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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교류」 전말이 남긴 것은…(사설)

    한바탕 태풍처럼 「대교류」 열풍이 휩쓸어 갔다. 13일부터 17일까지가 정해진 기간이므로 아직 하루가 남아 있긴 하다. 그러나 지난 4일동안 단 한사람의 왕래도 없었듯 남은 하루도 그렇게 끝날 것이 분명하다. 이 예측된 해프닝의 결과를 놓고 이제 무성해진 것은,통일정책당국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다. 실제로 「범민족대회 추진본부」측인 재야단체들은 입에 거품을 품어가며 「남한당국 탓」으로 대회가 실패한 것이라고 원망하는 중이다. 그리고 급기야는,통합정국의 미묘한 갈등속에 있던 야당총재 김대중씨가 비방의 포문을 통일정책당국으로 돌려놓았다. 『…안될 것이 뻔한 이런 일을 저질러 실향민과 국민의 소망을 우롱했다』고 맹렬하게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결과론으로 말하자면 이런 비난들은 아주 틀린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교류」는 정말로 무의미하게 끝난 한판굿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반드시 그렇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우선,남이 한 일을 놓고 비난하기처럼 쉬운 일은 없다. 밑천도 안들고 여론을 충동질하기도 안성맞춤이다. 그런상투적인 비난의 시각으로만 이번 「대교류」의 전말을 별견해 치운다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지도자가 취할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통일정책에 대한 일반적인 욕구는 「안될 때 안되더라도」 두들기고 또 두들겨 가며 끈기있게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으로 집약돼 왔다. 상대가 완고하게 폐쇄된 집단이므로 어떤 제안도 「안될 것이 뻔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작은 두들김과 큰 두들김을 참을성 있게 반복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북의 태도를 다시 확인할 수도 있었다. 수천명 규모의 인적 왕래를 감당할 만한 개방수용력이 마련되지 못한 「절박한 입장」이 밝혀진 셈이고 그러면서도 남측의 재야민주세력을 원격조종하여 반정부활동을 심화시킬 생각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그리고 통일상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독과점해 온 세력도,국민의 예리하고 객관적인 시각앞에 에누리없이 노출되었다. 또한 2,3일사이에 수만명이 몰려들었던 방북신청인들의 「염원의 크기」도 손에 잡듯 확실히 알게 되었다. 모처럼 부풀었던 그들의 「만남의 기대」가 무산된 일이 가슴아픈 일이지만 그걸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분석할 일도 아니다. 「8·15 대교류」의 전제가 아니더라도 「교류를 당장 원하는 실수」를 파악하고 수속을 마쳐두는 사무적 절차는 미리 해둘 만한 일이다. 당사자들 또한 이번 교류를 『꼭 믿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이 대부분 신청자들의 생각이었다. 이렇게라도 기대를 부풀려가며 고향가는 가상의 꿈을 행동으로 옮겨보는 일을 누렸을 수도 있다. 아득한 침묵속의 무관심보다는 이런 한때의 굿이 더 나았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역설적이기는 해도 통일정책 실무자들의 「실력」을 점검했다는 사실이다. 구태가 여전하고,시행착오가 심하고,손발이 안맞아 혼란스러웠던 실전능력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 당국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가혹했고,냉소적일 만큼 비판적이었다. 이런 여건속에서 통일정책이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실임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경험들을,정책의 가동성 점검의 기회로 살린다면 불발「대교류」의 의미는 결코 작지않을 것이다.
  • “편가르기”… 중동에 새 질서 형성/페만사태로 아랍국들 이합집산

    ◎애,온건국 지지업고 영향력 증대/미­이란도 “후세인 고사” 공동전선/요르단입지 크게 약화… 회교권 분열도 가속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비롯된 페르시아만 위기를 계기로 아랍국가들간의 동맹관계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물론 적대관계에 있는 미국과 이란이 화해할 가능성을 보이는등 국제정치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화해하면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들에 납치돼 있는 미국인 인질 6명이 조기에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동지역에서는 이제까지 무슨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심한 이합집산이 되풀이 됐는데 이번에도 쿠웨이트 사태를 계기로 예상치 못했던 편가르기 현상이 일고 있다. 즉 이스라엘,시리아,이란은 이라크와 연합전선을 펼 수 없다는 이유로 인해 각각 미국에 보조를 맞추게 되었다. 이와함께 요르단은 이라크편을 들면서 그동안 온건파로서 쌓아올린 평판을 상실하게 됐으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은 아랍세력을 규합,이라크에 대항하고 나섬으로써 미국으로부터 후한 점수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란혁명이후 서로를 증오하면서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에 대해 공동대처 방안을 타진하는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가장 놀라운 변화라고 하겠다.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지난 79년이후 계속돼 온 이란당국과의 접촉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간접적인 접촉을 승인했다. 시리아가 테러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미국은 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대통령이 후세인대통령에 대해 품고 있는 적개심을 충동질해서 대이라크 봉쇄작전에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리아가 그들의 이라크 국경부근에 병력을 배치하면 이라크도 그들의 병력을 시리아와의 국경지방에 분산배치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라크는 또 최근 이스라엘을 화학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었는데 만약 이라크가 요르단의 요청을 받든지 아니면 자의로든지 요르단으로 진격하게 되면 이스라엘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후세인대통령을 봉쇄해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평소 주장이 부시 행정부에 설득력을 갖게 된것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서야 이루어진 것이다. 후세인국왕은 외국군대의 요르단 영토 진입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세인국왕은 이번 사태가 사담 후세인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면 논리적으로 중재역을 떠맡을 수 있는 지도자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신임을 급속하게 잃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후세인국왕이 중재역을 맡겠노라고 자청해 왔으나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은 당초 중도적인 입장에서 이라크와 사우디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우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아랍정상회담에서 사우디에 병력을 파견하자는 합의를 끌어냄으로써 사우디편에 선다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무바라크대통령은 아랍연합군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냄으로써 미국의 호감을 사기는 했으나 한편으로는 아랍 분열에 앞장섰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아랍정상회담에서 9개국이 연합군 파견에 반대했거나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과격주의자들은 연합군 파견에 찬성한 국가들에 대해 친서방국가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아랍세계의 이같은 분열은 앞으로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정상회담에서 내려진 결정을 강요할 때는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의 위협에 꼼짝 못하고 있는 사우디는 군비증강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미 베이커국무장관과 리처드 체니 국방장관은 미 의회내 친이스라엘파들의 반대때문에 좌절됐던 F­15전투기 10여대의 사우디 판매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미 의회의 이스라엘 지지세력들도 쿠웨이트사태에 자극을 받아 사우디의 첨단전투기 구입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워싱턴 AP 연합〉
  • 정치평론가 헬프린씨의 페만사태 진단

    ◎「몰락의 늪」속으로 빠져든 후세인/동서 데탕트무드에 찬물… 소도 등 돌려/무모한 팽창 야욕으로 「고립무원」자초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으로 페르시아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정치평론가이자 소설가인 마크 헬프린씨의 「후세인,몰락의 그늘속으로」란 제목의 기고를 게재했다. 헬프린씨는 미 하버드대에서 중동문제를 전공했으며 이스라엘 보병과 공군에 복무했다. 지도를 펴 보면 중동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물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지역에 존재하고 있음을 지형별 색깔구분에 의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게다가 이라크의 입지,광대한 경작가능토지 및 유전 등은 사담 후세인 같은 강압적 팽창주의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누구나 이라크를 과거 칼리프 왕조시대에 그러했듯이 아랍세계의 맹주로 만들고 싶은 충동을 받게할만한 충분한 여건이 된다. 그러나 대제국 건설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후세인은 참을성 없이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 역행해 운명을 내건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전철을 밟으려 하고 있다. 파멸의 그늘로 줄달음쳐 가고 있는 것이다. 국제정세가 안정돼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군사력 감축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이제 세계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자제를 요구할 것이다. 소위 실용주의자들은 후세인에 대한 과소평가를 이해하려들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후세인이 휘두를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그가 적대시하는 지구상의 수십억명에 비해 이라크의 인구는 1천7백만명이다. 국내 총생산(GDP)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일본의 15조달러에 비해 4백억달러에 불과하다. 후세인은 적이나 비우호적인 동맹국,통제력이 미치기 어려운 바다와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카다피와 아라파트만이 후세인을 두둔하고 있으나 후세인이 궁지에 몰릴 때 도움이 될만한 인물들은 못된다. 이라크는 베트남과는 달리 인구의 4분의 3 정도가 도시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에 국내산업 혼란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 이라크내의 개발프로젝트는 곧 이라크의 외채를 의미하며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대외무역과 외국인 활동없이는 멀지않아 국가 전체가 마비되고 후세인의 과대망상적 야망도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다. 주민 소득을 비롯,주요무기와 생활필수품을 선진국에 의존할 뿐 아니라 석유시설ㆍ댐ㆍ통신회로 등도 손쉽게 파괴 또는 봉쇄될 수 있다. 이라크는 사막 한 가운데의 섬과 같아서 송유관 정유시설,외부와 연결되는 각각 6개의 주요도로와 국제철도,수력발전시설,수로,항구 등 몇 안되는 목표물만 잘 처리하면 삽시간에 마비된다. 파괴할 필요까지도 없고 단지 봉쇄만 하면 된다. 이같은 공간적 불리함 외에 시기적으로도 후세인은 미 소간의 밀월관계로 대표되는 동서화합과 협조시점을 택해 쿠웨이트를 침공했기 때문에 기댈 언덕을 스스로 없애버리는 불이익을 자초했다. 군사적 점성술면에서 히틀러보다 몇수나 뒤떨어진 셈이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후세인을 보호해온 소련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서방측에 대한 위협요소였으나 이제는 신데탕트질서를 과시하기 위해 서방세계와 손잡음으로써 후세인에 대한 위협세력으로 변모했다. 후세인은 또 원유공급을 위협,전세계 국가가 단결해 대항하도록 자극했다. 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이란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을 묵인하는데 대한 혜택을 잠시 보게될지는 몰라도 과도하게 팽창해가는 이라크를 공격하려는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랍세계의 급진파와 좌익전선은 페르시아만의 완전 정복을 바라겠지만 실세인 이집트 및 시리아와 페르시아만 연안국 자신들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아랍권의 단결을 겉으로는 호소하면서도 이라크의 적인 서방국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후사정이 이렇게 간단한데도 사태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각국의 광범위한 협력이 이라크를 압도하고 있는데 후세인은 어떻게 아직까지도 사태유발책임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은 채 큰소리 칠 수 있는가. 내가 보기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인질로 삼아 전세계를 위협함으로써 쿠웨이트 점령에 대한 적절한 대응조치를 어렵게 만들려는 후세인의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는 것 같다. 사우디를 위혐함으로써 이라크에 대한 봉쇄를 단념시키고 쿠웨이트 정복을 무료로즐기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이라크가 당초부터 사우디를 공격할 의사를 가졌다면 쿠웨이트에서 머물러 전세계로 하여금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하도록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후세인은 이번 쿠웨이트장악 성공으로 인해 또다시 똑같은 선택을 내릴 정도로 대담해질지도 모른다. 승리감에 도취해 있는 이라크군은 기본적으로 무방비상태의 회교족장을 공격하거나 원시적인 소모전을 치르는데 적절한 수준이다. 육군은 이란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낡아바진 소련식 지상방어원칙밖에 몰랐고 자멸적인 이란의 10대소년들을 소탕했을 뿐이다. 공군력도 겉보기로는 대단한 것 같지만 실제 하늘에서는 상대방을 졸립게 만드는 수준이다. 지원병들은 전쟁이라면 넌더리가 나 있고 장군들은 사우디영토내 목표물까지의 절반 정도 거리에서조차 싸워본 일이 없다. 나무 한그루 없는 평지의 통신망은 미군기의 공습연습장 구실을 하게 된다. 사우디가 스스로 관속으로 뛰어들지 않기 위해 미군진주를 허용한 순간 이미 미군의 제공권은 보장된 셈이다. 미국과 유럽의비행편대는 페르시아만과 동지중해상의 항공모함,여러 곳으로부터의 크루즈 미사일 등과 보조를 맞춰 이라크의 사우디침공이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일깨워줄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는 자국의 정예군이 사막에 머무를 경우 그 사이에 자국영토를 호시탐탐 노리게 될 이란 시리아 이스라엘 등을 의식해서 후방에 대규모 예비대를 남겨둬야 한다. 1백만을 자랑하는 이라크의 대군중 사우디 침공에 가담할 수 있는 규모는 원정군 수준에 불과,나토 공군력에 의해 사분오열되고 괴멸할 수 밖에 없다. 아랍반도에서 전투경험이 있는 이집트도 사우디로 장갑차 사단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라크에 비해 월등한 규모의 군사ㆍ경제력을 동원해 이라크의 침공을 단념시키거나 이라크 침공군을 격퇴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것은 단지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이점에서 사우디는 무엇보다도 루큰 알딘의 교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스마일리의 부족장이었던 그는 저항능력에 대한 신뢰를 불러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에 몽고족의 정복을 막을 수 없었다. 몽고족은 결국 이집트의 말룩 바이바즈에 의한 아인 잘 루트전투에서 패배를 겪는다. 바이바즈가 강력했기 때문이 아니라 몽고가 지나치게 멀리까지 팽창을 꾀했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아마도 미국등 서방군대가 쿠웨이트의 원상복귀때까지 이라크를 봉쇄하려 할 경우 이라크의 사우디 공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리가 믿어주길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사우디를 충분히 지킬 수 있다. 미국과 그 우방국들은 세심한 준비를 갖춰 허풍으로 가득찬 후세인의 콧대를 꺾어 놓아야 한다.
  • 외언내언

    계속되는 폭서속에서 입추를 맞는다. 몸은 한여름을 느끼지만 눈으로나마 느끼게 하는 가을. 절서는 이미 가을을 잉태했다. 이 주일만 지나도 아침 저녁은 산들거리기 시작할 것이다. ◆비가 오거나 찌푸리거나 하던 날씨. 봄부터 내리 그랬다. 그러다가 사정없이 내리쬐는 폭염. 30도 넘는 더위가 며칠째인가. 숨 막힌 가축들이 떼죽음을 했고 어패류도 헐떡이다 죽게 한 염열. 유럽쪽의 40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도 38.5도가 어디 보통 기온인가. 사람의 체온을 넘어섰으니 너나 없이 열병을 앓을 수밖에. 그래서 특히 노령들의 부음도 많이 전해진다. ◆대도시에서는 수돗물이 달린다. 그리고 정전사고도 잦아진다. 갑작스런 전력 과다사용으로 변압기가 터지기 때문이다. 선풍기를 틀고 에어컨을 풀 가동하는 데 따르는 사고. 물놀이를 하다가 빠져 죽는 경우도 적지않고 높아진 불쾌지수에 충동적인 시비도 잦아진다. 하지만 그동안 울상을 짓고 있던 여름 장사들만은 신바람이 났다. 노란 웃음을 짓는 해바라기만큼이나. 온종일 음악회를 여는 매미들만큼이나.◆『임금의 일 꺼리지 않고/더운 날씨에 고생들 하이/수박으로 목마름 풀어 주노니/은혜를 생각하여 정성을 다 하라』. 연산군이 승지 강혼·한순·김준손에게 수박을 내리면서 지은 시. 그는 시 짓기를 즐겼고 또 스스로 잘 짓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이 그 수박의 계절. 여름의 풍미는 수박이라고도 할 만하다. 냉장고 없던 시절에는 우물물에 채웠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 수박도 배추값만큼이나 비싸다고 한다. 비싸더라도 그 돈이 농민의 주머니로 간다면야 좋겠지만 그것도 아닌 듯하여 답답하다. ◆『8월의 더위는 부를 넘치게 한다』. 프랑스의 속담이다. 뒤늦긴 했지만 일조량 모자란 벼에는 좋은 무더위. 이제 모든 작물이 알맹이를 채워가는 때다. 보다 삽상한 가을을 위한 무더위라 생각하기로 하자.
  • 이라크강점 사흘째… 긴장의 현장

    ◎“항전 호소” 쿠웨이트 지하방송 돌연 중단/쿠웨이트 국방ㆍ내무 전투중 부상 입원/전국회의장,괴뢰정권의 내각구성 제의 일축/이라크,참전 거부 장교 1백여명 처형 ○…이라크 침략군에 항전중인 쿠웨이트 저항세력의 목소리인 지하 라디오 방송이 3일 돌연 방송을 중단했다. 이라크군을 축출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이 개입해줄 것을 감정적으로 호소해온 후나 쿠웨이트 라디오 방송은 이날 상오 11시11분쯤 갑자기 방송이 중단됐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 라디오 방송은 쿠웨이트 수도 남쪽의 비밀장소에 전파를 쏘아 왔는데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 국경 근처까지 진격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군이 이 방송국을 점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후들어 교전 중단 ○…쿠웨이트 저항군과 이라크 침공군은 3일 상오 한때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나 하오에 들어 양측의 교전은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현재 쿠웨이트시 일대에는 불안스런 긴장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가지 알 라이제스 영국 주재 쿠웨이트 대사는 이날 양측간에 치열한 교전이있었으며 저항군측이 이라크군의 본부로 사용되고 있는 쉐라톤 호텔을 공격중이라고 말했으나 한 주민은 양측의 응사와 포격전이 하오들어 중단됐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통금은 없지만 아무도 거리에 나가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곳에 나돌고 있는 추측들에 의하면 지난 2일 이후 소재가 밝혀지지 않은 쿠웨이트의 셰이크 나와프 알 아마드 국방장관은 전투중 부상,입원해 있으며 셰이크 살렘 삽자 알 아마드 내부장관도 방어작전중 부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관자산도 몰수 ○…이라크는 3일 쿠웨이트에 대한 군사적 장악을 더욱 굳히는 한편 왕가 및 그 친인척,각료들의 재산에 대한 신속한 접수작업에 들어갔다. 쿠웨이트 임시정부는 집권 최초의 포고령을 통해 자비르 알아마드 알 사바 국왕과 사드 알압둘라 알 사바 왕세자,나와프 알아메드 알자베르 국방장관 등 왕가ㆍ각료들의 자산을 몰수한다고 발표했다. 임시정부는 미국ㆍ유엔ㆍ아랍연맹에 나가 있는 쿠웨이트 외교대표부를 『멸망한 정권의 고용인들』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들의자산도 몰수한다고 발표하는 한편 이같은 조치들은 국왕과 그 「도당」들이 쾌락추구에 돈을 낭비하고 의심스런 상대방들에 자금을 맡겨두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비르 알아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이 현재 쿠웨이트 남부지방에서 이라크군에 맞설 저항세력을 규합하고 있다고 살렘 자비르 알아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왕세자가 3일 스위스 라디오 방송에 밝혔다. 지난 87년 이후 유엔주재 쿠웨이트 대사직을 맡고 있는 알 사바 왕세자는 스위스 로망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부친인 알 사바 국왕이 사우디아라비아 국경과 가까운 쿠웨이트 남부지방에서 이라크군에 대항할 저항세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히고 쿠웨이트군 병력의 일부와 민간인 지지자들을 규합했다고 덧붙였다. ○반이라크인사 체포 ○…침공 이틀째인 3일 이라크군은 쿠웨이트의 대부분 지역을 장악한데 이어 서부와 남부의 항구와 원유수송 터미널 등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목격자들은 이라크 지상군 병력이 포병부대의 지원을 받으며 전차와 트럭을 몰고 밤새 쿠웨이트 서부 알슈와 이흐항과 알 아흐마다의 원유수송 터미널 방면으로 이동했으며 항구 쪽에서 여러차례의 큰 폭발이 있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의 반체제 지도자로서 최근 총선을 거부한 전 국회의장 아메드 알 사둔은 이라크로부터 정부구성을 위촉받았으나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랍 외교관들은 이라크가 이라크 태생 쿠웨이트인들을 각료감으로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당국은 3일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침공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던 1백20명의 장교를 처형했다고 이집트의 반관영 일간지 알 아람지가 4일 보도. 이 신문은 동사 바그다드 주재 통신원의 말을 인용,이들에 대한 사형언도가 군사재판에 의해 내려졌으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집행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에 거주하고 있던 이라크인 반정부 인사 수백명이 이라크 당국에 의해 체포돼 일부는 이라크로 이송,처형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가 3일 밝혔다. 국제사면위는 성명을 통해 지난 2일 이라크군이 쿠웨이트를 침공한후 이라크인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거가 진행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히고 체포된뒤 이라크로 이송된 사람들은 수감될 것이 확실하고 고문당할 위험이 있으며 일부는 처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 솜론 이스라엘 육군 참모총장은 2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해 충동적이고 격렬하며 극단적이라는 인물평과 함께 유태교 국가에까지 손을 뻗칠 경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 모세 아렌스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라크 군대가 요르단으로 진격할 경우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일침. ○「침공」 4년전에 계획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1986년 계획됐다고 파키스탄의 장지가 정통한 외교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은 「쿠웨이트작전」이 지난 86년 쿠웨이트 국왕이 의회를 해산했을 때 마지막으로 성안됐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당시 의회 해산은 「쿠웨이트를 망치려는 외국의 음모」라고 비난했었다.
  • 평양 3차 예비회담 참가/전민련,단독대표 구성/방북신청서 제출

    「전민련」측 「범민족대회」추진본부는 4일 평양에 보낼 제3차 예비실무회담 대표단으로 이창복 「전민련」 공동의장 등 대표 6명과 문호근 「민예총」 정책의장을 자문의원으로,권형택 「전민련」 국장을 포함한 수행원 5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국토통일원에 방북신청서를 제출했다. 한편 이날 상오 7시30분쯤 58개 단체들로 구성된 「범민족대회 참가단체협의회」측과 「추진본부」측은 서울 중구 장충동 타워호텔에서 만나 실무회담의 대표단 구성문제등을 논의했으나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1시간 만에 결렬됐다. 「추진본부」측은 정부가 추진본부 인사만으로 구성된 실무대표단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더라도 회담을 예정대로 강행하기 위해 판문점을 통해 방북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 「투기인사」와 아르바이트 대학생(사설)

    아름답고 다재다능한 여의사로 부귀와 영화가 겸전해 있던 저명인사가 수의차림으로 쇠고랑을 차고 뉴스 화면에 등장한 모습은 보기에 무척 괴로웠다. 기품있게 늙어가기 시작해야 할 인생의 원숙기에 와서 이런 참담한 지경을 당한다면 그건 결코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없다. 출가한 딸까지 못할 짓을 시켜가며 온 집안이 우세를 당한 것이 결국은 물욕때문인데 그 엄청난 부는 그들의 수모를 덜어주는 데 아무런 역할도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거기 비하면 사고에 대한 합의금이 없어 구속되었던 한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밀물처럼 몰려온 온정에 힘입어 한나절 만에 석방되는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위로와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아르바이트로 트레일러를 몰다가 미끄러져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고 사고를 낸 대학생의 사고가 결코 잘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살인적인 복더위속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아우의 등록금까지를 마련하기 위해 벅찬 중장비 운전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열심히 고난을 극복해 가는 젊은이가 합의금이 없어 구속된 채 좌절하게 되었더라면 근면하고 성실한 장차의 좋은 인재를 잃게도 되었겠거니와 사회를 향해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젊은이를 한 사람 이상 더 만들어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젊은이가 그렇게 되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회라는 것을 많은 「온정들」은 웅변하고 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대학생 최진환군은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합의금 마련을 못해 세상이 야속하다는 생각을 난생 처음 했었는데 생각을 잘못했던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한편에서 이렇게 혹독한 역경속에서 인생을 헤쳐가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사회에 의한 최고의 수혜자이기도 한 이른바 지도층이 그 혜택받은 조건과 지능을 이용하여 법질서를 철저하게 유린해가며 아르바이트 젊은이는 상상도 하기 어려울 재물을 축적하고 있었다는 것은 배신과 좌절을 맛보게 하는 악덕이다. 그런 방법의 부동산투기를 하지 않아도 그는 상당한 부자일 수 있는 사람이다. 전성기의 산부인과 의사노릇으로,지명도 높은 여류인사로 품위를 유지해가면서 정당하고 합법적인 축재를 얼마든지 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혜택받고 잘 살게 해준 사회를 위해 건전하게 기여를 하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최선의 도리인데 그렇게 하지 못한 그가 딱하고 한심스럽다. 아마도 목영자씨의 투기행각은,재력이 있는 그를 둘러싼 몇몇 부동산투기범들의 공모에 의해 조직적으로 획책된 합작품일지도 모른다. 법의 맹점을 이용해가며 부추겨 갔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잇속이 자기 차례가 되듯이 마침내 책임져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유혹에 눈이 멀었건,충동에 마음이 약했건 그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것일 뿐이다. 결국 재앙으로 연결될 호강이라면 없는 편이 백배 낫고,역경을 거쳐 얻어낸 땀의 가치는 어떤 부귀로도 견줄 수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절묘한 두가지 사건이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는 일이 신기하다. 어떤 섭리의 가르침만 같아 예사롭지가 않다.
  • 이 실망스런 사회병리현상(사설)

    ◎중고생이 「떼강도」가 되는 세태를 보며 「중고생 떼강도」라는 말이 예사롭게 신문기사의 제목이 되고 있다. 이것이 어떤 뜻을 내포하는 말인지를 곰곰 생각해 보면 몸서리가 쳐질 일인데,사회 전체가 무신경해질 만큼 예사로워졌다. 이번 주말에만 해도 「서울 S고 3년등 고교 3년생 4명」이 강도짓을 한 혐의로 붙들렸고 「H실업고 1년생등이 금품을 훔치고 장물을 팔려다」 붙잡혔다. 「D상고생과 그 친구」들도 잡혔고 D중생과 또래들도 교회에서 도둑질을 했다가 잡혔다. 어떤 「중고생 강도」는 하루에 3번도 범행을 했고,30여차례 절도행각을 벌인 학생 섞인 청소년집단도 있다. 대개의 경우 이들은 집안도 멀쩡하고 사무치게 가난한 것도 아니다. 또 도회의 오염된 청소년만 이런 비행에 빠진 것이 아니다. 심심치 않게 지방에서 서울로 원정을 온 아이들도 있다. 그리고,요즘 범행을 저지른 이들 「중고생 떼강도」의 범행동기는 하나같이 「바캉스 자금 마련을 위해서」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0대 청소년중 비행을 저지르는 계층은 학교에서 쫓겨났거나 진학에 실패한 「고교생 낭인」들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교육받을 대상에서 제외되어 낙오한 청소년들이 자포자기하듯 비행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으므로 그때까지만 해도 학교에 맡겨진 청소년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까지는 걱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가 않다. 버젓하게 학적을 둔 확실한 재학생이 범죄중에서도 강력범 노릇을 하고 다닌다. 흉기를 들고 대낮 강도도 하고 남녀 행인에게 대담한 폭행도 한다. 지난 27일,서울고법 형사3부에서 장기 5년,단기 3년의 징역 선고를 받은 오모 피고인만 해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주부를 대낮에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을 한』 고교생 범죄자다. 그는 그 범행때 피해자의 어린 자녀가 겁에 질려 바라보고 있는 자리에서 어머니에게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학생」에게는 많이 관대하다. 특전도 많고 편의도 제공하고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하는 쪽을 택하고 버스비 기차비 영화관 입장권에까지 할인혜택을 인색하지 않게 베푼다. 가정이 불우하여 열망하는 학업을 중단한 채 산업현장에서 피땀을 흘리는 같은 또래의 청소년에게는 주지 않는 갖가지 은전을 「학생」에게는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들이 아직 소득원을 갖지 못한 미성년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미래의 좋은 인재로 연마되고 있는 중인 것이 그들이므로 소중하고 조심스러워서 아끼고 가꾸는 뜻으로 온갖 혜택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런 그들이 「중고생 떼강도」라는 말이 예사로울 만큼 비행에 물들어가고 비뚤어져간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그들이 잘못된 책임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 있다. 바캉스철에는 바캉스 자금을 위해,크리스마스철에는 크리스마스 유흥자금을 위해,행락철에는 행락자금을 위해 그들은 범죄하고 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놀고 싶은 때는 놀아야 하겠다」는 행태가 사회에 만연한 것과 청소년범죄의 번창은 시기를 같이한다. 그들의 환경을 싸고 도는 온갖 정보가 그것을 충동이고 있고 어른들의 부주의와 무신경은 거기에 가속을 주고 있다. 가정은 이기주의로 가득 차가서 훈육은 제쳐놓고 출세와 영달의 가도를 달리는 기술과 수단에만 투자하고 보급한다. 학교는 학교대로 학부모의 욕심에서 학생들을 바로잡지도 격리시키지도 못한다. 교육제도는 교육제도대로 압력만 가해주고 있다. 입시공부를 이유로 하루의 대부분을 집밖에서 보내는 것이 요즘의 중고생이다. 부모와 선생님의 눈길에서 벗어나 하루에 3분의1 이상을 밖으로 돌고 있는 그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져들 기회는 너무도 많이 있다. 잔인하고 부도덕한 상업주의는 그들이 다니는 길목에마다 함정을 파고 있다. 학원 밑에 유흥가가 있고 학교 담 옆에 오락실이 있다. 이발소 하나도 온전한 곳이 쉽지 않고 안방의 전파매체조차도 조심성이 없다. 법대로 지켜지는 일이 없고 공권력은 맥을 못춘다. 치안은 공백을 면치 못하고 죄를 지은 쪽이 큰소리를 친다. 이런 일들이 청소년 학생들에게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기관이나 계층만의 책임도 아니다. 그러므로 어느 한쪽에도 무관심해서는 바로잡을 수가 없다. 그러면서도 명백한 것은 중고생이 「떼강도」로 물들어가는 일의 결과가 주는 피해는 우리의 미래 모두에게 미친다는 사실이다. 더 늦기 전에 어떤 작은 노력이라도 기울이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주 절박한 시기에 이르고 있음에 인식이라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 소비도 사회적 규범이다/권태준 서울대 환경대학원교수(세평)

    인류역사상 보통사람들의 소비행태가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한 삼사십년밖에 되지 않는다. 「대중소비 시대」니 「풍요로운 사회」니 하는 말들이 오늘날의 이른바 선진국들의 대명사처럼 쓰이기 시작한 것이 지난 삼사십년 사이였다. 이런 나라들 가운데 2차대전의 전승국들은 한 십년 정도 앞섰고 독일 일본같은 패전국은 십여년 정도 뒤진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렇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대중적 소비의 경험은 이제 겨우 한 세대 남짓하거나 미처 반세기도 안됨을 뜻한다. ○대중적 소비경험 적어 그전 수백년 아니 수천년 동안의 인류역사에서는 보통사람들은 노동과 생산의 미덕만을 배워 왔고,소비의 재미는 특별한 계급,즉 귀족 계급의 독점이었다. 그래서 이런 계급을 일은 하지 아니하고 쓰기만 하는 『유한계급』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런 시대에 백성들의 소비생활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의식주 필요조건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으니 그 이상은 백성들의 소관사가 아니었다. 멋이니 맛이니,절제니 풍류니 하는것은 유한 계층의 「멋쟁이」들의 관심사였다. 보통사람들이 그들의 자식들에게 가르치는 소비의 절제는 절제의 미가 아니고 앞날에 예상되는 굶주림에 대비하도록 하는 생존의 연장책으로서였다. 이래서 우리를 포함한 인류의 소비문화는 문자 그대로 양극화되어 있었다. 한편에는 「먹고 살아가는」 소비생활이 있었을 뿐이었고 다른 한편에는 「쓰고 치장하는」 과시 소비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늘날 우리가 찬란한 문화유적이라고 아끼는 것들이 대부분 그런 유한계급의 한가로운 소비유산이다. 이제 신분계급제가 없어진 마당에선 소비의 수단인 돈의 양만이 소비행태를 좌우하는 잣대가 되었다. 이런 처지에 우리 모두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소비생활에 관해서 배우는 바가 없다. 소비는 될수있는 대로 안하는 것이 미덕이고,생존을 위해서 또는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에 그칠 일이라고만 배운다. 이렇게밖에 배우지 못한 터에 조금이라도 남는 돈이 생기면­즉 돈의 억제력이 조금이라고 약해지면­어찌 할 바를모른다. 너나 할 것 없이 문자 그대로 견물생심이고 주머니에 들어 있는 돈의 억제력 이외에 다른 어떤 정신적 힘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소비행태를 통틀어 「충동적 구매」 행태라고들 한다. 그런가 하면 또 사회에는 구석구석,하루종일 우리 감각을 자극하는 충동이 만연해 있다. 텔레비전ㆍ신문ㆍ잡지들의 자극적인 광고들,그리고도 모자란듯 그 많은 간판들,하루 한순간도 소비의 충동을 피하기 어렵게 되어 있지 않은가. 「과소비」를 탓하는 논설과 그 바로 밑에 화려하게 그려놓은 「최신 패션」광고는 독자와 시청자들을 한층 더 혼란시키고 있을 뿐이다. 「적정소비」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 없는 곳에 「과소비」에 대한 경고적 수사가 설득력이 있기 어렵다. 계층간의 「위화감」조성,근로의식의 약화,재생산을 위한 저축의 필요 등의 수사는 모두 소비의 문제에 정면으로 답하고 있지 않다. 고작 소비의 양,또는 시기의 유보를 권하고 있을 뿐이다. 정녕 인간다운 생활에는 보람찬 노동 뿐만 아니고 소비의 재미도 한몫을 해야 할 것이라면 소비의양과 시기보다 그 질이 먼저 이야기되어야 한다. 이야말로 우리를 포함한 모든 자본주의 경제의 「인간화」과정에 있어 으뜸되는 과제이다. ○소비문화 부재가 문제 나라경제의 내일의 「선진화」를 위해 오늘의 소비를 좀 참으라는 논리도 선진적 소비의 질에 대한 기대로서 설득력이 뒷받침된다. 그런데 이런 의미의 소비문화의 사회학습은 이른바 지도층의 물량적 소비 절제만으로 이끌어질 일이 아니고 그들 생활의 모든 면에서의 문화적 성숙과 도량에 따른다. 이런 문화적 성숙과 도량 없이 누가 과연 남아 도는 돈쓰기 충동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며 누군들 「이웃사촌 땅사는데 배 아프지 않을」사람 있겠는가.
  • 건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위하여(사설)

    지루하고 긴 장마속에서 맞은 여름이 하마 중복을 맞고 있다. 이런 여름은 으레 무서운 늦더위를 몰고 온다. 학교들도 거의 다 방학에 들어갔으므로 가족단위로 떠나는 여름휴가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 여름은 관리하기에 따라 성패사이의 갭이 아주 큰 계절이다. 가족이 결속해서 지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자녀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연중 가장 효과적인 시기라는 점에서,마음놓고 쉴 수 있는 유일한 휴가기라는 점에서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여름은 힘들고 어려운 계절이다. 더위와 비로 생활이 성가시고 집밖의 생활에 대한 유혹 때문에 사고의 위험과 만날 빈도가 높고 가족의 건강이 위협받기 좋은 계절이다. 노출과다,타락,퇴폐의 비리가 자녀들 근처를 맴도는 계절이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일생동안 돌이킬 수 없는 비운을 만나는 청소년이 이 시기에 가장 많이 생긴다. 또한 소유결핍증 같은 심리적 갈등으로 가정의 평화가 붕괴의 위기를 맞는 것도 휴가의 계절인 여름이다. 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고달픈 가장을더욱 고달프게 만들고 1년치 가계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계절이다. 이렇게 좋고 나쁜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시기이므로 미리미리 건전하고 합리적인 계획을 세워 대비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우선 휴가만 해도 그렇다. 이제는 휴가가 마치 안다녀오면 큰일나는 일인 것처럼 생각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충동적으로 남과 덩달아 떠나곤 한다. 그러나 성숙한 휴가생활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다녀와서 경제적 부담을 남기거나 가족구성원이 오히려 불행을 만나는 기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난 19일 저축추진중앙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름휴가 예정자가 예상하고 있는 휴가비용은 88년에 비해 30.6%나 증가하고 있고 이 비용이 월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용도 2%포인트쯤 높아졌다. 조사대상자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런 비용은 낭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대답(71%)하고 있다. 또 미리했던 예상이 초과되었었다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나 된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8.4%의 응답자가 돈을 빌리거나 다른 데 쓸 돈이라도 쓰고보겠다고 대답하고 있다. 「유흥비 마련을 위해」가 청소년범죄의 가장 큰 원인임을 생가해보면 결코 무심할 수 없는 수치인 것이다. 그리고 휴가를 다녀와서 후회가 되었다는 사람들이 53%나 되었다는 점도 깊이 음미해볼 만한 일이다. 가깝고 싸고 짧게 다녀오는 휴가가 유행중이라는 일본의 예도 참작할 만하다. 여름이 실패의 계절이 되지 않게 하는 일은 자라는 세대에서 더 긴요하다. 어른들 감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모험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발동하기에 여름방학은 아주 적당한 기회다. 도처에 사고의 빌미가 있고 온갖 어두운 손길이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서 무모한 모험을 벌이다가 수렁에 빠지기 십상이다. 효과없는 잔소리로 억압하면 빗나가고 방임하면 곁길로 빠진다. 간섭은 줄이고 관심은 깊이 기울여 젊은이 스스로가 자신을 자율관리할 수 있는 성장의 기회를 조성해주어야 한다. 특히 수험생들에게는 여름방학이 큰 고비다. 결정적인 슬럼프가 이 때에 엄습하여 9월쯤 되면 학습의 리듬이 무너져 당황하는 지경에 이르는 수험생이 의외로 많다. 9월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증세를 일으키는 수험생이 많다는 것은 통계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장마와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숨을 조절하고 심신의 긴장에 한두번 휴식을 주어 결정적인 해이를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 뭐니뭐니해도 이 여름을 건강하고 건전하게 보내기 위해 우리가 지녀야 할 의무는 시민의식을 성숙시키는 일이다. 휴가철만 되면 민족의 대이동처럼 옮겨다닌 인파가 남긴 뒷자리가 쓰레기 공해의 처참한 광경으로 산하를 황폐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너무 더럽히고 너무 짓밟아 놓는다. 엄청난 바가지 상혼과 가공할 오물들로 이 땅을 버리고 달아날 것 같은 사람들의 행적을 보여준다. 민도가 아직도 이렇다는 일은 우리를 절망시키기도 한다. 여름은 특히 농촌이 어려운 철이다. 가뜩이나 실의를 자아내는 농사일이 도시인의 무절제한 행태 때문에 더더욱 의욕을 상실시킨다. 이런 모든 정황을 생각하여 시민으로서의 도덕적인 자기반성부터 해보아야 하는 것이 건전한 여름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성숙한 시민만이 건강한 가정을만들 수 있다.
  • 김현희 서울의 혈육 상봉/외할아버지 4촌 일가와 해후

    ◎“어머니 보고 싶다”계속 흐느껴 KAL기 폭파범 김현희양(28)이 21일 상오9시30분쯤 서울 중구 장충동 이북5도청에서 외할아버지의 사촌동생(외재종조부)인 임관호씨(70ㆍ서울 관악구 남현동 이화연립) 등 외가친척들을 극적으로 만났다. 1천만 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의 주선으로 이날 임씨를 만난 김양은 『이북에 있는 외삼촌과 얼굴이 닮았다』며 임씨를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렀다. 김양은 임씨가 김양의 어머니인 임명식씨(56)와 외삼촌ㆍ이모들의 이름을 정확히 대자 외할아버지임을 알아보고 덥석 안겼다. 김양은 특히 임씨가 보관하고 있던 어머니 임씨의 개성 명성(구 호수돈)여자중학교 재학시절 사진을 보여주자 울먹이며 『이 사진을 엄마가 갖고 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면서 『엄마ㆍ아빠가 보고 싶다』고 흐느꼈다. 김양은 『남한에 친척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북한 같으면 피해를 입을까봐 찾아올 생각도 못할텐데 큰 죄를 지은 저를 친척이라고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며 앞으로 자주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연보라색 바탕에 청색 줄무늬가 있는 투피스를 입고 머리를 묶은 단정한 모습으로 나온 김양은 임씨와 함께 나온 임씨의 누나 임명복씨(71) 등 친척 7명과 어머니의 얘기 등을 하며 만남의 기쁨을 나눈뒤 위원회가 준비한 금반지와 꽃다발을 선물로 받았다. 개성에서 김양의 어머니 등과 함께 살다 6ㆍ25때 남하했다는 임씨는 지난 88년 1월18일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수사결과 발표당시 김양의 어머니가 개성출신인데다 여자에게는 흔치않은 남자이름인 임명식이라는 보도를 보고 김양이 북한에 있는 사촌형 증호씨의 외손녀라고 직감했으나 그동안 망설여 오다 지난 4월12일 김씨가 특별사면되자 위원회측에 인척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해 이날 만나게 됐다.
  • 여름휴가도 과소비 추세/저축중앙회 1천7백명 조사

    ◎2∼4일간 평균 16만원 쓴다/버스ㆍ열차 64%… 자가용도 28% 교통/텐트ㆍ민박 62%… 호텔ㆍ콘도 11% 숙박/월수입 25% 지출… 22%가 “후회스러웠다” 여름휴가패턴이 과소비성향을 띠고 있다. 평균 2∼4일간의 휴가를 보내면서 16만원정도의 돈을 쓰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피서객들도 늘고 있다.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여름휴가를 해외여행으로 보내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으며 호텔ㆍ콘도 등 고급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이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름휴가비가 가계에 적지않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휴가에 대해 낭비적이라고 생각하는 도시인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저축추진중앙위원회가 20일 전국 12개 대도시의 성인남녀 1천7백명을 대상으로 조사ㆍ발표한 「여름휴가에 관한 의식 및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부분(78.4%)이 여름휴가가 필요한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필요치 않다고 밝힌 사람은 9.6%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름휴가가 필요하다고답한 비중은 88년 83.7%에 비해 다소 낮아졌는데 이는 여름휴가외에도 봄ㆍ겨울 등 다른 계절에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여름휴가를 건전하다고(22.8%) 보기보다 낭비적(71.5%)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휴가풍토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으며 낭비적이라고 보는 이유에 대해선 ▲일부 계층의 무분별한 과소비행위(53.4%) ▲체면치레용 지출(18.4%) ▲유통업체의 충동구매조장(14.9%)등을 꼽았다. 여름휴가비를 당초 계획범위내에서 썼다고 밝힌 사람은 52.2%에 불과했고 43.3%가 계획보다 많은 휴가비를 써 휴가비 과다지출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초과지출액 가운데 숙박비의 초과지출비율이 88년 14.2%에서 27%로 높아져 소득향상에 따라 고급숙박시설의 선호경향 또한 짙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만족도에 대해서는 「후회스럽다」고 한 사람이 22.1%나 됐다. 올 여름휴가는 55.8%가 갈 예정이라고 밝혔고 25.7%는 「그때 가봐야 알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올 여름휴가 예정자의 평균 휴가비는 평균16만2천원으로 월평균수입(64만8천원)의 25%를 차지,88년 23%에 비해 휴가비 비중이 높아졌다. 휴가비용을 규모별로 보면 10만원 이하가 46.5%,11만∼30만원이 44.1%,31만∼50만원이 6.6%,51만∼1백만원이 1.6%,그리고 1백만원이상도 1.2%로 나타나 88년과 비교해 31만원 이상의 비중이 2배이상 늘어났다. 휴가기간은 63%가 2∼4일(2박3일 43%,3박4일 20%)을 잡고 있으며 당일과 5박6일이상은 각각 6.9%,2.4%로 나타났다. 휴가예정지에 대해 「바다나 강을 찾겠다」고 한 사람은 48.8%,「산으로 가겠다」는 이는 24.5%로 바다와 산이 여름휴가 적지로 꼽혔으며 유원지(10%),시골 고향집(9.4%),명승고적(4.2%),해외(1.5%)등도 휴가지로 선호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수단으로는 고속ㆍ관광버스(38.2%)와 철도(23.8%)가 주로 이용되지만 자가용이용도 28.6%나 돼 88년 22%에 비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밖에 숙박시설은 휴대용텐트(33.8%),민박(26.6%)이 주류를 보인 가운데 호텔ㆍ콘도이용이 88년 8.2%에서 올해는 11.6%로 증가,고급숙박시설이 점차 애용되는것으로 밝혀졌다.
  • 새 실록 6ㆍ25 김학준:하

    ◎“핵투하도 불사”… 미 으름장에 DMZ설정 동의/“휴전 지체할 수 없다”… 투르먼,맥아더 해임/반공포로 석방으로 한­미 방위조약약 가조인/아이크 대통령 당선ㆍ스탈린 사망후 「정전협상」급진전 ▷제4기◁ 중국군의 남진이 계속되자 맥아더는 과감한 보복조치를 마련했다. 그는 50년 12월30일 본국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해 ①중국해안의 봉쇄 ②중국본토의 군수산업시설 폭격 ③장개석 군의 파한 ④장개석 군의 중국본토에 대한 견제공격을 건의했다. 그는 미국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한반도에서 전면철수한다면 중국군의 침공위협은 보다더 중요한 지역에 대해 가중될 것이며 그 결과 보다 많은 전력의 투입이 요청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합참은 『일본의 방위와 국련군의 전력 보존에 주로 유의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철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축차적인 방어작전을 수행하라』고 답변할 뿐이었다. 맥아더는 이 답변을 「명백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국련군의 전면철수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대해 보복조치를 취하든지,아니면 일본의 방위와 국련군의 전력보존을 위해 한반도를 포기하든지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트루먼은 51년 1월13일 『공산군의 침략행위가 시정될 때까지 미국은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침략의 결과를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세계에 밝혀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최악의 경우 국련군은 제주도와 같은 남한 연안의 섬으로 철수해 전투를 계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후임에 리지웨이대장 맥아더와 본국정부 사이에 이견이 오가는 사이 국련군은 전세를 수습하고 공세로 돌아섰다. 그리하여 국련군은 51년 3월 초순 이후 전선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3월15일 서울을 재탈환했으며 3월30일께까지는 38도선까지 밀고 올라갔다. 이로써 한국전쟁을 국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전황이 국련군에게 어느 정도 유리하게 전개되고 무엇보다 전전원상의 회복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이면서 국련에서는 다시 휴전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한국전쟁에 참가한 서방진영의 국가들도 국련군의 38도선 재북상에 반대하면서 만일 미군이 단독으로라도 재북상하기로 결정한다면 자신들은 한국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마저 나타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트루먼은 중국과의 정치적 협상을 통해 휴전을 성립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3월20일 맥아더에게 그러한 취지의 성명이 가까운 장래에 발표될 예정임을 통고했다. 맥아더는 트루먼의 이 결정을 좌절시키기로 결심하고 3월24일 본국정부와의 아무런 협의없이 중국에 대한 공식성명을 발표했는데 중국대륙에의 전면적 확전으로써 한반도문제를 해결지을 수 있을 것임을 암시함으로써 트루먼이 추구하려는 중국과의 협상을 사실상 어렵게 만들었다. 이 성명에 뒤이어 맥아더는 4월5일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조세프 마틴의원이 자신에게 보낸 3월2일자 편지에 대한 답장을 공개하여 트루먼을 더욱 격분시켰다. 아시아 중시정책을 강조하면서 논평을 요구한 마틴의 서한에 대한 이 답장에서 맥아더는 우선 트루먼의 유럽 중시정책을,그리고 유럽을 중시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시아를 경시하는 경향을 비판했다. 결론적으로그는 『우리는 승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승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맥아더의 3월24일자 공식성명을 보고 그의 해임을 결심했던 투르먼은 더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그는 4월10일 라디오방송을 통해 맥아더의 해임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한반도에서 추구하고 있는 목표는 제한전에 의한 제3차대전의 방지』라고 선언했다. 맥아더의 후임으로는 8군사령관 리지웨이 대장이 임명됐다. 맥아더의 해임은 미국이 휴전을 향해 움직인다는 명백한 의사의 표시였다. 한편 공산군은 51년 4∼5월 춘계대공세를 폈으나 인명의 큰 손실을 겪었을 뿐이고,이 시점에서 전선은 완전히 교착됐다. 전선이 교착된 51년 5월 중순부터 미국과 국련에서 휴전논의가 활발히 일어났다. 특히 5월17일 에드윈 존슨 미국 상원의원이 국련이 휴전을 이끌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하고 이 제의가 소련의 신문과 방송에 크게 보도된 것을 계기로 휴전논의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예컨대 국련에서 리 사무총장과 캐나다의 레스터 피어슨 외무장관 및 미국의 애치슨 국무장관이 각각 전전원상의 회복이라는 선에서의 휴전안을 제의했다. 소련도 드디어 6월23일 국련대표 말리크의 연설을 통해 휴전에 동의했다. 통일을 염원하던 남­북의 한인들에게는 유감스런 일이었지만 쌍방의 참전국가들의 거의 예외없이 휴전을 바라고 있었다. ▷제5기◁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과 소련이 정전의 원칙에 합의함에 따라 7월8일 개성의 중심지 북방에 있는 지난날 유명했던 유곽에서 국련군쪽과 공산군쪽의 연락장교단에 의한 예비회담이 열렸다. 이어 7월10일 개성에서 본회담이 열렸다. 국련군쪽의 수석대표는 미해군 극동사령관 조이 제독이었다. 리지웨이 총사령관이 직접 뽑았다. 정전회담에서 공산군 대표들이 국련군 대표들을 자극해 국련군 대표들로 하여금 공공연하게 화를 내게 하여 회의장을 뛰쳐나가게 만드는 「충동작전」을 쓰거나 정반대로 몇시간씩 끌면서 지치게 만드는 「권태전술」을 쓸 것이라고 계산한 리지웨이는 따라서 국련군 수석대표는 어떠한 도발적 언동에 대해서도 침착하면서도 강경하게 맞설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판단했다. 즉 『6시간정도 앉아 있으면서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오줌누러 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협상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리지웨이에게 조이는 적임이었다. 조이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많은 훈장을 받았고 공산주의자들과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증오하고 있었으며 적을 굴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을 파괴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ㆍ소에 “전면전”통첩 조이 수석대표를 보좌할 대표로 리지웨이는 2차대전의 베테랑들로부터 뽑았다. 유럽전선에서 보병연대를 지휘했었고 이때 미8군 참모차장으로 있던 호지스 소장,북아프리카에서 공중전을 지휘했었고 이때 미극동군 부사령관으로 있던 크레이기 소장,태평양전쟁에서 구축함전투를 대담하게 지휘해 용맹을 떨쳤었고 이때 미극동해군 참모차장으로 있던 버크제독이 선발됐다. 한국군으로부터는 제1군단장 백선엽소장이 선발됐다. 공산군쪽 수석대표는 남일중장이었다. 남일중장을 보좌하는 북한군대표는 전선사령부 총참모장 이상조 육군소장이었다. 정전회담에서 그는 파리가 얼굴에 앉아도 꼼짝 않고 앉아 「강철같은 자기억제」를 보여주려고 노력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또 한 사람의 북한군 대표는 북한 육군 제1군단 총참모장 장평산 소장이었다. 중국군에서는 사방 소장과 등화 중장이 대표로 참가했다. 이들 가운데 사방이 사실상의 수석대표였고 남일은 이름이 수석대표였지 실제에 있어서는 사방의 지휘를 받는 것 같다고 국련군 쪽에서는 보았다. 회담도중 그는 동료 대표들과의 상의없이 발언했고 선전적인 문구 같은 것도 사용함이 없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양쪽 대표단들은 신경전을 거쳐 7월26일 다음과 같은 의제에 합의했다. ①전투행위를 정지하는 기본조건 아래 양군 사이에 비무장 지대를 설치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설정하는 문제. ②정전감시기구의 구성과 권한 및 기능을 포함하여 정전을 성립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들을 결정짓는 문제. ③포로에 관한 결정. ④외국군대의 철수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관해 쌍방에 관련된 나라들의 정부에 권고하는 문제. 의제에 대한 합의와 더불어 7월28일 첫번째 의제에 대한 토론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합의가 쉬울 것 같아 버크 제독 같은 이는 본국의 아내에게 『가을이 되어 사과가 익었을 때는 나는 과수원이 있는 이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썼는데 회담은 길어지면서 10월25일부터 회담장소를 판문점으로 옮긴다는 것 정도에 겨우 합의할 수 있었다. 회담이 이렇게 길어지면서 서방 참전국들은 초조해졌다. 이점을 간파한 공산군쪽은 자신들이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자신감에서 국련군쪽 대표들에게 모욕적인 용어마저 썼다. 호지스 소장을 「거북이 알」이라고 불렀고 조이 수석대표에 대해서는 『이름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떻든 수석대표인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리지웨이는 견디기 어려웠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나오는 적에게 양보를 해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부드러운 비단보다 강한 쇠가 필요하다』라고 본국정부에 호소했다. 이에 미국은 소련에게 『공산군쪽이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은 만주의 공산기지를 폭격하고 중국의 해안을 봉쇄하여 필요하다면 소련과 전면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공갈」을 전달했다. 이와 동시에 트루먼은 중국에 대해 핵무기를 쓰는 문제를 검토했다. 미국의 이와 같은 강경한 자세를 보면서 공산군쪽은 한발 물러서 『현재 쌍방의 접촉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삼는다는 원칙아래 앞으로 체결될 정전협정이 지정하는 시간에 쌍방은 이 분계선으로부터 2㎞씩 철수하여 그 지역을 정전 동안 비무장화 한다』는 국련군쪽 제의를 받아들였다. 이때가 52년 1월27일이었다. 이처럼 군사분계선에 관한 합의가 일단 이루어졌다는 것은 한국전쟁의 전체 흐름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군사분계선 문제에 매듭이 지어지면서 쌍방은 「외국군대의 철수와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관해 쌍방에 관련된 나라들의 정부들에 권고하는 문제」를 다뤄 나갔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합의가 쉽게 이뤄졌다. 즉 정전회담 발효 3개월 안에 쌍방에 관련된 나라들의 정부사이에 「고위 정치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다. 정전의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52년 5월2일 양쪽은 스웨덴ㆍ스위스ㆍ폴란드ㆍ체코슬로바키아의 네 나라로써 중립국 감시위원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공산군쪽은 소련을 중립국이라고 우기면서 중립국 감시위원단에 포함시키려고 애를 썼으나 끝내 좌절되고 말았다. 나머지 문제는 포로교환의 문제였다. 정전이 성립되면 포로교환은 당연히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이 마당에 이 문제는 빨리 매듭지어져 정전협정이 곧 체결될 것으로 기대됐다. ○2년 1개월만에 매듭 국련군쪽은 우선 「자발적인 송환」의 원칙을 제의했다. 국련군에 포로로 잡힌 공산군에게 돌아갈 것인지 남을 것인지 선택할 권한을 주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산군쪽은 「자동송환」의 원칙을 내세웠다. 모든 포로들은 포로 개개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무조건 송환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공산군쪽은 이 원칙을 관철시켜야 국련군쪽에 잡혀 있는 자신들의 장병들이 서방세계를 선택하지 않고 전원 돌아올 것이라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협상이 오래 끌면서 공산군쪽은 국련군쪽이 세균전을 펴고 있다는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는 공산포로들이 포로수용소 사령관 도드 준장을 납치하는 사건을 일이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련군쪽은 북폭을 강화하기도 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52년 11월 대통령선거가 치러져 「조기정전」을 내세운 공화당의 아이젠하워가 당선됐다. 이로써 53년 1월 공화당 행정부가 출범하게 되었으며,휴전협상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소련에서는 53년 3월 스탈린이 죽으면서 정전을 향한 발걸음을 빨리 했다. 정전협상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자 이대통령은 통일의 기회가 사라진다는 실망감 속에서 6월19일 국련군에 수용되어 있는 공산포로들 가운데 송환을 거부하는 반공포로 2만5천여명을 극비의 작전을 통해 과감하게 석방했다. 이대통령을 무마하기 위해 미국은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보 로버트슨을 대통령 특사로 파한했으며 이대통령이 요구하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가조인하게 했다. 한­미간의 합의가 성립됨으로써 정전협정의 체결을 위한 길은 완전히 열렸다. 그리하여 7월27일 휴전협정은 판문점의 「평화의 천막」안에서 조인됐다. 2년 1개월 여의 긴 시간동안 5백75회의 공식회의를 갖고 1천8백여만 단어를 소비한 다음에야 매듭지어진 것이다.
  • 모범용사를 환영하며(사설)

    노병들이 전투복을 입고 서울의 도심지를 2㎞쯤 행진했다. 24일의 일이다. 국가 유공자,6·25참전 용사,월남귀순 용사,전쟁미망인 등 4천여명의 전흔의 당사자들이 묵묵히 걷는 모습은 색다른 무게를 주었다. 집단이기주의의 투쟁수단으로 수도 없이 거듭되는 시위를 보아온 시민들에게는 색다른 인상이었다. 그들이 전쟁을 몸으로 막아준 덕분에 우리는 살아남았고 오늘과 같은 영화를 누리게 된 것이다. 침략군 앞에서 국운이 경각에 이르러 한발을 바다에 담근 것 같은 형세에 몰렸을 때,낙동강물을 선지빛으로 물들이며 지켜준 「국군」덕에 조국은 회생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40년. 오늘의 우리 모습은 너무 당당하게 우뚝 섰다. 이런 형세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다. 40년전,우리를 그 무서운 악몽속에 몰아넣고 반세기가 가까워도 여전히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는 이 비극의 전쟁을,묵인하고 충동하고 지원했던 당사자 나라들이 손을 벌리며 교류하기를 자청해 오는 나라로 우리는 성장했다. 우리가 이렇게 되기까지 젊던 병사는 노병이,새 병사는 중견이,다시 젊은 병사가 뒤를 잇는 법통이 이어져 왔다. 모범적인 국군용사.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우리가 어떻게 이런 번영을 구가하며,어떻게 이 초라한 반도의 분단국이 최강대국을 불러들여 우리 문법으로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겠는가. 용사들을 믿고 그들에게 전선을 맡긴 것만으로 신뢰에 가득차서 산업을 발전시키고 고급두뇌를 양성하고 생산을 확대하고 문화예술을 부흥시키고,국위를 떨칠 수가 있었다. 국군용사들의 그같은 공훈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서울신문이 국군 모범용사내외를 초청하여 발전조국의 현장도 찾아보게 하고 위로와 격려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그 공훈에 대한 깊은 표경이다. 표경과 관계없이 성스런 조국수호의 임무에 회의도 빈틈도 없는 것이 우리 국군용사들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들에게,그들을 잊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잊지 않으리라는 다짐으로 서울신문은 이 연례행사를 갖고 있다. 여기 대표로 나온 용사들만 아니라 육해공군 3군에는 이런 군인들이 가득히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특히 우리의군은 본인이 원하고 원하지 않는 것과 상관없이 이 땅에 남아로 태어나면 누구나가 의무로 수행해야 하는 병역에 의해 구성된다. 그러므로 국민 모두는 군인들을 지금 가족으로 가졌거나 장차에 가족으로 지닐 것이거나,옛날에 이미 가졌었거나 하게 마련이다. 내자녀,내 동기간을 적앞에 불침번으로 세워놓고 일상을 편안하게 지내고 번영을 구가하며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너무 평안한 나머지 육친의 노고를 잠깐씩 잊기도 한다. 사치 낭비같은 어리석은 짓도 하고 타락도 한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의 동기간들이 겪는 시련을 다시 알리고 싶다. 말없이 맡겨진 일에만 신명을 다하는 국군의 그 면면히 이어온 정신은 언제라도 우리에겐 교훈이 된다. 나들이 나온 모범용사들의 건강한 정신이 후방의 다소 나태한 사람들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동하는 조국의 심장소리를 듣고 돌아간 용사들이 그들이 느낀 조국의 빛나는 모습을 전해주면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그걸 믿고 있다. 국군용사들의 나들이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 모윤숙씨 11일 문인장

    고 모윤숙여사 장례위원회는 8일 장례식을 문인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11일 상오9시 중구 장충동 경동교회에서 영결식을 가진뒤 상오10시에 발인,이날 하오1시 안성공원묘지에 안장하기로 했다.
  • 한소 정상회담 계기 남북간 큰 변화 올 것/강총리,국민과 대화

    강영훈국무총리는 1일 서울 장충동 이북5도청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소 정상회담과 관련,『소련이 잿더미위에서 공업국가로 일어선 한국을 배워야겠고 또한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짐으로써 한소수교 움직임은 태동했다』고 전제,『이번 정상회담으로 통일의 여건은 점점 성숙돼 남북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일제 중고 오락기 신품위장 수입/4천여대 팔아 10억 폭리

    ◎업자 5명에 영장 치안본부는 26일 빅터전자 대표 김갑환씨(54ㆍ서울 중구 장충동 1가63)등 일제중고 투전오락기계수입업자 5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일본에서 7∼8개월씩 사용,폐기처분직전에 놓인 빠친코기계 4천6백여대를 대당 7만5천∼15만원씩에 사들여 이를 부품별로 해체해 신품인것처럼 위장수입한 뒤 국내에서 재조립해 대당 50만∼2백50만원씩 받고 팔아 10여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중고투전기 7백44대를 1억3천만원에 수입,국내업자에게 모두 3억6천8백만원을 받고 팔아 2억여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중고투전기는 상공부장관의 승인 추천을 받아야하는 등 원칙적으로 수입이 금지돼있자 중고품을 신품인 것처럼 속여 수입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 어린이도 절제를 배워야 한다(사설)

    어린이날이다. 소파 방정환선생이 「아해들을 반사람으로 보지 말기를」 호소하며 어린 사람이라는 뜻의 「어린이」날을 만든 날로부터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날이다. 근대이후 「제정」된 날로 「어린이날」만큼 변함없이,그 나름으로 풍성하게 치러지는 기념일도 없다. 그것은,이날이 금지옥엽같은 자녀들을 위한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날이 이처럼 화려하게 날이 갈수록 번성해 가는 것은 이날이 지닌 상품적 가치때문이기도 하다. 값비싼 호텔 뷔페상품으로 개발되고,사치스런 수입장난감 파는 날로 둔갑되어 가느라고 이날의 명맥은 더욱더욱 굳세어 가고 있다. 어린이날이 이런 날로 타락해 가는 것에 어른들은 반성을 해야 한다. 장사꾼이 그걸 충동이고 부추기는 것이 악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차피 장사꾼은 장사속으로만 살아가게 마련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에서 우리 아이들과 우리 가정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것은 부모이고 스승이고 어른들이다. 대체로 오늘의 우리 어린이들은 물질적으로 호강스럽고 정신적으로 이완되어 있다. 소비적이고 응석꾼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 만들기」 한가지에만 집착해 있는 부모들은 그것 이외에는 어떤 절제도 훈련하지 않는다. 어려운 일 참는 법도 안 가르치고,일하기도 길들이지 않는다. 혼자서 자기앞을 닦아가는 미덕같은 것은 어른의 「과보호기능」이 녹슬까봐 폐기처분해 버린 듯한 현상을 빚고 있다. 어른공경하기,질서지키기,이웃돕기,양보하기,화합하기 따위의 민주시민의 덕목은 일부러 처럼 안가르친다. 그런 덕목들은 자녀들의 「이기적인 삶」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인 듯 싶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계산이다. 내 아이가 참을성이 있고 절제할 줄 알아야 남의 아이도 그럴 줄 알게 된다. 그런 사람끼리가 모여야 품질이 높은 미래사회는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게 고급한 사회라야 「공부잘해서 출세한 사람」도,어려운 사람도 기를 펴며 살기좋다. 위 아래도 모르고 허영되고 핑계장이고 게으르고 이기적이기만한 시민으로 이뤄진 사회는 끝장이 날 수밖에 없다. 어른이 아이들을 가르치자면 우선 좋은 본을 보여야한다. 그리고 당면한 어려움이 있으면 알려주어서 해결해 가는 과정에 동참시키는 일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어려운 가정에서 열심히 일하며 산 부모가 효를 받는 것도 그런 이치다. 아이들이란 순진무구한 천사이기도 하지만 교지를 가진 악동의 일면도 지니고 있다. 키우는 어른이 공을 들이면 리트머스시험지처럼 그 공을 표출해 낸다. 잘못했을 때는 따끔하게 벌주고 잘했을 때에는 기쁨 가득한 칭찬을 해야 한다. 잘못한 행동조차도 분별해 주지 못하는 어른을 어린이는 우습게 안다. 오늘을 우리는 위기라고 보고 있다. 항례적인 것이 아닌 「총체적 위기」라고 보고 있다. 이 시기가 시련기이긴 하지만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공동체가 결속하여 절도를 실천하고 난관을 탈출해 가는 과정을 배우며 동참하기에는 아주 적절한 기회이다. 먹고 즐기기만으로 지쳐 버리는 소모적인 어린이날 계획을 접어 들이고 건설적이며 덕성있는 어린이날이 되도록 해보는 일이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다. 사려깊은 어른을 보고 아이들은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 자살 늘어 유럽국가들 “고민”(특파원 코너)

    ◎불ㆍ서독서 한해 3만명… 윤화보다 많아/젊은층서 더욱 심각… 30년동안 3배로/좌절감이 주원인… 예방책수립에 골머리 풍요사회를 구가하고 있는 유럽에서 자살이 갈수록 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자살사망자의 수는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미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웃돌고 있으며 특히 젊은층의 자살수치가 계속 증가,이 문제는 환경문제에 버금가는 관심이 필요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서유럽국가들 가운데 자살수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서독.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86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서독에서는 4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년 동안에 2만6천2백30명이 자살한 것이다. 그 다음은 덴마크로 10만명당 28명의 자살비율을 보였으며 프랑스가 23명으로 뒤를 쫓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자살자 총수는 1만2천4백89명으로 하루 평균 34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져 그해 교통사고 사망자 1만3백83명보다 더 많았으며 이미 82년부터 자살사망률이 교통사고사망률을 앞지르고 있다. 서독 네덜란드덴마크 벨기에 프랑스 등은 지난 20년 사이에 자살사망자가 두배로 늘었으며 특히 덴마크는 지난 35년 동안 3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는 이같은 수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왜냐하면 통계상에 잡히는 수치는 병원에서의확인이나 유가족들이 신고한 경우만 계산되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가정에서 자살이 결행됐을 때 가족들은 병사 또는 다른 사고사로 자살사실을 감추려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년동안 구공체(EC)12개 국가에서는 줄잡아 70만명 정도가 자살기도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어떤 병원의 경우는 응급실 침대의 절반 이상을 자살기도 환자가 차지하는 때도 있다고 젊은 의사들은 증언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지역적 자살률 분포는 북고남저현상이 뚜렷하다. 서독 스웨덴 프랑스 덴마크 등 중북부 유럽국가들의 자살률이 높은 반면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은 자살자수가 늘고는 있지만 인구 10만명당 아직 10명 이내에 머물고 있다. 자살수단도 국가발전 정도에 따라 다르다. 산업화된 나라의 여성자살기도자들은 10명중 9명은 진정제를 복용하지만 유고 여자들은 흔히 아스피린을 삼키고 있다. 동구쪽의 자살현황은 명확치가 않다. 통계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련은 자살과 관련된 자료를 WHO에 전혀 제공치 않고 있다. 다만 헝가리는 오래전부터 자세히 보고하고 있다. 그리하여 헝가리는 오늘날 인구 10만명당 45명의 자살로 이 분야 세계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WHO 자문위원인 자비에 포메로 박사는 보고서에서 『산업화된 사회일수록 인간관계는 더욱 소원해지고 가족들이나 이웃들과의 사랑과 상호관심이 엷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자살률을 높여가고 있는 중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완벽에 가까운 사회보장제도는 이상향에 도달하는 한가지 방법이 되고는 있지만 결국 그것은 개인과 개인,개인과 가족,그리고 개인과 사회사이의 접착밀도를 엷게하는 원인도 되고 있다는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한 사회일수록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아울러 국민성이나 사회생활습관도 자살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화를 즐겨하고 낙천적인 국민성을 가진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자살률이 낮고 아직도 전통적인 가족제도를 튼튼히 유지시키고 있는 시칠리아가 유럽에서 자살이 가장 적은 지역으로 기록되고 있는게 바로 가족제도나 국민성이 자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영국이 자살률이 낮은 것도 그나라 사회의 특수한 전통인 초대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고 클럽이나 퍼브 등 사랑방 역할을 하는 모임의 장소가 도처에 있어 자기표현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는 것이 큰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신과의사들은 자살의 증가중에서도 젊은 사람들의 자살이 더욱 큰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EC국가들안에서 15∼24세 사이의 젊은이들 사망원인중 자살이 두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50년대에는 청소년의 자살이 사망자 1천명당 9명정도였으나 86년에는 28명으로 거의 3배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자살증가는 학업이나 결혼등 이성문제와 관련한 좌절감,세대간의 격차 등 주변 사회환경의 악화가 큰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유럽 각국의 자살문제전문가 2백여명은 최근 프랑스에서 모임을 갖고 이같이 자살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과 예방대책,그리고 자살기도자들에 대한 사후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이제 인류는 환경문제에 쏟는 관심만큼 자살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대책의 시급성을 호소했다. 이들은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이 분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미흡하다고 지적,자살기도자들의 사후 관리는 임상적 치료에 그치지 말고 정신적ㆍ심리적 치료까지 완전히 끝낼 수 있는 단계까지 돌보아야 하며 이를 위한 특수응급실,병원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충동적 상황이 빚어지지 않도록 어른들이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근본적으로는 이웃과 사회가 그들을 감싸 자살의 욕구를 떨쳐버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 하다고 결론 지었다.
  • “평양은 지구 최후의 「빙점하 도시」”/영 선데이타임스기자 방북기

    ◎거리마다 김일성동상ㆍ선전용빌딩만/정치범15만ㆍ비참한 주민생활상 감추기 급급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영국 선데이 타임스(더 타임지 발행)의 존 스웨인기자는 『평양은 실제에 있어 낙원이 아니라 잃어버린 낙원에 가깝다』고 말하고 북한주민들은 『거짓말만 계속되는 곳에서는 오직 진실만이 왕』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빙점하의 북한에서 본 조지 오웰의 악몽』이란 제하의 스웨인기자 방문기 요약이다. 평양은 얼핏보기에는 현대적이고 매력적인 도시같이 보인다. 마천루가 있고 넓은 거리가 있고,거대한 체육시설ㆍ문화센터가 있다. 그러나 한꺼풀만 벗기고 나면 이것들이 남한과의 경쟁을 의식한 엄청난 낭비이며 2천만 북한주민들에게 이나라가 노동자의 낙원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려는 기도임을 알수 있다. 실제에 있어서 평양은 낙원이 아니라 「잃어버린 낙원」에 가깝다. 평양은 세계에서 가장 숨기는게 많고 금지된게 많은 황량한 곳이다. 현대식 빌딩의 이면에는 노인들과 지체부자유자들이 시골 변두리에 쫓겨나 살고있는가 하면 15만명의 정치범들이 강제노동수용소를 꽉 채우고 있다는 소름끼치는 사실이 은폐되어 있는 것이다. 한 외교관은 『북한땅은 세계에서 가장 황량한 곳이며 조지 오웰적 악몽이 현실로 나타난 곳』이라고 미리 나에게 밝혀준 바 있지만 북경을 출발한 열차가 압록강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들어서면서 그 말의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열차가 변경의 한 역에 도착하자 열차안에 있는 북한 승객들은 그들의 옷깃에 김일성배지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배지는 공공장소에서는 꼭 달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김일성의 모습은 어디에나 있었다. 드넓은 광장에는 으레 거대한 그의 동상이 우뚝 서 있으며 빌딩에서도 그의 얼굴이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김의 생일은 연중 가장 큰 축제일이며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데 이용되고 있다. 그가 자기선전을 위해 벌인 가장 기묘한 짓은 평양에서 3시간 걸리는 곳에 6만점의 선물을 차려놓은 것이었다. 거대한 탑식궁전에 전시된 선물 가운데는 루마니아의 독재자였던 니콜라이 차우셰스쿠가 보낸 박제된 곰(분명히 차우셰스쿠가 손수 사냥한 것이리라),에티오피아의 하일레 마리암대통령이 보낸 박제된 사자,아프리카에서 보낸 상아와 물소뿔이 있었다. 김은 49세인 그의 아들 김정일을 후계자로 임명하여 다른 공산주의 국가들을 격분시킨바 있다. 한국전쟁후 분단 40년간 김은 한반도의 북쪽을 외계로부터 봉해버렸으며 신문과 방송은 정부선전만 하도록 통제되어 왔다. 그 결과는 조지 오웰적 대중조작이었다. 북한사람들은 외부에 관한 정보를 거의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건 쉽게 믿을 수밖에 없다. 동유럽의 개혁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들은 남한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진실을 아는 사람들이 있다면 동구에서 유학중이었던 수백명의 유학생 정도인데 그들은 작년에 갑자기 소환되어 사상교육 캠프에 들어가 있다. 그러나 차우셰스쿠의 처형과 루마니아 현지의 격렬한 개혁이 김을 놀라게 했다는 증거가 있다. 평양에는 주로 공산당 핵심분자와 충성분자들만이 살도록 허용되고 있지만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죽던날 김의 거처를 경비하는 군병력이 배로 늘어났다고 외교관들은 귀띰해 주었다. 22일에 끝난 최고인민회의 조기선거도 주민들의 불만을 피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이 그의 아들에게 권력을 조기이양할 것이라는 소문들이 나돌았으나 현재로서는 그럴 의사가 없음이 분명하다. 그는 아들 김정일이 신뢰도와 카리스마가 부족하며 당이나 군의 지지도 받고 있지 못한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정일은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몇몇 테러행위에도 연루되어 있다. 『그는 매우 유치하며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와 같다』고 한 외교관은 말해주었다. 많은 사람들은 개인 숭배가 김의 사후에까지 계속되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거짓말만 계속되는 곳에서는 오직 진실만이 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날이 오면 동유럽에 있는 그의 공산주의 친구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김씨왕조도 떠내려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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