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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일베의 생명력/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일베의 생명력/박록삼 논설위원

    시작은 재기발랄했다. 젊은 누리꾼들의 놀이터 ‘디씨인사이드’에서 조회수 많은 글을 따로 모아 놓은 ‘일간베스트’가 그 출발이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이 내뱉는 패륜적 얘기와 음담은 현실세계보다 더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에서조차 담기 어려웠다. 2010년 디씨인사이드에서 쫓겨난 이들은 자기들만의 공간, ‘일베 저장소’를 만들어 도피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도덕, 법률 등 외부의 시선은 더욱 신경쓰지 않았다. 공감받을 수 없는 자기들끼리 공유하는 언어를 만들고, 비뚤어진 윤리의식을 드러내고,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고, 역사를 부정하는 등 금기된 욕망을 마음껏 낄낄대며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아 갔다. 일탈한 욕망의 배출구, ‘일베’는 그렇게 시작됐다. 음침한 골목에서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 같던 일베는 어느 순간 양지로 나왔다. 2014년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하는 광화문광장에 나타나 ‘폭식투쟁’을 벌였고, 재미교포 신은미의 토크 콘서트에 사제폭탄을 던진 고등학생도 있었다. 입시난과 취업난 등으로 심화된 사회 양극화, 전통적 가치가 허물어지고 속 넓어진 성별과 지역, 이념 등 갈등 대립이 일베의 토양이 됐다는 분석이다. 일베는 그 대립의 틈바구니를 파고들었다. 평등과 차별 금지를 논의하는 사회에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라는 저자 오찬호의 책이 충격을 주었을 정도다. 때마침 보수 정권에서 이들의 존재를 허용하는 기미가 보이자 디지털 세계의 속의 비주류가 아닌, 정치적 극우로 신분을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 극단의 자극은 더 많은 자극을 원했다. 일베 문화인지도 모른 채 일베의 조롱 문화를 디지털 공간에서 배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조롱이나 혐오, 증오와 같은 공동체의 금기를 놀이로 배운 탓이기도 하다. 소수자를 비웃고 혐오를 부추기던 인터넷 문화가 그 공간을 박차고 나왔다. 최근 공영방송 KBS의 한 교양 프로그램에서 일베 사진을 써서 질타를 받았다. 최근 수년간 SBS 메인 뉴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일베 합성 사진들이 노출돼 사회적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주로 예비 공무원들이 치르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교학사 수험 교재에서 버젓이 전직 대통령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을 쓴 것이 확인됐다. 사자 명예훼손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가져다 썼다는 출판사의 해명은 저작권 등을 고려할 때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점잖게 타일러서 해결하기에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혐오나 차별을 금지하는 법령이 한국에는 아직 제정되지 않았지만, 혐오 등은 범죄라는 점을 사회 구성원들이 분명히 인식할 때가 됐다. youngtan@seoul.co.kr
  • [In&Out] 새 문체부 장관을 위해 기록한다/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In&Out] 새 문체부 장관을 위해 기록한다/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혹시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 블랙리스트 사건. 각 분야 문화인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지원 여부에 차별을 준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에까지 이르게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과거 적폐청산의 대상이 돼 민관이 진상조사, 제도 개선까지 노력을 기울였다. 하도 오래 문제가 되다보니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나쁜 것인가보다 하는 게 상식이 돼 버렸는데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거꾸로 자유한국당이 현 정권을 향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며 비판을 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이러다보니 블랙리스트 사건이라는 것은 여든 야든 꺼내고 싶지 않은 얘기가 돼 버렸다. 출판계에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특정 저자와 출판사에 대한 지원 여부에 차별을 준 일이 있었다. 담당 공무원 자신이 그 일을 진행했다고 진술했지만, 그 직원은 해외문화원 근무자라는 이유로 검찰 조사도 받지 않았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의 그 어떤 공무원도 문책 받지 않았다. 과장 위에 국장, 실장 등 관계자들이 있었지만 조사 받지 않았다. 그리고 문체부 수준에서 이 사건은 공식 종료됐다. 셀프 종료다. 관 주도의 우수 및 지원 도서 선정 과정(세종도서사업이라는 것이 여기에 들어가는 일부 사업이다)에서 이 블랙리스트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던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됐고 그에 따라 그 사업을 민간 이양하겠다고 도종환 장관이 공약했다. 그래서 문체부는 출판계 도서관계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하지만 문체부는 장관의 공약은 공약일 뿐 의무 사항이 아니라고 끝까지 주장하더니 지난 연말 태스크포스팀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거절하고 논의를 끝냈다. 시간은 불의의 편인 모양이다. 어떤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책임은 흐려진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있는 문제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제도 개선 논의 과정에서 문체부가 반복한 말들은 문화행정가들의 의식 수준, 우리 민주주의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민간은 사업을 공정하게 운영할 능력이 없다며 장관의 민간 이양 공약을 끈질기게 반대했는데, 이런 류의 주장은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하며 통치 능력을 부정할 때, 혹은 독재정권이 민주주의를 시행하기에는 국민 수준이 시기상조라며 자신들의 통치를 합리화할 때 사용하던 논리였다. 박양우 장관이 새로운 문체부 장관 후보로 지명돼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정식 임명이 된다면 좋은 문화행정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출판과 관련해서는 산업적 관점의 접근을 통해 기여할 많은 일들이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출판계의 블랙리스트 제도 개선 문제가 현안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사소하고, 이미 합의된 일부터 지켜질 때 신뢰가 쌓일 것이고, 그 신뢰가 건설적인 미래를 위해 민관이 힘을 합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천인공노 만행” 여당, ‘노무현 비하 사진’ 교학사에 강력 대응

    “천인공노 만행” 여당, ‘노무현 비하 사진’ 교학사에 강력 대응

    교학사 “단순실수, 교과서 전량 수거폐기 하겠다” 공식 사과노무현재단 “사과받을 상황 아니다”…여당 “교학사 문 닫아야”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노비로 합성한 사진을 교과서에 실어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여당과 노무현재단은 “천인공노할 만행”이라며 법적 조치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노무현재단은 22일 교학사가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참고서에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을 실은 것과 관련해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을 게재한 교학사 교과서 사태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교학사 측은 작업자가 구글에서 이미지를 단순 검색해 넣으면서 실수했다고 밝혔지만 뻔뻔하고 궁색한 변명”이라며 “실제 검색하면 ‘노무현 노비’라고 검색해야만 해당 사진이 뜬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학사는 참고서에 극우 성향 커뮤니티사이트인 ‘일간베스트’ 등에서 유통되던 노 전 대통령 합성 사진을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이라는 설명과 함께 실어 논란을 빚었다. 이 대변인은 “더욱이 엄격한 작성 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출판사에서 일어난 일로,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관계 당국이 나서야 한다.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제3사무부총장은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교학사는 대표도 그렇고 이전에도 ‘친일 국정교과서’ 추진에 앞장섰다. 문을 닫아야 한다”며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재단은 교학사 측의 사과를 거부하고,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조치를 포함한 대응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오늘 오전 교학사에서 사과하겠다며 찾아왔지만 지금은 사과를 받을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방면으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노무현재단은 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함께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학사는 이날 오전 공식으로 사과하고 해당 수험서를 전량 수거해 폐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교학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운 공식 사과문에서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그러나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 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조작 사진’ 논란 교학사…국정교과서 사태 단초된 ‘우편향 교과서’ 만들기도

    ‘조작 사진’ 논란 교학사…국정교과서 사태 단초된 ‘우편향 교과서’ 만들기도

    2013년 뉴라이트 학자 참여한 역사 교과서 펴내박근혜 정부, “교과서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정화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합성 사진으로 또 ‘구설수’교학사가 만든 한국사 관련 공무원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려고 만든 합성 사진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 이 출판사의 과거 이력에도 관심을 쏠린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교과서 논란’의 뿌리가 됐던 ‘우편향 교과서’를 만든 곳이다. 교학사는 1951년 창립했다. 표준전과, 표준수련장 등 표준 시리즈로 알려졌고, 중·고교 교과서도 만들어왔다. 이 출판사가 언론과 대중의 대대적 관심을 받은 건 2013년 일이다. 뉴라이트 등 보수학자들이 이 출판사에서 역사 교과서를 썼는데 학계와 정치권에서 “우편향 교과서”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 교과서는 8월 교육당국의 검정 심사를 통과해 논란을 키웠다. 박근혜 정부는 우편향 교과서 논쟁을 겪은 뒤 국정교과서 발행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한다. 지난해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가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교과서를 바로잡으려면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나서야 박근혜 정권 5년 내에 좌파를 척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시나리오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2013년 10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학재 의원은 “국가적 통일성을 위해 역사 교과서는 국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고, 염동열 의원은 “(역사 교과서를 위한) 중립적 검정위원회를 만들거나 국정교과서로 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같은해 7월 박 전 대통령은 언론사 논설·해설위원들을 만나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자라면 혼이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교학사가 지난해 8월 출판한 책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1·2급’ 내용 중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채 삽입돼 논란이 됐다. 해당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캡처해 얼굴에 노비 낙인이 찍히고 있는 배우 얼굴을 노 전 대통령으로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교학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관계자는 “직원이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해 이뤄진 실수”라면서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은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 여부 등은 사태 수습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교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출판됐으며 3000부가량 인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일상을 파고드는, 파괴하는 마약…우리가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일상을 파고드는, 파괴하는 마약…우리가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버닝썬이라는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흘러나온 작은 파열음이, 온 나라를 벌집 쑤신 듯 헤집은 요 며칠이었다. 몇몇 연예인들의 추악한 민낯도 드러났다. 세간의 인식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한 갈래는 더 윗선에 무언가 더 큰 것이 있는데도 대중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연예인들로 덮으려 한다는 사람들이고, 다른 갈래는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에만 온통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사람들이다. 버닝썬 사태로 마약에 대한 관심은 늘어났는데, 한편에서는 마약 청정국이라는 그간의 공표가 허언임이 증명됐다. 평범한 직장인들도 돈 조금 벌자고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을 사고파는 시대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는 마약의 역사를 더듬어, 그것에 대처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마약은 한국 사회의 여러 금기 가운데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책은 마약이 무엇이며, 왜 금지되고 어떻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지를 밝히면서도, 마약을 ‘좋다’ 혹은 ‘나쁘다’의 개념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마약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됐고, 일정 부분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민속식물학자 테런스 매케나는 고대 인류가 버섯에서 채취한 ‘실로시빈’이라는 환각물질을 ‘빨고서’ 급속도로 진화했다는, 일명 ‘마약 원숭이’(stuned ape) 가설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네안데르탈인 유적에서는 실제로 마약성 식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인류 조상들이 마약과 불가분의 관계였다는 것은 명확한 셈이다. 이를 ‘마약’이라는 이름으로 금기한 것은 서구에서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이며,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된 것은 남용과 중독에 따른 사고가 넘쳐나기 시작한 19세기 들어서다. 저자는 마약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정책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권한다. 마약 사용자를 범죄자로 낙인찍는 일은 그들을 음지로 숨게 만들며, 결국에는 범죄 조직의 배만 불린다. 세간의 인식을 뛰어넘는 정책을 편 나라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마약중독에 의한 사망보다 주사기를 돌려쓰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인지하고 주사기를 무상으로 교체해 주고, 마약의 불량 여부를 출장 감별해 주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마약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미국과 영국보다 마약으로 인한 손실이 줄어들었다. 유럽 몇 나라들이 네덜란드의 정책을 받아들이는 추세다. “효율을 위해 도덕성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네덜란드의 마약 정책은 효율이 아니라 인권을 중시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일이라고 정리한다.저자는 마약이 ‘법적 개념’임을 강조한다. 같은 물질이라도 어느 나라에서는 마약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마약이 아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합성마약, 즉 히로뽕(필로폰), LSD, 엑스터시 등이 일반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명됐다는 점이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약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오해는 하지 말자. 저자뿐 아니라 이 글을 쓰는 나도 ‘마약은 안전하다’ 혹은 ‘마약은 개인의 자유’라는 주장을 펼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의 속성을 제대로 알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저자 주장의 핵심이다. 버닝썬 사태에서 보듯, 마약은 이제 급속도로 삶의 현장과 가까워졌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는 책 제목과는 달리 마약을 알아야만 현명한 길을 모색할 수 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만든 한국사 관련 공무원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합성된 사진이 실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출판사 측은 단순한 직원 실수라며 책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책이 출간돼 판매된 지 6개월이 넘도록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교학사 등에 따르면 이 회사가 출판한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1·2급’ 의 책 내용 중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삽입됐다. 해당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캡처해 얼굴에 노비 낙인이 찍히고 있는 배우의 얼굴을 노 전 대통령으로 합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학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관계자는 “직원이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해 이뤄진 실수”라면서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은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 여부 등은 사태 수습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교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출판됐으며 3000부가량 인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비하하는 사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지난해 한 국립대 강의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수업에 사용돼 논란이 됐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왜 이러나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盧비하 사진’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만든 한국사 관련 공무원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합성된 사진이 실린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출판사 측은 단순한 직원 실수라며 책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책이 출간돼 판매된 지 6개월이 넘도록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교학사 등에 따르면 이 회사가 출판한 ‘한국사 능력검정 고급 1·2급’ 의 책 내용 중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드라마 ‘추노’)라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그림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돼 삽입됐다. 해당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을 캡처해 얼굴에 노비 낙인이 찍히고 있는 배우의 얼굴을 노 전 대통령으로 합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학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관계자는 “직원이 내용에 적합한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수를 하지 못해 이뤄진 실수”라면서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책은 전량 회수해 폐기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문책 여부 등은 사태 수습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교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출판됐으며 3000부가량 인쇄됐다. 정확한 판매량은 확인되지 않았다.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비하하는 사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지난해 한 국립대 강의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수업에 사용돼 논란이 됐다. 당시 사용된 사진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하는 방송 뉴스 화면에 ‘사망’을 수학 기호인 사인으로 합성했다. 또 다른 국립대에서도 고래 회충을 설명하는 과정에 사용된 자료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써 논란이 돼 수업을 진행한 강사가 사과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 실려

    교학사 한국사 교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 실려

    교과서 전문 출판사인 교학사에서 제작한 공무원 한국사 교재에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합성사진이 자료사진으로 쓰여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디시인사이드의 한 갤러리에 ‘한국사 공부하는데 이거 뭐냐’라면서 책의 한 페이지를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페이지는 조선 후기 ‘신분제의 동요와 향촌의 변화’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페이지에 쓰인 자료사진은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이라는 설명과 함께 2010년 방영된 KBS 드라마 ‘추노’를 출처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드라마 ‘추노’의 실제 장면이 아니라 해당 장면의 등장인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뒤 좌우를 반전시킨 이미지다. 이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등 온라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합성한 것이다.이 사진은 교학사가 출판한 교재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고급 1·2급)’ 238페이지에 실제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학사 측은 “신입 직원이 구글 이미지를 단순 검색해서 넣으면서 실수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노무현재단 측에 사과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교재는 전량 수거해 폐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학사는 2013년 우편향 및 역사 왜곡 논란을 촉발시킨 한국사 교과서를 발행했던 출판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호중 “의원님, 김경수 자서전 50권씩 사주세요”

    윤호중 “의원님, 김경수 자서전 50권씩 사주세요”

    윤 측 “사비로 사서 돕는 것 문제 안 돼” 선관위 “재판비용 위해 구입땐 법 위반”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비용과 보석비용 마련을 위해 김 지사의 자서전 대량 구매를 소속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윤 총장은 20일 민주당 의원실에 보낸 편지에서 “이번에 김 지사의 자서전 ‘사람이 있었네’의 개정판이 출간됐다”며 “출판사로 직접 50권 이상 주문해 주시면 김 지사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친전’이라고 적힌 봉투에 담긴 편지에는 책 구매를 위한 출판사 연락처와 1만 6000원인 책 정가를 소개하며 ‘출판사를 통해 직접 50권 이상 주문’이라는 내용이 밑줄로 강조돼 있다. 윤 총장은 “김 지사는 막대한 재판비용과 보석비용으로 인해 어깨가 더욱 무거운 상황”이라며 “민주당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김 지사의 동지이자 벗인 의원님께 간곡히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사무총장 명의로 책 50권 이상(80만원 이상)씩을 할당해 구매를 요청한 것은 다소 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도울 사람은 알아서 돕는다”며 “이걸 왜 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윤 총장 측 관계자는 “당 차원이 아니라 윤 의원 개인적으로 보낸 친전”이라며 “사비로 책을 사서 돕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반면 의원들이 사비가 아닌 의원실 공금 등으로 책을 구입하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중앙선관위는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의원들이 후원회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으로 정치활동이 아닌 재판 비용 등을 위해 책을 구입한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일 수 있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마포 ‘합정동 부지 용도변경 공청회’ 개최

    합정역 역세권…상업·업무지구 유력 서울 마포구는 관광숙박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던 합정동 382-20번지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양화로 북단에 위치한 대상지는 2015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완화 결정과 함께 관광숙박시설로 용도가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이후 사드배치 등으로 관광시장 여건이 바뀌면서 당초 예상한 시설 건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상지는 합정역과 250m 이내로 연결되는 역세권으로 인근에 대규모 주거 및 근린생활 그리고 업무 시설이 있고 한강조망도 가능하다. 이에 구는 대상지의 특성을 살려 기존 용도폐지 후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공청회는 구가 이 같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다. 향후 이곳에는 지하 2층~지상 19층, 오피스텔 144가구 규모의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근린생활시설 등 가로활성화 용도를 도입하고 상부에는 업무시설을 공급해 양화로변에 활력을 더할 계획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예정지 용도 변경 이후 인근 합정, 서교 디자인·출판 특정개발진흥지구와 연계해 창업 공간 마련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면서 “주변 여건 및 사업성 변화에 따른 능동적인 도시계획으로 생기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방탄소년단 덕분” 빅히트, 창사 이래 최고 매출 ‘2천억 훌쩍’

    “방탄소년단 덕분” 빅히트, 창사 이래 최고 매출 ‘2천억 훌쩍’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대표 방시혁 윤석준, 이하 ‘빅히트’)는 19일 2018년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고 사업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에 빅히트는 매출액 2142억, 영업이익 641억, 당기순이익 502억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32%, 영업이익 97%, 당기순이익 105%가 증가한 수치다. 빅히트는 2018년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및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앨범이 총 405만장 이상 판매되는 등 총 515만장의 앨범 판매를 기록(가온차트 공식 기준)했다. 또한, ‘러브 유어셀프’ 월드 투어 등으로 전체 8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 사업 분야에서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음반, 콘텐츠, MD, 영상 출판물 등도 고도 성장을 보였다. 빅히트 관계자는 “2018년은 2017년에 이어 방탄소년단의 기록적인 행보가 사업 부문의 확장과 맞물려 외형과 수익률 모두에서 최고의 실적을 보여준 한 해”였다며 “이와 함께 음악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조직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4월 12일 컴백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미래를 그리는 SF소설 더이상 공상이 아니다

    #SF 전문 출판사 아작의 박동준 마케터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언론사를 직접 찾아다닌다. 출판 담당 기자를 만나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언론사에서 SF소설, 장르소설은 소개를 잘 안 했거든요. 직접 가면 측은지심에서라도 한 줄 써주실 거 같아서….”‘공상과학’, ‘장르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설움받던 한국 SF소설의 위상이 달라졌다. 주요 작가들의 단편선이 쏟아지는 한편 지난달 출간된 ‘토피아 단편선’(전 2권·요다)은 한국 SF소설 사상 처음으로 대형 서점 사이트(알라딘)의 소설 분야 주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PC통신이 주 무대였던 시절부터 쌓아온 역량이 발화함과 동시에 SF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토피아 단편선은 출간 일주일 만에 1500세트(3000부)가 판매됐다. 평균 1쇄에 500부쯤 찍는 출판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과학전공 작가 중심의 SF 단편집을 표방하는 토피아 단편선은 10명의 SF 작가가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중 하나의 세계관을 택해 다가올 미래 사회를 그렸다. ‘한국 괴물 백과’를 펴낸 곽재식, 주물공장에서 일한 경력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동식,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 작가 등이 참여했다. 도은숙 요다 편집팀장은 “난도 높은 과학 소재를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허황된 이야기를 뜻하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가 틀렸으며, 실은 있을 법하고 충분히 가능한 미래를 그린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SF·판타지·추리물을 주로 다루는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대표 중단편선도 지난달 말 단행본으로 출간됐다(‘아직은 끝이 아니야’·아작). 2003년 창간 이후 ‘거울’은 문집을 자체적으로 발간했지만,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슷한 시기 국내 최초 SF 평론집인 ‘SF는 공상하지 않는다’(은행나무)도 나왔다.이러한 붐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르문학 진영에서 쌓아 왔던 역량이 지난해와 올해를 지나며 폭발한 결과라고 말한다. 1990년대 PC통신 시절부터 활약했던 작가들은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며 웹소설을 넘어 지면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SF 작가 및 영화평론가로 잘 알려진 듀나, 2004~2006년 한국과학문예재단 주관의 과학기술창작문예 공모전을 통해 배출된 김창규·김보영·배명훈 작가 등이 1세대 작가군을 이룬다. 전체 출판 시장은 하향세인 반면 SF 쪽에서는 3~5년 새 그래비티북스, 아작, 동아시아의 허블 등 전문 출판사들이 생겨나 이들의 글을 부지런히 지면에 옮겼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 이후 달라진 사회적 관심도 한몫했다. SF 연구자인 이지용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대국 이후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가 SF에 있지 않을까’라는 문의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SF가 더이상 공상이 아니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이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SF 작가들이 서기도 하고 관련 세미나도 자주 열렸다. ‘부산행’, ‘마블 시리즈’ 같은 국내외 SF 영화의 흥행이 독자층을 넓히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SF협회 같은 단체들이 창립돼 작가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세계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한국 SF소설의 전망은 밝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제작 중인 ‘보건교사 안은영’처럼 만화·영화 등 다른 장르로의 변주도 용이하다. 정소연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는 “과학소설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도 모두 포괄한다”며 “페미니즘 같은 이슈들에 대해 사회과학적 담론이 이미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독자들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은 소설, 올바른 소설로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장르문학 간 위계 구분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SF는 공상하지 않는다’를 쓴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젊은 세대로 내려올수록 박민규·윤이형·정세랑 작가처럼 장르·본격 나누지 않고 쓰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위계 구분을 없애 본격문학 쪽에서도 SF 작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비평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조선시대 고문, 총독부가 없앴다” 日언론의 도발

    “조선시대 고문, 총독부가 없앴다” 日언론의 도발

    日산케이 ‘한국 군사 정권의 고문 수사의 뿌리’“잔혹한 고문, 조선총독부가 폐지” 주장 논란 한 일본 언론이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가 고문제도를 없애는데 기여했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잔혹한 고문에 희생된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매체는 오히려 총독부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고문 수사를 폐지하는데 앞장섰다는 주장을 펼쳤다. 17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 군사 정권 고문수사의 뿌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12년 개봉한 영화 ‘남영동 1985’ 관람평을 언급했다. 작성자는 산케이신문 서울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미즈누마 게이코 편집위원이었다. 그는 “고문 수사의 뿌리가 일본 통치시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있다”며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저서를 인용해 “‘친일 경찰을 청산하지 못한 채 출발한 한국 경찰에서 고문은 어떤 의미에서는 원죄 같은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고문 수사 기법이 이미 조선시대부터 시행됐고, 마치 일제 총독부가 이런 고문을 금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식의 논리를 펼쳤다. ‘잔혹한 고문을 조선총독부가 폐지’라는 소제목의 글에서 그는 “앞선 조선 시대에 고문 수사는 일반적으로 시행됐다”며 “고문의 하나인 ‘주리’(주뢰·죄인을 고문할 대 두 다리를 묶고 그 틈에 2개의 나뭇대를 끼우고 비트는 형벌)는 일본에서도 방영된 한국 역사드라마에 자주 등장해 일본에서도 꽤 많이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그는 “조선시대 초기에는 주리가 매질하는 형벌인 ‘태형’과 함께 남아 있었지만 조선총독부가 두 형벌을 폐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친일 문학인’으로 꼽히는 김동인의 단편소설 ‘태형’을 거론하며 “김동인은 1919년 3월 출판법 위반으로 감옥에 수감돼 작품은 아마 그때의 옥중기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며 “태형이 폐지된 것은 1920년이었기 때문에 1919년에는 태형이 남아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역사 사료를 보면 총독부는 1912년 ‘조선태형령’을 선포했다. 즉결 심판 대상이 되는 행위에 대해 일본인에게는 구류나 과태료형을 부과하고 한국인에게는 태형을 실시한다는 차별적인 법령이었다. 이후 총독부는 1920년 대외적으로 태형을 금지시켰지만, 일제 군경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잡아들여 매질을 하는 등 잔혹한 고문을 했다. 일제가 독립운동가에게 시행한 고문 기법은 7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군경은 대나무 바늘로 손톱 밑을 찌르거나 뜨거운 물을 붓고 가슴에 인두를 대 지지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잔인한 행위를 이어갔다.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서 남긴 말도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으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다”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빅데이터로 암 억제 마이크로 RNA 발굴

    울산과학기술원(UNIST) 남덕우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빅데이터 분석으로 암을 억제하는 마이크로 RNA(Ribonucleic acid·리보핵산)와 이와 관련된 세포 신호조절 경로를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마이크로 RNA는 19∼23개 정도의 짧은 염기로 이뤄진 RNA 분자다. 여러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세포 활동이나 암·당뇨 등 만성질환에 핵심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15년 이상 누적된 유전자 발현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새로운 분석 전략을 개발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서 각종 질병, 조직 특성, 세포 분화, 약물 처리 등 다양한 세포 조건에 따른 5000여개 데이터 세트를 가공해 빅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마이크로 RNA 염기서열에 기반을 둔 타깃 유전자 집단의 정보를 함께 분석, 459개의 ‘인간 마이크로 RNA에 의한 조절 네트워크’를 예측하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남 교수는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에 양방향 군집화 분석법을 적용하면 줄기세포나 특정 질병 등 다양한 세포 조건에서 일어나는 마이크로 RNA 조절 네트워크를 더 정확하게 발굴할 수 있다”며 “가령 유방암이 어떤 유전자들의 발현과 연결됐고, 이들 유전자를 억제하는 마이크로 RNA가 무엇인지 예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제로 유방암 발달에 중요한 신호전달 경로를 적은 수의 마이크로 RNA들이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저널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포작가 겸 낭송가 조소영 시인 ‘나이테는 태엽을 감는다’ 첫 시집 출간

    김포작가 겸 낭송가 조소영 시인 ‘나이테는 태엽을 감는다’ 첫 시집 출간

    도서출판 ‘그림과책’이 경기 김포에서 활동 중인 작가 조소영(54) 시인의 첫 시집 ‘나이테는 태엽을 감는다’를 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시집은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에서 우수시집으로 선정됐으며, 제15회 풀잎문학상에서 수상했다. 현재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는 작가 14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조 시인은 시인이며 낭송가이기도 하다. 한국시사문단시낭송가협회 정식 낭송가 자격을 받았다. 그의 목소리로 시사문단 작가들의 옥고의 작품을 낭송해 작가들의 발표 작품을 빛내 주고 있다. 조 시인은 월간 시사문단에 정식 시인으로 데뷔한 작가로 문단에 나왔다. 또 피트니스 선수 강민서양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번 시집을 출간 하는데 딸의 도움이 컸다”며“ 딸이 피트니스 모델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시집 출간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마경덕 시인이 시집 해설을 맡았다. 마 시인은 “조소영 시인의 시편들은 풋콩을 깐 손톱처럼 푸른 물이 배어 있다”며, “인위적으로 만든 색이 아닌 자연 그대로 색이어서 아련하고 애틋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연 속에 숨겨진 것을 찾아내 어루만지고 출렁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전통 서정성을 가진 조 시인은 슬픔과 기쁨을 적당히 버무려놓은 듯 아름답고 개성 있는 목소리를 지녔다”고 덧붙였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 전문교육부터 취업연계까지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 전문교육부터 취업연계까지

    2015년과 2018년, 고용노동부 평가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았고 2016년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경진대회에서 우수상(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의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이 열린다. 이번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은 전자출판교육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새로운 강사진이 교육을 맡게 되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과정은 오는 4월 10일부터 6월 26일까지, 월~금 주5일, 1일 4시간 수업으로 총 212시간(53일 수업)에 걸쳐 진행되며 현장 실무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번 양성과정은 교육비 전액이 국비지원 되며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통해 22명의 교육대상자를 선정한다. 서류 접수 마감은 3월 29일이며,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수강신청 및 지원서류 제출이 가능하다. 3월 27일 2시에는 마포구청 시청각실(4층)에서 교육과정과 관련된 설명회가 진행된다. 수료후에는 직업상담사의 1:1 맞춤형 취업지원, 커리어 코칭, 취업협력업체의 채용정보 제공, 1인 창업자를 위한 창업부스 공간지원(별도 선발), 창업동아리 및 협동조합 설립지원 등이 병행된다.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은 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용노동부와 마포구 그리고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가 협업해 취∙창업 의지가 확실한 미취업자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디자인 출판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마포구의 경우 전자출판 시장 확대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소비욕구에 대비한 전자출판 전문인력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전자출판 인력이 배출될 경우 지역산업 부흥과 일자리창출에 기여할 것이라 예측된다.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 박주경 소장은 “현재 전자출판 시장에는 전자출판의 비전을 공유하며 전자출판 관련 기획, 편집, 제작, 디자인, 마케팅을 담당할 수 있는 전자출판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이번 2019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은 빠르게 확장∙변화하는 전자출판 시장의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현장밀착형 출판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전문인력이 꼭 필요한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취∙창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특별시중부여성발전센터는 ‘여성의 자기성장을 종합 지원하는 평생 파트너’를 슬로건으로 인쇄ㆍ출판ㆍ편집ㆍ디자인 관련 학과 졸업자, 관련 경력자, 동종 업계 취업희망자 등을 대상으로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 외에도 2019년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는113기 교육에는 90여 개의 직업교육을 비롯하여 생활문화 교육과 특강까지 총120여 개의 교육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휴일 같은 책, 휴식 주는 책

    책골남은 일주일에 두세 권 정도 책을 읽습니다. 평일에는 주로 신문 기사에 쓸 책을 골라 읽습니다. 한 주 동안 문화부에 온 책 가운데 독자도 함께 읽었으면 좋을 책을 살피고, 선택한 뒤엔 맹렬하게 읽고 글을 씁니다. 주말에는 일과 상관없이 재밌어 보이는 책을 제 취향대로 선택합니다. 올해 주말엔 어떤 책을 읽었을까 돌아봅니다. 우선 ‘가구 구조 교과서’(모눈종이). 책상, 수납장을 비롯해 가구별 구조를 그림으로 알기 쉽게 보여 줍니다. 요새 거실에 놓을 8인용 테이블을 만들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로이드 칸의 적당한 작은 집’(한스미디어)은 개성 있는 집을 사진으로 보여 주는 로이드 칸의 집 시리즈 신간입니다. 생각난 김에 ‘작은 집 짓기 해부도감’(더숲)도 다시 살펴봅니다. 해부도감은 일본 특유의 시리즈물인데, 그림이며 설명이며 정말 훌륭합니다. 부동산 관련 책도 눈길이 갑니다. 목공을 하다 보니 집 외에 별도 작업실이 필요해서요. ‘난생처음 토지투자’(라온북), ‘나는 오를 땅만 산다’(한국경제신문), ‘진짜 돈 되는 토지 노하우’(이레미디어). 이쪽은 문외한인데, 입문서 격으로 좋았습니다. 그런데 땅을 사려니 통장 잔고가 부족합니다. 돈 버는 방법과 관련한 책을 읽어 봅니다. ‘나는 돈에 미쳤다’(위너스북)는 제목이 워낙 특이해 집었습니다. ‘성실함의 배신´(홍익출판사)을 쓴 젠 신체로의 신간이더군요. 비슷한 책도 한 권 더 골라 읽었습니다. ‘돈 공부는 처음이라’(다산북스)입니다. 취미에 치우친 주말 독서 목록을 막상 공개하니 조금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책과 함께하는 주말은 역시 즐겁습니다. 책 고르기 부담스럽다면 이번 주말, 좋아하는 분야부터 시작해 보길 권합니다. 읽고 싶은 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꾸 늘어날 겁니다. gjkim@seoul.co.kr
  • 쾌감과 좌절감 사이…가려졌던 北 만나다

    쾌감과 좌절감 사이…가려졌던 北 만나다

    북한★여행/뤼디거 프랑크 지음/안인희 옮김/한겨레출판/436쪽/2만원 ‘보여 주려는 데가 아닌, 그 이면에서 더 많은 걸 볼 수 있는 곳.’ 북한을 여행해 본 이들이 한결같이 털어놓는 소감이다. 이동과 접촉의 엄격한 통제에 따른 제한적 방문과 목격에 대한 불만일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서양인들은 북한 방문을 원한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이후 그 욕구는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KDB 미래전략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원산·금강산을 비롯한 6개 관광개발구와 압록강·만포 등 5개 관광산업 관련 경제개발구를 지정했다. 북한 지역의 관광 기회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이 책은 북한 지역의 가려진 모습을 냉정한 시선으로 보여 줘 눈길을 끈다. 저자는 30년간 북한 곳곳을 다닌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동아시아 경제와 사회’ 교수. 1991년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유학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까지 매년 북한을 드나들며 이면의 실상을 추적해 왔다. 책은 그 끊임없는 발품의 결산이다. 북한 전문가 자격으로, 때로는 여행객으로 찾아가 드러낸 북한 9도 16개 대표도시의 이면이 생생하다. 중국이나 서해안에서 들어와 평양으로 가는 물품들이 전국으로 흩어지는 평성, 진짜 시장을 방문할 수 있는 라선, 전통 기와지붕과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그대로 보존된 그림 같은 개성…. 그곳들을 밟아 본 저자의 소감 역시 일반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 여행은 감정적으로 매우 도발적이고 절묘한 줄타기이다. 방문객들은 쾌감과 좌절감 사이에서 정서적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 소회대로 저자가 조심조심 훑어 낸 실상은 기존 지식에 비춰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전통 방식이 여전히 통용되는 쇼핑이 대표적이다. 구매자가 판매원에게 원하는 물건을 말하면 판매원은 종이쪽지를 구매자에게 주고 구매자는 쪽지를 들고 따로 떨어져 있는 계산대로 간다. 계산대에 돈을 내면 종이에 도장을 찍어 주는데 이 종이를 들고 판매원에게 돌아오면 이미 포장을 마친 상품을 종이와 바꿔 준다.평양에 퍼져 있다는 게릴라 식당도 눈길을 끈다. 눈에 띄지 않는 주택가의 게릴라 식당은 북한 사람들로 바글거렸고 음식은 전에 맛본 어떤 한국 음식보다 훌륭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이 평양에 충분히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렵게 찾아간 찻집 인상기도 눈에 띈다. “주인이 있는 동안에는 모든 게 다 잘 돌아간다. 하지만 주인이 집을 비우고 가게 운영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서비스의 질과 기업가 정신은 사회주의 게으름에 자리를 내주고 이따금 뭔가가 없어지기도 한다.” 초코파이 이야기도 있다. 초코파이 한 개가 암시장에서 10달러에 팔린다는 소문은 서양의 미디어가 북한에만 존재하는 외화원(외환 계산을 위한 원)의 작동 원리를 몰랐기 때문에 일어난 사건임을 지적한다. 실제로 초코파이는 시장에서 대략 1200원(약 0.15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그 숨은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을 수 있을 만큼 크게 놀랄 만한 것들이 아닐 수 있다. 그보다는 감춰진 장소와 그곳 사람들에 대한 냉정한 시선과 평가가 돋보인다. 이를테면 당창건기념탑을 방문하곤 이렇게 쓰고 있다. “다른 사회주의 국가처럼 북한에서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지식인은 가혹한 박해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의 문화혁명처럼 지식인 전체에 대한 무차별 박해는 없었다. 완전히 획일화되어 국가 노선을 따르는 예술계와 학계의 풍경을 보면 김일성과 투쟁 동지들은 지식인을 공공연히 배제하기보다는 통합할 만큼 영리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해부터 저자의 북한 방문이 막힌 이유는 이 책 때문이라고 한다. “머지않은 시기에 이 책이 한 시대의 기록물로만 남기를 바란다”는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북한은 분명 낙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옥도 아니다. 일면적인 관찰은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마리아 “애국부인회, 국권회복 나서야”… 여성 독립운동 ‘점화’

    김마리아 “애국부인회, 국권회복 나서야”… 여성 독립운동 ‘점화’

    ‘혈성부인회’ ‘대조선 애국부인회’ 통합 김마리아가 회장 맡으며 애국부인회로 3·1운동 후 수감자 구제 자금 모금운동 회원 대부분 간호원·교사 등 전문직 여성 주요 임원들 ‘치안 방해 혐의’로 징역형 독립사상 고취·임정 지원·외교관 파견 청년외교단 수뇌부도 징역 1~3년 선고“피고 김마리아, 황애시덕은 대한민국 애국부인회의 활동이 활발하지 못함에 분개하여 진흥을 꾀하기로 하고 1919년 10월 19일 김마리아의 숙소인 정신여학교 교내 미국인 선교사 천미례(L D Miller) 방에서 회동하고 조선독립을 위해 크게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1920년 6월 29일 대구복심법원 판결문 공소사실)여성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비밀결사조직 애국부인회는 김마리아 선생이 회장을 맡으면서 부흥했다. 판결문에 드러난 ‘애국부인회 취지´를 보면 당시 여성들이 독립운동을 두고 고민한 흔적이 나타난다. ‘국가를 가정과 같이 사랑하자. 가족으로서 가족을 사랑하지 않으면 가정은 이룩되지 않는다.(중략) 우리 부인도 국민 중의 한 구성원이다. 국민성 있는 부인은 용기를 떨쳐 그 이상에 상통하는 목적으로써 단합을 주로하고 일제히 찬동하기를 천만 바란다´고 적혀 있다. 본부와 지부 규칙은 ‘본 회의 목적은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일절의 외교를 강구, 진행함을 목적으로 하고 임시정부를 돕기 위해 외교를 실시하고(중략) 국권과 인권을 회복함을 표준으로써 전진하되 물러서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은 이를 불온문서로 규정했다. 애국부인회는 1919년 4월 각각 결성된 혈성부인회와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두 단체는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로 합쳐졌다가 3·1운동으로 투옥됐던 김마리아가 예심 면소 판결을 받고 석방된 뒤 회장을 맡으며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로 이름을 바꾼다. 공소사실에 나오는 10월 회동에서 회장 김마리아, 부회장 이혜경, 총무 황애시덕, 재무부장 장선희, 적십자회장 이정숙, 서기 김영순·신의경, 결사장 백신영이 결정됐다. 이들은 법원이 압수한 ‘불온문서´인 조선애국부인회간사부규칙 등을 정신여학교 등사실에서 인쇄해 조선 각지에 배포했다. 법원은 이를 치안방해 행위로 규정했다.애국부인회는 3·1운동 이후 수감자와 가족을 돕기 위해 운동 자금을 모았다. 각도에 지부장을 두고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 대부분은 여교사나 간호원 등 전문직 여성들이었다. 매월 회비 1원(현재 가치 약 4만원)이었는데, 지부에서는 회비의 3분의1을 본부로 보냈고, 본부는 그렇게 모은 자금을 임시정부에 헌금했다. 애국부인회는 활동 당시 100여명이 6000원(약 2억 4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보낸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애국부인회 여성들은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독립운동의 주체로서 활동했다. 판결문에 인용된 신문조서를 보면 신의경은 “10월 19일 김마리아 집에서 ‘남자는 조선독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음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 부인도 모임을 조직해 남자와 같이 독립을 위해 운동하자는 의견이 나오게 됐고, 모두 이에 찬성하고 모임 명칭을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로 정했다”고 말한다. 황애시덕은 “오현주가 조직한 혈성부인회는 불완전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완전한 것으로 조직을 변경하려는 것이 동기가 됐다”고 진술했다. 앞서 김마리아도 예심판사(검사)의 조사를 받으며 “조선 사람으로서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 남자가 활동하는데 여자가 못 할 이유가 있소?”라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시정부도 애국부인회를 독립단으로 인정했다. 애국부인회를 일제에 밀고한 오현주의 신문조서에 따르면 1919년 4월 상하이 임시정부는 조선 각지의 독립단에서 모두 대표자를 정부에 파견하고 있으니 애국부인회와 혈성부인회 대표자도 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김원경이 두 단체의 공동 대표자로 파견됐다. 조선총독부 대구지법 가와무라 시미즈 예심판사는 “이들의 치안방해 행위는 제령 7호 1조 1항에 해당하고, 각종 문서를 저작·반포한 점은 출판법 11조 1항과 조선형사령 42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모두 법조에 따라 징역형을 선택하고 처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복심법원 구리야마 겐키치 예심판사도 “피고인들은 조선인들은 남자는 물론 여자라도 서로 도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조선독립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부인 단체를 조직했다”고 말했다.애국부인회는 회장부터 서기까지 주요 임원들은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김마리아는 수뇌부 검거 과정에서 심하게 고문을 받아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애국부인회와 함께 적발된 청년외교단도 판결문에 함께 이름을 남겼다.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 고문을 맡았던 이병철은 청년외교단의 총무였다. 이들은 ‘국치기념경고문´에서 “절치하라. 담대하라”며 독립사상을 고취시켰다. 재판부는 “청년외교단의 목적은 조선 내에서 동지를 규합하고 독립의 정신을 보급함과 동시에 상하이 임시정부를 응원해 세계 각국에 외교원을 파견하고 독립에 대해 각국 동정을 구하며 독립의 요구를 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청년외교단 수뇌부도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헬기 사격 없었다” 전두환이 쏜 망발… 5·18 진실 규명 판 키웠다

    “헬기 사격 없었다” 전두환이 쏜 망발… 5·18 진실 규명 판 키웠다

    전씨 측, 정부서 확인한 모든 사실 부정 일부 국회의원 망언 업고 정쟁 노린 듯 시민단체 “이번에 헬기사격 못박아야” 법원서 발포 명령자 규명까지 기대 “일말의 기대마저 저버렸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9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광주의 법정에 선 전두환(88) 전 대통령을 지켜본 ‘광주’는 허탈했다. 형사재판에 넘겨진 뒤 1년 만에 처음 나온 전씨 측이 헬기 사격의 진위부터 따져야 한다며 그동안 이뤄졌던 진상규명 자체를 통째로 뒤집어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전씨 측 정주교 변호사는 “헬기 사격은 단 한 발도 없었다”며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전씨 재판을 앞두고 헬기 사격에 대해선 여러 정부 기관에서 사실관계를 공식 확인한 만큼 조 신부를 비난한 표현을 회고록에 쓰는 과정에서 고의성이 얼마나 입증되느냐가 쟁점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전씨 측이 “국가 기관들의 발표는 과학적·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면서 법정에서 다시 헬기 사격의 진위를 다퉈야 한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이사는 12일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씨와 여기에 동조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망언에 자신감을 얻은 전씨 측이 재판을 정치적으로 몰고 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이사는 “이미 밝혀진 역사적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있으니 오히려 형사재판에서 더 명백하게 법리대로 따져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형사재판에 전씨를 세웠으니 헬기 사격을 명백하게 못박으면 전씨 등 신군부가 그동안 주장한 ‘자위권 차원에서 현장에서 이루어진 발포’라는 주장을 뒤엎을 수 있고 더 나아가 발포 명령자를 규명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재판부는 전날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목록을 제출하지 않아 다음달 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갖고 증거목록을 정리하기로 했다. 준비절차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전씨는 이날은 법정에 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준비절차에서 재판장인 장동혁 부장판사가 검찰과 전씨 측의 증거신청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도 관심이다. 장 부장판사는 “집중심리로 진행하겠다”며 재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뜻을 밝혔다. 전씨의 회고록과 관련해 5·18 단체들이 전씨와 출판인인 전씨의 장남 전재국씨를 상대로 낸 두 차례의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과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이미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2017년 8월 4일 회고록에 대한 출판 및 가처분금지 신청을 받아들인 당시 광주지법 민사합의21부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발생한 직접적인 계기 및 경위, 헬기 사격을 명령한 지휘관들과 그 명령의 내용, 사용된 총기의 상세한 종류, 사격 방법 및 피해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순 없어도 적어도 5·18 기간에 현장에서 헬기를 통한 공중사격이 있었다는 사정만큼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씨 측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부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총탄흔적에 대한 법안전감정서와 5·18 당시 군인들과 목격자들의 진술 등이 근거 자료가 됐다.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 측 김정호 변호사는 “전씨가 헬기 사격을 앞세워 5·18 진상을 모두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재판을 계기로 전체적으로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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