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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하게, 경이롭게… 삶을 노래한 20세기 미국 대표시인들

    치열하게, 경이롭게… 삶을 노래한 20세기 미국 대표시인들

    치열하게, 혹은 경이롭게 생을 노래한 20세기 미국 대표 시인들의 시집이 연이어 출간됐다. 앤 섹스턴(1928~1974)의 ‘밤엔 더 용감하지’(민음사)와 메리 올리버(1935~2019)의 ‘천 개의 아침’(마음산책)이다. 앤 섹스턴은 실비아 플라스 등과 더불어 ‘고백시파’에 속하고, 에이드리언 리치처럼 여성의 이야기를 대범하게 그린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기 시인이면서 보스턴대에서 정교수로 문학을 가르친 성공한 작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평생을 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백인 남녀가 결혼해 아이 둘을 기르는 가정을 의미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지배적이던 1950년대 미국에서, 섹스턴은 보수적인 어머니상에 순응하지 못하는 여성이었다. 자유로운 한편으로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했고, 사회가 요구하는 옷을 완전히 벗어던지지도 못했다. 그는 여기서 오는 죄책감, 자괴감 사이에서 오는 분열을 ‘밤엔 더 용감하지’에 실린 68편의 시를 통해 맹렬히 고백했다. ‘나는 홀린 마녀, 밖으로 싸돌아다녔지./ 검은 대기에 출몰하고, 밤엔 더 용감하지.’(23쪽, 시 ‘그런 여자 과’(科) 일부) 책을 번역한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그녀의 작품을 소개하는 건, 시인의 용감함과 그 용감함 뒤에 드리운 불안을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천 개의 아침’은 한국에 첫 출간되는 메리 올리버의 시집이다. 광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예찬,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감사를 담은 36편의 시가 실려 있다. 특히나 올리버의 노년에 출간된 이 시집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다층적인 고찰이 두드러진다. 나이 들어가면서, 반려견 퍼시와 같이 교감하던 대상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면서 죽음의 이미지는 점차 긍정으로 나아갔다. 그가 끊임없이 시 안에 사랑하는 대상을 등장시켜 회상하며 새로운 추억을 덧입혔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위로와 즐거움과 활력을 주는 시를 쓰고 싶다”던 생전의 바람 그대로, 올리버의 시편들에서는 생명력이 꿈틀댄다. 가령 이런 식이다. ‘춤을 추고 있을 때는,/ 규칙을 깨도 돼./ 규칙을 깨는 게 가끔은/ 규칙을 확장하는 거지.// 규칙이 없을 때도 가끔 있어.’(43쪽, 시 ‘세 가지를 기억해둬’) 김연수 작가는 추천사에 이렇게 썼다. ‘메리 올리버의 시는, 내가 그대로 따라 추고 싶은 춤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설] 외교결례 반복하는 중국 외교부장, 한국 국민이 우습게 보이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그제 서울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 25분이나 늦어 또다시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왕 부장은 기자들이 지각 이유를 묻자 “트래픽(교통 체증)”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왕 부장은 회담 예정시간인 오전 10시를 넘겨 10시 5분에야 숙소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을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담에 지각한 것도 모자라 버젓이 거짓말까지 한 것이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해 방한 때도 전·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등 한국의 각계 인사 100여 명을 초청한 오찬에 40분이나 늦었다. 또 2017년엔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려 논란이 됐다. 외교부장으로만 7년 넘게 재임 중인 직업 외교관으로서 외교결례를 모를 리 없는 왕 부장이 한국에 대해 외교결례를 반복하는 것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결례가 한번이라면 실수로 봐줄 수도 있지만, 반복되면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는 게 상식이다. 친일적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는 왕 부장은 한국 방문 직전인 25~26일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과 만날 때 회담시간에 늦지 않았다. 결국 경제적으로 한국이 중국에 아쉬운 게 많다는 점을 감안해 왕 부장이 은근히 ‘외교적 갑질’을 일삼는 듯한 인상이 든다. 그러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면에서 중국에 한참 앞서는 한국에 대한 중국이 열등감이 비상식적으로 왜곡돼 발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평가해볼만하다.다른 한편으론 한국 스스로 중국의 오만함을 자초한 건 아닌지 반성할 필요도 있다.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 등 행정부는 그렇다 쳐도 국회의장과 여당 핵심인사들까지 앞다퉈 왕 부장을 만난 것은 과공비례이다. 한국 경제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외면할 수 없다지만, 개인이든 국가이든 상대의 태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끌려가기만 해서는 결국 무시당하고 휘둘릴 수 있다. 중국의 외교 결례에 대해서는 분명히 항의를 해야 다시는 무시를 당하지 않는 법이다. 왕 부장은 ‘한국 정부에 미국 편에 서서 중국을 압박하는 데 동참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려는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대답으로 사실상 시인했다. 교묘한 외교적 언사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이리 직설적으로 이야기할 정도면 비공개 석상에서는 한국 정부와 관계자를 얼마나 압박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정부는 미국이 행정부 교체기에 외교적 결례를 일삼는 중국의 압박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국익의 관점에서 외교에 임해야 한다.
  • “한국, 저소득층에 현금 주고 돌봄서비스 정부 투자 늘려라”

    “한국, 저소득층에 현금 주고 돌봄서비스 정부 투자 늘려라”

    “한국과 같이 경제 규모가 크고 많이 발전한 나라에선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보단) 조건부(선별) 현금 지급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어떤 사람을 언제 지원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빈곤퇴치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24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20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콘퍼런스’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뒤플로 교수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단점은 수혜 대상에서 아무도 배제하지 않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같은 나라에선 조건부 지급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소득층이 코로나19와 같은 큰 위기 상황에서도 기존의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느낄 만큼의 충분한 지원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뒤플로 교수는 현금을 통한 직접 지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나라들은 가난한 사람에게 직접 현금을 주면 엉뚱한 곳에 충동적으로 다 써버리거나 나태해질 것이라고 우려해 기피하고 있지만, 이 주장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면서 “현금 이전 프로그램으로 돈을 받게 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인 여유와 활력을 갖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금 지급과 동시에 저소득층을 위한 유의미한 일자리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뒤플로 교수는 “가난한 사람이 현금 지급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과 정부가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출을 늘리는 정책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노인·아동 돌봄과 같은 돌봄 서비스에 정부가 공적으로 투자를 하면 사회에 큰 이득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급여도 지급되기 때문에 이중적으로 유익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 논의엔 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이 뒤따른다. 뒤플로 교수는 ‘부유세’를 통한 세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관련 비용에 (정부 재원을) 지출하면서도 경기를 안정화하기 위해선 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산을 보유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불평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가 아닌 ‘고소득’에 대한 과세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뒤플로 교수는 “고소득자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해도 정부 예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세금 최고구간의 소득세율이 90%를 넘는다면 회사들이 높은 급여를 지급할 이유가 없고, 정부 수입도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유세는 이미 존재하는 ‘부’에 대한 과세기 때문에 (고소득에 대한 과세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반적인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놓고선 “코로나19는 위기이자 기회이고, 한국은 전 세계가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올바른 방향을 알려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노벨경제학 뒤플로 교수 “코로나19 대응 조건부 현금 지급해야”

    노벨경제학 뒤플로 교수 “코로나19 대응 조건부 현금 지급해야”

    KSP 성과공유 콘퍼런스 화상회의“저소득층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소득세 강화보다 부유세 도입해야”“한국과 같이 경제 규모가 크고 많이 발전한 나라에선 (보편적 기본소득 지급보단) 조건부(선별) 현금 지급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어떤 사람을 언제 지원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빈곤퇴치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24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20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콘퍼런스’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뒤플로 교수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단점은 수혜 대상에서 아무도 배제하지 않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같은 나라에선 조건부 지급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소득층이 코로나19와 같은 큰 위기 상황에서도 기존의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 느낄 만큼의 충분한 지원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뒤플로 교수는 현금을 통한 직접 지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나라들은 가난한 사람에게 직접 현금을 주면 엉뚱한 곳에 충동적으로 다 써버리거나 나태해질 것이라고 우려해 기피하고 있지만, 이 주장에 대한 근거는 전혀 없다”면서 “현금 이전 프로그램으로 돈을 받게 된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인 여유와 활력을 갖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금 지급과 동시에 저소득층을 위한 유의미한 일자리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뒤플로 교수는 “가난한 사람이 현금 지급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과 정부가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출을 늘리는 정책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노인·아동 돌봄과 같은 돌봄 서비스에 정부가 공적으로 투자를 하면 사회에 큰 이득이 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급여도 지급되기 때문에 이중적으로 유익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 논의엔 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이 뒤따른다. 뒤플로 교수는 ‘부유세’를 통한 세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관련 비용에 (정부 재원을) 지출하면서도 경기를 안정화하기 위해선 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산을 보유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불평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가 아닌 ‘고소득’에 대한 과세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뒤플로 교수는 “고소득자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해도 정부 예산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세금 최고구간의 소득세율이 90%를 넘는다면 회사들이 높은 급여를 지급할 이유가 없고, 정부 수입도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유세는 이미 존재하는 ‘부’에 대한 과세기 때문에 (고소득에 대한 과세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반적인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놓고선 “한국 정부는 이전에 대규모 감염병 대응 경험이 있고, 이런 대응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설치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 대응에서 특히 성공적이었다”며 “코로나19는 위기이자 기회이고, 한국은 전 세계가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올바른 방향을 알려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며칠만 기다리면

    [유정훈의 간 맞추기] 며칠만 기다리면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된 한국시간 11월 4일 오후, 공화당의 상징인 빨간색으로 표시된 주는 쉽게 추가되는 반면 민주당을 나타내는 파란색은 더디게 늘어났다. 주요 경합주의 개표는 지지부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예측하는 선지자가 넘쳐났다. 아니, 개표 시작 후에야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것이니 ‘후지자’(後知者)라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여론조사 오류를 탓하는 목소리, 바닥 민심은 역시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잠깐이나마 약간 당황했다. 접전을 예상했던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일찌감치 낙승을 거뒀고, 트럼프 지지층의 투표 참여도 생각보다 많았다. 조 바이든의 당선을 거의 확신하는 글을 인터넷 매체에 두 편이나 기고했는데 만약의 일이 생기면 대체 어쩌나 싶었다. 어떻게 될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좀더 지켜봐야 안다’는 답만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데이터를 살펴보니 선거 전에 다들 예측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현장투표, 농촌 지역에서 트럼프가 앞섰지만 우편투표 및 도시 지역 개표가 진행되며 바이든이 급격하게 표 차이를 줄이는 양상이 확연했다. 남은 표를 계산해 보면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예측할 수 있었다. 그 상황에서 ‘아직 모른다’는 것은 바이든 당선을 예상한 자의 희망 섞인 언급이 아니라 중립적 진술이다. 객관적 지표는 모두 바이든 승리를 가리키고 있는데 결과 확인에 약간의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트럼프의 유권자 동원력에 감동하며 일침을 놓기 전에 며칠만 기다리면 되는 일이다. 언론 보도가 대부분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누구나 소셜미디어를 향유하는 요즘 이런 경우는 한둘이 아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부검 등을 통해 과학적 검증을 해야 밝힐 수 있다. 며칠만 기다리면 알 수 있는, 아니 기다려야 하는 문제인데 언론은 ‘속보’, ‘단독’을 띄우기에 바빴고 사람들은 카톡으로 퍼 나르는 데 급했다. 인과관계를 조사한 결과가 어땠는지에 관한 후속 보도는 문제를 제기했던 기사의 100분의1도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쏟아지는 정보를 접하다 보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공유하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려울 수 있다. 뭐라도 말을 얹고 싶은 유혹을 억누르기 힘든 경우도 많다. 하지만 상당수는 며칠만 기다리면 알 수 있고 아주 약간의 검증과 확인이 필요한 일이다. 내가 전하는 말의 근거가 인터넷 어딘가에서 본 것뿐이라면 서글프지 않나. 사람들 앞에서 하는 발언의 신빙성이 고작 그 얘기를 전한 사람의 카카오톡에 의존한 것이라면 곤란하지 않을까. 온라인에서 무엇인가를 나누고 싶을 때 특히 정의로운 일을 하고 싶을 때일수록 좀더 알아보고 생각해야 한다. 남들보다 약간 느리고 조금 덜 통쾌해도 괜찮다. 속도는 정확성을 담보하지 않고, 어떤 일을 접할 때 느끼는 감정의 깊이 혹은 놀라움의 크기는 그게 얼마나 옳고 그른지와 무관하다. 뒤늦게 ‘이불킥’할 일 없는 즐거운 온라인 생활을 위해!
  • “온몸 멍에 장파열·골절 사망”…16개월 영아 ‘모진 학대’ 엄마 구속(종합)

    “온몸 멍에 장파열·골절 사망”…16개월 영아 ‘모진 학대’ 엄마 구속(종합)

    올해 1월 입양된 지 9개월 만에 사망B양 복부·뇌에 큰 상처… 병원 측 신고쇄골·뒷머리·갈비뼈·허벅지 골절3차례 아동학대 신고에도 증거 못 찾아경찰·아보전, A양 부모에 다시 돌려보내사망 10일 전 멍든 채 입양 방송 출연 온몸에 멍이 들고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숨진 16개월 입양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학대 가해자로 의심되는 부모에 대해 아동학대죄로 구속영장을 신청한지 일주일 만에 엄마가 구속했다. 아이는 수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증거를 제대로 찾지 못해 번번이 양부모에 돌아갔고 입양 9개월 만인 지난달 끝내 목숨을 잃었다. 아이는 숨지기 열흘 전 EBS 입양가족특집 다큐멘터리에 이마에 멍이 든 채 출연하기도 했다. 부검 B양 사인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도망과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생후 16개월 된 딸 B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지난달 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병원에 실려 올 당시 B양은 복부와 뇌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양을 정밀 부검한 결과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내놓았다. B양은 올해 초 현재 부모에게 입양됐다. 이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B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숨지기 열흘 전 EBS 입양가족 특집에출연해 행복한 모습 연출…이마엔 멍 A씨는 B양이 숨지기 불과 열흘쯤 전인 지난달 1일, 추석 연휴를 맞이해 방영된 EBS 입양 가족 특집 다큐멘터리에 B양과 함께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영상에는 가족들이 밝게 웃으며 파티를 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B양의 이마에는 멍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었다. 3년 전 입양단체에서 잠시 일했던 A씨는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이유로 B양을 C충동적으로 입양했고 입양 한 달 후부터 방임 등 학대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장씨는 입양 한 달 뒤부터 아기인 B양이 “정이 붙지 않는다”며 습관적으로 방임했다. 친딸을 데리고 외식을 나가며 입양한 딸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울게 두는 등 16차례나 방임했다. 7월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는 유모차를 세게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손으로 아이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을 한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손으로 아이 목 잡아 올리고지하주차장서 혼자 울게 버려두고유모차 벽에 세게 고의 충돌시켜 엄마 “방임? 혼자 자는 수면 교육한 것”“마사지하다가 멍 들거나 소파 떨어져” 사나흘 간격으로 B양의 얼굴과 배, 허벅지에서 멍이 계속 발견됐다. 사망 당시 B양의 쇄골과 뒷머리, 갈비뼈, 허벅지 등에서 모두 부러진 흔적이 발견됐고 온 몸에 멍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B양의 직접 사인은 장파열로 경찰은 A씨가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B양의 등을 내리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방임에 대해선 “아이가 혼자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수면교육을 한 것”이고, 폭행에 대해선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들거나 소파에서 떨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이 사망 당일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란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 사건이 불거진 후 경찰은 B양의 부모를 피의자로 입건해 사망 이전 폭행 등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했으며, 이들로부터 일부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양천경찰서는 지난 9일 이러한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와 함께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편은 방임 사건의 공범이지만 낮 시간대 주로 직장에 있었기에 폭행 가담 여부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 EBS는 이날 “사망 소식을 들은 뒤 해당 동영상을 바로 비공개 처리했다”며 “해당 엄마는 메인 출연자가 아니라 지인 중 한 명이었다. 저희가 섭외한 출연자가 아니라 그 출연자가 입양가족 모임에 참석하는데 그와 관련된 사람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EBS ‘어느 평범한 가족’ 출연 엄마…입양 딸 사망날 ‘공동구매’[이슈픽]

    EBS ‘어느 평범한 가족’ 출연 엄마…입양 딸 사망날 ‘공동구매’[이슈픽]

    지난달 1일 방송된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했던 엄마가 입양 딸을 학대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모씨는 친딸이 있지만 올 초 생후 6개월된 A양을 입양했다. 3년 전 입양단체에서 잠시 일했던 장씨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충동적으로 입양을 결정한 뒤 남편에게 “입양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며 후회하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장씨는 입양 한 달 뒤부터 아기인 A양이 “정이 붙지 않는다”며 습관적으로 방임했다. 친딸을 데리고 외식을 나가며 입양한 딸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울게 두는 등 16차례나 방임했다. 7월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는 유모차를 세게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손으로 아이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을 한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사나흘 간격으로 A양의 얼굴과 배, 허벅지에서 멍이 계속 발견됐다. 사망 당시 A양의 쇄골과 뒷머리, 갈비뼈, 허벅지 등에서 모두 부러진 흔적이 발견됐고 온 몸에 멍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A양의 직접 사인은 장파열로 경찰은 장씨가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A양의 등을 내리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방임에 대해선 “아이가 혼자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수면교육을 한 것”이고, 폭행에 대해선 “마사지를 하다가 멍이 들거나 소파에서 떨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아이 사망 당일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란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내고, 아이가 숨진 바로 다음날엔 동네 이웃에게 ‘물건 공동구매’를 제안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양천경찰서는 지난 9일 이러한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와 함께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편은 방임 사건의 공범이지만 낮 시간대 주로 직장에 있었기에 폭행 가담 여부는 계속 수사 중이다. 장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는 서울 남부지법에서 11일 오전 열린다. EBS는 11일 “사망 소식을 들은 뒤 해당 동영상을 바로 비공개 처리했다”며 “해당 엄마는 메인 출연자가 아니라 지인 중 한 명이었다. 저희가 섭외한 출연자가 아니라 그 출연자가 입양가족 모임에 참석하는데 그와 관련된 사람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책 속 한줄] 먼저 나설 수 있는 용기/김성호 선임기자

    [책 속 한줄] 먼저 나설 수 있는 용기/김성호 선임기자

    ‘나 아니면 누가 그런 일을 하겠는가’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충동 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는 충동 사회를 지탱하는 개념, 즉 근시안적이고 자기 몰두적이며 파괴적인 지금의 현실이 한 사회가 보여 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개념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충동 사회를 떠받드는 이 핵심적 진실이 거짓임을 깨닫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질문 그리고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용기만이 필요할 뿐이다.(350쪽) 미국 저널리스트 폴 로버츠가 비평서 ‘근시사회’(2016, 민음사)에서 요즘을 집약한 말이다. 눈앞의 단기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해 지속성 있는 가치를 만들지 못하게 된 이기와 충동의 사회. 저자는 그 부작용이 한계에 이르렀다면서도 희망적인 변화의 실마리를 챙긴다. ‘내일을 팔아 오늘을 사는’ 상황을 거부하고 ‘나부터 고치려는’ 곳곳의 조짐. “우리는 이미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며 당부한 용기는 바로 솔선수범이다. kimus@seoul.co.kr
  • ‘트럼프 자극 말자’ 침묵 택한 시진핑

    ‘트럼프 자극 말자’ 침묵 택한 시진핑

    전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는 등 ‘눈도장’ 찍기에 한창이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일부 통치자는 ‘의도적 침묵’을 지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외교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바이든의 당선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이유다. ●트럼프·中 전방위 충돌… 남은 임기 안심 못해 8일(현지시간) ABC방송에 따르면 전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선언에도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은 축하 메시지를 건네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와 심각한 마찰을 빚어 온 중국은 대선 전부터 “다른 나라(미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미국은 무역과 코로나19 책임론, 소수민족 탄압,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대만 문제 등을 두고 중국과 전방위로 충돌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침묵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강경하게 중국 때리기에 나설 수 있어 이를 우려하기 때문 아니냐’고 여긴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대선 결과를 둘러싼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행동을 일절 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라면서 “충동적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발언을 문제 삼아) 남은 임기 동안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빌미 자체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브로맨스’푸틴 ‘닮은꼴’ 에르도안도 함구 푸틴 대통령은 그간 “누가 미국 대통령이 돼도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바이든이 당선되자 발언을 아꼈다. 그와 ‘브로맨스’를 과시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터키 외교부가 미국 대선 결과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3연임을 확정 지은 알파 콩데 대통령에게만 축전을 보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와 줄곧 불화를 겪었지만 그래도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리더십 따라 하기’를 콘셉트로 삼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공식 축하를 보류했다. ‘롤 모델’의 낙선에 큰 충격을 받은 듯하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문화마당] 일상의 모든 것이 메타포/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일상의 모든 것이 메타포/송정림 드라마 작가

    산책길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사이로 빨간 우체통을 보았다. 아직 남아 있는 우체통이 고맙다. 문득 손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문구점에 들어가 청록색 잉크를 충동구매하고 편지지와 봉투를 골랐다. 집에 돌아와 만년필에 잉크를 넣으며 손가락 한쪽에 묻은 잉크를 보니 한 시인이 떠올랐다. 희망의 색이라며 녹색잉크로 시를 썼던 시인. 혁명가이면서도 달달한 연애시를 잘 썼던,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영웅 파블로 네루다. 그의 말년을 담은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책꽂이에서 꺼내 들어 다시 읽었다. 이 소설은 네루다를 장시간 인터뷰했던 기자 출신 작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1985년에 쓴 작품인데, ‘일 포스티노’(1994)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69년 6월, 고기잡이를 하다가 그만둔 청년 마리오는 우체국 창에 붙어 있는 구인광고를 보고 들어간다. “자전거 있나?” “글 읽을 줄 아나?” 딱 두 가지 채용 기준에 적합한 마리오는 우체부가 된다. 그가 담당하는 수신인은 단 한 사람. 시인 파블로 네루다. 어느 날 시인이 ‘메타포’라는 단어를 쓰자 마리오가 묻는다. “메타포가 뭐예요?” 시인이 대답한다. “한 사물을 다른 사물과 비교하면서 말하는 방법이지.” 시인이 되고 싶다고 하는 마리오에게 네루다는 말한다. “시인이 되고 싶으면 지금 당장 해변으로 가게. 바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메타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 마리오는 시인의 시를 이용해 그토록 갈망하던 사랑을 얻게 된다. 그의 결혼식 날, 시인은 파리 대사관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한다. 마리오는 직장을 잃어버린다. 편지를 전달할 사람이 없어졌으니까. 식당에서 주방 일을 맡게 된 마리오는 네루다의 메타포를 빌려 식품에 이름을 붙인다. 양파(동그란 물장미), 마늘(아름다운 상아), 토마토(상쾌한 태양), 감자(한밤의 밀가루), 참치(깊은 바닷속의 탄알), 사과(오로라에 물들어 활짝 피어오른 순수한 뺨), 소금(파도의 망각)…. 어느 날 파리에서 시인의 소포가 도착한다. 마리오는 네루다가 보낸 녹음기에 바다의 움직임을 녹음한다. 갈매기가 수직으로 하강해 정어리를 쪼는 소리, 바람에 상큼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 불꽃놀이처럼 쏟아지는 별똥별을 보고 개들이 짖는 소리, 바닷바람이 자아내는 변덕스러운 오케스트라 종소리,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등대 사이렌의 신음소리, 그리고 아내의 배 속에 있는 아기의 가녀린 심장 박동 소리를…. 재치가 넘치는 대사로 즐거운 소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남자의 브로맨스와 아름다운 시의 메타포로 가득한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순박한 우체부가 시인에게 던진 이 질문이 가슴을 친다. “선생님은 온 세상이 다 무엇인가의 메타포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 대답은 예스! 세상은 온통 시의 메타포로 넘친다. 창문 너머 밝아오는 태양의 아침, 부스스한 얼굴로 잠을 깨는 가족의 얼굴, 거리에 떨어져 짝을 찾아 헤매는 낙엽들, 차의 경적소리, 친구의 전화, 빵 굽는 냄새와 커피 향기….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아름다운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그런데 우리의 시선은 어디로 향해 있는 걸까.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이 기가 막힌 신의 선물이라고 해도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으면 선물이 아니다. 아무리 소중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시선이 다른 곳만 향해 있으면 사랑을 줄 수 없다. 어느새 낙엽이 진다. 그렁한 눈으로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마음도, 그 길 위에 새겨진 사람을 차마 마음 밖으로 꺼내버리지 못하는 애상도, 다시 한번 길을 걸어가기 위해 운동화 끈을 동여매는 마음도…. 삶은 모두 시(詩)이고 노래다. 사랑을 발견하고 있다면, 그 사랑에 감사하고 있다면.
  • 중구, 모든 주민센터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중구, 모든 주민센터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서울 중구는 앞으로 지역 내 모든 동주민센터에서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2일 밝혔다. 구는 모든 동주민센터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하고 이날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구는 10개 동주민센터(회현동, 필동, 장충동, 광희동, 다산동, 약수동, 청구동, 신당5동, 동화동, 중림동)의 외부에 무인민원 발급 부스를 설치해 365일 24시간 상시 운영에 들어갔다. 각 부스에는 폐쇄회로(CC)TV와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해 야간 이용 시 안전장치도 확보했다. 구 관계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민원서류 발급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청사 이전, 리모델링 계획 등으로 외부에 부스 설치가 어려운 5개 주민센터에는 청사 내부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우선 운영한다. 이후 설치 여건이 조성되면 외부로 옮길 방침이다. 발급받을 수 있는 서류는 모두 80여종이다. 신분증 없이 지문 확인만으로 가능한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국세, 지방세 증명서 등이다. 구는 지난 6월 비대면 업무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 중구 수수료 징수 조례’를 개정해 무인민원발급기로 발급되는 서류의 80%를 상회하는 주민등록등초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무료 발급으로 전환했다. 덕분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이용한 서류 발급량이 수수료 개정 전후(5월과 7월) 주민등록등초본은 30%, 가족관계증명서류는 255% 증가할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앞으로 양질의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민원행정 혁신 사업을 꾸준히 발굴하고 주민 생활 밀착형 사업 기능은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는 무인민원발급기 설치와 더불어 각 동주민센터마다 ‘주민 자유이용 창구’를 설치할 예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귀가조치 받았다” 거짓말로 신병교육대서 18분 이탈한 20대 집행유예

    “귀가조치 받았다” 거짓말로 신병교육대서 18분 이탈한 20대 집행유예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김상윤)는 무단으로 부대를 벗어난 혐의(군무이탈)로 기소된 A(25)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강원도 한 신병교육대에 입대해 같은 달 5일 오전 11시 40분쯤 사복으로 갈아입고 위병소 근무자에게 “귀가조치를 받았다”고 거짓말을 한 뒤 부대 밖으로 나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군 생활이 두렵다는 이유로 동료 훈련병 2명과 함께 부대를 이탈했다가 18분여만에 신병교육대 관계자에게 붙잡혔다. 재판부는 “군무이탈은 군 복무 기강을 어지럽혀 장병의 사기를 저하하는 범죄로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군무를 이탈한 시간이 짧고, 입대한 지 3일 만에 충동·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우울증 증세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는 모두 7명의 배심원이 참여해 모두 유죄 평결을 했다. 배심원 6명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양형 의견을 냈으며 1명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양형 의견을 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조두순 출소 앞두고 뭐하나…“성폭력 심리치료 중”

    조두순 출소 앞두고 뭐하나…“성폭력 심리치료 중”

    지난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오는 12월 만기출소를 앞둔 조두순이 현재 성폭력 심리치료 프로그램 교육을 받으며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조씨에 음주제한과 특정 시간대·장소에 대한 외출 제한, 피해자 접근금지 등의 전자발찌 부착자 준수사항 부과를 검토 중이다. 28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씨는 2008년 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268차례 접견을 했다. 일반접견은 228차례, 변호인접견은 2009년에만 14차례, 화상접견은 26차례였다. 가장 마지막 접견은 지난달 28일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감자에 따라 접견 기준이 있는데 조두순의 경우 접견 기준을 위반하거나 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 100명 중 2명이 재범을 저지른다는 법무부 조사결과를 토대로 화학적 거세를 언급했다. 이수진 의원은 “조두순의 재범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좀 더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성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치료, 화학적 거세 방식이 성범죄 재범을 막는 대안으로 대두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일부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이 있는데, 조두순처럼 아동들에 대한 변태 성욕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상 성욕을 하나의 질병으로 봐 국가가 제어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보호관찰소에서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그 인건비보다 화학적 거세가 훨씬 낫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두순 출소 40일 남았다…“화학적 거세 필요”

    조두순 출소 40일 남았다…“화학적 거세 필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범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화학적 거세가 언급됐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 100명 중 2명이 재범을 저지른다는 법무부 조사결과를 토대로 전자발지가 성범죄 재발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인 조두순은 오는 12월13일 출소한다. 조씨는 출소한 후 고향인 경기 안산시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씨는 출소 후 5년간 성범죄자 알림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되고, 7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가 부착되며 앞으로 20년간 경찰로부터 신상을 관리받게 된다. 이수진 의원은 “조두순의 재범을 막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좀 더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성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치료, 화학적 거세 방식이 성범죄 재범을 막는 대안으로 대두된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의원은 지난 16일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13세 미만 아동·청소년에 대해 성범죄를 저지른 수형자 중, 출소 예정인 자가 성도착증 환자로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본인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캘리포니아·아이오와 등 미국 일부 주(州)와 폴란드 등 국가에서는 미성년 아동에 대한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본인 동의가 없더라도 성 충동 약물치료를 할 수 있는 근거법을 두고 있다. 이 의원은 “일부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이 있는데, 조두순처럼 아동들에 대한 변태 성욕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상 성욕을 하나의 질병으로 봐 국가가 제어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보호관찰소에서 (조두순을)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그 인건비보다 화학적 거세가 훨씬 낫지 않나”라고도 물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오늘의 눈] 원치 않았던 임신 책임 여성에게만 묻는 사회/손지민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원치 않았던 임신 책임 여성에게만 묻는 사회/손지민 사회부 기자

    “저게 사람이냐, 임신을 원치 않으면 몸을 잘 간수해야지.” “(아이) 생산자가 책임져라. 왜 사회가 책임지나.” “저 미혼모를 돕자는 건 인신매매범을 돕자는 것 아닌가.” 한 여성에게 악플이 쏟아졌다. 이 여성은 지난 16일 중고 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마켓에 ‘36주 아기를 20만원에 입양 보낸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여론이 여성에게 손가락질하는 사이 아이 엄마의 사연이 드러났다. 아이 아빠도 없고, 부모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고, 여기에 산후우울증까지 더해져 감당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충동적으로 판매 글을 올린 것을 후회한다는 내용이다. 36주라는 아기도 낳은 지 3일 된 신생아였다. 사실 철부지 엄마의 잘못이라고 욕하고 손가락질하는 건 쉽다. 덮어놓고 아이 엄마를 비난하고, 법에 따라 철저히 처벌한다고 이런 일이 사라질까.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기저귀·분유 지원, 취업성공패키지 지원, 수도·전기요금 등 지원, 통신비 감면 등 정부가 시행 중이라고 선전하는 미혼모 지원 정책들이다. 그러나 정부가 선전하는 사회안전망은 어느 하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신생아는 당근마켓으로 나왔고, 엄마는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미혼모 지원 정책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한 미혼 여성의 입장에서 말이다. 어떤 배경에서 아이가 태어났든, 미혼모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런 사건은 또 발생할 수 있다. 그저 알아서 키우기만을 바라는 사회에서는 엄마도, 아이도 행복할 수 없다. 정부는 실제 미혼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결혼하지 않고 임신한 여성이 아이를 낳기 전 무엇을 가장 걱정하는지부터 들어야 한다.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이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방법,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 절망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성이 아이를 인생의 짐으로 느끼지 않고, 계속해서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sjm@seoul.co.kr
  • “온라인수업 받던 중 7살 성폭행당해” 美화면에 그대로 노출

    “온라인수업 받던 중 7살 성폭행당해” 美화면에 그대로 노출

    18살 고등학생 ‘인면수심’ 범죄수업 컴퓨터 화면에 그대로 노출교사와 같은 반 아이들까지 목격 7살 여자아이가 온라인수업을 받던 도중 10대 청소년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시카고 검찰은 19일 초등학교 1학년 여아를 성폭행한 혐의로 18살 고등학생 커트렐 웰스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피해 아동은 시카고 웨스트 체스터필드의 할머니 집에서 컴퓨터를 켠 채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었고, 월스는 몰래 들어가 아이를 성폭행했다. 온라인수업 중에 벌어진 성폭행 범죄 장면은 교사와 학생들의 컴퓨터 화면에 그대로 노출됐다. 학생들은 성폭행 장면을 보고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놀란 교사는 학생들을 향해 “컴퓨터를 꺼라”고 다급히 소리쳤다. 7살 여아를 상대로 몹쓸 짓을 하던 월스는 교사의 외침을 듣고 태연히 컴퓨터 화면을 닫았다. 교사는 경찰과 일리노이주 아동가족부 등에 성폭행 사건을 바로 신고했고, 경찰은 범죄 현장에 출동해 월스를 체포했다. 피해 아동은 인근 어린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월스의 변호인은 그가 충동 제어 능력이 없는 정신질환 장애 진단을 받았다며 법원에 보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담당 판사는 “월스의 범죄행위는 온라인수업을 통해 중계됐고, 많은 사람이 그 장면을 봤다”며 “피고는 1년 동안 피해 아동을 성폭행했고, 그의 행동은 사회에 위협이 된다”며 월스의 보석 허가를 불허하고 구금 명령을 내렸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가짜 미투 피해자 시인 돌아왔다 “손석희는 어떤 기분일까”

    가짜 미투 피해자 시인 돌아왔다 “손석희는 어떤 기분일까”

    성폭력 의혹에 시달리다 삶에 미련이 없다는 글을 남기고 잠적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박진성 시인이 17일 살아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 시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아 있다는 것이 징그럽고 지겨웠다고 그동안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살아 있다는 것, 살아서 물 마시고 숨쉬고 다시 허기를 느끼고 밥 챙겨 먹고 무언가를 욕망하는 것, 나도 모르는 사이 발톱이 자라고 손톱과 머릿카락이 자라고 말을 한다는 자체가 징그럽고 지겨웠다”고 적었다. 이어 서울 반포와 강 건너 용산 언저리를 떠돌았다며, 다리에도 올라가 보고 종로 어디 건물에도 올라가 보았다고 털어놓았다. 목숨을 끊을 생각을 실행에 옮기려 했다는 것이다. 박 시인은 ‘숨이 목까지 차 올랐을 때 누군가는 또 흉물을 치워야 하겠구나, 그게 평생의 상처로 남겠구나’란 생각에 자살 충동을 되돌리고 한강변을 오래 걸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부분의 (성폭력)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손석희 전 앵커는 지금쯤 어떤 기분일까”라며 “단지 의혹만으로 자신이, 삶 자체를 망가뜨린 사람들에겐 어떤 마음일까, 자신이 주동해서 쫓아 내놓고 너는 왜 쫓겨났냐고 다시 조롱 받는 어떤 삶들을 볼 때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JTBC는 박 시인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여성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인터뷰했고, 박 시인은 JTBC의 허위보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겨 배상금 400만원을 받으라는 판결을 받았다. 박 시인은 문단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활발할 때 가짜 성폭력 피해자로부터 가해자로 몰려 시집이 출간정지되는 등 큰 피해를 겪었다. 박 시인은 ‘손석희 앵커님께’란 시를 통해 ‘의혹만으로 여럿 인생 파탄 내놓고 그간 안녕하셨습니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16년 10월 한 여성이 박 시인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했으나 2017년 9월 대전지검으로부터 박 시인은 강간과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는 “뉴스에는 ‘아니면 말고’가 있지만 ‘아니면 말고의 삶’은 어디에도 없을 텐데 그걸 잘 알 텐데. 그 질문 하나를 강물에 던지면서 오래 걸었다”라며 손 전 앵커에 대한 감정의 앙금을 토로했다. 박 시인은 “수식어가 많은 문장이 시를 망치듯이 변명과 설명이 많은 반성은 상대방의 어떤 시간과 마음을 상하게 하겠지요”라며 “부끄럽습니다. 조용에 조용을 더해서 겸손하게 살겠습니다”라고 자신을 걱정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승현 경기도의원, 흉악범 재범예방을 위한 보호수용법 제정 촉구 건의안 채택

    정승현 경기도의원, 흉악범 재범예방을 위한 보호수용법 제정 촉구 건의안 채택

    정승현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안산4)이 대표발의한 ‘아동성범죄 등 흉악범 재범예방을 위한 보호수용법 제정 촉구 건의안’이 15일 제347회 임시회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건의안은 극악무도한 아동성폭력을 저지른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흉악범 출소 후에 시설수용을 통하여 국민의 안전과 범죄자의 재사회화를 도모하는 보호수용법 제정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배경에서 제안됐다. 건의안에서는 그 동안 보호수용법 제정이 몇 차례 시도됐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범죄에 대한 이중처벌의 우려, 범죄자의 인권 침해 등의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아직 제정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나, 우리 법제는 피해자 권리 보장이 미흡하고, 전자발찌, 성충동 약물치료 등 성범죄 보안처분의 효과가 미미하며 범죄자의 신체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일반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등을 고려할 필요성은 없는지 등의 관점에서 심층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침해는 한 번 발생하면 회복불가능하고 그 피해는 가족과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 강력범죄와 성범죄의 재범률이 높은 점, 우리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형벌과 보안처분의 병과가 가능하다고 판시한 적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면서 형기를 마친 범죄자들에 대해 국가의 공권력으로 성공적인 재사회화한 후 사회에 복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승현 의회 운영위원장은 “지금 안산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범죄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다수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희생될 가능성을 열어두어도 될 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고 본다”며 “조두순의 출소를 계기로 연내 보호수용법이 신속히 제정되어 흉악범의 재범도 확실히 막고 국민의 안전도 지킬 수 있는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10대 딸 방바닥에 대소변… 엄마는 극단적 생각까지

    [단독]10대 딸 방바닥에 대소변… 엄마는 극단적 생각까지

    “애를 안고 ‘너랑 나랑 지구에서 없어져 버릴까’ 그런 말을 했어요.” 광주시에서 16세 중증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강모(44)씨는 요즘 들어 끔찍한 생각을 하다 몸서리친다. 사춘기인 딸은 기분이 나쁘면 엄마에게 침을 뱉기 시작했다. 급기야 대소변을 방바닥에 누고, 입에 넣어 강씨를 놀라게 했다. 코로나19로 특수학교와 복지센터가 휴관을 반복하는 기간 딸의 상태는 악화됐다. 강씨는 지난 6월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은 한모(59)씨와 친자매처럼 가깝게 지낸 사이였다. “나쁜 생각이지만 ‘아이를 내가 언니처럼 할까’ 하는 몹쓸 상상도 해요. 정말 힘들 때는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자책해요.”발달장애 자녀들을 돌보는 부모들은 장애인 본인보다도 더 빨리 신체적·정신적 소진 위기에 빠진다. 코로나19로 인한 폐쇄 스트레스와 돌봄 부담은 부모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순간적인 살인, 자살 충동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 상태를 경험하는 이유다. 인천에서 25살의 발달장애 쌍둥이 아들을 돌보는 김모(50)씨는 지난여름 내내 15평 남짓한 집안에서 창문 한번 제대로 열지 못했다. 복지관과 주간보호센터가 잇따라 휴관한 후 집에 머물게 된 두 아들은 창문을 여는 걸 극단적으로 거부했다. 현관문만 열어도 괴성을 지르며 흥분에 빠졌다. 자연스레 집은 세 모자에게 ‘감옥 아닌 감옥’이 됐다. 김씨는 “휴관 기간에도 복지관 선생님들은 다 출근을 하지만 장애인들은 집에 있으라고 한다”며 “시설에 가둬놓고 관리하던 옛날 사고방식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도전적 행동’(자해나 타해) 빈도가 폐쇄 스트레스와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광주에서 22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우는 최모(54)씨는 “코로나19로 외출이 중단되고 격리 아닌 격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아이가 몸을 자해하며 불만을 표출하는 행동도 심해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아들의 체중은 올 들어 80㎏에서 100㎏으로 불었다. 지난 3월 26일부터 5월 10일 대한작업치료사협회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158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발달장애인과 돌봄을 수행하는 부모가 겪는 스트레스 지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정도를 ‘매우 심하다’(10점)부터 ‘전혀 어려움이 없다’(1점)로 조사한 결과 평균 스트레스 점수는 발달장애인이 7.22, 발달장애인 부모는 7.92였다. 특히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돌봄 부담을 떠안은 부모가 발달장애인 본인보다도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을 진행한 지석연 감각통합상담연구소장은 “일반 사람들은 가끔 7점인 상황에 처하지만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경우 7점 이상 상황이 24시간 내내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감정 상태가 피폐해지고 사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국가가 자살위기관리군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피해자 집 근처 오는 조두순, 왜 화학적 거세 못할까

    피해자 집 근처 오는 조두순, 왜 화학적 거세 못할까

    이른바 조두순 격리법으로 불리는 ‘보호수용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게시 일주일 만에 참가자 7만명을 돌파했다. 보호수용법은 아동 성폭력범 등 흉악범이 출소 후에도 사회와 격리돼 보호수용 시설의 관리·감독을 받도록 하는 법이다. 윤화섭 경기 안산시장이 직접 올린 해당 청원은 현재 속도라면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앞서 윤 시장이 9월 1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보호수용법 제정을 요청한 바 있으나 법무부가 이미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내서다. 이때문에 눈길을 끄는 대안이 ‘화학적 거세’다. 법무부에 따르면 9월 24일 기준 화학적 거세로 불리는 ‘성 충동 약물치료’ 제도는 2011년 7월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49명에게 집행됐다. 21건은 집행 대기 중이다.성 충동 약물치료는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 투여와 심리치료를 병행해 성기능을 일정 기간 약화시키는 조치다. 성폭력 범죄자 중 재범 위험성이 있는 19세 이상의 성도착증 환자가 대상이다. 검사가 청구하면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과 감정을 거쳐 법원이 치료명령을 선고하며, 집행은 출소 2개월 전부터 이뤄진다. 또는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가 보호관찰 기간 범위 내에서 부과할 수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성충동 약물치료를 받은 이들 중 아직까지 재범 사례는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 데도 올해 12월 13일 출소하는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68)의 경우 성충동 약물치료 대상자가 아니다. 조두순이 강간상해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확정받은 것은 2009년 9월이지만,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것은 2011년 7월이다. 별도로 치료감호 명령을 받지도 않아 치료감호심의위를 통한 처분도 불가능하다. 조두순이 지난 7월 안산보호관찰소 심리상담사들과의 면담에서 ‘출소하면 주소지인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만큼 화학적 거세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지만 결국 법적으로는 강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출소 후 조두순은 7년간 전자발찌 형태의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한다. 법무부는 이 기간 조두순에게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해 1:1 전담관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두순이 과거 범죄 대다수를 주취 상태에서 행한 전력이 많은만큼 여전히 안산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조두순 피해 아동 아버지 역시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안산시나 정부가 나서 어디 국유지라도 임대를 해서 조두순을 (피해자와) 떨어뜨리는 방법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것도 저것도 안 된다면 우리가 이사를 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며 “비용도 비용이겠지만 우리는 아이들이나 친구들 모두를 전부 밀어내고 떠나야 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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