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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공부법·朴 동화·文 현대사… 아동 서적에 부는 ‘대선 바람’

    安 공부법·朴 동화·文 현대사… 아동 서적에 부는 ‘대선 바람’

    대선을 앞두고 어린이책 시장에까지 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야권의 유력 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소재로 한 아동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19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현재 매장에서 팔리는 대선 후보와 관련된 아동서적은 모두 17권이다. 문 후보가 직접 쓴 한국사전 ‘천추태후’(세모의 꿈 펴냄)와 18명의 위인 중 안 후보가 포함된 ‘성공한 사람들의 10살 습관’(참돌어린이 펴냄)을 제외한 15권은 후보들을 직접 다룬다. 이 중 안 후보에 대한 책이 12권(80%)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문 후보를 다룬 책은 2권, 박 후보에 대해 쓴 책은 1권이다. 안 후보 관련 책들은 ‘안철수 아저씨는 초등학교 때 어떻게 공부했나요?’(스코프 펴냄), ‘호기심 박사 안철수 이야기’(미르에듀 펴냄) 등의 학습법 소개서나 정통 위인전의 성격을 띤 서적이 많다. ‘안철수…어떻게 공부했나요’는 “초등학교 시절 60명 중 30등을 왔다 갔다 하던 평범한 아이 안철수를 생각하면 현재 대통령 후보이며 서울대 교수, 성공한 벤처회사를 경영했던 경영인, 의사였던 안철수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라고 서술한다. 이어 안철수만의 공부법이라며 ‘기초 탄탄 거북이 공부법’을 소개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책들 곳곳에 정치와 떼어놓을 수 없는 대목이 등장한다. ‘안철수 아저씨’는 초등학교 때 배려와 봉사를 배웠고 늘 긍정적이며 성실한 아이였다고 강조하는 부분이 그렇다. 또 그를 ‘존경받는 대통령 후보’라고 부른다. 아동문학가 김옥림씨가 쓴 ‘안철수처럼 생각하고 안철수처럼 실천하라’(문이당 펴냄)는 ‘청소년들이여 안철수처럼 실천하라’, ‘원칙이 있는 삶은 실패와 좌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처럼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표현들을 담고 있다. ‘박근혜, 부드러운 힘으로 세상의 변화를 꿈꾸다’(스코프 펴냄)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의 얘기라며 ‘동화로 풀어낸 정치인 이야기’를 표방한다. 인간 박근혜는 조용하지만 용기 있는 인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가 또 다른 교훈을 준다고 강조한다. 목차에는 ‘아버지에게 정치수업을 받다’, ‘어려운 사람들을 돌봐야겠어요’, ‘최고의 여성 대표가 되다’, ‘괴한의 공격으로 다시 강해지다’ 등 정치적 색채가 강한 표현이 즐비하다. 문 후보의 ‘내가 커서 뭐가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가교출판 펴냄)는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문재인의 운명’을 어린이판으로 개작한 것이다. 책은 문 후보의 삶을 통해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되짚어 볼 수 있다면서 역사적 사건들을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선 후보 관련 책들의 판매는 미미한 수준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올해 관련 책의 판매 부수는 모두 4200여부에 그쳤다.”고 전했다. 출판업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적 효과를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특정 정치인과 노선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검열의 보편화를 고발하다

    인류의 삶이 시작된 이래 검열은 항상 있어 온 감시와 통제의 수단이다. 대부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검열은 늘 권력이라는 거대한 집단의 이기에 따라붙기 마련이다. 이 땅에서도 검열의 역사는 휘황찬란하다. 그에 대한 저항과 우회의 반작용 또한 간단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밀한 검열은 변형의 끝이 어딘지 모를 만큼 복잡하게 진행 중이다. ‘잠시 검열이 있겠습니다’(한만수 지음, 개마고원 펴냄)는 국내에선 공식적인 연구가 드문 검열의 영역을 건드린 흔치 않은 책이다. ‘먹칠과 가위질 100년의 사회사’란 부제를 붙여 이 땅에서 저질러지고 진행 중인 검열의 모습들을 흥미롭게 보여 준다.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지금은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국문학자의 ‘고심 어린 까발림’이 오싹하게, 때로는 슬프게 다가온다. 일제시대 신문과 문학작품을 비롯한 출판물에 대한 검열은 불행하게도 군사 독재 정권하에서 더욱 교묘하고 집요하게 진화(?)한 역사를 갖는다. 일제시대 일부 신문이 보여 준 저항의 몸짓, 그리고 일제의 감시와 통제를 피해 만주로 숨어들거나 우회적 표현으로 맞섰던 우국지사며 문인들의 고난은 군사통치하 대학생과 민주화 인사들의 수난에 고스란히 겹쳐진다. 검열이란 행위 자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숨어서 하는 은밀한 속성을 갖는 탓에 실증적인 자료 접근이 쉽지 않은 한계가 있을 터이다. 그럼에도 책은 다양한 자료와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검열’이란 이름의 감시와 통제를 입체적으로 실감나게 고발한다. 저자의 주장 중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검열의 주체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권력과 지배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사전 혹은 사후의 감시 차원에 비해 이윤 극대화를 노린 자본의 영향력과 정보 오남용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 그런가 하면 영화, TV 드라마, 문학작품의 수용자들이 작품 내용과 결말까지 바꿔 버리는 또 다른 형태의 검열 주체로 등장했다. 이것 말고도 인터넷 사이버공간이나 다양한 조직과 집단을 매개로 한 검열의 패턴은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저자는 검열을 책 제목대로 ‘잠시’의 영역이 아닌 ‘쭈욱 계속되는’ 불편한 진실로 본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저항과 우회의 경험을 돌아보라고 말한다. 중국 당국의 검열 공세에 200개의 1회용 인스턴트 필명을 썼던 루쉰, 정보 공개를 통해 정보 독점을 공격하는 위키리크스와 ‘화이트 해커’ 어노니머스 등이 검열에 저항한 대표적 ‘전사들’로 소개된다. 저자는 결국 철학자 니체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예술가와 언론인이 저절로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더 이상 자신의 믿음에 충실하지 않을 때, 검열에 저항하지 않을 때, 검열을 우회하기 위한 노력조차 포기할 때, 대중들과 소통하기를 포기할 때 그때서야 그들은 노예가 된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동대문운동장’ 글 쓰고 사진 찍은 김은식·박준수

    [저자와 차 한 잔] ‘동대문운동장’ 글 쓰고 사진 찍은 김은식·박준수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착공 3년 만에 가림막을 벗었다. 기하학적이고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건물은 마치 언덕이나 파도 같다. 설계자 자하 하디드는 ‘환유의 풍경’(Metonymic Landscape)이라고 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곧 동대문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는 말인데, 일단은 맞는 것 같다. 적어도 사람들의 관심은 끈다. 서울시가 투입한 사업비가 무려 4300여억원-초기 사업비는 2274억원이었고 관계자는 5000억원 가까이 추정한다-이고, 교통 불편을 감수하면서 3년을 기다렸던 곳이 세상에 나왔으니 관심을 끌 수밖에. 그런데 어째 방향이 이상하다. 대단히 훌륭하다거나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가능성을 떠올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누구는 “미확인비행물체냐.”고 묻고, 또 누구는 “다 지어진 것이냐.”고 묻는다. 물론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프랑스 파리의 명소 퐁피두센터도 1977년 건립 당시에는 철골이 바깥으로 나와 흉측하다거나 버려진 공장 같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니까. ●한국야구사 고스란히 품은 동대문운동장 사라져 분명한 것은 하나다. 이 건축물을 갖기 위해 우리가 잃어버린, 한국 야구사를 고스란히 품은 동대문운동장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대한 실망감은 동대문운동장의 상실감을 더욱 키운다. 그리고 때마침 그때 그 공간을 추억한 ‘동대문운동장’(브레인스토어 펴냄)이 나왔다. 18일 서울 서교동 출판사 사무실에서 만난 작가들은 모두 동대문운동장에 대한 추억을 한 아름 품고 있었다. 책을 기획한 사진작가 박준수(31)는 야구 명문인 신일중·고교를 나와 이곳에서 열띤 응원을 한 기억을 하고 있다. “이런 곳이 철거된다는 소리를 듣고 뭔가를 기록하고 싶었다.”는 그는 철거 직전에 열린 2007년 8월 제37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를 사진기에 담았다. “기록이라는 것은 망각에 대한 저항이라는 말을 하잖아요. 없어질 동대문운동장의 추억에 나름대로 저항을 하려는 것이었죠.” ●“이런 곳이 철거된다는 소리를 듣고 뭔가를 기록하고 싶었죠”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점점 모습을 갖춰갈 무렵 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야구전문작가 김은식(39)을 찾았다. 사진을 찍었던 5년 전 기억을 채우고,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잘 풀어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야구 관련 책을 여러 권 쓴 김 작가는 “제안을 받았을 때 야구책이라는 게 그리 잘 팔리는 것이 아닌 데다 동대문운동장에 대한 추억을 가진 사람들에게나 관심을 끌 것이라 낼만한가라는 생각이 앞섰다.”고 털어놨다. 박 작가의 사진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가치가 있던 곳을 잃어버렸구나’라고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김 작가가 “책의 테마는 반성”이라고 말하는 배경이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것만 취하려는 정책결정권자에 대한 비판이나 비아냥을 담아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내가, 또 우리가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추억이나 오랫동안 만들어온 역사를 심상하게 바라봤구나, 그래서 결국 잃어버렸구나 하는 반성이죠.” ●“누군가에게 아련한 추억이라도 됐으면…” 1925년 만들어진 동대문운동장은 90년 가까이 되는 세월 동안 많은 사람이 추억을 켜켜이 쌓은 곳이다. 수많은 학생야구대회 본선이 대부분 열렸고, 1982년에는 프로야구 역사가 시작됐다. 해마다 경기는 800번 안팎으로 열렸고, 선수 수천 명과 수백만 명 관객들이 야구장 구석구석, 객석 틈새를 메웠다. 책에 담긴 것은 그 수많은 일의 일부이지만 동대문운동장의 이야기를 떠올리기에 부족하지 않다. 대회를 알리는 커다란 현수막, 아직 남아있을까 싶은 고교야구대회 대진표, 아들을 응원하러 온 부모와 손자를 보러온 할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그저 야구가 좋아서 온 아저씨들과 지금 보면 촌스러운 응원단도 있다. 물론 치열하게 시합을 하는 야구선수들이 중심이다. 이제는 책을 보고서야 “아빠가 어렸을 때 여기서 응원을 했어.”라거나 “1976년 봉황기 대회 때 이곳에서 최동원이 20탈삼진을 기록했지.”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지만. “무조건 옛것을 보존해야 한다는 낭만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우리가 잃어버린 기억을 한번 돌아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죠.”(박 작가) “동대문운동장이 없어도 우리 삶은 계속되겠죠. 동대문운동장 철거는 그만큼 초라한 사건일지도 모릅니다. 이 초라한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책은 충분히 의미를 갖게 될 겁니다.”(김 작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전봇대 철사 하나하나 떼어내고…도시텃밭…길품택배…건축쟁이의 ‘명품종로’ 만들기

    전봇대 철사 하나하나 떼어내고…도시텃밭…길품택배…건축쟁이의 ‘명품종로’ 만들기

    “600년의 역사가 담긴 종로의 문화적 가치를 소중하게 가꾸어 품격 있고 활기찬 문화예술도시, 쾌적한 녹색도시, 시민이 살고 싶은 복지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종로, 다시 찾게 되는 종로로 가꾸겠습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18일 2년간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첫 저서 ‘건축쟁이 구청장 하기’(희망제작소)를 세간에 선보였다. 오랫동안 건축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구청장이 되겠다는 의지가 잘 녹아 있다. “이 시대에 맞는 목민관이란 어떤 것인지 고민해 왔다.”면서 “주민과 함께 어울리며 명품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책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건축쟁이 구청장 하기’에는 그의 종로 사랑이 오롯이 담겼다. 지역의 전봇대마다 붙어 있던 철사를 하나 하나 직접 떼어냈던 일화나 백년 뒤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취지로 보도블록에 두꺼운 돌을 깔았던 일화는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종로구 직원들이 깐깐한 그를 ‘김 병장’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작은 것부터 천천히, 제대로’라는 평소의 소신을 그대로 보여 준다. 애정을 갖고 시작한 ‘도시텃밭’이 세종마을과 평창동, 창신동, 인사동으로 확대되면서 살기 좋은 종로로 변모하는 과정도 소개했다. 김 구청장은 “주민과 함께 방치됐던 공터를 정비하고 850t의 쓰레기를 치우면서 종로구가 쿠바의 아바나 부럽지 않은 생태도시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하루 매출 기부하기 운동, 쪽방촌 주민의 자활을 위한 길품택배 사업, 공공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 한옥 복원과 북촌 살리기, 윤동주 문학관 건립 등 다양한 행정 성과도 소개됐다. 전날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는 민주통합당 정세균·손학규 의원 등 주요 인사와 주민들이 참석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스스로를 ‘건축쟁이’로 부를 만큼 큰 그림과 세밀하고 섬세한 부분까지 종로를 파악하고 설계한다.”면서 “발품과 애정, 철학과 청사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 구청장은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를 졸업, 홍익대 도시건축대학원 환경설계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건축사무소 대표, 미래도시연구원 대표로 활동했다. 건축사로 활동하기 전 10여년간 서울시 공무원으로도 활동했다. 2010년 한양대 대학원 행정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한 학자이자 행정전문가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머독, 뉴스코프 회장직 유지

    지난해 ‘도청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82)이 16일(현지시간) 열린 뉴스코프 주주총회에서 2년 연속 회장직을 유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20세기 폭스사의 자누크 극장에서 열린 주총에서 주주들은 머독과 그의 두 아들 등 경영진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했다. 머독 회장의 재신임에 대한 반대는 5%에 불과했고, 두 아들에 대한 반대도 각각 17%, 21%에 머물렀다. 주주들은 또 머독이 겸임하고 있는 회장과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분리하고, 머독 일가에 투표권 특혜를 주는 이중 주식구조를 폐기하자는 일부 주주들의 제안을 70%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머독 일가는 현재 투표권의 40%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위자 100여명이 주총 회장 주변에서 머독 일가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소란스러웠으나 올해는 보도진을 포함한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진행됐다. 뉴스코프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약 40% 올랐다. 머독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불만이 있는 주주들은 현재 시가에 따라 이익을 남기고 팔면 된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머독은 지난 6월 영국 신문사의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회사 사업을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출판 분야로 이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종교플러스]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포상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포상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파라미타)는 다음 달 3∼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회 청소년문화재지킴이 봉사대회’를 연다. 올 한 해 동안 문화재지킴이단으로 활약한 청소년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우수 활동자를 포상하기 위한 자리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의 특강과 활동 발표 대회, 박물관 답사, 시상식 등으로 진행된다. 희망자는 참가 신청서와 활동 보고 자료를 오는 26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02)723-6165. 가톨릭 청년 교리서 출간 가톨릭출판사는 가톨릭 청년 교리서 ‘YOUCAT’ 한국어판(오스트리아 주교회의 지음, 최용호 옮김)을 펴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 세계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신앙의 해’ 추천 도서로 정한 천주교 교리서. 교리와 관련 된 527가지 질문과 답으로 구성돼 쉽게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알 수 있게 했다. 1만 5000원.
  • ‘창비’도 세계문학전집 발간… 年 100억대 시장 판도 바뀌나

    ‘창비’도 세계문학전집 발간… 年 100억대 시장 판도 바뀌나

    국내 대형 출판사들이 선점한 세계문학전집 시장에 ‘창비’가 가세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해외 판권을 다수 보유한 민음사가 국내 세계문학전집 시장의 70%가량을 과점한 가운데 창비의 도전이 과연 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세계문학전집은 그동안 입시를 앞둔 중·고교생 등 특정 연령대만 읽는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최근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문학전집 시장은 연간 100억원대로 성장했다. 박신규 창비 문학출판부 부장은 16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 등 1차분 10종 11권을 출간했다.”면서 “이미 90종의 세계문학전집을 기획했고, 이 중 30%가량은 국내 초역본”이라고 밝혔다. 2010년 19~20세기 해외단편소설을 번역출간한 ‘창비세계문학’(9권)의 반응이 좋아 아예 세계문학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전집에는 라틴아메리카와 중동, 인도, 아프리카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작가나 기존 유명 작가의 중·단편 소설집도 다수 포함될 예정이다. 창비의 뒤늦은 세계문학전집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제한된 파이를 놓고 경쟁만 치열해질지 의견이 엇갈린다. 1980년대 범우사·일신서적 등의 반양장·완역본으로 전성기를 맞은 뒤 1990년대 후반부터 민음사가 쇠퇴한 시장을 되살리며 주도권을 쥐었다. 민음사는 번역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면서 수년 전부터 연간 100만권 이상을 팔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음사와 문학동네가 다음 달 초 각각 300번, 100번째 책을 내놓는다. 더욱이 민음사가 선점한 시장에 웅진과 을유문화사(2008년), 문학동네(2009년), 시공사(2010년) 등이 뛰어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또 출판사마다 신뢰할 만한 번역과 국내 초역 등을 내세워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실제로 2009년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발간이 시장 판도 변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창비의 경우 해외문학 전문가로 구성된 편집기획위원과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제3세계 문학작품 소개를 차별점으로 꼽고 있다. 한기욱(인제대 영문과 교수) 창비 기획위원은 “단기적으로 차별성을 구분하긴 어렵겠지만 후발주자인 만큼 새로운 번역과 정선된 작품으로 우리만의 전집을 만들 것”이라며 “기존 고전을 새롭게 재구성해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만들고, 희곡·추리소설, 대표시선 등 장르도 다양화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제1권으로 선정된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그동안 국내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소개된 괴테의 작품이다. 임홍배(서울대 독문과 교수) 기획위원은 “원어 제목은 ‘슬픔’이라기 보다 복합적 어려움을 뜻한 ‘고뇌’에 가깝고, ‘베르테르’는 일본식 표기”라며 “당시 유럽에서 유행했던 서간체를 원어에 가깝에 되살려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1차분 가운데 오스트리아 작가 요제프 로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딜링의 ‘내가 안개마을에 있을 때’는 국내 처음 번역 소개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시조새’ 한림원 가이드라인대로 교과서 수록

    ‘시조새’ 한림원 가이드라인대로 교과서 수록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출판사들이 시조새 관련 내용을 보강하고 말(馬)의 진화 관련 서술을 보완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기독교계 단체인 ‘교과서 진화론 개정 추진위원회’(교진추)의 ‘시조새 삭제’ 청원을 출판사들이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진화론 논란이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번 사건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대결’로 ‘네이처’ ‘사이언스’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과학저널에 보도됐다. 국가 망신이라는 비판도 일었으나 부실한 교과서 집필 및 개정 절차가 보완되는 계기가 됐다. 16일 서울신문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입수한 ‘2013년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출판사별 수정 대조표’에 따르면 7개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중 기존에 시조새를 서술하고 있는 6개 교과서는 모두 진화론 관련 내용을 대폭 수정한다. 출판사들은 과학계 자문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지난달 제시한 ‘진화론 가이드라인’을 대부분 수용했다. 더텍스트 출판사는 기존에 ‘공룡과 조류의 중간단계’라고만 표현했던 시조새를 ‘원시조류로 분류되며 지금은 멸종한 종. 중생대의 화석에는 시조새 이외에도 깃털 달린 공룡 등 다양한 단계의 원시 깃털을 가지는 생물의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증거들로 현재의 조류는 공룡의 한 분류군에서 진화되었다고 여겨진다.’라고 수정 보완했다. 미래엔 출판사는 ‘시조새는 조류가 파충류로부터 진화하였음을 알려준다.’는 단정적인 표현에서 ‘시조새 화석에 의하면 조류가 파충류로부터 진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로 다소 완화했다. 상상아카데미,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등도 1~2줄에 불과했던 시조새 관련 서술을 한 문단 이상으로 크게 늘려 오해의 소지를 없앴다. 교진추가 지난 3월 청원했던 ‘말의 진화는 상상의 산물’에 대한 부분도 보완이 이뤄졌다. 교학사는 직선형으로 표시됐던 말의 진화도를 관목형으로 바꾸면서 ‘말의 진화 과정은 직선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의 말이 출현했다가 사라지는 매우 복잡한 진화 과정을 겪어 왔음을 보여준다.’는 내용을 삽입했다. 일부 출판사들은 시조새와 말의 진화 이외에 진화에 대한 기본 개념 등을 새롭게 추가하기도 했다. 7개 과학 교과서는 이달 초 인정이 완료돼 내년 3월부터 고등학교 1학년 교재로 사용된다. 과학 교과서 자문을 맡았던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기초과학관련학회협의체 회장은 “각 출판사들의 1차 수정본을 다시 검증해 여러 각도로 학계의 의견이 추가되도록 한 결과”라고 밝혔다. 반면 진화론 수정과 삭제를 주장했던 교진추 측은 “실제 개정과 자문 절차에 철저하게 진화론 학계의 의견만 수용됐다.”면서 유감을 나타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다른 길 걷는 中 대표작가 2인, 불편한 심경 토로

    다른 길 걷는 中 대표작가 2인, 불편한 심경 토로

    중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莫言)과 관련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모옌의 노벨상 수상 비난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모옌 스스로 그런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모옌은 14일 밤(현지시간) 관영 중국중앙(CC)TV 뉴스 채널의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가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당신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금 매우 신나고 반드시 행복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행복하다’는 답변을 유도했지만 모옌은 오히려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행복이란 아무런 걱정도 고민도 없이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를 말하지만 나는 현재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근심 또한 많은데 어찌 행복을 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공산당과 친한 어용 작가’라는 비난이 쇄도해 행복감보다는 심적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그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에 대한 비난을 해명하는 데 할애했다. 한편 모옌에 대해 ‘국가가 필요로 할 때마다 손재주를 부리는 국가 시인’이라고 혹평한 중국의 반체제 망명작가 랴오이우(廖亦武)가 14일 중국을 맹비난했다. 랴오는 이날 세계 문화 소통과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독일출판인협회가 수여하는 평화상을 받는 자리에서 “중국이란 나라는 깨부숴야 하는 거대한 쓰레기 더미”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중국은 손에 피를 묻히는 비인간적인 제국”이라면서 “서구는 자유무역이란 미명 아래 학살자들과 공모하고 있다.”고 중국과 서방을 싸잡아 비난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희생자를 애도하는 ‘대학살’이라는 시를 발표해 4년 동안 옥살이를 한 랴오는 지난해 7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베트남까지 걸어서 탈출한 뒤 독일로 망명했다. 랴오는 이날 시상식에서도 톈안먼 희생자를 추도하는 노래를 불렀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백제고산대제 20일 고산사에서

    최병식(도서출판 주류성 대표) 운주문화연구원장은 제19회 백제고산대제를 20일 오전 10시 세종시 전동면 운주산 고산사에서 갖는다. 고산대제는 백제 마지막 왕 의자왕과 부흥군을 추모하는 행사로, 운주산은 백제 부흥군이 마지막으로 항전한 주류성의 옛터로 알려져 있다.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 끊임없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등에서 밝힌 자신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 비판의 핵심이다. 안 후보가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새로운 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표리부동한 행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지나치게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한 게 도덕성 논란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파트 매입 시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 후보는 2000년 10월 당시 실거래 가격이 2억 4000만원가량인 본인 명의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를 팔면서 담당 구청에는 7000만원에 매각했다고 신고했다. 실거래가의 3분의1 수준으로 국세청 기준시가(1억 5000만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김 교수도 2001년 10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를 2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송파구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이 아파트 시세는 4억 5000만~5억 2000만원 선으로 김 교수가 2억원 이상 거래 가격을 낮춰 신고해 취·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깨끗한 이미지 ‘부메랑’ 맞는 安 실거래 가격으로 신고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 제도는 2006년 도입돼 안 후보나 김 교수의 다운계약서는 엄밀히 말하면 실정법 위반은 아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탈루되는 세금이 없도록 세무 행정을 강화하고, 탈세가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로 엄중하게 처벌해서 세금을 떼먹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운계약서 논란이 일자 안 후보 측은 “당시에는 위법은 아니었다.”면서도 “안 후보가 탈루된 세액에 대해 납부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해 알아봤지만 당시의 다운계약서는 탈법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다시 납부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께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 엄정한 잣대와 기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직접 사과했다. 부동산 문제는 전세살이 및 상속·증여 논란으로 이어진다. 그는 스스로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 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 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본인의 다운계약서 논란을 불러온 사당동 아파트는 모친이 ‘딱지’를 구입해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 후보는 사당동 아파트에서 4년을 살았고 이후 사당동 아파트를 전세 놓고 모친 소유의 재개발 아파트인 도곡동 아파트로 이사했다. 안 후보의 모친이 1988년 매입한 아파트였다. 안 후보와 모친은 일주일 간격으로 사당동 아파트 딱지와 도곡동 아파트 지분을 사들였고 12년 뒤에는 석 달 간격으로 두 아파트를 팔았다. 2001년에는 부인 명의의 문정동 아파트를 샀고 지난해 12월 팔았다. 현재 용산 주상복합건물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안 후보는 그동안 대전의 빌라와 여의도 주거형 오피스텔을 오가며 생활했다. 종합해 보면 안 후보가 결혼 이후 집 없이 전세살이한 기간은 2년 남짓인 셈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안 후보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서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부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도 또 안 후보는 저서 ‘행복바이러스 안철수’에서 “내가 살면서 할아버지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조부는 1979년 부산 수영구 남천동 99㎡ 규모의 2층 주택과 224㎡ 규모의 토지를 안 후보를 포함한 가족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매각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억 3000여만원. 안 후보의 지분 20%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200만원 정도다. 당시 안 후보는 고교 3학년이어서 매매로 위장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됐다. 두 사안에 대한 안 후보 측의 해명은 비슷하다. 딱지구입 논란에 대해서는 “부모가 직접 구해 줘 안 후보는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지금은 부모들이 연로해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서류도 사실관계만 나와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상속 논란에 대해서는 “돌아가신 조부가 하신 일로 현재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안 후보는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 부동산실명제 시행 이전의 일이어서 명의신탁이었는지 증여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군 생활도 책에서 밝힌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군생활 중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외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심 위원은 안 후보가 1995년 출판된 저서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에서 ‘군대생활 39개월은 나에게 커다란 공백기였고 의학연구나 컴퓨터 일을 할 수 없어 엄청난 고문’이라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군 복무 기간을 입대 전 사회생활 때 했던 것을 할 수 없게 됐다고 ‘공백기’, ‘고문’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안보에 대한 오도된 가치관이자 군과 군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의인화(義人化) 또는 위인화(偉人化) 태도도 비판하고 있다. 심 최고위원은 “생존한 인물 중 최초로 모두 11종의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안 후보의 미담 중 상당 부분은 안 후보가 스스로를 의인화·위인화한 데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례로 안철수연구소 창업 배경과 관련해 “2001년 발간된 저서와 인터뷰에서는 ‘학교 측의 채용보류 결정에 10개월간 실업자로 지내면서 아내가 벌어 온 돈으로 사는 게 견디기 어려워 창업했다’고 했는데 2003년부터는 자신이 의대 교수직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험난한 길에 뛰어들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미담이 각색되며 과대포장됐다는 게 새누리당 측의 비판이다. ●安측 “논문의혹 문제없다” 반박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안 후보 논문은 모두 5편으로, 이 가운데 4편은 재탕 또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안 후보 측은 논문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학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1993년 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제1저자가 5년 전 쓴 학위 논문을 재탕한 것이 아니냐는 게 논쟁의 핵심이다. 안 후보는 군복무 중일 때 이 논문에 제2저자로 참여했다. 1991년 의학박사 논문도 표절이라는 주장이 일었다. 안 후보가 2년 앞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서인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 논문 일부를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또 안 후보가 연구조원으로 참여해 제출된 1992년 연구보고서가 같은 해에 나온 다른 석사의 논문과 유사하다는 점,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1년에 500만원씩 1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았으며 1993년 안 후보가 제3저자로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도 1992년 다른 학회에 실린 논문과 비슷하다는 점이 생물학 연구 정보센터(브릭)의 자유게시판 등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학위 논문은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의무사항(1993년 논문)이고, 일부에서 인용 없이 사용했다고 문제 삼는 볼츠만 공식은 물리학적 원칙으로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1991년 논문)라고 반박하고 있다. 1992년 연구보고서에 대해서는 논문에 이름이 등재된 사실을 몰랐고 연구비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붉은 작가들/최광숙 논설위원

    붉은 색은 중국을 상징하는 색이다. 세계 미술시장에 붉은 옷을 입은 작가들이 등장한 지 꽤 됐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중국의 현대미술작가들은 이제 세계 미술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대접받고 있다. 장샤오강·웨민쥔·쩡판즈 등의 작품은 경매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고가에 팔려 나간다. 독특한 조형성과 유머러스한 사회풍자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미술시장에서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중국 미술의 위상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미술 시장을 넘어 문학계에도 중국 작가들이 약진하고 있다.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인 소설가 모옌이 그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중국 국적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문화대혁명 등 자신이 경험한 중국 현대사의 격변을 다양한 인간의 삶 속에서 풀어놓는 이야기꾼으로 평가받아 왔다.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모옌(莫言)을 필명으로 쓸 만큼 그는 글을 쓰는 데만 천착해온 인물이다. 중국 문단의 저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한국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1996년 중국 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는 출간되자마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정도다. 가난한 노동자가 자신의 피를 팔아 살아가는 인생 역정을 때론 눈물나게, 때론 경쾌하게 그려나가는 스토리 텔링이 대단하다. ‘붉은 수수밭’과 함께 장이머우 감독의 또 다른 영화 ‘홍등’의 원작자인 소설가 쑤퉁의 작품들도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 잘 팔린다. 옌롄커도 폭발력 있는 작가다. 반체제 성향이 강해 그의 최신 장편 ‘사서’(四書)는 중국에서 출판이 거부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출판됐다. 그는 얼마 전 모옌과 함께 가장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혔던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중·일 간의 영토분쟁과 관련해 “값싼 술(민족주의)에 취해 영혼이 오가는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며 냉정을 촉구하자 “지식인들의 대화가 영토분쟁에 한 잔의 냉차가 될 수 있다.”며 화답했던 이다. 국공합작과 문화대혁명, 개혁과 개방 등 굴곡진 중국 근·현대사를 뚫고 나온 중국 작가들이 이제 미술에 이어 문학 분야에서도 그 역량을 펼치고 있다. 사실 우리 작가들도 식민 지배와 분단, 6·25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 등 중국 못지않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왔다. 세계적인 예술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추었으니, 이제 작가들이 분발하는 일만 남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대통령이란 직업은 얼마나 훌륭한 성인군자여야 하는가”

    “대통령이란 직업은 얼마나 훌륭한 성인군자여야 하는가”

    ‘막스 베버’(도서출판 길 펴냄)를 낸 김덕영(54) 박사를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찻집에서 만났다. ‘막스 베버 이 사람을 보라’(인물과사상 펴냄)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저자 이름이 낯익을 것이다. 베버의 생애에 초점을 맞춰서 한번 정리했다면, 이번에는 법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로 변신해 가는 베버의 학문적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 분량이 만만찮다. 본문 900여쪽, 주석까지 합치면 1000여쪽이다. 그런데 막상 펴들면 의외로 쉽게 읽힌다. 대학생 수준에 맞춰서다. 문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베버에게 끼친 영향,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를 프랑스식 포스트모던 해석이 아니라 독일식 해석으로 읽어내는 부분 등 눈길 끄는 대목이 많다. 그러나 최근 한국 상황과 맞물린 몇 가지 질문과 대답만 정리했다.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 등장한 ‘선택적 친화력’이 최근 큰 인기였다. 박정희 평가에 동원될 수 있는 개념이라서다. “경제성장 ‘초기’는 ‘권위주의’ 정권과 친화성이 있다.”는 식의 경제성장을 하려면 독재는 어쩔 수 없었다는 건데,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다. 유신은 수출 100억 달러를 위한 조치였다는 홍사덕 발언이 한 예다. 당신 개념이 왜 박정희 정당화에 쓰이는가라고 묻는다면 베버는 뭐라 답할까. -앞으로 한국을 ‘환원적’ 근대화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책을 내겠다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우선 한국의 성장을 두고 흔히 ‘압축적’ 근대화라고 하는데 산업혁명 등으로 먼저 근대화 길을 걸은 영국을 제외한 모든 후발국가들은 다 압축적 근대화다. 그 표현은 한국의 근대화에 적당한 용어가 아니다. 그러면 왜 환원적 근대화냐. 우선 베버가 말한 근대화는 다양한 측면이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근대화 영역도 정치, 경제, 문화, 종교처럼 다양해야 하고, 근대화 주체도 각 계층, 이익단체, 시민 등 다양해야 한다. 그런데 박정희는 근대화를 경제적 근대화에만 환원시켰다. 두 번째로 경제적 근대화 역시 다양한 내용이 있다. 시장의 합리성, 노동조건이나 노동복지의 합리성, 화폐·금융 시스템의 합리성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다 무시하고 양적 성장으로만 환원시켰다. 박정희가 근대화했다지만, 그것은 일부 재벌과 개발 관료들이 주도한 양적 성장이라는, 근대화라는 큰 덩어리 가운데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그래서 정말 연구해야 할 부분은 박정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근대화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베버가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표현을 쓸 때 원래 의도한 바는 종교와 경제처럼 누가 봐도 서로 배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 뜻을 잘 곱씹어봐야 한다. →베버가 진보진영에 주는 화두는 아무래도 ‘책임윤리’일 듯 싶다. 최장집 그룹에서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폴리테이아 펴냄)를 내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문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무소속 대통령이 무슨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과도 연관 있다. 책에서 이 문제를 “행위와 체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라는 아주 인상적인 표현으로 정리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소명의식, 열정, 도덕성 다 중요하다. 그런데 전문적 훈련과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베버의 생각이다. 우리 사회에서 직업이라 하면 밥벌이의 비루함이 떠오르기 때문에 ‘소명’이라 번역한 것 같은데 그 때문에 나는 오히려 ‘직업’이란 표현을 썼다. 직업이란 베버적인 의미에서 전문성을 뜻한다. 한 사람이 철학, 신학, 수학을 다 다루던 교양인의 시대가 가고 근대는 전문적 직업인의 시대라는 것이다. 직업의 전문성이란 베버가 보기에 한 걸음 물러날 줄 안다는 것이다. 내 분야가 아닌 분야에서 물러난다는 의미이자, 내 분야에서도 합리적 판단을 하려면 객관적 거리를 확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대상에서 한 걸음 물러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성이란 자기제한이자 일종의 체념이라는 게 베버의 통찰이다. 한국사회에서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 자체가 박정희 시대의 유산이거니와, 그런 안철수를 끌어내린답시고 도덕성 검증에 올인하는 행태도 박정희 시대의 유산이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적 전문 정치인을 괜히 뽑아두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하고, 동시에 대통령이라는 직업적 전문 정치인이 대체 얼마나 훌륭한 성인군자이자 도덕적 슈퍼맨이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도 한번 따져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위로부터의 근대화, 비스마르크의 권위주의적 전통 등으로 인해 독일이 ‘비정치적 민족’이 되어버렸다는 베버의 한탄이 한국적 상황에 비춰봤을 때 아주 인상적이었다. -바로 그 부분이다. 우리는 정치라고 하면 무슨 국가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행하는 엄청나게 대단한 결단처럼 여긴다. 정치하는 사람도 그렇게 떠들고, 선거하는 국민들도 선거만 잘 치르면 내일 당장 천지개벽이 일어나야 하는 것처럼 군다. 그러면서 정작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나라님과 관료와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 정치는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쉽게 말하면 무슨 일이든 내 목소리도 반영하라는 것이다. 주장하고 참여하면 된다. 그런데 모두 거창하고 추상적 구호만 얘기할 뿐, 디테일하고 실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말도 하지 않는다. 가장 정치적인 것 같은데, 가장 비정치적인 태도다. →마지막으로 요즘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경제이론을 넘어서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베버를 떠올리게 할 만큼 역사적, 제도적 관점에서 발언을 쏟아낸다. 그런데 정작 베버는 1890년대 벌어진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과 한계효용학파 간의 방법론 논쟁에서 한계효용학파 쪽으로 기울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 부분은 베버가 생전에도 많은 비판을 받았고, 박사학위 논문으로 그 주제를 다룬 나도 많이 비판받았다. 비판 내용은 왜 독일 편 안 들고 오스트리아 편을 들었냐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한계효용학파라는 표현보다 이론경제학파, 혹은 오스트리아학파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오늘날에도 여전한 편견 중 하나는 경험적 자료가 축적되면 이론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생각이다. 베버는 역사와 이론의 통합을 추진하되 이런 편견을 타개하기 위해 이론 중심의 통합을 추구했다. 그러다 보니 방법론 논쟁에서도 어떻게든 모델을 만들어내려 했던 이론경제학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는 베버는 부르주아 사회학자이고,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 사회학자라는 식으로 둘을 대립시키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독일 학계 입장에서야 ‘헤겔-청년헤겔학파-마르크스’의 계보가 있고 ‘칸트-신칸트학파-베버’의 계보가 있으면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런데 베버가 신칸트학파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그건 인식론 분야에 한정됐다. 오히려 베버는 마르크스를 높게 평가했다. 마르크스도 기본적으로 영국 역사에서 자본주의 이론을 뽑아낸 것 아닌가. 역사와 이론을 통합하되 이론 중심으로 통합한다는 베버의 입맛에 딱 맞는 사례다. 내가 ‘마르크스를 사랑한 베버리언’이란 표현을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베버가 가장 의식했던 인물은 마르크스라기보다 베르너 좀바르트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eekend inside] 지금 대나무숲에선 무슨 일이

    [Weekend inside] 지금 대나무숲에선 무슨 일이

    “트위터에 그 글 봤어? OOO 의원실 같은데….” “글쎄요. 저는 누구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던데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간 국회의원 보좌진의 대화다. 이들이 화제로 삼은 것은 ‘국회 옆 대나무숲’이라는 트위터 계정이다. “오래된 보좌관들이나 비서관 중에 본인들이 의원인 줄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 “영감(국회의원)이 진상인 게 나을까, 보좌관이 진상인 게 나을까.”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리는 이들은 대부분 국회 8~9급 비서들로 보인다. 국회의원 모시랴, 상관(보좌관) 눈치 보랴…. 3대 헌법기관인 입법부의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멀게만 느껴졌던 여의도 정치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나무숲 현상’의 한 단면이다.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이 하소연을 풀어놓는 이른바 ‘○○ 옆 대나무숲’ 계정이 트위터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전래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주인공이 대나무숲에서 속 시원하게 임금님의 신체 비밀을 얘기한 것을 SNS상에 옮겨 놓은 것이다. 지난달 12일 첫 계정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 생겨난 지 한 달 만인 12일 현재 70여개의 관련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졌다. ‘촬영장 옆 대나무숲’ ‘디자인회사 옆 대나무숲’ ‘우골탑(대학) 옆 대나무숲’ ‘광고회사 옆 대나무숲’ ‘홍보회사 옆 대나무숲’ 등 관련 트위터 계정이 줄줄이 생성됐다. 트위터의 본고장 미국에도 없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한국만의 현상이다. 스마트폰 등 다양한 소통 도구를 가진 시대에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는 방증이다. 원조는 ‘출판사X’라는 트위터 계정이었다. 익명의 출판사 직원이 회사의 비리, 출판사 사장의 차명 재산 등을 SNS에 공개하는 글을 올리자 출판업계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문이 퍼졌다. 문제의 출판사는 결국 직원 단속에 나섰다. ‘출판사X’는 “사장이 직원들을 소집했다.”는 마지막 글과 함께 사라졌다. 흔히 말하는 ‘계정이 폭파됐다’는 것이다. 그 이후 만들어진 계정이 바로 최초의 대나무숲인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었다. 공개된 새 계정의 비밀번호는 97889였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의 시작 번호를 의미했다. 비밀번호를 알면 누구나 글을 남길 수 있었다. ‘출판사X’의 트위트를 보고 동조했던 이들이 직접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팔로어는 12일 오전 현재 4437명으로 다른 대나무숲 계정에 비해 월등히 많다. ●“OO 옆 대나무숲 들어봤어?” 하위직 직원들의 불만이 외부에 공개되면 상당한 파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지만 실명이나 (실제 인물이 추측이 가능한) 이니셜을 거론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는 운영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명예훼손 같은 시비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누구에겐 통쾌하고 다른 누구에겐 부담스러운 글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올라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글이 갑자기 삭제되거나 계정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비밀번호가 공개됐으니 아무나 들어가 글을 지울 수도 있고 계정을 없앨 수도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때로는 “글을 올리고 나니 부담스럽다.”며 트위트를 스스로 삭제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업계 비정규직 스태프가 만든 ‘촬영장 옆 대나무숲’과 광고업계 종사자가 만든 ‘광고회사 옆 대나무숲’ 등은 실제로 ‘폭파’되기도 했다. 누가, 왜 계정을 삭제했는지는 모르지만 대나무숲의 존재 자체가 부담스러운 해당 업계 관계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만 나돌 뿐이다. 이런 경우는 또 다른 누군가가 ‘OO 옆 대나무숲 2nd’ 등의 이름으로 유사한 계정을 다시 만들어 대나무숲을 부활시키기도 한다. 더불어 정치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대나무숲 계정을 만들지만 올라오는 글 대부분이 정치색을 띠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혼잣말이나 친구에게 풀어놓는 하소연, 자조 섞인 푸념 같은 글이 주를 이루지만 오히려 정치적인 주장이나 구호보다 더욱 공감을 얻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정모(33)씨는 “노조 없는 디자이너들의 푸념 같은 글이 올라오는데 우리 업계를 오히려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정치적인 발언이나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더욱 공감이 가고 나를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 추석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낮 12시에 집에서 나와 밤 10시까지 회사 협찬 행사 진행하는 데 불려 나가서 일하고 왔네요.”, “명절인데 보너스도 없음.…못 줄 거 같으면 미리 알려주든가.” 등의 글이 대나무숲에 등장했다. 연휴에도 쉬지 못하거나 월급이 나오지 않은 직종 종사자들의 푸념이었다. 또 추석에는 며느리들의 고충이 담긴 ‘시월드 옆 대나무숲’이 주목받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0일 ‘소방관 옆 대나무숲’이란 계정이 생겼다.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상향시켜라.”라는 첫 트위트가 올라온 후 “소방차, 앰뷸런스 비싼 거 알겠지만 내구연한 다 되면 알아서 바로바로 빠르게 좀 바꿔주면 안 되나.”, “대한민국 인구는 5000만명을 넘어가지만 소방관은 4만명도 안 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직역과 계층에 상관없이 다양한 대나무숲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방방재청의 한 관계자는 “트위터를 할 줄도 모르고 대나무숲 트위터라는 말도 처음 듣는다.”면서 “국감을 앞두고 누군가 관심을 끌려고 만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진짜 소방관이 만든 계정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까지 대나무숲 계정을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다. ●전문가 “사회자 약자들이 저항하는 일상의 방식” 정치·사회학자들은 인터넷상의 대나무숲 현상을 사회적 약자가 저항하는 방식의 일종으로 해석했다. 미국 정치학자인 제임스 스콧 예일대 교수가 저서 ‘약자의 무기’에서 말한 사회적 약자가 할 수 있는 ‘일상 형식의 저항’이 바로 대나무숲 현상이라고 분석된다. 소소한 방식으로 ‘강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자신을 재확인한다는 약자의 행태가 SNS를 통해 새롭게 나타난 셈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 제도에서 대변되지 못하거나 홈페이지와 게시판을 가진 노조 같은 조직들과 달리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들이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나무숲 현상이 출판업계에서 먼저 나타난 이유에 대한 분석도 제시됐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출판업계와 같은 일종의 지식 노동자들에게는 성찰적, 비판적 시각이 있다.”면서 “정보사회의 수평·분산적이고 횡적인 네트워크의 특징이 이들의 특성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대나무숲 트위터상의 개인적인 하소연과 불만도 사적인 의미를 넘어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나타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교수는 “(대나무숲 계정의 글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이슈가 될 수도 있다.”면서 “명료하게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현 정권의 경제 정책, 실업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이 은연중에 드러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공산체제 체념한 사람들의 기막힌 얘기들

    공산체제 체념한 사람들의 기막힌 얘기들

    ‘중국의 모옌(57)이냐, 일본의 하루키냐’며 지켜보던 2012년 노벨문학상은 지난 11일 중국의 소설가 모옌에게 돌아갔다. ‘대체 모옌이 누구냐?’ 싶지만 장이머우 감독의 토속성이 강한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라고 하면 무릎을 딱 치며 감탄사를 연발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안다’는 우쭐한 기분의 표현이겠지만 사실 그의 작품을 국내에서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은 각 출판사의 판매 부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영나 문학동네 해외1팀 부장은 “한국 독자들이 영미 작가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박’작품은 없지만, 공산주의 체제에서 체념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환상과 꿈과 농담으로 버무려져 있다.”고 했다. 모옌의 작품이 대중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창비,문학동네, RHK, 민음사 등 각 출판사는 작품마다 최소 1쇄 2000부 정도를 더 찍는다. 1955년 생으로 수수가 붉게 타는 듯이 익어가는 아름다운 산둥성 가오미현 출신의 모옌은 1981년 문단에 데뷔한 이래 30년간 누에가 실을 뽑아내듯 쉬지 않고 수많은 작품을 내놓지만, 국내에 번역·출판된 작품은 10개 안팎이다. 인터넷 서점이나 교보문고 등에서 한 달 동안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할인 판매전에 돌입하니, 모옌 연구에 들어가보자.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문학동네 펴냄)는 표제작을 포함해 3편의 중편소설을 모았다. 표제작의 주인공 딩 사부는 정년을 한 달 앞두고 공장에서 해고당하자, 엉뚱한 생계대책을 세운다. 숲 속에 버려진 폐차를 개조한뒤 연인들에게 장소를 빌려주는 ‘아담한 휴게소’를 차린 것이다. 딩 사부가 생계와 숲 속의 차 안에서 들려오는 온갖 교성 사이에서 위태로운 생존의 줄타기를 한다는 웃기지만 울고 싶은 이야기다. 문학동네에서는 ‘달빛을 베다’도 추천작이다. ‘인생은 고달파 1·2’(창비 펴냄)에서 고밀 동북향의 지주였던 서문뇨는 중국의 토지개혁이 진행되자 악덕 지주로 낙인 찍혀 1950년 총살당한다. 염라대왕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끝에 환생을 약속받았지만, 나귀, 소, 새끼돼지, 개, 원숭이 등으로 태어났다. 2001년 1월 1일 새벽 밀레니엄 베이비로 태어난 남천세는 5살이 되던 해 자신의 윤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지난 50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났던 각종 격변을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 입혀서 기괴하고 황당무계하며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능청스럽게 펼친다. RHK에서는 ‘풀 먹는 가족 1·2’와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 1·2’를 2007년에 발간했는데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열띤’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역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특히 ‘풀 먹는 가족’은 콜롬비아의 노벨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마르케스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송명주 RHK 문예1팀장은 “모옌이 민중의 밑바닥 삶을 유쾌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측면에서 김기덕 영화감독의 작품 코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중국 여배우 공리가 생각나는 ‘붉은 수수밭’의 원작소설인 ‘홍까오량 가족’(문학과지성사 펴냄)은 고량주 양조장집 아들에게 팔리 듯 시집가던 따이펑리옌의 삶을 192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그려놓았다. ‘개구리’(민음사 펴냄)는 최근 작품으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의 조카가 일흔이 넘은 고모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고모는 젊은 시절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살아 있는 보살이자 삼신 할멈’이었으나 공군 조종사인 약혼자가 타이완으로 망명하면서 ‘반역자의 약혼녀’라는 꼬리표를 단다.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 탓에 고모는 임신중절수술을 하도록 강요받는데, 국가가 개인의 삶을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들여다본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中 지식인 “모옌은 공산당의 하수인” 모옌 “사르트르도 노벨상 받아”

    中 지식인 “모옌은 공산당의 하수인” 모옌 “사르트르도 노벨상 받아”

    “공산당원이던 장 폴 사르트르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모옌(莫言)은 12일 자신이 공산당과 친한 ‘어용 작가’여서 노벨문학상 수상 자격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내가 상을 받은 것은 문학의 승리이지 정치의 승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중국 산둥(山東)성 가오미(高密)현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작품은 인간의 운명과 감정에 대한 것으로 정치를 초월한다.”면서 “나의 수상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나의 작품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들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중국 작가 탄압의 계기가 됐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옌안(延安) 문예 좌담회 연설’ 기념 출판에 참여한 데 대한 비난과 관련, “정치적으로 둔감한 탓에 그런 엄청난 비난을 받을지 몰랐지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노벨평화상을 탔을 때 침묵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류샤오보의 활동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가 가능한 한 빨리 자유를 얻길 바란다.”고 태도를 바꿨다. 앞서 모옌의 수상 소식이 발표되자 일부 중화권 지식인들은 노벨상위원회를 상대로 항의 활동을 하겠다며 반발했다고 이날 명보가 보도했다. 미국에 망명한 반체제 작가 위제(余杰)는 “모옌은 독재와 전제주의에 봉사하는 공산당의 하수인”이라며 수상 자격을 문제 삼았다. 한편 이날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류샤오보 수상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어째서 환영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느냐.’는 질문에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면서 “모옌은 중국 최고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널리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중국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탄다면 그것은 모옌이다.”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인 ‘모옌’(莫言·57)이 11일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수상은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관머우예(管謀業)가 본명인 모옌은 1981년 작가로 등단했다. 중국의 문학평론가인 왕더웨이는 “모옌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는 필명을 붙였지만, 그의 붓끝은 천만 마디가 모자랄 지경”이라고 평가했다. 환상적 사실주의의 경향을 나타내는 그의 작품은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그리면서도 개별적 인물의 삶에서 근원적 보편성을 이끌어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아왔다. 모옌은 수려한 필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갖춘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낚아채는 관록을 품고, 고향의 전설을 바탕으로 역사의 궤적을 생생한 필체에 담아냈다. 자신이 농민이자 노동자였기에 진솔하게 동시대 민중의 척박한 삶을 그려낼 수 있었다. 산둥성 가오미현 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그는 중국의 격변을 고스란히 겪었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공포를 작품에 담는다. 소설 속 인물들이 보이는 외로움과 굶주림, 공포는 어린 모옌의 자전적 모습이기도 하다. 문화대혁명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수년간 농촌을 전전하며 생활하다 18세에 면화 가공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로 일했다. 21세 때는 인민해방군에 입대했고, 이후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와 베이징 사범대, 루쉰 문학창작원에서 문재(文才)를 갈고닦았다.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한 그는 자신의 소설 ‘훙가오량 가족’ 일부를 1988년 영화화한 장이머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이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해 유명해졌다. 중국 다자문학상, 이탈리아 노니로 문학상, 홍콩 아시아문학상,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등을 받으며 중국작가 중 가장 널리 알려졌다. 그는 작품 속에서 관료사회에서 민중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무시와 수모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했다. 상사나 관료의 거짓 약속에 묵묵히 당하는 모범 노동자 딩 사부(‘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나, 소들을 진심으로 보살피면서도 간부에게 냉대와 무시를 당하는 두씨 영감(‘소’), 오른발을 먼저 내디뎠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우파로 몰린 주충런(‘삼십 년 전의 어느 장거리경주’)이 그런 인물이다. 이들은 노동자·농민을 위한다는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허위를 폭로한다. 최근에는 중국 산아제한 정책 탓에 강제 낙태수술을 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개구리’로 중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모옌은 인간이 지닌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희망을 굳게 믿는 작가이다. 그래서 비인간적인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인물들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20여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 출판되고 있다. 국내에도 10여권이 번역돼 출간됐다. 한편 모옌은 대표적인 중국 내 ‘지한파’ 작가로 불린다. 200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선 “고구려의 문화는 한국의 문화가 분명하다.”면서 “문제가 커진다면 (결국) 한국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1955년 중국 산둥성 가오미현 출생 ▲1973년 면화가공공장 노동자로 취업 ▲1976년 인민해방군 입대.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 졸업. 베이징 사범대학·루쉰 문학창작원 문학 석사학위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 ▲1987년 장편 ‘훙가오량 가족’ 발표. 장이머우 감독이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2011년 중국의 대표 문학상 ‘마오둔(茅盾) 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톈탕 마을 마늘종 노래’(1988), ‘술의 나라’(1993), ‘풀 먹는 가족’(1993), ‘풍유비둔’(1995), ‘맹그로브숲’(1999), ‘탄샹싱’(2001), ‘열세 걸음’(2003), ‘사십일포’(2003), ‘인생은 고달파’(2006), ‘달빛을 베다’(2006), ‘개구리’(2009)
  • “SNS 통한 세대파워, 대선 중요 변수”

    “SNS 통한 세대파워, 대선 중요 변수”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이 서울·부산에서만 있었지만, 이번은 대선이기 때문에 SNS가 지역보다 세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다. 각 선거캠프가 얼마나 많은 영향력 있는 파워트위터리안과 연결돼 있느냐가 중요 변수이다. SNS가 오프라인과 연결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가장 우위를 점하는 당은 민주통합당이다.”  윤영철(55·연세대 교수) 한국언론학회 회장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치적 소통과 SNS’(나남 펴냄) 출판 간담회에서 “안철수 후보가 20·30대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려면 무소속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SNS를 활발하게 쓰는 20·30대가 안 후보의 지지층과 겹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소속 정당 없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주장과 ‘SNS로 정당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에 대한 분석이다.  한국언론학회가 낸 ‘정치적 소통과 SNS’은 한국적 상황에서 SNS의 역할과 기능, 부작용까지 모두 짚어본 학술 서적이다. 윤 회장은 난해하고 피상적인 이론만 제시한 게 아니라 한국의 정치, 사회와 엮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언론현상을 진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사회, 행정, 언론계 모두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했다. 빠른 시간내 영문으로 번역해 외국에 이론서로 내보내고 싶은 욕심도 밝혔다.  윤 회장은 “우리가 인터넷 강국이고, 소셜미디어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진화했는데, 외국 이론에 의존하던 버릇 탓에 이론이 만들어지길 기다리던 타성을 반성하고, 한국 언론학계가 먼저 소셜미디어부문의 학문화·이론화에 앞장서고자 이 책을 냈다.”면서 “앞으로 5년 동안 이 책은 논문에 가장 많이 인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민 서울대 교수를 기획위원장으로 임명한 뒤 30~40대의 법학·정치학·행정학·언론학·사회학 등 젊은 학자 18명이 참여했다. ‘소셜네트워크 시대, 정당정치의 위기인가’, ‘4·11총선 후보자들과 SNS 선거캠페인’, ‘투표인증샷의 특징’, ‘서기호 판사와 SNS 규제’, ‘언론 SNS, 그리고 ‘사실검증’의 필요성’ 등 현상분석이 따끈따끈하다.  윤 회장과 윤 기획위원장은 “평소에 가깝게 지냈던 교수들의 원고도 수준이 미달하는 것은 스스로 철회하도록 요구하거나, 우리가 과감하게 뺐다.”면서 “올해가 한국언론학회 50주년인데, 한국이 주도해가는 SNS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할 분석을 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글·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日 ‘전자제국’의 굴욕적 몰락, 왜

    2차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부활시킨 전자산업의 트로이카 소니·파나소닉·샤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제품 브랜드에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명성을 누렸던 이들 기업의 현재 시가총액 합계는 290억 달러(약 32조원). 1990년대 후반 워크맨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소니의 당시 시가총액(1200억 달러)의 25% 선에도 못 미친다. ‘굴욕’을 넘어 ‘몰락’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일본 전자산업의 부진을 한국 전자업체의 강점과 조목조목 비교한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먼저 일본 전자기업들이 몰락하게 된 주된 이유로 지나친 내수 집중과 인구감소를 꼽았다. 세 기업의 지난해 국내 매출 비중은 각각 32%, 48%, 53%에 달했다. 17%를 기록한 삼성과 LG의 두 배를 넘는다. 씨티그룹연구소 일본지사는 “이들이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하는 동안 반대로 생산과 개발, 판매, 관리 같은 기술을 세계화하는 데 무뎌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인구가 2008년 1억 278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50년에는 1억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규모는 여전히 세계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급속한 인구 감소로 내수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진국에 대한 과도한 판매 집중과 국내 생산체제 고수도 약점으로 꼽힌다. 세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는 일본과 북미, 유럽에서 나왔다. 반면 삼성과 LG는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52%, 35%의 수익만 올렸다. 한국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는 동안 일본 기업은 고집스럽게 국내 생산을 추구했다. 이는 원가상승을 불러왔고 곧바로 판매량과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한국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동안 일본은 자국의 제조업에 대한 과신을 바탕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선진국에 집중한 것이 성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자국 업체 간 과도한 경쟁도 약점이다. 소니와 삼성을 비교한 책을 출판했던 장세진 싱가포르국립대 석좌교수는 이를 “일본에는 9개의 TV업체, 10개의 휴대전화업체, 10곳의 컴퓨터 회사가 있지만 한국에는 삼성과 LG 2곳이 있을 뿐이다.”라고 압축해서 표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가들이 안전자산인 엔화에 투자하면서 엔고를 유발, 일본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한 것도 몰락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세계 최고 기술전략가로 손꼽히는 피터 코헨은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에 대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소니가 애플리케이션 같은 소프트웨어 대신 하드웨어에 집중하면서 ‘혁신’의 타이틀을 애플과 삼성에 넘겨주면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서울 중랑구와 새마을문고지부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오후 4시 면목역공원에서 ‘2113 도서무료교환전’ 행사를 갖는다. 책장에서 잠자는 헌 책을 이웃들과 나눠 보자는 취지다. 2113은 ‘2009년 이후 출판된 헌 책 2권을 새 책 1권으로, 1인당 3권까지 바꿔 준다’는 의미다. 행사장에서는 신간도서 1500여권을 갖추고 손님을 맞는다. 당일 새마을문고 회원들은 도서교환뿐 아니라 책도 직접 읽어주고, 좋은 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추천도 해준다. 행사를 마치고 남은 도서는 관내 복지시설 및 도서관에 기증해 여러 주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한다. 구는 지난해 행사 때도 새 책 1853권을 구입해 헌 책 1192권과 교환한 바 있다. 남은 새 책 661권과 헌 책 2384권은 부랑인 복지시설인 은혜의 집, 중랑경찰서,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중홍초등학교, 그루터기청소년공부방에 기증했다. 새마을문고 관계자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무료도서교환전을 통해 주민들이 따끈따끈한 새 책을 많이 읽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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