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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덕일 지음

    실학의 완성자,개혁군주 정조의 오른팔,500여권의 방대한 저술,문학·역사·철학·과학기술 등 온갖 학문을 섭렵한 르네상스적 인물,행정의 최일선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실천적 지식인….다산 정약용의 이름은 곧 우리 역사의 자부심이다.그러나 실제로 다산은 타고난 천재라기보다는 노력형에 가까웠다. ●정조 보좌 조선 근대화 이끌어 그가 성균관에 입학한 지 6년이 지나도록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자 정조가 꾸중을 했다는 일화는 다산의 이같은 일면을 잘 보여준다. 역사평론가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씨가 펴낸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전2권,도서출판 김영사)은 실학과 선진 과학문물,인간중심의 새로운 사상으로 침몰해가는 조선사회를 구하려 했던 다산과 그 형제들의 이야기다. 다산은 왕권을 위협하는 노론 벽파에 둘러싸인 정조를 현명하게 보좌하며 합리적 행정과 산업의 근대화를 이끌었다.역사상 최초의 계획도시인 화성의 대역사를 이룩했으며,암행어사로 민생을 살피거나 지방관으로 근무하며 개혁사상을 현실에 접목하는 데 매진했다.곡산부사로 일할 때 베푼 선정은 나중에 그가 국문을 당할 때 지배층이 민심이 두려워 그를 사형에 처하지 못했을 정도로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남인 계열인 다산과 그 형제들의 든든한 후견인이었던 정조가 1800년 급서하면서 다산이 누린 영광은 막을 내렸다.다산의 집안은 1801년 신유박해로 풍비박산이 났다. 정조 치세에서 억눌려 있던 노론 벽파가 어린 순조를 대신해 수렴청정에 나선 정순왕후를 앞세우고 남인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선 것이다.한국천주교사에 길이 남을 교리연구가인 막내형 정약종은 천주교 신앙을 고수하다 장남 철상과 함께 사형됐으며,조선 최초로 영세를 받은 매형 이승훈 또한 순교했다.다산과 그의 둘째 형 정약전이 제사 문제 등 성리학과 충돌되는 점 때문에 천주교를 저버린 것과 대조적이다.다산의 이복맏형 정약현은 그의 사위가 황사영인 탓에 갖은 고초를 겪었다.정조 사후 멸문지화에 가까울 정도로 몰락한 집안에서 다산과 정약전이 목숨을 건졌지만 그들은 각각 전라도 강진과 흑산도에 유배됐다.두 형제는 살아선 다시 만날 수 없었다.다산은 무려 18년 만에 유배에서 풀려났다. ●지배권력 집중공격에 만신창이 삶 책은 다산은 물론 박해로 점철된 삶을 민중과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킨 정약전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룬다.정약전은 유배지 흑산도에서 어부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삶에 동화됐고,‘복성재’라는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쳤다.저자는 사대부들이 모두 경전 연구에 매달리는 현실에서 민중의 삶에 직접적 도움을 주는 어류생태를 연구한 정약전이야말로 진정한 실학자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조선후기 인물사 3부작 완결편 이 책은 저자의 조선 후기 인물사 3부작의 완결편이다.1부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에선 사후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송시열과 노론이 조선사회를 주자학 유일사상 체제로 만들고 이를 명분으로 노론 일당독재를 구축하는 과정을 그렸으며,2부 ‘사도세자의 고백’에선 사도세자가 정신병자여서 죽임을 당한 게 아니라 노론 일당의 전제에 맞서 싸우다 살해된 것임을 밝혀냈다.이번에 펴낸 3부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에선 주자학 유일사상과 노론 일당독재 체제에 맞서 새로운 사회를 이룩하려 했던 정조와 다산 형제들의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다뤘다.저자는 다산과 그의 형제들을 성리학 이데올로기에 의해 경직화된 체제로 치닫던 조선후기라는 시대를 거부하고 열린 사회를 지향한 선구자로 자리매김한다.각권 1만2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문화부 밴드 ‘노망스’ 무대선다

    문화관광부 직원들이 보컬밴드를 결성해 청소년들을 위한 무대에 선다. 신건석(트럼펫) 청소년정책과 사무관,최성희(키보드) 문화도시기획단 사무관,최재표(리드싱어) 출판신문과 직원 등 문화관광부 공무원 11명으로 결성된 밴드 ‘노망스’.오는 22일 오후 2시 한강 여의나루지구에서 열리는 한강청소년동아리문화축제에 출연,‘젊은 그대’ 등 2곡의 노래와 연주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름 ‘노망스(老妄s)’는 ‘청소년들에 대한 기성인들의 재롱’이란 뜻을 담은 것으로 단원 모집 e­메일 광고를 본 이창동 장관이 직접 지었다.˝
  • 제4회 지훈상 이시영·이형성씨

    청록파 조지훈(1920∼1968)시인의 문학과 업적을 기려 나남출판사가 제정한 제4회 지훈상의 문학부문 수상자로 이시영 시인,국학부문 수상자로 이형성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이 각각 선정됐다.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나남출판사에서 있다.˝
  • [책꽂이]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이원규 지음,좋은생각 펴냄) ‘지리산 시인’이라 불리는 작가의 산문집.책에서 그는 낙동강·백두대간을 훑은 이유와 함께,‘생명 평화 탁발순례단’에 참여해 도법 스님과 매달 천리를 걷는 까닭을 밝히며 생명·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다.9000원. ●박두진의 상상력 연구(김응교 지음,박이정 펴냄) 저자의 박두진에 대한 박사논문과 전기적 고찰을 합친 저서.박두진 시에 담긴 상상력의 핵심은 ‘빛의 힘’과 ‘돌의 꿈’인데 여기에 다양한 상징적 요소가 병치,혼합된다고 분석.1만 2000원. ●밥과 사랑(박덕규 지음,해토 펴냄) 시인·비평가로 활동한 저자가 지난 2월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해 통과된 소설로 화제가 된 작품.물질을 상징하는 ‘밥’의 논리만이 횡행하는 시대에 정신을 상징하는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본다.8500원. ●수요일의 여자 사우나(루트 리프 지음,이정언 옮김,시아출판사 펴냄) 갱년기를 맞은 두 여성과 ‘그녀’ 등 세명의 시선을 빌려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굴곡 많은 삶·사랑·우정 등을 되돌아본다.중년 이후에 겪는 내면의 상태도 그린다.8500원. ●국역 북산산고(北山散稿)(임규 지음,홍찬유 감수,정후수 역주,깊은샘 펴냄) 독립선언서를 일본에 전달한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인 저자의 문집.한학에 정통했으면서도 옛 사상에만 얽매이지 않은 실용주의 정신이 잘 드러난다.2만 5000원. ●메일 쓰는 여자(지니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본격문학과 대중문학 사이에서 ‘중간문학’이라 불리는 범주의 소설.일괄적 서술을 탈피해 매맞는 아내인 주인공의 서술,그가 다른 남자와 주고 받는 메일 등으로 구성한 형식 실험이 눈길을 끈다.8500원. ●신탁의 밤(폴 오스터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 펴냄) 다방면의 글쓰기를 자랑하는 작가의 최신 장편.허구와 현실,시간의 본질 등을 주제로 글쓰는 것의 의미와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환상적 분위기로 풀어간다.9500원. ●미시마 유키오를 만났다(오영주 지음,어드북스 펴냄) 군국주의의 부활을 호소하며 할복자살한 일본 작가를 모티프로 해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할 의도로 쓴 소설.8000원.˝
  • [어린이날 부모가 읽는 책]

    ●부족함을 모르고 자란 아이는 행복할 수 없다 훨씬 좋아진 환경에도 불구하고 요즘 부모들은 ‘상대적 열등감’에 허덕인다.더욱이 부모의 능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라는 소문이 일류대학 입학률로 증명되고 있으니 움츠러들 수밖에. 그러나 일본의 교육학자 다케다 교코의 책은 우리 부모들에게 용기를 준다.아이는 스스로 크는 힘을 갖고 태어난 존재이므로 ‘찰흙빚기’와 같이 아이를 부모 뜻대로 만들 생각은 버리고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봐야 한다,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부족함을 모르고 자란 아이는 만족 또한 모른다는 사실은 새롭지는 않음에도 언제나 새겨야할 말이다. “80년 인생에서 아이 키우기는 20년 프로젝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이 시대 부모들도 눈떠야 할 때다.명진출판 9800원. ●릴리스 콤플렉스 21세기에 맞는 모성애란 무엇일까.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분석가인 한스 요아힘 마츠는 어머니의 역할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자신의 욕구를 억제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현실을 ‘이브’에 비유하고 이에 대칭되는 여성,즉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성을 ‘릴리스’에 비유하면서 그 중립적인 해결책을 시도한다. 즉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모성애 장애 때문에 개인과 가족,사회전반에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또한 현실에선 일하는 엄마가 늘고 있지만 모성만은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라고 한다. 릴리스란 아담의 첫번째 부인이자 신화적 인물이다.유대교에서는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아담과 릴리스 즉 남녀를 똑같은 방식,흙으로 형상을 빚고 신의 입김을 불어넣음으로 생명을 줬다 한다.동등하게 만들어진 릴리스는 아담에게 복종하기를 거부했고,결국 에덴동산을 떠났다고 한다. 여성의 본성 중 일부인 릴리스를 인정하지 않는 개인이나 사회는 이로 인해 여러 병적 증후군을 보인다는 저자의 해설은 낯설지만 독일에서 60주이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도서출판 참솔,9000원. ●현명한 엄마가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만든다 ‘똑똑해 보이는 아이가 아니라 진짜 똑똑한 아이로 키워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아이가 스스로 즐기는 공부,스스로 발현하는 학습욕구가 진정한 ‘실력’이 된다고 강조한다. 현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사범대학장인 데보라 스티펙은 이 책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잔소리나 감시를 동원하지 않고 진정으로 배우기 좋아하는 아이,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만들려면 아이를 존중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칭찬과 격려▲놀이를 통한 학습▲자신감▲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도록 하라▲내 아이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사실을 믿으라▲적절한 보상 등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예들을 들면서 그 방법을 안내한다.아울북,1만원.˝
  • 故 한만년씨 모란장 추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별세한 출판인 구봉(久峰) 한만년 일조각 전 대표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3일 추서했다.고 한만년씨는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우리나라 출판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한국미술 열흘장’ 7~16일

    미술전문 출판ㆍ기획사인 ‘아트컴퍼니 미술시대’가 주최하는 ‘서울화인아트페스티벌(SFAF)-한국미술열흘장’이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일반대중을 위한 미술감상과 판매를 목표로 한 이번 행사는 크게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본전시로는 유재길 이주헌 신항섭 박영택 김종근 등 평론가 10인이 선정한 작가 55인의 개인부스전이 열린다.김구림 지석철 황주리 전준엽 이목을 장혜용 한젬마 김일해 김종학 이정연 하상림 서정희 박승규 등이 참가한다. 특별전으로 마련된 ‘미국ㆍ유럽 앤틱미술전’은 미국의 로젠블럼,프랑스의 가브리엘 페로,영국의 톨비 등 18세기 말∼20세기 초 미국·유럽 작가들의 회화 40여점과 목가구,공예품 등이 출품된다.개인 컬렉터인 강신호씨가 10여년에 걸쳐 유럽과 미국에서 수집한 것들이다.‘이 시대의 초상전’에서는 임권택 패티김 김지미 문희 김혜자 조용필 이영애 최민수 채시라 심은하 이효리 등 한국 대중예술계의 대표적 인물들을 김선두 김일해 이목을 전준엽 등의 작가가 회화 조각 사진 등의 작품으로 담아냈다.‘아프리카ㆍ베트남 현대미술제’에는 아프리카와 베트남 미술품 30여점이 공개된다.아프리카의 목조각,목공예,돌조각,돌공예,철조각,가죽공예,회화 등이 전시되고 당수안호아,다오하이펑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작가 9인의 작품도 선보인다. 이밖에 박경순,이영학,곽태영 등 도예가들이 꾸미는 ‘현대도예가 현장전’,섬유·금속·유리·도예를 한자리에 모은 ‘생활속의 공예전’,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작가 빈센트 고 특별전 등이 마련됐다.입장료 일반 5000원,학생 3000원.(02)723-2664. 김종면기자˝
  • ‘김봉태-창으로부터’ 展

    서양화가 김봉태(67)는 원색을 사용해 빛의 세계를 표현하는 ‘빛의 작가’다.1960년대 앵포르멜의 세례를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동시대 작가들이 단색조 회화에 빠져 작업하던 시기에도 오방색을 바탕으로 한 강렬한 색감의 세계를 추구했다.이같은 색면예술의 세계는 40여년의 화업을 통해 이어져 왔다.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김봉태­창으로부터’전에 나와 있는 작품들 역시 작가의 그런 풍부한 색채감각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97년부터 선보여온 ‘창문’ 연작 중 최근작 40여점을 골랐다.아크릴릭과 자동차 도료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을 안료로 쓰는 작가의 작품은 미세한 붓질 흔적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 곱고 선명하다.여러 모양으로 변형된 캔버스와 알루미늄을 사용해 부조 형식으로 꾸민 점도 눈길을 끈다. 작가는 왜 ‘창’에 관심을 가질까.작가에게 창은 안과 밖의 경계이자 외부와 내부가 소통하는 통로다.창이라는 틀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색채를 통해 작가는 경계를 뛰어넘는다.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밖,너와 나의 구분이 무의미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이번 작품들은 정형화된 사각의 창문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각형에 삼각형이 잇대어진 것,아래 위로 두개의 삼각형이 포개어진 것,둘레에 가느다란 막대모양의 프레임을 얹은 것 등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띤다. 작가는 지난 63년 미국으로 건너가 20여년 동안 캘리포니아에 정착해 살며 강렬한 자연의 색채들을 경험했다.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는 태양빛을 닮은 찬란한 색채들이 빛을 내뿜는다.김봉태는 ‘현대미술사의 교과서’로 불리는 에드워드 루시 스미스의 ‘ART TODAY’(영국 파이돈 출판사)에 백남준,하종현,김종학과 함께 한국미술의 대표 작가로 실려 있다.전시는 16일까지.(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지적재산권료 1조3500억 해외로

    외국 특허권·상표권·저작권·출판권·번역권 및 컴퓨터·첨단기술개발·자원개발 기술용역 대가 등 외국의 지적재산을 이용하는 데 따른 비용이 올들어 3개월간 1조 4000억원에 육박하면서 1년 전보다 21%나 늘었다.반면 해외로부터 거둬들인 지적재산권 수입은 지급액의 38%에 불과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중 이들 지적사용료로 외국에 지불한 액수는 11억 563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억 5790만달러에 비해 20.7%나 급증했다.이는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환율(1170.6원)로 계산했을 때 우리 돈으로 1조 3500억원 규모다.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지적재산에 대한 대외 지불액은 1분기 기준으로 2001년 7억 6780만달러,2002년 8억 2960만달러,2003년 9억 5790만달러로 급등세를 보이다 올해 처음 10억달러를 넘었다.그러나 1분기 중 한국이 외국으로부터 벌어들인 지적재산료 수입은 4억 4430만달러로 대외 지급액의 38.4%에 불과했다. 김태균기자˝
  • 日 베스트셀러 ‘꼬리내린 개의‘ 저자 사카이 준코

    |도쿄 황성기특파원|출판 불황의 일본에 대박이 터졌다.작년 10월 1판을 낸 지 지금까지 18만부를 찍었다.‘꼬리내린 개의 울음소리(負け犬の遠吠え)’란 제목이 우선 눈을 끈다. 꼬리내린 개란 결혼하지 않은 독신녀를 가리킨다.저자 사카이 준코(酒井順子)의 분류법에 따르면 “30대,미혼에 무자식인” 여성이 그들이다.느낌이 꼭 들어맞진 않지만 ‘서른 독신녀’,혹은 ‘노처녀’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결혼을 늦게 하는 만혼(晩婚) 추세는 지구촌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일본은 가히 세계 수위를 달린다.도쿄에 사는 30대 초반 여성의 미혼율이 38%에 이른다.그녀의 책은 일본에서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독신녀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응원가다. ●독신녀 ‘모험·안정’ 두 유형으로 분석 “꼬리내린 개란 모험과 안정의 두 가지 길이 있을 때 재미있는 모험 쪽을 선택하는 여성이에요.호기심에 저항 못하는 사람인 거죠.괜히 창피해서 남자를 붙잡지 못한다거나,동성인 여성에게는 인기가 있는 사람이죠.” 사카이는 그의 책에서 모험과 안정의 예를 이렇게 든다.미혼 직장여성이 2명의 남성으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는다고 하자. 한 명은 소박하고 성실한 동갑내기이지만 화제가 빈곤하고,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모르는 탓에 잡지에 소개된 싸구려 술집으로 초대한다.다른 한 명은 경험이 풍부한 연상의 기혼남으로 그녀를 고급 복집에 데리고 간다.태어나서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복 요리에 호기심이 생겨 기혼남과의 모험을 택하는 것이 꼬리내린 개,독신녀다. 안정을 택하는 여성은 비록 얘기가 재미없고 싸구려 술집이더라도,동갑내기(안정)를 택해 결혼으로 골인한다는 즉 ‘싸움에 이긴 개’라는 것이 사카이의 논법이다.그녀의 책을 사보는 층은 누구일까. “압도적으로 꼬리내린 개(독신녀)들이 많이 읽어요.그렇지만 의외로 이긴 개(기혼녀)들도 ‘실은 나도 꼬리내린 개 체질이지만 결혼해버렸다.’는 반응이 오곤 해요.”그녀의 책을 사는 독신녀들은 “그래,그렇지.”라고 탄복하면서 읽는다.공감하는 대목이 많아서이다. “독신녀라는 게 옛날에는 특수한 존재였어요.미혼자들은 어느 쪽인가 하면 신념을 갖고 결혼하지 않거나,전쟁에 나가 남성들이 많이 죽어서 결혼을 할 수 없었다는 이유가 확실히 있었습니다.그러나 지금은 이유가 없어요.왠지 결혼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이지요.그렇다고 결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없는 것도 아니예요.결혼하고 싶지만 생각대로 안되는 거예요.그래서 독신녀들은 번식해 가는 것입니다.” ●독신녀의 독특한 심리·행동패턴 담아 사카이 그녀 자신도 37세의 독신녀다.책을 쓰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기혼에다,아이까지 있는 여자에게 지지 않으려고 아둥바둥거리기보다,‘졌다.’고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하고 배를 내보이는 편이 살아가기 편한 것 아닌가요.게다가 미혼이더라도 (자유자재로 일하고 돈쓰고)행복하다고 어필하기보다는 ‘난 이렇게 불행해요.’라고 꼬리를 내려버리면 괜한 다툼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독신녀들이 그녀의 이런 논리에 100% 찬성하지는 않더라도,독신녀만이 이해할 수 있는 독특한 심리,행동패턴을 소프트터치로 그려 호감을 샀다. 그녀는 일본의 만혼,특히 여성의 만혼을 이렇게 분석한다.“여성이 경제력을 갖게 돼 생활을 위한 결혼은 하지 않아도 된 점이 있어요.부모나 이웃사람의 눈이나 ‘압력’을 의식하지 않게 된 것도 꼽을 수 있고요.독신보다는 결혼 쪽이 훨씬 집안 일이나 노동량이 많아서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하면 결혼할 기분이 안드는 거죠.” 사카이 본인은 왜 아직까지 독신인가.“결혼하고 싶다는 기분은 있지만,상대가 없어요.결혼을 해달라고 하는 상대와는 하고 싶지 않아요.”더 캐묻자 “결혼했다는 경력은 필요해요.결혼해서 남자가 뭔가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없어요.아마 결혼하면 곧바로 이혼할지 몰라요.(웃음)”라고 털어놓는다. 그녀의 책 말미에는 꼬리내린 개가 되지 않기 위한 10계명이 나온다.제1조가 “불륜을 저지르지 말 것”이다.“주위에 불륜을 저지르는 독신녀들이 너무나 많아요.간통죄가 있다면 줄어들까요.왜 불륜으로 치닫는가 하면 모험,안정 가운데 모험을 택하기 때문이죠.” 생생한 경험이 없었다면,10계명의 제1조로 쓰기 힘들 것 같다.“그래요,(불륜 경험이)있어요.어느 순간부터 불륜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작정했어요.지금은 남자친구도 없고,불륜도 저지르지 않고 있지만요.” “남자 말투를 쓰지 말 것(2조)”,“여성지를 읽을 것(4조)”,“여자들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7조)” 등도 10계명 중 눈에 띈다. 비판은 있다.여성을 결혼 여부로 간단히 ‘이긴 개’,‘진 개’로 나누는 구분법은 경박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이다.“기혼여성으로부터는 의외로 비판이 없지만,독신녀에게선 가끔 비판을 들어요.‘난 미혼이지만 예쁘니까 괜찮아.’라든가,‘일을 잘하니까,지지 않았다.’라든가.그런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사실은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이미 패배를 인정한 셈이에요.” ●‘독신녀 10계명’ 공감·비판 동시에 ‘꼬리내린 개’가 화두로 뜨면서 바빠졌다.일본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의 취재 요청도 적지 않다.주목할 일본의 사회현상으로 본 때문이다. “CNN,뉴스위크,브라질 잡지 등이 취재했는데,놀랍게도 많은 세계 대도시가 비슷했어요.결혼하지 않고 30대가 된다는 것은 장소가 달라도 심정적으로는 똑같다는 점이에요.” 사회 곳곳에 진출한 독신녀들이 일본 사회,소비 진작에 공헌했다는 자부가 적지 않고,언론이나 경제학자들도 그들의 공헌을 부추긴다. “그럴까요.지금 세금을 내고 있고,이들 꼬리내린 개들이 사라진다면 당장 곤란해질 사람은 있지만 아이를 낳지 않는 죄는 큰 것 같아요.소비만 해도 차세대로 이어지는 소비가 아닌,자신 세대에서 끝나는 거잖아요.” 향후 독신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대답.거품경제를 경험한 30,40대와는 달리 지금의 10,20대 여성은 성장기부터 불황을 겪은 탓에 생활을 위해 결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고 진단하는 사카이.말미에 결혼 가능성을 묻자 “안할 것 같다.”는 게 그녀의 전망이다. ■걸어온 길 1966년 도쿄 출생.일본 릿쿄(立敎)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 하쿠호도(博報堂)에서 3년간 일하다,프리랜서로 독립해 집필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교 재학시절부터 여러 잡지에 칼럼을 기고해 이름을 알렸다.‘소자(少子)’,‘번뇌 카페’ 등 다수의 에세이집을 출판했다. marry04@seoul.co.kr˝
  • [사고] 17대의원 인물정보 발간

    서울신문사는 3일 국회의원 당선자 299명의 각종 신상 내용을 담은 책자 ‘17대 국회의원 인물정보’(도서출판 밝·비매품)를 발간·배포했습니다.당선자들의 자세한 학력·경력은 물론 각종 사회단체활동,교우관계와 희망 국회 상임위 등 관심분야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일조각 한만년 대표 별세

    출판계의 원로 구봉(久峰) 한만년 일조각 대표가 30일 오후 10시 19분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79세. 고인은 식민치하인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전문 경상과와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48년 탐구당에 입사,출판계에 몸을 담았다.52년에 원고를 수발하다 알게 된 유진오 박사의 딸과 결혼한 뒤 53년에 일조각을 설립했다. 고인은 한국학이란 말의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았던 1960년대 후반부터 영리를 떠나 한국학 관련 전문도서와 학술논문집을 간행,한국학의 개척과 정립에 향도적인 역할을 다했다. 특히 일조각을 역사학과 사회학,법학,의학을 중심으로 하는 학술전문출판사로 키우는데 힘을 쏟았다.이기백 교수의 ‘한국사신론’과 고 양주동 박사의 ‘고가연구’,김용섭 교수의 ‘조선후기농업사 연구’ 등은 기념비적인 저작으로 꼽힌다.지금까지 일조각에서 펴낸 한국학 관련도서는 1000여종에 이른다. 고인은 70년 검인정교과서 사장에 이어 1974년부터 80년까지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을 지내면서 도서의 부가가치세 면세조치를 이뤄내는 등 출판문화 진흥에 기여했다.우당 이회영선생 기념사업회장을 역임하는 등 사회활동도 왕성하게 펼쳤다.이같은 공로로 대한민국예술상,화관문화훈장,인촌상,간행물윤리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수필집 ‘일업일생(一業一生)’이 있다.몇차례 정계 입문 권유를 받기도 했으나 “일업일생,출판이 평생의 업”이라며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문예출판사 전병석 사장은 “출판계의 사표”라고 애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유효숙(74)씨와 4남1녀가 있다.장남 성구(서울대 의대),차남 경구(국민대),삼남 준구(서울대 의대),사남 홍구(성공회대)와 딸 승미(연세대)씨는 교수로 활동 중이다.발인은 4일 오전 8시.장지는 강원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 선영이다.(02)760-2091. 김종면기자 jmkim@˝
  • [책꽂이]

    ●메이팅 마인드(제프리 밀러 지음,김명주 옮김,소소 펴냄) “아무리 생존능력이 뛰어난 호미니드(인간의 조상으로 간주되는 원시인류)라 할지라도 섹스 파트너를 유혹해 자식을 낳지 못한다면 결코 우리의 조상이 될 수 없었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인간의 진화를 이같은 ‘성선택’ 이론으로 설명한다.성선택이란 수컷은 과시하고 암컷은 고른다는 주장을 발전시킨 진화이론이다.‘고삐 풀린 질주 이론’‘핸디캡 원리’‘감각편향 이론’ 등 구체적인 성선택 이론을 다뤘다.3만2000원. ●실무 영문국제계약(나카무라 히데오 지음,박명섭 등 옮김,우용출판사 펴냄) 국제비즈니스 현장에서 쓰이는 영문계약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 실용서.오랜 계약법 전통을 지닌 영국법을 기초로 했다.실무적인 영문국제계약 이론과 문서작성상 기술을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독해와 영작에 중점을 뒀다.1만9000원. ●터놓고 이야기하는 약의 진실(임호섭 지음,파르마 펴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의약지침서.제약전문기자인 저자는 이명래 고약·활명수 등 추억의 스타의약품에서 획기적인 항암제 아바스틴 등 최근에 나온 신약까지 의약품의 역사를 살핀다.약은 왜 보통 식후 30분에 복용하는가 등 약에 얽힌 궁금증도 풀어준다.1만원. ●히틀러와 홀로코스트(로버트 위스트리치 지음,송충기 옮김,을유문화사 펴냄) 홀로코스트,즉 나치스의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기독교도들의 냉담한 반응을 다뤘다.기독교도들은 유대인의 이미지를 고리대금업자,불경스러운 배신자,제례살해범,기독교에 반항하는 음모론자 등으로 못박는다.옐로저널리즘이란 말도 유대인의 색깔인 노란색에서 비롯됐듯이 그들의 유대인 혐오의식은 그 뿌리가 매우 깊다.근대 유대인·반유대주의 역사의 권위자인 저자는 인종주의, 종교주의와 왜곡된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자행된 홀로코스트의 이면에 가려진 진실을 밝힌다.9000원. ●13세의 헬로워크(무라가미류 지음,강라현 옮김,이레 펴냄) 어린이를 위한 진로 선택과 직업 세계를 살폈다.과학과 자연,창작과 표현,스포츠와 놀이,생활과 사회 등 분야별로 500여 직업의 세계를 소개.신종 직업들이 가장 많이,가장 먼저 생겨난 일본에서 화제를 모았던 책답게 신종 유망직업 등도 많이 눈에 띈다.애니멀 세라피스트,장기이식 코디네이터,보디 디자이너,테마파크 디자이너,맥주 마이스터 등이 그것이다.2만원. ●제주역사기행(이영권 지음,한겨레신문사 펴냄) 제주는 신화와 설화의 보고다.한라산 아흔아홉 골,일출봉의 아흔아홉 봉우리,날개 달린 아기장수,설문대 할망 이야기 등 가슴 찡한 사연들을 안고 있다.이 책은 제주의 인문 지리에 관한 보고서이자 기행 안내서다.저자는 ‘변방의 시선’으로 제주를 말한다.한 예로 고려시대 삼별초는 영웅적 항쟁이지만 제주 사람들의 처지에선 재앙이었다고 지적한다.제주 사람들에겐 고려도 몽골도 똑같은 외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1만5000원.˝
  • 지구환경보고서 출판기념회 참석

    곽결호 환경부장관은 29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세계적 환경단체인 월드워치 연구소와 유엔환경계획(UNEP) 공동 주최로 열린 ‘2004 지구환경보고서’ 출판기념회에 초빙인사로 참석했다.
  • 하룻밤에 읽는 색의 문화사/21세기 연구회 지음

    ●中 황제와 유대인의 상징 ‘노랑’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를 보면 만주국 황제가 된 부의가 노란색에 유난히 강한 집착을 보이는 장면이 나온다.어린 부의는 동생 부걸이 노란 옷을 입은 것을 보자 “노랑은 황제의 색이다.나 이외의 어떤 사람도 입어선 안된다.”라고 외치며 동생을 쫓아간다.옛 중국에서 노랑은 황제의 색으로 국토를 상징했다. 서양에서 노랑은 어떻게 쓰일까.먼저 유대인을 나타내는 색이 노랑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에 대해선 예수를 로마군에 팔아 넘긴 제자 유다의 옷 색깔이 노랑이었기 때문이란 설이 가장 유력하다.또 라테란 공의회를 연 인노켄티우스 3세가 기독교 의식에 사용하는 색으로 정한 것이 빨강,하양,자주,검정,녹색의 다섯 가지로 그 가운데 노랑이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도 있다. ●문화권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색의 의미 일본의 국제문화연구 모임인 21세기연구회가 펴낸 ‘하룻밤에 읽는 색의 문화사’(정란희 옮김,도서출판 예담)는 이처럼 색이라는 코드를 통해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읽는다. 색의 의미는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드러낸다.태양의 색은 빨강인가 노랑인가.우리는 태양을 보통 빨간색으로 표현하지만 서양에선 고흐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노란색으로 흔히 묘사된다.노란색은 빛의 색깔이며 ‘태양의 꽃’인 해바라기의 색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슬람에서 녹색은 낙원의 표상 녹색엔 어떤 상징성이 담겨 있을까.이 책에선 특히 국기를 매개로 색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 눈길을 끈다.아시아나 중동,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의 국기엔 녹색이 많다.리비아처럼 녹색 하나만으로 이뤄진 국기를 가진 나라가 있을 정도다.이슬람교도들은 녹색을 낙원을 상징하는 신성한 색으로 여긴다.모스크의 지붕 색으로 녹색이 자주 사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녹색에 대한 반응은 나라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기도 한다.아일랜드와 영국이 대표적인 예다.아일랜드엔 켈리 그린(kelly green)이란 특유의 짙은 황록색이 있다.아일랜드에서 흔히 만나는 이름 ‘켈리’에서 비롯된 것이다.아일랜드 문제 때문에 고심하는 영국에선 이 색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빨강은 생명과 사랑의 색이다.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라파엘로의 ‘대공의 성모’나 ‘아름다운 여정원사’ 등을 포함해 수많은 이탈리아의 성모가 빨간색 의상을 두르고 있는 것은 빨간색이 천상의 사랑을 나타내는 색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빨강엔 종종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프랑스 화가 들라크루아의 대작 ‘사르다나파르의 죽음’은 부귀영화를 누리던 앗시리아의 마지막 왕의 멸망 모습을 그린 것이다.빨강은 또한 로마신화의 전쟁의 신 마르스의 색이기도 하다.로마군의 고관은 빨간 망토를 입었는데,이 망토는 마르스 신의 빨강을 나타내며 줄리어스 시저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색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소개 책은 이밖에 왕후 귀족들의 화려한 치장 속에 숨어 그들을 괴롭혔던 벼룩으로부터 ‘벼룩의 배’‘빨간 얼굴의 벼룩’ 같은 희한한 색이 생겨난 이야기,‘머미(mummy)’라는 색의 재료로 사용된 이집트 미라에 얽힌 일화,로마 황제의 색이 페니키아의 자주에서 로열 블루로 바뀐 사연 등 색을 둘러싼 뒷이야기 등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 책은 색채 이야기를 다루지만 단순히 미술의 관점에만 머물지 않는다.신화,종교,풍속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숨겨진 색의 의미를 밝힌다.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색이야말로 인류의 문화 그 자체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조선의 문인이 걸어온 길/이종호 지음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문인으로 태어나 문인으로 살다 문인으로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예는 조선 사대부들의 삶 그 자체이자 필생의 화두였다.유교라는 거대한 주제 아래 그들은 치열하게 책을 읽고 문장을 닦았다. 퇴계 이황 같은 이는 완물상지(玩物喪志),즉 하나의 사물에 몰두하는 것은 학문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길이라 해 문장에 지나치게 매혹되거나 몰두하는 것을 경계했지만 대부분의 사대부들에게 문예는 학문과 별개의 것이 아니었다.문예를 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였던 것이다. 안동대 한문학과 이종호(49) 교수가 펴낸 ‘조선의 문인이 걸어온 길’(도서출판 한길사)은 바로 이런 관점에서 조선조 사대부들을 탐구하고 해석한 책이다. 조선의 사대부들은 어떻게 ‘자신만의 문장’을 키웠고 어떤 문장에 빠져들었으며 또 비판의 시선을 보냈을까.저자는 조선조 문인들의 작업을 낱낱이 추적하며 그들의 문장을 독해하고 그 안에 담긴 문예인식과 비평의식을 읽어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분석 대상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정약용이나 김시습,박지원 같은 조선 한문학의 ‘간판스타’들로 구색을 맞추기보다는 일반에겐 좀 낯선 인물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남긴 개성의 자취를 훑어간다.영남 사림의 거두인 점필재 김종직을 비롯해 조선중기 한문 4대가 가운데 한 명인 상촌 신흠,홍길동전의 작가 허균,18세기 안동지역의 처사 권구,신유한,최성대,조구명,송백옥 등이 그들이다. 저자는 조선의 문예는 고려 중기 문예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여말 익재 이제현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이제현은 최씨 무신정권기의 문예를 칼날 앞에 붓이 줏대를 잃고 형식과 기예의 노예로 전락한 ‘껍데기’ 문예로 보았다.그 대안으로 제창한 것이 성리학적 세계관에 기초한 실용적인 고문 창작이다.조선의 문예는 숭유억불의 화신인 삼봉 정도전이나 양촌 권근 같은 이제현의 정신적 계승자들에 의해 시작됐다는 게 저자의 견해다. 책은 15세기 조선 한문학의 거목 김종직을 조선조 문예 흐름의 원류에 속하는 인물로 규정한다.경상도 산골 출신의 선비인 김종직은 온건한 품성과 남다른 문장으로 훈구세력이 주도하는 ‘본류적 흐름’에 뛰어들어 그들을 압도했다.저자에 따르면 김종직이 씨앗을 뿌린 ‘도문(道文)합일론’은 주자학적 세계관을 구현하고자 했던 퇴계와 율곡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유교적 문학관은 이내 한계와 문제를 드러낸다.여기에 신흠이 등장해 양명학과 노장사상에 심취하게 된다.신흠이 문을 연 개방적인 사고는 허균에 와선 열정과 광기로 폭발하고,이어 18세기엔 다양한 인간상을 펼치는 작가군이 크게 늘어난다.권구는 민중의 삶을 담고자 했으며,조구명은 ‘나만의 글’을 쓰고자 했고,신유한은 일천한 가문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문학적 재능으로 극복하고자 몸부림쳤다. 저자는 이처럼 구체적인 인간 형상을 중심에 두고 그들의 문예를 논한다.76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미시적인 접근으로 통사에 버금가는 성찰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3만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MBC ‘!느낌표’ 새달 1일 종영

    MBC ‘!느낌표’가 새달 1일 114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2001년 11월 첫 전파를 내보낸 ‘!느낌표’는 그동안 ‘하자 하자’,‘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박수홍·윤정수의 ‘아시아 아시아’ 코너 등을 통해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오락성과 공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붙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 교육 코너인 ‘하자 하자’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아침밥 먹기 운동을 펼친 끝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0교시’ 수업 폐지의 성과를 이끌어냈다.또 ‘청소년 할인하자’ 운동을 벌이며 일부 청소년들을 소외시키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시선을 바로잡는 구실도 했다. ‘책!책!책!‘코너를 통해 수많은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면서 전국에 독서붐을 조성,‘출판 권력’이란 지적까지 받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런 인기에 힘입어 전국 곳곳에 ‘기적의 도서관’이 지어지기도 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의 현지 가족을 초대해 만남을 주선하는 코너 ‘아시아 아시아’는 백인에게는 관대한 반면 유색인종에 대해서는 부정적 편견을 갖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7월 국회를 통과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느낌표’는 이같은 공익적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문화관광부 공로상을 비롯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작품상,PD연합회상,TV실험정신상 등 10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마지막회 ‘아시아 아시아’ 코너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가족들과 생이별한 채 60년 동안 타향살이를 한 박우득 할머니의 해외 상봉 모습을 보여준다.한편 한국언론정보학회는 새달 3일 ‘!느낌표’의 성과와 사회문화적 의미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공익 오락프로그램의 방향을 논의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선처땐 한국 뜨겠다”

    ‘양길승 몰래 카메라’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2629만원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김도훈 전 청주지검 검사가 ‘선처해 준다면 한국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28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조병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변호인 신문을 통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외압설을 퍼뜨린 것과 관련,“젊은 혈기와 수사의욕이 앞서 그동안 몸 담았던 검찰에 누를 끼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선처해 준다면 한국을 떠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S용역업체에 몰카를 의뢰한 홍모(44)씨에게 1억원 상당의 땅을 요구하고 이원호씨의 변호인 민모(37)씨에게 ‘이씨로부터 2억원을 받아 1억원을 달라.’고 했다는 혐의 등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공소사실은 전면 부인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왕오천축국전’ 역주서 펴낸 정수일 교수

    “혜초를 기점으로 지봉 이수광과 혜강 최한기,구당 유길준으로 이어지는 우리 겨레의 ‘세계정신’‘세계성’‘세계관’을 조명·복원하는 일에 열심히 매진할 생각입니다.” 이른바 ‘깐수사건’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정수일(70) 전 단국대교수.그는 서울 금호동 자택에서 부인과 함께 칩거하다시피 지내다가 최근 ‘왕오천축국전’을 번역·출간했다.왕오천축국전은 신라의 고승 혜초의 인도 불교유적순례 기행문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싶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목(편도선)이 부어 이메일로 문답하자고 했다.그는 “자고로 인생 70은 ‘현차’(懸車,타고 다니던 차를 걸어놓다.즉 벼슬이나 하던 일을 그만두다.)라고 했듯이 이제와서 무슨 큰 계획을 세울 수가 있겠는가”라고 먼저 반문했다. 그러나 나이에 상관없이 어떤 일(혜초 번역)을 시작한 마당에 뭔가 마무리도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3년전 위대한 여행가로 일컬어지는 14세기 이슬람 법률가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를 펴내면서 새삼 탐험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그는 이번 ‘왕오∼’ 발간을 계기로 ‘이수광-최한기-유길준’으로 이어지는 선현의 ‘문명기행’ 시리즈를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출판사 ‘학고재’와도 약속을 했다고 귀띔했다. ‘왕오∼’에 대한 역주가 완벽했느냐는 물음에 “원문에 결락자,모호한 글자,벽자,오자 등이 적지 않아 판독이 어려운 데가 적지않았다.”고 실토했다.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여행기가 국보급 진서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데 있다고 했다.아울러 ▲신분증이 없어 공공 도서관 출입이 허용되지 않고 ▲출국금지돼 여행지 현지를 돌아 볼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왕오∼’가 우리 조상의 빛나는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90여년간 무연고지(프랑스)에 유폐돼 있는 비운의 ‘유출문화재’인 점도 안타깝다고 했다.기회만 닿으면 반환운동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혜초는 ‘위대한 한국인’이고 한국의 첫 세계인입니다.4년간(723∼727년) 해로로 천축(인도)에 들어가 동서남북 다섯 천축을 두루 돌아보았지요.멀리 대식(아랍)까지 갔다가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을 걸쳐 중국 장안을 돌아오는 기나긴 여정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혜초’와 같은 선현이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회고했다.자신이 사는 집을 ‘무쇠막집’이라고 칭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응봉산 서쪽의 금호동 일대가 조선시대 무쇠솥이나 농기구 등을 주조하는 대장간이 많아서 그렇다.”고 대답했다.근황을 묻자 가끔 여행을 하고 요즘에는 탐험기와 시집류의 책을 읽는 일에 몰두한다고 대답했다. “문명교류학을 새로 정립하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학계나 사회로부터 지원이 허락되면 문명교류사(혹은 실크로드)연구소 같은 것을 설립해 재능있는 후학들을 양성하고 싶습니다.”이 분야 만큼은 개척자·선두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브룩실즈 “산후우울증 시달렸다”

    |뉴욕 연합|한살배기 아기의 어머니인 미국 여배우 브룩 실즈(38)가 산후 우울증에 관한 책을 내기로 했다고 출판사 하이페리온이 26일 발표했다.실즈는 내년 봄으로 예정된 책 ‘비가 내리네’의 출간에 즈음해 발표한 성명에서 “종종 은폐되고 무시되는 여성들의 문제를 조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즈는 “내가 느꼈던 공포와 충격,수치심을 솔직하게 나타냄으로써 다른 산모들의 산후 우울증 예방과 사회의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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