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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음 나르는 황새, 어둠 밝히는 팔색조…고찰에 안긴 예술, 솔숲에 깃든 기백

    웃음 나르는 황새, 어둠 밝히는 팔색조…고찰에 안긴 예술, 솔숲에 깃든 기백

    충남 예산군이 들썩입니다.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4월 초 개통한 예당호 출렁다리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저수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가 놓였습니다. 다리 길이는 402m, 얼마 전까지 호수에 설치된 국내 최장 출렁다리였던 충남 청양군의 천장호 출렁다리(207m)보다 2배쯤 길지요. 다리는 걸어서만 건널 수 있는 보행교로 처음부터 끝까지 걸으면 꼬박 8분이나 걸립니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그 말인즉 저수지에 피어오르는 아침 물안개를 감상하거나, 초여름 햇빛을 온몸에 스미게 하거나, LED 조명이 반짝이는 다리에서 저녁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넘이 후의 출렁다리는 특히 감탄을 자아냅니다. 다리에 색색의 조명이 들어오고 조명의 반영이 예당호를 빛으로 채웁니다. 무지갯빛 예당호 출렁다리를 걸으며 청청한 여름으로 들어갑니다.예산에 여행할 장소가 하나 더 늘었다. 지난 4월 6일 개통한 길이 402m, 주탑 높이 64m의 예당호 출렁다리가 그것. 예당호 출렁다리는 ‘호수에 설치된 가장 길고 높은 주탑 출렁다리’로 한국기록원(KRI)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5월 26일 기준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예산의 랜드마크로 우뚝 섰다. 예당호 출렁다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예당호부터 짚고 넘어가자. 예당호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릴 만큼 큰 저수지다. 예당호를 보고 “여기가 바다야?”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정도. 둘레가 40㎞, 마라톤 풀코스 거리에 육박하고 면적은 약 10㎢, 서울 여의도의 3배가 넘는다. 50여년 전에 예산과 당진을 걸친 평야에 물을 대고자 조성된 저수지는 오늘날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예당호 출렁다리 앞에 선다. 숨을 훅, 들이쉰다. 오른발을 디디니 평지와 다름없는 듯하다. 왼발을 내려놓으니 기우뚱, 몸이 왼쪽으로 쏠린다. 다시 오른발을 디디면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흔들리는 다리에 맞춰 발에 리듬이 실린다. 폴짝폴짝 뛰며 다리의 성능을 시험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현수교다. 64m 높이의 주탑에서 주케이블을 늘어뜨렸고, 주케이블에서 384개의 행어가 내리뻗었다. 발을 디디면 출렁다리는 흔들리고 다리는 후들거린다. 그렇다고 안전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리는 초속 35m 강풍과 진도 7의 강진에도 끄떡없고, 몸무게 70㎏의 성인 315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리 상판 양옆은 나무 데크, 가운데는 촘촘한 철판이라 아래가 훤히 보이지 않는다. 담력이 약한 사람도 아찔함을 즐기며 건널 만하다. 다리는 예당국민관광지와 예당호 북쪽을 잇는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온 신경을 발에 집중하기도 잠시, 시선은 점점 발끝에서 먼 곳으로 나아간다. 주탑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예당호는 서정적인 풍경을 그린다. 나무의 초록빛 그림자가 수면에서 춤을 추고 바다 같은 저수지에 햇살이 내려앉는다. 예당호 북서쪽의 수상좌대, 출렁다리 북쪽 끝과 맞닿은 수변 산책로 역시 온화하기 그지없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걷는 재미만큼 바라보는 운치도 있다. 멀찌감치 떨어져 본 출렁다리는 새하얀 황새가 날개를 펴고 착지하는 듯한 모양새다. 다리는 예산의 군조(郡鳥)인 황새를 형상화했다. 주탑은 황새의 몸과 머리를, 주케이블은 날개를 나타낸단다. 조망 포인트는 문화광장 벽천수로를 마주한 채 오른쪽 나무 데크를 오르면 나타나는 언덕. 소나무 군락 사이에 새하얀 다리가 들어차 구도가 그럴싸하다. 예당호 출렁다리의 밤은 낮보다 휘황하다. 일몰 후부터 밤 10시까지 다리 상판에 색색의 LED 조명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늘이 시퍼런 청빛으로 물드는 순간을 신호 삼아 붉은색, 파란색, 보라색,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무지갯빛 조명이 다리를 수놓는다. 사람들은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에 바쁘다. 밤의 조망 포인트는 낮과 다르다. 문화광장 전망데크에 서면 기다란 다리를 비교적 적은 왜곡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다리 조명이 예당호에 데칼코마니 무늬를 그린다. 불빛이 번져나가는 수면은 이글거리는 태양 같기도, 번쩍이는 네온사인 같기도 하다. 예당호 출렁다리가 그린 빛의 그림 위로 예당호의 밤이 깊어간다. 예당호 출렁다리는 관광지의 기능에 충실하다. 물자 대신 사람들의 웃음을 나른다는 이야기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다리의 길이만큼 말을 할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다리, 때 이른 더위, 자신의 일상, 대화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다리의 끝에 닿을 때까지 옆 사람과 말을 섞는다.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예당호 풍경에 무시로 감탄한다. 무서움을 떨치려 손을 맞잡고 휴대폰으로 서로를 담는다. 예당호 출렁다리를 찾은 사람들은 다리가 세워진 이유를 증명한다. 옆 사람과 눈 맞추고 손잡을 시간, 우리에게는 이런 시간이 좀더 많이 필요하다고 일러준다. 다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은유한다. 402m의 길이만큼 우리는 좀더 가까워지리라.●간결한 아름다움… 700년 고찰 수덕사 수덕사는 예산10경 중 제1경에 해당하는 고찰이다. 백제 시대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고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에 지었다. 고려 시대의 목조 건물 양식이 잘 드러난다고 하여 국보 제49호로 지정됐다. 대웅전은 간결함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일러준다. 앞면 3칸, 옆면 4칸 크기의 대웅전은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은 채 나무의 오랜 색만 남았다. 대웅전을 감상하기에 적절한 위치는 앞보다 옆이다.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 양식, 가운데가 볼록한 배흘림기둥이 옆에서 보아야 더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맞배지붕과 주심포 양식이 빚은 간결미, 700여년 세월에 빛바랜 배흘림기둥이 시간이 깊어질수록 아름다운 것의 모습을 보여 준다. 수덕사에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흐른다. 수덕사에 딸린 비구니 스님의 도량, 환희대에 머무른 김일엽 스님, 만공 스님에게 스님이 되길 거절당한 신여성 나혜석, ‘문자 추상’(문자를 형상화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대표되는 예술세계를 구축한 고암 이응노 화백 등이다. 일주문 근처의 초가집은 수덕여관, 이 화백의 부인이 운영하며 화백이 프랑스에 가기 전까지 수덕사 풍경을 화폭에 옮겼던 곳이다. 수덕여관 옆은 이응노를 비롯해 오늘날 예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선미술관이다.●윤봉길 의사의 기개가 어린 충의사 “대한 독립 만세!”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 상하이 점령을 축하하는 일본군 사이에서 폭탄이 터진다. 폭탄을 던진 이는 예산 청년, 윤봉길이었다. 윤봉길 의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예산군 덕산면, 지금의 충의사 일대다. 충의사는 윤봉길 의사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윤 의사는 독립운동을 위해 상하이로 건너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농민독본’을 편저해 농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문맹 퇴치와 농민운동에 힘썼다.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려면 농민들의 무지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충의사에는 사람들이 잘 찾지 않지만 풍경이 근사한 곳이 있다. 윤봉길 의사의 부인인 배용순 여사의 묘소다. 충의사 홍살문을 마주한 채 왼쪽으로 걸어가면 아담한 연못을 지나 묘소로 가는 산책로가 나온다. 묘소 일대가 울울한 솔숲이라 잠시나마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윤봉길의사기념관은 의사의 일대기를 유품, 사진, 디오라마 등으로 전시한다. 의사의 유품 50여점이 가장 큰 볼거리다. 맏아들에게 남긴 편지, 4·29 의거 전 김구 선생과 정표로 맞바꾼 회중시계, 의사의 피땀이 묻은 손수건, 물통 폭탄과 도시락 폭탄 복제품 등에 독립을 향한 의사의 절절한 의지가 묻어난다.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아라.” 4·29 의거 이틀 전, 두 아들 모순과 담에게 남긴 유시 중 일부다. 의사의 바람대로 충의사에는 입구 양옆부터 태극기가 나부낀다. 개인의 안위 대신 나라를 구하는 것을 택한 의로운 청춘의 이야기가 예산에 있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비봉교차로,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분기점을 거쳐 예산수덕사IC교차로에서 ‘보령, 홍성’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평촌삼거리에서 ‘예산, 예당국민관광지’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예당관광로를 1.7㎞가량 따라가면 예당호 출렁다리다. 예당국민관광지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맛집 : 예당저수지 주변에 예산 별미인 어죽과 붕어찜 음식점이 많다. 예당저수지 동쪽의 대흥식당(335-6034)은 어죽 맛집이다. 별미식당(337-6363)은 수덕사 앞의 산채정식 전문점이다. 산채더덕정식, 산채비빔밥 등 산나물 위주의 건강한 한 상을 차린다. 신창집(338-2357)은 삽교 거리의 10여개 곱창집 가운데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돼지곱창 전문점이다. →잘 곳 : 리솜스파캐슬(330-8000)은 덕산 온천수가 공급되는 스파리조트이다. 400여개 객실에 대규모 스파 시설을 갖췄다. M펜션(331-3123)은 예당저수지에서 도보 5분 거리다. 객실 통유리 창으로 예당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와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 한국 발레리나의 닮고 싶은 무용수 1위 누네즈 방한…발레 갈라 무대 오른다

    한국 발레리나의 닮고 싶은 무용수 1위 누네즈 방한…발레 갈라 무대 오른다

    국립발레단 퇴단 앞둔 김지영도 이재우와 ‘스파르타쿠스’ 선보여영국 로열발레단을 대표하는 발레리나 마리아넬라 누네즈가 발레 갈라 무대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누네즈는 오는 7월 13~1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발레 오브 서머 나이트’ 무대에서 ‘백조의 호수’와 ‘라 바야데르’ 등 주요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기완·홍향기 경쟁 발레단원 공연 아르헨티나 출신의 누네즈는 로열발레학교를 거쳐 1998~99년 시즌 로열발레단에 정식 입단한 후 20년간 전 세계 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선보여 온 무용수다. 우리나라 발레리나들에게도 ‘닮고 싶은 무용수’ 1순위로 꼽히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의 입단 20주년을 기념해 로열발레단이 지난해 2월 마련한 공연에서는 커튼콜 때 객석의 팬들이 그를 향해 던지는 꽃으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그가 쿠바 출신의 전설적인 무용수 카를로스 아코스타와 로열발레단에서 함께 한 작품들은 발레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아코스타와 누네즈가 함께 타이틀롤을 맡은 ‘돈키호테’와 ‘고집쟁이 딸’ 등은 영상물로도 제작돼 더욱 유명하다. 누네즈가 이번 내한에서 함께 무대에 설 파트너는 같은 발레단 소속 바딤 문타기로프다. 그는 2013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2013년과 2019년 최고 남성무용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발레 오브 서머 나이트’에서는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로 부임하며 국립발레단을 퇴단하는 발레리나 김지영이 프리랜서로 처음 무대에 오른다. 그는 국립발레단에서 환상의 호흡을 맞춰 온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 등을 선보인다. ‘아다지오’는 스파르타쿠스와 부인 프리기아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2인무로 묘사한다. 이 밖에 김지영의 ‘빈사의 백조’ 독무 무대도 예정돼 있다. 김지영의 국립발레단 마지막 무대인 6월 23일 ‘지젤’ 공연은 이미 매진돼 그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관객들은 이번 무대를 통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김기완과 홍향기가 함께 춤을 추는 흔치 않는 무대도 예정돼 있다. 경쟁 관계인 두 단체 무용수들이 같은 작품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들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인 ‘심청’ 가운데 ‘문라이트 파드되’(달빛 2인무)를 선보인다. ●한서혜·이수빈 등 해외파도 무대에 이 밖에 미국 보스턴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한서혜와 이수빈,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예브게니아 오브라초바와 아르테미 벨리야코프 등 해외무대에서 활약하는 무용수들의 무대도 예정돼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평균 자산 800만불 성공스토리” 美 유명 잡지 BTS 집중 조명

    “평균 자산 800만불 성공스토리” 美 유명 잡지 BTS 집중 조명

    미국 유명 잡지 '세븐틴'이 방탄소년단(BTS) 멤버들 각자의 성공스토리와 그간 벌어들인 수익을 공개했다. 세븐틴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정국을 시작으로 24일 RM과 지민, 25일 뷔, 29일 슈가, 30일 제이홉과 진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세븐틴은 각자 노래와 랩은 물론 춤과 작사 및 작곡, 프로듀싱에까지 능한 방탄소년단이 그룹 부문과 솔로 활동 모두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전례 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유명인사의 자산 공개 사이트 셀러브리티넷워스(Celebrity Net Worth)를 인용한 세븐틴은 정국과 RM, 지민 모두 각각 800만 달러(약 95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뷔 역시 비슷한 수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책 판매 수익을 합하면 자산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아티스트 앨범의 프로듀싱과 솔로 앨범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슈가도 8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슈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약 70여곡이 등록돼 있어 저작권 수입 규모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3억 원대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진 역시 800만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멤버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제이홉으로 순자산은 1200만 달러(약 143억 원)으로 추정된다. 제이홉은 최근 솔로곡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세븐틴은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 발매 후 월드투어 중인 만큼 음반 판매 수익과 콘서트 수익, 각종 굿즈 판매 수익 등을 합하면 멤버들의 자산을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또 다이어트

    [유세미의 인생수업] 또 다이어트

    또 다이어트다. 늘 실패하면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국가대표급 아이템이라고나 할까. 꽃무늬라도 몇 개 있는 봄옷 꺼내기 무섭게 벌써 반팔 차림인 걸 보면 이미 여름이다. 찰나 같던 봄은 실종되고 맥락 없는 다이어트 전쟁이 또 시작됐다. 하기야 365일 다이어트이긴 한데 이 계절이 되면 좀더 과열 양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으려나. 애정씨는 요즘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고3 입시 뒷바라지가 어디 쉽겠는가. 그녀의 외동딸은 연극영화과가 목표다. 춤을 추고 연기를 배운다. 조상 중에 그런 이가 없음에도 놀라운 춤 솜씨에 연기는 물론 개그 본능까지 타고났다. 엄마 입장에선 예쁘장한 얼굴이 어떤 영화에 들이밀어도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 문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빠지지 않는 살이다. 원인이 없는 건 아니다. 평생 다이어트를 가훈으로 삼은 남편과 그녀는 태생이 포동족이다. 물만 마셔도 살찌는 비극적인 유전자를 딸에게 물려준 듯해 늘 미안한 마음이다. 딸아이는 하루가 멀다 하고 분통을 터뜨린다. 양배추와 토마토로 연명하며 운동을 하건만 체중은 꿈쩍도 안 한다. 솔직히 말해 아주 풀만 먹는 것은 아니다. 딸아이는 매일 방울토마토 몇 알로 버티다 한 번씩 무너져 내린다. 돌도 삼킬 나이에 당연하지 않은가. 순댓국을 국물 한 방울 남김 없이 원샷하거나 멀리 홍대 앞까지 가서 그 맵고 짠 곱창볶음을 정신없이 먹고 오기도 한다. 그러고는 곧 후회와 절망감에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그것조차 남편을 닮았다. 남편은 다이어트에 늘 실패한다. 눈물겨운 것은 술은 마시고 싶은데,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으로 양배추를 안주로 썰어 달란다. 퇴근 후 막걸리에 양배추를 혼자 먹는 남편은 거의 코미디의 한 장면이다. “코끼리도 풀만 먹어. 그래도 400㎏이야. 당신 양배추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냐?” 그녀의 잔소리에 빈정 상한 남편은 젓가락을 놓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돼지고기 잔뜩 든 김치찌개를 데운다. 본격적으로 먹어 버린다. 그리고 후회하는 악순환. 딸아이와 똑같다. 다시 심기일전해 비장해진 딸. 대학 가면 돼지갈비 무한리필 집에 가는 게 눈물겨운 소원이다. 남편도 안쓰럽기는 마찬가지. 그의 회사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직원 포상 제도가 있다. 회사 대표가 살찐 사람은 자기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비논리의 소유자. 그래서 남편은 끼니마다 전전긍긍이다. 오너의 훌륭한 뜻을 역행하는 한심한 인물로 보일까 봐서다. 맛있는 냄새에 배고픔을 참지 못할까 봐 애정씨가 아예 저녁에 음식을 하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한다. 얘기를 듣던 그녀의 친구는 한술 더 뜬다. “그게 무슨 별일이라고. 얘, 요즘 저녁 같이 먹는 집이 어디 있어? 다들 오죽 바쁘니? 잠만 자고 뛰쳐나가는 게 집이야.” 계속되는 야근에 당연히 저녁은 밖에서 먹는 가장, 학교에서 학원으로 한밤중까지 헤매는 아이들은 분식집에서 저녁을 때운다. 다들 바빠서 아무도 마주 앉아 밥 먹지 않는 식구들. 그래서 대한민국은 너나 할 것 없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저녁 밥상이 실종 상태다. 그러나 함께 밥 먹지 않으면 몸이 아니라 사랑이 빼빼 마를지도 모른다. 서로 눈 마주치고 웃고 행복해지는데 밥상만 한 것이 없다. 애정씨는 오늘 저녁 푸성귀라도 놓고 세 식구 모여 먹자 다짐한다. 오이 당근 토마토가 전부다. 토끼 가족처럼 보일지라도 어쨌거나 사랑은 포동하게 살찌워야 하니까. 행복한 인생은 사실 요란스럽거나 대단한 조건이 붙지 않는다. 어쩌면 따끈한 저녁밥과 사랑하는 가족들이 전부일지 모른다. 또 다이어트의 계절. 사랑만은 다이어트하지 말길.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호모 뮤지시언시스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호모 뮤지시언시스

    음악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한다. 차분한 노래를 들으면 생각을 하게 되고, 흥겨운 노래를 들으면 춤을 추게 된다. 음악은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감성적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인데 이런 정서적 유대감은 인류가 사회적인 동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간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왜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즐기는가? 음악은 생물학적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인간다움을 보여 주는 인류 진화의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다. 말하는 능력, 즉 언어는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우리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이다. 그래서 언어의 기원은 음악의 기원과도 연결된다. 노래를 부르려면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말하고 도구를 만드는 인간이 바로 노래하고 음악 하는 인간인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정교한 정보 교환을 위한 소리의 다양화는 생존능력 향상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생사와 관련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자기들만의 언어로 공유하는 집단이 바로 공동체다. 정확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톤이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높낮이가 다른 소리를 내는 능력을 보다 정교화하는 과정은 인간의 언어가 발달하는 과정과 다름없다. 높낮이가 다르고 길이가 다른 소리, 그게 바로 노래다. 초기의 언어는 마치 합창의 허밍과도 같은 ‘흠흠흠’ 하는 소리에서 출발했다는 스티브 미슨의 주장은 그래서 일리가 있어 보인다. 정교한 의사소통은 사냥꾼 인간에게는 꼭 필요한 기술이었다. 사납게 날뛰는 매머드를 향해 무작정 소리를 지르고 창을 던지며 무모하게 달려드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 이보다는 사냥에 참여하는 구성원들 간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어떻게 사냥감을 제압할 것인지를 서로 간의 충분하고도 효율적인 언어로 대화하며 협동하는 것이 사냥의 성공률을 높이는 기술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정교한 언어로 충분하고 정확하게 대화하는 능력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중요한 능력이었다. 인간의 진화는 우리의 DNA가 세대를 거듭해 내려가면서 새로운 생명체로 재탄생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음악도 항상 새로워진다. 배우지 않아도 새로운 세대에는 새로운 음악이 이어지는 것이다. BTS의 노래가 전 지구에 울려 퍼지는 것도 새로운 음악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현대 인간은 행복해지려고, 그리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려고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호모 뮤지시언시스다. DNA가 서로 연결되고 복합돼 새로운 진화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듯이 변화하는 음악도 진화가 우리에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인 것이다. 소통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흠흠흠’ 부드러운 허밍으로 노래하듯 대화하는 호모 뮤지시언시스로 가득한 여의도를 상상해 본다.
  • 요트~군함 57척 출동… 화성 뱃놀이축제 오세요~

    요트~군함 57척 출동… 화성 뱃놀이축제 오세요~

    제11회 경기 화성 뱃놀이 축제가 다음달 5~9일 서신면 전곡항 일원에서 열린다. ‘시민이 행복한 축제’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문화체육관광부 ‘2019 문화관광 육성 축제’로 선정된 행사다. 슬로건처럼 시민을 주인공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청소년·실버부 10팀, 대학·일반부 10팀 등 시민 400여명이 참여하는 ‘바람의 사신단 댄스 퍼레이드’가 좋은 사례다. 전곡항 입구부터 행사장까지 이어지는 메인 도로에서 공연팀과 방문객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행사다. 6일과 8일 각 2회씩 경연 형식으로 진행되는 퍼레이드엔 상금 1000여만원이 걸렸다. ‘배두둑 푸드존’에서는 ‘주민(Zoom In) 버스킹’ 공연을 펼친다. 시민 재능기부형 문화 공연으로 화성시 문화예술 동아리와 아마추어 공연팀 등 25개 팀이 밸리댄스, 클래식, 재즈, 전통국악으로 무대를 꾸민다. 백미는 10종 57척의 배를 활용한 ‘배빵빵 뱃놀이’다. 고급 요트부터 파워보트, 무빙보트, 경기도선, 황포돛배, 해군 삼수리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박을 체험할 수 있다. 프러포즈용 크루저요트, 해적낚시왕 테마배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색 선박에 승선할 기회도 마련한다. ‘뱃놀이 풍류단’은 크루즈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크루저요트 20척이 출항해 제부도 인근 지점을 반환하는 동안 선상파티가 열린다. 해상 퍼레이드와 플라이보트쇼, 제트스키쇼가 발길을 유혹한다. ‘배동동 바다놀이’는 해상 무동력 기구 3종(삼륜 빅바이크, 수상자전거, 펀보트)을 무료로 경험할 수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체험으로 꼽힌다. ‘물팡팡 물놀이존’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자리다. 뱃놀이 워터파크, 패들보트, 수중 범퍼카, 수영장, 모래놀이터 등 어린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시설로 채워졌다. 아울러 6일 제부도, 8일 백미리, 9일 궁평리를 찾아가는 ‘화성 어촌마을 탐험’을 새롭게 기획해 손님을 맞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마케팅과 저작권 사이… 무대는 ‘도촬’ 딜레마

    마케팅과 저작권 사이… 무대는 ‘도촬’ 딜레마

    지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와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의 슈베르트 가곡집 ‘백조의 노래’ 공연 현장. 본공연을 마치고 두 번째 앙코르를 들려준 보스트리지가 앞 좌석의 한 관객에게 다가가 손으로 ‘X’자를 그리며 말을 건넨 뒤 퇴장했다. 바로 직전 하우스어셔(공연장 안내원)로부터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면 안 된다”고 제지를 당한 관객에게 아티스트가 직접 다시 주의를 당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 공연이 끝나고 퇴장하는 관객 사이에서는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하고 공연을 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 ●무대인사·뮤지컬 커튼콜 촬영 허락하기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공연을 촬영하거나 연주를 녹음할 수 없다는 것은 공연 관람의 상식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렇게 하우스어셔들이 도촬이나 불법 녹음과 ‘전쟁’을 벌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공연이 관객의 촬영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무대 인사 때는 촬영을 허락하기도 하고, 커튼콜 자체를 아예 하나의 이벤트처럼 연출하는 뮤지컬 작품에서는 동영상 촬영 모드로 스마트폰을 켜고 일제히 무대를 영상에 담는 객석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기도 한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이 대중화되며 관람 추억을 온라인에 남기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본공연은 어떤 식으로든 촬영이 불가능하지만, 커튼콜 등을 SNS에 공유하면 자연스럽게 마케팅이 되기 때문에 촬영을 허락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공연은 물론 커튼콜이나 공연 전후 무대 자체를 일절 촬영할 수 없는 작품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공연을 진행한 뮤지컬 ‘라이온킹’ 인터내셔널 투어 같은 해외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이 대표적인 사례다. ‘라이온킹’은 디즈니가 제공한 사진만 대외적으로 쓸 수 있고, 무대 뒤 공연준비 과정 등도 외부 유출을 엄격히 금지한다. ‘라이온킹’ 관련 국내 뉴스에 나오는 사진이 늘 똑같은 이유도 이 같은 규제 때문이다. 객석에 물을 뿌리고,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춤을 추는 ‘록키호러쇼’는 관객참여형 뮤지컬로 유명하지만, 공연 전부터 ‘휴대전화 전원을 꺼 달라’는 안내 멘트가 수차례 반복될 만큼 공연장 내에서는 어떤 동영상 촬영도 허락하지 않는다. 무대와 의상 등 작품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긴 모습을 노출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말 국내 초연된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도 일절 촬영을 금지했다. 무대 세트의 전후 사진 등이 일종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 때문에 각 공연기획사나 극장들은 공연이 끝난 뒤 인터넷에 저작권 위반 소지가 있는 촬영물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예컨대 올해 15년 만에 내한 리사이틀을 가진 거장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이번 공연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가 삭제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연주 장면을 공연장 로비로 송출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깐깐한’ 연주자로, 해외에서는 연주 도중 스마트폰으로 녹화하는 관객에 항의하며 퇴장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공연을 주최한 기획사는 유튜브 측에 요청해 객석에서 연주 장면을 도촬한 이 ‘간 큰 관객’의 영상을 긴급히 지웠다는 후문이다. ●“저작권 지켜야” “작품에 집중했으면” 공연계 일각에서는 저작권 때문만이 아니라 관객이 온전히 작품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촬영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목소리도 있다. 연극 ‘대학살의 신‘, ‘레드’ 등을 국내에 소개한 신시컴퍼니 최승희 홍보실장은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보니 관객들이 배우가 열연을 마친 뒤 현장 분위기를 온전히 느끼셨으면 하는 뜻에서 무대 인사 때도 촬영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공연 관람의 추억을 남기고 싶고, 그렇기 때문에 로비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거나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라며 “작품과 예술가의 저작권을 위해 지켜야 할 선은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지난 3일, Mnet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이 시작됐다. 2016년부터 걸그룹 ‘아이오아이’, 보이그룹 ‘워너원’이라는 걸출한 남녀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고, 지난해 6월 일본 아이돌 그룹 AKB48이 참여해 외연을 넓힌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즌4다. 역시 4회째를 맞은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기자가 모여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의 ‘평.시.기의 아이돌EYE’는 이번에 프듀를 톺아봤다. 지난 23일 모인 세 사람은 사사로이는 각자의 ‘원픽’(One Pick)부터 프듀의 명과 암,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 갔다.●평론가, 시인, 기자의 ‘원픽’은? 이정수 기자(이하 이) ‘프로듀스X101’ 열심히 보고 계신가. 각자의 원픽은 누구인지. 서효인 시인(이하 서) 김우석(티오피미디어)이다. 텍스트(가사) 창작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 업텐션 활동하면서 잠깐 쉴 때 쉬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소회를 팬클럽에 올린 적이 있는데 글이 굉장히 좋더라. 책도 열심히 읽는 것 같아서 그런 멤버도 (아이돌에) 한 명 있으면 좋겠다. 한 픽만 더 꼽자면, 금동현(C9). 귀여워서. 이 손동표(DSP미디어). 끼가 너무 넘쳐서 아이돌을 하려고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도 있고. A등급 받은 연습생들은 다 춤 잘 추지만 타고나게 잘 춘다는 친구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손동표.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이하 김) 김요한(위)은 보는 순간 직관적인 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로 말하면 ‘청춘스타’ 느낌. 다른 한 명은 함원진(스타쉽)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성품과 아이돌력을 동시에 갖춘 느낌. 시즌2의 정세운 생각이 많이 났다. 그와 같은 ‘박수’조에 속한 김동윤(울림)도 지켜보고 있다.●‘프듀’ 전매특허 ‘악마의 편집’… “프듀가 만든 세계관” 이 3회까지 봤는데 슬슬 ‘악마의 편집’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리더로 뽑혔는데 리드를 잘 못하는 걸로 방송에 나가거나, 여기에 불만 표하는 연습생들은 시청자들의 눈에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 서 프로그램을 만든 이상 편집이 없을 수가 없다. 안에 있는 멤버들도 편집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눈치 싸움을 벌이는 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센터를 맡을 때, 양보할 때 혹은 욕심을 낼 때 등등. 앞으로 연예인으로 활동하기 위한 일종의 훈련 같기도 하고. 프듀가 만든 세계관이기도 하다. 다른 차원의 얘기지만 좀더 압축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 방송 분량이 너무 길다. (이번 시즌은 매회 방송 분량이 2시간 이상이다.) 이 제작 발표회 때 ‘악마의 편집으로 희생되는 연습생들이 많은 것에 대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방송사가 제시한 해법 중 하나가 시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더 많은 연습생들을 1분이라도 더 비추게 하기 위해서. 김 멤버들끼리도 “악마의 편집 당할 거 같은데” 같은 얘기들을 한다. 시즌4쯤 되니까 연습생들이 인성이 좋아 보일 것 같은 포인트를 인식하고 발언하는 게 체감상으로도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제작진이 예전보다 편집점을 잡기가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예전에는 하는 말이 다 ‘리얼’이었는데, 지금은 연습생들도 충분히 학습이 돼 있는 상태로 들어오니까. 제작진과 연습생들 사이의 기싸움으로도 보인다.●차별화가 안 보이는 ‘X’… 그럼에도 ‘프듀’인 이유는? 이 앞선 시즌들과 차별화가 있어야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진 ‘차별화’가 안 보인다. 새로 만든 최하위 등급 ‘X’를 부각하지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김 X등급 만들면서 오히려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정체성이 이상해진 느낌. X등급이 기존의 최하 등급이었던 F등급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방송 초반 X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쏠려서 굳이 연습생들을 단계별로 나누고 긴장감을 유지해 온 것들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됐다. 이 첫 방송에서 X등급이 되면 퇴출될 것처럼 얘기했는데, 결국 이들을 위한 트레이닝이 따로 마련됐다. 시청자들은 아닌 걸 알고 있고, 그래서 프로그램상에서 연습생들이 놀라고 이런 부분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김 그래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 안 보낼 걸 알고 있으니까.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듀가 확실히 나은 점은 무엇인가. 김 원조집 손맛은 따라가기 쉽지 않다. ‘더유닛’(KBS2)도 있었고, ‘소년24’(Mnet) 같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차별화를 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프듀가 가지고 있던 포맷을 거의 그대로 가져갔다. 대결, 커버 무대, 오리지널곡을 투표로 뽑는 것 등. 그러나 프듀는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시청자들의 눈이 멀어지지 않도록 요리하는 방법을 잘 안다. 갈등 상황 만지는 것에서부터 심사위원들 라인업, 무대 찍는 것도 엠카운트다운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이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조선의 ‘미스트롯’도 프듀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의 그대로 가져와도 미스트롯은 성공했다. 서 장르가 다르니까 가능한 얘기. 형식은 같지만 내용이 다르니까. 김 아까 골목상권 얘기했는데 ‘미스트롯’은 같은 메뉴를 가지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지역을 발굴해서 대박 난 집인 거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보통 10대부터 30대까지가 주 시청층이다. 미스트롯은 ‘5060’처럼 기존 서바이벌로는 커버가 안 되는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영리한 기획이었다. ●프듀 시리즈는 ‘길티 플레저’… 하지만, 정말 프듀가 문제? 이 프듀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1위부터 101위까지 쭉 줄 세우고, 연습생들 우는 모습 비추고. 경쟁사회를 너무 잔인하게 보여 준다. 서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순위가 매겨지는 게 재밌어서 보고 있는데, 문제제기를 한다는 게 너무 본질적인 얘기 같아서. 어차피 아이돌이 데뷔하는 과정에서 월평 다 하고 순서 매겨서 나오는데, 그게 TV라는 화면을 통해 공개가 되냐, 안 되냐의 문제 아닐까. 김 십대시절 학교에서 이미 공부로 1등부터 500등까지 줄 세우는 걸 당연시 여긴 한국 사회에서 이제 와서 아이돌들 순위 매기는 걸로 문제라고 말하는 게 가끔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프듀만 문제야?’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어쩌면 한국이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나오고 폭넓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더 큰 구조상의 문제는 순위가 매겨지고 등급이 나눠지는데 연습생들은 그 시스템에 전적으로 순응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는 거다. 솔직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없고 트레이너에서 국프(국민 프로듀서)까지 늘상 남의 시선으로만 판단될 수밖에 없다. 반발하거나 부정적 언행을 하면 트레이너들 눈 밖에 나거나 인성 논란에 휘말린다. 서 얘기를 하면 할수록 해선 안 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웃음) 일종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면서 즐기는 행동)다. 보면서 손발이 저리는 지점이다. 요즘 20대들은 ‘무임승차론’에 심취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어느 회사에 공채로 입사한 사람이 있고, 비정규직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근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고 하면 ‘시험 안 본 사람이 무임승차한다’는 얘기가 바로 나오는 거다. 한 번의 정량화된 평가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한 번의 평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프듀를 위한 제언 이 프듀가 이번으로 시즌4인데 전작들 흥행이 잘된 것에 비하면 주목을 못 받는 느낌이다. 앞으로 ‘슈퍼스타K’가 사라진 것처럼 화제성이 줄어들 수도 있고. 프듀가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처럼 좀더 글로벌하게, 범아시아적으로 접근하는 건 어떨까. 홍콩에 합숙소를 만들고 더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들을 모으는 거다. 김 기본적으로 투표로 사람을 뽑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번 팬이 돼 버리면 사람을 끝도 없이 미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후 CJ부터 여타 기획사까지 팬덤만 믿고 애매한 퀄리티의 물건을 내놓는 일이 잦아졌다. 제작자들이 전체적인 완성도와 연습생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했으면 한다. 사랑하게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서 커버곡을 선정할 때 연습생들 달리기 안 시켰으면 좋겠다. ‘이건 경쟁이고, 이기면 장땡이야’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냥 팀 색깔에 맞는 곡을 주면 안 될까. 김 촬영장에 설치하는 몰래카메라 좀 없어졌으면 한다. 여자 연습생들은 실수로 카메라 망가뜨려서 당황하게 하고, 남자 연습생들은 거울 뒤에서 귀신이 나타난다는 식의 성별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설정도 진부하다. 연습생들도 다 알고 치는 고스톱 아닌가. 작위에 작위를 더해 그마저도 연기하는 연습생들을 보고 싶지 않다. 서 잠자는 것도 청소년들에게 맞는 정확한 취침시간, 기상시간을 정해서 했으면 한다. 제대로 된 근로 계약을 하는 거다. 24시간 카메라 돌리는 방식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 식으로는 홍콩 진출이 불가하다.(웃음)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무형문화재 진도북놀이에 푹 빠져 보실래요”

    “무형문화재 진도북놀이에 푹 빠져 보실래요”

    사단법인 보훈무용예술협회 경기 김포시지부에서 진도북놀이 수강생을 모집한다. 지도자인 김혜숙(44) 지부장은 전남 무형문화재 제18호 양태옥류 보유자 박강열의 전수자다. 김 지부장은 김포지역 대표로 출연한 서울광화문 궁중문화축전 공연을 비롯해 김포아트홀에서 행복한 춤꾼 공연과 어린이날 식전 공연 등을 많은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진도북놀이 수업은 주 1회, 오전 10시 30분반과 오후 2시반으로 두 차례 이어진다. 수업시간은 90분 진행되며 수강료는 월 5만원이다. 수강생 나이 제한은 없다. 1987년 8월 25일 전라남도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된 진도북놀이는 흔히 ‘북춤’과 ‘북놀이’로 혼용해서 불려지고 있다. 군무를 중심으로 북을 메고 추는 춤을 ‘북놀이’라 하고 독무를 중심으로 북을 메고 추는 춤을 ‘북춤’이라고 부른다. 진도 북은 양손에 채를 쥐고 친다고 해 흔히 ‘양북’이라고도 하고, 채를 쌍으로 들고 춘다고 해서 ‘쌍북’이라고도 한다. 혹은 어깨에 메고 친다고 하여 ‘걸북’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대개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양손에 채를 쥐고 친다는 의미의 ‘양북’이라는 용어로 통칭한다. 진도북놀이 지도자 김혜숙 지부장은 국립전통예술고교와 한양대학교 석사 졸업했다. 현재 김포시문화예술단 예술총감독과 국민대학교 동작치료과 지도교수 등을 맡고 있다. 2016 사계무용지도자상과 2018년 보훈예술무용협회 류영수 지도자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김포시장상을 받았다. 충남 천안 흥타령춤축제 천안시장상을 받은 데 이어 김포시민 40명을 연습시켜 금상과 상금 500만원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김포시보훈예술협회지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김혜숙 지부장으로 연락하면 된다.(031-988-3309)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세계 전통 의상 입고 신나는 무대

    세계 전통 의상 입고 신나는 무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스트리트(DMS) 일대에서 26일 ‘2019 컬처 서울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린 가운데 세계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행사는 세계 95개국에서 해외봉사자로 1년간 생활한 대학생들이 각 문화를 접하며 쌓은 경험을 나누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브랜이 뭘 했다고?’ ‘왕좌의 게임’ 제작진에 던지는 아홉 가지 의문

    ‘브랜이 뭘 했다고?’ ‘왕좌의 게임’ 제작진에 던지는 아홉 가지 의문

    8년을 이어온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최종회(시즌 8의 6편)이 지난 24일 밤 국내에서도 방영됐다. 아직 안 본 이들에게 스포일러의 위험이 있겠지만 모든 에피소드를 본 기자도 시즌 8이 뭔가에 쫓기듯 캐릭터를 죽이는(?) 데만 골몰하는 것처럼 비쳤다. 널리 알려져 있듯 원작자 조지 RR 마틴의 소설 집필 속도를 앞지른 바람에 시즌 6부터는 두 작가가 창작한 각본대로 제작됐다. 대단한 드라마였던 만큼 대단원의 막이 내려진 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여전히 의문과 아쉬움이 뒤섞인 기사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처음 시즌 8 집필에 함께 했던 데이브 힐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인터뷰를 통해 조라 모르몬트가 끝까지 살아 남아 마지막 6편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고 폭로(?) 했다. 티윈 라니스터를 연기했던 찰스 댄스도 ‘굿모닝 브리튼’ 인터뷰를 통해 “혼란스러웠다. 가능한 많이 봤다. 이들 캐릭터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는 애초 칠왕국 가운데 산사 스타크가 별도의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해 북부를 떼내 육왕국을 다스리게 될 왕좌의 주인공을 뽑는 회의에서 아버지 티윈을 죽였던 티리온 라니스터가 새 왕좌에 앉는 것이 마땅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국왕을 뽑는 중요한 회의가 ‘커피 한 잔 할까‘ 느낌의 모임이 된 것도 우스꽝스러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사실 마틴 역시 최종 시즌이 너무 서두른 감이 있다고 동조했다. 그가 여덟 번째 소설 집필에 몰두하겠다고 밝혀 과연 드라마와 얼마나 다른 플롯을 선보일지도 두고두고 관심 거리가 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야후 닷컴의 블로그 ‘위민스 헬스’가 제시한 아홉 가지 의문점을 소개한다.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대목이 많다.첫 번째 왜 야경대가 필요하지? 기자와 함께 사는 ‘집친구’도 존 스노우가 마지막 회에서 장벽 너머로 사람들을 이끄는 장면을 보면서 던진 궁금증이기도 했다. 백귀들이 절멸했고 더이상 야경대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굳이 스노우를 거기로 보냈고, 처량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스노우는 그곳에서 사람들을 장벽 너머로 이끈다. 두 번째 브랜은 대체 윈터펠 전투 때 뭘했던 걸까? 테온 램지를 포함해 무수한 남자들이 죽어나갔을 때 그는 의자에 앉아 눈을 하얗게 까뒤집고 있었다. 우리는 그가 까마귀들에 실려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것 말고 뭔가를 했다고 믿고 싶은데 드라마는 끝까지 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세 번째 존이 대니를 죽인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작가들이 시즌을 빨리 끝내고 싶어했다는 것은 명백했다. 그래서 전체 줄거리의 가장 중요한 이 대목에 대해 그냥 무심코 건너뛴 것만 같다. 대니가 죽었다는 것은 모두 알지만 누가 제일 먼저 알았는지, 존이 순순히 자신의 짓이라고 털어놓았는지, 산사와 아리아가 오빠를 가뒀다고 회색벌레를 얼마나 위협했는지 등등이 전혀 설명되지 않았다.네 번째 왜 밤의 왕은 그렇게도 브랜에 집착했을까? 팬들도 밤의 왕이 브랜의 머릿속에 있는 웨스터로스의 모든 기억들을 지우고 싶어 한다고 짐작했지만 작가들은 그가 브랜을 개인적으로 스토킹하는 이유를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다섯 번째 도른(Dorne)의 새 왕자는 대체 누구냐? 시즌 7에서 바리스는 도른의 새 왕자가 있다는 사실을 흘렸지만 더이상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즌 8의 티리온이 새 왕좌의 주인을 결정하는 모임에 잘 생긴 젊은이가 “안녕 내 이름은…”라고 말을 채 잇지 못한 장면이 고작이었다. 여섯 번째로 ‘약속된 왕자’는 누굴까? 마녀 멜리산드레는 이 왕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매달렸지만 우리도 만족할 답을 얻지 못했다. 아리아는 밤의 왕을 죽였고, 존은 연인의 가슴에 칼을 찔렀는데 이것은 왕자의 예언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일곱 번째 엘라리아 샌드(도른의 딸 애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킹스랜딩의 지하감옥에 있는 모습을 본 게 마지막이어서 대니의 학살이 벌어졌을 때도 그곳에 있었고 죽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혹시 죽지도 않았고 어찌 됐든 탈출했다고 말할 사람은 없는가? 여덟 번째 시리오 포렐은 아직도 살아 있는가? 그가 죽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왕좌의 게임에서는 특별히 죽는 장면이 묘사되지 않으면 살아 있다는 뜻인데 아리아가 춤을 배우며 좋아했던 스승의 후일이 궁금해진다. 마지막 궁금증, 리드(Reed) 가문은 어떻게 됐는가? 스타크 가문과 아주 가까웠던 이들은 존이 거의 엉덩이를 차일 뻔한 서자 전쟁과 윈터펠 전투 모두 비중있는 역할이 있었는데 완전히 사라졌다. 하울랜드(Howland)와 미라(Meera) 가문 역시 마찬가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슈퍼휴먼’ NCT 127 “저희의 장르는 ‘도전’… 1등할 때까지 달리겠다”

    ‘슈퍼휴먼’ NCT 127 “저희의 장르는 ‘도전’… 1등할 때까지 달리겠다”

    “저희 음악의 장르를 물어보신다면 ‘도전’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대중적인 음악을 하기보다는 앞선 앨범보다 새로운 모습을 담으려고 했습니다”(도영) 그룹 NCT 127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 4번째 미니앨범 ‘엔시티 #127 위 아 슈퍼휴먼’(NCT #127 WE ARE SUPERHUMAN) 발매 제작발표회에서 새 앨범에서의 음악적 변화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새 앨범은 이전보다 한층 대중적인 사운드를 가미해 밝은 분위기를 띈다. 아웃트로 포함 모두 6곡이 수록된 앨범의 타이틀곡 ‘슈퍼휴먼’은 다양한 EDM 요소가 어우러진 댄스곡으로 유명 뮤지션 아드리안 맥키넌(Adrian Mckinnon)과 일렉트로닉 뮤지션 탁(TAK), 작곡가 원택(1Take)이 작곡에 참여했다. 멤버 재현은 “개인의 잠재력을 깨닫고 긍정의 힘으로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누구든 슈퍼휴먼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 담고 있다. 많은 분들이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NCT 127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ABC의 간판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슈퍼휴먼’ 무대를 최초 공개하며 글로벌 아이돌 그룹으로의 행보를 보였다. 또 지난 1월부터 진행한 월드투어를 통해 북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 20개 도시에서 29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NCT 127은 지난 21일 멕시코 공연을 마치고 23일 귀국해 하루도 쉬지 않고 바로 국내 컴백 활동에 나섰다.멤버들은 월드투어를 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쟈니는 “제 고향 시카고에서 멤버들과 저희 집에 갔다. 연습생 때 장난으로 우리집에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실제로 가기 되니 재미있고 감정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태용도 “모두가 감동적인 때였다”며 공감했다. 마크 역시 고향인 캐나다 밴쿠버 공연 등을 언급하며 “오랜만에 캐나다에 갔고 그곳에서 공연한다는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힐링이 됐다”며 웃었다. 일본 오사카가 고향인 유타는 “일본에서는 제가 멤버들에게 알려줄 수 있었고, 미국에서는 쟈니와 마크가 다른 멤버들을 많이 도와줬다. 우리 NCT 127이 정말 탄탄하다고 생각하면서 공연했다”며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NCT 127의 월드투어는 매 공연마다 수많은 팬들의 열정적인 환호와 응원이 따랐다. 재현은 “각 도시마다 많은 분들이 열정적으로 환호해주시고 한국어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도 같이 춰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 무대에서의 자신감이나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걸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태용은 “데뷔 전에 상상도 못했을 투어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저희 팬 시즈니(팬덤 엔시티즌)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앞으로의 활동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슈퍼휴먼’을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슈퍼휴먼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러 온 NCT 127은 어디에서 슈퍼휴먼이 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까. 이들은 지치지 않은 활동의 원동력으로 팬들을 응원과 지지를 꼽았다. 유타는 “솔직히 말해 저희도 조금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 팬분들의 응원이 힘이 된다. 더 많은 팬분들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우는 “유타형 말처럼 팬 여러분들이 덕분에 슈퍼휴먼이 되는 것 같다”면서 “저희 팀원들이 하나로 뭉치는 팀워크도 초능력으로 발휘되는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데뷔 4년차에 접어든 NCT 127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도영은 빌보드 차트 등에서의 구체적인 목표를 묻는 질문에 “엄마가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1등 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재치있게 밝혔다. 이어 “엄마가 집에 선인장 꽃이 5개나 피었다고, 대박날 것 같다고 하셨다”고 말해 기분 좋은 웃음을 안겼다. 한편 이날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새 앨범 타이틀곡 ‘슈퍼휴먼’의 국내 활동에 나선 NCT 127은 25일 MBC ‘쇼! 음악중심’, 26일 SBS ‘인기가요’ 등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간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프로듀스 X 101’ 김요한만 등장한 예고편 “나 때문인 것 같아”

    ‘프로듀스 X 101’ 김요한만 등장한 예고편 “나 때문인 것 같아”

    ‘프로듀스 X 101’ 김요한 연습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3일 Mnet ‘프로듀스 X 101’ 측은 “흔들리는 원픽 구도! 과연 그룹<X>배틀 최종 1위는?”이라는 제목의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그룹 X 배틀 경연을 위해 연습하는 위엔터테인먼트 김요한 연습생의 모습이 담겼다. 안무 트레이너 배윤정은 김요한이 속한 그룹을 보고는 “다들 인물이 좋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어 김요한이 가사 실수를 하는 모습과 함께 신유미 트레이너가 “정신 차려, 지금 정신차려야 해”라고 말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긴장감을 높였다. 배윤정 또한 “진짜 큰일이다. 요한아 너 하기 싫어?”, “여자애들 할 때보다 아프다고 핑계들이 많아”라며 연습생들에게 따끔하게 말했다. 이어 김요한이 연습실에서 혼자 고개를 푹 숙인 모습과 함께 “다 저 때문인 것 같았어요”라고 말하는 내레이션이 이어져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그룹 X 배틀 이후 김요한에 대해 “김요한=피디픽”, “춤도 늘어야 하고..”, “직캠 뜨고 픽 갈아엎음” 등 반응을 보인 댓글들이 공개되면서 3주차 순위 1위에 오른 김요한의 순위에 변동이 있을지 궁금증이 더해졌다. 한편, Mnet ‘프로듀스 X 101’은 24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뷔 55주년’ 헌정앨범… 남진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데뷔 55주년’ 헌정앨범… 남진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가수 남진(73)의 데뷔 55주년을 앞두고 헌정앨범이 제작된다. 24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는 남진 데뷔 55주년 기념 헌정앨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남진과 추진위원장을 맡은 가수 김광진,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 김승기, 진성, 서문탁 등이 참석했다. 1965년 1집 앨범 ‘서울의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남진은 ‘님과 함께’, ‘가슴 아프게’, ‘미워도 다시 한번’, ‘빈잔’, ‘둥지’ 등 히트곡을 부르며 1970~19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다. 남진의 가수 인생을 기념하는 헌정앨범에는 설운도, 박미경, 김종서, 장윤정, 진성, 박승화, 강인봉, 서문탁, 알리, 육중완밴드 등 후배 가수들이 참여한다. 김광진은 이날 행사에서 “가요 100년사를 되돌아 볼 때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가 누구냐’고 한다면 단연 남진이다. 55년 동안 한번도 인기가 내려간 적이 없다. 남진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자연은 “남진은 데뷔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피나는 노력 끝에 춤도 춘 원조 댄스가수이기도 하다. 자랑스러운 선배님이다”고 찬사를 보탰다. 이어 “헌정앨범이 길이길이 빛나는 앨범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남진은 답사를 통해 “영광스러운 앨범을 발표할 수 있게 준비해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팬들이 만들어주지 않았으면 어떻게 헌정 앨범을 만들 수 있겠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날 행사에 참석한 50여명 등 그의 오랜 팬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아울러 “멋진 곡을 만들어준 작곡가들도 고맙다. 멋진 후배들이 내 노래를 불러준다고 하니 기대되고 흥분된다. 이제 시작인 것 같은데 55년이 이렇게 빨리 갈 줄 몰랐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도 전했다. 전통가요, 록,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남진 데뷔 55주년 헌정 앨범은 오는 8월 발매된다. 앨범 수익금은 기부된다. 글·사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내 홈 트레이너는 유튜브 운동 영상… 돈 안 쓰고 ‘몸짱’된다

    내 홈 트레이너는 유튜브 운동 영상… 돈 안 쓰고 ‘몸짱’된다

    ‘홈 트레이닝’이라는 게 있다. 지난 17일 방영된 한 예능프로그램에 개그우먼 박나래씨가 집에서 홀로 운동했던 그런 것을 의미한다. 7인조 남성 그룹 방탄소년단의 노래 ‘DNA’ 등을 따라 춤을 춘 박나래씨는 헬스장에서 격렬한 운동을 한 듯 온몸에 땀 범벅이 됐다. ‘피트니스 팝 스타’를 자칭하는 케일럽 마셜(26·미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더 피트니스 마셜’에 유명 팝 스타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동영상들을 주로 올리고 있다. 구독자 수가 177만여명이다. 박나래씨가 보여줬듯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집에서도 충분히 생활 체육을 즐기는 방법이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운동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17개 시도 만 10세 이상 국민 9000명 대상 실시)를 살펴보면 체육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체육활동 지출 비용 부담’이라고 답한 비율(3가지씩 복수 선택)은 23.1%에 달했다. ‘시간 부족’(70.0%)과 ‘관심 부족’(41.1%)에 이어 운동을 가로 막는 3대 이유로 꼽힌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체육 활동이 촉진되겠느냐는 질문에 ‘소득 수준 증가’라고 답한 비율은 2017년(11.0%)보다 1.1% 포인트 증가한 12.1%에 달했다. ‘체육 활동 가능시간 증가’(41.2%)에 이어 전체 응답자 중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소득 수준이 증가해야 운동을 할 것 같다고 답변한 것이다. 실제로 체육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에 의하면 2018년에는 체육 활동으로 한 달 평균 6만 992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2016년에는 월평균 4만 8430원, 2017년에는 5만 6755원이 소요됐다. 2년 새 1만 2562원이 늘어났다. 스포츠 강습에 등록하고 관련 장비를 구매하느라 적잖은 돈이 들어간 것으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 건강을 못 챙기겠다’는 볼멘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각자 좋아하는 운동을 제쳐 두고 돈이 안 들어가는 달리기나 맨손 체조만 할 필요는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둘러 보면 금전적 부담을 느끼는 이들마저도 ‘저비용·고효율’로 생활 체육을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의외로 곳곳에 포진해 있다.‘홈 트레이닝’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검색해보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운동 강습 동영상이 즐비하다. 2018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에서 ‘금전적 여유 시 참여 희망 종목’ 1위로 꼽힌 수영(13.5%) 강습을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이현진씨가 운영하는 ‘러블리 스위머’(구독자 16만명), 수영 선수(임다연·박찬이·백승호)가 직접 가르쳐주는 ‘SHC’(구독자 6만명), 국가대표 출신 김예슬이 운영하는 ‘YS 스윔’(구독자 6만명) 등의 채널을 발견할 수 있다. 수영의 기초가 되는 호흡법부터 고급 기술까지 수준별로 다양한 콘텐츠가 즐비하다. 유튜버에 따라 각종 수영 장비의 장단점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 면대면으로 배우는 것을 원한다면 공공 스포츠클럽을 이용해보길 권한다. 대한체육회에서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업인 스프츠클럽은 사설 스포츠센터 대비 최대 70% 비용에 이용이 가능하다. 2018년까지는 전국 76곳이었는데 올해 13곳을 신규 선발해 89곳으로 늘어났다. 클럽별로 수강 종목이 다양한 데다가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 가르치는 곳도 있다.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형 229개, 거점형 3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집근처 스포츠클럽을 찾아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강습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시행해 온 ‘체육시설알리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체육시설알리미 홈페이지(www.spoinfo.or.kr)에 들어가면 지역별, 시설 유형별, 종목별로 생활 체육을 즐길 만한 공간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전국 7만 5000여개의 시설이 등록돼 있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공공체육시설을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이용이 가능하다. 민정미 국민체육진흥공단 안전관리팀 과장은 “앞으로 사용자 편의를 위해 시설별 이용 가격 정보 또한 체육시설알리미 시스템에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국민체력 100’을 이용하면 무료로 자신의 체력을 측정할 수 있다. 전국 40여곳 중 집근처에 위치한 국민체력 100 체력인증센터에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체격(신장·체중·체질량지수·신체구성)과 체력(근력·근지구력·심폐지구력·유연성·민첩성·순발력)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나이대별 체력 등급을 알려준다. 이를 통해 신체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처방받을 수 있다. 낮은 등급이 나왔을 때는 다음 등급까지 체력을 올리려는 목표 의식을 가지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저소득층 장애인은 ‘스포츠 강좌 이용권’을 활용할 수도 있다.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이뤄지는 이번 사업은 만 12~23세 저소득층 장애인 51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매월 8만원 범위 내에서 오는 7월부터 6개월간 스포츠 강좌 수강료를 지원한다. 스포츠 강좌 이용권 사업을 운영하는 문체부는 이를 통해 저소득층 장애인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지를 비관해 집안에만 있으려는 장애인들이 상당수 존재하는데 이들을 집 밖으로 이끌어내는 효과도 있다. 다음달 3일부터 14일까지 시·군·구청과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받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우울앓는 우리에게 네 충고는 필요없다

    우울앓는 우리에게 네 충고는 필요없다

    ‘너만 힘든 줄 알지’ ‘노력을 안해서 그래’ 우울 겪는 사람들에게 비수 되는 조언 그리고 ‘배부른 소리’로 치부하는 사회 환자들이 겪었던 경험 담담하게 엮은 책Y야. 몇 년 전 일이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다. 어느 날 나는 네가 죽었다는 부고 문자를 받았다. 문자에 적힌 ‘본인 상’이라는 글자를 보고 혹시 잘못 봤나 싶어 휴대전화를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봤다.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우린 대학 1학년 때 만났지. 함께 술도 자주 먹고, 미팅도 같이 나가며 어울렸다. 너는 탤런트처럼 잘생기고 춤도 잘 췄다.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장례식장에서 동기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동기가 네가 자살했다고 알려줬다. 대기업으로 회사를 옮긴 후 많이 힘들어했다고, 그러면서 네가 우울증을 겪었다고도 했다. 이야길 듣고 나는 생각했지. ‘우울하다고 자살까지 해? 바보 같은 놈´이라고. 신간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읽으니 그때 생각이 났다. 책은 우울증에 관해 자세하게 분석하지도, 대단한 치료법을 내놓지도 않는다.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라는 지적도 없다. 우울증을 겪는 저자가 자신과 같은 23명의 우울증 환자에게 ‘우울의 시작은 언제였는지’,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우울증을 겪을 때 어떤 증상이 있는지’, ‘우울하다고 느껴질 때 무엇을 하는지’, ‘주변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우울증을 겪는 동안 힘이 됐던 말과 상처가 됐던 말은 무엇이었는지’, ‘지금 당신은 어떤지’ 7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답변을 쭉 늘어놓는다. Y야.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네 생각이 나더라. 어떤 이는 “처음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성적이 떨어지자 시험에 대한 공포가 나에 관한 혐오로 바뀌었다”고 우울증의 시작을 설명한다. 어떤 이는 “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할 수 없다고 느껴져서인지, 혹은 진짜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건지”라고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우울증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감당해내려 하지 마라”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환자에게 조언하기도 한다. 우울증을 떨치려 무작정 전화를 걸거나 게임과 컴퓨터에 집착하고,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고, 반대로 며칠 동안 잠만 자고, 흔들리는 자신을 다잡도록 글을 쓰고 음악을 들었다고 하는 등 여러 고백이 이어진다.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상처를 주는 말이었다. “너만 아픈 것처럼 유난 떨지 마”,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져. 나도 그랬어”,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 “네가 우울하다는 걸 어떻게 증명해”라는 말이 그들에겐 비수였다고 하더라.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해 많이 부끄러웠다. 반대로 그들을 위로하는 말이 “이대로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좀더 이기적이어도 괜찮아”라는 말, 그리고 “밥은 먹었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 좀 놀랐다.Y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회원국 가운데 10년 넘게 자살률 1위라 한다.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25.6명인데, 미국이 10.5명이니 두 배 이상이다. 이런 결과는 아마도 나와 같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사회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린 어려서부터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 경쟁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려 경쟁한다. 그리고 취업하고 나서도 좀더 부유하게 살려고 경쟁한다. 죽을 때까지 팍팍한 경쟁이 이어진다. 그러니 “나도 힘들어”라는 식으로 대꾸하는 게 아닐까. 사실 이 책은 엄밀히 말해 신간은 아니다. 2016년 독립출판으로 낸 뒤 많은 호응을 받고, 절판된 이후 독자들의 요청이 이어져 이번에 번외편을 덧붙여 좀더 큰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애초 독립출판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아주 분명하진 않다. 다만 우울증을 겪는 이들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할지언정, 적어도 밀치지는 말아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책을 다시 찾은 이유가 솔직한 이야기 속에서 이런 메시지를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Y야. 너를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 그래도 널 만날 수 있다면, 만약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책을 다 읽고 여러 말을 떠올려 봤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다만 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내가 먼저 “언제 밥이라도 한 번 먹자”고 해야 했는데, 그리고 만나서 밥이라도 같이 먹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그래서 미안하다는 생각만 자꾸 든다. 친구야 미안하다. 그리고 보고 싶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예술의 태양이 지지 않는, 낭만의 도시…전쟁의 아픔 감도는, 잃어버린 도시

    한국은 어느덧 여름의 길목으로 접어든 5월 중순 무렵, 러시아 서쪽 끝 발트해 연안에 자리 잡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이제 막 봄으로 물들고 있었다. 4월까지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눈발이 날리던 매서운 날씨는 북극으로 물러가고 한결 따뜻해진 봄바람에 도시 곳곳 꽃나무마다 꽃망울이 움텄다. 밤 10시가 돼야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새벽 4시면 이미 환해진 도시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계절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혹독한 겨울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길고 긴 낮만큼 아름답게 빛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예술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 걸었다.●‘제정러시아 컬렉션’ 에르미타주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관광명소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화사한 민트색 외벽과 화려한 황금 장식이 눈에 띄는 바로크 양식 건물이 ‘겨울궁전’으로 불리는 박물관 본관이다. 정면 꼭대기에 삼색기가 휘날려 이곳이 러시아의 자랑임을 말해 주는 듯하다. 겨울궁전 앞 궁전광장 한복판에는 높이 50m에 이르는 알렉산드로프 전승기념비가 우뚝 솟아 있어 위엄을 더한다. 러시아에서는 ‘조국전쟁’으로 부르는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34년에 세웠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유럽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세계 최대 미술관 중 하나로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3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이 1000여개의 방에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대영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의 많은 소장품이 식민지 약탈품인 반면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컬렉션은 제정러시아 시대부터 이어온 미술품 수집으로 완성됐다는 차이가 있다. 본관 1층에는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마돈나 리타’,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루벤스의 ‘바쿠스’ 등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서유럽 명작들이 빼곡하다. 마티스의 대표작 ‘춤’을 비롯해 모네, 고갱, 피카소 등의 근대 회화 작품은 궁전광장 맞은편 참모본부관에 따로 전시돼 있다. 러시아의 다른 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10세기~근대 미술품 품은 러시아 박물관 꼬박 한나절을 둘러보고 박물관을 나서니 전승기념비 앞에서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지나던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앉아 귀를 기울인다. 뭉게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한결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봄이 왔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수많은 유럽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러시아 본연의 멋을 느끼기엔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면 도보로 20~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러시아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알렉산드르 3세의 동생 미하일로프를 위해 지어진 궁전이던 이곳에는 러시아가 비잔틴제국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때인 10세기의 이콘화부터 근대 러시아 화가들의 명화, 각종 민속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다.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가 압도적인 이반 아이바좁스키의 ‘파도’, 제국 시대 말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축제 풍경을 생생히 보여 주는 블라디미르 마콥스키의 작품, 러시아의 전설과 종교적 신비주의를 담아낸 니콜라스 로에리히의 작품 등을 보다 보면 러시아의 옛 시간 어느 한가운데에 뛰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흔적이 그대로 세계적으로 이름난 러시아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문학이다. 러시아 근대문학의 아버지이자 국민시인으로 불리는 푸시킨 동상이 정문 앞에 서 있는 러시아박물관을 떠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곳 부근에 도스토옙스키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블라디미르성당 맞은편에는 오전부터 꽃과 과일, 직물 등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나와 있다. 전통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우리네 할머니 같다. 러시아에는 ‘츠베트이’라고 불리는 꽃집이 곳곳에 자주 보인다. 가판에서부터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점까지, 꽃을 파는 가게가 다양하고 꽃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꽃 선물을 많이 한다는 러시아 사람들의 감성이 낭만적인 예술을 꽃피운 원동력 아니었을까.박물관은 눈에 띄는 간판도 없이 나무 문을 닫아 놓고 있다. 반지하 로비에서 시작되는 박물관은 2층 규모로 크지 않다. 작가를 기념해 따로 지어진 박물관이 아니라 그가 말년을 보내면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을 집필한 아파트를 박물관으로 복원했기 때문이다. 작은 박물관에는 그를 좋아하는 전 세계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필기구와 원고, 흑백사진 등 전시물을 본 뒤 남아 있는 사진을 토대로 그대로 재현해 놓은 방들을 둘러보며 작가의 삶을 상상해 본다. 또 다른 대표작 ‘죄와 벌’의 주무대가 된 센나야 광장을 찾아가 본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의 집이 있었을 거리와 그가 살해한 전당포 노파의 집 등이 이곳의 오래된 골목에 있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지금은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번화가로 관광객보다는 현지 젊은이들이 모여들고 어스름이 질 무렵엔 주변 옛 건물들에 노란 불빛이 환하게 켜지면서 빛의 광장을 만든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왔다면 발레 공연을 놓치기 아깝다. 모스크바 볼쇼이극장과 함께 러시아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마린스키극장이 있다. 구시가지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수로를 사이에 두고 1860년 개관한 본관과 신식으로 지어진 신관이 마주보고 있다. 러시아 발레를 대표하는 ‘백조의 호수’, 고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코’ 등 공연을 비롯해 클래식, 오페라 등이 매일 다양하게 펼쳐진다. 시기를 맞춰 간다면 마린스키극장 최초 동양인 수석발레리노인 김기민의 공연도 직접 볼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팽창하던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건설된 계획도시다. 도시의 출발은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였다. 표트르 대제는 1703년 네바강 삼각주에 위치한 토끼섬에 스웨덴 해군의 공격을 막기 위한 요새를 짓기 시작했다. 이후 예카테리나 2세 때에 이르러 지금의 형태로 완성됐다. 요새 한복판에는 건물 본채만큼이나 뾰족하게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성당이 있다. 높이 122.5m의 성당은 섬 주변 어디서든 눈에 띈다. 표트르 대제를 비롯한 로마노프 왕조 황제들의 유해가 안장된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다른 정교회들과 달리 외관은 직선 형태의 서유럽 양식이지만 황금으로 치장된 내부는 러시아 정교회 스타일로 화려하다. 요새 내 입장은 무료지만 네바 강가를 따라 조성된 요새 위 산책로는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다. 성벽 위에 나무데크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강 건너편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성 이삭 성당 등 시가지를 건너다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제국 시절 수도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는 도시 외곽의 ‘여름궁전’ 페테르고프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앞에서 바로 연결되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 발치스카야, 아프토바, 레닌스키 프라스펙트 등 역에서 미니버스로 가면 훨씬 저렴하다. 여름궁전의 백미는 발트해를 마주하고 있는 정원의 대폭포다. 궁전 앞에서 계단식 폭포를 따라 물이 흘러내리고 60여개의 크고 작은 분수에서 하늘 높이 물살이 솟구친다. 궁전 자체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전보다 작지만 수로를 따라 바다로 이어지는 화려한 분수만큼은 베르사유궁전이 부럽지 않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가 있다. 핀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항구도시다. 이곳에 가려면 핀란드역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모두 5개의 기차역이 있는데 주요 행선지에 따라 이름이 붙었다. 핀란드역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북쪽 도시로 향하는 열차뿐 아니라 핀란드 헬싱키까지 가는 열차도 출발한다. 핀란드역 앞 넓은 광장에는 레닌 동상이 네바강을 바라보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공산주의 혁명의 시초이자 소비에트연방의 창시자로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레닌에게 이곳은 각별히 의미 있는 장소다. 반정부 활동을 하다 투옥되고 시베리아 유배를 당한 레닌은 이후 서유럽에서 망명 혁명가로 활동한다. 1917년 러시아에서 2월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동료 혁명가들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에서부터 열차를 타고 핀란드를 거쳐 이곳에 도착한다. 8일간 3200㎞를 달린 잠입 여정은 성공했고 열렬한 군중이 그를 맞았다. 세계 역사를 뒤바꾼 볼셰비키 혁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비보르크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느낌이 조금 다르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심에서와 달리 핀란드역에 들어서자 보안검사를 하는 역무원의 눈길이 따갑다. “핀란드로 가는 역인데 제대로 온 것 맞냐”고 묻는 역무원에게 “비보르크까지만 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작나무숲이 가로놓은 들판과 러시아 시골 풍경을 따라 1시간가량 달리면 비보르크다. 이곳 역 입구에서도 역무원이 주민이 아닌 낯선 이방인에게 깐깐한 여권 검사를 요구한다. 국내에 출판된 러시아 여행 안내책자에도 없는 비보르크를 일부러 찾아간 것은 1·2차 세계대전 동안 러시아와 핀란드가 여러 차례 쟁탈전을 벌인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비푸리로 부르던 제2의 도시를 1944년 소련의 침공으로 빼앗겼다.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해안공원을 따라 시내의 옛 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내 쪽으로 들어서자 뚱뚱하고 납작한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 중간에 있던 ‘둥근 탑’으로 사라진 성벽과 달리 지금까지 남아 있다. 1층은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근에는 노란색의 아담한 성당 두 개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그중 하나에는 성서를 핀란드어로 번역하면서 핀란드어 철자법을 확립한 16세기 종교개혁가 미카엘 아그리콜라의 동상이 서 있다. 이 성당 어느 곳엔가 그가 묻혔다고 전해진다. 핀란드 사람들이 ‘잃어버린 도시’로 부르며 이곳으로 여행을 오는 데에는 아그리콜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비보르크 최고의 명소는 조그마한 섬에 자리한 비보르크성과 그 중심의 성 올라프탑이다. 으리으리한 성채는 아니지만 중앙의 초록 지붕 하얀 탑과 그 둘레를 둥글게 에워싸고 있는 성벽에서 중세 분위기가 느껴진다. 러시아보다는 스웨덴이나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주변 나라들과 비슷한 건축물이다. 이곳 전망탑에 오르면 비보르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역시 중세풍의 오래된 시계탑과 라트하우스탑 등을 돌아본다. 유럽의 여느 중세도시들처럼 가지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지는 않다. 폐허로 남겨진 옛 골목에서는 때때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중세의 낭만, 핀란드의 쓸쓸함, 러시아의 황량한 분위기가 뒤섞인 도시는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이곳만의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타베르나’라는 이름의 음식점에서 중세 평민들과 귀족들이 먹었던 식사를 즐기면 비보르크 여행의 색다름이 배가된다. 글 사진 상트페테르부르크·비보르크(러시아)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행수첩 →상트페테르부르크 명소 곳곳을 돌아볼 예정이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카드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카드를 구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박물관과 성당을 추가 금액 없이 입장할 수 있다. 다만 관광지 투어보다 비교적 여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카드를 사는 게 손해일 수도 있으니 여행 계획에 따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미리 구매하면 편하다. →비보르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멀지 않은 도시지만 열차편이 자주 있지는 않다. 미리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보고 여행 계획을 짜는 편이 효율적이다.
  • ‘슈돌’ 건후 베이비치노 영상 100만뷰 돌파 ‘러블리 그 자체’

    ‘슈돌’ 건후 베이비치노 영상 100만뷰 돌파 ‘러블리 그 자체’

    ‘슈퍼맨이 돌아왔다’ 건후의 영상이 또 한 번 100만 뷰를 돌파했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 출연 중인 건후가 혼자 ‘베이비치노’를 내려 먹는 클립 영상이 네이버 TV캐스트 100만 뷰를 돌파한 것. 4월 7일 공개 이후 지속해서 조회수가 상승해 온 이 영상 지난 5월 20일 100만 뷰를 돌파하며 건후의 두 번째 100만 뷰 영상이 됐다. 공개된 영상 속 건후는 혼자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텐트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척하고, 마트 전단지를 신문처럼 읽는 등 뉴요커 같은 모습으로 랜선 이모-삼촌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마트 전단지에서 찢은 생선을 VJ 삼촌과 나누는 모습은 사랑스러운 천사 그 자체. 이어 등장한 누나 나은이와 운전 놀이를 하다 충돌한 건후. 이후 건나블리 나은-건후 남매는 VJ 삼촌에게 차례로 찾아가 애교 섞인 증언을 쏟아 내 웃음을 유발했다. 특히 건후가 삼촌의 카메라 앞에 다가가 보여주는 말캉 볼살 인절미 애교는 시청자에게도 힐링을 선사했다. 한 번 보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이 마성의 영상은 공개 당시 폭발적 반응을 보이며 조회수가 수직 상승했으며, 반복 재생의 힘으로 100만 뷰 돌파에 이르렀다. 앞서 건후는 춤을 추려고 할 때마다 노래를 바꾸는 나은이에게 폭풍 옹알이하는 영상으로 100만 조회수를 넘겨 화제가 됐다. 이번 영상으로 100만 뷰 영상을 또 하나 추가하며 대세 베이비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한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2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제2의 BTS 꿈꾸는 ‘큐팝 창시자’… “우린 카자흐 톱 아이돌 ‘91’”

    제2의 BTS 꿈꾸는 ‘큐팝 창시자’… “우린 카자흐 톱 아이돌 ‘91’”

    “저희는 큐팝(Q-pop)의 창시자예요. 카자흐스탄의 기존 가수들과 달리 춤을 추면서 라이브로 노래하고 랩을 하죠.”(AZ) 카자흐스탄 최고의 인기 보이그룹 91(나인티원)은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저희 음악에 큐팝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며 큐팝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케이팝과 아이돌 시스템이 20여년에 걸쳐 진화하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확대하는 동안 중국이나 동남아를 넘어 각국에서 케이팝에 영향을 받은 팀들이 나타나고 있다. 케이팝을 벤치마킹한 아이돌 그룹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2015년 데뷔한 5인조(AZ, 알렘, 에이스, 자크, 발라) 그룹 91은 그중 하나다. “케이팝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처럼 카자흐스탄에서도 인기가 있어요. 저희도 2011년에 케이팝을 배웠죠. 케이팝 콘테스트와 댄스 배틀도 있고 우승자들은 한국에 갈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자크)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도 멤버들 모두 케이팝에 친숙하지만 특히 에이스는 한국의 SM엔터테인먼트에서 3년간 연습생 생활을 한 경력이 있다. 에이스는 “춤과 노래 실력을 향상시켰고 한국어도 배웠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본 계기가 됐다”며 “그 순간들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케이팝을 기초로 하고 있지는 않다. 각 나라 음악에는 자신들 고유의 스타일과 정신이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케이팝의 그룹 형성 시스템, 홍보방법 등은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어 일색 시장서 카자흐어 로 노래 불어 러시아어로 된 노래가 많던 자국의 음악 시장에서 카자흐어를 적극 활용한 것도 특징이다. AZ는 “카자흐스탄에서 카자흐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 저희 팀은 카자흐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큐팝을 계기로 카자흐스탄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 알마티 사무소의 지원을 받아 한 달간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 부산, 제주 등 곳곳을 여행하며 영상을 찍고 유튜브에 공유했다. 자크는 “난타를 보고 엄청난 영감을 받았다”며 추천했고, 알렘은 “너무 아름다운 제주도에 꼭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발라는 “케이팝이 밝은 이유를 알게 됐다. 그건 한국인들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BTS처럼 세계 무대 입성 할 것” 이들은 세계에서 9번째로 넒은 나라인 카자흐스탄 각지에서 모였고 같은 꿈을 키우며 활동하고 있다. 91은 “세계무대에 입성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만약 외계행성에 간다면 지구를 대표하는 팀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좋아하는 케이팝 가수로 빅뱅, 방탄소년단, NCT, 블랙핑크 등을 꼽으면서 “저희도 그들과 비슷한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신혜선X김보미, ‘단, 하나의 사랑’서 ‘백조의 호수’ 공연하는 모습 포착

    신혜선X김보미, ‘단, 하나의 사랑’서 ‘백조의 호수’ 공연하는 모습 포착

    ‘단 하나의 사랑’이 첫 회부터 신혜선, 김보미의 아름다운 발레 공연을 선보인다. 22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수목극 ‘단, 하나의 사랑’은 사랑을 믿지 않는 발레리나와 큐피드를 자처한 사고뭉치 천사의 판타스틱 천상 로맨스. 특히 발레를 소재로 한 국내 첫 드라마로, 안방극장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발레의 향연을 예고했다. 이날 제작진은 극 중 펼쳐질 아름다운 ‘백조의 호수’ 공연 스틸컷을 공개했다. 발레리나 변신을 예고한 신혜선(이연서), 김보미(금니나)의 독무부터 전, 현직 무용수들이 참여한 군무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공개된 사진 속 신혜선은 프리마돈나가 되어 우아한 독무를 추고 있다. 빛나는 조명 아래 선 신혜선의 모습은 한 마리의 백조와도 같다. 여기에 섬세한 손끝, 팔 동작 등에서 신혜선이 발레리나 이연서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민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무대 위 발레리나들의 웅장한 군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음악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무용수들, 그들이 함께 만들어낸 환상적 무대가 시선을 압도한다. ‘단, 하나의 사랑’ 첫 회를 장식할 ‘백조의 호수’ 무대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황홀한 볼거리를 선사, 발레 드라마로서의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최수진 안무감독은 ‘단, 하나의 사랑’만을 위해 기존의 ‘백조의 호수’ 안무를 드라마에 맞게 재구성했다. 여기에 서울발레시어터 현직 무용수들이 참여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실제 공연을 준비하듯 안무, 의상, 메이크업 등에도 세심함을 기울였다. 또한 신혜선, 김보미를 비롯한 배우들, 무용수들은 공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제작진은 “‘백조의 호수’ 발레 공연이 드라마의 포문을 아름답고도 강렬하게 열 예정이다. ‘단, 하나의 사랑’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발레 공연, 안방극장을 수놓을 화려한 춤의 향연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KBS2 새 수목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은 22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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