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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서울국제발명전시회’ 개최…한자입력 앱 ‘일중자판’ 눈길

    ‘2018 서울국제발명전시회’ 개최…한자입력 앱 ‘일중자판’ 눈길

    12월 6일부터 서울 코엑스 A홀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서울국제발명전시회’(Seoul international lnvention Fair)에 어려운 한자를 한글처럼 손쉽게 입력하는 스마트앱 ‘일중자판’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018 서울국제발명전시회’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30개국 600점 내외 규모로 진행되며 발명품의 전시뿐 아니라 특허청, WIPO(세계지식재산기구), IFIA(국제발명단체총연맹)등 특허정보, 기술과 관계된 여러 기관이 함께 참여해 세계 각국의 발명가에게 발명품의 홍보는 물론 기술이전 및 사업화의 기회를 제공한다. ‘일중자판’은 지난 9월 20개국 704개 업체가 참여한 ‘2018 대만 국제발명전시회’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발명품으로, 한자 입력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대만 등 에서 획기적인 방식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기존의 한자 입력프로그램은 병음을 입력하여 한자를 간접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영어 발음을 쓰기 어려운 노년층에는 불편함이 많고, 젊은이들도 3,500자 이상의 경우에는 한자 사전을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직접 타자한다는 오필자 방식을 이용하려면 200여개 부수를 외워야 한다. 그러나 ‘일중자판’은 부수를 암기할 필요도 없고 병음을 모르는 비 한자권의 사람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일중자판’은 한글자판이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듯 26개의 일반 키보드에 맞게 26개의 한자 획을 배치해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번체, 간체, 약자를 모두 입력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일중자판 앱은 현재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구글, 네이버 등이 차단되어 있어서 중국 사이트 ‘바이두’에 다시 올리려고 준비 중” 이라며” 2019년에는 다양한 편의기능을 추가한 업데이트 유료버전(3,300원)을 선보일 예정으로 탁월한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중으로 IOS 방식에도 적용할 예정이며, 한자학습 프로그램과 PC용 프로그램 개발도 병행해 범용성을 높여, 중국과 20억 한자문화권 인구를 겨냥해 연간 수조원의 매출을 노려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구 인쇄출판업체 일일디지털인쇄(대표 황보 영)가 개발한 ‘일중자판’ 앱은 한자 직접입력장치에 관한 한국 특허등록(2018.07)은 물론, 일본(2018년 8월)과 대만(2018년 9월)에도 특허등록을 완료하였으며, 중국과 홍콩에도 2017년 5월에 특허를 출원해놓은 상태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2심도 “표절 아니다”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2심도 “표절 아니다”

    표절 시비에 휘말렸던 소설가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 법원도 표절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4부(부장 홍승면)는 6일 수필가 오길순씨가 신씨와 ‘엄마를 부탁해’ 출판사 창비를 상대로 낸 출판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오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오씨는 지난 2008년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가 자신이 2001년 발표한 수필 ‘사모곡’을 표절했다며 출판금지와 함께 1억원의 손해배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오씨는 ‘사모곡’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잃어버렸다가 극적으로 찾은 이야기를 썼다. 엄마를 잃어버린 사건을 계기로 자녀들이 엄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엄마를 부탁해’가 주제와 줄거리, 사건 전개 방식 등에서 ‘사모곡’과 유사하다고 오씨는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등장인물과 인물 설정, 이야기 구조 등에서 두 작품 사이에 유사성보다는 차이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이와 같은 소재가 다수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만큼, 비슷한 모티브를 갖는 것만으로는 섣불리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문장 대 문장 수준에서도 표현을 베꼈다고 할 정도의 유사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영화판이 궁금하고 두려운 청춘에게, 그런데 책값 장난 아님

    영화판이 궁금하고 두려운 청춘에게, 그런데 책값 장난 아님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은데 두렵기만 해 엄두가 안 난다는 이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기자의 신문사 후배 한 명도 영화 출입 기자를 하다 5년 전 영화 일을 하겠다며 사표를 던졌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감독 데뷔의 순간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을지 생각하면 내 일마냥 두려워진다. 여기 우리가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영화 장인 112명이 평생의 업으로 삼은 영화에 관한 소회를 털어놓은 책이 있다. 한 권이 아니라 무려 7권인데 늘 과감하고 야심찬 기획으로 유명한 커뮤니케이션북스가 낱권으로는 안 팔겠다고 배짱을 부린다. 무려 22만원. 어떻게 하필 영화와, 영화를 만드는 일을 사랑하게 됐을까? 수십 년 세월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일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엇과 싸워야만 했고 또 무엇을 걸어야 했을까? 결과적으로 얻은 것은? 이런 의문들에 답하는 책이다. ‘필름크래프트’는 영화 전문 출판사 포컬프레스가 기획·출간했다. 촬영과 연출, 제작,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의상 디자인, 시나리오 등 일곱 부문의 장인 112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2000여 의 컬러 스틸 컷과 함께 담았다. 한국인 장인으로는 둘이 포함됐다. 이창동 감독과 박찬욱 감독이다. 박찬욱 감독은 “청소년기에 나는 제임스 본드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나는 시나리오를 쓸 때 본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프롤로그로 영화를 시작하는 습관이 있는데,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영향이 잠재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킹덤’의 감독 페터 알백 옌슨은 라스 폰 트리에를 만난 극적인 순간을 돌아본다. “그나 나나 모두 파산한 상태였기 때문에 저는 두 실패자가 함께 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부기 나이트’ ‘어둠 속의 댄서’의 패션 디자이너 마크 브리지스는 “‘패션 쪽 일을 해 볼 생각은 없었나요?’라고 물어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궁극적으로 패션 디자이너의 목적은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고, 의상은 단지 영화의 한 부분일 따름이지요.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디자인한 것을 구입하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는 것이 내 목적은 아니에요”라고 밝혔다. 이런 식이다. 다른 책에서 접할 수 없었던 명작 탄생의 숨은 얘기들, 바깥에 알려진 적 없는 작업 노트가 실려 있다. 현장의 영화인이 매일 마주치고 씨름하고 답을 찾으려 애쓰는 거의 모든 문제와 상황을 거장의 얘기로 들어본다.그런데 의문 한 가지. 가난한 영화 지망자가 뛰어들고 싶은 분야는 일곱 가지 가운데 하나일텐데 왜 세트 판매를 고집하는 것일까? 커뮤니케이션북스 관계자는 5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낱권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진로를 고민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졸업이나 입학 선물로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주머니가 얇은 청춘들은 한 질도 팔리지 않길 바라야 하는 것일까?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인간이 안 보면 멋진 빛을 부르는 기계, 이런 심상적 요소가 제 작업이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인간이 안 보면 멋진 빛을 부르는 기계, 이런 심상적 요소가 제 작업이죠”

    최고 권위 RCA의 유일 한국인 교수 이창희가 말하는 디자인“기계가 하나 있습니다.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전혀 움직이지도 작동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으면 이 기계는 혼자 작동합니다. 천천히 프리즘을 회전시켜 세상의 모든 멋진 빛을 현장에 다 불러모읍니다. 그러나 인기척이 있으면 이 기계는 작동을 완전히 멈춥니다. 인간은 누구도 이 멋진 빛을 볼 수 없습니다.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계이지만, 사람들은 이 기계가 제공하는 어떤 상상을 통해, 직접적 상호작용 없이도, 알 수 없는 형태의 즐거움을 받습니다. 이런 심상적 요소를 사물을 통해 비춰 보는 게 제 작업과 연구에 많이 들어갑니다.” 180년 전통의 RCA, 올해 교수로 임용만 30세 박사 학위 취득...軍복무 마쳐 디자인 및 예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RCA)의 이창희(31) 교수가 자신의 디자인 작품 ‘사일런트 신(Silent Scene, 2018)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013년 ‘영국이 주목할 자세대 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런던에 있는 RCA는 1837년 설립됐다. 180년 역사의 이 학교는 학부 과정이 없고, 석·박사 과정만 두고 있다. 영국 대학평가 기관인 QS평가에서 디자인 분야 부동의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런 대학에 현재 유일하게 한국인 교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추진했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몇 차례 주고받으면서 진행했다.- 현재 하는 일을 간략히 소개하면.☞ RCA의 혁신설계공학(Innovation Design Engineering) 학과의 조교수로, 대학원 2학년생(졸업반)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졸업 연구와 프로젝트를 지도하며 소통하고 있지요. 사실 학생들을 가르친다기보다는 산업 전반에 필요한 혁신들을 학생들과 함께 모색하고 함께 연구하고 발전시켜 저 자신도 같이 성장한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산업 전반에 필요한 혁신이란 기술개발과 응용, 제품 설계, 서비스의 발견, 미학 연구 등의 요소들을 포괄합니다. 크게 보자면 공학과 미술의 응용을 통한 가치창출에 몰두한다고 보면 됩니다. 혁신설계학과를 마치면 RCA와 런던 임페리얼공대의 학위가 공동으로 나옵니다. - RCA에서 한국인 최연소 박사 학위 취득이라던데.☞ 박사 과정과 연구에서 언제 박사 학위를 받았느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만. 특히 우리 학교 재학생들의 나이가 ‘워낙’ 높은 편이고, 현장에서 오래 일하다 입학한 사람이 많습니다. 굳이 나이만을 말하자면 2009~2011년 군 복무를 마치고, 만 30세 때 박사학위를 끝냈으니 일찍 끝낸 것은 맞다고 봐야죠. 중국 베이징에서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계속해서 공부한 결과 시기적으로 남들보다 일찍 박사를 취득한 것 같습니다. RCA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한국인이 많이 없습니다. 현재 RCA에서 정식 교수진으로 있는 한국인은 제가 유일합니다. 아시아인이 RCA에서 객원이 아닌 정식 교수로 있는 경우도 매우 드뭅니다. 최연소 교수인지는 잘 알 겨를이 없지만, 올해 운이 좋게 아주 일찍 교수직을 시작했으니 소중한 기회라 생각하고, 공부를 한층 더 심화한다는 생각뿐입니다.(※180년 역사의 이 학교에서 그가 최초의 한국인 교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는 최초란 ‘타이틀’을 부담스러워 했다.)- 굴지의 대기업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쳤다던데….☞ 요즘 워낙 재미있는 기업들도 많고, 그래서 기업체에 가서 일해볼까도 많이 고민했습니다만, 교수를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교수직을 고집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늘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직업이라 생각해서죠. 물론 예전부터 교수는 여러모로 참 매력적이라 생각했고요. 개인적으로는 참 좋은 교수님들의 지도로 공부를 해왔던 것 같은데 그런 영향도 교수라는 직업을 참 괜찮게 보이게 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기업에 가볼 의향도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교수직이 더 끌렸습니다. (※2014년과 2018년 그를 영입하려던 대기업은 스카우트 제의 자체도 발설하지 말라고 했다며 기업 이름을 쓰지 마라고 당부했다.) “2014년 박사과정 입학...아버지뻘들과 공부박사 출신 NASA 고위직 출신 등과 같이 연구” - 공부하면서 인상 깊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2014년 RCA 박사 과정을 시작할 때, 나이가 아버지뻘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서 당연히 교수님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하다 보니 같은 과에 다니는 학생이더라고요. 50대였는데 그런 지긋한 ‘동창’ 친구들이 꽤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알고 보니 이미 공학박사를 갖고 있던 미국 NASA의 ‘게임 체인징 개발프로그램(Game Changing Development Program)’의 고위직이었고요, 다른 친구는 영국의 모 대학의 학장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저에게 여러 형태로 새로운 생각을 많이 심어줬습니다. 공부하는 열정과 마음을 갖고 있던 이런 ‘쟁쟁한’ 사람들과 박사 과정을 같이하면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로는 2013년도에 제 작업 중 하나인 ‘에센스 인 스페이스(Essence in Space)로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전시하고 있었는데, 거지같이 초라한 행세에 옷에는 담배 냄새로 찌든 사람이 계속 옆에서 제 작업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제가 일에 좀 방해를 받아서 속으로 ‘참 피곤한 인간’이라 생각했는데요, 알고 보니 기상천외한 작품을 내놓는 채프먼 형제(Chapman Brother)의 작업으로 전시 기획했던 이였습니다. 그가 나중에 저보고 ‘채프먼 형제와 전 BBC 본사에서 전시할 생각이 없느냐’고 제안하셨고요, 덕분에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인 ‘터너상(Turner Prize)’ 수상자인 채프먼 형제와 함께 전시를 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특이한 경험들이 제겐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공감각 교과서에 기여...채프먼 형제와 전시도거지 행세로 다가와 꼬치꼬치 캐물었던 기획자”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박사 공부를 참 재미있게 하였는데요, 그래서 여러 대학에 가서 연구주제로 발표도 하고 초대도 받고 부지런히 활동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퓰리처상 수상자인 ‘공감각(共感覺·synaesthetsia) 연구의 선구자이신 리처드 사이토윅(65) 박사가 이메일로 제 연구와 작업에 대해서 본인의 새로운 책에 넣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습니다. 제게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분의 책은 이 분야에선 교과서 수준이거든요. 참 인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덕분에 그의 가장 최근 책 ‘Synaesthesia’ (2018, MIT Press)에 작게나마 기여를 했지요. - 중국이나 영국에서 공부할 때 어려웠던 점은.☞ 제가 5살 때부터 홍콩에서 살다가 그다음은 10살 무렵부터 북경에서 살아서인지 해외 생활은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아마 당시에는 제가 어렸기에 많은 것을 빨리 습득했을 겁니다. 역설적이지만 가장 어려웠던 곳은 한국 생활이었죠. 베이징에 있는 중앙미술학원에서 학부를 마무리하고, 군 문제로 한국에 들어갔는데…. 당시에 제가 어느 정도였느냐면 한국말로 휴대폰 문자 쓰는 법을 몰랐을 정도였습니다. 대화할 때 단어 선택이라던가 그런 부분도 참 이상했지요. 덕분(?)에 군대에서 선임한테서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하하…. 공부할 때의 어려움보다는 문화적인 어려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중국 생활에 젖어 있다가 영국으로 유학 갔으니 소통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고, 제스춰라든가 커뮤니케이션을 완벽히 할 수가 없으니 피곤한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솔직히 말하면 영어로 글쓸 때 가장 편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모국어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대상·사물과 상호작용 없이 즐거울 방법 연구인간-기계 상호작용서 디자인적 상상력 녹여”- 디자인 세계이랄까, 작품 세계를 설명하면.☞ 제가 하는 작업은 대개 인간이 심상적으로 느끼는 체험과 경험에 대한 요소를 많이 포괄합니다. 사물과 인간이 상호 소통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의미와 방식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고요. 근래의 작업 가운데 하나인 ‘사일런트 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사회에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들을 제공해주는 서비스와 제품이 많은데요, 시대가 가면 갈수록 더 풍부하고, 더 많은 것을 체험하고 경험하게 해줍니다. 그래도 만족을 모르는 인간들을 위해 끝도 없이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고요. 이러한 요구와 서비스들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더 많은 것이 요구되고 제공되고 있죠. 이런 맥락에서 ‘사일런트 신’ 프로젝트는 어떤 대상이나 사물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닌, 반대로 어떤 상호작용 없이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입니다. 앞에서 간단히 설명했는데요, 이런 것들처럼 제 작업은 인간이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탐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 인간-기계 상호작용(Human-Machine Interaction), 심상적 연구, 응용과학의 영역들에서 제 디자인적 상상력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향후 디지인은 어떻게 나아갈까.☞ 굉장히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 다수의 형태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현재 디자인이라는 학문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의자를 만들고, 패션을 만들어내는 조형에 관한 공부에서부터 인간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추상적 가치를 아주 분명하게 기술해나가는 영역까지,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와 학계에 소개되고 있어요. 컴퓨터 공학, 인공지능, 로봇공학과 같은 연구분야에서도 인간의 체험적 그리고 경험적 요소를 설명할 때 디자인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으니까요. 디자인은 앞으로 인간의 경험을 최적화할 수 있는 서비스적 기호로서 다른 학계와 많은 인연을 만들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다수의 인연은 디자인이라는 학문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계기를 만들게 될 거고요. 이런 연연 덕분에 흔히 말하는 4차산업 혁명에서 디자인은 화룡점정 격의 핵심으로 소개될 수밖에 것을 것이다. 물론 이게 굉장히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학문적으로, 시장적으로 모두 성장통을 오래 겪게 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디자인은 현재 매우 즐겁고 동시에 매우 어려운 시기에 와 있습니다. 대개 이렇게 양쪽 요소가 다 맞물리는 상황은 기회적 속성을 많이 띠고 있기 때문에 저는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앞으로 디자인은 과거의 공부를 통해서 미래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명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디자인은 학문적·시장적 성장통 예상재미있는 작업 계획...마흔쯤 벤처를”- 앞으로의 계획은.☞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30대 중반까지는 교수를 하면서 동시에 제 연구와 작업을 통해서 영향력 있는 전문서적을 한 1-2권 해외에 출판할 계획이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작업도 준비할 예정이고요. 하지만, 사실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주 서서히 준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마흔 살 즈음에는 야금야금 구상해놓은 것으로 벤처를 하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맑은 정신과 공부를 통해 제 자신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한국 교육으론 가능했겠느냐····반추 대목 ※이창희씨에 대한 인터뷰를 읽은 몇몇이 그가 교육 과정에 대해 물어왔다. 군복무를 마친 남자가 만 30세에 박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이에 이창희씨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다시 쓸까하다가 기사 말미에 붙인다. 그는 초등학교를 8살 때 입학하였고, 6년 과정을 마쳤다. 중학교 3년 과정을 월반없이 마쳤지만 고등학교 3년 과정을 2년 만에 아주 드물게도 조기졸업했다. 그리고 대학교는 ‘05학번’으로서 4년 과정을 마쳤다. 그는 초등부터 대학과정을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끝냈다. 그리고 영국으로 유학, 석사 과정을 1년만에, 박사 과정을 3년 6개월만에 아귀가 맞게 끝내면서 시간을 단축시켰던 것이다. 물론 2009년부터 2011년 학업과 완전히 단절되는 군복무도 마쳤다. 우수한 인재에 대한 수월성 교육보다는 보편적 교육을 강조하는 한국 실정에서 그가 만약 온전히 한국에서 교육과정을 마쳤다면 이처럼 신속히 박사과정을 취득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은 남는다. 그리고 한국의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막 취득한 이에게 교수 자리를 내어주면 학교 안팎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겠구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의 교육에 대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포토] 북한의 ‘주체 108년’ 2019년 달력

    [포토] 북한의 ‘주체 108년’ 2019년 달력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제작한 2019년 달력이 공개됐다.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문구와 주체 108년이라는 북한 연호가 적혀있다. 또한 달력에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 4월 15일이 다른 공휴일에 비해 강조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달력 ‘김정은 생일’ 평일 표기…“정치·경제 복합적 고려”

    北달력 ‘김정은 생일’ 평일 표기…“정치·경제 복합적 고려”

    내년 ‘1월 8일’ 검은색 숫자로 인쇄달력 문구에도 김 위원장 언급 없어북한의 내년도 달력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이 평일로 표기되면서,이러한 결정에 정치·경제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외국문출판사 제작 2019년 달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화요일)은 별도 표시가 없는 검은색 숫자로 인쇄돼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다른 공휴일에 비해 더욱 강조돼있는 김일성 주석(4월 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2월 16일)의 생일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또 외국문출판사에서 제작한 북한 예년의 달력 표지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붉은색 문구가 적혀있었는데,올해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동일한 문구가 사용됐다. 북한이 2012년 김 위원장 공식 집권 이후 그의 생일을 공식 매체에서 언급하거나 공개적으로 경축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만큼,생일이 평일로 표시된 내년에도 공개적인 기념식이나 대규모 행사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앞서 2017년 말 제작했던 올해 달력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로 호칭했던 과거와 달리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로 표기해 ‘최고령도자’ 호칭을 추가한 바 있다. 당시 이러한 변화는 북한 내부에서 김 위원장의 권력과 권위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달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방북 당시에는 김 위원장의 첫 번째 공식 초상화로 여겨지는 대형 그림이 등장하면서,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한 개인숭배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한 암시’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도 북한 달력에 김 위원장의 생일이 표시되지 않자, 또 다른 해석이 나온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선양 현지 소식통은 “정치적으로 보면,아직 자신이 내세울 게 없고 할아버지 등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자신은 아직 젊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보면 국경일로 지정할 경우 주민들에게 배급을 줘야 한다”면서 “평양 인구만 해도 200만 명인데,식용유나 고기 등 명절 물건을 배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정치적·경제적 양 측면이 모두 고려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난 지금 위로가 필요해, 서점 가면 에세이를 집는다

    난 지금 위로가 필요해, 서점 가면 에세이를 집는다

    올해 출판시장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에세이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교보문고는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자사의 도서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베스트셀러 종합 10위권 내 에세이 책이 6종을 차지했다고 3일 밝혔다. 1위에는 그림 에세이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올랐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의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운 도서임에도 전 연령대에서 고른 사랑을 받았다. 교보문고 측은 “1997년 IMF 때는 대량 실직 사태에 놓인 ‘아버지’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어수선한 상황을 위로해 줄 ‘어머니’라는 존재에 주목한 반면, 2018년에는 상처받은 ‘나’를 직접적으로 위로해 주는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에세이 분야의 판매 권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9% 상승,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소설 분야는 전체 점유율 9.3%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이지만, 신장률은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나란히 100만부 판매를 돌파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82년생 김지영’이 소설 시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등 스타 작가의 신작이 쏟아진 지난해에 비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이외 시장을 주도할 대형 신작이 적었던 점이 약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소설 분야 내 일본 소설의 비중이 31.0%를 기록, 한국 소설(29.9%)을 앞지른 것도 눈길을 끌었다. 베스트셀러들을 상위권에 밀어 올리는 여성 독자들의 힘도 눈에 띈다. ‘톱10’ 도서 모두 여성 독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출판 시장 전체에서도 60.5%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곰돌이 푸…’,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82년생 김지영’ 등은 80%에 육박하는 여성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심상대 “성추행 주장은 허위… 공지영 명예훼손 고소할 것”

    소설가 공지영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심상대 작가가 공 작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 작가는 3일 출판사 나무옆의자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결코 여성을 성추행한 적이 없다”며 “공씨를 허위사실 유포 및 실명과 사진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언론과 일부 네티즌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 작가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과거 심 작가가) 술집에서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예스24, ‘한남’ 이메일 제목 논란…하루 만에 공식사과

    예스24, ‘한남’ 이메일 제목 논란…하루 만에 공식사과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웹진 가입 회원들에게 책을 홍보하는 이메일을 발송하면서 남성을 비하하는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제목을 썼다가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예스24는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최태섭 작가와 인터뷰에서 작가 저서를 소개하는 내용 중 발췌한 문장이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 이번 일로 불편한 마음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예스24는 ‘채널예스’를 통해 회원들에게 ‘어쩌면 그렇게 한남스럽니’라는 제목으로 책 ‘한국, 남자’를 쓴 저자 최태섭씨와의 인터뷰를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에 남성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서점과 출판사가 남성 비하에 앞장섰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탈퇴 인증샷이 잇달아 올라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심상대 “공지영 성추행 한 적 없어… 명예훼손으로 고소”

    심상대 “공지영 성추행 한 적 없어… 명예훼손으로 고소”

    소설가 공지영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심상대 작가가 공 작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 작가는 3일 출판사 나무옆의자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결코 여성을 성추행한 적이 없다”며 “공씨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 및 실명과 사진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언론과 일부 네티즌들에게도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아울러 심 작가는 출소 후 펴낸 소설 ‘힘내라 돼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2015년 내연관계에 있는 여성을 때리고 차에 감금하려 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아 감옥살이를 했다. 그는 “징벌의 생활을 마치고 세상으로 돌아온 2017년 1월 이후 세 권의 책을 마무리하거나 썼고, 그 중 두 권의 장편소설을 펴냈다”며 “작년에 출간한 ‘앙기아리 전투’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최근 출간한 ‘힘내라 돼지’는 많은 오해와 억측으로 이루어진 추문을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전과자일뿐더러 한심하기 그지없고 지탄받아 마땅한 놈입니다만 내 소설은 절대 그렇지 않다”며 “창조적 예술품은 대중의 위력으로도, 그 어떠한 이데올로기의 영향력으로도 침범할 수 없는 고결한 가치를 가진다”고 썼다. 지난달 28일 공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술집에 여러 명이 앉아 있었는데 테이블 밑으로 손이 들어오더니 망설임 없이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며 심 작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황교안,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질문에 “여러 생각 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질문에 “여러 생각 하고 있다”

    내년 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여러 이야기를 잘 듣고 있고, 여러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청년과 경제-튀고, 다지고, 달리고, 꿈꾸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황 전 총리의 이날 강연은 지난 9월 초 자신의 저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연 이후 첫 공개 행보다. 강연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갈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자유한국당 내 계파 갈등에 대해 황 전 총리는 “정당은 집권을 목표로 만들어진 결사체인데 그 목적과 방향, 방법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면서 “유권자가 좋은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강연이 끝나고 황 전 총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및 입당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이야기를 잘 듣고 있고, 여러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말을 아꼈다. 지난달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난 일과 관련해선 “(전당대회) 부분도 여러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거취 문제는 시간을 정해두고 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자유한국당 복당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자유우파가 힘을 하치는 것은 아주 귀한 일”이라면서 “자유우파가 견고하게 서서 나라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고 또 국민들이 걱정하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하게 잘 챙기는 그런 일을 같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황 전 총리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 이야기도 나온다는 질문에는 “직접 당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면서도 “정치는 생물이니까 여러 이야기가 나오겠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자신이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일에 대해 “기본적으로 어디까지가 보수층인지, 어디까지가 반대층인지 알 수 없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귀한 일이고 그런 국민들의 생각과 걱정을 함께 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이날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해 “전국에 공무원이 100만명인데 잘못하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까지 매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수사하고 처리하는 것도 부적절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는 정도로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약속 이행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회담 자체를 목표로 한다면 비핵화에서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비핵화) 약속이 하나하나 이뤄져 가는 과정과 함께 남북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을 지냈던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과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입당해서 당대표까지 넘보면, 그게 정당인가”라면서 “말이 안 되는 난센스”고 비판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원 “전두환, 광주에서 재판받아야…공평성 문제 없어”

    대법원 “전두환, 광주에서 재판받아야…공평성 문제 없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관할 이전신청을 대법원이 최종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은 남은 재판을 광주에서 치러야 한다.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전날인 29일 전 전 대통령이 신청한 관할이전 기각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출판한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은 ‘광주사태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지난 5월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고령으로 광주에 갈 수 없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하고, 서류 검토 등을 이유로 계속 연기신청했다. 첫 재판은 지난 8월 27일에서야 열렸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광주고법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관할이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전 전 대통령은 형사소송법 15조를 근거로 ‘공소제기가 토지관할을 위반했으며 범죄의 성질, 지방의 민심, 소송의 상황, 기타 사정으로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염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광주고법은 지난달 2일 이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이 주장하는 사유와 기록에 나타난 자료만으로는 본안사건이 제기된 광주지법에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객관적 상황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지만, 대법원 역시 광주고법의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옥상에 올라갈 때 이혼을 세일할 때 건네는 위로

    옥상에 올라갈 때 이혼을 세일할 때 건네는 위로

    옥상에서 만나요/정세랑 지음/창비/280쪽/1만 3000원멀리 마천루와 남산 타워를 배경으로 옥상 난간에 한 사람이 기대 서 있다. 책 표지 하나 가득 드넓게 펼쳐진 초록색 방수 페인트에서 막막함을 넘어 먹먹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그런데 어라? 반대편 난간, 그러니까 책 표지 뒷면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빼꼼히 고개를 내민 사람들 셋이.‘옥상에서 만나요’는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2017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정세랑이 활동 8년 만에 선보이는 첫 번째 소설집이다. 2016년 발표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여성들의 뜨거운 공감을 얻었던 ‘웨딩드레스 44’ 등 단편 9편을 묶었다. 표제작 ‘옥상에서 만나요’의 ‘나’는 직장에서 부조리한 노동과 성희롱에 시달리며 늘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가장 친애하는 세 언니가 차례차례 결혼을 하고 회사를 뜬다. “셋 다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결혼해 버린 거야? 나 빼고 미팅이라도 나갔던 거야?” ‘나’의 볼멘소리에 돌아온 언니들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주문서야.”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할 때나 썼을 것 같은 그 이름도 거창한 ‘규중조녀비서’. 그런데 놀랍게도 그 조악해 뵈는 주문서가 ‘나’를 구했다. 언니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핍진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따뜻한 양감 같은 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책이 품은 연대의 기운 때문이다. “내 후임으로 왔다는 너는, 아마도 그 옥상에 자주 가겠지”라며 자신이 앉아 울던 옥상 에어컨 실외기 밑에 ‘비서’와 편지를 넣어 두거나(‘옥상에서 만나요’), ‘돌연사맵’을 만들어 사랑하는 이의 돌연한 죽음 앞에서도 서로의 연대 지점을 찾는 식이다. (‘보늬’) 나의 힘겨움을 나의 것으로만 두거나 남 탓만 하지 않고, 다음에 오는 이는 덜 아프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뭉클하다. “신선하고 경쾌한 상상력, 다정한 문장이 주는 ‘정확한’ 위로.” 책에 대한 출판사 측 설명이다. 맞다. 위로도 지점이 정확해야 위로가 된다. 뭉뚱그린 위로만큼 성가시게, 무성의하게 느껴지는 게 없다. 정확한 위로는 그만큼 상대방을 잘 알 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때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 귀하다. ‘이혼세일’에서 악마 같은 아들 둘을 키우다 안면 마비까지 온 지원에게 친구 이재는 말한다. “그러니까 애들 성격은 계속 변할 거야. 이대로 고정되지 않을 거야. 너는 게다가 보기 드물게 일관적인 양육자니까.”(216쪽) 그 말을 주문처럼 외던 지원은 이재가 결혼 생활의 물품을 처분하겠다며 연 ‘이혼세일’에 가기 전 다짐한다. “가서 무언가 근사한 말을 돌려줘야 했다. 주문 같은 말을.” 평범한 여성이 뱀파이어가 된다는 설정의 ‘영원히 77사이즈’나 남편이지만 좀 특이한 무엇이 등장하는 ‘옥상에서 만나요’에서 나타나는 정세랑식 상상력이 뜨악하거나 생뚱맞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로가 필요한 그 부분을 ‘정확히’ 건드려 주기 때문에. 그럴 때 있잖은가. 일요일 밤에, 전통적인 클리셰로 ‘개콘’이 끝나고 ‘자면 출근’ 생각에 헛헛할 때. 그럴 때 펴들고 싶은 온기 어린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러시아의 영토 욕심… 사방 꽉 막힌 지리 때문이었다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러시아의 영토 욕심… 사방 꽉 막힌 지리 때문이었다

    지난 11월 26일 우크라이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러시아 접경지 10곳에 30일간의 계엄령을 선포했다. 전날 러시아 해군이 크림반도 옆 케르치해협에서 우크라이나 군함 3척을 나포하고 선원 23명을 억류한 데 따른 조치다. 다소 작은 사안이 원인인데, 결과는 의외로 컸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 크림반도 사태가 일어나 러시아군이 침공했을 때도, 2015년 동부 지역에서 친러시아계 분리주의 세력과 군사 충돌이 일어났을 때도 계엄령은 없었다. 이유를 두고 설왕설래 말이 많지만, 지지율이 낮은 포로셴코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민족주의를 내세워 통과하려 한다는 게 중론이다.하지만 국제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 팀 마셜의 ‘지리의 힘’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리적 원인, 그에 따른 러시아의 과도한 팽창주의가 이번 사태를 만든 주범 중 하나다. 크림반도와 러시아 타만반도 사이에 있는 케르치해협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전략 요충지다. 케르치해협을 막으면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마비된다. 러시아도 문제다. 인접한 바다 중 얼지 않는 곳이 거의 없는 러시아로서는 케르치해협을 이용해 온갖 물류가 이뤄진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도 케르치해협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지리의 힘’에 따르면 러시아는 표준시간대만 무려 11개나 되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나라지만 적잖은 지리적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러시아에는 대양으로 직접 나갈 수 있는 부동항이 없다. 태평양과 잇닿아 있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있지 않은가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블라디보스토크가 1년에 4개월은 얼음 천국이다. 엄밀히 말하면 부동항이 하나 있다. 세바스토폴이다. 하지만 흑해를 지나 지중해로 나가려면 ‘보스포루스해협의 관리를 위임받은 나토 회원국 터키의 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고, 거길 지나 지중해에 도달하려면 에게해도 건너야 한다. 대서양으로 가려면 지브롤터해협을, 인도양으로 가려면 수에즈 운하로 내려가는 일을 허락받아야 한다. 세바스토폴은 있으나 마나인 부동항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얻고자 한 곳이 바로 크림반도다. 푸틴은 2014년 크림 사태를 벌였다. 크림반도 인구의 60%가 러시안이라는 점을 이용,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 아래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데모를 지원했다. 군사적 목적, 경제적 목적을 이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욕심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따뜻한 물이 흐르는 해상 교통로를 여는 숙원은 2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러시아가 완전히 이루지 못한, 그래서 여전히 버릴 수 없는 열망이다.”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서유럽, 일본,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훑으면서 지리적 요건이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 저자는 설명한다. 꽉 막힌 러시아에 비해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모두 진출할 수 있는 지리적 축복을 누렸고, 알래스카 등을 전략적으로 구입함으로써 오랫동안 열강의 지위를 놓치지 않았다.저자는 중국이 티베트를 애지중지하는 이유도 설명한다. 중국과 인도는 오래전부터 히말라야를 두고 정치적, 경제적 대립을 벌이고 있다. 만약 중국이 티베트를 통제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그다음은 인도의 차지다. 저자에 따르면 ‘인도가 티베트 고원의 통제권을 얻으면 중국의 심장부까지 밀고 들어갈 수 있는 전초기지를 확보하는 셈’이다. 지리적 요인은 오래전부터, 앞으로도 계속 국제 관계의 긴밀한 함수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이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굴곡진 역사를 받아 내고 있는지도 소개돼 있다. 한국을 관통하는 지리의 함수는 무엇인지 함께 읽어 보시길 권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2030 세대] 괴짜의 가치/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괴짜의 가치/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영국에서 출판되는 백과사전에 보면 괴짜라고 분류되는 인물들이 있다. 영국은 괴짜를 사랑하는 나라다. 펑크의 본거지도 영국 아닌가. ‘영드’의 명탐정 셜록 홈스도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기 세계에 갇힌 괴짜다.영국에서 나도 괴짜 몇 명을 만났다. 우선 초등학교에선 자연과학 말곤 모든 것을 무시하는 한 친구가 있었다. 눈은 조그맣고 입술은 얻어맞은 것처럼 늘 부풀어 있었다. 운동도 못해 누가 봐도 우스꽝스러웠지만, 워낙 특이한 그를 모두 반 선망하는, 반 놀리는 마음에 대표 과학자로 인정했다. 이 녀석은 기네스북에 어떤 새로운 기록이 세워졌다든지, 무슨 딱정벌레가 어디에 사는데 이러이러한 특성이 있다는지 하는 식으로 잡다한 지식이 많았다. 지금은 뭐하고 지낼까? 중학교 땐 어린 나이에 주식투자에만 골몰한 친구도 있었다. 범생이같이 생겼으나 공부를 못하는 비극적인 녀석이었는데 1년 내내 5파운드(당시 한화 만원 정도)만 투자하면 2~3배로 늘려준다고 속삭였던 게 기억난다. 원금은 무조건 돌려준다는 말에 5파운드를 투자(?)했다가 다시는 그 돈을 보지 못했다. 사기꾼은 아닌 것 같았던 그 친구, 결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됐다. 영국의 괴짜들은 자신이 괴짜인 것을 안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메달처럼 지니고 괴짜 이미지를 가꾼다. 옥스퍼드 대학에선 워낙 괴짜와 천재들을 만날 기대가 모두들 큰 탓인지 사실 어설픈 가짜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저녁 철학 토론 모임에 갔다가 눈에 띄는 신입생을 보았다. 옷차림이나 분위기는 50대, 얼굴 생김새나 체격은 꼭 12살 같은 외모가 유난한 청년이었다. 특히 자그마한 두더지 앞발 같은 손이 생각난다. 모임에서 그는 특이한 생김새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였다. 굉장한 통찰력, 거침없지만 논리적으로 흐르는 말투.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괴짜인 옥스퍼드의 교수들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학교가 기업화되며 괴짜 교수들은 없어져 가지만, 몇몇은 전설처럼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오고, 몇몇은 아직도 가르치고 있다. 어떤 교수는 1대1 강의를 욕조 안에서 하고, 또 다른 교수는 질문을 금지했다. 다만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면 정정했다. 질문을 하면 무섭게 응시하며 대답하지 않았다. “크롬웰이 15일에 뉴마켓에 있었나요?”가 아니라 “크롬웰은 15일에 뉴마켓에 있었다”라고 하면 “크롬웰은 17일에 있었던 것 같네”라고 응답한다. 괴짜 교수, 내 기억 속에 가장 깊이 남은 분이 있다. 괴짜라고 하기엔 진지하고 허영 없는, 70대의 노교수. 은퇴하고 지금도 계속 학생들을 가르친다. 매일 아침 일찍 자기 사무실에서 명상하듯이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방학이 되면 스코틀랜드의 인적이 없는 별장에 가서 숨듯이 지냈다. 그 절제된 겉모습 아래 어떤 삶이 궁금하다. 하지만 가까워지기엔 나는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아니, 일단 게을렀다. 큰 후회의 하나다.
  • [월드 Zoom in] 저무는 ‘책의 나라’ 일본

    1941년 창간돼 80년 가까이 일본의 출판업계 동향을 전해온 유력 정보지 ‘출판뉴스’가 내년 초 휴간에 들어간다. 사실상 폐간이다. 출판뉴스가 해마다 발행해온 ‘출판연감’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출판소식의 폐간은 일본 출판·서점업계의 쇠락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높은 독서열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변화로 출판·서점 시장의 규모는 가파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1대1 현장홍보 등 생존 마케팅 사활 최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종이 출판물 판매액(추정치)은 1조 3701억엔(약 13조 7000억원)으로, 13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 중이다. 10년 전의 2조 853억엔에 비하면 34%가 줄어든 것으로, 우리 돈으로 7조원 이상이 빠졌다. 지난해 감소폭 6.9%는 역대 최대치였다. 전자책도 지난해 시장 규모가 2215억엔으로 전년보다 350억엔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종이책·전자책 합계 1조 5916억엔으로, 전년보다 4.2%가 줄었다. 출판업계의 노력은 생존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교토의 출판사 미시마는 얼마 전 오사카의 대형서점 기노쿠니야에 전 직원이 나와 마케팅 행사를 벌였다. “여러분에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라고 구호를 외치며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제비를 뽑아 즉석에서 책 내용과 장르를 안내하고 편집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등 1대1 현장 홍보를 했다. 출판사 측은 “책 판매에 특효약은 될 수 없겠지만, 새로운 시도를 통해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우리 최대 라이벌은 스마트폰” 독자와 함께 책을 만드는 경향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도쿄 지요다구 하야카와 서점에서는 신인 작가 후지타 쇼헤이의 소설 ‘손을 펴라, 그리고 커맨드를 입력하라’의 판매전략 회의가 열렸다. 작가가 참석한 이 회의에서 논의를 주도한 것은 공모를 통해 참여한 9명의 독자였다. “온라인 게이머의 이야기니까 전자제품 판매점이나 게임점 등에서 영업을 해보면 좋을 것” 등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솟아났다. 출판사 신초는 한 무명작가의 데뷔작 ‘루빈의 항아리가 깨졌다’를 발간하면서 전례 없는 공개 전략을 구사했다. 발매 전 일정기간 책 전문을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공개한 뒤 홍보문구를 공모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우리의 최대 라이벌은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출판저술가 나가에 아키라는 “출판계는 지금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책을 만들기만 하는 쪽(출판업계)과 팔기만 하는 쪽(서점업계)의 각자 분업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지리산 산골 초등분교 전교생 시창작 동아리 4년째 합동시집 출간

    지리산 산골 초등분교 전교생 시창작 동아리 4년째 합동시집 출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 산골 화개초등학교왕성분교가 전교생과 교사, 학부모 등 26명이 쓴 시를 모아 합동시집을 펴냈다. 화개초등학교왕성분교는 29일 전교생 16명 전원이 참여하는 시창작동아리 ‘산골 시인’의 공동시집 ‘울타리’를 발간해 지난 27일 출판기념회를 했다고 밝혔다.왕성분교 전교생 시집은 경남도교육청의 ‘학생 인문·책쓰기 동아리’ 공모사업을 통해 출판비용 등을 지원받아 2015년 부터 한해 한권식 올해로 4권째 출간됐다. 올해 펴낸 시집 제목 ‘울타리’는 지난 5월 열린 ‘제2회 남대우 기념 전국학생백일장 및 시낭송대회’에서 장원을 차지한 이 학교 6학년 김다윤 학생이 쓴 시 제목이다. 울타리 시집에는 왕성분교 유치원생 1명을 포함해 전교생 16명과 교사 7명, 학부모 3명이 정성껏 써서 다듬은 시가 실려 있다. 1명당 유치원생은 4편, 1~2년생은 5편, 3~6년생은 10편씩 시를 지어 시집에 담았다. 교장을 포함해 교사들은 1편씩 모두 7편을 썼다. 학부모들이 쓴 시는 1인당 2편씩 모두 6편이 실려있다. 학교측에 따르면 2015년 당시 이 학교에 근무한 시인 교사 2명이 시창작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시 창작을 지도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왕성분교 신상욱 교사는 “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시간과 아침 활동시간 등을 이용해 시창작 동아리 활동을 하며 꾸준히 시 쓰기 공부를 한다”고 소개했다. 올해 전국 여러 백일장 및 시낭송 대회에서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17명의 학생이 입상 하는 등 시 쓰기 재능이 뛰어난 꼬마 시인들이 학교 이름을 떨쳤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틈이 나면 시를 짓고 가족 앞에서 시를 낭송하는 것을 보며 아이다운 감성이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들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드루킹 “고 노회찬에 돈 아닌 느릅차 건넸다”

    드루킹 “고 노회찬에 돈 아닌 느릅차 건넸다”

    고 노회찬 의원에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가 노 의원에게 전달한 것은 돈이 아니라 느릅차였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20대 총선 직전이던 2016년 3월 노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은 김씨가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아지트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2000만원, 노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경공모 회원을 통해 3000만원이 전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드루킹 김씨는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의원에게) 2000만원 정도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노 의원이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경공모 회원 채팅방에서 노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알린 것은 회원들이 실망할 것을 우려해 거짓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씨는 그로부터 열흘 뒤 창원에서 3000만원을 건넨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노 전 의원이 2000만원을 거절해 관계가 안 좋아진 상태고 법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어 (쇼핑백 안에) 돈이 아닌 느릅차를 넣어서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직접 돈을 전달한 측근과, 돈을 건네받은 노 전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모두 실제로는 쇼핑백에 차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도 항변했다. 두루킹 김씨는 특검 측이 제시한 진술조서에 대해 “허익범 특검의 요구로 허위 진술한 것”이라며 “허 특검이 밀담을 나누면서 ‘노회찬 부분만 진술해주면 일찍 선고를 받게 해 줄 테니 희생해달라’고 해서 원하는 대로 이야기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기주 작가 ‘언어의 온도’, 100쇄‧130만 부 돌파…스페셜 에디션 출시

    이기주 작가 ‘언어의 온도’, 100쇄‧130만 부 돌파…스페셜 에디션 출시

    이기주 작가가 평범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감정을 소소하게 풀어낸 ‘언어의 온도’는 출간 직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기존의 출판 홍보 과정과는 다른 플랫폼을 통해 뒤늦게 입소문을 타면서 이른바 ‘역주행 베스트셀러’의 아이콘이 됐고, 지금까지 130만 부가 팔렸다. 이번 100쇄 출간을 기념해 말글터 출판사는 보라색 표지에 연보라색 띠지를 둘러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언어의 온도’는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도서가 2017년도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순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된 바 있다. 또한 2018년 11월 말 기준 교보문고 스테디셀러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기주 작가는 이러한 독자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언어의 온도’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 일부를 사랑의 열매와 국립암센터 등에 기부하고 있다. 또한 작년 11월 서울 중구 사랑의 열매 회관을 찾아 기부금 1억 원을 전달했고, 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1657번째 회원이 됐다. 말글터 출판사 관계자는 “아시아 독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면서 출판 에이전시인 KCC와 KL매지니먼트를 통해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언어의 온도’ 판권이 수출됐다”며, “또한 지난 9월 7일 대만 Sun color 출판사에서 ‘언어의 온도’를 현지 출간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기주 작가의 또다른 베스트셀러 ‘말의 품격’(황소북스)은 누적 판매 부수 50만 부를 앞두고 있다. ‘말의 품격’은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을 경청, 공감, 소음 등 24개의 키워드로 펼쳐낸 인문 에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지영 “심상대 성추행, 끔찍함 생생…고소 말린 사람도 싫다”

    공지영 “심상대 성추행, 끔찍함 생생…고소 말린 사람도 싫다”

    공지영 작가가 같은 문인인 심상대 작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사실여부를 묻는 네티즌의 질문에 “(사실이) 맞다. 아직도 그 끔찍함이 생생하다”고 답했다. 공지영은 전날 페이스북에 심상대의 신간 ‘힘내라 돼지(나무옆의자)’에 관한 기사를 링크한 뒤 “내 평생 단 한 번 성추행을 이자에게 당했다”고 적었다. 그는 “그때 술집에 여러 명이 앉아 있었는데 테이블 밑으로 손이 들어오더니 망설임 없이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고함을 치고 고소하려는 나를 다른 문인들이 말렸다”고 회상했다. 공지영은 “그때도 그들이 내게 했던 말 ‘그러면 너만 시끄러워져’. 우정이라 생각해 받아들였는데 결국 그들도 내 곁에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심상대는 1990년 등단해 2016년 제21회 한무숙문학상, 2012년 제6회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았다. 2015년 내연관계에 있는 여성을 여러 차례 때리고 차에 감금하려 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감옥살이를 했다. 공지영의 주장에 대해 출판사 나무옆의자 측은 “(공 작가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심 작가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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