터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직선 상징축’을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조선총독부 청사,경성부청,조선호텔,조선신궁,경성역사 등이 이 상징축을 따라 세워졌다.일본인의 집단 거주지였던 남대문 시장과 충무로,을지로의 교통편의도 고려에 넣은 것은 물론이다. ●맥 끊긴 한반도 ‘경의선 복원'으로 이어지려나 저자는 책을 끝마치며 남북분단으로 반신불수가 된 한국철도의 현실을 안타까워한다.삼팔선에 가로막힌 경의선·경원선·동해북부선·금강산 전기철도….그러나 저자는 최근의 경의선 복원사업에 희망을 건다.한반도 전체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의 중심축으로 거듭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때문이다.1899년 첫 울음을 토하며 달리기 시작한 한국 철도의 고단한 역정을 담은 이 ‘오욕의 연대기’는 그런 배경에서도 흥미롭게 읽힌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찐한’ 팔도 사투리 다모였네/ 퓨전역사코미디 부여 ‘황산벌’ 촬영현장을 가다

    지난 20일 영화 ‘황산벌’(제작 씨네월드·감독 이준익)의 촬영이 한창인 충남 부여군 규암면 세트장.병풍 같은 산으로 에워싸인 목조성곽 세트가 2만여평에 달하는 백제역사재현단지 안에 세워져 있다.성문 입구 광장,위풍당당하게 말등에 올라 앉은 장군 쪽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중훈씨,말을 좀 더 앞으로 몰고 나와요.조금 더 앞으로요!” 주인공 계백장군 역의 박중훈이 취재진 앞에서 극중의 모습 그대로 포즈를 잡아보인다.건들건들 코믹한 이미지로 익숙한 그가,투구에 갑옷으로 중무장한 모습은 그 자체가 코미디다. ●계백·김유신장군 ‘사투리 전투’ 영화에 제작사가 특별히 이름붙인 장르는 퓨전역사코미디.지금으로부터 1343년 전,백제의 계백 장군과 신라의 김유신 장군(정진영)이 ‘찐한’ 사투리로 황산벌 전투를 벌였으면 어땠을까.실소부터 터질 어처구니없는 상상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긴다.늦봄 오후의 따가운 햇볕.세트장 건너편 너머로 멀리 보이는 부소산성은 천년의 꿈결 속에서 몽롱한데,정작 세트장내 풍경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사정없이 두드려 깬다. 감독의 ‘큐’사인을 받고 연출되는 신라·백제 병사들의 대치장면.신라병사들의 영남사투리,백제병사들의 호남사투리에 나중엔 강원도사투리까지(제주도만 빼고 팔도 사투리가 다 나온다.),온갖 욕설들이 속사포처럼 터져 뒤엉킨다. “스크린 연기에 대한 권태가 한동안 무척 심했어요.뭔가 똑같은 것을 답습하는 듯해서요.할리우드로 나갔던 것도 그 때문이었죠.한참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었는데,때마침 이 시나리오가 들어온 겁니다.갑옷에 수염을 다 달아보고….(웃음)” ●박중훈 “충무로사랑 뼈저리게 그리웠다” 박중훈이 충무로에 돌아온 건 ‘세이 예스’ 이후 꼭 2년 만이다.물론 그 사이 할리우드 진출(조너선 드미 감독의 ‘찰리의 진실’)이라는 큼지막한 이력을 쌓았다.하지만 “충무로의 사랑이 절실하게 그리웠다.”고 고백한다. 모처럼 돌아온 ‘친정집’에서 요즘 마음은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최근작들이 모두 흥행에 쓴맛을 봤는데도,새 작품에 대한 흥행부담이라곤 여전히 눈곱만큼도 없다. “감독의 특별주문이 애써 웃기려고 노력하지 말라는 거였어요.계백장군의 역할을 코미디가 아니라,오히려 정극에서처럼 집중해 연기해달라는 주문이죠.한때 코미디로 날렸던 배우 박중훈이 말탄 장군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나게 웃기니까 제발 오버하지 말라,그 뜻을 제가 왜 모릅니까.” 하회탈처럼 또 한번 오만상을 구기며 호탕하게 웃어젖힌다. 사실 이번 영화의 매력포인트는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사투리에 있다.그가 “말이 장군이지 칼 한번 제대로 잡는 장면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입심’하나로 승부를 거는 드라마다.촬영초반인데도 호남사투리가 혀끝에 착착 감긴다.‘본토 발음’을 CD로까지 녹음해 달달 외운 결과다.스크린의 주인공이 아니라 ‘중고참’ 영화인으로 돌아오면 그는 대번에 진지해진다.할리우드 첫 진출작으로 큰 재미를 못 봤지만 세상에 헛된 일이란 없다.국내 배우로는 처음으로 이번 작품의 출연계약서를 할리우드 방식으로 체계화해서 썼다.할리우드 경험의 결실이다.“하루 12시간 이상은 찍지 않는다는 조건을 제작사와 합의했다.”는 그는 “현장 스태프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제작비 50억… 10월 개봉 예정 그는 스스로를 “억세게 운이 좋은 인간”이라고 말한다.할리우드 쪽으로 꾸준히 행동반경을 넓히기로 마음을 다잡는 건 그런 믿음 덕분이다.올 하반기엔 조너선 드미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하는 로맨틱 코미디에 재도전한다.시나리오 초고는 이미 나왔다.‘황산벌’의 전체 제작비는 50억원.멀리 강원도에서 300t이 넘는 나무를 공수해 지은 성곽세트 비용만도 5억원이나 들였다.오는 8월 말까지 대부분의 장면을 부여세트에서 찍을 영화는 10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부여 황수정기자 sjh@
  • 1~7호선 전동차 비상배치/ ‘청계천 복원’ 승객급증 대비 27일부터 14편 64량 투입

    오는 27일부터 지하철 1∼7호선에 전동차 14편이 비상 배치돼 승객이 폭주할 경우 긴급 투입된다. 서울시 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15일 이같은 내용의 ‘청계천복원공사 대비 수송능력 증강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대상 전동차는 모두 64량이다. 대책에 따르면 2·4호선에 각각 4편,3호선에 2편,1·5·6·7호선에 각 1편 등 모두 14편의 전동차를 비상 대기시킨 뒤 출근시간대 전동차간 간격이 벌어지거나 승객이 급격히 늘어날 때 긴급 투입한다. 양 공사는 출근시간대 비상대기 전동차를 모두 운행할 경우 2호선과 4호선 각 1만 5000명,3호선 7400명 등 5만 100여명분의 수송능력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이렇게 되면 노원구 상계지역이나 미아로 등 동북부 지역과 목동,신정동 등 강서지역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청계천 복원공사로 영향을 받을 통행수요 12만 8000여명 가운데 지하철 비상대기로 흡수하는 인원을 뺀 7만여명에 대해서는 시내버스 우회노선 설정 등으로 소화할 계획이다.지하철공사는 또 출근시간대 승객이 집중되는 4호선 노원∼충무로역 사이 13개 역에 질서안내 요원을 3명씩 배치,전동차 지연운행을 막음으로써 당고개∼서울역간 운행시간을 현재 44분에서 39분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도시철도공사도 강동지역에서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위해 오전 7∼9시 5호선 운행간격을 2분30초에서 2분으로 단축시킨다는 방침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인터넷은 작가 등용문”

    온라인 창작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예비작가들 사이에 인터넷이 새로운 등단의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에서 뜨는 작품은 오프라인에서도 먹힌다.’는 것이 출판·영화업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질 만큼 온라인 작품의 오프라인 진출이 활발하다. 10대 네티즌이 또래의 사랑을 소재로 지은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는 온라인 독자 30만명의 폭발적 호응에 힘입어 지난달 오프라인 서적으로 선보였다.이후 ‘아다다의 사랑’,‘이라샤’,‘내게도 로맨스냐.’ 등 온라인 인기 소설들이 잇따라 오프라인으로 변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로 각색돼 흥행에 성공하기도 한다.온라인 소설 ‘엽기적인 그녀’가 영화로 만들어져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최근에는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좋은 반응을 얻자 충무로 영화계에서는 인터넷 소설 붐까지 일고 있다. 실제로 15세 소년·소녀의 ‘임신일기’가 실려 파문을 일으켰던 ‘주노와 제니의 홈페이지’는 몇몇 영화사로부터 판권 계약을 위한 ‘러브 콜’을 받고 있다.또 ‘쉬즈 마인’ 등 인터넷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일부 소설을 대상으로 영화 제작자들의 물밑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마이클럽’에 연재된 ‘옥탑방 고양이’는 오는 6월 모 방송국 미니시리즈로 각색돼 인터넷 소설로는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한다. ‘옥탑방 고양이’의 저자 김유리(26·여)씨는 “돈 없는 무명 작가들에게 온라인을 통한 작품발표는 독자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면서 “작가와 독자간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쉽다는 점도 작가 지망생들이 인터넷을 찾는 이유”라고 밝혔다. 반면 온라인 소설 붐이 언어의 파괴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문학동네’ 기획실장 김철식(36)씨는 “인터넷 등단은 신인작가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문호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면서도 “온라인상의 언어파괴가 실제 출판물로 이어지거나 작품이 지나치게 상업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점을 작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 살인의 추억 형사역 송강호·봉준호 감독/ “범인은 지금 행복한지 묻고 싶네요”

    “함께 있을 때 우린 두려운 것이 없었다.”라는 영화 카피가 있었다.이 두 남자를 보면,무슨 영문일까.그 문구가 뜬금없이 떠오르는 것은. 수식어가 따로 필요없는 배우 송강호(36)와,아직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 감독 봉준호(34).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형사스릴러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25일 개봉)에서 두 사람이 만났다.완성도 높은 흥행실패작(?) ‘플란다스의 개’가 봉 감독의 데뷔작.웬만한 코미디를 보고는 웃지 않는다는 송강호가 “떼굴떼굴 굴렀다.”며 극찬하는 작품이다.둘이 어떻게 의기투합할 수 있었는지는 이쯤되면 설명이 끝난 거다. ●머리나쁜 시골형사,배우 송강호 첫 시사회를 끝낸 그는 편안해 보인다.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한 정장차림의 인터뷰 자리에서 우적우적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랠 만큼 여유가 있다.그에게 이번은 딱 10번째 영화다.96년 데뷔했으니 햇수로는 7년째.그러고 보면 다작(多作)이다. “이번 영화 때문에 몸을 많이 불렸어요.‘YMCA 야구단’ 때보다 8㎏은 더 쪘어요.어떻게 불렸냐고요? 그거야간단하죠.밤마다 진탕 술마시고 운동은 절대로 안해 보세요.마구 찝니다.” 극중 역할은 연쇄살인의 실마리를 육감 하나로만 찾는 막가파 시골형사 박두만.논리를 세우는 수사는 절대 하지 못하는 캐릭터라 육중하고 굼떠 보이는 외모가 필수였다. 배우에게 의미없는 작품이 어디 있을까.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화,그것도 연쇄살인의 중심에 서는 역할에 부담이 없었을 리 없다.“실제 사건이 일어나던 무렵 군복무 중이었다.”는 그는 “시나리오를 받아든 순간 뭔가에 분노가 치밀고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을 잇는다.그러고 보면 내심 별러온 작품이었는지도 모른다.“원작이 연극(‘날보러 와요’)이잖아요.연극판 선배들이 주도한 작품이라 지금까지 너댓번은 봤을 겁니다.” 소문을 듣고 봉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여달라고 먼저 조른 그였다. 차기작 ‘남극일기’의 촬영이 내년으로 밀리면서 그는 요즘 “빈둥거리는 게 일”이다.건들건들 농담을 잘도 늘어놓다 막판에 정색하고 덧붙이는 말.“이번 영화,잘 돼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좋은감독,제작자들의 소신이 꺾이는 게 요즘 충무로의 분위기 아닙니까.우리 봉 감독이 9회말 2아웃에서 마지막 타자로 나섰다니까요.” ●논두렁으로 스릴러 무대 옮긴 감독 봉준호 봉 감독은 자신의 새 영화에 “농촌 스릴러”라는 언밸런스한 수식어를 곧잘 붙인다.“한국의 농촌과 스릴러라는 상충된 이미지를 꼭 한번 묶어보고 싶었다.”는 그다. 사실과 허구를 얼마만큼의 비율로 섞어야 할지,실화를 극화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을 터.“사건일지를 꼼꼼히 뒤지는 건 물론이고 담당형사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는 그는 “단서를 못 찾는 형사의 무능함보다는 80년대라는 시대 자체의 전근대성과 조악함을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몽땅 시위진압에 동원돼 수사에 도움이 못 되는 전경부대,구타를 밥먹듯하는 취조실 등을 끼워넣은 건 그런 의도였다.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전력이 묻어나는 고집이다. 그는 한국영화아카데미 11기 출신.‘프레임 속의 기억’‘지리멸렬’ 등의 단편으로 두각을 나타내다 장편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년)로국제영화제의 상이란 상은 휩쓸다시피 했지만 국내 관객들에겐 보기좋게 외면당했다. 이번은 어떨까.맺음말이 길어진다.“너무 빨리 모든 걸 잊어버리는 나라 아닙니까.대한민국이,우리가 어떻게 살았었나 돌아본 작업이니 어찌보면 슬픈 영화죠.흥행은,글쎄요….이런 생각은 해봤어요.범인을 만나면 그래서 지금 행복하냐고 꼭 물어보겠다고요.의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이니까요.” 황수정기자 sjh@ ■‘살인의 추억'은 어떤 영화 세월이 흘러 극도의 광기가 한줄기 회한이나 앙상한 추억으로만 남았을 때.형사스릴러 ‘살인의 추억’은 제목부터가 도발적이고 역설적이다.살인이 추억이 될 수 있다니….영화는 세상이 다 아는 실제 살인사건에서 극적인 요소만 골라내는 위험한 작업을 시도했다. 형사물이되 사건보다는 인물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독특하다.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어떻게 요리할까 궁금한 관객에게 영화는 상반된 두 형사의 캐릭터를 대비,시선을 분산시킨다.연쇄살인을 수사하지만 실마리 하나 못 찾고허우적대는 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앞에 서울에서 자원해 내려온 두뇌파 형사 서태윤(김상경)이 나타난다. 전반부는 그대로 코미디다.폭력수사에 넘겨짚기가 주특기인 두만과,증거와 논리를 따지는 태윤이 주고받는 코믹한 대사들에 스릴러물의 냄새는 온데간데없을 정도.두 형사의 주도권 다툼으로 한참동안 버디영화의 익숙한 얼개를 엮던 영화는,강력한 살인용의자인 현규(박해일)를 거의 후반부에 흐릿하게 노출시킴으로써 긴장의 진폭을 극대화한다. 스릴러 장르 특유의 도회적 이미지가 농촌 무대와 절묘하게 결합한 것도 묘미다.잡풀이 우북한 논두렁,갈대밭,야산 등 시골풍경 그대로가 시종 영화의 공간이 된다는 점도 관객들에겐 색다른 감상포인트가 될 듯하다. 그러나 인물묘사 위주로 진행되는 영화의 장기는 뭐니뭐니 해도 배우들의 매끈한 연기.날카로운 형사의 캐릭터를 위해 10㎏이나 감량한 김상경,형사들의 압박 속에서도 눈꼽만큼의 동요도 보이지 않는 박해일,두만의 동료형사이자 고문수사관으로 시대적 부조리를 대변한 김뢰하 등이 모두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끔찍한 살인사건에 ‘추억’이란 단어를 끌어붙인 영화의 의도는 뭘까.영화 속 살인사건도 현실에서처럼 끝내 의문으로 남겨진다.마지막 대목에서 살인을 추억하는 주체가 형사인지 살인범인지,관객들은 포스터의 카피처럼 ‘미치도록’ 정답이 궁금해진다. 살인의 광기마저 나른한 낭만과 웃음으로 풀어낸 화술이 기막히다.듣지 말아야 될 비밀을 들었을 때처럼 뭔가 언짢고,불쾌하고,찜찜한 감상.그러나 그것이 이 영화의 특장이자 의도된 메시지이기도 하다. 황수정기자
  • [시네 드라이브] 한국 영화팬들은 실험을 싫어한다?

    “한국 관객을 상대로 실험을 하려 들지 마라.애초에 그런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요즘 충무로 영화인들 사이에서 ‘자조반 각성반’으로 떠도는 맥빠진 푸념이다.푸념의 진원지는 ‘비참한’ 개봉성적을 기록한 영화 ‘지구를 지켜라’.지난 4일 전국 9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영화는 전례가 드문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16일 현재 전국 6만명이라는 민망한 성적에 그쳤다. 영화의 전체 제작비는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45억원.손익을 맞추려면 최소 전국 180만명은 들어야 했다.제작사인 싸이더스는 말할 것도 없고 영화계 전체가 “이다지도 철저히 외면당할 수가….”라며 어안이 벙벙할밖에. ‘지구를…’의 참패는 한국영화를 만들고 홍보하는 현장 사람들에게는 남의 일이 아니다.최근 우리영화의 고질적 난제를 여지없이 재확인한 결과이기 때문이다.무엇보다,가볍고 단선적인 코미디에서 조금이라도 웃음의 코드를 비틀었다간 철저히 외면당하고 만다는 사실.타깃 관객층을 정확히 겨냥하지 못한 어정쩡한 마케팅도 또 다른 실패요인이란 게 제작사측의 분석이다.노종윤 이사는 “외계인을 극중 인물로 설정하고 여러 장르를 뒤섞는 등 낯선 시도를 한 만큼 홍보의 초점을 마니아층을 정조준한 컬트영화에 맞췄어야 했다.”면서 “그도 아니면 잔혹한 몇몇 장면을 덜어내 ‘15세 관람가 등급’이라도 받았더라면 바닥성적은 면했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지구를…’의 실패에 대한 우려는 분명 제작사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가 아니다.그것보다는 한국 영화의 종(種)다양성이 근본부터 봉쇄되는 폐단을 우려해서다.한 제작자의 뼈있는 우스갯소리.“한국에서 기자나 평론가가 좋다는 영화를 만들었다간 쪽박차기 딱이야.” 실제로 관객들의 ‘편식’사정은 올 1·4분기 영화시장의 통계(아이엠픽쳐스 제공)를 보면 명확해진다.지난 1∼3월 한국영화의 전체 관객 가운데 무려 49%가 ‘동갑내기 과외하기’ 한편에 몰렸다. 황수정기자
  • “외국서도 고장난 시계 고치러 와요”‘93세 현역’ 이원삼옹

    “젊은이들에게 참다운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싶습니다.제가 기능대회에 참가하면 젊은이들도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16일부터 22일까지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충남지방기능경기대회 시계수리 분야에 참가하는 이원삼(李源三·93) 할아버지.그는 백수(白壽·99세)를 앞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손자뻘의 젊은이들과 시계수리 기능 경연에서 어깨를 겨룬다.시계수리 업계에서는 ‘박사님’으로 불리는 이 할아버지는 75년의 세월을 시계수리에 바쳤다. 1910년 함경남도 단천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 때문에 막노동을 시작했다.만 18세 때 시계 고치는 일이 ‘막노동보다 쉬워 보여’ 무작정 일본 시계수리책을 사다가 독학을 시작했다.6개월만에 자신감을 얻은 할아버지는 시계수리점을 열었고 시계수리의 일인자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24살 때 공업도시인 청진으로,6년 뒤 개업을 위해 다시 중국 만주로 갔다.광복 후 49년 서울 충무로에서 개업을 했으나 전쟁통에 부산으로 잠시 피란 갔다가 58년 서울 남대문시장에 시계수리점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옛날에는 하루에 시계부품을 40여개씩 만들기도 했지.지금은 디지털 시계 때문에 일감이 별로 없어요.” 이 할아버지는 현재 ‘중증 시계’만 고치고 있다.따라서 개인보다는 시계수리업체들을 상대하고 있다.일반 시계수리업체들이 고치지 못하는 시계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곧바로 돌아간다.그의 실력은 소문이 퍼져 외국에서도 시계수리를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이 할아버지는 늑막염으로 팔을 잘라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시계수리를 위한 일념으로 병마를 이겨내기도 했다. “시계수리를 위한 열정이 없었다면 지금쯤 팔이 하나밖에 없고,앞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한가지 일에 취미를 붙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하지요.” 김용수기자 drago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