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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각청소년의 위험(사설)

    청소년들이 연료용 가스를 마시고 질식해 숨지거나 환각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려다 가스가 폭발해 다치는 사고가 눈에 띌만큼 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화상이나 사망원인의 정밀검사 의뢰건수를 통해 이런 불상사가 88년 9건에서 90년 97건으로 폭증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사회적 사건의 수치들이 모두 엄청나게 커져있는 틈새에서 언뜻 97건이라는 숫자는 작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한 양이다. 수사상 정밀검사 대상이 이러하므로 실제로 일어난 사고가 얼마인지 알수 없고,또 한편 무사고로 가스흡입을 하고 있는 청소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을 가정해 봐야 한다. 지난해 10월 한일 청협세미나에서 발표됐던 한국청소년 약물 남용실태 조사결과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전국 17개 도시 6천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이 조사는 중·고 남학생의 47%와 여학생의 22%가 술을 마시고 있었고 이중 남 10%,여 4%가 한달에 20일 이상 음주를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푼다는 반응을 찾아냈다. 뿐만 아니라 남 0.8%,여 0.5%가 대마의상용자였으며 남 1.8%와 여 1.4%가 본드의 상용자라는 대답도 얻어 냈다. 이와 유사한 여러 자료들에 연관하여 본다면 연료용 가스흡입은 청소년들이 지금 새로 찾아 낸 환각에로의 몰입에 발전된 방법일 수 있고,따라서 더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갖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당국의 반응은 처벌규정이 없어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반응이 틀린것은 아니다. 이미 가스흡입의 아들을 경찰에 고발했던 부모가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불안감조성·위험한 불씨사용」을 규정한 경범죄 처리법을 적용,구류 5일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황에서 이 대안이 처벌규정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고려된다는 것 자체가 바른것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청소년들의 약물남용이나 환각에의 추구가 특정 소수 청소년의 개별적 병적증세가 아니라는 점에 특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청소년이 너무나 큰 정서적 장애를 받고 있다. 물질만능과 입시위주 교육속에 가치관의 혼란은 당연히 아노미현상을 만들어 주고 있고,사회환경은 퇴폐와 흉폭화를 통해 거의 전면적으로 정서적 유해환경으로 존재한다. 여기에다 교육은 인성순화를 책임지지 않고 있다. 청소년들은 73%가 자살충동을 받고 있고(서울 YMCA조사),국민학교 어린이까지 48%가 「접촉공포증후군」이라고 부를 수있을만한 자폐증 증상을 보이고 있다(대교문화사 조사). 한국청소년선도회 파악에 의하면 지난해 연간 가출청소년이 신고된 것만 4만명이고 추정으로는 6만명이 넘는다. 모든 고교에서 학급당 평균 35명 이상이 성적순으로 일찍이 진학을 포기하고 술집·오락실을 떼지어 떠도는 현상도 명백한 우리의 현실이다. 이로부터 1백만명의 청소년이 비진학·미취업상태의 사각지대에 상존한다. 우리는 눈앞에 드러나는 탈선과 비행청소년을 단지 처벌규칙같은 것으로 막아 볼 수 있는 시점에 있지 않다. 근본적으로 정서장애를 제거해주는 인성교육과 건전한 사회환경조성에 좀 더 전면적이며 본격적인 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이다. 환각청소년은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큰 위험이다.
  • 모처럼의 「절제정신」을 지키자(사설)

    걸프전기간 동안을 우리는 그런대로 슬기롭게 넘겼다는 자평을 하고 있다. 사재기같은 비미성적인 행위로 공황을 자초하지 않았고,차량 10부제 운행을 잘 지켰으며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같은 것도 많이 자제했다. 시민 스스로 절제생활을 지켜 불법 심야영업도 삼갔다. 그래서 40여일만에 에너지절약의 효과가 어느정도 가시화하는데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종전이 되자마자 과소비의 징후가 재현되고 모처럼 자리잡아가던 절약정신이 실종되어가는 분위기를 보인다고 한다. 이것은 잘못되는 일이다. 우리가 본격적인 절약운동을 벌인 것이 걸프전쟁을 계기로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과소비의 심각함을 지적하며 성찰을 촉구한 것은 벌써 지난해부터였었다. 물가가 심상치 않고 국제수지 적자가 심각하여 국민적인 절약운동이 절박하게 요구되던 참에 전쟁이 일어났던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절약운동은 내부사정에 더욱 절실함이 있었던 것이다. 마침 전쟁까지 일어나서 절박성을 구체화시켜 주었고,명료한 명분까지 제공해주어서 시의적절한 사회분위기가 조성된 셈이었다. 그러므로 비록 전쟁은 끝났다 하더라도 기다렸다는 듯이 절약운동을 풀고 흥청거릴 일이 절대로 아니다. 모처럼 정착되어가는 절제분위기를 소중하게 유지해가지 않으면 아직도 그대로 상존하고 있는 경제적 위기요인을 물리칠 수가 없게 된다. 누구도 성급하게 소비분위기를 부추기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백화점들이 한발 앞서서 휘황찬란하게 매장을 장식해가며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것은 부도덕한 짓이다. 일반시민들로서는 스스로 냉철한 판단을 해가며 절제생활을 할 수 없으므로 상가의 충동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상업주의적 이기심에만 매달려 소비자를 현혹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줏대있게 다부진 정책을 펼쳐야 할 책임이 경제당국에는 있다. KDI가 최근에 내놓은 수정전망만 해도 그 의지가 별로 탄탄하지 못해 보여서 걱정스럽다. 걸프전이후 유가가 20달러 수준으로 안정된다 하더라도 25달러로 추정하여 전망했던 종전보다 우리 경제가 별로 나아질 수 없을 것 같다는 전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강만 잡아도 유가 전망에서 30억달러가 웃돌 수 있는데도 이런 예상을 하는 것은 종전이후 과소비가 늘어나 수입을 늘리게 되어 유가로 웃돈 30억달러를 상쇄하게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인 듯하다. 이런 전망이 맞는다면 결과적으로 우리는 전쟁상황보다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물가를 억제하고 성장률을 지키는 노력은 않고 흑자요인을 그냥 까먹어 버리기 때문이다. 묶기가 어렵지 풀기는 쉽다. 간신이 묶었으면 그 실효가 확실하기까지 좀더 밀고가는 일이 현명한 일이다. 국민을 위로한답시고 풀자는 논리를 펴는 사람도 없지 않겠으나 그것은 기업들의 상업주의적 논리에 휘말리는 일일 뿐이다. 국제간의 갈등과 간섭으로 과소비운동을 벌이기도 쉽지 않다. 경제적 효과못지않게 사회적인 건전기풍 조성에도 절제와 절약운동은 절실하다. 성급한 회귀분위기를 삼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전쟁이 안끝난것만 못해진다. 그런 실패는 우리가 몽땅 감당해야만 한다.
  • 외언내언

    고등학교 졸업식철이 되었다. 덩지는 옛날 그 또래에 비하면 훨씬 커진 18살 이상의 청년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옛날보다 훨씬 미숙해 보이는 수십만명이 졸업식을 치르게 된다. 지나간 12년을 입시공부에 몽땅 바치고도,실패의 암담한 경험을 지닌 사람이 더 많은,엄청난 집단이다. ◆졸업식을 전후해서 해방감을 주체하지 못할 그들이 벌일 행동이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밀가루 뒤집어쓰기 모자찢기 같은 행동은 교복제도가 바뀐 뒤에는 좀 뜸해진 듯 하지만,술을 폭음하고 일탈행위를 벌이는 일은 여전하다. 술에 취해 비행 충동을 자극받아 일을 저지르는 청소년이 양산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초범」의 기회와 만난 계기가 졸업식 때문이었던 청소년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마다 거듭되는 이런 불상사를 보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다른나라,특히 미국같은 나라들에서는 고교졸업식이 아름답고 엄숙하다. 사각모와 가운을 차려입고 교장선생님의 격려를 받으며 교문을 나선다. 이런 관습과 제도는 좋은 내림인 것 같다. 어떤 뜻에서는 다 자란 어른이 다니는 대학의 졸업식보다는 고교졸업식이 더 중요하다. 대학동창은 시차가 심하게 생기지만 고교동창은 그렇지가 않다. ◆고교 졸업식을 「성인식」 차원에서 제대로 거행하는 노력을 교육부,교총 등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여 해보는 것이 어떨까. 고교를 졸업하는 나이야말로 성인이 되는 시기다. 법적인 미성년기를 끝내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생은 성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도 된다. ◆교육적으로 보아도 고교까지가 시민을 양성하는 보편적인 기간이다. 고교만 졸업하면 한사람의 직업인이나 독립된 시민의 교양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고 이상이다. 특히 직업교육으로 진로를 열어주는 미진학 고교생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오늘의 실정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너희들은 이제 어른되기에 모자람이 없게 갖춰졌다. 독립된 시민으로 책임도 느끼고 권한도 가지라. 앞날을 축복한다』는 의지를 전달해주는 의식을 고교졸업식을 통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걸프전과 한반도 안보환경」/평통토론 박봉식박사 발표

    ◎중동전뒤 「팍스 아메리카나」 온다/다국적군 지원 확대로 한·미 우호 강화/극동의 소·중·일 3각 질서엔 신축 대응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총장 현경대)는 30일 서울 장충동 사무처 회의실에서 「걸프전쟁과 한반도 통일안보환경」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박봉식교수(서울대)는 『한국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따라 걸프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기존의 한미 안보협력에 보답해야 한다』고 말하고 『소련과의 수교가 이뤄진 이상 우리의 북방외교는 성공한 만큼 이제 북한이나 중국측에서 필요성을 느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며 일·북한 수교의 예상과 함께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일본에 대해 보다 다방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걸프전쟁 이후의 아시아 정치 질서와 한반도」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박교수의 논문을 요약한 것이다. 걸프전쟁의 가장 특징적인 일은 미국의 세계지도국으로서의 새로운 등장이다. 미국은 대이라크 전쟁에 다국적군을 동원하는데 국제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성공함으로써 명실공히 세계지도국으로 자리를 확보했다. 걸프전쟁은 미국과 서방세계의 승리로 끝날 것이 확실하다. 그 결과 걸프전쟁이 종식된 이후 미국의 정치적 지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소위 세계정치의 양극화로 불리던 시대에 한 극을 담당했던 소련은 완전히 2등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데올로기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의 승리로 장식되며 미국은 역사상 최초로 세계를 일방적으로 지배하는 대표적 지도국으로 군림할 것이다. 즉 전후 세계정치는 팍스아메리카(Pax Americana)의 상태에서 운영될 것이다. 또한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 전근대적 왕족지배체제가 크게 위협받는 등 아랍세계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면 아시아지역에서의 새질서는 어떻게 자리잡을 것인가. 소련은 한반도문제의 해결없이는 아시아의 냉전해결은 불가능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한국과 수교하는 방법으로 기왕의 군사력적 자세를 유지하면서 한국에 뛰어들었다. 이는 영토문제로 소극적인 일본을 견제하는 효과와주한미군의 지위에 새로운 조명의 필요성을 제기할 수 있는 다목적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렇지만 일·소간에 강화가 이루어지건 않건간에 미·일 안보조약을 위시한 극동에서의 미국의 지위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련도 여기에 이해를 같이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상처많은 미국이지만 미국의 존재가 이 지역의 안전판역을 계속해야 하는데는 한반도 주변국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소련과 중국의 정치방향의 불확실성이고 그리고 일본의 군사적 등장에 대한 경계 때문이다. 또한 군사적 측면이 아니더라도 미국을 중계치 않는 일·소간의 협력에는 서로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의 새 질서는 이미 존재하는 미국의 경제력,이미 투자된 일본의 경제력을 기초로해서 중국과 소련을 정치적인 신참자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될 것이다. 걸프전쟁 이후 미·일간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지역 정치는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이 최근 서둘러 90억달러의 걸프전 추가지원비를 결정한 것은 종전후 있을 수 있는 미국의 자세에 대비키 위해서였다. 우리는 88년이래 표면상 아무런 일이 없는 것 같으나 크게 내적인 변화를 일으킨 미국과의 관계를 보다 증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이 그러하듯 걸프전이 끝나기 전에 미국을 크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과의 수교교섭을 계기로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일본에 대해 보다 다방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련에 대해 보다 계산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셰바르드나제 전 외무장관의 퇴진이후 새로 등장한 소련 외교진용은 국내 정치 우선화와 발맞춰 굳이 북한을 소외시키지 않고도 한소 수교정책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변화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소 수교가 이뤄진 이상 북한이나 중국측과의 관계개선은 이들 국가가 필요성을 느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승객 2백명 기내서 밤샘/NWA기

    ◎김포 안개로 오산비행장 착륙/사무실서 항의소동 미 노스웨스트항공이 기상악화로 오산 미군비행장으로 회항했다가 다음날 김포공항에 착륙하고도 공식사과를 하지 않자 밤샘곤욕을 치른 승객들이 항공사 사무실에 찾아가 농성을 벌이는 등 항의소동을 빚었다. 24일 하오10시쯤 외국인을 포함한 승객 1백50여명은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호텔(구 앰배서더) 2층 NWA 사무실로 찾아가 항공사측의 공식사과와 적절한 보상 등을 요구하며 2시간여동안 농성을 벌인뒤 자진 해산했다. 이에앞서 24일 하오3시20분쯤에는 한국인 승객 1백12명을 포함한 1백97명을 태운 서울행 NWA 023편이 김포공항에 도착했으나 우리나라 승객들은 항공사측의 사과와 보상 등을 요구하며 기내에서 2시간30여분동안 농성을 벌였다. 공항당국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당초 23일 하오6시50분 김포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시계 1백여m의 안개로 착륙이 불가능하자 입·출입 수속을 할 수 없는 오산비행장으로 회항했다가 4시간후 김포공항에 착륙을 재시도했으나 기상이 호전되지 않아 다시오산비행장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미군 부대측에서 마련해준 간이침대에서 밤샘을 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 암만에서 김주혁특파원 제2신

    ◎“전쟁터 될라”… 페만 주변국 초비상/시리아,돌연 이라크 동조선언에 충격/“불법약속 받았다” 요르단,불안속 자위 페르시아만 위기가 막바지로 치달음에 따라 이라크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인접 아랍국들이 이라크에 동조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라크는 쿠웨이트침공 이후 한결같이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으면 즉각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해왔고 인접 아랍국들은 이에대해 불분명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시리아가 13일 이라크와 행동을 함께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미묘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리아가 이라크에 동조하는 것은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하고 난 뒤에도 공격을 받을 경우에 한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에 여전히 애매한 입장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라크가 수용할 수 있는 평화적 해결모색이 어렵다고 자체 판단할 경우 쿠웨이트에서는 일방적으로 철수하면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방법으로 다국적군의 촛점을 흐리는 동시에 아랍권의 명분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인접 아랍국들의 지지를 받게 될공산이 크다.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이라크와의 의견차이는 아직도 상존하지만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아랍형제로서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힌 동조이유는 여타 아랍국들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이라크와 이스라엘 사이에 끼여 있어서 양국간 전쟁이 날 경우 극심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국인 요르단은 이 문제에 대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다르 바드란 요르단 총리는 이스라엘이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최근들어 요르단 접경지역에서 소이탄을 발사하는 등 다소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자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경우 시리아 이라크 이집트에 지원을 요청해 필사적으로 항전하겠다』고 경고했다. 바드란총리는 또 이라크군이 요르단 정부의 요청없이는 요르단 국경을 침범해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이스라엘측의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이라크가 궁지에 몰려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도 이에 맞설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요르단이 가장치열한 전장으로 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샤미르 이스라엘 총리는 이라크의 공격을 받으면 『즉각 반격에 나서겠다』에서 『이스라엘을 방어하겠다』로 아랍민족주의를 의식해 발언수위를 낮추기는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이스라엘의 철통같은 국방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요르단의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전제공격을 허용하기보다는 이라크가 미세한 공격움직임만 보여도 즉각적으로 선제공격을 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럴 경우 아랍국들이 완전히 일치단결해 이스라엘에 대항한다해도 승산이 크지 않은 싸움을 현재와 같이 아랍권 내부마저 분열된 상황에서 승리로 이끌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당한다면 이스라엘도 이에 보복공격을 가할 권한이 있다』고 말해 이라크­이스라엘 전쟁이 터진다해도 이라크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스라엘과의 성전이 이라크에 좋은 명분을 제공하기는 하겠지만 이것마저도 승산이 크지 않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전쟁불가피론이 고개를 드는 만큼 평화적 해결전망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후세인과의 최후 담판에 나선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이 이제까지 미국측에 의해 철저히 거부돼온 팔레스타인 문제 연계카드를 들고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막후내락이 있었지 않았느냐는 추측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이라크의 집착이 강한만큼 미국의 이해관계 또한 크기 때문에 아직은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이란과의 전쟁기간동안 쿠웨이트에 진 수백억달러의 빚을 탕감받고 쿠웨이트 영토 일부를 할양받는다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한 소득이 전무하다면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이라크의 입장이고 보면 결국 평화해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이라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이스라엘 공격밖에 없다. 그럴 경우 쿠웨이트를 계속 점령한 상태에서 미국을 위시한 다국적군과 이스라엘을 동시에 상대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에 쿠웨이트에서는 철수하면서 이스라엘만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인구 2백50만명,군병력 8만명의 약소국인 요르단의 국민들은 요즘 전쟁공포에 떨며 매우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전쟁이 나지 않길 애타게 기원하고 있다. 그러나 평화해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요르단은 이라크·이스라엘 전쟁으로 쑥대밭이 되고 인접 아랍국들은 다시 한번 어려운 선택을 강요당할 수 밖에 없을 것같다.
  • 외언내언

    일찍이 1930년대에 프랑스는 1960년대가 되면 목요일까지만 일하고 금요일부터는 사람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사회전망을 했었다. 그러나 이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발전의 전망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예측을 넘어선 의외의 반응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토요일 노는 것만도 무엇을 하고 보내야 할지 힘든 일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가의 능력」이라는 새로운 사회문화적 개념이 등장했다. 여가도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관점이 이제는 하나의 정설이 되었다. 그러나 이 능력키우기 사회문화교육은 그 진전이 완만하게 마련이다. 이 사이 사태는 또 다르게 전개됐다. ◆사람들은 어차피 무얼할지도 모르는 터에 일이나 더 해서 돈이나 더 벌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찮아도 산업은 늘 새로 사들여야 할 신제품으로 충동구매까지 유도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프랑스엔 주말직장을 하나 더 얻어 일하러 나가는 이중직업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이 현상은지금 누구도 인간적 삶의 발전이라고 보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끊임없이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또 다른 사회적 부담을 만들고 있다.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90사회지표」의 새 조사자료 문화·여가의 항목들을 보면 우리의 여가능력은 얼마나 더 한심한 것인가를 알게 된다. 여가 땐 68%가 잠자거나 TV를 본다. 그러면서 공연·전시장 입장률은 85년과 89년 대비 5.8%씩 떨어지고 있다. 실제 여가항목으로 볼 수 있는 창작적 취미오락은 5.8%만이 하고 있고 스포츠와 여행도 그렇게 요란한 것 같지만 12.8%만이 참여한다. ◆그러면서 여가에 대한 불만족 느낌은 늘고 있다. 84년 40%의 불만족도가 90년 45%로 변해 있다. 「여가의 능력」 이야기는 아직 우리에게서 한가한 이야기의 느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시작되는 사회적 과제는 심각한 것이다. 경제기획원도 이 점에 더 유의해볼 때가 되었다.
  • 격동의 90년… 다사다난의 한해 결산/사회부기자 방담

    ◎범죄와의 전쟁… 통일열기… 극심한 “전환기몸살”/화성살인·양평생매장 큰 충격/방북신청 6만… 「이산의 한」 실감/「술자리합석」등으로 판·검사의 도덕성 실추/비리공직자에 “사정한파”… 노동계·학원가는 비교적 조용/보안사 민간사찰 폭로·감사자료공개 등 파문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지난 한해가 과거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것으로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다사다난했던 한해에서 우리 삶에 보탬이 되는 교훈을 깨우치고 새해를 예비하는 슬기는 무엇보다 값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한햇동안 벌어졌던 각종 사고와 사건을 사회부기자들의 방담으로 정리해 본다. ­올해 우리 사회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각종 범죄에 심각하게 시달려 왔습니다. 강력사건만 하더라도 구로동 「샛별」룸살롱 살인사건,미장원 연쇄 강도 및 주택가 연쇄 방화사건,잇단 유괴사건과 부녀자 인신매매,양평 일가족 생매장사건,경기도 화성 부녀자 연쇄 강간살인사건 등에 이어 최근에는 부녀자 합승강도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지요. ­문제는 노태우 대통령이 10월13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경찰이 총비상령에 들어갔는데도 강력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졌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달 9일과 16일 발생한 양평사건과 화성사건입니다. 특히 양평사건에서는 범인들이 환각상태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11살짜리 어린이를 생매장하고 할머니들까지 낭떠러지에서 밀어뜨려 살해하고도 죄의식은 커녕 『재수가 없어 붙잡혔다』고 말해 수사관들까지 치를 떨게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국민학교 6년밖에 되지 않은 신영철군(11)이 「범죄를 없애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12층에서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일어났지요. 이웃 불량배에게 시달리다 못해 자살한 신군이 남긴 「마지막 소원,이 사회의 범죄를 없애주세요」라는 유서는 우리 사회를 향한 절규같았습니다. ­유괴사건도 어느 해보다 많았습니다. ○“범죄 없애달라” 유서 지난 5월25일 가짜 여대생 홍순영씨(23)가 유치원생 곽재은양(6)을 유괴살해한 것이라든가 8월6일 서일주씨(23)가 중학교 1년생인 조카 최숙자양(13)을 유괴살해하고 2천만원을 요구한 것,9월4일 수원에서 전기철씨(25)부부가 5살짜리 이완희군을 목졸라 실신시킨 뒤 부대에 넣어 저수지에 수장한 것 등 모두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지요. 「공중전화살인」과 같은 「충동사건」이 우리 사회의 요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올 한해 각종 사건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사회가 황금만능주의와 「한탕하면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한탕주의에 마비돼가고 있고 인간성과 도덕성은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경찰등 공권력만으로는 범죄근절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보아야 합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강력사건이 일어난 것이 그 반증인 셈이지요. 범죄꾼들이 법을 무서워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당국은 국민들에게 「누구라도 땀흘려 일하면 남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주어야 하고 도덕성의 회복을 위해 교육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범죄를 유인하는 유해업소 등 각종 환경적 요인은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근절해나가고 국민들은 국민들대로 「나와 내이웃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내가 막는다」는 방범의식을 다져야 하겠지요. ­올해는 해방이후 통일열기가 가장 고조된 해이기도 합니다. ○조카까지 유괴살인 7월20일 노태우 대통령의 「남북대교류」제의를 시발로 북한방문신청,범민족대회,남북총리회담,통일축구 경기,남북전통음악제 등이 이어져 통일열기가 대단했습니다. 특히 8월4일부터 5일동안 전국 시·군·구청에서 받은 방북신청에는 6만명이 넘는 실향민들이 몰려 이산의 아픔을 실감케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정부는 「전민련」등 재야단체의 선별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만 북한측은 우리 정부는 제쳐놓고 「전민련」등과 직접 접촉하겠다고 고집해 8월13일부터 17일까지로 예정됐던 「민족대교류」는 무산되고 말았지요. ­분단 45년만에처음으로 열린 남북총리회담도 국내외의 큰 관심을 모았지만 군축,불가침선언,주한미군 철수 등 남북접촉때마다 거론됐던 문제들이 걸림돌이 돼 가시적인 결과는 얻어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남북의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남북의 관계개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에는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지요. 당국간의 대화에서는 많은 이견을 드러냈지만 통일축구,전통음악제 등에서는 양측 모두가 화해분위기속에서 민족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올해 가장 큰 사건은 사상최대의 대홍수라 할 수 있습니다. ○사상최대의 대홍수 지난 9월 때늦은 큰비로 한강둑이 터지면서 고양군 일대가 물바다가 됐을 때는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주민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가 황급히 몸만 빠져나오느라 가재도구 하나 챙기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몸을 떨어야 했어요. 게다가 둑이 복구된 뒤 되돌아간 주민들이 진흙탕이 되어버린 가재도구와 영글다가 만 벼이삭을 움켜쥐고 허탈해하는 모습은 눈물없이는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수재를 당한 주민들은집이 모두 부서져 지금도 임시로 지은 비닐하우스안에서 세밑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올해는 공직자들에게도 찬바람이 몰아친 해라고 보아야 합니다. 지난 5월 공직자의 기강확립을 위해 청와대 특명사정반이 가동된 뒤 비리가 드러난 고위공무원은 대통령의 경북고 동기생인 김상조 전 경북지사를 비롯,김하경 전 철도청장,홍종문 전 수협회장,윤승식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김용휴 남해화학 사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황금만능주의 판쳐 특히 김 전철도청장의 수사과정에서는 현역의원이 11명이나 영등포역사의 상가를 특혜분양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아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습니다. 특명사정반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공직자들은 당분간 한기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판·검사들도 도덕성을 의심받았습니다. ○향락풍조 한풀 꺾여 인천의 「꼴망파」두목 최태준씨에 대한 전과누락사건을 놓고 지난 11월 검찰과 치안본부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습니다만 대검 중앙수사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 그 사건을 수사한 김수철 검사의 잘못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어 대전에서 판검사들이 폭력배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사실도 드러나 위신을 크게 실추시켰어요. 검찰은 이같은 사건들이 연일 크게 보도되자 원망을 많이 하는 눈치였습니다만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부동산투기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이문옥 감사관이 재벌들의 부동산 보유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폭로해 큰 파문을 일으켰지요. 전·월세값이 폭등해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할 지경이었으니 재벌들의 부동산투기가 일반인들의 눈에 거슬린 것은 뻔한 일이었어요. 이감사관은 이 때문에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했습니다만 국민의 알권리와 비밀누설의 한계를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월4일에는 군복무중 「혁노맹」사건으로 보안사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윤석양 이병(24)이 정치·종교·언론·문화예술·학계·학원가 등 1천3백명에 대한 보안사의 사찰자료를 폭로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당국은 이에 대해 『전시에 주요인사를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유치한 변명을 해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어요. 결국 국방부장관과 보안사령관이 경질되고 보안사의 서빙고분실을 폐쇄하는 한편 기능을 개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더이상 보안사가 대민사찰업무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의 심란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50억원 규모의 사재를 털어 장학금으로 기탁한 대전의 「김밥할머니」 이복순씨(76)와 아파트 1천가구를 지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기증하겠다고 밝힌 경남 창원 성원토건의 김성필씨(39)의 얘기는 메마른 우리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특히 두사람이 모두 부자나 재벌기업의 총수가 아닌데다 자신의 선행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해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을 내세우려는 요즘세태에 깨우침이 됐어요. 두사람은 정말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하겠습니다. ○시위횟수·규모 줄어 ­올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는 유흥접객업소의심야영업 제한조치와 자동차의 안전띠착용이 정착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심야영업 제한조치 이후 강남 영등포 청량리일대의 유흥가는 찬서리를 맞았고 과소비와 향락풍조도 상당히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안전띠착용이 일반화돼 교통사고 사상자가 크게 줄었다는 게 경찰의 분석입니다. ­노동계와 학원가는 비교적 조용했던 해였습니다. 노동계는 지난 4월 노조가 서기원사장의 취임에 반대하며 한달이상 파행방송을 했던 KBS사태가 정상화되고 울산 현대그룹 계열사의 파업이 진정되면서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노동법에 규정된 쟁의행위는 아니지만 11월 중순에는 MBC노조를 중심으로 새 방송관계법이 민영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3일동안 사실상의 파업에 들어가 일부 프로그램이 중단되기도 했지요. 당시 정부측은 방송사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연대제작거부를 비난했습니다만 그후 주식회사 태영이 민방의 대주주로 선정돼 다시 한번 잡음이 일었지요. ­대학가시위는 반민자당투쟁,「범민족대회」 참가시도,보안사 사찰규탄투쟁으로 이어졌지만예년에 비해 횟수와 규모가 작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11월에 전국적으로 있었던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는 후보학생들이 학사행정 및 학생복지문제를 많이 들고 나오는등 대중성을 회복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 역연했습니다.
  • 입시해방감을 바른 길로(사설)

    이 무렵의 가장 큰 사회적 이슈인 전기대 입시가 19일로 면접까지 끝났다. 일단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은 그 무거운 짐을 우선 벗어놓은 것만으로도 날아갈 듯 가벼울 것이다. 그런 청소년이 한꺼번에 70만명 가까이 나오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게다가 이 시기는 곧 이어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만나게 된다. 종교적 구원의 의식으로보다는 들떠서 즐기는 행사로만 잘못 받아들여진 크리스마스의 잘못된 풍조가 모든 청소년으로 하여금 일탈하기 쉽게 하는 철이다. 비행 젊은이들의 처음 잘못된 기점을 추적해 보면 그 상당수가 이 무렵에 생긴 아주 작은 빌미 때문일 경우가 많다. 그렇잖아도 세 밑에는 강력범이 날뛰고 민생사범이 부쩍 발호하는데 그 중에도 청소년의 범죄가 가장 빈발한다. 단지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강도·폭력행위를 저지르는 청소년이 이 계절에는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풍조에 전염되기도 하고 희생자가 되기도 하는 피해자가 수두룩 해진다. 이런 비행의 덫에 가장 걸리기 쉬운 층이 입시를 치른 수험생이기도 하다.이런 환경에서 우리의 자녀들을 보호하는 일에 사회와 학교와 가정이 3위일체가 되어 협력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먼저 어른들이 할 일은 스스로 좋은 본을 보이는 일이다. 망년회요 크리스마스 모임이요 하고 들떠 돌아가면 우선 청소년을 관찰하고 이끌어줄 물리적인 시간을 잃게 된다. 또 어른들의 그런 행태를 흉내내고 싶은 충동을 직접 자극하기도 한다. 지옥같은 입시준비 때문에 억압당했던 상태에서 이젠 간신히 벗어난 수험생들은 그 보상심리까지 작용하여 어른 흉내를 내게 된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대개는 법적인 성인연령에 이르게 되기도 하므로 「어른노릇」에 매력을 느낀다. 그것을 제일 가까운 거리에서 다잡아 줄 책임은 첫째로 가정과 부모에게 있다. 학교 또한 청소년을 빗나가지 않게 책임져 줘야 할 의무가 있다. 입시위주의 파행적 교육의 영향으로 정서적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자기 행동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익히지 못한 책임은 학교에도 상당부분 있다. 70만의 수험생이 전기 입학시험을 끝냈다고는 하나 그 중의 60% 이상이 실패의 쓴 잔을 마실 것이므로 후속 해결책을 찾아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이런 엉거주춤한 상태의 학생들을 선도할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가 맡을 부분도 많다. 한국청소년 선도회 부설 「가출청소년찾기본부」가 출발한 지 한달 만인 지난 중순께까지 1백67명의 청소년들을 부모 곁으로 돌려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 대부분이 우범지역에서 구출되었고,그 중 많은 청소년이 가정불화나 가정의 어려움이 싫어 「뛰쳐나온 청소년」이었다고 한다. 유흥업소·인신매매조직 따위가 함정을 파고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회 전체가 학교나 가정이 할 일을 공동으로 맡아 감시해 주어야만 이런 사회악은 줄어들 수가 있다. 억압상태에서 풀 수 있는 건전한 기회를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의 방책이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 젊은 순이 잘못되지 않도록 노력하며 새해를 맞을 수 있기를 간절히 빈다.
  • “통일합창” 이틀째 메아리/송년음악회/2차 서울공연도 성황

    남북분단의 장벽을 허무는 듯한 우리 국악의 선율이 10일 하오7시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서 또 한차례 울려퍼졌다. 이날 「90 송년 통일전통음악회」 두번째 공연은 제1부와 제2부로 나뉘어 먼저 평양민족음악단 여성 5중창단의 경쾌한 민요연곡(접속곡)으로 시작되었다. 평양민족음악단은 이어 단소독주 등 기악연주와 함께 남성 민요독창,여성 민요독창,여성 3중창,혼성 민요제창 등 12개의 프로그램을 펼쳐냈다. 제2부는 서울 전통음악단이 대취타 「군악」 연주를 시작으로 「산염불」 「몽금포타령」 「어랑타령」 「한강수타령」 등 민요를 선사했다. 박용호의 대금독주에 이어 유초신의 「상령산」으로 다시 가락을 다듬었고 창극 춘향가 중에서 「춘향아,춘향아」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1천6백여명의 관객들은 계속되는 감격적 공연분위기에 휘말려 남북의 공연이 끝날 때마다 열광의 박수를 보냈다. ○구호외쳐 잠시 소란 ○…평양민족음악단이 두번째 공연 1부순서 끝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넣어 3절까지 노래를 끝내고 관객이 박수를 계속하자 북한 출연진이 돌연 『조국통일,조국통일…』의 구호를 외쳐 막이 내리는 소동이 잠깐 빚어졌다. 그러나 서울 전통음악단은 2부 끝에 「아리랑」을 불러 지극히 평온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윤이상씨 서신공개 ○…재독음악가로서 현재 북한을 방문중인 윤이상씨(73)가 90 송년 남북통일음악회 우리측 준비위원장인 황병기교수(이화여대)에게 보낸 서신이 10일 공개됐다. 윤씨는 이 서신에서 『지난번 평양에서 있었던 범민족 통일음악회때 큰 공헌을 했고 이번 음악회의 준비와 운영에도 많은 수고를 하는데 노고를 치하한다』고 밝혔다.
  • 외언내언

    지난 한햇동안 뺑소니 사고는 무려 6천2백31건에 사망자만 5백9명이나 된다. 정말로 억울하게 숱한 인명이 피해를 입고 있다. 문제의 「양심실종」을 여기서도 보게 된다. ◆차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비해 준법정신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 난폭운전·신호위반 등은 다반사고 최근 음주운전 단속 이후부터는 술마신 사실을 감추기 위해 우선 도망부터 하고 있는데서 더욱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의 심리분석은,사고순간 운전자들은 「사람을 친 것이 아니다」 「그 현장에만 없었다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에다 도피하고 싶은 충동,처벌과 보상에 대한 걱정이 순간적인 뺑소니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비극이 있을 수 없다. 누구에 의한 것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인은 물론 가족 전부가 슬픔·불행을 맛보게 된다. 사망자가 길바닥에 그대로 방치되고 부상자는 응급치료를 받지 못해 현장에서 숨지게 되는 안타까움이 바로 이것 때문. 그래서 뺑소니는 또하나의 「가정파괴범」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또 문제가 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뺑소니는 증가추세에 있는데 비해 범인검거율은 여전히 낮다고 하는 사실. 지난해 35.8%를 비롯,88년 28.4%,87년 33.1%로 매년 30%를 맴도는 수준. 총 범죄검거율(89년 87.9%)에 비해서는 크게 밑돌고 있어 걱정이다. 부진의 큰 이유는 현장 목격자가 적고 또 있어도 귀찮아 신고를 기피하기 때문. ◆이전에 뺑소니운전사가 피해자 동생과 경찰의 끈질긴 추격끝에 검거된 낭보가 반갑다. 뺑소니도 원인을 조사하고 증거를 찾으면 결국에는 잡히고 만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좋은 예가 됐다. 피해자 가족의 「똑같은 살인사건인데도 당국의 범인검거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겠다. 뺑소니를 하지말고 사고를 보면 신고하는 풍토가 무엇에 앞서 정착돼야겠다.
  • “폭력·외설 투성이” 청소년 잡지/선교단체 조사 결과

    ◎흥미위주 제작에 「비행 학습지」로/낯뜨거운 내용 많아 성범죄 충동 유발/호화광고는 검약정신 좀먹어 청소년을 독자로 삼고 있는 잡지들이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치고 비행을 유발하기 쉬운 흥미위주의 내용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특히 교양오락지의 경우 성인들이 보아도 낯뜨거운 내용이 많고 국내의 유명연예인은 물론 외국배우들의 불건전한 생활까지 여과없이 옮겨싣고 있어 청소년범죄를 불러 일으킬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청소년 선교단체인 그레이트 비전선교회(대표 남용우목사)가 최근 국내 7개 청소년 잡지의 7·8·9월호를 분석한 「청소년 잡지가 지니는 특성과 한계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연예인 관련기사와 광고가 전체지면의 50∼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지식·학습·사회문제진단 등은 2∼3개 잡지가 1.2∼6.6% 정도의 지면을 할애했을 뿐이었다. 음악·영화 등의 전문지를 자처한 잡지까지도 관련분야의 전문지식 및 정보는 4∼5쪽만 끼워넣어 「겉치레」를 할뿐 나머지는 대체로 흥미거리위주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잡지는 겨우 1개에 지나지 않았고 그나마 전체지면의 2.5%에 불과한 8쪽이었다. 이번 조사에는 입시와 과학분야의 전문 잡지는 제외됐으며 여러사람이 돌려읽는 회독률이 높고 대중적인 특성을 띤 종합지 및 영화·음악전문지 등이 대상으로 선택됐다. 이들 잡지에는 감각적이고 물질만능주의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광고가 많고 연예인들의 출세담을 통해 일확천금의 그릇된 「스타의식」을 갖게하는 것이 태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호 H잡지의 경우 대마초를 피우다 검찰에 구속된 가수의 스타고백,함께 공연한 여배우와 염문을 뿌리고 있는 미국의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근황,올해 최대관객을 끌어모은 영화의 주연배우 박모군의 하루생활 등 인기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다루고 있다. 영화전문 잡지인 S지의 경우 동성연애,창녀들의 정사장면 등 퇴폐적인 내용을 담아 외국 현지에서 조차 「외설시비」를 일으키고 있는 영화를 여배우들의 대형 나신화보와 함께 4면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이같은 현상은 R지·M지·J지 등도 마찬가지였는데 한결같이 수준낮은 기사에다 아슬아슬한 속옷차림의 모델을 내세운 내의·생리용품 광고,청소년들이 구입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싼 의류나 고급액세서리 광고 등 자극적이고 사치성 소비를 조장하는 광고로 가득차 있다. 이들 잡지는 대부분 표지에 얼굴화장을 짙게 한 여고생이나 외국연예인들을 모델로 쓰고 있으며 특히 곳곳에 야릇한 포즈를 한 연예인들의 천연색 사진이 전면 또는 절반이상을 차지,청소년범죄를 유발할 소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 한반도 평화 일본의 기회/박봉식 서울대교수·국제정치학(서울시론)

    ◎대 북한 수교협상을 지켜보며… 금년들어 캄보디아의 평화수립과정에 일본이 처음으로 정치적인 기여를 한 적이 있다. 캄보디아에 평화를 수립하는 문제는 현재 아시아에 남은 분쟁처리의 하나로 주목되고 있다. 1979년서부터,즉 미·중국의 관계정상화와 비슷한 시기에 월남이 소련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를 침공,폴포트 정권을 추방함으로써 프놈펜에 친월·친소 정권이 세워졌다. ○과거에 대한 자성부터 이때부터 중 소 대립의 대리전이 캄보디아에서 진행되어 오다가 1989년 5월 고르바초프의 북경방문을 계기로 캄보디아내란은 화해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캄보디아의 평화수립을 위해 아세안(ASEAN)을 중심으로 여러차례 분쟁정파가 참석한 회의가 열렸고 최근에는 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들의 직접 참여아래 유엔이 캄보디아평화를 위한 선거관리에 직접 개입하게 되었다. 이같이 모든 아시아국가들 뿐만 아니라 강대국들도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일에 같은 아시아국가인 일본만이 그동안 구경만해온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판을 받아온 일본은 금년봄 도쿄에서 캄보디아평화를 위한 회의를 주재했다. 물론 큰 성과는 없었으나 일본이 아시아지역분쟁에 직접 간여한 최초의 일이라는 점에서 뜻이 있었다. 일본은 2차대전이 발발하자 곧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인지반도를 독일과 동맹하여 점령해 오다가 패전과 함께 내놓은 바 있고 지금 월남에 경제적·기술적 지원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일본은 경제대국으로서 이제 아시아만이 아니라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태국이 일본의 투자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크게 진척시키고 있는 일을 아시아사람들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파탄 직면 이러한 일본이 북한과 수교를 할 작정이다. 지난 9월 일본 자민당 가네마루(금환)를 단장으로 하는 정당대표들이 평양을 방문하고 김일성과의 면담에서 지난 45년간의 보상을 포함하여 북한·일본간에 국교를 맺도록 합의를 보았다. 지난 45년간의 일이 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일본정부도 그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더 언급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경제파탄에 직면해 있는 북한은 금년만해도 80만t의 곡물을 수입했고 소련과 중국이 1991년부터 교역에 있어 경화로 거래하기로 통고했기 때문에 일본으로부터의 돈이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같이 북한이 일본과 수교하겠다는 의사표시가 정상적 요인상태에서 선린관계를 세우고 두 나라가 우호적으로 지내기 위한 오랜 노력의 결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급박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충동적인 결정에 따른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원자력을 개발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정체결도 다른 정치적 구실을 내세워 거부하고 있으며 패쇄된 동토의 사회속에서 백성들을 가두어 놓고 소위 일본인처의 행방도 알리지 않은 그러한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이 지구상에서 가장 비인도적인 통치체제를 가진 북한과 현 시기에 수교를 한다는 것은 이런 체제를 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본은 경제대국이자 평화대국의 모습으로 우선 이웃한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기여할 기회가 왔다. 이미 앞서 지적한대로 캄보디아 평화교섭과정에 간여한 심기를 살려서 이 기회에 한반도평화를 위해 크게 기여해 주기 바란다. 물론 그동안 미국의 이 지역정책에 동조해서 안정유지에 기여한 바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북한과의 수교는 일본이 처음으로 독자적인 정책과 책임아래 진행시키는 중요한 외교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이 어떤 방법으로 북한과 수교하느냐가 한반도 평화구축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일본이 북한에 제공할 돈의 액수가 50억달러 정도라고 한다. 이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이 북한 사람들에 의하여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서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체제유지용 배상 경계 일본인 처를 데려가고 소식도 전하지 않는 그런 정권이 지속되도록 그 돈이 쓰여지기를 일본 사람들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일본이 돈을 지원하지 않으면 지금의 북한정권은 가까운 장래에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러한 북한정권을 지속시키는데 일본의 돈이 쓰여진다면 일본은 이 지역의 역사에 또한번 큰 과오를 범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일본은 한반도평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대단히 드문 기회를 맞이하였다고 생각된다. 1991년 4월 고르바초프의 방일이 이루어진다면 소련과도 평화조약을 체결하게 될 것이 예상되고 있는만큼 일본은 이 지역에서 거리낌없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일본의 대 북한 수교야말로 2차대전 후 처음으로 정치력을 발휘하는 행사가 될 것이다. 일본 관민들의 역사를 의식하는 현명한 처사를 기대해 본다.
  • 11살 소년의 자살이 주는 충격(사설)

    「자주 돈 뺏겨 학교가기가 겁난다」는 유서를 써놓고 숨진 한 국민교생의 자살사건은 충격 이상이다. 「마지막 소원」이라고 적어놓은 유서내용이 그러하고 자살한 방법이 지나치게 어른스러워 무섭기조차 하다. 어린 소년을 그렇게 죽게 한 현실이 개탄스럽고 또 그런 식으로 죽어야만 했는지를 모두가 생각해 볼 일이다. 분명한 것은 어느 것이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산물이고 이번에도 알 수 있 듯 그 정도가 심각한 지경에 있다는 것에 걱정이 남는다. 이같은 사회병리현상에 우리가 얼마나 무방비·무대책인가를 이번 사건은 극명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얼마 전의 집단살인사건에 이은 이번 사건에서 우리는 상상을 넘는 주변의 비극을 보고 있다. 이래도 되는 것인지 정말로 안타깝다. 이번 사건은 나이어린 소년이 동네깡패들에게 자주 돈을 빼앗기는 등 시달려온 것이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고 들린다. 우리 주변의 국민·중학생들이 등·하교길에 동네깡패들에게 금품을 빼앗기거나 폭행을 당하는 불상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학부모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녀들에게 『깡패가 달라고 하면 빨리 다 주어라』고 이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벌써부터 밤늦은 외출은 스스로 삼가고 있고 웬만하면 부모가 학생들과 동행하고 있다. 그 만큼 학생들은 봉변당한 경험을 갖고 있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를 정도로 학교주변이나 밤거리가 무섭다. 어째서 이렇게 됐는가. 무엇 때문인가. 우리가 다같이 생각해보고 대책을 궁리해낼 일이 이것이다. 숱하게 지적해온 대로 청소년들의 비행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 상실에 큰 원인이 있다. 어른사회의 잘못이 그대로 청소년들의 비행을 부채질하고 있다. 학교주변의 환경이 그렇고 학교주변 폭력이 그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 대책은 말로만 그치고 있을 뿐 여전히 학교주변의 여건은 나빠지고 있다. 24일 하오에 있었던 인접 2개 교 폭력서클 중학생 37명의 집단패싸움도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늘 볼 수 있는 것이 돼버렸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현행 입시제도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교육이 입시위주여서 대입이나 고입을 중도에서 포기하거나 미진한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육부재·대책의 소홀함이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이 방황하고 비행에 관여하게 되는 현실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학교의 선도에도 문제가 적지 않다. 비행학생들에 대해서는 징계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났다는 듯 이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끊임없이 이들을 설득하고 납득시키지 않는 교육풍토에 반성의 소지가 크다. 이번 사건을 두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자살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 자기의 의사를 표현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11살밖에 안 된 어린 소년의 행동이라는 것에서 죽음 이상의 문제를 보게 된다. 자살의 충동·모방 같은 것을 느낄 청소년 때에 있음직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어떤 이유에서건 자살이 하나의 표현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청소년들이 이같은 행위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거나 그것으로 뜻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 자살이 미화될 수는 없다.
  • 화성 살인,이 악몽을 벗고 싶다(사설)

    지독한 악몽이 되살아난다. 같은 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2년을 두고 8번이나 되풀이된 잔인한 범죄가 다시 2년 만에 똑같은 모양으로 일어났다. 끔찍하고 절망스러워서 고만 잊어버리고 싶었던 기억을,상처에 소금이라도 뿌리듯 고통스럽게 들춰내게 한 사건은 그렇잖아도 지쳐 가누기 힘든 우리를 또다시 강타한다. 대체 어째서 이걸 못 잡는 것일까. 만약에 이번의 김미정양 사건이 이전 범행과 같은 범인의 범행이라면 같은 짓을 앞으로 또 저지를지 모른다. 인근의 주민들로서는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노릇이다. 피해자의 폭이 70대에서 10대 사이를 오락가락하므로 모든 연령층의 여성들이 출입을 마음놓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어떤 방법이든 범인을 잡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은 모방범죄인지도 모른다. 범행수법을 흉내낸 서로 다른 몇 명의 범행인지도 모른다. 특히 이번 범행은 다른 제3의 범인이 저지른 짓일 수도 있다. 만약에 그렇다면 우리의 불안과 악몽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더 새로운 범인이 유사한 범죄를 자꾸만저질러가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엉뚱한 곳에서 새로운 모방범죄가 생길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든,저런 경우든 불안하고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어떻게든 범인을 잡아내는 것만이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길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8건이나 되는 비슷한 사건이 미결된 상태이므로 특별히 민감한 채 언저리 수색이나 순찰이 강화되어 있었어야 마땅한데 이번 사건을 통해 보면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김양의 가출신고를 받은 경찰이 『농담이나 지껄였었다』고 피해소녀의 어머니가 분노해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실제로 피해입고 버려진 사체를 찾아낸 것도 경찰은 아니었다. 이런 자세라면 이 수사력을 믿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무능한 수사력의 낌새를 알고 범인은 유유히 그 끔찍한 악행을 거듭하고 다니는 것이다. 범인에게는 범인을 잡아내는 것 이상 확실한 응징이 없는데,그 자세부터가 허점이 많다는 것은 범인이 수사진을 우습게 볼 수밖에 없다. 도대체가 우리에게는 미궁으로 빠지는 범죄가 너무많다. 아주 가까운 것만 해도 세무사의 죽음,여교사 실종 등 손도 못 쓰고 감감해지는 사건들이 너무 많다. 그런 뜻에서는 화성 살인이 영원한 미궁으로 빠지기 전에 이번 사건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도 거듭된 일이지만 사건의 엽기성을 너무 상세히,지나치게 사실적으로 파헤쳐 알려지게 하는 일은 수사당국이나 보도진이 다함께 반성해볼 일이기도 하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정하고 잔인한 수법을 서슴지 않는 것이 요즘의 범죄실태인데,어린소녀가 당한 그 무참한 꼴을 그토록 자세히 묘사하면 또다른 모방이 이뤄질지도 모른다. 짐승보다 못한 범인도 문제지만 그것을 다루는 측들의 조심성 없음도 너무 무신경하다. 범죄를 해결하거나 감시하는 데는 아무 도움도 못 주면서 모방을 충동이는 듯한 취급태도가 점점 심해진다. 요컨대 사건이 해결되어야 하고,그와 함께 우리 스스로도 반성해야 할 일이 많다. 죽은 이는 피해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억울한데 사후모독까지 겪고 있다. 그런 점 그 부모와 가족,이웃들에게너무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가계수표 이용 13.5%에 불과/한은,도시가구 조사

    가계수표ㆍ신용카드ㆍ지로ㆍ자동계좌이체 등 은행의 지급결제수단과 금융서비스의 이용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저축시장조사와 함께 전국도시 2천5백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은행서비스 및 지급결제수단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도시인들의 가계수표이용률은 1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가구도 조사대상 가구의 65.7%에 달했으며 자동계좌이체와 은행지로 이용도 각각 이용률이 14.6%,4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대여금고 이용도도 0.9%에 불과했으며 야간금고 0.4%,타행환시스템 6.8%,음성자동응답서비스 1.2% 등 금융기관서비스의 이용율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신용카드의 경우 서울지역 가구의 이용률이 42.7%로 여타 도시보다 높았고 소득이 많을 수록 이용도가 높아 1백20만원 이상 소득자는 57.6%가 신용카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가구의 보유카드는 평균 1.8개에 달했으며 2개 이상 보유자도 카드보유자의 46.6%나 됐다. 이밖에 신용카드 이용으로 「충동구매에 따라 소비자 늘었다」고 응답한 이가 28.9%나 됐으며 「별 영향이 없다」고 한 응답자는 48.8%에 달했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7)

    ◎“번지는 퇴폐문화”… 10대 정서 좀먹는다/청소년 50%가 “음란비디오 봤다”/충동 못이겨 모방범죄 크게 늘어/“탈선온상”유흥가 단속ㆍ공연문화 개선 지속돼야 지난 88년초 서울 YMCA 청소년 상담실이 서울시내 남녀 중고생 6백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39.3%인 2백73명이 음란비디오를 본 적이 있다고 대답해 충격을 던져 주었었다. 불과 2년뒤인 지난해 말 한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년전 보다 훨씬 높은 10대 청소년의 59.7%가 음란비디오를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 다른 조사에서는 국교생의 36%가 성인용비디오를 시청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음란물이 우리사회에 그것도 특히 청소년층에 급속히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들 조사에서 나타난 것 처럼 요즘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이 음란비디오를 본 경험이 있으며 나이어린 국민학생들까지 음란비디오에 물들어 가고 있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외국의 환락도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음란ㆍ퇴폐쇼 등이 이제는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서울 강남과 이태원 등의 웬만한 유흥업소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됐고 더욱이 이들 업소에는 청소년들까지도 아무 거리낌없이 드나들고 있다. 밤을 새워 영업을 하는 만화가게에서는 나이어린 학생들이 담배까지 피워대며 성인만화를 보는데 열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검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적발된 음란ㆍ퇴폐사범은 모두 1만2천7백12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적발건수 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의 불법비디오 단속반이 지난달 말까지 적발한 불법음란비디오는 5천1백35건에 2백45만1백84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나 늘어났다. 우리사회의 음란ㆍ퇴폐행위는 이처럼 양적인 면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더욱 저질화되고 침투대상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남자 접대부를 고용,여자손님들에게 술시중을 들도록 하는 이른바 「호스트바」가 단속의 눈을 피해 번창하고 있고 음란비디오는 어른들의 손을 거쳐 안방에까지 들어가 어린자녀들이 부모 몰래 훔쳐보는 경우까지 흔하게 됐다. 두발과 교복자율화로 청소년들은 쉽게 유흥업소에 출입할 수 있게 됐으며 역주변 등 곳곳에 열린 비밀가게에서 음란도서를 자유로이 구입해 볼 수도 있다. 「노인대학」간판을 내건 어두컴컴한 비밀댄스교습소에서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유부남ㆍ유부녀들이 대낮에도 춤을 추고 있다. 수십억대를 넘는 음란ㆍ퇴폐물을 만들어 전국에 팔아온 혐의로 지난 2월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구속된 백윤강씨(47) 등 18명이 팔다 남은 압수물 가운데는 근친상간을 묘사한 만화와 수간이나 성도착행위 등의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 등 정상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저질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크게 범람하고 있는 음란ㆍ퇴폐물은 청소년들의 성범죄를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강간을 저질러 붙잡힌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음란비디오를 본뒤 충동적으로 똑같은 행위를 흉내내고 싶어 범행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음란비디오를 본 중학생이 국민학교 1학년 여학생을 방범초소로 끌고가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폭행한 사건까지 있었다. 전문가들은 음란ㆍ퇴폐사범을 추방하기 위해서는 단속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유흥업소나 잡지ㆍ도서ㆍ비디오제작업자들의 자체 정화와 사회적인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음란ㆍ퇴폐물에 대한 수요를 없애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어른들 스스로 퇴폐업소 출입을 삼가는 것과 아울러 학교와 가정에서 청소년들이 음란ㆍ퇴폐업소에 접근하지 않도록 선도해 나가야만 한다는 의견이다. 대검찰청 윤석정 형사과장은 『우리사회에서 음란ㆍ퇴폐사범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안마시술소ㆍ퇴폐이발소 등 퇴폐업소의 출입을 삼가는 등 범국민적인 퇴치운동을 벌여나가는 것과 함께 각종 사회ㆍ종교단체에서도 건전생활운동 및 도덕성회복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음화 제조ㆍ판매죄의 법정최고형이 징역 1년에 불과하며 음반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불법음란비디오 제작업자에 대한 처벌도 징역 2년 또는 3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는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한편 음란ㆍ퇴폐사범에 대한 사회적 응징도 강해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이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2)

    ◎날뛰는 흉악범… 설 땅을 주지말자/때ㆍ장소 안가리는 「충동범죄」 급증/강도ㆍ살인ㆍ강간등 매일 20여건 발생/투망순찰등 24시간 방범체제 갖춰야 살인ㆍ강도ㆍ강간 등 강력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때와 장소도 가림없이 사건들이 잇따라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공원ㆍ아파트단지 안에서 산책하던 젊은이들이 폭행을 당하고 귀가길의 여학생들이 차량으로 납치돼 봉변을 당하는가 하면 주택가에도 밤낮없이 살인강도가 뛰어든다.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도 벌써 4천2백여건의 강력범죄가 발생,지난해보다 3.5%나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날마나 24건씩의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살인과 강간 등 흉악범이 기승을 부려 살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나 늘어난 2백36건이었으며 강간은 5.3%가 늘어난 1천4백43건이었다. 이에반해 단순강도는 2천44건으로 6.9%가 줄어들어 범죄자들이 갈수록 잔인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의 강력사건은 뚜렷한 원한관계나 범행동기도 없이마구 저질러지고 있다는데서 심각성이 더하다. 예전 같으면 단순절도범이나 좀도둑에 그칠 범죄자들도 걸핏하면 흉기를 휘두르고 인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14일 상오4시30분쯤 서울 구로구 독산동 신모양(23) 집에 침입한 강도만 하더라도 그저 장롱을 뒤지고 있다가 신양이 깨어나자 갑자기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또 지난6일 부산 진구 부전2동 S식당에서 김광식씨(20) 등 6명은 식사도중 김모양(23) 등 6명이 그저 쳐다본다는 이유만으로 마구 때리며 이웃 여관으로 끌고가 욕을 보이기까지 했다. 3일 하오11시50분쯤 대전 은행동 H회관 앞길에서는 이모씨(20) 등 15명이 길가던 고모씨(23) 등 3명과 시비를 벌인 끝에 각목과 깨진 유리병 등을 마구 휘둘러 2명을 그자리에서 숨지게하고 1명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강력사건들은 이와함께 주택가건 도심지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시장이나 상가는 물론 이제 학교나 교회,사찰에까지도 강력범이 날뛰고 있다. 걸핏하면 터지는 강도ㆍ강간 등의 흉악범죄는 또한 갈수록 연소화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4일 부산 부산진구 계금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허모군(18) 등 7명이 부모뻘이나 되는 박모씨(48)와 서모씨(46ㆍ여)가 산책하는 것을 보고,박씨를 마구 때려 실신시킨뒤 서씨를 욕보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치안본부의 한 수사관계자는 『시민들은 그렇다치고 이제는 범인들마저 경찰을 우습게 안다』고 개탄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한탕주의ㆍ배금사상ㆍ인명경시풍조 등이 가치관의 혼란을 가중시켜 범죄발생을 부채질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사회가 이같은 범죄로부터 안전해지려면 경찰력의 강화가 시급하며 그보다 앞서 시민 스스로 자경의식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범인을 잡는 것은 경찰의 일이지만 보다 빨리 범인을 검거하려면 시민들의 신고가 그만큼 신속해야 하고 범죄의 예방에는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경계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논리이다. 모든 시민이 범죄자를 주시할 때 범죄자들은 설 땅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한 검사는 『경찰의 수사력을 높이는 것은 단기적인 방법』이라면서 『근원적으로는 사회가 안정되고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의식이 확산돼야 범죄로부터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1)

    ◎「자경무장」… 범죄홍수의 방파제로/「사건」 폭증… 경찰력 보강 앞질러/“스스로 지키자” 새 풍토조성 시급/국민방범시대 노태우 대통령의 10ㆍ13특별선언은 이 땅에서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갖가지 사회악을 뿌리뽑고 법질서를 확립하며 일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등 새로운 질서 속에 새생활을 실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같은 노 대통령의 선언이 본격적인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며 우리 사회 고질병의 현장을 찾아 실태를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특집 기획시리즈를 마련,이 운동에 앞장서기로 했다. 13일 상오 서울시경 강력과에는 고교생 4명이 포함된 17∼18살짜리 청소년 9명이 부녀자를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죄책감은 커녕 수사경찰의 질문에 쿡쿡 웃음을 터뜨리는가 하면 자기들끼리 손가락으로 찌르고 어른도 상상하지 못할 갖가지 폭행장면을 꺼리낌없이 재연해 보였다. 지난 8월부터 새벽에 도서관에서 귀가하는 여고생 등 부녀자 6명을 폭행하고도 피해자들이 수치심 때문에 신고를 하지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달아나지도 않고 있다가 동네 만화방과 다방 등에서 붙잡힌 청소년들이었다. 불과 2∼3년 사이 우리 사회는 밤거리를 마음놓고 다닐 수 없는 「무서운 범죄사회」가 되고 말았다. 납치ㆍ강간ㆍ인신매매범 뿐만 아니라 「공중전화살인」에 유괴살인 사건과 각종 보복범죄까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피폐시키고 모든 범죄의 근원이 되는 마약사범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남미의 코카인 밀매조직과 국내조직의 연계가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치안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모두 44만2천2백72건의 사고와 범죄가 발생,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나 늘어났다. 그러나 국민들의 범죄공포증은 통계로 나타난 수치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특히 경찰통계에 따르면 강력범죄라고 일컬어지는 살인ㆍ강도ㆍ강간ㆍ방화사건의 50%가 미성년자들이 저지른 것이고 갈수록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광고를 비롯한 각종 선정적인 포스터,성적인 충동을 부추기는 각종 월간잡지,음란ㆍ폭력비디오,한탕주의를 가르치는 갱영화,청소년들에게 거의 개방돼 있으면서도 규제를 받지 않는 퇴폐유흥업소와 이발관 등 이들 범죄를 부추기는 사회환경이 도처에 넘치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의 경찰력과 형사사법제도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먼저 경찰관의 숫자부터 태부족이다. 미국은 경찰관 한사람앞 담당시민이 3백54명,영국은 3백95명,프랑스는 2백57명,일본은 5백55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6백7명이다. 더구나 걸핏하면 시위진압과 주요 건물경비에 동원되기 때문에 경찰고유의 업무인 방범과 범인검거에 전력할 수가 없다. 지난 3일 동안 서울시경은 그동안 방범활동에 투입했던 기동대 3천여명을 보라매집회 경비에 내보내야 했다. 경찰의 사기도 크게 뒤떨어져 있다. 한 고위경찰관은 순경공채시험에 합격해 교육을 받다가도 기업체의 경비요원시험 등에 응시해 떠나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요즘 분위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거리의 법 집행자인 경찰의 사기가 낮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는 점에서도 급여인상 등 경찰의 위상과 사기를 높이는 방안이 강구되어야한다. 이밖에 지문감식 등 과학수사장비와 범죄의 기동화시대에 따른 차량지원 등도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형사 사법적으로는 전과자들의 관리가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집계에 따르면 강력범죄의 40% 이상이 전과자들의 소행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국민들 대로 경찰력만으로는 범죄를 막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방범시대」라는 말에 걸맞게 어느 정도 자경시설과 방범의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경찰관들은 적어도 금융기관과 금은방 고급저택 등은 자신의 비용으로 경비시설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민생치안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입시경쟁위주에 물질만능주의로 물든 우리의 학교ㆍ가정교육과 범죄를 유발하는 각종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를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처방이 있어야 한다.
  • 독일인 변사/신라호텔서

    13일 하오1시30분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1257호실에서 독일 운송회사 이사 한스 마이어(46)씨가 침대에 누워 숨져있는 것을 객실과장 조현백씨(42)가 발견했다. 조씨는 『마이어씨가 예약시간이 끝났는데도 나가지않아 객실로 가보니 속옷차림으로 침대에 반듯이 누워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10일 업무관계로 입국한 마이어씨가 12일 밤늦게까지 한국지사 직원들과 술을 마신 사실을 밝혀내고 일단 과로에 따른 심장마비로 숨진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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