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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탤런트 전원주씨 알뜰옷쇼핑 동행기

    “연기하면서 많이 입어보는데 품질은 값과 무관해 쇼핑에 왕도 있나 잘 깎는게 최고지 그 맛에 시장서 사” “더 깎아서 한번 말해봐요.TV에 나올 때 입을 거야.”(탤런트 전원주) “4만 5000원이요.가장 싸게 부르는 겁니다.”(남대문시장 의류가게 점원) “3만원.방송 촬영 때 입으면 PR도 되니 많이 쳐주는 거요.”(전원주) “그렇게는 안돼요.그러면 너무 밑져요.이제는 돈을 잘 벌잖아요.좀 쓰고 사세요.”(가게 점원) 지난 3일 오후 서울 남대문시장 의류상가내 숙녀복 코너.1998년 ‘저축의 날’에 국민포장을 받는 등 근검 절약파로 널리 알려진 탤런트 전원주(64)씨가 한푼이라도 더 깎기 위해 가게 주인과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전씨는 제품의 바느질 상태 등을 꼼꼼이 살펴본다.“그렇다면 할 수 없지.다음에 또 올게요.”라며 가게를 나선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비누가 덜 닳게 뒷면에 껌종이를 붙여 쓰고,가스를 낭비할까봐 가스 불도 세게 안틀며 아끼고 살았어요.덤을 더 받기 위해 콩나물을 살 때 조금씩 나눠 사기도 했습니다.” 연기생활40년 가운데 30년 이상을 조연 역할만 맡다보니 수입이 변변치 않아 이같은 알뜰함이 몸에 밴 것 같다고 동행한 기자에게 전한다. 시장통으로 나온 그녀는 기자에게 귓속말로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 많아 깎아주지 못해.사람들이 없으면 3만원에도 충분히 살 수 있어.1시간쯤 뒤에 와서 다시 흥정해 보자고.이제 다른 데로 가보세.” 이때 전씨를 알아본 주위의 상인들과 손님들이 서로 아는 척을 하며 손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하!하!하!” 그녀 특유의 너털 웃음을 터뜨리며 일일이 이들의 손을 잡아준다. 더이상 시간을 빼앗기기 어렵다는 것을 눈치챈 전씨는 곧바로 신사의류 코너로 발길을 돌린다.“이왕 어려운 발길을 한 김에 아들에게 점수나 벌어놔야지.” 남대문시장 내 신사의류 코너에 들어서자 “탤런트 전원주씨 아니야.”라며 또다시 주위 사람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몰려들어 악수를 청하는 바람에 가게로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였다.이들은 “TV에서보다 훨씬 젊어보인다.”며 덕담을 해준다.“하!하!하!” 활짝 웃은 그녀는 조심스럽게 길을 비켜달라고 부탁하며 이들의 손을 잡아준다. 의류상가 캐주얼 코너의 점퍼 가게.전씨는 발길을 멈추며 유심히 쳐다보자.“어서오세요.탤런트 전원주씨네.”라며 가게주인이 그녀를 반갑게 맞는다.베이지색과 짙은 회색 등 점퍼 2벌을 고른 그녀는 “우리 아들에게 줄 건데 가격 잘 해줘요.얼마예요.”“10만원이요.”“두 벌이나 사는데 너무 비싸.한 벌에 3만원씩 6만원이면 되겠네.”“안되는데.그러면 2벌에 7만원에 드릴게요.” “알았어요.포장해줘요.” 아들의 점퍼를 구입한 전씨는 “벌써 1시간 가까이 됐네.이제 다시 처음에 갔던 의류 가게로 가보자고.아마 3만원에 살 수 있을거야.”라며 앞장 서서 걸었다.또다시 여기저기서 손을 흔들며 전씨를 반갑게 맞는다.어린 학생에서부터 30대 가정주부,60대 할머니까지 그녀를 알아보고 “탤런트 전원주잖아.”“뭐 사러 오셨어요.”라고 한마디씩 하고 지나간다. 전씨가 가게로 들어서는 순간 점원이 반갑게 맞으며 “조금 전에는 미안했어요.사장님께 말씀드렸더니 3만원에 주라고 했어요.그 대신 우리 의상입고 꼭 방송에 출연해 주세요.”라고 오히려 부탁을 한다.“예.그러죠.” 쇼핑을 마친 전씨는 “내가 말한 그대로죠.이렇게 깎는 맛에 시장에 나온다니까요.” 전씨는 이날 남대문 시장으로 나왔지만 자주 이용하는 쇼핑 장소는 명동 밀리오레. “동대문 밀리오레를 이용해오다가 2000년 명동 밀리오레가 생기면서 명동 쪽으로 쇼핑 장소를 옮겼다.”는 전씨는 “촬영에 바빠 한달에 한번 꼴로 들러 방송 의상 등을 마련하기 위해 쇼핑을 한다.”고 말한다.쇼핑은 주로 방송 촬영이 끝난 저녁 7시 이후 2시간 정도 즐긴다. “알뜰 쇼핑 전략요.별거 없습니다.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고 이것 저것 충동 구매를 줄이기 위해 사야 할 품목을 미리 메모해두는 정도입니다.고가와 저가 의류제품의 품질이 사실상 엇비슷해 유행을 타지 않으면 오랫동안 입을 수 있어 돈을 절약할 수 있죠.” 전씨는 헤어지면서 한 마디 툭 던졌다.“기자 양반,돈 벌려면 짜게 살아야 돼.” 김규환기자 khkim@ ◆전원주씨 추천 ‘명동 밀리오레' 탤런트 전원주씨가 평소 알뜰 쇼핑을 즐기는 곳은 대형 쇼핑몰인 명동 밀리오레. 지난 2000년 6월 오픈한 명동 밀리오레는 서울 퇴계로 지하철 명동역 5번 출구 앞에 위치하고 있다. 18층 건물 가운데 지하 1층에서 지상 6층까지 7개층이 쇼핑 매장으로 이용된다.지하 1층은 패션 벤처 드림존,1∼3층은 여성복 코너,4층은 남성복 코너,5층은 피혁잡화·가방 코너,6층은 구두전문 매장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기존 상가와는 달리 1∼3층에 주력 상품군을 배치하고 3배 이상의 실내 조명과 신세대 감각에 맞게 매장 인테리어를 설계함으로써 차별화했다는 것이 밀리오레측의 설명이다. 전씨가 밀리오레를 자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값이 싸면서 품질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어린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세대의 의류가 갖춰져 있고 주차가 편리한 점도 이곳을 선호하는 요인이다. “방송 촬영을 하면서 한 두번 드나들다보니 여러가지 면에서 편리해 단골이 됐습니다.” 그는 구입할 제품을 미리 정해 밀리오레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추천을 받은 뒤 쇼핑을 한다. 김규환기자
  • 盧대통령 “아첨배 설 땅 없을것”3·1절 기념식서 강조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일 3·1절 경축사에서 “참여정부에서는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설 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특정계층이나 특정인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84주년 3·1절 기념식 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는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도,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하는 굴절을 겪었다.”면서 “참여정부에서는 성실하게 일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특정세력 지칭 아니다” 이와 관련,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일 “3·1절 행사에 맞는 말을 한 것”이라며 “현재의 특정계층이나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3·1절의 역사적 의미를 감안해 그동안 왜곡됐던 우리의 역사에 대한 반성을 하지는 취지였다는 것이다.일제시대에는 일제에 아부한 세력이,광복 후에는 독재에 아첨한 세력이 권세를 누리는 등 문제가 있었던 것을 두고 말한 것일 뿐,현재 누구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 “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사회를 만들자.”고 호소했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3·1절 경축사에서 “몇몇 권력기관은 그동안 정권을 위해 봉사해왔던 것이 사실이며 그래서 내부의 질서가 무너지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이들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참여정부는 더 이상 권력기관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국가정보원과 검찰,국세청의 과거 행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태헌기자 tiger@
  • “3·1운동 기념관이 왜 필요없습니까”‘33인’ 이종일 선생 외증손자 기념관 추진 ‘또다른 3·1운동’

    “참 답답한 양반이셨죠.남작 작위를 주겠다는 제안도 마다하고 스스로 굶어죽는 길을 택하셨어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근린공원을 찾은 박인성(사진·66)씨는 착잡한 듯 담배부터 꺼내 물었다. 100평 남짓한 소공원 한쪽에는 인쇄소 보성사(普成社)가 있던 자리임을 알리는 표지석과 2001년 8월에 세웠다는 옥파(沃坡) 이종일(李鍾一) 선생의 동상이 쓸쓸하게 서 있었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이었던 옥파 선생의 외증손자로 서울 장충동 3·1운동기념탑 건립을 주도하기도 한 박씨는 요즘 3·1운동기념관 설립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3·1운동은 비폭력평화운동의 기원이 된 세계사적 사건입니다.중국의 5·4운동,간디의 무저항비폭력운동도 그 뿌리는 3·1운동이에요.그런데 사람들은 왜 3·1운동기념관이 필요한지 이해를 못해요.” 박씨가 3·1운동기념사업에 뛰어든 것은 외증조부인 옥파 선생과 10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때문이다. 민족대표 33인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옥파 선생은 3·1운동 당시 천도교 인쇄소 보성사의 사장으로 기미독립선언문과 지하신문인 조선독립신문의 인쇄·배포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선생은 이 일로 3년간 옥고를 치른 뒤에도 1922년 3월 제2의 만세운동을 일으키기 위해 손수 ‘자주독립선언문’을 기초하다 발각돼 고초를 겪을 만큼 민족의식이 투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0년 전 돌아가신 박씨의 어머니 역시 3·1운동 당시 증조부를 대신해 경운동 집에서 독립선언서를 나눠주다 7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증조부 얘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고 자랐어요.증조부는 절친했던 동지들이 변절하거나 망명길을 떠난 뒤에도 일제의 협박과 회유를 거부하고 지금의 강북삼성병원 자리인 죽첨정 1번지에서 영양실조로 돌아가셨다고 하시더군요.이 얘기를 듣고 ‘증조부의 생애와 사상을 반드시 세상에 알리겠다.’는 결심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67년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버지의 죽음 이후 7남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중압감이 그를 짓눌렀다.미대 재학중 아르바이트 삼아 시작한 시사만화 그리기는어느새 그의 직업이 됐다.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중앙일보·부산일보 등에 만평과 4컷만화를 그렸다.하지만 그의 몸 속에 흐르는 ‘독립운동가’의 피는 순탄한 시사만화가의 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79년 증조부가 남긴 비망록이 발견됐어요.증조부의 보성학교 제자였던 이병도·백낙준 박사와 함께 기념사업회를 꾸렸지요.그 뒤 기록 발굴과 생가 복원을 위해 전국 곳곳을 헤매다녔어요.당연히 본업은 뒷전일 수밖에요.” 박씨와 제자들의 노력으로 83년 4권짜리 ‘옥파전집’이 발간되고 같은 해 충남 태안 생가터에 기념관이 건립됐다. 2년 전에는 수송동에 동상도 세워졌다.하지만 박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박씨의 마지막 꿈은 서울 장충동에 3·1운동기념관을 세우고 이곳에 ‘3·1정신’을 계승한 ‘세계비폭력평화운동본부’를 설립·유치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할 만큼 했으니 그만하고 쉬라지만 그럴 순 없지요.사실 친가쪽 둘째 할아버지가 33인중 한 사람이었다가 변절한 박희도(朴熙道)씨입니다.그 분의 잘못까지 속죄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멉니다.” 이세영기자 sylee@
  • NGO 행사

    사회연대은행 발족식 여성 전문상담원 교육 인권운동사랑방 10돌 ●부스러기사랑나눔회·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YMCA 전국연맹·자활후견기관협회는 26일 오후 3시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강당에서 ‘사회연대은행 발족식’과 함께 포럼을 갖는다.(02) 324-9637. ●인권운동사랑방은 다음달 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인권운동사랑방 10돌 기념행사’를 갖는다.(02) 741-5363.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다음달 24일 서울 장충동 동사무소 대강당에서 3주간 일정으로 여성 전문상담원 교육을 실시한다.(02) 2272-2161.
  • [시론] 참여정부의 문화정책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10일,노무현 정부의 명칭과 국정목표,그리고 국정원리를 발표했다.즉,참여정부라는 명칭과 아울러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가 목표로서 ‘원칙과 신뢰’,‘공정과 투명’,‘대화와 타협’,그리고 ‘분권과 자율’이 원리로서 제시된 것이다. 앞으로 5년간 우리의 삶을 공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목표와 원리를 정해보고,이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의 입법에 스스로 따른다는 자율과 자유의 본래적 의의를 생각한다면,오히려 기대와 함께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덕목들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덕목들이 문화정책분야에서는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까. 우선 참여에 대해 생각해볼 만하다.네덜란드의 한 연구단체는 참여사다리를 발표한 적이 있다.비참여→협의→토의→정부를 위한 참여→시민을 위한 참여→책임과 공동결정이 그 단계들이다.그것은 곧 참여수준이나 형식에서의 차이로 나타난다.즉,사후참여(탄원서)및 일방적인 정보(통지)→쌍무적인 정보청취 및 연구→자문기구·압력단체·정부 고위층간의 토의→간접적인 영향(자문기구 참여)→직접적인 영향(참여집단이 공공대표들에게 사항보고)→공동결정 및 책임 등등. 단계가 높아갈수록 전문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이때 전문성은 표면에 분출되어 있는 욕구보다 더욱 절실하되 현재로서는 잠복상태에 있는 필요를 발견해내야 할 과제와도 연관된다.예컨대 ‘잘살아 보세’를 외치던 시절,그것이 단순히 경제적인 풍요로만 해석되었지만,실상은 ‘살되 좀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인간적인 가치에 대한 추구가 좀더 근본적이었다.물론 절대빈곤으로부터의 탈출이 그 출발점이 되겠지만,경제는 인간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결코 충분조건이 아니다.그런 점에서 이번 발표에서 ‘교육 문화 복지의 공공성 확대’라는 대목은 의미심장하다.이는 국민의 정부가 이룬 문화치적 중 평가받을 만한 부분이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문화를 경제의 종속변수 정도로 취급한 것이 아닌지 하는 지적이 좀체 누그러들지 않는 까닭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실감이 안 나겠지만,전쟁을 치르면서 자란 세대들은 “나도 내일부터 학교 때려치우고 돈벌이에 나서겠다.”는 충동에 사로잡혀 실제로 부모들께 그렇게 말씀드린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부모들의 응답은 대체로 단호했다.“쓸데없는 소리말고 너는 공부나 열심히 해라.” 이것이 바로 문화의식이다.그런데 어느 사이에 슬그머니 문화도 돈벌이에 나서지 않는다고 눈총을 받게 되었으니,참으로 개탄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참여정부의 문화정책에서는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문화유산,현대예술,종교,어문,청소년,체육,관광,문화산업,언론 방송 등 참으로 다종다기한 행정영역들 중 기초가 되는 부분을 든든하게 만듦으로써 응용을 통한 실리까지 제대로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자세의 확립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생활 참여’가 시민들의 가장 구체적인 생활영역인 지역사회의 수준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분권’을 강조하는 사회문화 정책에 대한 연구와 실천이 병행되어야한다.같은 맥락에서 예컨대 현대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중매체들의 상업주의가 견제될 수 있도록 국영방송의 존재의의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 아무쪼록 앞으로 5년간 좀더 안목있는 정책개발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효과의 제고를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 문 환
  • 대구 지하철 참사/“모방범죄 막아라” 긴급 순찰

    대구지하철이 한 명의 방화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서울,부산,인천 등 다른 지역의 지하철 당국은 안전대책을 수립하느라 하루종일 부산했다. 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는 18일 참사 발생 직후,모방범죄 등에 대비해 역구내 순찰을 강화하는 등 긴급경계활동에 들어갔다.역내 방송을 통해 거동 수상자나 휘발유 등 위험물질에 대한 신고를 승객들에게 당부하는 한편 객차마다 비치된 소화기의 사용요령과 화재시 대피요령 등을 계속 알렸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서울지하철은 열차용 전원과 역사용 전원이 분리돼 있고 급배기시설이 역별로 20여개,터널내 약 500m 간격으로 각각 설치돼 있다.”며 “전동차내 객실마다 소화기를 2개씩 비치했으며 전동차 제작시 객실설비를 불연성이나 방염처리한 것으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단은 이날 운전사령실을 통해 부산지하철 전역사와 운행중인 전동차에 ‘거동수상자 신고 및 화재예방 순찰강화’를 지시했다.공단은 지하철 1,2호선 전 역사의 스프링클러와 배연설비 등 소방설비에 대한점검을 벌이는 한편 전동차 객실내 배치된 소화기 등에 대한 긴급 점검활동을 벌였다.또 화재대비 비상대책반을 구성,운전사령실과 소방본부 지령실과의 긴급라인을 개설해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인천지하철공사도 22개 모든 역사에 담당자를 긴급 배치,안전조치 및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공사측은 이날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모방범죄에 대비한 역 구내순찰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모든 역 승강장에 역무원과 공익요원 300여명을 긴급 투입,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위험물 탐지 등의 작업을 벌였다.또 현재 대합실과 승강장 등에 설치된 방화벽,스프링클러,소화전을 비롯해 전동차내 비치된 소화기의 작동 및 가동상태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을 벌였다. 특별취재반 ***””내 불행은 사회탓”” 무차별 테러 18일 오전 발생한 대구지하철 방화사건과 관련,전문가들은 “한국도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병리학연구소 백상창(白尙昌·69) 박사는 “한국사회가 거쳐온 급격한 경제·사회변동이 구성원들의 ‘임펄스 톨러런스(사악한 충동을참는 능력)’를 약화시켰다.”면서 “언제 어떤 사람이 이같은 테러를 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백 박사는 범인 김대한(56)씨가 우울증을 앓았던 사실을 거론하며 “우울증을 앓게 되면 판단력이 무너지는 경향이 크다.”면서 “개인의 불행과 불만을 모두 사회탓으로 돌려 분풀이를 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의종(39)씨는 이번 사건을 “뇌졸중으로 인해 직업인 택시운전을 못하게 된 것이 김씨를 우울증에 빠지게 했고 방화라는 외부공격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씨는 “‘IMF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의 과정에서 실직한 남성 가운데 상당수가 우울증 증세를 앓게 됐다.”면서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대중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서울 지하철수사대 관계자는 “지하철을 무대로 한 무차별 방화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범죄”라면서 “성추행 범죄와는 달리 늘상 일어나진 않지만 언제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순찰요원들에게 대처요령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외신들 보도 AP,AFP,로이터 통신과 CNN,BBC 방송 등 외신들은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외신들은 ‘100여명 화염에 휩싸여’ 등의 제목으로 사고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지난 95년 도쿄 지하철에서 사이비 종교단체인 옴진리교에 의한 사린가스 테러사건을 겪은 일본은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을 1면 머리기사 등으로 크게 보도했다. NHK는 지하철 방화사건을 긴급 뉴스로 전한 뒤 사상자수가 늘어날 때마나 긴급 뉴스로 속속 보도했다.요미우리 등 대부분의 신문들은 이날 석간 1면과 사회면 기사로 참사 현장과 구조 상황 등을 자세히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구조대원의 말을 인용,“피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사건 발생 당시의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BBC방송도 ‘치명적인 방화가 지하철을 공격했다’는 제목으로 대구 지하철 구조현장을 방송했다. AP와 AFP통신은 대구발 기사를 통해 소식을 시시각각 보도했다.두 통신은 사망자수가 수십명으로 늘어난 것과지하철 객차에서 수십구의 시체가 뒤엉킨 채 발견된 사실을 각각 긴급뉴스로 타전했다.AP통신은 지하철 구내가 유독가스로 가득차 구조작업에 애로를 겪었다고 덧붙였다.AFP통신은 “지하철 지옥의 희생자가 재로 변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미국의 CNN 방송은 구조대들이 지하철 구내에 갇혀 있을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CNN은 사망자수가 급격히 늘 때마다 긴급뉴스를 편성,이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자 인터넷판에서 대구발로 지하철 참사 소식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이 신문은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비통한 사연’들도 전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아름다운 이웃 동식물의 신비/인간이 알아보지 못할 뿐 우리는 서로 이웃이랍니다

    라이너 홀베 지음 / 박원영 옮김 사람과 책 펴냄 인도의 한 가족은 장터에서 피리소리에 맞추어 춤을 출 코브라를 뱀굴 앞에서 맨손으로 잡았다.그들은 코브라들에게 돈을 벌어 한철 먹을 것을 마련하면 석달 뒤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코브라는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았고,꼬마가 손을 대고 흔들어도 얌전히 있을 뿐이었다.가족은 코브라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해 준 것을 감사하면서 약속대로 풀어주었다.누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아름다운 이웃 동식물의 신비’(라이너 홀베 지음,박원영 옮김,사람과 책)는 이런 이야기가 주위에서 언제나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동식물의 신비한 현상도 인간이 모를 뿐이지 특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지은이는 1940년 독일 태생으로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같은, 학문으로는 알 수 없는 세계를 다루면서,동식물의 의식연구로 영역을 넓힌 TV 프로그램 사회자다. 벨기에의 작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모리스 메테를링크가 한 농장을 찾았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넨 것은 조랑말 무하메드였다.그가농장의 이름 ‘바이덴호프’를 말하자,무하메드는 정해진 코드에 따라 바닥을 두드렸다.그것은 ‘바이덴호츠’였다.그때 농장주 칼 크랄이 “단어의 끝이 틀렸잖아.”하고 이마를 찌푸리자 무하메드는 실수를 알아차리고 ‘츠’(z)를 ‘프’(f)로 수정했다. 루마니아의 잠보 서커스단이 쿠웨이트에서 공연했을 때 사자 시저는 곡예를 하다 실수를 하고는 화가 나서 곡예사 엘레나 티파를 물어죽였다.시저는 잘못을 느꼈는지 죽은 곡예사 옆에 누워 음식마저 거부했다.티파의 남편인 서커스단장은 “죄책감을 느낀 것”이라면서 책임을 더 묻지 않았다. 주디 리비스 박사는 학습능력이 뛰어난 쥐를 발견하고는 실을 묶어 벽을 오르는 것을 가르쳤다.1년 뒤 쥐는 인터넷 선을 박사가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었다.그 쥐는 캘리포니아 8군데 학교에 인터넷 선을 깔았다. 브라질의 사바나에 사는 파라윅시아 비스트리아타라는 거미는 보통 작고 촘촘하게 거미줄을 짜는데 9월부터 몸집이 큰 흰개미가 몰려오면 구멍이 성기게 거미줄의 구조를 바꾼다.지적 능력은 인간만의 특징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엔지니어 조 산케즈는 많이 쓰는 900개의 단어를 조합하여 글쓰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나무는 전기 충동으로 단어가 짝지어진 숫자를 고르게 된다.목련이 썼다는,마치 철학을 하고 있는 듯한 시는 이렇다. ‘저쪽 편에서 갑자기 들려오는/무엇을 아는 듯한 울림/치료제는 가운데로/불필요한 것은 아래로.’나무는 소리내어 말할 수 없지만,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는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기르던 뉴펀들랜드종 개 보비는 그가 집에 돌아오기 30분전이면 환영이라도 하는 듯 마당에 나와 기다린다.지은이는 안정적인 직장에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니다.루퍼트 셸드레이크 교수가 ‘타임’지에서 애완동물의 초감각적 인지능력 실험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사례가 3000여건이나 접수됐다. 임실 오수의 충견처럼 영리한 개 덕에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애리조나의 프레데릭 트로터는 정원에서 일하고 있었는데,개 스쿠터가 갑자기 뒤에서 세차게 밀었다.스쿠터를 혼내주려는 순간,스쿠터는 풀숲에서 공격 태세를 갖춘 방울뱀 한 마리와 혈투를 시작해 결국 10군데나 물려서 쓰러지고 말았다.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동식물에 애정을 가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다만 동식물에 얽힌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통하여 잘못된 신화는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에둘러 권고한다.그는 이렇게 말한다.“동식물과 깊은 연대감을 가지는 것,이것야말로 인간이 지구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1만 3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롯데백화점 오픈… 달구벌 달군다

    ‘대구를 잡아라.’ 올해 유통업계 화두는 단연 ‘대구’다. 이 지역은 서울·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는 가장 짭짤한 상권으로 꼽힌다.최근 4년동안 이마트·월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이 무려 10개나 생겨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롯데백화점이 오는 21일 대구역사에 똬리를 튼다.국내 최강자와 그동안 지역 유통업계를 양분했던 대구·동아백화점의 불꽃튀는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대형 할인매장이나 중소 유통업체들도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지 않을까 속을 태우며 생존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롯데 “대구도 접수한다.” 롯데는 오는 21일 대구역사에 이 지역 최대 규모인 지하 2층∼지상 10층,연면적 3만 3000평,매장면적 1만3200평의 대구점을 오픈한다. 롯데는 루이비통·샤넬·프라다 등 수입 명품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는 등 고급화 전략으로 지역수요자를 공략한다는 복안이다.올해 대구점에서만 3600억원의 매출을 달성,내년 4월 문을 여는 대구지역 2호점인 상인점 개점의 발판을 놓겠다고 벼른다. 관계자는 “지역백화점을유독 선호하는 현지 수요자들의 독특한 소비성향 때문에 대구지역 공략이 쉽지는 않겠지만 어떤 전략을 접근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토착업체·할인점 “눈 뜨고 당할 수는 없다.” 롯데의 대구 진출에 맞서 토착업체들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대구백화점은 신세계와 10년간 업무제휴를 했다.지금까지 ‘대구 상권을 지배해온 최강자’라는 자신들의 인지도와 신세계의 첨단 경영·서비스를 결합,수성(守城)에 나설 계획이다. 동아백화점도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내실 위주의 고수익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기존 고객을 고스란히 안고 갈 만한 전방위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매장들도 거대 공룡들이 펼칠 대회전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매장을 새로 단장하고 마케팅 전략을 다시 새우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특한 수요성향 공략이 관건 대구지역 수요자들의 특성 가운데 하나는 “빚을 내더라도 쓸 땐 쓴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메카답게 어느 지역보다 유행에 민감해 충동 구매가 잦고 씀씀이도 헤프지만 아무곳에서나 물건을 사지 않는 독특한 성향을 갖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대구백화점·동아백화점 등 지역 유통업체에 대해 유달리 강한 애착을 보였다.그래서 롯데·신세계·현대 등 전국 단위 유통업체들이 지금까지 선뜻 발을 내딛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롯데의 성공을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다.더욱이 대구역사가 중심상권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는 것도 약점이다.이 지역의 기존 상권은 동성·삼덕로 일대인데 반해 대구역사는 시내 중심과 북구가 맞닿은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수성구와 남구에 밀집한 고급 수요자들이 과연 대구역까지 움직일지 여부도 관건이다. 전광삼 최여경기자 hisam@
  • 연극리뷰/‘19 그리고 80’ , 삶과 죽음, 그 아름다운 조화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은 낮은 담장,하얀 벽면에 그림자를 드리운 앙상한 고목,외롭게 핀 두 송이 해바라기,폐허 사이를 비집고 올라간 담쟁이 넝쿨….연극 ‘19 그리고 80’(콜린 히긴스 작,장두이 연출)은,옛날 동화처럼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무대 위에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나즈막하고도 유쾌하게 풀어낸다. 큰 줄기는 19세 청년과 80세 할머니의 만남과 이별.하지만 절대 추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오히려 나이를 뛰어 넘는 인간 사이의 교감으로,젊음과 늙음,삶과 죽음의 경계야말로 상대적인 것임을 깨닫게 한다. 해럴드(이종혁)는 자살충동에 사로잡힌 청년.목 매달아 죽은 시늉을 하고,폐차장과 장례식장을 돌아다니는 별난 취미를 가졌다.하지만 우연히 장례식장에서 만난 모드(박정자)는 죽음에 가까운 나이지만 활기에 넘쳐 있다.끝없이 수다를 떨고,공해에 찌든 나무를 뽑아 숲에 다시 심는 그녀에게 삶과 세상은 경이로운 대상이다. 해럴드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모드에게 점차 삶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그녀를 사랑하기에 이른다.모드의 80세 생일.근사한 생일파티를 준비하며 청혼을 계획하지만,80세가 죽기에 가장 알맞은 나이라고 생각하는 모드는 이미 약을 먹었는데…. 양 극단에 서있는 두 인물이 만나 서서히 서로를 물들이는 과정은 감동적이다.장면 전환 사이사이에 흐르는 피아노 연주,탱고풍의 음악 등도 극에 아름다움을 더한다.소유욕도 없고 도덕에도 얽매이지 않는 모드가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는 곱씹을 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다. 하지만 연극은 원작이 가진 블랙코미디와 컬트적인 힘을 놓친 듯하다.우스꽝스럽게 행동하는 아가씨,근엄한 것이 성스럽다고 믿는 신부,해럴드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와 의사 등 한가지 잣대로만 세상을 해석하는 인간을 ‘쇼킹’하게 풍자하면서,죽음과 삶의 경계마저 뛰어 넘는 세상의 다양한 의미를 잡아내는 것이 원작의 의도. 물론 연극 속에 웃음과 풍자가 녹아들긴 했지만,동화 같은 사랑과 교감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교훈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참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구나.’라는 생각을 뛰어넘을 만한 자극이없는 것.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누구나 쉽게 즐기고 감동받을 만한 연극이기도 하다. 치마를 걷어올리고 나무를 성큼성큼 오르며 특유의 말투로 열연하는 박정자의 에너지는 객석으로 넘쳐흐른다.그러나 호흡의 폭이 크지 않은 이종혁의 연기는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3월16일까지.(02)3672-3001. 김소연기자 purple@
  • 사이버 중독/손가락은 ‘클릭클릭’ 마음은 ‘콜록콜록’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사이버 중독에 따른 가정 파탄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비단 어른뿐만 아니라 퇴근해 보면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매달려 있는 아이 때문에 골치를 앓는 부모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인터넷이나 게임에 몰입하는 것을 ‘병적’으로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대부분 한때 빠질 수 있는 단순한 유행 정도로 이해하고,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들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고,자신과 주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약이나 도박 중독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찬형 교수는 “차단이 가능한 약물 중독과 달리 일상적으로 컴퓨터를 접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사이버 중독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자신만의 세계와 해방감을 추구하는 청소년들에게 사이버 중독은 그 폐해가 더 크다고 지적한다.사이버중독에 이르는 과정과 원인,예방법,치유 방안 등을 알아본다. ◆인터넷없이 못사는 이유 우선 사회공포증이나 회피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사이버 중독에 잘 빠진다.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거절당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인터넷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중독에 이르게 된다.또한 충동 조절에 장애가 있거나 주의력이 결핍된 경우 컴퓨터에 몰두하기 쉽다. 이는 어렵게 사귀어야 하는 친구가 없어도 사이버 공간을 통해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날 수 있기 때문.한 마디로 사이버 공간이 가지는 오락성,익명성,친밀성,권력성,폭력성이 사람들을 사이버 중독에 이르게 한다. 사이버 중독은 게임이나 채팅,웹서핑 등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진다.처음엔 심심풀이,정보 수집,메일 사용 등을 위해 수동적,소극적으로 컴퓨터를 접하다가 각종 동호회 가입 및 채팅 등을 통해 소속감을 갖게 되면서 점차 인터넷에 대한 집착과 갈구,의존성을 띠게 된다.여기서 더 진행되면 결국 ‘나는 접속한다,고로 존재한다.’의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심해 얼마전 한국청소년 상담원이 초·중·고생 26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29%가 컴퓨터 중독 상태에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은 게임이나 채팅을 하면서 입시 부담감 해소는 물론,부모나 학교에서 가해지는 모든 통제와 지시의 구속에서 벗어나려 하고,내재된 공격성(폭력성)을 폭발시킨다.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우울,초조,공허감 등 금단증상을 보이면서 친구를 멀리하고 가족들과의 대화도 줄어든다.증상이 심해지면 극도의 반항,강박증,편집증,우울증,체력 저하 현상이 발생하며,환각이나 착각 등 정신적 이상이 오게 된다. 한창 공부에 열중해야 하는 감수성 강한 청소년에게 이러한 폐해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게된다. ◆어떻게 예방.치료하나 가장 먼저 주변의 가족이나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조기에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또 중독자 자신과 그를 둘러싼 직장과 가정,학교 내에서의 문제를 파악하여 무엇이 그로 하여금 사이버 공간에 몰두하게 만드는지 그 원인을 찾아 교정해야 한다.또 스스로 컴퓨터 접속 시간이 과하다 싶으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여가활동 거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청소년들은 자기 통제능력이 특히 떨어지므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컴퓨터 사용을 지나치게 억제하면 거부감을 일으켜 역효과가 날 수 있다.컴퓨터를 함께 배우며 공통 관심사를 갖고 대화를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간을 줄여나간다.중독된 상태에선 시간개념이 줄어들므로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사용시간을 체크하도록 하면 스스로 과도함을 깨닫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컴퓨터는 가족들이 지켜볼 수 있는 거실에 놓아야 몰입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컴퓨터 사용문제로 자녀와 싸움이 계속되거나,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증상이 있으면 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도움말 김찬형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이창화 을지대병원 정신과 교수). 임창용기자 sdragon@
  • 생일편지/계관시인 테드 휴스 비련의 고해성사

    천재시인 아내와의 삶 “우리는 상대방을 아름답고 슬픈 詩語로 서로 찌르는 말뚝” 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스와 퓰리처상에 빛나는 미국의 여성시인 실비아 플라스.20세기 영미문학사상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된 이들은 한 문학잡지 창간 기념식장에서 만나 결혼,문인부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그러나 이들의 결혼생활은 두 명의 아이들까지 낳았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냉철하고 지적인 휴스와,예민하고 감성적인 플라스는 잘 맞지 않았다.플라스의 선병질적인 기질과 여덟 살에 아버지를 여읜 뒤 청소년기부터 나타난 자살충동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결혼 6년째 되던 어느 날 휴스의 외도 사실이 밝혀지고,서른한 살의 플라스는 마침내 오븐에 머리를 묻은 채 가스를 들이마셔 자살한다. 그 뒤 플라스는 페미니즘의 순교자가 돼 60,70년대 미국 여성운동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휴스는 아내를 죽인 살인마로 매도당하며 은둔생활을 해야 했다.휴스는 자신들을 둘러싼 거센 공방 속에서도 줄곧 침묵을 지키다가 암 선고를 받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곤 플라스와의 이별에 관해 입을 열었다.두 사람의 만남부터 사랑과 결혼,갈등과 이별의 이유들을 88편의 시로 풀어낸 것이다.그 충격적인 시집이 바로 ‘생일편지’다.플라스가 죽은 지 35년만에 밝혀진 이 사랑 이야기는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며 영국 최고의 휘트브레드 시(詩)상을 거머쥐었다. 20세기 문학사상 최대의 사건으로 기록된 이 시집이 98년 영국에서 처음 나온 지 5년만에 국내에 완역 소개됐다.‘생일편지’(이철 옮김,해냄 펴냄)는 두 천재시인의 짧지만 찬란했던 사랑과 결혼생활,비극적인 종말의 과정을 모두 담고 있다. 휴스는 회한에 찬 목소리로 ‘겁먹은 별’‘나긋나긋한 물고기’같던 플라스를 향한 뜨거운 사랑을 고백한다.그의 ‘너무 늦은’ 사랑의 시 한 편.“…너무나도 날씬하고 신선하고 꾸밈이 없는 그대는/비에 젖어 고개를 끄덕대는 라일락 가지/몸을 떨며 기쁨에 겨워 울먹였고/신성으로 넘쳐 흐르는 대양의 깊은 심연이었어/천국이 열리는 걸 봤다고 했지…”(‘그대의 웨딩드레스’) 그러나 이들은 결국 삶의 즐거움과쾌락을 멀리하고,오로지 글쓰기에 매달리며 정신적 고뇌와 괴로움을 감내한다.이들에게 글쓰는 행위는 구원과 동시에 파멸을 안겨준 딜레마.‘윌로 스트리트 9번지’의 한 대목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샴 쌍둥이 같은 우리 둘은 모두 상대방 때문에/특이한 영혼의 패혈증으로 곪아가고 있었고/상대방을 서로 찌르는/말뚝 같았어,우리는/꿈 때문에 불구가 되고 꿈 때문에 눈먼 채 서로 싸우며/서로를 확인하고 많은 거리를 말없이 지나갔지/그대의 타자기/자명종,그대가 쓰는 글의 새로운 문장은/그대를 고문했어,잔인한 계산기처럼 정확하게/고통을 매일매일 새로이 가져다 주었지…” 휴스의 사랑의 시어는 씁쓸하지만 아름답다.제목에서 드러나듯 휴스의 시는 ‘살아있는’ 플라스에게 보내는 편지같다.사연 많은 이야기시,음울한 고해성사다. 사랑과 결혼,배신과 죽음의 드라마가 인간 존재의 어쩔 수 없는 허무를 새삼 느끼게 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100억 ‘狂風’로또 대박 신드롬

    “이건 열풍(熱風)이 아니라 광풍(狂風)입니다.” ‘로또’라는 이름의 ‘특A급’ 태풍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이월금액을 포함,이번 주 로또복권 1등 당첨금이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복권방과 은행의 판매창구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판매대행사인 국민은행과 관련 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1회차 판매 당시 37억원대에 머물렀던 총 매출액이 두달 만인 이번 주에는 7배인 250억원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27일 오후 3시쯤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서여의도 지점에는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로또복권을 구입하려는 직장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회사원 이은영(31·여)씨는 “1등 당첨금이 100억원이 넘는다는 소식을 듣고 외근을 나온 김에 처음으로 1만원어치를 샀다.”면서 “심심풀이로 사는 것이니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민은행 신촌점에도 하루종일 로또를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한 직원은 “공과금을 내려고 은행에 들렀다가 2만∼3만원어치씩 ‘충동구매’하는 주부들도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복권방 주인 최모(42)씨는 “오늘 하루 매출액이 다른 주 월요일 평균보다 20∼30% 늘었다.”고 털어놨다.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관계자는 “초기 컨설팅 당시 1차연도 매출액을 3340억원으로 잡았는데 기대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면서 “내부에서는 매출액이 1조원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로또 광풍’에 대해 “수수료를 줄이고 당첨금 이월방식을 도입해 상금을 높인 선진 마케팅의 승리”라는 진단도 있지만 “투기열풍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동노 교수는 “수익금을 아무리 복지사업 등 공공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복권 구입자의 대부분은 서민들”이라면서 “서민들의 돈을 긁어모아 서민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각 회차에 지불된 당첨금이 가장 적었을 때는 판매액의 20% 정도에 불과했다.”면서 “당첨금 액수만 선전할 것이 아니라 당첨 확률까지 공개해 사람들이 환상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 이능문 소설 ‘금붕어의 메시지’ 50대남자·40대여자 ‘특별한’ 사이버 만남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사이버세상’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이런 일상적 의문에 문학적 리얼리티와 적절한 품격으로 응답해 주는 이능문(사진)의 좀 특별한 소설 ‘금붕어의 메시지’(도서출판 무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소설이면서도 편년체로 기술된 사서(史書)처럼 아귀가 딱 들어맞는 시간과 장소를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의도는,흔히 이런 종류의 소설에 대해 독자들이 갖기 쉬운 부정적 선입견을 단번에 허문다.문단에서는 ‘너무 위험하다.’며 기피하는 이런 실험적 글쓰기가 오히려 문단의 기성복 같은 흐름에 맞서는 신선한 반란처럼 인식되는 탓이다. 50대 직장인 ‘줄리안’과 40대 여성 ‘크리스티’는 서로의 세계에 발을 딛고 서서 멀지만 가깝게,그리고 느슨하지만 집요하게 서로의 의식을 천착한다.서로에 대해 아는 게 없는 두 남녀가 시·청각이 차단된 온라인을 통해,그것도 자신의 정체성과는 무관한 아이디 하나를 통로삼아 서로의 삶을 고백하고,흉금을 들춰보이는 것. ‘채팅’이라는 방법이 그렇듯 그들은 서로에게 부담없는 편안함으로,그러나 결코 서로에게 소홀하지 않는 진지함으로 일상의 여백을 채워간다.작가는 자칫 농(弄)이 개입하기 쉬운 ‘사이버 커뮤니티’에 적절한 리얼리티의 소재를 삽입해 그들이 나누는 사유와 사고,체험이 가식이나 허위에 가려지지 않은 채 서로가 진실한 실체로 다가서도록 이끈다.‘충동적 돌발’보다는 일종의 ‘점층적 완성’이다. 이렇게 전개되는 ‘금붕어…’지만 우리 현실에서 부정적 사회현상으로 굳어져 버린 ‘사이버 일탈’의 속물성은 드러내지 않았다.작가는 이런 점에서 현대인의 고독을 육욕으로 이해하는 평상성을 거부한 셈이다.오히려 지순한 인간심성의 본질을 작품에 투영시켜 세상을 정화하려는 듯한 교조성이 문학적 상상력의 제약으로 비치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작가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해운회사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 다시 무역회사로 자리를 옮겨 해외 현지법인 지점장까지 맡았는가 하면 건설관련 컨설팅 일을 하다 지금은 아시아경제연구원 해외분야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 [길섶에서] 시간

    우리는 길을 가다가도 문득 시침의 움직임에 눈길이 머문다.하루의 반경이 시간의 눈금에 얽매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때문에 일상사를 훌훌 털어버리고 무작정 떠나고픈 충동을 느낀다.시간의 궤도로부터 일탈(逸脫)하고픈 것이다. 공상과학자들이 그리는 미래로의 여행도 마찬가지다.물리학자들이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방정식의 핵심 변수인 시간(t)으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그래서 인간의 생애를 억겁(億劫)의 무한 속에서 찰나로 자리매김한 석가의 혜지가 빛을 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의 시인은 ‘시간은 녹슬지 않는다.’고 정의를 내렸다.‘내 속의 녹슬지 않는 시간들이 깨어나 지금은 사라지곤 없는 공간에 생각의 길을 낸다.’는 말로 시간의 위대함을 노래했다. 시간으로부터 도피하기보다 오늘 하루 ‘녹슬지 않는’ 시간 위에 무엇을 새길지 고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 [이혼 그후...]1.이혼,또 다른 굴레

    전에는 걸핏하면 이혼하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서류에 도장을 찍는 이들이 드물었다.그러나 이제는 우리 사회 이혼율이 세계 3위에 달할 정도다.이혼이 더이상 ‘별난’사람의 ‘별난’선택이 아니게 된 것이다.그렇더라도 이혼에는 여전히 숱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어렵게 이혼을 결심하고,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감행한 이들은 과연 그 전보다 행복한가.이혼에 따른 후유증,이혼후 이들이 선택하는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중매로 만난 남편과 결혼 1년 만에 헤어진 전직 교사 김진경(가명·30)씨.여섯살 연상인 남편의 잦은 음주와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물여섯에 이혼녀가 된 김씨에게 세상은 얼음처럼 차가웠다.불행한 결혼으로 황폐해진 심신을 추스를 여력조차 없는 그녀에게 부모는 ‘집안 망신시켰다.’며 대놓고 면박을 줬고,누가 알까 사실을 숨기는 데만 급급했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둔 김씨는 부모의 등쌀에 집에 있기 힘들어져 재취업을 결심했다.그러나 이혼녀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예상보다 훨씬 가혹했다. 면접 때마다 ‘왜 이혼했냐.’‘혹시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직장도 안 맞으면 이혼하듯 그렇게 그만두겠느냐.’는 등 똑같은 질문을 지겹도록 들어야 했다.명문여대 대학원 출신인 그는 지금 100만원가량의 보수를 받고 출판사에서 교정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 ●이혼만 하면 만사해결? 이혼은 견디기 힘든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더 나은 삶을 찾고자 선택하는 최후 수단이지만,이에 따르는 각종 후유증은 때로 이혼 전보다 더 힘든 고통을 강요한다.김씨처럼 가족의 몰이해,이혼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으로 인한 심리적인 스트레스는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힘겹게 막 빠져나온 이들의 가슴 한 구석을 돌덩이처럼 무겁게 내리누른다. 결혼 5년 만에 이혼한 강석민(가명·35)씨도 그런 경우.잘 나가는 전문직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극심한 ‘이혼 콤플렉스’에 시달려 왔다.고심 끝에 결심한 이혼이었지만 꿈에 그리던 새로운 인생은 쉽사리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다. 이혼 경험자는 대부분 집안 대소사에 당당하게 끼지 못하고,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소극적으로 변화하는 자신을 보며 무력감과 패배감에 빠져든다.2년 전 이혼한 박철규(36·무역업)씨는 “이혼하고 나니 친구들조차 나를 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나도 전처를 아는 친구와는 연락을 안 하고,대신 과거를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자녀양육 가장 큰 고민 자녀가 있으면 후유증은 더욱 깊고,오래 지속된다.마음누리 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은 “정신과 상담을 하는 이혼자들은 거의 자녀문제 때문”이라면서 “아이를 키우지 않는 사람은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반면 자녀양육을 맡은 사람은,배우자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전가하거나,지나친 자책감으로 아이에게 너무 매달리는 등 심리적 중압감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97년 이혼한 박미영(가명·37)씨는 자녀문제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쳐 인생이 자꾸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느낌을 받는다.시집과의 갈등 탓에 7년 만에 이혼한 박씨는 한사코 우긴 끝에 두 아이를맡았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키우기란 쉽지 않았다.하루종일 가게에서 일하고도 모자라 주위에 돈을 꾸다 보니 이제 1000만원가량 빚까지 지게 됐다.너무 힘들고 외로워 재혼할까도 생각했으나 아이 둘 달린 이혼녀를 만나려는 남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지금은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다. ●이혼이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 결혼정보회사 ㈜선우가 1999년 이혼자 3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혼을 후회합니까.’란 질문에 7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그러나 ‘이혼 후 당신의 인생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한 이는 하나도 없었다.이 회사 이웅진 대표는 “이혼 후 한동안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 남자는 술에 의지하거나 여자는 폐쇄적으로 생활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여성은 경제적 자립과 정신적 안정 등 이혼 후유증을 회복하는 데 3년 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혼자를 위한 인터넷사이트 ‘쏠로닷컴(www.ssolo.com)’의 남기주(37) 사장은 “이혼 과정이 힘든 만큼 이혼만 하면 당장이라도 눈앞에 새 인생이 펼쳐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지만,막상 이혼자 신분으로 맞닥뜨리는 현실은 훨씬 고달프다.”고 충고한다.돈,집,아이 방문,양육비 등이 얽히면서 전 배우자와의 악연을 깨끗이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생각처럼 또 다른 인연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것.내 이혼을 남이 이해해 주리라는 섣부른 기대 또한 스스로 상처만 깊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도 지적한다. 이순녀기자 coral@kdaily.com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완전한 이혼에 이르기까지 두번의 처절한 싸움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한다.첫싸움에서는 눈앞에 싸워야 할 대상이 있지만,두번째는 온전히 혼자서 치러야 할 자신과의 싸움이다. 우선 스스로 이혼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결혼도 결국은 사회에서 인간이 맺는 다양한 인간관계 중의 하나.전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곰곰이 따져보고,이혼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과정을 동반해야 한다. 마음누리 신경정신과 정찬호 원장은 “배우자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오래 가면 우울증이나 자살충동으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혼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혼 후 제대로 자기 정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적으로 이혼에 관한 편견이 많은 현실에서 이혼자들은 대부분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마련이다.직업상 불리한 경우가 있고,집에서조차 홀대받는 사례도 많다.이럴수록 숨지 말고 당당히 나서야 한다.예전에 알던 사람이 부담된다면 자신과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에서 상처가 빨리 아물고,생활도 활력을 찾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이혼자를 바라보는 사회 시각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한국여성개발원 정경숙 사회문화팀장은 “결혼도 사랑 이전에 두사람간의 인간 관계다.교통사고가 운전자의 부주의뿐만 아니라 도로상태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발생하듯 이혼도 당사자 외에 불가항력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잘못 맺은 인간관계를 끊은 이들을 합리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혼을 하면서 겪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전업주부이던 여성은 경제적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전문가들은 자녀가 있는 경우 솔직하게 이야기해줘 신뢰를 쌓도록 하고,부모가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순녀기자
  • 지역아동센터 현주소 /전국 228곳… 6000여명 이용 대부분 환경 열악, 활성화 시급

    ■ 빈곤아동들이 목소리를 냈다.‘법제화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전국모임’이 16일 오후 1시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란 제목으로 ‘아동복지법 재개정을 위한 아동 대토론회’를 가진 것. 전국 1300여 ‘제2의 가정’인 지역아동센터(공부방)에서 삶의 꿈을 키우는 아동·청소년들은 토론회에서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아동복지법 재개정안이 통과돼 지역아동센터 활동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되기를 촉구했다.참석자들은 또 교육·경제·학교·의료·사회적 폭력·놀이공간·자연환경·농어촌·주변환경 등 9개 영역에 대한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는 요구사항도 마련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정신지체 숙부네와 함께 살고 있는 임빛나(경호고 1년·경상지역아동센터연합회 화계공부방)양은 “외로웠고 불안해 늘 수심에 잠겼던 저는 지금,분명한 꿈이 있다.”면서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지역에 공부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공부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아동센터란 지역아동센터는 1984년 서울 하월곡동산동네에서 공부방이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학습·문화공간으로 시작됐다. 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들이 대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빈민층,도시빈민지역이 발생했고 80년대 들어서면서 2세대인 빈민자녀들의 청소년문제가 대두되면서 종교단체와 민간단체에 의해 공부방이 만들어졌다.빈민자녀들은 빈곤의 세습화와 신체적 불균형,학습능력 저하,정서불안과 사회성 부족,비행 등으로 이어진다. 90년대 중반까지 100여개로 늘어났던 공부방은 경기호황기에 잠깐 증가추세가 주춤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맞으면서 다시 늘어나 현재 전국 228개가 운영되고 있다.이중 65%는 교회 등 종교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25~30명의 저소득층 초·중·고생이 이용하고 있다. ●해체되는 가정,비행청소년 증가 더욱이 IMF 이후 가정해체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해체가정의 아이들은 가난과 배고픔 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문제들과 직면하게 됐다.영양부족이나 신체적인 발달 저하는 물론 따돌림,낮은 자아존중감,학교 적응력 부족으로 며칠 학교를다니다가도 준비물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해 교실에서의 ‘왕따’,교사의 몰이해로 학교를 빠지고 비행청소년이 된다. 공부방을 이용하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설문조사는 바로 이 시대 빈민층 교육·문화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현재 전국에 6000명 안팎.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 외에 일반 저소득층 아동이 55.8%로 그중 38%는 편부·편모·조부모 가정이다. ●화장실도 없는 곳이 60여곳 대부분 전·월세인 공부방은 별도의 교육실이 없는 곳도 40%나 되고,상하수도가 없는 곳이 100여곳이며 43%는 냉방시설이 없고,20%는 난방시설이 없다.화장실이 없어 인근 시설을 이용하는 곳도 60곳이나 된다. 전체수입의 46%가 후원금으로 이뤄지는 불안정한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11~30명의 아동을 한명의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곳이 무려 52.5%에 이른다.대부분 대졸·대학원졸인 교사들은 50만~60만원의 박봉에 허덕여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도 이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아동복지정책은 결식아동에 대한 식권제공에 그치고 이마저도 280일 학교급식으로 제한돼 방학과 공휴일에 굶는 아이들이 18만명을 넘는다.또 아동복지법상의 아동복지시설은 50~60년대 아동복지정책을 그대로 답습,전쟁고아 등 가정이 없는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정의 기능을 보완해주는 공부방 그러나 해체가정이 늘고 있고,가정의 기능이 약해지는 이 시대에 예방적이고 보완적인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 이 기능을 지역아동센터가 맡을 수 있도록 법개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아동지원센터가 교육문화활동은 물론 의료 지원,자아존중감 회복을 위한 상담,왕따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생활지원 등 통합적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소년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소득 실직가정 자녀의 63.8%가 자살충동을 느꼈고,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57.3%),돈이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32.7%),가출경험(15.6%)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아동지원센터가 맡아준다면 빈곤층 자녀의 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강명순 목사는 “현재 아버지와 아들만의 부자가정이 늘고 있는데 이는 공부방 아동들의 부모세대들이 70년대 도시빈민으로 성장하면서 가족의 윤리,가정의 소중함에 대해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아동·청소년기의 이 아이들을 또 방치,유기한다면 앞으로 더욱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따라서 지역아동센터가 아동을 중심으로 가족·학교·계층·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 SXE 잃어버린 자유, 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

    고대 수메르의 한 사람이 사막에서 발견한 돌에 상징적인 ‘째진 모양’을 새기고,빌렌도르프의 주술사가 풍만한 몸매에 다산과 섹스라는 이중적 자극성을 지닌 비너스 상을 빚어낸 이래 에로티시즘은 인류 문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에로티시즘의 끈질긴 생명력은 오늘까지 이어진다.‘저주의 작가’로 불리는 조르주 바타이유는 이러한 에로티시즘을 ‘악마적 충동’이라고 했다.에로티시즘을,단지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한 광기 어린 욕망으로 본 것이다.관음증·동성애·페티시즘·사도마조히즘….에로티시즘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면 그것이 생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인간 고유의 활동임을 알 수 있다.섹슈얼리티가 생물학적 개념이라면 에로티시즘은 심리학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에로티시즘의 시대를 살아 왔고 또 살고 있다.성(性)이 온갖 화제와 감각의 중심을 차지하는 성 담론의 시대,일상을 지배하는 성의 문제를 고찰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근원을 밝히는 일과 같다. 영국의 디자인평론가 스티븐 베일리 등 20여명이 쓴 ‘SXE 잃어버린 자유,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안진환 옮김,해바라기 펴냄)는 이러한 성의 해방을 인류 해방이라는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린다.고대에서 현대까지 성의 역사와,문학 예술 각 장르에 나타난 다채로운 성의 모습을 200여장의 ‘춘화’와 함께 소개한다. 책은 서양의 성 풍속사에 초점을 맞췄지만 중국·인도 등 동양의 성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성에 대한 동양인들의 태도는 본질적으로 ‘실용주의적’이다.한 예로 중국의 필로 북(pillow book, 성애서적)은 섹스를 잘 하는 방법을 설명한 실용서로,‘소녀경’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하지만 실용주의에도 단점은 있다.고대 중국에는 ‘로맨틱한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자기가 모시는 사람의 성생활을 시중든 하녀·시녀들의 질투심도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중국인의 성생활보다 인도인의 그것을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힌두 성전 ‘카마수트라’와 사원마다 새겨진 성애조각의 영향이 크다.‘카마수트라’는 중국 도교학자들이 쓴 필로 북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해 관대하고 세속적이다.‘카마수트라’는 고독한 호색한이나 매춘고객의 일방적인 만족을 위한 성행위를 언급하지 않는다.섹스를 오직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벌이는 환희의 교환행위로 이해한다.힌두교나 도교 신자들이 섹스를 정신적 교화에 이르는 방편으로 여긴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기독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섹스를 경계의 대상 내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행위 또는 그릇된 계약으로 보지만,동양의 종교 특히 힌두교·도교는 섹스와 종교를 동반자적인 관계로 파악한다.종교를 배제한 채 중국과 인도인의 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이 책의 입장이다. 성과 무엇보다 밀접한 장르가 문학과 미술이다.초서와 보카치오,마구에리트 당골레므 등은 중세의 대표적인 음담패설 신봉자.보카치오는 현명한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오비디우스가 지은 로마시대의 성 교본 ‘사랑의 기술’을 읽도록 권장해야 한다고까지 했다.르네상스 시대의 에로티카는 좀더 순화한 양상을 보이지만 성적인 분위기는 여전했다.“우리 모두는 단지 포테르(fottere,성교)를 하기 위해 태어났으니…”라고 읊조린 16세기 이탈리아 시인 피에트로 아레티노의 ‘음탕한 소네트’를 읽으면,오늘날 성에 집착하는 게 교양없는 행동이라고 믿는 것이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유럽 회화에서 가장 많이 모사된 인물화 가운데 하나가 젊은 여성의 누드 유화다.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는 르네상스의 예술과 에로티카의 진수를 보여준다.티치아노의 비너스는 매춘부였을까.놀라운 것은 그녀가 감상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는 점이다.눈을 감고 있거나 다른 쪽을 보고 있는 당시의 누드 인물들과는 다르다.마치 ‘나를 자극해 보라.’는 듯,이 여인은 당당하고 고혹적인 눈빛을 보낸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조각가 도나텔로의 ‘다비데’ 청동상은 유혹적인 젊은 남성상을 찬미한 당시의 사회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15세기 후반 피렌체 성인 남성의 3분의1 가량은 어떤 식으로든 비역에 가담했다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러한 비난을 면치 못했고,미켈란젤로도 자신을 추앙한 토마소 카발리에리에 대한연정을 시와 회화를 통해 표현해 비난을 자초했다.남성간의 성애를 막기 의해 피렌체와 베니스,밀라노 등 대도시에서는 여성 매춘을 장려하기도 했다. ‘건축은 힘의 표현이며,그 힘은 항상 에로틱하다.’라는 명제를 구체화한 ‘건축에 숨은 에로티시즘’이란 글도 눈길을 끈다.기원전 1세기에 활약한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 이후 고전 건축 양식은 성적인 측면을 드러냈다.고고학자들 중에는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법정이나 교회 따위로 사용된 장방형의 회당)에서 유래한 좁고 긴 입구와 내부의 널찍한 공간 구조를 갖춘 기독교 교회를 여성 생식기에 대한 건축학적 상징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성에 관한 한,동물의 단계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없었다.그러나 문명의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성은 소외되기 시작했다.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가는,문명의 변증법 속에서 에로티시즘은 발전해 왔다.“모든 성적 일탈 가운데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순결’이다.성과 문명은 동반자로서 함께 간다.”라는 프랑스 작가아나톨 프랑스의 말은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책의 저자들은 SEX라는 말이 주는 비속어적인 느낌을 지우고 창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철자의 순서를 바꿔 SXE라는 이름을 붙였다.3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거듭되는 주한미군 철수론

    “한국서 귀찮은 존재되고 있다” 美 보수 논객들 잇따라 주장 북한 핵 문제를 외교·평화적으로 풀기 위해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강경 보수 논객들이 잇따라 주한 미군 철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뉴욕 타임스의 보수적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새파이어가 지난달 26일자에 이어 지난 2일자 칼럼에서 잇따라 주한 미군의 철수를 주장한 데 이어 또 다른 강경 보수 칼럼니스트인 로버트 노박이 6일자 시카고 선 타임스에 실린 칼럼에서 미군의 점진적 철수를 주장했다. 노박은 ‘한국의 진짜 위기’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국의 현 정부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차기 정부는 반미 성향을 띠고 있어 주한 미군을 점진적으로 철수해 한국이 자체 방어를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박은 “노 당선자가 북한과 미국간의 중재를 제안,사실상 한때 불굴의 반공 요새였던 한국을 세계의 마지막 스탈린식 국가와 자유세계의 지도자 사이의 중간에 놓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은 노 당선자의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킴으로써 남북한이 당사자끼리 대처하게 하자는 방안을 충동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점진적인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에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에 대한 미국의 제스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70만 한국군만으로도 공격행위에 대한 억지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앞서 새파이어와 마찬가지로 노박은 한국인들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흘린 피에 별로 ‘감사’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 주한미군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며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한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워싱턴 포스트 주필인 프레드 하이아트도 6일자 ‘서울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제목의 컬럼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한국이 북한과 같은 민족이고 거리상 아무리 가깝다 해도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는 북한의 고통받는 주민들이나 세계 안정을 언제나 반영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일본·중국·러시아와의 공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것이며, 궁극적으로 북한의 무장해제나 정권교체는 미국만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새해 벽두부터 북한핵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언론은 봇물처럼 쏟아지는 보수와 진보 논객들의 북한핵 해법을 둘러싼 격론장을 방불케 한다. 김균미기자 kmkim@
  • 30代 증권맨의 별난 곤충사랑/메리츠증권 오해룡씨 ‘세계곤충대전’ 개최

    “증권사 객장에서 눈에 불을 켜고 시세판을 지켜보다가도 한번씩 채집망을 들고 나비들을 뒤쫓다 오면 세상이 달라보인답니다.” 13년 동안 채집한 곤충들로 8∼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에서 ‘세계곤충대전’을 개최하게 된 메리츠증권 불광동지점 오해룡(사진·30) 사원의 감회는 남다르다.여자 꽁무니 대신 쫓아다닌 곤충들과의 ‘연애’의 역사를 세상에 고스란히 꺼내놓게 됐기 때문이다.열애의 시작은 우연했다. “고3시절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펼친 곤충도감 속 나비 한 마리가 제 가슴 속에 날아들었습니다.” 나비의 현란한 날개 색에 심취한 그는 군대에서도,증권맨이 되어서도,심지어 해외출장 중에도 채집망을 놓지 않았다.나비에만 쏠리던 시야도 점차 뭇 곤충 전체로 확대돼 갔다.그렇게 포획한 것들이 몇마리나 되는지 셀 수 없다.이번 전시회에는 수집품 일부에다 곤충동호회 ‘장수하늘소’ 회원들의 소장품을 보태 총 2000여종 2만 3000여점이 공개된다. “나비들과 딱정벌레들,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에 처한 것들,북한 나비들과 외국의 곤충들까지 한자리에 모아봤습니다.” 전시회를 위해 그는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메리츠증권 불우이웃돕기모임 ‘사회봉사단’이 이 행사를 기획,홍보하고 성사시킨 일등공신이다.오씨 역시 사회봉사단원이기도 하다.곤충전문업체 ‘킨섹트’로부터는 금전적 협찬을 받았다.이들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돌려갚기 위해 수익금 전액은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객장에서 벗어나 곤충을 쫓아다니며 자연에 동화됐듯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일상에서 탈출해 제 친구들에게서 평안을 얻어 간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손정숙기자 jssohn@
  • 갈라선 ‘촛불시위’ 어디로/‘앙마’등 50여명 독자집회 네티즌들 찬반논란 가열

    촛불시위의 방향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던 여중생 범대위와 일부 네티즌들이 4일 따로 집회를 연 것을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여중생 범대위는 이날 저녁 시민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같은 시각 촛불시위를 처음 제안한 네티즌 ‘앙마’(30·본명 김기보)를 비롯한 네티즌 50여명은 독자적인 촛불시위를 벌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반미시위 형식의 촛불시위를 반전·평화시위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범대위측 집회에 동참하지 않았다.범대위의 과격한 시위방식에 반대한다는 뜻도 담겨 있었다.집회 직전 여중생 범대위의 홍근수 목사와 ‘앙마’ 김씨가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홍 목사는 “지금은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위해 힘을 모을 때”라며 함께 할 것을 권유했지만 김씨는 “범대위는 다양한 소리를 담지 못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인터넷 신문의 독자의견란과 ‘네모성’(cyberaction.or.kr)’,‘사이버범대위’(cyber.antimigun.org),‘앙마’홈페이지(angma.org) 게시판에는 4,5일 양분된 촛불시위에 관한 수천건의 글이 폭주했다.독자집회를 지지하는 ‘시민케인’이란 네티즌은 “범대위가 경찰과 명분없는 충돌을 벌이면서 시위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서 “촛불집회를 순수한 네티즌들의 추모집회로 돌려달라.”고 주장했다.‘지구인’이란 네티즌은 “범대위가 ‘반전·평화’시위로 전환하자는 네티즌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SOFA개정’,‘부시 사과’라는 이슈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80년대식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의 독자집회를 비난하는 글도 많았다.네티즌 고모씨는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독자집회를 강행하는 것은 충동적이고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네티즌 김모씨는 “범대위의 집회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인정하지만 네티즌만의 촛불집회는 적전에서 분열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세영기자 s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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