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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공천잡음’ 갈수록 증폭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심한 ‘공천몸살’을 앓고 있는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렸다. 정당 사상 처음으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에 맡기는 등 혁신안을 도입했지만 심사위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과 후보들의 금품·향응 제공설 등이 난무하자 지도부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도부는 잡음차단을 위해 `공천비리 일벌백계´ 를 거듭 천명하고 나섰다.●공심위 구성 놓고 내홍 한나라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당과 경기도당 공심위를 끝으로 시·도당 공심위 구성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공천혁명’의 첫걸음부터 끊임없는 시비로 돌부리에 걸린 형국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이 경기도 공천심사위원장을 겸하는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었다. 심재철 의원은 회의장 입구에서 홍 위원장의 ‘선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들어 ‘1인 피켓시위’를 벌이며 겸직 반대를 주장했다. 논란은 도지사 경선과 맞물려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경선에 나선 김문수·전재희 의원측은 홍 위원장이 이규택·김영선 의원과 가깝지 않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금품·향응설 제보 잇따라 당 사무처에는 금품·향응 제공설 등 각양각색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경남지역의 한 광역의원 출마 희망자는 해당 지역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2장만 가져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대구·경북지역 광역의원 출마를 준비중인 한 인사는 “(해당지역당) 관계자가 술이나 한잔 하자며 불러 고민하다 가지 않았다.”며 “공천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공천잡음이 거세자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도 강경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열린 ‘5·31지방선거 승리 결의대회’에서 “국민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에겐 권력도 없고, 돈도 없고, 조직도 없다. 믿을 것은 오로지 국민 신뢰뿐”이라며 ‘깨끗한 공천·깨끗한 선거’를 촉구했다.박 대표는 특히 “공천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사법당국보다 먼저 당 차원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오 원내대표도 “설사 몇 자리를 잃더라도 한나라당이 더 깨끗하게 선거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3일 한나라당을 겨냥한 ‘돈 공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에 의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Book & Life] 해방전후사 재인식과 ‘뉴라이트 콤플렉스’

    [Book & Life] 해방전후사 재인식과 ‘뉴라이트 콤플렉스’

    진보와 보수 논쟁은 그 자체로는 선도 악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과연 건강한 진보 혹은 합리적인 보수라고 내세울 만한 실체가 있는가. 진정한 이념 공방보다는 맹목적인 배타와 삿대질만 춤을 출 뿐, 서로간의 대화를 차단하는 어둠의 그림자는 좀처럼 사그라들 줄 모른다. 더군다나 이젠 일반 대중에게도 익숙한 용어가 된 뉴라이트 운동까지 곳곳에 ‘틈입자’로 나서 우리의 이념 지형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최근 출간된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 도서출판 책세상)을 둘러싼 논쟁 역시 이같은 문제를 비켜가지 못했다.‘재인식’ 필자는 모두 28명이다. 이 가운데 박지향(서울대) 김철(연세대) 김일영(성균관대) 이영훈(서울대) 교수 등 네 명은 엮은이로, 그 중에서 또 박지향 교수는 대표 필자로 돼 있다. 이와 관련, 출판사측은 “박지향 교수를 제외한 다른 필자들의 견해는 ‘재인식’ 필자들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공표했다. 나아가 출판사와 이들 교수는 모든 대언론 접촉은 박지향 교수로 단일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요컨대 ‘재인식’ 출간은 정파적 입장과는 상관이 없으니 오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단은 이미 그들의 첫 ‘작전’에서부터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엮은이 중 몇몇은 이른바 뉴라이트 세력의 ‘핵심’으로, 알려질 만큼 알려진 인사다. 그러니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재인식하는 민감한 작업을 ‘홍보’하는 데 그들을 내세우기는 좀 찜찜했을 것이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색깔이 덜한 인물을 ‘입’으로 삼은 것 아닌가. 정치결사의 대변인도 아니고, 아무리 ‘재인식’ 깃발 아래 모였다지만 각각 다른 주제로 다른 뉘앙스의 글을 발표한 필자들을 대표해 나홀로 말하겠다니…. 그 반(反)학문적 발상의 유치함이란 잠자던 소가 웃을 일이다. 모름지기 학문의 발전은 활발한 토론을 통해 이뤄지는 법이다. 진작부터 논의돼온 토픽들이지만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학자들 스스로 입에 재갈을 물려 봉쇄하는 행태는 진정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창구 단일화보다 더 중요한 게 다채널의 소통 공간이다. 논쟁 풍토가 사라져가는 우리 학계이기에 더욱 그렇다. 내남없이 ‘커뮤니케이션 지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재인식’ 진영 인사들은 이제 ‘뉴라이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의도를 갖고 정치권이나 일부 언론이 학술담론을 이용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외부 환경을 탓하기 전에 학문공동체 종사자들부터 먼저 순수한 학자적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학자들 중엔 ‘정치’에 유달리 후각이 발달한, 아니 정치를 즐기는 무리도 적지 않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옛이야기를 품은 나무/하늘매발톱 지음

    ‘옛이야기를 품은 나무’(하늘매발톱 지음, 홍혜련 그림, 가교출판 펴냄)는 우리땅을 지키는 나무들의 역사를 구수한 옛이야기처럼 포장한 책이다. 토종 나무에 얽힌 특별한 사연들을 이야기체로 되짚어보는 재미가 은근하다. 첫장의 주인공은 우리 민족의 ‘으뜸나무’로 꼽히는 소나무.‘대표적 겉씨식물이며,5월쯤 노란 송홧가루가 암꽃과 만나 솔방울이 된다.’는 요지의 짧은 생태학적 설명이 앞선다. 그런 다음엔 소나무와 관련한 여러 흥미로운 정보들을 요령있게 엮어낸다. 소나무를 소재로 조선의 충신 성삼문이 읊은 시조를 소개하기도 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옛사람들이 금줄에 끼웠던 소나무 가지, 마을 수호신 장승의 재료로 쓰인 소나무, 송편을 찔 때 시루 밑에 까는 솔잎 이야기 등이 삽화와 함께 줄줄이 이어진다. 은행나무, 뽕나무, 버드나무, 대추나무, 등나무, 싸리나무, 벽오동 나무…. 산과 들, 도로변에서 흔히 만나는 나무 한그루 한그루에서 새삼 조상들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초등생.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중국전문가로 ‘제2인생’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중국전문가로 ‘제2인생’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제2 골드러시’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중국 은행시장에서는 서구 은행들에 선수를 놓쳤지만 개방이 본격화된 증권시장에서는 기회를 선점해야 합니다.” 중국 전문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홍인기(68)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조언으로 말문을 열었다. 홍 전 이사장의 설명은 이러했다. 중국은 2006년 말 은행시장의 완전개방을 앞두고 2003년부터 은행개혁을 단행했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 은행들에 중국 은행들의 지분 일부 인수를 허용했다. 규제는 심했지만 20개 은행이 200억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해당 은행의 주가가 50∼300%나 치솟아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 그뿐 아니라 중국이라는 엄청난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은행시장 개방이 제1 골드러시라면 올해부터 본격화될 증권시장 개혁이 제2의 골드러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앞으로 2∼3년안에 1370개 상장기업들의 비유통주식을 유통주로 전환할 예정”이며 “지난 2월1일부터 특정 자격을 갖춘 외국기업들에 이들 상장기업의 주식을 최대 10%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급변하는 중국 상황을 설명했다. 단 3년 이상 보유라는 단서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중·장기 투자전략을 세울 때는 지금이 최적기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중국 기업의 지분을 인수,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은행처럼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소외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쓰기는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 홍 전 이사장은 2월 초 서울 동작구 상도동 중앙대 후문 근처 오피스텔에 마련한 사무실로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출근’한다. 출근하면 일단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신문들부터 읽기 시작한다. 국내 신문들은 물론, 파이낸셜 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 해럴드 트리뷴, 차이나데일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어지간한 영자신문과 일본경제신문을 꼼꼼히 읽어나간다. 국내외 연구소들에서 내는 보고서도 챙긴다. 증권거래소 이사장에서 물러난 뒤 6년째 이같은 생활을 해 오고 있지만 힘들다거나 귀찮게 느낀 적은 한번도 없단다. 신문을 읽다 중국 관련 기사가 있으면 스크랩을 해두는 것도 새로 생긴 버릇이다. 홍 전 이사장은 요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통한다. 거래소 이사장(1993∼99년) 시절부터 중국 증권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중국 알기’에 뛰어든 것은 현직에서 물러난 뒤부터다. “연구라기보다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수준”이라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 중국 관련서를 매년 1권 꼴로 지금까지 4권이나 냈으니까 그의 말처럼 자료수집 수준은 분명 아니다. 지난 13일 네번째 중국 관련 책인 ‘중국의 금융시장론(박영사)’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앞서 지난 2000년과 2001년에는 일본 금융관련 책 2권도 펴냈다. 집필 활동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내 상황이 변하는 한) “책은 계속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도 아닌 분이 이렇게 왕성하게 전문서를 내면 주위에서 ‘눈총’을 주지 않느냐고 묻자 “글쎄”라며 웃음으로 대신했다.“글쓰기는 시간을 보내고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란다.“이 나이에 중국어를 배우기가 쉽지 않아 중국어로 된 자료는 주위의 도움을 받는다.”며 아쉬워했다. 완벽함에 대한 욕심이 묻어났다. 홍 전 이사장은 이렇게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젊은 세대들에게 전수하는데서 보람을 느낀다.6년째 서강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 경영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맡고 있는 그는 “젊은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저절로 젊어지는 것 같다.”며 파안대소했다. ●“책쓰기와 노래는 영원한 애인” 책을 쓰고 연구하는 것 이외에 다른 ‘소일거리’는 없는지 궁금했다.“별다른 취미가 없다.”는 홍 전 이사장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6시까지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 다음 헬스클럽에서 아침 운동을 한 뒤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개인사무실로 출근한다. 워낙 일찍 하루를 시작하다 보니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자타가 인정하는 수준급의 노래 실력도 요즘은 별로 발휘할 기회가 없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CD 3장을 냈을 만큼 성악에 대한 홍 전 이사장의 애정은 각별하다. 저술 활동과 성악 사이엔 비슷한 점이 있단다.“둘 다 혼자하는 작업이고, 책임도 전적으로 혼자 진다는 점이 같다. 그러다보니 고독하고,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60대여, 세상을 밝게 보자” 홍 전 이사장은 고령화 문제가 불거지면서 많은 ‘젊은 노인’들이 ‘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고민인 이들의 심정을 공감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흔히 우리를 ‘지공세대’라고 합디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만 65세가 넘은 사람들인데 우리는 공부하고 일하는 것 이외에 달리 취미나 재주가 없는 세대”라면서 “나도 비슷하지만 우리 세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모든 걸 회색으로만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보상이 있든 없든 바쁘게 삽시다. 자기를 독려하면 뭔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못해봤던 일들을 해보고, 감정을 갖도록 합시다.”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에는 홍 전 이사장 특유의 낙관론이 배어있었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출범 1주년 행사에 갔다 옛 식구들과 함께 한 저녁자리에서 노래 ‘한자락’을 뽑았다. 오랜만에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웃는 홍 전 이사장의 얼굴에서 나이보다 젊게 사는 그만의 ‘비결’이 엿보였다. 글 김균미 사진 이호정기자 kmkim@seoul.co.kr ■ 홍인기 전 이사장은 ▲1938년 서울 출생 ▲1956년 서울고 졸업 ▲1960년 서울대 법대(행정학) 졸업 ▲1960∼1973년 재무부 이재2과장, 증권보험국장 ▲1977년 동양증권 사장 ▲1978년 대우조선 사장 ▲1988년 동서증권 사장 ▲1991년 한국산업증권 사장 ▲1993∼1999년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 ▲1999∼2005년 한국증권연구원 고문 ▲현재 서강대·중앙대 겸임교수, 전경련 차이나포럼 경제산업분과 위원장
  • 안익태 미공개 자필악보 발견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1906∼1965) 선생이 작곡한 교향시 ‘마요르카’와 ‘포르멘토르의 로피´ 자필 악보가 발견됐다. 이 두 곡은 그동안 악보없이 제목만 알려졌던 작품으로, 지난해 스페인에 살고 있는 유족들이 안익태기념재단에 기증한 유품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나왔다. 두 곡은 선생이 40대 이후 정착한 스페인 마요르카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재로 작곡한 교향시다.‘마요르카’의 악보에는 ‘피날레, 교향시 마요르카, 안익태’라고 적혀 있고,‘포르멘토르의 로피’ 악보에는 작품 제목과 서명, 날짜(1951년 8월22일) 외에 ‘존경과 애정, 기쁨을 다해 이 곡을 썼으며, 레오나르 세르베라(?)에게 바친다.’는 말이 스페인어로 씌어져 있다. 이와 관련, 허영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음악원)는 “그동안 제목만 알려져 있던 안익태 선생 작품의 자필 악보가 이번에 발견됨으로써 안익태 작품세계에 대한 연구는 한층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편 외에 악보가 남아 있는 안익태 선생의 작품은 ‘애국가’ 합창이 포함된 대표작 ‘한국 환상곡’을 비롯해 교향시 ‘논개’‘강천성악’ 등 12편(편곡작품 제외)이며,‘시의 조선’‘방아타령’‘고종의 승하’‘야악(夜樂)’ 등의 작품은 제목만 알려져 있다. 안익태기념재단은 올해 안익태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번에 발견된 두 곡을 포함해 그동안 국내에서 연주되지 않았던 작품들로 음악회를 열고, 유품전시회와 학술심포지엄, 악보 출판 등도 추진하고 있다. 10여년 전 유품 일부를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안익태 선생의 유족들은 ‘애국가’의 저작권을 우리 정부에 헌납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나머지 유품 178점을 안익태기념재단에 기증했다. 재단은 이 가운데 일단 악보를 가져왔으며 지휘봉과 책, 사진, 편지, 여권, 연주계약서, 태극기 등 나머지 유품은 3월 말에 들여올 예정이다.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시인세계’ 봄호 학계 논쟁 게재

    임종국의 ‘친일문학론’(1966년) 이래 한국 문단에서 뜨거운 논쟁을 이어온 친일문학, 친일문인에 대해 새로운 논점을 제시하는 주장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시 전문계간지 ‘시인세계’봄호가 마련한 특집 ‘친일시인의 수용과 비판’과 민족문학연구소의 단행본 ‘탈식민주의를 넘어서’(소명출판)가 그것이다. 먼저 ‘친일시인의 수용과 비판’은 특수한 시대 상황 속에서 몇 편의 친일시를 썼다는 이유로 한 시인의 모든 문학적 생애를 저울질하기는 어렵다는 전제 아래 이제 그만 ‘천형의 족쇄’를 풀어주자는 제안으로 논쟁의 문을 연다. 평론가 유종호는 “친일 언동의 오점이 있는 시인 작가의 작품을 수용하느냐 않는냐 하는 문제는 개개 문인과 작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문의 여지없는 명시적인 친일 시편을 제외한 작품들은 우리 문학의 자산으로 수용하는 것이 온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볼품없고 염치없는 저급 선전물을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하는 것 자체가 비문학적 행동이며 따라서 친일문학 대신 친일문서로 호칭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평론가 박수연은 비판적인 입장으로 맞선다.“친일문학은 무엇보다 문학이다. 미적 구조물에는 문인들의 문학 이념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그는 친일문학이 단순한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대적 이념을 내재화하면서 가능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심원섭 와세다대 객원교수는 “주요한과 이광수의 친일시들이 일본인보다 더 엄숙하고 비장하면서도 그 이면에 작위성이나 상투성, 무성의함이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의도적이며 조직적인 ‘신념형 친일’을 수행하고 있었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시인세계’의 특집이 친일문인을 획일적인 잣대로 단죄하지 말고 선별적으로 수용해야 함을 주장한 반면 ‘탈식민주의를 넘어서’는 친일 문인들의 내적인 의식 변화로 인한 ‘자발적 친일’을 파헤침으로써 이들에 대한 섣부른 면죄부 발급을 경계한다. ‘대동아문학의 함정’(김재용)은 최재서가 서구 자유주의의 대안으로 일제가 유포한 국민주의를 수용한 과정을 분석하고,‘순응적 여성성과 국가주의’(서영인)는 최정희의 모성을 가부장제, 제국주의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한다.‘미당의 친일시’(박수연)는 서정주 시인의 자전적 진술들을 통해 모더니스트에서 친일문학인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2부에서는 엄혹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일제에 맞섰던 작가들을 소개한다. 한설야 문학에 담긴 일제에 대한 비협력과 저항정신을 분석하고, 우회적으로 현실에 맞섰던 김남천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위에 구축된 이육사 문학의 면모도 되짚는다. 제목 ‘탈식민주의를 넘어서’는 식민주의에 대한 모든 저항을 무조건 민족주의라고 간주하는 ‘탈식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외롭지 않은 ‘나홀로’ 졸업

    외롭지 않은 ‘나홀로’ 졸업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비무장지대(DMZ) 안에 자리잡은 대성동초등학교 제38회 졸업식이 15일 열렸다. 전체 학생 수 9명의 초미니 규모인 이 학교의 올해 졸업생은 구제원(13)군 1명뿐이었지만, 하객은 수십명이 몰려 전혀 쓸쓸하지 않은 졸업식이었다.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조영래 소장을 비롯해 스위스와 스웨덴 등 중립국감독위원회 각국 대표 등이 내빈으로 참석, 구군에게 선물과 기념품을 전달하며 졸업을 축하했다. 이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경주 와이즈맨클럽 회원과 보림출판사 직원 10여명도 초청됐고 마을 주민 50여명도 구군의 졸업식을 지켜봤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소속 장병의 동시통역으로 진행된 졸업식에서 구군은 경기도교육감상과 교육장상 등 무려 11개의 상장과 표창을 독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파주 문산북중학교로 진학하는 구군은 소감문에서 “그동안 보살펴준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정들었던 아우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지만 나중에 기쁜 마음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졸업식이 끝난 뒤 마을 주민들은 교직원과 내빈들을 마을회관으로 초청, 점심을 대접하는 등 마을축제 분위기로 이어졌다. 대성동초교는 구군의 졸업으로 전교생이 1명 줄어들지만 오는 3월 신입생 1명이 다시 입학, 올해와 마찬가지로 9명의 학생이 9명의 교사로부터 교육을 받게 된다. 대성동초교는 1968년 개교한 이래 모두 14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월드이슈] 헤지펀드 신전성시대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에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세계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큰손’들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90년대 금융위기 국면에서 숨을 고른 뒤, 최근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큰손들을 조명해본다. 더 빨라졌고 더 냉혹해졌다. 기업 사냥은 저금리 환경에서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을 때 빈번하게 나타났다. 기업의 수익과 현금 흐름이 증가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경우 더할 나위 없는 사냥 기회가 주어진다. 지금이 그런 시기다.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널려 있고 주요국 증시에선 낮게 평가된 기업들이 즐비하다.21세기 기업사냥꾼들은 조용히 지분을 늘려가던 1980년대 선배들과 달리, 훨씬 적은 지분을 갖고도 경영권 장악을 위해 주주들에게 편지를 띄우는가 하면 언론과 인터넷을 동원하는 등 드러내놓고 움직인다. 맥도널드 지분 4.5%를 보유한 유명 펀드매니저 윌리엄 에이크먼은 지난달 뉴욕 한복판 빌딩에 주주 800명을 모아놓고 이 회사 구조조정안을 브리핑했다. 또 사냥 준비에 더 많은 공을 들인다. 지난 7일 칼 아이칸의 참모들은 3.3%의 지분을 갖고 있는 타임워너 분할 방법을 담은 보고서를 냈는데 무려 343쪽이었다. 뮤추얼펀드나 연기금 매니저와 달리, 이들은 웃돈을 받고 보유 지분을 팔아치워 경영권 인수를 포기하는 관용을 결코 베풀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은 엄청난 자금 동원력을 과시, 다른 이에게 손을 벌렸던 선배들과도 확실히 선을 긋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증권의 스티븐 셀리그는 “헤지펀드에 의해 장악된 자산 1조달러만 있다면, 신용과 자본으로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들 펀드는 연례 주총에서 주주들이 손을 들어줄 때까지 기다리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빠른 승부를 본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에이크먼의 브리핑 후 일주일 만에 맥도널드는 그가 요구했던 1분기 자사주 10억달러를 매입,1500개의 직영 레스토랑 매각 등을 결정했다. 셀리그는 “심각하게 이 위험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사회를 장악하면 그 다음은 회사 전체로 파급된다. 들어본 적도 없는 헤지펀드라 해서 간과해선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20일자 비즈니스 위크는 사냥꾼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한, 많은 기업의 경영진은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지분확보후 분할매각 단기 차익 실현 몰두-칼 아이칸(재산 78억 달러)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리처드 기어는 기업세계를 잘 모르는 줄리아 로버츠에게 자신의 직업을 이렇게 소개한다.“쪼개서 더 비싸게 파는 거야.”라고. 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전문가는 나중에 로맨티스트로 변신한다. 현실도 그럴까. 냉혈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69)이 돌아왔다. 최근 KT&G의 지분 6.59%를 사들여 경영에도 끼어든 그는 이미 1980·90년대 세계 헤지펀드의 맹주로서 기업들엔 공포의 대상이었다. KT&G에 요구한 사항은 타임워너에도 적용됐다. 고작 3.3% 지분을 보유한 그는 다른 투자자와 연합해 주가부양 전선을 펴고 있다.AOL과 엔터테인먼트, 케이블, 출판 등 4개사로 나눠 팔고 200억달러어치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50% 상승할 것이란 주장이다. 출판부 매각 발표로 주가는 정말 올랐다. 아이칸은 타임워너의 최고경영자(CEO) 딕 파슨스 회장을 “별로 똑똑하진 않지만 정치적 교활함을 갖춰 사교클럽 회장을 맡는 ‘멋진 놈’”이라고 표현,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전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넘버2’는 상사보다 조금 모자란 인물이 차지하는데 그가 상사가 되면 다시 모자란 인물을 앉혀 결국 기업은 우둔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조롱했다. 프린스턴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두뇌’에겐 경영진이 한심했던 모양이다. 아이칸은 1968년 뉴욕 증시 중개인으로 나서 빌린 돈 40만달러를 갖고 시작했다. 지금은 재산 규모가 78억달러로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갑부 49위에 올랐다. ‘공격 후 분할매각(R&B)’ 수법의 교과서적 인물로서 석유사 텍사코와 TWA 항공, 담배·식품업체 RJR나비스코 등 숱한 기업이 먹잇감이었다. 항상 성공한 건 아니다.TAW는 아메리칸 항공에 인수되기 전 세 차례에 걸쳐 파산했다.2000년 제너럴모터스 공략에도 실패했다. 이 사나운 ‘주주 행동주의자’를 놓고 마틴 립톤 변호사는 “제왕적 CEO의 시대가 저물고 제왕적 주주 시대가 왔다.”면서 “기업을 긴 안목에서 키우기보단 단기 차익만 노린다.”고 월가의 적대감을 대변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경영권 뺏고 구조조정 기업 되팔기로 이윤-커크 커코리언(재산 89억 달러) 지난해부터 제너럴 모터스(GM) 주식 9%를 매입해 수개월째 강력한 구조조정을 이사회에 압박해온 카지노 재벌이자 기업 사냥꾼 커크 커코리언(88)이 지난 7일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GM 이사회가 자신의 심복 제롬 요크(67)를 영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커코리언은 지분을 사들인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해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 부문을 팔아치워 이득을 얻어왔다. 잘된 경우는 이렇고 잘 안된 경우라 해도 주가가 오르면 그 차익으로 투자금을 돌려받았다. 이래저래 남는 장사였다. 이제 커코리언은 크라이슬러와 IBM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면서 기업 회생에 실력을 발휘했던 요크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GM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압력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찍이 요크는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에게 연간 11억 3000만달러(약 1조 1300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일 것을 주문했다. 또 경영진 임금 삭감, 일자리 감축 및 사브 등 적자 부문 매각에 속도를 낼 것도 요구했다. 커코리언이 GM 주식을 매집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투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 자산만 600억달러(약 60조원)에 이른다. 더욱이 GM의 낮은 주가는 커코리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됐다. 커코리언이 자동차 회사에 손을 뻗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1998년 독일 다임러 벤츠에 팔리기 전까지 크라이슬러의 최대 주주였다. 아르메니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 신문 배달에 나설 정도로 가난했다.1962년 100만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네바다 사막을 사들여 라스베이거스 건설을 주도,‘도박의 도시’를 전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는 지금도 세계 최대 카지노·호텔 운영 체인인 MGM 미라지의 최대 주주다. 이윤이 남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는 자신이 전액 투자한 기업 매수 전문 회사인 트래신다를 통해 MGM 미라지 지분을 세 차례나 팔고 사들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가치주를 장기보유 ‘투자 원칙’에 충실-워런 버핏(재산 440억 달러) “명성을 남기고 싶다면 장사가 잘될 사업만 인수하라.” 버크셔 헤더웨이의 워런 버핏(75) 회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러 약세를 전망했다가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을 손해본 뒤 한동안 사라졌다. 세계적인 거물 투자가인 그는 지난해 12월 전력회사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달 무명의 미디어 회사인 ‘비즈니스 와이어’를 인수했다. 지난해 한국 기업들의 주식도 1억달러어치 사들였다. 그는 “한국의 주가가 여전히 낮게 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저평가 기업들이 많다는 뜻이다. 버핏의 대표적인 투자 기법은 ‘가치투자’와 ‘속전속결’이다. 가치투자의 핵심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 주식을 싼 값에 사들여 장기보유한다. 그도 초기에는 ‘시가 꽁초’ 전략을 썼다.1∼2번 연기를 빨 정도의 수익창출 능력이 남은 종목에서 단물만 빼먹은 식이다. 버핏은 면도기 업체인 질레트 주식으로 무려 46억달러(약 4조 47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15년 전 6억달러에 매입한 주식이 최근 크게 오른 것이다. 석고보드 제조업체인 USG 주식으로 1억 350만달러를 챙겼다.5년전 16.90달러였던 주식이 95.78달러로 치솟았다.‘가치투자’의 힘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그는 ‘먹잇감’으로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는다. 컴퓨터도 없는 사무실에서 팩스로 투자를 결정한다. 지난해 한국 기업들에 1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본 것은 씨티그룹이 1쪽 분량씩 제공한 기업별 참고자료가 전부였다.“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히 아느냐.”가 핵심이다. 버핏의 대표적인 투자는 1965년 인수한 섬유업체 버크셔 헤더웨이다. 당시 19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현재 3만 7000달러. 시가총액은 1360억달러(약 132조 3800억원)에 달한다. 버핏은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을 장악한 뒤 주가 차익을 노리는 ‘기업 사냥꾼’과 차별화된다. 하이에나보다 우직한 코끼리에 가깝다. 소수 종목에 올인하며 주식 보유 기간은 기본이 5년이다. 경영권에 간섭하지도 않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시인협회상 ‘자전거… ’ 신현정씨

    한국시인협회(회장 김종해)는 15일 제38회 한국시인협회상에 신현정(56)의 시집 ‘자전거 도둑’(애지)을, 제2회 젊은 시인상에 권혁웅(39)의 시집 ‘마징가 계보학’(창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3월25일 오후3시 대한출판문화회관 4층 강당에서 열린다.
  • ‘김명곤의 세상읽기’ 출판기념회

    김명곤 전 국립극장장은 16일 오후 7시 서울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그동안 연재해온 글들을 모아 발간한 칼럼집 ‘문화의 블루오션을 꿈꾸다-김명곤의 세상읽기’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올해 주총에서는 외국 기업사냥꾼들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는 것이 최대 화두다. 칼 아이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KT&G는 물론 외국인 지분이 절반이 넘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외국인 주주들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투기자본의 ‘사냥’에 속수무책인 현 상황을 보는 국내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민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무분별한 지배구조 개선이 투기자본의 ‘기업사냥’을 불렀다며 금융자본에 대한 유럽식 규제를 주장한다. 반면 글로벌 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참여연대는 주주권익을 무시한 방만한 경영이 적대적 인수·합병의 빌미가 됐다며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기업가치 제고를 역설한다. ■ “미국식 지배구조가 M&A 불러” 정승일 국민대 교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를 노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KT&G의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가 재벌과 공기업, 은행 등의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왜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한창 시행되고 있다.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결합된 개혁의 목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서의 미국 모델이다. 그것은 소유지분 분산과 소액주주권 강화, 경영권 방어제도의 폐지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아이칸이 KT&G 공격의 무기로 삼는 집중투표제와 사외이사 선임권이 소액주주운동의 성과라는 점은 상식이다. ‘주식시장에 의한 기업지배’를 이상(理想)으로 간주하는 미국 시카고학파 재무이론(대리인이론)에 따르면 소액주주권 강화와 적대적 인수·합병(M&A) 활성화는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효과를 준다. 소버린과 아이칸의 사례에서 보듯 경영권 인수 위협은 그 성공 여부를 떠나 위협 자체만으로도 주가를 폭등시키는 까닭에 건전한 투자자들도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적대적 M&A에 노출된 것은 KT&G만이 아니다. 유력한 대주주가 없는 포스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외국인지분제한(49%) 폐지를 요구받고 있는 KT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총수의 지분이 적어 계열사 지분으로 간신히 그룹구조를 유지하는 재벌도 계열사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제한 등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는 삼성 등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며, 그것은 편법 상속을 정당화하려는 재벌의 억지 주장이라고 말한다. 단 비난을 받았던 소버린의 SK 공격은 예외라고 한다. 시카고학파 재무이론의 신봉자인 이들은 공정거래법 강화를 통해 적대적 M&A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재벌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즉 이들은 적대적 M&A의 활성화를 위해 온갖 규제완화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삼성 등 특정 재벌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니 염려하지 말라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재벌의 편법상속 문제는 분명히 단죄되고 경영 투명성도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개방된 자본시장과 미국식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는 현실이 적대적 M&A를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칸이 매각을 요구하는 한국인삼공사는 KT&G의 미래사업이다. 그런데도 적대적 M&A가 과연 국민경제에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나. 이는 향후 논쟁의 포인트다. 참여연대 김우찬 교수 등은 이미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KT&G, 삼성 사태를 맞아 우리 사회와 학계는 더 이상 이 논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 “주주중시 경영·우호세력 영입을”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 칼 아이칸, 그는 누구인가?아이칸은 1979년부터 다양한 적대적 M&A 방식을 창안하며 M&A 교과서를 장식한 인물이다. 자산매각, 주당 수익증대, 자사주 매입, 배당 증대 등의 수단을 주로 사용한다. 그가 KT&G에 3명의 사외이사 임명을 요구한 이유는 KT&G의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KT&G가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하면 주가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KT&G는 전세계 담배회사 중에서도 매출총이익률이 40∼60%대로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다. 매각 가능한 알짜 자산도 많이 갖고 있다. 인삼 부문의 상장이익뿐 아니라 보유 부동산의 개발이익도 상당할 것이다. 이같은 구조에선 M&A 전문가들이 LBO(차입으로 100% 지분매수)와 같은 손쉬운 방식으로 기업을 매수해도 자산매각을 통해 조기에 부채를 갚을 수 있다. 지분구조도 외국인 지분율이 61.78%에 달해 그 일부와 연합하면 경영진의 대거 교체도 가능하다. 아이칸이 진행중인 ‘타임워너 결전’도 마찬가지다. 지분 3%를 매집한 아이칸은 회사를 4개로 분할하고 200억달러(2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가치가 400억달러(40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가는 50% 상승한다는 것이다. 아이칸은 파슨스 회장 등 현 경영진이 비전도 없이 재벌체제에 안주하면서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비난하고 있다. 결국 경영진이 압력에 굴복해 출판사업부를 매각하자 주가는 정말 올랐다. 우량 자산을 다량 보유했음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 적대적 M&A의 대상이다.M&A 압력은 방만한 경영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다. 엔론 회계 부정사태 이후 세계는 강력한 최고경영인(CEO)보다 강력한 이사회를 선호하고 있다. 이사회는 주주이익에 문호를 개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관투자가협회, 연금기관, 헤지펀드 등이 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유능한 경영진을 선임하고, 높은 주가를 실현하는 주주중시 경영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이 활력을 찾도록 해야 한다. 재벌은 독립경영, 중립적 이사회 구축으로 수익성 제고 및 주주 권익보호를 추구해야 한다. 경영권 방어전략으로 기관투자가 등을 우호세력으로 영입해야 한다. 이것이 적대적 M&A 압력을 이겨내는 정공법일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석남 이경성 ‘米壽기념논총’ 출판회

    원로 미술 평론가인 석남 이경성씨의 미수(88세)를 맞아 펴낸 기념논총 ‘한국 현대미술의 단층’ 출판기념회가 15일 오후 5시 서울 관훈동 모란갤러리에서 열린다. 논총은 안휘준, 오광수, 홍선표, 최열, 정준모, 김현숙 등 미술학계 및 화랑계 전문가 17명이 한국 미술사와 작가론, 미술행정, 고미술 등에 관해 쓴 논문을 담고 있다.
  • 종이책 반값·즉석 구매…신세대 “모니터 도서 편해”

    종이책 반값·즉석 구매…신세대 “모니터 도서 편해”

    두꺼운 책 두세권과 다이어리, 노트와 필기도구. 대학생의 가방에 들어있을 법한 물건들이다. 하지만 김봉기(27·연세대 경영학과 4년)씨의 가방은 훨씬 가볍다. 웬만한 책은 휴대용 정보단말기(PDA)나 휴대전화에 넣어 다니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 달에 평균 다섯권에서 열권 정도 전자책을 다운로드 받는다.”면서 “PDA나 휴대전화에 20권 이상 저장해놓고 골라 읽는다.”고 말했다. ■ 이용사례·장단점 등하굣길 지하철 안에서 ‘이건희, 세계의 인재를 구하다’를, 도서관에서는 ‘위대한 기업에 투자를 해라’를 읽는다. 가방에 서재를 들고 다니는 셈이다. 서점에 가거나 도서관 대출을 기다릴 일도 줄었다. 필요한 책은 인터넷으로 ‘본문 검색’을 한 뒤 그때 그때 내려 받는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정원(28·여)씨도 알아주는 ‘전자책 마니아’다. 한 달에 15권 정도의 책을 내려 받는다. 로맨스 소설을 주로 읽는 김씨는 “절판된 책까지 찾아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서울대입구역에서 합정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김씨는 요즘 ‘우리는 사랑일까’를 읽고 있다. 그에게 한 시간 출퇴근길은 하루를 사는 낙이다. 전자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PDA,PMP 보급이 본격화되는 올해는 ‘전자책 대중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사)한국전자책컨소시엄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책 시장의 규모는 약 550억원.2004년(25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다. 컨소시엄은 올해 1400억원,2007년 3000억원대까지 전자책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책 시장이 급속도록 커지고 있는 이유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PDA,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폰(PMP)과 같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보급되고 있는 데다 와이브로 등 첨단 서비스도 개발되고 있다. 전자책 산업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도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다. 교보문고,yes24 등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들이 전자책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털업체들도 도서 검색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전자책 제작업체 ‘북토피아’와 손잡고 ‘도서 본문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e-book’장서 확대를 주요 목표로 잡고 있다.‘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한 구글과 야후,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자사 사이트에 각종 자료를 직접 검색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편리함과 신속함을 추구하는 신세대들의 성향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전자책의 미래는 밝다. 김정원씨는 “기다릴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살 수 있어 좋다.”면서 “종이보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등의 화면에 익숙해 더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자책 발전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은 콘텐츠 양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는다. 아직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책의 양이 너무 적다는 의미다. 현재 전자책을 제작하는 업체는 10여개. 북토피아, 바로북, 위즈북 등 전자책 전문 제작 업체가 포털사이트, 온·오프라인 서점, 이동 통신사 등을 통해 10만∼20만권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만화를 포함시키면 종수는 훨씬 많지만, 교양·전문 서적 등의 전자책 발간이 수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김봉기씨는 “필요한 책을 다운 받지 못해 업체에 직접 요청한 적이 많다.”면서 “무협지, 만화, 로맨스 소설 등 대중적인 내용이 많아 보고서를 쓰기 위한 책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의 덫도 매우 깊다. 출판사, 전자책 제작업체, 저자 사이 저작권료에 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분쟁이 벌어지곤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공유’다. 소리바다 등을 통해 음원 문제가 불거졌지만,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텍스트 공유에 대해서는 대책이 미비하다.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까지 복제하는 판에 텍스트를 공유 못하겠느냐.”면서 “갖은 수단으로 복제해 확산하는 ‘검은 손’들을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콘텐츠를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는가도 분쟁의 씨앗이 된다. 도서관들은 전자책을 공유하려고 하지만 작가나 출판사들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이를 강력하게 막으려 하기 때문이다. 북토피아 유윤선 이사는 “콘텐츠 공유, 불법 복제 등에 관한 논의가 아직 시작 단계”라면서 “출판업 종사자들이 ‘저작권 특별위원회를 지난해 말에 만들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전자책 싸게 보는 법 전 자책은 일반적으로 일반 책보다 가격이 50% 정도 싸다. 그러나 데이터 통신료 등 부가 비용이 들어간다. 어떻게 하면 전자책을 싸게 볼 수 있을까. 전자책 마니아들에게 들어본 비법을 소개한다. 휴대전화로 5권 이상 다운로드 받을 경우 ‘데이터 통신료 정액제’를 이용하는 것이 이득이다. 한 권의 책을 휴대전화로 다운로드 받는 데 드는 데이터 통신료는 보통 2000∼3000원.5권이면 1만 5000원에 이른다. 여기에 음악 및 동영상 다운로드를 받을 때 들어가는 통신료를 포함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각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통신료 정액제(월 1만∼2만원대)’를 사용하면 일정 요금만 내면 데이터 통신을 무제한 즐길 수 있다. 책의 일부분만 보거나 짧은 시간안에 볼 계획이라면 도서관의 ‘전자책 대여 서비스’를 활용하자. 보통 3일∼일주일 정도 대여할 수 있으며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파일이 없어진다. 대여료는 일반 도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무료다. 단 몇 페이지만 봐도 되는 상황이면 인터넷의 ‘도서본문검색’을 이용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책의 일부를 무단으로 발췌해 이용하려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첨단시대로 달려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휴대전화나 휴대용 정보단말기(PDA)로 전자책을 보는 데 익숙하지 않다.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방법이 쉬운 지등을 몰라 못보는 사람들도 많다. 전자책 초보 사용자인 기자가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전자책 이용법을 소개한다. ●컴퓨터로 검색부터 쉬운 길부터 가보자. 시장을 돌아본 결과 비교적 빠르게 원하는 책을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는 곳이 네이버.‘본문 검색’을 클릭하면 일부 페이지를 미리 읽어보며 원하는 내용이 들어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가격비교’를 통해 종이책 정가, 온라인 서점 할인가, 전자책 할인가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결제를 한 뒤 전자책 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1∼2분 정도만 기다리면 자동으로 책이 모니터에 뜬다. 크기는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물론 복사, 화면 캡처는 안 된다. ●휴대전화나 PDA로 옮겨 담기 컴퓨터에 내려받은 책을 휴대전화나 PDA에 담으려면 컴퓨터와 연결하기, 웹 상에서 옮겨 담기 등 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휴대전화로 다운받는 방법은 비교적 쉬운 편.SK텔레콤의 ‘네이트온’,KTF ‘멀티팩’ 등 데이터 통신에 접속해 책 코너로 들어간다. 한 개의 책을 다운받는 데는 1∼3분이 걸린다. 이동 중 다운받으면 중간에 끊길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네이트온’에서는 북토피아에서 산 책을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물론 그동안에도 데이터 통신료는 나간다. 휴대전화 전용 전자책 코너의 단점은 특정 콘텐츠에 치우쳐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추천 도서 코너의 50권 중 로맨스 소설·만화·무협지가 40권 이상을 차지한다. PDA는 먼저 컴퓨터와 연결시켜야 한다. 그런 뒤 전자책 사이트에 들어가 로그인을 하고 파일을 끌어와 ‘내 서재’에 담는다.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서비스 센터’의 도움을 받아 실행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 혼자 하다가 쓸데 없는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지우는 일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을 때는 추가 정보료가 있는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전자책 ON! 종이책 OFF? “전자책마저 커지면 우린 뭘 먹고 살라고….”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15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3)씨는 요즘 걱정이 부쩍 늘었다. 스무살된 아들이 새로 산 DMB폰으로 전자책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난다. 이씨는 “불과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롯데캐슬’ 지하에 대형 서점이 들어선다는 소문을 들었다.”면서 “대형 서점에 치이고 전자책에 치이고 이제 문 닫을 때가 됐나 보다.”며 고개를 떨궜다. 종이책 애호가들 역시 전통적인 형태의 출판·인쇄 사업이 자리를 잃어갈까봐 우려한다. 책을 2만여권 갖고 있는 박성호(43)씨는 “전자책이 종이책 시장을 위축시킨다면 책 고유의 질감과 가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불행”이라면서 “함께 커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 일반적이다. 한국전자출판협회 이인철 이사는 “수천년 역사의 종이책을 전자책이 대신하지는 못한다.”면서 “종이책 산업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는 있지만 결국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책의 확대가 독서문화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순기능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인터넷 콘텐츠가 책으로, 책이 영화로, 영화가 다시 인터넷 콘텐츠로 변환되듯이 한 쪽의 발전이 다른 한 쪽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거꾸로 가는 전자책 정책

    거꾸로 가는 전자책 정책

    휴대용 정보단말기(PDA)와 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첨단 이동통신기기의 보급에 힘입어 전자책의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정부의 전자책 지원 정책은 완전히 겉돌고 있다. 문화관광부·정보통신부 등 관련 부처가 전자책의 수요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제때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전자책 지원 정책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자책 수요는 1400억원으로 2년 사이 6배 증가했지만, 문화부의 올해 ‘전자책 육성 예산’은 5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2004년 12억원,2005년 10억원으로 점점 깎이는 추세다. 문화부는 2003년 ‘출판·인쇄문화산업 진흥발전계획’을 통해 ‘디지털시대 전자출판산업 전략적 육성’을 3대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지만 예산은 거꾸로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제작업체 위주의 지원에서 지원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해 예산을 일시적으로 줄인 것”이라면서 “지원 계획을 새롭게 짠 뒤 내년부터 다시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달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5월까지 가칭 ‘출판사업육성안’을 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자책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과에서는 “전자책 시장 규모와 이용자 수 등 현황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해 전자책에 대한 정부 기관의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줬다.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산업 발전’을 맡고 있는 정통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2000년 이후 정통부는 ‘전자책’에 특화된 지원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정통부측은 “게임·영화 등 차세대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지만 전자책 분야의 지원은 최근 없었다.”면서 “신기술과 접목이 된다면 언제라도 지원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경일 김포대 영상미디어과 교수는 “침체된 출판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제적 지식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자출판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해방전후사 재인식’ 이념논쟁 가열

    지난 9일 발매된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도서출판 책세상)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한국 현대사를 표방한 ‘재인식’은 한국 현대사의 주류적 역사해석을 제공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 ‘해방전후사의 인식’(이하 ‘인식’·1979년 제1권 출간)을 좌파적 시각에서 씌어진 책으로 공격하고, 여기에 일부 보수언론이 가세하면서 이념논쟁화할 조짐이다. 이처럼 화제가 되면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만 2권짜리(총가격 6만 1000원)인 ‘재인식’이 100여권 팔리고 출판사측이 추가 인쇄에 들어가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책 출간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언론들은 ‘인식’을 진보와 좌파적 역사관을 대변하는 책으로 간주하는 한편,‘재인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뉴라이트 혹은 보수우파적인 학계의 집단 산물로 규정한다. ‘재인식’ 필자들은 이번 공동연구 성과물이 ‘보수우파’로 비쳐지는 데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재인식’ 편집대표인 서울대 박지향 교수(서양사학과)는 “우리가 ‘해방전후사의 인식’에서 드러난 역사해석을 우려하는 이유는 그것이 ‘좌파적’이기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그렇다고 ‘재인식’이 우파적 역사해석이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또다른 필자는 “서울대 이영훈 교수나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처럼 뉴라이트 운동과 연관 있는 사람들이 필자로 참여하긴 했지만 그들의 한국 현대사 해석이 반드시 ‘뉴라이트’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이런 입장과 달리 ‘재인식’에 실린 논문의 상당수는 ‘보수우파’적 시각이 짙은 것이 사실이다. 일제강점기와 친일파 문제, 이승만·박정희 정권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이 대표적인 예다.‘인식’의 필진으로 참여한 한 인사는 친일파의 대명사격인 춘원 이광수를 ‘친일 내셔널리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좌파계열 민족주의자로 간주되는 작가 이태준을 일본제국주의자적 성향을 지닌 인물로 규정하는 것을 어떻게 학문적 성과라고 내세울 수 있느냐고 반박한다. 이번 ‘재인식’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 사회에서 일종의 ‘성역’처럼 군림해온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 ‘탈(脫)민족주의’를 주창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학계나 언론이 ‘재인식’이 표명한 탈민족주의 화두는 접어둔 채 소모적인 이념 공방으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점은 우려된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사랑의 수사학(박청호 지음, 작가정신 펴냄) 부제 ‘카사노바와 사랑의 행위에 관한 해석’에서 드러나듯 한 곳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카사노바형 인물과 그를 독점하려는 여자의 엇갈린 욕망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색한다.‘갱스터스 파라다이스’‘질병과 사랑’등으로 주목받은 작가의 신작 소설.7900원.●랜드마크(요시다 슈이치 지음, 은행나무 펴냄) 도쿄 근교 오미야 재개발지구에 건설되는 거대 나선형 빌딩을 축으로 철근공 하야토와 설계사 아누카이의 일상을 교차시켜 현대인의 고독과 위기를 그려낸다. 요시다 슈이치는 일본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를 이을 차세대 작가로 꼽힌다.9400원.●평행의 아름다움(정영선 지음, 문학수첩 펴냄) 1997년 ‘문예중앙’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 자본과 가부장적 권력에 의해 훼손된 부부관계 속에서 낭만적 사랑을 동경하는 여성이 주인공인 표제작을 비롯해 ‘맹인모상’‘속난중일기’ 등 6편 수록.9000원.●사랑은 다 그렇다(정호승 외 지음, 해토 펴냄) 서정시인 정호승, 안도현, 장석남과 문학평론가 하응백이 각각 좋아하는 시들을 골라 감상을 덧붙인 에세이. 미당 서정주에서 기형도에 이르기까지 38명의 시인,43편의 시가 소개된다.9500원.●수자리의 노래(김명수 지음, 들꽃 펴냄)한국 문학사에서 드물게 군대를 주제로 한 장시집. 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저자는 30년 전 몸소 겪은 참담한 군역의 실상과 함께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민족 분단의 비극을 현재진행형으로 펼쳐보인다.8000원.●이상문학전집(김주현 주해, 소명출판 펴냄)경북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가 6년에 걸쳐 완성한 이상 전집. 일본어로 쓴 작품들을 포함해 시, 소설, 수필 등 최근에 발굴된 자료들을 꼼꼼히 수록하는 한편 정확한 원전 제시와 풍부한 주해로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전 3권,1만 7000∼2만원.
  • ‘31세 자살’ 천재작가의 자전소설 실비아 플라스의 ‘벨자’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실비아 플라스의 자전소설 ‘벨자’(The Belle Jar·공경희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가 번역 출간됐다. 1932년 보스턴대학 생물학교수이자 땅벌 연구의 권위자인 오토 플라스의 딸로 태어난 실비아는 명문 스미스여대에 입학할 당시 400여편의 시를 썼을 정도로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발휘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1956년 영국의 계관시인 테드 휴즈와 결혼했지만 남편의 외도로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두 사람은 둘째 아이가 태어난 1962년 별거에 들어갔고, 이듬해 실비아는 자살로 서른 한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재능있는 한 젊은 여성이 자살 강박증에 시달리며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벨자’는 바로 그녀 자신의 이야기다. 실비아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한 심리적 충격과 예민한 감수성으로 대학생때 이미 한 차례 자살을 시도하는 등 극심한 신경불안증을 겪었다. ‘종 모양의 유리 그릇’을 뜻하는 제목은 평생 밀폐되고 감금된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 그녀의 불안한 심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1960년 영국에서 발표한 첫번째 시집 ‘거상(The Colossus)’으로 명성을 떨친 그녀였지만 자살 직전 출간된 ‘벨자’는 빅토리아 루카스라는 가명을 썼다. 1966년에서야 원래의 작가 이름을 되찾았고, 미국에서는 1971년 출간돼 평단의 극찬을 얻으며 최고의 여성작가로 떠올랐다. 천재 예술가들이 대개 그렇듯 요절로 신화를 완성한 그녀의 불꽃같은 삶은 지난해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영화 ‘실비아’로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세계적 기업사냥꾼들…칼 아이칸·커크 커코리언

    악명높은 세계적 기업사냥꾼에는 별명이 ‘상어’인 칼 아이칸과 ‘외로운 늑대’인 커크 커코리언이 있다. 아이칸과 커코리언이 우량기업 전문이라면 ‘하이에나’로 불리는 윌버 로스는 정크 본드(회생이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 전문이다. 아이칸은 현재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와 한국의 KT&G를 공격 중이다. 아이칸은 타임워너를 AOL·엔터테인먼트·출판·케이블 등 4개 업체로 쪼개고 잡지사 타임의 주식 200억원어치를 자사주 매입방식으로 사들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아이칸은 1980년대 석유회사 테스코, 항공사 TWA, 식품회사 나비스코를 공격한 바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그는 지난해 컴백, 미 최대 비디오 대여업체인 블록버스터의 지분을 10% 이상 사들인 뒤 이사진을 교체했다. 커코리언은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를 공격 중이다. 커코리언은 GM 이사회에 자신의 대리인을 입성시켜 배당금 축소, 급여 삭감, 브랜드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1990년대 크라이슬러를 인수해 유명세를 탔고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호텔 MGM미라지를 갖고 있다. 로스는 부도난 철강업체들을 사들여 2년여 만에 되팔면서 10배의 차익을 남기는 등 ‘미다스의 손’으로도 불린다. 외환위기 직후 국내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파산 직전의 자동차부품회사 델파이 주식을 사들인 헤지펀드 아팔루사의 데이비드 테퍼는 전형적인 ‘고위험 고수익’ 전략을 구사한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기업에 관심을 갖고 되살려냈다고 해 ‘시장의 테레사 수녀’로도 불린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남상해를 아십니까’ 출판기념회

    남상해 하림각 회장은 음식점 종업원에서 지금의 성공을 이루기까지 겪어야 했던 인생역정과 삶의 철학을 담은 책 ‘역전의 명수, 남상해를 아십니까?’ 출판기념회를 10일 오후 2시30분 서울 부암동 하림각 신관에서 연다.
  • 회갑맞은 강은교 시인 ‘초록 거미의 사랑’ 펴내

    회갑맞은 강은교 시인 ‘초록 거미의 사랑’ 펴내

    지난달 회갑을 맞은 강은교(동아대 교수) 시인이 열한번째 시집 ‘초록 거미의 사랑’(창비)을 펴냈다.1968년 ‘사상계’로 등단한 시인은 초창기 허무와 고독의 시대를 거쳐 민중적인 정서가 담긴 시들을 발표했고,1990년대 이후에는 작고 힘없는 사람들의 중얼거림, 소소한 일상의 소리에 귀기울여 왔다.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 역시 작고 사소한 사물들의 소리에 반응하는 시인의 내면을 담은 시들과 가야를 소재로 한 연작시, 시의 주술성을 드러내는 굿시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드러낸다. 표제작 ‘초록 거미의 노래’는 작은 몸뚱이를 강물에 흘리며 끝없이 흘러가는 초록 거미에 시선을 맞춘 시다.‘초록 거미 한 마리, 지나가는, 강가의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 예쁜, 예쁜, 초록의 배, 허공에 엎드려…초록 거미 한 마리, 눈물 글썽이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 저 잠자리를 보아, 비단 흰 실로 뭉게뭉게 감긴 저 잠자리 한 마리를 보아, 잠자리를 그만 죽여버렸네,(후략)’(‘초록거미의 노래’중) 3부 가야소리집과 4부 굿시는 ‘시가 곧 노래이기를 꿈꾸는’시인의 작품 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가야소리집은 지난 10년간 박물관을 수십차례 드나들며 가야의 사람들과 사물들, 상황들을 시인의 언어로 복원시킨 서사시다.‘우리 엄마는 왕비가 못 됐지/우리 엄마는 종/물을 가져오라면 물을 가져오고/배를 내밀라면 배를 내밀던 종/꿈은 사라져/신데렐라의 금빛 마차처럼/꿈은 사라져/어둠 잎들의 꿈은 사라져’(‘아직 태어나지 못한 아이의 편지2’중) 또한 ‘열어주소 열어주소/이 말문 열어주소/동해용왕님 워어이 워어이/남해용왕님 워어이 워어이’로 주술을 거는 굿시들은 리듬감만으로도 어깨가 들썩인다. 그는 얼마 전 유성호 등 평론가 15명으로부터 비평집 ‘강은교의 시세계’(천년의시작)를 헌정받았다. 예순 고개를 넘기가 쉽지 않았는데 회갑 잔치를 겸한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더란다. 40년 가까이 시를 써왔지만 “갈수록 시가 어렵고, 뭔지 모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내 이야기지만 나를 넘어섰을 때 보편성을 갖는 것이 시다. 그런 시를 얻으려고 평생을 노력했다.”는 대목에선 시인의 강한 자존심이 느껴졌다. 요즘 그가 관심을 쏟는 건 시낭송 모임 ‘시바다’ 활동이다. 시 치료를 목적으로 한 모임으로 처음엔 평범한 낭송회로 출발했으나 횟수를 거듭하면서 퍼포먼스가 합쳐진 흥건한 잔치판으로 변했다. 지난 주말엔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지은 밀양연극촌에서 행사를 가졌다. “인쇄문자의 시대가 지난 지금, 독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가 문제다. 시인들끼리만 시를 읽는 것은 곤란하지 않으냐.”는 시인은 앞으로 계절마다 대학생들을 참가시켜 본격적인 쌍방 교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 모음집 형식의 시집은 이제 그만 낼 생각”이라며 “가야소리집처럼 테마시집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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