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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부터 수입 목재 이력 확인돼야 통관

    10월부터 수입 목재 이력 확인돼야 통관

    앞으로 합법 절차를 거쳐 생산하지 않은 목재의 수입이 전면 금지된다. 목재 생산국의 불법 벌채를 방지하고 공정한 무역질서 확립 등에 우리나라도 동참하는 것이다.산림청은 18일 수입 목재의 합법성을 입증해야 통관할 수 있는 ‘합법 목재 교역촉진제도’를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201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억㎥ 이상의 목재가 불법 벌채돼 유통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목재 가치만 1000억 달러로 전 세계 목재 교역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교역촉진제도는 미국·유럽연합(EU)·호주·인도네시아 등에서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는 목재제품의 유통 질서 확립과 국산 목재 활용을 위해 도입했다. 이에 따라 목재·목제품 수입업자는 산림청장에게 수입 신고를 할 때 원산국에서 발급한 벌채허가서나 국제삼림관리협의회(FSC)나 산림인증연합프로그램(PEFC) 등 국제인증기관이 발급하는 인증서, 기타 합법 벌채 입증 서류를 제출해야 확인증이 발급된다. 확인증이 없으면 세관 신고 및 통관이 불가능하다. 대상 품목은 원목·제재목·방부목재·난연목재·집성재·합판·목재 펠릿 등 7개다. 목재 합법성이 증명되지 않은 수입목재는 판매정지나 반송 또는 폐기명령이 내려지며, 불이행시 최고 3000만원의 벌금 또는 3년 이하 징역 처벌을 받게 된다. 고기연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국내 목재산업계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보 제공과 사전 상담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조국 “검찰 수사 일체 보고 안 받고, 지휘도 안해”…정의당 예방

    조국 “검찰 수사 일체 보고 안 받고, 지휘도 안해”…정의당 예방

    曺 “‘노회찬 정신’ 잘 안다…새삼 반성”윤소하 “檢개혁,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 없게”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가 구속되고 ‘딸 표창장 위조’ 혐의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 압박이 높아지는 가운데 조 장관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일체 보고 받지 않고 지휘도 하지 않는다”면서 “수사는 수사대로 하고, 법무부는 법무부대로 진행해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8일 취임인사차 이틀째 정의당을 예방해 윤소하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가족수사와 관련해) 그 점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일이어서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의당은 조 장관에게 불필요한 오해 없이 검찰개혁을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 과정에 있어서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 없이 공명정대한 판단과 이해를 바탕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결론을 도출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정의당이 고민 끝에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는 결정을 한 것은 사법개혁을 해달라는 측면 때문으로, 사법 개혁 완수를 위해 매진할 것을 부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조 장관은 “정의당 차원에서 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점을 충분히 성찰하고 소임과 소명을 생각하며 업무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을 드린다”면서 “기회를 주신 만큼 그 기회를 소중히 사용해 검찰개혁을 포함해 대국민 법률서비스 고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지난해 7월 금품수수 의혹 수사 도중 숨진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정신을 언급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께 자리한 여영국 의원은 “고(故) 노회찬 의원은 법이 만인이 아니라 1만명에게만 공평하다면 하고 법 집행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는데, 법 집행을 엄정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노회찬 정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그 정신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새삼 반성하고 있다”면서 “그 말씀을 명심하면서 제도와 관행을 돌아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조 장관은 전날 심상정 대표를 만나 “많은 우려와 비난을 잘 안다. 임명된 이유를 매일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었다. 정의당은 이달 초 조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겠다”며 이른바 ‘데스노트’에 조 장관의 이름을 올리지 않아 사실상 적격 판정을 내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4년 연속… 사자에겐 가을이 없다

    4년 연속… 사자에겐 가을이 없다

    양창섭 수술·외국인 투수 부진 등 겹쳐 최장기 PS 실패… 새 감독 영입에 무게삼성 라이온즈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982년 구단 창단 이후 4년 연속 가을 없는 시즌의 흉작이다. 포스트시즌에 턱걸이로 진출해도 굴욕이라는 말을 듣던, KBO리그 원년 멤버이자 역대 첫 4년 연속 통합우승(2011∼2014년) 기록을 보유한 야구 명가로선 상상하기 싫은 악몽을 거푸 꾸는 셈이다. 삼성은 17일 현재 10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8위(56승1무77패)를 기록 중이다. 5위 NC 다이노스와는 12.5경기 차로 멀어졌다. 9경기를 남긴 NC가 모두 패하고 삼성이 10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5위 반등은 불가능해졌다. 2015년 정규시즌 우승 후 2016년과 2017년 연달아 9위로 추락하더니 2018년 6위에 이어 올해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삼성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1994∼1996년보다 더한 암흑기를 겪고 있다. 올 시즌 전 젊은 선발진에 대한 기대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컸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기간에 영건 양창섭(20)이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실타래가 꼬이기 시작했다. 고질적인 외국인 투수 잔혹사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덱 맥과이어(30·4승8패, 평균자책점 5.05), 저스틴 헤일리(28·5승8패, 평균자책점 5.75)는 시즌을 마치지도 못하고 KBO 무대에서 방출됐다. 그나마 중간 계투로 시즌을 시작해 선발 한자리를 꿰차며 4승8패, 평균자책점 4.82로 한때 신인왕 경쟁을 펼치던 원태인(19) 정도가 위안거리가 될 정도다. 팀타율은 0.258(8위)로 무기력하기만 하다. 2017년 삼성 사령탑에 오른 김한수 감독은 올해 계약이 만료된다. 삼성은 새 감독 영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귀환한 마무리 오승환(37)이 내년 4~5월부터 뛸 수 있지만 확실한 전력 보강이 없으면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흑역사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GMO 완전표시제는 소비자 알권리” “유해성 규명 안 돼… 불안감만 키울 것”

    “GMO 완전표시제는 소비자 알권리” “유해성 규명 안 돼… 불안감만 키울 것”

    시민단체 “업계 거부만 되풀이” 사회적 협의회 참여 중단 선언수확량 증대 등을 위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식물(유전자 조작 식물·GMO)로 만든 제품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GMO 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일각의 주장 때문에 어린아이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관심이 크다 보니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때 ‘GMO 표시제도 강화’를 공약한 바 있다. GMO가 제품 원료로 조금이라도 들어갔다면 모두 표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공약이 취임 2년여 만에 물건너갈 상황에 놓였다. 완전표시제 도입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못 하겠다는 식품업계 간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GMO반대전국행동·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 협의회 참여를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업계 관계자 등과 9차례 논의했지만 업계는 “완전표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만 되풀이했다는 게 이유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원재료가 GMO면 무조건 GMO 제품으로 표시하는 ‘완전표시제’를 도입하자”는 청원을 올렸고 21만 6000여명이 동의해 청와대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구성한 협의체는 시민단체와 식품업계 대표 등 17명으로 꾸려졌다. 시민·소비자단체는 현행 GMO 표시제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제약한다며 완전표시제 도입을 주장한다. 현행법상 GMO를 재료로 쓴 식품이라도 가공 이후 단백질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으면 GMO 혼합 사실을 표시할 의무가 없다. 예컨대 대두·옥수수·카놀라·사탕무·알팔파·면화 등 GMO 작물 6종은 모두 기름, 전분, 당으로 가공돼 국내 마트 등에서 팔리는데 이 가공제품에는 GMO 유전자가 남아 있지 않다. 시민단체들은 “원재료로 GMO를 썼으며 당연히 표시해야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다”며 “또 학교와 어린이집 등 공공급식에서 GMO 농산물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품업계는 “GMO가 유해하다는 게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완전표시제를 하면 마치 GMO 먹을거리는 모두 나쁜 것처럼 비쳐진다”고 맞서고 있다. 실제 GMO의 안전성을 두고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2016년 노벨상 수상자 108명이 GMO 반대 운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고 미국 한림원도 GMO 농산물이 건강을 해칠 염려가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2012년 프랑스 연구팀이 2년간 쥐 실험에서 사망률이나 종양 발생이 늘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과학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업계는 일반 옥수수 가격이 GMO 옥수수보다 20% 비싸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GMO 옥수수를 일반 옥수수로 대체하면 결국 가공식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주장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민주, 현역 의원에 ‘총선 불출마’ 타진… 수도권 중진 반발 기류

    민주, 현역 의원에 ‘총선 불출마’ 타진… 수도권 중진 반발 기류

    물갈이설 확산에 3선 이상 거취 고민 양정철 등 친문 불출마에 비문 초긴장더불어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4월 총선 불출마 의사를 알려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또 이해찬 대표에 이어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과 백원우 부원장도 최근 불출마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친문 지도부가 배수진을 치고 대대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 작업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직자평가위는 지난 2일 각 의원실에 “20대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 제4조에 의거,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거나 출마할 의사가 없는 국회의원은 객관적으로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를 공직자평가위원회로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민주당이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불출마 의사를 사전에 밝히라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의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공직자평가위는 20대 국회 들어 바뀐 민주당의 국회의원 평가 시행세칙(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거나 출마할 의사가 없는 국회의원은 11월 4일부터 시행하는 최종평가에서 제외)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천 물갈이에 민감한 현역 의원들, 특히 수도권 3선 이상 의원들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 지역구는 3선 이상만 해도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에 어떤 지역구보다도 총선에 대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 공직자평가위 위원장인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인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공문 발송은 이 대표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 원장과 백 부원장이 최근 이 대표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된 점도 의원들, 특히 비문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친문 지도부가 이들의 불출마를 명분으로 삼아 비문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이 불출마하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물갈이설이 확산되자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되기 시작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 인천시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송영길 의원이 ‘이 대표는 분노조절이 안 되는 사람. 해당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누가 무슨 권리로 불출마를 강제할 수 있습니까. 3선 이상이 너무 많고 386 세대를 언론에 흘리는 걸 보니 이해찬이 명분을 만들어 감정을 앞세울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읽고 있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4선인 송 의원은 대표적인 ‘86그룹’으로 사실상 비문으로 분류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간접적으로 의사를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문자메시지를 카메라에 노출하는 의원들이 종종 있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강경화 “김현종과 불화설 부인하지 않겠다”… 이례적 공개 시인

    4월 文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때 언쟁 金, 외교부 직원에 문건 작성 문제로 호통 康 “소리치지 말라” 항의 후 영어로 싸워 金,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 7월 비건 방한 때 靑 아닌 외교부서 회동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당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언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 소문으로 돌던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에 대해 강 장관이 일부 인정하는 발언을 한 셈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김 차장과 4월에 대통령 순방 기간에 다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정 의원이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다 혼냈고, 두 분은 싸우다가 나중에 영어로 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묻자 강 장관은 부인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현직 장관이 정부 내 불화설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외교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강 장관과 김 차장이 문 대통령의 중앙아 3개국 순방 당시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을 두고 충돌했다. 김 차장은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에 대해 맞춤법 등을 문제 삼으며 외교부 직원을 불러 큰 소리로 질책했고, 이에 옆에 있던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항의하면서 두 사람은 언쟁을 벌였다. 말싸움이 본격화하자 두 사람 중 한 명이 “영어로 하자”고 했고, 이에 영어가 능통한 두 사람은 영어로 격한 언쟁을 벌였다고 한다. 강 장관과 김 차장의 불화설은 김 차장이 지난 2월 청와대에 입성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불화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지는 소문이 엇갈린다. 김 차장이 강 장관을 ‘패싱’하고 외교부 직원을 청와대로 호출해 직접 보고를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강 장관이 발끈했다는 얘기가 있는 반면 외교부에서 국가안보실로 올라오는 보고서에 오타와 비문(非文)이 난무하고 언론에 이미 나온 정보 아닌 정보가 담겨 있어 김 차장이 외교부 공무원들의 무성의에 대해 반감을 품게 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외교 소식통은 “강 장관 부임 이후 재외 공관장의 갑질과 성비위가 끊이지 않은 데다 청와대나 국회로 가는 외교부 보고서가 너무 무성의하게 작성돼 있어 강 장관이 외교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청와대와 여당 내에 팽배하다”며 “일 욕심이 많은 김 차장이 참지 못하고 외교관들을 질책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기에 김 차장의 차기 외교부 장관설까지 나돌면서 불화설은 증폭됐다. 김 차장이 지난 7월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지난달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청와대가 아닌 외교부 청사에서 만난 것을 놓고 차기 장관 부임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정 의원은 “김 차장은 정무적 외교전문가가 아니고 변호사 출신의 통상전문가인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리스키(위험스러운)한 인물이고 노멀(정상적)하지 않다”며 “외교부 직원 사이에서 강 장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후임 장관으로 김 차장이 올까 봐 그런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에 강 장관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웃었다. 정 의원이 “(김 차장은) 국가 이익을 수호해야 할 고위공직자로서 자격 있는 인물인지 매우 의문시된다”고 비판하자 강 장관은 “동료 고위공직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기 그렇다”고 답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적폐수사 땐 유출해도 되고 지금은 안 되나”… ‘내로남불’ 與 비판

    “적폐수사 땐 유출해도 되고 지금은 안 되나”… ‘내로남불’ 與 비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법무부 훈령인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이하 공보준칙)을 강화해 검찰의 수사 내용 유출을 막기로 하자 16일 정치권뿐 아니라 법조계도 들썩이고 있다.민주당은 공보준칙 강화로 검찰의 정치적 개입을 통제해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힘을 실으려는 생각이다. 반면 ‘시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검찰이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상황에서 수사 내용 공개를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검찰개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논란 확산을 막으려는 분위기를 보였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민생은 국회가 책임지는 길을 각자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시작할 때”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18일 사법개혁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공보준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말을 아꼈다. 그는 ‘조 장관 부인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공보준칙이 개정되면 셀프방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해당 당정협의에서 공보준칙 강화 외에도 기소권 부여 범위 등을 좀더 다듬기 위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수정안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의 알권리 침해, 깜깜이 수사 등의 논란에도 민주당의 공보준칙 강화 의지는 강하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사실 유포로 망신 주기에 나섰던 ‘논두렁 시계’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검찰이 의도적으로 특정 언론에 수사기밀을 흘려 주는 등 정치적 개입을 하면서 당, 정부, 청와대 위에 올라서려는 게 도를 지나쳤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조 장관이 후보자이던 시절 우리가 공개 경고를 했음에도 검찰이 압수수색 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인사청문회 중에 후보자 부인을 기소하는 그런 과정이 검찰의 정치적 개입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야당은 민주당이 조 장관 보호를 위해 공보준칙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수사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막아 검찰의 조 장관 흔들기를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당정청이 일찌감치 검찰개혁의 방향으로 공수처 설치 등을 추진한 상태에서 조 장관이 임명된 직후 공보준칙 강화 카드를 꺼낸 것은 시기상으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법무부의 공보준칙 강화안(초안)에는 검찰이 형사사건 수사를 공개하면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고, 그 근거로 기존의 공보준칙에 없던 무죄추정의 원칙,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포함시켰다. 또 기존의 공보준칙이 기소 전 피의사실 공개 금지에 집중했다면 새 강화안에는 기소 후 공개도 제한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결국 조 장관 부인을 위한 ‘맞춤형’ 법 개정”이라며 “검찰 포토라인을 피하고 은밀하게 수사를 받도록 하려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눈물겨운 배려”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국정농단 사건 등에서 검찰의 수사 내용을 취재해 쓴 언론 보도를 인용해 각종 회의의 모두 발언, 논평 등에 활용했던 과거와 비교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내로남불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회의 속기록을 보면 공보준칙 강화는 이번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야당, 특히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가장 강하게 이야기해 박상기 장관 시절부터 안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 역시 과거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경험을 빗대 “포토라인은 기자들 또 국민들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본인으로서는 인권 문제”라며 “조 장관으로서는 오비이락이고 좀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개혁 차원에서 이러한 것(수사 내용 유출 등)은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하지만 야당에서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명백한 수사 외압이며 수사 방해”라며 “대통령이 조국 수사 방해를 계속한다면 정치적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까지 함께 짊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불러 질의하려고 했지만 김 차관이 불참해 무산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치명적인 패혈증, 조류독감 현장에서 신속하게 진단한다

    치명적인 패혈증, 조류독감 현장에서 신속하게 진단한다

    패혈증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0만명 이상이 발병하고 조기에 확진판정을 내려 치료에 돌입하지 못할 경우 일주일 이내에 사망하는 치사율 20%에 이르는 질병이다. 2014년 가수 신해철씨도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발병한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한국 과학자를 포함한 국제연구진이 패혈증 같은 질병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부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 공과대, 독일 뮌헨대, 한국 재료연구소 국제공동연구팀은 패혈증이나 조류독감 감염여부를 현장에서 2시간 이내에 초고감도로 검출해 낼 수 있는 3차원 바이오센서 칩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호 표지논문에 실렸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 중국에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가 출원된 상태이다. 연구팀은 고감도 바이오센서 칩의 핵심인 금속 나노입자를 진공에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분자 나노소재와 금속 표면에너지 차이를 극대화시켜 고분자 나노구조상 귀금속 나노입자를 구형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감도 바이오센서 칩은 3차원(3D) 고밀도 금속 나노 구조체의 플라즈몬 공명현상을 이용해 ppb(10억분의 1) 이하 극미량의 단백질까지 검출해 낼 수 있게 됐다.연구팀은 혈액에서 패혈증이나 조류독감 관련 단백질 생체표지만을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형광이미지 기술인 형광기반 면역분석법을 개발했다. 금속 나노입자는 패혈증, 조류독감 단백질이 붙게 되면 형광신호를 강하게 발산해 감염여부를 한 눈에 보여줄 수 있게 된다. 박성규 재료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는 2시간 이내에 패혈증과 조류독감을 확진할 수 있는 기술로 치사율을 낮추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며 “추가로 초고감도 다중분석기술을 통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휴대용 질병진단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In&Out] 화학물질 안전규제, 정부가 기업과 부담 나눠야/곽노성 한양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

    [In&Out] 화학물질 안전규제, 정부가 기업과 부담 나눠야/곽노성 한양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

    일본과의 무역갈등을 계기로 촉발된 화학물질 안전규제 개혁 논의가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소재 국산화를 위한 연구비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산업계 요구는 따로 있다. 바로 화평법, 화관법, 산안법과 같은 안전규제의 현실화다.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수출규제 대응물질에 대한 조건부 허가나 인허가 절차 간소화는 할 수 있지만 큰 폭의 변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규제 완화를 했다가 혹여 사고라도 생기면 큰일이다. 우리 언론 특성상 진짜 원인은 중요하지 않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인과관계가 없어도 규제 완화를 한 정부에 비난의 화살이 쏠린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 일본과의 무역갈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타개하려면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부품소재 국산화가 필요하다. 무조건 국산화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다.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 대기업도 국산 부품소재를 쓸 수 없다. 대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일본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이다. 지금 우리 기업은 상대적으로 큰 규제 부담으로 인해 일본 기업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기업은 정부에 신규물질만 평가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기존물질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반면 우리 기업은 신규는 물론 기존물질에 대해서도 정부에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제출 자료의 범위도 넓다. 일본 기업은 유해성 자료만 제출하면 되지만 우리 기업은 노출시나리오를 포함한 위해성 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모든 부담을 기업에 지우고 있다. 수익자 원칙에 따라 기업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 1차적으로는 기업이 수익자지만 이런 기업들로 구성된 산업생태계는 국가적 자산이다. 기업이 하나둘씩 포기하면서 우리 산업생태계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결국 우리 국민의 몫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화학물질 안전규제에 대한 정부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우리 화평법의 모델인 REACH 제도를 운영하는 유럽은 안전, 환경과 함께 산업경쟁력 강화를 규제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일본도 비슷하다. EU와 일본 모두 화학물질 안전규제를 산업담당 부처와 환경담당 부처가 공동으로 관리한다. 환경부가 화평법과 화관법을 전담하고 안전, 환경만 생각하는 우리와 너무 다르다. 기업의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필요하다. 지금은 교육 컨설팅처럼 훈수를 두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이 사전에 정해진 비용을 지불하면 정부가 직접 조사, 평가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 기업에게는 어깨를 걸고 함께 피땀을 흘려줄 정부가 필요하다.
  • 금리 1%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오늘부터 신청받는다

    금리 1%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오늘부터 신청받는다

    신청액 20조 넘으면 집값 낮은 순 대출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반등 가능성금리변동 위험이 있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의 장기·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신청 접수가 16일부터 시작된다.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받는다고 15일 밝혔다. 선착순이 아니어서 마지막날까지만 신청하면 되고 공급은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지난 7월 23일까지 실행된 변동금리와 준고정금리 주담대를 이용하는 1주택 가구로 부부 합산 소득이 연 8500만원(신혼·2자녀 이상은 1억원) 이하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여야 한다.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5억원까지다. 대출 금리는 ▲만기 10년 1.95% ▲15년 2.05% ▲20년 2.15% ▲30년 2.20% 등이다. 신청액이 총 20조원을 넘으면 집값이 낮은 순으로 대출해 준다. 기존에 주담대를 받았던 은행에 방문하거나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으로 신청하면 된다.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주담대를 갖고 있거나 1주택에 여러 금융사의 주담대를 보유하고 있으면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된다.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고 대출계약서의 서명과 근저당권 설정을 온라인으로 하면 0.1% 포인트 금리 우대도 받는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런 기대를 미리 반영해 내렸던 시중은행 금리가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은행연합회가 매주 공시하는 단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11일 기준 연 1.55%로 일주일 전보다 0.04% 포인트 올랐다. 단기 코픽스는 지난달 31일~9월 6일 기준 연 1.51%로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단기 코픽스 반등으로 최근 한 달치 은행권 수신금리를 가중평균해 구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도 보합 또는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매달 중순 공시되는 코픽스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 지표로 쓰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트럼프 ‘일괄타결’반대 표명… 김정은 ‘단계적 비핵화’ 급물살

    트럼프 ‘일괄타결’반대 표명… 김정은 ‘단계적 비핵화’ 급물살

    경질된 볼턴의 ‘선 비핵화-후 체제보장’ 北은 ‘정권교체 방식’이라며 극렬 반발 김정은에게 협상 복귀 명분 제공이자 유연한 접근으로 성과 내겠다는 의지 “비핵화·평화체제 등 다층적 동시 협상 北 영변 동결·검증-美 종전선언” 전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주된 이유로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 비핵화에 ‘리비아 모델’을 적용하려 했던 점을 지목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그것을 주장한 핵심 참모를 경질한 것은 북한 비핵화 협상 30여년 역사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내 강경파가 주장해 온 ‘일괄타결식’보다는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에 방점을 찍는 성격이어서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북한은 미국의 리비아 모델 적용 시도는 물론 언급 자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극렬히 반발해 왔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리비아 모델 반대 발언은 북한에 북미 협상 복귀의 명분을 재차 제공하겠다는 의도뿐만 아니라 향후 협상에서 유연한 접근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북한과 딜(거래)을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선 비핵화·후 체제보장’으로 요약되는 리비아 비핵화 모델은 ‘정권교체’로 귀결됐기에 북한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비핵화 방식이다. 리비아 모델은 리비아가 2003년 선제적이고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모든 핵 자산을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소로 반출해 비핵화를 달성했던 방식을 뜻한다. 이후 미국은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회복하는 등 일부 상응조치를 취했지만 체제 안전보장은 확약하지 않았다. 결국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은 2011년 리비아 내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군사 개입으로 붕괴됐고 카다피는 사망했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5월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자 김계관 당시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고 비난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볼턴 전 보좌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일괄타결을 주장해 결국 회담이 결렬됐다. 이에 북미가 이르면 이달 말 재개할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의 최종 상태와 로드맵은 포괄적으로 규정하되 구체적 합의는 단계별로 여러 차례 타결해 이행하는 방식, 즉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에 공감대를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계적 비핵화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단계적 체제 보장을 해 주거나 단계적으로 제재를 해제하는 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볼턴 식의 단선적 선후론에서 다층적 동시론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비핵화, 평화체제 등 여러 사안을 동시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단계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부터 쪼개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실무협상에서는 큰 로드맵보다는 작은 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영변 핵시설 등 모든 핵물질 생산 시설을 동결하고 검증을 받는 대신 미국은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나 종전선언 등 초기 단계의 정치적 체제 안전보장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복지 의무지출 급증…2023년 150조 돌파

    복지 의무지출 급증…2023년 150조 돌파

    정부의 복지 분야 의무지출이 2023년 15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050년에는 350조원에 육박해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복지 의무지출은 올해 106조 7000억원(본예산 기준)에서 2023년 150조 2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의무지출이란 법령에서 단가와 대상 등을 정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9∼2050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서 복지 의무지출이 2030년 185조 3000억원, 2040년 262조 7000억원, 2050년 347조 7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GDP 대비 5.7%에서 2050년 10.4%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다. 복지 의무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국민 1명당 세금도 늘어난다. 내년 국세(292조원)와 지방세(96조 3000억원) 수입을 추계인구(5178만명)로 나눈 1인당 세 부담은 749만 9000원이다. 올해(740만 1000원)보다 9만 8000원 늘고 2023년에는 853만 1000원으로 증가한다. 정부 관계자는 “법인세 등도 포함돼 실제 국민들이 낼 세금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 의무지출과 1인당 세 부담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고령화 때문이다. 노인이 많아져 공적연금과 건강보험 지출은 늘어나는데 이들을 부양할 젊은층은 줄어 내야 할 세금이 많아진다. 4대 공적연금(국민·공무원·사학·군인) 의무지출은 2023년까지 연평균 10.3% 증가한다. 건강보험 의무지출도 올해 8조 7000억원에서 2023년 12조 7000억원으로 연평균 9.8% 불어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복지 의무지출 급증…2050년 350조 육박

    복지 의무지출 급증…2050년 350조 육박

    정부의 복지 분야 의무지출이 2023년 150조원을 돌파하면서 4년간 40조원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2050년에는 350조원에 육박해 국내총생산(GDP)의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노인 분야 복지지출이 급증해서다. 15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복지 의무지출은 올해 106조 7000억원(본예산 기준)에서 2023년 150조 2000억원으로 연평균 8.9% 증가한다. 의무지출이란 법령에서 단가와 대상 등을 정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다. 재량지출과 달리 정부가 마음대로 줄이기 어렵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9∼2050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서 복지 의무지출이 2030년 185조 3000억원, 2040년 262조 7000억원, 2050년 347조 7000억원으로 연평균 3.9%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GDP 대비 5.7%에서 2050년 10.4%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다. 복지 의무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국민 1명당 내야 할 세금도 늘어난다. 기재부 국가재정운용계획과 행정안전부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세(292조원)와 지방세(96조 3000억원) 수입을 추계인구(5178만명)로 나눈 1인당 세 부담은 749만 9000원이다. 올해(740만 1000원)보다 9만 8000원 늘어나고 2023년에는 853만 1000원으로 증가한다. 정부 관계자는 “법인세 등도 포함돼 실제로 국민들이 낼 세금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중국에 치이고 유럽에 치인다… 전기차 배터리 무한경쟁

    중국에 치이고 유럽에 치인다… 전기차 배터리 무한경쟁

    각국이 전기차 배터리 무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 업체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에 이어 일본, 미국 진출을 만지작댄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북미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CATL 유럽 법인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북미 지역으로 사업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화학이 미시간에,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 공장을 두고 있다. 따라서 CATL이 미국 공장을 설립해 들어오면 미국이 중국, 유럽에 이어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CATL은 이미 독일에 해외 첫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독일 공장에서 2025년 연간 생산량 목표는 100GWh다. 유럽에는 LG화학(폴란드)과 삼성SDI(헝가리)가 먼저 진출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하는 만큼 CATL의 유럽 진출은 한국 업체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CATL은 파나소닉으로 대표되는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에도 진입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CATL은 도요타의 중국 판매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휴를 최근 맺었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도 독일, 일본 진출 예정이다. 유럽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10일 외신에 따르면 독일 경제부는 최근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두 번째 유럽 배터리 생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을 확고히 하기 위해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에도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배터리 제조 컨소시엄을 설립해 약 60억 유로를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다고 발표했었다. 민간 부문에서 40억 유로, EU 승인에 따른 국고 지원금 12억 유로 등을 투입할 예정이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지난 8일 스웨덴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와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폴크스바겐이 노스볼트에 9억 유로를 투자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16GWh 규모다. 이르면 2023년 말부터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악재로 해석된다. 유럽 국가와 업체들끼리 공조가 강화할수록 기존 배터리 공급자였던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은 특정 업체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하면서 자체적인 배터리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부상하는 이유는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처 다변화 전략과 더불어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도 요인 중 하나”라면서 “중국 업체의 약진, 유럽의 배터리 내재화 등 흐름 속에서 승리하려면 제품력, 기술력, 원가 경쟁력에서 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인재 잡기 위해 대출금 갚아주는 ‘통 큰 사장님’

    [여기는 동남아] 인재 잡기 위해 대출금 갚아주는 ‘통 큰 사장님’

    직장 내 우수 사원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비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기업가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인 말레이메일(malaymail)은 11일 벡터 인포테크(Vector Infotech)의 히딩신(Hii Ding Sin) 회장이 파격적인 전략으로 인재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전했다. 바로 PTPTN(National Higher Education Fund Corporation)이라 불리는 고등교육 대출자금을 인센티브로 제공한 것이다. PTPTN는 말레이시아 교육부 산하 고등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학비를 대출해주는 기관이다. 히딩신 회장은 탁월한 실력을 지닌 직원이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을 원치 않아 이처럼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고향 시부(Sibu)의 UCTS(University College of Technology Sarawak)에서 인턴 학생들을 찾던 중 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우수 학생들을 인턴으로 채용한 뒤 인턴십을 마치면 회사 측은 채용을 제안한다. 이후 상사의 피드백 결과에 따라 학비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직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오직 그만한 가치를 실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히딩신 회장은 부서장에게 훌륭한 인재를 선출해낼 것을 당부해, 이미 3명의 우수 인재들에게 대출금을 제공했다. 올해 회사 자금 계획에는 또 다른 12명의 인재에게 대출금을 제공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학비 대출금을 받은 직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 회사에 남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롭게 이직을 선택할 수도 있다. 히딩신 회장은 “이는 마치 회사가 그들에게 보내는 선물과 같다”면서 “이외 EPF(Employees Provident Fun, 근로자공제기금)와 Socso(고용상해보험) 등도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의 재정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PTPTN의 마스투라(Mastura) 부사장은 “이 같은 인센티브 제도는 고용주와 고용인 모두에게 상생 작용을 한다”면서 “직원은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직원들의 충성심이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자사고 내년 신입생 모집 일정 예정대로…신입생 모집 험난할듯

    자사고 내년 신입생 모집 일정 예정대로…신입생 모집 험난할듯

    서울 자사고들 20일 공동입학설명회 개최자사고 지위 유지했지만 지원율 떨어질 듯2020학년도 고입 일정은 예정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서열화에 대한 개혁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자율형사립고들은 내년 신입생 모집을 위한 일정에 들어간다. 특히 가장 많은 8곳의 지정취소가 결정된 서울의 자사고들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에 따라 자사고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년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 드라이브와 지정취소 결정에 따른 불안감 등이 겹쳐 신입생 모집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자사고들은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주최로 오는 20일 오후 2시 혜화동 동성고 대강당에서 ‘2020 고교선택 자사고 정답’이라는 공동입학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는 학생부종합전형과 자사고(안재헌 중앙고 교사), 대입제도의 변화 및 2023 대입의 특징(이정형 배재고 교사), 중학생을 위한 고교 선택전략·서울 자사고 설명(안광복 중동고 교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교육청이 자사고 흔들기를 계속하고 있어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2020학년도 고입전형에서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염려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녀를 좋은 교육 프로그램과 우수한 학습 분위기에서 공부시키겠다는 소신으로 자사고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입 수시 비율이 계속 확대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법원이 자사고들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지위는 유지하게 됐지만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최종 자사고 지정취소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사고 지원율은 전년 대비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 시각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서 지난 8월 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중학생 학부모 45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정 취소된 자사고(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화여대부고·한대부고)들은 지난해 8월 10.3%에서 올해 3.1%로 선호도가 3분의 1로 떨어졌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11일 서울 전체 자사고 21곳의 내년 신입생 입학전형 요강을 승인·확정해 자사고들의 신입생 모집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지정취소된 자사고 중 7곳은 “추가모집 기간을 내년 1월이 아닌 자사고 탈락생의 일반고 임의배정 전으로 해달라”면서 추가모집 계획을 미제출했었지만 서울교육청의 반려 후 자사고들이 추가모집 계획을 제출해 요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자사고와 외고·국제고 등은 일반고와 함께 후기고로 묶여 오는 12월 9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해 외고·국제고는 12월 27일, 자사고는 내년 1월 3일, 일반고는 내년 1월 9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나경원 아들 포스터 책임저자, ‘IRB 미준수 보고서’ 제출할 듯

    나경원 아들 포스터 책임저자, ‘IRB 미준수 보고서’ 제출할 듯

    위원회, 보고서 제출 시 심의 진행결과 따라 취소·수정·철회 권고 등 조치포스터, 논문·구두발표만큼 영향력 못 가져민주 “저자가 청탁 인정…아들 특혜 해명하라”한국 “조국 의혹 ‘물타기’”…아들 성적 공개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 김모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학술대회 연구 포스터와 관련해 책임저자인 서울대 의대 윤모 교수가 ‘IRB(연구윤리심의) 미준수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포스터의 책임저자(교신저자)인 윤 교수는 지난 9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에 해당 포스터의 IRB 승인 필요성을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원회는 윤 교수에게 문의 당일 승인이 필요한 논문이라는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중대한 사안의 경우 15일 이내, 중대하지 않은 사안은 1년 이내 ‘IRB 미준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따르면 윤 교수는 미준수 보고서 양식을 받아 갔다. 윤 교수가 보고서를 제출하면 위원회는 8개로 구성된 소위원회 가운데 1개 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배정하고 심의한다. 심의 결과에 따라 연구물의 취소, 수정, 철회 권고나 경고, 교육 등 조처가 내려질 수 있다. 해당 포스터는 아들 김씨의 몸에 센서를 부착해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이를 분석하는 실험을 한 결과물이다.통상 의과학 분야의 연구결과 발표는 논문(Papers), 구두(Oral), 포스터(Poster) 형식으로 나뉜다. 학계에 따르면 포스터는 정식 논문으로 발표되기 이전의 예비 연구 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분량도 논문보다는 훨씬 짧다. 포스터는 학회가 지정한 구역에 자신(제1저자 또는 교신저자)의 포스터를 붙여놓고 그 앞에서 다른 학회 참가자들에게 연구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가 학회로부터 발표시간과 장소를 배정받아 연구내용을 직접 발표하는 것은 ‘구두발표’다. 이 때문에 포스터 발표는 학술지에 정식 게재되는 논문이나 구두발표 논문만큼의 영향력을 갖지 못하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전기전자기술자협회 의생체공학컨퍼런스(IEEE EMBC)와 같은 유명 행사의 경우 포스터발표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대 의대의 한 교수는 “대형 학회의 경우 투고되는 논문 중 20% 정도만 구두발표나 포스터 형식으로 정식 채택될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다”면서 “학회가 가지는 영향력에 따라 다르지만, 포스터 발표라고 해서 그 의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씨의 포스터는 의생명공학 분야 학술행사인 IEEE EMBC에서 발표됐다. 이후 김씨는 학술대회 이듬해인 2016년 미국 명문대인 예일대학교 화학과에 진학했다.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나 원내대표의 아들이 고교 재학 시절 서울대 의대에서 인턴을 하고 국제 학술회의 연구 포스터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했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나 원내대표 아들의 이름을 포스터에 올렸던 교신저자(서울대 의대 윤모 교수)가 청탁이었음을 인정한 만큼 논문 참여 청탁 여부, 연구에 대한 아들의 실제 기여도, 수상실적 등이 아들의 미국 예일대 입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명백히 밝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타기’란 억지로 어물쩍 넘기지 말아야 한다”면서 “아들이 누렸던 혜택에 대해 명백하게 해명하는 것은 지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 측은 “조국 의혹을 물타기하려는 구태”라고 반박했다.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조국 교수만 사랑한 민주당은 추악한 ‘정치 물타기 구태’를 그만해야 한다”면서 “가짜뉴스로 아무리 물 타기를 해도 국민은 속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당은 참고자료를 통해 “나 원내대표 아들은 논문을 쓴 적도, 또 논문의 저자가 된 적도 없다”면서 “1장 짜리 포스터를 작성해 제출한 것이다. 포스터는 말 그대로 요약 정리본”이라고 밝혔다.한국당은 “나 원내대표의 아들은 실험과 연구를 모두 수행했고, 과학경진대회에서 발표까지 하며 2등을 수상했다”면서 “연구 1저자로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포스터에 나 원내대표의 아들의 소속이 서울대로 기재돼 있는 것에 대해 “단순 실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나 원내대표의 아들이 미국 현지 과학경진대회에서 2등을 수상한 기록과 고등학교 성적표, ‘숨마쿰라우데’(summa cum laude·최우등졸업) 졸업장을 제시했다. 한국당은 또 미국 대입시험(SAT) 2370점을 받았고 미국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정 선 이수학습) 과목 10개 만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성폭행 증거 수집 ‘미투 키트’ 논란

    성폭행 증거 수집 ‘미투 키트’ 논란

    ‘당신의 몸은 범죄 현장이다. 성폭행 몇시간 뒤 병원에 가면 간호사는 ‘그가 사정을 했나요’ ‘키스했나요’ ‘당신은 샤워를 했나요’ 등 매우 자세한 질문을 할 것이다. 당신은 몸에 남은 모든 증거 파편을 수집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 용지 위에서 옷을 완전히 벗은 뒤 몸을 흔들어야 한다. 그리고는 3~5시간 동안 간호사가 면봉으로 당신의 입, 가슴, 목에 난 깨문 자국, 손톱 밑 등을 훑을 것이다. 체모를 채취하고 검사 도구를 몸 안에 넣어 파란 염료를 사용해 찢어진 상처를 확인할 것이다. 머리칼을 자르고 모든 부상 부위를 다양한 시점에서 촬영할 것이다. 모든 검사가 끝나면 증거들은 신발상자만한 박스에 담기는데 이게 당신의 ‘성폭행 키트’다. 이것이 당신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경찰은 당신의 성폭행 키트를 쓰레기처럼 다룰지도 모른다.’ (CNN 동영상 ‘성폭행 피해자는 정의를 얻기 위해 외과적 검사를 견뎌낸다’의 내용.) 성폭행 피해 입증과정 또다른 수치심혼자 증거수집 보존 위한 키트도 출시법의학, 법조계는 “법원 증거인정 못해”신체·정신적 치료, 경제적 지원 문제도 성폭행 피해자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또다시 수치심과 두려움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집에서 혼자 증거를 수집·보존할 수 있는 도구들을 담은, 이른바 ‘미투 키트(MeToo Kit)’가 나왔는데, 이 제품이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증거 능력이 충분치 않은 데다 오히려 정의 구현을 더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마존에서는 ‘프리저브키트(PRESERVEkit, 보존키트)’라는 이름으로 29달러 95센트(약 3만 5700원)짜리 도구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제품 광고는 “성폭행을 당한 뒤 경찰이나 의료시설에 가지 않고도 증거를 적절히 수집하기 위한 모든 도구와 단계별 지시사항을 포함한다”고 말한다. 이 제품 제조사 대표는 은퇴한 연방수사국(FBI) 요원 제인 메이슨이다.뉴욕의 한 스타트업도 ‘미투키트’라는 제품을 공개했는데 이 제품은 아직 발매되지 않았고 구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만 가격도 공개되지 않았다. 성폭행 피해자들이나 그런 불행을 우려하는 여성들이 이런 제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건 직후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의료시설이나 경찰에서 하는 역학조사로 2차 피해에 버금가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CNN에 따르면 검찰이나 피해자 변호인 중 이런 도구 세트를 사용하는 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전문적으로 수집된 증거는 법정에서 쓸모가 없고, 피해자가 의학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나 그 가족 등 변호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피어버그 법률 그룹’의 변호사 모니카 벡은 이런 도구 세트로 수집한 증거들이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벡 변호사는 피해자 혼자 수집한 증거는 ‘관리연속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법정에서는 증거를 제출할 때 수집 방법과 생성 시점부터 제출까지 거쳐간 사람 등 모든 과정을 적은 관리연속성 입증 문서를 함께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증거가 오염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한다. 벡은 “훈련된 직원들이 수집한 성폭행 증거조차 용의자들의 변호사에게 공격받는 게 일상”이라면서 “피고 측 변호사들이 집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뭐라고 할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의료계와 법의학 전문가들은 이런 키트들이 피해자들에게는 중요한 성폭행 검사의 다른 측면들을 간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줄리 밸런타인 브리검영대 법의학 조교수는 “우리는 피해자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검사한다”면서 “대부분 피해자들은 신체적 부상을 입었고 검사에선 이런 부상에 대한 평가, 문서화, 치료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성폭행 검사에서 성병 감염이나 임신 예방, 심리적 평가, 정신 건강 등 진단과 지원이 이뤄지는데 키트로 자가 검사를 하면 이런 의학적 조치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밸런타인은 “집에서 혼자서도 증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믿는 피해자들은 인정받지 못할 증거를 수집하게 될 뿐 아니라 건강 관리나 피해자 지원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 제품은 피해자들의 상처나 ‘미 투’ 운동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미네소타주 성폭력 방지 협회의 주드 포스터 법의학 정책조정관은 “주 법령에 따라 피해자들은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면서 “성폭행 검사도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누군가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법에 따르면 주정부가 피해자 지원 대상자 보조금을 국가로부터 받으려면, 피해자에게 먼저 무료 검사를 제공해야 한다. 메디슨 캠벨 미 투 키트 스타트업 창업자는 CNN의 이메일 질문에 답변하며 “회사가 충분한 자금을 모으면, 키트를 무료로 나눠주고 싶다”면서 “제품 가격은 병원까지 우버를 타고 가는 비용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 역시 성폭행 피해자였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경찰이나 병원에 갈 능력이 없거나, 기꺼이 갈 마음이 있는 피해자 모두를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나 네셀 미시간주 검찰총장은 지난달 이 회사가 미시간주에서 이 키트를 팔 수 없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미시간주는 프리저브키트 제조사에도 비슷한 통고를 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탈북민들 “못가는 고향... 음식으로 향수 덜어야죠”

    탈북민들 “못가는 고향... 음식으로 향수 덜어야죠”

    “이번 추석은 집에서 농마(녹말) 국수를 만들어서 고향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향수를 달랠거예요.” 2010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입국한 장모(44)씨는 올해가 한국에서 맞는 9번째 추석이다. 탈북민에게 있어 매년 추석은 간절히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게하는 날이다.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굶주림과 차별, 업압을 피해 생사의 경계를 넘어 한국으로 왔지만, 고향에 남겨진 가족, 친척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하다. 더욱이 고향으로 갈 수 없기에 더욱 애달프기도 하다. 그런 고향에 대한 애달픔을 잠시 잊게 해주는 것이 고향 음식이다. 함경남도 출신인 장씨는 고향에서 늘 해먹던 감자농마(녹말) 국수를 이번 추석에 만들어 먹을 것이라 했다. 추석 당일인 13일 한국에 정착한 고향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추억을 나누겠다는 설명이다. 장씨는 “고향얘기, 옛날 얘기, 사는 얘기 등을 하면서 고향 음식을 먹으면 그나마 허전한 마음이 가셔진다”고 했다. 평안남도 평성이 고향인 강모(39) 씨도 어머니가 명절 때 끓여주던 돼지고기국밥을 이번 추석에 먹을 생각이다. 장씨에 따르면 그의 집은 북한에서도 살림 형편이 어려운 측에 속혀 고기는 추석과 같은 명절 때만 먹었었다고 한다. 적은 고기를 가족이 다 같이 나눠 먹기 위해서는 국을 끓여먹는 게 가장 생산적이라, 어머니는 늘 고기국을 끓였다고 강씨는 회고 했다. 강씨는 “고기 삶는 냄새가 정말 고소했다”며 “어머니는 늘 자신의 국 그릇에 가족들보다 적은 고기를 담으셨다. 한국에 모셔왔으면 실컷 드시게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평양에서 살다 2012년 한국에 입국한 오모(51)씨는 평양식 만두를 즐겨 먹는다고 했다. 추석과 같은 명절 때 뿐만아니라, 마트에서 언제든 재료를 손 쉽게 구할 수 있기에 한 달에 한번 정도 100여개의 만두를 만들어 냉동실에 얼려두고 먹는다고 한다. 평양식 만두의 백미는 속재료에 두부를 우깨어 넣는 것이라고 오씨는 설명했다. 그 는 “이번 추석 때는 만들어 뒀던 만두로 만두국을 끓일 예정”이라며 “2017년 6촌 조카가 한국에 입국한 뒤 매년 추석 때마다 같이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추석엔 ‘한국인의 고향’ 전남 여행 즐기세요

    추석엔 ‘한국인의 고향’ 전남 여행 즐기세요

    전남도가 추석 연휴에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 여행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오손도손, 복고풍 여행(뉴트로), 감성, 미식, 체험 등 5개 테마별로 구성해 ‘한국인의 고향’ 전남 여행지를 추천했다. 온 가족 함께 오손도손 즐길 수 있는 추석 당일 무료 여행지는 △순천 낙안읍성, 선암사, 송광사 △담양 죽녹원, 메타세쿼이아랜드, 소쇄원 △해남 땅끝관광지, 공룡박물관, 대흥사, 우수영관광지, 고산유적지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다산박물관 등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복고풍의 ‘뉴트로’ 여행지에서는 해방 전후부터 1980년대까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담양 추억의 골목, 순천 드라마 촬영장, 목포 연희네슈퍼,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등이다.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즐거움이 가득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일상을 탈출해 나를 찾는 감성 여행지는 고흥 연홍도, 완도 정도리구계등, 화순 적벽 등이다. 연흥도는 섬 안에 미술관이 있는 전국 유일의 미술섬이다. 둘레길과 해변에 다양한 벽화와 정크아트,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다. 완도 정도리구계등은 크고 작은 돌이 모여 있어 파도가 밀려오면 아름다운 해조음을 들려준다. 완도 8경의 하나다. 화순 적벽은 방랑시인 김 삿갓도 머물다 갈만큼 웅장하고 아름답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남도 미식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목포 게살비빔밥, 신안 홍어삼합, 광양 불고기, 보성 꼬막정식, 여수 돌산게장, 함평 한우비빔밥, 담양 대통밥 등을 맛보는 것도 추석 음식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하고 이색적인 짜릿한 체험을 즐기고 싶다면 강진 가우도 짚트랙 체험을 통해 바다 위를 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신안 세일요트를 타면 지난 4월 개통한 천사대교와 아름다운 다도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여수 예술랜드에서는 증강현실(AR) 3D 기능을 활용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색다른 트릭아트를 경험해볼 수 있다. 무안황토갯벌랜드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생태의 갯벌체험과 캠핑을 즐길 수 있어 반짝이는 별 같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김명신 전남도 관광과장은 “‘한국인의 고향’ 전남은 가볼 만한 곳이 다양해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 여행이나, 연인, 친구들과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의 지역이다”며 “추석 연휴에 오감만족을 느낄 수 있는 남도 여행지를 둘러보면서 따뜻한 고향의 정취와 훈훈한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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