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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푸에블로호 신경전/임태순 논설위원

    미국과 북한이 푸에블로호 반환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콜로라도 주 하원은 최근 푸에블로호가 나포된 1월 23일을 ‘푸에블로호의 날’로 지정하고 결의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연방하원 의장에게 전달했다. 콜로라도 주 의회가 푸에블로호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배의 이름을 주 내에 있는 도시 ‘푸에블로’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는 1968년 일본을 출항, 원산항 공해상을 항해하다 영해 침범혐의로 북한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른바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이다.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려 한 ‘1·21사태’ 이틀 뒤 발생했으니 당시 북한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았을 것이다. 미국은 28차례 비밀협상 끝에 그해 12월 23일 판문점을 통해 80여명의 선원들을 돌려받았으나 영해 침범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으니 국제적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셈이다. 푸에블로호 사건은 북한에서 구한말 발생한 제너럴 셔먼호 사건과 함께 반미항쟁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다. 미국 상선 셔먼호가 1866년 대동강에 나타나 통상을 요구하며 관군과 주민들에게 횡포를 부리다 격침된 게 제너럴 셔먼호 사건이다. 한국사에서는 평안도 관찰사 박규수가 주민들과 함께 셔먼호를 공격했다고 되어 있지만 북한 역사책에는 김일성 주석의 증조할아버지 김응우가 셔먼호를 불태웠다고 기록돼 있다. 사건 발생 100주년인 1966년에는 역사의 현장인 대동강변 쑥섬에 격침비를 세우기까지 했다. 아버지 김일성이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푸에블로호까지 나포했으니 김정일로선 가문을 빛내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선전 소재도 없었을 것이다. 김정일은 지시를 내려 1999년 원산에 있던 푸에블로호를 대동강으로 옮겨 주민들이 관람케 했다. 큰 함정을 어떻게 옮겼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해상으로 운송하려면 남해로 우회해야 해 미국의 감시 눈길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해해서 육로로 수송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정보함이어서 분해, 조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콜로라도 주 의회는 지난해에는 북한 측에 푸에블로호의 반환을 촉구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우리는 백만년이 지나도 반환하지 않을 것이며 돌려받고 싶으면 직접 와서 가져가라”는 답신을 보냈다. 핵 개발로 남북은 물론 북·미 관계도 점점 경색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이 대미 투쟁의 전리품인 푸에블로호를 쉽게 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푸에블로호의 반환은 북한의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비싸고 불편한 백두산항로

    2년 6개월 만에 재개된 강원 속초항을 통한 백두산 항로가 비싼 운임과 복잡한 출입국 절차로 상당 기간 활성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25일 속초시에 따르면 지난 19일 속초항~러시아 자루비노~중국 훈춘, 속초항~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백두산 항로가 재개됐지만 항로 활성화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백두산 항로에는 한 번에 750명과 182TEU(6m 컨테이너 한 개)를 적재할 수 있는 길이 160m, 폭 25m, 1만 6485t 규모의 뉴블루오션호가 오가며 환동해권 뱃길 여행과 수출입 물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첫 출항 이후 지난 2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백두산 항로를 통해 195명과 32TEU의 컨테이너가 오갔다. 새로운 선사가 들어와 항로 점검 등 재취항 적응 기간이어서 아직 인원과 물류가 많지 않지만 당장 뱃길이 열리면서 지역 경기 회복과 농산물 수출에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비싼 운임과 복잡한 출입국 절차가 걸림돌로 남아 있어 항로 활성화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취항한 뉴블루오션호 이코노미 객실 여객 운임은 블라디보스토크가 46만원으로 이전보다 40%가량 올랐다. 화물 운임도 6m 컨테이너가 속초~훈춘 1700달러, 12m는 2500달러로 종전보다 400~500여 달러 높은 실정이다. 또 통과 지역인 자루비노~크라스키노를 왕복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높은 비자 비용과 출입국 때마다 과다한 검문검색 등 여행에 따른 불편이 큰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속초~훈춘을 가기 위해 단순히 통과하는 지역인데도 비자를 두 번씩 발급받아야 하며 24만여원의 비자 비용, 출입국 절차를 제외하고도 4번의 국경수비대 검문검색 등 번잡함 역시 항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김용구 속초시 속초항 물류사업소 북방물류담당은 “시간을 갖고 해당 국가, 자치단체들이 노력해서 하나하나 풀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열린세상] 미래창조과학부가 성공하려면/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열린세상] 미래창조과학부가 성공하려면/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박근혜 정부는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에서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 조직으로 경제부총리제 도입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제안했다. 10년 넘게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고심에 찬 조치다. 창조적인 원천 과학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시킨 미래 전략과 실행의 핵심 부서가 벤처·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이끌어 일자리 창출과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을 앞당기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미래부 신설을 위한 첫 번째 실행 단계에서부터 순탄하지 않다. 방송통신 분야의 미래부 업무 이관에 대한 의견 차이로 여야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고 초대 장관 후보자인 자랑스러운 한국인 김종훈 전 알카텔루슨트 벨 연구소 사장의 갑작스러운 중도 사퇴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새 정부의 핵심 부처 출항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박근혜호는 순항해야 한다. 멀지만 짧은 항해에 국민 모두가 동승해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호의 주력 거함인 미래부가 순항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미래부 함장으로서 적합한 경륜과 혜안을 지닌 장관의 선임 문제다. 다행히 이틀 전에 최문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초대 미래부 장관 후보로 추천됐다. 장관은 기초과학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해 공학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하며, 개발된 기술은 효과적인 기술 이전 생태계를 통해 벤처·중소기업에서 꽃을 피우게 해야 한다. 과학의 기초이론을 중시하는 기초과학과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응용과학은 완전 독립적인 영역이 아닌 만큼 상호 협력하되 창의성을 중시하고, 기술혁신과 융합을 강조하는 창조경제에서는 선도적 기초과학의 중시 및 연계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기술 이전 생태계 구축 또한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기초원천 연구개발비가 미국의 10분의1에 불과하지만 기술 이전 전문조직의 활성화로 사업화 성공률은 미국의 10배 이상을 자랑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 또한 세계 최고의 기술 이전 메카로 잘 알려져 있다. 미래기술을 가진 세계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 ‘K-밸리’에서 사업화 성공을 실현하기 위해 모여드는 날을 앞당겨야 한다. 둘째로, 미래부는 국민적 관심이 높고 책임과 권한이 큰 부서이지만 많은 권한을 지역 및 산학연 민간단체에 이양해야 한다. 핀란드는 국립기술청(TEKES)이란 산학연 활성화 조직을 통해 한때 핀란드 경제의 20%를 차지했던 노키아가 쓰러져도 강한 벤처·중소기업으로 대체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중앙에서 미래창조과학 정책에 대한 청사진은 그리되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과 관리는 지역의 특성과 지원체제에 맞추어야 한다. 관료의 수가 많아지면 담당관 본인의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하향 방식의 행정 체제가 고착화되고 이러한 현상은 창의적 연구개발과 융합을 통한 자발적인 기업성장 생태계 구축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창조경제의 주체인 기업과 대학 그리고 연구소가 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 선도적 창조자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려면 정부 간섭을 최대한 줄여 권한과 책임을 갖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연구와 체제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특히 제조에서 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이 다양하고 기술수준 또한 천차만별인 벤처·중소기업 정책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학자들을 위한 창의과학 정책은 미래 국가 기술 로드맵 중심의 일방적인 관리시스템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국민의 역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자공학도 출신으로 그동안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과학과 공학에 대한 이해가 클 것이다. 박 대통령이 재임 중 한 달에 한 번은 벤처·중소기업 신제품 연구개발 현장과 원천 기초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소를 찾아가 회의를 주재하고 현장의 기능기술자와 과학자의 사기를 북돋아 준다면 미래부의 위상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박근혜호에 승선한 우리 국민 모두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새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에 적극 협조하자. 그리고 5년 후 우리는 표로써 창조경제의 성과를 평가해도 늦지 않다.
  • 북한군 해상 훈련 망원경에 보이니 불안해 짐 싸놨어요

    북한군 해상 훈련 망원경에 보이니 불안해 짐 싸놨어요

    연평도는 지금 “좀 불안해도 어쩌겠어요. 먹고살려면 또 연평도로 들어가야죠.” 북한의 정전협정 및 불가침협약 백지화 선언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11일 오후, 인천과 연평도를 잇는 서해 뱃길은 오히려 폭풍전야처럼 잔잔했다. 연평도행 여객선 코리아나호에는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은 270여명이 올라탔다. 전날 높은 파도 탓에 하루 한 차례 다니는 여객선이 운항을 하지 않아 섬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주민, 해병대원, 공무원, 취재진이 대부분이었다. 여객선이 출항 3시간여 만인 오후 2시 50분쯤 대연평도 당섬부두로 들어섰다. 섬에는 적막감과 긴장감이 휘감고 있었다. 인천행 여객선은 143명을 태운 채 섬을 빠져나갔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섬을 빠져나가려는 사람은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꽃게 출어기를 앞두고 선박, 어구 등을 분주히 손질하거나 농어를 잡으러 어선 10척 가량이 출항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연평도 통합학교인 연평초·중·고교의 학생 136명과 교직원 45명도 이날 모두 등교해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 엄포가 한두 번이냐”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대연평도와 소연평도를 오가는 행정선 선장으로 20여년간 일한 주민 변모(66)씨는 “도발 때마다 매번 놀라면 어떻게 살겠느냐”면서 “2010년 연평도가 포격당한 뒤 연평부대가 인력, 무기를 확충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년 전 북한의 포격 도발을 기억하며 불안해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어민 이모(45)씨는 “어르신 중에는 옷가지를 싸놓고 대피할 준비를 하고 계신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방춘자(60·여)씨도 “북한이 또 남한의 섬을 공격할 수 있다는데 가까운 연평도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면서 “젊은이 중에는 이미 섬을 빠져나간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키 리졸브 훈련 뒤를 걱정하는 주민도 있었다. 주민 장모(66)씨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동안은 오히려 안전하겠지만 오는 21일 훈련이 끝난 뒤 도발 가능성이 더 클 것 같다”면서 “여기서 망원경으로 보면 북한군이 해상 상륙훈련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불안해했다. 연평도에는 2년여 전 북한의 포격 상흔 일부가 여전히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연평종합운동장의 담벼락에는 포탄이 꽂혀 파인 자국이 그대로였고 포격 이후 폐허가 된 주변 산에는 여전히 나무가 자라지 않고 있다. 연평초·중·고교 주변 피폭 현장에는 지난해 11월 안보교육장이 건설됐다. 연평도에 주둔하는 해병대 연평부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며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군 관계자는 “연평부대의 휴가 병력 등에 귀대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대북 경계태세를 격상시킨 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도대체 언제쯤이면 북한에 공격당할까 걱정하지 않고 평온한 일상생활에만 집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연평도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백령도는 지금 ->“오늘 아침에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북한의 도발이 두려우면 한가로이 산이나 다니겠습니까.” 11일 오후 우리나라 최북단 백령도에서 만난 문정희(48·여)씨는 “북한의 협박에 워낙 면역이 돼 동요하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복남(54) 진촌어촌계장은 한 술 더 떠 “북한의 위협을 연례행사로 생각하고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다”며 “문제는 4월 말부터 까나리 조업에 들어가는데 어업이 통제돼 조업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위기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백령도를 찾지만 이런 유형의 대답이 오히려 익숙하다. 거리를 가 봐도 예전과 다름없다. 면사무소·수협 등이 자리 잡아 번화가에 해당되는 진촌4리에는 많지 않은 사람이지만 평상시와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식당이나 잡화점 등은 모두 문을 열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슈퍼에 가봐도 사재기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서 숙박업을 하는 전영자(56·여)씨는 “이곳은 중심가라고 해도 평소 사람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그런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방송에서 ‘주민들이 불안해서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보도하니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짜증을 냈다. 하지만 불안한 속내를 넌지시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강대석(64)씨는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다 진짜 전쟁으로 치달을까 우려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불안의 만성화가 오히려 주민들의 일상적 평온을 가져왔다는 역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수십년 동안 서해 5도를 둘러싸고 각종 사건·사고가 되풀이되자 주민들이 위기에 무감각해져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어업과 농업, 관광 등에 의지해 살아가는 주민들의 사정이 예전만 못하자 주민 스스로 의식적으로 정치와 남북문제를 멀리한다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면사무소 관계자는 “이곳에서 수년간 살아봤지만 주민의 심리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분명한 것은 백령도가 최북단 지역이라고 해서 ‘안보’를 접목시키려는 일반적인 시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정작 분주한 곳은 행정기관이다. 백령면사무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3일 전부터 대피소 26곳을 개방하고 점검에 들어갔다. 민·관·군 별로 담당자를 정해 비상연락망을 갖추고 대피 유도 매뉴얼을 마련했다. 지난해 상반기 준공된 첨단 대피소에는 3일치 비상식량과 생필품 등이 갖춰져 있다. 주민들에게는 주말부터 3회에 걸쳐 “유사시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백령면 직원 김영구(40)씨는 “북한이 핵실험에다 전면전이니 하면서 떠들어대니 사실 주민보다 우리가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방송을 하면 불안감만 조성한다며 항의하는 주민들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백령도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7명 실종’ 해상 뺑소니 상선 항해사 범행 시인

    전남 진도 해상에서 뒤집혀 선원 7명 전원이 실종된 신안선적 9.77t 연안자망 대광호는 대형 상선과 충돌해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다. 목포해경은 5일 대광호를 충돌하고 달아난 뒤 여수신항에 입항 중인 2960t급 ‘오션어스호’ 2등 항해사 이모(50)씨 등 선원 9명을 붙잡아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경은 18m 길이의 어선이 조업 중 세 동강이 나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다른 선박과 충돌해 사고가 났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해 왔다. 이 사고로 선장 박재원(48·울산시)씨 등 선원 7명 전원이 실종됐다. LPG 운반선인 오션어스호는 지난 2일 중국을 출항한 뒤 3일 새벽 1시 27분 대광호와 부딪힌 후 그대로 달아나 4일 오후 11시 40분 광양항에 입항했다. 목포해경은 대광호가 지난 3일 오후 11시쯤 인근에 있던 창원호와 위치를 묻는 마지막 교신을 하고 파손된채 표류상태에서 발견된 4일 낮 12시 38분 사이를 중심으로 인근을 지나는 선박들과 통신 내역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해왔다. 인근을 지나던 50여척 중 사고 지점에서 1마일 근접 상태에 있던 8척의 배를 파악한 해경은 대광호의 선파 부분과 같은 색깔의 페인트 부분을 오션어스호 앞부분에서 발견했다. 해경은 당직 근무자로 조타기를 잡았던 이씨가 당초 혐의를 부인했지만 충돌 흔적과 항적자료 등을 제시하며 압박하자 ‘부딪힌 것 같다’고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씨를 비롯해 대부분 선원은 충돌 당시 어선이 두 동강이 날 정도의 충격이 있었지만 흔들림 등 느낌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씨를 6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 같은 선박 충돌 사고는 야간에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인원을 최소하고, 자동키로 조정해서 운항하기 때문에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진도 해상서 어선 전복 ‘두 동강’… 7명 실종

    진도 해상서 어선 전복 ‘두 동강’… 7명 실종

    전남 진도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이 두 동강이 나면서 선장 박재원(48)씨 등 7명이 실종됐다. 4일 낮 12시 40분쯤 진도군 조도면 독거도 남쪽 22㎞ 해상에서 신안선적 9.7t급 연안자망어선 대광호가 전복돼 표류 중인 것을 인근을 지나던 화물선이 발견, 목포해양경찰에 신고했다. 해경이 경비정, 헬기를 동원해 확인한 결과 대광호는 두 동강이 난 채 선미는 진도에서, 선수는 10㎞ 떨어진 완도해역에서 발견됐다. 조타실이 있는 선미 부분의 지붕과 엔진은 사라진 상태로 선체 뼈대만 남아 있었고 선저에는 긁힌 흔적이 있다. 해경은 15m 길이의 어선이 두 동강 나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어선은 지난달 21일 오전 8시 전남 신안군 임자도 삼두리항에서 출항했으며, 지난 3일 오후 11시쯤 인근에 있던 창원호와 위치를 묻는 마지막 교신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수중 확인 결과 선미 쪽 조타실을 기준으로 두 동강이 나 충돌 가능성이 높지만 바닥에 긁힌 흔적이 있어 조업 중 수심이 낮아 사고가 났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3일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이 해역을 항해한 50여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항로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목포항에 입항한 선박 2척도 조사 중이다. 해경은 경비정 등을 동원해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펴고 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실종자 명단 ▲선장 박재원(48·울산 중구), 선원 진창규(52·전남 목포시), 하인권(63·목포시), 변명철(45·목포시), 홍승완(33·경남 함양), 김성철(37), 김동권(45)
  • [글로벌 시대] ‘현명한 여성리더십’을 갈망하며/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현명한 여성리더십’을 갈망하며/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봄날이다! 필자가 10여년간 유학했던 영국은 이맘때가 되면 공원과 길가에 노란 수선화가 피고, 들판에서는 양떼들이 온종일 고개를 숙이고 풀을 뜯는 것이 일상이다. 비가 갠 뒤에는 자주 무지개가 뜨는 나라 영국, 가끔 그 풍경과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올해 우리나라의 첫 여성대통령 취임을 보면서 당차고 강철 같았던 여성 한 명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영국을 대표하는 정치적 색깔이 분명하고 대찬 마거릿 대처 전 총리다. 아마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지향해 왔던 이상주의적인 정치체제의 로망은 ‘신분과 성별’로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일 것이다. 하지만 불과 200여년에 달하는 현대 민주정치 역사상 ‘여성’ 리더십이 성공했던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영국 사상 최장기 집권의 총리로서 11년 반이나 영국을 이끈 대처 총리의 정치적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귀족이거나 유명한 정치가 집안의 딸은 아니었다. 평범한 중산층 출신으로 아버지는 식료품을 파는 상점을 운영했다. 그녀 특유의 남다른 열성과 노력으로 옥스퍼드대학에 합격해 화학을 전공했고, 1953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데 이어 1959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1975년 영국 보수당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유럽의 첫 여성 총리가 되면서 영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필자가 막 영국 유학을 시작했던 1989년 말 그녀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자유주의 정책을 과감하게 펼쳤고, 만성적이던 경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과감하게 산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심지어 일하지 않으면서 복지 혜택만 받고, 세금은 많고 일자리가 없는 이른바 ‘영국병’을 고치고 국가 경제를 회복시키면서 ‘대처리즘’(Thatcherism)을 탄생시켰다. 또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침공을 군사적으로 응징해 영토를 지켜낸 것은 힘의 정치와 국가 안보를 중요시했던 ‘철의 여인’다운 뛰어난 지략이었으며 뚝심의 소유자임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위대함은 바로 이것이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총리가 됐지만 난제를 현명하게 극복했고, 특히 대처의 ‘철의 리더십’ 이면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지혜로움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녀에 관한 평전들을 보면 주요 정책의 수립 과정에는 늘 합의가 뒤따랐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했고, 야당이었던 노동당과 지식인, 언론인, 정책 관계자들과 만나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원칙을 찾기 위해 정력을 쏟아부었다. 포클랜드 전쟁 참전에 앞서서는 미국 펜타곤을 비롯한 세계의 지도자들을 만나 국제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지혜를 발휘했다. 그녀는 평소 “지혜가 없는 권위는 칼날을 세우지 못한 도끼와 같다”라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박근혜 호’가 국민행복시대의 출항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금 우리는 희망을 얘기한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와 경제 부흥, 복지 실현 등 여러 난제 앞에 놓여 있다. 그래서 국민의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정책 추진과 함께 ‘소통하는 화합’의 리더십 발휘가 절실한 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질적인 한국병을 끄집어내고 해결해 보겠다는 대찬 뚝심과 지혜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배는 어제도 오늘도 못 떴다. 겨울 뱃길을 예상 못한 것은 아니나 포항까지 내려와 발이 묶이니 속수무책이다. 어쩌랴. 과메기에서 대게, 모리국수, 물회, 고래 고기까지 포항의 맛을 샅샅이 뒤지면서 눌러앉을밖에. 하지만 맘은 종일 동쪽 바다를 떠다녔다. 사흘째 되던 날 아침 7시. ARS를 확인하니 반가운 출항 소식이다. 들어가기만 하면 섬이 날 한 달쯤 묶어 놔도, 다방 언니들 뒤태만 보며 빈둥거려도 버틸 자신이 있노라고 애써 자신을 다독였다. 배는 떴고 낙엽처럼 찰방거렸으며 속은 어김없이 뒤집혔다. 혼이 쏙 빠져나갔다. 5시간을 흔들려 도동항에 사람을 부려 놓은 배는 그만큼의 사람을 싣고 육지로 사라졌다. 허탕 친 것을 따져 보니 3전 4기, 눈물의 울릉도다. 벌써 해가 진다. 홍합밥을 지으려면 30여분 걸리니 미리 주문해 놓기 위해 밥집을 점검하던 난 아찔해졌다. 귀를 의심했다. 소위 ‘맛있는 집’ 주인들은 모조리 ‘미안하다’며 육지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육지로 겨울 휴가를 떠나고 난 먹자고 섬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니 귀엣말 한마디 하자면 당신은 겨울 지나 춘삼월 산나물이 올라오거든 꽃대처럼 이 섬에 밀고 들어오시라, 제발. 이튿날. 머구리 다이빙을 한다는 이름도 기이한 김울릉씨를 급하게 수소문했다. 울릉도의 첫 목적인 제대로 된 홍합밥을 짓기 위해서다. 그가 사람 얼굴만 한 홍합의 서식처를 알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울릉도 홍합은 크기도 하거니와 삐들삐들 말린 후 잘게 다져 밥을 지으면 바다 향이 그윽하게 배고 그 색이 마치 치자 열매처럼 붉다. 씹는 질감이 쫄깃하여 삶으면 살이 물러지고 허연 육지의 것과는 다르다. ‘열합’ ‘참담치’라고 불리며 껍데기에는 해초와 바다 생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해녀나 잠수부들이 수심 20m 이상 들어가야 잡을 수 있다. ’산속 미나리’ 전호나물…밥상 한가득 봄마중 어렵게 연결된 그는 “겨울이고 풍랑이 일어 물속에 들어갈 수 없다”는 대답만 들려줬다. 그러니 겨울 홍합밥은 늦가을에 손질하여 바닷물을 섞어 얼려 둔 냉동이다. 6대째 뱃일을 하고 있다는 한 울릉도 토박이는 “본래 홍합밥은 지금의 형태와는 좀 다르다”고 말해줬다. “여름이면 동네 사람들이 바닷가로 물놀이를 갑니다. 솥을 하나 들고 가요. 지금은 큰 것 따려면 몇십m 들어가야 하지만 그 시절엔 얕은 곳에 흔했어요. 가져간 쌀을 솥에 넣고 홍합 큰 것만 다져 넣어 밥을 짓습니다. 한참 물에서 놀다가 허출하면 올라와 밥을 퍼먹고, 밥을 다 먹으면 자잘한 홍합을 삶아 먹고 놀았죠. 그게 홍합밥의 시작이에요.” 어렵게 성인봉 들어가는 절집 입구 식당에서 이름 알리기를 싫어하는 토박이 아주머니가 주는 울릉도 홍합밥을 맛보았다. 빨간 홍합을 잘게 썰어 찹쌀과 멥쌀, 간장, 참기름을 넣고 향긋하게 지어 낸 진짜 토종 홍합밥이다. 밥 그릇 가득, 홍합이 봄꽃처럼 박혔다. 곱다. 흔히들 밥 위에 김 가루를 뿌리지만 난 칼국수든 만둣국이든 얼버무리듯 재료의 맛을 ‘한통속’으로 몰아가는 그 검은 가루가 못마땅하다. 내놓은 양념간장도 뒤로 밀어 뒀다. 오직 차진 밥 사이로 씹히는 붉은 홍합의 단순한 바다 향을 느끼기 위해 모진 파도를 뚫고 이 섬으로 숨어들었으니까. 그렇게 밥 한 그릇의 미학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곁들여 내온 돌미역국에서 울릉도의 푸른 바다가 드러나고 붉게 박힌 홍합에 한 머구리 인생이 자글자글 뜸 들었을, 심심하고 고소한 밥. 한 수저, 다시 한 수저… 밥알 사이로 졸깃하게 씹히는 낯선 질감이 즐겁다. 막 눈을 뚫고 나온 울릉도 첫 봄나물인 전호나물을 얹어 먹는다. ‘산속의 미나리’로 불리는 전호나물의 진한 향기가 섞이면서 밥상은 풍만한 봄이다. 단순하지만 산과 바다, 그리고 땅의 기운이 깃든 이 음식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생명의 밥상이 아닐까. 상을 돌보던 아주머니의 나물 자랑이 대차다. “울릉도 사람들은 봄이 되면 된장과 밥만 싸들고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산마늘(명이나물), 부지갱이나물, 삼나물, 우산나물, 미역취… 지천이 나물이니 허기지면 막 딴 나물에 그냥 된장을 얹어서 먹어요. 그 맛을 육지 사람들은 상상 못 하죠.” ’벚꽃 같은 마블링’ 약소고기…입에서 춤춘다 사람만 호강하는 것이 아니다. 울릉도의 소 또한 이런 약초를 먹고 자라니 ‘약소’라는 별칭이 붙었다. 여름에는 자생한 약초를 뜯게 하고 겨울에는 이 약초들을 말려 약간의 사료와 혼합하여 먹인다. 마침 약소 고기를 전문적으로 내놓는다는 남양의 고기 집을 들렀다. 하얗게 핀 꽃등심 마블링이 황홀하다. 살짝 불 맛만 들여 소금에 찍어 먹으니 가히 환상적이다. 동일한 조건의 육지 고기보다 씹히는 질감이 강한데 이는 사료를 많이 쓰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새콤달콤한 산마늘로 쌈을 싸니 궁합이 기막히다. 하지만 울릉도에 와서 오징어를 먹지 않는다면 반쪽 맛 기행일 것이다. 이른 아침. 저동항으로 달려갔다. 울릉도 8경 중 저동어화(苧洞漁火)가 있다. 밤바다 오징어 잡이 배의 집어등이 꽃처럼, 반딧불처럼 밝혀져 아름답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그 치열한 밤을 보낸 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이다. 야들한 오징어내장국…아낙 치마폭에 싸인 듯 따로 모아 둔 오징어 흰 내장은 울릉도 사내들을 아내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기막힌 술국 재료다. 무를 넣고 하얗게 끓여내는데 그 시원함은 밤새 시달린 속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오징어내장탕의 비결은 내장을 소금 간 하여 약 1주일 정도 숙성시키는 데 있다. 그래야 떫고 쓴 맛이 빠져 달아진다. 국 이외에도 내장에 된장과 고추, 마늘 등을 넣고 자박자박 지진 후 겨울 납닥배추(노지배추)에 얹어 먹는 쌈이 있다. 화장실 창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언덕 숙소에서 배가 안 떠 근 일주일을 머물렀다. 여행이란 때론 기약 없이 발길을 잡는 어긋남과 돌발성이 있어야 두고두고 곱씹을 사연이 생기는 것이니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울릉도는 딱 사흘 잡고 들어가 일주일을 먹고 나오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식도락 감옥’이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가는 길 울릉도는 연중 100일은 배가 못 뜬다고들 한다. 기상 악화로 그만큼 결항이 잦다. 3박 4일 일정이라면 일주일 정도 여유를 갖고 떠나는 것이 좋다. 출항정보 http://www.ulleung.go.kr/tour. →계절맛집 도동 ‘보배식당’(791-2683, 홍합 밥), 남양 ‘상록식육식당’(791-7706, 약소), 도동 ‘향우촌’(791-8383, 약소), 천부 ‘신애분식’(791-0095, 따개비칼국수), 도동 ‘바다회센터’(791-4178, 오징어내장탕), 도동 ‘99식당’(791-2287, 약초해장국), 나리분지 ‘산마을식당’(791-4634, 산채나물).
  • [오늘의 눈] 강정마을과 특별사면/황경근 메트로부 차장급

    [오늘의 눈] 강정마을과 특별사면/황경근 메트로부 차장급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5일 취임과 함께 국민대통합을 위해 특별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항) 건설 반대 시위로 사법처리된 강정마을 주민을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2007년부터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하다 기소된 인원은 무려 5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23명은 구속되기도 했다. 강정마을은 사시사철 맑고 깨끗한 물이 풍부해 화산섬 제주에서는 드물게 논농사를 짓는 등 예부터 ‘제일 강정’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넉넉하고 인심 좋은 마을로 유명했다. 강정천에는 은어가 뛰놀고 올레길 가운데 바다 풍광이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가 지나는 등 제주에서도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마을로 손꼽힌다. 하지만 해군기지 공사가 시작되면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주민들이 줄지어 사법처리되는 등 ‘최악 강정’으로 변한 지 오래다. 찬반 입장에 따라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고 친·인척 간에도 제사를 따로 지낼 정도로 마을공동체는 파괴됐다. 각자 이용하는 상점이 따로 생길 정도로 마을 전체가 갈등과 반목으로 6년째 신음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은 강정마을을 찾아 해법을 찾겠다며 큰소리쳤지만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지난 4일 논란의 핵심이었던 15만t급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 결과를 수용하면서 갈등 해소와 마을공동체 회복 등을 위해 사법처리된 주민을 특별사면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제주도의회 의원들도 특면사면을 주문했다. 일부에서는 해군기지 반대 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을 사면하면 오히려 갈등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담그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갈등 해소의 실마리라도 찾아야 한다. 곧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예전처럼 오순도순 모여 앉아 도란도란 정을 나누는 제일 강정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kkhwang@seoul.co.kr
  •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오후 10시 45분 방영되는 EBS 극한직업은 13~14일 이틀간 ‘통영 굴 양식’편을 내보낸다. 바다 풍경이 좋아 이름 높은 통영은 굴 생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전국 굴 소비량의 80%를 생산해낸다. 통영은 수하식 굴 양식법을 쓴다. 채묘, 단련, 수하, 양성, 채취 5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4~5월 꽃피는 봄이 오면 굴 양식에 필요한 종패를 만들기 시작한다. 굴의 산란기에 굴이나 가리비 껍질로 만든 종패에다 유생을 붙이는 작업을 채묘라고 한다.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만 이뤄진다. 채묘를 마친 어린 굴을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해안에 매달아 힘든 환경에 일단 적응시키고 난 뒤 그다음 해 봄에야 어장으로 옮긴다. 그 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에서 한겨울까지, 그러니까 보통 9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 수확에 나선다. 하루 수확량은 45t. 이 어마어마한 양을 생산, 출하하는 작업자들의 분주한 손길을 따라갔다. 1부는 새벽 뱃일부터 따라간다.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배는 이미 출항 준비를 마쳤다. ‘어머님’들도 자리 잡고 앉아 일할 준비를 서두른다. 험하다는 뱃일이지만, 뱃일이기에 남녀 구분 따윈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바닷길을 내려가면 통영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굴 양식장. 넓이로 따져 6㏊, 평수로는 1만 8000평에 이르는 어머어마한 규모다. 굴을 채취하는 데 기계가 도입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수작업이다. 살이 탱글탱글 오른 채 줄에 매달려 있는 굴들을 집어올려 일일이 잘라내고 정리하는 것은 사람의 손이다. 칼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쉴 틈이 조금도 없다. 그다음은 굴 까기 작업. 박신이라고 불리는 이 작업은 그야말로 능수능란한 손에서 이뤄진다. 굴 칼을 이용해 손으로 일일이 굴 껍데기를 까야 하는데 20~30년간 이 작업만 해온 어머님들의 손끝에서 놀라울 정도로 빨리 이뤄진다. 하루 해내는 작업량만도 40~60t. 가장 싱싱하고 맛나다는 통영 굴 그 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다. 2부는 굴이 주는 꿀맛을 전한다. 비가 오고 살을 에는 겨울바람에도 굴 채취 작업은 계속된다. 주문 물량을 맞추려면 퇴근 시간이 따로 없이 일을 해야 한다. 쉬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일 진행상황을 봐 가면서 요령껏 일하다 쉰다. 완전히 쉬는 건 점심시간뿐인데, 이때는 갓 채취한 싱싱한 굴을 곁들인 음식을 먹는다. 생굴만 있는 건 아니다. 튀김 등으로 만들어 미국, 일본 등에 수출한다. 그 물량만도 700~800t에 이른다. 굴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나는 대목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제주 해군기지 갈등 이제 그만 강정마을 주민 특별사면 해야”

    “제주 해군기지 갈등 이제 그만 강정마을 주민 특별사면 해야”

    우근민 제주지사가 4일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 지사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다 사법처리된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특별사면도 정부에 요청했다. 우 지사는 이날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군복합항 시뮬레이션 시현 결과 발표에 따른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제주 해군기지 논란의 핵심적인 사안인 15만t급 크루즈선 안전 입출항 문제가 해소돼 군항 위주 건설이라는 의구심을 털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는 해군기지 및 강정마을을 거점으로 하는 ‘크루즈산업 진흥특구 타당성 연구’에 착수하는 등 해군기지를 활용한 미래성장 동력을 찾는 과업을 추진키로 했다. 크루즈항 진흥특구 지정, 국제크루즈 선사 유치, 내외국인 면세점 유치 등을 추진해 실질적으로 지역발전을 꾀할 계획이다. 우 지사는 특히 “강정마을 주민들이 고향과 마을에 대한 애향심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다 처벌을 받았다”면서 “내부 갈등과 대립으로 큰 고통을 겪는 만큼 갈등 해소를 위해 사법처리된 주민에 대한 특별사면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을 치유하고 주민과 해군과의 소통,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는 사면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우 지사의 판단이다. 해군기지를 반대하다 처벌된 인원은 400명이며 이 중 20여명이 구속됐다. 또 우 지사는 해군기지 주변지역 발전계획이 강정마을과 주변지역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국가 지원 규모가 확대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절충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앞으로 정부와 제주도가 체결할 ‘민군복합항 항만 공동사용 협정서’ 등을 통해 크루즈 선박 관제권, 크루즈항만 시설관리권 주체도 구체화해 해군기지가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하게 해소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무총리실은 제주도와 공동으로 해군기지 15만t급 크루즈 선박 조종 최종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최악의 조건에서도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입·출항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 등은 이날 제주도청에서 우 지사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면담을 갖고 “우 지사의 입장 발표가 성급하다”고 주장하며 국회가 해군기지 예산 부대조건으로 내건 공사 중단 후 70일간 검증 등을 수용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커버스토리] 무료 진료하는 병원선·주민행사 챙기는 해경

    섬 주민들이 외로운 것만은 아니다. 행정·의료·교육 목적으로 섬에 주재하거나 정기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섬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친구가 돼 주기 때문이다. 인천시 옹진군은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섬 주민들을 위해 1995년부터 병원선을 운영하고 있다. 의사 3명과 간호사 2명으로 구성된 병원선은 매주 화·수·목요일에 보건지소조차 없는 11개 섬을 돌며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내과, 치과, 한방 등의 기본 진료는 물론이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이작도 주민 박기석(63)씨는 “처음에는 형식적이려니 하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치아 교정까지 해주는 것을 보고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모두 7818명이 병원선에서 진료를 받았다. 때때로 찾아오는 군 행정선도 주민들에게 위안이 된다. 군수가 민생 현장 방문 차원에서 소규모 섬을 찾는 것이지만 주민들에게는 민원을 직접 호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군수가 섬에 하루 묵으며 간담회를 펼칠 때면 밤늦게까지 열띤 대화가 이어지기도 한다. 섬에 자리 잡은 해경 파출소·출장소 직원들은 주민들의 보호막이자 친구다. 지소는 직원이 1∼3명에 불과하지만 본 업무인 어선 입출항 관리 외에도 치안, 각종 민원 상담 등을 맡는다. 특히 ‘직주일체형’ 시스템에 따라 일정한 수당을 받고 남편과 함께 근무하는 해경대원 부인은 거의 ‘주민화’돼 있다. 장봉도 출장소 이미숙(36)씨는 “주민들과 김장을 같이 하고 경조사 일을 도울 정도로 허물없이 지낸다”면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남편에게 얘기하기 곤란한 민원을 제기하면 업무에 반영시킨다”고 말했다. 학교와 교사가 섬마을 공동체에서 구심체 역할을 한다는 것은 오래된 얘기다. 학생 18명에 교사가 3명인 옹진군 북도면 신도초등학교는 마을 행사가 있을 때 행사장으로 쓰이며 교사들은 주빈으로 초청받는다. 김영미(48·여) 교사는 “주민들과의 교류는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섬마을 교사는 주민들과 공동체를 함께 꾸려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진해항 정박한 美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 타보니

    진해항 정박한 美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 타보니

    “승조원들이 먹을 식량만 있다면 평생 물속에 있을 수 있습니다.” 진해항에 정박한 로스앤젤레스(LA)급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함’의 에릭 시버사이크(해군 중령) 함장은 지난달 31일 잠수함을 방문한 정승조 합참의장과 취재진에게 핵 잠수함은 지속적으로 해저에서 작전을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샌프란시스코함의 한국 방문은 1차 핵 위기와 김일성 사망으로 한반도에 위기감이 감돌던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미국은 핵잠수함을 전략 무기로 간주해 외부 노출을 꺼린다.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내부 공개는 물론 촬영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날도 사전에 내부 공개 허가를 받은 취재진의 방문을 한동안 막았다. 공개된 샌프란시스코함은 미 해군의 주력 잠수함인 LA급 가운데 초기 모델이다. 미군은 현재 45척의 LA급 핵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길이 110.3m, 폭 10.1m로, 수상에서의 배수톤수는 6082t, 수중에선 6927t이다.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큰 214급(1800t) 잠수함이 복층 구조인 반면 샌프란시스코함은 3층 구조다. 맨 위층엔 지휘통제실과 함장실 등 작전시설이 있다. 그 아래층엔 승조원들의 침실과 식당, 맨 밑층에는 어뢰발사관과 디젤기관실이 있다. 지휘통제실에는 잠망경과 통신, 화력통제장치, 소나 장비 등이 있다. 어뢰와 토마호크 미사일의 발사를 통제하는, 사람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시버사이크 함장은 “통제실 중간에 위치한 지휘대에선 주로 서서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3면에 걸쳐 소나 장비와 화력통제장치, 항법장치 등 20여개의 모니터가 늘어서 있다. 아래층 어뢰실로 가는 도중에 승조원들이 휴식을 취하는 수면실이 나타났다. 3층 구조인 침실은 가로 2m, 높이 60㎝다. 140여명의 승조원이 교대근무를 하며 99개의 침대를 번갈아 쓴다. 어뢰실에는 4개의 어뢰 발사대와 녹색 어뢰가 눈에 띈다. 어뢰실에선 MK117어뢰는 물론 토마호크 미사일과 기뢰를 발사할 수 있다. 함장은 “현재 잠수함 내부는 사용 가능한 무기들이 가득 적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어떤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어 주는 2개의 담수화 플랜트도 있다. 이 플랜트는 마실 물 등의 생활용수와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물을 무한정 대 준다. 이 과정에서 물을 분해해 산소를 만들어 공기도 공급한다. 동력원인 원자로는 1회 핵연료 충전으로 10년 동안 쓸 수 있다.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는 보조 전원공급 장치로 디젤 발전기도 갖추고 있다. 함내에서 가장 큰 장소는 승조원 식당이다. 6명이 앉을 수 있는 식탁 2개와 4인용 식탁 3개가 있다. 한쪽 벽에는 커피 메이커와 얼음 생성기 등도 갖춰져 있다. 시버사이크 함장은 “핵잠수함의 작전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음식이 떨어질 때”라면서 “작전은 통상 한달 이상이며 출항할 때마다 120일치 식량을 싣는다”고 말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커버스토리] 섬의 오늘, 어제 그리고 내일

    [커버스토리] 섬의 오늘, 어제 그리고 내일

    한겨울 외연도. 주민이라고는 고작 30여명 남았다. 134가구 500명 넘게 살고 있지만 죄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지난달 31일 대천항에서 140t급 여객선 ‘웨스트프론티어호’에 몸을 싣고 2시간 20분 걸려 도착한 충남 최서단 외연도(外煙島·보령시 오천면). 쓸쓸했다. 출항하는 고깃배 한 척 보이질 않고 깊은 정적만 흐른다. ‘연기에 싸인 듯 까마득한 섬’이란 뜻이 암시하듯 겨울 외연도는 눈에 들어온 풍경만큼이나 속살도 시렸다. 대천항에서 53㎞, 배편에 대한 볼멘소리부터 들린다. 주민 김상선(60)씨는 “여객선 속도가 느려 1시간 거리를 2시간 넘게 가야 한다. 대천에 나가면 그날 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해 냈다. 하루 한 차례밖에 운항하지 않는 겨울에는 꼼짝없이 뭍에서 자야 하는 것이다. 말이 ‘쾌속선’이지 웨스트프론티어호의 최대 속도는 12노트에 불과하다.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결항한다. 이양복(58)씨는 “겨울의 3분의2는 여객선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 직장인이 주말에 맘 놓고 섬에 관광을 올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최근에도 4일간 결항했다. 응급환자가 생기면 난리가 난다. 지난달 80대 할머니가 호흡곤란에 빠졌을 때도 헬기로 겨우 이송했다. 이씨는 “큰일 날 뻔했다”며 “어선으로 환자를 옮기고 싶어도 법으로 금지해 발만 동동 구른다”고 혀를 찼다. 집집마다 비상약으로 아편을 장만했던 30~40년 전보다는 형편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열악했다. 그때는 아편이 ‘만병통치약’(?)이었다. 그걸로 배탈 등이 낫지 않으면 풍선(돛단배)을 타고, 길게는 보름까지 걸려 대천까지 가야 했다. 섬을 빙 둘러봤지만 간판 건 음식점은 다 닫혀 있다. 허름한 슈퍼마켓에 술과 과자 몇 종류만 보일 뿐이다. 겨울엔 관광객이 없어서란다. 이발을 하거나 목욕을 하려면 대천으로 나가야 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뭍으로 ‘탈출’한 것은 어한기여서 일이 없고, 생활이 불편한 탓이다. 홍합을 따는 날만 잠깐 섬에 돌아온다. 이곳 사람들은 육지에 집 한 채씩 사 놓는다. 아들딸이 섬 유일의 학교 외연도초교를 졸업하면 뭍에 있는 중학교를 가기 때문이다. 동생까지 딸려 보낸다. 방학을 맞아 고향 외연도를 찾은 여대생 전송이(21)씨는 “내가 중학교에 진학할 때 엄마와 남동생 등 온 가족이 서울로 가고 아버지만 남았다”면서 “놀러 오기는 좋지만 살라고 하면 다시 못 살 것 같다”며 웃었다. 주민의 99%가 어부지만 연간 1500만원을 못 버는 사람도 많다. 게다가 전복·해삼 도둑까지 판친다. 2년 전 3t짜리 고속정을 1억원 넘게 들여 구입하고 어민들이 조를 짜 마을 공동 양식장 순찰을 돌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태풍의 상처도 여전했다. 지붕을 밧줄로 동여매고 돌을 매달아 놓았다. 2007년 정부가 선정한 ‘가고 싶은 섬 1위’가 맞나 싶다. 송경일(57) 어촌계장은 “어족자원은 점점 고갈되고, 이러다 무인도가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며 “후손들이 와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은 “섬의 특성을 살리고 다른 섬들과 연대해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미래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촌지역에 도입된 사무국장제처럼 섬 발전 방안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젊은이를 섬에 보내 주민들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장기 발전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폭제를 마련해 주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연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사설] 제주 민·관 복합 관광미항 논란 이젠 끝내야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해 정부와 제주도가 그제 합동으로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15만t급 크루즈선 두 척이 동시에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시뮬레이션에는 정부와 제주도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따로 추천한 전문가·연구원·도선사 등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했다고 한다. 그러나 강정마을 일부 주민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 전국대책회’는 기지의 설계 오류와 졸속검증을 주장하며 또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도 “(정부가) 답을 정해 놓고 사전에 기획한 꼼수”라며 공사를 막겠다고 한다. 국가안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이 반대세력의 생트집에 번번이 발목을 잡히니 갑갑한 일이다. 이런 식으로 하나를 매듭지으면 또 다른 구실을 들이대며 공사를 가로막으면 언제쯤 완공하겠는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은 참여정부 때인 6년 전에 확정됐다.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벌써 다 짓고도 남았다. 숱한 논란 끝에 대법원이 지난해 해군기지 사업에 대해 적법 판결을 내렸고, 이제 정부와 제주도 공동검증단이 시뮬레이션까지 다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이런저런 구실을 달아 반대를 고집하면 대체 어쩌자는 건가. 당초 해군기지는 강정마을 다수 주민들의 찬성으로 입지가 선정됐다. 그러나 2011년부터 일부 시민단체들이 개입하면서 정치·이념적인 사안으로 변질된 게 온갖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를 지연시킨 주요인이었다. 민주통합당과 진보정의당 국회의원들도 국익 차원에서 냉정해져야 한다. 국정을 넓은 시야로 보고 다루어야 할 의원들마저 반대세력에 동조해 이미 30%나 진척된 국책사업을 지체시키면 어느 정권인들 일을 제대로 하겠는가. 여야 합의 등에 문제가 있으면 의사당에서 따지면 될 일이다. 굳이 현장에 의원들이 우르르 찾아가 공사 중단을 공공연히 주장하면 갈등만 더 키울 뿐이다. 이제는 소모적 논란을 끝내고 군항과 관광미항을 만드는 데 정파와 이념을 넘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부도 국회의 협조를 얻어 예산을 차질없이 집행해야 한다. 제주도와 협의해 지역 발전을 더 고민하고, 반대 주민을 다독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 박근혜 “보육재정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박근혜 “보육재정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31일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을 단위로 이뤄지는 사업은 중앙정부가 (재원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열린 전국 광역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만 0~5세 무상보육이 지방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건의에 대해 이같이 말한 뒤 “지방의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고 박선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무상보육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매칭’(연계) 방식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자체에 지원하는 국고보조율이 서울 20%, 지방 50%에 불과하다. 때문에 생색은 정부가 내고 부담은 지자체에 떠넘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해 전국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무상보육 예산만 3조 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새 정부에서는 우선 국고보조율을 인상하고, 장기적으로는 재원 전체를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서울신문 1월 15일자 1, 3면> 박 당선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동산 취득세를 감면하기로 함에 따라 지방세수 보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중앙정부가 보전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취득세 감면 연장에 따른 세수 감소분은 3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박 당선인은 또 도시 빈민층의 주거복지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제안에 대해 “여러 복지 중 주거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도시 빈민층의 주거복지가 실현되도록 특별히 챙기겠다”고 대답했다. 시·도지사들은 이 밖에도 지방소비세 확대(부가가치세의 5%→20%), 자치경찰제 도입,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중앙-지방 협력회의 신설 등 10대 과제를 공동으로 건의했다. 이에 대해 박 당선인은 간담회 자리에 배석한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잘 검토해 실천 가능한 방안을 살펴 달라”고 지시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제주 해군기지 시뮬레이션 결과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자, 박 당선인은 “그렇게 잘 나왔다니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면 국가균형발전은 참으로 중요한 과제”라면서 “전국 어디에 살든 국민이 희망을 갖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노력한 만큼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지방정부들이 그 지역 특성에 맞게 발전을 이끌도록 하고 그 발전의 총합이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7개 시·도지사 중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와의 사전 일정 때문에 불참한 강운태 광주시장을 제외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허남식 부산시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15만t 크루즈선 2척 입출항 안전” 재확인

    제주 서귀포 해군기지(민·군 복합항) 건설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와 제주도는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해군기지를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재확인 작업은 정부와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 검증단의 주도로 이뤄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날 “오는 4일쯤 우근민 도지사가 해군기지 건설을 수용해 협조하겠다는 내용과 중앙정부에 대한 지원 요구를 담은 담화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문에는 제주도가 중앙정부와 분담하기로 한 지역개발비 1710억원의 일부를 국비로 충당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해군기지 반대 불법시위 등으로 사법처리된 주민의 특별사면도 요청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지역발전사업 예산을 해마다 결정하는 기존 방식 대신 특별회계로 돌려 지원액을 사전에 확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제주도 측의 입장을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항만공동사용협정 이행각서에 실무적으로 합의하고 체결만 남겨 놓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군사시설보호법 등을 개정해 민·군 복합항을 무역항으로 지정해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안전상 위험 제기 등 반대 속에서 진행되던 해군기지 건설에 속도가 붙게 됐다. 앞서 제주도 측은 “정부안으로는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해군기지를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며 새로 제시한 조건으로 공동 시뮬레이션 검증을 요구해 왔다. 제주도 측은 요구대로 검증이 이뤄지면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정부는 강정연안 풍력발전사업 등 지역발전사업에 2021년까지 국비 5787억원, 지방비 1710억원, 민자 3200억원 등 1조 771억원을 투자해 서귀포 지역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정책도 재확인했다. 지역발전사업으로는 크루즈터미널 및 공원조성, 해양관광 테마항 건설, 강정 생태탐방로 및 산림휴양림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이호영 총리실 국정운영2실장은 “크루즈선 입·출항의 안전성이 확인되고, 국회 결의사항 등을 충족시킨 만큼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후속 대책을 마련해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5년까지 서귀포시 강정항에 이지스함을 포함해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검증단은 이번 시뮬레이션이 바람이 풍속 27노트(초속 약 14m)로 불고 남방파제에 15만t급 크루즈선 1척이 계류한 상황에서 또 다른 15만t급 크루즈선 1척이 서방파제로 입항하는 조건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정부와 제주도는 공동으로 시뮬레이션 시현 검증단을 꾸려, 지난 17∼18일 대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지원할 듯…강정마을 주민들과 대화 모색도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다는 최종 결론에 따라 제주도가 이를 적극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그동안 “크루즈선 입·출항 안전문제가 검증되면 반대 주민 설득 등 해군기지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공동체 회복 방안 등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역개발 사업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 등을 점검하고 정부의 지속적인 예산 지원 등을 요청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해군기지 반대운동 과정에서 빚어진 강정마을 주민 무더기 고소·고발 등을 취하해 줄 것을 해당 기관 등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 실천 가능한 갈등 해소 방안 등을 도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대화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강정마을회 강동균 회장은 “정부는 먼저 국회가 예산 부대의견으로 제시한 70일간 재검증 등을 위해 당장 공사부터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가 주도한 시뮬레이션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대구공항, 무늬만 국제공항

    대구에 사는 박현태(50)씨는 가족과 함께 필리핀 세부에 여행을 가기로 했으나 대구국제공항에서 출항하는 노선이 없어 김해국제공항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박씨는 “1년에 한두 번 정도 출장과 관광 등을 위해 외국에 나가지만 대구공항을 이용하는 경우는 그동안 한 번도 없었다.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을 이용하는데 특히 인천까지 갈 때는 왕복 8시간가량이 소요된다”며 불평을 터뜨렸다. 대구국제공항이 무늬만 국제공항으로 전락했다. 25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올해 대구공항을 오가는 국제 노선은 모두 5편이다. 중국이 2편(베이징·상하이),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이 각각 1편이다. 이마저도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 등은 성수기 때만 운항하는 부정기 노선이다. 국내선도 인천과 제주 등 두 곳만 개설돼 있고 저가 항공사도 전혀 취항하지 않고 있다. 시는 그동안 대구공항의 국제선 신규 개설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에는 ‘대구공항 이용 항공사업자 및 여행사 재정 지원 조례안’을 마련했다. 적자를 이유로 대구공항에 취항하지 않는 항공사에 대해 시가 지원을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근거로 일본 하네다와 오사카 등을 정기 노선으로 취항시키기 위해 항공사 측과 접촉을 벌였다. 그러나 항공사 측이 예상하는 적자 액수와 대구시가 지원할 수 있는 금액 간 차이가 커 결렬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인수위 조직개편 ‘만만디 스타일’… 새정부 일정 차질 우려

    인수위 조직개편 ‘만만디 스타일’… 새정부 일정 차질 우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 후속 발표가 늦춰지면서 새 정부 출범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각 부처, 위원회 간 세부업무 분장이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에서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당정협의, 개정법안 국회 통과까지 연달아 지연될 것을 감안한 우려다. 인수위의 전체적인 일정 속도가 느려지면서 총리, 각 부처 장관 등 내각 인선도 순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상 인수위의 조직개편안과 인선안은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조직개편안이 먼저 발표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논의와 본회의 통과 과정을 거치는 동안 총리·장관 내정자가 인사 검증을 거쳐 발표되는 순서다. 이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오는 2월 25일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내각도 출항한다. 행정안전부가 인수위에 제출한 ‘제18대 인수위 주요활동 일정’에 따르면 정부조직개편안은 1월 15일 전후, 총리 후보자 인선은 20일까지, 총리 인사청문 절차는 다음 달 5일까지 마무리하도록 제시되어 있다.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각 부처 장관 인선 역시 늦어도 다음 달 5일 전까지 끝나야 한다. 반면 제18대 인수위의 작업 속도는 이른바 ‘만만디 스타일’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공포가 정부 출범보다 4일 늦었던 5년 전과 비교해도 상당히 늦은 편이다. 앞서 이명박 당선인 시절, 13부 2처 17청 5위원회를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은 1월 16일 발표됐다. 이번 인수위의 정부개편안과 발표 시점은 비슷하나 당시엔 청와대·총리실을 비롯해 전 부처의 세부 개편안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반면 이번엔 각 부처 조직과 명칭, 굵직한 업무 분장만 가닥이 잡힌 상황이어서 2차 세부안이 다시 발표되어야 한다. 이후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심의와 법사위,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는 벌써부터 외교부 통상 기능의 지식경제부 이관 등 개편안을 놓고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공산이 크다. 세부 개편안이 늦춰지면서 부처 간 혼선과 눈치 싸움도 가중되고 있다. 정부개편안 발표가 한번에 끝났던 5년 전에도 막상 정부조직법안 공포는 정부 출범보다 4일 늦은 2월 29일에야 이뤄졌다. 여야가 통일부·여성부 폐지 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2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정부개편안 후속 작업과 동시에 총리·장관 등 인선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인사 청문회 일정을 고려하면 총리 후보자가 이번 주 안에는 발표되어야 인수위 일정이 순연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당선인 시절엔 총리와 각료, 대통령실 등 조각을 위한 인사 검증이 늦어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이후 2주일 가까이 지난 1월 28일 한승수 총리 내정자가 발표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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