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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3 대책’ 이후··시장 눈치 보기 극심

    ‘9·13대책’ 발표 이후 서울, 수도권의 과열됐던 주택시장은 일단 진정세로 돌아선 듯해 보인다. 지난 주말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호가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집주인, 매수자 모두 극심한 눈치 보기 작전에 들어가면서 이따금 이뤄졌던 거래마저도 성사되지 않고 있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단은 약발이 먹혀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구입 돈줄이 막히고, 다주택 보유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커져 주택 투기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주택자 신규 대출 원천 차단, 거래절벽? 이번 대책으로 주택 구입 심리가 크게 사그라졌다. 가장 큰 충격은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 대출을 틀어막은 조치다. 실수요자든 투자 거래든 매수자가 선뜻 달려들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집값을 모두 자기 자본으로 동원할 능력이 없으면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택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추가로 집을 사들이는 투자성 거래는 끊긴다고 보면 된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규제지역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1주택자도 규제지역 내 고가주택(공시가격 9억원 초과) 구입 시에는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이사를 위해 추가 대출을 받으려면 2주택자는 한 채를 당장 처분해야 하고, 1주택자도 2년 내 처분하겠다고 약정해야 대출이 이뤄진다. 심리적 요인도 거래를 얼어붙게 한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당장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다주택자들이 쉽게 매물을 내놓을지 의문이다. 시세차익이 많이 난다고 해도 여전히 양도세가 무거워 매각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 상승은 잡히겠지만, 그렇다고 급매물이 쌓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규제지역에서 은퇴자, 고가주택 보유자 등이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소규모 저렴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집주인들도 다주택자 신분을 벗어나려고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점차 처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세율·과표·세 부담 상한 ‘3트랙’ 인상? 보유세·양도세 강화도 충격이 크다. 종부세 중과 대상이 일부 고가주택·다주택 보유자에 한정된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주택 보유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6억원(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조정했다가 이번 대책에서는 3.2%로 올렸다. 다주택·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는 그만큼 주택 보유에 따른 부담을 지운 것이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현행보다 1%포인트 올리면 인상 폭은 50%나 된다. 하지만, 세율 인상보다 더 큰 무기는 공정시장 가객비율 인상이다. 과표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80%이다. 내년에는 85%로 올리고 2020년에는 90%까지 연 5%포인트씩 인상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세금 부과 가액이 커져 종부세 부담은 자동으로 커진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상향 조정된다. 현재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은 150%다. 세금이 올라도 재산세는 전년도 납부 세액의 105∼130%, 종부세는 재산세와 합친 금액이 전년도 세액의 150%를 넘지 않게 부과하고 있다. 세금이 한꺼번에 많이 오르는 부작용을 막으려고 집값(공시가격)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보유세는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만 부과하도록 상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책에서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300%까지 올렸다. 집값이 오르고 과표가 오르면 응당 상응한 종부세를 내도록 한 것이다. 세 부담 상한도 참여정부 수준이다. 주택 보유자에게 진짜 무서운 무기는 공시가격 인상이다. 정부는 공시지가를 단계적으로 시세와 근접한 가격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공시지가 인상은 곧 과표 인상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율 상향 조정, 세 부담 상한선 조정 등이 겹쳐 보유세 부담이 경우에 따라서는 2배 이상 커지는 경우도 나온다. 공시지가를 올리면 종부세 부과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1가구 1주택자라도 세율을 손보지 않는 한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다. 재산세·종부세는 양도세와 달리 거래를 하거나 보유 과정에서 수익이 없어도 내는 세금이다. 주택 보유 자체만으로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보유세 인상은 심리적으로 주택 소유 욕구를 떨어뜨린다. 1주택자에게 주어진 양도세 비과세·감면 혜택도 줄였다. 먼저 일시적 2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실거주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비과세 기간에 사실상 2주택자이면서도 법적으로는 1주택자 신분으로 가장해 ‘주택 쇼핑’을 하면서 단기 양도차익을 거두는 투기성 거래를 막으려는 조치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설령 양도차익이 기대돼도 보유세를 올리면 심리적으로 주택 투자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세율과 과표, 세 부담 상한을 한꺼번에 강화했기 때문에 다주택·고가주택 보유 욕구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가장한 틈새 투기도 억제? 임대사업자를 가장한 편법 투기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를 가장한 투기 틈새를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주택 규모가 85㎡ 이하이면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해도 올해 말까지 임대사업자 등록 때 양도세를 면제해줬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 이 조항을 삭제했다. 최대 70%까지 가능한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혜택도 강화했다.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해주던 것을 40%로 축소했고, 다주택자에게는 전세자금 대출을 끊었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편법으로 전세를 살면서 전세대출로 주택 구입 자금을 충당하는 편법을 막으려는 조치다. 다만, 임대사업등록을 하지 않고 있던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부담을 덜려고 기존 보유한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려고 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줄만 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투기 수요 감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러시아는 대형 포장 좋아하고 일본은 소포장 선호“

    “러시아는 대형 포장 좋아하고 일본은 소포장 선호“

    “러시아 사람들은 대형 포장을 좋아하니 양을 늘리는 것이 좋아요” “(대추 등은)처음 접하니까 가격을 약간 올려도 큰 부담은 없을 듯 하네요. 현지 시식행사 등을 병행하면 효과가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는 수출 바이어 상담회를 연상케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한국말에 능통한 러시아인들이 앞에 놓인 오미자·산양삼·곤드레·감·대추 등 임산물 제품을 놓고 업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한국임업진흥원이 임산물의 러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러시아 출신 이주여성 5명을 초청, 진행한 마켓테스트였다. 이들에게는 사전에 제품을 배송해 직접 먹어 보고, 조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마켓테스터는 국내 이주여성취업자센터 등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러시아에서 수의사와 교사 등을 했던 전문직으로 한국어도 능통하다. 현지인들이 좋아할 맛인지, 제품의 디자인과 제품명, 가격 등에 대한 평가와 생산업체 상담 역할까지 맡았다. 마켓테스트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조사를 실시하기 어려운 상황과 인터넷 검색만으로 얻을 수 없는 귀한 정보를 알게 됐다”며 “현지 마켓테스트는 시간적 제한으로 간단한 기호도에 대한 설문만 가능했는데 제품개선 방향에 대한 심층 토의까지 얻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임업진흥원은 2017년 기준 13만명에 달하는 결혼이주 여성을 임산물 수출 ‘역군’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에 따라 글로벌시민마켓테스트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다양한 경험자 및 고학력자를 테스터로 자문수당 등을 지급키로 했다. 임산물 업체들은 비용 부담 등을 들어 수출국 소비자에 대한 조사없이 진출해 시행착오로 인한 비용과 노력이 더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이주여성의 조력을 받아 맞춤형 수출전략을 지원할 계획이다. 러시아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대만과 베트남 이주여성이 참여하는 마켓테스트를 진행키로 했다. 테스트 방식도 업체와 제품 수를 최소화홰 집중화할 계획이다. 업체 요구시 설문조사 및 상담회를 각각 서비스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구길본 임업진흥원장은 “현지를 잘 알고, 실제 구매력을 행사하는 여성들이 수출 지원 전략에 참여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기대된다”며 “나아가 자칫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역할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비싼 척하네 이X들이” BJ 철구에 ‘이용정지 7일’ 방심위 의결

    “비싼 척하네 이X들이” BJ 철구에 ‘이용정지 7일’ 방심위 의결

    지나친 욕설로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준 개인 인터넷 방송 진행자 철구에게 이용정지 7일의 시정요구가 의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1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인터넷 방송에서의 과도한 욕설로 신고가 접수된 BJ 철구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철구는 지난 4월 16일 아프리카TV 방송 도중 채팅창에 글을 올린 시청자들을 향해 “XX놈아, X친X끼”, “XX 지금 40만원 적자봤는데 X같게 진짜” 등 욕설을 한 바 있다. 같은 달 28일 방송에서는 온라인 게임에 참여한 여성들로부터 반응이 없자 “니네들은 뭐 XX 그렇게 비싸. XX 무슨 비싼 척 뒤지게 하네 이X들이” 등 욕설을 사용했다. 철구는 이와 관련 “순간의 화를 이기지 못하고 심한 욕설을 하게 됐고, 비속어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좋아 욕설까지 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내용과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의견진술서를 방심위에 제출해 왔다. 통신심의소위원회는 철구가 2015년 이후 위원회로부터 시정요구 5건·자율규제 강화 권고 4건을 지속적으로 받은 점 등에서 시정요구가 불가피하나 해당 욕설이 위해를 가하는 등 내용으로 공포감을 조성할 정도는 아니 점,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이용정지 7일을 의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라틀리프 30점 김상식호 요르단 격파, 중국 레바논에 4점 차 분패

    라틀리프 30점 김상식호 요르단 격파, 중국 레바논에 4점 차 분패

    모든 것이 불리했던 ‘김상식호’가 원정에서 요르단을 꺾고 농구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키웠다. 김상식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경기에 나선 남자농구 대표팀이 14일(한국시간)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2차예선 E조 요르단과의 원정 경기에서 86-75로 이겼다. 리카르도 라틀리프(현대모비스)가 혼자 30점을 넣으며 앞장섰고, 이정현(KCC·15득점)과 이승현(상무·12득점)이 뒤를 받쳤다. 1차예선 전적을 안고 경쟁하는 2차예선에서 한국과 요르단은 나란히 5승2패가 됐다. 레바논(6승1패)은 중국(3승4패)을 연장 접전 끝에 92-88로 따돌렸고, 뉴질랜드(6승1패)는 시리아(2승5패)를 107-66으로 물리치며 두 팀이 공동 선두를 이뤘다. 중국이 개최국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해 조 3위 안에 들어야 월드컵 본선 티켓을 쥐며, 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시리아와 홈 경기를 치른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2연패에 실패한 대표팀은 허재 감독이 물러나며 허웅(상무), 허훈(kt), 허일영(오리온)이 빠지고 지난 7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재개했는데 허씨 세 선수를 대신해야 할 안영준(SK)과 최진수(오리온)는 소속팀의 전지훈련에 참가했다가 요르단에서 합류했고, 정효근(전자랜드)은 부상 때문에 합류하지 못해 11명만 원정에 나서는 등 어수선하기 이를 데 없었다. 게다가 요르단은 FIBA 랭킹에서는 46위로 한국(33위)보다 아래지만 미국계 슈팅가드 다 터커와 골밑의 자이드 아바스(200㎝) 등이 버티고 있어 만만한 팀이 아니라 걱정을 키웠다. 이날 24점을 넣은 터커는 2015년 국내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되기도 했고 지난해 아르헨티나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득점력과 개인기가 돋보였다. 그러나 3쿼터까지 요르단에 59-57로 근소하게 앞선 우리나라는 4쿼터 초반 조금씩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라틀리프의 덩크슛과 절묘한 컷인 플레이로 연달아 4점을 넣었고,이승현의 3점포까지 터져 66-57로 달아났다. 다시 66-62로 쫓긴 종료 7분 1초 전에는 이정현의 3점슛으로 다시 7점 차를 만들었고, 이정현은 69-65에서도 자유투 셋을 모두 넣었다. 73-68로 앞서던 대표팀은 종료 3분 43초를 남기고 최준용(SK)의 3점포가 터지면서 8점 차로 달아났고, 이어 라틀리프가 통렬한 덩크슛을 꽂아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양기탁 구속·의연금 횡령 의혹에 화병 난 베델 ‘하늘나라로’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양기탁 구속·의연금 횡령 의혹에 화병 난 베델 ‘하늘나라로’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1907~1908년 영국 법원에서 두 차례 재판을 받았다. 그가 중국으로 복역하러 간 사이 일제는 양기탁을 구속하고 베델에게도 국채보상 의연금 횡령 의혹을 덧씌웠다. 결국 베델은 신보를 살리고 자신의 명예도 회복하려 동분서주하다가 스트레스로 갑작스레 숨을 거뒀다.●양기탁 구속으로 국채보상운동 동력 약화 베델이 1908년 6월 영국 법원의 두 번째 재판으로 구속돼 상하이에서 3주 금고형을 마친 다음날인 7월 12일. 한 일본 경찰이 밤늦게 서울 광화문 대한매일신보사 사옥을 서성거렸다. 신보 건물이 영국인 치외법권 지역이어서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던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양기탁(1871~1938)에게 “잠깐 물어 볼 말이 있다”며 밖으로 불러 냈다. 건물 안에 있던 양기탁이 무심코 문 밖으로 나오자마자 경찰은 그를 체포했고 곧바로 경시청에 가뒀다. 국채보상 의연금을 횡령했다는 혐의였다. 신보의 두 기둥인 베델과 양기탁에 대한 일제의 역습이었다. 일본은 베델이 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양기탁을 구속해야 한다고 봤다. 베델이 조선에 있을 때 그를 구금하면 분명 영국 정부에 도움을 청할 것이 분명했다. 결국 일본은 베델이 구속됐다가 조선에 오기 직전 양기탁을 잡아들였다. 통감부 초대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도 양기탁 구속 이틀 뒤인 14일 돌연 해외로 휴가를 떠났다. 그가 이번 일에 간여하지 않은 것처럼 꾸미려는 의도였다. 일본은 양기탁이 조선인이기에 베델 말고는 어느 영국인도 그의 신병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영국 총영사 헨리 코번(1871~1938)은 이 사건이 영국인 소유 신문사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이를 묵과하지 않았다. 양기탁은 구속됐다가 구타 등으로 다쳐 병원에 이송되던 중 탈출해 신보사로 숨었다. 일본은 양기탁의 인도를 요구했지만 코번은 이를 거부하고 그에 대한 고문을 끝까지 막았다. 결국 양기탁은 코번의 도움 덕분에 인도주의적 환경에서 재판을 받아 무죄로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번은 영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외교 갈등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총영사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그해 8월 런던으로 돌아갔다. 6개월쯤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외교관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당시 49세였다.●금고형 이후 달라진 여론… 당황한 베델 베델은 7월 11일 금고형을 마치고 17일 조선에 돌아왔다. 하지만 불과 몇주 사이에 자신을 바라보는 조선인들의 시선이 크게 차가워졌음을 깨닫고 당황했다. 그와 양기탁에게 도덕적 타격을 입혀 신보와 KDN을 무력화하려던 일제의 공작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가 조선에 들어올 무렵부터 한국인이 운영하던 친일 신문들은 일제히 “베델과 양기탁이 국채보상 의연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다룬 기사를 쏟아냈다. 신보를 통해 자신의 무고함을 해명하고 국채보상금 총합소에서 나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일본에 협력하는 친일 매체들이 만들어낸 ‘파렴치범’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애초 국채보상운동은 한계가 명확했다. 국민들의 순수 모금만으로 조선의 1년치 국가 예산에 맞먹는 1300만원을 모으겠다는 생각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졌다. 설사 모금운동이 일본에 위협이 될 만한 수준으로 성장하더라도 일본은 언제든 ‘화폐개혁’ 카드를 꺼내 그간 모은 의연금을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이런 불안감이 내재된 상황에서 베델과 양기탁의 국채보상금 횡령 의혹까지 생겨나자 운동의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 둘에 대한 국민적 불신도 커졌다. 실제로 8월 10일에 열린 국채보상금 총합소 특별위원회에서 회계감사 이강호는 “베델이 의연금 운영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조선인의 손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겁박했다. 지금보면 적반하장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베델의 횡령 의혹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베델은 자신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같은 달 27일 열린 의연금 총합소 평의회에 직접 참석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는 이 자리에서 인생 최악의 굴욕감을 맛봤다. 그가 감옥살이를 하고 온 사이 평의회 의장 자리를 한석진 국민신보 사장이 차지하고 있어서였다. 국민신보는 한국인이 창간한 대표적인 친일지이자 매국단체 일진회(1904~1910)의 기관지였다. 1907년 7월 고종이 일본의 강압에 못 이겨 왕위를 순종에게 넘기자 시위 군중들이 이 신문사의 사옥과 인쇄 시설을 부수기도 했다. 일진회는 항일단체로 출발했지만 단체 간부들이 대거 일본에 매수돼 친일단체로 탈바꿈했다. 그런 신문사의 사장이 국채보상 총합소의 최고 책임자가 됐다는 것은 사실상 국채보상운동이 일본의 손아귀에 넘어갔음을 뜻했다. 그간 친일 행적을 무릎 꿇고 사죄해도 모자랄 인물이 되레 조선의 독립을 돕다가 감옥까지 다녀온 자신을 비난하며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는 모습에서 끝없는 환멸을 느꼈을 것이다. 일부 조선인들이 자신을 ‘의연금에 손을 댄 좀도둑’으로 취급하는 상황에 모멸감도 컸을 것 같다. 이에 대해 베델의 부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은 베델 사후인 1910년 8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편(베델)은 그 일에 대해 단 한 번도 조선인을 원망하거나 서운해하지 않았다. 그저 일본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겪어야 할 운명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中 언론 “베델, 횡령 실토” 의도적 오보 8월 30일 중국 일간지 ‘노스차이나 데일리뉴스’가 “베델이 국채보상금 횡령 혐의를 자백했다”는 기사를 냈다. 도쿄 특파원이 일본 당국자의 말을 듣고 쓴 기사였다. 해당 기사는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과 동남아에서 발행되던 영자 신문에 빠르게 퍼졌다. 당시 조선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사였던 베델은 이 기사 하나로 ‘순수한 열정을 지닌 조선 독립운동가’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베델은 곧바로 중국 법원 등에 이 신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일본 국민신보 기자가 영자신문 특파원을 가장해 쓴 것이었다. 일본의 공작이었다. 베델은 소송에서 이기며 자존심을 회복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신뢰는 크게 무너진 뒤였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잃었다. 일제의 압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독주와 담배로 달랜 탓이 컸다. 평소에도 몸을 돌보지 않던 성격이었던데다 오랜시간 명예훼손 소송과 신보 재정 지원에 나섰던 탓에 그는 이듬해인 1909년 5월 1일 심장 팽창 증세로 숨을 거뒀다. 겨우 서른일곱살이었다. 영국 출신 역사연구가 에이드리언 코웰(62·싱가포르 거주)은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 조선을 구하려고 했던 이유를 이른바 ‘젠틀맨’(올바른 일에 목숨을 거는 신사도 소유자) 정신에서 찾았다. 코웰은 “베델은 당시 최고 수준의 학교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었고, 영국 성공회 전도사의 딸인 어머니로부터 ‘올바름의 추구’라는 종교적 가치도 전수받았다. 이것이 훗날 조선에서 그의 삶을 지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싱가포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권평오 “올해 사상 첫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권평오 “올해 사상 첫 수출 6000억 달러 돌파”

    권평오 코트라(KOTRA) 사장은 13일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6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권 사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지난 1~8월 수출액은 3998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남은 4개월 동안 지난해보다 1%만 늘어도 60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올해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 갈등과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에도 3.9%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교역량은 지난해보다 4.8%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사장은 다만 이달 수출은 추석 연휴와 지난해 9월 수출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그는 “수출액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증감률 면에서 아무래도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또 “주력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런 부분”이라고 꼽았다. 실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6년 37.6%에서 올해 34.3%로 감소했다. 그는 “사실 올해보다 내년이 걱정”이라면서 “미·중(G2) 통상분쟁이 어느 방향으로 계속되고, 다른 국가들의 무역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사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트라는 해외 취업추진 무역관을 기존 35개에서 올해 50개로 확대했고, 2020년에 연간 해외취업 성공 1000명 돌파(3년간 총 2735명)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올해 외국인 투자 기업의 일자리는 1만 6000명으로 늘리고, 유턴기업의 신규 일자리도 120명까지 채용하는 것이 목표다.권 사장은 “앞으로 서비스 혁신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해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연구 성과물 산업현장 이전 일자리 창출 선도”

    “연구 성과물 산업현장 이전 일자리 창출 선도”

    “정부 지원 없이 수익 창출 새 방식 필요”“논문만 쓰는 대학은 글로벌 시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연구 성과물을 실험실 밖 산업현장에 이전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는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과학기술 선도대학을 만들겠다는 UNIST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13일 정무영 UNIST 총장을 만나 과학기술원 전환 3주년 성과와 앞으로 대학이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정 총장은 “UNIST는 최근 시행된 세계대학 평가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특히 우수한 원천기술 연구를 기반으로 한 기술사업화와 창업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UNIST가 개교 9년의 짧은 시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단순한 논문 생산에서 벗어나 질 높은 연구 논문을 만드는 등 연구능력을 키웠기 때문”이라며 “남들이 하지 않는 독창적 연구로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연구 결과물을 기술사업화하는 ‘수출형 연구 브랜드’ 육성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에서 우리만 가진 원천기술을 개발하려고 연구를 시작했는데 현재 14개나 된다”고 설명한 뒤 수출형 연구브랜드 성과물로 ‘해수전지’, ‘유니브레인’, ‘바이오메디컬’을 꼽았다. 아울러 그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독일 프라운호퍼 화학연구소 분원을 유치했고, 11월쯤이면 탄소섬유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며 “탄소섬유는 자동차산업 혁신을 가져올 차량경량화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학 재정 패러다임의 변화도 언급했다. 정 총장은 “정부나 기업체 지원 없이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학교를 운영하는 새로운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UNIST는 재정자립이라는 혁신을 통해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 목표인 ‘2030년 세계 10위권 과학기술특성화 대학 진입’과 ‘2040년 100억 달러 발전기금 모금을 통한 재정자립화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수출형 연구브랜드를 육성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울산과 우리나라, 더 나아가 전 세계가 질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제 발 저린 트럼프 “11월 선거 해외 세력 개입 막아라”

    제 발 저린 트럼프 “11월 선거 해외 세력 개입 막아라”

    자산 동결·美 금융권 접근 차단 등 처벌 볼턴 “러·중뿐 아니라 이란·北도 징후” 공정 선거 이미지로 러 스캔들 털어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 선거에 개입하는 해외 기관과 개인에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이 수사 중인 가운데 미 정부가 재발을 막기 위해 해외 세력의 선거 개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시한폭탄과 같은 러시아 스캔들의 후폭풍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후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함께 진행한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슈를 직접 지휘한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선거와 합법적 절차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우선시하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 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2016년 대선에 개입했던 러시아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관성을 끊어 내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 선거 캠페인 인프라 침투뿐 아니라 역정보·선전의 미디어·온라인 배포 등을 DNI가 정기적으로 평가해 해외 기관, 개인이 선거에 개입했는지를 45일 이내에 판단하도록 했다. 이어 해당 정보를 법무부·국토안보부에 제출해야 하고, 이로부터 45일 이내에 법무부 장관 등은 해당 사건에 대해 어떤 조처를 할지 정하게 된다. 미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해외 단체·개인 등은 자산 동결과 미 금융제도 접근 차단 등 재정적 처벌, 선거 개입 국가 소속 기업에 대한 미국민의 투자 금지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그리고 잠재적으로 이란과 북한으로부터도 징후를 봐 왔다”며 북한의 개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위터·페이스북 등을 통해 2016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던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5월까지 ‘오바마케어’에 대한 트윗으로 미국 내 여론 분열을 조장했다고 전했다. WSJ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기반을 둔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가 600개 트위터 계정으로 오바마케어에 대해 10만건 안팎의 트윗을 쏟아내며 갈등을 부채질했다고 전했다. CNN은 지난 6~9일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러시아 스캔들 관련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은 30%, 로버트 뮬러 특검은 50%로 집계됐다고 이날 전했다. 지난 조사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4% 포인트 하락하고, 뮬러 특검은 3% 포인트 상승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 서초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과 소통 간담회 개최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 서초지역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과 소통 간담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초1)는 지난 9월 4일 서초구 여성가족플라자(잠원동 소재)에서 서초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과의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에는 서초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11명과, 서초구 여성보육과장, 서초구육아종합지원센터장 및 관계자 등 약 20여명이 참석하여 열띤 소통이 장이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및 어린이집 교사 휴게시간 보장 등과 관련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초지역 국공립 어린이집이 현재 처한 문제점과 애로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듣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연령대별 아동 수급 불균형 문제, △어린이집 교사 휴게시간보장에 따른 보조교사 추가지원 요청,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설립 시, 어린이집 교사 등 종사자 포함 여부 등 국공립 어린이집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과 어린이집을 운영함에 있어서 어려운 점,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김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는 보육의 최일선에서 고생하시는 원장님들과의 진중한 대화를 통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한 것”이라며 “오늘 제안된 정책 건의사항들에 대하여는 서울시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보다 나은 대안들을 도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 국공립 어린이집 1천개 확충의 연내 조기달성이 예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는 단순히 양적인 확대를 넘어 보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무조건 강·남북을 나눠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의 모든 아이들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서울시 보육정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주 ‘백제문화제’ 출격…오는 9/14~9/22 진행

    공주 ‘백제문화제’ 출격…오는 9/14~9/22 진행

    1500여년 전 문화대강국 백제를 엿볼 수 있는 ‘백제문화제’가 충청남도 공주시 금강 신관공원일대에서 오는 9월 14일부터 22일까지 9일 동안 펼쳐진다. ‘한류원조 백제를 즐기다’는 주제로 펼쳐지는 백제문화제는 올해로 64회를 맞이한 만큼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풍성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1일차인 14일 10시 30분부터 웅진백제 5대왕 추모제가 숭덕전(무령왕릉)에서 펼쳐진다. 15시 주무대에서는 무령왕의 탄생이야기를 볼 수 있다. 올해는 역사와 문화를 게임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신규 프로그램 ‘웅진어드벤처’도 선보인다. ‘웅진어드벤처-잃어버린 유물을 찾아라’는 왕들이 남긴 백제 유물이 숨겨져 있는 비밀의 방을 찾아 비밀을 풀고 유물을 되찾아 영웅이 되어보는 프로그램이다. 또 공산성 성안마을에서 진행되는 웅진판타지아 뮤지컬공연 ‘백제의 꿈’은 웅진 백제 4대왕의 이야기에 음악과 춤, 화려한 영상을 더해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다른 장소에서는 시민이 배우가 되고 주인공이 되는 ‘웅진성 퍼레이드’가 공주고~중동사거리~연문광장 거리에서 이어진다. 한층 커진 스케일만큼 놓칠 수 없는 것이 야경이다. 금강신관공원에서 미르섬으로 진입하는 입구에는 높이 9m 규모의 공산성 조형물이 관람객의 움직임과 소리에 반응하는 일루미네이션 빛을 연출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메인 포토존에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무령왕과 왕비의 금제관식을 대형 조형물로 제작, 백제의 우아미를 선보이며, 금강교에는 찬란한 백제의 왕조를 상징하는 용을 형상화한 일루미네이션 터널을 연출해 아름다움을 더한다. 또 제12주년 무령왕 헌공다례 및 제23회 한.일 친선교류차회가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송산리 고분군에서 무령왕의 업적을 기리고 전통 차 문화의 발전·계승을 위해 열린다. 이어 국제거리공연과 백제프린지페스티벌이 진행되며, 공산성 성안마을에서 신풍면 선학리 지게놀이로 흥겨움을 더할 예정이다. 또 산성시장 용당로에서 인절미 축제가 열리고 제민천 일원에서는 예술가의 거리와 프린지공연이 마련되어있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백제문화제는 1500여년전 동아시아를 호령한 백제의 찬란했던 역사와 문화를 세계로 널리 알리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백제문화제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백제문화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개막축하쇼와 K-POP 한류페스티벌에는 뉴이스트W, EXID, 청하, 황치열, 틴탑, 모모랜드 등의 연예인들이 축하무대를 꾸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악 실업, 최악 취업… 위기의 ‘일자리 정부’

    최악 실업, 최악 취업… 위기의 ‘일자리 정부’

    실업자 113만명… 외환위기 이후 최고 지난달 취업 3000명 증가… 8년만에 최저 김동연 “최저임금 속도조절 협의” 불구 내년 인상 확정… 당·정·청 조율 여부 주목‘일자리 충격’이 ‘고용 참사’가 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7월 5000명 증가보다 증가폭이 더 적다. 반면 실업자는 113만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다.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이 일자리를 창출해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한다는 것인데 첫 단추가 어긋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당·청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 1월 1만명 감소한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13만 4000명 늘어난 113만 3000명을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36만 4000명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도소매, 사업시설, 제조업 등에서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하고 있다”며 “인구 증가폭이 줄었다는 것만으로 취업자 수 부진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일 “최저임금 인상과 제조업 구조조정 등 정책적 요인도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 그동안 추진해 왔던 고용정책에 대해 어떤 보완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부총리는 이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와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단위기간 조정 문제를 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결정된 것이니 불가역적”이라면서 “그 이후의 방향에 대해 시장과 기업의 애로를 더 귀담아듣고 조정할 수 있는 정책적 여지를 좀 봐야 하고 관계부처, 당, 청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당·정·청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늦출지는 미지수다. 김 부총리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이틀 앞둔 지난 7월 12일 속도 조절을 주장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10.9% 인상을 결정했다. 김정식(전 한국경제학회장)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계속 추진하려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이나 분야별 차등 인상, 산업별 근로시간 단축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뉴스 in] 간이공판, 무죄추정 원칙은 없다

    한국 형사재판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은 잘 작동하고 있을까. 2013년 미국 대입시험(SAT) 기출문제를 유출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기본 증거인 SAT 원본 시험지를 제출하지 못해 6년째 재판 중인 피고인은 ‘아니요’라고 했다. 함께 무죄를 주장했던 24명 중 23명이 압박을 못 견디고 벌금형을 수용했다. 여전히 원본 저작물은 재판에 나오지 않았지만, 검찰은 유신 시절 도입된 ‘간이공판제도’를 활용해 23명의 재판을 마무리했다. 자백 사건에 한해 형사재판의 철저한 증거조사를 생략하게 한 ‘간이공판제도’를 검찰이 악용한 사례다.
  • 추상미 감독 ‘폴란드로 간 아이들’ 티저 예고편

    추상미 감독 ‘폴란드로 간 아이들’ 티저 예고편

    배우 겸 감독 추상미의 연출작 ‘폴란드로 간 아이들’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폴란드로 보내진 1500명의 한국전쟁 고아와 폴란드 선생님들의 위대한 사랑을 담은 치유와 회복의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접속’, ‘열세 살, 수아’ 등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추상미가 연출과 출연을 담당한 첫 장편다큐멘터리이다. 그는 앞서 단편영화 ‘분장실’, ‘영향 아래의 여자’를 연출해 감독으로서 능력을 인정을 받았다. 추 감독은 역사 속 숨겨진 아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상처를 사랑으로 품었던 폴란드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 위대한 사랑의 모습을 카메라에 기록했다. 탈북소녀 이송이가 이 여정에 함께했다. 공개된 예고편은 1951년 수많은 전쟁고아를 태운 기차가 폴란드로 향하는 흑백 필름 뒤로 “아이들을 가득 실은 기차가 며칠에 걸쳐 도착했다”는 증언이 이어진다. 전쟁으로 인한 심한 충격에도 한국의 아이들이 파란 눈의 사람들을 아빠, 엄마로 믿고 따를 수 있게 했던 폴란드 선생님들의 “뭐든지 다 해주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겪었던 그 상처를 지워줄 수만 있다면요…”라는 이야기는 특별한 사랑의 흔적을 궁금케 한다.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오는 10월 31일 개봉 예정이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조용필 충격 “방탄소년단, 빌보드 1위라니..꽃바구니 보낼 가치”

    조용필 충격 “방탄소년단, 빌보드 1위라니..꽃바구니 보낼 가치”

    가왕 조용필(68)이 그룹 방탄소년단의 활약에 대해 “충격”이라고 말했다. 11일 조용필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한 것에 대해 “충격이죠. 전에 싸이가 빌보드에 올랐을 때도 너무 놀랐잖아요. 이런 일이 또 있을까 했는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저뿐 아니라 모두 깜짝 놀랐죠”라고 감탄했다. 이어 조용필은 “방탄소년단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외모까지 조건을 갖춘 친구들”이라며 칭찬했다. 조용필은 1986년 일본에 진출해 국내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원조 한류’ 가수로 불린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조용필의 50주년 축하 영상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떻게 음악을 하면 될지 몸소 실천해주셔서 후배로서 정말 든든하다”고 존경을 표했고, 조용필은 지난달 방탄소년단의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에 꽃바구니를 보내 축하했다. 그는 “(꽃바구니를) 보낼 만하다. 보통 가수가 아니다. 가요계 선배로서 축하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음악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나가고 젊은 사람들이 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것이니 음악이 좋다면 앞으로도 빌보드에서 성과를 거두는 가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물론 한국어 노래이긴 하지만, 요즘엔 가사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남미권 노래도 히트하는 걸 보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조용필은 올해 5월 올림픽주경기장을 시작으로 50주년 기념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를 펼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수원, 대전 등지를 돌며 하반기 투어를 시작했다. 10~11월 지방 공연을 한 뒤 12월 15~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개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개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제일 먼저 기른 녀석은 몇 년도에 왔는지도 가물가물해졌습니다. 지금은 사십이 다 된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에게서 선물처럼 받아온 녀석이었습니다. 흰 바탕에 검고 누런 점이 박힌, 아주 똘똘해 똘순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바둑이. 외출하면 담벼락 위에 올라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는 바람에 동네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새끼도 낳고 그렇게 16년을 살다가 심정지로 몇 번 쓰러져 놀라게 하더니 먼 길을 떠났습니다. 늦은 밤, 침대를 오르지 못하고 마냥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다 아침에 물 한 모금을 마시더니 딸 아이 품에서 갔습니다. 군대 간 아들한테 제일 먼저 알리고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흘렸습니다. 정을 떼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생명이지만 가족이었기에 우울한 일상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은 피부병이 심해 몇 달이 지나도 입양을 가지 못했다는 슈나우저 한 마리를 안고 왔습니다. 꼬불꼬불 까만 털에 눈썹은 하얀 녀석은 사람을 보자마자 온 마음을 내어줍니다. 얼굴을 핥으며 난리를 피는데 웃음이 나옵니다. 까미는 얼마나 굶었던 건지 쓰레기통을 뒤지는 나쁜 버릇이 생겼습니다. 식탐이 심해 시아버지 제사상에 쓸 두부며 베란다에 내놓은 음식까지 입을 댔습니다. 외출해서 돌아오면 휴지는 흩어져있고 쓰레기통은 쓰러져 있었고, 신발도 물어뜯었습니다. 혼자 있는 상태가 몹시 불안했던 모양입니다. 천둥번개가 치는 날이면 똘순이는 짖기 바빴었는데 까미는 침대 밑에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얼뜨기였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산책을 했습니다. 함께 걷는 날들만큼 까미는 점점 의젓하고 침착해져 갔습니다. 또 하나의 생명과 인연을 이어가는 일. 똘순이를 잃은 슬픔을 서서히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까미와 산책을 하는데 개 두 마리가 건축더미 속으로 사라지는 걸 보았습니다. 건축자재, 컨테이너박스, 쓰레기가 쌓인 곳에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가 보였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개들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밭을 일구던 사람이 주인이겠지 했는데 누군가 내다버린 녀석들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도시에 살던 사람이 차에 반려견을 데려와 공터에 유기했고, 두 녀석은 두 달이 넘게 돌아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유기견센터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녀석들은 손에 망을 든 직원을 보고 어딘가로 숨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한 마리가 슬금슬금 나와 제 앞에 배를 보이며 벌러덩 누웠습니다. 저한테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 믿는 녀석의 몸짓을 외면할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목욕을 시키고, 진드기 벌레약도 바르고, 눈을 덮어버린 털도 다듬어주고, 밥그릇도 하나 더 준비했습니다. 까미가 텃세를 부리니 입을 삐죽거리며 언저리를 빙빙 돌았습니다. 남아있던 한 녀석도 우리 집까지 어떻게 알고 찾아왔기에 녀석도 씻기고 다듬어 농사짓는 좋은 집으로 입양을 보냈습니다.까미와 예삐. 두 녀석의 틈바구니에 외손자도 함께 자랐습니다. 양쪽에 끈을 매 산책시키는 일도 버거웠지만 그렇게 삶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까미는 만으로 십년을 살다가 마지막 삼일을 제 옆에 꼭 붙어서 그렇게 떠났습니다. 잘 가렴. 나의 듬직한 보디가드 까미. 녀석의 까맣고 야드르르한 털이 삼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납니다. 두 번째 이별의 슬픔은 첫 번째 이별 덕에 많이 슬퍼하지 않고 순순히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이제 유기견이었던 예삐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있습니다. 내게 온 지 13년, 성견으로 왔으니 얼마나 더 나이가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쓰러질 듯 겨우 목숨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뼈가 다 드러난 등에 다리는 절고 밥도 못 먹고 비척이며 걷는 모습이 안쓰러워 안고 다닙니다. 며칠 전엔 다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일어나 움직입니다. 아침마다 나가자고 보채서 그나마 운동하게 만들던 녀석, 지금의 건강이 저 녀석 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세 마리 다 암컷이었고, 녀석들을 키우며 개띠였던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암으로 육십도 못 되어 세상을 버린 어머니를 생각하며 짐승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하늘로 간 두 녀석이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해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작고 힘없는 생명과 사랑하며 사는 것, 그렇기에 만남도 이별도 모두 큰 의미입니다. - 똘순, 까미, 예삐 엄마 신현임씨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싫존주의 세대] 난 오이가 싫어, 그게 어때서?

    [싫존주의 세대] 난 오이가 싫어, 그게 어때서?

    싫음을 넘어 과한 혐오 집회는 부작용 ‘억압된 것들에 반기’ 인정 필요하지만 ‘정도의 선’은 사회가 함께 고민해봐야“저 같은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안 뒤에는 당당하게 ‘오이 빼 달라’고 해요.”(이연지·22) “오이를 싫어하는 제가 회를 싫어하는 친구에게 ‘넌 저주받았어’라고 한 적이 있어요. 존중을 더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황지영·28) “저도 날파리에 질색하는 친구에게 핀잔을 준 적이 있어요.”(박주민·24) “고수가 싫다면 이의를 달지 않잖아요. 싫음을 수용하는 정도도 그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는 거죠.”(성수연·27) 페이스북 페이지 ‘오이를 싫어하는 모임’(오싫모)을 팔로잉한 사람은 현재 11만명이 훌쩍 넘는다. 지난해 3월 처음 개설된 이 페이지는 개설 하루 만에 팔로어 3만명을 기록했다. 오이를 싫어하는 게 용인되는 단계를 넘어 상식으로 취급받는 이곳에서 용기를 얻은 사람들은 이제 어느 자리에서든 주눅 들지 않고 ‘오이 빼 주세요’라고 말할 힘을 챙긴다. 오싫모는 요즘 20대를 설명하는 트렌드인 ‘싫존주의’(싫어하는 것도 존중해 달라는 뜻의 신조어)를 세상에 알린 모임 중 하나다. 올해 초 출간된 ‘20대 트렌드 리포트’에서 ‘싫존주의’란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재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연구원은 “취향을 존중해 달라는 의미의 ‘취존’에서 더 나아간 개념이 싫존주의”라면서 “싫음을 표현하면 분위기 깨는 사람으로 치부되던 과거에서 벗어나 20대들이 더욱 ‘뾰족한 취향’을 갖고자 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싫음’을 적극 표출하는 양상은 기존과 다른 사회 현상을 이끌고 있다. 특히 ‘싫음’을 집단적·공개적으로 분출해 싫은 대상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혐오 집회’는 일종의 부작용으로 취급된다. 그런데 이 ‘혐오 집회’에선 기존 이념 성향 구분으로는 설명되지 않던 감정들이 포착된다. 정치적 진보색이 강한 청년층 중 상당수가 기성 진보와 다르게 난민·이주노동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2016년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싫어하며 현 정권 측과 나란히 섰던 일부 여성단체는 최근 시위에선 현 정권을 맹비난하는 쪽으로 돌변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결사’가 아닌 ‘싫음 표출을 위한 집회’가 늘어나면서 일부 내용에 불편함을 느낀 ‘제3 집단’의 반발로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일도 늘었다. 촛불집회 당시 DJ DOC는 박 전 대통령 비판 노래인 ‘수취인분명’ 가사에 여성 폄하 표현이 있다는 반발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고려대·연세대 스포츠 교류전인 고연전의 고대 응원가 중 ‘연세치킨’은 연대생을 닭에 빗대 튀긴다는 가사 때문에 올해부터 응원곡에서 빠질 전망인데, 이는 연대생이 아닌 채식주의자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다. 지향 대신 싫음으로 사회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20대에 대해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억압됐던 것에 대해 싫음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의 용기를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느 선까지 싫음을 표출해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마주보기] OECD 35개국 중 25개국 허용…전 세계적 증가 추세

    [마주보기] OECD 35개국 중 25개국 허용…전 세계적 증가 추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나라 중 25개국은 인공임신중절(낙태)을 허용하고 10개국은 금지하고 있다. 네덜란드, 벨기에 등 7개국은 의사와 상담하고 숙려 기간을 거친 뒤 낙태를 할 수 있다. 노르웨이, 캐나다 등 18개국은 제한 없이 본인 요청에 따라 낙태가 가능하다. 반면 아이슬란드, 영국 등 4개 국가에서는 사회경제적 이유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낙태를 금지한다. 뉴질랜드, 아일랜드, 이스라엘, 칠레, 폴란드, 한국 6개국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낙태할 수 없다.낙태죄 폐지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거세지면서 OECD에서 낙태를 금지하는 국가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첫 번째는 아일랜드다. 지난 5월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를 금지하는 수정헌법 8조를 개정했다. 낙태 시술을 한 여성에게 최장 14년의 징역형을 가했던 헌법 조항이 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아일랜드가 낙태금지 국가에서 제외된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안에 대체입법까지 통과되면 OECD 국가 중 낙태를 금지하는 국가는 9개가 된다”고 말했다. 국교가 가톨릭인 폴란드 역시 한국과 비슷하게 성폭행, 근친상간, 임신부의 생명 위협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를 금지한다. 폴란드 집권당이 한술 더 떠 2016년 10월 예외 조항까지 없애는 낙태전면금지법을 발의하자 10만여명의 시민들이 ‘검은 시위’로 분노를 표출해 법안을 폐기했다. 최규진 인하대 의대 교수는 “폴란드뿐만 아니라 칠레에서도 낙태죄 폐지 운동이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나경원 “강서 특수학교 합의는 나쁜 합의” 지적에 김성태 “철딱서니 없다“

    나경원 “강서 특수학교 합의는 나쁜 합의” 지적에 김성태 “철딱서니 없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일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던 특수학교 건립 문제가 일단락됐다. 지난 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강서구가 지역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특수학교 건립 반대 주민들은 예정대로 특수학교를 짓는 대신 서울시교육청이 인근 부지에 한방병원이 건립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특수학교 건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학교 설립을 호소한 지 약 1년 만이다. 이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회를 거꾸로 돌리는 합의”였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합의에 참여한 김 원내대표는 “비록 우리당이긴 하지만 철딱서니 없는 어떤 분이···”라면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를 거꾸로 돌리는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나 의원은 “일부에서는 ‘간절한 무릎 호소가 통했다’, ‘사회적 상생모델’이라며 반기고 있지만, 이번 합의는 한마디로 ‘나쁜 합의’, ‘있을 수 없는 합의’다”라면서 “특수학교는 기존의 계획대로 건립하면 될 뿐,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정치인 또한 지역주민의 표가 아무리 급하다 할지라도 옳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지역 이익을 모두 챙긴 뒤에야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겨우 인정한 이번 합의에 같은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건립을 호소했던 장민희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팀장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문으로 인해 특수학교가 한방병원 같은 지역 편의시설을 제공해야만 지을 수 있는 기피시설처럼 비춰지게 됐다”면서 “조 교육감이 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노력해 주신 것은 고맙지만 이번 합의는 안 하니만 못했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사회를 거꾸로 돌리는 대가성 합의에 또 다시 상처받았을 장애학생 부모님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진정한 상생을 위해 늘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말로 글을 마쳤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지적들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진학교’가 합의에 이르기까지 그 지난했던 과정을 되돌아보면, 지역주민과 교육청이 어려운 소통의 과정을 거쳐 서로의 앙금을 털어내고 수용적 태도로 합의를 도출해 냈다는 데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단 특수학교뿐만 아니라 그 어떤 사안이라도 주민들이 불평을 호소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은 지역의 국회의원으로서 여간 마음 불편한 일이 아니다. 중재하고 조정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는 기나긴 과정들이 당연히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 누구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급기야 김 원내대표는 “비록 우리 당이긴 하지만 철딱서니 없는 어떤 분이 이런 저간의 사정을 거두절미하고 ‘좋은 선례’니 ‘나쁜 선례’니 입방아를 찧어대는 데 대해서는 뭘 좀 알고나 이야기하라고 면박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것도 다 지역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말까지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메르스 환자 발생…메르스 예방 행동수칙 “현지 의료기관 방문 자제”

    메르스 환자 발생…메르스 예방 행동수칙 “현지 의료기관 방문 자제”

    쿠웨이트에서 귀국한 60대 남성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3년여 만에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 보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메르스는 아직 마땅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다음은 질병관리본부가 권고하는 메르스 예방 행동수칙이다. ▲여행 전에는 먼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cdc.go.kr)에서 메르스 환자 발생 국가현황을 확인하고, 특히 65세 이상, 어린이, 임산부, 암 투병자 등 면역 저하자는 여행 자체를 자제하는 게 좋다. ▲여행 중에는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지키고, 농장방문을 자제하며, 특히 동물(특히, 낙타)과는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와 생 낙타유는 먹지 말아야 한다. ▲진료 목적 이외 현지 의료기관 방문하거나 사람이 붐비는 장소는 되도록 찾지 말아야 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쓰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검역감염병 오염국가를 방문하고 입국 때 설사, 발열, 기침, 구토 등 의심증상이 있으면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해 비행기에서 내릴 때 검역관에게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질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귀국 후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으로 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또는 보건소로 신고해야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우월한 고혹미’ 김연아

    [포토] ‘우월한 고혹미’ 김연아

    ‘피겨 퀸’ 김연아가 화보를 통해 고혹미를 자랑했다. 7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는 김연아와 함께 진행한 화보를 공개했다. ‘파티로의 초대’ 라는 콘셉트로 출시 된 이번 컬렉션은 다양한 소재와 컬러 감으로 특별한 날부터 데일리로 착용할수 있는 주얼리를 선보인다. 특히 검정색 새틴 드레스를 입고 파티장으로 향하는 김연아와 보라빛 진주의 매치는 화려함을 자아낸다. 화보 속 김연아는 아름다우면서도 우아한 자태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또 핑크빛 반짝이는 드레스에 드롭 이어링을 착용하고 파티장의 기대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눈빛으로 완벽한 광고 컷을 연출해 냈다. 광고 속 김연아가 착용하고 있는 후프링과 네크리스 모두 심플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된 반짝이는 빛을 연상시킨다. 김연아는 화이트 블라우스에 화려한 액세서리를 착용해 화사한 미모를 자랑했다. 한편 김연아는 지난 5월 은퇴한지 4년 만에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아이스쇼 무대에 올랐다.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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