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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 포커스] 위험 관리의 생태계를 바꾸는 방법/김수봉 보험개발원장

    [금요 포커스] 위험 관리의 생태계를 바꾸는 방법/김수봉 보험개발원장

    필자가 중학교를 다녔던 시절에도 체력장이 있었다. 달리기, 턱걸이, 공 던지기 등의 기초체력 종목 위주로 실시했는데 고등학교 입시에 등급별 점수가 반영되었던 만큼 중요한 테스트였다. 체력장 대비를 위해 방과 후 친구와 공 던지기 연습을 할 때 그날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힘껏 멀리 던진 공이 불규칙하게 튀어서 지나가던 여학생의 머리를 맞추었고 그 학생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여학생은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 갔다. 두려운 마음으로 집에 가서 어머니께 사정을 얘기하고 함께 병원에 갔다. 다행히 피해학생이 크게 다치지 않아 그 학생과 부모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당시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치료비를 보상하면서 사건은 무사히 종료되었다. 사고와 위험은 이렇게 갑자기 다가와서 갈등과 사과, 보상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해결된다. 우리의 자동차보험 제도는 도입 이후 꾸준한 개선을 거치면서 국민의 교통사고 피해 위험을 감소시켜 왔다. 우선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해 안정적으로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호하도록 했다. 또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을 통해 자칫 보험 보상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뺑소니 사고나 무보험 차량사고로 인한 피해자까지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자연재해와 달리 화재, 교통사고, 환경오염과 같은 인적·사회재난의 경우 사고책임이 있는 자의 배상능력을 확보해 피해자를 구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 가입률이 96% 정도로 가입 관리가 원활히 운영되고 있어 의무보험으로서의 실효성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다. 불의의 사고에 대한 국민 안전보장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고나 재난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고, 시민의식이 성장할수록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 이슈가 커진다. 이때 가해자 측의 배상능력이 부족하다면 사회적 갈등과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갈등의 해소는 결국 적절한 손해배상으로 귀결된다. 과거부터 소비자의 보험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보험료는 사고가 안 나면 낸 만큼 못 받는 소모성 비용이고, 보험사기 등으로 인해 보험금은 눈먼 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은 기본적으로 사고 후 경제적 보상을 통해 피해자가 자신의 안정적인 생활 터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지원해 준다. 또한 우리 사회 속에 내재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한 객관적인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전적 위험관리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기능도 담당한다. 예컨대 무사고 보험료 할인 제도는 재정적 유인을 통해 보험가입자 스스로 방재시설을 설치하거나 안전운전을 하게 한다. 한편 보험회사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 캠페인, 사고다발지역 개선사업 등을 함으로써 국가의 위험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경영학에서 주주(국가·국민)와 대리인(위험주체)의 상충된 이해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대리인 비용이라고 한다. 이 중 대리인의 행위가 주주의 이익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주주가 부담하는 것이 감시비용(행정비용)이다. 국가가 보험을 활용하면 자연재해, 사회재난, 환경오염 등 커다란 위험에 소요되는 감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사고 발생을 최소화해야 이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사고 방지를 위해 철저히 노력한다. 이해상충 문제를 비교적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위험 측정·예방 전문가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고용이 증가하는 효과는 덤이다. 이래저래 이득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는 경제가 인간의 합리적,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만 돌아가지 않고 비합리적인 본성도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국가가 시장의 잠재된 창의성을 인정하되 인간의 야성적 충동으로 인한 부동산 버블, 증시 과열 등과 같은 부작용을 억제해야 하므로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빗대어 보면 위험의 생태계에서는 보험이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사회 안전을 보장해 가는 것도 좋은 대안일 수 있다. 중학시절 남을 다치게 하거나 재산상 피해를 주었을 때 이를 배상해 주는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더라면 어머니의 가계부담을 덜어드리고 피해학생에게도 충분히 더 보상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생활정책 Q&A] 22만명 대상 주 1회 방문해 생활관리… 혼자 생활 어려운 노인들 가사 지원도

    8만 8000가구에 응급호출장비 우울감 막게 친구만들기 사업도 우리나라의 독거노인은 약 144만명이며, 이 가운데 주거와 생활이 불안정해 도움이 필요한 독거노인은 보건복지부 추산 63만명이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48만명에게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복지부가 시행한 독거노인 방문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로당·복지관·종교시설 등의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독거노인은 63%, 정기적으로 다니는 곳이 없는 독거노인은 37%다. 상당수 독거노인이 사회와의 관계를 단절한 채 살아가고 있다. 독거노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20일 알아봤다. Q. 독거노인에게 지원하는 서비스 종류는. A. 노인돌봄기본서비스, 독거노인·중증장애인 응급안전알림서비스,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시범사업,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등이 있다. 노인돌봄서비스는 기본돌봄서비스와 종합돌봄서비스로 나뉜다. 기본돌봄서비스는 생활관리사가 주 1회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해 생활을 관리하고 주 2~3회 전화해 안부를 묻는 것이다. 혹서기·혹한기 기상특보 발령 땐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하고 선풍기 등 후원물품을 지원하기도 한다. 기초연금을 받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지자체가 주거 환경, 사회관계, 소득 수준, 건강 상태 등을 전수조사해 특히 취약한 22만명에게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혼자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의 가사 활동을 지원하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도 2007년부터 시행 중이다. 가사 활동 지원(월 27~36시간)과 주간보호서비스(월 9~12일)를 제공한다. 전국 가구 평균 소득 150% 이하(4인 기준 월 774만 1000원)인 독거노인 가구 가운데 노인장기요양 등급 외 판정을 받아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노인이 대상이다. Q. 응급 상황 때 독거노인이 위험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은. A. 독거노인 8만 8000여 가구에 화재·가스센서·응급호출장비를 설치했다. 센서가 연기나 가스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119안전센터에 연락이 간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가운데 건강 상태가 취약한 독거노인, 치매 고위험군이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Q.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이란 무엇인가. A. 가족·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된 채 혼자 살아가며 우울감과 자살 충동 등을 보이는 독거노인을 발굴해 노인복지관에서 사회관계 활성화 프로그램, 심리 상담·치료 등을 제공한다. 비슷한 연령대의 독거노인이 함께 지내며 ‘상호돌봄 관계망’을 형성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사회로부터 고립된 노인을 밖으로 끌어내 지역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목적이다. 복지부가 사업 참여 전후의 고독감·우울감·자살 생각 등을 비교한 결과 사업 참여 후 고독감·우울감·자살 생각은 감소하고 친구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범사업 중이며 2017년부터 본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잠을 두 번에 나눠서 자면 달라지는 점

    [건강을 부탁해] 잠을 두 번에 나눠서 자면 달라지는 점

    많은 사람이 밤에 깨 다시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인다. 이 경우는 체내 시계가 한 번에 길게 수면하는 것보다 두 번에 걸쳐 짧게 나눠 자는 것이 더 잘 맞기 때문일 수 있다고 호주 연구팀은 말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면 전문가인 심리학자 멜린다 잭슨 박사(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와 쇼반 뱅크스 박사(남호주대 수면연구소)는 이런 ‘분할 수면’은 원래 일반적인 것이었으며, 8시간 동안 계속 자는 것은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의학 기록부터 재판 기록까지 역사를 통틀어, 분할 수면에 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런 수면은 오늘날 낮잠 자는 일부 문화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수면은 당일 주의력을 높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일하거나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데 더 유연성 있게 접근하도록 돕는다고 한다. 두 박사는 분할 수면에 관한 역사와 왜 이런 수면이 한 번에 자는 ‘통합 수면’보다 더 좋을 수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불면증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며 나타난 병이다 약 3분의 1의 사람이 밤 동안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운 증상을 갖는 등 수면 문제를 지니고 있다. 밤에 깨는 것은 대부분 환자에게 고통이 되지만, 분할 수면 사이에 발생하는 각성 시간이 일반적이었음을 제시하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의료 기록과 법원 기록은 물론 심지어 아프리카인이나 남미인 부족에서도 역사적으로 분할 수면에 관한 공통적인 언급이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역사소설 ‘바나비 러지’(Barnaby Rudge·1841)에서도 분할 수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또 인류학자들은 산업혁명 이전의 유럽인은 분할 수면을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잠이 드는 것은 취침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에 의해 결정됐다. 역사학자 A. 로저 에키르크의 저서 ‘밤의 문화사’(At day‘s close: night in times past)는 당시 가정에서는 해가 진 뒤 2시간 동안 잠자리에 들고 1~2시간 동안 깬 뒤 이후 새벽까지 두 번째 잠을 자는 방법을 묘사했다. 이 깨어있는 시간 동안에 사람들은 긴장을 풀거나 자신의 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혹은 부부관계를 가졌으며, 일부는 달이나 기름 램프의 빛에 의존해 책을 읽거나 나무를 베고 혹은 바느질하는 등 활동에 참여했다. 에키르크는 첫 번째(first)와 두 번째(second) 수면이라는 말로 언급된 분할 수면이 17세기 후기 동안 사라지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유럽 북부의 상류층을 시작으로 이후 200년간 서구 사회 나머지로 확산한 것으로 여겨진다. 흥미롭게도, 19세기 후기 문학에서 불면증에 대한 언급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기 시작한 기간과 일치한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사람들이 매일 밤 연속된 통합 수면의 밤을 받아들이게 만들어 불필요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수면과 그 문제를 지속해 불안감을 더한다. 2. 오후의 달콤한 낮잠은 몸이 원하는 분할 수면 ‘바이페이직 수면’(biphasic sleep)으로도 불리는 분할 수면은 오늘날 사회에서 남아 있는데 바로 오후에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 곳이다. 우리의 체내 시계는 이른바 ‘점심 후 노곤함’(post-lunch dip)으로 불리는 이른 오후에 주의력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나 분할 수면이 일반적인 것이었음을 암시한다. 1990년대 초, 정신과 전문의 토마스 웨어 박사는 한 달 동안 실험실에서 매일 14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지낸 집단과 8시간 보낸 집단을 비교하는 시험을 시행했다. 참가자들이 수면을 조정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4주차부터 뚜렷하게 2단계 수면 패턴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들은 처음 4시간 동안 수면하고 1~3시간 동안 깨어 있었으며 그다음 4시간 동안 두 번째 수면에 들어갔다. 이 결과는 바이페이직 수면이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자연적인 과정임을 제시한다. 3. 분할 수면은 시간 활용에 유연성을 준다 오늘날 사회는 수면 시간에 있어 종종 유연성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지금도 잠이 들고 깨는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흔히 7~9시간 동안 깨지 않고 지속하는 수면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 최고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일정이 활동 일주기 이른바 체내 시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만큼 겉으로 낮과 밤의 활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분할 수면 일정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잠자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 때나 빠르게 잠들어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 리듬이 낮아지는 시기 동안에 수면에 드는 것이다. 분할 수면 일정의 주된 장점은 직장과 가정에서 시간을 유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일부 사람은 실제로 분할 수면을 채택한다. 이를 통해 주의력을 높이고 기분을 개선하며 기억과 학습에서도 중요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일부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인체의 자연적인 환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분할 수면의 일정은 일부 사람에게 더 자연스러운 신체 리듬이 될 수 있다. 4. 분할 수면은 교대 근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24시간 동안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분할 근무의 일정은 수면과 작업 능력, 안전성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수많은 연구는 하루 동안 총수면 시간이 (약 7~8시간으로) 유지되면, 이를 둘로 나눈 분할 수면이 한 번에 길게 자는 수면보다 작업 능력에 있어 비교할 만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듯이 기상 시간과 작업 시작 시간이 아침의 이른 시간이라면 작업 능력과 안전성은 여전히​​ 손해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분할 수면 일정이 건강에 어떤 혜택을 주고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야간 교대 근무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는 없지만, 분할 근무 일정의 일부 장점은 모든 근로자가 적어도 밤에 잠을 잘 어떤 기회를 얻으며 6~8시간보다 더 오래 주의력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한 번에 오래 수면을 하길 바라지만, 이는 모든 사람의 신체 시계나 작업 일정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수면은 산업 혁명 이전 사람들에게서 나온 분할 수면에서 오늘날 산업 환경에 적응하도록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커버스토리] ‘평양 식당파’ 우래옥·평양면옥·을밀대… ‘의정부파’ 을지·필동면옥

    [커버스토리] ‘평양 식당파’ 우래옥·평양면옥·을밀대… ‘의정부파’ 을지·필동면옥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는 크게 둘로 분류된다. ‘의정부파’와 ‘평양 식당파’다. ● 순수 소고기 육수 고집… 最古 역사 ‘우래옥’ ‘평양 식당파’의 대표는 누가 뭐래도 ‘우래옥’이다. 평양에서 명월관을 운영하던 장원일씨가 1946년 서울 중구 주교동에 차린 식당이다. 서울 냉면집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암소의 엉덩이살과 다리 안쪽 살을 고아낸 진한 육수가 특징이다. 본래 평양냉면은 꿩 육수에 동치미를 섞지만, 우래옥은 순수 소고기 육수를 고집한다. 육향이 너무 강해서 처음 맛보는 사람은 ‘누린내가 난다’고 표현할 정도다. 비싸기는 하지만 입에서 살살 녹는 불고기를 먹고 냉면으로 입가심하면 그만이다. 냉면 1만 2000원, 불고기(150g) 3만원. ● 실향민이 꼽은 고향 맛… 기본기 탄탄 ‘평양면옥’ 1984년 서울 장충동에 자리잡은 ‘평양면옥’은 실향민들이 고향 맛에 가장 가까운 집으로 꼽을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평양에서 ‘대동면옥’을 운영하던 김면섭씨가 6·25전쟁 직후 서울로 왔다. 다른 일을 하다가 1984년 며느리인 변정숙씨와 함께 장사를 시작한 곳이 평양면옥이다. 정갈하고 맑은 육수가 특징이다. 짭조름하면서 구수하다. 면을 한 입 베어 물면 메밀의 향이 그윽해진다. 냉면과 곁들이는 만두도 맛있다. 냉면 1만 1000원, 만두 1만 1000원. ● 살얼음 육수… 함흥냉면 장점 더한 ‘을밀대’ 서울 마포 을밀대는 평양냉면의 진화를 이룬 집이다. 평안도가 고향인 창업주 김인주씨가 1971년 문을 연 곳으로 평양냉면에 함흥냉면의 장점을 살짝 더했다. 일단 면발이 굵고 차지다. 냉면의 냉()이란 뜻에 가장 걸맞게 얼음이 버적버적한 셔벗 형태의 육수를 내어놓는다. 차진 면이 얼음 육수에 풀리면서 쫄깃함이 더해진다. 또 겉은 바삭하고 안이 촉촉한 녹두전은 별미 중의 별미다. 냉면 1만 1000원, 녹두전 8000원. ● 두 딸이 나눠 차린 ‘을지면옥’ ‘필동면옥’ ‘의정부파’로 불리는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은 같은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 후퇴 때 남쪽으로 온 평양 출신 김경필 할머니가 1969년 경기 연천에 평양냉면집을 열었다. 김 할머니의 두 딸이 서울에서 냉면집을 차렸는데 그곳이 바로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이다. 그래서 두 집은 냉면의 면과 육수 등의 특징이 같다. 냉면 위에 투박하게 올라간 고기 고명 위에 고춧가루를 뿌려 주는 것이 특징이다. 고춧가루는 메밀의 냉기를 누그러뜨리고 은근한 매운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또 기름기 적당한 편육은 이 집의 특제 소스와 잘 어울린다. 냉면 1만원, 편육 1만 8000원.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최고 70년 된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老鋪)

    최고 70년 된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老鋪)

    ‘냉면’의 계절이다. 냉면을 여름 음식으로 착각하지만, 그 기원은 북쪽에서 겨울에 동치미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은 것이다. 더위를 식힐 음식으로 주목받으면서 냉면은 ‘슴슴한’(심심하다는 뜻의 북한어) 육수와 거친 메밀 면이 조화를 이룬 ‘평양냉면’이 대세가 됐다. 북한 평양 인근에서 냉면집을 하던 식당 주인들이 해방과 6·25 한국전쟁을 거치며 경기 연천과 서울 등에 자리 잡으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 음식으로 떠올랐다. 을밀대 등 고향의 맛을 못 잊어 실향민들이 주로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노포(老鋪)뿐 아니라 그 나름대로 노하우로 냉면의 진화를 이룬 신흥 강자들이 서로 경쟁한다.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어느 집 냉면이 더 맛있느냐를 설명하느라 치열하다. 평일 점심 때 20~30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더위를 잊게 해줄 시원한 평양냉면의 세계로 빠져보자. 우리 민족이 냉면을 먹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정확히 알 순 없지만 1843년 유만공이 서울 모습을 그린 시집 ‘세시풍속’에 ‘냉면집과 탕반(국밥)집이 길가의 권세를 잡고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또 조선 말기 문신 이유원의 임하필기(1871년)에 ‘순조가 초년(1800년)에 달을 감상하며 냉면을 즐겼다’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냉면은 조선시대에는 최소한 한민족과 함께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의 평양냉면 노포는 크게 둘로 분류된다. ‘의정부파’와 ‘평양 식당파’다. ‘평양 식당파’의 대표는 누가 뭐래도 ‘우래옥’이다. 평양에서 명월관을 운영하던 장원일씨가 1946년 서울 중구 주교동에 차린 식당이다. 서울 냉면집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암소의 엉덩이살과 다리 안쪽 살을 고아낸 진한 고기 육수가 특징이다. 본래 평양냉면은 꿩 육수에 동치미를 섞지만, 우래옥은 순수 소고기 육수를 고집한다. 육향이 너무 강해서 처음 맛보는 사람은 ‘누린내가 난다’는 표현까지 할 정도이다. 하지만, 담백하고 시원한 고깃국물 육수는 수십 년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삶은 계란을 얹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대신 채를 썬 배와 백김치가 맛을 잡아준다. 비싸기는 하지만 입에서 살살 녹는 불고기를 먹고 냉면으로 입가심하면 제격이다. 냉면 1만 2000원, 불고기(150g) 3만원. 1984년 서울 장충동에 자리 잡은 ‘평양면옥’은 실향민들이 고향 맛에 가장 가까운 집으로 꼽을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평양에서 ‘대동면옥’을 운영하던 김면섭씨가 6·25 한국전쟁 직후 서울로 내려왔다. 다른 일을 하다가 1984년 며느리인 변정숙씨와 함께 장사를 시작한 곳이 평양면옥이다. 정갈하고 맑은 육수가 특징이다. 짭조름하면서 구수하다. 면을 한 입 베어 물면 메밀의 향이 그윽해진다. 냉면과 곁들이는 만두도 맛있다. 돼지고기를 비롯해 두부, 콩나물, 파가 넉넉히 들어 있으며 여자 주먹만 한 크기로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냉면 1만 1000원, 만두 1만 1000원. 서울 마포 을밀대는 평양냉면의 진화를 이룬 집이다. 평안도가 고향인 창업주 김인주씨가 1971년 문을 연 곳으로 평양냉면에 함흥냉면의 장점을 살짝 더했다. 일단 면발이 굵고 차지다. 메밀에 녹말 전분을 섞어서 전통 평양식 면발과 차이가 있다. 또 냉면의 냉(冷)이란 뜻에 가장 걸맞게 얼음이 버적버적한 셔벗 형태의 육수를 내어놓는다. 차진 면이 얼음 육수에 풀리면서 쫄깃함이 더하다. 면을 삶아 얼음물로 담그면 쫄깃해지는 식이다. 또 겉은 바삭하고 안이 촉촉한 녹두전은 별미 중 별미다. 냉면 1만 1000원, 녹두전 8000원. ‘의정부파’로 불리는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은 같은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 후퇴 때 남쪽으로 온 평양 출신 김경필 할머니가 1969년 경기 연천에 평양냉면집을 열었다. 김 할머니의 두 딸이 서울에서 냉면집을 차렸는데 그곳이 바로 을지면옥과 필동면옥이다. 그래서 두 집은 냉면의 면과 육수 등의 특징이 같다. 이들의 특징은 고춧가루다. 냉면 위에 투박하게 올라간 고기 고명 위에 파와 고춧가루를 뿌려준다. 이상하게도 심심한 육수와 고춧가루가 잘 어울린다. 고춧가루는 메밀의 냉기를 누그러뜨리고 은근한 매운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두 집 중에서도 을지면옥 손님은 70대 어르신들이다. 을지로 뒷골목의 허름한 건물에 자리한 덕분에 1970년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해서인 듯하다. 고소하면서도 슴슴한 육수가 최고이며 면의 양도 다른 곳보다 많다. 또 기름기 적당한 편육은 이 집의 특제 소스와 잘 어울린다. 냉면은 1만원, 편육은 1만 8000원.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우리는 원래 하루 두 번 잤다…‘분할 수면’의 장점은?

    우리는 원래 하루 두 번 잤다…‘분할 수면’의 장점은?

    많은 사람이 밤에 깨 다시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인다. 이 경우는 체내 시계가 한 번에 길게 수면하는 것보다 두 번에 걸쳐 짧게 나눠 자는 것이 더 잘 맞기 때문일 수 있다고 호주 연구팀은 말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면 전문가인 심리학자 멜린다 잭슨 박사(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와 쇼반 뱅크스 박사(남호주대 수면연구소)는 이런 ‘분할 수면’은 원래 일반적인 것이었으며, 8시간 동안 계속 자는 것은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의학 기록부터 재판 기록까지 역사를 통틀어, 분할 수면에 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런 수면은 오늘날 낮잠 자는 일부 문화에서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수면은 당일 주의력을 높일 수 있으며, 사람들이 일하거나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데 더 유연성 있게 접근하도록 돕는다고 한다. 두 박사는 분할 수면에 관한 역사와 왜 이런 수면이 한 번에 자는 ‘통합 수면’보다 더 좋을 수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불면증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며 나타난 병이다 약 3분의 1의 사람이 밤 동안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운 증상을 갖는 등 수면 문제를 지니고 있다. 밤에 깨는 것은 대부분 환자에게 고통이 되지만, 분할 수면 사이에 발생하는 각성 시간이 일반적이었음을 제시하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의료 기록과 법원 기록은 물론 심지어 아프리카인이나 남미인 부족에서도 역사적으로 분할 수면에 관한 공통적인 언급이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역사소설 ‘바나비 러지’(Barnaby Rudge·1841)에서도 분할 수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또 인류학자들은 산업혁명 이전의 유럽인은 분할 수면을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잠이 드는 것은 취침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에 의해 결정됐다. 역사학자 A. 로저 에키르크의 저서 ‘밤의 문화사’(At day‘s close: night in times past)는 당시 가정에서는 해가 진 뒤 2시간 동안 잠자리에 들고 1~2시간 동안 깬 뒤 이후 새벽까지 두 번째 잠을 자는 방법을 묘사했다. 이 깨어있는 시간 동안에 사람들은 긴장을 풀거나 자신의 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혹은 부부관계를 가졌으며, 일부는 달이나 기름 램프의 빛에 의존해 책을 읽거나 나무를 베고 혹은 바느질하는 등 활동에 참여했다. 에키르크는 첫 번째(first)와 두 번째(second) 수면이라는 말로 언급된 분할 수면이 17세기 후기 동안 사라지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유럽 북부의 상류층을 시작으로 이후 200년간 서구 사회 나머지로 확산한 것으로 여겨진다. 흥미롭게도, 19세기 후기 문학에서 불면증에 대한 언급은 분할 수면이 사라지기 시작한 기간과 일치한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사람들이 매일 밤 연속된 통합 수면의 밤을 받아들이게 만들어 불필요한 압박을 가할 수 있고 수면과 그 문제를 지속해 불안감을 더한다. 2. 오후의 달콤한 낮잠은 몸이 원하는 분할 수면 ‘바이페이직 수면’(biphasic sleep)으로도 불리는 분할 수면은 오늘날 사회에서 남아 있는데 바로 오후에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는 곳이다. 우리의 체내 시계는 이른바 ‘점심 후 노곤함’(post-lunch dip)으로 불리는 이른 오후에 주의력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나 분할 수면이 일반적인 것이었음을 암시한다. 1990년대 초, 정신과 전문의 토마스 웨어 박사는 한 달 동안 실험실에서 매일 14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지낸 집단과 8시간 보낸 집단을 비교하는 시험을 시행했다. 참가자들이 수면을 조정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4주차부터 뚜렷하게 2단계 수면 패턴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들은 처음 4시간 동안 수면하고 1~3시간 동안 깨어 있었으며 그다음 4시간 동안 두 번째 수면에 들어갔다. 이 결과는 바이페이직 수면이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자연적인 과정임을 제시한다. 3. 분할 수면은 시간 활용에 유연성을 준다 오늘날 사회는 수면 시간에 있어 종종 유연성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지금도 잠이 들고 깨는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흔히 7~9시간 동안 깨지 않고 지속하는 수면은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하는데 최고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일정이 활동 일주기 이른바 체내 시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만큼 겉으로 낮과 밤의 활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분할 수면 일정을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잠자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 때나 빠르게 잠들어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 리듬이 낮아지는 시기 동안에 수면에 드는 것이다. 분할 수면 일정의 주된 장점은 직장과 가정에서 시간을 유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일부 사람은 실제로 분할 수면을 채택한다. 이를 통해 주의력을 높이고 기분을 개선하며 기억과 학습에서도 중요한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일부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인체의 자연적인 환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분할 수면의 일정은 일부 사람에게 더 자연스러운 신체 리듬이 될 수 있다. 4. 분할 수면은 교대 근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24시간 동안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분할 근무의 일정은 수면과 작업 능력, 안전성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수많은 연구는 하루 동안 총수면 시간이 (약 7~8시간으로) 유지되면, 이를 둘로 나눈 분할 수면이 한 번에 길게 자는 수면보다 작업 능력에 있어 비교할 만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듯이 기상 시간과 작업 시작 시간이 아침의 이른 시간이라면 작업 능력과 안전성은 여전히​​ 손해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분할 수면 일정이 건강에 어떤 혜택을 주고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야간 교대 근무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는 없지만, 분할 근무 일정의 일부 장점은 모든 근로자가 적어도 밤에 잠을 잘 어떤 기회를 얻으며 6~8시간보다 더 오래 주의력을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한 번에 오래 수면을 하길 바라지만, 이는 모든 사람의 신체 시계나 작업 일정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수면은 산업 혁명 이전 사람들에게서 나온 분할 수면에서 오늘날 산업 환경에 적응하도록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른 돌’ KCRP, 종교 화합 넘어 삶의 현장으로

    ‘서른 돌’ KCRP, 종교 화합 넘어 삶의 현장으로

    국내 7대 종교 최대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30주년을 맞아 크게 바뀔 전망이다. 그동안 종교 간 화합과 상생에 머물렀던 데서 벗어나 우리 사회 현안 중심의 어젠다 발굴과 실천운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KCRP 대표회장인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창립 30주년을 맞아 KCRP가 한국 사회와 종교계의 상황을 반추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새 역할 모델을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CRP는 1986년 6월 서울에서 제3차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가 열리던 기간 중 창립된 종교 간 대화 협력 기구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개 종교가 가입해 있으며 이웃 종교의 화합과 공존을 위한 선도적 역할로 주목받아 왔다. 특히 2000년부터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북한 종교인들과 교류해 왔으며 지난해 11월 금강산에서 북한 종교인들과 ‘평화대회’를 열었다. 최근 단원고 ‘기억교실’(존치교실) 이전 문제 중재와 세월호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CRP는 30주년 기념행사를 요란하게 펼치지 않을 방침이다. 우선 오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기념식 및 이웃 종교 화합 대회 개막식을 한다. 이어서 7∼8월 중 각 종단 시설에서 이웃 종교를 체험하는 ‘이웃 종교 스테이’를 진행한다. 2박 3일간 각 종단의 성지, 종교시설에서 이웃 종교를 경험하며 공감대와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해마다 마련해 온 행사다. 이에 비해 김 대표회장이 “한국 사회 저변에 갈등의 씨앗이 상존한다”며 밝힌 KCRP의 활동 전망은 종전과 사뭇 다르다. “한국 사회는 근대화 이후 갈등이 있어 왔고 특히 6·25전쟁을 통해 갈등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했는데도 여전히 갈등의 씨앗을 품은 상태여서 종교가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KCRP 활동에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종교적 고집과 자기완결성 탓에 타 종교를 폄하하거나 배척하는 일 없이 함께 공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중 전국의 종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 ‘전국종교인화합마당’을 열 계획이다. 종교 간 대화, 화합 차원과 달리 통일, 환경, 자살, 저출산, 소수자 인권 등 우리 사회의 새 어젠다 발굴 차원에서 처음 마련했다. 이슬람교의 가입 문제도 집중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김광준 사무총장은 “극단주의자의 테러 등으로 우리 사회에 이슬람교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많다”며 “이를 불식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며 한국이슬람중앙회와 KCRP 가입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행사들을 토대로 내년 9월 중 ‘세계 종교에게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대규모 워크숍을 연다. 전 세계 정상급 종교 지도자와 종교 관계자 400여명이 서울에 모여 세계의 당면 문제를 놓고 해답과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회장은 “그동안 KCRP는 종교의 상호 질시와 상호 견제라는 문제 해결에 매달린 측면이 강하다”면서 “그러나 생활 현장에서의 화합운동이 중차대해지는 만큼 그동안 치중했던 종교 상층부 중심의 화합과 친선을 하층 종교인과 사회 구성원 전체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인터넷 너무 안 해도 자살 위험 높다?

    인터넷을 지나치게 많이 해 중독 상태에 빠졌거나,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 모두 인터넷을 적당히 하는 청소년보다 자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시간은 적을수록 좋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인터넷을 너무 안 해도 자살위험이 높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소희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2008~2010년 한국청소년건강온라인행태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22만1천265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정도에 따른 자살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정신건강의학 학술지 ‘세이지’(SAG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인터넷 중독은 가정, 직장, 학교 등 일상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로 지나치게 인터넷 이용에 집착해 행동과 심리적인 면에서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개발한 인터넷 중독 평가 기준인 KS척도를 토대로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 정도를 구분했다. 총 80점, 20문항으로 구성된 KS척도에서 인터넷 중독 위험이 없는 일반 청소년(47점 이하)은 인터넷을 하지 않는 경우보다 자살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전혀 안 하는 청소년의 자살충동과 자살시도는 일반 청소년보다 각각 1.1배, 1.33배 높았다. 여기에는 인터넷 이용을 금지하는 강압이나 이로 인해 생긴 사회적 고립 등이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연구팀의 추정이다. 이와는 반대로 인터넷 중독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의 자살위험은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S척도 점수가 48~52점으로 인터넷 중독 가능성을 보인 청소년들은 일반 사용자보다 자살충동을 1.49배 더 느꼈고 자살시도를 1.2배 더 한 것으로 분석됐다. KS척도 점수가 53점 이상으로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들은 일반 사용자보다 자살충동이 1.94배, 자살시도가 1.91배 더 증가했다. 박소희 교수는 “예상대로 인터넷 사용이 중독수준에 접어들면 자살위험이 높아진다”며 “반면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자살위험이 커진다는 점은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인터넷을 안 하는 청소년의 자살위험이 큰 이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만 놓고 인터넷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적정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휴식시간을 갖게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사패산 강간·살인 피의자 얼굴 공개 안한다…수락산 사건과 다른 이유는?

    사패산 강간·살인 피의자 얼굴 공개 안한다…수락산 사건과 다른 이유는?

    경찰이 사패산에서 여성 등산객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정모(45)씨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14일 오후 4시부터 김성권 의정부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비공개 결정에는 범죄 수법이 신상을 공개해야 할 만큼 잔혹하지 않고,강력 전과가 없는 점 등이 고려됐다. 또,정씨의 정신 감정 결과 이상이 없는 점도 감안됐다. 김성권 서장은 ”수락산 살인범의 경우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복역 직후 또 살인을 저질렀으며 음주습벽,충동적 행동,환시 환청 등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 공익을 위해 신상을 공개했으나 사패산 사건의 피의자는 이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날 위원회에는 여성 변호사,정신과 전문의,의정부경찰서 형사과장,사건담당 팀장,청문감사관 등이 참가했다. 위원회는 범죄의 잔혹성,증거의 명백성,재범의 가능성,미성년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살 충동 소년 다독인 경찰관…“같이 타코 먹자”

    자살 충동 소년 다독인 경찰관…“같이 타코 먹자”

    "배고프니? 타코 먹으러 갈까?" 밥을 먹으러 가자는 따뜻한 한마디가 소중한 목숨을 살렸다. 멕시코 경찰이 자살을 결심하고 다리에서 뛰어내리려 했던 17살 소년을 타코(멕시코 전통 요리)로 설득했다.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살소동이 벌어진 곳은 멕시코시티 북부의 한 다리. 경찰은 소년이 다리에서 뛰어내리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다리 난간에선 30대 남자가 10대 소년을 붙잡고 있었다. 소년은 다리에서 뛰어내리려고 하고, 30대 남자는 "절대 뛰어내리면 안 된다"면서 그런 소년을 뒤에서 꽉 붙잡고 있었다. 소년은 약간 술을 마신 듯했다. 경찰이 접근하려 하자 소년은 당장 뛰어내리겠다며 더욱 난리를 쳤다. 다급한 상황이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 2명은 침착하게 설득전을 시작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의미 없는 일이야", "다리에서 내려와 얘기해 보자" 경찰의 설득이 이어졌지만 소년은 고집을 꺾지 않으려 했다. 경찰도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긴 설득에 청년은 하나둘 사연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소년은 지방 게레로주 출신이었다. 무슨 사연인지 혼자 멕시코시티에 온 소년은 극심한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소년은 "멕시코시티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얘기를 들어줄 사람도 없다"며 외로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소년은 "배가 고픈데 먹을 것을 주는 사람도 없다"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서러워하는 소년에게 경찰은 대뜸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경찰관들은 "배고프구나, 같이 타코 먹으러 가자"고 말했다. 이 한마디가 소년의 마음에 감동으로 전해졌다. 자살소동을 벌이던 소년은 투신을 포기하고 난간 밖에서 올라왔다. 경찰관들은 약속대로 소년을 데리고 타코를 먹으러 갔다. 현지 언론은 "타코를 먹은 뒤 경찰관들이 소년을 심리치료센터로 데려갔다"면서 "경찰과 타코가 귀한 목숨을 살렸다"고 보도했다. 소년이 혼자 멕시코시티에 살게 된 사연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반과르디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만찬 대신 음악회… 오너家보다 수상자·삼성의 축제로

    만찬 대신 음악회… 오너家보다 수상자·삼성의 축제로

    격식 파괴·실용주의 노선 본격화 황총리 축사… 550여명 참석 삼성 장학생 150여명도 초대 지난해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 번째로 주관하는 호암상 시상식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0년 제정, 올해가 26회째다. 올해부터는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찬을 갖던 관례를 깨고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시상식 후 음악회가 열려, 이 부회장의 ‘격식 파괴 실용주의 노선’이 본격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별도 통로를 통해 입장했지만 올해는 시상식 20여분 전 로비로 입장해 내빈들을 맞았다. 그는 웰컴드링크가 준비된 시상식 바깥 홀에서 황교안 총리,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과 담소를 나눴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다른 오너 일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상식엔 불참하고 식후 행사에만 참석했다. 축사를 한 황 총리와 스벤 리딘(스웨덴 왕립과학학술원 회원) 스웨덴 룬드대 교수를 비롯해 오세정 국회의원,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정명화 첼리스트, 아론 치에하노베르 노벨상 수상자 등 550여명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5개 분야 중 과학상 수상자인 김명식(54)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교수의 아버지 자격으로 초청받은 김선홍(84) 전 기아그룹 회장이 “아버지 아들로 태어나 자랑스럽다”는 김 교수의 수상소감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식후 음악회는 그 자체로 주목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실내악 그룹인 앙상블 오프스, 안숙선 명창 등 연주자 면면뿐 아니라 처음으로 만찬을 대체한 식후 행사란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호암재단 측은 “수상자보다 삼성 오너가나 정·관계 인사가 더 주목받았던 만찬 대신 수상자들이 삼성 직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음악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후원하는 교육장학사업인 ‘삼성 드림클래스’ 소속 중학생 150여명과 삼성 임직원 등 총 900여명을 음악회에 초청하거나 이 부회장 외 일가가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생각나눔] 19일 경품 상한제 폐지 앞두고 유통업계 들썩

    [생각나눔] 19일 경품 상한제 폐지 앞두고 유통업계 들썩

    ●올 여름 스포츠마케팅 적기 ‘1원어치 사면 황소 한 마리.’ 1936년 화신연쇄점이 신문에 낸 경품행사 광고다. 당시 소값은 30원으로 면사무소 서기 월급과 비슷한 고가였다. 이미 80년 전부터 고객을 이끌어 구매를 유인하는 ‘경품의 힘’을 유통업계가 활용한 사례다. 그런데 1982년 이후 지금까지 이 같은 고가의 소비자 추첨 경품을 제공하려면 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경품고시)에 위배되지 않는지 자체 점검을 거쳐야 했다.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 추첨을 통해 줄 수 있는 경품의 한도가 2000만원 이하 또는 경품 행사용 상품 예상 매출액의 3% 이하로 묶여 있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를 거쳐 이 같은 규제를 오는 19일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 진작을 위해서다. 백화점 업계는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2011년 이후 횡보 중인 매출을 높일 동력으로 경품행사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31일 “방문객이 아닌 구매고객 대상으로 추첨 범위를 줄여 경품 행사를 하면 경품을 받을 확률이 높아져 구매 참여가 유도된다”고 기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소비자 추첨 경품 행사를)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 측은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등 경품 행사에 비판이 많기 때문에 과거보다 경품 행사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구매액에 따른 상품권·선물 증정 행사 등이 여전히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유커 초점 맞춘 마케팅 유효 백화점 빅3의 엇갈린 기류에도 불구하고 전례에 비춰 봤을 때 올여름 백화점 간 고가 경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 구매와 무관하게 방문객 전부가 응모할 수 있는 경품(공개 현상경품) 규제를 1997년 풀었더니 이듬해 백화점들이 아파트 경품을 선보이는 등 즉시 호응한 바 있다. 리우올림픽이 열리는 올해는 스포츠마케팅과 경품 행사를 동반 진행하기 좋은 적기이기도 하다. 앞서 롯데는 2002년 월드컵 때 ‘월드컵 16강 진출 시 총 10억원 경품’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금메달 8개 획득 시 총 5억원 경품’을 내걸었다. 장기 불황 속에서도 고객을 유인할 첨단 제품 출시가 끊이지 않는 최근의 상황도 ‘경품 경제’의 부흥을 예고한다. 신세계는 정보기술(IT) 붐이 일던 2000년 당시 최고급 사양 PC ‘펜티엄Ⅲ’를, 웰빙 바람이 분 2003년엔 종합건강검진권 경품 행사를 벌였다. 다만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은 고가 경품 경쟁을 자제시키는 요인이다. 공정위는 “과거와 다르게 최근에는 인터넷과 모바일로 실시간 상품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과도한 소비자 경품 때문에 충동 구매를 하는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방문객 중심 경품 행사에 익숙해진 소비자 트렌드, 한국인보다 유커들에게 초점을 맞춘 유통업계의 경품 마케팅 전략 때문에 고가 경품 경쟁이 예전만큼 치열해지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신분열증 환자는 잠재적 범죄자?

    정신분열증 환자는 잠재적 범죄자?

    “요즘 병원을 찾는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들이 너무 불안해해요. ‘나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의 범인처럼 아무한테나 갑자기 폭력을 휘두르게 되는 건 아닌가요’라고 묻기도 합니다.”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이후 싸늘해진 시선에 더 위축된 환자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29일 말했다. 경찰이 이 사건을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결론 내린 이후 ‘조현병 환자가 언제 어디서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됐으며, 10만여명의 조현병 환자들은 순식간에 잠재적 범죄자가 됐다. ●살인 등 강력범 중 정신질환자 2.6% 하지만 조현병 환자와 항상 마주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정신질환자의 공격성과 잠재적 범죄 성향이 일반 인구보다 절대 높지 않다고 말한다. 실제로 2014년 경찰통계연보를 보면 총범죄자 171만 2435명 가운데 정신질환 범죄자는 6265명으로 0.4% 정도에 불과하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2만 5065명 중 정신질환자는 654명(2.6%), 폭력 범죄를 저지른 35만 8275명 가운데 정신질환자는 1982명(0.6%)이다. 전체 범죄자 중 정신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째 0.3~0.4%로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대검찰청의 2011년 범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비질환자 범죄율의 10%에도 못 미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증상 조절이 안 되면 충동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지만, 약을 잘 복용하고 증상이 안정되면 일반 사람들과 생활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월 배포한 ‘정신질환의 오해와 진실’이란 자료에서 “정신질환은 일시적으로 조절되지 않은 충동성 때문에 자·타해 위험성을 보일 경우가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마저도 타해 위험성은 자해 위험성의 100분의1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격성과 잠재적 범죄 성향이 ‘일반적인 증상’인 정신질환은 흔히 ‘사이코패스’로 불리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뿐이다. 조현병은 도파민과 세로토닌이란 물질의 신경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으로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공격성’이 아니라 환각과 망상이다. 조현병 환자는 흔히 환각을 경험하는데, 누군가 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보이기도 한다. 환청의 내용은 주로 환자에게 무언가 지시하거나 비판·간섭하고,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소리다. 어떤 환자들은 이런 환청과 대화하기도 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도 한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과 연관지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망상, 나를 감시하고 있다거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피해망상과 과대망상, 내가 구세주이거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는 종교망상도 나타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보통 조현병 환자들은 공격성을 보이기보다 위축돼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거나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제입원은 유례없는 후진적인 제도” 조현병 환자의 궁극적인 치료 목적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즉 한 인간으로서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가족,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재활을 통해 홀로 서는 법을 익혀야 병이 재발하지 않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황재욱 순천향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사회적 낙인을 찍으면 적극적으로 진단받기를 꺼려 치료하기가 더 어렵다”며 “행정 입원, 응급 입원으로 무조건 가두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26일 당정협의에서 조현병 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렇게 강제 입원하면 결국 장기 입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권침해 소지를 막고자 강제 입원 절차를 까다롭게 한 ‘정신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의학적 판단에 따라 꼭 입원해야 하는 환자는 본인의 동의 없이 입원시키되 굳이 ‘입원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입원하는 일은 막자는 게 이 법의 개정 취지다. 정부가 개정한 이 법은 불과 열흘 전인 지난 19일 국회가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당시 복지부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강제입원 제도는 의료적 판단만으로 인신을 구속하는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후진적인 제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많은 정신질환자를 본인의 동의 없이 사실상 ‘감금’하고 있으며, 2013년 말 기준 강제입원자는 전체 정신질환 입원자 8만 462명의 73.1%에 이른다. ●저소득층 약제비 지원 하루 2770원뿐 장애인 단체들은 환자를 낙인찍고 손쉽게 격리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이들이 잘 치료받고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만성 정신질환자가 회복 후 병원에서 나와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사회복귀시설’은 전국에 317곳뿐이며, 이마저 52.1%는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정신요양시설은 지난해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전환됐지만, 사회복귀시설은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고 있어 열악하다. 의료급여를 받는 저소득층 정신질환자가 하루에 진료비·약제비로 쓸 수 있는 정부 지원금은 각 2770원이다. 예산 문제로 지난 8년간 단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포토] 서울국제걷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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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국제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중구 장충동 동국대에서 출발하고 있다. 2016. 5. 29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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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국제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중구 장충동 동국대 만해광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2016. 5. 29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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