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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승남 전 검찰총장이 성추행” 무고 혐의 ‘무죄’

    “신승남 전 검찰총장이 성추행” 무고 혐의 ‘무죄’

    신승남 전 검찰총장이 여직원 기숙사에 들어와 성추행했다고 주장해 무고 혐의로 기소됐던 20대 여성이 2년 넘는 재판 끝에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재판부는 “이 여성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함께 “강제추행 여지도 있어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의정부지법 형사10단독 황순교 판사는 21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김모(27·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이 시작된 것은 2014년 11월 김씨가 신승남 전 총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신승남 전 총장은 경기도 포천 시내에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김씨는 이 골프장 프런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었다. 김씨의 고소장에는 “2013년 6월 22일 밤 신승남 전 총장이 골프장 여직원 기숙사에 들어와 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김씨에게 ‘애인하자’는 말과 함께 껴안으며 뽀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 과정에서 강제추행 여부를 떠나 발생 시점부터 쟁점이 됐다. 성추행 사건의 경우 1년 안에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것은 2013년 6월 19일자였다. 그런데 골프장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승남 전 총장은 6월 22일이 아닌 5월 22일 기숙사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에 발생했고, 1년이 넘었기 때문에 입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은 골프장 지분 다툼 과정에서 동업자의 사주를 받은 김씨가 사건 발생 시점을 한달 뒤로 미루는 등 사건을 조작했다고 판단해, 2015년 12월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오히려 김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또 고소장 내용을 언론에 제보한 김씨의 아버지와 동업자 등 4명을 무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공갈미수, 공갈방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승남 전 총장의 강제추행 주장 자체는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단 당시 기숙사에 있던 다른 여직원들의 진술을 근거로 들었다. 김씨의 동료 여직원들은 법정에서 “뽀뽀한 것은 못 봤지만 신승남 전 총장이 ‘애인하자’고 말하며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에 재판부는 “발생 시점 등의 객관적 사실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의 여지가 있는 만큼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라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또 김씨의 아버지 등 나머지 피고인 4명에 대해서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도 무고 혐의가 유죄라는 전제로 제기된 것”이라면서 “신승남 전 총장이 공인인 만큼 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단지 여자란 이유로

    [김진아 기자의 Who일담] 단지 여자란 이유로

    지난해 11월 한 국회의원과 다른 출입기자들과 함께 점심을 먹을 때였다. 의원과 기자들, 보좌관 모두가 여성이어서인지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여성으로서 겪는 사회생활의 어려움이 대화의 초반 주제가 됐다. ‘예뻐졌다는 게 칭찬인 줄 알고 말하는데 남자 얼굴은 평가 안 하면서 여자 얼굴 평가하는 게 기분 나쁘다’, ‘남자들만 있는데 여자가 와서 좋다고 말하는 그 입을 때려 주고 싶었다’ 등등 여성으로서 기분 나빴던 경험담이 속출했다. 공감을 표하던 의원은 “성희롱에 대한 개념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열심히 입안에 밥을 넣던 우리는 숟가락질을 멈추고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투’(#MeToo)성 글을 남겼다. 이 의원은 ‘변호사였을 때도 못 했던 일, 국회의원이면서도 망설이는 일…’이라고 짧은 글을 남겼다.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는 이 의원에게 말을 걸어 페이스북 글이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 이 의원은 “왜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라고 짧게 답했다. 며칠 후 이 의원은 변호사 시절 당했던 일을 라디오에서 고백했다. 그가 망설였던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 국회의원이든 검사이든 직업과 관계없이 또 연극계, 출판계 등 분야에 관계없이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는 고백과 고발이 줄을 잇는다.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힘겹게 낸 목소리에 용기 있다며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왜 이제서야 고백하나’, ‘의도가 있다’며 음모론을 만들기도 한다. 어떤 일을 당했는지 그 내용을 더 흥미 있어 한다. 사안의 본질보다는 그 곁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왜 이런 어려운 고백을 이제서야 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많은 여성이 이 고백에 공감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집중되지 않는다. 수년 전 취재한 사건을 떠올리며 고백이 힘들었던 이유를 돌이켜 봤다. 2012년 사회부에서 경찰서 출입기자를 하던 시절 한 대학교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었다. 수차례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항의할 수 없었고 뒤늦게 경찰에 고소하면서도 두려워했던 피해자는 “가해자가 ‘갑’이어서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힘을 가진 자가 자신이 가진 지위를 이용한 ‘위계’(位階)에 의한 성폭력이 그 이유였다. 많은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면서도 속으로만 끙끙 앓을 수밖에 없는 건 가해자에게 항의하거나 저항했을 때 돌아올 그 어떤 불이익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1차 성폭력의 피해 이상으로 2차 피해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 수년간 속으로 울음을 삼켜 가며 떠올리기 싫었던 그 일을 지금에서라도 고백하는 건 2차 피해를 무릅쓰고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여기에 많은 여성의 용기가 보태져 위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었다. 용기를 낸 여성들에게 사회는 답을 해야 한다.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 없도록 하고, 이것이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목소리를 막는 위계를 없애는 게 미투가 우리에게 던진 과제다.
  • [단독] ‘성폭력 예술인’ 지원 배제 검토… 문화ㆍ체육계 전반 실태 조사

    [단독] ‘성폭력 예술인’ 지원 배제 검토… 문화ㆍ체육계 전반 실태 조사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화 경찰 등 공조ㆍ신고센터 신설 무형문화재 하용부 지원 중단문학·연극·영화·방송 등 문화예술 전 분야로 확산 중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현상과 관련해 정부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성폭력 예술인이나 해당 단체에 대한 지원 배제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문화예술·대중문화·체육 등 전 분야에 대한 대규모 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이영열 예술정책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하반기 문학·미술·영화계 인사 1000명에 대해 시범적으로 실시한 성폭력 실태 조사를 연극·음악·무용·방송·출판·체육 등 전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예술정책관은 이어 “미투 운동은 건강한 비판이자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엄중한 경고”라면서 “각 분야의 특성에 맞는 성폭력 예방·대응 지침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학계 출신인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고은 시인과 이윤택 연출 등의 성추문과 관련해 속상하고 안타깝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현재 진행되는 ‘미투’ 고발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와 경찰청 등 유관 기관들과 긴밀하게 공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예술 분야별 성폭력신고센터부터 신설한다. 다음달 영화계 성폭력 신고 창구를 기존 ‘영화인신문고’와 영화진흥위원회 공정센터에서 분리해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으로 일원화한다. 또한 문화예술계 전반의 성폭력 사례 접수를 위해 예술인복지재단에 신고·상담센터를 신설한다. 대중문화계 성폭력 신고 창구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별도의 공정상생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성폭력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의 무관용 기조를 제도화하고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사업 등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예술정책관은 “성폭력 문제는 문화예술의 적폐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구상해 온 문화예술 분야의 성폭력 근절 정책에 대해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방안을 내 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국가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씨에 대한 전수교육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앞서 밀양연극촌을 세운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행 폭로에 이어 2001년부터 연극촌 촌장을 맡고 있는 하씨에게서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성의 증언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이날 하씨가 정상적인 전승 활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매달 지급해 온 131만 7000원의 지원금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씨의 성폭행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보유자 인정 해제 등의 행정 처분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하씨는 2002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울산대 인문학 열풍에 맞춰 고전 강의 일반인에 공개

    울산대 인문학 열풍에 맞춰 고전 강의 일반인에 공개

    울산대가 인문학 열풍에 맞춰 고전 강의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울산대는 박삼수 중문학과 교수가 올해 신학기 ‘행복한 장자 읽기’ 강의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강의는 3월 7일부터 6월 1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울산대 인문대학 14-419호 강의실에서 진행된다. 시민 누구나 함께 공부할 수 있다. 교재는 박 교수가 번역하고 명쾌한 해설을 덧붙인 ‘장자(문예출판사·3월 출판 예정)’를 사용한다. 박 교수는 “요즈음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도시에서는 인문학 강좌에 수백 명씩 몰려 열기가 뜨거운데, 울산은 그렇지 않아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강의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장자는 가난했지만 절대 자유를 만끽하는 삶을 살면서 일생을 학문 연구에만 몰두했다. 그의 철학과 사상은 ‘장자’ 일서를 통해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박 교수는 “이제 우리는 인문학에서 길을 찾는 노력의 하나로, 장자의 일깨움과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왜냐하면, 장자 특유의 초탈과 힐링의 지혜는 상식을 뛰어넘고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그 자신이 그랬듯이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심리적 안녕과 정신적 해탈을 꿈꿀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2년 전에도 ‘노자의 도덕경’ 강의를 공개해 인기를 끌었다. 그는 또 ‘왕유 시전집’(전 6권)을 비롯해 ‘주역’, ‘쉽고 바르게 읽는 논어’, ‘쉽고 바르게 읽는 노자’ 등을 꾸준히 펴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배유정ㆍ안효림ㆍ정진호 작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배유정ㆍ안효림ㆍ정진호 작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그림책 작가 배유정(왼쪽), 안효림(가운데), 정진호(오른쪽) 3인이 세계 최고 권위의 그림책 상인 볼로냐 라가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19일 출판사 반달과 비룡소에 따르면 배유정 작가의 ‘나무, 춤춘다’(반달)가 볼로냐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부문 위너(대상 격)를, 안효림 작가의 ‘너는 누굴까’(반달)가 오페라프리마 부문 스페셜멘션(우수상 격)을, 정진호 작가의 ‘벽’(비룡소)이 ‘아트, 아키텍처 앤드 디자인’(예술·건축·디자인) 부문 스페셜멘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볼로냐 라가치상은 이탈리아에서 매년 3월에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책 도서전인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시상된다. 전 세계에서 어린이책과 그림책을 응모 받아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하고 도서전이 열리기 전인 2월에 발표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평범한 이웃이 말하는 삶이, 우리 사회 이야기더라

    평범한 이웃이 말하는 삶이, 우리 사회 이야기더라

    ‘구술생애사’(口述生涯史). 말 그대로 ‘입에서 나온 사람의 인생사’다. 청자(듣는 이 겸 작가)가 최대한 자신의 생각을 줄이고 화자(말하는 이)의 말투를 그대로 옮겨 적는 방식이어서 글 내용이 세밀하고 문체가 생생한 게 강점이다. 시골 노인, 외국인 노동자, 시장 상인 등 이름 없는 개인의 삶은 그 사회를 읽는 글로 거듭난다. 이런 매력에 최근 작업물도 많아지는 추세다. 지난달 출간한 ‘오늘은 맑음’(일곱 번째 숲)은 망원시장 여성 상인 9명의 삶을 9명의 여성이 나눠 쓴 구술생애사 모음집이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서울 마포구의 문학 아카데미 ‘말과활’에서 구술생애사 전문가 최현숙 작가에게서 기초·심화반 16주 수업을 들으며 상인들을 만났다. 작가 9명 가운데 6명을 최근 망원시장에서 만났다.▶구술생애사를 시작한 배경은. -여지현(51): ‘할배의 탄생’을 비롯해 최 작가 책 세 권을 모두 읽었다. 사회적 약자의 삶을 기록하는 구술생애사의 매력에 빠져 있던 차에 작가 페이스북에서 수업 공지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11년 전 귀농해 경북 봉화에서 살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올라와 1박 2일씩 작업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다. -민정례(35): 경기도 지역 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그만두고 뭘 할까 고민하다 수업을 듣고 작업에 참여했다. 기자로 일하며 매일 단발적인 글만 썼는데, 호흡이 긴 글을 쓰고 싶었다. -김은화(32): 몇 년 전 사회학과 졸업논문을 쓰려 경남 합천에서 원폭 피해자들을 만났다. 당시 구술생애사와 비슷한 작업을 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해 보고 싶어 수업을 듣고 작업을 함께했다. -정숙희(59): 희곡 작가로 연극계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귀촌을 준비 중이다. 인터넷에서 수업 공지 포스터를 봤는데 ‘소문자들의 삶이 말하기 시작했다’는 글귀에 팍 꽂혔다. 큰 히트작 하나 못 낸 나도 대문자가 아닌 소문자였다. 비슷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써 보고 싶었다. -박채란(40): 동화작가이자, 예술단체 ‘빛나는 순간’ 공동대표로 일한다. 한 사람의 말을 서사로 만드는 작업을 좋아한다.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리라 생각했다.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업을 듣고 작업도 참여했다. -박내현(43): 마을 활동가로 일한다. 엄마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 싶어 시작했다. ▶작업은 어떻게 진행했나. 어려웠던 점은. -정숙희: 내가 만난 상인은 모자나라 유순자씨였다. 친해지고 싶었고, 술 한잔하는 사이가 되고 싶었다. 많이 노력했지만 깊은 관계가 되지 못했고, 생각했던 결과물이 나오지 못한 생각이 들어 아쉽다. (망원시장 여성 상인 구술생애사 작업은 청자 9명을 먼저 정한 뒤 제비뽑기로 청자를 연결해 진행했다.) -민정례: 마당쇠방앗간 최윤영씨는 다섯 번 정도 만났다. 시부모님이 2층에 사시고 남편과 함께 일하느라 인터뷰가 편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화자와 이야길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주 중요하다. -박채란: 50대의 목포홍어무침 조숙희씨는 시집살이 우울증이 심했다. 자살 시도 이야기를 듣고 감정이 이입돼 나도 많이 힘들었다. 녹음한 것을 다시 듣고 글로 풀어내면서 한동안 울었다. ▶보람 있었던 때도 있었을 텐데. -박내현: 인터뷰 중 화자의 어려운 이야기를 꺼내려 나의 힘든 이야기도 했다. 글 쓰면서 확인차 전화를 했더니 ‘그 일은 잘 해결됐느냐’ 물어보시더라. 그 순간 청자와 화자가 아니라, 언니와 동생이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업하며 느끼는 개인적 친밀감은 구술생애사의 큰 매력이다. -김은화: 종로연떡방 황성연씨를 만날 때 인터뷰를 어떻게 할지, 뭘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황씨가 “술 한 잔 먹고 시작하자”더라. 친해진 뒤엔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나는 우유부단한 성격인데 황씨는 추진력 있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노력해서 성공한 40대 황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 30대로서 느꼈던 무기력함이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구술생애사 작업을 계속할 생각인지. -박내현: 우울증이 심해 기억을 일부 잃어버린 20대 여성을 만나 구술생애사 작업을 했다. 기억들이 다시 살아나 고통스러웠다면서도 치유를 받았다고 하더라. 이런 이들을 3명 정도 더 소개받아 작업할 예정이다. -여지현: 노인들과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구술생애사 작업을 하고 서로 연결해 주려 한다. 귀농자들을 중심으로도 작업해 보고 싶다. -정숙희: 40년 동안 공무원 하신 분이 조만간 은퇴하신다. 그분 이야길 써보려 한다. 개인의 삶을 돌아보며 공무원으로서, 또는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삶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김은화: 최근 엄마의 이야기를 구술생애사로 정리하고 있다. 구술생애사에 매력을 느껴 전문출판사를 열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비지원 ‘2018 OSMU 웹툰PD 양성과정’ 모집

    국비지원 ‘2018 OSMU 웹툰PD 양성과정’ 모집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2018년 OSMU 콘텐츠 기획자(웹툰PD) 양성과정을 개설하고,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본 과정은 고용노동부와 마포구의 지원으로 중부여성발전센터가 수행하는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으로, OSMU 콘텐츠를 생산·기획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함을 목표로 한다. OSMU란 One Source Multi Use의 줄임말로, 하나의 콘텐츠가 영화, 게임, 음반, 애니메이션, 출판 등 다양한 장르로 변용되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말한다. 그 중 특히 웹툰은 영화나 드라마,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장르의 원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어, OSMU의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은 △OSMU의 개요 및 이해 △웹툰 기획 △저작권 교육 △웹툰 마케팅 △OSMU : 웹툰&영화, 웹툰&드라마, 웹툰&애니메이션, 웹툰&게임 △기획서 제작 △제작 실습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월~금 주5일 1일 4시간 수업으로 총 180시간, 45일 수업이 진행된다.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을 통해 교육인원 20명이 최종 선발된다. 미취업자나 영세사업자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마포구민이라면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이 부여된다. 교육생으로 선발되면 직업상담사의 취업지원이 병행되어 관련 취창업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육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중부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수강신청 및 지원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접수마감은 2월 23일이다. 중부여성발전센터 관계자는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양질의 원천콘텐츠를 생산하고 기획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수한 강사진과 합리적인 교육운영을 통해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취창업 도전의 기회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중부여성발전센터는 본 교육과정 개강에 앞서 교육설명회를 개최한다. 2월 21일 마포구청 시청각실에서 열리며, 자세한 내용은 중부여성발전센터로 연락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숨진 정기준 경제조정실장은 누구

    숨진 정기준 경제조정실장은 누구

    18일 별세한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은 나라살림을 짜는 ‘예산통’ 출신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공공기관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으로 공공기관 개혁에 앞장섰다.대구 출신의 고인은 지난 2008년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가족사를 밝히기도 했다. 고인의 조부는 1907년 양주 의병운동으로 투옥해 건국훈장을 받았다. 고인의 부친 정영배씨는 서울이 고향이었으나 1.4 후퇴 때 대구로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출판사를 운영하던 부친 덕에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했던 고인은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사법시험과 행정고시를 저울질하다 ‘능동적인’ 공무원이 되고 싶어 행시에 응했고 32회에 합격했다. 과학기술부 기술협력총괄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기획예산처로 자리를 옮겨 과학환경재정과장을 지냈다. 예산처와 재경부가 합쳐진 기획재정부에서 재정기획과장, 재정정책과장, 국토해양예산과장 등 예산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고인은 지난해 9월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에 임명돼 범정부 가상화폐 대책을 조율해왔다. 고인은 이날 서울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관가에서는 “책임감이 강하고 치밀한 고인의 성격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8호실. 발인은 20일.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개혁의 꿈 움트자… 에티오피아 국가비상사태 선포

    개혁의 꿈 움트자… 에티오피아 국가비상사태 선포

    에티오피아 정부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또다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차별과 인권탄압에 분노한 양대 부족의 반정부 시위를 틀어막기 위해서다. 민주개혁에 대한 희망이 부풀어 오른 가운데 정권의 폭압적인 조치가 나오면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알자지라 등은 1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정부가 6개월간의 국가 비상사태 돌입을 선언하고 시위를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약 1억명인 에티오피아 인구의 61%를 차지하는 오모로족과 암하라족은 정치적 의사 반영과 자유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왔다. 이들은 인구의 6%에 불과한 티그레족이 정계와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데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0개월간 이어진 1차 국가 비상사태 때에는 정부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500명이 사망하고 야당 인사, 반정부 성향 언론인 등 2만여명이 체포됐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1차 국가 비상사태가 종료된 뒤에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체포된 인사 중 6000여명을 석방하며 민심을 달래는 듯한 유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하이을러마리얌 더살런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개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더살런 총리는 “평화를 되찾고 민주주의 개혁을 하려면 내가 물러나야만 한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의 갑작스러운 퇴진에 BBC는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집권연정인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 내부에 균열이 생긴 결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튿날 EPRDF는 “우리나라의 헌법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26년간 권력을 장악했던 집단이 최대의 저항에 부딪히자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는 대신 국가 비상사태라는 수단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국가 비상사태하에서 정부는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고, ‘국가의 안녕’을 해칠 것으로 의심하는 사람을 구금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시라즈 페게사 에티오피아 국방장관은 “대중을 선동하고 불화를 조장하는 출판물의 보급도 금지한다”며 언론을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인 오로미아 연방주의회(OFC)의 물라투 게메추 사무차장은 “우리는 자유 선거와 헌법 준수 및 공정한 사법부를 원한다”면서 “이 정권이 살아남고 싶다면 진정한 변화를 꾀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 그위넷칼리지의 에티오피아 정치학 교수인 요하네스 게다무는 “국가 비상사태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체제 변화라는 사실을 EPRDF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씨줄날줄] 日 동네 책방 실험/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日 동네 책방 실험/황성기 논설위원

    동네 책방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는 보도(서울신문 2018년 2월 9일자 28면)를 읽고, 내가 사는 동네에도 조그만 책방이 있을까 찾았더니 진짜 있다. 몰랐을 뿐 지하철역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골목에 들어선 책방이 대형 서점과는 다른 생존의 길을 걷고 있다는 보도처럼 우리 동네 책방도 비슷했다. 잘 팔리는 실용서나 학습서,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방 주인의 취향을 고집한 책들을 늘어놓고 손님을 맞는다. “돈을 주고 책을 사는 행위보다는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신경 썼다”는 책방 주인의 말은 도발적으로 들린다.일본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직영하는 동네 책방이 기대반 우려반 속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오모리현 하치노헤(八戶)시는 2016년 12월 ‘하치노헤 북센터’를 개점했다. 책 읽는 사람을 늘리고, 글 쓰는 사람을 늘려, 책으로 동네를 활기차게 만든다는 취지의 시장 공약 사항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인구 23만명의 중소도시에 시가 손수 운영하는 서점이라니, 한 해 6000만엔의 비용이 들어가 세금 낭비가 아니냐며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개점 1년의 결과는 놀랍다. 1년간(개관 312일 기준) 서점을 찾은 사람은 16만 7576명, 하루 537명꼴로 방문했다. 판매한 책은 총 9998권, 하루 32권꼴이었으며 총매출은 1480만엔이었다. 북센터가 애초 예상했던 숫자는 하루 방문객 300명, 책 판매 30권이었으니 출발은 좋다. 하지만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서점을 거점 삼아 독서 모임, 책을 테마로 한 토크쇼, 집필·출판 워크숍 등을 열면서 시의 문화공간으로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135명의 ‘시민 작가’가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해외 문학, 인문사회과학, 예술 서적이 진열대의 주류를 이루는 점도 특색이다. 잘 팔리는 책으로 이익을 올려야 하는 일반 서점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차별화도 꾀한 것이다. 동네에서 생산한 수제 맥주, 와인도 책방에서 사서 마실 수 있다는 점도 재밌다. 1999년 2만 2296개의 서점이 있었던 일본이지만 2017년 통계로는 44%나 줄어든 1만 2526개가 됐다. 우리의 1559개와 비교하면 인구 비례로 따져도 여전히 많은 숫자인데 인터넷 영향으로 책에서 멀어지는 경향은 여느 나라와 다르지 않다. 서울 마포구가 책거리를 운영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지자체가 서점 운영에 직접 나섰다는 얘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 공공서비스 개념의 확장을 동네 책방으로 시도해 볼 때가 왔다. 한국 지자체의 견학을 환영한다는 하치노헤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핀란드의 그럼프 할배께/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핀란드의 그럼프 할배께/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듣던 대로 정말 까칠하시더군요. 올림픽 개막을 몇 시간 앞두고 소설의 첫 줄을 읽자마자 빵 터졌습니다. 새파랗게 젊은 친구가 권력을 잡았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지 않으셨다고요? 핀란드 썰렁 유머의 제왕인 저자 투오마스 퀴뢰(44)가 햇빛이든 파리 소리든 젊은이들의 게으름 때문이든 늘 기분이 좋지 않은 할아버지 친구들을 모델로 창조한 괴짜 노인 캐릭터시니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런데 이분 묘하게 정이 가고 끌립니다. 지하철에서 매일 마주치는 우리네 할배처럼 말이지요. 그는 화난 뚱보 소년과 대걸레 머리의 양키 대통령이 날 선 핵위협 발언을 쏟아낼 때 손녀의 서울 유학살이도 살필 겸 겨울스포츠 선진국 국민답게 스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시아인들이 동계올림픽을 잘 치를까 싶어 둘러본다는 것이 소설의 기둥입니다. 저자는 2년 전 구상을 끝내고 자료 조사를 마친 뒤 3부작 중 1부 ‘괴짜 노인 그럼프’를 옮겨 펴낸 국내 출판사에 방문 의사를 전달한 뒤 지난해 8월 3박 4일 동안 서울과 평창, 강릉을 돌아보고 두세 달 만에 원고를 보내왔답니다. 열세 살 때 태권도를 배웠고 한국 문화를 체감하고 싶어 2006년 찾았던 내력을 감안하더라도 고작 나흘 돌아보고 이런 책을 쓰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정도 많고 참견도 많습니다. 할배의 눈에 대한민국이란 요상한 나라지요. 언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는데 사람들은 만사태평이고, 편의점 문을 24시간 열며, 화장실에서 요상한 음악이 흘러나오거든요. 물론 삐딱한 시선과 과도하게 우릴 깔보는 듯해 불편할 때가 적지 않은데 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넘어가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대회 첫날 점심 때쯤 책을 모두 읽고 난 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핀란드에 돌아간 작가가 원고를 마감한 지 넉 달 만에 느낀 어리둥절함은 어떨까 하는 것이었지요. 세상에나, 14일만 해도 남북 단일팀이 일본과 여자 아이스하키 대결을 벌였는데 역사적인 첫 골이 들어가는 순간 한반도기와 태극기가 함께 펄럭이고 가슴에 인공기 마크가 선명한 북한 응원단이 손뼉을 마주쳤지요. 북한 피겨 선수들이 페어 경기를 마친 뒤 “저희 짝패(파트너)가 잘해 줘서”라고 말하는 게 한국 안방에 그대로 중계되고요. 대회 개회식에 남과 북이 공동 입장할 때 기립하지 않았다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외교적으로 패배했으며 “유치한 할배”라고 야단맞는 것도 참 얄궂지요. 이곳에 사는 우리도 어질어질한데 23장 제목을 ‘시대는 변한다’고 적었던 작가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난감할까요? 그래서 전 대회를 마친 뒤 저자 퀴뢰와 인터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담을 느낀답니다.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뭐냐고요?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174쪽에 털모자 외교의 효능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다음 쪽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누가 더 세게, 더 높이, 더 빠르게 가는지 겨루기에는 세계 정치보다 올림픽이 훨씬 더 좋은 자리’라고요. 그리고 추신이 있습니다. 제목은 ‘뚱뚱한 소년에게’. 설 연휴 평창 중계 보며 한번들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bsnim@seoul.co.kr
  • 전남도, 수묵화를 테마로 한 국제 비엔날레 개최

    전남도, 수묵화를 테마로 한 국제 비엔날레 개최

    ‘2018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두 달간 목포 갓바위 문화타운과 진도 운림산방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야제 행사는 8월 30일 진도, 개막식은 다음날 목포 문화예술회관 야외공간에서 열린다. 한국·중국·일본 등 국내외 수묵화 저명작가 300명이 참여하는 수묵전시관을 비롯 국제레지던시, 국제학술대회,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한다. 한국 전통회화를 테마로 한 국내유일의 수묵비엔날레다. 전남도는 살아있는 전통문화예술을 느끼고 체험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전라도 정도(定道) 천년을 맞아 수묵화를 널리 알려 나갈 방침이다. 수묵화의 전통성과 현대성의 비교 전시를 통해 미래 수묵화의 나아갈 방향성을 확립하는게 기본계획이다. 지역과 지역을 서로 잇고 도시 전체를 커다란 전시장으로 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평면, 입체, 영상 등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진도 운림산방권을 중심으로 ‘전통수묵의 재발견’, 목포 갓바위권과 유달산권의 ‘현대수묵의 재창조’ 콘셉트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진도 운림산방권에서는 해외작가와 함께 산수화의 현대적 해석과 사물의 상태나 경치를 자연 그대로 묘사하는 사생 전시를 통해 남도 실경을 재발견한다. 목포 갓바위권 일원에서는 전국 대학 청년작가 미술 동호인 초대전과 청년작가 중심의 현대적 작품, 남도 문예 르네상스를 연계한 그림들을 접할수 있다.세계 수묵의 미래 담론을 주도하기 위해 국내외 수묵작가·전시기획자·평론가들이 토론하고 결과물을 해외에 출판하는 ‘국제학술회의’도 만날수 있다. 음식점을 연계한 앞치마 미술제, 특화거리예술제, 수묵화를 활용한 전통시장 포장지 제작 등 저명인사와 지역주민,학생, 미술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도 마련됐다.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총감독은 “오늘의 수묵 어제에 묻고 내일에 답하다라는 주제로 수묵의 과거·현재·미래를 관람객에게 보여 주겠다”며 “현대 수묵의 변화와 전통성을 살려 한국 미래 발전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나는 ‘한국문학 활판인쇄 체험전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나는 ‘한국문학 활판인쇄 체험전시’

    최근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함께 국내 문화를 전 세계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문화 활동 및 체험, 전시 등이 이뤄지고 있다. ‘2018 평창 문화올림픽 인증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사)아시아문화네트워크가 주관하는 '한국문학 활판인쇄 체험전시'는 약 6천여 명의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강릉 미디어촌 North Zone 야외부스에서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다. '한국문학 활판인쇄 체험전시'는 한국 활자 문화의 역사와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명문장을 소개한다. 전시 관람 대상은 미디어촌에 출입할 수 있는 외신기자들이다. 방문객들은 한국 시가 담긴 책과 노트를 직접 만들고 가져갈 수 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들의 판화와 한글 타이포가 담긴 판화를 찍어갈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고유 문자 한글과 금속활판인쇄술, 그리고 한국문학이 결합된 이 행사는 한국문화의 저력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은 세계에서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든 활판인쇄의 종주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쇄본 ‘직지심체요절’은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 앞선 1337년에 간행됐다. 누가, 언제, 어떠한 원리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세계 유일한 문자 한글과 활판인쇄술은 한국인들의 자긍심이자 한국문화의 뿌리다. 이 전시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50만 개의 금속활자로 세운 활자의 벽이다. 무려 금속활자 50만 개로 된 웅장하고 장엄한 벽은 파주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에서 세웠다. '한국문학 활판인쇄 체험전시' 전시장에서는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와 문장들을 책과 노트로 만들 수 있다. 한국 최고 판화가들의 작품과 한국인이 가장 애송하는 시가 함께 새겨진 시판화는 인기 최고의 선물이다. 전시된 시판화를 전통 동판인쇄 기법으로 직접 찍어 소장할 수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현직 문광부 장관인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과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이 있다. 또한 한국의 첨단 디지털 기술을 보여주는 키오스크를 통해 외국인들의 이름을 한글 이름으로 변환하여 얼굴 이미지와 함께 출력할 수 있으며, 이를 레이저로 판각한 목판 작품으로 소장하는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광장] 돈 되는 책방, 밥 되는 시/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돈 되는 책방, 밥 되는 시/황수정 논설위원

    어금니를 앙다물어도 아래턱이 소스라치던 지난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맹추위에 새파래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인다. 경기도 일산의 동네서점 ‘책방 이듬’. 열두 평 작은 공간에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은 서로 초면이다. 시 읽기 모임이 있다는 페이스북의 정보를 함께 나눴을 뿐이다. 와야 할 황인숙 시인은 몸살로 두 시간째 지각이다. 그래도 누구 하나 낯을 붉히지 않는다. 한쪽에 앉았던 말쑥한 노신사가 책방 주인(김이듬 시인)에게 기타를 청하더니 줄을 고르고 노래를 불러 준다. ‘모란동백’이다. 그제야 누군가 그를 알아봤다. 저쪽 구석에서 낮은 탄성이 터진다. “아, 이제하 선생님….” 딸 같은 시인의 책방을 응원해 주려고 이제하 시인이 지하철을 몇 번이나 갈아타고 찾아왔다. 스카프가 멋진 팔순의 신사가 시, 소설, 그림을 넘나드는 전방위 원로 작가인 줄을 사람들은 몰라봤다. “환갑 때 내가 짓고 부른 노래인데, (가수) 조영남이 하도 졸라서 줬더랬지.” 사람들의 손놀림이 부산해졌다. 탁자 아래로 휴대전화를 살짝 내려 멋쟁이 노시인의 이력을 빠르게 훑는 눈치다. 시가 스스로 날개를 달아 영토를 넓히는 순간이다. 골목 귀퉁이에 작은 책방들이 문 열고 있다. 서점은 사라진다는데, 책방은 싸목싸목 돌아온다. 서점과 책방은 한눈에도 차이가 있다. 목 좋은 자리에 기세등등 버틴 것은 기업형 서점. 동네 모퉁이에 소리 소문 없이 쓱 스며드는 것은 책방이다. 서점은 “책 읽는 사람들이 자꾸 줄어든다”며 초조해하고, 작은 책방들은 “책 읽으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놀란다. 동네 책방이 올 들어 전국에 일주일에 한 개꼴로 생긴다는 통계가 있다. 책방에는 시중에서 잘나가는 베스트셀러가 없다. 힘센 출판사들이 물량 공세하는 기획서가 아니라 책방 주인의 독서 취향으로 ‘소심하게’ 서가가 채워진다. 김이듬 시인의 책방에는 시집만 꽂혀 있는 식이다. 책방들의 최근 동향에서 주목할 것은 단순한 산술적 증가세가 아니다. 유의미한 대목은 자발적 문학 인구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책방이 시나 소설 읽기 모임을 공지하면 2만~4만원짜리 티켓 수십 장은 금세 동난다. 책방 주인들을 기획취재로 여러 명 만났다. 그들은 “문학 이벤트를 찾는 사람들은 등단하려는 습작생이 아니다”라고 했다. 세탁소, 빵집이 평범한 동네 풍경이듯 그저 책방이 이웃집이라는 이유로 아마추어 탐서주의자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틀림없이 이것은 ‘동네발(發)’ 문학운동이다. 예민한 현업 작가들은 이런 조짐을 피부로 읽고 자극받아 부지런히 움직인다. 교통비만 달라며 동네 책방 책 읽기 모임을 자청하고들 있다. 구멍가게 같은 동네 책방들이 유명 작가들을 줄줄이 호출할 수 있는 숨은 진실이다. 이쯤에서 요령부득의 정책을 도마에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동네 책방을 거점으로 문화운동의 싹이 맹렬한데, 정책의 손발은 답답할 만치 굼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동네 서점을 돕겠다는 청사진을 꺼냈다. 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수준이다. 만나 본(입소문 높은) 책방 주인들 중에 정부의 정책 담당자가 한 번이라도 찾아왔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턱없이 낮은 마진을 강요당하는 유통 구조는 무엇보다 숨 막히는 벽이다. 반품을 할 수 없어 안 팔리는 책은 전부 책방 주인의 몫이다. 이런 문제를 정책으로 살펴 줘야 동네 책방은 앞으로 잘 살아갈 수 있다. 반응이 없으면 처방을 바꿔야 한다. 성인 열 명 중 네 명이 지난해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고 문체부는 잊지도 않고 또 발표했다. 대책 없이 식상한 조사에 뭣 하러 자꾸 돈을 들이는지 모르겠다. 책방 창업을 문의하는 전화가 현장에는 줄 잇는다. 동네 책방이 몇 개인지, 독점 출판 유통망에 멍들고 있지나 않은지 현황부터 빨리 짚어 줘야 한다. 국립한국문학관을 어디에다 짓네, 어느 문학단체가 예산 지원을 얼마밖에 못 받았네, 이런 입씨름들을 지치지도 않고 하고 있다. 의미 없고 촌스럽다. 자생적 문학운동이 실핏줄로 퍼지는 동네 책방에서 보자니 정말 그렇다. sjh@seoul.co.kr
  • 고1 교과서 가격 16% 내린다

    고1 교과서 가격 16% 내린다

    올해 초·중·고교 일부 학년의 검정교과서 가격이 최고 33% 인하된다. 출판사들은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가격 인하를 강요했다며 반발했다.교육부는 13일 한국장학재단에서 ‘교과용도서심의회’를 열고 2018학년도 검정도서 신간본 가격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의결안에 따라 각 학년별 검정교과서 평균 가격은 전년도 평균 가격보다 중학교 1학년 2933원(33%), 고등학교 1학년 1382원(16%), 초등학교 3·4학년 141원(3%)이 각각 내려갔다. 6년 만에 교육과정이 개정됨에 따라 초등 3·4학년과 중·고교 1학년은 올해부터 새롭게 바뀐 교과서로 공부하게 된다. 이 중 국가에서 만드는 국정교과서를 제외하고 새로 발행되는 검정교과서는 58책(과목)으로 각 출판사별 교과서를 합치면 모두 413종이다. 학년별로 보면 초등 3·4학년은 음악·미술·체육·영어 등 8책의 새 교과서를 쓰고, 중1은 18책, 고1은 27책이 새 교과서로 바뀐다. 교과서 평균 가격이 가장 많이 인하된 중학교 1학년의 경우 2013년 가격 자율화 체제에서 대폭 인상된 것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있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출판사 대표인 교과서현안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의 검정교과서 신간본 가격은 백지 노트값도 안 되는 부당하고 비현실적인 가격”이라면서 “교과서 주문이 이뤄지기 전에 교과서 가격을 확정해 수요자가 품질과 가격, 즉 상품적 가치를 보고 교과서를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출판사와의 이견에 대해서는 향후 교육부와 출판사가 추천한 전문가 및 교사, 학부모, 시·도교육청 담당자 등이 참여하는 ‘교과용도서제도개선협의회’(가칭)를 구성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겨레말큰사전ㆍ경평 축구 등 비정치 남북교류 4월 본격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겨레말큰사전, 경평축구 등 비정치 분야의 남북 교류 협의가 4월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김학묵 사무처장은 13일 “최근 남북 관계의 개선으로 약 2년 만에 남북 공동편찬위원회 회의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4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상황을 보면서 통일부와 협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2019년 출판이 목표로, 2005년 2월 제1차 회의를 시작해 2015년 12월 제25차 회의가 마지막이었다. 북 핵실험으로 중단과 재개를 거듭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11일 최휘 국가체육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만나 평양시의 전국체전 참가와 경평축구 부활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내년 100회 전국체전을 개최한다. 경평축구는 1929~1946년 경성(서울)과 평양의 대표축구단이 오가며 벌인 친선경기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통일부는 243개 단체와 개인의 대북 접촉 신청을 승인했다. 다만 북측이 아직 접촉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새 옷 입은 얀 마텔 소설 3편 ‘헬싱키…’ ‘셀프’ ‘20세기의 셔츠’

    새 옷 입은 얀 마텔 소설 3편 ‘헬싱키…’ ‘셀프’ ‘20세기의 셔츠’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소설인 ‘파이 이야기’로 잘 알려진 작가 얀 마텔의 작품 세 편이 새롭게 단장해 출간됐다. 작가의 첫 소설집인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첫 장편소설인 ‘셀프’, 인류 역사상 처절한 비극인 홀로코스트를 다룬 ‘20세기의 셔츠’다. 출판사 작가정신이 ‘리커버 특별판’으로 이름 붙인 이 책들은 작가의 미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표지를 새로 입었다. 더불어 각 책마다 시인 김혜순, 여성학자 정희진, 소설가 조경란, 서평가 이현우 등이 쓴 추천사가 추가됐다. 세 작품 중 특히 한순간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다시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이 바뀌는 주인공 ‘나’의 30년에 걸친 삶을 통해 선택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셀프’는 페미니즘과 젠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 탐독해볼만 하다. 성에 대한 아이의 끝없는 의문과 엉뚱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이 소설은 성장의 두려움과 섹슈얼리티, 정체성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우리의 몸-성별은 나에 관한 핵심적인 질문이고 즐거운 탐구여야 하는데, 그것이 폭력으로 강제된다면? 얀 마텔은 이 문제를 ‘세상의 모든 지식’으로 풀어놓는다. 아름다운 문장, 지적인 즐거움, 정치적 깨달음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황홀한 체험”이라고 추천했다.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은 삶과 죽음, 절망과 공허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4편의 개성있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집이다. 에이즈에 감염되어 죽어가는 대학 후배와 그의 곁을 지키는 ‘나’의 이야기를 그린 표제작을 비롯해 사형수들이 사형 집행을 받기까지 목격한 내용을 그들의 어머니에게 전하는 편지글 형식의 ‘죽는 방식’, 물건을 버리는 법이 없는 할머니와 물질주의를 경멸하는 ‘나’의 이야기를 다룬 ‘비타 애터나 거울 회사: 왕국이 올 때까지 견고할 거울들’ 등이 실렸다. 홀로코스트 이야기에 작가의 창조적인 비유를 곁들인 장편 ‘20세기의 셔츠’는 20세기에 자행된 폭력과 광기의 희생자들을 조명한다. 출판사는 특별판 출간을 기념해 ‘얀 마텔 6’6’6’’을 제작해 부록으로 증정한다. 세 작품을 비롯해 국내에 출간된 ‘포르투갈의 높은 산’, ‘파이 이야기’,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등 얀 마텔의 작품 6편을 한국의 젊은 소설가 6명이 짤막하게 재구성한 이야기 모음집이다. 조해진, 윤이형, 최민석, 김엄지, 김솔, 임현이 참여했다. 출판사 측은 “작가들이 개성적인 문체와 시선으로 읽고 써내려간 글들을 통해 독자들은 ‘소설을 소설로써 다시 읽는’ 지금까지 독서와는 차별화된 색다른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향 가는 길 챙겨가면 유용할 인문학 책 5권

    고향 가는 길 챙겨가면 유용할 인문학 책 5권

    설 명절을 맞아 그동안 떨어져 살았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다. 이 자리에선 어떤 이야기가 오갈까. 드물지만, 책이 화제에 오를 수 있다. 나올 수 있는 질문은 뻔하다. “요새 무슨 책 읽어?” 되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10명 가운데 4명은 1년 동안 단 한 권의 종이책을 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통계만 믿고 “난 책 따위는 안 읽는 사람이야”라고 외칠 수는 없는 일. 무슨 책 읽느냐는 질문에 땀을 삐질삐질 흘릴 당신을 위해 인문학 책을 추천한다. 뜬금없이 인문학 책이냐며 손사래 치는 일은 금물.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 인문학 서적은 세대별, 성별 취향 차이가 가장 적다. 게다가 온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뭔가 유식해 보이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인문학 책이 어렵다는 편견도 필요없다. “요즘 인문학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인기”라고 출판 전문가들은 말하니 걱정 마시라.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4곳의 인터넷 서점에서 10위 안에 든 인문학 서적들 가운데 상위권에 골고루 포진한 5권의 책을 소개한다. 한 권 챙겨간다면 고향 가는 길이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4곳의 인터넷 서점에서 인문학 분야 상위권에 포진한 책은 ‘라틴어수업’(흐름출판)이다. 교보에서 이번 주 해당 분야 1위, YES24에서 4위, 알라딘 1위, 인터파크에서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최초 바티칸 대법원 변호사이자 가톨릭 사제인 한동일 교수가 2010~2016년까지 서강대에서 진행한 강의를 토대로 했다. 저자는 강의에서 라틴어의 체계, 라틴어에서 파생한 유럽의 언어들을 시작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 사회 제도, 법, 종교 등을 강의에서 설명했다. 이밖에 저자가 유학 시절 경험했던 일들, 만난 사람들, 공부하면서 겪었던 좌절과 어려움, 살면서 피할 수 없었던 관계의 문제, 자기의 장점과 단점에 대한 성찰 등 인생 화두가 책에 녹아있다. 강의가 유명해지면서 연세대, 이화여대를 비롯해 신촌 대학가 학생들이 청강하면서 강의실이 늘 만원이었던 뒷얘기도 챙기길 바란다. 채사장의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웨일북) 역시 인터넷 서점 상위권에 포진했다. 교보 2위, YES24 5위, 알라딘 3위, 인터파크 2위다. 책은 나와 타인의 관계를 다루는 ‘타인’, 나와 세계의 관계를 다루는 ‘세계’, 관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들을 다루는 ‘도구’, 죽음을 다루는 ‘의미’의 4개 장으로 구성했다. 이 주제들을 중심으로 연애, 이별, 인생, 시간, 통증, 언어, 꿈, 죽음, 의식 등 손에는 잡히지 않지만 직접 설명하기 어려운 40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다른 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야말로 명절에 특화된 책이긴 하다. 참, 혹여 조카가 “채사장이 본명인가요?”라고 물으면 씩 웃으며 “채사장 본명은 채성호야”라고 답해주길.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생각의길)가 교보에서 3위, YES24에서 2위, 알라딘 9위, 인터파크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3년 책임에도 여전히 인기를 끈다. 그가 요즘에 낸 글쓰기 관련 책들과 함께 서점가에 ‘유시민 코너’가 따로 마련됐을 정도다. 책은 저자가 정치를 떠나 지식시장으로 복귀하며 내놓은 첫 책이란 점에서 꾸준히 인기를 끈다.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성찰하면서 인생의 기쁨과 아픔, 세상의 불의와 부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 자유와 공동선, 진보와 보수, 신념과 관용, 욕망과 품격, 사랑과 책임, 열정과 재능 등 물질적 정신적 요소들을 나름의 시각으로 해석한다. 어려운 주제를 다루지만, 논증을 기반으로 그의 쉬운 글은 이미 정평이 나 았다. 그만큼 쉽게 읽힌다. 정치색 강한 고모부가 술에 취해 “정치인 놈들은 다 똑같아!”라고 할 때 슬쩍 권해준다면 그야말로 센스 만점. 2015년 나온 ‘개인주의자 선언’(문학동네) 역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래 머물고 있다. YES24에서 1위, 교보에서 5위, 알라딘 6위, 인터파크 4위다. 현직 문유석 부장판사가 한국사회의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사회 문화를 신랄하게 파헤쳤다. 저자는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개인이 ‘내가 너무 별난 걸까’ 하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제풀에 꺾어버리며 살아가지 말라고 충고하고,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로 살아갈 것을 강조한다. 큰 아버지의 “너는 왜 아직 결혼을 못했냐”, “올해도 취직 못했냐”라고 공격할 때 반박하기에 유용한 내용들이 많다. 물론, 분위기는 싸~해지겠지만. 마지막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김영사)다. 인류의 시작부터 지금과 미래에 이르기까지, 구구절절 재밌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10만 년 전 지구에는 호모 사피엔스뿐만 아니라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 최소 6종의 인간 종이 살아 있었는데, 왜 호모 사피엔스 종만 지구 상에 살아남았는지부터 시작해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까지 전 인류에 대한 폭 넓은 사고가 돋보인다.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 몇십 년 지나지 않아 유전공학과 생명공학 기술 덕분에 인간의 지적, 정서적 능력까지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공평하지 않은 세상이 도래할 것이란 경고도 새겨듣자. 인류의 출발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지금과 미래의 세계를 조카들에게 설명해줄 때 ‘딱’인 책이다. 워낙 두툼한 책이어서 읽다 졸리면 베개로 삼을 수도 있다는 강점도 있으니 참고하길.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작가회의 이사장에 이경자… “성폭력 단호 응징”

    작가회의 이사장에 이경자… “성폭력 단호 응징”

    소설가 이경자(70)씨가 한국작가회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1974년 작가회의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창립된 이래 첫 여성 이사장이다.지난 10일 작가회의 정기총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 작가는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확인’으로 등단한 후 창작집 ‘절반의 실패’와 장편소설 ‘배반의 성(城)’, ‘혼자 눈뜨는 아침’, 산문집 ‘딸아, 너는 절반의 실패도 하지 마라’ 등을 펴냈다. 그는 여성의 시각으로 우리 시대의 강고한 가부장제와 삶의 질곡을 다룬 작품들을 주로 썼다. 이 이사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문학이라는 것이 개인에 대한 존엄성의 정신을 구현하는 일인데 성폭력은 이를 현격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작가회의는 등단, 출판, 수상 등을 빌미로 권력을 쥔 자들이 성폭력을 자행하는 것을 단호히 응징하겠다는 단일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작가회의 내 성폭력과 관련한 징계 규정을 명문화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이 이사장은 “3월 중 새 이사진을 구성한 후 4월 초에 열릴 예정인 1차 이사회에서 현재 불거진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단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해 “큰 격랑 없이는 변화 역시 없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문단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한 계기로 본다”고 말했다. 작가회의는 이번 총회에서 문단 내 성폭력 대처 과정에 대해 “2016년 12월 징계위 회의에서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됐지만, 징계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6명이 탈퇴서를 냈고 2명은 아직 법적 판단이 진행 중이다. 자체 조사권이 없어 사태의 실상을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 총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으로는 한창훈(55) 소설가가 뽑혔다. 그는 1992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으로 등단해 장편소설 ‘홍합’, ‘꽃의 나라’, ‘순정’ 등을 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중국판 애국 영화’ 연이은 흥행… 영화 통해 확장되는 소프트파워

    ‘중국판 애국 영화’ 연이은 흥행… 영화 통해 확장되는 소프트파워

    중국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장려하는 영화를 통해 소프트파워를 확장하는 데 적극적이다. 지난달 9일 개봉한 영화 ‘훙하이싱둥’(紅海行動)이 긴긴 설 연휴를 맞아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영화의 모티브는 지난해 아시아 영화 사상 최대 흥행 성적을 거둔 ‘특수부대 전랑2’와 같다. 두 영화 모두 2015년 예멘 내전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의 자국민 철수 작전을 그리고 있다. 예멘 반군이 정부를 전복하자 중국 군함은 예멘 남쪽 아덴만에 진입한 뒤 자국민 600여명과 외국인 225명을 태워 홍해(紅海) 건너편 아프리카로 옮겨 갔다. 중국판 애국 영화들은 아직 할리우드 액션 영화를 모방한 수준이지만 강력해진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드러낸다. 사회주의 가치를 담은 영화들은 상업자본과 해외 경험이 많은 감독들이 투입되면서 현대화된 만듦새를 보여 준다. 1년에 34편의 외국 영화만 중국에서 상영할 수 있기 때문에 할리우드는 중국과의 합작영화 제작에도 적극적이다. 장후이위 베이징대 연구원은 최근 ‘여섯 번째 성조’(sixth tone)란 온라인 미디어를 통해 “지난해 56억 위안(약 9600억원)의 수익을 거둔 ‘전랑2’는 중국을 강력한 힘을 가진 현대화된 국가로 그리고 있다”며 “1980년대 중국 영화는 풍자, 비판, 정치 시스템에 대한 환멸로 가득 찼는데 요즘 영화와 드라마는 공산당이 주도하는 사회 변화를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중국판 람보의 활약을 그린 영화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이후 아프리카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고, 국외 문제에 적극 나서는 등 중국의 변화한 외교 정책과도 무관하지 않다. ‘훙하이싱둥’은 중국 해군과 합작으로 인민해방군 창설 9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졌다. 2020년에는 중국이 할리우드보다 더 큰 영화시장이 될 것이란 게 중국 정부의 생각이다. 지난해 말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측은 현재 세계 2위로 올라선 중국 영화 시장을 두고 “3년 안에 중국 내 영화 스크린 수는 6만개, 연간 영화 제작편 수는 800편, 연간 흥행 수입은 700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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