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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 잘 내는 사람, 자신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 강해 (연구)

    ‘화’ 잘 내는 사람, 자신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 강해 (연구)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자신의 지적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바르샤바대학 연구진은 해당 대학에 다니는 학부생 5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얼마나 쉽게, 그리고 자주 화를 내는지, 스스로의 지능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이 포함됐다. 이후 연구진은 학생들에게 객관적은 지능테스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화를 잘 내는 경향이 있는 학생들은 자신의 인지능력을 실제 지능에 비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화를 자주 내는 사람들은 자기애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스로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자체적으로 판단할 때, 자기애가 매우 핵심요소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반면 화를 내기 보다는 자주 전전긍긍하거나 예민하며 신경질적인 학생들은 자신의 지적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짙었다. 일반적으로 신경증적인 성격은 알 수 없는 불안이나 스트레스 등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화를 내는 것과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 사이에 어떤 정확한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분노가 자기애와 관련한 긍정적인 특성과, 신경증은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특성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분노와 지능을 과대평가하는 것의 관계를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분노를 표출하는 순간 지적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연구하지 않았다”면서 “분노는 일시적인 감정일 수 있다. 단순히 화가 나는 순간에만 자신의 능력에 지나친 자신감을 갖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출판사인 네덜란드 엘제비어(Elsevie)가 출간하는 학술지 ‘지능 저널’(journal Intelligence) 7월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경수·드루킹 밤샘대질 종료…김경수 “특검이 공정한 답 내놓을 차례”

    김경수·드루킹 밤샘대질 종료…김경수 “특검이 공정한 답 내놓을 차례”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시간의 특검조사를 마치고 10일 새벽 귀가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과 3시간 30분의 대질에서 진실공방을 벌였다. 전날 오전 9시 25분 특검에 출석한 김 지사는 이 날 오전 5시 20분쯤 특검 건물에서 나왔다. 피곤한 표정의 김 지사는 “저는 특검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모든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충실하게 소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는 특검이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진실에 입각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거나 드루킹과 인사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입장이 바뀐 것 전혀 없습니다”라며 부인했다. 김 지사 귀가 현장에는 지지자들과 시위대가 모여 밤새 구호를 외치는 등 소란을 빚었다. 김 지사는 대기하던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뒤따라온 시위자가 김 지사의 옷을 거세게 잡아 끌기도 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했다고 본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총영사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18시간여에 걸친 특검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특검은 시간상 신문을 다 마치지 못했다며 그를 3일 만에 다시 출석시켰다. 김 지사는 오후 10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드루킹과 마주했다. 김 지사가 국회의원이었던 지난 2월 드루킹이 의원회관을 찾아가 그를 만난지 약 6개월만의 대면이다.드루킹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오후 8시 출판사를 찾아와 킹크랩 시연을 지켜보고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김 지사는 당일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드루킹이 킹크랩과 같은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보여준 기억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수뇌부는 김 지사와 드루킹의 ‘설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어느 쪽이 진술의 신빙성을 유지하는지를 가늠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수사 기간을 15일 남긴 허익범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그의 진술을 세밀히 분석한 뒤 신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특검의 지난 45일간의 수사 결과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특검은 김 지사에 이어 드루킹과 접점이 있는 청와대 인사들을 상대로 막판 수사력을 집중해 드루킹의 영향력이 여권 어느 선까지 미쳤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특검은 2016년 김 지사에게 드루킹을 소개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오는 11일 참고인으로 소환해 그가 양측을 이어준 경위를 캐물을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다시 생각한다, 제주 삼나무 숲의 상처를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다시 생각한다, 제주 삼나무 숲의 상처를

    독자들께서 이 글을 읽으실 즈음, 가족과 함께 제주도 비자림에 있을 계획이었다. ‘천년숲’이라 불리는 비자림은 말할 것도 없고, 울창한 삼나무 숲이 장관인 아름다운 ‘비자림로’를 나는 사랑한다. 제주도 무식자인 내가 보기에 그곳이야말로 비자림을 비자림답게 하는, 숲에 대한 부푼 마음을 배가시켜 주는 곳이다. 하지만 일정을 변경할까 망설인다. 비자림로 도로 확장 공사로 삼나무 2400여 그루를 베어 냈다는 소식을 접했고, 하여 그곳에 갈 이유가 하나 사라졌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207억원을 들여 3㎞가 채 못 되는 비자림로 일부를 확장한다면서 “지역 간 도로망의 연계성을 확보해 차량 소통과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공사 실효성은 낮은 반면 주변 환경 및 경관 훼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없지만 비자림로의 삼나무 숲이 훼손되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사람이 분명 나만은 아닐 터. 미국의 생물학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이 쓴 ‘나무의 노래’는 아마존 열대우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 스코틀랜드, 일본 등에서 열두 종의 나무를 관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무는 ‘거대한 생명의 그물망’이다. 나무는 외따로 존재하지 않고 세균과 균류, 동식물과 미생물, 심지어 인간과도 소통하면서 ‘생명의 연결망’을 형성한다. 동시대만이 아니라 먼 옛날부터 앞으로 다가올 미래까지 연결하는 것도 바로 나무다. 대개의 나무는 적정한 환경에서만 생존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환경에 맞게 자신의 형태를 바꾸는 나무도 여럿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의 올리브나무가 대표적이다. 올리브나무 뿌리는 빗물을 흡수하기 위해 표토에 넓게 퍼져 있다. 비가 적고 깊이 스미지 않는 사막지대의 특성에 맞게 뿌리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흙과 수분의 공급 패턴이 달라지면’, 즉 관개시설이 있는 과수원에서는 ‘뿌리가 관개수로 근처에 뭉쳐 있는’ 게 일반적이다. ‘독보적’이라는 표현으로 올리브나무 뿌리의 적응력을 치켜세울 정도다. 올리브나무의 생태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함께 관찰한 저자는 이곳의 주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올리브나무처럼 ‘유연성’을 갖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듯하다. 미국 맨해튼의 콩배나무는 도시의 소리를 모두 빨아들인다. 도심 한복판 콩배나무에 ‘왁스를 바른 센서’를 장착한 저자는 거기에서 도심의 무수한 소리들을 진동의 형태로 감지한다. 비록 나무가 경험한 진동이지만 ‘콩배나무처럼 우리도 몸 전체로 소리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나무와 인간은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가 하면 콩배나무를 비롯한 뉴욕의 나무 500만 그루들은 각종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 제 몸 하나를 기꺼이 내놓는다.어쭙잖은 글줄로는 ‘나무의 노래’를 다 옮길 수가 없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저자는 ‘인간 대 자연이라는 이분법’의 허상을 걷어 내야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나머지 모든 생물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졌다면, 우리의 몸이 똑같은 자연법칙에서 생겨났다면, 인간의 행위 또한 자연적 과정이다.” 제주도 비자림로의 삼나무 숲을 다시 생각한다. 나는 그곳을 그저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만 생각한 것은 아닐까. 아픈 상처를 동여매고 그곳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책꽂이]

    [책꽂이]

    번역의 정석(이정서 지음, 새움 펴냄) 2014년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오역을 지적하는 새로운 번역서를 내놨던 저자가 번역에 대한 기존의 인식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자신의 번역론을 정리했다. 남의 것을 베끼다시피 한 번역서가 역자의 이름과 출판사의 마케팅에 힘입어 최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의 현실을 꼬집는다. 352쪽. 1만 5000원.몸은 사회를 기록한다(시민건강연구소 지음, 낮은산 펴냄) 우리의 건강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동네·학교·일터에서의 불평등, 차별과 부패, 제도, 기술, 정치 등 사회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파헤친다. 집값 상승이 세입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 이주 아동의 의료 접근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등 우리 몸에 새겨진 불평등의 흔적을 좇는다. 260쪽. 1만 4000원.유전자는 우리를 어디까지 결정할 수 있나(스티븐 하이네 지음, 이가영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문화심리학 교수인 저자가 지능, 성격 등 인간 조건에 대한 유전적 해석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키, 우울증, 범죄자 등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따로 있다고 여기는 본질주의 편향에 대해 파헤친다. 408쪽. 1만 8000원.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일본 NHK 방송국 PD 출신의 저자가 예정된 메뉴가 아닌 엉뚱한 음식을 대접받은 경험을 계기로 기획한 프로젝트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을 진행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담았다. 치매나 인지 장애를 앓고 있으면서도 홀 서빙 스태프로 일한 노인들의 실수를 너그럽게 이해한 손님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232쪽. 1만 4000원.우리 집에 용이 나타났어요(엠마 야렛 글·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펴냄) 어느 날 아이 ‘두레군’의 집에 귀여운 용 한 마리가 나타난 가운데 레군이가 소방관, 세계동물복지협회 이사, 단짝 친구 등 다섯 명의 전문가에게 용과 집에서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을 실은 그림책. 책 중간중간 봉투에 담긴 편지를 직접 꺼내 읽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2쪽. 1만 5000원.프로이트의 농담이론과 시조의 허튼소리(이영태 지음, 채륜 펴냄) 성(性)을 소재로 하거나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조선후기 사설시조 노랫말을 철학자 프로이트의 이론과 미학을 바탕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고약한 질병, 파계승, 불구 동물, 해충 등 사설시조의 소재에 따라 나눠 설명한다. 228쪽. 1만 3000원.
  • “완경 이후 두부 먹으면 골다공증 개선에 도움”(연구)

    “완경 이후 두부 먹으면 골다공증 개선에 도움”(연구)

    완경(폐경) 이후 여성이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식품을 먹으면 골다공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미국의 연구자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미주리대 컬럼비아캠퍼스는 7일(현지시간) 패멀라 힌턴 영양·운동생리학과 교수팀이 쥐 실험을 통해 완경이 뼈와 신진대사의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콩 단백질로 상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완경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골다공증과 신체활동 감소, 그리고 체중증가를 말한다. 또 연구팀은 콩 단백질이 아직 완경에 도달하지 않은 여성들의 뼈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힌턴 교수는 “이번 결과는 두부와 같이 콩으로 만든 자연식품을 식단에 좀 더 더함으로써 뼈의 강도(골밀도와 골질)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또한 우리는 콩을 기반으로 한 식단이 완경 이후 여성들의 신진대사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건강 수준이 낮도록 선택 사육된 생후 28주차 쥐들에게 2주 동안 콩 또는 옥수수 기반의 먹이를 제공함으로써 콩 단백질이 뼈의 강도와 신진대사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이 중 일부 쥐는 완경으로 인한 호르몬의 영향을 모방하기 위해 난소를 제거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콩을 먹인 쥐들의 정강이뼈(경골)가 난소의 호르몬 상태와 관계없이 옥수수 기반 먹이를 섭취한 쥐들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콩에 기반을 둔 식단이 난소 유무에 상관없이 신진대사 기능을 높이는 것도 발견했다. 이에 대해 힌턴 교수는 “핵심은 여성들이 콩으로 만든 음식을 식단에 추가하면 뼈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발행 출판사인 엘스비어(Elsevier)가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오픈액세스 피어리뷰 저널 ‘본 리포츠’(Bone Reports) 6월호에 공개됐다. 사진=klsbear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하이브리드 잔디, 하찮은 풀로 취급받는 잔디 보호하려 개발했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하이브리드 잔디, 하찮은 풀로 취급받는 잔디 보호하려 개발했죠”

    천연잔디 95%의 하이브리드 개발한 이효상 대표가 말하는 잔디 구장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로마의 신전, 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전, 베이징의 자금성···, 이중 어느 곳에도 방문객들을 반기는 푸른 목초지는 없다. 개인의 집과 공공건물 입구에 잔디를 심는다는 생각은 중세 말 프랑스와 영국 귀족들의 저택에서 탄생했다. 대저택 입구에 깔린 정갈한 잔디는 누구도 위조할 수 없는 지위의 상징이었다. ‘나는 부자이고 힘이 있다. 그리고 이 푸르른 사치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땅과 농노를 소유하고 있다.’ (중략) 산업혁명으로 중산층의 폭이 넓어지고 잔디 깎는 기계와 자동 스프링클러가 발명되자, 갑자기 수백만 가구가 자기 집 마당에 잔디를 깔 수 있게 되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밭은 부자의 사치에서 중산층의 필수품으로 바뀌었다. -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 발췌. ●‘푸르른 사치’ 잔디밭, 부와 권력의 상징 작은 잔디밭은 서울 도심의 공공건물 앞에도 있다. 여기에 꽂힌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지나는 사람들을 위협한다. 관리의 어려움에 공대 받으리라. 이런 잔디는 스포츠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축구나 골프, 크리켓과 럭비, 테니스 등의 경기는 파릇한 잔디밭에서 한다. 특히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기장 잔디는 훼손이 심하고, 관리에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잔디를 개발한 이효상(55) GSTG 대표는 “짓밟히고 하찮은 풀 정도만 알았던 잔디가 선수들을 보호하고 경기에 박진감을 더하죠. 이런 잔디를 귀중하게 보호해야겠더라고요.”라고 말했다.탄탄한 대기업에 다니던 그는 “비전을 찾지 못해서” 입사 5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었다. 1994년에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카펫과 쿠션, 산업자재 등을 수입해서 국내에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재난 수준의 폭양이 내리쬐던 지난 8일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안쪽 구석에 있는 그의 회사를 찾았다. 사무실로 올라가는 입구의 마당에는 푸르게 잔디가 깔려 있었다. ‘이런 폭염과 가뭄에도 잔디가 잘 자라나?’ 하고 자세히 보니 천연잔디와 인조잔디가 섞여 있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잔디로, 살짝 청량감을 주었다. - 러시아월드컵을 계기로 하이브리드 잔디가 많이 알려졌다.☞ 러시아월드컵의 12개 경기장 가운데 8개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잔디가 깔렸지요. 이런 잔디를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대표 선수들이 축구화를 평소 경기 때보다 더 많은 10켤레를 준비했다더군요. 경기장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깐 것은 러시아가 마음대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엄격한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는 것이죠. 러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많은 구장이 하이브리드 잔디를 조성해 나가는 추세입니다. ●“유럽 명문 구단들,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까는 추세”- 유럽 어떤 구장에서 하이브리드 잔디를 깔았나.☞ 우리 회사가 납품해 깐 대표적 구장으로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영국의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프랑스 생제르맹 등 명문 축구 클럽들입니다. 구단뿐 아니라 선수들이 만족해 해요. 크리켓과 럭비 등의 경기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과 일본 닛산 스타디움에도 했습니다.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해외 14개의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배했지요. 올해에는 15개 이상 설치할 것같습니다. 물론 외국 기업들이 납품해 깐 구장들이 더 많겠지만 정확히 조사가 되지 않아서···. - 이 정도면 인기가 급상승이네요. 하이브리드 잔디란.☞ 우리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를 최대한 살려주는 것입니다. 인조잔디가 천연잔디의 생장점 훼손을 방지하는, 말하자면 천연잔디를 보호하는 형태죠. 태클과 슬라이딩 등 거친 플레이에서 선수들도 보호해야죠. 우리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 95%, 인조잔디 5%로 구성됩니다. 천연잔디 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이지요. 그러면서 운동장을 균일하게 유지하구요. 음료수 병 뚜껑을 만드는 폴리에틸렌 성분으로 인조잔디를 매트 형태로 매우 듬성듬성하게 잔디판을 직조합니다. 인조잔디의 털 길이는 65mm로 맞추고요. 이 잔디판 위에 모래와 천연잔디 씨를 뿌려 40~45mm를 덮어두지요. 보름정도면 싹이 납니다. 오륙 개월 지나면 완벽한 경기장 여건이 되지요. 천연잔디가 지상으로 20mm 이상 촘촘하게 자라면서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어우러지지요. 보통 축구장에서는 잔디 길이가 20~25mm가 표준입니다. 이 하이브리드 잔디판은 10년 이상 사용 가능합니다. ●“하이브리드 잔디, 경기장 효율 3배 이상 높여”- 하이브리드 잔디의 인기 비결은.☞ 특히 축구 경기를 보면 골대 앞 잔디가 문드러져 흙이, 바닥이 드러난 경우를 왕왕 봅니다. 심할 경우 골프장의 디봇처럼 흙이 팬 곳도 보이고. ‘논두렁’이라고 하죠. 골대 앞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많고, 태클이나 슬라이딩이 많기 때문이죠. 태클이나 슬라이딩하다보면 잔디가 덩어리채 뜯겨 나오죠.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공의 불규칙 바운드로 선수들 경기력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는 균일해 이런 걱정이 없어요. 공의 리바운드와 충격흡수, 에너지 복원 등은 FIFA의 테스트를 통과했거든요. 관건은 선수들이 슬라이딩하거나 태클을 했을 때도 운동장 보호 뿐만 아니라 몸값이 엄청나게 비싼 선수들을 부상에서 보호해야 하지요. 여기에 기술적 노하우가 있습니다. 100% 천연잔디일 경우 30일밖에 사용 못 하지만 하이브리드 잔디일 경우 100일 사용 가능합니다. - 설치 비용이 비싸지 않나요.☞ 운동장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설치하고 천연잔디 씨를 뿌려 키우면 ㎡당 45~50달러 정도 듭니다. 축구 운동장은 주변까지 하면 1만㎡이니 45만~50만 달러가 들죠. 천연잔디가 적정하게 자랄 때까지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죠. 반면 농장에서 하이브리드 잔디를 키워서 운동장에 설치했다가 잔디가 상하면 걷어내 다시 농장으로 보내 관리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에 85달러 정도 듭니다. 큰 행사가 있다면 D데이에 맞춰 최상의 상태로 행사를 치르는 식으로···. 이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의 비싼 땅을 놀리지 않고 거의 매일 운영할 수 있지요. 경기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린 여주에 잔디농장이 있습니다. 천연잔디 설치는 이보다 훨씬 싸죠. ㎡에 15달러 정도이지만 수시로 관리하고, 뜯겨 나간 잔디 부분을 보식하는 비용 등을 따지면 만만찮습니다. 2년 정도 지나면 하이브리드가 훨씬 경제적입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보통 10년은 가거든요.- 하이브리드 잔디 전망은.☞ 잔디는 사막의 땅 중동에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한편으론 하이브리드 잔디 월드컵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만큼 품질과 친환경 경쟁이 치열할 것입니다. 해외 보고서를 보면 현재 전 세계 잔디시장에서 천연잔디 65%, 인조잔디 30%, 하이브리드가 5% 비율로 추산됩니다. 이게 앞으로 천연잔디 시장을 잠식해 하이브리드가 40%로 늘고, 천연잔디가 30%로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는 학교 운동장에 많이 깔리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인조잔디의 매트인 고무 성분은 중금속 문제로 청소년들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지요. 몇 년 전부터 서울 서초구와 지방 도시의 학교에서 천연잔디를 심었다가 6~10개월 뒤에 싹 죽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학교 재정상 또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사토나 맨땅으로 두자니 1970~80년대의 운동장과 같기도 하고. 그래서 거의 무관리 시스템의 하이브리드 잔디를 개발해 보급할까 합니다. ●“2002년 후 잔디 한 번도 교체 안 한 경기장도도 있어”- 국내 축구장 잔디 관리 실태는.☞ 민간 골프장에도 잔디 공사를 많이 하였습니다만, 축구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 경기 이후 한 번도 잔디 교체를 하지 않은 경기장도 있었고, 선수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축구장 전체를 인조잔디로 바꾼 곳도 있습디다. 일부에서는 하이브리드 잔디는커녕 잔디 교체도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스포츠에 천연잔디를 투자하는데 그동안 매우 인색했습니다. 요즘은 인식이 조금씩 바뀝니다. 오는 21일쯤에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양묘장 100㎡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품질확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또 다음달 20일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골대 앞 부분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식재할 계획입니다. 유럽 명문 구장에 비하면 한참 늦지요. - 하이브리드 잔디 개발 계기는.☞ 인조잔디 분야에는 2004년부터 뛰어들었지요. 중국에 공장을 만들어 인조잔디를 팔았지만 ‘저급’ 취급을 받았습니다. 4~5년하다 국내에서 제조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러면서 ‘왜 인조잔디는 인조잔디이고, 천연잔디는 천연잔디여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많았죠. 그때부터 하이브리드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2011년 처음으로 인조잔디 가운데 천연잔디가 자라나는 시스템 도입에 성공했죠, 골프장 그린 주변에 많이 보급했습니다. 지금도 많이 팔리는 효자 상품이죠. 이걸 더 개선시켜 천연잔디를 95%까지 확대한 것이 현재의 하이브리드입니다. 이를 국내외에 특허 출원 중입니다.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는 완전 친환경 하이브리드 개발 계획”- 사업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때는.☞ 4년 전에 동업하던 파트너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거죠. 20년간 같이 일했던 후배인 동업자랑 “내일 봅시다.”하고 저녁에 헤어졌는데 다음날 아침에 사망한 거죠. 그 후배는 40대 후반이었는데···. 노(老) 부부들이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겪는 심적 상실감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달았죠. 삶에 의욕도, 의미도 없고 회의감이 들어서 사업을 접으려고 했는데···, 여기에 생계를 매다는 직원 10여명이 뭐하냐 싶더라고요. 그런 슬럼프 극복에 직원들의 힘이 컸지요. 연매출 150억원이지만 이젠 직원들에게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일에 집중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아픔을 극복했죠. - 사업의 큰 전환점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거치면서 였죠. 자고 나면 환율이 100원씩 올라 1달러에 2000원이 넘었지요, 직원이라고 딸랑 3명뿐이었죠. 주거래처였던 대만의 포모사가 많이 봐줬죠. 겨우 3~4년 거래한 포모사가 뭘 보고 우리를 도와준 것인지···. 고마움을 잊지 못합니다. IMF를 고비로 사업의 기반이 잡힌 거죠. 그때 경험으로 환차손, 환율 데미지를 대비해야 했어요. 수입 판매 뿐만 아니라 수출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제조를 시작한 겁니다. 처음 당했던 어려움은 독립해 나와서 3~4년쯤 지나서 1억 2900만원을 부도 맞았던 거죠. 어음 때문이었죠. 1억 2900만원은 30대 초반 맨주먹으로 시작한 우리에겐 정말 큰 돈이었습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미국에서 저렴한 자투리 카페트를 헐값에 수입해와서 짜집기를 해서 당구장에 팔아 파산 위기를 넘겼죠. 당시 국내 당구장 바닥에 깔린 얼룩덜룩한 카펫, 기억나시죠? 우리 손을 거친 것이죠. 어음 거래의 교훈을 얻었죠.- 더욱 친환경적 하이브리드가 필요해 보인다.☞ 하이브리드 제품을 더 연구해서 모두 분해되어서 땅으로 돌아가는 친환경적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그러면 별도로 긁어낼 필요가 없겠죠. 다른 회사 제품들과는 한 차원 더 높은 제품이 될 것입니다. 선수들이 슬라이딩했을 때 마찰열을 최소화하고자 폴리에틸렌을 썼지만 이것도 천연소재로 바꾸려고 여러 재료를 실험 중입니다. 지금까지 실험한 식물성 재료가 대체로 뻣뻣하더라고요. 분해 시점도 잔디 활착에 맞게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허익범 특검, 김경수 도지사 두번째 소환 조사

    허익범 특검, 김경수 도지사 두번째 소환 조사

    지난 대선 당시 댓글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한 혐의로 조사 중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9일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다시 출석한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김 지사를 서울 강남역 특검사무실로 3일 만에 다시 불러 그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신문을 재개한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이후 3일 만의 두 번째 특검 출석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본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총영사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닌지도 조사한다. 앞서 김 지사는 특검 조사에서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적이 있지만, 킹크랩 시연은 본 적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김 지사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팀은 이날 드루킹을 동시에 소환해 양측을 대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재일 조선인 시인 김시종

    [황규관의 고동소리] 재일 조선인 시인 김시종

    재일 조선인 시인 김시종의 오래된 첫 시집 ‘지평선’(소명출판)이 번역돼 나왔다. 이 시집에는 2017년 가을 제주에서 있었던 ‘전국문학인 제주포럼’에서 발표한 ‘시는 현실 인식의 혁명’이라는 인상 깊은 산문도 수록돼 있다.김시종은 그동안 띄엄띄엄 우리에게 소개됐지만, 아직까지 그의 문학적 성취 혹은 특성이 깊이 연구되지는 못한 듯싶다. 최근에는 철학자 이진경이 김시종에 대한 인상 깊은 에세이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으나 획기적인 조명으로는 미흡해 보인다. 김시종은 제주 4·3항쟁 당시 한라산 유격대의 연락책으로 참여했다가 죽음 직전에 일본으로 탈출했다. 그의 자전인 ‘조선과 일본에 살다’(돌베개)에 따르면 아들의 밀항을 마련한 아버지는 붉은 약봉지를 쥐여 주면서 자신 앞에서는 절대 죽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김시종은 밀항선이 일본에 거의 다다르자 붉은 약봉지를 바다에 뿌렸다. 그것은 청산가리였다. 김시종이 일본에 정착하며 맞닥뜨린 것은 비참한 재일 조선인의 삶과 조국에서 들려온 전쟁 소식이었다. ‘지평선’에서는 조국의 전쟁에 대한 비통함과 그 전쟁의 본질, 그리고 전쟁의 병참 기지 역할을 하는 일본에 대한 통렬한 시선이 담겨 있다. 일본 당국에 체포되면 전쟁 중인 조국으로 송환돼야 하는 처지를 빤히 알면서도 그는 반전 운동에 참여했다. 김시종에게 일본이란 함께 살아야 하면서도(在日) 절대로 빨려 들어가서는 안 되는(朝鮮人) 실존 조건이었다. 김시종이 태어났을 때 이미 조선이란 나라는 없었다. 그의 현실적 조국은 일본이었던 것이다. 그에게는 해방도 차라리 낯선 사건이었다. 하지만 김시종은 역사적 급변 속에서도 자신의 이성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이식된 일본에 대한 기억을 떨쳐 내고 4·3항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재일 조선인의 비참한 삶을 강제한 일본과 싸웠고, 조총련을 통해 시달되는 북한의 교조적인 이념과도 불화했다. 문학적으로는 “정감이 과다한 일본어”와도 싸웠는데, 김시종은 그러한 시도를 일본어에 대한 ‘의식적인 보복’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김시종의 연대기를 되돌아보면 어쩔 수 없이 그의 투쟁과 상처를 떠올리게 된다. 김시종은 4월에는 절대 제주도를 찾지 않는다. 제주 4·3의 피바람에서 도망쳐 나왔다는 부채 의식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4·3의 희생자들이 괜한 이념 공세에 시달릴까 봐 자신이 남로당원으로 항쟁에 참여한 사실을 숨겨 오다가 2000년에 들어서야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간을 우리가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물론 없다. 하지만 시대를 사는 이성적 태도와 안이한 길을 거부한 시적 양심은 되새길 가치가 있다. 우리 시사에는 일본제국주의였건 잔혹한 군사정권이었건 현실적인 이해타산에 걸맞은 선택을 한 시인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그 시인들의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시의 길일 수는 없는 것이다. 자나 깨나 역사를 의식하는 무거운 역사주의도 탈이지만, 자신의 시와 삶은 역사로부터 초월해 있다는 망상은 더 위험하다. 김시종은 시종일관 자신의 시와 삶을 역사적 지평 위에 놓았다. 그 결과는 끝내 깊은 고독이었지만, 그 고독은 그의 시에 그치지 않고 흘러드는 샘물의 원천은 아니었을까. 사람들은 시인을 모국어를 지키는 존재로 부르고 있으나 엄밀히 말하면 시인은 모국어로 모국어를 넘어가는 존재에 가깝다. 이것은 단지 미학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김시종의 삶을 떠올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치지 않았던 그의 역경을 말이다. 전반적인 불가능성에 사로잡혀 있지 않으면 창조자가 될 수 없다는 어느 프랑스 철학자의 말마따나 새로운 것 또는 지금과 ‘다른’ 시간은 불가능을 깊이 감각한 바탕 위에서 드디어 운동한다. 이는 시의 영역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창출한 기술 문명에 깊이 사로잡힌 생활의 영역에서도 절박한 문제이기에 도리어 시의 역할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당대의 일반 언어에 맞서는 운명이 시의 속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이 시대의 ‘젊은 어른’… 별이 되다

    이 시대의 ‘젊은 어른’… 별이 되다

    佛 문학 연구·비평 ‘순수 국내파’ 사회 비판한 ‘밤이 선생이다’ 인기따뜻한 시선으로 시대를 통찰한 국내 대표 문학평론가 황현산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가 8일 오전 4시 20분 별세했다. 73세. 2015년 담도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고인은 지난 2월 암이 재발하면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직을 취임 두 달 만에 내려놨었다. 지난달부터 병세가 악화된 고인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1945년 전남 목포에서 출생한 고인은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외에서 유학하지 않은 순수 국내파로 남다른 입지를 다져온 고인은 프랑스 현대시의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를 주로 연구하며 문학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1980년부터 경남대, 강원대,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30여년간 후학을 양성해왔다. 최근 병세가 나빠지는 중에도 출간을 앞둔 산문집에 대해 편집자와 머리를 맞대고, 번역에 매달리는 등 문학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지난 6월 함께 출간된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과 번역서인 프랑스 시인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가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됐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의 머리말에서 고인은 “나는 이 세상에서 문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물어왔다. 특히 먼 나라의 문학일 뿐인 프랑스 문학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뇌해왔다. 내가 나름대로 어떤 슬기를 얻게 되었다면 이 질문과 고뇌의 덕택일 것이다”라고 썼다. 고인은 우리 시대의 어른으로서 사회에 대한 조언과 일침을 아끼지 않았다. 문학과 사회 현안에 대한 성찰과 비판을 담은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2013)는 6만 3000여부가 팔리며 독자들로부터 두루 사랑받았다. 젊은 감각을 잃지 않았던 고인은 수년 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40만명이 넘는 팔로어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생전에 미식가였던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병실을 찾은 후배 문인들에게, 고향인 목포를 그리워하듯 “민어가 먹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을 편집한 출판사 난다의 대표이자 고인과 오랫동안 교유한 김민정 시인은 “학교가 아닌 데서 만난 세상의 스승, 다시 만날 수 없는 격이 있는 어른이셨다”고 회고했다. 김 시인은 고인이 남긴 A4용지 400장 분량의 트위터 글과 2800장 분량의 번역에 관한 글을 정리해 펴낼 예정이다. 고인이 지은 책으로는 ‘우물에서 하늘 보기’, ‘밤이 선생이다’, ‘말과 시간의 깊이’, ‘잘 표현된 불행’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아폴리네르의 ‘알코올’,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 보들레르의 ‘악의 꽃’ 등이 있다. 서정시학 작품상,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을 수상했다. 2007년 한국번역비평학회을 창립해 제1대 회장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10시. (02)923-4442.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청와대, 디스패치 폐간 요구에 “언론의 자유…정부 개입 부적절”

    청와대, 디스패치 폐간 요구에 “언론의 자유…정부 개입 부적절”

    청와대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연예매체 ‘디스패치’ 폐간 요구에 “정부 개입이 부적절하다”고 답한 뒤 “언론보도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청원을 통해 언론도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봤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월26일 ‘디스패치가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몰래 촬영해 기사화한다며 폐간을 포함한 강력제재를 취해달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은 20만명을 넘는 시민들이 동참해 청와대의 답변 대상이 됐다. 청원자는 “연예인도 사람이다. 디스패치는 연예인들의 뒤를 몰래 쫓아다니고, 도촬하고, 루머를 생성하며 사생활을 침해한다”면서 폐간을 요청했다.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자유는 헌법에서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권리로서 헌법 제21조는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개별 언론사가 어떤 기사를 쓰고 보도할 것인지는 언론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정부 개입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언론중재법을 통한 피해 구제방안을 제시한 뒤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를 벗어난 경우 사생활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는 판결 내용을 소개했다. 디스패치는 2013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부인 한지희 교수의 상견례 모습을 찍어 보도했고, 이후 사생활침해금지 소송에서 패소해 기사를 삭제하고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인형에 생명을 주고 싶었어요.제가 조물주도 아닌데 말이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인형에 생명을 주고 싶었어요.제가 조물주도 아닌데 말이죠.”

    인형작가 류오동이 말하는 헝겊인형의 세계란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인형을 좋아한다. 작고 귀엽고 예쁜 것을 보면 심리적으로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까닭이다. 아주 먼 옛날 주술적인 측면에서 인간을 보호하는 수호신을 형상화했다거나 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한 인간 속죄물 대용으로서 인형이 생겼났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문화의 발달과 더불어 미적 감각이 담긴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거나 애착 대상의 장난감으로 장르가 다양화됐다. 애착 대상의 인형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독거 노인들까지도 좋아하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겨운 느낌을 주는 헝겊인형을 만들고 이들이 사는 가상의 세계를 창작해낸 인형작가 류오동(48)씨를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갤러리인사아트에서 만났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벽에는 인형이 서 있고, 옆에서는 못질 소리가 한창 났다. 전시 작업 준비에 한창이던 류오동씨는 “제가 만든 인형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끊임 없이 말을 걸어와요. 그 말을 따르다보니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졌죠.”라고 말한다. 바닥을 정리하고, 조명의 각도를 손질하는 이들은 남편과 아들, 두 언니와 사촌 여동생이란다. 손발이 척척, 한 두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인형, 인형 의상, 인형 가구, 인형 수공예품 손수 만들어 류오동씨는 이곳에서 8~13일 자신의 인형소설 ‘마담 리우의 인형이야기 1: 두루비 갤러리엄’ 등을 출판한 기념으로 ‘류오동 인형 조형전’이라는 전시회를 연다. 그는 단순히 헝겊 인형을 만드는 차원을 넘었다. 인형 텍스타일, 인형 가구와 더불어 인형들이 사는 가상의 세계까지 구축했다. 인형을 이용한 베개, 텍스타일을 활용한 쿠션과 가방 등 수공예품도 개발했다. “두루비를 상표로 등록도 해뒀죠.” - 인형 만들기는 언제부터 했나요.☞ 제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코바늘로 인형을 떴던 기억이 나요. 그땐 그냥 재미로 해 본 것이었구요. 제가 인형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때는 2011년 8월쯤이었어요. 그때부터 저 만의 인형을 만들고자 연구를 시작했고, 다른 작가들의 인형을 수집하고 인형 관련 자료들도 모으기도 했지요. 인형이 산업으로서는 발달해 있는데 대학교에 전공학과도 없고, 관련 인문학적 책도 상당히 부족하더라구요. 주로 퇴근해서 잠자기 전까지 집에서 3시간 정도 집중해서 만들지요. ●“인형을 완성했을 땐 아이를 낳았을 때의 기쁨이 오죠”- 인형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여러 수공예 활동을 해보았지만, 인형을 완성한 후의 기쁨과 성취감은 말할 수 없이 좋았어요. 첫 인형인 ‘비비아나’가 완성됐을 때의 그 느낌은 저에게 딸이 생긴 그런 감동이었죠.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그 설레고 벅찬 환희가 밀려왔죠. 그래서 인형을 계속 만들게 된 것 같아요. - 누구에게서 배웠나요.☞ 어려서부터 손으로 만들고 꾸미는 걸 좋아했어요. 코바늘뜨기나 대바늘뜨기는 언니들이 하는 걸 보고 어깨너머로 배웠고, 친정어머니께서 손바느질하시는 걸 보고 혼자 따라해 보기도 했어요. 인형 만드는 것을 특별히 배우지는 않았지만, 재봉틀, 퀼트, 프랑스 자수, 십자수, 비즈 공예 등 다양하게 경험해 봤지요. 이런 수공예 활동이 많이 도움됐어요. ●“헝겊인형, 동심 자극···인간 본연의 순수에 가까워져” - 특히 헝겊인형 작가로 알려졌는데.☞ 인형 재료는 아주 다양합니다. 헝겊·나무·도자기·우레탄·흙·옥수수 잎 등···. 작가에 따라 때로는 재료를 혼합해 쓰기도 하지요. 제가 헝겊인형을 선택한 이유는 천이라는 소재가 부드럽고, 편안하며, 따뜻해 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헝겊인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소꿉놀이 동심을 자극한다고 할까요, 아니면 인간 본연의 순수에 가까워진다고 느껴요. 저는 헝겊 인형에 생동감을 넣어주기 위해 관절을 만들어줬지요. - 인형을 만들 때 주로 어떤 생각을 하나요.☞ 특정한 대상을 염두에 두고 인형을 만들지 않습니다. 소수를 위한 인형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인형을 만들고 싶거든요. 제가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유니버설 디자인(성별·연령·국적·장애에 관계 없이 누구나 사용 가능한 디자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죠. 제 인형은 특별히 아름답거나 독특한 인형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죠. 그래서인지 저의 전시회를 보러 온 관람객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제 작품을 보고 행복해 합니다. 그게 최고의 만족이죠.- 헝겊인형에 ‘마담 리우’라는 이름이 있던데.☞ 마담 리우는 제가 만든 관절헝겊인형 이름이고, 제가 쓴 인형 소설 속의 주인공이랍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바로 저 자신이 투영됐다고 할 수 있어요. ‘리우’라는 이름은 저의 성인 ‘류’를 본떠서 지은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바로 저 자신이 되는군요. 또 ‘두루비’는 ‘두루두루 비추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제가 창작한 관절헝겊인형들을 통칭해 부르는 이름입니다. 두루비의 특징은 얼굴이 입체적이고 어깨·팔꿈·손목·고관절·무릎·발목이 연결돼 있어서 자세를 바꿀 수 있지요. 굳이 관절헝겊인형을 만든 것은 좀 더 사람과 비슷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인형을 만들고 싶어서죠. 반면에 ‘두루비아’는 두루비 즉, 관절헝겊인형이 아닌 모든 인형을 말합니다. 두루비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서 만듭니다. 재료는 빈 병·깨진 컵·키친 타올 홀더·하프 돌 등으로 다양합니다. ●“인형이 자신들의 언어로 말하며 어울려 사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죠” - ‘두루비 갤러리엄’은 뭐죠?☞ 두루비 갤러리엄은 마담 리우가 운영하는 지상 3층, 지하 1층짜리 인형가게예요. 백조 모양을 한 건물 지하에는 그녀(마담 리우)가 만들었거나 소장한 인형들이 전시된 화랑이 있죠. 1층에는 인형을 만드는 다양한 재료들을 판매하는 가게가, 2층에는 사무실과 강의실이, 3층에는 리우네 가족이 사는 주택이 있어요. 사실, 이 건물은 실제로 제가 짓고 싶은 인형박물관의 모델이랍니다. 인형을 만들에 한참 들여다보면 인형이 제게 속삭여요. 말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두루롬어’ ‘두루한어’를 만들어줬죠. 이들 인형이 읽는 신문도 있어요. 새로운 옷이 필요하다고 하면 제가 디자인을 하죠. 가구도 만들어주고, 집도 만들어주고···. 이렇게 해서 하나의 세계가 인형 세계가, 두루비 커뮤니티가 만들어진거죠.- 삽화도 직접 그렸네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만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그림을 직접 그리는 이유는 제가 생각하고 있는 장면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저 자신이라고 생각해서죠. 전문가들의 시각에선 형편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인형 공예활동의 연장으로 시도해 본 것입니다. 종이인형도 어릴 적 직접 그려서 놀던 추억이 생각나서 두루비 캐릭터들을 그려봤지요. - 텍스타일 디자인도 직접 하나요?☞ 텍스타일은 원단에 프린팅하기 위한 패턴인데, 몸집이 작은 인형 의상에 적합한 패턴을 구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디자인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제가 디자인한 텍스타일로 인형 뿐만 아니라 양산, 가방, 쿠션도 만들었지요. ●“인형 커뮤니티에선 각자의 입장과 갈등을 풀어나가죠” - 그런 인형을 소재로 이야기를 쓴 이유는.☞ 제가 만든 인형들이 많은 사람과 공유할 방법을 찾다가 스토리텔링을 생각해 냈죠. 인형을 소재로 한 이야기나 영화들을 찾아봤죠. 대개 공포영화에서 인형들이 등장하는 사례들이 많더군요. 그리고 제가 인형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어른이 무슨 인형을 가지고 소꿉놀이를 하는냐’, ‘무섭지 않냐’는 반응도 있었어요. 그래서 인형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이야기를 통해서 인형의 따스하고 긍정적인 정서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제가 만든 인형을 사람들과 공유하기에도 아주 좋은 방법이고요. 처음에 책을 쓸땐 어린애나 소녀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50~60대 남성들에게서도 ‘신기하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의외였죠. 책은 영어로 번역도 할 거예요.- 인형 이야기의 특징은?☞ 저는 애니메이션이나 동화 같은 판타지를 좋아합니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트와일라잇’ 등을 읽고 작가의 상상력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제 작품이 감히 그 대작들과 견줄 정도로 스케일이 크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습니다만 제 인형들이 등장하는 상상의 세계를 구축해 보고 싶었어요. 물론 제 이야기에는 선과 악의 구도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는 않아요. 절대적인 악의 무리에 맞서서 정의를 실현하는 영웅도 없지요. 오히려 수공예의 따스함과 느림의 미학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각자의 삶에서 등장 인물들이 생각과 입장의 차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함께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전개가 됩니다. 또 규중칠우쟁론기와 조침문을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끌어와서 현대판 규방문학을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말하는 투가 전업 작가들과는 다르게 느껴져 직업을 물었더니 중학교 교사란다. ‘미술 선생’이냐고 확인하니 뜻밖에도 “영어를 가르칩니다”고 답한다. 교사의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 학교에서는 인형작가라는 것을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단다. 그래서 그가 인형작가라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도 많다. “본업 대신 인형을 한다는 것이 마치 ‘외도’하는 것같아서···. 학교 일에 소홀하다는 말을 듣고싶지 않아서 더 일찍 출근하고, 더 열심히 가르쳐요.” 영어 교사인 점이 해외 인형 작가의 동향이나 인형 정보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단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PD수첩’ 오늘(7일) ‘거장의 민낯, 그 후’ 편, 김기덕 의혹 추가 보도

    ‘PD수첩’ 오늘(7일) ‘거장의 민낯, 그 후’ 편, 김기덕 의혹 추가 보도

    영화감독 김기덕 성폭행 의혹을 다룬 ‘PD수첩’이 오늘(7일) 예정대로 방송된다. 7일 오후 MBC ‘PD수첩’에서는 ‘거장의 민낯, 그 후’ 편을 다룬다. 앞서 지난 3월 ‘PD수첩’ 측은 지난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배우 조재현과 김 감독의 여배우 성추행 및 성폭행 의혹을 폭로했다. 방송 이후 김 감독 측은 지난 6월 ‘PD수첩’ 제작진과 이날 방송에서 인터뷰한 여배우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김 감독 측은 이날 ‘거장의 민낯, 그 후’편 방송이 예고되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이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방송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김기덕 감독이 ‘PD수첩’ 방송분이 허위 내용이기에 방송을 금지해달라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며 “양 측 주장을 검토한 끝에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PD수첩’은 이날(7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자신도 모르게 전세계 광고에 자기 얼굴 사용된 여성

    자신도 모르게 전세계 광고에 자기 얼굴 사용된 여성

    한 여성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 세계 특정 광고를 홍보하는 대표 얼굴이 되어버렸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여성 슈브넘 칸은 6년 전 한 친구로부터 황당한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바로 캐나다 이민 장려 광고에서 그녀의 사진을 보았다는 내용이었다. 친구 말대로 구글 이미지를 검색한 칸은 미용제품부터 치아 미백, 과외, 사교육 광고까지 그 외에도 많은 국제 광고에서 자신의 얼굴 사진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녀는 “사진 속 여성은 분명히 나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고, 너무 이상했다. 중국 맥도날드 광고, 미국 뉴욕 카펫 광고, 캄보디아 오지 여행, 프랑스 구혼 광고 등 마치 모든 것을 팔고 있는 것 같았다”며 이해할 수 없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생각해보니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칸이 2010년 대학시절 프로 사진작가에게 무료로 사진 촬영을 허락하면서 시작됐다. 사진작가는 남아공 나탈주 더반시에서 100명의 인물을 무작위로 촬영 중이었고, 칸과 친구들에게도 사진을 찍게 해주면 답례로 전문 인물사진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이에 동의하는 서명을 했고, 사진작가는 법적으로 사진사용 권리를 얻게 됐다. 칸은 “우리는 신이 나서 작은 글자로 된 세부 항목을 읽지 않고 양도 계약서에 서명했다. 처음에 그의 포트폴리오를 위한 사진사용을 승인하는 허가서라고만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작가이자 예술가로 활동하는 그녀는 현재 자신의 책을 출판했기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진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사진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사진작가는 결국 그녀의 사진사용을 중단하는데 합의했지만 이미 그녀의 사진을 구매한 대행사들로 인해 일부 광고에서 아직 노출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인 리키 클리맨은 “칸에게 일어난 일은 애석하게도 합법적이다. 일단 양도 증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사진작가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권리를 주는 것”이라며 “칸은 권리 상에 서명을 했다”고 전했다. 큰 교훈을 얻게 된 칸은 “다른 사람들도 신원과 관련된 일에 신중히 서명하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트위터(슈브넘 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18시간 특검 조사 마친 김경수 “충분히 소명했다”

    18시간 특검 조사 마친 김경수 “충분히 소명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피의자로 18시간에 걸친 밤샘조사를 마치고 7일 새벽 귀가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날 오전 9시 25분쯤 서울 강남역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지사는 이날 오전 3시 50분쯤 특검 건물에서 나왔다. 취재진과 만난 김 지사는 다소 피곤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충분히 소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며 “수사에 당당히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검이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본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일본 지역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6·13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나 김 지사는 이날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진술을 내놓으며 특검과 평행선을 달렸다. 그는 특검에서 “킹크랩 시연회를 본 기억이 없으며, 드루킹이 불법 댓글조작을 하는 줄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루킹과 인사 추천 문제로 시비한 적은 있지만 그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달라”는 등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의 메신저 대화 등 각종 물증 앞에서도 혐의점을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 이에 김 지사의 진술 내용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특검, 혐의 부인하는 김경수에 구속영장 청구 고민

    특검, 혐의 부인하는 김경수에 구속영장 청구 고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6일 피의자 신분으로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특검은 김 지사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특검 사무실에서 김 지사를 상대로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 조작에 공모했는지 여부를 계속 추궁하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본 후 사용을 승인했다고 본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고 청한 정황을 의심한다. 앞서 드루킹 김씨는 옥중편지에서 “(김경수 의원이) 2층 강의장에서 킹크랩이 작동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신호로 댓글 조작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2~3차례 방문 사실을 인정하지만, 킹크랩에 대해선 몰랐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가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댓글을 조작한 혐의가 있다면 선거법 공소시효(6개월)가 아직 남아 기소가 가능하다. 특검은 최근 드루킹 일당을 상대로 불법 댓글 조작으로 6ㆍ13 지방선거에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김 지사와 드루킹의 관련성을 입증하기 위한 특검 측 질문에 김 지사는 거듭 부인하는 답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날 특검에 출석하면서도 댓글 조작 공모·인사청탁 및 불법 선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양측이 사실관계를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조사는 이날 자정을 넘겨 6일 새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의 메신저 대화 등 증거를 제시해도 사실관계를 부인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감동 실화 러브스토리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예고편

    감동 실화 러브스토리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예고편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원작의 감동 실화 러브스토리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이하 어드리프트)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어드리프트’는 실제 41일간 남태평양을 항해한 ‘태미 올드햄’과 ‘리차드 샤프’의 이야기로 앞서 1998년 출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소설이 원작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바다 위를 시원하게 질주하는 요트 장면으로 시작한다. 시원한 파도를 가르며 서핑을 즐기는 ‘태미’와 바다를 사랑한 남자 ‘리처드’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타히티 섬에서 샌디에이고로 6500km 항해를 결심한 ‘태미’와 ‘리처드’가 예상치 못한 허리케인을 만나면서 파도가 요트를 집어삼키는 장면은 그들에게 닥친 위험 수치를 예상케 한다. 이어 ‘태미’가 요트 위에서 ‘리처드’를 부르며 절규하는 모습은 이들이 겪을 시련과 극복 과정을 궁금케 한다. 영화는 ‘에베레스트’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안녕, 헤이즐’의 쉐일린 우들리가 ‘태미’를 맡아 열연했다. 여기에 ‘미 비포 유’의 샘 클라플린이 등장해 해양 재난 로맨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어드리프트’는 9월 초 개봉 예정이다. 96분.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김기덕 ‘PD수첩’ 소송, 유해진 PD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은 처음”

    김기덕 ‘PD수첩’ 소송, 유해진 PD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은 처음”

    영화감독 김기덕이 ‘PD수첩’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이에 오는 7일 ‘PD수첩’ ‘거장의 민낯, 그 후’ 편은 이날 오후 5시 열리는 심리에 따라 방송 여부가 결정된다. 5일 MBC ‘PD수첩’ 연출을 맡은 유해진 PD는 이날 SNS를 통해 ‘PD수첩’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 소식을 전했다. 이날 유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요일 방송을 앞두고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이 들어왔다. 소송 주체는 김기덕 감독”이라며 “PD 생활해오면서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은 처음 경험해 본다. 23년 차 시사교양 PD인데...”라고 밝혔다. 그는 “방송을 이틀 앞두고 준비에 바쁜데 ‘소송 준비’라는 보너스를 얻었다”며 “김 감독께서는 방송이 못 나가도록 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마련하겠지만, 저는 방송이 온전히 전파를 탈 수 있게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를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PD수첩’은 지난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배우 조재현과 영화감독 김기덕의 여배우 성추행 및 성폭행 등을 다뤘다. 이에 김 감독은 지난 6월 ‘PD수첩’ 제작진과 이날 방송에서 인터뷰한 여배우 2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PD수첩’ 측은 오는 7일 이와 관련 후속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이하 유해진 PD 입장 전문 화요일 방송을 두고서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이 들어왔습니다. 소송의 주체는 김기덕 감독입니다. 심리는 내일 월요일 오후 5시에 서부지법에서 열립니다. 방송을 이틀 앞두고 이런저런 방송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소송준비’까지 보너스를 얻었습니다. PD 생활해오면서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은 처음 경험해 봅니다. 23년 차 시사교양 PD인데, 이제야 ‘그분’을 맞이한 겁니다. 김 감독께서는 방송이 못 나가도록 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시겠지만 저는 방송이 온전히 전파를 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어느 때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방송준비 하겠습니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경수 “‘킹크랩 시연회’ 본적 없다…정치특검 아니길”

    김경수 “‘킹크랩 시연회’ 본적 없다…정치특검 아니길”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특검에 출석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조사에 앞서 “정치 특검 아닌 진실 특검 되기 바란다” 말했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로 김 지사를 소환해 그의 컴퓨터 장애 등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이는 특검팀이 출범한 지 41일 만이다. 소환 예정 시간보다 약 5분 일찍 특검에 도착한 김 지사는 포토라인에 서서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구보다 먼저 특검에 도입을 주장했다”며 “특검보다 더한 조사에도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특검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특검도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특검 돼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댓글조작 공모 의혹, 인사청탁 및 불법선거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이번 조사의 쟁점으로 부각된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드루킹에게 6·13 지방선거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 일본 센다이 총영사 등을 역제안했다는 의혹에도 역시 부인했다. 이날 김 지사 조사는 9층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진행한다. 허 특검이 간단한 면담을 한 뒤 ‘마라톤’ 신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이른바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하고 댓글조작을 지시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반면 김 지사는 특검이 제기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만큼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특검, 오늘 김경수 ‘드루킹’ 공범으로 소환 조사

    특검, 오늘 김경수 ‘드루킹’ 공범으로 소환 조사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6일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드루킹’ 댓글 조작 공범으로 소환 조사한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조사한다. 김 지사는 지난 5월 참고인 신분으로 23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드루킹이 진술한 불법행위 개입 부분에 대해 전부 부인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킹크랩’ 시연회에 참관하고,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고 청한 정황을 의심한다. 앞서 드루킹 김씨는 옥중편지에서 “(김경수 의원이) 2층 강의장에서 킹크랩이 작동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신호로 댓글 조작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2~3차례 방문 사실을 인정하지만, 킹크랩에 대해선 몰랐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가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댓글을 조작한 혐의가 있다면 선거법 공소시효(6개월)가 아직 남아 기소가 가능하다. 특검은 최근 드루킹 일당을 상대로 불법 댓글 조작으로 6ㆍ13 지방선거에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특검은 이날 김 지사에게 혐의 내용뿐 아니라 드루킹 일당과의 모든 접점을 캐묻는다는 방침이다. 또 김 지사가 인사청탁과 관련해 드루킹에게 협박당하자 청와대가 다른 자리를 제시하며 무마에 나선 의혹 역시 조사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씨줄날줄] 곰돌이 푸와 시진핑/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곰돌이 푸와 시진핑/이순녀 논설위원

    ‘곰돌이 푸’가 ‘워너원’보다 강했다.지난 5월 초 국내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소개하는 기사 제목이다. 월트디즈니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의 삽화와 메시지를 담은 책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인기 정상의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포토에세이 신간을 누르고 베스트셀러 1위를 탈환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돌 그룹의 사진집은 사전 예매 단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 때문에 출간과 동시에 1위 등극은 떼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 그런데도 곰돌이 푸가 한 주 만에 워너원을 제쳤다는 건 그만큼 인기가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곰돌이 푸는 올 상반기 국내 출판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히트 상품이다. 지난 3월 출간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는 6월 중순까지 두세 번을 제외하고 꾸준히 1위를 지켰다. 5월에 나온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7월 마지막 주 교보문고 순위에선 각각 4위, 17위다. 인기의 비결은 추억과 힐링이다. 영국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이 1926년에 펴낸 동화 ‘위니 더 푸’를 바탕으로 1977년 디즈니가 만든 곰돌이 푸 캐릭터는 1990년대 들어 국내에 소개되면서 지금의 30~40대들에겐 추억 속 친구 같은 반가운 존재다. 책에서 교훈보다는 위로와 공감을 얻으려는 독서 트렌드도 곰돌이 푸가 사랑받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언제나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는 ‘긍정의 아이콘’ 곰돌이 푸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잠시나마 팍팍한 현실을 잊고 위안을 얻는다. 최근 중국에서도 곰돌이 푸가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다. 곰돌이 푸 캐릭터가 등장하는 디즈니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이 중국에서 상영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당국의 검열과 통제 논란이 빚어졌다. 한국에선 오는 10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라는 제목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상영 불가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푸 캐릭터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소재로 사용되는 점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 곰돌이 푸의 수난은 구문이다. 2013년 시 주석이 방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나란히 걷는 모습을 푸와 그의 호랑이 친구 티거로 패러디한 콘텐츠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인기를 끌자 중국 정부는 검색어 차단에 나섰다. 지난 2월 시 황제 등극설이 나돌 때는 왕관을 쓰고, 빨간색 망토를 두른 푸의 그림이 유행했다. 지도자에 대한 풍자를 용납하지 못하는 경직된 문화를 고수하는 한 중국이 진정한 대국으로 존중받기는 어렵지 않을까.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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