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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 끊임없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등에서 밝힌 자신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 비판의 핵심이다. 안 후보가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새로운 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표리부동한 행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지나치게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한 게 도덕성 논란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파트 매입 시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 후보는 2000년 10월 당시 실거래 가격이 2억 4000만원가량인 본인 명의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를 팔면서 담당 구청에는 7000만원에 매각했다고 신고했다. 실거래가의 3분의1 수준으로 국세청 기준시가(1억 5000만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김 교수도 2001년 10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를 2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송파구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이 아파트 시세는 4억 5000만~5억 2000만원 선으로 김 교수가 2억원 이상 거래 가격을 낮춰 신고해 취·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깨끗한 이미지 ‘부메랑’ 맞는 安 실거래 가격으로 신고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 제도는 2006년 도입돼 안 후보나 김 교수의 다운계약서는 엄밀히 말하면 실정법 위반은 아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탈루되는 세금이 없도록 세무 행정을 강화하고, 탈세가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로 엄중하게 처벌해서 세금을 떼먹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운계약서 논란이 일자 안 후보 측은 “당시에는 위법은 아니었다.”면서도 “안 후보가 탈루된 세액에 대해 납부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해 알아봤지만 당시의 다운계약서는 탈법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다시 납부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께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 엄정한 잣대와 기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직접 사과했다. 부동산 문제는 전세살이 및 상속·증여 논란으로 이어진다. 그는 스스로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 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 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본인의 다운계약서 논란을 불러온 사당동 아파트는 모친이 ‘딱지’를 구입해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 후보는 사당동 아파트에서 4년을 살았고 이후 사당동 아파트를 전세 놓고 모친 소유의 재개발 아파트인 도곡동 아파트로 이사했다. 안 후보의 모친이 1988년 매입한 아파트였다. 안 후보와 모친은 일주일 간격으로 사당동 아파트 딱지와 도곡동 아파트 지분을 사들였고 12년 뒤에는 석 달 간격으로 두 아파트를 팔았다. 2001년에는 부인 명의의 문정동 아파트를 샀고 지난해 12월 팔았다. 현재 용산 주상복합건물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안 후보는 그동안 대전의 빌라와 여의도 주거형 오피스텔을 오가며 생활했다. 종합해 보면 안 후보가 결혼 이후 집 없이 전세살이한 기간은 2년 남짓인 셈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안 후보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서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부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도 또 안 후보는 저서 ‘행복바이러스 안철수’에서 “내가 살면서 할아버지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조부는 1979년 부산 수영구 남천동 99㎡ 규모의 2층 주택과 224㎡ 규모의 토지를 안 후보를 포함한 가족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매각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억 3000여만원. 안 후보의 지분 20%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200만원 정도다. 당시 안 후보는 고교 3학년이어서 매매로 위장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됐다. 두 사안에 대한 안 후보 측의 해명은 비슷하다. 딱지구입 논란에 대해서는 “부모가 직접 구해 줘 안 후보는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지금은 부모들이 연로해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서류도 사실관계만 나와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상속 논란에 대해서는 “돌아가신 조부가 하신 일로 현재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안 후보는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 부동산실명제 시행 이전의 일이어서 명의신탁이었는지 증여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군 생활도 책에서 밝힌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군생활 중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외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심 위원은 안 후보가 1995년 출판된 저서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에서 ‘군대생활 39개월은 나에게 커다란 공백기였고 의학연구나 컴퓨터 일을 할 수 없어 엄청난 고문’이라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군 복무 기간을 입대 전 사회생활 때 했던 것을 할 수 없게 됐다고 ‘공백기’, ‘고문’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안보에 대한 오도된 가치관이자 군과 군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의인화(義人化) 또는 위인화(偉人化) 태도도 비판하고 있다. 심 최고위원은 “생존한 인물 중 최초로 모두 11종의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안 후보의 미담 중 상당 부분은 안 후보가 스스로를 의인화·위인화한 데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례로 안철수연구소 창업 배경과 관련해 “2001년 발간된 저서와 인터뷰에서는 ‘학교 측의 채용보류 결정에 10개월간 실업자로 지내면서 아내가 벌어 온 돈으로 사는 게 견디기 어려워 창업했다’고 했는데 2003년부터는 자신이 의대 교수직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험난한 길에 뛰어들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미담이 각색되며 과대포장됐다는 게 새누리당 측의 비판이다. ●安측 “논문의혹 문제없다” 반박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안 후보 논문은 모두 5편으로, 이 가운데 4편은 재탕 또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안 후보 측은 논문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학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1993년 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제1저자가 5년 전 쓴 학위 논문을 재탕한 것이 아니냐는 게 논쟁의 핵심이다. 안 후보는 군복무 중일 때 이 논문에 제2저자로 참여했다. 1991년 의학박사 논문도 표절이라는 주장이 일었다. 안 후보가 2년 앞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서인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 논문 일부를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또 안 후보가 연구조원으로 참여해 제출된 1992년 연구보고서가 같은 해에 나온 다른 석사의 논문과 유사하다는 점,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1년에 500만원씩 1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았으며 1993년 안 후보가 제3저자로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도 1992년 다른 학회에 실린 논문과 비슷하다는 점이 생물학 연구 정보센터(브릭)의 자유게시판 등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학위 논문은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의무사항(1993년 논문)이고, 일부에서 인용 없이 사용했다고 문제 삼는 볼츠만 공식은 물리학적 원칙으로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1991년 논문)라고 반박하고 있다. 1992년 연구보고서에 대해서는 논문에 이름이 등재된 사실을 몰랐고 연구비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씨줄날줄] 붉은 작가들/최광숙 논설위원

    붉은 색은 중국을 상징하는 색이다. 세계 미술시장에 붉은 옷을 입은 작가들이 등장한 지 꽤 됐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중국의 현대미술작가들은 이제 세계 미술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대접받고 있다. 장샤오강·웨민쥔·쩡판즈 등의 작품은 경매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고가에 팔려 나간다. 독특한 조형성과 유머러스한 사회풍자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미술시장에서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중국 미술의 위상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미술 시장을 넘어 문학계에도 중국 작가들이 약진하고 있다.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인 소설가 모옌이 그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중국 국적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문화대혁명 등 자신이 경험한 중국 현대사의 격변을 다양한 인간의 삶 속에서 풀어놓는 이야기꾼으로 평가받아 왔다.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모옌(莫言)을 필명으로 쓸 만큼 그는 글을 쓰는 데만 천착해온 인물이다. 중국 문단의 저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은 한국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1996년 중국 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는 출간되자마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정도다. 가난한 노동자가 자신의 피를 팔아 살아가는 인생 역정을 때론 눈물나게, 때론 경쾌하게 그려나가는 스토리 텔링이 대단하다. ‘붉은 수수밭’과 함께 장이머우 감독의 또 다른 영화 ‘홍등’의 원작자인 소설가 쑤퉁의 작품들도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 잘 팔린다. 옌롄커도 폭발력 있는 작가다. 반체제 성향이 강해 그의 최신 장편 ‘사서’(四書)는 중국에서 출판이 거부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출판됐다. 그는 얼마 전 모옌과 함께 가장 강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혔던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중·일 간의 영토분쟁과 관련해 “값싼 술(민족주의)에 취해 영혼이 오가는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며 냉정을 촉구하자 “지식인들의 대화가 영토분쟁에 한 잔의 냉차가 될 수 있다.”며 화답했던 이다. 국공합작과 문화대혁명, 개혁과 개방 등 굴곡진 중국 근·현대사를 뚫고 나온 중국 작가들이 이제 미술에 이어 문학 분야에서도 그 역량을 펼치고 있다. 사실 우리 작가들도 식민 지배와 분단, 6·25전쟁,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 등 중국 못지않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왔다. 세계적인 예술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추었으니, 이제 작가들이 분발하는 일만 남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공산체제 체념한 사람들의 기막힌 얘기들

    공산체제 체념한 사람들의 기막힌 얘기들

    ‘중국의 모옌(57)이냐, 일본의 하루키냐’며 지켜보던 2012년 노벨문학상은 지난 11일 중국의 소설가 모옌에게 돌아갔다. ‘대체 모옌이 누구냐?’ 싶지만 장이머우 감독의 토속성이 강한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라고 하면 무릎을 딱 치며 감탄사를 연발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안다’는 우쭐한 기분의 표현이겠지만 사실 그의 작품을 국내에서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은 각 출판사의 판매 부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영나 문학동네 해외1팀 부장은 “한국 독자들이 영미 작가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박’작품은 없지만, 공산주의 체제에서 체념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환상과 꿈과 농담으로 버무려져 있다.”고 했다. 모옌의 작품이 대중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창비,문학동네, RHK, 민음사 등 각 출판사는 작품마다 최소 1쇄 2000부 정도를 더 찍는다. 1955년 생으로 수수가 붉게 타는 듯이 익어가는 아름다운 산둥성 가오미현 출신의 모옌은 1981년 문단에 데뷔한 이래 30년간 누에가 실을 뽑아내듯 쉬지 않고 수많은 작품을 내놓지만, 국내에 번역·출판된 작품은 10개 안팎이다. 인터넷 서점이나 교보문고 등에서 한 달 동안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 특별할인 판매전에 돌입하니, 모옌 연구에 들어가보자.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문학동네 펴냄)는 표제작을 포함해 3편의 중편소설을 모았다. 표제작의 주인공 딩 사부는 정년을 한 달 앞두고 공장에서 해고당하자, 엉뚱한 생계대책을 세운다. 숲 속에 버려진 폐차를 개조한뒤 연인들에게 장소를 빌려주는 ‘아담한 휴게소’를 차린 것이다. 딩 사부가 생계와 숲 속의 차 안에서 들려오는 온갖 교성 사이에서 위태로운 생존의 줄타기를 한다는 웃기지만 울고 싶은 이야기다. 문학동네에서는 ‘달빛을 베다’도 추천작이다. ‘인생은 고달파 1·2’(창비 펴냄)에서 고밀 동북향의 지주였던 서문뇨는 중국의 토지개혁이 진행되자 악덕 지주로 낙인 찍혀 1950년 총살당한다. 염라대왕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끝에 환생을 약속받았지만, 나귀, 소, 새끼돼지, 개, 원숭이 등으로 태어났다. 2001년 1월 1일 새벽 밀레니엄 베이비로 태어난 남천세는 5살이 되던 해 자신의 윤회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지난 50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났던 각종 격변을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 입혀서 기괴하고 황당무계하며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능청스럽게 펼친다. RHK에서는 ‘풀 먹는 가족 1·2’와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 1·2’를 2007년에 발간했는데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열띤’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역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특히 ‘풀 먹는 가족’은 콜롬비아의 노벨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마르케스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송명주 RHK 문예1팀장은 “모옌이 민중의 밑바닥 삶을 유쾌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는 측면에서 김기덕 영화감독의 작품 코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중국 여배우 공리가 생각나는 ‘붉은 수수밭’의 원작소설인 ‘홍까오량 가족’(문학과지성사 펴냄)은 고량주 양조장집 아들에게 팔리 듯 시집가던 따이펑리옌의 삶을 192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그려놓았다. ‘개구리’(민음사 펴냄)는 최근 작품으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의 조카가 일흔이 넘은 고모의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고모는 젊은 시절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살아 있는 보살이자 삼신 할멈’이었으나 공군 조종사인 약혼자가 타이완으로 망명하면서 ‘반역자의 약혼녀’라는 꼬리표를 단다.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 탓에 고모는 임신중절수술을 하도록 강요받는데, 국가가 개인의 삶을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구조를 들여다본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中 지식인 “모옌은 공산당의 하수인” 모옌 “사르트르도 노벨상 받아”

    中 지식인 “모옌은 공산당의 하수인” 모옌 “사르트르도 노벨상 받아”

    “공산당원이던 장 폴 사르트르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모옌(莫言)은 12일 자신이 공산당과 친한 ‘어용 작가’여서 노벨문학상 수상 자격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내가 상을 받은 것은 문학의 승리이지 정치의 승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중국 산둥(山東)성 가오미(高密)현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나의 작품은 인간의 운명과 감정에 대한 것으로 정치를 초월한다.”면서 “나의 수상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나의 작품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들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중국 작가 탄압의 계기가 됐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옌안(延安) 문예 좌담회 연설’ 기념 출판에 참여한 데 대한 비난과 관련, “정치적으로 둔감한 탓에 그런 엄청난 비난을 받을지 몰랐지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노벨평화상을 탔을 때 침묵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류샤오보의 활동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가 가능한 한 빨리 자유를 얻길 바란다.”고 태도를 바꿨다. 앞서 모옌의 수상 소식이 발표되자 일부 중화권 지식인들은 노벨상위원회를 상대로 항의 활동을 하겠다며 반발했다고 이날 명보가 보도했다. 미국에 망명한 반체제 작가 위제(余杰)는 “모옌은 독재와 전제주의에 봉사하는 공산당의 하수인”이라며 수상 자격을 문제 삼았다. 한편 이날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류샤오보 수상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어째서 환영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느냐.’는 질문에 “류샤오보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면서 “모옌은 중국 최고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널리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대통령이란 직업은 얼마나 훌륭한 성인군자여야 하는가”

    “대통령이란 직업은 얼마나 훌륭한 성인군자여야 하는가”

    ‘막스 베버’(도서출판 길 펴냄)를 낸 김덕영(54) 박사를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찻집에서 만났다. ‘막스 베버 이 사람을 보라’(인물과사상 펴냄)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저자 이름이 낯익을 것이다. 베버의 생애에 초점을 맞춰서 한번 정리했다면, 이번에는 법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로 변신해 가는 베버의 학문적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 분량이 만만찮다. 본문 900여쪽, 주석까지 합치면 1000여쪽이다. 그런데 막상 펴들면 의외로 쉽게 읽힌다. 대학생 수준에 맞춰서다. 문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베버에게 끼친 영향,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를 프랑스식 포스트모던 해석이 아니라 독일식 해석으로 읽어내는 부분 등 눈길 끄는 대목이 많다. 그러나 최근 한국 상황과 맞물린 몇 가지 질문과 대답만 정리했다.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 등장한 ‘선택적 친화력’이 최근 큰 인기였다. 박정희 평가에 동원될 수 있는 개념이라서다. “경제성장 ‘초기’는 ‘권위주의’ 정권과 친화성이 있다.”는 식의 경제성장을 하려면 독재는 어쩔 수 없었다는 건데,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다. 유신은 수출 100억 달러를 위한 조치였다는 홍사덕 발언이 한 예다. 당신 개념이 왜 박정희 정당화에 쓰이는가라고 묻는다면 베버는 뭐라 답할까. -앞으로 한국을 ‘환원적’ 근대화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책을 내겠다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우선 한국의 성장을 두고 흔히 ‘압축적’ 근대화라고 하는데 산업혁명 등으로 먼저 근대화 길을 걸은 영국을 제외한 모든 후발국가들은 다 압축적 근대화다. 그 표현은 한국의 근대화에 적당한 용어가 아니다. 그러면 왜 환원적 근대화냐. 우선 베버가 말한 근대화는 다양한 측면이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근대화 영역도 정치, 경제, 문화, 종교처럼 다양해야 하고, 근대화 주체도 각 계층, 이익단체, 시민 등 다양해야 한다. 그런데 박정희는 근대화를 경제적 근대화에만 환원시켰다. 두 번째로 경제적 근대화 역시 다양한 내용이 있다. 시장의 합리성, 노동조건이나 노동복지의 합리성, 화폐·금융 시스템의 합리성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다 무시하고 양적 성장으로만 환원시켰다. 박정희가 근대화했다지만, 그것은 일부 재벌과 개발 관료들이 주도한 양적 성장이라는, 근대화라는 큰 덩어리 가운데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그래서 정말 연구해야 할 부분은 박정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근대화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베버가 ‘선택적 친화력’이라는 표현을 쓸 때 원래 의도한 바는 종교와 경제처럼 누가 봐도 서로 배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 뜻을 잘 곱씹어봐야 한다. →베버가 진보진영에 주는 화두는 아무래도 ‘책임윤리’일 듯 싶다. 최장집 그룹에서 ‘막스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폴리테이아 펴냄)를 내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문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두고 ‘무소속 대통령이 무슨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과도 연관 있다. 책에서 이 문제를 “행위와 체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라는 아주 인상적인 표현으로 정리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소명의식, 열정, 도덕성 다 중요하다. 그런데 전문적 훈련과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베버의 생각이다. 우리 사회에서 직업이라 하면 밥벌이의 비루함이 떠오르기 때문에 ‘소명’이라 번역한 것 같은데 그 때문에 나는 오히려 ‘직업’이란 표현을 썼다. 직업이란 베버적인 의미에서 전문성을 뜻한다. 한 사람이 철학, 신학, 수학을 다 다루던 교양인의 시대가 가고 근대는 전문적 직업인의 시대라는 것이다. 직업의 전문성이란 베버가 보기에 한 걸음 물러날 줄 안다는 것이다. 내 분야가 아닌 분야에서 물러난다는 의미이자, 내 분야에서도 합리적 판단을 하려면 객관적 거리를 확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대상에서 한 걸음 물러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성이란 자기제한이자 일종의 체념이라는 게 베버의 통찰이다. 한국사회에서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 자체가 박정희 시대의 유산이거니와, 그런 안철수를 끌어내린답시고 도덕성 검증에 올인하는 행태도 박정희 시대의 유산이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적 전문 정치인을 괜히 뽑아두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하고, 동시에 대통령이라는 직업적 전문 정치인이 대체 얼마나 훌륭한 성인군자이자 도덕적 슈퍼맨이어야 하는가 라는 문제도 한번 따져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위로부터의 근대화, 비스마르크의 권위주의적 전통 등으로 인해 독일이 ‘비정치적 민족’이 되어버렸다는 베버의 한탄이 한국적 상황에 비춰봤을 때 아주 인상적이었다. -바로 그 부분이다. 우리는 정치라고 하면 무슨 국가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행하는 엄청나게 대단한 결단처럼 여긴다. 정치하는 사람도 그렇게 떠들고, 선거하는 국민들도 선거만 잘 치르면 내일 당장 천지개벽이 일어나야 하는 것처럼 군다. 그러면서 정작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나라님과 관료와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 정치는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쉽게 말하면 무슨 일이든 내 목소리도 반영하라는 것이다. 주장하고 참여하면 된다. 그런데 모두 거창하고 추상적 구호만 얘기할 뿐, 디테일하고 실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말도 하지 않는다. 가장 정치적인 것 같은데, 가장 비정치적인 태도다. →마지막으로 요즘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이 경제이론을 넘어서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베버를 떠올리게 할 만큼 역사적, 제도적 관점에서 발언을 쏟아낸다. 그런데 정작 베버는 1890년대 벌어진 독일 역사학파 경제학과 한계효용학파 간의 방법론 논쟁에서 한계효용학파 쪽으로 기울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 부분은 베버가 생전에도 많은 비판을 받았고, 박사학위 논문으로 그 주제를 다룬 나도 많이 비판받았다. 비판 내용은 왜 독일 편 안 들고 오스트리아 편을 들었냐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한계효용학파라는 표현보다 이론경제학파, 혹은 오스트리아학파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오늘날에도 여전한 편견 중 하나는 경험적 자료가 축적되면 이론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생각이다. 베버는 역사와 이론의 통합을 추진하되 이런 편견을 타개하기 위해 이론 중심의 통합을 추구했다. 그러다 보니 방법론 논쟁에서도 어떻게든 모델을 만들어내려 했던 이론경제학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는 베버는 부르주아 사회학자이고,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 사회학자라는 식으로 둘을 대립시키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독일 학계 입장에서야 ‘헤겔-청년헤겔학파-마르크스’의 계보가 있고 ‘칸트-신칸트학파-베버’의 계보가 있으면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런데 베버가 신칸트학파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그건 인식론 분야에 한정됐다. 오히려 베버는 마르크스를 높게 평가했다. 마르크스도 기본적으로 영국 역사에서 자본주의 이론을 뽑아낸 것 아닌가. 역사와 이론을 통합하되 이론 중심으로 통합한다는 베버의 입맛에 딱 맞는 사례다. 내가 ‘마르크스를 사랑한 베버리언’이란 표현을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베버가 가장 의식했던 인물은 마르크스라기보다 베르너 좀바르트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eekend inside] 지금 대나무숲에선 무슨 일이

    [Weekend inside] 지금 대나무숲에선 무슨 일이

    “트위터에 그 글 봤어? OOO 의원실 같은데….” “글쎄요. 저는 누구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던데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간 국회의원 보좌진의 대화다. 이들이 화제로 삼은 것은 ‘국회 옆 대나무숲’이라는 트위터 계정이다. “오래된 보좌관들이나 비서관 중에 본인들이 의원인 줄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 “영감(국회의원)이 진상인 게 나을까, 보좌관이 진상인 게 나을까.”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리는 이들은 대부분 국회 8~9급 비서들로 보인다. 국회의원 모시랴, 상관(보좌관) 눈치 보랴…. 3대 헌법기관인 입법부의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이들이 멀게만 느껴졌던 여의도 정치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나무숲 현상’의 한 단면이다.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이 하소연을 풀어놓는 이른바 ‘○○ 옆 대나무숲’ 계정이 트위터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전래동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주인공이 대나무숲에서 속 시원하게 임금님의 신체 비밀을 얘기한 것을 SNS상에 옮겨 놓은 것이다. 지난달 12일 첫 계정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 생겨난 지 한 달 만인 12일 현재 70여개의 관련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졌다. ‘촬영장 옆 대나무숲’ ‘디자인회사 옆 대나무숲’ ‘우골탑(대학) 옆 대나무숲’ ‘광고회사 옆 대나무숲’ ‘홍보회사 옆 대나무숲’ 등 관련 트위터 계정이 줄줄이 생성됐다. 트위터의 본고장 미국에도 없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한국만의 현상이다. 스마트폰 등 다양한 소통 도구를 가진 시대에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는 방증이다. 원조는 ‘출판사X’라는 트위터 계정이었다. 익명의 출판사 직원이 회사의 비리, 출판사 사장의 차명 재산 등을 SNS에 공개하는 글을 올리자 출판업계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문이 퍼졌다. 문제의 출판사는 결국 직원 단속에 나섰다. ‘출판사X’는 “사장이 직원들을 소집했다.”는 마지막 글과 함께 사라졌다. 흔히 말하는 ‘계정이 폭파됐다’는 것이다. 그 이후 만들어진 계정이 바로 최초의 대나무숲인 ‘출판사 옆 대나무숲’이었다. 공개된 새 계정의 비밀번호는 97889였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의 시작 번호를 의미했다. 비밀번호를 알면 누구나 글을 남길 수 있었다. ‘출판사X’의 트위트를 보고 동조했던 이들이 직접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팔로어는 12일 오전 현재 4437명으로 다른 대나무숲 계정에 비해 월등히 많다. ●“OO 옆 대나무숲 들어봤어?” 하위직 직원들의 불만이 외부에 공개되면 상당한 파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지만 실명이나 (실제 인물이 추측이 가능한) 이니셜을 거론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는 운영 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명예훼손 같은 시비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누구에겐 통쾌하고 다른 누구에겐 부담스러운 글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올라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글이 갑자기 삭제되거나 계정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비밀번호가 공개됐으니 아무나 들어가 글을 지울 수도 있고 계정을 없앨 수도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때로는 “글을 올리고 나니 부담스럽다.”며 트위트를 스스로 삭제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업계 비정규직 스태프가 만든 ‘촬영장 옆 대나무숲’과 광고업계 종사자가 만든 ‘광고회사 옆 대나무숲’ 등은 실제로 ‘폭파’되기도 했다. 누가, 왜 계정을 삭제했는지는 모르지만 대나무숲의 존재 자체가 부담스러운 해당 업계 관계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만 나돌 뿐이다. 이런 경우는 또 다른 누군가가 ‘OO 옆 대나무숲 2nd’ 등의 이름으로 유사한 계정을 다시 만들어 대나무숲을 부활시키기도 한다. 더불어 정치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대나무숲 계정을 만들지만 올라오는 글 대부분이 정치색을 띠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혼잣말이나 친구에게 풀어놓는 하소연, 자조 섞인 푸념 같은 글이 주를 이루지만 오히려 정치적인 주장이나 구호보다 더욱 공감을 얻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정모(33)씨는 “노조 없는 디자이너들의 푸념 같은 글이 올라오는데 우리 업계를 오히려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정치적인 발언이나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더욱 공감이 가고 나를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 추석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낮 12시에 집에서 나와 밤 10시까지 회사 협찬 행사 진행하는 데 불려 나가서 일하고 왔네요.”, “명절인데 보너스도 없음.…못 줄 거 같으면 미리 알려주든가.” 등의 글이 대나무숲에 등장했다. 연휴에도 쉬지 못하거나 월급이 나오지 않은 직종 종사자들의 푸념이었다. 또 추석에는 며느리들의 고충이 담긴 ‘시월드 옆 대나무숲’이 주목받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0일 ‘소방관 옆 대나무숲’이란 계정이 생겼다.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상향시켜라.”라는 첫 트위트가 올라온 후 “소방차, 앰뷸런스 비싼 거 알겠지만 내구연한 다 되면 알아서 바로바로 빠르게 좀 바꿔주면 안 되나.”, “대한민국 인구는 5000만명을 넘어가지만 소방관은 4만명도 안 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직역과 계층에 상관없이 다양한 대나무숲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방방재청의 한 관계자는 “트위터를 할 줄도 모르고 대나무숲 트위터라는 말도 처음 듣는다.”면서 “국감을 앞두고 누군가 관심을 끌려고 만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진짜 소방관이 만든 계정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까지 대나무숲 계정을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다. ●전문가 “사회자 약자들이 저항하는 일상의 방식” 정치·사회학자들은 인터넷상의 대나무숲 현상을 사회적 약자가 저항하는 방식의 일종으로 해석했다. 미국 정치학자인 제임스 스콧 예일대 교수가 저서 ‘약자의 무기’에서 말한 사회적 약자가 할 수 있는 ‘일상 형식의 저항’이 바로 대나무숲 현상이라고 분석된다. 소소한 방식으로 ‘강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자신을 재확인한다는 약자의 행태가 SNS를 통해 새롭게 나타난 셈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 제도에서 대변되지 못하거나 홈페이지와 게시판을 가진 노조 같은 조직들과 달리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들이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나무숲 현상이 출판업계에서 먼저 나타난 이유에 대한 분석도 제시됐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출판업계와 같은 일종의 지식 노동자들에게는 성찰적, 비판적 시각이 있다.”면서 “정보사회의 수평·분산적이고 횡적인 네트워크의 특징이 이들의 특성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대나무숲 트위터상의 개인적인 하소연과 불만도 사적인 의미를 넘어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나타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교수는 “(대나무숲 계정의 글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이슈가 될 수도 있다.”면서 “명료하게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현 정권의 경제 정책, 실업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이 은연중에 드러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뉴스 WHO] 中 민중의 척박한 삶 해학적 필체로 증언

    “중국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탄다면 그것은 모옌이다.” 중국 현대 문학의 거장인 ‘모옌’(莫言·57)이 11일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수상은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관머우예(管謀業)가 본명인 모옌은 1981년 작가로 등단했다. 중국의 문학평론가인 왕더웨이는 “모옌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는 필명을 붙였지만, 그의 붓끝은 천만 마디가 모자랄 지경”이라고 평가했다. 환상적 사실주의의 경향을 나타내는 그의 작품은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그리면서도 개별적 인물의 삶에서 근원적 보편성을 이끌어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아왔다. 모옌은 수려한 필력과 풍부한 상상력을 갖춘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낚아채는 관록을 품고, 고향의 전설을 바탕으로 역사의 궤적을 생생한 필체에 담아냈다. 자신이 농민이자 노동자였기에 진솔하게 동시대 민중의 척박한 삶을 그려낼 수 있었다. 산둥성 가오미현 출신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을 경험한 그는 중국의 격변을 고스란히 겪었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공포를 작품에 담는다. 소설 속 인물들이 보이는 외로움과 굶주림, 공포는 어린 모옌의 자전적 모습이기도 하다. 문화대혁명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수년간 농촌을 전전하며 생활하다 18세에 면화 가공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로 일했다. 21세 때는 인민해방군에 입대했고, 이후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와 베이징 사범대, 루쉰 문학창작원에서 문재(文才)를 갈고닦았다.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한 그는 자신의 소설 ‘훙가오량 가족’ 일부를 1988년 영화화한 장이머우 감독의 ‘붉은 수수밭’이 베를린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해 유명해졌다. 중국 다자문학상, 이탈리아 노니로 문학상, 홍콩 아시아문학상,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등을 받으며 중국작가 중 가장 널리 알려졌다. 그는 작품 속에서 관료사회에서 민중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무시와 수모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했다. 상사나 관료의 거짓 약속에 묵묵히 당하는 모범 노동자 딩 사부(‘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나, 소들을 진심으로 보살피면서도 간부에게 냉대와 무시를 당하는 두씨 영감(‘소’), 오른발을 먼저 내디뎠다는 어이없는 이유로 우파로 몰린 주충런(‘삼십 년 전의 어느 장거리경주’)이 그런 인물이다. 이들은 노동자·농민을 위한다는 중국 공산주의 체제의 허위를 폭로한다. 최근에는 중국 산아제한 정책 탓에 강제 낙태수술을 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개구리’로 중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모옌은 인간이 지닌 아름다움과 삶에 대한 희망을 굳게 믿는 작가이다. 그래서 비인간적인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인물들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20여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국에 출판되고 있다. 국내에도 10여권이 번역돼 출간됐다. 한편 모옌은 대표적인 중국 내 ‘지한파’ 작가로 불린다. 200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선 “고구려의 문화는 한국의 문화가 분명하다.”면서 “문제가 커진다면 (결국) 한국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1955년 중국 산둥성 가오미현 출생 ▲1973년 면화가공공장 노동자로 취업 ▲1976년 인민해방군 입대.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 졸업. 베이징 사범대학·루쉰 문학창작원 문학 석사학위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 ▲1987년 장편 ‘훙가오량 가족’ 발표. 장이머우 감독이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 ▲2011년 중국의 대표 문학상 ‘마오둔(茅盾) 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톈탕 마을 마늘종 노래’(1988), ‘술의 나라’(1993), ‘풀 먹는 가족’(1993), ‘풍유비둔’(1995), ‘맹그로브숲’(1999), ‘탄샹싱’(2001), ‘열세 걸음’(2003), ‘사십일포’(2003), ‘인생은 고달파’(2006), ‘달빛을 베다’(2006), ‘개구리’(2009)
  • “SNS 통한 세대파워, 대선 중요 변수”

    “SNS 통한 세대파워, 대선 중요 변수”

    “지난 4월 총선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이 서울·부산에서만 있었지만, 이번은 대선이기 때문에 SNS가 지역보다 세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할 것이다. 각 선거캠프가 얼마나 많은 영향력 있는 파워트위터리안과 연결돼 있느냐가 중요 변수이다. SNS가 오프라인과 연결될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가장 우위를 점하는 당은 민주통합당이다.”  윤영철(55·연세대 교수) 한국언론학회 회장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치적 소통과 SNS’(나남 펴냄) 출판 간담회에서 “안철수 후보가 20·30대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려면 무소속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SNS를 활발하게 쓰는 20·30대가 안 후보의 지지층과 겹치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소속 정당 없이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주장과 ‘SNS로 정당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에 대한 분석이다.  한국언론학회가 낸 ‘정치적 소통과 SNS’은 한국적 상황에서 SNS의 역할과 기능, 부작용까지 모두 짚어본 학술 서적이다. 윤 회장은 난해하고 피상적인 이론만 제시한 게 아니라 한국의 정치, 사회와 엮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언론현상을 진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사회, 행정, 언론계 모두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했다. 빠른 시간내 영문으로 번역해 외국에 이론서로 내보내고 싶은 욕심도 밝혔다.  윤 회장은 “우리가 인터넷 강국이고, 소셜미디어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진화했는데, 외국 이론에 의존하던 버릇 탓에 이론이 만들어지길 기다리던 타성을 반성하고, 한국 언론학계가 먼저 소셜미디어부문의 학문화·이론화에 앞장서고자 이 책을 냈다.”면서 “앞으로 5년 동안 이 책은 논문에 가장 많이 인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민 서울대 교수를 기획위원장으로 임명한 뒤 30~40대의 법학·정치학·행정학·언론학·사회학 등 젊은 학자 18명이 참여했다. ‘소셜네트워크 시대, 정당정치의 위기인가’, ‘4·11총선 후보자들과 SNS 선거캠페인’, ‘투표인증샷의 특징’, ‘서기호 판사와 SNS 규제’, ‘언론 SNS, 그리고 ‘사실검증’의 필요성’ 등 현상분석이 따끈따끈하다.  윤 회장과 윤 기획위원장은 “평소에 가깝게 지냈던 교수들의 원고도 수준이 미달하는 것은 스스로 철회하도록 요구하거나, 우리가 과감하게 뺐다.”면서 “올해가 한국언론학회 50주년인데, 한국이 주도해가는 SNS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할 분석을 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글·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日 ‘전자제국’의 굴욕적 몰락, 왜

    2차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부활시킨 전자산업의 트로이카 소니·파나소닉·샤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제품 브랜드에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명성을 누렸던 이들 기업의 현재 시가총액 합계는 290억 달러(약 32조원). 1990년대 후반 워크맨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소니의 당시 시가총액(1200억 달러)의 25% 선에도 못 미친다. ‘굴욕’을 넘어 ‘몰락’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일본 전자산업의 부진을 한국 전자업체의 강점과 조목조목 비교한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는 먼저 일본 전자기업들이 몰락하게 된 주된 이유로 지나친 내수 집중과 인구감소를 꼽았다. 세 기업의 지난해 국내 매출 비중은 각각 32%, 48%, 53%에 달했다. 17%를 기록한 삼성과 LG의 두 배를 넘는다. 씨티그룹연구소 일본지사는 “이들이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하는 동안 반대로 생산과 개발, 판매, 관리 같은 기술을 세계화하는 데 무뎌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 인구가 2008년 1억 278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50년에는 1억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규모는 여전히 세계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급속한 인구 감소로 내수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선진국에 대한 과도한 판매 집중과 국내 생산체제 고수도 약점으로 꼽힌다. 세 기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는 일본과 북미, 유럽에서 나왔다. 반면 삼성과 LG는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52%, 35%의 수익만 올렸다. 한국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는 동안 일본 기업은 고집스럽게 국내 생산을 추구했다. 이는 원가상승을 불러왔고 곧바로 판매량과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한국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동안 일본은 자국의 제조업에 대한 과신을 바탕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선진국에 집중한 것이 성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자국 업체 간 과도한 경쟁도 약점이다. 소니와 삼성을 비교한 책을 출판했던 장세진 싱가포르국립대 석좌교수는 이를 “일본에는 9개의 TV업체, 10개의 휴대전화업체, 10곳의 컴퓨터 회사가 있지만 한국에는 삼성과 LG 2곳이 있을 뿐이다.”라고 압축해서 표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가들이 안전자산인 엔화에 투자하면서 엔고를 유발, 일본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한 것도 몰락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세계 최고 기술전략가로 손꼽히는 피터 코헨은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에 대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소니가 애플리케이션 같은 소프트웨어 대신 하드웨어에 집중하면서 ‘혁신’의 타이틀을 애플과 삼성에 넘겨주면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서울 중랑구와 새마을문고지부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오후 4시 면목역공원에서 ‘2113 도서무료교환전’ 행사를 갖는다. 책장에서 잠자는 헌 책을 이웃들과 나눠 보자는 취지다. 2113은 ‘2009년 이후 출판된 헌 책 2권을 새 책 1권으로, 1인당 3권까지 바꿔 준다’는 의미다. 행사장에서는 신간도서 1500여권을 갖추고 손님을 맞는다. 당일 새마을문고 회원들은 도서교환뿐 아니라 책도 직접 읽어주고, 좋은 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추천도 해준다. 행사를 마치고 남은 도서는 관내 복지시설 및 도서관에 기증해 여러 주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한다. 구는 지난해 행사 때도 새 책 1853권을 구입해 헌 책 1192권과 교환한 바 있다. 남은 새 책 661권과 헌 책 2384권은 부랑인 복지시설인 은혜의 집, 중랑경찰서,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중홍초등학교, 그루터기청소년공부방에 기증했다. 새마을문고 관계자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무료도서교환전을 통해 주민들이 따끈따끈한 새 책을 많이 읽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열린세상] 어떤 출판인/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어떤 출판인/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어떤 출판인이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집에서 받은 약간의 자금으로 출판사를 구입했다. 1980년대 초 서울에서는 출판사를 새로 열기가 어렵고, 이미 있는 출판사의 경영권을 인계받는 것만 가능했다고 한다. 우연히 그는 을지로의 허름한 건물 5층에서 영인본을 파는 출판사를 경영하게 된 것이다. 당시의 영인본이란 개벽, 창조와 같은 일제강점기의 신문예 잡지, 한국고전소설전집 등 고전자료를 모아 복사하여 제본한 책들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고전문학을 공부하더라도 현대문학 자료를 구입했고, 현대문학을 공부하더라도 고전문학 자료를 구입했다. 심지어 문학하는 사람도 국어학 책을 샀고 국어학 하는 사람도 문학 자료를 샀다. 통섭이나 융합이란 말은 없었지만 한 전공 안에서 세부 전공을 나누어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해방 후 학문 첫 세대들이 은퇴하고 학문의 관심사도 전문화한 데다가, 여러 경로로 자료를 참조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 연구자들은 서적 형태의 자료집을 구입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그 출판인은 단행본을 만들기 시작했으나 잘 팔리지 않았다. 교재를 구입하는 학생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때 몇몇 원로 교수들이 이 출판인을 찾아와 격려해 주었다. 하지만 이 출판인은 하도 고통스러워 출판사 문을 닫아야 하겠다고 말을 흘렸다. 그런데 한 원로 교수께서 지팡이를 휘둘러 탁자를 내리치시고는, “네가 얼마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지 아느냐?”라고 야단을 치셨다. 하도 심한 야단을 들어 이 출판인은 어쩔 줄 모르다가, 한참만에야 기어드는 목소리로 “잘못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속으로는 작은 출판사가 하는 일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이 무어냐, 대체 일마다 국가와 민족을 들먹이는 것은 우습지 않은가라고 생각하면서도, 폐업하려던 결심만은 바꾸었다는 것이다. 지금 출판계의 사정이 어떤지, 특히 전문서적 출판사의 현황이 어떤지, 그것은 잘 모른다. 하지만 책을 내기가 어렵게 된 것은 사실이다. 전문서적은 물론, 서적 구매층의 취향과 맞지 않는 책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삼동(三冬) 내 글 좀 읽었다고 책을 내는 것은 물론 어리석은 일이다. 나무에 해를 입히는 재목(災木)의 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옛날 한나라 때 양웅이란 사람은 저술가로 유명했다. 그런데 유흠이란 학자는 그가 지은 ‘법언’(法言)이란 책을 보고서, “왜 세상에서 알지도 못하는 글을 이토록 애써서 지었을까. 나중에는 장독 뚜껑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장독 뚜껑을 덮는다는 말의 부부(覆?)라고 하면 자신의 저술을 겸칭하는 말로 되었다. 저 허균이 자신의 문집을 ‘성소부부고’(惺所覆?藁)라고 이름 붙인 것도 그 고사에서 따온 것이다. 학술원이나 문화관광부는 우수 도서의 출판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한국과학재단은 연구자들의 저술을 지원하고 있다. 각 대학마다 출판 장려를 위해 여러 재원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부족하다. 게다가 인문학 분야에서 연구능력이 뛰어난 분들의 저서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한다. 연구자들이 겸손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업적 평가에서 저서를 대상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전문 저술이 줄어들게 되었다고 했다. 연구의 꽃은 저술이다. 단형의 논문을 작성하는 일과 한 권의 책을 저술을 하는 것은 품이 다르다. 그런데도 저술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다면 매우 불합리한 일이다. 원로 교수에게 야단을 맞은 그 출판인은 지금도 그 일갈을 가장 고마워한다고 했다. 양식 있는 출판인이 전공서적을 꾸준히 간행하여 그 분야의 학문을 진작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그리하여 전공자들의 저술이 당초에 겸손의 뜻으로 ‘부부’라고 하거나 ‘재목’이라 하지만, 그것이 끝내 ‘부부’와 ‘재목’으로 끝나지 않게 되기를 미래에 가탁한다.
  • “방송서 일본말을 우리말처럼 쓰다니…”

    9일 한글날을 맞아 공과대학 교수가 우리말을 올바르게 쓰자는 내용의 책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대 윤천한(공과대학 메카트로닉스공학) 교수는 최근 ‘한글 다 망치는 자들 세종대왕이 진노하신다’란 제목의 260쪽짜리(도서출판 숨소리)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우리말 쓰기의 잘못된 점을 꼬집고 있다. 특히 지나친 오용으로 우리말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종사자들과 방송 출연자들에게 용어 선택에 신경을 써주길 당부하는 각별한 마음이 담겨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 것이 “…”(점점점)이다. 윤 교수는 “방송에서 흔히 하는 말로 ‘’을 ‘땡땡땡’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일본말”이라며 “방송진행자들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일본말을 우리말처럼 쓰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방송 등에서 일본말, 비속어 등이 여과 없이 쓰여지면서 국민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사람들의 언어생활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방송 진행자나 출연자의 잘못된 말은 한 번에 그친다 하더라도 시청자나 청취자의 머릿속에는 오랫동안 남아 마치 옳은 표현인 양 착각하게 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우리말 연구에서 아마추어지만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2년 전 미디어의 바르지 못한 우리말 사용에 대한 비판을 책으로 발간했고, 지난해에는 6개월간 국방일보에 ‘우리말 바로 쓰기’란 코너를 맡기도 했다. 윤 교수는 “전공이 아닌 분야를 언급한다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우리말을 사랑한다는 마음에서 이를 수수방관만 할 수는 없어 과감히 다시 책을 냈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노래에 나의 신학적 여정 담고 싶어”

    “별 게 아닌데 너무 많이 관심들을 갖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11일 오후 7시 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한 여성신학자의 삶과 노래’라는 타이틀로 독창회를 여는 최영실(63·여성신학) 성공회대 교수. 정년 퇴임을 1년 4개월 앞두고 단단히 벼른 은퇴 세리머니 준비 탓일까, 9일 이른 아침 서울신문 인터뷰에서도 쉰 목소리가 역력했다. “신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가 독창회를 연다니 의아해하는 분이 많겠지요. 그것도 은퇴기념 세리머니니까. 나이를 더 먹기 전에 하고 싶었어요.” 보통 대학교수라면 정년 퇴임을 앞두곤 기념논문집이며 출판기념 쪽에 더 힘을 쏟을 터. “애써 만들어 선사해 봐야 읽지도 않는 논문집을 내느니 저의 신학적 여정을 노래로 담아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했고 학창시절 줄곧 솔로며 교회 성가대에 빠지지 않았다는 최 교수.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모태신앙에 더해 이화여고 시절 교목이었던 변선환(1995년 별세) 전 감리교신학대학장으로부터 받은 종교적 감화가 컸단다. 그토록 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의사였던 아버지의 반대에 막혀 신학이 아닌 심리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결국 대학원에서 기독교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니언신학대에서 신학공부를 이어간 여성 신학자다. “독창회를 준비하다 보니 제가 겪었던 신학적 여정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신학을 하게 된 개인 사정 말고도 크고 작은 영향을 받은 선생님들, 그리고 숱하게 만난 보수·진보 쪽 인사들….” 책 한 권을 엮어도 되겠다 싶은 욕심도 들었지만 평소 취향따라 그냥 노래로 풀기로 했단다. 이런저런 모임 자리에서 틀에 박힌 설교며 대화보다 노래로 이야기하기를 좋아해 개신교계에선 독특한 신학자로 소문 난 최 교수. 60세 때 성공회대에서 취미로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아마추어 성악가이지만 신학으로 연결해 노래에 쏟는 열정이 만만치 않다. 독창회에서는 모두 12곡을 부를 예정. 1·2부로 나누어 각각 ‘그리움’과 ‘사랑’의 테마를 담은 가곡과 성가곡, 오페라 아리아로 솜씨를 발휘한다. 신학적 궤적이 물씬 묻어나는 노래들에 얹어 동생인 최영애 인권위 전 상임위원이 그의 지나온 삶을 내레이션으로 풀며, 대한성공회 사제중창단도 세리머니에 동참한다. 1990년부터 성공회대 신약학·여성신학 교수로 재직해 왔고 한국여성신학회 회장을 지낸 뒤 지금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 교수. “제 독창회가 보수·진보 쪽 인사들이 함께 모이는 모임의 단초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말미에 웃음 섞어 불쑥 던진 말이 예사롭지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주통신] ‘클린턴 섹스 스캔들’ 르윈스키 근황 포착

    과거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은밀했던 섹스 스캔들이 곧 자서전으로 발간될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모니카 르윈스키의 최근 근황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녀는 현재 한 달 임대료만 8백만 원이 넘는 뉴욕의 비싼 아파트에서 나와 LA와 뉴욕을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뉴욕에 있을 때에는 주로 그녀 어머니 소유의 펜트하우스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소 비가 내리는 날씨에 카메라에 잡힌 그녀는 이전보다 더욱 살찐 모습으로 이전 스캔들 시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한때 한 유명 다이어트 프로그램 덕분에 14kg의 감량에도 성공했으나 곧 다시 살이 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화로 약 135억원을 받고 출판될 것으로 알려진 르윈스키의 자서전에서는 클린턴 스캔들 당시의 은밀했던 부문들이 묘사될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르윈스키의 측근들은 그녀가 클린턴 스캔들 이후 일상적인 평범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은 데 반하여 클린턴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책의 출간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르윈스키의 또 다른 한 친구는 이번 데일리메일의 보도에서 그녀가 책의 출판을 결심한 배경에는 “단순한 복수심보다는 아마 현금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2012 국감] “수능 國史 선택률 2005년 27.7%서 작년 6.9%로 감소”

    9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우리 국사에 대한 홀대와 역사 교과서 서술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사편찬위, 을사늑약→‘조약’ 수정 권고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대입 수능시험의 국사 선택률이 2005학년도 27.7%에서 2012학년도 6.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전환된 첫 해인 2005학년도 입시 이후 수험생들의 국사 선택률은 2006년 18.3%, 2007년 12.9%, 2010년 11.3%, 2011년 9.9% 등 꾸준히 감소해 왔다. 김 의원은 “학습량이 많고 연대, 인명 등을 외워야 하는 국사는 상대평가인 수능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2014학년도부터 수능 선택과목이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어들면 국사 외면 현상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역사교과서의 표현 및 서술에 대한 논쟁도 이어졌다. 정진후 무소속 의원은 “국사편찬위 검정심의위원회는 올해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제주 4·3항쟁’을 ‘무장봉기’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수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통합당 의원도 “국사편찬위가 일본 편향적인 교과서 수정을 요구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국사편찬위는 지학사 교과서에 실린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수정하도록 했으며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는 일본의 ‘국왕’을 ‘천황’이라는 단어로 수정할 것을 권고했다. ●해외교과서 오류 602건중 수정 91건 불과 상당수 해외 교과서가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중국 인민교육출판사의 2011년 지리 교과서 7학년 상권과 초등학교 도덕교과서 등이 동해를 일본어로 표기했다.”고 밝혔다. 김태원 의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각국 543권의 교과서 중 289권에서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주는 오류 602건을 발견했지만 현재까지 수정된 것은 91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과위는 지난 5일에 이어 여야 의원들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며 진행 1시간 만인 오전 11시 정회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주시경 ‘말모이 원고’-‘조선말큰사전 원고’ 문화재 된다

    주시경 ‘말모이 원고’-‘조선말큰사전 원고’ 문화재 된다

    한글학자 주시경이 1911년 무렵에 붓글씨로 쓴 ‘말모이 원고’와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의 증거물인 ‘조선말큰사전 원고’가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국한회어’(國漢會語), ‘국어문법(國語文法) 원고’, ‘국문연구안’(國文硏究案), ‘국문정리’(國文正理), ‘전보장정’(電報章程) 등 한글 유물 7점을 566돌 한글날을 맞아 문화재로 각각 등록 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말모이 원고’는 주시경이 중심이 돼 한글사전을 편찬할 목적으로 특별히 제작한 240자 원고지에 붓글씨로 쓴 글이다. 출판되지는 못했지만, 국어사전 역사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조선말큰사전 원고’는 조선어학회(1921년 12월 창립)가 사전 편찬을 위해 1929~1942년 작성한 역시 원고 뭉치다. 조선어 사용이 금지된 상태에서 민족의식을 고양했다는 죄목으로 조선총독부가 한글학자들을 탄압·투옥한 ‘조선어학회 사건’(1942~1943)의 증거물로 일본 경찰에 압수됐다가 1945년 해방 후 9월 8일 경성역 조선통운 창고에서 발견됐다. 1947년 한글학회가 간행한 ‘조선말큰사전’ 두 권의 바탕이 됐다. 1895년 편찬된 대역사전인 ‘국한회어’도 문화재로 등록된다. 19세기 말 음운론은 물론 어휘사와 국어학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국어문법 원고’는 1910년 박문서관에서 발행한 ‘국어문법’(國語文法·1910년 출간)의 주시경 친필 원고다. 국문법 연구의 효시로 순한글 표기를 시도했다.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기본 이론을 세운 책이다. ‘국문연구안’은 1907년 건립된 한글 연구 국가기관인 국문연구소 연구원(주시경·이능화·지석영·어윤적·송기용 등)의 국문 연구 관련 문제에 대한 논설과 의견서를 집대성한 국문연구 결과 보고서 등사본이다. 우리 문자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서로, 오늘날의 문자체계와 맞춤법의 원리를 그대로 담아 국어사적 의미가 특히 크다. 이봉운이 쓴 ‘국문정리’(國文正理)는 1897년 목판본으로 간행한 순한글 책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문법서다. 국문 존중을 강조하고, 문자 학습에 힘써 개화함으로써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민생을 튼튼하게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전보장정’(電報章程)은 1888년 우리나라에서 제정한 최초의 전신규정(電信規程)을 담은 문헌이다. 32개 항의 조문과 전신부호, 요금 등을 규정했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최초로 한글의 기계화가 이루어진 결과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월드 와이드 레이브/진경호 논설위원

    미국 유니버설 올랜도 리조트 측은 2010년 해리포터 테마공원 설립을 앞두고 기존 유력 언론매체 중심의 광고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홍보전략을 선택했다. 수십억원이 드는 방송광고 대신 해리포터에 열광하는 팬클럽 사이트의 열혈팬 7명을 극비리에 웹 캐스트에 초대, 해리포터 테마공원 설립계획을 소개하는 것으로 홍보를 끝낸 것이다. 유니버설 리조트의 뉴미디어 담당 부사장 신디 고든이 마련한 이 홍보전략은 적중했다. 광팬 7명이 곧바로 해리포터 공원 얘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날랐고, 이런 사이버 입소문을 뒤따라 온 유력 언론매체들이 광고가 아닌 기사로 공원 얘기를 전파해 나간 것이다. 얼마 뒤 해리포터 공원 소식은 무려 3억 5000만명이 접하게 됐다. 레이브(rave), 즉 군중들의 입소문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바야흐로 월드와이드레이브(world wide rave)의 시대다. 일찌감치 SNS의 입소문 위력을 갈파한 세계적 마케팅 구루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이 요즘 지구촌을 뒤흔드는 ‘말춤’ 바람을 진작 봤더라면 아마 자신의 저서 ‘오! 레이브’의 첫장을 다시 썼을 듯하다. 레이브 위력의 사례로 해리포터 테마공원 얘기가 아니라 한국의 무명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을 꼽았을 게 분명하다. 유튜브 조회건수가 3억 5000만을 넘어서고 이를 패러디하거나 따라한 영상물만도 지구촌을 통틀어 1억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강남스타일’ 열풍에 대한 갖가지 분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마케팅 차원에선 유튜브라는 막강한 전파 도구와, 저작권에 연연하지 않고 온갖 패러디를 죄다 허용한 개방성이 주된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WWR의 시대, 문제는 어떻게 범지구적 레이브를 일으킬 것인가, 그런 콘텐츠는 무엇인가를 찾는 데 있다. 해리포터 공원만 해도 이미 원작소설이 65개 국어로 출판됐고, 200여개 나라에서 3억여만부가 팔려나가는 등 워낙 휘발성이 강한 소재였기에 과감한 SNS 홍보 선택이 가능했다. 무턱대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다고 WWR이 형성되지 않는다.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든 말든, 서울광장에서 8만명이 말춤 한번 추고 끝낼 일이 아니다. 유튜브의 전파 경로를 역추적하고 각 인종이나 나라별로 싸이의 어떤 동작과 리듬에 흥미와 관심을 보이는지, SNS를 통한 글로벌 홍보 전략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싸이가 정말 많은 숙제를 던져주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인사]

    ■한겨레신문사 △연구기획조정실 한겨레경제연구소장 이현숙△출판미디어국 출판광고부장 지정구
  • 安·文 부인 내조경쟁도 본격화

    安·文 부인 내조경쟁도 본격화

    대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야권 후보 부인들의 내조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부인 김미경(왼쪽) 서울의대 교수는 7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한마음 전국 의사가족대회’에 참석, 안 후보 지원에 나섰다. 김 교수는 “안철수씨와 25년째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고 말문을 연 뒤 “저를 영희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김미경”이라고 유머를 섞어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고민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안 후보 지원을 위해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김 교수는 캠프에 도시락이나 간식거리를 싸들고 들르는 등 조용한 내조를 해 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안 후보의 처가인 전남 여수 중앙동 처가를 함께 방문, 안 후보가 ‘호남의 사위’임을 부각시키는 데 일조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김 교수는 성균관대 의과대학 부교수 겸 삼성의료원 병리학 의사로 15년을 근무한 바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부인 김정숙(오른쪽)씨는 일찌감치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8월 출간한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의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문 후보 캠프가 여는 각종 토크 콘서트 등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 문 후보가 재래시장을 방문할 때도 동행했다. 성악가 출신인 김씨는 지난 6일 전남 강진에서 열린 전남도당 체육대회에 참석해 노래 2곡을 불러 호응을 얻었다. 활달한 성격으로 지지자들로부터 ‘유쾌한 정숙씨’라는 애칭도 얻었다. 때문에 김씨는 다소 딱딱한 문 후보의 이미지를 보완해 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씨는 6일 신촌에서 열린 청년과의 간담회에서 “문 후보와 결혼을 생각했을 당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는데 사람 하나만 보고 결혼했다. 오늘의 문 후보는 내가 만들었고 김정숙은 문 후보를 만들었다. 부부란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7일 오전에는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핑크마라톤 대회’에 참석, “한번 시작했으면 힘닿는 데까지, 끝까지 하는 게 맞다.”며 5㎞ 코스를 완주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감독이란 무엇인가’ 펴낸 김성근·김인식 감독

    [저자와 차 한 잔] ‘감독이란 무엇인가’ 펴낸 김성근·김인식 감독

    8만여명이 서울 시청광장에서 싸이의 노래 ‘강남 스타일’에 열광하며 말춤을 췄다. 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관중이 700만명을 넘어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심을 동(動)하게 만드는 리더에 대한 국민적 갈망이 높은 요즘 한국을 대표하는 2명의 프로야구 감독이 내놓은 책에 새삼 눈길이 간다. SK와이번스를 최고의 팀으로 만들고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고 있는 ‘야신’ 김성근(70) 감독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끈 ‘국민 감독’ 김인식(66) 감독이 ‘감독이란 무엇인가’(새잎 펴냄)를 함께 펴냈다. ‘엄한 아버지 리더십’을 강조하며 감독은 선수가 야구를 잘하든 못하든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는 김성근 감독. 반면에 어버이 ‘親’자처럼 나무 아래 서서 아이를 지켜보는 ‘어버이 리더십’을 강조하는 김인식 감독. 좋은 리더는 인내심과 유머를 갖추고 선수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믿는다. 상반된 듯 보이는 ‘야신’과 ‘국민 감독’의 리더십은 그러나 선수들에 대한 신뢰, 믿음을 공통분모로 한다. 여기에 경험을 중시하는 것도 닮았다. 지난 4일 경기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과 서울 잠실의 일구회(프로야구인 모임) 사무실에서 두 감독을 각각 만났다. ●“신뢰 바탕으로 선수 스스로 하도록 만들어야” 김인식 감독은 “작년 겨울 일구회 쪽에서 ‘원로시니까 하실 말씀이 많을 것 아니냐’며 출판을 권해 수락했다.”면서 “700만 관중 돌파를 예상한 건 아닌데 우연히 맞아떨어졌다.”고 함께 책을 낸 배경을 설명했다. 700만 관중 시대에 대한 소회부터 물었다. 김성근 감독은 700만이라는 숫자에 도취되는 걸 경계했다. “700만은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선수와 감독, 구단은 관객들에게 돈을 받을 만한 경기를 하고 있는지, 시설을 갖췄는지,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연구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고언이 이어졌다. 김인식 감독은 “700만 관중은 굉장한 것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에는 덜 인색했지만 “열기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야구는 감독이 한다.’는 김성근 감독과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김인식 감독.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이 말하는 감독(리더)의 조건은 뭘까. 김인식 감독은 “선수가 스스로 하도록 만드는 감독이 최고다. 선수와 감독 간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진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보는 눈도 중요하다.”고 리더의 조건을 제시했다. ‘독불장군’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성근 감독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아버지 심정”이라며 예의 ‘엄한 아버지 리더십’을 강조하며 “엄하다는 건 그만큼 애정이 있다는 얘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대선을 앞두고 좋은 리더는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김성근 감독은 “자기를 희생할 줄 알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 김인식 감독은 “믿고 따를 수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험 무시하는 사회라 진국의 맛 없어” 서로의 리더십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 감독은 모든 승부를 볼 때 깊은 곳에서 생각하고 신중하다. 선수들과 아기자기하게 잘 지낸다. 나는 못하는데.”라는 담백한 평이 돌아왔다. 김인식 감독은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하고 밥도 같이 안 먹고 이동도 따로 하다 보니 선수들이 ‘이 감독한테 진짜 잘못하면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반면 선수들과 자주 얘기하고 함께 이동하는 나에 대해선 선수들이 ‘저 감독은 그래도 기회는 주는구나’ 이렇게 느끼는 것 아닐까?”란다. 김성근 감독에게 왜 선수들과 같이 밥을 안 먹는지 물어보자 “지도자는 고립돼 있어야 한다. 선수들과는 선을 그어 놔야 하고 그 선은 진짜 어려울 때 작용한다.”고 한다. 소통도 중요하지만 자칫 말이 오해를 낳고 형식주의로 흐를 수 있단다. 김응룡 감독 등 노장 3인방이 현장에 복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라면서 야구계 등 경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아쉬워했다. 김성근 감독은 “우리 사회는 경험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진국의 맛이 없다.”면서 “어느 분야건 사람들의 능력은 90%가 같고 10%는 경험의 차이다. 90%를 살릴 수 있느냐는 10% 경험에 달려 있다.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글 김균미 문화에디터·김민희기자 kmkim@seoul.co.kr 사진 이언탁·손형준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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