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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찍혀 ‘고난의 행군’을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미국의 글로벌 운송업체 페덱스가 이달 초 칼이 들어 있는 홍콩행 소포를 배송하는 바람에 중국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중국도 이에 맞서겠다는 모양새인 만큼, 페덱스가 밀수품이 아닌 무기를 운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면허 취소 및 중국 시장 퇴출 같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이 홍콩 반정부 시위를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이 든 소포가 홍콩행이었다는 점은 처벌 무게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홍콩에서는 일부 폭력 시위자들이 휘두른 칼에 맞아 경찰들이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페덱스는 지난 달에도 중국으로 보낸 소포에서 운송 금지 품목인 총기가 발견돼 중국 당국의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지난 5월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를 돕기 위해 화웨이 소포를 잘못 배달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나 있는 상태다. 화웨이가 페덱스를 통해 100여개의 소포를 중국에 보내려 했으나 페덱스가 고의적으로 배달을 지연시키려했다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때문에 이번에 불법 혐의가 추가될 경우 중국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외국 기업 리스트’에 페덱스가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에서는 이미 페덱스를 블랙리스트 포함 0순위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찍히는 바람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 중국의 심기를 자극하는 일에 자의 반 타의 반 휘말린 까닭이다. 중국 국유 중신(中信·CITIC)증권은 자회사 중신리앙(里昻)증권(CLSA)에 홍콩 중심가에 있는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지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8일 보도했다. 리앙증권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모회사인 영국계 글로벌 복합기업 스와이어그룹이 소유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캐세이퍼시픽은 소속 직원 2000여 명이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가담했다는 것을 빌미로 중국 정부의 압박을 받은 끝에 존 슬로사 회장과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불똥이 모회사로까지 튄 셈이다. 1946년 설립된 캐세이퍼시픽은 1948년 스와이어그룹이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의 무역과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캐세이퍼시픽도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홍콩인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로널드 램 캐세이퍼시픽 고객담당자는 “8월은 캐세이퍼시픽과 홍콩에 믿기 힘들 정도로 힘든 달이었다. 이달에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과 프랑스 BNP파리바은행도 중국 본토에서 불매운동 대상에 올랐다. 캘빈클라인은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직원의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BNP파리바는 한 직원이 페이스북에 홍콩 IFC몰에서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는 친중 시위대를 ‘원숭이’라고 표현한 글을 올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캘빈클라인 매장에서 영업시간에 한 여성 직원이 검정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진이 논란이 됐다며 검정 마스크는 검은색 옷차림을 한 “폭도”들을 지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에도 캘빈클라인은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표기해 사과한 일이 있다고 덧붙였다. BNP파리바는 직원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 문제가 된 이후 사과했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진정성 없는 형식적인 사과라며 해당 직원의 해고를 요구하고 보이콧을 촉구했다.미국 나이키와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일본 오츠카제약,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딜로이트·KPMG·언스트영 등 글로벌 회계법인 4개사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된서리를 맞았다. 나이키는 일본 디자이너 준 다카하시의 브랜드 언더커버와 협력해 출시한 한정판 운동화를 중국에서 판매를 중단해야 했다. 언더커버가 “중국으로의 송환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홍콩 시위대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실이 알려진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스니커즈 신상품의 중국 출시가 좌절된 것이다. 포카리스웨트는 홍콩 방송국 TVB가 중국 편에 서서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가장 먼저 TVB에 대한 광고를 중단한 ‘죄’다. 광고 보이콧 소식에 포카리스웨트 음료가 매진되는 등 홍콩인들의 반응은 뜨겁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포카리스웨트에 강력한 보복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4대 회계법인 역시 홍콩 반정부 시위 불똥이 튀어 ‘제2 캐세이퍼시픽’으로 전락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4대 회계법인 소속 직원들이 홍콩내 대표적인 반중 성향 신문에 전면광고를 내고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탓이다. 지난달 16일 홍콩내 반중국 성향의 빈과일보(?果日報·Apple daily)엔 ‘홍콩을 사랑하는 4대 회계법인 직원 그룹’이라는 익명으로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를 지지하는 영문·중문 성명을 담은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빈과일보 창업주 라이치잉(黎智英)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목한 홍콩 반정부 시위 배후 ‘4인방’ 중 한 명으로, 지난 5일 오전 1시 정체불명의 두 남성으로부터 자택에 화염병 테러를 당하기도 ?다. 이에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글로벌 4대 회계법인에 시위 지지 전면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광고비를 조달했다며 연루된 직원이 누군지 조사해 해고해야 한다며 압박을 가했다. 영국계 은행 HSBC도 중국 정부의 타깃이 돼 노심초사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영국 HSBC 은행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온라인 글에서 홍콩 경찰을 모욕해 중국 본토에서 분노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새로운 대출금리 산정 기준으로 대출우대금리(LPR) 제도를 시행했다. 인민은행은 18개 은행의 평균 금리를 취합해 LPR을 정하는데, HSBC는 여기서 빠졌다. 인민은행의 결정이 사실상 보복 조치라는 얘기다. HSBC가 중국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체포됐을 때 HSBC가 제공한 정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 패스트패션 업체 자라는 지난 2일 홍콩 내 일부 매장문을 닫았다가 중국 본토에서 몰매를 맞았다. 자라가 직원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려고 일부러 영업을 중단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자라를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는 홍콩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주요 200여개 학교, 1만여 명의 학생이 수업거부 시위를 벌이던 때로 홍콩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절정에 이른 시기다. 자라는 일부 매장이 휴점한 것에 대해 “시위로 말미암은 교통마비로 일부 직원이 제때 출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한번 폭발한 중국인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BBC방송은 “자라는 이미 지난해 대만과 티베트를 중국과 별도의 국가로 표기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미운털이 박혔다”고 지적했다. 대만 차 체인인 이팡수이궈차(一芳水果茶)와 버블티 체인 ‘코코 프레시’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중국서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AFP통신은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듯한 기업을 보이콧하도록 선동하면서 이들 기업이 본토에서 십자포화를 맞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민주 “나경원, 아들 美국적 아니라 해보라” 한국 “물타기 그만하라”

    민주 “나경원, 아들 美국적 아니라 해보라” 한국 “물타기 그만하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19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미국에서 아들을 출산했다는 의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을 통해 확산한 것을 놓고 충돌했다. 나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의혹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의혹을 제기하자 한국당도 ‘물타기’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의혹에 대해 ‘가치가 없어 무대응하겠다’는 나 원내대표의 말이 이치에 맞는다고 여기는 국민이 있겠는가”라며 “현재 상황을 넘겨보려는 견강부회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나 원내대표 자녀들의 부정 입학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시민단체와 아들 관련 의혹을 보도한 기자를 ‘정치공작’으로 몰아 고발하겠다는 나 원내대표다”라며 “그런데 아들 원정 출산에 대해서는 가치 운운하며 무대응이라니 이치에 어긋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 아들은 미국 국적이 아니다’, ‘이중 국적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보라. 함께 출생증명서도 제출한다면 순식간에 의혹은 사라지고 흔들리는 리더십은 견고해질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거주 국민들에 의해 파헤쳐지기 전 스스로 밝히는 모습을 추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장능인 한국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여권 극성 지지자들의 상호 지령으로 만들어진 미국 ‘라치몬트 산후조리원’, ‘KASY’(케이시)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또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시작했다”며 “‘21세기판 북한 대집단체조’와 다름없는 검색어 조작을 믿고 공적 의사결정을 하는 집권여당의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자녀 출산 후 3년 이상 지나 해당 산후조리원이 설립된 점, 자녀가 속한 KASY(Korean American Students at Yale)는 모든 예일대 학생들이 가입할 수 있는 학생모임인 점을 거론하며 “최소한의 상식에 맞는 의혹 제기를 해 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의자 조국이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항상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런 비판도 못 하는 민주당이 결국은 ‘거짓 중독’에 걸린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며 “최소한의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 물타기를 그만하고 공정과 정의를 구하기 위해 나서라”고 말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원정출산 의혹에 대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한국 국적이 맞고 원정 출산이 아니다”라며 “대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내자동 33위... 세계 가장 쿨한 동네는

    내자동 33위... 세계 가장 쿨한 동네는

    해외 여행 중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유명 관광지에 가는 것은 아주 쉽다. 하지만 그 나라나 도시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동네에서 현지 생활인의 삶 속에 들어가 보는 경험을 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 촬영용 장소를 찍고 도는 관광버스의 노선에서 벗어나 조금 낯설지만 꾸미지 않은 그 도시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CNN은 18일(현지시간) 여행전문 매체 타임아웃을 인용, 세계 가장 멋진 도시가 아니라 가장 멋진 동네를 소개했다. 서울의 한 동네도 명단에 들어 있다. 타임아웃이 세계 각지 거주자 2만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선정한 올해의 멋진 동네(https://www.timeout.com/coolest-neighbourhoods-in-the-world)) 1위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아로이오스다. CNN은 유럽에서 가장 멋진 도시로 리스본을 꼽는데, 이 도시에서 유명한 해산물과 라이브 음악, 거리 예술 등을 아로이오스 거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2위는 일본 도쿄의 시모키타자와다. 타임아웃은 “뉴욕에 브루클린이 있다면 도쿄엔 시모키타자와가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당신이 도쿄 중심부 고속도로로 가로지르기보다 도시를 대중교통으로 우회하고 싶다면 이 곳을 들러야 한다. 쇼핑과 최고급 일본식 카레 등 식도락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오니칸은 3위에 올랐다. 이 나라 가장 큰 도시인 라고스엔 예술가 작가, 디자이너, 배우들이 사는데 오니칸에 가면 이들과 마주칠 수 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타임아웃은 이 동네를 ‘과거와 현재, 미래가 부드럽게 충돌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서울 사람들의 평가와는 별개로, 종로구 내자동도 명단에 들었다. 타임아웃은 내자동을 33위에 올리며 “많은 여행 안내서가 서울 곳곳에 산재한 한옥마을을 추천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곳의 한옥 문을 열면 전통적 인테리어가 아니라 창의적 칵테일, 향기로운 커피, 맛집이 나온다”고 썼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국으로 흔들린 심상정...이번 주말 당내충돌?

    조국으로 흔들린 심상정...이번 주말 당내충돌?

    조국 법무부 장관 찬반을 두고 내홍이 있었던 정의당이 이번에는 경선제도를 두고 당내 충돌을 예고했다.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 중앙당이 ‘총선 개방형 경선제 도입’을 안건으로 내세웠지만 상당수 당원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 당 규모를 우선 키워 대중화시키고 싶은 심상정 대표와 진성당원제를 유지하고 싶은 당원이 격돌할 전망이다. 당원들이 심 대표에게 던지는 사실상의 중간평가라는 평가도 나온다.정의당은 오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5기 제1차 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국위원회가 주목받는 건 심 대표가 밀고 있는 ‘총선 개방형 경선제 도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지금까지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정하는 폐쇄형 경선방식을 채택해왔다. 새로운 경선 방식 도입에 대해 당원들의 이견이 갈리지만, 상당수의 당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 전국위원들은 해당 안건이 올라오면 반려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번 전국위에 참석할 예정인 한 정의당 관계자는 “개방형 경선제도 안건 때 논쟁이 아주 세게 붙을텐데 표결이 진행된다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안건을 올리지 못하고 다음번 전국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처럼 안건설명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이 안건 반려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당원들이 개방형 경선제에 반감이 큰 것은 오랜 기간 활동한 당내 정치 활동가들의 정계 진출을 차단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중적 진보정당 가치를 추구하는 당내 계파인 진보너머 등이 이에 찬성하고 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관계자는 “활동가들이 오랜 기간 활동한 끝에 당내에서 성장해 비례후보로까지 진출하게 되는데 개방형 경선제를 통해 외부인사가 들어오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논란을 뚫고 개방형 경선제, 즉 오픈프라이머리를 채택하게 되면 정의당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지도부의 희망대로 인지도 높은 외부 인사가 비례 후보로 뛰어들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당의 인지도와 대중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성당원제를 유지하며 당관계자들이 정계로 진출했던 방식이 막히게 된다. 진보정당만의 선명성도 옅어질 수 있다. 정의당 지도부에서는 “개방형 경선방식을 도입하더라도 활동가들이 정계로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다”며 내부 반발을 잠재우려는 분위기다. 다만, 심 대표가 강하게 밀고 있는 개방형 비례전략이 좌초되면 리더십에도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국 정국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전략까지 당원의 반발에 막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정의당 전국위원회는 당대회의 개최 전까지의 최고의결기구로 당의 중요 사안에 관한 일상적 협의와 의결을 하는 역할을 한다. 정책과 당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사실상의 최고 의결기구인 셈이다. 이번 전국위원회에는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 김종대·여영국·이정미·추혜선 의원 등이 참석한다. 시도별 전국위원과 중앙당 당연직·추천직 전국위원 74명도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볼턴 후임 국가안보보좌관 ‘폼 사단’ 오브라이언도 “힘을 통한 평화”

    볼턴 후임 국가안보보좌관 ‘폼 사단’ 오브라이언도 “힘을 통한 평화”

    존 볼턴을 전격 경질하고 여드레 만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새로 지명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문제 담당 특사의 첫 발언은 ‘미국 우선주의’ ‘힘을 통한 평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힘을 통한 평화’를 정책 추진 방향으로 제시하면서 협력도 강조했다. 대통령 및 다른 외교안보팀 멤버와 사사건건 충돌했던 볼턴 전 보좌관처럼 그 역시 매파로 분류되지만 협력과 조율을 중시하는 그의 캐릭터를 반영해 트럼프 행정부를 한 팀으로 단단히 묶는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이날 캘리포니아주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나타났을 때 함께 취재진 앞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국무부에서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로버트 오브라이언을 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했다는 것을 기쁘게 발표한다. 난 로버트와 오랫동안 그리고 열심히 일해 왔다. 그는 훌륭하게 직무를 해낼 것”이라고 밝힌 지 한 시간쯤 뒤였다. 그는 “대통령과 함께 봉사하는 것은 영광”이라면서 “우리는 힘을 통한 또다른 1년 반의 평화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1년 반 남았음을 거론한 것이다. 오브라이언 특사는 마이크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 볼턴 전 보좌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네 번째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총괄하며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 참모로 활동하게 된다. 북한, 중동 등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폼페이오 사단으로 분류되는 오브라이언의 지명은 한반도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취재진에게 다섯 명의 후보군을 거론하며 오브라이언 특사에 대해 “그가 환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브라이언 특사와 함께 릭 와델 전 NSC 부보좌관, 리사 고든 해거티 에너지부 핵안보 차관,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으로 볼턴 전 보좌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마이크 펜스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인 키스 켈로그를 거론했다. 오브라이언 특사는 지난해 5월부터 인질문제 담당 특사로 활동해 왔으며, 볼턴 전 보좌관이 경질된 후인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오브라이언 특사가 미국인 인질 가족과 긴밀히 협력하고 인질 문제에 관해 행정부 관료들에게 조언해 왔다고 전했다. 또 조지 W 부시, 오바마 행정부 때 아프가니스탄의 사법 개혁과 관련한 국무부의 민관 협력을 거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라슨 오브라이언 법률회사의 파트너 변호사를 맡고 있으며, 그동안 일부 공화당 대선 캠프의 대외정책 고문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국무부에서도 몇몇 직책을 맡은 바 있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이던 2005년 유엔 총회의 미국 대표로 지명돼 2005년 8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유엔대사로 일했던 볼턴 전 보좌관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국무부 소속으로 그동안 거론돼온 후보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선호하는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외교·안보 분야 파워가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한 ‘수석 인질 협상가‘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협상가“라고 평가했는데, 당시 백악관은 오브라이언 특사의 예전 언급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무부 동료들과 강한 유대를 감안할 때 이번 임명을 ‘안전한 선택’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상냥한 태도는 무자비하고 관료주의적인 내부 싸움꾼인 볼턴 전 보좌관과 대조를 이룬다는 행정부 관료의 평가를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현대·기아차 ‘센터 사이드 에어백’ 개발… 운전·조수석 충돌 막아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펼쳐지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자체 개발해 현대·기아차 신차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운전석 시트 오른쪽 내부에 장착되며 충격이 감지되면 0.03초 만에 부풀어 오른다. 사고 때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 충돌에 따른 부상을 막는 것은 물론 운전자 혼자 탑승한 경우에도 보조석 쪽 측면 충격이나 유리 조각 등 충돌 파편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자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승객 간 충돌 사고로 인한 머리 상해를 약 80% 줄인다. 현대차그룹 독자적인 기술을 접목해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측면 에어백을 완성했다. 약 1㎏ 내외인 타사 제품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관련 기술로 국내외 특허를 획득했다. 한편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유로 NCAP’은 내년부터 측면 충돌 안전성을 새로운 평가 항목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강화된 기준에서도 최고 수준의 안전등급을 획득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베네치아서 신기록 도전 보트, 댐과 충돌해 챔피언 등 셋 참변

    베네치아서 신기록 도전 보트, 댐과 충돌해 챔피언 등 셋 참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세계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고속으로 달리던 모터보트가 인공 댐을 들이받아 스피드 보트 챔피언 파비오 부치(76) 등 세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 17일 밤 9시(이하 현지시간)쯤 베네치아 해상을 고속으로 질주하다 리도섬 근처의 인공 댐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아소노티카(Assonautica) 레이스 주최측은 베네치아 투데이 인터뷰를 통해 사고 모터보트가 모세로 알려진 인공 댐을 들이받았을 때 시속 148㎞로 운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인공 댐은 베네치아에 홍수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만들어졌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부치와 함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인 정비사, 이탈리아 국적의 루카 니콜리니 등 셋이 현장에서 숨졌고 마리오 인베르니치가 크게 다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모터보트는 전날 오전 11시 모나코의 몬테카를로를 출발해 베네치아까지 최단 기록 경신을 위해 고속으로 운행 중이었다. 규정에 허용된 단 한 번의 연료 주입 시기를 빼고 평균 시속 100㎞로 18시간 32분가량 운항했으며, 사고는 결승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인공 댐을 타고 넘어가면서 20m 길이의 보트는 동강 났고 건너편 물 속에 처박혔다. 잠파올로 몬타보치는 보트에서 퉁겨나가 바닷물에 떨어진 부상자 인베르니치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두 명의 영국인 파일럿이 숨졌다는 기사는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보트 설계자이자 파일럿인 부치는 해상 모터보트 레이스 분야에서 60년의 경력을 쌓았으며 세계선수권 52회 우승과 챔피언 타이틀 10개를 따냈다. 최단 시간·최장 거리 운항 기록등 40개의 세계 기록을 보유했고 1978년 디젤 보트로 시속 191.58㎞의 세계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2012년에는 뉴욕~버뮤다 구간을 모터보트로 주파해 최장 거리 기록을 인정받았다. 또 FB 디자인 그룹을 창업해 리지드 헐(Rigid Hull)이란 부풀어오르는 선박을 내놓기도 했다. 베네치아에서는 몇달 전에도 유람선이 관광 보트를 들이받아 4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미국 vs 러시아 핵전쟁 시뮬레이션 공개…“단 몇 시간 내 9000만명 사상”

    미국 vs 러시아 핵전쟁 시뮬레이션 공개…“단 몇 시간 내 9000만명 사상”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벌이기 시작하면 전쟁이 어떻게 확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시뮬레이션 영상을 미국 전문가들이 제작했다.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인 앨릭스 글레이저 프린스턴대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현재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 태세와 핵운용 계획 등 여러 독립적 평가를 바탕으로 이같은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다고 여러 외신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플랜 A’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불과 몇 시간 안에 핵전쟁의 영향으로 약 341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한다. 양측의 이런 충돌은 이와 별도로 약 5590만 명의 부상자를 남기게 되는 데 이런 수치는 핵무기로 인한 방사능 낙진 등 다른 영향으로 발생하는 추가 사망 및 부상자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핵전쟁이 일어난지 처음 3시간 안에 유럽은 황무지가 될 것이고, 260만 명의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1시간반 동안 미국과 러시아에서 인구가 많은 주요 도시는 각각 5~10개의 핵폭탄이 투하돼 또 다른 8870만 명의 사상자가 나온다. 이 끔찍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많은 국가가 핵무기의 직접적인 표적이 되는 데 남반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방사능 낙진의 영향과 지구의 기후 환경 그리고 인구·식량 생산에 관한 장기적인 영향은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구진이 이런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공개한 이유는 이런 핵전쟁이 피해를 복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고 심지어 종말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강조해 양측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4분가량의 영상은 현재 각국에 배치된 핵무기 수와 핵폭탄 생산량 그리고 전쟁 순서에 관한 광범위한 자료를 담고 있다. 핵전쟁은 초기 전술적 목표를 파괴하는 것부터 적대국의 핵 공격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적 과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끝으로, 적국의 회복을 막기 위해 주요 도시를 공략하는 단계가 시작될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핵전쟁이 시작되면 단 몇 시간 안에 9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거나 다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과 함께 자세한 내용은 국제 학술지 ‘과학과 국제 안보저널’(journal Science & Global Securit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프린스턴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에베레스트 관문 루클라 공항에 악천후, 며칠째 300여명 발 묶여

    에베레스트 관문 루클라 공항에 악천후, 며칠째 300여명 발 묶여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를 오르려는 이들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루클라 마을이다. 수도 카트만두에서 비행기로 1시간 남짓 걸리는 이 마을에는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함께 세계 첫 발을 내디딘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의 이름을 딴 텐징 힐러리 공항이 있다. 공항의 해발 고도는 2843m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까지 꼬박 일주일을 걸어야 하는 관문인데 이곳에 이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지리란 도시까지 대략 70명 정도 탑승하는 여객기로 간 다음 지리에서 일주일을 꼬박 걸어야 루클라에 도착한다. 시간이 넉넉한 이들이라면 이 방법을 권할 만하다. 하지만 EBC까지 꼬박 2주를 걸어야 한다. 하지만 카트만두에서 루클라로 바로 가는 길도 만만찮다. 공항 주변 계곡의 날씨가 좋지 않으면 하루이틀 발이 묶이기 마련이다. 14명 정도 탑승하는 비행기라 미세한 기류에도 완행버스처럼 덜커덩 거리고 추락할 듯 고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루클라 공항은 수천길 계곡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가파르고 아주 짧은 활주로로 악명 높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짧다. 바퀴가 땅에 닿는 순간 급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오르막이라 속도가 떨어지게 돼 있지만 벽에 부딪쳐 기체가 산산조각나겠다 가슴을 졸이는 순간, 기수를 살짝 돌려 계류장에 들어간다. 이륙할 때는 또 정반대로 수천길 아래 벼랑으로 처박힐 듯 비행기가 뚜~욱 떨어져 아찔하게 만든다. 그런데 짙은 안개 때문에 루클라 마을에 관광객과 등반가 등 300여명의 발이 묶여 있다고 dpa통신과 히말라얀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 13일부터 짙은 안개가 끼는 등 날씨가 나빠져 비행기가 거의 뜨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공항에서는 보통 하루 20∼40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공항 관계자는 “지난 13일에는 비행기가 뜨지 못했고 14일에는 5대만 이착륙했다”며 “그 뒤 다시 비행기 운항이 취소돼 헬리콥터로 관광객을 수송하려 했으나 날씨 때문에 이마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지난 4월 이 공항에 착륙 중이던 소형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면서 헬리콥터와 충돌,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기자가 EBC까지 갔던 2008년 10월에도 기자가 루클라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독일인 일행 등 14명이 탄 비행기가 착륙하다 계곡에 충돌해 모두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러시아, 불법 어로 혐의로 두 척의 북한 배와 80명 이상의 선원 나포

    러시아, 불법 어로 혐의로 두 척의 북한 배와 80명 이상의 선원 나포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두 척의 북한 배와 승선하고 있던 80명 이상의 북한인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보안국(FSB) 공보실은 17일(현지시간) 동해 상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던 북한 어선 2척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FSB 공보실은 이날 “해안경비대가 수자원 보호 활동을 하던 중 러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하는 동해의 키토-야마토 여울 해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북한 어선 2척과 소형 어선 11척을 발견했다”면서 “그 중 21명의 선원이 탄 1척의 어선을 나포했다”고 전했다. 공보실은 이어 “45명 이상의 선원이 탄 두 번째 어선 선원들은 해안경비대 단속 요원들에게 무장 공격을 감행해 3명의 대원이 다양한 수준의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 뒤 두 척의 북한 어선과 80명 이상의 북한인 선원들이 나포돼 극동 나홋카 항으로 예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사건과 관련 이날 오후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의 진정협 대사 대리를 초치해 강한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외무부는 언론보도문을 통해 “진정협 주러 북한 대사 대리가 초치됐으며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제1아주국 국장이 그에게 (북한 선원들의 불법 조업 및 무장 공격)사건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측에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진정협은 본국에 즉각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진 대사 대리는 외무부에서 지노비예프 국장과 1시간 15분 동안 면담했다고 외무부는 덧붙였다.북한 어선들은 여러 차례 동해의 러시아 수역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다 현지 국경수비대에 나포돼 왔다. 지난 2016년 북한 저인망 트롤선 ‘대양 10호’가 러시아 극동 연해주 인근에서 킹크랩 등을 잡던 중 단속에 나선 러시아 해안경비대와 충돌했다. 경비대원들이 어선에 올라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 북한 선원들이 이들을 공격하면서 양측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졌고 선원 9명이 총격을 받아 부상했다. 그 중 한 명은 응급처치 과정에 사망했다. 러시아 당국은 북한 선원 6명을 형사 입건해 구속 수사를 벌였으며, 법원은 4명에게 2년 6개월∼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지난해 7월에도 연해주 해역에서 조업허가증과 입국 서류를 소지하지 않은 채 오징어잡이를 하던 북한 선원 3명이 국경수비대에 적발돼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7월에도 불법 어로 혐의로 한 명의 어민을 나포한 적이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단식과 삭발/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단식과 삭발/장세훈 논설위원

    단식과 삭발의 종교적, 사회적, 정치적 의미는 천양지차다. 단식의 대표적인 사례는 라마단이다. 이슬람 신자들은 라마단 기간 중 금식을 한다. 새벽 예배를 알리는 ‘아잔’이 울려 퍼지는 순간부터 석양 예배를 알리는 아잔 때까지 일절 음식을 먹지 않는다. 기도를 드리고, 기부를 하며, 이웃을 살핀다. 무력 충돌이나 시위도 멈추는 게 관례다. 라마단은 평화와 화합의 상징이다. 삭발은 불교에서 중요한 의식이다. 불교에 귀의한 출가자들은 행자 시기를 거쳐 득도식을 거행하는 날 삭발을 하고 비로소 사미승이 된다. 머리카락은 번뇌초, 무명초로도 불린다. 머리카락을 자름으로써 모든 인간적 욕망을 떨쳐 버리고 수행자의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삭발은 곧 단절을 의미한다. 단식과 삭발이 종교적으로는 이렇듯 숭고한 뜻을 내포하고 있으나 현실 사회로 넘어오면 그 의미는 달라진다. 단식의 대명사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다. 영국에 맞설 때, 폭동을 진정시킬 때 단식을 했다. 그의 단식은 비폭력·무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식은 이렇듯 권력층이나 기득권층에 저항하거나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자 충격 요법으로 쓰인다. 천성산 도롱뇽을 살리려고 100일 동안 단식한 지율 스님,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유민 아빠의 단식 등은 우리 사회에 적잖은 반향을 불러왔다. 삭발 역시 노동자들의 파업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집회 현장에서 자주 목격된다. 밖으로는 저항, 안으로는 각오를 각각 다지기 위한 수단이다. 단식이든 삭발이든 사회적으로는 그 행위자의 진정성을 뿌리에 둔다. 이를 보는 사람들로부터 “오죽했으면”이라며 동질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이유다. 정치권도 단식과 삭발을 주요한 정치 행위로 쓰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비판하는 차원에서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삭발한 데 이어 지난 16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삭발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단식을 한 사례는 있어도 제1야당 대표가 ‘삭발 투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17일에는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삭발에 동참했다. 앞서 한국당 의원들은 올해 초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에 반발해 5시간 30분씩 ‘릴레이 단식’을 벌였다. 하지만 생명을 건 여느 단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치적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단식이나 삭발을 선택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다. 그러나 5시간짜리 단식과 릴레이 삭발이 국민에게 어떤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다. 정치력은 극단적 행위가 아닌 타협의 산물이다. 삭발과 단식의 가치가 더이상 땅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 shjang@seoul.co.kr
  • 삼성·LG ‘8K TV 화질’ 또 정면 충돌

    삼성·LG ‘8K TV 화질’ 또 정면 충돌

    삼성 선명도 ICDM 요건 충족 여부 쟁점 두 회사 비교 시연하며 경쟁사 품질 폄하 LG “삼성 기준 미흡… 4~6K 수준” 공세 삼성 “ICDM 측정 주파수 방식에 적합 LG 동영상 업로드·구동 문제” 새로 제기 상대 제품 비난 마케팅 소모적 비판도8K TV 품질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공방이 17일 재현됐다. 삼성의 8K TV 화질 선명도(CM) 품질이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요건을 충족했는지가 쟁점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가전 전시회 IFA에서 “삼성의 8K TV 선명도 측정 결과값이 12%로 ICDM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LG전자는 이날 다시 “삼성 8K TV는 8K라고 할 수 없는 4~6K 수준”이라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삼성은 ICDM의 측정 기준은 과거 아날로그 주파수 방식 TV에 적합할 뿐 픽셀수로 화질 품질을 정하는 최근의 디스플레이 품질 측정에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또 LG 8K TV에서 8K 동영상 콘텐츠가 로딩되지 않는 장면을 보여 주며, LG 제품이 다양한 8K 콘텐츠와 잘 호환되지 않는다고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두 회사는 비교 시연을 통해 경쟁사 TV 품질을 폄하했다. 오전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는 삼성 QLED 8K TV와 비교하는 LG OLED TV로 8K보다 한 단계 낮은 사양인 4K 제품을 제시했다. 삼성 TV를 부품별로 분해한 전시도 이뤄졌는데, LG전자 HE연구소장인 남호준 전무는 이 중 QLED TV에 들어가는 QD(퀀텀닷) 필름을 들고 “이 시트가 들어가면 TV를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비교는 극단적으로 이뤄졌다. LG는 우주 공간에 반짝이는 별 영상을 상영했는데, 뚜렷하게 별빛을 내뿜은 LG TV와 다르게 삼성 QLED 8K TV에선 마치 화면이 꺼진 것처럼 검은 화면이 이어졌다. LG 측은 “자발광인 OLED와 다르게 백라이트를 덧대야 하는 LCD TV라는 한계 때문에 QLED 8K TV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역으로 이날 오후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시연에선 LG 8K TV에서 유럽 인터넷동영상(OTT) 업체의 8K 동영상이 업로드되지 않거나 구동되지 않은 채 깨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다양한 동영상과의 호환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추정한 뒤 “8K 화질은 화질 선명도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볼륨 등 다른 광학적인 요소와 화질 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LG가 제시한 ICDM 기준을 삼성이 ‘아날로그 시대 기준’이라고 평가절하함에 따라 8K 품질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LG TV는 블랙 표현에, 삼성 TV는 자연색 표현에 강점을 지녔다는 식의 차별적인 강점을 드러내기보다 상대 제품을 비난하는 방식의 마케팅 경쟁이 소모적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언뜻 구별하기 어렵다고 18K 금을 24K 순금으로 속일 수 없듯 8K 화질 기준 충족 여부는 소비자의 알권리에 해당한다”라고, 삼성 측은 “소비자는 종합적으로 화질을 체감하며, 상반기 소비자들은 (판매 1위인) 삼성을 선택했다”고 각각 응수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靑 “외교부·안보실 갈등 크지 않다”… 불화설 진화

    청와대는 17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쟁을 벌인 사실과 관련해 “외교부와 청와대 안보실 사이에 충돌이나 갈등이 심하지 않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앞서 전날 강 장관은 국회에서 ‘김 차장과 다툰 적이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해 외교안보라인 내 갈등설이 불거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언쟁이 청와대가 외교부와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강경화 패싱과도 연관이 있느냐’는 물음에 “일을 하다 보면 조금씩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보도에서 나오듯 의견이 달라 같이 일할 수 없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사를 보면서 너무 확대해석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지금도 외교부와 안보실 사이에 협의와 논의가 굉장히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안보실과 외교부의 갈등이나 현안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캐릭터’에서 비롯된 문제 같다”며 “직설적 표현이 튀어나오면서 언성이 높아졌던 것 같은데 그 이후 갈등이 있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경심 옥죄는 자본시장법·공직자윤리법… 펀드 운용 관여가 핵심

    정경심 옥죄는 자본시장법·공직자윤리법… 펀드 운용 관여가 핵심

    사모펀드 의혹의 ‘키맨’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를 구속한 검찰의 다음 수사 대상은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다. 정 교수는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 자본시장법이나 공직자윤리법 위반이 추가될 수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구속된 조씨는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허위공시) 등 혐의를 받는다.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을 무자본 인수하고, 허위공시해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가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더블유에프엠을 인수하면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내면서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적었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검찰이 조씨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살펴보고 있다는 의미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씨의 불법 행위를 얼마나 알고 개입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가 운용사의 업무에 관여·개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그러나 정 교수가 설령 코링크PE의 업무에 관여했다고 해도 처벌 조항은 없다.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는 “자본시장법에 사모펀드 운용사와 대표를 처벌하는 조항만 있을 뿐 투자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검찰은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됐다´는 이유로 구속된 조씨와 정 교수의 공모관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 설립 당시인 2016년 2월 종잣돈을 댔고, 설립과 운영에 관여했다는 진술과 물증을 확보한 상태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운영과 투자를 사실상 주도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뿐만 아니라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에게도 적용된다. 검찰이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정 교수를 수사한다면 조 장관도 수사 범위 안에 들어온다. 공직자윤리법 24조는 공개대상자가 주식을 백지신탁하지 않는 경우, 28조는 공개대상자나 이해관계자가 신탁재산의 관리·운용·처분에 관여한 경우 처벌하는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식을 백지신탁하고, 계약이 체결된 뒤 일체 관여하지 말라는 취지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공직자윤리법은 주식 문제에 국한된 만큼 사모펀드 의혹은 해당 사항이 아니라는 견해가 있다. 허남욱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이해충돌방지 의무는 있지만 적극적 조항이 없어 처벌하기 어렵다”며 “설령 투자한 이후에 문제를 알았다고 해도 범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정 교수가 투자사와 펀드 운용을 주도했다면 직접 투자로 봐야 한다”며 “백지신탁 규정을 어긴 만큼 24조나 28조 위반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보험금 노리고 아내 바다에 수장한 남편 무기징역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바다에 수장한 비정한 남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정아)는 17일 승용차를 선착장에서 바다에 추락시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박모(50)씨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보험금 수령의 도구로 사용하고, 부인을 차가운 겨울 바다에 빠뜨려 익사하게 한 점 등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0시쯤 여수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추락 방지용 난간에 자신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아내 김모(47)씨를 승용차와 함께 바다에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다. 박씨는 승용차가 충돌하자 자신은 운전석에서 내린 뒤 조수석에 있던 아내를 놔둔 채 차를 바다에 빠트리게 했다. 박씨는 김씨와 교제하던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 보험 5개를 잇따라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사건 발생 20일 전에 혼인신고를 한 뒤 수익자를 모두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 보험금은 모두 17억 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승용차가 바다에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박씨가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가 순간적으로 바다로 추락해 아내를 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숨진 김씨 명의로 6개의 보험이 가입된 것을 수상히 여기고 수사를 벌여 범행을 밝혀냈다. 앞서 검찰은 박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지구를 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미스터리 ‘사하라의 눈’

    [지구를 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미스터리 ‘사하라의 눈’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서쪽에는 아직 인류의 지식으로 풀지못한 미스터리한 지형 구조가 있다. 눈처럼 동그란 지형 때문에 '지구의 눈' 혹은 '사하라의 눈'으로도 불리는 이곳의 정식명칭은 리차트 구조(Richat structure). 지름이 50㎞에 달할 만큼 커다란 리차트 구조는 우주에서나 전체 모습이 확인 가능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닉 헤이그는 리차트 구조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우리 머리 위 400㎞ 상공을 지나가는 ISS에서 촬영된 이 사진은 전체적인 리차트 구조의 특징적인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헤이그는 "바라보는 위치가 차이를 만든다. 우주에서는 '사하라의 눈'의 지질학적 특징이 쉽게 관측된다"고 밝혔다.실제 리차트 구조는 지상에서는 볼 수 없으나 인공위성이나 ISS에서는 쉽게 관측된다. 이 때문에 우주비행사에게 리차트 구조는 사하라 사막의 랜드마크로 통한다. 다만 이처럼 신기한 지형을 가진 리차트 구조는 아직도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과거 학자들은 운석 충돌설을 제기했으나 중심부가 평평하다는 점, 또 화산 분화구설 역시 화산암이 발견되지 않아 학설로서의 힘을 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비방인가 알권리인가…LG, 삼성TV 분해 시연 “8K 화질 못 미쳐”

    비방인가 알권리인가…LG, 삼성TV 분해 시연 “8K 화질 못 미쳐”

    LG “삼성 QLED 선명도 90%→12%”삼성 “화질선명도, 8K 결정적 요소 아냐”“LG 8K TV에서 영상, 사진 깨져” 역공고화질 TV 기술을 두고 오랫동안 신경전을 벌이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급기야 정면 충돌했다. LG전자는 17일 취재진 앞에서 삼성전자 QLED 8K TV를 뜯어 시연하면서 자사 OLED TV에 비해 해상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노골적으로 비방했다. 대응을 자제하던 삼성전자도 이날 긴급 반박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가전시장의 양대 라이벌이 자존심을 건 승부에 나섰다. 삼성전자를 정조준한 LG전자는 소비자 알권리를 문제 제기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노골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LG전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올해 나온 삼성 QLED 8K TV와 LG OLED 4K TV를 나란히 놓고 화질을 비교했다.특히 밤하늘에 별빛이 반짝이는 영상을 틀고는 삼성 TV는 “백라이트의 한계로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LG 측은 삼성의 8K TV의 화질 선명도(CM)가 지난해 90%에서 올해 12%로 급격히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남호준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연구소장(전무)은 “삼성 패널의 시야각이 LG보다 좋지 않아 시장에서 꾸준히 이슈가 됐다”며 “삼성이 올해 시야각이 개선된 제품을 내놓기 위해 보완하면서 부작용으로 화질 선명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시야각은 TV를 정면이 아닌 양옆에서 보더라도 화면 밝기나 색깔이 왜곡되지 않는지 보는 화질 평가 기준이다.LG전자는 삼성 TV를 분해해 나온 부품도 전시했다. QLED TV가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TV가 아니라 퀀텀닷(QD) 필름을 추가한 LCD TV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남 전무는 분해된 퀀텀닷 필름을 들고는 “이 시트가 들어가면 TV를 비싸게 구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LG는 이번 설명회를 연 목적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한 정당한 경쟁체제 확립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LG 측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화질 선명도(CM)가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 잣대는 아니라는 것이 삼성 측 주장이다.선명도는 1927년 발표된 개념이어서 초고해상도 컬러디스플레이 평가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삼성은 QLED 8K TV는 국제표준기구(ISO) 해상도 기준을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되려 LG 8K 올레드TV의 단점을 시연을 통해 지적했다. LG TV에 8K 이미지 파일과 8K 동영상을 띄운 뒤 글씨가 뭉개지거나 화면이 깨지는 장면을 부각했다. 두 회사가 서로 흠집내기에 나선 것은 글로벌 TV 시장 패권을 장악하려면 8K 주도권 선점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그러나 일각에선 중국과 일본 업체의 맹추격을 받는 LG와 삼성이 상호비방에 나선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경찰 “‘음주운전’ 장제원 아들 휴대전화 분석 중…필요하면 재조사”

    경찰 “‘음주운전’ 장제원 아들 휴대전화 분석 중…필요하면 재조사”

    래퍼이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인 장용준(19)씨의 음주운전 등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장씨의 휴대전화를 분석 중이며 필요하면 다시 불러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의 이용표 청장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건 발생 당시) 블랙박스나 (사건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이 끝난 뒤 필요하면 (장씨를) 얼마든지 추가로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장씨, 장씨 대신 음주운전을 했다고 주장한 A(27)씨, 그리고 음주운전 사고 발생 당시 장씨 차에 타고 있던 동승자 등 3명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통해 확보하고 분석 중이다. 이용표 청장은 “장씨 등 관련자 3명(장씨, A씨, 동승자)을 모두 형사입건하고 1차 조사를 마쳤다. 이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세 사람의) 휴대전화를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씨로부터 제출받은 블랙박스와 휴대전화 통화기록의 편집 여부에 관한 질문에는 “전체 영상인지 판단하려면 잘린 부분이나 흔적이 있는지 발견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단언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장씨는 지난 7일 새벽 2~3시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를 받고 있다. 당시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장씨는 다치지 않았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는 다쳤다. 경찰은 장씨 대신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주장을 한 A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지난 9일 밤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장씨는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의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현재 음주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뿐만 아니라 범인도피교사, 과속운전, 사고 후 미조치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지난 10일 동승자를 불러 조사했다. 동승자는 장씨의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형법 위반)를 받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음주운전 방조죄를 명시한 규정은 없다. 대신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은 종범으로 처벌한다’는 형법 조항을 적용한다. 운전자의 음주운전이 예상되는데도 차 열쇠를 주고 간다거나 태워달라는 식으로 음주운전을 부추겨 동승한 경우 등이 음주운전 방조 행위에 해당한다. 최근 장제원 의원은 아들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악의적 여론 조성을 위해 수사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무차별 유출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청장은 “경찰은 공보준칙(경찰수사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방세 늘리면 지역 간 격차도 커져… 자기모순에 빠진 재정분권

    지방세 늘리면 지역 간 격차도 커져… 자기모순에 빠진 재정분권

    재정분권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정책에 대한 찬반을 떠나 분권의 필요성 자체는 이견이 거의 없다. 하지만 ‘어떤 분권인가’라는 디테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저마다 주장하는 분권의 목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의 관계 등에서 통일된 의견을 찾기 힘들다. 이 같은 혼선은 왜 발생할까.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을 구분하지 못하고, 재정분권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 보고, 선진국일수록 재정분권을 더 이루고 있다고 오도하는 3차원의 ‘인식 혼란’을 핵심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재정분권과 격차의 상관관계 적극적 재정분권론자인 A교수는 “궁극적으로 모든 재정 관련 권한을 지방정부에 넘겨야 한다”는 소신을 펴고 있다. 그가 보기에 “재정이 부족하거나 넘치는 불균형”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균형발전은 물론 지역 간 격차 해소에 정부가 나서는 것조차 재정분권의 원칙을 훼손하는 나쁜 정책이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재정분권론은 작동할 수 없다. 하지만 A교수가 지적하듯이 중앙정부의 재정과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과 열악한 지방을 돕는 게 별개의 문제라는 건 사실이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재정분권은 지방 간 격차를 감수하거나 심지어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은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 초점을 맞춘다. 지방재정 규모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대체로 지방세 비중을 높여 지자체가 자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방소비세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아니다. 지방세를 가장 많이 걷을 수 있는 지자체는 곧 재정력이 가장 좋은 서울·경기다. 지방세 확대를 요구했던 비수도권 지자체는 이제 지역 간 격차 문제 해결도 요구한다. 정부는 서울·경기·인천에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출연하도록 하는 등 ‘균형장치를 마련’하는 걸로 보완했다. 결국 재정분권은 ‘중앙의 재정을 지방에 넘기라’는, 정부의 힘을 빼라는 요구와 ‘중앙이 나서서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라’는, 정부의 힘에 기대는 요구가 함께 등장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이에 대해 윤영진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명예교수는 “재정분권은 단순히 지자체에 돈을 더 주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 상호 모순된 목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의 관계 설정이 혼란스럽다. 당장 ‘국정개혁 5개년 계획’만 하더라도 ‘국세·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대4 수준까지 개선’한다는 목표와 ‘지자체 간 재정 격차 완화 및 균형발전 추진’이 나란히 등장한다. 지방세 비중을 늘리면 지역 간 격차가 더 벌어지는 건 무시하고 마치 상호보완 관계인 것처럼 기술했다. 심지어 정책의 대상인 ‘지방’의 개념조차 혼란스럽다. 지방에는 지방자치나 지방선거처럼 중앙정부와 대칭되는 수직적인 의미의 지방, 지방도시나 지방이전처럼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을 가리키는 수평적 의미의 지방 등 두 가지 서로 다른 범주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편의에 따라 지방이 비수도권이 되기도 하고 전체 지방이 되기도 한다.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배분해야 한다’고 할 때 지방은 수도권을 포괄하는 반면 ‘지방재정이 열악하다’고 할 때는 비수도권만 가리키는 게 대표적이다. ●‘분권=민주화’는 근거 없는 신앙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의 뿌리는 1980년대 민주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랜 권위주의에 대한 반감은 중앙집권주의를 문제의 근원으로 비판하는 ‘(중앙)집권은 나쁜 것, (지방)분권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거기다 지방자치제도 실시와 활발해진 풀뿌리운동, 지역 간 격차 문제는 지방분권과 민주화를 동일시하는 경향마저 낳았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지방분권 3대 특별법(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에서 보듯 지방분권을 정책이 만들 수 있는 ‘선의 대명사’로 간주했다. 최장집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2001년 논문에서 이런 경향을 ‘운동으로서의 분권’ 개념으로 정리하면서 “분권화야말로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열쇠가 된다고 간주하는 단순 도식화의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입장을 계승한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보기에 현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은 ‘잘못된 진단’에 따른 ‘엉뚱한 처방’과 다름없다. 그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라는 선언이야말로 재정분권이 얼마나 철학 없이 진행되는지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재정분권 정책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분권이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접근법이다.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기획위원은 “무조건 좋은 것, 가야 할 길로 보기 이전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그만한 역량과 책임성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면서 “재정분권이 시민분권을 강화한다는 기대가 없다면 분권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결국 핵심은 지방자치다. 재정분권은 지방자치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면서 “재정분권이 없다고 지방자치가 안 된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인식의 혼란이 정책 혼선으로 이어져 재정분권이 ‘선한 정책’의 대명사가 되면서 해외 사례나 중장기적인 시대 변화를 외면하게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재정분권 정책의 근거로 자주 거론되는 ‘선진국일수록 재정분권 수준이 높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게 대표적이다. 일본이 도입한 고향납세제도를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고향사랑기부제란 이름으로 도입하는 것 역시 이런 경향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지방세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것 자체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총조세 대비 지방세 비중 평균은 20.2%로, 한국(23.7%)보다도 낮다. 연방제가 아닌 단일형 국가 평균은 15.7%다. 지방자치 역사가 오래됐다고 지방세 비중이 높은 것도 아니다. 이탈리아는 21.7%, 노르웨이는 16.2%, 영국은 6.0%, 네덜란드는 5.9%, 심지어 체코는 2.0%였다. 연방제 국가라도 독일(52.0%), 미국(43.3%)과 달리 호주는 20.7%뿐이다. 한국의 재정분권 수준이 낮다는 근거로 거론하는 ‘재정자립도’는 정반대 의미에서 상황을 호도한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 일반회계 중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2019년 기준 재정자립도는 51.4%다. 하지만 재정자립도는 OECD 공식지표에는 없는,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지표다. 이에 비해 OECD와 비교가 가능한 지표를 보면 한국은 세입분권지수(일반정부세입 대비 지방정부자체세입)는 OECD보다 2.3% 포인트 낮은 17.0%, 세출분권지수(일반정부세출 대비 지방정부세출)는 10% 포인트 높은 42.9%다. 정작 재정분권이 지방세 확대로만 치우치게 되면서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인구감소 문제가 외면받는다.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을 지낸 D교수는 정부의 재정분권 정책이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심각한 지역 간 격차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방세 확대는 지역 간 형평성과 충돌한다. 현 시점에서 굳이 지방세 확대를 하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방분권은 가뜩이나 인구감소와 격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한 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분권은 그 자체로 진보적 정책도 아니고 보수적 정책도 아니다. 재정분권 옹호론과 비판론 역시 진보 성향과 보수 성향이 혼재돼 있다. 각자 구상하는 재정분권의 목표와 방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분권 방향이 문재인 정부 스스로 내세웠던 ‘총론’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는 대목에선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재정분권과 지방자치, 균형발전을 뭉뚱그려 버리는 ‘인식의 혼란’, 목표와 수단에 대한 제대로 된 토론 부재”를 비판하며 이를 ‘분권지상주의’라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4월 文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때 언쟁 金, 외교부 직원에 문건 작성 문제로 호통 康 “소리치지 말라” 항의 후 영어로 싸워 金,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 7월 비건 방한 때 靑 아닌 외교부서 회동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언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 소문으로 돌던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에 대해 강 장관이 일부 인정하는 발언을 한 셈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 차장과 4월에 대통령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다 혼냈고, 두 분은 싸우다가 나중에 영어로 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묻자 강 장관은 부인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현직 장관이 정부 내 불화설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외교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강 장관과 김 차장이 문 대통령의 중앙아 3개국 순방 당시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을 두고 충돌했다. 김 차장은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에 대해 맞춤법 등을 문제 삼으며 외교부 직원을 불러 큰 소리로 질책했고, 이에 옆에 있던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항의하면서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다. 말싸움이 본격화하자 두 사람 중 한 명이 “영어로 하자”고 했고, 이에 영어가 능통한 두 사람은 영어로 격한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은 김 차장이 지난 2월 청와대에 입성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불화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는 소문이 엇갈린다. 김 차장이 강 장관을 ‘패싱’하고 외교부 직원을 청와대로 호출해 직접 보고를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강 장관이 발끈했다는 얘기가 있는 반면 외교부에서 국가안보실로 올라오는 보고서에 오타와 비문(非文)이 난무하고 언론에 이미 나온 정보 아닌 정보가 담겨 있어 김 차장이 외교부 공무원들의 무성의에 대해 반감을 품게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외교 소식통은 “강 장관 부임 이후 재외 공관장의 갑질과 성비위가 끊이지 않은 데다 청와대나 국회로 가는 외교부 보고서가 너무 무성의하게 작성돼 있어 강 장관이 외교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청와대와 여당 내에 팽배하다”며 “일 욕심이 많은 김 차장이 참지 못하고 외교관들을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기에 김 차장의 차기 외교부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됐다. 김 차장이 지난 7월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지난달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청와대가 아닌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것을 놓고 차기 장관 부임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정 의원은 “김 차장은 정무적 외교전문가가 아니고 변호사 출신의 통상전문가인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리스키(위험스러운)한 인물이고 노멀(정상적)하지 않다”며 “외교부 직원 사이에서 강 장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후임 장관으로 김 차장이 올까 봐 그런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에 강 장관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웃었다. 정 의원이 “(김 차장은) 국가 이익을 수호해야 할 고위공직자로서 자격 있는 인물인지 매우 의문시된다”고 비판하자 강 장관은 “동료 고위공직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 그렇다”고 답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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