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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은 역사 찾아라… 대한제국 X파일

    숨은 역사 찾아라… 대한제국 X파일

    우리역사 바로알기 운동본부에서 대한교육문화원을 통해 출간한 ‘실록·독립운동사’는 을사늑약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수난과 항쟁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했다. 조국을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을 통해 역사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교과서에서 외면당해온 숨은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대한교육문화원 관계자는 “이 책은 일본인들의 망언과 만행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가 역사의 아픈 모습을 되돌아 봐야 한다고 역설한다”며 “우리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 같은 치욕스런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반성과 교훈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 침략사를 일본인보다 더 모르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안일한 역사의식을 더는 내버려 둘 수 없음과 역대 정부의 그릇된 역사교육에 비수를 꽂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판사는 오랜 시간 각고의 노력 끝에 실록·독립운동사를 출간했다고 말한다. 대한교육문화원의 김미경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수난과 항쟁의 역사를 기록한 대한제국 X파일인 실록·독립운동사 전 15권을 완간해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고 전했다. 1800-2351.
  • 故박맹호 회장 ‘금관문화훈장’

    故박맹호 회장 ‘금관문화훈장’

    정부가 지난달 22일 별세한 박맹호 민음사 출판그룹 회장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문화체육관광부는 50년 동안 출판 외길을 걸으며 출판문화 발전을 위해 공헌한 고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1966년 민음사를 창립한 고인은 ‘세계문학전집’ 등 우수한 단행본 기획과 신진 작가 발굴에 앞장섰다. 훈장은 송수근 문체부 장관 직무대행(제1차관)이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中 한한령 강화… ‘무한도전’ ‘런닝맨’ 삭제

    규제기관 “韓콘텐츠 방영 말라” 사드 부지 체결 관련 보복 조치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한국 드라마와 연예 프로그램 등 최신 방송 콘텐츠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28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교환 계획이 최종 체결되는 데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보인다. 26일 베이징의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국의 방송·인터넷 규제 기관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중국의 대표적 동영상 사이트 업체들에 “무한도전, 런닝맨, 1박 2일 등 한국의 인기 오락 프로그램 최신작을 방영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2017년 새해 들어 방송된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삭제했다. 특히 일부 포털 사이트는 2017년 방송분뿐 아니라 2016년, 2015년에 방송됐던 콘텐츠도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는 한류(韓流)의 대명사나 다름없고, 중국 소비자들은 TV보다는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한류 프로그램을 시청해 왔다”며 “중국 당국과 업체가 인터넷에서 아예 한류의 흔적까지 지우려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신문이 중국의 대표적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유쿠(優酷)에서 ‘무한도전’을 찾아본 결과 2016년 11월 26일 방영분을 마지막으로 이후의 최신작은 모두 삭제됐다. ‘런닝맨’,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도 2017년치는 모두 사라졌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2017년 영상 목록이 있으나 영상을 클릭하면 “영상이 삭제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다른 동영상 사이트인 큐큐(QQ)와 투더우(土豆)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아이치이(愛奇藝)도 올해 방송분을 검색하면 “저작권 문제로 방송이 안 된다”거나 “당신이 찾는 영상은 멀리 날아갔다”는 문구만 떴다. 텅쉰과 신랑 등 대표 포털의 동영상 서비스 코너에서는 2017년치는 물론 이전의 프로그램도 삭제됐다. 중국의 ‘한류 지우기’는 한류 제한(韓限令·한한령) 조치가 더욱 강화됐음을 뜻한다. 한국 콘텐츠를 활발하게 방송하던 ‘봉황천사 TSKS 한국드라마사’는 25일 웨이보에 “오늘부터 모든 한류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중지한다. 원인은 ‘당신도 알고, 우리도 알고 있는’ 것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이라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한류 스타의 출연을 막거나 각 지역 위성TV가 한국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을 금지해 왔으며,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공연을 불허하는가 하면 한국과 콘텐츠를 공동으로 제작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등 한한령의 강도를 계속 높여 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50년 출판 외길’ 고 박맹호 민음사 회장 금관문화훈장 추서

    ‘50년 출판 외길’ 고 박맹호 민음사 회장 금관문화훈장 추서

    지난달 22일 84세의 나이로 별세한 ‘출판계의 거목’, 고(故) 박맹호 민음사 출판그룹 회장에게 정부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 금관문화훈장은 문화훈장(1~5등급) 중에서도 1등급 ‘금관’에 해당하는 훈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0년 동안 출판계에 종사하며 출판 문화 발전을 위해 공헌한 고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1966년 민음사를 창립한 박 회장은 ‘세계문학전집’ 등 우수한 단행본을 기획하고 신진 작가 발굴에도 앞장섰다. 1970년대에는 ‘세계 시인선’, ‘오늘의 시인총서’ 등을 발행해 시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문학지와 문학상 제정을 통해 문학제도를 혁신하고 ‘대우학술총서’ 등을 발간해 인문·학술 출판 발전에 기여했다. 공상과학(SF)·판타지 문학 등 전문 영역 출판에도 앞장서 한국 출판의 저변을 넓히고 우리 사회의 교양과 지식을 함양하는 데 공헌했다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다. 훈장은 문체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송수근 제1차관이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 물 흐리는 ‘법꾸라지’ 향한 일갈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세상 물 흐리는 ‘법꾸라지’ 향한 일갈

    특검이 청구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 ‘왕수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구속된 마당에,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보면 그가 대단한 ‘법꾸라지’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세 사람은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검사로 한 시대를 주름잡았고, 하여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를 퇴행시킨 법률가들은 이들 외에도 여럿이다. 탄핵심판법정에 태극기를 두르고 나타난 서석구 변호사와 헌법재판관에게 막말 퍼레이드를 펼친 김평우 변호사가 그들이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판사 출신이다. 선량한 판사·검사·변호사가 대다수지만 사회의 물을 흐리는 일에 항상 법률가들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세상의 물을 흐리는 법률가들이 깜짝 놀랄 만한 책이 한 권 있으니, 제목부터 무시무시하다.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프레드 로델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첫 문장부터 압권이다. “부족 시대에는 주술사가 있었다. 중세에는 성직자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법률가가 있다.” 세 부류가 한 통속인 이유는 “어느 시대에나, 자신들이 갈고 닦은 특수한 지식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기술적 수법에 뻔뻔하고 그럴듯한 말장난을 첨가해,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던 영특한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주술사와 성직자처럼 이제는 법률가들이 언어를 독점했다.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해 보통 사람들이 법이나 법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들의 언어는 예외 없이 길고 어색하다. “예외 없이 그리고 필연적으로” 추상적이고 애매하고 졸렬하기까지 하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보통 사람은 이들의 말과 글을 이해할 수 없다. 딱 한 번 재판을 참관한 적이 있는 데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속으로 얼마나 되뇌었던가. 언어를 독점한 법률가들은 ‘이너서클’로 체제를 공고히 한다. 얼굴과 이름은 몰라도 상관없다. “법의 게임을 함께 즐기는 것, 그들만의 대화를 나누고 그들만의 규칙을 숭배하고 그들만의 아름다운 법의 원칙을 휘젓지 않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너서클 멤버가 될 수 있다. 이너서클은 다시 “인간 사회의 우두머리”가 되는 발판이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예외지만, 미국의 정권은 대개 대통령부터 장관·참모까지, 국회의원과 주지사도 대개 법률가 출신이었다. 예일대 로스쿨 교수를 지낸 저자 프레드 로델은 “모든 통치 권력은 오직 법률가에게 집중”되고 결국 “법률가가 관여하는 곳에 권력분립의 원리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일갈한다. 흥미롭게도 이 책이 출간된 것이 1939년이다. 그 후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미국은, 아니 한국 상황은 어떤가. 법률가들의 입지는 더 강화되었고, 아예 제어되지 않을 때도 많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기댈 언덕이라고 생각했던 법은 없고, 그것을 도와주려는 진솔한 법률가들은 많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뾰족한 대안마저 없다. 저자도 “법률가를 제거하고 대문자의 L로부터 시작하는 법을 우리의 법체계로부터 내던져 버리는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 명제를 제시한다. 정리하면 법의 정신을 새롭게 벼려야 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결코 쉽거나 빠른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인정하지만 “시간과 전망과 계획이 요구”되는 일이기에 오히려 작은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하지만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법에 의한 정의는 실현되지 않았으니,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의 세상은 미망(迷妄)이라 해야 할까. 장동석 출판평론가
  • 곳곳에 심어놓은 수수께끼…게임하듯 달려드는 독자들

    곳곳에 심어놓은 수수께끼…게임하듯 달려드는 독자들

    문단 아이돌론/사이토 미나코 지음/나일등 옮김/한겨레출판/300쪽/1만 5000원 무라카미 하루키(68)의 신작 소설 ‘기사단장 살인’이 출간된 24일 일본 서점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부 서점들은 카운트다운 이벤트와 함께 이날 자정부터 책을 팔았고, 몰려든 하루키 팬들은 밤을 지새우며 책을 읽었다. 출간 전에는 소설 내용을 미리 상상해보는 ‘공상독서회’가 열리기도 했다. 호응이 뜨겁자 출판사 신초사는 당초 100만부 찍어낼 초판 부수를 130만부까지 늘렸다. 등단한 지 40여년에 칠순이 다 된 작가를 향한 현상이라곤 믿어지지 않는 풍경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 무엇이기에 ‘하루키 신드롬’은 수십년째 이토록 강렬하게 현재 진행형인 걸까. 일본 비평가 사이토 미나코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1980년대 일본 사회에 대한 통찰과 함께 풀어냈다. 1980년대 일본은 거품경제로 극단적인 호황과 불황, 페미니즘의 대중적 유행, 지적 권위주의의 파괴를 한꺼번에 겪었다. 경제 성장에 주력했던 전후 목표가 사라지면서 출세 혹은 사회 변혁 등으로 뭉쳐지던 개인의 정체성도 함께 무너져내렸다.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서 개인들은 자신이 어떤 사회 집단에 속하는지, 무엇을 보람으로 살아야 하는지 흔들리게 됐다. 문학, 사상, 교양의 가치 체계도 함께 와해됐다. 그 틈을 메운 것이 바로 ‘1980년대 문단의 아이돌’들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하루키 현상’의 배경에는 하루키 작품 읽기를 게임하듯 숨은 의미를 찾으려 덤비는 오타쿠 독자와 비평자들이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하루키 랜드가 오락실이고 난도 높은 게임이 준비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자 하루키 문학 속 수수께끼 찾기에 탐닉하기 시작했다는 것. 소박하고 단순한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가 ‘편안한 변두리 다방’이었다면 ‘양을 둘러싼 모험’(1982)부터 하루키 문학은 다양한 게임 장치를 추가하며 ‘거대 기업’으로 번창하기 시작했다.‘그는 이곳저곳에 먹이를 뿌려놓는다. (중략) 거기에 보기 좋게 걸려든 독자는 수수께끼 풀이에 모든 열정을 쏟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만큼 수수께끼 풀이, 해독 사전을 낳은 작품도 드물지 않을까.’(28~29쪽) 퍼즐과 텔레비전 게임 속에서 자란 세대의 감각을 포착해 작품에 많은 수수께끼를 심어놓았던 하루키 작품을 저자는 ‘독자의 참여를 부추기는 인터랙티브 텍스트’라고 압축한다. 게임 욕망을 자극하는 그의 문학은 수수께끼 푸는 솜씨를 자랑하고 싶은 비평가들에겐 최상의 재료였다. 달리 말하면, 1980년대 일본 문학, 사상계에 포스트모더니즘이 유행할 때 하루키는 비평은 어려워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게 하고 그에 응용할 텍스트를 제공한 셈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하루키 비평 게임’이 오타쿠 문화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진단한다. 이것이 현재까지도 하루키 신드롬이 쇠락하기는커녕 더욱 활기를 띠는 이유라고 말이다. 저자는 1980~1990년대 일본 문단의 주요 저자 8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와 그들의 허점을 사회 변화의 맥락과 함께 촘촘히 짚어냈다. 1988년 ‘키친’으로 데뷔한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전에 경시됐던 ‘소녀 문학’을 공식 무대에 올려 ‘문단 아저씨’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줬다는 지적, 사회 현상을 성급히 픽션으로 만들어내 ‘5분 후의 뉴스쇼’ 같은 무라카미 류의 작품은 설득력도 부재하고 허세를 금세 간파당하고 말았다는 비판 등 솔직하고 예리한 입담이 인상적이다. 책을 우리말로 옮긴 나일등 번역가는 이런 저자를 가리켜 “사이토는 작가보다 더 값어치 있는 글을 쓰는 평론가”라며 “그에게서 지적 만족을 얻은 사람은 더이상 시시한 것에서는 만족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북마크] ‘지성의 참모총장’ 박이문의 꿈

    지난해 이맘때입니다. 김병익 문학과지성사 상임고문, 정대현 이화여대 철학과 명예교수 등이 참여한 박이문 전집발간위원회가 선생의 생애 첫 전집 ‘박이문 인문학 전집’(전 10권·미다스북스)을 출간했습니다. 우리 시대 ‘지성(知性)의 참모총장’을 꿈꾸며 60년간 150여권의 저작을 쓴 철학자이자 시인, 인문학자인 선생의 지적 여정에 대한 헌사입니다. 그닥 풍성하지 않은 국내 인문학 토양에서도 초판 1000질만 찍은 전집은 완판됐습니다. 정가 32만원의 부담스러운 가격에도 선생의 책을 소장하고 싶었던 독자들이 적지 않았다고 출판사는 전합니다. 오는 26일 선생의 88세 미수(米壽)를 맞아 지난해 전집 판형을 문고판으로 고쳐 펴낸 1000질 특별판이 나왔습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책값도 선생의 미수를 빼닮은 8만 8000원입니다. 문학에서부터 철학과 예술, 과학, 동서양 사상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사유의 경계’를 끝없이 넓히며 삶의 의미를 구도해 온 선생의 병세가 깊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류종렬 미다스북스 대표가 문학사상 1월호에 쓴 ‘남기고 싶은 말- 박이문을 대신하여’를 읽게 된 것도 그즈음입니다. “나는 지금 환자복을 입고 영원한 부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로 시작하는 글은 ‘나의 근황’, ‘다음 세대를 위하여’, ‘끝으로 남기는 말’로, 일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파킨슨병으로 언어를 잃어가고 있는 선생의 사유를 담았습니다. “인생은 시인 천상병의 말대로 ‘잠깐 온 소풍’이다. 병원은 인생이 잠깐 쉬어가는 소풍지다. 병상에 누운 지금도 별과 구름, 산과 바다, 새와 꽃을 노래하고 아름답고 우아한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나는 자주 사무친다.” 사회학자 정수복은 2013년 선생의 평전 ‘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알마)를 펴냈습니다. 저자는 ‘왜 박이문인가’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삶의 의미에 목말라하는 젊은이들에게 그의 삶은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화두가 나에겐 언제나 가장 절실했다”는 선생은 ‘둥지의 철학자’로 불립니다. 몸과 영혼과 정신을 바쳐 ‘사유의 둥지’를 트는 자신만의 철학적 서사에 필사적으로 매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각자 어떤 마음의 둥지를 짓고 있나요. 박이문 선생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책꽂이]

    옮고 그름(조슈아 그린 지음, 최호영 옮김, 시공사 펴냄) ‘그들’보다 ‘우리’를 앞세우는 오늘날 도덕의 한계를 짚고 전 세계에 산재한 갈등을 해소할 도덕의 이상적인 형태를 제시하는 문제작. 624쪽. 2만 7000원. 혁명은 장바구니에서(마쓰타로 사쿠라 지음 지음, 황지희 옮김, 눌민 펴냄) 자연에서 나오는 진실된 맛으로 삶도 세상도 바꿔 나가는 일본 농부들의 작지만 위대한 이야기. 284쪽. 1만 6000원.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리아 페이-베르퀴스트·정희진 외 지음, 김지선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미국과 한국의 페미니스트 64인이 성폭력, 가사노동, 패션, 보육, 일상적인 공포, 피해자에 대한 태도 등에서 바꿔야 할 현재와 꿈꾸는 미래를 펼친다. 424쪽. 1만 8000원. 키워드로 읽는 아프리카 소설(고인환 외 8명 지음, 경희대 출판문화원 펴냄)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발표된 아프리카 소설 21편을 전통, 근대, 인종, 여성, 분쟁 등 5가지 키워드로 탐색해 본다. 324쪽. 1만 6000원.
  • 문학진흥정책위 위원장에 신달자 시인

    문학진흥정책위 위원장에 신달자 시인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신달자(74·전 한국시인협회 회장) 시인이 선출됐다. 문학진흥정책위는 24일 첫 회의에서 비공개 투표를 거쳐 위원장을 선출했다. 신 위원장은 선출 직후 강형철 숭의여대 교수(62·전 문예진흥원 사무총장)를 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문학진흥정책위는 지난해 8월 시행된 문학진흥법에 따라 정부의 문학진흥 정책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기 위해 출범한 기관으로, 문학·언론·출판계 인사 15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임기는 3년이다.
  • 오전 5시 ‘책 주가’ 따라 울고웃는 출판사

    오전 5시 ‘책 주가’ 따라 울고웃는 출판사

    책 사재기로 인한 수치 조작 거의 불가능 도서 정렬 순서·웹 노출·검색순위 결정 출판사 ‘책 주가’따라 마케팅 긴급 처방 알라딘 “초베스트셀러 징조도 예견 가능” 서울의 한 출판사 사장 김모씨는 매일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면 컴퓨터부터 켠다.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와 알라딘의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사 책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경쟁사 책들의 판매 동향을 확인하기 위해 ‘특정 숫자’를 주시한다. 또 다른 출판사 사장은 “그날그날의 희로애락이 이 숫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매일 등락하는 기업의 주가처럼 국내에 출간된 모든 책에도 ‘주가’가 있다. 예스24의 도서 ‘판매지수’와 알라딘의 ‘세일즈 포인트’다. 두 인터넷 서점이 웹사이트에 공개하는 이 수치는 매일 바뀐다.지난 10일 자정 방탄소년단의 신작 뮤직비디오 ‘봄날’ 티저가 공개된 후 출판계의 이목은 미국의 SF 판타지 작가 어슐러 르 귄의 단편집 ‘바람의 열두 방향’에 쏠렸다. 2014년 12월에 출간된 후 줄곧 1000여 포인트에 머물던 이 책의 예스24 판매지수와 알라딘의 세일즈 포인트는 뮤비 공개 사나흘 만에 3만 포인트로 급상승했다. 이른바 ‘대박 시그널’이다. 하루 5~6권 남짓 팔리던 르 귄의 단편집은 주말 새 시중 서점에 출고된 책들이 싹쓸이되면서 일주일도 안 돼 7000부가 나갔다.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에 르 귄의 소설 속 가상 도시 이름인 ‘오멜라스’가 등장하면서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두 인터넷 서점 모두 매일 오전 5시 정각에 자사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계산된 ‘업데이트 수치’를 공개한다. 가령 소설가 김훈의 신작 ‘공터에서’의 경우 지난 20일 예스 24에서는 24만 4908포인트, 알라딘에서는 11만 8500 포인트였다가 23일에는 각각 25만 9194포인트, 11만 7285포인트로 한쪽은 오르고 한쪽은 하락했다. 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출간된 지 4년이 넘었지만 웬만한 국내 작가의 신간보다 포인트가 높다. 독자들이 꾸준히 책을 구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수치가 책 판매량은 아니다. 두 서점 관계자들은 자신들만의 알고리즘을 통해 수치를 산출한다고 설명했다. 영업 기밀이자 각사의 노하우인 셈이다. 알라딘의 경우 특정 책의 어제와 1주일, 보름, 한 달, 3개월, 6개월 등 시기별 판매량에 ‘기간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한다. 예스24도 일일 판매량, 주·월·연 단위의 주문건수와 기간 가중치 등을 종합한다. 출판사의 사재기로 인한 수치 조작을 막기 위한 장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특정 책을 100건 주문하는 것과 100명이 100건을 사는 경우의 가중치를 차별하는 식이다. ‘절대 평가’는 불가능하고, ‘상대 평가’만 가능한 이 수치는 그러나 출판사의 책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두 서점이 각자 산정한 포인트를 기준으로 웹에 노출되는 책의 정렬 순서나 검색 순위를 정하기 때문이다. 일반 독자들도 같은 장르나 주제의 책 중 어느 책이 더 많이 선택받고 있는지 포인트 비교만으로 알 수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도서 판매량은 각 출판사들의 영업 비밀이다. 그러다 보니 주먹구구식의 ‘숫자 전쟁’이 벌어진다. 출판사마다 자사 책의 포인트 정보와 판매량을 토대로 자체 ‘공식’을 만들어 경쟁사 책들의 판매량을 추산한다. 한 단행본 출판사 편집자는 “경쟁 책이 더 팔린다고 판단될 경우 자사 책의 마케팅 활동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노출을 강화하는 식의 긴급 처방을 한다”고 전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출판사마다 꿈꾸는 초베스트셀러 징조도 포인트 등락을 통해 예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출판계에서 포인트를 판매량으로 변환하는 공식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출판사 자체 집계는 거의 공신력이 없다”며 “사람이 계산할 수 없어 컴퓨터 시스템에 맡길 정도로 산출 공식이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가짜 뉴스, 언론 자유 뒤에 숨고 법 위에서 춤춘다

    가짜 뉴스, 언론 자유 뒤에 숨고 법 위에서 춤춘다

    선관위 비방 게시물 1701건 삭제… 그중 가짜뉴스 적발은 한 건뿐 뉴스 형태 게시물 등 대상 제한 경찰 “명확한 정의·규제법 없어…고소해야 명예훼손법 적용 가능”①‘박근혜 대통령 개신교로 개종…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 전도.’ ②‘재미교포 지미 리, JTBC 보도에 수천억원 소송.’ ③‘반기문 전 유엔총장, 대선후보 사퇴.’ 이 글들은 모두 가짜다. ①은 지난해 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퍼졌는데 김 목사가 이사장인 극동방송은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서를 냈다. ②는 최근 온라인에서 확산됐으나 해당 방송사가 미국 현지에서 취재한 결과 역시 거짓이었다. ③은 한 인터넷매체가 배포한 가짜 뉴스다. 이 가운데 정부가 온라인상에서 삭제 처분을 한 가짜 뉴스는 ③뿐이다. 23일 경찰청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각각 ‘가짜 뉴스 전담반’, ‘비방·흑색선전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이후 단속된 가짜 뉴스는 단 1건에 그쳤다. 선관위 관계자는 “총 1701건의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가짜 뉴스는 ‘데일리파닥’이라는 가짜 뉴스 사이트에서 만든 반 전 총장의 사퇴 뉴스뿐이었다”며 “반 총장이 이달 1일 사퇴했지만 이 기사는 지난달 19일에 게시됐기 때문에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이달 초부터 전담반을 가동하고 있으나 단속 실적이 없다. 뉴스 형태로 유통된 것만 살피다 보니 빚어진 일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개인끼리 유통하는 사설정보지(찌라시)는 모니터링이 어렵고, 가짜 뉴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데 멋대로 정의해 단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기간행물 등록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가짜 뉴스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도 “헌법에서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는 만큼 정부에서 가짜 뉴스를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마땅한 처벌 근거가 없는 터라 당국은 대개 홈페이지 담당자에게 요청해 문제를 해결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가짜 뉴스란 게 법에 없는 개념이라 허위사실을 적시했거나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는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문적으로는 제목, 바이라인, 발행일 등이 있고, 허위 사실을 의도적, 고의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 가짜 뉴스로 판단한다. 유인물, 찌라시, 합성사진 등은 제외된다. 박아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기준으로 판단할 때 아직 한국에는 미국 대선에서 문제가 됐던 가짜 뉴스는 엄격한 의미에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스 소비자들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에서 본 찌라시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본 게시글도 가짜 뉴스로 인식한다. 가짜 뉴스에 대한 처벌 조항도 명예훼손과 모욕죄뿐이다. 즉 피해 당사자의 고소·고발이 없다면 허위 사실이 퍼져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가짜 뉴스가 유통되는 SNS나 포털사이트의 운영자들이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허위 사실로 신고됐을 경우 신속히 차단해야 한다”며 “뉴스 소비자나 생산자도 스스로 팩트를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수제 번역/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제 번역/황수정 논설위원

    독일의 문호 헤르만 헤세는 우리에게 소설과 산문으로 익숙하다. 원래 그는 시인이었다. 화가이기도 했다. 시인이자 화가였던 헤세의 글은 그래서 더 미려했을지 모른다. 시처럼 그림처럼 산문을 썼으니 언어 미(美)의 절정이 궁금하면 그의 산문을 읽어 보라고들 한다.헤세의 산문을 텍스트 삼아 뜯어 읽고는 한다. 고향과 자연을 찬미한 그의 대표 산문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를 몇 번 읽어도 고백건대 소문만큼의 감동을 맛본 적 없다. 첫손에 꼽히는 헤세 전문가의 번역본인데도 그렇다. 언어의 조탁에 무릎을 치는 감동까지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원문에 충실한 직역은 자칫 암호 해독서가 되고 만다. 그렇다고 지나친 의역은 원작의 결을 망가뜨린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좋은 번역이다. 헤세의 행간을 생생히 느끼고 싶어 열혈 독자들은 아예 독일어를 배운다. 눈 밝은 독자는 출판사보다 번역가의 면면을 따진다. 궁합이 맞는 저자와 번역가가 따로 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번역가 이세욱,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양윤옥, 히가시노 게이고는 김난주·양억관이 짝을 이루는 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작품 세계를 연구하거나 직접 교류하면서까지 원작자의 의중을 꿰뚫는 번역가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원작자는 출판사와 계약할 때 특정 번역가를 지목하는 까탈을 부린다. 행간의 묘미를 전달하는 문학작품에서 번역가는 원작의 생사여탈권을 쥔다. 최초의 독자이면서도 “천 겹 언어의 베일을 지나 독자에게 가닿는 순간 사라져야 하는 사람”(번역가 김남주)이다. 그들에게 최고 찬사는 ‘번역 같지 않은 번역’이다. 원작자 앞에 나서서도, 텍스트를 뛰어넘어서도 안 된다. 도무지 기계로는 감 잡기 어려울 번역의 불문율이다. 그제 세종대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번역기와의 대결에서 인간 번역사가 압승했다. AI 번역기가 인간의 수준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가늠하는 자리였다. 수필, 소설 등 문학 부문에서 AI의 번역 품질은 특히 더 떨어졌다. 인간 언어 영역의 감성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는 관전평을 위안 삼아야 할지, 언어의 뉘앙스가 바둑의 수보다 훨씬 많다니 당분간은 안도해도 좋은 건지 씁쓸하다. AI 번역이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AI가 인간 번역가의 자질과 행간 읽기 능력까지 흉내 내는 날이 온다면 서점 풍경도 바뀌지 싶다. 발 빠른 출판사는 인간 번역가의 ‘수제(手製) 번역서’를 한정판으로 찍어 명품족 독자를 유인할지 모른다. 아무래도 궁금하다. 언젠가 그날, AI는 이 문장을 어떻게 영문으로 옮길까. “온종일 뿌윰하고 두터운 햇살이 별당 뜨락에 들어차더니 … 팔월 한가위는 투명하고 삽삽한 한산 세모시 같은 비애는 아닐는지.”(박경리 ‘토지’ 중)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조원희 작가 그림책 ‘이빨 사냥꾼’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우수상

    조원희 작가 그림책 ‘이빨 사냥꾼’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우수상

    조원희(38) 작가의 그림책 ‘이빨 사냥꾼’이 2017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에서 우수상 격인 스페셜멘션을 수상했다고 출판사 이야기꽃이 22일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책은 ‘우리는 우리가 대접받기 바라는 대로 다른 생명들을 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혀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힘차고 강렬한 이미지에 실어 전하고 있다”고 평했다. 라가치상은 세계 최대의 어린이도서전인 볼로냐 도서전이 1966년에 제정해 올해 52회를 맞은 최고 권위의 그림책 상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출판문화협회장에 윤철호씨

    출판문화협회장에 윤철호씨

    대한출판문화협회 제49대 회장으로 윤철호(55) 사회평론 대표가 22일 선출됐다. 윤 신임 회장은 월간 ‘길을 찾는 사람들’ 편집장을 거쳐 1992년 사회평론을 설립했다. 2014∼2015년 출협 이사를 지냈고, 2015년부터 2년간 단행본 출판사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을 지냈다. 임기는 3년.
  • 모성보호 위반 사업장 연중 고강도 근로감독

    모성보호 위반 사업장 연중 고강도 근로감독

    장시간 야근과 성희롱 사건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게임, 정보기술(IT), 출판업계에 강도 높은 근로감독이 진행된다.고용노동부는 올해 고용 평등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스마트 근로감독을 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상 사업장은 임신근로자 출산휴가 미부여 사업장, 출산휴가자 수 대비 육아휴직률 30% 미만 사업장, 임신·출산·육아를 사유로 한 부당해고 의심 사업장 등이다. 고용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고용정보원의 건강·고용보험 데이터를 분석해 모성보호 위반이 의심되는 사업장을 선정하고 집중 감독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는 장시간 근로, 성희롱 사건 등 모성보호와 고용 평등 취약성이 부각된 IT, 출판 업종을 타깃으로 내달부터 연중 수시로 500개 사업장을 근로감독할 계획이다. 넷마블 등 일부 게임업체는 장시간 야근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연장근로수당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출판업계는 내부 성희롱·성폭행 행태 고발로 홍역을 치렀다. 고용부는 이들 업계에서 임신·출산휴가·육아휴직을 이유로 차별이나 불이익이 있었는지, 임산부 근로시간을 준수했는지, 직장 내 성희롱 관련 법 위반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감독한다.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은 임신근로자와 소속 사업장을 대상으로 ‘모성보호 알리미 서비스’도 확대 시행한다. 임신근로자에게 임신·출산 단계별로 필요한 정보를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3회 발송하고 사업주에게도 월 2회 이메일과 팩스를 발송한다. 법 위반 사항이 많거나 일·가정 양립 문화가 취약한 50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는 전문기관의 무료 컨설팅을 해 준다. 김경선 고용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남성 육아휴직, 정시퇴근 등 일·가정 양립 문화가 중소사업장에도 확산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안보·안전 챙긴 유승민… 가족사 털어놓은 남경필

    안보·안전 챙긴 유승민… 가족사 털어놓은 남경필

    劉 대전현충원 방문… 보수 부각 南, 출판기념회서 아들·이혼 언급바른정당 “의원 200명으로 감축” 경선 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바른정당의 대선주자 유승민(얼굴 왼쪽) 의원과 남경필(오른쪽) 경기도지사가 22일 각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대전을 방문한 유 의원은 대전현충원, 원자력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를 차례로 방문하며 ‘안보’와 ‘국민 안전’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자 이미지를 드러냈다. 남 지사는 이날 영등포구에 있는 공군회관에서 자신의 저서인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 출판기념회에서 이혼 과정과 아들의 군 생활 당시 폭행사건과 관련, 솔직한 심정을 소개했다. 두 후보는 상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남 지사는 유 의원의 ‘보수단일화론’을 비판하며 “바른정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해당 행위일 뿐”이라면서 “차라리 새누리당으로 돌아가길 권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남 지사의 모병제를 비판했다. 그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나라에서 집안 형편이 어려운 젊은이들만 군에 가게 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했다. 전날 두 후보는 당 대선기획단이 마련한 경선 방식을 각각 거부했다. 당은 지난 20일 여론조사 40%, 선거인단 투표 50%(당원 25%, 국민 25%), 토론회 뒤 실시간 문자투표 10%의 방식을 제시했다. 한편 바른정당은 이날 원내대표회의에서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수를 200명으로 감축하고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할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뒤틀린 자화상…우스꽝스러운 삶의 민낯과의 조우”

    “뒤틀린 자화상…우스꽝스러운 삶의 민낯과의 조우”

    부조리극 같은 시가 일상의 태연한 얼굴을 찢는다. 찢어낸 막 사이로 솟은 기이함, 경이로움, 참혹, 고통 등은 익숙한 영토를 새롭게 재편한다. 김미령(42) 시인의 첫 시집 ‘파도의 새로운 양상’(민음사)은 이처럼 뒤틀린 자화상으로 때론 우스꽝스럽고 때론 혐오스러운 우리 삶의 밑바닥을 드러낸다.이번 시집은 주요 문학 출판사의 시인선으로는 드물게 투고로 출간된 책이다.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12년 만에 처음 시집을 펴낸 시인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란 걸 알면서도 무모하게 투고를 했는데 희망을 잃어가고 있을 때 좋은 소식이 왔다”고 했다. 정련의 시간이 길어서일까. 그의 시편들은 독창적인 화법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찾고 탐구한다. 시인은 “시적 화자가 자신을 인식하는 순간 정지해서 거울로 바라본 모습은 어김없이 어색하고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실제 현실에서 느끼는 모멸감과 치졸함, 무능함 때문에 우스꽝스럽고 자학적인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한 편의 블랙코미디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그의 시는 언제나 과도기이자 미완성인 우리의 민낯을 꿰뚫는다.‘사과를 돌려 깎아요/다 깎을 때까지 얼굴이 보이지 않아요/흰 벽을 따라 다 돌 때까지/흩어진 이목구비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나는 전방으로 달리고 있나요/뒷걸음질 치고 있나요//나와 같은 속도로 내 주위를 도는 행성처럼/계속 나를 비추고 있던 건/누구의 스포트라이트입니까’(회전체) 조재룡 문학평론가는 “김미령의 첫 시집은 다채로운 시도로 가득하다”며 “그의 시는 납처럼 무거운 일상의 고독을 시적 사건으로, 평면적인 삶을 지금-여기의 특수한 사태로 담아 내려는 진지한 열망의 소산”이라고 평했다. ‘그 말은 입에서 맴돌다가 모자를 쓴다/이제야 생각난 듯 문어체의 표정으로 너는 겨우/입을 움직이지//“다시 집에 가서 다른 문장을 데려올 테니 잠깐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어딘가 피가 돌지 않는 말을 물밑으로 늘어뜨리고 기다린다/아무리 천천히 놀고 있어도/데리러 간 아이는 오지 않는다”(과도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출판인회의 회장에 강맑실씨

    출판인회의 회장에 강맑실씨

    한국출판인회의는 20일 제10대 회장으로 강맑실(61) 사계절출판사 대표를 선출했다. 임기는 2년. 1998년 창립된 한국출판인회의는 출판 진흥정책 개발, 도서정가제 확립, SBI(서울북인스티튜트) 교육, 독서진흥사업 등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출판사 447개사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 10년간 가장 사랑받은 日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10년간 가장 사랑받은 日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하루키·에쿠니 상위권 쏠림 여전지난 10년간 한국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일본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20일 교보문고 팟캐스트 낭만서점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교보문고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을 조사한 결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1위에 올랐다. 이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2위,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가 3위였다. 한국 독자들의 일본 작가 사랑은 쏠림이 여전했다. 누적 판매 순위 10위권 안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 4편,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이 4편에 달했다. 30위권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이 8편,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이 4편, 에쿠니 가오리 작품이 4편으로 세 작가가 절반을 차지했다. 구환회 교보문고 문학 담당 MD는 “세계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력이 크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전문소설, 추리소설이 강점이고 다작임에도 일정 수준의 질을 보장해 마니아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다”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경우 2012년 말 출간됐는데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국내 독자 성향에 잘 맞고 표지 디자인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내려간 적이 없는 이례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10위권 안에는 하루키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집중돼 있지만 30위권에는 미나토 가나에(고백), 다자이 오사무(인간 실격), 미야베 미유키(화차), 모리사와 아키오(무지개 곶의 찻집), 릴리 프랭키(도쿄타워) 등 다양한 작가들이 호명되고 있다. 허희 문학평론가는 “끊이지 않고 다양한 작품이 한국에 번역된다는 것이 일본 소설이 가진 최대 강점”이라며 “몇 년 뒤에 리스트를 조사하면 순위가 많이 바뀌어 있을 것이고 이런 역동성이 일본 소설이 국내 출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라고 평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송인서적 살리기 발벗고 나선 구로구

    승진·전보 화환 대신 책 사주기 주민과 함께하는 책 선물운동도 지난 16일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3일 대형 서적 도매상인 송인서적의 부도로 피해를 본 출판사들의 재고 도서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곳은 총 120여개 기관이다. 지원 자금은 50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문체부는 앞서 지난달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대학 등 500여개 기관에 송인서적 관련 피해 출판사의 재고 도서 구매 지원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서울 구로구를 포함해 이날까지 120여곳에서 협조 의사를 밝혔다. 구로구가 송인서적 살리기에 힘을 보탠다고 20일 밝혔다. 구는 구 예산 2000만원을 긴급 투입해 업무 관련 도서, 자기개발서 등 송인서적 출판사의 책을 구입해 직원들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장기 지원방안으로는 구립도서관 장서 구입 시 송인서적 부도로 인한 피해 출판사 도서를 우선 구매하고 직원 승진·전보 시 축하 화환 대신 ‘책 사주기 운동’을 펼친다. ‘책 읽는 구로 만들기’ 사업과 연계한 ‘책 선물하기 운동’ 등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 차원의 지원 계획도 세웠다. 생일, 입학식, 졸업식, 어린이날, 성년의 날 등 기념일에 책을 선물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각종 직능단체, 통반장 회의를 통해 ‘책 선물하기 운동’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송인서적은 2012년 도서기증 업무협약을 통해 서적 1만여권을 지역의 작은도서관에 기증한 적이 있어 구로구와는 인연이 깊다”면서 “송인서적과 관련된 영세 출판사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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