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판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머스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하남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국대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손실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854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치졸한 자오쯔양 보도통제

    자오쯔양(趙紫陽) 전 당총서기 사망을 계기로 중국의 보도통제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동안 ‘투명 사회’를 지향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호언은 ‘자오쯔양 공포증’ 앞에서 무력하기 짝이 없다.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내재적 모순이 자오쯔양 사망을 통해 한꺼번에 드러나는 형국이다. 지난 17일 오전 7시 자오쯔양 사망 직후부터 중국 당국의 보도통제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사망 2시간 후인 오전 9시 ‘자오쯔양 동지가 서거했다.’는 54자(字)의 관영 신화사의 짤막한 확인 보도가 나간 직후 가장 먼저 통제에 착수한 것은 TV 등 방송 보도였다.CNN,BBC,NHK 등 유력한 방송사들이 베이징발로 자오 사망 관련 보도를 숨가쁘게 토해내고 국제 사회도 주요 뉴스로 보도했지만 중국의 TV와 라디오는 철저하게 외면했다. 신문의 경우 인민일보와 광명일보는 신화사의 54자 이외에 단 한 자도 첨가되지 않은 기사가 4면 오른쪽 구석에 배치됐다. 베이징 청년보와 신경보 등 대다수 신문들은 한 줄도 나가지 않았다.‘열린 사회’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보도통제인 것이다. 급기야 중국 당국의 보도통제는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에까지 가해졌다.18일자 한국 신문들은 자오쯔양 사망 관련 기사가 모두 찢겨나간 채 베이징 구독자들에게 배달됐다. 잘려나간 기사는 자오쯔양 실각과 관련이 큰 톈안먼 사태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 부분이다. 중국 내 신문 배달을 총괄하는 국가출판공사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베이징대학 자오궈뱌오(焦國標·신문방송학) 교수는 19일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총서기를 지낸 자오쯔양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보도통제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통제는 ‘오프라인’에서는 먹혔지만 1억명에 육박하는 네티즌 앞에선 무력했다. 덧글이 올라오는 즉시 삭제되긴 했지만 중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인 신랑(新浪), 첸룽(千龍), 써우후(搜狐) 등을 통해 자오 사망 뉴스는 전국적으로 번지는 중이다. 제3의 톈안먼 사태를 막겠다는 보도 통제가 ‘온라인 커뮤니티’로 변화 중인 중국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는 자오 사망이 중국 당국에 던진 새로운 숙제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 ‘오영교배우기’ 공직사회 열풍

    신임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이 KOTRA 사장 시절에 지은 ‘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더난출판)라는 책이 관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 혁신의 전도사를 자임한 오 장관이 정부내 혁신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그가 KOTRA 사장으로 있을 때 추진한 조직 혁신 작업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것이다. 이 책에는 오 장관이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근무하다 KOTRA 사장으로 옮겨간 뒤 이뤄낸 혁신 과정이 자세히 담겨 있다. 오 장관이 KOTRA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고민하고 겪었던 일과 KOTRA가 경영평가 1위 기업으로 거듭 태어난 과정도 소개돼 있다. 이 책이 지난 2003년 11월 처음 발행됐을 때에도 공직사회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구매 열풍이 일었으나 곧 잊혀졌다. 그러다 오 장관이 취임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사내 교재로 쓰기 위해 250부를 대량구입하는 등 집단구입한 곳도 많다. 정부 부처 상당수 고위직들도 이미 이 책을 구입해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문학의 머문 풍경] 박경리 ‘토지’의 무대 하동

    [문학의 머문 풍경] 박경리 ‘토지’의 무대 하동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우리나라 문학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로 나오는 지역이다. 하동읍에서 구례 쪽으로 섬진강을 거슬러 국도 19호선을 따라 15㎞쯤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넓은 들판이 눈에 들어온다.60여만평에 이르는 ‘무딤이들’이다. 옛날 걸인들이 이 고을에 들어오면 1년은 걱정 없이 얻어먹고 지낼 수 있었던 ‘걸인 천국’으로도 전해진다. 소설 토지 속에서 만석지기 최 참판댁은 이 일대 들판을 소유해 대지주로 군림한다. 무딤이들 뒤쪽은 별당아씨와 구천이가 눈이 맞아 달아났던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앞쪽은 맑은 섬진강. 평사리 앞에서 유달리 넓고 고운 백사장 정취가 평화롭다. 한겨울 햇빛이 하얗게 반사돼 눈이 부신 강물 양편 가장자리에는 희끗희끗 얼음이 얼어 있다. “한창 추웠을 때 강물 가장자리에 두께가 제법 되는 얼음이 얼었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깨진 얼음덩이는 햇빛에 희번덕이며 둥둥 떠내려 가더니, 그것마저 다 녹아버리고 강물은 물거품을 몰고와서 강변 모래밭에 찰싹대고 있었다.” 30여년 전 쓴 토지(1부 1편 9장) 속에 1890년대 겨울 섬진강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그대로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처럼 와닿는 토지 내용은 작가가 6·25 전 외할머니로부터 들었던 거제도의 누런 벼와 호열자(콜레라) 이야기에서 탄생시킨 허구다. 박경리는 평사리와 아무 연고가 없다. 심지어 토지 집필을 끝내고 난 뒤에도 한동안 방문한 적조차 없었던 낯선 마을이었다. 토지를 쓰기 전 꼭 한번 평사리 앞을 스쳐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얼핏 평사리의 넓은 들판이 눈에 띄었다. 큰 강과 넓은 들, 작가가 구상하고 있던 토지의 배경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평사리는 토지 무대가 됐다. 비록 토지 내용이 평사리와 관계 없고 최 참판댁도 실존 인물이 아니지만 평사리에 가면 소설 토지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하동군은 무딤이들 넓은 평야와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좋은 명당 3000여평에 소설에 나오는 그대로 한옥 10동을 갖춘 최 참판댁을 복원해 놓았다. 윤씨부인과 서희가 기거했던 안채, 별당아씨가 구천이와 도망치기 전에 사용했던 별당채, 최치수가 기거하다 교살당한 초당을 비롯해 사당·뒤채·행랑채·중문채·사랑채·문간채 등이 만석지기 최 참판댁의 위세를 짐작케 한다. 귀녀와 칠성이가 밀회 장소로 이용했던 삼신당·물방앗간·바위를 비롯해 우물·텃밭·대숲·꽃나무 등도 소설 속 그대로 조성했다. 토지를 비롯해 하동과 관련된 문학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평사리 문학관도 최 참판댁 뒤쪽에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하동군과 하동 문학회·작가회에서는 토지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는 전국 규모의 토지문학제를 지난 2001년부터 해마다 10월이면 최 참판댁에서 갖고 있다. 첫 행사 때 박경리가 참석, 최 참판댁 안주인 윤씨부인과 서희의 거처장소였던 안채에서 하루를 묵었다. SBS가 토지를 드라마로 만들어 지난 11월부터 방영하는 등 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평사리에는 전국 곳곳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주말과 휴일에는 수천명, 평일에도 수백명이 찾는다. 군은 드라마 세트 및 관광자원을 겸해 최 참판댁 주변에 20여동의 초가집과 초가로 된 장터를 지어 평사리를 토지마을로 꾸며놓았다. “토지 제1부를 현대문학에 연재 중이던 1971년 8월,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일이 있다. 정작 죽음의 공포, 암이라는 병에 대한 불안은 가을, 회복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모든 생명, 나뭇잎을 흔들어주는 바람까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보름만에 퇴원한 그날부터 가슴에 붕대를 감은 채 토지의 원고를 썼던 것이다. 백장을 쓰고 나서 악착스러운 내 자신에 나는 무서움을 느꼈다.” 박경리가 토지 1부를 끝내고 1973년 6월3일 밤에 쓴 서문에서 밝힌 심경이다. 한국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거장으로 서게 한 토지 집필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치열했는지 짐작케 한다. 박경리는 1969년 8월부터 94년 8월까지 25년에 걸쳐 토지를 썼다. 원고지 4만장 분량에 5부로 구성된 대하소설이다. 1897년부터 해방까지 격변했던 혼란기에 대지주 최 참판댁이 4대에 걸쳐 재산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 과정을 실제 역사적 사건과 연결해 가며 평사리·간도·서울·진주 등을 무대로 그렸다. 수백명의 등장인물 등을 통해 당시 민중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생활모습·문화 등을 간결한 대화, 판소리가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생하게 재현한 민족의 서사시로 평가된다. 긴 집필기간만큼 연재도 여러 지면을 전전했다.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해 문학사상·독서생활·한국문학·정경문화·월간경향을 거쳐 문화일보에서 완결했다. 최근 단행본으로 2002년 나남출판사가 21권으로 묶어 발간했다. 박경리는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진주여고를 졸업했다.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책잔치 코앞인데 출판계는 내전중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참가,‘2007년 유네스코 서울 책의 수도’ 행사 등 굵직한 국내외 도서 행사를 치러야 하는 출판계가 갈수록 내홍의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우리 출판계가 내부 갈등을 빚으면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해온 가운데, 특히 오는 2월 중순 치러지는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고질적인 구태가 표면화하고 있다. 김경희 지식산업사 사장과 한철희 돌베개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출협 집행부가 지도력 부재로 분열된 출판계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두 사람은 정진숙 을유문화사 회장, 민영빈 시사영어사 회장 등 출협회장을 지낸 출판 원로와 김언호 한길사 사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김혜경 푸른숲 사장 등 중견출판인 43명이 이름을 올린 ‘2005년 한국출판인선언’이란 성명에서 “출협은 출판계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기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위해 용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현 집행부의 차기 출마 포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여론 수렴을 거쳐 출협의 새로운 탄생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정일(일진사 대표) 출협 회장은 “출판계 일부의 의견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사전에 제대로 된 의견 교환도 없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또 “분열된 출판계 통합과 발전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나섰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출협 선거와 관련 모종의 의도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간접 시사했다. 현재 한국 출판계는 교과서와 참고서, 전집류를 주로 발간하는 출판사들이 가입한 58년 역사의 대한출판문화협회와 단행본 위주로 책을 내는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로 갈라져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왔다. 두 단체 어느 곳에도 가입하지 않은 한 출판인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출판계가 갈라져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출판단체들은 친목단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출판계가 극심한 불황으로 허덕이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같은 국가적 대사를 앞둔 상태에서도 패거리를 지어 눈 앞의 이익만 좇는 것 같아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집행위원장으로서 위상이 한층 강화될 출협회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감투싸움’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적지 않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타이베이국제도서전’ 새달 개최

    ‘2005 타이베이국제도서전’이 2월15일부터 20일까지 타이완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 개최된다. ‘아시아와 세계의 연결’을 모토로 1987년 시작된 이 도서전은 베이징국제도서전과 비슷한 규모로, 올해는 50여개국이 참가한다. 매년 한 국가를 주제국가로 선정, 그 나라의 출판시장은 물론 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는데, 이번 주제국은 한국이다. 오는 9월 열리는 세계 최대의 도서축제인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의 주빈국인 한국으로선 타이베이도서전을 그 리허설 무대로 삼아 참가한다는 계획. 아동도서를 중심으로 두산동아, 영교출판 등 모두 17개사 100여명이 참가해 한국도서와 한국출판 역사 유물전 등 다양한 전시와 함께 김인환 고려대·이성원 서울대 교수의 한국문학 특강, 사물놀이 등 전통공연 및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인물과 사상’ 종간

    우리 시대의 주요 인물에 대한 비판적 조명으로 많은 논쟁을 낳았던 부정기 간행물 ‘인물과 사상’이 창간 8년 만에 종간됐다. ‘인물과 사상’을 발행하는 도서출판 개마고원은 올해 1월 통권 33권을 끝으로 종간한다고 17일 밝혔다.‘인물과 사상’은 당시 금기나 다름없었던 ‘실명비판’이란 원칙을 견지하며 우리 사회의 성역을 깨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물과 사상’을 이끌었던 전북대 강준만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33권 머리말 ‘인터넷시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인터넷이 활자매체의 목을 조르고 있다.”며 “모든 면에서 책은 인터넷의 경쟁상대가 되질 않는다. 지난 몇년간 그 이전과는 달리 시사적인 이슈를 다루는 책이 대중의 호응을 얻은 건 거의 없다.‘인물과 사상’은 그런 세상의 변화에 순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400살 된 돈키호테

    |파리 함혜리특파원|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제1 권이 발간된 지 16일로 400년이 됐다.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과 남미 등 각국에서는 전시회와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 서구 현대문학의 분수령이 된 명작의 탄생을 기념하고 있다. 스페인은 국가 차원의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문화부 및 소설 무대인 카스티야 라 만차 지방정부가 함께 다채로운 행사를 기획했다. 올 한해 이어지는 각종 이벤트만도 2000여 개. 작품 및 작가와 관련된 그림 전시회, 토론회, 콘서트, 연극 공연, 시청각 전시 등이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하게 된다. 스페인 문화부는 자국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호기를 맞아 자체 행사에만 모두 3000만유로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다양한 독자층의 구미에 맞추기 위해 1유로짜리 포켓판부터 고급 양장본, 어린이 독자를 겨냥한 그림책도 선보인다. 스페인 바깥에서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와 멕시코시티, 파리, 브뤼셀, 알제리 등에서 작품과 작가를 다룬 토론회, 전시회, 음악회와 영화 상영이 이어진다. 주인공 돈키호테가 거인으로 착각하고 도전하는 풍차에 관한 여러 학술대회도 예정돼 있다.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 사베드라(1547∼1616년)가 쓴 ‘돈키호테’는 1604년 12월20일 마드리드 출판업자에 의해 ‘라 만차의 재기 발랄한 기사 돈키호테’란 이름으로 첫 인쇄됐다. 이 소설은 4주 뒤인 1605년 1월16일 마드리드의 프란시스코 데 로블레스 도서관에서 판매에 들어가 1200부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이어 유럽 대륙과 미국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해 스코틀랜드 고지의 게일어와 티베트어에 이르기까지 4세기 동안 60개 이상 언어로 번역돼 나왔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소설, 유럽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평가받는 작품이 돈키호테다. 이 소설이 시간을 초월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상주의자 돈키호테와 현실주의자 산초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관한 영원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무모하지만 용기있게 나아가는 돈키호테형은 우유부단한 햄릿형과 함께 인간 성향을 대별하기도 한다. 카르멘 칼보 스페인 문화장관은 ‘돈키호테’ 발간 400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이어지겠지만 이 책에 보내는 가장 중요한 찬사는 돈키호테를 ‘읽는 것’”이라며 세계 각국의 독자들에게 이 소설의 일독을 권했다. lotus@seoul.co.kr
  • 정치개혁 “政資法 손 봐야” “본질 손 안대야”

    정치개혁 “政資法 손 봐야” “본질 손 안대야”

    ‘정치개혁협의회’가 17일 공식 출범했다.6개월간 활동하는 정개협은 중·대선거구제 도입 여부 등 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 쟁점 사안에 대한 개선방안을 포괄적으로 마련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정개협의 활동은 일명 ‘오세훈법’ 손질이 불가피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김광웅 정개협 위원장과 한나라당 오세훈 전 의원간의 입장을 비교해 본다. ■ 김광웅 정개협위원장 “정치관계법을 현실적으로 고치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정치개혁협의회의 김광웅 위원장은 17일 김원기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장을 수여받은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법이 정치활동을 하는데 까다롭고 인색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정개협의 취지를 밝혔다. 이날 공식적으로 출범한 정개협은 6개월 동안 정당법, 정치자금법,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의 개정을 통해 미비했던 ‘정치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정치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 많지 않았나?”고 반문하면서 “정치인들이 정치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만 혜택이 국민들에게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자금법과 관련,“정치후원회에 관해서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면서 “미국은 우편으로 정치자금을 보내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모여야지 돈을 들고 나온다.”며 손질할 뜻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정치관계법 개정작업을 둘러싼 개혁후퇴 논란에 대해서는 “규제중심의 법은 현실과 동떨어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지난번 선거관련법 개정을 잘했지만 선거 후 비현실적인 것이 많이 나타났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기간을 두고 법을 현실적으로 맞게 고쳐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발 비켜섰다.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 관련해 “정치관계법은 주로 정당법, 정치자금법, 선거법”이라면서 “국회법까지는 할 생각이 없다.”고 정개협에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를 논의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정개협 위원은 임좌순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김호열 선관위 사무차장, 목포대 김영태 교수, 명지대 정진민 교수, 백승헌 민변부회장, 박태범 대한변협부회장, 손혁재 참여연대운영위원장, 이학영 YMCA사무총장, 이성춘 전 한국일보 이사, 민병욱 동아일보 출판국장,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이승철 전경련 상무 등 12명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오세훈 前국회의원 “정치 개혁이라는 본질적 문제와 무관한 부분은 현실에 맞게 바꿀 수도 있겠지만 본질과 관계된 부분까지 손대서는 안된다.” 지난해 초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 개정을 주도했던 한나라당 오세훈 전 의원은 17일 정치관계법 개정 논의와 관련,“어떤 경우라도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오 전 의원은 지난해 초 정치관계법 개정작업이 여야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한나라당 간사를 맡아 개정 작업을 주도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선 개정 정치관계법을 일명 ‘오세훈법’으로 일컫기도 한다. 개정 정치관계법이 ‘정치 개혁’이라는 명분에만 집착한 나머지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그들이 말하는 현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바란다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참아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개정 선거법에 따라 치러진 지난 총선을 통해 국민들은 ‘돈 안쓰는 선거’의 위력을 경험했고, 대다수가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였다.”면서 “그런 법이라면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야지 1년도 되지 않아 정치인들에게 편한 쪽으로 바꿀 생각부터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막상 선거운동 때 후보자 외에는 어깨띠를 두르지 못하게 하고, 피켓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등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다소 지나치다 싶은 조항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1억 5000만원으로 제한된 개인 후원금 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자금은 넉넉해서도 안되는 만큼 그 정도면 적정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요구하는 기업 등 법인의 정치후원금 기부 재허용, 지구당 유사조직 부활 등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술 더 떠 “현행 정당법이 규정한 대로 중앙당 조직은 내년 4월 이후 폐지돼야 한다.”는 주문도 곁들였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논술이 술술] 작은 것이 아름답다

    슈마허는 독일 출신의 경제 사상가로 1964년 이후 ‘중간기술’ 이론을 제창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중간기술 개발 모임(ITDG)을 창설, 제3세계 경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인 실천적 지식인이다. 그는 청년기부터 줄곧 동양 사상에 큰 관심을 기울였으며, 그의 사상과 저작에도 이러한 지적 탐구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다. 슈마허의 이론적 실천적 지향점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 저작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1973년에 영국에서 출판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특히 물질 문명에 매몰된 현대 문명을 비판하며 기존의 경제학에 내재되어 있는 계량주의와 기술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메타 경제학’의 필요성과 ‘중간기술론’을 주창하고 있다. 슈마허는 오늘날의 세계가 근대 이후의 사상과 과학, 기술에 의해 초래된 세 가지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이 비인간적 기술과 조직 속에서 질식되어 쇠약해져 가고 있고, 인간의 생명을 지탱해왔던 자연 또한 파괴되어 붕괴의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인간 경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재생 불가능한 자원, 특히 화석 연료의 고갈을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그는 물질 지상주의, 거대 기술 신앙, 탐욕과 질투심에 의한 무분별한 풍요로움의 추구를 지적한다. 곧 근대 이후에 등장한 자연 지배를 정당화하는 진보 사관과 운송·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끊임없는 팽창주의는 자연의 파괴와 오염을 가속화했으며, 급기야는 인간 자신의 자유와 존엄, 창조력도 억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경제 발전의 기본적인 요소는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며, 이 인간의 마음이 바뀌어야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현대의 과학, 기술을 재검토하여 진정으로 인간을 위하는 새로운 목적의 기술을 채용해야 하며, 거대화에 따른 인간의 파멸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주장을 펼친다. 인간은 거대 조직보다 작은 단위의 조직에서 창조성과 활력, 인간다움을 잘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중간기술론의 핵심적 의미는 기술의 가치에 대한 평가와 적합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단지 기술 안에 내재한 효율성에 의해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신 그 기술의 혜택이 얼마만큼 많은 사람에게 골고루 분배될 수 있는가, 공동체의 균형 잡힌 성장이 손상받지 않는 상태에서 생산성의 향상을 이룰 수 있는가가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 (www.unidream.co.kr)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경제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녹색평론사), 청년을 위한 경제학 강의(김수행 편저·한겨레신문사), 빈곤의 세계화(미셀 초스토프스키·당대), 세계화의 덫(한스 피터 마르틴 외·영림카디널), 경제학을 위한 변명(정운영·까치) -기출논제:동국대 2004학년도 정시, 성균관대 2003학년도 정시, 한양대 2003학년도 정시, 한국외국어대 2002학년도 정시 ■ 생각해보기 -중간기술론의 내용과 의의에 대해서 설명해보자. -산업 사회를 지배한 거대주의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세계화 시대에 나타나고 있는 문화적 다양성의 파괴가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역 중심의 개발이 지니는 의의와 한계는 무엇인가.
  • [학교소식]

    ●현직 중학교장 경험 담은 책 출간 성산중학교 정근화 교장은 가정교육 지침서 ‘아이의 공부를 방해마라’를 펴냈다. 과외를 시키거나 학원을 단 한번도 보내지 않고 두 아들을 미국 MIT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전액 장학금 박사로 키운 경험담을 담았다. 자녀들의 학습 의욕을 높이기 위한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부모들의 역할을 강조해 자식 교육에 고민이 많은 부모들에게 바람직한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 지성사.1만 5000원. ●초등생 46명 2주간 영어체험캠프 대모초등학교(www.daemo.es.kr)는 24일(월)∼2월5일(토) 서울시학생교육원 가평수련원에서 ‘제2회 대모영어체험캠프’를 연다. 이번 캠프에는 대모초등학교 재학생을 포함해 일원·방배·대방·개포·원묵·원촌초등학교 3∼6학년 학생 64명이 참여한다. 캐나다·미국·아일랜드 출신 원어민 교사들과 2주일 동안 수련원에 함께 머물며 영어권 국가의 문화를 체험한다. 영어 연극(Drama Festival), 용산 미군기지 방문하기, 학생 스스로 영어방송 진행하기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캠프가 끝나는 날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부모들에게 발표할 수 있는 ‘학부모 방문의 날’행사도 열린다. ●3개 박물관 견학 이색문화 체험 구로초등학교(www.guro.es.kr)는 18일(화)·20일(목)·27일(목) 사흘에 걸쳐 박물관 체험행사를 연다.18일에는 종로구 와룡동 떡·부엌살림박물관(www.tkmuseum.or.kr)을 방문해 우리나라 전통떡을 만들고 함께 나누어 먹는 시간을 갖는다.20일과 27일에는 종로구 삼청동 부엉이 박물관(www.owlmuseum.co.kr)과 종로구 소격동 티벳박물관(www.tibetmuseum.co.k)을 찾아 이색 문화체험 행사를 경험한다. 1∼3학년 120여명이 3차에 걸쳐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는 구로초등학교 어머니 봉사회원 12명도 함께 참여해 어린이들의 체험 활동을 돕는다. ●수학·과학·컴퓨터 심화 수업 연지초등학교(www.yonji.es.kr)는 21일(금)까지 수학·과학·컴퓨터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겨울방학 테마캠프를 연다. 수학은 5∼6학년 25명, 과학은 4∼6학년 61명, 컴퓨터 4∼6학년 19명이 참여해 매일 4∼6시간의 심화 수업을 받는다.18일(화)에는 테마캠프 참가자 모두가 남산 탐구 학습관과 안중근기념관 등을 방문하는 체험활동 시간도 갖는다. ●청소년 가치관정립 길잡이 펴내 중동고등학교(www.joongdong.hs.kr) 교사 5명은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바람직한 가치관 정립을 돕는 대안교과서 ‘Who am I?-나는 내가 만든다’를 냈다. 정창현·안광복·한채영·강동길·최원호 교사가 2년 동안 기초연구과정을 거쳐 3년 동안 수학·철학·국어·영어·과학 과목의 실제수업에 활용한 체험기를 담았다. 사계절 출판사.8500원.
  • 80년 인생 회고록 펴낸 김광수 대한교과서 회장

    “문예월간지 ‘현대문학’을 50여년 동안 발행해 오면서 한번도 흑자를 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문단의 발전을 위한다는 신념 하나로 이끌어 왔지요.” ‘대한교과서’하면 우리나라 교과서 출판역사의 대명사처럼 통한다. 특히 최근에 ‘현대문학 600호’를 발행할 만큼 문단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60년대에는 현재 40∼50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추억의 어린이 잡지 ‘새소년’을 발행했다. 대한교과서의 김광수(80) 회장은 최근 이같은 ‘역사’를 담은 회고록 ‘나의 뜻, 나의 길’(대한교과서刊)을 펴냈다. 그는 “원래는 회고록 발간을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현대문학 50년, 나이 팔순, 또 대한교과서 창립 6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기록으로 남겨 달라는 주위의 권고가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고 피력했다. “6·25때 인민군에 의해 문을 닫았던 일, 부산에 피란 가 교과서를 찍어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전쟁 중에도 교육은 멈출 수가 없지요.” 그는 1925년 전북 무주군 무풍면 증산리 삭골(沙洞)마을에서 5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1938년 무풍공립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혼자서 ‘중학 강의록’을 공부하다가 가출, 서울로 올라왔다. 이때 우석(愚石) 김기오 선생을 만나 부자의 연을 맺었다. 대한교과서는 1948년 양아버지 우석에 의해 설립됐다. 김 회장도 이때 대한교과서 창립사원으로 참여했다.6·25로 서울이 함락되자 ‘대한교과서’ 기능이 중단됐고 김 회장은 의용군으로 끌려가던 중 가까스로 탈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국민방위사관1기로 임관, 참전했으며 육군경리학교 보급장교로 제대했다.52년 해군 당국의 도움을 받아 부산에 교과서 공장시설을 세워 부활했다. 서울로 돌아온 창업자 우석은 54년 ‘현대문학사’를 설립한다.1961년 김 회장은 창업주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이어 ‘어문각’사장,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한국잡지발행인협회 이사장 등의 직함을 가졌다.64년에는 ‘새소년’을 창간했다. 당시 ‘새소년’은 어린이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는 출판 인생 외에 국회의원을 다섯 차례나 지내 정계에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73년 무소속을 시작으로 15대 국회의원까지 5선의원을 지내면서 한국국민당 부총재, 자민련 부총재 등을 역임했다. “정치가에서 욕심을 훌훌 털어버리고 초심의 각오로 다시 대한교과서 자리에 돌아왔지요. 앞으로 대한교과서를 상장할 계획입니다. 이제 기반을 닦아 놓았으니 출판계를 리드하는 것은 후배들의 몫이지요.” 그는 “나이 80을 넘는 동안 출판과 정치라는 험난한 두 길 가운데 부끄러움과 오욕의 흔적을 남겨왔다.”면서 ‘요가수련’이 건강유지의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개발광풍에 파헤쳐지는 ‘생태계 寶庫’

    개발광풍에 파헤쳐지는 ‘생태계 寶庫’

    중남미에 ‘아마존 정글’이 있다면 제주에는 ‘곶자왈’이 있다. 아마존 열대밀림이 지구의 허파라면 곶자왈은 제주섬의 허파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돌무더기 위에 다양한 식물군들이 자라나 숲을 이루고, 나무나 돌에 붙어사는 희귀한 착생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곶자왈은 지하수를 생성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다. 법정 보호종인 천량금과 개가시나무를 비롯해 방울꽃, 큰톱지네고사리, 쇠고사리, 제주고사리삼, 큰우단일엽, 나도은조롱, 검정비늘고사리, 숫돌담고사리, 개톱날고사리 등 무수한 희귀식물군이 이곳에서 자란다. 우리나라 양치식물의 80%가 곶자왈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곶자왈 생태계’가 무분별한 도로개설과 골프장 및 리조트 건설로 인해 제모습을 잃고 있다. 위기속의 제주도 곶자왈 실태와 곶자왈 지킴이들의 활동상 등 곶자왈 생태계를 점검해 본다. ●한라산만의 독특한 숲생태계 유지 제주의 곶자왈은 대부분 해발 200∼600m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한라산 중턱을 동서로 연결하는 형태로 자리하고 있다. 크게 한경·안덕곶자왈, 애월곶자왈, 조천·함덕곶자왈, 구좌·성산곶자왈 등 4개의 주요 곶자왈로 구분된다. 다시 북제주군 선흘곶자왈, 교래·함덕곶자왈, 조천·대흘곶자왈, 애월곶자왈, 종달·한동곶자왈, 수산곶자왈, 상도·하도곶자왈, 세화곶자왈, 남제주군 월림·신평곶자왈, 상창·화순곶자왈 등 10개 본류로 나뉘고 이것들은 다시 무릉·고산·저지·와산·산양곶자왈 등 수십개 지류로 갈라진다. 이들은 지리적으로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니면서 한반도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라산만의 독특한 숲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동부의 구좌·성산곶자왈은 후박나무 등 녹나무과 식물의 점유도가 월등히 높고 북부의 선흘곶자왈은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지, 조천·함덕곶자왈은 붓순나무와 식나무군락지, 남부의 한경·안덕곶자왈은 국내 최대의 개가시나무 자생지로 꼽힌다. 곶자왈의 자랑은 뭐니뭐니 해도 ‘넘치는 생명력’이다.‘곶자왈사람들’송시태 대표는 “제주에만 있는 곶자왈은 크기 1m 이상 되는 블록형 암괴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고 이 암괴들이 식물성장에 필요한 보온·보습의 역할을 해 양치식물의 왕국을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제주 생태계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천연난대림 지역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반 사이로 10도 안팎의 지열 올라와 암반과 암반사이로 사시사철 뿜어 나오는 영상 10도 안팎의 지열, 이것이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유지해 주는 에너지인 셈이다.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원천도 바로 ‘곶자왈’이다. 암석과 암석사이의 틈을 통해 빗물이 80% 이상 무한정 유입됨으로써 지하수 공급원이 되고 있다. 제주대 현해남(환경생명공학과)교수는 “곶자왈 지역의 투수성은 일반 지형에 비해 1000∼1만배 이상 빨라 시간당 50㎜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곶자왈은 이밖에 노루, 오소리, 다람쥐, 족제비, 등줄쥐, 비단털쥐, 뱀 등 야생동물이나 집게벌레, 딱정벌레, 하늘소 사슴벌레 등 곤충들의 주요 이동 통로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라산과 취락지 해안을 연결하는 생태벨트의 역할을 하고 있다. ‘곶자왈 밀림’ 대부분은 수백년 동안 벌채돼 엄밀하게는 2차림에 속하지만 ‘빨리 자라는’속성으로 인해 원시림에 비견할 만한 생태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도 거의 유일한 상록활엽수림지대를 비롯해 낙엽활엽수림지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온화한 지역인 서귀포시 섶섬이나 천지연 등 난대림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천량금, 검정비늘고사리 등 남방계식물군부터 최북단 두만강이나 압록강변에 분포하는 골고사리, 진퍼리 등 북방계식물군까지 두루 자생하는 세계적으로 손색없는 자연자원이다. ●용암석·희귀식물 불법 채취도 빈번 이러한 ‘곶자왈’이 도로, 골프장, 리조트단지 등 갖가지 관광개발 광풍속에 훼손돼 위기를 맞고 있다. 본류 ‘곶자왈’가운데 세화곶자왈은 온천지구를 만든다며 이미 대부분 파헤쳐져 흔적만 남은 상태이며 월림·신평곶자왈도 리조트공사와 골재채취 등으로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애월곶자왈도 도로개설 등 각종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인 동백동산을 낀 선흘곶자왈 역시 묘산봉관광지구개발계획에 따라 파괴될 날이 머지 않았다. 군소 곶자왈들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곶자왈지대에는 또 수석인들 사이에 ‘바가지석(용암구)’‘신비석(용암수형)’‘부챗살(용암튜브 또는 용암수형)’‘뽀빠이(용암구 내부구조)’ 등으로 불리는 특이한 용암형상석들이 많아 전문 도채꾼들에 의해 잘리고 파헤쳐지는 수난마저 따르고 있다. 수석이나 화분·어항 등으로 사용하기에 그만이어서 어떤 것은 개당 수천만원까지 호가해 도채꾼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북제주군 고산곶자왈지대에서 천리향·백양금·춘란 등 자생식물 수백그루를 불법채취한 조경업자가 해경에 검거됐다. 이에 앞서 11월에는 남제주군 무릉곶자왈지대 4만여평에서 4.5t트럭 200대분의 자연석을 무단 채취한 조경업자가 구속됐고 10월에는 곶자왈지대에서 불법채취한 것으로 보이는 자연석 250여점을 목포행 카페리편으로 반출하려던 도채업자가 붙잡혔다. 이 모두 곶자왈을 앓게 하는 일들이다. ●조례제정 등 보호장치 마련을 제주도는 뒤늦게나마 곶자왈지대에 다량 산재하는 용암석 등 화산암류를 포함한 화산분출물, 퇴적암, 퇴적층, 자연석 등을 보존자원으로 지정 보호하기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시행조례를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대부분의 곶자왈이 개발에 지장이 없는 생태계보전지구 2∼3등급임에 따라 생태적으로 우수한 곳을 골라 오는 2007년 GIS등급 재조정시 1등급으로 올려 무절제한 개발을 막기로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이 정도의 보호계획은 턱도 없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곶자왈지대에서 희귀식물이 발견된다 해도 보호종으로 지정되려면 최소 2∼3년이 걸려 그동안은 무방비상태로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보호종 지정은 국가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어서 실제 보호종으로 지정되는 식물이라고 해야 한정될 수밖에 없어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소중한 식물자원이 국내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될 일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강은정 제주YWCA 사회개발위원장은 “제주도 등 자치단체가 곶자왈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조례제정 등을 통해 희귀식물 보호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며, 지하수 유입이 쉬운 만큼 취약한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해서도 2등급인 지하수 등급을 조속히 1등급으로 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교수·교사등 50여명 ‘곶자왈 지킴이’ 앞장 제주도내 환경단체 회원과 교수·교사, 언론인 등 50여명은 ‘곶자왈사람들’이라는 환경NGO를 만들어 ‘곶자왈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8일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창립행사를 갖고 앞으로 일체의 곶자왈 파괴 행위를 거부하고 보존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곶자왈 선언문’에서 이들은 “곶자왈을 통해 인간의 공존과 상생, 순환의 원리를 터득하고 미래 제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성장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평화와 평등, 공존의 정신이 살아 있는 사회를 지향하고 환경 파괴적인 소비생활을 거부하는 친환경적 삶을 실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음지에서 알게 모르게 곶자왈 보전을 위해 노력하던 이들이 무분별한 관광지 개발로 인해 생명의 터전인 곶자왈 파괴가 가속화돼 미온적인 보전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사수를 공식 천명한 것이다. 이들이 창립을 서두른 것은 지난해 9월 승마장 사업자가 남제주군을 상대로 제기한 ‘승마장 사업승인 불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법원이 내린 판결이 계기가 됐다. 제주지법은 “남제주군이 곶자왈임을 이유로 사업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곶자왈에 대한 연구 조사 및 자료화 사업, 세미나 및 출판사업, 교육 및 홍보사업, 보존을 위한 각종 사업, 환경보전을 위한 각종 단체와의 연대사업 등을 펴나갈 계획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곶자왈이란 무엇인가 ‘곶자왈’이란 한라산의 화산활동으로 반액체 상태의 용암물질인 마그마가 기생화산인 오름을 생성하면서 흘러내린 곳을 따라 나무, 덩굴, 가시덤불 따위가 무성하게 자란 곳을 말한다. 골프장이나 승마장, 리조트호텔 등으로 적합한 해발 100∼600m지역에 분포돼 있다. 일부 학자들은 한라산의 화산활동 당시 스코리아류 등에 의해 운반된 자갈과 화구로부터 방출된 화산탄 및 화산자갈이 뒤섞여 쌓인 ‘암괴상 용암류(岩塊狀 熔岩流)’위에 양치식물 등이 자라면서 숲을 이룬 곳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을 제외하고는 자연림 형태로 보존가치가 매우 뛰어나지만 그동안 벌채, 약초캐기, 표고버섯 재배장 등으로만 이용됐을 뿐 ‘버려진 땅’으로 천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론자들에 의해 생태계의 보고로 부각되면서 언론계와 학계, 해외학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 생태적 가치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일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책꽂이]

    ●창힐의 향연-한자의 신화와 유토피아(다케다 마사야 지음, 서은숙 옮김 이산 펴냄) 신화적 존재인 ‘네눈박이’ 창힐이 만들었다고 하는 한자와 중국어의 역사적 여정을 담았다.1만 3500원. ●실크로드를 달려온 신라왕족(정형진 지음, 일빛 펴냄) 흉노족의 일파인 사카족을 신라왕족의 뿌리로 보는 파격적 주장을 담았다. 톈산산맥을 넘어온 사카족이 계속 동진하여 중국 동북지역을 거쳐 한반도에 들어오게 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한다.1만 8000원. ●자유지상주의자들 자유주의자들 그리고 민주주의자들(김비환 지음, 성균관대 출판부 펴냄) 자유주의에 대한 정략적 곡해와 독단적 왜곡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한국 사회에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번째 작업은 정략에 오염된 자유민주주의 개념을 세탁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1만 2000원. ●살아있는 지구의 역사(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펴냄) 45억년 역사를 지닌 지구를 지질학적으로 쉽게 설명한 책. 지구 역사중 지질학적 성지라고 불리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서술했다.2만 3000원. ●틱낫한의 상생(틱낫한 지음, 진우기 옮김, 미토스 펴냄) 베트남의 승려이자 세계적 평화운동가인 지은이가 프랑스 남부 보르도지방에 설립한 자두마을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공동체 수행법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8900원. ●시선의 모험(장 루이 페리에 지음, 염명순 옮김, 한길아트 펴냄) 현대인들이 꼭 보고 함께 느끼면 좋을 만한 명화 30점을 르네상스 시대부터 세 개의 시대로 나누어 설명한다.2만원. ●서울의 영감 풍경의 매혹(글·그림 원제무, 공간사 펴냄) 도시공학자이자 서양화가인 지은이가 서울 구석구석의 다양한 모습과 풍물을 풍부한 감성을 담은 글과 투명한 수채화를 버무려 표현했다.1만 2000원.
  • [책꽂이]

    |실용| ●웃음의 힘(토마스 홀트베른트 지음, 배진아 옮김, 고즈윈 펴냄) 웃음과 유머에 대한 자료와 다양한 연구 결과, 최신 유머정보까지 웃음이 필요한 삶과 비즈니스를 위한 유머 교과서.1만 1800원.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力 쑥쑥 만화그리기(박무직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따라 그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만화 그리기 방법.8500원.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조영탁 지음, 휴넷 펴냄) 위대한 경영자와 학자들의 경험과 통찰력이 담긴 말과 글들.1만 2000원. ●베개 하나로 돈방석에 앉은 남자(황병일 지음, 랜덤하우스 중앙 펴냄) 신용불량자에서 170억원대 자산가가 된 한 CEO의 성공 과정.1만 2000원. ●손님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게 만들기(고다 유조 지음, 신정란 옮김, 예문 펴냄)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 사업, 내 가게를 위한 핵심 매뉴얼 100가지.9500원. |유아·아동| ●눈의 여왕(안데르센 지음, 김서정 옮김, 웅진닷컴 펴냄) 단순한 번역동화가 아니라, 안데르센 원작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한 그림책. 악마의 거울조각이 박혀 포악하게 변해 버린 소년이 우정 덕분에 순수한 마음을 되찾는 줄거리.5세 이상.8500원. ●내 꼬리는 안테나(야마구치 기키 지음, 이끼북스 펴냄) 앙증맞은 강아지 사진들이 보드라운 손끝의 촉감을 생생히 전해 주는 감성교육 사진집. 꼬리, 발바닥 등 털북숭이 강아지의 여러 신체부위들에서 다른 질감의 감촉을 상상하게 된다.5세까지.4800원. ●우체부 슈발(오카야 고지 지음, 김창원 옮김, 진선 펴냄) 얼간이라 놀림받으면서도 33년을 한결같이 프랑스의 명물 ‘꿈의 궁전’을 지어올린 우체부 슈발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동화.6세 이상.8000원. |초등·청소년| ●해티의 지난 여름(앤 마틴 지음, 한정아 옮김, 아침나라 펴냄) 12세 소녀 해티와 정신분열증을 앓는 외삼촌 아담이 나누는 인간애와 희망에 초점을 맞춘 어린이 소설. 인생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어쩌나, 불안한 소녀를 통해 우회적으로 인생을 성찰해 보게 만든다.2003년 뉴베리상 수상작. 초등생.8000원. ●나무의 비밀(알렝 니엘 퐁토피당 지음, 나선희 옮김, 사계절 펴냄) 나무의 수면시간 등 단순한 궁금증에서부터 산불의 열기로 싹을 틔우는 나무의 감춰진 속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숲의 정보를 알려주는 생태교양서. 나무그림에 해설이 다닥다닥 붙어 읽는 재미를 보탠다. 초등저학년.8000원.
  • ‘꽁꽁’ 언 문학시장 일본소설은 ‘활활’

    일본소설의 힘이 세지고 있다. 신년 초여서 물량이 많지 않았던 지난 일주일 동안의 신간동향만 살펴도 그렇다. 국내 작가의 새 소설이 한권도 없는 가운데 일본소설은 무려 5권. 단순 수치로 따질 문제는 물론 아니다. 그러나 최근 문학시장의 출간동향에서 일본문학의 양적 성장은 엄연한 사실이다. 출판가에 “돈될 만한 일본소설은 (국내 출판사들이)싹쓸이 계약해 놨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요시모토 바나나·에쿠니 가오리 등 ‘스테디셀러’ 한국출판연구소의 집계는 이를 증명해준다. 지난 1999년 국내서 출간된 일본소설은 219종.2003년에는 372종으로 부쩍 늘었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집계가 나오지 않았으나,2003년보다 크게 증가했을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스테디셀러 보증수표’로 꼽히는 대표적인 일본작가는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등. 출판 관계자들은 “단시간에 대박을 터뜨리진 않아도 고정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꾸준한 판매량을 보장하는 ‘브랜드 작가군’”이라고 이들을 평한다. 문학작품 판매고가 초판 3000부를 넘기 힘든 불황에 출판사들로서는 이들에게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한 출판사 대표는 “아쿠다카와·나오키·분케이문학상 등 일본내에서 굵직한 상을 받았거나 후보에 오른 작품은 즉각 (국내 출판사들이)상식선 이상의 프리미엄까지 붙여 계약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일본 대표작가 시리즈’를 기획한 출판사도 있다. 북스토리는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쓰지 히토나리, 쓰쓰이 야스타카, 유이카와 케이, 요시다 슈이쓰 등의 대표작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냉각된 소설시장에서 일본소설이 ‘먹히는’ 배경은 뭘까. 청어람미디어 김장환 주간은 “일본어로 씌어졌을 뿐 주된 정서는 일본적이라기보다는 딱히 꼬집어내기 어렵게 모호한 이국풍”이라고 최근 일본소설 경향을 짚어내고 “국내 작가들의 경험에 바탕한 ‘사소설’ 경향과는 딴판으로 현실에서 탈주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벼운 터치로 그리는 공통점이 있다.”고 해석했다. ●‘현실탈주 욕망 가벼운 터치로 접근’ 공통점 문학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독자층은 10대 후반에서 20대. 국내 30대 독자층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류가 ‘제1전성기’를 누렸다면 3∼4년전부터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등 신진작가들이 ‘제2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최근 ‘하얀 강 밤배’까지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9권을 출간한 민음사의 이지영 팀장은 “바나나의 대표작인 ‘키친’은 출간 5년 동안 17만여부가 팔렸다.”면서 “폭발적 반응 대신 꾸준히 마니아층을 확보해 차기작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일본소설들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일본소설이 젊은 독자층에 호소하는 또다른 매력은 소재와 등장인물의 다양성. 예컨대 ‘프리터’(일정직업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옮겨다니는 신세대를 일컫는 일본식 조어)같은 주인공은 국내 소설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캐릭터라는 것. 출판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한몫 한다. 종이책을 부담스러워 하는 젊은 독자들을 의식해 얇고 가벼운 ‘사륙판’ 규격이 기본이다. ●2003년 372종 국내출간… 日출간 한국소설 19종 불과 대중문화쪽의 한류열풍이 문단에서만큼은 거꾸로 불고 있는 셈이다.372종의 일본소설이 국내 출간된 2003년에 일본에 선보인 한국소설은 단 19종. 급변하는 독자들의 입맛을 따라잡지 못하는 한국작가들의 매너리즘을 꼬집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도 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삶에 대한 성찰없이 가볍고 일상적 소재의 ‘카툰만화’식 소설이 득세하는 독서현실은 고민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출판사 ‘창비’ 장편소설 공모

    내년 봄호로 계간 ‘창작과 비평’이 창간 40주년을 맞는 것을 기념해 출판사 창비가 장편소설을 공모한다. 분량은 200자 원고지 1200장 안팎이며 신인과 기성을 가리지 않고 응모할 수 있다. 당선자에게는 상금 5000만원을 주고, 단행본으로 펴내 추가인세가 나오면 이를 지급할 예정.11월30일까지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파주출판도시 513-11 창비 장편소설 공모 담당자 앞.(031)955-3367.
  • “시인일 수밖에 없었다” 김춘수의 실존적 고백

    지난해 11월 영면한 큰 시인이 또 말을 걸어왔다. 현대문학에서 펴낸 ‘왜 나는 시인인가’(남진우 엮음)는 시인 김춘수의 예술과 삶에 대한 치열한 사유를 담은 산문집이다. 고인이 생전에 출간하기를 무척이나 소망했던 책이기도 하다. 산문집에는 해방 이후 한국 모더니즘시를 대표했던 시인의 면모가 입체적으로 드러나 있다.‘나는 왜 시인이 되었는가.’라는 상투적인 언사를 넘어 ‘왜 나는 시인일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실존적인 고백이 담겼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제1부 ‘시인이 된다는 것’에서는 시인이 걸어온 삶의 궤적에 대한 회고담이 대부분이다. 태를 묻은 곳이자 영원한 향수의 대상이었던 통영을 향한 그리움, 서울과 도쿄 유학시절에 겪었던 굵직한 일화들이 시인의 시세계가 어떻게 발아했는지 암시한다. 시인의 기억에 각인된 젊은날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시인’ 이전의 ‘인간 김춘수’를 대면하게도 한다.“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면서 일본어 세대에 속한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창피스러웠다.”고 말을 꺼낸 시인(‘시인이 된다는 것’중에서). 중학 5학년 늦가을에 졸업을 서너 달 앞두고 ‘오직 일본인 담임이 보기 싫어서 그의 가슴팍에 내던지듯 자퇴서를 내고’ 건너간 도쿄로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일본 유학시절 추억은 문학청년으로서의 면모를 새삼 말해주는 대목. 대학 4년여 동안 일본인 친구를 하나도 사귀지 못했던 일, 예술대학 창작과를 다니면서 습작을 조선어로 했던 사연, 징용이 두려워 1945년 광복까지 2년여를 숨어지낸 이야기 등 담담한 고백들로 채워졌다. 당대의 선배 문인들과 어울렸던 일화들도 흥미롭다. 습작에 열심이던 1947년 무렵.“서정주와 청록파 시인들의 시세계에 압도당해 있었다.”고 술회한 시인은 처녀시집 ‘구름과 장미’(1948년)를 놓고 “(그들을 모방한)습작들을 모아서 염치도 없이 자비로 출판한 것”이라고 낮은 목소리를 낸다. 그가 마산중학 교사로 있을 때 그토록 존경했던 공초 오상순 시인이 내려와 함께 겪었던 유쾌한 일화들도 소개된다. 산문 선집을 맡은 문학평론가 남진우씨가 특별히 주목했다고 밝힌 글묶음은 2부 ‘내 속에 자리한 예수’. 성서와 관련 연구서들을 토대로 예수와 주변인물들을 집요하게 추적, 시세계로 끌어안은 시인의 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3부 ‘지금 집없는 사람은’에는 서정성이 유달리 강했던 시인의 일상 스케치 글,4부 ‘누군가가 보고 있다’에는 시사감각이 엿보이는 칼럼들이 묶였다.4부에는 단행본 미수록작 8편이 포함됐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유명작가 TV드라마 평정

    ‘박경리 효과’? 유명 소설가 원작 드라마들이 방송계와 출판계 양쪽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키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작가 박경리(79)의 원작 작품들은 ‘박경리 효과’로까지 불리며 세를 주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방송계,“그래도 유명작가들” SBS에서 방영중인 주말드라마 ‘토지’는 작가 박경리의 동명 대하소설을 드라마화했다. 벌써 3번째지만 평균 시청률 25% 내외로 동시간대 수위를 기록하며 최근 대작들의 연달은 침체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SBS에 ‘단비’가 돼주고 있다. 이는 같은 방영시간대 경쟁 프로가 타방송사 9시 메인뉴스와 KBS2 인기 코미디 프로 ‘개그콘서트’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빛나는 성과. 만화같은 상황설정과 영상, 이미지에 전념하는 트렌디 드라마들에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탄탄한 구성과 내러티브, 인물 창조 등 ‘기본’에 충실한 것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간 덕.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 준비해 수려한 영상과 속도감 있는 초반부 전개도 한몫했다. KBS에는 작가 박경리와 더불어 한국 방송사들이 가장 즐겨찾는 작가인 최인호가 있다. 사극으로서는 이례적인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KBS2 ‘해신’이 바로 그것. 대규모 세트 촬영과 탤런트 최수종 등의 열연 등 호조건에 힘입은 바 크지만, 역시 최인호 작가의 탄탄한 원작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 작가 최인호는 지난 1987년 MBC에서 방송된 한국 최초의 미니시리즈인 ‘불새’ 원작자이며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미 드라마·영화화됐다. 지난해 방송한 히트작 ‘상도’(MBC) 역시 최 작가 작품이다.KBS는 이외에도 작가 김훈의 ‘칼의 노래’ 등을 원작으로 한 ‘불멸의 이순신’도 인기리에 방송하고 있다. 한편 MBC도 최근 작가 박경리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한 아침드라마 ‘김약국의 딸들’을 지난 10일부터 긴급 편성했다. 일본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을 원작으로 한 동명 전작이 생각외로 부진했던 탓. MBC 정인 책임프로듀서 등 제작진은 “박경리 원작은 기본적으로 높은 신뢰도가 있다.”면서 “완성도가 높은 명품 드라마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김약국의‘는 아침드라마의 전형적인 소재인 불륜 소재에서 벗어나 총 150회 예정으로 1960년대 경상남도 통영을 배경으로 몰락해가는 집안의 네딸의 삶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출판계,“우리도 덕 좀 보자.” 한편 오랜 장기 불황에 시달리던 출판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일단 드라마가 ‘뜨면’ 원작이 된 책 판매량도 좋은 영향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실제로 전21권에 달하는 ‘토지’ 판매량도 SBS 드라마 ‘토지’ 방영이 시작한 한달새 급증했다.‘토지’를 펴낸 나남출판사 방순영 편집장은 “SBS 관련드라마가 지난해 11월27일 첫 방영한 1개월 동안에 (책 ‘토지’가)무려 10만부 판매됐다.”면서 “올해 들어서도 주문량이 급증해 10만부 추가인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국내 문학작품 가운데 1만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는 책이 거의 없다는 현황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적이다. 더구나 드라마 ‘토지’ 방영은 앞으로도 반년 정도 계속되는지라, 출판사의 기대는 더욱 크다. 나남출판사는 최근 MBC에서 드라마화된 같은 작가의 ‘김약국의 딸들’도 예의 주시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작가 김훈의 ‘칼의 노래’ 등 다른 드라마 원작들도 마찬가지. 더구나 최근에는 한류 덕에 ‘겨울연가’ 원작소설이 일본에서 120만부가 팔리는 등 해외수출에도 좋은 영향을 줘 출판계는 요즘 한창 ‘방송 덕 보기’에 열중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日자민당 아베·나카가와 NHK에 ‘위안부특집 축소’ 외압

    日자민당 아베·나카가와 NHK에 ‘위안부특집 축소’ 외압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자민당 실력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NHK 특집프로그램 내용을 문제삼아 방송사 간부들에게 시정을 요구하는 압력을 가해 실제로 내용이 변경돼 방영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프로그램 편집에 대한 외부간섭을 금지한 일본 방송법에 명백히 저촉되는 것으로 파문이 예상된다.NHK 프로그램에 대한 집권당 실력자의 ‘사전검열’로도 해석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2일 나카가와 쇼이치 경제산업상과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 등 2명이 2001년 1월 NHK의 4회 연속물 ‘전쟁을 어떻게 재판할 것인가’의 2회분에 대해 간부들에게 압력을 가해 프로그램 내용을 변경시키고 시간을 단축시켜 방송케 했다고 보도했다. 나카가와 경제산업상은 당시 위안부문제 등이 교과서에 어떻게 기술돼 있는지를 조사하는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모임’ 대표였다. 당시 관방부장관이던 아베 간사장 대리는 모임의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이들의 외압 행사 사실은 당시 프로그램 현장제작 책임자가 지난해 말 NHK 내부고발창구인 ‘법령준수추진위원회’에 ‘정치개입을 허용했다.’며 조사를 요구함으로써 밝혀졌다. 신문에 따르면 ‘전쟁을 어떻게 재판할 것인가’ 2회분은 2001년 1월 30일 밤 NHK 교육TV를 통해 방송됐다. 앞서 2000년 12월 시민단체가 도쿄에서 개최한 ‘여성국제전범법정’을 소재로 다룬 것이었다. 그런데 제작이 진행되던 2001년 1월 중순 방송내용 일부를 알게 된 우익단체 등이 NHK에 방송중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방송국 내에서 ‘내용을 더 객관적으로 하기 위한 작업’이 이뤄졌다. 방송 이틀전인 28일 밤 44분짜리 프로그램이 완성돼 교양프로그램 부장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방송 전날인 29일 오후 나카가와·아베 의원이 당시 방송총국장(현 NHK 출판사장)과 국회담당 국장(현재 이사) 등 NHK 간부들을 의원회관으로 불렀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방송하지 말라.”,“공평하고 객관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 나카가와 의원은 “그렇게 못하겠으면 방송하지 말라.”고 다그쳤다. 이에 NHK 간부는 “교양프로그램으로 방송 전에 불려 가기는 처음이었다.”면서 “압력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결국 같은 날 저녁 프로그램 제작국장이 “국회에서 NHK예산이 심의되는 시기에 정계와 싸울 수는 없다.”면서 내용변경을 지시했다. 방송총국장 등이 프로그램을 본 뒤 민중법정에 비판적인 전문가의 인터뷰를 늘리고, 일본군의 강간과 위안부제도는 ‘인도에 어긋나는 죄’이며 ‘천황에게 책임이 있다.’는 민중법정의 결론을 대폭 줄이라고 지시,40분짜리로 단축돼 방송됐다. 문제가 되자 나카가와 경제산업상과 아베 간사당대리 등은 “정치적 압력과는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내용을 미리 알게 된 배경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우리나라 성인 1년에 책 11권 읽어

    우리나라 성인들은 연간 평균 11권의 책을 읽으며, 경기 불황의 여파로 구입보다는 대여를 선호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소장 임홍조)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전국 성인 남녀 1000명과 초·중·고 학생 2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들의 독서율과 독서량은 늘고, 공공도서관의 이용률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지난 1년 동안 ‘한 권 이상의 일반도서를 읽었다.’고 응답한 성인은 전체의 76.3%로 2002년보다 4.3%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은 수치는 유럽 15개국의 평균치 58%나 미국 50.2%보다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11권으로 2002년 조사보다 1권 정도 늘었고, 지난 10년간 조사에서 최고 기록을 보였다. 그러나 월평균 3권 이상 읽는 다독자 인구 비율은 한국이 14.5%, 일본이 17.7%여서 우리 국민의 독서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도서로는 성인의 경우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 이문열의 ‘소설 삼국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등을 꼽았으며, 작가 선호도 조사에선 국내 작가의 경우 이문열 박경리 박완서 이외수 조정래 최인호 공지영 김홍신 등을 꼽았다. 책을 구하는 방법으로는 성인들은 ‘직접 구입해서 본다.’는 응답자가 37.1%였고, 주위사람이나 도서대여점,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 등에서 빌려본다는 응답자가 33.7%를 차지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