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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책]

    죽음을 다시 쓴다(샘 파르니아, 조쉬 영 지음, 박수철 옮김, 페퍼민트 펴냄) 우리가 죽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죽음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를 종교나 철학이 아닌 과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책. 현대 소생의학의 권위자인 저자는 심장이 멈추고 뇌가 정지하는 등 의학적으로 사망했다가 되살아난 사람들을 연구해 뇌가 정지하고, 육체가 사망한 이후에도 의식이 존재하는 현상을 입증한다. 340쪽. 1만 6000원.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피터 싱어 지음, 김상우 옮김, 오월의 봄 펴냄) ‘동물해방’ ‘죽음의 밥상’ 등을 저술한 철학자이자 실천윤리학자인 피터 싱어가 쓴 동물운동의 선구자 헨리 스피라의 평전. 좌파 운동, 흑인 시민권 운동에 이어 동물해방에 전념한 스피라의 생애를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427쪽. 1만 6000원. 자연과 인간(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도서출판b 펴냄) 일본 문학비평가이자 사상가인 가라타니 고진의 신작. 2010년 출간한 ‘세계사의 구조’를 보완하는 책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겪은 이후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일본에서는 출간되지 않았으며, 한국에서 처음 나왔다. 222쪽. 2만원. 시각예술의 의미(에르빈 파노프스키 지음, 임산 옮김, 한길사 펴냄) 20세기 최고 미술사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독일 출신의 에르빈 파노프스키(1892~1968)의 논문 10편을 묶었다. 고대에서 중세와 르네상스, 그리고 1950년대 미국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며 미술과 미술사학에 대한 인본주의적 관점을 제시한다. 100여개의 도판을 곁들여 도상해석학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528쪽. 2만 8000원. 소로우에서 랭보까지, 길위의 문장들(헨리 데이비드 소로 외 지음, 윤희기 옮김, 예문 펴냄) ‘월든’의 작가 소로를 비롯해 짧은 생애 곳곳을 바람처럼 떠돌았던 프랑스의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 ‘보물섬’을 쓴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미국의 낭만주의 시인 월트 휘트먼 등 영미와 유럽권 문호 10인의 걷기 예찬론. 352쪽. 1만 5000원. 나의 핀란드 여행(가타기리 하이리 지음, 권남희 옮김, 은행나무 펴냄) 핀란드를 배경으로 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을 좋아한다면 반가워할 책이다. 이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인 저자가 촬영기간 핀란드에 머물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경쾌하면서도 따뜻한 문체로 풀어냈다. 1만 2500원. 동아시아와의 인터뷰(평화네트워크 정리, 서해문집 펴냄)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평화운동 NGO인 ‘평화네트워크’가 강상중, 와다 하루키, 스콧 스나이더, 진징이 등 한·미·일·중 4개국 동아시아 학자 및 관료, 시민단체 인사 15명에게 동아시아 공존의 길을 물었다. 냉전과 평화 사이에서 요동치는 동아시아의 현재, 일본의 우경화 바람, 한반도 핵문제, 미·중 패권 경쟁과 새로운 세계 질서, 남북관계의 평화 모색 등 현안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전망이 담겼다. 368쪽. 1만 8000원. H팩터의 심리학(이기범· 마이클 애슈턴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왜 어떤 사람은 법과 규칙을 어기고, 비뚤어진 특권의식에 사로잡힐까. 이 책은 정직(Honesty), 겸손(Humility)을 인간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성격 요인, 즉 H팩터로 규정하고 이 요인이 우리 삶의 여러 분야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272쪽. 1만 6000원. 포어사이트 크리에이터(이돈태 지음, 세미콜론 펴냄) 애플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조너선 아이브가 창업한 영국의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회사 탠저린의 공동 대표인 저자가 들려주는 디자인 이야기. 저자는 수많은 기업과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산업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토대로 전략적으로 디자인 경영을 실행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260쪽. 1만 6500원.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시진핑 8개월 인사대장정 완료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시진핑 8개월 인사대장정 완료

    중국이 8개월간에 걸친 ‘인사(人事) 대장정’을 끝냈다. 지난해 11월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 개최를 전후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달 초 군 핵심 수뇌부인 인민해방군 7대군구 사령관의 세대교체를 이뤘다. 이어 지난 24일 딩쉐샹(丁薛祥·51) 당중앙 판공청 부주임이 공석 중이던 당총서기판공실 주임을 겸임하도록 해 비서진에 대한 보직 인사를 마무리함으로써 중국 권력 핵심의 진용을 완비한 것이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낙하산 인사의 천국’이다. 18차 전대 이후 선임된 22개 성장(도지사)급 인사의 절반이 낙하산으로 채워지는 등 800여명의 중앙 관리가 지방 요직을 차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5년 전인 후진타오(胡錦濤) 정권 때 성장급 낙하산 인사가 두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중앙의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SCMP는 지적했다. 중국 낙하산 인사의 목적은 여러 가지다. 자파 세력 심기라는 일반적인 목적 외에도 능력 있는 지방 인재를 발탁하고, 차세대 지도자로 육성하기 위해 중앙 인사를 지방으로 내려보내 경험을 쌓도록 하는 까닭이다. 자파 세력 심기의 대표적 사례는 시 주석의 ‘심복’인 천시(陳希·60) 과학기술협회 상무부주석을 ‘인사총관’(人事總管) 당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1975년 칭화대(淸華大) 화학공정과에 시 주석과 같이 입학해 사이가 각별하다. 1970년 푸젠(福建)성 기계공장에 하방된 천 부부장은 칭화대 대학원 과정을 마친 뒤 학교에 남아 당 관련 업무를 맡았다.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 학자로 다녀온 뒤 칭화대 당서기 등을 지냈다. 시 주석이 차기 최고 지도자로 예약된 뒤인 2008년 교육부 부부장(차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랴오닝(遼寧)성 부서기를 거쳐 2011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딸 덩난(鄧楠)의 후임으로 과학기술협회 상무부주석에 선임돼 중국 정계의 혜성으로 떠올랐다. 시 주석의 ‘왕비서’로 불리는 중사오쥔(鐘紹軍·52) 당중앙 군사위원회 판공청 주임과 ‘오른팔’ 딩쉐샹 부주임도 빼놓을 수 없다. 시 주석의 저장(浙江)성 수장 시절 그의 비서로 입문한 중 주임은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서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근 거리에서 수행하고 있다. 중 주임은 지난달 20일 군 감독 업무를 수행하면서 시 주석의 군 장악을 막후 지원하는 당중앙 군사위의 중임을 맡고 있는 사실이 공개됐다. 관료 경력의 대부분을 상하이(上海)에서 보낸 딩 부주임은 부패 혐의로 실각한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당서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서기로 내려온 2007년 상하이시 판공청 주임을 맡아 측근에서 보좌하며 가까워져 ‘오른팔’이 됐다. ‘류링허우’(60後·1960년 이후 출생)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명인 천민얼(陳敏爾·53) 구이저우(貴州)성장과 양전우(楊振武·58) 인민일보 총편집(사장급)도 눈여겨볼 만하다. 천 성장은 시 주석의 저장성 지도자 시절 선전부장을 맡아 그를 보좌하면서 신임을 얻은 ‘심복’이다. ‘시진핑의 입’으로 통하는 양 총편집은 2005년 인민일보 부총편집으로 일하다 2009년 상하이시 선전부장으로 전직했다. 시 주석이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에서 당서기로 일할 때 인연을 맺어 줄곧 친밀하게 지냈다. 저우샤오촨(周小川·65) 인민은행장은 2002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 인민은행장 최장수 기록을 세우게 됐다. 기계공업부장을 지낸 저우젠난(周建南)의 아들로 태자당 출신인 그는 시 주석이 2002년 칭화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을 때 초빙 교수로 있으면서 많은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인재를 발탁한 사례는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 중심의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가 대부분이다. 리잔수(栗戰書·63) 당중앙판공청 주임이 우선 눈에 띈다. 허베이성 공청단 서기를 지낸 공청단파로 분류되지만 시 주석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1983년 허베이성 우지(無極)현 당서기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을 당시 시 주석은 인근 정딩현 당서기여서 친밀하게 지냈다. 1998년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의 혁명 무대인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당서기를 맡아 친분이 깊어졌다. 저우창(周强·53) 최고인민법원장과 류치바오(劉奇?·60) 당중앙선전부장, 궈성쿤(郭聲琨·59) 공안부장, 장다밍(姜大明·60) 국토자원부장, 장제민(蔣潔民·60)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주임, 장이(張毅) 국자위 부주임, 궁푸광(宮蒲光·56) 민정부 부부장, 친이즈(秦宜智)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 등이 중앙정부에 스카우트된 지방 인재들이다. 지방행정 경험을 쌓도록 내려보낸 ‘연부역강’(年富力强)한 인사들도 많다. 루하오(陸昊·46) 헤이룽장성장과 궈수칭(郭樹淸·57) 산둥성장이 전형적인 사례다. 루 성장은 28세이던 1995년 적자에 허덕이던 베이징의 직물공장 공장장으로 임명돼 3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32세 때는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과학기술단지관리위원회 주임을 맡아 중관춘을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핵심기지로 만들었다. 2003년 35세에 베이징시 부시장, 2008년 41세에 공청단 제1서기, 46세에 헤이룽장성장이 됐다. 줄줄이 최연소 기록이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사단’의 궈 성장은 차세대 지도자급 재정·금융 전문가로 주목받고 있다. 최고 지도부가 그를 산둥성으로 내려보냈다는 게 베이징 정가의 분석이다. 최고 지도부 인사급인 정치국위원(서열 25위 이내)이 되기 위해서는 지방 경험이 필수요건이다. 법학박사로 인민은행 부행장, 국가외환관리국장 등을 지낸 그는 2011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을 맡아 증권시장 개혁 조치를 내놓아 최고 지도부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았다. 베이징 정가의 소식통은 “궈 성장의 발탁은 그를 부총리급 재정·금융 전문가로 키운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차기 인민은행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공안부 정치부 주임을 지낸 리춘성(李春生·52) 광둥성 부성장, 상무부 부장조리를 지낸 리룽찬(李榮燦) 간쑤(甘肅)성 부성장, 당중앙조직부 간부2국장을 거친 마쉐쥔(馬學軍·51)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조직부장, 국자위 영도인원 관리2국장을 지낸 장즈강(姜志剛·53) 베이징시 선전부장,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부국장을 지낸 리웨이(李偉·55) 베이징시 선전부장 등의 인사이동도 같은 범주에 든다. khk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전직 국회의원 1111명 모인 ‘대한민국 헌정회’ 무슨 일 하나

    [주말 인사이드] 전직 국회의원 1111명 모인 ‘대한민국 헌정회’ 무슨 일 하나

    대한민국 헌정회(憲政會). 전직 국회의원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단법인체다. 헌정회는 국민들로부터 ‘원금도 내지 않고 고액의 연금을 받는 특권 집단’이라는 원성을 자주 들어 온 것이 현실이다. 헌정회원들은 안타까워하고, 억울하다고 하지만 어쩌랴. 헌정회는 국가의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최종적으로 목소리를 내 사회 통합을 위해 힘을 보태거나 정책 개발 활동 등도 다양하게 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헌정회는 1968년 창립된 국회의원동우회가 1979년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뒤 1989년에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1991년에 제정 공포된 대한민국헌정회육성법에 따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받는다. 그런데 지난 2일 법률이 개정되면서 연금 수혜 대상자가 대폭 축소됐다. 또 한 차례 연금 수혜 파동을 겪은 것이다. 일부 회원이 반발했지만 수위는 낮아 차분히 정리될 듯하다. 헌정회는 연금 문제로만 주목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고흥길 헌정회 대변인은 26일 “헌정회는 국가의 큰 현안이나 외교적인 일이 있을 때 원로로서 목소리를 내고 정책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연금 문제만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은 잘못됐다. 나도 밖에 있을 땐 곱지않게 본 적이 있었지만 연금은 생활이 어려운 회원들에게는 단비이고, 부유한 회원들에게는 나라가 주는 훈장 같은 삶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실제 헌정회는 사회의 주요 현안이나 외교 문제가 있을 때 집단 목소리를 내 국익에 반영하고자 노력한다. 일본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과거사 지우기가 한창이던 지난 4월 헌정회는 일본 측의 과거사 왜곡 규탄 성명을 채택했다. 회원들은 “일본 정치인들의 침략전쟁 부인과 역사적 과오 은폐는 일본국민들의 돌이킬 수 없는 수치”라고 일갈했다. 헌정회는 또 올해 들어서만 10차례 가까운 포럼과 세미나, 강연회를 개최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 14일에는 헌정회 회관에서 세종대왕 616돌 탄신기념 학술강연회를 개최했고, 7월 9일에는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정책포럼을 열어 ‘7·27 휴전협정 60년 남북한과 중국의 어제·오늘’에 대해 조명했다. 출판사업으로 월간 ‘헌정’(憲政·7월 통권 373호)을 발행한다.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헌정회에는 서화회, 기우회, 골프회, 조우회, 산악회, 걷기모임과 종교모임 등의 동호회가 있다. 동호회 가운데 헌정회관으로 출근하는 회원들이 쉽게 할 수 있고, 바둑실까지 갖추어져 있어 기우회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주로 월, 수, 금요일에 바둑을 둔다. 걷기모임도 활발해 주로 토요일에 한강변 등을 골라 걷는다. 헌정회 총 회원수는 26일 현재 2781명이지만 이 중에서 6·25납북자나 숨진 회원이 1370명이고, 현재 회원수는 현역 국회의원 300명을 포함해 1411명이다. 현역의원은 특별회원이다. 전직 의원들로 구성된 정회원은 1111명이다. 목요상 회장은 “우리 회원들은 의정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들이 제기될 때마다 정파를 떠나 우국충정의 목소리와 정책대안을 제시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회장은 4선 의원 출신 목요상 전 의원이다. 회장 선출 경쟁은 여느 선거 못지않게 치열하다. 부회장은 김동욱(4선)·김종기(4선)·송현섭(3선)·신경식(4선)·이윤수(3선)·주양자(재선)·유용태(재선) 전 의원이다. 감사는 박희부·구종태 전 의원이다. 정책연구위원회 의장 류경현·홍보편찬위원회 의장 이민섭·복지위원회 위원장 왕상은·여성위원회 위원장 양경자·사무총장 권해옥·연로회원진료비지원심사위원장 박성태·법및정관개정특별위원장 함석재·헌정회발전특별위원장 정문화 전 의원이다. 원로회의도 있어 의장은 7선 의원을 지낸 이철승 전 의원이다. 부의장은 정재호(재선)·김봉호(5선) 전 의원이 맡고 있다. 올해 91세인 이 의장은 지난 4월 의장에 재선출됐으며 현재도 정력적으로 활동 중이다. 이 의장은 신민당 총재를 지냈고, 제18대 대한체육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헌정회는 젊은 층에게 다가가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젊은 사이버 세대들의 동참을 쉽게 하기 위해 각종 활동상과 정책 대안을 홈페이지에 수록해 운영하고 있다. 목요상 회장은 “선대들이 세우고 키워 온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더욱 발전시켜 남북통일을 앞당기고 세계 속에 우뚝 선 선진조국 건설을 위해 대한민국 헌정회가 그 중심에 설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대한민국헌정회육성법 일부 개정 법률안 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회의원인 19대 의원들부터는 앞으로 월 120만원인 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다만 내년 1월 1일 현재 만 65세 이상인 전직 국회의원들은 이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전직 의원이라도 단 하루라도 65세에서 미달되면 연금 수혜를 할 수 없다. 65세 기준에 따라 연금수혜를 못하게 된 전직 의원만 모두 267명이라고 헌정회 측이 밝혔다. 한 회원은 1개월 반이 모자라 수혜 대상에서 빠지자 허탈해 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헌정회원들은 연금절벽이다. 헌정회 이규담 사무차장은 “아쉬워하는 분들이 적지않다”고 전했다. 또 국회의원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유죄 판결로 의원직을 잃었을 경우에도 연금지급이 중단된다. 2인 가족 기준으로 월소득이 294만원을 넘어도 연금지급이 끊긴다. 부동산 등 자산이 많아도 연금 자격이 없어진다. 구체적 기준은 헌정회 측이 자체적으로 만들지만 다수 국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아온 국회의원 연금 수혜 대상자는 절반 정도로 확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 수혜 회원들도 최종 수령액이 내년부터 조금 줄어들게 된다. 헌정회 측에 따르면 현재 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회원은 연간 20만원의 회비를 강제로 내고 있다. 이것이 내년에는 개인당 매월 3만원으로 인상된다. 현역의원 300명은 매월 2만원씩 회비를 낸다. 65세 이하로 연금을 받지 못하는 회원들은 연간 5만원을 내도록 되어 있지만 내는 회원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 한쪽에 있는 헌정회에는 하루 수십명의 회원들이 출근한다.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회원들도 있지만 다수는 요금이 들지 않는 지하철 국회의사당입구역을 통해 회관에 나온다. 바둑을 두거나 정보를 교환하고, 식사도 함께 한다. 헌정회에서 식권을 주면 국회 주변 지정식당 5곳에서 주로 한가한 시간을 골라 식사한다. 하루 35~40명 정도가 7000원짜리 식권을 이용한다. 식권을 둘러싼 일화도 있다. 헌정회관이 현재 위치로 이동해 오기 전 서울시청 을지로별관 시절 한 회원은 극심한 생활고 속에 부인과 함께 살면서 식비가 모자라자 식권을 모았다가 부인과 함께 지정식당에 가 식사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이것이 “생활고에 시달린 일부 회원은 식권을 모아 현금으로 바꿔 생활비로 활용하기도 했다”는 소문으로까지 비화됐다고 알려졌다. 헌정회 측이 헌정회원들의 생활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해 놓은 것은 없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회원들의 정보를 입소문으로 수집하는 정도다. 통상 야당출신 회원이 가난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회원은 “나도 셋방 생활을 하지만 많은 헌정회원들이 셋방을 전전하고, 심지어 회원 다수가 컨테이너 집에서 살고 있다. 소재 파악이 안 되는 회원도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지난해 숨진 한 전직 국회의원은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입원비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시신을 기증하는 것으로 대신했다고도 한다. 이 의원은 생전에는 국회의원으로서 맹활약했으나 자녀들이 사업을 하다 재산을 날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유사한 사례가 더 있다고 한다. 자신이 보증을 잘못 섰거나, 밝히기 힘든 사연으로 재산을 빼앗기다시피 한 회원도 있다. 전직 국회의원 중에는 다선 의원을 지냈다가 마지막에 두세 차례 선거에 떨어지면서 자신과 가족은 물론 친척들에게까지 거액의 부채를 떠안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화려한 의정생활과 달리 노년이 힘들게 되는 원인이다. 지금은 선거 있는 해에 상한 3억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고, 법정선거비용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가 확대되면서 ‘선거 폐인’은 줄어들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원어 이해하고 보시면 아리아가 달콤합니다”

    “원어 이해하고 보시면 아리아가 달콤합니다”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를 원어로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뉴욕과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에서 근무해 온 25년 경력의 중견 외교관이 오페라 60편에 등장하는 아리아 77곡에 대한 원어 해석과 뒷이야기 등을 담은 안내서 ‘손에 잡히는 아리아’(세광음악출판사)를 펴냈다. 주인공은 박상훈(50)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다자외교 전문가인 그가 전공도 아닌 아리아에 대한 책을 쓰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박 공사참사관은 25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뉴욕에서 근무하던 1999년 1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를 처음 접했는데 아리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오페라를 보러 가기 전 DVD를 구해 예습하고 원어에 대한 이해를 높였더니 아리아에 눈을 뜨게 됐다”며 “오페라와 함께한 지난 10여년간의 여정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외교관과 함께하는 달콤한 아리아 세계 여행’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남몰래 흘리는 눈물’, ‘여자의 마음’, ‘사랑을 주소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등 주옥 같은 오페라 아리아 77곡을 선별해 작품 전개 및 원어 가사, 우리말 해석, 뒷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아리아마다 원어 가사 내용에 대한 풍부한 설명이 눈길을 끈다. 그는 “직업상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로 된 아리아를 상세히 소개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리아를 쉽게 풀어 쓴 책을 통해 오페라나 아리아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와 관심을 높여 궁극적으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삶의 행복을 느끼게 하는 데 작은 도우미가 됐으면 한다”며 “책에 대한 반응이 좋으면 바그너나 슈트라우스 등이 작곡한 독일어 아리아도 소개하는 후속편을 내보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라디오 연재소설로 듣는다

    EBS FM(104.5㎒) ‘라디오연재소설’이 김주영의 대하소설 ‘객주’의 완결편 ‘멀고 먼 십이령’을 26일부터 5주간 방송한다고 25일 밝혔다. 방송인 윤영미가 낭독한다. ‘객주’는 구한 말 보부상과 민초의 삶을 생생하게 조명해 한국 역사 소설의 지평을 넓힌 작품으로 꼽힌다. 1979년부터 서울신문에 연재됐으나 1984년 단행본 9권을 끝으로 발간이 중단됐다. 김주영 작가는 30년 만인 지난 4월 10권에 해당하는 완결편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완결편은 다음 달 말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정식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김주영은 “객주 완결편은 요즘 세대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의리와 신의에 대한 이야기”라며 “옛 표현들이 많아 처음에 읽기가 녹록지 않아도 읽다 보면 우리네 말과 글의 자연스러운 운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라디오연재소설’은 월~토요일 오후 8시에 방송된다.
  • KT&G, 서울의 하루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원데이샷’ 참가자 모집

    KT&G, 서울의 하루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원데이샷’ 참가자 모집

    KT&G는 서울의 하루 24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원데이샷’(ONE DAY SHOT) 프로그램에 참가할 아마추어 사진작가를 다음달 15일까지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한 이번 행사 접수는 KT&G 상상마당 홈페이지(sangsang.ktng.com)에서 받는다. 접수 시 자신이 촬영한 사진과 참여 동기를 등록하면서 멘토링을 받고 싶은 전문작가와 촬영지역도 선택할 수 있다. KT&G는 참가희망자들이 제출한 사진을 심사해 총 44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 멘토들과 워크숍을 진행한 뒤 오는 9월 7일 0시부터 24시까지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하루를 기록하는 출사에 나서게 된다. 이날 촬영한 사진은 홍대 상상마당에서 전시되는 한편 사진집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특히 최종 심사를 통해 선정된 최우수 작가 2명에게는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상상실현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작품을 프레젠테이션하고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상상마당 사진 강좌 수강권 등이 제공된다. KT&G 관계자는 “‘원데이샷’은 2008년 홍대의 하루를 기록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국내 대표 사진 기록 프로그램의 하나”라면서 “멘토링과 사진 촬영에 이어 출판과 전시로 이어지는 일련의 프로그램을 통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상상이 실현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4만곳 중 200곳 매출이 전체 50%… ‘모래시계 구조’

    15년 이상 창조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온 영국 내부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바로 ‘창조산업은 다른 산업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창조산업은 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창조산업의 구현은 개인 기업가나 소규모 사업보다는 기존과 같은 형태의 대규모 사업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에 따르면 영국 내에 있는 약 14만개의 창조기업 중 200개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영국 내에서는 “창조산업은 매우 작은 기업들과 소수의 거대한 회사들이 양쪽 끝에, 가운데에는 극소수의 중간 규모 회사들이 자리 잡고 있는 모래시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2009년 보고서는 “창조산업이 커질수록 스튜디오, 음반사, 출판사 등 콘텐츠 배포자들이 창조경제의 주역인 콘텐츠 제작자들보다 더 커지고 강해지고 있으며 그 결과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한영국문화원 측은 “압도적으로 큰 창조기업이 없는 영국에서는 많은 소기업들이 중간 크기로 성장하지 못한 채 나타났다 사라지고, 모래시계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창조산업의 이 같은 짧고 잔혹한 생애주기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는 효과는 있지만 해당 부문의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은 막는다”고 밝혔다.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창조산업이라는 특성상 지속적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영국 재무부는 2006년 시장 보고서에서 “창조적 중소기업 중 3분의1은 정규적인 사업과 계획을 세우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100만 파운드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창조기업 3분의1은 재정적 목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는 외부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단계로까지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이 없다는 뜻이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영국 창조산업계가 이룩한 성장의 48%는 신생 기업들의 운영 첫 1년간 발생했고, 이들 중 3분의1은 3년 이상 버티지 못했다. ‘창조경제 입문가이드’를 쓴 존 뉴비긴은 “영국에서 이뤄진 정부 지원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창업’에만 집중됐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 부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공공 정책은 이들이 지속가능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런던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성철 스님의 가르침·발자취를 찾아가다

    성철 스님의 가르침·발자취를 찾아가다

    평생 ‘부처님 법대로 살자’고 외치며 자신과 후학에게 예외없이 엄격했던 ‘가야산 호랑이’ 성철(1912~1993) 스님. 스님은 전국을 다니며 뼈를 깎는 수행과 정진에 매진했지만 그 수행의 실상은 몇몇 출가자에게만 회자될 뿐 일반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길의 끝에서 자유에 이르기를’(조계종출판사 펴냄·작은 사진)은 그런 점에서 흔치 않은 반추의 기록으로 눈길을 끈다. 책은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과 열반 20주기를 기리며 스님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책. 2011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불교신문에 연재된 기사를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단행본으로 엮었다. 책의 특징은 성철 스님이 머문 수행도량 25곳을 따라가며 스님이 남긴 유훈과 사상을 세밀하게 들춰보이는 점. 6년간 출가수행자 신분으로 성철 스님을 모신 이진두 불교신문 논설위원과 원택 스님이 성철 스님의 수행처와 관련된 스님들을 직접 만나 풀어낸 인연담이 흥미롭다. “천제굴은 ‘부처가 될 수 없는 이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미 오도한 성철 스님이 수행처 이름을 천제굴이라 지은 이유가 뭘까. 겸사(謙辭)일까, 아니면 역설일까. 그 이유는 성철 스님만이 알 것이다.”(통영 안정사 천제굴) “성철 스님은 절집 지붕의 기왓장을 벗겨 팔아서라도 승려 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만큼 후학 양성에 원력이 컸다. ‘실달학원’ 설립도 후학 양성의 일환에서 진행된 것이다. 청담 스님도 승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던 터라 이심전심으로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서울 삼각산 도선사) 안정사 천제굴의 명칭과 도선사 청담 스님과의 인연담 말고도 성철 스님이 영천 은해사 운부암에서 평생 도반 향곡 스님을 만난 이야기며, 속리산 법주사 복천암에서 공양주를 자원한 일화도 눈길을 끈다. 스님이 주석하며 수행했던 공간들과 그 속에 담긴 흔적들마저 차차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 책을 읽다 보면 걸망을 지고, 들길 산길을 헐떡이며 넘어지고 미끄러지며 터벅터벅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걸어서 갔을 그 길과 수행처들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성철 스님을 20여년간 시봉했던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찾아 나선 길이기에 이 시대에 성철 스님이 남기신 가르침의 의의가 무엇인지 가슴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성철 스님이 남기신 가르침을 지남(指南) 삼아 후학들은 그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깨달음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세계 디자인의 아이콘 ‘탠저린’·출판협회를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세계 디자인의 아이콘 ‘탠저린’·출판협회를 가다

    영국 런던의 대표적 서민 거주지역인 버러는 재개발이 한창이다. 템스강 건너편의 금융지구 땅값이 지나치게 비싸지면서, 사무지구가 이곳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의 빌딩 상당수에는 ‘임대’ 또는 ‘매매’ 간판이 붙어 있고 건물 신축 현장도 곳곳에 보였다. 이 중 탠저린이 자리 잡은 빌딩은 일종의 ‘미디어아트 센터’다. 디자인 기업과 건축설계 사무소 등 아이디어로 수익을 창출하는 창조형 기업들이 모여 있다. 조이 글로버 탠저린 마케팅총괄이사는 “비슷한 생활 패턴과 성향을 가진 기업들이 이웃에 있어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런던에만 이런 센터가 200여개, 회사수는 4000개가 넘는다. 디자이너들의 작업장은 좁았지만 열기가 넘쳤다. 사무실 벽에는 디자인 시안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고 목업(실물모형) 제품들도 쌓여 있었다. 특히 서울 광화문의 ‘KT 무한상상실’이나 신도의 새 복사기와 로고 등 한국 고객의 작업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5년간 탠저린은 ‘제품 디자인’의 역사를 바꿔 왔다. 히스로 공항과 런던 시내를 연결하는 ‘히스로익스프레스’, 토요타의 콘셉트카, LG전자와 삼성전자 냉장고, 래미안아파트 주방과 욕조, 니콘 카메라, 현대중공업의 차세대 지게차와 굴착기 등이 탠저린에서 탄생했다. 특히 2000년 영국항공의 비즈니스 좌석은 탠저린을 디자인 업계의 최고로 끌어올린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마틴 다비셔 대표는 “당시 항공기 좌석은 무조건 박스형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S자로 마주 보게 만들면 탑승객들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석을 교체한 뒤 영국항공의 영업이익은 연간 8000억원씩 증가했다. ‘디자인의 경제적 효과’가 실제 숫자로 입증된 사례다. 산업계 전반에 걸친 눈부신 활약에도 불구하고, 탠저린의 전체 직원은 30명에 불과하다. 글로버 이사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수준에서 회사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사람을 뽑을 때는 ‘그림을 잘 그리는 디자이너’가 아닌 ‘생각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산업은 1997년 토니 블레어 정부가 시작한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창조적 영국)의 최대 수혜 분야로 꼽힌다. 당시 영국 정부는 창조산업을 ‘개인의 창조성, 기술, 재능에 기원을 두는 산업들과 지적 재산의 형성과 이용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산업들’로 정의했다. 광고, 건축, 디자인, 영화, 방송 등 모두 13개 산업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육성정책이 시작됐다. 다비셔 대표는 “당시 정부가 주도적으로 시장을 창출한 것이 아니라, 시장의 핵심적인 흐름을 오히려 늦게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이 완전히 망가진 영국에서 유일한 활로가 ‘창조산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늦은 결정조차 다른 나라보다 앞선 선택이었고, 창조산업 정책은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영국 창조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2003년 2.6%에서 2008년 4.5%로 증가했고, 1997~2006년 영국 창조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영국 전체 경제성장률(3%)의 두 배를 웃도는 6.9%에 이르렀다. 김병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영국은 창조산업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 아래 지원책을 펼쳤고, 실제로 성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본보기가 됐다”면서 “이후 다른 국가들은 물론 유엔도 창조산업과 창조경제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처음으로 창조경제의 개념을 도입했던 영국산 문화는 이제 ‘해가 지지 않는 문화제국’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영국의 창조산업이 ‘영어로 쓰인 콘텐츠’라는 특화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국의 창조경제는 문화기반이 아닌, 창조적 아이디어를 전 산업에 심는 새로운 형태로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비셔 대표는 “한국은 창조산업을 성장시킬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 등 영국형 창조산업은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기보다 기술에 새로운 가치를 심어 주는 것”이라며 “기술이 없다면 디자인도 의미가 없지만 경험상 한국의 기업과 한국인들은 전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창조적 아이디어를 심는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01년 저서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창조경제)에서 창조경제의 개념을 정립한 존 호킨스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창조경제는 새로운 산업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에 새로운 가치를 심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이 중점을 뒀던 ‘문화산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사회적 전통의 산물이다. 리처드 몰렛 영국 출판협회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런던 홀본 협회 본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사양산업이라고 모두가 지목하던 출판업 역시 크리에이티브 브리튼 정책으로 부흥을 이뤘다”면서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는 수백년간 영국에서 출간된 책과 다를 것 없는 모양새였지만, 해리포터가 이룬 결과물이 창조경제가 아니라고 누가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360억 파운드(약 61조 8500억원)에 이르는 영국 창조산업 중 출판은 50억 파운드를 차지하고, 이는 영화나 음악산업보다 크다. 몰렛 총장은 “출판시장에서는 과거처럼 개인의 창작 욕구를 고취시키는 정책과 인터넷 등 디지털환경의 변화에 따른 인쇄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정책이 동시에 추진됐다”면서 “전통적인 출판시장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도록 연착륙시키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전자는 무명 작가였던 롤링에게 스코틀랜드예술위원회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 해리포터를 낳았고, 후자는 출판 콘텐츠의 영화 비디오화와 전자책 등 출판산업의 저변 확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출판시장의 40%를 수출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생길 수 있는 저작권이나 디지털 플랫폼 등 중요한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해결해 나간 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몰렛 총장은 ‘영어로 된 영국 콘텐츠여서 문화수출이 가능하다’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문화시장에서 수요자들은 익숙한 것보다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내년 런던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예정돼 있는데, 한국 출판이 뻗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지율 스님, 문재인 의원 상대 명예훼손 소송 패소

    지율 스님, 문재인 의원 상대 명예훼손 소송 패소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자서전 ‘운명’ 가운데 천성산 터널과 관련된 부분을 허위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정효채)는 환경운동가 지율 스님이 문 의원을 상대로 낸 출판물에 대한 사실보도요청 및 명예훼손 소송에서 2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증거, 자서전의 문맥 등을 살펴보면 해당 부분이 아주 정확하게 기술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허위의 사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천성산 전통사업의 백지화, 대안 노선 검토를 공약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문 의원의 표현인 ‘재검토’는 ‘백지화’와 의미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원점에서 다시 검토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허위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지율 스님의 명예와 직접 관련이 없다”면서 “따라서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문 의원은 사회적 갈등 해결을 위해 대화와 타협을 위한 조정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해당 부분을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율 스님에 대한 부정적 내용도 서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은 지난해 6월 문 의원을 상대로 자서전 ‘운명’의 내용 정정과 사과문 게재, 2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당시 지율 스님은 “책에는 천성산 터널 문제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른 것이라고 기술되어 있다”며 “하지만 노 대통령의 대선공약은 노선 재검토가 아니라 백지화와 대안노선 검토였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천성산 터널 사건을 정치적으로 불교계의 사안으로 만든 것은 참여정부였다”면서 “노 대통령이 갈등을 조정한 게 아니라 갈등을 조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지막 권 ‘망국’ 편에서 국난극복 희망을 봤죠”

    “마지막 권 ‘망국’ 편에서 국난극복 희망을 봤죠”

    “제 책이 조선왕조실록으로 들어가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휴머니스트)으로 500년 조선사를 만화로 되살린 박시백(49) 화백의 대장정이 10년 만에 마무리됐다. 2003년 7월 제 1권 ‘개국’으로 출발해 마지막 편인 20권 ‘망국’으로 완간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22일 완간에 맞춰 서울 연남동의 출판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화백은 “가장 아픈 역사를 담은 ‘망국’ 편에서도 희망을 봤다”며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우리가 보기엔 답답하고 안쓰러운 역사지만, 조선 말기 의병·독립군 등으로 일어선 선조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시대에도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았습니다. ‘아픈 역사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 등 독립에 헌신한 인물들을 조명한 마지막 컷으로 책을 완결한 것도 그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총 2077책에 이르는 조선 정사의 기록으로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선정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이를 만화로 옮긴 박 화백의 손끝에서 탄생한 인물은 500여명이 넘고 컷수만도 2만 5000여 컷이나 된다. 한겨레신문 만평 화백이었던 그는 역사드라마를 보고 커가는 호기심에 2001년 회사를 그만두고 ‘외로운 작업’에 몰두했다. 조선왕조실록 CD을 탐색하고 혼자 그림 구성에 채색까지 다 해내는 등 하루 12시간의 노동에 매달렸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실록의 기록과 상당부분 배치된다는 점에 번번이 놀랐다. “드라마뿐 아니라 대중적으로 유명한 역사서에서도 야사를 따라간 기록들을 많이 봤습니다. 때문에 ‘실록을 제대로 알리는 것 자체가 중요하겠구나’하는 생각에 작업 초기에는 만화적 재미를 추구했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사실 전달에 더 방점을 뒀어요. 그래서 재미가 없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요.”(웃음) 작업을 하면 할수록 그는 조선왕조실록의 위대함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실록은 중요 정책과 왕과 신하의 주요 회의 등에 대해 대부분 기록을 남겨놨습니다. 특정 당파의 집권기에는 당파적 시각에 따른 해석이 많았지만,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그대로 기록이 되어 있죠. 왕이 당대에 볼 수 없게끔 차단한 점, 지금껏 우리가 볼 수 있게 잘 보관했다는 측면에서 선조들의 지혜가 잘 나타난 세계에서 보기 드문 기록물입니다.” 이와 관련,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논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조선왕조가 500년간 기록과 보존을 대해 온 태도를 되새겨볼 때가 아닌가 한다. 그 정신을 잘 받든다면 이런 일이 재발되어선 안 된다”고 대답했다. 조선왕조를 이끈 500여명의 인물 가운데 그를 사로잡은 인물은 ‘세종’이었다. “세종은 하늘이 내린 인물이란 느낌입니다. 타고난 자질의 비범함이 대단했고 일 추진에 있어서도 민주적 리더십의 소양을 갖췄어요. 엄청난 일벌레인데다 추진력, 기획력까지 모든 걸 갖춘 천재라고밖엔 달리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죠” 박 화백의 책 이야기는 오는 29일부터 매주 휴머니스트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박시후, 소속사 대표에 대한 ‘무고’ 무혐의 처분

    박시후, 소속사 대표에 대한 ‘무고’ 무혐의 처분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한동영 부장검사)는 22일 전 소속사 대표 황모씨로부터 무고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36)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박씨에 대한 무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2월 술에 취한 연예인 지망생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되자 황씨가 합의금을 뜯어낼 목적으로 A씨와 모의해 성폭행 사건을 꾸며냈다며 황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황씨는 박씨를 무고로 맞고소했다. 박씨는 지난 5월 A씨가 고소를 취하함에 따라 검찰에서 성폭행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황씨는 박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지 않았다. 검찰은 또 이날 박씨가 A씨를 무고 및 공갈미수 혐의로, 황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각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 5월 A씨와 합의하면서 이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고 각하 사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벌가 2·3세 어울려 ‘대마초 흡연·유통’ 일당에 실형

    재벌가 2, 3세와 함께 대마초를 유통하거나 상습적으로 피운 일당에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상동 부장판사)는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모 유명 출판업체 대표의 장남 우모(33)씨 등 4명에게 징역 6월∼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각각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현대가 3세 정모(28)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마초를 유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브로커 최모(26)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120여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우씨 등은 지난해 9월쯤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 소속 주한미군 M(23) 상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944g 가운데 일부를 최씨로부터 건네받아 피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M 상병이 원두커피 봉지 안에 숨겨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여온 대마초는 최씨를 거쳐 이들에게 건네졌다. 우씨는 지난 2011년 당시 공연기획사를 함께 운영하던 정씨 등과 함께 아버지의 출판사 사무실 등지에서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차례에 걸쳐 대마를 매수하고 흡연했다”며 “마약류 범죄가 사회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에 비춰 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금속활자·활판인쇄 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금속활자·활판인쇄 현장을 가다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인 울산반구대암각화는 선사시대 한반도 주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최초의 역사그림책’이다. 인류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최초에 사용한 방법은 암석이나 동물의 뼈 등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이런 것들은 문자의 기원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자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다. 의사전달과 보존을 위한 표현 방법이라는 점에서 ‘인쇄의 기원’으로도 볼 수 있다. 이후 막대한 양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등장한 인쇄술은 인류문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해 이를 실용화했다. 고려시대인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불교 서적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이하 직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다. 현재 충북 괴산군 연풍면 무설조각실에서는 직지를 인쇄했던 금속활자를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101호인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의뢰를 받아 직지 금속활자 복원을 책임지고 있다. 옛 방식 그대로, 밀랍에 새겨진 글자를 파내고, 황토에 싸서 구운 뒤 쇳물을 부어 활자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쇳물을 주형에 붓는 타이밍이 적절해야 활자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임 활자장은 “어느 한 공정이라도 방심하면 원하는 높은 수준의 작품을 얻을 수 없다”며 “질 좋은 밀랍을 얻으려고 작업실 주변에서 아예 토종벌을 직접 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직지 하권을 마무리한 뒤 상권 37장(목판본 기준) 가운데 7장을 복원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의 고인쇄 문화를 보다 실증적으로 밝혀내서 그 위상을 한 차원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려시대 금속활자의 주조술이 그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파주출판단지의 ‘활판공방’은 금속활자의 명맥을 계승한 국내 유일의 납 활자 인쇄공장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여느 인쇄소와는 사뭇 다르다. “철커덕 철커덕….” 50년은 훌쩍 넘은 듯한 낡은 주조기가 쉼 없이 돌아간다. 그 흔해 빠진 컴퓨터 한 대 보이지 않는다. 조판을 걸어 둔 활판 인쇄기에서 나는 비릿한 윤활유와 잉크 냄새가 뒤섞여 콧속이 얼얼했다. 백열등 아래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령의 숙련된 기술자가 코끝에 걸친 안경 너머로 한 손에 쥔 문서를 봐가며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빼곡히 꽂힌 납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마치 1960, 70년대 조판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온 듯했다. 활판공방은 2007년 박건한(72) 활판공방 편집주간과 박한수(46) 시월출판사 대표 등 ‘활자문화 지킴이’들의 노력으로 문을 열었다. 활판인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전국을 떠돌며 인쇄기를 어렵게 구하고 기술자들도 수소문한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박건한 편집주간은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가마솥밥 같은 ‘따끈따끈한 책’을 만든다”고 말했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듯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기계가 못 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람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다. 박한수 대표는 “금속활자 종주국의 전통을 계승하여 장인의 맥을 잇고 싶다”며 옛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금속활자를 쓰는 활판 인쇄술의 발명은 인간사의 혁명이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직지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며 인류문명을 발달시킨 위대한 결정체이다. 따라서 활판 인쇄의 부활은 우리 문화의 진수를 확인하는 일이자 활자 종주국의 자긍심을 지키는 일이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인천 2015년 ‘세계 책의 수도’ 선정

    인천이 유네스코로부터 ‘2015년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됐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네스코로부터 2015년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됨으로써 저작권·출판·창작 등 국내외 독서 관련 행사의 중심도시 역할을 하게 됐다. 유네스코는 2001년부터 매년 ‘세계 책의 수도’를 선정해 왔으며 스페인 마드리드가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해는 방콕이, 내년에는 나이지리아 남부 항구도시 포트 하코트가 각각 뽑혔다. 시는 제안서에서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되면 아시아지역 도서 나누기, 북한 어린이에게 책 보내기, 인천을 중심으로 한 도서기증과 책 추천 릴레이, 찾아가는 북 콘서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측은 인천시의 제안서에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문학가와의 만남, 국제서점협회 공동주최 세미나, 세계 대학생 책 함께 읽기 커뮤니티 등도 주요 프로그램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공연리뷰] 연극 ‘고부전쟁’

    [공연리뷰] 연극 ‘고부전쟁’

    연극 ‘고부전쟁’은 제목만 들으면 숨이 막힐 듯하다. 하지만 울고불고 쥐어뜯는 막장드라마가 아닌 코미디 위에 펼쳐낸 고부갈등이기에 유쾌하다. 극단 신화와 도서출판 멜론이 공동기획한 작품으로, 김용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지난 6월 출간됐다. 줄거리는 주변에서 흔히 겪을 법한 이야기다. 무시무시한 ‘시월드’의 시어머니 춘심은 아들 수환 부부의 집을 수시로 드나든다. 첫 아이를 낳은 며느리 주미에게 제사상을 차리게 하고, 툭하면 ‘친정에서는 어떻게 널 키웠냐’고 구박한다. 춘심을 꼭 닮은 시누이 수지도 주미에게 독하게 굴기는 마찬가지. 주미 역시 만만한 성격은 아니어서 지지 않고 따박따박 받아친다.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낀 수환만 난처한 상황이다. 억척스러운 시어머니가 만든 시월드를 얄미운 시누이가 거들고, 보다 못한 시아버지가 타이르는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 가정의 풍경이다. 이들이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도 고부갈등 자체에 대한 전복 내지는 정면돌파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작품이 그리는 고부갈등은 현실의 경계를 뛰어넘지 않는다. 줄거리만 들으면 밋밋할 것 같은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 건 코미디의 요소를 극대화한 연출이다.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행동은 하나같이 과장돼 있다. 두 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나 강춘심이야~’를 외치는 춘심의 동작은 폭소를 유발하고, 고분고분한 척하며 되받아치는 주미의 대사들은 찰지다. 집기를 집어던지고 방바닥을 뒹굴며 싸우는 몸개그는 시트콤이나 개그콘서트의 한 꼭지를 보는 듯하다. 또 암전 상황에서도 무대 한쪽에 배우가 등장해 다음 장면을 예고하는 행동을 하거나 뜬금없는 행동을 하고 사라진다. 자칫 풀어질 수도 있는 극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관객들에게서 웃음기를 거둬가지 않는 효과를 거둔다. 작품은 고부갈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뒤집지 않고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그러나 코미디로 펼쳐내는 덕분에 지긋지긋한 고부갈등을 보면서도 웃게 되는 여유가 넘친다. 따박따박 할 말 다하는 며느리에 속 시원하다가도 시어머니의 진심에 다시 마음 짠해지기도 한다. 춘심 역의 선우용여는 능청스러운 대사와 동작, 표정으로 시월드의 ‘포스’를 완벽하게 뿜어낸다. 8월 25일까지 서울 NH아트홀. 3만~5만원. (070)7520-485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광장] 주권 국가와 ‘애치슨 선언’의 공포/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주권 국가와 ‘애치슨 선언’의 공포/문소영 논설위원

    조선 개항의 성격을 결정지은 1876년 조일수호조규(강화도 조약)의 제1조는 “조선은 독립국이다”이다. 조선과 일본, 두 독립국이 맺은 조약의 제1조가 “조선은 독립국이다”라는 점은 참 수상하지 않은가. 이 수상쩍은 적시를 ‘일본이 조선 침략을 위한 야욕을 드러냈다’고 배웠다. 미국은 1882년 조선과 조미통상조약을 맺을 때 청나라 북양대신 리훙장에게 중재를 요청했고, 협상도 청나라 톈진에서 진행했다. 조선은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주독립 국가라는 우리와 세계의 인식은 이렇게 달랐다. 외국 출판사가 내놓은 세계사 책에는 조선을 병자호란을 겪은 1636년 이후에는 청의 속국이나 번국으로 처리해 놓은 경우도 더러 있다. 국사학자들은 내치에서의 독립성과 외교·국방에서의 자율성, 한반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등을 내세워 병자호란 이후에도 조선은 ‘사실상’ 독립국가였다고 주장한다. 이런 후기 조선의 지위가 영 찜찜하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은 베스트팔렌 조약(1648년)을 맺어 서유럽 국가에 대한 로마 교황과 신성로마제국의 내정간섭과 지배를 종식하며 근대 국가의 모태를 마련했다. 최근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시기를 두고 논란이 재현됐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의에서 2015년 12월에 환수하기로 한 전작권 이양을 우리 측이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지난 17일 나오면서다. 미국 측은 예정대로 하자며 시큰둥하다고 한다. 전작권의 정의는 “한반도 전쟁 발발 시 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 권한은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 즉 주한 미군이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전쟁수행 능력이 거의 전무해 미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승만 대통령은 그해 7월14일에 유엔군 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을 이양했다. 단서조항은 “현재의 적대상태가 지속하는 동안”이었지만, 작전권은 이양된 상태로 쭉 유지됐다. 작전권 중 평시작전통제권은 1994년 12월에 한국군에 반환됐다. 좀 더 예민한 전작권 반환 논의는 2005년에 시작됐다. 주권국가에서 전작권 이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시 노무현 정부의 판단이었다. 2007년 2월 한·미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에 반환키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2010년 재협상을 해 이양시기를 2015년 12월로 늦췄다. 그런데 대통령 공약에서도 확인했던 반환시기를 박근혜 정부가 더 연기하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군이 온전하게 군사작전권을 가진 시기는 국군을 창설한 1948년 8월부터 1950년 7월까지 24개월에 불과했다. 주권(主權)은 국제법상으로 다른 어떠한 국가의 권력에도 복종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작권을 확보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주권을 온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국이 ‘찜찜한’ 후기 조선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유엔(UN)이나 유럽연합(EU)의 특수한 사례를 들어 베스트팔렌 조약이 규정한 ‘고전적 주권’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EU는 일국의 주권을 제한함으로써 주권을 전 유럽으로 확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인의 잠재의식 속에 주한미군 철수를 연상시키는 전작권 이양은 공포스러운 어젠다이다. 미국의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1950년 l월 태평양에서 미국 극동 방위선으로 한국과 타이완을 제외한 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했고, 5개월 뒤 6·25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수영장에서 익사할 뻔했다고 해서 평생 수영을 포기할 수는 없다. 공포를 떨쳐내야 한다. 대한민국은 건국 65주년으로 환갑도 훌쩍 넘겼고, 무역규모도 세계 10위권이다. 안보 위협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온전한 주권 행사를 위한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 미국이 연기하기 싫다는데 매달리면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symun@seoul.co.kr
  • [당신의 책]

    세상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홍세화 등 지음, 황금시간 펴냄) 김용택·이충걸·박찬일·서민·송호창·반이정 등 하는 일, 나이, 취향이 제각각인 명사 7명이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 7편씩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냈다. 하나로 엮이는 주제는 없다. 그저 살아오면서 가슴 한쪽에 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글 쓰고, 책 읽고, 영화 보며 맘대로 사는 지금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나직이 고백하고,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인 서민은 못생긴 외모로 인한 굴욕의 시절을 특유의 유쾌한 어법으로 풀어놓는다. 요리사 박찬일은 음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미술비평가 반이정은 미술비평의 현실과 자전거 사고 이후 변화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336쪽. 1만 3800원.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고인이 2009년부터 지난해 4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월간지에 연재했던 ‘구본형의 편지’를 엮은 유고집이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글귀를 명함에 새겼던 고인은 ‘결혼을 앞둔 J를 위하여’‘마침내 화가가 된 A에게’ 등 14통의 편지를 통해 고단한 현실 속에서 꿈을 잃고 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177쪽. 1만 3000원.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장대익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싸이의 춤이 전 세계로 빠르게 전파되는 이유는 막춤이어서가 아니다. 누구나 아는 단순한 규칙을 가진 말춤이기 때문이다.’ 과학과 인문학, 공학과 생물학, 인지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화학자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강남스타일’의 인기 비결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호모 리플리쿠스, 즉 ‘따라하는 인간’이란 특성에서 찾는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을 따라 함으로써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과학자와 진화학자의 시선에서 분석해온 저자는 이외에 ‘탐구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 ‘신앙하는 인간’ 등 인간의 본성을 5가지로 규정하고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263쪽. 1만 3800원. 아듀 데리다(슬라보예 지젝 외 4명 지음, 최용미 옮김, 인간사랑 펴냄) 슬라보예 지젝,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에티엔 발리바르, 드루실라 코넬 등 대표 지성들이 자크 데리다(1930~2004)에게 바치는 추모의 글이다. 데리다가 사망한 2개월 후 런던 대학의 버벡 칼리지 내 인문학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아듀 데리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시작했고, 2005년 5월과 6월에 청중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묶어 책을 냈다. 이들은 데리다가 남긴 유산에 대한 정당한 평가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284쪽. 1만 7000원.
  • ‘보스턴 테러범’ 검거 순간 사진 전격 공개

    ‘보스턴 테러범’ 검거 순간 사진 전격 공개

    미국의 유명 잡지 ‘롤링 스톤’ 최신호가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19)를 표지모델로 내세워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그가 체포되는 순간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보스턴 경찰은 지난 4월 19일 저녁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 지역 주택가 보트에 숨어 있던 차르나예프가 검거되는 사진을 한 언론을 통해 전격 공개했다. 사진에는 경찰과 총격전 끝에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차르나예프가 손을 들고 걸어나오는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차르나예프의 머리에는 스나이퍼의 빨간색 레이저빛이 보여 당시 순간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보스턴 경찰이 이 사진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롤링스톤 표지 모델 파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진을 촬영한 SWAT팀 경사 신 머피(25)는 “롤링스톤 잡지가 테러범을 록스타인양 영웅시 한 것을 보고 모욕까지 느꼈다” 면서 “차르나예프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하고 그 가족들에게 아픔을 안긴 테러범”이라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어 “검거 순간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 사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테러범의 본 모습을 보기 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롤링스톤이 차르나예프를 표지모델로 등장시킨 것이 알려진 이후 현지여론은 들끓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네트워크를 통해 잡지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글을 넘치는 가운데 일부 편의점들은 이 잡지의 판매를 거절했다. 그러나 롤링스톤 측은 사과를 거부하며 잡지 출판을 계속 강행할 뜻을 비췄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강남문화원장에 최병식씨

    최병식 ‘한국의 고고학’ 발행인이 서울 강남문화원 제5대 원장으로 17일 선출됐다. 최 신임 원장은 고고학 박사로 역사 전문 출판사인 주류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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