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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빈성건(우림문화사 대표)성일(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의사)성남(우림출판사 부장)씨 부친상 이정호(만민TV 사장)씨 빙부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631●김선희(화가)정은(연합뉴스 기자)씨 부친상 26일 국립의료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2262-4821●주석범(GM대우 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씨 모친상 26일 인천 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9시 (032)554-8451●박문옥·문수(미래산업 대표)영수(자영업)씨 부친상 민은규(광주MBC 부장)씨 빙부상 26일 광주 한국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11-603-5900 ●윤성순(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씨 별세 25일 영동세브란스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572-6499 ●정무성(숭실대 사회과학대 교수)인숙(경원대 신문방송학과 〃)무정(덕성여대 미술사학과 〃)은자(농업)무용(미국 거주)씨 부친상 정순경(방송위원회 방통구조개편기획단장)홍순길(농업)씨 빙부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9시 (02)3010-2239●신기창(성균관대 부장)씨 부친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410-6912●김순례(성남시 약사회 회장)씨 모친상 배기성(L.M Food 사장)씨 빙모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50분 (02)3410-6914●한상진(광운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상일(전 수협중앙회 기획부장)씨 모친상 최경식(한국육영학교 교장)박문희(전 전북대 교수)씨 시모상 기연수(한국외대 교수)박강홍(벧엘정보통신 대표)씨 빙모상 한신(한신내과 원장)씨 조모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2)3010-2268●김창수(보험개발원 원장)씨 모친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410-6912
  • 단과대 독립채산제 붐

    단과대 독립채산제 붐

    고려대 어윤대 총장은 다른 대학 총장들보다 결재량이 매우 적다.2억원 이상짜리 사업에만 직접 사인을 한다.2억원 미만 사업은 단과대 학장들이 알아서 결정한다. 교수 인선을 제외한, 교직원 채용·전보 등 단과대 인사도 학장의 몫이다. 지난해 인사 및 예산권을 학장들에게 대거 위임한 결과다. 학교 관계자는 “부학장의 학장보좌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학장의 권한을 빠르게 확대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이르면 2007년 단과대별로 독립채산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대학에 단과대 중심의 분권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몇 년 사이 조금씩 확대돼온 단과대 자치강화의 흐름이 최근 ‘단과대 독립채산제’로 나아가고 있다. 단과대 자치권한을 강화해 인사·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단과대간 경쟁을 유도, 특성화·전문화를 꾀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대학 전체의 역량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독립채산제가 시행되면 단과대별로 등록금을 자율 책정하거나 다양한 사업으로 수익을 늘릴 수도 있다. 한양대는 내년 3월부터 단과대 독립채산제를 시범 운용한다. 학장이 예산 편성·집행은 물론 교수 임용·평가, 교과과정 편성 등을 총괄해 책임지게 된다. 곧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시범 단과대를 선정하고 자치권한의 범위 등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제도가 뿌리를 내리면 대학본부는 전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정도의 기능만 맡게 된다. 2003년 이후 출판부, 어학원, 기기원, 교육개발센터 등에 순차적으로 독립채산제를 도입해 온 성균관대도 곧 단과대로 독립채산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학교측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통해 투입 대비 성과 측정 등 노하우가 축적된 만큼 다른 학교보다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희대는 학생 수와 등록금 수입을 기준으로 단과대에 예산을 배분하는 ‘자율예산제’를 시행하고 있다. 등록금의 10% 이내에서 단과대별로 예산을 할당, 실험실습비와 학생지원비 등에 쓰도록 하고 있다. 또 시간강사는 학장이 직접 임명하고 있으며 대학본부 학사지원과의 업무를 단과대 행정실로 옮겨왔다. 단과대별로 다른 등록금을 받는 독립채산제를 추진 중이다. 서울대 공대가 내년에 해외석학평가를 받기로 한 것도 자체 경쟁력 강화와 맥을 같이한다. 같은 이공계인 자연대가 올해 해외석학평가에서 세계 30위권이라는 좋은 성적을 받은 것에 자극을 받았다. 공대 차원의 석좌교수를 두기로 하고 지난 14일 조원호 재료공학부 교수를 임명한 바 있다. 공대, 자연대, 농대, 의대, 사범대 등이 기획실장을 따로 두고 있는 것도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독립채산제가 경영대 등에서는 가능하지만 순수·기초학문에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경희대 박태지호 부총학생회장은 “단과대에서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만들면 단과대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어 등록금을 무분별하게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종 김준석기자 bell@seoul.co.kr
  • 베스트셀러의 모든것 집중분석

    베스트셀러의 모든것 집중분석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베스트셀러지만 현대 사회에서 베스트셀러의 존재 의미와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계간지 ‘21세기문학’ 겨울호가 베스트셀러의 기원과 역사, 국내에서의 베스트셀러 형성 과정, 베스트셀러의 요인 등을 집중 분석한 기획물을 실어 눈길을 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은 ‘베스트셀러, 난감하고 위태롭고 불편한 것’이란 글에서 “(베스트셀러는)마케팅을 위한 수사와 객관적 현실의 반영 사이에서 위태롭게 외줄을 타고 있다.”면서 “극단적으로 토로하자면 베스트셀러 목록이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베스트셀러’란 말의 기원은 1903년 미국에서 소설분야의 월별 베스트셀러를 공표하는 코너가 생기면서부터. 베스트셀러가 일종의 국제어로 자리잡은 것은 1920년대의 일로 이때부터 책만이 아닌 다른 상품에까지 사용됐다. 국내에서는 1950년대 중반 정비석의 ‘자유부인’이 7만부 이상 팔리면서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고,1960년대부터 언론 매체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을 다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북리뷰’처럼 아무리 권위를 인정받는 베스트셀러 목록이라고 해도 범위나 기준에 있어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정확한 순위는 불가능하다. 표정훈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출판사조차 자사 발행 도서의 정확한 판매량을 빠르게 파악하는 게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베스트셀러의 공신력을 완전히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온라인 서점이든 오프라인 서점이든 사재기를 포착할 수 있는 상시적인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지난 10년간의 베스트셀러 흐름을 연구한 ‘베스트셀러가 형성하는 특정한 코드 또는 독자의 내면을 사로잡는 요인’이란 글에서 “베스트셀러가 담고 있는 것은 결국 ‘결핍’에 대한 충족이라는 너무나 평범한 진리”라고 설명했다. “베스트셀러? 그저 잘 팔렸으니까 베스트셀러겠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미 의회 도서관 관장을 지낸 역사학자이자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남긴 대니얼 J. 부어스틴(1914∼2004)의 명언이 새삼스럽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Book & Life] 트렌드 강요하는 사회

    며칠 전 한 출판사 사장인 K씨를 만났을 때 일이다. 회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탄탄한 내용과 개성 있는 책을 꾸준히 내온 출판사다. 그는 “서점에 가본 지 5년이 되었다.”고 했다. 출판사 사장이 서점에 가질 않는다니! 한데 이어지는 그의 말이 의미심장했다. 그는 책 만드는 게 즐겁고 보람 있어서 출판사를 차렸다고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일이 매우 고통스럽게 여겨지더라는 것. 곰곰이 원인을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다. 그것은 ‘트렌드’(Trend)였다. 언젠가부터 ‘나의 책’‘우리의 책’을 만들려고 하지 않고, 트렌드를 쫓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고민 끝에 그는 서점에 발길을 끊었다. 그리고 그가 예전부터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었다. “막상 그렇게 생각하니 낼 책이 너무 많더라구요. 지금 대기하고 있는 원고가 70여개나 됩니다.” ‘트렌드의 시대’라고 한다. 출판계도 이맘때만 되면 올 한 해 어떤 트렌드가 독자들의 마음을 잡았는지 분석하기 바쁘다. 기자도 얼마전 올해의 트렌드 세가지로 ‘∼심리학’과 ‘고전 재해석’‘숫자 마케팅’을 꼽는 기사를 썼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트렌드라는 것도 ‘모방의 집합체’가 아닐까? 창조적 지식생산 기지인 책 만들기엔 가당치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변덕스러운 트렌드 쫓기에 급급하다보니, 책이 급조되고, 지나치게 연성화하고 있다는 반성도 있다. 비단 책 뿐일까? 트렌드를 만능이라 하고, 이를 강요하는 곳이 요즘 우리 사회다. 트렌드에 눈감은 뒤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K 사장의 깨달음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온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천재-리처드 파인만의…/제임스 글릭 씀

    양자론의 개척자이자 원자폭탄 계획의 ‘악동’. 챌린저호의 폭발 원인 규명자이자 생기 넘치는 봉고 주자. 1965년 양자전기역학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P 파인만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천재-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제임스 글릭 지음, 황혁기 옮김, 승산 펴냄)은 전후 시대 과학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만의 독특했던 생애와 과학적 성과를 흥미롭게 기술한 전기다.1992년 파인만이 사망한 후 4년 만에 미국에서 출판됐던 것이 이번에 국내에 처음 번역 출판됐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가 방대한 자료와 파인만 가족 등 주변인물들의 밀착 취재 등을 거쳐 완성했다.1920년대 파라커웨이에 살았던 유대인들의 생활에서부터,1930년대 MIT 학부생들의 삶, 나아가 당시 미국 일류대학에서 대대적으로 표방했던 반유대주의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또 원폭실험 장소였던 로스앨러모스의 풍경, 종전후 대학간 경쟁, 노벨상 수상에 얽힌 역학관계, 챌린저호 참사를 조사한 대통령 직속 조사위원회의 배후 활동 등의 내막까지 들여다본다.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로서, 스승으로서, 한 남자로서, 노벨상 수상자로서, 아버지로서 언제나 유쾌하고자 했던 리처드 파인만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책꽂이]

    ●글로벌 경제의 위기와 미국(로버트 루빈 지음, 신영섭 등 옮김, 지식의 날개 펴냄)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기인 1995∼1999년 재무장관을 지낸 저자가 1997년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의 실상과 함께 이른바 ‘루비노믹스’를 통해 미국 경제의 최대 활황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통찰력과 리더십을 소개했다.2만4000원.●섀클턴 평전(롤랜드 헌트포드 지음, 최종옥 옮김, 뜨인돌 펴냄) 아문센, 스콧과 함께 경쟁적으로 남극탐험을 시도한 남극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평전.1914년 27명의 대원들과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출발한 남극횡단 탐험에서 배가 난파당하는 혼란과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전 대원을 구출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3만원.●동아시아의 지역질서(백영서 등 지음, 창비 펴냄) 중화문명을 대표한 중국, 전쟁중 부상한 일본, 전후 냉전을 주도한 미국 등 16세기부터 현재까지 동아시아를 지배했던 지역 질서의 궤적을 탐구하고, 탈중심의 동아시아 공동체로 나아가려는 현재의 움직임을 조망한다.2만 3000원.●글렌 굴드-피아니즘의 활홀경(피터 F 오스왈드 지음, 한경심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전통에 반기를 든 우상 타파주의자로서 스스로 힘든 길을 걸어갔던 캐나다 출신의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음악적 성과와 함께, 명성 뒤에 숨은 에너지와 모순을 파헤친 전기.2만 5000원.●빅토리아의 비밀(이주은 지음, 한길아트 펴냄) 유미주의적 열정과 신비로운 상징이 가득했던 빅토리아 시대의 미술을 조명한 책.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이야기 속에 저자 개인적 경험들을 녹여내면서 당시 영국의 사회·문화적 코드를 읽어낸다.2만원.●한국사, 나는 이렇게 본다(이이화 지음, 길 펴냄) 국호를 통해 본 조선과 한국의 정체성, 우리 역사속의 천도, 왜곡된 태극기와 애국가의 상징성 등 우리 역사의 특수성을 담은 주제를 드러내는 미시적 접근을 통해 한국사의 기본 흐름을 알려준다.1만 8000원.●섹슈얼리티와 공간(베아트리츠 콜로미나 엮음, 강미선 등 옮김) 공간과 신체 그리고 섹슈얼리티의 상관관계에 대한 글을 모은 책. 건축물이나 광고, 사진, 영화속 공간이나 이야기 전개에서 나타나는 섹슈얼리티 관련 이슈들을 통해 그 사회문화적 의미를 들여다본다.2만 3000원.●중국의 여성주의 문학비평(츠언즈훙 지음, 김혜준 옮김, 부산대출판부 펴냄) 서구의 여성주의 비평방식이 중국에 유입된 이후 중국 비평가들이 이를 토대로 어떻게 중국 자체의 여성주의 문학비평의 이론을 형성해나갔는지 그 과정을 고찰했다.1만 1000원.●가족과 일과 신앙의 조화(팻 겔싱어 지음, 김인환 옮김,W미디어 펴냄) 가난한 이민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인텔에 입사해 초고속 승진한 한 샐러리맨의 삶과 신앙의 기록.‘바쁨’을 의미 있는 관계로 바꾸어놓을 수 있는 비결을 제시한다.9000원.
  • 일본 관료사회 ‘프로젝트K’ 반란

    |도쿄 이춘규특파원|‘튀는 독자행동’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일본의 중앙 관청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엘리트 관료 21명이 실명으로 ‘가스미가세키(중앙관청가) 구조개혁·프로젝트K’를 출판,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은 상하간 종적관계와 부처이익 지상주의라는 관료사회의 폐해를 비판하며 총리관저에 직보할 수 있는 ‘종합전략본부’ 설치나 연공서열주의 폐지 등 획기적인 내용을 제안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보수적인 일본 관계에서 젊은 세대에 의한 개혁의 닻이 올려진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1997년 공직에 채용과 함께 연수를 한 사람들 중심으로 만든 ‘새로운 가스미가세키를 만드는 젊은이 회’가 주도했다. 법무성을 제외한 부·성에서 참가한 과장보급 회원들이 2003년 9월부터 약 2년간, 주말이나 평일 밤 50회이상 공부모임을 거듭한 내용을 모아 출판됐다.‘K’는 일본어의 ‘가스미가세키·가이가쿠(개혁)·고무인(공무원)’의 머리글자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인사 이동 후 수주내 정부 대표로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예가 있는 등 전문가를 육성하지 않는 점을 우려했다. 또 정책입안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전문화해 급여로 우대하는 것도 제안했다.taein@seoul.co.kr
  • 대중독재2/임지현·김용우 엮음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지난해 1권에 이어 ‘대중독재’ 2권을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냈다. 알려졌다시피 임지현 교수가 주도하는 비교역사문화연구소의 포인트는 ‘억압적인 전체주의 권력vs이에 저항하는 민중’이라는 이분법적 도식화에 도전하는 것이다. 대신 ‘매혹적인 권력’과 이에 ‘유혹당하는 민중’이라는 그림을 그려낸다. 파시즘은 홀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동의 위에 서있었다는 것. 이를테면 박정희는 마구잡이식 깡패가 아니라 일정 정도 지지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틀에서 1권은 대중독재의 개념화 그 자체에 주력했다면 2권은 구체적으로 대중독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풀어서 설명한다. 대중독재의 작동방식은 ‘정치의 신성화’다. 신성화는 종교화·신비화·시각화의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런 방식은 사실 발터 벤야민 같은 이들이 이미 지적한 바 있다. 벤야민은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논의하면서 사회주의 국가는 예술의 정치화가 문제이고, 자본주의 국가는 정치의 심미화가 문제라 했다. 사회주의는 이념과잉으로 예술을 망치는 데 반해, 자본주의는 정치에서 합리적인 그 무엇을 제거해 버린 채 상징조작으로 치달아 버린다고 비판한 것이다. ‘대중독재’2권은 바로 이 상징조작을 들춘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것은 미 컬럼비아대 사학과 찰스 암스트롱 교수의 북한 분석. 암스트롱 교수는 가족주의 정권 북한이 최근 선군정치와 경제개혁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는 “1930년대 일제,1970년대 박정희 정권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북한이 어쩌면 좀 더 일반적인 종류의 군사독재로 향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물론 “이것이 북한인민에게 이로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다. 1·2권이 나왔음에도 대중독재론이 한국에 적합한가라는 의문은 여전하다. 단적으로 대중독재 2권에 참가한 서양학자들은 모두 파시즘·나치즘·공산주의 등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이를테면 과거를 청산하고 정리하는 데 있어서 가해자의 입장에서 더 깊은 반성을 한다는 차원에서 연구가 이뤄진다는, 연구의 ‘방향성’과 ‘목표의식’이 돋보인다. 그런데 이를 우리에게 적용하면 정작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한 우리가 외려 우리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래서 파시즘을 역사적 개념, 즉 ‘역사적 파시즘’으로 보지 않고 일반화하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냐는 반론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참고로 대중독재2권에서 200여 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3장 ‘한국의 대중독재 논쟁’은 그간 계간지나 전문지에 소개됐던 대중독재론을 둘러싼 반론과 재반론을 싣고 있다. 대중독재론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지는 이 논쟁을 지켜본 뒤 판단해도 될 듯하다.2만 7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유첩 東遊帖/이충구·이성민 옮김

    조선의 선비들은 과거를 보기 전에 산수를 유람하고 견문을 넓혀 자연과 세상의 이치를 먼저 깨닫고자 했다고 한다. 권력을 향해 내달리기 전에 장대한 자연의 모습을 관조하며 세상 보는 눈을 트이게 하려는 것이었으리라. 이같은 산수유람에 금강산만한 데가 있었을까? 천하절경 금강산 기행은 조선 후기 지식인 사회에서 열병처럼 번져 있었다. 금강산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나서 선비들은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는 풍경들을 기억하고자 했다. 여행을 떠날 때 지필묵을 준비한 것도 이런 까닭이었다. 가는 곳마다 감흥이 떠오르면 그것을 시로 읊었으며 화공에게는 그 실경을 화폭에 담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시와 그림을 곁들인 화첩을 만들어 두고 두고 산수를 즐겼다. ‘동유첩 東遊帖’(이충구·이성민 옮김, 성균관대 출판부 펴냄)은 조선후기 형조판서를 지낸 이풍익(1804∼1887)이 관직에 오르기 전 금강산을 유람하고 펴낸 화첩이다. ‘나는 산수유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온 우주를 다 유람해 보고 싶었다.’이같은 마음으로 그는 1825년(순조 25) 8월4일 스물 한 살의 나이에 금강산 기행에 나섰다. 등에 진 바랑에 든 것은 당시(唐詩) 몇 권과 지필묵뿐. 서울에서 영평·회양을 거쳐 통천까지, 그리고 고성의 삼일포, 신계사, 백운대, 표훈사, 장안사를 거쳐 다시 서울까지 돌아오는 여정에서 그는 12편의 유람기와 50여편의 시,20여편의 풍경기를 남긴다. ‘∼표훈사로 돌아와 자리에 누웠더니 범패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갖가지 악기 소리가 쿵쾅거렸다. 아뿔사! 깊은 산중에 구름이 바람을 몰고 오는 소리였다. 억만그루 소나무에 스치는 성난 바람소리였다.’ 표훈사에서 잠들기 전의 밤풍경을 묘사한 대목이다. 옥류동에선 다음과 같이 그 감흥을 적어 놓았다.‘∼시내엔 징검다리 자연이 만들었고/절벽에 걸린 폭포 옥구슬을 떨군다.∼나그네 마음 스님이 진작에 알아채고/징 메고 망치 들고 앞장서 걸어가네.∼비스듬 바위에 내 이름 새겼으니/성난 폭포 세찬 여울에 씻기고 깎이겠지/∼오늘부터 내꿈이 맑고 깨끗하기를.’ 북한 관광길이 열리면서 금강산에 갔을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절경을 이룬 바위마다 새겨진 각종 한자 이름들. 이풍익 같은 선비들이 남긴 것이로구나. 예나 지금이나 특별한 곳에 갔을 때 이름을 남기는 ‘전통’은 매한가지였음을 짐작케 한다. 동유첩은 단발령을 넘는 것으로 끝난다. 이 고개에 오르면 금강산이 멀리 바라보이는데, 그 광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람들은 머리를 깎고 금강산에 숨어 살고 싶어진다 해서 고개 이름도 ‘단발령’(斷髮嶺)이다. 이풍익은 단발령을 넘으면서 ‘명산과의 이별이라 하마 그리웁나니/저 멀리 원기(元氣)는 더욱 짙어졌구나’란 시를 남긴다. 금강산의 절경뿐만 아니라, 금강산이 머금은 천지의 기운까지도 마음속에 들어와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동유첩은 금강산의 대표적인 경관을 묘사한 실경산수 28점을 실었다. 여기에 조선미 성균관대 예술학부 교수 등이 동유첩의 의미와 조선후기 진경산수화, 조선시대 선비들의 금강산 기행에 대한 해제를 붙였다. 동유첩의 그림들은 170여년이나 된 것들로 그 구도와 완벽함과 채색의 정교함이 돋보인다고 조선미 교수는 평가한다. 이 그림들은 지금까지 이풍익이 직접 그린 것으로 전해왔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기록이 없고, 그 솜씨나 그림의 구도, 그림 속의 인물 수와 모양 등이 단원 김홍도의 ‘금강산군첩’과 유사한 것으로 보아, 당시 이풍익이 전문 화공에게 이를 베껴 그리게 했을 것이라고 조 교수는 추정했다.2만 9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초대석] ‘주택 재개발’ 책 펴낸 김희철 관악구청장

    일선 구청장이 주택재개발 분야 전문 서적을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은 지난 8년간 구청장직을 수행하며 겪은 현장경험을 토대로 ‘주택 재개발 사업의 이해’라는 제목의 책을 내고 25일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김 구청장은 책을 통해 난곡 등 달동네로 유명했던 관악구를 주택 재개발 사업을 통해 아파트 주거단지로 변모시킨 자신의 ‘노하우’를 담았다. 그는 “주택 재개발 사업과 관련된 법령과 법적·제도적 절차는 전문가들이 고개를 저을 만큼 복잡한데다 주민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물리적인 방법으로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이같은 현실에 부딪히며 배웠던 경험을 책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책에는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을 중심으로 관련 이론과 법령과 질의회신·판례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특히 도시행정학을 공부하며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접했던 최신 학문경향이 이번 저서의 밑바탕이 됐다. 생활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생길 때마다 꼼꼼하게 메모를 해두는 김 구청장의 습관 역시 저서 집필에 큰 도움이 됐다.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하루하루 분주한 일상 속에서 업무와 연구활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주민들을 위한 일념으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민선 구청장으로 8년여를 보내며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며 해결했던 중요 사업들과 경험을 학문적 차원에서 정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의 출판기념회는 25일 오후 3시 관악웨딩문화원에서 열린다. 민주당 소속인 김 구청장의 출판기념회에는 고건 전 총리가 참석, 직접 축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월간 ‘개똥이네 놀이터’ 창간

    도서출판 보리에서 어린이 월간지 ‘개똥이네 놀이터’를 내놓는다. 새달 1일 창간되는 이 잡지는 책읽는 아이들을 자연과 놀이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이끌어주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아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동화, 만화, 도감, 놀이 등 여러 형태로 담아 전한다는 점이 이 책의 큰 특징. 다양한 자극을 통해 책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꾸며졌다. 살아 숨쉬는 자연의 품을 느끼게 하는 ‘자연이랑 놀자’편, 맛깔진 서사의 기쁨을 주는 ‘이야기는 이야기’편,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다양한 놀이들이 소개되는 ‘놀고 먹고 만들고’편.‘이야기는 이야기’편에서는 20년 전에 발표돼 인기를 모았던 만화가 이희재의 ‘골목대장 악동이’를 연재만화로 다시 꾸민 ‘아이코 악동이’를 만날 수 있다.‘강아지똥’‘몽실언니’의 작가 권정생의 연재동화 ‘랑랑별 때때롱’도 실린다. 딸린 읽을거리도 입맛을 당긴다. 그림책을 만들 수 있는 ‘책 속의 책-손바닥 그림책’,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말판놀이와 딱지 등이 다달이 부록으로 덧붙는다. 하나 더. 학부모(정기구독자)를 위한 ‘부모님책’은 덤이다.85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해방후 혼란기 연구 밑거름”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무렵까지 격동의 해방공간을 기록한 서울신문 등 4개 신문 영인본 출간을 기념하는 행사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렸다. LG상남언론재단이 재단 창립 1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해방공간 4대신문 영인본’ 발간사업의 결과물인 이번 영인본은 1945년 8월15일부터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6월 말까지 약 5년동안 발행된 서울신문(매일신보 포함)과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을 담고 있다. 타블로이드판 1만 3200여쪽 17권 분량으로, 서울신문이 5권, 조선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은 각각 4권이다. 출판기념회에는 안병훈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 정진석 한국 외국어대 명예교수,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이경형 서울신문 논설고문, 김진수 매일경제 전무, 이택휘 전 서울교대 총장,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 이인수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 남중구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 이사장, 안응모 전 내무부 장관, 김호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 학계·언론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안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해방공간 4대신문 영인본은 해방, 좌우익 대립, 지도자 암살 등 해방 이후 혼란기 실상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작성되었던 기사를 통해 정확하게 조명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역사의 기록보존”이라고 강조하고,“올해 광복60주년을 맞아 이 영인본이 현대사는 물론 정치사, 언론사, 문화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활동에도 널리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고건 “이념 사로잡힌 리더십은 시대착오”

    고건 “이념 사로잡힌 리더십은 시대착오”

    정치권의 새판짜기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건 전 총리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의 활발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군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고 전 총리는 23일 대학생을 상대로 한 연세대 특강에서 실용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다른 후보군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지난 5월 총리 퇴임 이후 처음 가진 이날 특강에서 고 전 총리는 그동안 현실정치 문제에 말을 아껴온 것과는 달리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차기 후보군을 상대로 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정치행보의 신호탄으로도 받아들여진다. 고 전 총리는 특강에서 “아무리 로드맵이 그럴듯해도 실행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위에 그친다.”면서 “작은 정부, 큰 정부가 아니라 똑똑한 정부가 필요하다.”고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정치권의 이념 논쟁을 빗대 “진보와 보수의 이념에 사로잡힌 정치 리더십은 시대착오적인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고 전 총리는 “정치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실사구시를 따르는 것”이라면서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 미래의 비전을 정립하고 실사구시의 관점에서 이를 구현하는 창조적 실용주의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이어 지난해 3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때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대과없이 치른 점을 소개하는 등 ‘준비된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지난 2002년 대선 이후 정치 일선에서 비켜서 있던 정 의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 의원은 대선 당시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를 최근 ‘글로벌 MJ’라는 이름으로 새로 꾸미고, 싸이월드에 미니홈피도 만들었다. 그는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꿈을 드리는 정치인이 되겠다.”면서 “여러분과 제가 함께 번영과 평화의 나라를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들어 민주당 한화갑 대표,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 등과 회동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인 그는 오는 2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지진 관련 정책토론회도 갖는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사랑하거나 사육하거나

    얼마 전 ‘완전한 사육’이란 비디오를 보았다. 몇 년 전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43세의 독신남 이와조노는 평범한 회사 영업사원으로 소심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남자이다. 그는 어느 날 집 근처에서 조깅을 하던 17살 여고생 구니코를 납치한다. 그리고 구니코는 수갑과 밧줄에 묶인 채 오래된 다가구 주택인 이와조노의 집에 감금당하고, 퇴근과 함께 귀가하는 그와 기이한 동거를 하게 된다. 이와조노는 그녀에게 헌신적으로 먹을 것과 옷을 사다주면서 옆에 영원히 두고 싶어한다. 구니코는 두려움 속에서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이와조노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주변 사람들은 점차 이와조노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기 시작하지만 구니코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시한다. 이와조노가 선물한 옷을 입고 둘이는 여행을 떠났다가 구니코의 납치사건이 언론에 알려진다. 결국 이와조노는 잡히고 현장에서 구니코는 이와조노를 변호한다. 이같이 납치된 인질이 오히려 범인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을 ‘스톡홀름신드롬 stockholm syndrome‘이라고 한다. 처음에 구니코는 이와조노에게 미쳤다고 소리를 쳤었다. 그러나 자신을 해치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자라고 그를 이해하면서 또 다른 감정을 갖게 된 것이다. 사랑은 늘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이 결혼과 분명한 경계를 갖고 있는 점이라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전생의 업(業)이 두텁거나 운세가 사나운 시절에는 ‘징한’ 인연을 만나 마음고생을 원없이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인연만 골라서 만나는 남녀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유난히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에게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상대에게 기대려고 한다.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녀는 결혼한 지 3년째 되는 주부로 한때는 행복하게 살았다. 남편의 사업이 잘될 때는 얼굴조차 보지 못했는데 재작년부터 회사가 어려워지자 사업을 걷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가 출판사에서 일을 받아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였는데 어느 날부터 남편의 태도가 변하였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동창들과 만나 밤 12시에 들어가도 별 말이 없던 남자가 요즘은 해만 떨어지면 집에 안 오고 뭐하냐고 전화를 해댄다고 한다. 남편은 그녀보다 9살이나 많았지만 연애할 때는 자상하게 돌봐주고 생활비도 보태주었다고 한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지방에서 올라와 대학에 다니던 그녀에게 그는 물주이자 구세군이었던 셈이다. 시댁에서는 집안이 기운다고 반대하고 친정에서는 나이차가 많다고 반대하던 결혼이었다. 그러자 그 둘은 보란 듯이 ‘사고’를 쳤다. 그리고 임신했다는 통고를 양가에 하자 결혼이 고속으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일찍 여윈 그녀에게 남편은 든든한 보호자로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 말에 의하면 그의 자신감과 당당함은 부모의 넉넉한 재산에 있었던 것이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시댁에서도 돈을 대주지 않으니까 남편이 ‘독’만 올라 자신만 달달 볶는다고 하소연하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남편에게 절절매며 차를 마시다가도 남편전화만 받으면 발딱 일어서곤 하였다. 총총히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녀의 사랑이 깊은 것 인지 아니면 남편에게 잘 길들여진 것인지? 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초대석] ‘송파가 뜨고 있다’ 펴낸 이유택 송파구청장

    ‘지방자치 10년을 회고합니다.’ 이유택 서울 송파구청장이 지난 5년 동안의 구정 운영과 30년 동안의 공직 생활, 그리고 지방자치제도 시행 10년을 회고하는 글을 모아 ‘송파가 뜨고 있다.’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구청장은 25일 오후 5시 방이동 올림픽웨딩문화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 구청장은 책을 통해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향 안동에서 보낸 학창시절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또 대학 졸업 뒤 6년 동안의 교편 생활, 그리고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된 배경과 그동안 겪은 크고 작은 일들을 담았다. 그는 머리말에서 “민선단체장으로서 주민들만 바라보고 주민들의 뜻을 받들었다.”면서 “또한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높여 지방자치제도가 완전히 뿌리내리도록 하는 데 열정을 쏟았다.”고 회고했다. 또한 저자는 민선 송파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기까지의 과정을 밝히면서 정치를 해보지 않은 행정 공무원이 선거 과정에서 겪어야만 했던 갈등과 고민을 털어놨다. 현재 송파구는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석촌호수와 성내천을 비롯하여 잠실 재건축, 문장지구 개발, 거여·마천 뉴타운 지구 지정, 송파 신도시 건설 등으로 제2의 도약을 맞고 있다. 책에는 이런 과정에서 구청 직원들과 이 구청장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어려움과 노력이 수록돼있다. 이 구청장은 “송파가 살기 좋은 도시라고 손꼽히고 각종 상을 수상한 것은 구민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성과들을 더욱 키워나가는 게 나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6·15 민족문학인協 조직위 구성

    ‘6·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을 위한 남북 조직위원회가 구성됐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는 22일 김형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측 조직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부위원장은 한분순 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소설가 김훈 등 2명이며 위원은 도종환 시인, 강태형 작가회의 출판위원장, 정도상 작가회의 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김재용 민족문학연구소 소장, 고명철 작가회의 청년위원장 등 5명이다. 남북 조직위는 12월초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갖고 이르면 12월 하순에 ‘6·15민족문학인협회’의 결성식을 가질 예정이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종교의 허울 넘어서면 큰스승 만나죠”

    ‘꿈에서 깨어나 얻는 깨달음’이라는 같은 주제로 책을 펴낸 스님과 목사가 22일 서울 영풍문고 강남점 이벤트홀에서 공동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주인공은 ‘붓다, 나를 흔들다’의 저자인 법륜(53)스님과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를 쓴 이현주(62)목사. 두 책을 펴낸 도서출판 ‘샨티’는 평소 이들의 친분이 두텁다는 것을 알고, 함께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독자와의 대화’에는 불자와 기독교신자, 일반인 등 2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그동안 법회나 강의에 서로를 초대하고, 상대방 저서에 추천글을 써줄 만큼 돈독한 우애를 과시해온 두 사람은 쏟아지는 질문에 서로를 격려하면서 나이와 종교를 초월해 맺은 진정한 교분을 보여줬다. “부처님이든 예수님이든 자신이 속한 종교의 큰 스승의 뜻을 따르면 큰 탈이 없어요.”(이 목사)“스승의 삶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만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지듯 쉽게 배울 수는 없는 것 아니겠어요?”(법륜 스님) 법륜 스님은 “한국불교의 모순에 절망하고 비판할 때마다 많은 스승들이 ‘탑 옆의 소나무가 되라.’며 나의 존재를 새롭게 해줬다.”면서 “불교의 허상에서 깨어나니 고칠 것이 없더라.”고 말했다. 요즘 사람들의 결혼관과 가족관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다. 이 목사는 “부부는 각별한 인연인 만큼 좋게 만들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부모와 배우자, 자녀를 원망하면 인생은 불행해지고 결국 실패하는 것”이라면서 “결혼하지 않은 나한테 가족 문제의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한테 욕먹지 않으려면 잘 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종교간 화합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을 거부했다.“처음 만나 얘기하니 대화가 통해 그동안 5번쯤 만났다. 목사와 스님이 만나는 것이 아니라 뜻 맞는 사람들이 만나 인생을 얘기하는 것이다.”(법륜 스님)“종교간 화합에 일조하겠다는 의도라면 나를 용서할 수 없다. 기독교인으로 살면서 불교와 기독교간 벽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이 목사) 이 목사는 “부처님과 예수님은 시·공간을 떠나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이라면서 “그분들의 계율을 지키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현대종교가 돈을 믿는 ‘돈교’가 됐는데 돈을 위한 종교간 경쟁이 없으면 갈등은 사라질 것”이라면서 “종교의 허울을 넘어설 때 구도자로서 부처님과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의 인생에 대해 이들은 “한번 사는 인생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를 돕는다면 우주가 총동원돼 자비를 베풀 것”이라면서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지 깨닫고 용기를 갖고 계속 고민하길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번개’ 다시 달린다

    ‘번개’ 다시 달린다

    중국집 배달원에서 일약 스타강사로 떠오르며 신지식인에 선정됐다가 9년간 남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살아온 사실이 드러나 나락의 길로 떨어졌던 ‘번개’ 김대중(40)씨가 강단으로 다시 돌아왔다. 공문서 위조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은 지 2년여 만이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김씨는 고교 중퇴 후 1986년 서울에 올라와 자장면 배달을 처음 시작했다. 고대 앞 중국집에서 일하며 신속배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장안의 명물이 됐다.TV와 신문 등 언론도 그를 주목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맡은 일에 대한 열정까지 인정받아 ‘배달철학’과 ‘서비스 정신’을 설파하는 명강사가 됐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2003년 7월 그동안 써온 조태훈이란 이름이 법을 어기며 다른 사람 것을 훔쳐 쓴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92년 자신의 주민등록이 말소되자 중국집 동료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9년 동안 조씨 행세를 해온 것. 번개의 화려한 날은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졌다. “내 이름이 아니란 걸 먼저 밝혔어야 했는데 상황이 손댈 수 없이 커져 바로잡기엔 이미 늦었더라고요.” 이후 2년여간 대인기피 증세까지 보이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에게 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번개’의 인생역정과 서비스 철학을 담은 ‘오디오북’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후 김씨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온라인에서 다시 유명세를 되찾았다. 스스로 재기의 용기도 얻었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에게 지난해 말부터 다시 강의 요청이 밀려들었다. 현재 김씨는 일주일에 3∼4차례 전국을 돌며 강단에 선다. 이달 17일에는 ‘인적서비스전문인협회’란 사무실을 열고 서비스 철학 전파도 본격화했다. 재기를 꿈꾸는 그는 “지금까지는 경험중심의 강의를 했지만 마케팅 같은 전문 분야를 제대로 공부해 좀더 체계적인 강의를 하고 싶다.”면서 “이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본지 ‘인권선진국’ 가톨릭 매스컴상

    서울신문 특별기획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특별취재팀이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가 제정한 ‘2005년 제15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신문부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최덕기 주교)는 21일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제작한 박광현(36) 감독을 올해(제15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하는 등 대상 및 부문상, 특별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신문부문에서는 서울신문 특별기획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의 특별취재팀이, 방송부문에서는 EBS ‘효도우미 0700’을 제작한 안재권 PD가, 영화부문은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출판부문은 무료병원 요셉의원을 돕는 잡지 ‘착한 이웃’의 이동진 대표가 각각 선정됐다. 특별상은 KBS 제1라디오 장애인의 날 특별기획 ‘우리는 친구! 우리는 희망입니다’의 이정연 PD가 수상하게 됐으며, 올해 신설된 인터넷부문상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대상에는 300만원, 각 부문상에는 100만원씩 상금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후 6시30분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다.1987년 ‘자유언론상’으로 출발한 가톨릭매스컴상은 신문, 방송, 출판, 영화 등 매스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정의와 평화, 사랑 등 보편적 가치를 드높인 매스컴 종사자들을 찾아 시상하는 상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영인본 만든 정진석 교수

    영인본 만든 정진석 교수

    “일부만 접근할 수 있는 자료를 모두가 인용해서 공평하게 쓸 수 있는 자료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해방공간 4개 일간지 영인본(影印本) 작업을 마무리한 정진석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무엇보다 ‘정보의 민주화’로 그 의미를 평가했다. 영인본은 말 그대로 문헌 자료를 사진(影)으로 찍어 인쇄(印)해둔 책(本)을 말한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종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작업이다. 정 명예교수는 서울·경향신문 조선·동아일보 등 4개 일간지에서 1945년 8·15광복에서 1950년 6·25전쟁 때까지 발행한 신문을 모아 영인본을 냈다. 서울 반포 연구실에서 만나 이번 작업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영인본을 만든 가장 큰 뜻은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1차자료’로 활용하자는 데 있다. 실제로 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1930∼40년대 시대상황에 대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주로 문화사나 생활사쪽에서 이뤄지는 이런 시도들은 대부분 당시 발행된 ‘잡지’에 기대고 있다. 신문도 소중한 기초 연구자료로 쓰일 수 없을까. 쓰일 수 있다. 다만 잡지와 신문의 차이도 봐야 한다. 신변잡기적 소재를 다루는 잡지와 달리 신문은 아무래도 정치사회적 이슈에 집중한다. 그러니 아무래도 잡지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짙다.“역사를 공부했다는 저 역시도 이번 기회에 해방공간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단적으로 요즘 대표적인 ‘수구언론’쯤으로 평가받는 조선일보가 백범 김구 선생의 남북협상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는 사실이나,38선을 경계로 수시로 일어났던 남북간 무장충돌도 때로는 100여명의 사상자가 생길 정도로 큰 규모였다는 점 등이다. 여순사건도 마찬가지다.“당시 현지에 기자를 보낸 경향신문 기사를 보면 현장의 참혹함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불고 있는 과거청산 논의는 다소 못마땅하다. 장지연의 경우 단편적인 글 하나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고종의 손자는 일본군 중좌로 히로시마 원폭에 죽습니다. 일본 국방상이 애도하고 대좌로 추서합니다. 그러면 이 사람도 친일입니까?” ‘누가 이랬다더라’식의 한건주의가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과 구체적 행동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물론 과거사를 정리하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 작업에 필요한 객관적인 자료가 있습니까?” 정 명예교수는 영인본 작업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영국만 해도 인덱스(index·색인)작업을 높이 평가합니다. 인덱서(indexer)를 전문가로 인정해줍니다. 그런데 우리는 창조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외면합니다.” 정 명예교수는 국가의 관심부족을 아쉬워했다.“국가가 할 일은 평가 자체가 아니라, 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를 충실히 보존·관리하는 겁니다. 평가는 전문 연구자들간 토론과 합의에 맡겨야지요.” 그래서 정 명예교수는 영인본을 해외 한국학자들에게 보내는 것에 더해 150쪽 분량의 별도 요약집도 낸다.8·15광복이나 6·25전쟁, 김구 선생 암살사건, 북한의 위장평화공세 등과 같은 주요 사건들에 대한 기사만 따로 뽑을 예정이다. 정치적 사건만 다루면 딱딱해질 것을 우려해 서울신문에 처음 선보인 연재만화 ‘블론디’(지금은 한국일보 연재),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가 처음 발표된 경향신문 지면 등도 함께 넣을 생각이다.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출판기념회 때 내기 위해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영인본을 만들면서 정 명예교수가 가장 신경쓴 대목은 영인본을 펴보는 게 당시의 신문을 펴본다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는 점. 이 때문에 없어진 면은 영인본에 백지 그대로 넣었다. 당시로는 드물었던 대판(지금의 신문크기) 신문은 영인본 첫 페이지에 축소판을 넣고 다음 페이지에 대판 크기의 신문 한 면을 두 페이지에 걸쳐 실었다. 두면에 걸친 제목과 레이아웃을 고스란히 살리겠다는 ‘고집’ 때문이다. 글·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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