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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깨진 창문, 커튼 밧줄’ 필사의 대피 흔적…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 화재

    [포토] ‘깨진 창문, 커튼 밧줄’ 필사의 대피 흔적…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 화재

    26일 오전 건물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한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 객실 창문이 깨져 있다. 화재는 이날 오전 4시 51분께 호텔 지하 1층에서 시작됐으며 투숙객과 직원 600여 명이 대피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피해자들은 단순 연기 흡입으로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뉴스1
  • [씨줄날줄] 명절 스트레스/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명절 스트레스/오일만 논설위원

    명절 때만 되면 가족 폭력이 도마에 오른다. 쌓였던 앙금이 사소한 말실수나 잔소리가 도화선이 돼 때론 가족 폭력으로 증폭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가족 간 웃음꽃이 피어야 할 명절 연휴가 악몽의 시간이 된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통계를 봐도 확연하다. 매년 명절 연휴 발생하는 가족 간 폭력 범죄는 2014년 7700여건 수준에서 지난해 1만 5000여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명절 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 접수 건수도 하루 평균 1000건 정도로 평상시의 680여건에 비해 40% 이상 많다는 것이 경찰 측 통계다. 가족 문제라는 이유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실제 피해자는 더욱 많을 것이다. 가정폭력의 대부분은 돈 문제와 취직, 결혼 등 사소한 잔소리로 시작된다. 서로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거나 명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쌓인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폭발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명절 증후군’이다. 술이 폭력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술을 마시면 때때로 이성이 마비돼 공격적 행동이 표출될 수 있다. 의학적으로 보면 술은 뇌에서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마비시킨다. 평소 잘 억제되고 조절되던 여러 욕구가 마구 분출되는 이유다. 가족 간에도 감정보다는 사실 위주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가정폭력이 이혼 신청까지 번지는 사례도 많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끝난 뒤 이혼신청 건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높은 것도 이런 이유다. 연장 선상에서 명절 연휴 때 유독 심장마비 환자가 많다는 통계도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이 최근 지난 5년(2012∼2016년)간 심정지가 발생한 9만 5066명을 분석한 결과다. 총 43일의 설·추석 연휴에 2587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다. 명절 연휴에 하루평균 60.2명이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이는 평일(1243일), 주말(491일), 공휴일(50일)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명절에 심정지 환자 발생이 많은 주된 이유로 △명절 스트레스 증가 △과도한 알코올 섭취 △긴 연휴로 인한 병원 접근성의 감소 등을 꼽는다. 미국도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심정지 사망률이 높다고 하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한 모양이다.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나쁘게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설 명절에도 기본적인 생활 리듬을 지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자년 설 연휴가 시작된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서로가 열린 마음으로 배려하는, 재충전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oilman@seoul.co.kr
  • 먹 번진 듯 詩 읊조린 듯… 자연의 끝자락 한 컷

    먹 번진 듯 詩 읊조린 듯… 자연의 끝자락 한 컷

    먹이 번진 듯 흐릿한 외곽, 꿈인 듯 아스라한 자태. 분명 이 땅에 존재하는 풍광을 찍은 사진인데도 마치 상상 속 그림을 대하는 느낌이다. 흑백으로 인화된 사진들은 수묵화라고 해도 깜빡 믿을 정도다. 디지털 프린트의 선명함과 매끈함 대신 입체적인 질감이 도드라지다 보니 손을 뻗어 만져 보고 싶은 충동마저 인다. 한지에 사진을 인화하는 아날로그 프린트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재미 사진작가 이정진(59)의 개인전 ‘보이스’(VOICE)가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018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순회 회고전 ‘에코-바람으로부터’를 연 지 2년 만이다. 미국 중남부 사막과 캐나다의 광활한 대자연에서 촬영한 신작 ‘보이스’ 시리즈와 2016년 작업한 ‘오프닝’ 시리즈 가운데 25점이 나왔다.●경이로운 풍광보다 나의 존재감 느낄 수 있는 장소에 끌려 이번 전시에선 감광유제를 바른 한지에 인화하는 기존 아날로그 작업과 더불어 최근 변화를 시도한 디지털 작업을 동시에 선보인다. 한지에 인화한 뒤 이를 스캔해 디지털로 다시 출력하는 방식이다. ‘오프닝’은 아날로그 프린트, ‘보이스’는 디지털 프린트인데 질감 차이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는 “한지에 작업하는 작가로 불렸지만 필요에 따라 선택한 것일 뿐 그 방식을 고집한 것은 아니다. 아날로그 작업을 충분히 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정진의 작품은 고요하면서도, 격정적이다.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그 풍경 안의 공기와 바람, 햇빛이 몸으로 느껴지는 기이한 경험을 한다. 그의 사진 작업을 두고 ‘명상적’이라고 평하는 까닭도 그 때문이리라. 신작 제목 ‘보이스’는 “자연에 투영된 작가 내면의 목소리이자 자연이 작가에게 던져 주는 메아리”를 뜻한다. 대자연을 피사체로 삼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광에는 애초 관심이 없었다. 작가는 “자연과 대면했을 때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에 끌렸다”면서 “그러다 보니 자연의 끝자락 같은 사막에서 주로 촬영하게 됐다”고 말했다.●일부 통해 전체 통찰하게 하는 ‘열림’ 의미 담아 세로 프레임 ‘오프닝’ 시리즈는 일반적인 파노라마 풍경 사진과 달리 세로형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자연의 일부분을 통해 전체를 통찰하게 하는 ‘열림’의 의미에서 위아래로 긴 프레임을 선택했다”고 한다. “내 작업을 문학에 비유하자면 시에 가깝다”는 작가는 찰나의 직감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답사를 아무리 많이 다녀도 대상이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 들기 전에는 결코 카메라를 들지 않는다. 대신 찍어야겠다는 직감이 들면 머뭇거리지 않고 신속하게 촬영을 끝낸다. “한 번에 열 컷 이상 찍지 않는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니 현장에서 어떻게 찍혔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별로 궁금하지 않다. 자연과 내가 교감을 이룬 상태에서 촬영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고, 결과물이 어떨지는 그다음의 일이다.” ●서울 삼청로 PKM갤러리에서 3월 5일까지 전시 홍익대에서 공예를 전공한 이정진은 잡지 ‘뿌리깊은 나무’에서 사진기자를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1990년대 초기 현대 사진 거장인 로버트 프랭크의 제자이자 조수로 활동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휘트니미술관, 워싱턴 내셔널갤러리, 호주 국립미술관, 프랑스 파리 국립현대미술기금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3월 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美법무장관 ‘트럼프 사진 쏜’ 테러리스트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

    美법무장관 ‘트럼프 사진 쏜’ 테러리스트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

    바 장관 직접 나서… ‘백도어’ 의무화 전초전?미국 법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지난달 발생한 총기난사를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총격범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돕지 않는 애플을 비난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애플에 당시 사용한 아이폰 2대(아이폰 5, 아아폰 7)의 잠금을 해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검찰총장을 겸한 미국 법무장관의 이같은 요청은 향후 애플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과 정부 간에 ‘백도어’(인증 절차 없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상 허점) 의무 설치를 두고 충돌을 예고한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가 이날 분석했다. 지난달 6일 미국에서 훈련을 받던 무함메드 알샴라니(21)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소위가 해군 기지에서 15분간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사망했다. 알샴라니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그는 사건 약 2시간 전에 반미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또 그는 범행 수주 전에 소셜미디어에 무슬림을 향한 미국의 행위를 비난했다. 이외 2001년 9·11 테러를 기념하는 공격을 경고하면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또다른 테러 예고… FBI, 애플에 잠금해제 공식 서한알샴라니가 미국에서 공모자가 있었다거나 다른 테러리스트에 의해 범행을 충동질 받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FBI 데이비드 보우디치 부국장이 말했다. FBI는 그동안 알샴라니 친구와 급우 및 관계자 등 500여명을 대면 조사했고, 디지털정보 48테라바이트 이상을 분석했다. 바 장관은 그러면서 “이 상황은 수사관들이 법원 영장을 받으면 디지털 증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완벽하게 설명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애플과 다른 IT 기업들에 우리가 미국인의 생명을 더 잘 지키고 미래의 공격을 방지할 해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총격범이 사망하기 직전 누구와 무엇을 소통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총격범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들이 나오면서 미국 당국은 사우디 교육생 21명을 즉시 추방해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조사결과 학생들이 공격 계획을 도왔다는 증거는 없지만, 대다수는 지하디스트(이슬람을 지키기 위한 전사)와 반미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다. 아무도 연방법 위반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바 장관은 “우리는 (애플에) 총격범의 아이폰을 잠금을 해제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며 “지금까지 애플은 어떤 실질적인 도움도 우리에게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주 애플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애플이나 다른 기업들이 FBI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지만, 공식적 서한을 이용한 요청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애플은 이날 오후 낸 성명에서 “항상 수사를 돕기 위해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바 장관의 발언을 부인했다. 애플 대변인은 “(플로리다 해군)공격 이후 많은 요청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시의적절했고, 철저했으며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애플, 한달 지나도 아이폰 접근 여부 답하지 않아관리들은 수사관들이 난사 사건이 발생한 당일 법원 영장을 확보했지만, 애플과 접촉하는 데는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한 법무부 관리는 휴대폰 잠금 해제 여부에 대해 애플이 아직도 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과 FBI 고위 관리는 이날 아침 의회 전화 브리핑에서 문제가 되는 아이폰의 잠금을 해결하는 데 애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잠금을 해제할 방안을 만들지 않은 애플을 비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문제에 정통한 의회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은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FBI와 충돌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14명을 희생한 캘리포니아주 샌버다니노 총기 난사 범인의 아이폰에 접근하도록 해달라며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애플 “한 대 뚫리면 모든 제품 뚫려”FBI나 각국 정부의 정보·수사 기관들은 테러리즘 같은 범죄에 대처하고자 사적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보안 기술이 범죄자들에게 도피처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애플은 기기 한 대의 보안을 뚫리면 애플의 모든 제품의 보안이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사기관을 위해 예외적으로 만든 백도어가 해커나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는 테러리스트부터 어린이 유괴범까지 다양한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수사관들이 암호화된 통신에 접근하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점점 더 부각하고 있다. 반면 애플과 IT 기업들은 가능한 범위에서 당국을 돕지만 암호화된 제품에 취약성을 만드는 것은 인터넷 보안을 위험하게 하면서 이용자들이 사이버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게 하는 것이라고 맞선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최저 시급 1달러 인상하면 자살률 최대 6% 감소” (美 연구)

    “최저 시급 1달러 인상하면 자살률 최대 6% 감소” (美 연구)

    미국인의 사망원인 7번째를 기록할 만큼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잡은 자살률을 낮추는 방법이 최저임금 인상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은 연방 최저임금을 하한선으로 두고 주별로 각기 다른 최저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기준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13일 기준, 한화 약 8380원) 수준이다. 에모리대학 연구진이 1990~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 중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18~64세 성인 39만 9206명과 최종학력이 대학교 졸업인 14만 176명을 대상으로 자살률과 최저시급 및 실업률 사이의 연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인 성인 그룹의 최저시급이 1달러(약 1156원) 오를 때마다, 자살률이 3.5%에서 최대 6%까지 줄어든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실업률이 높은 기간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현재의 연방 최저임금이 규정된 2009년을 기점으로 최저시급과 자살률 사이의 연관성이 강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고졸 학력의 노동자들이 최저시급 1달러 인상의 혜택을 입을 경우, 해당기간 동안 1만 3800명, 2달러(약 2312원)가 인상될 경우 2만 5900명의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 대상으로 삼은 전체 기간으로 확대해서 분석할 경우, 최저시급이 1달러 오르면 2만 27550명, 2달러 오르면 5만 7350명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할 수 있었다. 다만 대졸자 이상에게서는 최저시급과 자살률 사이의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존 코프먼 에모리대학 교수는 “최저임금법은 잠재적으로 부와 건강 사이의 관계에 기여하며, 저임금 노동자 및 우울증과 자살의 위험이 높은 부양가족의 웰빙과도 직결된다”면서 “개개인에게 우울증이나 자살의 충동과 싸우라고 하는 것보다는 (정책 변화 등) 위로부터의 변화가 이들의 정신건강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알렉스 거트너 교수는 “최저임금법은 경기침체 기간에도 수입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이는 노동자들이 실업 상태의 친구나 부양가족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국제학술지 ‘역학과 공동체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는 시간당 7.25달러인 최저임금을 2009년 이후 변동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주의 경우 최저임금이 15달러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내 최저임금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지난 2일 미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새해 들어 680만 명의 노동자들이 82억 달러(9조 5000억 원)를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갈라파고스 황소거북 種 보존 기여 디에고 “80년 만에 개선해요”

    갈라파고스 황소거북 種 보존 기여 디에고 “80년 만에 개선해요”

     갈라파고스 제도 황소거북 ‘디에고’입니다. 올해 백 살이 돼서 고향인 에스파뇰라 섬의 야생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사실 저도 잘 모르는데, 80년 만의 개선이라고 해요.  이래 봬도 전, 멸종 위기에 처한 종족의 보존을 위해 열세 마리의 수컷들과 함께 뽑혀 산타 크루즈 섬으로 옮겨져 지낸 대단한 수컷이랍니다. 이곳은 일종의 번식 실험장이었지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 성적 충동은 좀 센 편이랍니다. 자식들이 수백 마리인데 어떤 분들은 800마리쯤 된다고 하더군요.  대단히 성공적인 종족 보존 노력이었던 셈입니다. 이렇게 해서 1800마리가 산타 크루즈 섬에서 에스파뇰라 섬으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자연 상태로 번식한 200마리와 합쳐져 이제 에스파뇰라 섬에는 2000마리가 살게 됐습니다. 저도 이제 3월에 고향 섬에 돌아가게 된다고 갈라파고스 국립공원공단(PNG)이 10일 밝혔다고 영국 BBC가 11일 전했어요. ‘임무 다했으니 이제 고향 가서 여생을 편히 마치라’는 배려인 셈이지요. 고마운 일이지요.  공원 레인저들은 적어도 이 중 40%는 제 핏줄이라고 얘기들 한답니다. 호르헤 카리온 공단 국장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자손들이 에스파뇰라 섬에 돌아오게 하는 데 기여한 바가 많다. 자신이 태어난 야생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공단에서는 제가 80년 전에 에스파뇰라 섬을 떠난 것으로 믿고 있어요. 50년 전에 에스파뇰라 섬에 사는 제 종족은 두 마리 수컷과 열두 마리 암컷 뿐이었지요. 전 육십 년 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있다가 산타 크루즈 섬으로 옮겨졌고요. 현재는 갈라파고스 제도 중에서도 가장 오래 된 지역으로 여겨지는 에스파뇰 섬으로 개선하기 전에 검역 관리를 받고 있답니다. 남미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906㎞ 떨어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독특한 식생과 야생동물들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공인됐지요. 이구아나, 거북이처럼 갈라파고스 제도에만 서식하는 종 때문에 찰스 다윈 님의 ‘종의 기원’ 집필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고요. 전 세계 관광객들이 종의 다양상을 구경하러 몰려들지요.  저희 갈라파고스 황소거북과 사촌이 있는데요, 인도양 세이셸 제도에 사는 알다브라 황소거북이랍니다. 여러분이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황소거북은 대부분 저희 사촌들이고요. 딱지 크기가 1.2m여서 뭍에 사는 거북 가운데 가장 크답니다. 가장 오랜 사육된 저희 종으로는 152년이 기록으로 남아 있답니다. 다윈 님이 진화론의 근거로 삼은 것이 섬에 사는 저희 황소거북의 딱지 모양이 제각기 다른 것이었답니다. 갈라파고스란 이름도 스페인어 ‘안장’에서 유래했는데 딱지 모양이 그걸 연상시켜서 였다고 하지요.  저희가 멸종 위기로 치달았던 이유는 유전에서 원유를 채굴하던 선단들이 식용으로 무분별하게 포획한 결과였답니다. 그런데 제게 앞으로 주어진 시간은 대략 40년 안팎일 것 같은데 지구 반대편, 한국인 여러분을 제가 뵐 날이 올까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후끈한 열기 속 신년맞이 현장방문 나서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후끈한 열기 속 신년맞이 현장방문 나서

    서울 중구가 2020년 구정목표를 생활구정으로 표방하고 구민 생활 변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1일 구에 따르면 서양호 중구청장을 포함해 국장, 과·동장, 시설관계자는 주민들과 함께 공공건축물 공사현장, 전략사업·공공서비스 시설, 주민들의 삶을 직접 대할 수 있는 현장을 찾아 생활구정 실현에 나섰다.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직접 듣고 눈으로 보면서 구민 생활과 밀접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지난 7일 청구동 예술인 주택을 시작으로 이달말까지 총 30여곳의 현장방문이 이어진다. 특히 서 구청장은 청구어린이공원 화장실, 청구역 1번출구 화장실, 신당마을마당 등 지역주민들이 직접 피부로 빠르게 느낄 수 있는 시설들을 꼼꼼히 살피며 관심을 보였다. 그는 “구청장 취임 후 1년 7개월을 걸어 출근하며 만난 주민들의 요구사항 대부분이 청소, 주차, 공원관리 등 일상생활 관련이었다”고 강조하며 생활구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구가 공들여 씨앗을 내린 교육과 돌봄이 뿌리내리게 될 현장도 빼놓지 않았다. 중구모든아이 약수센터와 약수동작은도서관 조성이 한창인 청소년수련관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신당동 복합청사가 완공되면 이전할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의 운영현황도 면밀히 살폈다. 오는 3월말 완공예정인 교육지원센터가 들어설 동화동 공영주차장 부지 현장도 돌아보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구가 전략과제로 내세운 문화도시 중구와 걸맞은 현장도 방문대상이다. 청구동 예술인주택, 만리 예술인주택을 비롯해 민간공유 문화시설인 을지로 루덴스와 장충동 파라다이스 기획전시관이 포함된다. 주민들의 모든 생활을 일상 속 문화예술로 꽃피우기 위해 예술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 이 외에도 신당동 예비마을기업, 독서동아리, 학습동아리, 건강걷기동아리 등 주민들이 활동하는 모임을 방문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설 전에는 인현, 신중부, 백학, 중앙, 약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소상공인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업 추진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서 구청장은 “2019년이 교육과 돌봄의 기틀을 세운 한 해였다면 2020년은 주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생활구정에 집중해 평소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해를 만들겠다”며 “올해도 걸어서 출근하며 주민들을 만나고 일상의 얘기에 귀기울이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솔레이마니 제거 설득” 폼페이오 책임론 대두

    “솔레이마니 제거 설득” 폼페이오 책임론 대두

    SCMP “美, 테러 소탕 도운 그를 배신” 전문가 “폼페이오 발언 일관성 없어”‘충동적 성향의 대통령과 편향적 성향의 최측근이 내린 ‘밀실 결정’으로 전 세계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에 맞서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선 가운데 중동의 화약고를 건드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좌충우돌’ 행보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솔레이마니 제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지면서 트럼프를 부추긴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만 해도 미국이 벌이는 전쟁들을 ‘재앙’으로 지칭하며 “중동전에 쏟아부은 수조 달러의 돈이면 미국을 완벽히 재건하고도 남았다”고 주장했다. 그랬던 그가 이란과의 전면전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는 드론 공습을 단행한 것은 오는 11월에 치러질 미 대선을 앞두고 탄핵 국면을 타개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고자 내린 결정이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이에 대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미국은 과거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자신들의 편에 서서 극단주의 무장조직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과 싸웠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미 감정이 강한 중동 지역에서 ‘미국을 돕는다’는 비난을 무릅써 가며 테러조직 소탕을 도운 그를 제거했다는 것이다. SCMP는 “미국에 대한 배신감을 고리 삼아 중동의 무장단체들이 하나로 뭉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를 제거했지만 자신의 발등에 총을 쏜 것 같은 상황도 함께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미·이란 간 군사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미국 언론은 최측근 폼페이오의 책임을 따져 묻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를 강하게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동기인 폼페이오 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매파 성향인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미 국방부 수석 연설문 작성자를 역임한 존 간스는 “폼페이오는 솔레이마니 제거의 명분으로 삼은 ‘명백한 위협’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있고 이번 공습에 대한 발언도 일관성이 없다.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더 위험해졌다”고 비판했다.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후 트럼프 행정부의 말 바꾸기와 정책 번복 행태는 점입가경으로 세계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4일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 문화유적 파괴 등으로 응징하겠다”고 언급했다가 논란이 되자 “국제법을 준수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이라크의 미군 철수 요구에 대해 “우리는 그곳(이라크)에 공군기지를 짓는 데 수십억 달러가 들었다. 이 돈을 돌려받지 않는 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 쳤다가 혼란이 커지자 “적절한 시점이 되면 나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7일 이라크 철수 계획을 담은 미군 측 서한이 보도됐으나 미 국방부가 즉각 부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라크 측이 ‘철수 서한을 받았다’고 이튿날 주장하면서 양국 간 진실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정인 “북미 진전 없으면…文, 美와 같이 갈 수 있겠나”

    문정인 “북미 진전 없으면…文, 美와 같이 갈 수 있겠나”

    “‘한국 독자행동 필요’ 목소리 커져”“미국과 같이 가지만…수정할 수도”미군 단계감축 등 美전문가 주장도 소개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북미협상에서 미국이 더 유연할 필요가 있다며 중러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안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협력해왔지만 계속 진전이 없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2020년 대북 전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이 아닌 개인 자격 발언을 전제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미국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를 먼저 하고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걸 몇개를 주면서 북한을 유인하고 북한은 그때는 (협상에) 가차없이 나와야 할 것 아니냐고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특히 중러가 추진 중인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북한의 상응조치를 담아 결의안을 수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점진적으로 제재를 완화시켜주고 북한도 영변을 포함해서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상당히 중요한 돌파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 반전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또 “당장 중러가 그런 결의안을 냈으니까 우리 정부도 (남북) 철도 연결 사업 같은 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건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다.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외국 투자가 가능하도록 된 부분이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만 동의해주면 하나의 새로운 시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2월 정도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 발사를 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 대응할 거라고 본다”면서 “북한도 조심히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8일을 기점으로 삼아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문 대통령이 남북 철도연결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지만 대북제재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대북제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결과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 그건 분명히 정했지만 계속 진전이 없고 정치적으로 어려워지고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이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 수정할 수도 있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문 특보는 북한의 비핵화를 기본 목표로 두되 실제적 접근 과정에서는 ‘군비통제협상’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대신 군축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다만 이에 대해 “소위 비핵화 패러다임과 핵군축 패러다임을 구분하는 것은 인위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우리에게 아주 위험한 일이 될 수 있고 우리는 핵 없는 한반도를 원한다. (비핵화) 목표를 향해 군축협상의 테크닉과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한과의 평화체제 검토, 비핵화를 대가로 한 단계적 주한미군 감축, 협력적위협감소(CTR)를 위한 기금 추진, 위반시 되돌리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완화, 이를 위한 워킹그룹 구성 등을 골자로 한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의 주장을 소개하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충동적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만 해도 ‘열린 사회’고 북한은 전국토가 요새화돼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박한 위협 있었나… 군사행동 정당성 입증 책임 커지는 트럼프

    임박한 위협 있었나… 군사행동 정당성 입증 책임 커지는 트럼프

    폼페이오, 美언론 인터뷰서 합법성 강조 “수십~수백명 죽음으로 내몰 공격 계획” 국제사회는 “이라크 동의없이 공습 단행” 美 내부서도 “기존 이란 외교정책 폐기 되레 美가 코너 몰려… 이젠 전쟁만 남아”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를 두고 연일 ‘임박한 위협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물론 미 내부에서조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공습의 정당성을 좀더 설득력 있게 입증해야 할 책임을 떠안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뉴스, ABC, CBS, NBC 등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사살한 데 대한 정당성과 합법성을 강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ABC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더 큰 위험을 초래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을 상대로 벌인 테러를 막고자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CNN 인터뷰에서는 “이란 지도부가 나쁜 결정(미군에 대한 보복공격)을 내린다면 우리는 큰 힘과 기운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란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솔레이마니는 수십~수백명의 미국 시민과 이라크인, 무슬림을 죽음으로 내몰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가 머물던) 이라크 정부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공습 작전을 단행한 것은 주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6일 공동 사설에서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죽인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4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은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우려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3일 폼페이오 장관과의 통화에서 “유엔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 관리를 살해한 건 국제법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난했다.미국 내부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최대 압박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최대 압박 전략은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 경제 제재 수위를 끌어올려 압박하는 기조를 말한다. 이 작전이 외교로 풀 수 있었던 미·이란 싸움을 더욱 악화시켜 전쟁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다는 것이다. 미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존 글레이저 외교정책연구국장은 5일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만 해도 (이란과의 소통) 채널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면서 “이란이 어떻게 해야 (제재를) 피할 수 있는지 알려 주지 않고 제재를 가했다. 사실상 ‘이란이 기존 외교정책을 전부 폐기하기 전까지 해제는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바버라 슬라빈 국장도 “(최대 압박 전략으로) 이란이 코너에 몰린 게 아니다. 되레 우리가 코너에 있다”면서 “이제 미국이 (전쟁 말고는) 뭘 더 할 수 있나? 우리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제재했다. 하지만 뭐가 남았나?”라고 반문했다. WP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 곁에 노련한 참모나 믿을 만한 첩보의 원천, 동맹과의 강력한 유대 같은 자산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충동적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직감을 내세워 이란에 대해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솔레이마니 제거에 대해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런 위협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만약 전자발찌를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을 것 같은 보호관찰 대상자가 한둘이 아닙니다.” 2000년대 연이어 발생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대응책으로 아동이나 상습적인 성폭행 사범을 대상으로 전자감독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강력대책으로 성폭력 범죄자의 동종 재범률이 8분의 1로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재범을 완벽하게 막진 못했다. 시행 첫해 0.49%던 재범률은 2018년 2.53%로 10여년간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전자발찌 부착자는 3126명(2018년말 기준), 담당 보호관찰관은 237명으로 1인당 평균 13명꼴이다. 실효적인 관리를 위해 인력 충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제도 도입 당시 151명이던 전자발찌 부착자가 20배정도 늘었지만 현 담당인력으로 이를 감당하기에 벅차다. 전국 57개 관찰소에 현재 1522명의 보호관찰관이 근무한다. 전자감독 담당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성폭력범의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잦은 현장출동과 부착자의 반발 등 많은 문제에 노출돼 있다.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보호관찰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역할이 필요한 때다. 지난 5일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산 보호관찰소 김형철(37) 계장으로부터 보호관찰 업무에 대해 들었다. →전자감독 업무와 특성은 “전자감독은 보호관찰소 업무의 작은 한 부분이지만 사회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력 사범 등 특정범죄자를 24시간 밀착 지도, 감독한다. 교도관이 교도소 등 시설에서 수용자 처우를 맡는다면 보호관찰관은 사회로 나온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원만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직업 특성상 경찰과 사회복지공무원 중간단계와 유사하다. 경찰처럼 도주한 대상자를 추적하고 법규 위반 사실을 조사한다. 준수사항을 위반한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해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이후 경고장을 발부하거나 경찰에 수사의뢰, 법원에 처분취소를 신청 한다. 이와 달리 법무부보호복지공단,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거나 지역사회 후원을 통해 집이 없는 대상자에게 숙소를 알선하고 직업훈련을 소개하는 등 사회복지적 요소도 강하다. 울음을 터뜨리며 ‘사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대상자를 위로하기도 하고 동거하고 있던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다.” →하루 일과와 주요업무는 “출근하면 제일 먼저 전일 야근자로부터 전달받은 대상자 특이사항을 확인, 점검한다. 만약 새로 개발된 범죄예측시스템의 재범위험성 평가가 전국 상위 5%에 해당하면 신속히 출동해야 한다. 이후 대상자 면담을 통해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고 상황에 따른 조치를 하는 등 주업무에 집중한다. 보통 주 1회 면담을 하지만 죄질이나 재범 가능성, 보호관찰 이행상태 등을 고려해 횟수를 늘리거나 줄이기도 한다. 면담을 위해 대상자는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담당 구역이 3개 시로 넓고, 대상자가 다른 지역에 가 있는 경우도 있어 서너 시간씩 소요된다. 주 1회 신속대응팀으로 야근도 한다. 간혹 자정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는 대상자 때문에 현장 출동하면 새벽 서너 시쯤 되어야 귀소한다. 때에 따라서 아침까지 현장에 있는 경우도 있다.” →담당 구역과 대상자 특성은 “안산을 비롯 시흥, 광명 3개 시 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다. 다행히 주변에 공단이 있어 대부분 취업했다. 타지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현재 맡고있는 전자감독 대상자는 총 14명이다. 모두 남성이며 50대가 7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성폭행범이 대부분이지만 강력범도 한 명 있다. 겉보기에 일상생활은 평범한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재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 때론 반사회적 성향과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전자발찌 부착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주로 경미한 사범에 부착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전자발찌 낙인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전자감독의 어려운 점은 “성인 보호관찰은 대부분 집행유예를 대상으로 하지만 전자감독은 비교적 죄질이 무거운 형기 종료 후의 성폭력범 등 특정범죄자가 대상이다. 무엇보다 24시간 긴장 상태를 늦출 수 없다. 퇴근 후 또는 주말에도 수시로 대상자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한번은 늦은 밤 잠을 자다 전화를 받고 인천항서 배를 타고 대상자가 있는 섬으로 급하게 출동했던 적도 있다. 특히 반사회적 성향이 강한 대상자들과 밀접하게 관계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협박과 물리적 폭력 등으로 심리적 소진을 겪는다. 간혹 몇몇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법무부에 조사에 의하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전체 대상자의 23%인 700여명이나 된다.”→전자발찌 운영체계는 “전자발찌 위치를 위성으로 확인, 이동통신사를 통해 관제센터로 전송해 대상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한다. 서울과 대전에 있는 위치추적 관제센터에서 전국에 있는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24시간 실시간 관제한다. 이상 징후가 있으면 경보를 발령하고 해당 보호관찰관에 통보해 현장에 출동하는 운영체계다. 각 관찰소에서도 전자발찌 위치추적 프로그램인 ‘유가드’(U-Guard)로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전자발찌를 차는 것 만으로도 성범죄 전과자에게 강력한 심리적 억제효과를 발휘해 재범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도입 초기 실리콘 재질이었던 스트랩(발목을 감싸는 부분)은 절단을 방지하기 위해 공업용 절단기로도 자르기 어려운 재질로 강화했다.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음주측정 전자발찌를 개발, 조만간 현장에 시범적용할 예정이다.” →대상자와 업무외적 교류가 있다면 “업무외적으로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대상자 경조사는 될 수 있으면 참석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대상자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앨범사진에서 우연히 찍힌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함께 웃었다. 또 최근에 다른 대상자 조부 장례식장에 참석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매우 친밀한 관계였기에 상실감이 클 것 같아 찾아가 위로했다. 경조사에 참석하면 담당 관찰보호관을 좀 더 특별히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대상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모여 결국 재범을 방지하고 대상자들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길 희망해 본다.” 김 계장은 2007년 보호직 공무원으로 9급 공채 시험에 합격, 서울 남부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관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해 온 그는 2018년 보호관찰 유공으로 법무부장관상을 받았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보호관찰이란 보안처분의 하나인 ‘보호관찰’은 범죄인의 재범을 막기 위해 형벌 대신 교육이나 보호를 하는 제도다. 범죄인을 교도소, 소년원 등 수용시설에 가두지 않고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한다. 대신 일정한 감독과 지도를 받고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1988년 소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범죄·비행소년에 대한 보호관찰제도와 더불어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이 도입됐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보호관찰법이 제정되면서 전체적인 체계가 확립됐다. 1989년 7월 1일부터 소년범에 국한해 보호관찰이 최초로 실시됐다. 이어 1994년부터는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인에 대해서도 보호관찰을 확대했다. 2006년 2월 서울 용산에서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범을 대상으로 일명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돼 2008년 9월부터 시행됐다. 4차례에 법 개정을 거쳐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등 특정 강력범죄까지 적용을 확대했다. 제도 시행 이후 총 8430명(2018년기준)이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매년 새로 부착하는 특정범죄자는 1000여명 정도다. 성도착증 성폭력범에 대해 성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해 치료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2011년 7월부터 시행한 이 제도로 지난해 11월말 기준 32명이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법무부가 연간 관리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총 27만여명으로 제도 시행 초기보다 33배 정도 늘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성소수자에게 ‘교복·제복 선택의 자유’ 보장…日미나토구

    성소수자에게 ‘교복·제복 선택의 자유’ 보장…日미나토구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이 직장이나 학교에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교복이나 제복 등 복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조례로 규정하는 기초자치단체가 일본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도쿄신문은 5일 “도쿄도 미나토구가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LGBT)가 타고난 신체적 성별에 관계 없이 직장이나 학교에서 제복이나 교복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남녀평등계획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체적 성별에 관계 없이 복장 등 자유를 보장하는 조례를 만드는 것은 일본 전국 지자체 중 미나토구가 처음이다. 다음달 구의회에 개정안을 발의, 오는 4월부터 실시할 방침이다. 개정된 조례는 미나토구 구민 외에 이곳에 있는 기업·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해당된다. 어린이 성소수자들은 관내 10개 구립 중학교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지나 스커트 등 교복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직장인들도 성별 차이에 따라 특정한 제복을 강요받지 않게 된다. 개정안에는 성소수자 커플을 인정하는 규정도 담긴다. 구는 만만치 않은 반대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관내 학교나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이해를 구하기로 했다. 구가 2018년 도쿄도 전역의 18세 이상 성소수자 400명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출생시 성별 기준 10~20대 남성의 약 37%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전체의 22%는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호적상 성별과 다른 교복을 입고 싶다는 상담해 온 중학생도 있었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취업 내정이 취소된 대학생도 있었다”며 “당사자들의 괴로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례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미나토구는 일본 도쿄도 핵심부인 23구 중 하나로, 주요 기업과 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일본에서 가장 부유한 기초단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2020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균열 아카이브즈

    [2020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균열 아카이브즈

    목캔디가 담긴 플라스틱 상자 겉에는 다른 관객들을 위해 두 개 이상은 가지고 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공연장 로비 내의 누구도 그 경고문을 신경 쓰지 않았다. 마른 남자가 플라스틱 상자에 팔을 욱여넣고 한줌 크게 쥐었다. 왁스를 먹인 캔디의 껍질에서는 부드러운 소리가 났다. 살라는 저것들을 협찬해준 사측의 직원을 만나본 적이 있다. 여자는 성마르게 생겼지만 웃을 때는 잇몸이 모두 보이도록 입을 벌렸다. 여자의 치아는 살라가 여자를 만날 때마다 점점 미묘하게 비뚤어졌기 때문에, 그녀는 여자가 치아교정을 했었고 지금은 유지 장치도 제대로 끼지 않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자에게는 종종 불소 냄새가 났다. 여자의 가방은 치과에 다녀온 날이면 평소보다 무거워 보였다. 이른 아침의 기상일보는 오늘이 겨울 들어 가장 춥고 눈 내리는 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살라는 문득 그녀가 집의 수도꼭지를 너무 꽉 조이고 나왔음을 깨달았다. 동파되고 말 거야. 살라가 당황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공연장 내부는 점차 소란스러워졌다. 로비 안에 들어온 관객의 수보다 그들의 발자국이 더 많았다. 입구부터 길게 깔아 놓은 붉은색의 카펫도 눈 젖은 발자국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 오자, 관객들이 어셔에게 그들의 겉옷과 소지품을 맡기기 시작했고 근처에 두꺼운 프로그램 북을 사기 위한 줄이 세워졌다. 아이들은 프로그램 북으로 서로의 머리를 가격하고 놀았다. 관객 몇몇은 공연장 입구 옆에 위치한 음반 가게에서 미리 음악을 들어 보기도 했다. 어떤 관객은 다른 독주회를 중계해주는 모니터 앞에 서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러나 살라는 알고 있었다. 오늘 이 시간의 관객들은 저런 독주회에 일말의 관심도 없다. 저들은 카라얀을 보러 왔다. 카라얀이 마지막으로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였기 때문에 티켓 값은 끔찍할 정도로 비쌌다. 모든 좌석이 매진되었기 때문에 티켓을 사지 못한 사람들은 공연을 생중계해주는 모니터라도 차지하기 위해 집을 나섰을 것이다. 살라가 그녀의 발치를 맴도는 남아를 보호자에게 보내고 나니 독주회 홀에서 관객들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이윽고 오케스트라 홀의 문이 열렸고 어셔들이 재빨리 줄을 정리했다. 홀의 내부는 조금 어두웠다. 남자들이 여자보다 앞서 걸음을 재촉했다. 홀에는 남자인 네가 먼저 들어가야 한다. 그곳은 어둡기 때문이야. 그들은 그렇게 배웠을 것이다. 살라가 아는 어셔와 눈인사를 했다. 그리고 뭔가 쏟아지고 엎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라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소음의 근원지를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목캔디를 담은 박스가 엎어져 모조리 쏟아져 있었다. 무리하게 까치발을 들어 팔을 집어넣었던 것이 분명한 아이가 빨개진 얼굴로 울기 시작했다. 아이는 두꺼운 바지를 입었다. 바닥에 엎어진 무릎이 아픈 게 아니었다. 바닥에 미끄러진 것을 부끄러워할 나이였다. 아이의 보호자가 아이를 안아 달랬다. 살라는 목캔디를 주워 담을 수 없었다. 그녀가 이런 상황을 정확히 교육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살라의 상식으로도 잘 벗겨지는, 왁스를 먹인 공연장용 목캔디가 구정물이 묻은 바닥에 굴러다닌다면, 그것은 절대 주워 담아서는 안 되는 물건이 되어버린다. 사정이 어떻게 되었든 입장은 멈추지 않았다. 상황을 전해 들은 청소부가 바닥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공연이 시작하기 삼십분 전이었다. * 살라가 홀 뒤편인 음향조절시설로 들어갔을 때는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였다. 붉은 의자에 앉은 관객들은 헛기침을 하거나 돌아다니는 아이를 붙잡아 앉혔다. 헤드셋을 쓴 관리자들이 음향시설을 조절했고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저마다 악기를 만지작거렸다. 요란하게 울리는 금관악기 소리와 낮게 웅성이는 관객들의 목소리는 돌림노래처럼 이어졌다. 서로 알은체하며 악수하는 관객 두세 명이 크게 웃었다. 난 악기 조율소리가 제일 좋더라. 관객들은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었다. 살라는 잠시 관객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가장 익숙한 버튼을 눌렀다. 살라가 버튼을 누름으로써 그녀의 월급에 작은 수당이 더해질 수 있다. 그것은 휴대폰 벨소리를 재생하는 역할이었다. 관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바지춤을 뒤졌다. 휴대폰을 보관하고 온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다. 휴대폰을 소지하고 온 관객들은 황급히 휴대폰을 끄거나, 정말로 꺼졌는지를 확인했다. 초대석에 앉은 어떤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폈다. 살라는 그 남성관객의 옆모습을 얼핏 목격할 수 있었다. 찡그린 것 같았다. 그러나 잘 보이지 않았고, 남자가 다시 앉기도 전에 홀 내부의 조명들이 어두워졌다. 이윽고 카라얀이 입장했다.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박수소리를 들으며 살라는 파이프를 떠올렸다. 집의 수도관들은 지금쯤 단단히 얼었을까? 균열처럼 연속되는 성에들이 물을 막고 있을까? 카라얀은 박수를 갈무리하고 뒤돌았다. 그리고 지휘봉을 치켜들었다. 현악기와 목관악기가 가장 첫마디를 시작했고 이어 피아노가 보조선율로 들어왔다. 현악기의 소리는 점차 작아졌다. 오케스트라 가장 앞쪽에 앉은 현악기 연주자들이 정지했다. 악보를 넘기는 행동도 하지 않았고 목관악기 파트가 주선율을 장악할수록 카라얀의 팔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곧 피아노와 목관악기의 역할이 바뀌고 현악기가 자리를 차지했다. 겨울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은 겪은 적 없는 쓸쓸함을 선사한다고, 어떤 음악평론가가 주장한 적이 있었다.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단조에서 빛을 발하지 않겠습니까? 혹자는 차이콥스키를 러시아 최고의 음악가로 꼽지만 그건 라흐마니노프의 정서를 전혀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이나 하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광고가 반을 차지하는 프로그램 북을 살라는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 끝난 후, 바로 차이콥스키의 심포니 5번을 지휘한 카라얀을 보면 그 음악평론가가 단숨에 새로운 평론을 써내려갈 것을 알았다. 예정에 없는 곡이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지니고 있던 프로그램 북을 넘겨보고 싶은 충동과 싸워야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겨울의 공연장 홀 안에서는 아무도 소음을 내선 안 됐다. 그건 공연 시간에 늦은 사람이 마음대로 홀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이어 살라가 유일하게 제목과 음악가를 모두 알고 있는 라벨의 볼레로가, 그리고 익숙하지만 제목은 알 수 없는 곡들이 연주되었다. 살라는 인터미션이 다가오자 조용히 홀 밖으로 나갔다. 살라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중계 모니터에 밀도 높게 붙어 있는 관객들이나, 새 독주회에 입장하는 관객들이 아닌, 캔디를 채우러 온 여자였다. 여자의 무채색 코트는 녹은 눈 탓에 비루할 정도로 젖어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은 넘기면 넘길수록 여자의 이마에 달라붙었고 여자는 외양을 정리할 새도 없이 빈 캔디 박스에 새 캔디들을 쏟아부었다. 플라스틱 통에서 작은 벼락소리가 났다. 그리고 여자가 살라를 바라보았다. 날씨가 좋지 않네요. 여자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여자가 발갛게 붓고 젖은 손가락을 코트 주머니에 밀어넣었다. 그리고 주먹 쥔 손을 내놓았다. 사탕 좀 드시겠어요? 여자의 손에는 갖가지의 사탕이 담겨 있었다. 기침을 예방하는 공연장용 캔디는 아니었다. 살라는 여자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사탕을 받았다. 여자의 치아는 저번보다 더 뒤틀려 있었다. 살라는 짙은 색의 껍질의 캔디를 까서 입에 넣었다. 예상대로 인공적인 맛이었기에 도저히 어떤 과일 맛인지 추리할 수 없었다. 그녀가 사탕을 입 안에서 굴리는 것과 동시에 오케스트라 홀 문이 열렸다. 살라가 여자에게 사탕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할 틈도 없이 그녀의 어깨가 빠르고 강하게 붙잡혔다. 여자의 얼굴이 빙글 돌았다. 당신이지요? 중년의 남성이었다. 살라가 대답하지 않자 남자는 살라의 어깨를 붙든 손에 힘을 더욱 강하게 실었다. 어셔들이 황급히 남자를 말렸지만 남자는 듣지 않았다. 당신이 벨을 울렸어. 겨우 살라에게서 남자를 떼어낸 어셔들이 숨을 골랐다. 매니저가 달려와 살라에게 눈빛을 보냈다. 대체 무슨 일이야, 따위의 물음이 확실했지만 그녀도 알지 못했다. 살라의 입 안에서 사탕이 굴러갔고 달콤한 즙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매니저는 남자를 사무실로 데려가기 위해 살라와 그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사무실에서 이야기 하실까요? 벨을 울렸다고, 당신이. 남자는 매니저 어깨 너머에 있는 살라에게 검지를 치켜들었다. 당신이 울린 거야. 남자는 매니저와 함께 사무실로 향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그는 중간중간 살라를 돌아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그때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당장에라도 그녀에게 달려들 것만 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살라가 침을 삼켰다. 작아진 사탕과 함께. * 세면대의 물은 나오지 않았다. 온수를 틀어보기도 하고, 언 수도관에 끓인 생수를 붓기도 해봤지만 헛수고였다. 살라는 생수와 그것으로 끓인 물을 섞어 세수했다. 윗물은 너무 뜨거웠고 아랫물은 너무 차가웠다. 물기를 채 닦지 않은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살라는 거울을 바라본 상태로 잠깐 생각해야 했다. 왜 내 얼굴이 빨갛지? 그리고 몇 초 후 깨달았다. 코피가 나고 있었다. 그녀는 얼굴을 세면대에 박은 상태로 숨을 내뿜었다. 고기의 핏물을 빼고 난 그릇이 이런 모습이었다. 살라는 뒤집힌 양말을 다시 뒤집어 원상태로 만들었다. 공연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옷장이 단조로워진다는 뜻일지도 모른다고, 살라는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것은 기꺼운 일에 가까웠다. 아무도 그녀의 옷차림을 지적하지 않는다. 모두가 유니폼을 입고, 비슷한 색의 양말을 신었다. 그녀는 세탁물을 정리한 후 고지서 봉투를 뜯기 시작했다. 거주자님께, 로 시작하는 봉투는 뜯지 않았다. 그것은 고지서를 빙자한 기부금 홍보물일 가능성이 높았다. 코피는 멎었지만 살라는 여전히 약간 어지러웠다. 그녀는 계산기를 두드렸다. 월세와 공과금을 지불하고 나면 그녀에게는 겨우 최소 생계비가 남아 있었다. 살라는 반사적으로 공연장 구석구석의 아름다움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녀는 그곳의 조각품이나 장식품들, 심지어 바닥에 깔린 마감재 한 조각의 가치를 알아채기 어려웠다. 글쎄, 아름답다는 건 비싸다는 뜻 아닐까. 그녀의 동료 중 하나는 쾌활하게 말했었다. 살라는 필사적으로 그 역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마침내, 그녀가 계산기에 마지막 숫자를 두들겼을 때 그녀는 떠올리고 말았다. 살라는 꼭 그런 움직임으로 공연장 내부에 벨소리를 울려왔었다. 벨을 재생하는 버튼은 부드러웠지만 동시에 묵직했다. 살라가 버튼을 누를 때면, 그녀는 그녀도 모르는 기쁨에 살짝 빠져들곤 했다. 누구보다 잘 교육받은 관객들이 살라의 손짓 한 번에 당황했다. 맡겼거나 챙겨오지도 않은 휴대폰을 찾느라 빈 허벅지를 찰싹 때리기도 했다. 안전한 유리창 너머로 살라는 그들을 천천히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그 관객이 살라의 어깨를 붙잡았을 때 그녀는 아무런 생각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살라는 계산기를 제자리에 집어넣었다. 계산을 마저 하기가 꺼려졌다. 그녀는 두려움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월급은 일정했고 지불해야 할 돈도 일정할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해야 할 일을 했다. 반듯하게. 매니저는 살라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살라는 휴대폰을 쥔 상태로 잠들었지만 아침까지 그녀에게 온 메시지나, 부재 중 전화는 없었다. 그렇다면 별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공연장으로 출근하자마자, 그녀는 느꼈다. 그녀의 추론은 어딘가 잘못되었다. 하지만 벨은, 벨을 울리는 건 규정에 있잖아요? 그래도 하필 그 벨이었어. 살라, 넌 그 벨을 울린 거야. 매니저는 살라를 맞은편에 앉힌 후 말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벨은 늘 같은 걸 써왔어요. 기억 안 나세요? 살라, 제발. 그냥 가서 죄송하다고 해. 내가 바라는 건 그게 전부야. 이해가 안 되는데요…. 네가 관객에게 피해를 입혔어. 그렇게만 알아둬. 나가도 좋아. 살라는 입을 잠깐 벙긋거렸지만 곧 일어나야 했다. 매니저는 서류를 들춰보고 있었다. 그녀가 사무실을 나왔을 때 그녀는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관객에게 사과를 할 때까지 살라는 공연장 일을 할 수 없었다. 아무도 그녀에게 맡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프로그램 북조차 만질 수 없었고 그녀와 면식이 있던 어셔들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조금 쉬어도 좋잖아. 모두가 비슷한 말을 했다. 살라는 가끔 길 잃은 관객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내곤 했다. 그게 전부였다. 목캔디는 주기적으로 채워졌고 여자는 목캔디를 두고 와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헛발걸음을 몇 번 했다. 살라는 아주 멀리서 공연장 내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제 몇 개 남지 않은 사탕을 까서 입에 넣었다. 여전히 무슨 맛인지 알 수 없었으나 이제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살라는 그녀 곁을 지나가는 어셔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 어셔는 금방 그녀의 눈을 피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이끌고 온 신입 어셔들을 교육하는 것에 열중했다. 여러분 모두 공연장 지리를 외워야 합니다. 신입 어셔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그것이니까요. 신입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를 기억하려는 듯 두리번거리던 신입이 살라를 쳐다보았다. 말간 눈이었다. 살라는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살라는 길을 잃지 않는다. 그녀가 신입 티를 벗기 전부터 그녀는 길을 잃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살라는 지금 그녀가 어디를 향해 걷는지 알 수 없었다. 검정색의 굽 낮은 단화가 뒤꿈치를 사정없이 찔러올 때까지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살라는 많은 동료들을 지나쳤다. 가장 처음 얼굴이 뭉개지고 그다음은 목소리가 흐려졌다. 살라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살라를 부르거나 알은체하지 않았다. 겨우 걸음을 멈췄을 때, 그녀는 익숙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어디에서나 목캔디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소리 나지 않는 목캔디는 공연장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살라가 빠르게 중얼거렸다. 기억하고 계시네요. 다정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더할 나위 없이 다정하다고, 살라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에서 굳이 빠져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여자가 잇몸을 내보이며 활짝 웃었다. 오늘은 누가 무슨 공연을 하지요? 여자가 주머니를 뒤적이며 물었다. 눈 탓에 흠뻑 젖었던 그 코트 같았다. 그러나 오늘의 코트는 아주 잘 말라 있었고 어쩐지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살라는 입을 벙긋거렸다. 오늘은, 어. 그러니까, 오늘은…. 아, 사탕을 모두 먹어버린 것 같아요. … 모르겠어요. 의사가 그렇게 먹지 말라고 했는데도요. 어쩌면 좋지? 모르겠어요…. 여자는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옆구리에 끼고 온 공연장용 목캔디 박스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한 주먹만큼의 캔디를 꺼냈다. 살라는 손을 펼치지도, 여자에게 다가서지도 않았다. 여자는 넉살 좋게 살라의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안에 목캔디를 가득 담아주었다. 여자는 살라에게 인사했다. 다음에는 꼭 드릴게요. 새 사탕이요. 여자는 빠른 걸음으로 살라에게서 멀어졌다. 살라는 한참이나 목캔디를 받든 자세로 서 있었다. 누군가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처럼 낮은 자세였다. * 그다음날도 살라는 공연장 근처를 맴돌았다. 달라진 것이라고 더이상 그녀가 공연장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신입 어셔임이 분명한 이들이 홀 안을 배회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라고는 길 잃은 고객 관리였지만 신입들은 모두 특유의 빛나는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꾹 깨문 입술에서는 약간의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살라가 신입과 눈이 마주치면 신입은 멋쩍게 웃었다. 마치 살라를 알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얼른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신입이 고객을 잘못된 방향으로 안내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살라는 나서야만 했다. 분명하게 느껴지는 콧잔등의 땀이나 빨개진 귀, 떨리는 목소리. 살라는 그것을 뒤로하고 고객을 올바른 장소로 안내하기 위해 발걸음을 뗐다. 그리고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순간 그녀는 내장이 아래로, 더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오싹해졌다. 저희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살라의 어깨를 두드린 것은 고객도, 매니저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한 번 식은 피가 데워질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만 같았다. 다른 어셔가 고객을 데려갔고 살라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내가 할 수 있었어, 따위의 말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그것보다 더 단순했다. 살라, 쉬어야 하는 거 아냐? 어셔가 물었지만 살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여기에 있으면 안 돼. 그는 사람 좋게 웃어 보였다. 여기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야. 그렇지? 살라는 그의 태도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녀도 그런 말투나, 몸짓을 직접 실행해야 했다. 무릎을 굽히고 눈을 마주치고 주머니에서는 사탕이나 껌을 꺼냈다. 아니면 프로그램 북을 펼쳐 가장 사진이 많은 페이지로 상대방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살라는 말했었다. 울지 마. 엄마를 찾아줄게. 아빠를 찾아줄게. 그러나 살라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리고, 넌 내 매니저가 아니야. 모두가 네 매니저야. 살라, 정신 차려. 그녀의 말에 그가 대답했다. 그의 말에는 어떠한 대꾸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사과하면 끝날 일을. 그는 그대로 뒤돌아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무겁고 눅눅한 히터바람이 살라의 머리카락 몇 올을 흔들었다. 공연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살라는 알 수 있었다. 어떤 일은 관성처럼 작용했다. 관객들의 발소리나 웅성거림 외에도 그녀가 공연이 시작되었음을 알아차릴 방법은 많았다. 겉옷과 소지품을 맡긴 관객들이 오케스트라 홀로, 독주회 홀로 입장했고 잠시 후 단발성적인 소란이 홀을 뒤덮었다. 어셔 중 하나가 벨소리를 재생했으리라. 살라는 두꺼운 문 너머로 지휘자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어떤 공연인지, 누구의 지휘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가 카라얀만큼 유명하지 않다면 그는 꽤 예의 바르게 인사했을 것이다. 불쾌한 관객 탓에 연주를 멈추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는 가벼운 목례 후에 멋지게 뒤돌아 지휘봉을 치켜들 것이다.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었고……. 공연을 생중계해주는 모니터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악장이 끝나기도 전에 모니터 앞을 떠나는 사람, 젖은 손을 바지춤에 비비는 사람. 어떤 아이는 보호자의 엉덩이에 끊임없이 자신의 머리를 박았다. 그러나 보호자는 아이에게 신경 쓸 생각이 없어 보였다. 보호자는 성가신듯 아이의 머리를 밀어냈다. 하지 말라니까. 하지 말랬지. 하지… 그리고 살라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물었다. 저기요. 지금 연주하는 곡이 뭐예요? 살라는 입을 조금 벌렸다. 당장 발음이 샐 것처럼 흉부에 공기가 들어차기 시작했지만 도저히 내뱉을 수 없었다. 그러게요. 모르겠네요. 살라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뭔지 몰라요? 보호자는 살라의 차림새를 다시 한번 살폈다. 살라의 차림새는 어셔가 분명했다. 보호자는 그녀의 대답을 더 기다리기 싫다는 듯이 프로그램 북을 판매하는 곳으로 걸음을 돌렸다. 아이는 이제 보호자의 손가락을 잡아당겼다. 아파. 아프다고. 볼레로, 라벨의 볼레로요. 살라가 찢어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나 보호자는 듣지 못했다. 볼레로로 말할 것 같으면, 글쎄요. 저는 라벨의 음악을 딱히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수학자들의 기호에는 딱 들어맞은 셈입니다. 우리는 수학의 기원으로 올라가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겠습니다. 볼레로는 구조입니다, 이 음악에는 주선율이 흐릅니다. 이제부터 그것을 A라고 지칭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편곡하여 반복한 선율을 A’ 라고 부를 것이고요. 볼레로는 기본적으로 A와 A’ 선율의 반복입니다. 형태와 악기만 조금씩 바꿔서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그것이 볼레로의…. * 주말이 찾아오자 살라는 여분의 돈을 더 지불한 후 수도관 수리공을 불렀다. 수리공은 수도관이 아주 꽝꽝 얼었기 때문에 수도관을 모두 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수리공에게 몇 개의 전화번호를 얻은 후, 그녀는 시장에서 채소 몇 종류와 붉은 고기를 사왔다. 그녀는 그것들을 모두 끓여 먹었다. 그다음주에 살라는 그 관객에게 사과하기로 결심했다. 매니저는 기꺼이 관객에게 연락을 넣겠다고 대답했다. 살라는 말끔한 카펫이 깔린 공연장을 배회했다. 캐나다의 거장 건축가가 설계하고 건축을 지도했다는 공연장은 신문기사를 인용하자면, 모던했다. 그 누구도 거스르지 않을 만한 곡선은 매끄러웠고 바닥은 차가웠다. 내부는 반짝이거나, 반짝이지 않았다. 그게 모던이었다. 살라는 현대적인 소파에서 시간을 죽였다. 마침내 그 관객이 사무실로 들어갔고 살라는 약간의 간격을 두고 따라 들어갔다. 관객은 매니저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매니저는 공식적인 서류 작업을 위해 함께 있겠다고 했지만 관객은 그것을 정중히 거절했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매니저는 사무실을 떠났다. 살라는 아침에 발톱을 깎고 오지 않은 것을 약간 후회했다. 단화 안의 발톱이 유독 무거웠고 거슬렸다. 발톱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지만 살라는 사과를 잊지 않았다. 사과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벨을 울린 것 말입니까? 네. 벨을 울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제가 울렸습니다. 그게 고객님께 피해를 입혔다면…. 제가 무슨 피해를 입었는지 아십니까? 살라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햇빛을 직접적으로 받은 남자의 얼굴은 저번에 봤던 것보다 훨씬 늙어 있었다. 노골적인 자연광 탓일지도 몰랐다. 살라는 매니저에게 그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 들은 바가 없으므로, 말을 얼버무려야 했다. 포괄적인 사과에 대해 배운 적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기억나지 않았다. … 어떤 사과로도 복구가 안 될 피해로 알고 있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남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순간 살라는 그를 기억해냈다. 그는 그녀가 홀에 벨을 울리자마자 화가 나 일어났던 그 남자였다. 그 옆모습이 확실했다. 당신은 전혀 모르는군. 남자는 그대로 사무실을 나갔다. 그가 문을 세게 닫았기 때문에 문고리, 경첩, 책상 위의 액자, 모든 것이 흔들렸다. 살라가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조용히 울었다.
  • [법인의 활발발] 재미의 ‘판’

    [법인의 활발발] 재미의 ‘판’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사람들과 차담을 하면서 속사정을 많이 듣는다. 그중 최근에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다. 지난봄에 산사를 찾은 한 분은 뭔지 모르지만 사는 게 답답하고 재미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사는 재미를 어떻게 찾느냐고 물으니 이것저것 뭘 사면 가슴이 잠시나마 풀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다음은 또 사는 게 재미없고 불안하단다. 보관할 곳이 좁을 정도로 사들인 물건들, 그리 필요 없고 많이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을 보면 짜증과 한숨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산사에 와서 쉬면 마음이 한 달 정도는 편안하다고 한다. 불만은 쇼핑에 대한 집착으로, 집착은 다시 불안으로, 불안은 휴식이라는 도피로 이어진다. 불안과 불만이 돌고 도는 일상의 윤회가 아닐 수 없다. 듣는 내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또 얼마 전 만난 한 분의 사연은 앞의 분과는 결이 같고도 달랐다. 어머니가 딸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얘야, 막내아들이 모처럼 큰맘 먹고 효도를 했는데 내가 거절해서 마음이 쓰이는구나.”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니 막냇동생이 어머니에게 수백만원이나 하는 이른바 명품 가방을 보냈는데 이를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딸은 왜 그랬느냐고 묻지 않았다. 대신 거절하고 나서 막내에게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었다. 아마도 당황하고 서운했을 동생의 마음을 헤아린 것이다. 어머니는 이렇게 막내에게 말했다. “너의 마음만 받겠다. 나는 비닐 가방을 들고 다녀도 마음이 편한 게 좋다.” 그리고 이어 말하기를 “가방으로 내가 돋보이기보다 ‘명품 인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려 깊은 고결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생각해 보자. 마음씀이 아름다운 사람이 명품 인간이다. 그런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명품이 된다. 마치 부처님이 걸친 누더기 옷이 사람들에게 빛나 보이듯이 말이다. 고가의 가방을 가진 사람과 고결한 사람이 가진 평범한 가방의 차이는 어떻게 다를까. 불교의 나라 신라에서 고승을 초청해 음식을 공양하는 행사를 했다. 초대받은 고승 한 분이 허름한 옷을 입고 초대에 응했다. 초라한 행색에 왕궁의 경비병이 그의 출입을 막았다. 그 고승은 다음 공양 초청 때는 단정한 옷을 입고 초대에 참여했다. 그런데 그분은 음식을 옷소매에 담았다. 괴이하게 여긴 왕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나를 초청한 것이 아니라 옷을 초청한 것이라 생각돼 옷에게 음식을 공양드리고 있습니다.” 소유와 소비로 사람을 평가하고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 과시하려는 오늘날의 풍토에서 음미해 봐야 하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저잣거리에 나가 보면 눈이 어지럽고 귀가 어지럽다. 산중 수행자가 보기에도 어찌 그리 물건을 잘 만드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한번은 전자상가에 들렀는데 각종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에 놀랐다. 값이 일반 제품보다 몇 배가 비싼 고화질의 TV를 보니 옆의 제품에 영 눈이 가지 않았다. 지금까지 TV 없이 살던 내가 그만 사고 싶은 순간의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그때 실감했다. 우리 시대는 필요해서 물건을 사기보다 좋아서 사는구나. 이제 상품은 교환가치를 넘어 기호가치가 됐다는 진단이 이런 것이로구나. 자본주의는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의 기호 심리에 파고들어 노후화 기술과 진부화 기술이라는 마법을 부리는구나. 이래저래 상품은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게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 충동구매에 삶이 묶인 사람을 떠올린다. 그리고 왜 기호가치에 매몰돼 있는가를 생각한다. 그분은 사는 게 재미없고 답답해서 물건을 사들인다고 말했다. 원인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실감하는 재미와 의미를 찾지 못한 삶의 지점에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답은 분명하다. 재미의 ‘판’을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그 판은 각자가 찾아야 한다. 누군가 이런 말을 건넸다. 소유와 소비에 투자해 보니 재미는 순간이더라. 그런데 시간과 경험에 몰입해 보니 재미의 여운이 길게 가더라고. 독서, 걷기, 여행, 다정한 사람들과 음식 만들어 먹기, 봉사하기, 문화적 취미 생활. 이 모든 것의 공통점은 시간과 경험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런 것들은 그리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 [인사] 경북 안동시, 의정부시, 구리시, 청주시

    ■ 경북 안동시 ◇ 4급 전보 △ 평생학습원장 김시년 ◇ 지도관 △ 농업기술센터소장 엄태영 ◇ 5급 승진(직무대리) △ 도시재생과장 김창균 △ 안동문화예술의전당관장 조병기 △ 하회마을관리사무소장 이규채 △ 용상동장 권순팔 △ 태화동장 김중옥 △ 송하동장 최우규 △ 청소행정과장 송인광 △ 유통특작과장 권재인 △ 예안면장 류시준 △ 건축과장 김동명 △ 안전재난과장 권오경 △ 건강증진과장 이유옥 △ 상수도관리사무소장 박종국 △ 기술보급과장 박명호 △ 미래농업과장 김후자 △ 치매안심센터장 황외현 ◇ 5급 전보 △ 종합민원실장 심정규 △ 관광진흥과장 정길태 △ 문화유산과장 김필상 △ 회계과장 권준 △ 공원녹지과장 장부진 △ 시립도서관장 김태우 △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장 임용상 △ 와룡면장 김문수 △ 녹전면장 권세윤 △ 옥동장 장의한 △ 강남동장 유수덕 △ 여성가족과장 이재남 △ 남후면장 조광준 △ 축산진흥과장 김동수 △ 건강관리과장 권오순 △ 환경관리과장 권오구 △ 풍천면장 김성대 △ 임동면장 박기조 △ 도산면장 최병환 △ 농촌지원과장 류종숙 △ 유교문화권사업과장 박재성 ■ 의정부시 ◇ 4급 전보 △ 재정경제국장 유호석 △ 교육문화국장 이건철 △ 안전교통건설국장 김근정 △ 맑은물사업소장 김덕현 △ 환경사업소장 정상진 ◇ 4급 승진 △ 흥선동장 윤교찬 △ 호원2동장 안종관 △ 신곡1동장 조민식 △ 송산2동장 이용기 △ 의회사무국장 한신균 ◇ 5급 전보 △ 기획예산과장 김희정 △ 총무과장 윤무현 △ 시민봉사과장 김진혁 △ 세정과장 김영길 △ 회계과장 지우현 △ 일자리경제과장 권영일 △ 복지정책과장 이정숙 △ 노인장애인과장 윤승배 △ 도서관운영과장 장진자 △ 도시과장 민형식 △ 주택과장 김동수 △ 건축디자인과장 정춘일 △ 교통기획과장 박성복 △ 교통지도과장 한상규 △ 안전총괄과장 심진주 △ 자동차관리과장 서명학 △ 맑은물사업소 업무지원과장 이영준 △ 하수관리과장 최규석 △ 흥선동 자치민원과장 윤동두 △ 호원2동 복지지원과장 이원선 △ 호원1동장 김종철 △ 신곡1동 허가안전과장 김광환 ◇ 5급 승진 △ 수도과장 직무대리 이정석 △ 가능동장 직무대리 박기호 △ 녹양동장 직무대리 김병선 △ 호원2동 허가안전과장 직무대리 윤상희 △ 의정부2동장 직무대리 박광균 △ 송산2동 자치민원과장 직무대리 임우영 △ 송산2동 복지지원과장 직무대리 유상열 △ 자금동장 직무대리 전정일 ■ 구리시 ◇ 4급 승진 △ 안전도시국장 소완기 ◇ 5급 전보 △ 기획예산담당관 양근모 △ 감사담당관 강동호 △ 토지정보과장 원종렬 △ 보건행정과장 황병진 △ 수도과장 간광애 △ 갈매동장 이순영 △ 의회사무과장 김용직 ◇ 5급 승진 △ 여성가족과장 직무대리 권명희 △ 평생학습과장 직무대리 전명선 △ 문화예술과장 직무대리 김천복 △ 정보통신과장 직무대리 박은희 △ 도시재생과장 직무대리 김영도 △ 건강증진과장 직무대리 김은주 △ 환경과장 직무대리 이상표 △ 공원녹지과장 직무대리 김인기 △ 동구동장 직무대리 이동철 △ 교문2동장 직무대리 김현희 ■ 청주시 ◇ 3급 승진 △ 기획행정실장 이철희 ◇ 4급 승진 △ 도서관평생학습본부장 윤순진 △ 청주고인쇄박물관장 임헌석 △ 상당구청장 서흥원 △ 세종연구소(국가전략연수과정) 파견 전용운 △ 상수도사업본부장 유흥열 ◇ 4급 전보 △ 재정경제국장 한상태 △ 문화체육관광국장 김천식 △ 환경관리본부장 김종일 △ 푸른도시사업본부장 조용진 △ 지방자치인재개발원(고급리더과정) 파견 이상률 △ 도로사업본부장 이범수 ◇ 5급 승진 △ 상당구 금천동장 김종선 △ 상당구 용담명암산성동장 김대원 △ 상당구 용암제1동장 이천우 △ 서원구 분평동장 안재완 △ 흥덕구 운천신봉동장 허연회 △ 흥덕구 가경동장 홍순덕 △ 흥덕구 봉명제2송정동장 오상영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파견 풍연숙 △ 지방자치인재개발원(중견리더과정) 파견 이선경 △ 흥덕구 환경위생과장 장두환 △ 청원구 환경위생과장 서성구 △ 시의회 도시건설전문위원 이원식 △ 상당구 건설과장 민경택 △ 서원구 남이면장 박관석 △ 흥덕구 옥산면장 송해화 △ 청원구 건설과장 연응모 △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라경준 △ 농업기술센터 지원기획과장 반정숙 △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관장 김영회 ◇ 5급 승진 내정 △ 서원구 모충동장(직무대리) 박춘희 △ 흥덕구 복대제2동장(직무대리) 심재선 △ 흥덕구 봉명제1동장(직무대리) 김미수 △ 흥덕구 강서제1동장(직무대리) 김응민 △ 청원구 내덕제1동장(직무대리) 김남희 △ 흥덕구 건설과장(직무대리) 박찬근 ◇ 5급 전보 △ 상생협력담당관 박노열 △ 기획행정실 행정지원과장 정일봉 △ 재정경제국 일자리지원과장 이종철 △ 재정경제국 정보통신과장 장우원 △ 복지국 복지정책과장 풍경섭 △ 문화체육관광국 체육교육과장 김기환 △ 환경관리본부 자원정책과장 이현석 △ 도서관평생학습본부 청주시립도서관장 유서기 △ 도서관평생학습본부 청주오창호수도서관장 박종철 △ 도서관평생학습본부 평생학습관장 정헌구 △ 청주고인쇄박물관 운영사업과장 이준구 △ 시의회 경제환경전문위원 임채영 △ 상당구 민원지적과장 손민우 △ 서원구 환경위생과 이병육 △ 흥덕구 주민복지과장 이동준 △ 청원구 민원지적과장 이인엽 △ 서원구 주민복지과장 박찬길 △ 서원구 수곡제2동장 김기석 △ 흥덕구 산업교통과장 김왕기 △ 복지국 위생정책과장 김현숙 △ 흥덕보건소장 조경현 △ 청원보건소장 전소연 △ 환경관리본부 기후대기과장 여운석 △ 도시교통국 도시개발과장 최주원 △ 도시교통국 도시재생사업과장 김진섭 △ 도로사업본부 지역개발과장 정무영 △ 도로사업본부 도로시설과장 신성환 △ 환경관리본부 자원관리과장 김병만 △ 환경관리본부 하수정책과장 신건홍 △ 서원구 건설과장 소준호
  • [포토] 고소영, 핑크빛 빛나는 미모

    [포토] 고소영, 핑크빛 빛나는 미모

    배우 고소영이 27일 서울 중구 장충동 한 호텔에서 열린 한 화장품 브랜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27 뉴스1
  • [달콤한 사이언스] 참을 수 없는 야식의 유혹…범인은 뇌 속에

    [달콤한 사이언스] 참을 수 없는 야식의 유혹…범인은 뇌 속에

    연말연시가 되면 평소보다 외식이 많아진다. 외식을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꼭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말테다’라고 굳은 결심을 한다. 결심과는 달리 한밤 중 TV 앞에서 치킨이나 피자를 맛있게 먹거나 영화관에서 커다란 통에 짭짜름하면서도 고소한 팝콘을 집어먹으며 콜라를 마시는 자신을 보며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사실 음식에 대한 충동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나타났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수렵 채집 시절이나 음식이 부족하던 옛날 음식이 있으면 무조건 많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뇌에 새겨져 진화돼 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음식에 대한 충동성과 관련한 정확한 인체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남가주대 생명과학과, 정신·행동과학과, 신경과학과, 조지아대 식품영양학과, 펜실베니아대 의대 정신과, 시카고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시애틀 워싱턴대 병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음식에 대한 충동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회로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과식으로 인한 비만을 해결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행동의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반응하도록 하는 충동은 뇌의 보상시스템이 과도하게 반응함으로써 나타나는 것으로 약물이나 도박 중독이나 쇼핑중독처럼 일종의 충동조절장애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과식이나 폭식 같은 음식에 대한 충동은 조금 다를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봐왔다. 연구팀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멜라닌응집호르몬(MCH)가 식탐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생쥐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연구팀은 우리 안에 있는 쥐가 발판을 누르면 달고, 기름지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대신 한 번 먹은 뒤 20초가 지나야 다시 발판을 누를 수 있는데 너무 빨리 누르면 20초를 더 기다리도록 했다. 연구팀은 우리 안에 두 개의 다른 색깔 발판을 마련해 놓고 하나의 발판은 누르는 즉시 맛있는 음식이 주어지는 대신 한 번 밖에 못 누르도록 했고 다른 하나의 발판은 누른 뒤 30초 뒤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여러 번 누를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 실험을 하면서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상하부부터 해마까지 뇌의 활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첫 번째 실험에서는 일단 음식을 맛본 생쥐는 20초를 기다리지 못하고 계속 발판을 눌렀으며 두 번째 실험에서는 여러 번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발판 대신 즉시 음식을 주는 발판을 눌러대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음식에 대한 충동성이 일어날 때 시상하부에서 MCH가 해마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MCH를 인위적으로 늘리고 줄이는 실험을 병행했지만 MCH의 양은 음식에 대한 충동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에 대한 충동, 식탐은 MCH의 양이 아닌 MCH를 생산해 내는 시상하부의 뇌세포와 회로를 활성화시키면 음식에 대한 충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콧 카노스키 남가주대 교수(인간진화생물학)는 “음식에 대한 충동은 배고픔이나 보상심리 작동과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억지로 식욕을 줄이거나 맛있는 음식을 덜 먹지 않고도 과식을 막아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전광훈 “하나님이 ‘대한민국 망한다’는 성령 보냈다”

    전광훈 “하나님이 ‘대한민국 망한다’는 성령 보냈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정치에 관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기도를 하는데 어느날 하나님으로부터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짧은 성령을 받게 됐다”며 “‘너 그거 안 하면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한기총 대표회장이 됐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 축사에서 “일개 목사가 기도하다 받는 충동을 다 현실이라고 하기엔 신비주의에 가까우니까 제가 확인하기 시작했다”며 “이재오 전 의원(국민통합연대 창립준비위원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전문가를 찾아가 물어보니 다 (나라가 망하게 된 것이) 맞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서 원하는 의석 200석을 만들어 평화헌법으로 개헌해 낮은 단계 연방제 찍고 북한으로 가려는 의도”라며 “국민들이 이를 다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참석자가 강하게 항의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한편 국민통합연대는 이날 창립 선언문을 통해 “분열과 갈등으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며 “무능하고 오만하고 정의와 공정을 팽개친, 기만에 가득 찬 정권을 끝장내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모든 일을 혁명적으로 전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능하고 오만하고 정의와 공정을 팽개친, 기만에 가득 찬 정권을 끝장내고 지력이 다한 정치판을 객토(토질 개량을 위해 다른 곳 흙을 옮겨오는 일)해 완전히 판을 갈고 체제 변화에 눈이 먼 오만방자한 현 정권에 사망을 선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정의롭고, 사회는 공평하고, 국민은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자 통합의 깃발을 높이 든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가치가 더욱 발전해 분단을 극복하고 자유 통일을 이루는 날까지 하나가 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국민통합연대의 공동대표는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학계), 김진홍 목사(종교계), 최병국 변호사(법조계), 권영빈 전 중앙일보 사장(언론계), 이문열 작가(문단) 등 5명이 맡는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노재봉 전 국무총리,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고영주 변호사, 김경한 전 법무부장관,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은 원로자문단에 참여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탄핵의 역설’... 트럼프 재선가도 탄력 받나

    ‘탄핵의 역설’... 트럼프 재선가도 탄력 받나

    폴리티코 ‘탄핵은 트럼프 성탄선물’ 칼럼가장 센 탄핵 던진 민주당, 더 쎈 무기 없어트럼프 탄핵 상원 부결시 “무죄” 홍보할듯속도 원하는 트럼프, 탄핵안 상원이관 촉구미 금융시장 및 여론, 탄핵관련 급변세 없어미 내부 분위기, 정치보다 경제에 쏠린 듯‘탄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폴리티코가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 하원 탄핵 가결과 관련해 실은 칼럼 제목이다. 이미 예상된 탄핵 가결인 데다가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결국 부결될 것으로 예측되던 터라 이날 탄핵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무덤덤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탄핵이 외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탄선물이 될 수 있다는 일명 ‘탄핵의 역설’을 다룬 분석까지 나온 것이다. 해당 칼럼은 미 하원의 탄핵 가결에 대해 “이번 주말이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이야기의 주인공보다 더 행복할 것이다. 탄핵 기사는 앞으로 몇 주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재선 전쟁에서 무기로 용도 변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사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무기였는데, 그것을 실행했으니 더 이상 위협할 무기는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탄핵소추안이 상원에서 부결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죄 판결’로 홍보할 것이고, 결국 재선 가도에 큰 부담을 덜게 된다는 의미다.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펠로시는 자신의 허위 탄핵 사기극에 너무 무기력하게 느낀 나머지, 상원으로 그것(탄핵소추안)을 보내기 두려운 것”이라며 탄핵소추안 이관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트윗에서 “그들은 (탄핵 심판을) 그만두고 싶어한다. 나는 즉각적인 심판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탄핵 심판의 ‘밑그림’을 제대로 짤 때까지 소추위원을 지명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또 해당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의 나쁜 행동을 처벌하는 대신, 선의의 탄핵 표결을 택한 것이 외려 트럼프 대통령을 자유롭게 만들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엉뚱한 충동이 또 다른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탄핵은 상원에서 부결되면 곧 유권자의 뇌리에서 잊힐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탄핵이 역대 세 번째의 오명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짜 ‘선물’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재선 가도에서 불확실성이라는 부담을 내려놓을 기회가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탄핵 가결에도 미국 경제 지표에 충격은 없었다. 19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0.49% 오른 28376.96에 마쳤고 나스닥도 0.67% 상승한 8887.22를 기록했다. 특히 S&P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탄핵소추안 가결 후 로이터 통신이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사임 찬성은 42%이었지만, 반대가 46%로 더 많았다. 탄핵정국을 통해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 세력이 생각을 바꾸기 보다 외려 결집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CNBC 방송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하원을 통화했을 때도 뉴욕증시는 올랐다. 미 언론들은 외려 투자자들이 미중 1단계 무역협상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내 관심이 트럼프 대통령의 하원 탄핵 여부 보다 경제문제에 쏠려 있다는 뜻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광주에 사는 최금옥(59)씨의 하루는 열아홉 살 손녀 수영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수영이는 내년이면 성인이 되지만, 식사나 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생후 일주일이 갓 지났을 무렵 수영이를 안고 있던 아빠가 차 뒷좌석에 수영이를 떨어뜨리면서 뇌에 영영 손상이 갔다. 수영이 엄마는 그 뒤로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돈을 벌겠다며 해외로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그렇게 돌도 되기 전 수영이는 할머니와 둘만 남았다. 수영이네처럼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정은 국내 15만 가구를 넘어섰다(2015년 기준). 외환위기를 거치며 ‘가족 해체’라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조손가정은 2000년대만 해도 5만 가구도 안 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고령화, 가정불화, 이혼 증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정면으로 맞으며 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이들은 2030년이면 3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조손가정은 노인 빈곤과 아동 빈곤, 세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손가정 관련 정부 공식 조사는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국내 조손가정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봤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썼다. ●손자 키우다 빈곤 절벽에 내몰린 노인들 최씨네 비극이 시작된 건 수영이가 태어난 직후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지만, 수영이가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으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남은 수영이를 돌볼 사람은 친조모 최씨뿐이었다. 최씨 역시 교통사고와 수술, 남편의 학대까지 겪으며 왼쪽 무릎뼈가 없어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아픈 몸에 복대를 맨 채 168㎝, 73㎏의 수영이를 매일 먹이고 씻긴다. 월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포함한 120만원 남짓. 그나마도 물리치료비와 병원비, 교통비, 월세가 빠져나가면 관리비조차 낼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힌다. 최씨는 “평생 얼마나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면서도 “나도 너무 가난하고 서럽게 살았는데, 한 번 부모한테 버려진 손녀를 다른 데 또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손가정은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아동까지 양육하게 되면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갇힌다는 특성을 띤다.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수급비나 정부지원금에만 기대지만, 생활을 꾸리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손가정 15만 3000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2175만원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전체 가구(4883만원)의 절반이 안 되고, 다문화가족(4328만원)이나 장애인 가구(3513만원)보다도 낮다. 현재 조손가정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각 한부모·조손가족 또는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별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한계가 크다. 안태정(76)씨는 남편과 아들이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친손자인 민지(16)·민국(14) 남매를 키우게 됐다. 채무자들에게 쫓기던 아들은 두 아이를 안씨에게 맡긴 뒤 연락이 끊겼고, 며느리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거주지에도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갈 곳 잃은 안씨가 찾은 곳은 어느 교회 건물 구석이었다. 이들 가족을 안쓰럽게 여긴 목사가 동사무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실제 전국 조손 가구 중 수급 비율은 겨우 5%다.●핏줄이라 떠맡긴 했지만… 공황장애까지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떠맡는 건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여가부 조사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양육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부모의 이혼·재혼(53.2%), 가출이나 실종(14.7%), 질병·사망(11.4%), 실직·파산(7.6%) 등을 꼽았다. 이렇듯 많은 나이에 억지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버거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제주국제대 연구진이 연구한 논문을 보면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양육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가부 조사에서도 70% 이상의 조부모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긴급 의료비나 생계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씨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4년째 약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 본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왜 애들을 키우느냐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면서 “젊을 때는 그래도 애들 덕분에 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 아이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손자를 버리고 간 친부모라는 데서 오는 괴로움도 크다. 자녀의 실종이나 가출, 이혼 등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손자녀가 입을 상처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한다. 고등학생 태혁(18)이를 홀로 키우는 박순영(72)씨는 20년째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다. 태혁이가 태어난 지 100일 정도 됐을 무렵 “동창회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 며느리와 덩달아 떠나버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딸이냐’고 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간 뒤 십수년째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태혁이한테 미안해서 애 앞에서는 이런 얘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숙자(72)씨 역시 외손자 동우(16)를 낳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떠나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씨는 “자기도 힘드니까 나한테 애를 맡기고 간간이 연락만 했는데, 평생 고생하다 지난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직도 길을 가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딸 생각이 난다. 나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동우는 엄마 얘기만 나오면 듣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보호자’ 있지만 ‘보호’ 못 받는 아이들 어릴 때부터 가족 해체를 경험하고 극심한 빈곤에 노출된 아동 역시 성장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족과의 애착 관계가 또래와 학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할머니, 누나와 함께 사는 우석(12)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도벽 증세를 보였다. 주위 친구의 영향으로 문방구에서 물건을 하나둘 훔치기 시작하던 우석이는 돈에도 손을 댔고, 결국 지난해 7개월간 치료시설까지 갔다 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 치료도 받고 있다. 외조모 김길녀(62)씨는 “처음 우석이가 물건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학교와 아동센터 등에서 아이가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울 때 그런 증상을 보인다더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엄마와 잠깐 살았는데, 밥도 안 주고 용돈 500원만 줘서 자판기 율무차 두 잔으로 하루를 버텼다는 얘기를 최근에야 했다”면서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해 줘도 친모가 아니라고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제대로 돌봐 줄 양육자가 없는 조손가정 아동은 편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과 함께 게임중독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전인 아동은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조부모를 대신해 성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인 민지는 “중학생 때 할머니가 쓰러져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당황해 주소를 잘못 불러서 구급대원들에게 혼났다. 이후로 신고하는 게 무섭다”면서 “할머니가 최근 영정사진이나 장례 절차도 알아 보시는데 앞으로 동생과 둘만 남으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혁이는 “할머니는 당신 이름조차 읽고 쓸 줄 몰라서 어릴 때부터 대신 편지를 읽어드리거나 동사무소에 같이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많게는 60살까지 벌어지는 나이 탓에 자연스레 생기는 세대 차이나 양육의 빈틈도 크다. 고령의 양육자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아동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 집단에서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등학생 대현(18)이는 최근까지 면도하는 법을 몰랐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거동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누나뿐이었다. 지역아동센터 담당자가 면도기를 사 주며 손수 시범을 보일 때까지 대현이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을 깎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라고 깨우는 사람도 없어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고, 학업 성적 역시 낮다. 그나마 대현이네는 양호한 사례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조부모가 아동에게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냐”고 폭언하거나 빨리 돈을 벌어 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방치와 학대가 반복되면 아동 대부분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방황하고, 심한 경우 자해 시도를 하기도 한다. 관련 사례를 상담한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아동을 책임지고 키우는 주 양육자가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교통카드 환승제도 같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조손가정에서도 고모, 삼촌, 이모 등 보조 양육자가 있으면 조부모가 모르는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등 양육 환경이 훨씬 낫다”면서 “어쩔 수 없이 조부모와 아동만 생활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대 간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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