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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통합 물관리 시작, 물부족 국가 우려 씻어 내라

    ‘물관리기본법 시행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13일부터 국가 차원의 통합적 물관리 및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유역 중심의 물관리 체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물관리기본법 시행을 통해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물관리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영산강 유역관리위원회를 두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물관리 정책을 수립·시행할 때 고려해야 하는 물관리의 기본 이념과 원칙을 규정한다. 특히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물 관련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유역위원회에서 분쟁 조정을 하되 둘 이상의 유역에 걸친 물 분쟁은 국가물관리위에서 조정하게 된다. 홍수와 가뭄을 예방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치수(治水) 능력은 국가의 백년지계로 예로부터 국가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혔다. 우리는 고질적인 물부족 국가다. 그동안 경남과 부산의 식수원 갈등 등 크고 작은 물 관련 분쟁 또한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수량은 국토교통부가, 수질은 환경부가 각기 맡는 식의 관리 이원화로 부처 간 충돌, 업무 중복 등 비효율적 행정 처리를 감수해야 했다. 그 결과 양질의 상수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4대강 녹조 발생 등 생태계 훼손 사례도 제기됐다. 이제 수질 및 수량관리 업무는 환경부로 통합됐다. 이와 함께 최근 가속화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하수, 지하수, 대체 수자원 개발 등 효율적 물관리가 절실했다. 또한 국민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친수 하천, 호수 등 생태환경 관리의 과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21년까지 10년 단위의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 6월까지 유역물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1980년대 초 통합 물관리 필요성이 제기된 뒤 30년 넘는 논의를 거치며 어렵게 통합 물관리 시대를 열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물은 특정한 지역, 계층의 것이 아닌 모두의 공유자원임을 분명히 하며 ‘국민참여형 물복지’를 두텁게 펼쳐 물 부국의 기틀을 다져 나갈 때다.
  • 점심시간 외 ‘놀이 시간 20분’ 더…아이들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다

    점심시간 외 ‘놀이 시간 20분’ 더…아이들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다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서울영화초등학교, 오전 10시 20분이 되자 조용하던 학교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학교 건물 필로티(벽 없이 기둥으로만 이뤄진 1층) 내에 그려진 8자 놀이와 동그랑땡, 비석치기 공간은 금세 아이들로 가득 찼다. 뒤늦게 교실에서 나온 6학년 아이들은 먼저 온 3학년 아이들이 놀이를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에도 아이들은 서로 장난을 치며 웃고 떠들며 즐거워했다. “선배가 왔으니까 비켜”식의 강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명철 영화초 교감은 “아이들은 학년과 상관없이 모두 친구처럼 지낸다. 4월 초 필로티 바닥에 전통놀이를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기둥에 충돌 방지 보호재를 설치했을 뿐인데 죽어 있던 공간이 살아나고, 아이들 얼굴에도 생기가 돌았다”면서 “우리가 한 일은 아이들에게 ‘여기도 놀아도 되는 공간’이라는 표시를 해 준 것뿐”이라고 말했다.●서울교육청 ‘더놀자 학교’ 11곳 시범 운영 영화초는 서울교육청이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한 ‘더놀자 학교’ 11곳 중 하나다. 더놀자 학교란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점심시간 외에 놀이 시간을 20~30분 추가 확보하고, 학교 내 공간에 아이들이 마음껏 활동하며 놀 수 있는 시설 등을 만들도록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학교당 500만원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학교 생활 적응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전통 놀이 문화를 널리 알리고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개발할 수 있는 창의력을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영화초는 지난해 12월 신청서를 제출해 올해 2월 더놀자 학교로 선정됐다. 이후 학교 내부 공간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고민하다 빈 공간으로 놀리던 필로티 공간에 전통놀이를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 넣기로 했다. 아이들이 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각 기둥에는 충격 완충재도 설치했다. 부족한 비용은 동작구청을 통해 지원을 받았다. 놀이 공간이 완성된 4월 전후 변화는 확실하게 나타났다. 아이들은 학교가 즐거워졌다고 했고, 학부모들은 이런 아이들의 변화에 만족했다. 교사들 역시 아이들의 학교 생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지도가 더 수월해졌다며 웃었다. 이 학교 3학년 이채원양은 “교실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심심했는데, 학교에서 ‘여기서 놀아도 된다’고 하니 너무 좋다”면서 “학교에 오는 게 재밌고 즐겁다”고 웃었다. 6학년을 맡고 있는 김민영 교사는 “6학년 학생들은 놀이 공간이 생겨도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저학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놀이에 참여한다”면서 “아이들이 쉬는 시간 20분을 즐겁게 뛰어놀기 시작한 뒤부터 수업 시간 집중도도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또 다른 교사는 “학기 초 다른 아이들과 대화도 잘 없고 혼자 지내던 아이가 놀이 공간이 생긴 뒤부터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등 교우 관계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영화초는 오전 9시 수업을 시작해 1~2교시는 블록 수업으로 통합 진행한 뒤 쉬는 시간을 ‘중간 놀이 시간’으로 정해 20분을 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블록 수업이란 2개 수업(40분씩 80분)을 하나로 합친 뒤 교사 재량으로 쉬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다. 김 교감은 “지난해까지 쉬는 시간에 야외 활동을 하는 학생 수가 30~40명 수준이었다면 놀이 공간을 만들어 준 이후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오는 학생 수가 150명 안팎으로 늘었다”면서 “야외 활동을 하면 친구들과 부딪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서로 규칙을 정하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하는 등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들은 전통 놀이를 하면서 상황에 따라 기존 규칙을 바꾸거나 새롭게 추가하면서 스스로 놀이 규칙을 만드는 등 ‘창의적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김 교감은 귀띔했다. 안미화 영화초 교장은 “올해 학교 내 놀이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내년부터 중간 놀이 시간을 20분에서 30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더놀자 학교 사업을 통해 중간 놀이 시간을 더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놀이 시간 확대가 아이들 정서와 창의력 발달 등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도 지난달 23일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고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의 놀이 시간을 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놀이로 끝나지 않고 교육적 효과로 이어져야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방적인 놀이 시간 확대에 따른 교사의 업무 과중이나 학교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추진에 따른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1년 처음으로 중간 놀이 시간을 도입해 운영했던 유현초의 한희정(현 정릉초) 교사는 중간 놀이 시간의 긍정적 효과는 동의하면서도 정책적으로 일방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한 교사는 “30분으로 중간 놀이 시간이 늘어나면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의 연장처럼 아이들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중간 놀이 시간에 발생한 안전사고 책임은 오롯이 담당 교사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교사는 이어 “각 학교에서 상황에 따라 도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자율에 맡기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9년째 중간 놀이 시간을 운영했다는 상원초의 김소정 교사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면 학생들의 85% 이상이 중간 놀이 시간을 학교에서 가장 좋은 점으로 꼽을 정도로 효과는 좋다”면서 “다만 학교 내 놀이 공간이 더 확대되거나 중간 놀이 시간 내 안전사고 대책 등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달 30일 정부의 초등 저학년 중간 놀이 시간 확대 방침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아동 발달 단계 고려, 안전사고 예방, 놀이 공간 확보 등 지원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현장성과 실효성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면서 “일률적 시행보다는 학교나 지역 실정에 맞는 ‘학교 자율 추진’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간 놀이 시간을 도입하려면 하교 시간이 늦어지는 것도 해결 과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오후 1~2시인 기존 하교 시간이 중간 놀이 시간 등으로 오후 3시까지 늦어지면 교사들의 업무량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저녁까지 아이를 돌보기 힘든 맞벌이 학부모는 이미 오후 1~2시 하교 시간에 맞춰져 있는 학원에도 보낼 수 없다면서 불만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중간 놀이 시간을 시행한 학교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대다수다. 시급한 과제는 학교 내 놀이 공간 확보다. 영화초의 김 교감은 “단순한 시설 공사가 아닌 창의적 놀이 공간 설계에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더놀자 학교사업 지원금 500만원은 금액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놀이 공간이 단순히 아이들의 놀이로 끝나지 않고 보다 체계적인 교육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등 날씨로 인한 야외 활동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다수 학교는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오는 등 운동장 사용이 어려울 경우 체육관을 사용하는데, 학생 수에 비해 체육관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교실 밖 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중간 놀이 시간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고 학교 여건에 따라 놀이 시간 확보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학교의 자발적인 놀이 시간 확대와 놀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 등을 위한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조현병 치료 중단 두 달…3세 아들 태우고 24㎞ 역주행

    조현병 치료 중단 두 달…3세 아들 태우고 24㎞ 역주행

    40대 조현병 환자가 화물차에 어린 아들을 태우고 4시간 동안 300여㎞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역주행해 마주 오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20대 여자 승용차 운전자 등 모두 3명이 숨졌다.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박모(40)씨가 몰던 라보 화물차가 역주행하다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박씨와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들(3), 포르테 운전자 최모(29)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이달 말 결혼을 앞둔 최씨는 충남 청양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날 새벽 경남 양산시 남부동 자택에서 화물차에 아들을 태우고 집을 나서 오전 3시 34분 남양산IC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이날 오전 2시까지 남편과 얘기하다 잠이 든 뒤 아침에 깬 박씨 부인이 “조현병 치료를 받는 남편이 아들과 함께 사라졌다. 약을 먹지 않아 위험하다”고 경남지방경찰청에 가출 신고를 했고, 경남청은 이날 오전 7시 31분쯤 충남경찰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미 오전 7시 19분쯤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역주행하는 라보 트럭이 있다”는 신고가 여럿 접수된 상태였다. 역주행 최초 신고 지점은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41㎞ 지점으로 당진 쪽으로 달리다 곧바로 되돌아 사고 지점까지 적어도 24.5㎞를 역주행한 셈이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몇 년 전부터 조현병 증세로 치료를 받다 두 달 전 “스스로 이겨내겠다”며 투약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가 1차로를 달리다 역주행해 오는 박씨의 화물차를 보고 서로 갓길로 피하는 과정에서 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물차의 이동 경로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양산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양정철·이재명 ‘한밤 소주잔 대화’…총선·대선 승리 ‘큰 집’ 짓나

    양정철·이재명 ‘한밤 소주잔 대화’…총선·대선 승리 ‘큰 집’ 짓나

    협약식서 “우리 지사님” “우리 원장님” 李 “저녁은 어찌하느냐” 楊 “함께하자” 楊, 평소 “친문·비문 벽 허물어 뭉쳐야” 李 “분열은 자해 행위” 지지층 다독여 다음 주 오거돈 시장·김경수 지사 만나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난 3일 만남이 여권 내에 범상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양 원장은 친문(친문재인)의 핵심인 반면 이 지사는 ‘문팬’ 등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극도로 적대시하는 대선주자이기 때문이다. 양 원장과 이 지사가 보여 준 모습은 예상보다 끈끈했다. 두 사람은 경기도청에서 열린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과 경기도 싱크탱크 경기연구원 업무협약식에서 서로를 “우리 지사님”, “우리 원장님”이라며 닭살 돋게 치켜세우고 포옹하는 등 친근함을 과시했다. 카메라 앞에서만 살가웠던 게 아니다. 협약식이 끝난 뒤 이 지사가 양 원장에게 “저녁은 어찌하느냐”고 물었고, 경기 수원이 자택인 양 원장이 흔쾌히 “함께하자”고 해 소주를 곁들인 저녁자리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본선보다 치열했던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과 이 지사 지지자들은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 지사가 경선 토론회에서 선두주자였던 문 대통령을 거세게 공격한 것을 놓고 문팬들은 이 지사를 극렬히 비난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이 지사에 대한 공격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둔 5월 한 일간지에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광고를 내는가 하면 지난달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 혐의 재판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낸 국회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날리기도 했다. 4일 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은 양 원장과 이 지사의 만남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 지지층도 온라인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공격했다. 이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내부갈등과 분열을 만들고 확대시키는 것은 자해행위”라며 “이재명과 함께 하는 동지라면 작은 차이를 넘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쳐 달라”고 지지자들을 다독였다. 양 원장의 행보는 친문과 비문의 벽을 허물어 똘똘 뭉쳐야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라는 큰 지붕 아래에서 여권 대선주자군의 파이를 키우는 게 정권 재창출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그는 지난달 14일 첫 출근길에 “총선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국민 앞에 겸허하게 ‘원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양 원장이 공개적으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대선 출마를 종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양 원장은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 중에서도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이 지사를 만났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했다. 양 원장은 추가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키 위해 부산·경남(PK)으로 내려가 오거돈 부산시장(10일)과 김경수 경남지사(11일)를 만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 갈 예정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폼페이오 “中, 평화 시위 폭력 진압…사망·실종자 공개 규명해야”

    강제수용소 구금 등 인권 유린 강경 비난 中 “악랄하게 공격… 美 심각한 내정 간섭”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3일(현지시간) 6·4 중국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중국의 인권 유린 실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인권 개선을 압박했다. 이에 중국 정부도 “내정 간섭”이라고 맞서 미중 간 톈안먼 사태를 둘러싸고 격하게 충돌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명의로 발표된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 성명은 A4용지 1장에 가까운 분량으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길고 발언의 수위도 어느 때보다 강경했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국의 ‘약한 고리’인 인권 문제를 매개로 압박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6월 4일을 맞아 중국 국민의 영웅적인 저항 운동을 기린다”고 운을 띠면서 “1989년 6월 4일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톈안먼 광장으로 탱크를 보내 민주주의와 인권 등을 요구하는 평화적인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베이징과 중국 전역의 다른 도시들에 집결한 수십만의 시위자들은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독하게 고통받았으며, 사망자 수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역사의 어두운 시기에 희생당한 많은 이들에 위안이 될 수 있도록 사망자와 실종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규명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미국은 중국이 국제시스템으로 편입하면서 보다 개방적이고 관대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희망했지만 이러한 희망은 내동댕이쳐졌다”면서 “일당 체제의 중국은 반대를 용인하지 않으며 그 이익에 부합하기만 하면 언제든 인권을 유린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2017년부터 중국 정부가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최대 100만명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 및 국제기구의 고발을 통해 알려진 신장위구르자치구 상황을 ‘신종 인권 유린 실태’로 꼽았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의 정치체제를 “악랄하게 공격”했으며 인권과 종교 상황을 헐뜯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중국 내정에 심각한 간섭을 했으며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을 짓밟았다”면서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이미 미국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일본에서 또 고령운전자 사고…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일본에서 또 고령운전자 사고…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지난 4월 80대 후반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로 30대 여성과 딸이 사망하면서 일본 사회에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과 경각심이 한층 더 부각된 가운데 또다시 80대 운전자가 인도에 돌진하는 아찔한 사고를 냈다. 4일 NHK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0분쯤 오사카시 고노하나구에서 A(80)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인도를 덮쳐 행인 4명이 다쳤다. A씨의 승용차는 식료품 판매점의 주차장에 주차돼 있다가 인도를 향해 급발진했다. 후진으로 주차장에 있던 여성(28)과 이 여성의 2세·7세 아이들을 친 뒤 다시 앞쪽 방향의 인도로 질주해 53세 여성을 들이받은 뒤 기둥에 충돌하면서 멈춰섰다.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된 A씨는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했는데 가속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했다. A씨가 고령인 것과 사고가 직접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령 운전자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자칫 대형 참사가 일어날뻔 한 것이어서 일본 사회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낮 12시 25분쯤 도쿄 이케부쿠로에서는 87세 고령자가 고속으로 차를 몰고 횡단보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31)과 자전거에 타고 있던 3세 딸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고 가해자는 평소에도 걸을 때 지팡이를 짚고 다닐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젊은 엄마와 딸이 애꿎게 목숨을 잃은 가운데 희생자의 남편이 기자회견을 통해 고령운전을 자제해 줄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면서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이 일었다. 지난 1월에는 도쿄 신주쿠에서 79세 남성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보행자 등을 치어 7명이 다쳤고, 지난해 5월에는 가나가와현 국도에서 90세 여성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보행자 등을 치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2017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운전면허증 보유자는 1618만명으로 10년 새 436만명이 늘었다. 치매를 이유로 면허 취소·정지 처분을 받은 고령자는 3084명으로, 전년보다 60% 정도 증가했다. 이에 비례해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조현병 운전자, 고속도로 역주행…세살배기·예비신부 등 3명 사망

    조현병 운전자, 고속도로 역주행…세살배기·예비신부 등 3명 사망

    “조현병 앓던 남편, 최근 약 끊어”숨진 피해 운전자는 20대 예비신부이달말 결혼 앞둔 청첩장 다량 발견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40대 운전자가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세살배기 아이와 예비신부 등 3명이 숨졌다.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박모(40)씨가 몰던 라보 화물차가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라보 화물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박씨와 박씨의 아들(3)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사고를 당한 포르테 운전자 최모(29)씨도 숨졌다. 숨진 최씨는 이달 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의 승용차에서는 지인에게 나눠줄 청첩장이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경남 양산에 거주하는 박씨는 이날 새벽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을 자신의 화물차에 태운 최씨는 오전 3시 34분쯤 경부고속도로 경남 남양산IC로 진입해 오전 7시 15분쯤 당진∼대전고속도로 충남 예산 신양IC 인근까지 정상 운행했다. 그러나 7시 16분쯤 무슨 이유에선지 당진 방향으로 정상 운행하던 차를 반대로 돌려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그 시각 경찰 상황실에는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은 즉시 순찰차를 출동시켰지만, 박씨의 화물차는 고속도로를 19㎞가량 역주행하다가 최 씨의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남편이 아들과 함께 갑자기 사라진 것을 확인한 박씨의 아내는 이날 오전 7시 26분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박씨 아내는 “박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최근 약을 먹지 않아서 위험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고속도로 폐쇄회로(CC) 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라보 화물차가 역주행하다가 정상 주행하던 포르테 승용차와 충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조현병 등 박씨가 평소 앓고 있는 정신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한편 이 사고로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은 한동안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시론] 전교조 법외노조 유지, 비정하다/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시론] 전교조 법외노조 유지, 비정하다/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국제학업성취도 세계 1위는 어느 나라일까? 교육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다 아는 뻔한 질문과 답이다. ‘핀란드.’ 그다음으로 이어져야 하는 질문은 ‘그렇다면 누가 이런 교육을 만들어 냈고, 그 철학과 방식은 어떠하길래?’이다. 핀란드 교육에서 가장 주목되는 특징은 성적순 경쟁을 교육에서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력 교육은 당연하고, 각자 설정한 자기 목표에 대한 성취도가 평가 기준이 된다. 자기와의 싸움, 자기 가치의 발견을 목표로 하고 무엇보다도 독서와 토론이 핵심이 된다. 자신을 자기의 설계로 ‘발명’해 가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 내고 있을까? 교사들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핀란드 교원노조다. 이들은 정부를 상대로 찬반 논쟁을 통해 교섭과 합의를 이뤄 가면서 교육 내용을 선진적으로 창조하고 있다. 이들의 정치사회적 발언권이 법과 제도로 보장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로써 교육 현장과 정부의 교육 정책은 매우 전문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발언권이 봉쇄돼 이를 뚫기 위해 겪어야 하는 교육적 에너지의 소모적인 탈진이 없다. 교원노조를 거론할 때 ‘교육자가 노동자인가’라는 질문은 교육이 가지는 정신노동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자 생활인으로서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태도다. 교사들의 노조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교육이며 사회 진보를 위한 교과서다. 교원노조는 권력과 자본의 기득권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교육의 진정한 목표에 헌신하는 교사들의 교육적 집단지성을 발휘하게 하는 실체다. 핀란드 교원노조가 그 실례다. 일하는 이들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고 교육을 말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반교육적이다. 한국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핀란드 교원노조와 다를 바 없는 가치관과 역사적 책임감으로 탄생했다. 멀리 돌아갈 것도 없이 이미 우리 안에 있는 소중한 교육 에너지와 자산이다. 1989년 창립 이후 전교조는 교육 현장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다. 그 핵심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교육’이다. 학생들이 교육의 피동태로 머물지 않고 주체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과 내용을 일구어 온 것이다. 이러면서 아이들은 우리 역사의 진상을 알게 됐고, 자기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존재로 변화했으며, 자신의 권리에 대해 당당하게 밝힐 줄 아는 힘을 기르게 됐다. 이런 시민으로 자라나는 것은 권력과 자본의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자신들이 요구하는 기술과 역량을 제공하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적당하게 현실에 안주하는 시민을 양성하려는 전략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전교조에 대한 탄압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권력과 자본의 욕망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했다. 전교조의 역사는 이 욕망이 지배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내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다. ‘똑똑한 것 같지만 멍청해지는 세상’에 대한 저항이자 진정한 사유 능력을 잃어 가는 시대에 대한 도전이다. 전교조를 비판할 때 진보 언론들조차 투쟁 일변도의 운동 방식과 젊은 세대와의 소통능력 부족을 짚는다. 이것만큼 부당한 게 있을까. 투쟁할 이유가 없도록 해줄 의무가 있는 쪽은 질타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고, 젊은 세대 쪽의 소통능력 부재는 없는지 따져 보지 않는다. 그에 더해 전교조에 속한 젊은 교사들의 헌신과 활약은 아예 주목하지도 않는다. 교육적 에너지를 끊임없이 탈진시키고 있는 쪽의 책임 거론이 순서적으로 먼저다. 자본의 지배 체제에 순응해 버린 세대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런 비판 속에 없다. 전교조에 대해 비판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그 비판의 조건과 지점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전교조의 교육 내용에 대한 토론과 논의의 공간 자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걸로 비판하려 드는 걸까? 이런 식으로는 내세울 근거가 없지 않은가? 악의적 소문이나 음해가 근거로 되기 십상이다. 함께 교육운동에 헌신하다 해고된 동지들을 해고자라는 이유로 내치는 조직이 있다면, 그 조직은 비정한 조직이다. 해고자를 노조원으로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내려진 법외노조 조처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은 전교조가 살고자 한다면 그런 비정한 조직이 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반교육적 조처다. 법외노조 조처를 풀 쉬운 방법을 놓아 두고 있는 정부가 있다면 그 정부도 비정한 정부가 되는 거다. 답은 전혀 어렵지 않다.
  • [데스크 시각] 20대 국회 ‘세종 의사당’을 외면할 것인가/김경두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20대 국회 ‘세종 의사당’을 외면할 것인가/김경두 정책뉴스부장

    5년 전 정부세종청사에 파견됐을 때다. 선배들로부터 종종 들었던 농담인데, ‘세종 주재 기자가 위수지역을 벗어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중에 서울 올라올 생각 하지 말고, 세종에 정(情) 붙이고 열심히 취재하라는 주문이었다. 우스갯소리 속에 뼈가 있다고 느껴서인지 평일 저녁에 서울 약속이 있더라도 꼭 세종 숙소에서 잠을 잤다. 생뚱맞게 위수지역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정부의 최근 행보 때문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세종청사 소재 부처 장차관의 서울 사무실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세종청사 집무실을 찾는 장차관들에게 ‘더 자주 내려가서 일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인 셈이다. 공무원 감찰 조직인 ‘공직기강협의체’도 서울 왕래가 잦은 세종청사 실국장들을 대상으로 출장 경위 등을 꼬치꼬치 캐고 있다. 가능하면 위수지역(세종청사)을 벗어나지 말라는 일종의 행정지침이나 다름없다. 느슨해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고 서울과 세종으로 나누어진 행정 업무의 비효율성을 어떻게든 막아 보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정부의 이런 노력들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 보좌관들마저 업무 협의차 수시로 부처 국장들을 호출하는 게 현실이어서 그렇다. 실무 과장이 대신 올라가면 ‘○○○ 의원님을 무시하는 것이냐’고 호통이 나오기 일쑤다. 그나마 말로만 깨면 다행이다. 예산 심의와 법안 개정 등에서 뒤끝이 작렬한다.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부처로선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맞춰줄 수밖에 없다. 하반기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예산 시즌이 돌아오면 서울 출장을 최소화하라는 업무 지시가 내려와도 세종 공무원들의 ‘서울행’을 막기가 쉽지 않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서울 여의도에서 먹고 자며 국회 업무를 본다. 현행법 테두리에서 이 문제의 해결책을 누구나 알고 있다. ‘길과장’과 ‘길국장’을 줄이고 정부와 국회 간 행정 비효율성을 제거하려면 ‘세종 의사당’(국회 세종 분원)이 필요하다고 누구나 생각한다. 여야도 일찌감치 2012년 19대 총선 때부터 국회 세종 분원 설치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한층 강력하게 제시한 것은 이 공약이 그만큼 국익에 부합하고 유권자에게도 통한다고 여겨서다. 그런데 여전히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 20대 국회 개원 이후 지난 3년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회 세종 분원 설치를 핵심으로 하는 국회법 개정 법안은 3년 전 제출됐지만 먼지만 쌓여 가고 있다. 이처럼 세종 의사당 설치에 뜨뜻미지근한 까닭은 의원들이 세종으로 출퇴근해야 하는 생활이 마뜩지 않아서다. 국회사무처가 내놓은 세종 분원 설치에 따른 예산 절감과 생산증가 효과, 지역균형 발전에 대해선 애써 외면한다. 그렇다고 이삿짐을 싸야 하는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리도 만무하다. 명분은 거창하다. ‘국회를 바라보는 여론이 지금도 따가운데 조직을 키우고 예산을 낭비하는 세종 분원을 국민들이 납득하겠나’라는 논리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로 민생 법안마저 내팽개치고 있는 국회가 내세울 명분은 아닌 것 같다. 20대 국회도 1년이 남지 않았다. 내년 4월 21대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에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지 않고 여야가 다시 충청권 표심을 얻기 위해 세종 의사당 설치를 21대 총선 공약으로 내놓는다면 그야말로 염치없는 짓이다. 사골도 아니고 삼탕까지 우려먹기에는 국민들 보기가 부끄럽지 않겠는가. 20대 국회가 결자해지해야 한다. golders@seoul.co.kr
  • 현대重, 대우조선 현장실사 불발… 노조 “인수 철회 전 대화 없다”

    현대重, 대우조선 현장실사 불발… 노조 “인수 철회 전 대화 없다”

    노조 출입구 봉쇄… “물리적 충돌도 불사” 현대重 “분할 후 고용 승계·안정 지킬 것” 주총 방해 노조원 상대 민형사 소송 방침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현장실사가 노조 측 반대로 불발됐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회계법인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현장실사단은 3일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정문을 봉쇄한 노조 측에 현장실사를 위해 두 차례 대화를 요청했으나 노조 측이 거절함에 따라 철수했다. 충돌 등에 대비해 옥포조선소 주변에 경찰 10개 중대 500여명이 배치됐다. 이번 현장실사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실사 마지막 절차로 오는 14일까지 2주간 실시할 예정이다. 실사단은 옥포조선소 조선, 해양, 특수선 야드에 있는 각종 설비 등 현황을 파악하고 선박·해양플랜트 공정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인수에 반대하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는 실사단의 회사 진입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옥포조선소 정문 등 출입구 6곳을 모두 봉쇄했다. 하태준 대우조선지회 정책기획실장은 이날 실사단에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대화는 없다”며 현장실사단 진입을 막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신상기 대우조선 노조 지회장은 “현장실사를 계속 시도하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현장실사가 인수과정에 꼭 필요한 절차는 아니다. 아파트 등 부동산을 매매할 때 매수인과 매도인이 협의에 따라 매수인이 하자 여부 등 집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와 비슷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계약에 실사 절차가 포함돼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영 현대중공업 실사단장(전무)은 옥포조선소를 떠나면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2008년 10월 산업은행이 추진한 대우조선 매각 때에도 인수 후보 한화,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 4개 회사의 현장실사를 위한 옥포조선소 방문을 막아 매각이 불발됐다. 이날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 이사는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총 통과 뒤 낸 첫 담화문에서 “분할 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며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지난달 27∼31일 주총 예정 장소였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주총 개최를 방해한 것과 관련해 법원에 간접강제금 집행을 신청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미 울산지법에 노조 상대로 주총 방해 금지(영업)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노조가 주총 방해 시 1회당 5000만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아울러 노조가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면서 보안요원을 폭행하고 각종 기물을 파손한 행위에 대해 노조 간부와 조합원 수십명을 대상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가 서울사무소와 울산 본사 본관 점거, 파업 과정에서 회사 생산 차질을 유발하고 회사 직원들을 폭행한 책임을 물어 60여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대우조선해양 현장실사, 노조 반대로 불발돼 실사단 철수

    대우조선해양 현장실사, 노조 반대로 불발돼 실사단 철수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현장실사가 노조측의 반대로 불발됐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회계법인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현장실사단은 3일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정문을 봉쇄하고 있던 노조측에 현장실사를 위해 대화를 요청했으나 노조가 거절함에 따라 철수했다.실사단은 현장실사 첫날인 이날은 회사안으로 들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현장 철수를 결정했다. 실사단과 노조측 대화 과정에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옥포조선소 주변에 경찰 10개 중대(500여명)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실사단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옥포조선소 정문 근처에 도착에 대화를 요청했으나 노조가 거절하자 물러났다가 낮 12시 45분쯤 다시 정문 주변을 방문해 2차로 대화를 제안했지만 노조에서 거부했다. 현대중공업 인수에 반대하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는 실사단의 회사 진입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일찍부터 옥포조선소 정문 등 출입구 6곳을 모두 봉쇄했다. 이번 현장 실사는 현대증공업이 4월 1일부터 시작한 대우조선해양 실사 마지막 절차로 3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실시 예정이다. 지난 9주간 문서 실사로 파악한 회사 현황이 맞는지를 현장을 보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실사단은 옥포조선소 조선, 해양, 특수선 야드에 있는 각종 설비 등 유형자산 현황을 파악하고 선박·해양플랜트 공정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하태준 대우조선지회 정책기획실장은 이날 실사단에게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대화는 없다. 더 찾아오지 말라”며 현장실사단 진입을 막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신상기 대우조선 노조 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현장 실사를 계속 시도하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현장 실사가 인수과정에 꼭 필요한 절차는 아니며 현장 실사를 하지 않아도 인수 절차에 법적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아파트나 주택 등 부동산을 매매할 때 매수인과 매도인이 협의에 따라 매수인이 하자 여부 등 집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와 비슷하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계약에 실사 절차가 포함돼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영 현대중공업 실사단장(전무)은 옥포조선소를 떠나면서 “노조가 막고 있어 현장 실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대책을 강구해보겠다”고 밝혀 다시 현장실사를 시도할 여지를 남겼다. 대우조선 노조는 10여년 전 산업은행이 추진한 대우조선 매각 때에도 인수 후보 4개 기업이 보낸 실사단을 막은 바 있다. 2008년 10월 대우조선 인수에 참여한 한화,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4개 회사가 현장실사를 하기 위해 옥포조선소를 방문했으나 대우조선 노조에서 조선소 출입문과 헬기장 등을 봉쇄하는 바람에 현장 실사 없이 회사 매각이 추진되다 결국 매각이 불발 됐다. 이날 현대중공업 한영석·가삼현 공동대표 이사는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총 통과 뒤 낸 첫 담화문을 통해 “이제는 화합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분할 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약속한다”며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조합과 회사 모두 미래를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당장 이해득실만 따질 것이 아니라 열린 자세로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 마련에 힘써달라”고 대화를 촉구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지난달 27∼31일 주총 예정 장소였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주총 개최를 방해한 것과 관련해 법원에 간접강제금 집행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앞서 울산지법에 노조를 상대로 주총 방해 금지(영업)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노조가 주총 방해 시 1회당 5000만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아울러 노조가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면서 보안요원을 폭행하고 각종 기물을 파손한 행위에 대해 노조 간부와 조합원 수십 명을 대상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가 서울사무소와 울산 본사 본관 점거, 파업 과정에서 회사 생산 차질을 유발하고 회사 직원들을 폭행한 책임을 물어 60여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대형 크루즈선과 유람선 충돌…관광객 5명 부상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대형 크루즈선과 유람선 충돌…관광객 5명 부상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운하에서 대형 크루즈 선박이 도크와 유람선 한 척을 세게 들이받아 관광객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만이다. 2일 영국 가디언 등은 대형 크루즈선인 ‘MSC오페라호’가 기술적인 문제로 주데카 운하에 접근하던 중 도크와 인근에 있던 유람선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MSC오페라호는 엔진 고장으로 이번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고 영상에는 대형 크루즈선이 통제력을 잃은 듯 부두를 향해 계속 전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형 크루즈선은 유람선과 도크 쪽으로 그대로 선체를 밀고 나가고, 관광객 수십 명이 놀라서 현장에서 도망친다. 사고 당시 크루즈선에는 약 2679명이 타고 있었으며 유람선에는 110명이 탑승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이번 사고로 최소 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미국, 뉴질랜드, 호주 등 국적의 67~72세 고령 여성 여행객들로 파악됐다. 관계자는 “크루즈선과의 충돌을 피하는 과정에서 해당 승객들이 부상을 입었다”며 “모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1명은 조기 퇴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번 사고로 5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었다”며 “더 이상 대형 선박이 주데카 운하 근처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3년 주데카 운하에는 9만6000톤 이상 대형 선박의 운행이 금지됐으나 2015년 말부터 다시 제한이 풀렸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이탈리아에서는 베네치아 운하에서 대형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영상=No Comment TV, Earliest Info/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트랜스젠더 딸 둔 엄마 넘어… 모성, 편견에 맞서다

    트랜스젠더 딸 둔 엄마 넘어… 모성, 편견에 맞서다

    말 못할 고민 가진 부모 모임서 시작 ‘프리허그’로 성소수자 위로하고 지지 극단적 생각했던 아이, 이제 미래 꿈꿔 “성소수자, 그저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우리는 트랜스젠더 딸을 둔 엄마입니다.” 지난 1일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만난 ‘성소수자 부모모임’ 회원 물(활동명·48)씨와 지월(66)씨는 미소 띤 얼굴로 자신을 소개했다. 이들은 mtf(male to female·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트랜스젠더 딸을 둔 엄마들이다. 성소수자 아이를 둔 부모로 산다는 건 때로는 마음 아픈 일이지만, 함께 성장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제 이들은 자기 아이를 넘어 사회의 성소수자를 보듬고 편견에 맞선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2013년 인터넷 카페로 시작됐다. 말 못할 고민을 나눌 사람이 필요한 부모들이 알음알음 모였다. 이제는 달라졌다. “성소수자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지월씨의 말처럼 세상에 목소리를 낸다.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성소수자들을 안아주는 것도 이들이다. 이번 축제에서도 해마다 그랬듯 ‘프리허그’로 성소수자들을 위로하고 지지했다. 지월씨는 “‘내 편이다’라는 느낌에 목마른 성소수자들을 위로하려고 프리허그 이벤트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성소수자들은 부모에게 커밍아웃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물씨는 2년 6개월 전 아이의 정체성을 알게 됐다. 아이의 계속되는 무기력에 “대체 뭐가 문제냐”고 채근한 게 계기가 됐다. 아이는 “내가 왜 그런지 한 번 맞혀 봐”라며 반항적인 눈빛을 보냈다. “성적인 문제냐”는 물씨의 질문에 “엄마, 나 트랜스젠더야”라는 답이 돌아왔다. 당시 21살이던 아이는 ‘가족에게 평생 커밍아웃을 못할 테니 25살까지만 살고 유서로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물씨는 “그 눈빛은 ‘난 살고 싶은데 왜 엄마는 몰라줘’란 의미였다”며 눈물지었다. 미국에 사는 지월씨의 딸은 2014년 35살에 커밍아웃을 했다. 지월씨는 “4~5살부터 성정체성을 인지한다는데, 30년간 말 못하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물씨의 딸은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내년 트랜지션(성전환 수술)을 준비하고 있고, 지월씨의 딸은 미국에서 사회적·법적으로 여성이 됐다.지금은 덤덤하게 말해도 아이의 ‘커밍아웃’은 큰 충격이었다. 일부 부모들은 그 충격을 “지옥에 사는 것 같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지월씨는 “모임에 처음 나온 한 아버지는 ‘여기에서 부모들이 다 웃고 있는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궁금하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했다. 물씨도 “‘앞으로 이 애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부터 시작해 수많은 질문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고 회상했다. 물씨는 최근 딸과 쇼핑을 갔다가 “자연스럽게 봐, 티 내지 말고”라는 수군거림을 들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부모의 마음은 무너진다. 물씨는 “나도 이렇게 속상한데, 딸에겐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했다. 공중화장실 이용이나 건강검진처럼 당연한 것들도 트랜스젠더에겐 피하고 싶은 일이다. 지월씨는 “딸이 화장실 가는 걸 피하려고 외출할 때는 아예 물을 마시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혼란을 겪을 부모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아이의 정체성은 선택한 것이 아니며, 절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지월씨는 “커밍아웃한 아이들에게 ‘튀려고 그러는 거다.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이해의 출발이 잘못된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 아이들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씨는 “자살을 생각했던 딸이 이젠 살고 싶어 하고 미래도 설계한다”면서 “한꺼번에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하나씩 나누며 소통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일 서울광장 일대에서 열린 20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7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무지갯빛 퍼레이드를 벌였다. 반대 집회도 열렸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글 사진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무역 이어 국방까지… 미중 ‘남중국해 충돌’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연일 신경전을 벌였다. 해마다 신경전을 벌여 왔지만 최근 정점에 달한 미중 무역분쟁으로 양국 국방 당국의 공방에도 불이 붙은 모습이다. 웨이 부장은 2일 ‘중국과 국제안보 협력’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를 비판하는 미국을 향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웨이 부장은 연설에서 “매년 10만척이 넘는 선박이 남중국해를 항행하고 있지만 어떤 선박도 위협을 받지 않았다”며 “도대체 누가 남중국해의 안전과 안정을 위협하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문제는 최근 몇 해 이 지역 밖에 있는 일부 국가가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힘을 과시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들어온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앞서 섀너핸 장관 대행도 지난 1일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남중국해는 한 국가가 차지할 수 없다”며 “군사력를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적국을 방치할 수 없다”고 중국을 겨냥했다. 한편 양 장관은 지나친 갈등의 확대를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웨이 부장은 “미국과 중국은 양국 간 충돌 또는 전쟁이 양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섀너핸 장관 대행도 “경쟁이 곧 갈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밀착하는 중일… 日방위상, 10년 만에 방중 추진

    고위급 교류 확대·핫라인 조기 개설도 이달말엔 G20서 시진핑·아베 정상회담 관계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방위 분야에서도 교류를 확대해 가고 있다. 우선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올해 안에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일본 방위상의 연내 방중이 실현되면 2009년 3월 이후 10년 만이다. 2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와야 방위상은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회담을 갖고 연내 이른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중일 국방장관 회담은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가를 계기로 이뤄졌다. 회담에서 이와야 방위상은 “중일 관계가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고, 웨이 부장은 “양국의 상호이해를 촉진해 미래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일본과 중국 간 방위교류를 진행해 상호이해와 신뢰양성을 위해 노력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웨이 부장에게) 남중국해 등에서의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면서도 “향후 양국 방위교류의 활성화를 위한 의견 교환이 회담의 주제였다”고 강조했다. 중일은 회담에서 일본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과 중국 연합참모부 참모장의 상호방문 등 고위급 교류를 촉진하기로 했다. 또 자위대와 중국군의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간부 간 핫라인(전용전화)도 조기에 개설하기로 했다. 자위대 대표단의 연내 방중과 중국 해군 함정의 방일 추진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일본 호위함이 국제관함식 참가를 위해 7년여 만에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2012년 일본이 영유권 분쟁지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극도로 냉각됐던 중일 관계는 지난해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계기로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아베 총리가 연내 다시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은 샹그릴라 대화를 통해 미국·호주와의 밀착도 과시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1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 린다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과 함께 북한에 대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적 방법이 존재한다”면서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계속 이행하기로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바이킹시긴호, 추돌 후 후진했다 재항해… 짙어지는 ‘뺑소니’ 의혹

    바이킹시긴호, 추돌 후 후진했다 재항해… 짙어지는 ‘뺑소니’ 의혹

    사고 때 물에 빠진 한국인 인지 가능성 부주의·태만 사고 혐의 60대 선장 구속 현지 언론 “최대 8년 징역형 받을 수도” 선박 소유社 바이킹크루즈 닷새째 침묵 침몰 선박社 홈피 “애도” 한국어 입장문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해 침몰시킨 바이킹시긴호가 추돌 직후 후진해 사고 지점에 왔다가 다시 항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를 인지했음에도 항해를 이어 간 셈이다. 해당 선장은 구속됐지만 해당 선박을 소유한 바이킹크루즈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1일(현지시간) 헝가리 매체 인덱스가 보도한 ‘크루즈 얼라이언스’(헝가리 유람선 업체 연합)의 7분 22초짜리 사고 영상에 따르면 바이킹시긴호는 뒤쪽에서 빠른 속도로 다가와 허블레아니호를 부딪치고 그대로 전진했다. 하지만 잠시 후 후진해 사고 지점에 돌아온 뒤 잠시 멈추는 듯하더니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지난달 30일 헝가리 경찰이 공개한 영상의 반대방향에서 찍힌 이날 영상에 바이킹시긴호의 동선이 분명히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바이킹시긴호가 사고 당시 물에 빠진 한국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킹시긴호의 탑승자 진저 브린튼(66)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발코니에서 물속에 빠진 사람들이 절박하게 살려 달라고 하는 것을 봤다”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동시에 물속에 사람들이 빠져 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 인덱스는 “화면을 확대하면 사고 직후 물에 빠진 사람의 움직임과 바이킹시긴호 승무원들이 2개의 구명조끼를 던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 법원은 그간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던 바이킹시긴호 선장 유리 C(64)에 대해 부주의·태만으로 중대 인명 사고를 낸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기간은 최고 1개월이며 보석금은 1500만 포린트(약 6150만원)다. 그가 수상 교통 법규를 위반해 대규모 사상자를 낸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8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보도가 현지에서 나온다. 바이킹시긴호가 소속된 바이킹크루즈는 사고 닷새째인 2일에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78개의 크루즈를 운영하는 바이킹크루즈는 올해만 세 건의 사고에 연루됐다. 지난 4월 바이킹이둔이 네덜란드 해안에서 유조선과 충돌해 5명이 다쳤고 올해 3월에는 노르웨이 인근에서 대형 크루즈의 엔진이 꺼져 승객 479명이 헬리콥터로 구출됐다. 허블레아니호를 소유한 파노라마 데크는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하고 한국어, 헝가리어, 영어 등으로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에서 “사고로 사망한 승객 및 승무원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헝가리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바이킹시긴호가 좁은 교각에서 추월을 시도한 게 무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속이 매우 빠른 상황에서 교각 밑은 유속이 상대적으로 거의 없어 의도치 않게 배가 회전할 수 있다. 바이킹시긴호도 교각을 지나다가 우측으로 선두를 꺾으며 허블레아니호의 선미를 추돌했다. 허블레아니호가 대형선 바이킹시긴호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견해도 있다. 이 경우에도 뒤에서 오던 바이킹시긴호의 선장은 인근 선박을 식별하는 자동식별장치(AIS)나 자동항법장치(GPS)를 확인해야 한다. 한편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 인근에 있던 관광선 선원 노르배르트 머뎌르는 APTN 인터뷰에서 “사고가 난 것을 보고 구명기구를 던져 이를 붙잡은 한국인 여성 2명을 동료와 함께 물 밖으로 끌어 올렸다”며 ‘하지만 5명이 더 물에 빠진 것을 봤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허블레아니 “사고 관련자에 재정지원”…‘추돌’ 바이킹시긴 측은 침묵

    허블레아니 “사고 관련자에 재정지원”…‘추돌’ 바이킹시긴 측은 침묵

    허블레아니 소속 파노라마 데크, 홈피 닫고 입장문비극에 충격, 내부조사위 구성 및 즉각적 재정지원바이킹시긴 소속 바이킹크루즈는 사흘째 입장 없어추돌후 현장에 후진했다 다시 항해, 사고 인지 의혹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허블레아니호를 추돌해 침몰시킨 바이킹시긴호가 충돌 직후 후진해 사고 지점에 왔다가 다시 항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승무원들이 사고를 인지했음에도 항해를 이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해당 선장은 구속됐지만 해당 선박을 소유한 바이킹크루즈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헝가리 현지 유람선 업체로 구성된 ‘크루즈 얼라이언스’가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바이킹시긴호는 뒤에서 빠른 속도로 운항해 허블레아니호를 부딪히고 그대로 전진했다. 하지만 잠시 후 후진해 사고 지점에 돌아온 뒤 잠시 멈춘 듯했다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지난달 30일 헝가리 경찰이 공개한 영상과 달리 반대방향에서 찍힌 이날의 추가영상은 바이킹시긴호의 동선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바이킹시긴호가 사고 당시 물에 빠진 한국인들을 인지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바이킹시긴호의 탑승자 진저 브린튼(66)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그날 밤 발코니에서 물 속에 빠진 사람들이 절박하게 살려달라고 하는 것을 봤다”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지만, 동시에 물속에 사람들이 빠져 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헝가리 현지 언론은 해당 화면에서 바이킹시긴호의 선원들이 구명튜브 2개를 던지는 모습이 흐리게 포착된다고 전하기도 했다.이날 헝가리 법원은 그간 경찰에 구금돼 조사를 받던 바이킹시긴호 선장 유리 C(64)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인적, 물적 증거를 토대로 했을 때 부주의·태만에 의한 인명 사고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는 의미다. 구속 기간은 최고 1개월이며, 보석금은 1500만 포린트(약 6150만원)다. 바이킹시긴호가 소속된 바이킹크루즈는 2일에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78개의 크루즈를 운영하는 바이킹크루즈는 올해만 세 건의 사고에 연루됐다. 지난 4월 바이킹 이둔(Viking Idun)은 네덜란드 해안에서 유조선과 충돌했고 5명이 다쳤다. 올해 3월에도 노르웨이 인근에서 다른 대형 크루즈의 엔진이 꺼지면서 479명의 승객이 헬리콥터로 구출됐다. 허블레아니호를 소유한 파노라마 데크는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하고 한국어, 헝가리어, 영어 등 3개국어로 입장문을 올렸다. 입장문에서 “사고 조사 및 구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내부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비극에 충격을 받았으며, 사고로 사망한 승객 및 승무원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모든 사고 관련자에게 즉각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헝가리 당국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바이킹시긴호가 좁은 교각 사이에서 추월을 시도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유속이 매우 빠른 상황에서 교각 밑은 유속이 상대적으로 크게 늦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배의 회전이 나타날 수 있다. 바이킹시긴호도 교각을 지나다가 우측으로 선두를 꺾으면서 허블레아니호의 선미를 추돌한다. 일각에서는 허블레아니호가 대형선인 바이킹시긴호의 진로를 방해한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뒤에서 오던 바이킹시긴호의 선장이 근처 선박의 속도와 방향을 식별하는 자동식별장치(AIS)와 다른 선박의 위치를 파악하는 자동항법장치(GPS)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근무태만 혐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르포] 다뉴브강 유람선은 여전히 성업 중…“밤 9시 관람은 매진입니다”

    [르포] 다뉴브강 유람선은 여전히 성업 중…“밤 9시 관람은 매진입니다”

    본지 기자 사고 뒤 직접 탑승…사고 후에도 성업 중형식적 안내 방송…비상시 대처 요령 등은 공지 없어유람선에서 모든 손님에게 와인·맥주 등 음료 제공“유람선 업체들, ‘인식 나빠질까’ 오히려 홍보 강화”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에 탔던 실종자 21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사흘 째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여파로 국내 여행업계는 다뉴브강 유람선 투어 상품의 판매를 전면중단하는 등 큰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별다른 안전 강화 조치 없이 여전히 수백대의 유람선이 매일 밤 다뉴브강을 떠 다니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사고 이틀 뒤인 31일(현지시간) 밤 다뉴브강의 야경 관람 유람선을 직접 타고 실태를 살펴봤다. “다뉴브 강 유람선 아직도 영업하나요?”, “피크타임인 밤 9시 배는 매진이에요. 다른 시간도 빨리 구매하셔야 합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35명의 사상자를 낸 유람선 충돌 사고 이후에도 현지 유람선 업계에 큰 변화가 없었다.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 31일(현지시각) 오후 유람선 업체에 운영 여부를 문의했더니 “정상 영업한다”고 대답했다. 심지어 허블레아니호 사고가 났던 시간인 오후 9시 대는 이미 예약이 꽉찼다. 이날 저녁 일반 관광객을 위한 유람선 부두가 자리 잡은 다뉴브 강 중부 강변은 유람선을 타려고 줄 선 관광객,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부다페스트 시내 호텔에서도 각자 연계된 유람선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B호텔 관계자는 “사고 이후 운행을 중단한 뒤 실태 점검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부 다 정상 운영하더라”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2분동안 10여개 언어로 ‘속사포’ 안내말 오후 8시 15분 출발 유람선 티켓을 기자가 매진 직전 간신히 구해 직접 타 봤다. 1시간 동안 다뉴브강 주요 구간을 한 바퀴 돌며 명소의 야경을 관람하는 코스였다. 이 배는 200명 이상 탈 수 있는 유람선으로 최대 60인승으로 알려진 허블레아니호 보다 3배 이상 크다. 출발 시간이 임박하자 유람선 직원은 선내 방송을 통해 “안녕하세요, 우리 배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공지를 시작했다. 2분 동안 10여개의 언어로 속사포처럼 안내말이 쏟아졌다. 한개 언어 당 겨우 10~15초가 소요됐다. 형식적으로 빠르게 읊는 안내 문구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공지 언어 중 한국어는 없었다.비상시 대책 등 안전장치 안내도 없었다. 또 승객들도 비상 상황시 대처법 등에 대해 묻지 않았다. 기자가 한 외국인 탑승객에게 “최근 배 사고가 났는데 걱정되지는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 배가 운이 나빴던 것”이라고 답했다. 구명조끼를 직접 찾아봤다. 선내를 두 바퀴 돌아서야 가까스로 발견했다. 1층 선실에 마련된 ‘미니 바’ 뒤쪽 직원창고 옆 통로에 구명조끼 보관함이 붙어 있었다. 잠시 후 직원이 선실에 들어와 “음료는 무엇으로 하시겠어요?”라고 물었다. 다뉴브 강 유람선에서는 음료 한잔을 무료로 제공한다. 승객은 와인, 맥주, 음료수, 물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헝가리에서 선상 주류 섭취 및 판매는 합법이다. 탑승했던 2층 실내 70여명 승객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맥주나 와인 등 주류를 주문했다. 승객들은 구간에 따라 시속 4~8㎞로 천천히 운항하는 배 속에서 잔을 들고 선상 여기저기를 오가며 야경을 감상했다.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정신을 쏙 빼놓을 만큼 아름다웠다. 승객들이 양옆으로 펼쳐진 불빛의 향연에 빠져있을 동안, 배 옆으로 다른 업체의 유람선이 속속 지나갔다. 다뉴브강의 폭(400m)은 한강의 4분의1 정도다. 강을 지나다보면 4개의 선박이 동일 선상에 있기도 했다. ●동일선상에 배 4대 함께 지나기도 사고 이후 달라진 점은 별로 없어 보였다. 다만 배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머르키트 다리 인근에 다다르자 바로 앞에서 뱃머리를 돌렸다. 한 직원은 “사고 전에는 머르기트 다리 바로 앞에서 돌아왔지만 지금은 약간 일찍 돈다”면서도 “전체 시간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회전하는 선체 창문으로 머르키트 다리와 수색 작업 중인 배 세 척이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난 후 경찰에서 사고 지점으로는 배를 운항하지 말라는 공지가 내려왔다”고 전했다.1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사고 지점 윗편에 있는 부두 10곳은 운영이 중단됐다. 위쪽 부두는 허블레아니호처럼 전세로 빌리거나 비교적 큰 선박이 정박한다. 이쪽 부두는 위치상 사고지점을 지나야만 관광 명소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사고지점에서 실종자와 유실물 등이 떠내려 올 수 있는 아래쪽의 11개 부두는 모두 정상영업 중이었다. 한 업체당 보유한 배는 1~3척이다. 성수기인 5~6월에는 업체에 따라 하루 10~20회 유람선을 강에 띄운다. 업체 관계자는 “예약자가 많은 날에는 추가 배를 편성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31일 탑승했던 업체도 당일 예약이 많아 마지막 운항인 오후 10시 15분 배 이후 10시 45분에 추가로 편성했다.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최근 2~3년간 BBC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유럽 3대 야경’ 등으로 꼽히며 ‘강력 추천’ 유럽 여행지로 부상하면서 야경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다뉴브 강 인근 선박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이쯤이다. 그러나 다뉴브 강에 이들 유람선을 총괄하는 관리소는 없고, 제각각 업체가 정부에 사업 허가를 받고서 부두를 받아 운영한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강에 모두 몇대의 배가 있고, 시간별 몇 대가 운행되는지 모른다”면서 “아주 많은 배가 있다는 것 정도만 안다”고 했다. 또 “배가 워낙 많아 동선이 겹칠 경우 큰 크루즈는 좋은 레이더로 인근을 탐지하지만, 작은 배들은 눈치껏 ‘먼저 들어선 배 우선’ 규칙으로 운항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지 선박 관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선박 검색 어플리케이션 ‘파인 쉽’을 통해 다뉴브 강 야경 감상 구간에 정박·운행 중인 선박 수를 알아본 결과 모두 91개(오후 7시 30분 기준)에 달했다.유람선 업체의 한 직원은 “사고 이후 별로 변한 게 없다”며 “오히려 사고 이후 야경 관광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질까봐 업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홍보할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 조사가 끝나고 나면 정부에서 알아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도 다뉴브 강 곳곳에서는 허블레아니호 직원 및 탑승객 35명 가운데 생존자 7명과 사망자 7명을 제외한 실종자 21명을 찾기 위한 수색대의 작업이 종일 계속됐다. 현지 신속대응팀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사고 지점 인근에 여전히 선박이 오가고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사고 지점을 피해 다니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사거리 좌회전 후 직진’ 사고, 1심 무죄→2심 유죄 된 이유

    ‘사거리 좌회전 후 직진’ 사고, 1심 무죄→2심 유죄 된 이유

    4거리에서 좌회전하다 차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 맞은편 차를 들이받은 사고를 놓고 1심과 항소심의 판결이 엇갈렸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윤성묵 부장)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과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준법 운전 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A씨가 사고 당시 비정상적으로 운전하다 정면충돌을 피하려고 노력한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교통사고 발생 사실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사고 직후 피해 여부 확인 등 통상적인 조처를 하지 않은 만큼 도주죄가 인정된다. 피해자들이 비교적 가볍게 다쳤다고 해도 사고를 내고도 도주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반면 1심 재판부는 “관련 법으로 볼 때 도주죄는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알고도 현장을 이탈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피해자들이 구호를 받아야할 정도의 상해를 입었는지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7월 20일 오후 10시 55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충북 청주시 흥덕구 봉명사거리를 지나던 중 좌회전 차로에 잘못 진입했다 차로를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 중앙선을 침범, 반대편 좌회전 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B(26)씨의 승용차 왼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와 동승자 1명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으나 A씨는 사고 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헝가리 선박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물결

    헝가리 선박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물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선박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진이 있다. 2019년 5월 29일 부다페스트 시내의 다뉴브 강에서 유람선과 관광선이 충돌했고, 후자는 33명의 한국인 승객과 2명의 헝가리 직원이 탑승한 채 침몰했다. 최소 7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으며 21명이 실종됐다. 2019.06.0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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