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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훈문학대상에 소설가 장류진·정지아

    심훈문학대상에 소설가 장류진·정지아

    올해 심훈문학대상에 장류진·정지아 소설가가 공동 선정됐다. 도서출판 아시아와 심훈선생기념사업회는 대상 수상작에 단편소설 ‘도쿄의 마야’(장류진), ‘검은 방’(정지아)이 뽑혔다고 10일 밝혔다. 상금은 각 1000만원이다. 신인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심훈문학상은 소설 부문 도재경, 시 부문 최세운에게 돌아갔다. 상금은 소설 700만원, 시 500만원이다. 당선작은 도서출판 아시아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123편 잡지 창간사로 읽는 문화연표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123편 잡지 창간사로 읽는 문화연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 지킴이’라 불리는 한 잡지와 싸움 중이다. 바로 160년 전통 ‘애틀랜틱’이다. 애틀랜틱은 트럼프가 참전 군인들을 비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고, 트럼프는 “나보다 더 그들을 존경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로 사태를 막으려 한다. 시선을 한국으로 돌려 보면, 잡지 한 권이 세상을 움직인 경우도 많았다. 장준하 선생 주도로 1953년 창간한 ‘사상계’는 민족, 민주주의, 남북문제에 관한 논쟁적인 글로 1950~1960년대 식자들의 필독 잡지로 자리매김했다. 1976년 창간한 문화잡지 ‘뿌리깊은 나무’는 우리말에 대한 애착과 가로쓰기 등으로 이후 잡지들의 준거가 됐다.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은 해방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출간한 126종 잡지, 123편 창간사로 당대 문화를 읽어낸다. 현대 문화사와 문학사를 연구하는 저자 천정환은 “잡지사(史)가 문화의 연표”라고 강조한다. 당대의 문화적, 사회적 자장 안에 있을 수밖에 없고, 그 흐름을 짚어 내고, 새로운 조류를 제시하는 게 잡지의 존재 목적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창간사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창간사에는 어떻게 세상을 ‘취재’, ‘편집’해서 보여 줄 것인지에 대한 창간 주체들의 방향이 천명된다. 고로 대개 창간사는 ‘선언’이다”라고 설명한다. ‘뿌리깊은 나무’ 창간사에서 한창기 발행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잘 사는’ 일은 헐벗음과 굶주림에서 뿐만이 아니라 억울함과 무서움에서도 벗어나는 일입니다. 안정을 지키면서 변화를 맞을 슬기를 주는 저력. - 그것은 문화입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 냈고, 문화가 가진 창의성이 대안임을 보여 줬다. 문화의 힘은 1960년대 4·19혁명의 뿌리였고, 19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졌다. 책은 잡지 출간을 막으려 종이 공급을 통제한 일제와 독재정권의 정책을 고발하며 시대의 아픔까지 훑어 낸다. 1990년대에 무크 등 다양한 형태의 잡지가 나오면서 시대의 문화를 견인한 사례도 열거한다. 그야말로 시대의 증언이자, 잡지 혹은 출판문화 발전의 사례집인 셈이다. 한동안 잡지의 종말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잡지는 또 새로운 모습으로 창간한다. 원래 속성상 ‘잡’(雜)스러워 생명력이 길기 때문일 것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 했으니, 우리 문화를 견인하는 새로운 잡지의 탄생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옛 잡지의 말들을 읽어 보는 일도 나름 괜찮을 듯하다.
  • 장관 엄마도 교수 아빠도 없는데… 나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장관 엄마도 교수 아빠도 없는데… 나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영화와 고전으로 바라본 가족들 소유욕과 상호 집착 결정체이자살육 불사하는 드라마 주인공도서로 북돋는 관계로 재구성해야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계급과 빈부격차를 높이와 냄새 등 여러 상징으로 나타냈다. 너무나 잘 만든 영화를 뒤로하고 극장 문을 나서며 품게 되는 감정은 찜찜함이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이 찜찜함을 ‘가족’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부유하건 가난하건 똘똘 뭉쳐 남을 밀어내는 영화 속 가족의 모습이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는 것이다. 출판사 북튜브는 영화와 고전 등으로 가족을 바라본 ‘가족특강’ 시리즈를 최근 출간했다. 영화 ‘기생충’, 중국 근대 소설가 루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사마천의 ‘사기’로 가족을 해석한다.고 평론가는 ‘기생충과 가족, 핵가족의 붕괴에 대한 유쾌한 묵시록’에서 소유욕과 서로에 대한 정서적 집착만을 지닌 채 살아가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우리 시대 자화상이라고 설명한다. 가족의 이익과 서로에 관한 집착만을 키우기보다 구성원들이 세상을 향해 나아가도록 응원해 주는 관계로 가족 윤리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문학 공동체 문탁 네트워크 이희경 활동가는 ‘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에서 가족의 위기를 지적한다. 몰락한 집안의 아들이자 아버지의 병환으로 가족의 삶을 짊어져야 했고 원치 않는 결혼을 했던 루쉰의 삶이 그의 첫 소설 ‘광인일기’에 투영된 과정을 짚어 간다. 그리고 1920년대부터 시작해 1960년대에 완성된 지금의 한국 가족의 이미지가 서서히 해체하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남산강학원 신근영 연구원은 ‘안티 오이디푸스와 가족, 나는 아이가 아니다’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그는 사랑과 보살핌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가족이 사실은 우리를 주저앉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다. 철학자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안티 오이디푸스’를 통해 가족이 자본주의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현대인이 개인의 욕망을 가족 속에 가둔다고 설명한다. ‘사기와 가족, 고대 중국의 낯선 가족 이야기’는 고대 가족으로 눈을 돌린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과 달리 사기에 등장하는 가족은 막장 드라마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춘추전국시대 첫 패자 제환공의 선대왕인 양공의 치정과 형제들 간의 살육전을 시작으로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그는 가족의 현실을 직시해야 비로소 다른 가족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기획은 지난해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에서 진행한 가족특강 전체 6강 가운데 4강이다. 출판사 측은 나머지 2강인 ‘소세키와 가족’, ‘카프카와 가족’을 곧 출간한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반품 서점, 실시간 온라인 서점 어때요?”

    “반품 서점, 실시간 온라인 서점 어때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서 수수료를 기꺼이 냅니다. 편하기 때문이죠. 책을 이렇게 시도해보면 어떨까요?” 책을 마치 음식 시켜먹듯 간단하게 주문할 수 있는 ‘책 배달’ 앱, 서점에서 반품으로 들어온 책을 싼 가격에 파는 ‘반품 서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시를 골라 읽을 수 있는 ‘시 플랫폼’, 그리고 24시간 운영하면서 책 포장과 발송까지 보여주는 ‘실시간 온라인 서점’. 비영리기관인 한국작은출판문화연구소 김새봄 소장이 생각한 여러 아이디어다. 8일 서울 서초구 나우리빌딩에서 열린 ‘혁신출판플랫폼 개발을 위한 콘퍼런스’를 주최한 김 소장은 이런 생각을 쏟아낸 뒤 현실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작은 출판사나 작은 서점에 도움될만한 것들을 중점에 둔다. 그러려면 지금 구조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김 소장이 주장하는 ‘혁신’의 의미다. 예컨대 책 배달앱은 현재의 고루한 유통 방식을 바꾸는 방법이다. “최근 인터파크송인서적 회생신청 사태는 출판업이 혁신과는 거리가 먼 산업임을 다시금 보여줬습니다. 예전과 같은 제조업 형태를 유지하는 한 출판계의 혁신은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것들을 보여줘야 합니다.” 반품 서점은 출판사가 팔지 못하는 반품 서적을 해결하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시 플랫폼은 이른바 ‘을’ 위치에 놓인 작가들을 위해 구상했다. 김 소장은 “시집이 간혹 베스트 셀러에 오르긴 하지만, 일부 작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시를 쓰면서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처럼 시 한 편당 비용을 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독자들의 시 구입비 전액을 작가에게 주고, 대신 구글처럼 축적한 데이터로 다른 사업을 벌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시간 온라인 서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독자들이 굳이 서점에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책 전문가, 혹은 출판사 관계자와 일대일 소통하면서 책을 살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러나 이런 아이디어들은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고, 이에 따라 투자를 받는 일도 어렵다. 책 배달 앱은 경기도 측에 지원을 문의했지만 “수익성이 낮다”며 퇴짜를 맞았다. 반품 서점은 도서정가제 규제를 넘어야 한다. 시 플랫폼이나 실시간 온라인 서점 역시 바로 구현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그는 “현실적인 문제를 넘어야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대학 4학년 때 무작정 출판사를 만들고, 필사책이라는 장르를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와관련 “실패하더라도 예전처럼 또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다. “출판 산업은 제조업을 벗어나 이제 ‘연결업’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산업의 방향이 바뀌고 있는데, 지금 구조가 깨기 어렵다고 앉아만 있으면 안 됩니다. 사업 계획을 정리하면 곧 클라우드펀딩을 시작할 겁니다.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주세요.”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하늘이 감춘 그림… 스님, 암각화에 꽂히다

    하늘이 감춘 그림… 스님, 암각화에 꽂히다

    5년간 모은 탁본 70점 인사동서 전시 고령 장기리 암각화 처음 접한 뒤 매료 몽골·카자흐 등 알타이지역 10번 탐방문자가 없던 선사시대 사람들은 동굴과 바위에 갖가지 형상을 그리거나 새겨 뭔가를 표현했다. 암각화다. 신석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까지의 것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우리에겐 울산 반구대암각화가 익숙하다. 그 암각화는 먹고 사는 생활상의 단순한 표현을 넘어 알지 못하는 세계를 향한 동경과 두려움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종교적 상징으로까지 해석된다. 지난 5년간 암각화에 미쳐 살아온 조계종 스님이 그간의 고행과 깨달음을 책과 전시로 정리해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을 지내고 지금은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소임을 맡은 수락산 용굴암 주지 일감 스님이 주인공이다. `하늘이 감춘 그림, 알타이 암각화´ 전시회(15~21일)에 앞서 지난 7일 전시장인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만난 일감 스님은 “원래 암각화 전문가가 아니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15년 전 수묵화가이자 암각화 전문가인 김호석 화백과의 인연으로 경북 고령 장기리 암각화를 본 뒤 그야말로 ‘꽂혔다’. 2016년부터 암각화 분포 지역인 러시아 연방의 알타이공화국, 몽골,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 이른바 ‘범알타이 권역’을 10여 차례 탐방하며 150여개의 탁본을 떴다. 가져올 수 없기에 탁본으로 떠 왔다고 했다.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과 텐트를 날려 버리는 강풍, 호흡조차 힘든 해발 3000m의 고산지대에서 암각화 탁본을 뜨는 작업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암각화는 깨어 있는 사람들을 기다려 하늘이 감춰 놓은 비장(秘藏)의 그림´이라는 스님은 그 소중한 흔적들을 찾아가 만나는 과정을 놓고 “말길이 끊어진 자리를 찾는 선(禪) 수행과 흡사하다”고 했다. 스님 말을 빌리자면 암각화는 고통 없는 세상, 즉 낙원으로 향상(向上)하려는 의지를 종교적으로 승화시킨 예술이자 영혼의 성소인 셈이다. `하늘이 감춘 그림…’ 전시회는 스님이 5년간 수행처럼 이어 온 암각화 탐방의 결실인 탁본들을 일반에 보여 주는 자리. 150점 중 70점을 엄선해 내놓았다. 울산 반구대암각화 복제 작품 1점도 들어 있다. 전시는 갤러리 2개 층에서 나눠 열리는데 ‘하늘’ 영역으로 명명된 지상 1층에선 ‘태양신’, ‘바람신’, ‘하늘마차’, ‘기도하는 사람들’처럼 암각화에서 주로 하늘과 신으로 묘사된 작품들을 보여 준다. ‘땅’의 영역으로 나눈 지하 2층은 인간이 사는 대지며 생명을 담아낸 작품들로 꾸몄다.전시에 앞서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동명의 책은 `암각화 명상록´이라고 할 수 있다. 70편의 암각화를 대할 때마다 떠올랐던 감흥을 시와 짧은 에세이로 정리했다. “학위만 없을 뿐 박사급 수준의 식견을 가지고 있는 일감 스님은 암각화가 말하고자 하는 그 떨림을 감지하는 특별한 감(感)이 있다”고 했던 수묵화가 김호석의 평가가 실감 난다. 시로 담아낸 그 영감의 순간들은 선 수행으로 단련된 스님의 선어(禪語)록처럼 꿰어진다. 커다란 사슴이 새겨진 암각화 앞에 서선 “피와 살은 배고픔을 채워 주었고/ 종래에는 뭇 생명들의 애달픈 염원을 안고/ 다시 또 내려올 하늘이 되었다/ 아 하늘사슴이여”라고 풀고 있다. 사람들이 짝을 지어 춤을 추는 암각화를 놓곤 “제사, 기도, 소원성취/ 그런 말은 다 잊어버렸고/ 춤을 출 뿐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신이 태어난다”고 했다. 스님이 보는 암각화는 결국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이 일궈 낸 `화엄만다라´인 셈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파이팅”이란 말은 하지 않겠어/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파이팅”이란 말은 하지 않겠어/박산호 번역가

    “올해는 내 인생 최악의 여름이야.” 보기만 해도 야들야들하고 촉촉하면서 탱글탱글한 자태가 군침이 도는 족발을 앞에 두고 딸이 내뱉었다. 딸은 북한군도 무서워한다는 광기를 뿜어내는 중2보다 더 막강한 까칠함과 예민함이란 화력을 보유한 고3이다. 평소 같았으면 무한 긍정주의자에, 말의 힘을 굳건하게 믿고 있는 나는 반사적으로 잔소리 스킬을 시전했겠지만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020년을 앞두고 나에게 계획이 있었듯 딸도 그랬다. 사실 고3에게 굳이 계획이랄 게 있나. 그저 무한노력과 무한체력에다 부모의 무한지원까지(금전적, 심정적) 보태서 오랫동안 목표해 온 일본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모녀는 각자 다른 의미로 어금니 꽉 깨물고(나는 열심히 돈을 벌고, 딸은 열심히 그 돈을 쓰면서 공부하고) 올해만 버티자 생각했다. 그때는 우리의 계획이 그토록 원대하고 야심찬 것이 될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미래.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코로나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일제히 끊긴 출판사들의 의뢰를 내가 초조히 기다리는 동안 딸은 그만의 위기 속에서 혼란스러웠다. 생전 처음 해보는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려 애쓰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등교 일정에 맞춰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꼬박꼬박 학교 수업을 듣고, 6월로 예정된 유학 시험을 진땀 흘리며 준비하는데 갑자기 코로나로 시험이 취소됐다는 날벼락 같은 통보가 날아왔다. 결국 11월 시험 한 번에(원래는 6월과 11월 두 번 볼 수 있었다) 사활을 걸어야 하다니 무슨 이런 일이 있냐며 딸은 울음을 터트렸지만 곧 씩씩하게 눈물을 닦고 바라던 대학의 원서 준비를 시작했다. 그렇게 무려 한 달 동안 영혼까지 갈아 넣은 원서를 보냈는데 유학원의 실수로 서류 하나를 빠트리는 바람에 대학에서 접수를 허락할 수 없다는 두 번째 청천벽력이 찾아왔다. 딸은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로 “괜찮아, 내가 회복력 하나는 짱이잖아?”라고 오히려 상심한 나를 달래 줬다. 하지만 무한긍정, 무한열정, 무한체력에도 한계는 있는 법. 코로나로 학원이 망하는 바람에 일산 집에서 학교를 거쳐 서울과 수원 학원 사이의 복잡한 동선을 오가던 아이는 급기야 모의고사를 보다 쓰러졌다. 그런 딸이 평소엔 없어서 못 먹던 족발을 보며 “내 인생 최악의 여름”이라 중얼거렸을 때 나는 “그래, 올여름이 참 그러네”라는 대꾸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좀더 신경 써서 챙겨줄 걸. 돈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딸라빚’을 내서라도 비싼 학원에 보내줄 걸. `무엇보다 가장 큰 후회는 아침마다 학교 가는 아이에게 눈치도 없이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알량한 문자 한 통 보내 놓고 안심하지 말고 아이의 몸과 영혼을 좀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올 한 해로 네 인생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이것은 네 인생에서 프롤로그의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말해 줬어야 했는데. 대학에 합격해야 진짜 인생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 지금 이렇게 잔인하게 흐르는 시간도 네 소중한 인생의 일부라는 걸 알려줬어야 했는데. 코로나가 역대급 서프라이즈이긴 하지만 인생은 본질적으로 변화무쌍하다. 바라고 꿈꾸는 미래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위해 기다릴 거라는 생각은 우리의 일방적인 오해였을 뿐이다. 모든 학교, 회사, 상가, 공장, 관공서, 지하철과 비행기가 시간 맞춰 딱딱 돌아가고, 운행되고, 운영되고, 달리는 일상이 현실이 된 건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종교처럼 열렬하게 믿고 의지하던 현실이 사실은 허상에 가깝고. 삶은 언제 어느 때 어떤 계기로든 무릎이 푹 꺾이듯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을 이제 세상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딸에게 몇 발짝 앞서 나가 본 선배로서 일러줬어야 했다. 나는 입맛을 잃은 아이를 위해 망원시장까지 가서 공수해 온 족발 접시를 밀어 주며 생각했다. 미안하고 안쓰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인터스텔라’의 대사를 빌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지금은 힘들겠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을 거야.” 이런 결심도 했다. 앞으로 다시는 “파이팅”이란 말을 쉽게 하지 않겠다고.
  • [부고]

    ●이점옥씨 별세 이영호씨 부인상 이권열(동군산병원 치과 과장)·권태(서울신문 광고국 영업총괄)·미현(한천초교 교사)·권희(캐나다 거주)씨 모친상 김기근(자영업)씨 장모상 김순옥·이혜숙·최자영씨 시모상 5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50분 (02)2258-5940 ●엄태국(서예가·전 대한지적공사 완주출장소장)씨 별세 엄기순·기숙(유니온랩 약사)·상현(동아일보 출판국 콘텐츠비즈팀 차장)·미라·미영(클루제주칠성점 대표)·상욱(이지윈 대표)씨 부친상 이태환(전 덕암중 교사)·민경직(경일한의원 원장)·김호일(인포뱅크 전무)·이동남(제주 유나이티드 경영지원실 부장)씨 장인상 김미순·조미경씨 시부상 5일 전북대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63)250-2442 ●명노봉씨 별세 명희재·선재(현대자동차 품질본부 차장)씨 부친상 안태석(KB증권 어드바이저리 부장)씨 장인상 나하나씨 시부상 6일 충북대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43)269-7213 ●김재석씨 별세 김상열(신림씨앤디 대표이사)·유미(고양시 무원중 교사)씨 부친상 원윤재(대한상공회의소 홍보실 차장)씨 장인상 5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31)960-0235 ●정동균씨 별세 정회훈(여수시의회 사무국 홍보자료팀장)씨 부친상 5일 여수제일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61)692-4444
  • 미국 대학 백인 여교수가 흑인 행세를, 왜?

    미국 대학 백인 여교수가 흑인 행세를, 왜?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백인 여교수가 오랫동안 흑인 행세를 한 사실을 털어놔 학계에 커다란 파문이 일으키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디아스포라’(Diaspora·본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에 관해 연구하는 제시카 크루그 미국 조지워싱턴대 역사학 교수는 3일(현지시간) 온라인출판 플랫폼의 하나인 미디엄(Medium)을 통해 자신이 미 캔자스시티 출신의 백인 유대인 여성이라고 뒤늦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북아프리카 출신 흑인, 미국 흑인, 카리브해에 뿌리를 둔 흑인 등이라고 주변에 거짓말을 해왔다고 밝혔다. 크루그 교수는 제시카 라 봄발레라라는 가명으로 인권운동을 해왔으며, 뉴욕의 백인들이 뉴욕 내 흑인과 라틴계 원주민들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크루그 교수는 자신의 인종을 속인 사실을 고백하면서 “나는 어릴 때부터 해결하지 못한 정신건강 문제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 탓으로 돌렸다. 그는 “나는 문화광을 넘어 문화에 대한 거머리였다”며 “수년간 거짓말을 끝내는 방안을 생각해왔으나 겁이 나서 윤리를 선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크루그 교수는 자신의 거짓을 폭로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인종 문제를 다루는 매체 레이스 베이트르의 하리 지야드 편집장은 “그의 정체성이 들통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 교수가 흑인 행세 이유로 정신건강 문제라고 밝혔지만, 미국 흑인들의 학계에서 각종 특혜를 누리려고 흑인 행세를 해온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낳는다. 미국 흑인 역사,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를 연구하는 그가 장학금, 회원자격 등을 얻는 데 유리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실제로 흑인 연구자들의 학회에 가입했고 흑인의 정치 및 정체성 등과 관련한 학술 서적을 출판해 흑인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과 프레데릭 더글러스의 이름을 딴 상의 최종 후보가 되기도 했다. 또 2012년 박사학위를 받은 위스콘신대에서 브라질?앙골라를 방문하는 해외연구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남미 출신 흑인인 요마이라 피게이라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크루그처럼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백인이 흑인행세를 하면서 흑인 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사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 주 스포캔 지부장인 레이철 돌레잘은 2015년 백인이라는 사실이 폭로돼 유명한 흑인 인권운동가의 지위를 잃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조지워싱턴대은 충격에 빠졌다. 그의 강의를 수강한 한 학생은 “매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라틴 커뮤니티와 인연이 있다고 단언했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공동체 경제학(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월가 점령시위 당시 ‘강의실 밖 강의’를 감행했던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의 저작. 대안 경제학자인 그는 개인주의와 이기심, 경험보다 합리성을 우선시하는 인간, 무한한 욕구 등 주류 경제학의 가정이 어떻게 공동체 파괴에 일조해 왔는지를 서술하고, 공동체 회복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528쪽. 2만 8000원.21세기 군주론(양선희 지음, 독서일기 펴냄) 소설가이며 언론인인 저자의 중국고전 현대화 작업 4번째 작품. 고대 중국 패왕의 스승들인 태공망 여상과 관중의 사상, 중국 제왕학의 교과서 ‘한비자’와 한비자의 사상적 근원이었던 노자, 황로학을 좇으며 고대 ‘도법가’ 사상에 기원을 둔 제왕학을 다뤘다. 194쪽. 1만 3000원.중국과 협상하기(헨리 M 폴슨 주니어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펴냄) 세계적인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의 최고 경영자였으며, 미국의 재무장관을 지낸 저자가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과 상대했던 경험을 담은 회고록. 25년간 100차례 중국을 왕래했던 중국통인 저자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탄생과 진화, 중국의 지도자들과 관계 맺는 법 등을 제시한다. 616쪽. 2만 5000원.검사의 대화법(양중진 지음, 미래의창 펴냄) 20년 경력의 베테랑 검사가 들려주는 사람들과의 대화법. 조사실에서의 대화, 대질 조사, 수사 상황을 주시하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 동료 검사들과의 토론 등을 통해 ‘직장인으로서의 검사’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을 듣는지 담백하게 소개했다. 288쪽. 1만 4800원.돌팔이 의학의 역사(디아 강·네이트 페더슨 지음, 부희령 옮김, 더봄 펴냄) 위험한 약과 엉터리 치료의 세계사. 사기를 치는 의사들과 과학자, 무당들과 약장수 등이 만든 기괴하고 위험한 67가지가량의 치료법들을 소개하며 의학사의 부정적 측면을 조명한다. 책에 따르면 링컨은 수은이 들어간 두통약을 복용하다 중금속에 중독됐고, 에디슨은 코카인이 들어간 와인을 마시며 밤새워 실험했다. 432쪽. 2만 5000원.인공지능 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정재민 지음, 사계절 펴냄) 인공지능이 대세인 시대, 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담은 미디어 리터러시 입문서. 청소년들의 미디어 편식을 염려하는 저자는 알고리즘의 선택에서 벗어나 가짜뉴스와 ‘딥페이크’(특정인의 신체 등을 합성한 편집물)를 가려내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272쪽. 1만 4800원.
  • 국내에서 즐기는 이국적인 호캉스 ‘카시아 속초’ 관심 집중

    국내에서 즐기는 이국적인 호캉스 ‘카시아 속초’ 관심 집중

    올여름 휴가는 ‘호캉스’가 대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해외 여행이 어렵게 되면서, 국내에서 편안하면서도 안전한 휴식을 취하려는 수요자들의 ‘호텔’로 몰렸기 때문이다. 자유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이 지난해 여름(7~8월) 해외여행을 떠났던 자사 고객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는 국내 호캉스를 2번 이상 즐길 것’이라는 답변이 7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4회 이상 가겠다는 답변도 34.7%였다. 반면 국내 호캉스가 해외여행 대비 아쉬운 점은 ‘해외에서만 느낄 수 있던 이국적 분위기’가 33.5%로 1위를 차지했다. ‘바다나 숲, 야경과 같은 다양한 뷰의 부족’(19.6%)이라는 의견도 많았는데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난 분위기, 이국적 자연환경 등을 가장 아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남아 등에서 즐기던 ‘스파나 마사지’ 등 가성비 높은 휴식이 아쉽다는 대답은 17.3%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이국적인 분위기와 자연환경, 스파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선보여 눈길을 끈다. 반얀트리 그룹이 위탁운영하는 ‘카시아 속초’가 바로 그것이다. 1987년 설립 이후 ‘영혼의 안식처’를 표방해온 반얀트리 그룹은 세계 유수의 여행지를 대표하는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체인이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40개의 호텔과 리조트, 60개의 스파, 70여 개의 리테일 갤러리, 3개의 골프코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휴양을 제공하고 있다. 반얀트리 그룹은 지난 7월 마스턴제88호속초피에프브이㈜와 ‘카이사 속초’ 위탁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얀트리 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카시아 호텔 브랜드의 상품 개발을 위한 기술과 디자인, 서비스, 운영 시스템 등을 제공하며 위탁 운영까지 맡게 됐다. 반얀트리 그룹의 국내 첫 진출이라는 상징성에 걸맞은 이국적인 설계도 반영된다. ‘카시아 속초’는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건축가 20인에 선정된 김찬중 건축가가 책을 모티브로 한 통합 디자인을 구현해 외관 조형미를 높였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특화 시설도 도입된다. 막힘없는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인피니티 풀에는 모래사장을 더해 전용 해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외 부대시설로는 세계적 아트북 출판사인 ‘애술린(Assouline)’ 서적으로 채워진 도서관과 지하 1000m 광천수를 활용한 고급 스파와 사우나, 국제회의 및 비즈니스 행사가 가능한 400석 규모의 연회장 등이 있다. 한편, ‘카시아 속초’는 개별 등기를 통한 오너십제로 운영된다. 계약자는 1년 중 30일(성수기 7일, 주말 7일, 평일 16일)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며, 남는 335일은 반얀트리그룹에서 위탁 운영해 그 수익금을 배당받을 수 있다.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속초는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 일원에 연면적 12만 560㎡, 지하 2층~지상 26층, 총 717실 규모로 조성된다. 현재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VIP라운지를 운영 중이며,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사] 숙명여대, 동국대, 산업통상자원부, 서울시립대

    ■ 숙명여대 △ 산학협력단 연구부단장 김종민 △ 산학협력단 산학부단장 신동식 △ 법무감사실장 권대현 △ 인권센터장·인권상담소장·성평등상담소장 이영애 △ 창업지원단장·앙트러프러너십센터장 김규동 △ 경영전문대학원장 서용구 △ 교원양성센터장·교육대학원 교학부장 박소영 △ 입학처 부처장 김양진 △ 아시아여성연구원장·다문화통합연구센터장 장민선 △ 정보통신센터장 이기용 △ 숙대신보사·교육방송국 주간 심숙영 △ 아태여성정보통신원장 조정인 △ 여성건강연구소장·건강생활과학연구센터장 양영 △ 디자인연구소장 김흥렬 △ 아시아여성연구원 간사 손서희 △ 자연과학연구소장 함시현 ■ 동국대 ◇ 학교법인 △ 전산원장 손재현 △ 법인사무처 총무부장 박진수 △ 출판문화원장 백승규 ◇ 대학 △ 남산학사 관장 겸 고양학사 관장 박현식 ■ 산업통상자원부 ◇ 과장급 임용 △ 장관정책보좌관 김영근 ◇ 과장급 전보 △ 자유무역협정이행과장 윤선영 ■ 서울시립대 △ 세무전문대학원장 겸 조세재정연구소장 박훈 △ 법학전문대학원장 이상경 △ 세무전문대학원 부원장 강성모 △ 법학연구소장 김호기
  • 꿀벌 독으로 악성 유방암 세포만 100% 죽여…신약 개발 열쇠 될까

    꿀벌 독으로 악성 유방암 세포만 100% 죽여…신약 개발 열쇠 될까

    꿀벌의 독이 유방암 세포만을 표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일 호주 ABC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서호주대 등 국제연구진은 양봉꿀벌(학명 Apis mellifera)에서 추출한 독이 악성 유방암으로 널리 알려진 삼중음성 유방암의 세포를 빠르게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전체 유방암의 10~15%를 차지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현 시점에서 임상적으로 효과적인 표적 치료제가 없다고 알려져있다. 연구를 주도한 시애라 더피 박사(서호주대)는 “꿀벌의 독이 정상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는 농도에서 삼중음성 유방암 세포 중 일부를 죽이는 데 현저하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이 독을 특정 농도로 주입하면 1시간 안에 삼중음성 유방암이나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양성 유방암의 세포를 100% 죽이지만,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서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20%를 차지하지만 치료 예후가 가장 좋은 유형으로 알려졌다.더피 박사는 “퍼스에 있는 서호주대 안에 연구 목적으로 조성한 벌집에 있는 꿀벌을 포획해 독을 채취했으며 아일랜드와 영국에서도 벌 독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퍼스에 사는 꿀벌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건강한 벌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 연구자는 이들 꿀벌을 일단 이산화탄소로 잠재운 뒤 얼음판 위에 놓고 나서 독을 추출했다. 그러고나서 추출한 독을 유방암 세포에 주입해 그 효과를 시험했다는 것이다.더피 박사와 동료들은 꿀벌 독의 주성분인 멜리틴에 암세포를 사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들 연구자는 멜리틴을 화학적으로 합성해서 재현했는 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멜리틴 역시 꿀벌 독의 항암 효과 대부분을 모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피 박사는 “멜리틴이 하는 일은 실제로 암세포 표면이나 세포막으로 침투해 구멍을 만들어 그 세포가 죽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멜리틴은 또 다른 강력한 능력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성분은 20분 안에 삼중음성 유방암과 HER2 양성 유방암의 성장과 복제를 촉진하는 신호를 방해했다. 이는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것. 이번 연구에서는 또 멜리틴을 기존 화학 치료제와 함께 사용했을 때 쥐의 종양 성장을 줄이는 데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자는 기존 치료제인 도세탁셀과 멜리틴을 조합해 유방암 종양이 있는 쥐들에게 투여했다. 그 결과 멜리틴은 암세포에 구멍을 냄으로써 도세탁셀 성분이 세포 안까지 침투하게 해 종양의 증식을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더피 박사는 “이 연구는 단지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꿀벌의 독을 체내에서 전달하는 방법이나 안전한 최대 허용량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그룹(NPG)에서 발행하는 ‘네이처 파트너저널 정밀 종양학’(npj Precision Oncology) 최신호(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 시대 미래는”… 文대통령 서재엔 이 책 꽂혔다

    “코로나 시대 미래는”… 文대통령 서재엔 이 책 꽂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는 가운데 올여름에 읽은 4권의 책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9월은 독서의 달이다. 해마다 여름휴가 때 읽은 책을 소개하곤 했는데 출판시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보람도 있었다”면서 “방역 협조를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독서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독서 리스트’로 엿본 최우선 관심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류의 미래였다. 최재천·장하준 등 6명의 석학이 코로나가 우리 삶과 세계에 가져올 변화와 기회를 심층진단한 ‘코로나 사피엔스’,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 등과 인터뷰한 ‘오늘부터의 세계’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개인이나 정부가 어떤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지 가늠해 볼 수 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고교 시절 역사학자를 꿈꿨던 문 대통령은 김준혁 한신대 교수의 ‘리더라면 정조처럼’과 서울신문 주필을 지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쓴 ‘홍범도 평전’도 일독을 권했다. 문 대통령은 “정조대왕이 금난전권을 혁파해 경제를 개혁한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홍범도)의 생애와 함께 잘 몰랐던 초창기 항일무장독립투쟁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여름휴가 때 읽은 책을 소개해 왔다. 그때마다 판매량이 급증해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 셀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2017년 ‘명견만리’, 2018년 김성동의 소설 ‘국수’(國手),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등을 읽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성교육 축소된 게 맞나?” 與질문에도 동문서답하는 여가부장관

    “성교육 축소된 게 맞나?” 與질문에도 동문서답하는 여가부장관

    나다움책 회수 책임 어떻게 질문에 여가부 장관 “성인권교육 강화하겠다” 동문서답미래통합당 비판에 나다움책 일부 회수 여성가족부가 2019년 성평등·인권도서로 선정해 배포한 ‘나다움어린이책’이 비판받는데 따른 대처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분통을 터뜨렸다. 뚜렷한 기준과 철학을 바탕이 없는 상태로 비판이 쏟아지자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 김병욱 의원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와 관련해선 “남녀간 성관계를 ‘재미있는 일’, ‘신나고 멋진 일’, ‘하고 싶어진다’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마음이 자꾸 끌린다면’의 경우에는 동성애를 미화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여가부는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등 7종에 대해 회수 결정을 했다. 1일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나다움 도서 중 일부가 축소되고 취소도됐다”며 “성교육이 미화되거나 축소돼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정옥 장관은 “현재 많은 사회적 공론이 일어났기 때문에 공론에 대해 적극 귀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덴마크는 해당 책 회수했나” 與 의원도 비판 유 의원은 이어 “(비슷한 논란이)덴마크에서 50년 전인 1971년 벌어졌다”며 “이 책이 당시 모두 회수됐나”라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유 의원은 “맞다. 1972년 덴마크 문화부 아동도서상 받고 전세계 번역 출판돼 100년 덴마크 역사 대표하는 100개 물건에 선정됐다”며 “전문가들이 효과적인 성교육 책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이 “지금이라도 공론화 논의 없는 회수조치를 취소할 생각이 있느냐”고 되묻자 이 장관은 “이게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지 않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것 같아서”라며 화제를 돌렸다. 여가위 여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도 “나다움 도서에 대한 (회수)결정은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흐름을 꺾는다는 문제가 있다”며 “현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여가부 장관으로서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여가부에서 교육부와 협업해 학교 성평등교육 책임지고 있다”며 질문과 관련 없는 답변을 했다. 이에 권 의원이 “이번 결정으로 만들어질 역행적, 퇴행적 현실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되물었지만 이 장관은 “성에 대한 개방적, 보수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기에 공적인 차원에서 성인권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관련없는 답변을 재차 반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수습하겠다는 얘기가 담겨있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다음에 말해달라”며 매조지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신동근 의원도 “자기사업을 하는데 핵심없이문제 생기면 무작정 대처하니 여가부 없애자는 청원이 올라오는 것 아니냐”며 “이건 맞다, 이건 아니다 판단을해야지 왜 일을 이렇게 하느냐”고 질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포스트코로나·정조·홍범도… 文대통령 사로잡은 4권의 책은?

    포스트코로나·정조·홍범도… 文대통령 사로잡은 4권의 책은?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국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여름에 읽은 ‘독서리스트’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9월은 독서의 달이다. 해마다 여름휴가 때 읽은 책을 소개하곤 했는데 갈수록 어려워지는 출판시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보람도 있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금, 방역 협조를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모처럼 독서를 즐겨 보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인류의 미래인 것으로 보인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최재천·장하준·최재붕·홍기빈·김누리·김경일 등 6명의 석학과 진행한 대담집 ‘코로나 사피엔스’와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이 제러미 리프킨, 원톄쥔(溫鐵軍), 장하준, 마사 누스바움 등과 인터뷰한 ‘오늘부터의 세계’를 우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인류의 미래가 어떤 모습이 될지, 다양한 분야의 대한민국 석학들과 세계 석학들에게 묻고 답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면서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개인이나 정부가 어떤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지 가늠해 볼 수 있고, 우리가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고,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고교 시절 역사학자를 꿈꿨을 만큼 역사에 남다른 관심이 있는 문 대통령은 정조 전문가인 김준혁 한신대 교수의 ‘리더라면 정조처럼’과 서울신문 주필을 지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쓴 ‘홍범도 편전’도 일독을 권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본받을 만한 정조대왕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고, 당대 역사를 보는 재미도 있다”면서 “저는 정조대왕이 금난전권을 혁파하여 경제를 개혁한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가 봉오동 대첩과 청산리 대첩의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카자흐스탄에 묻혀있는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면서 “그의 생애와 함께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군들의 초창기 항일무장독립투쟁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여름휴가 때 읽은 책을 소개해왔다. 그때마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이른바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 셀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7년에는 ‘명견만리(明見萬里)’, 2018년에는 김성동의 소설 ‘국수(國手)’, 진천규 전 한겨레 기자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한국인 유일의 단독 방북 취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백승만 영남대 교수 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 선임

    백승만 영남대 교수 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 선임

    영남대 건축학부 백승만(55) 교수가 (사)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2022년 6월까지다. 한국건축설계학회는 2002년 5월에 출범한 건축설계교수회를 시작으로 2016년 5월에 (사)한국건축설계학회로 성장, 국내 건축설계 분야 발전을 위해 관련 학술, 예술, 기술을 연구하고 건축교육 및 실무에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문가들 간 교류와 협력을 수행하는 건축전문단체다. 한국건축계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의 학술회, 전시회, 출판 등을 통하여 전문가를 포함한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바람직한 건축문화 창달에 기여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승만 신임회장은 “건축설계학회가 20년 가까이 꾸준하게 실천해 온 다양한 건축적 실험과 열정을 모아, 보다 성숙하고 창의적인 전문학회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학회가 편협된 집단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가치와 세계화를 실현하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또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한국 건축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항상 준비하며 꾸준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중국 빈부격차 내용 빼라”…中, 피케티 신작 출간 제동

    “중국 빈부격차 내용 빼라”…中, 피케티 신작 출간 제동

    세계적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론’을 쓴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9·파리경제대 교수)가 중국에서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를 출간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 격차에 대해 서술한 부분을 삭제해 달라는 중국 출판사의 요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피케티 교수는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 관련 사례를 빼 달라는) 중신출판사의 요구를 거부했다”며 “중국에서는 새 책이 출판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신출판사는 ‘화폐전쟁’ 시리즈를 성공시킨 중국 굴지 업체다.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불평등의 역사적 기원이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있음을 밝히고 갈수록 커지는 불평등을 바로잡을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과 소득 배분의 불투명성 등을 거론했다. 2018년 현재 중국의 상위 10% 부자가 중국 전체 부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불평등 사회인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도 했다. SCMP는 “중국을 정조준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사회 비판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중신출판사는 ‘자본과 이데올로기’의 출간에 대해 “출판 중단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피케티 교수와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케티 교수가 2013년 내놓은 ‘21세기 자본론’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1세기 자본론’을 인용하며 서구 국가들의 불평등 심화를 비판했다. 피케티 교수는 “시 주석이 ‘21세기 자본론’을 호평해 매우 흥미로웠다”면서도 “정말 슬픈 것은 내 신작이 (시진핑 지도부의) 검열 탓에 중국에서 출판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출판협회 “‘나다움 어린이책’ 부적절한 책? 회수 철회하라”

    출판협회 “‘나다움 어린이책’ 부적절한 책? 회수 철회하라”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최근 ‘노골적 표현’ 등으로 논란이 인 ‘나다움 어린이 책’ 7종을 회수하기로 한 여성가족부의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출협은 31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교사, 평론가, 작가 등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자율적으로 도서를 선정한 ‘나다움 어린이책 도서위원회’의 결정이 훼손되고 이 책들이 문제가 있는 양 낙인찍혔다”고 지적했다. 출협은 이어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교육부가 충분한 검토도 없이 즉석에서 신속한 조치를 약속하고 여성가족부가 하루 만에 해당 도서에 대한 회수조치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라며 “이 책들이 ‘동성애를 조장하고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묘사하는 부적절한 책’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정부가 이렇게 신속히 인정해 줘도 괜찮은 것인지, 위원회의 결정과 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권한을 가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세계 각국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도서들을 ‘부적절한’ 책으로 만든 일부 언론과 정치인에게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들의 비판을 즉각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작가와 출판사, 선정위원의 명예를 훼손한 교육부와 여성가족부에도 반성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5일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가부가 진행한 ‘나다움 어린이책 교육문화 사업’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 이 사업을 통해 초등학교에 보급된 책들이 너무 노골적으로 성을 묘사하고 있어 학생들의 ‘조기 성애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이 책들이 ‘동성애를 미화·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여가부는 26일 ‘나다움 어린이책’ 7종 총 10권과 관련 “일부 도서의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되고 있음을 감안해 해당 기업과 협의해 해당 도서들을 회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베토벤 그리고 안익태

    [이해영의 쿠이 보노] 베토벤 그리고 안익태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은 해다. 전 세계적으로 온갖 행사가 준비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의 사거일인 3월 26일에조차도 아무 일도 없었다. 대개 베토벤의 마지막 작품이 그가 죽기 1년 전인 1826년 작곡된 작품번호 135 곧 현악 4중주 제16번으로 알기 십상이다. 그런데 여기 베토벤 작품번호 136 ‘영광의 순간’이 있다. 유튜브 등에서 정명훈의 좋은 지휘로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 이 작품은 1814년 작곡됐다. 그의 교향곡 제8번이 발표된 해다. 그런데 왜 이 작품은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을까? 베토벤 자신이 거절한 탓이다. 그렇다면 왜? 이 곡은 1814년에 초연됐다. 1814년! 전 유럽을 혁명의 소용돌이로 내몬 나폴레옹 전쟁이 종결되고 메테르니히 반동체제가 자리잡는 빈회의, ‘회의는 춤춘다’로 유명한 이 반나폴레옹 전후처리 회의는 그해 9월 개최돼 다음해 6월까지 지루하게 이어지는데, 그 와중인 1814년 11월 이 곡은 첫 무대에 오른다. 영국,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전승 4국의 의도는 자명했다. 타도된 부르봉왕조를 복고시켜 다시는 혁명운동이 부활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었다. 아울러 일체의 자유주의, 민족주의 경향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경찰국가 체제를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베토벤은 이 빈체제를 찬양하는 곡을 회의 기간에 무대에 올린 것이다. 한때 프랑스혁명을 동경, 파리로 이주할 생각조차 했었고, 또 ‘황제’ 나폴레옹에 대해 극단적 혐오감을 내비친 급진공화주의자였던 그가, 제우스라는 기성의 절대권력에 맞선 프로메테우스라는 항의와 저항의 아이돌을 형상화했던 그가 보수반동 체제의 나팔수로 변신한 셈이다. 그래서 황제와 합스부르크왕가를 낯뜨겁게 찬양하는 그리고 바로 그 ‘새로운 유럽’의 중심 빈의 희망찬 미래를 기리는 곡을 만든 것이다. 우리로 치면 전두환 시절 타락한 종교인들의 ‘조찬기도회’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변절도 이런 변절이 없다. 1941년 2월 1일자 ‘대한민국임시정부공보 제69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북미 대한인국민회 중앙집행위원회로부터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신곡보의 사용허가를 요구하였으므로 대한민국 22년(1940년) 12월 20일 국무회의에서 내무부로서 그의 사용을 허가하기로 의결하다.” 물론 정식 국가로 의결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안익태의 신곡조 애국가는 이렇게 임정의 사용 허가를 얻었다. 같은 해 12월 10일 태평양전쟁 발발 직후 임정은 ‘대일선전성명서’를 발표한다. 이 선전포고문에서 임정은 ‘축심국’, 곧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추축국에 ‘전쟁을 선언’하고 만주국과 난징 정부를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그래서 “왜구를 완전히 구축하기 위하여 최후의 승리를 거둘 때까지 혈전”할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임정이 대일본 선전포고를 발표했던 바로 그 시점 전후 안익태에서 에키타이안으로 변신한 그는 베를린의 만주국공사관 참사관 에하라 고이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집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전까지 약 2년 반을 기식했다.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 기록과 미육군 유럽사령부 정보국의 비밀보고서에 따르면 에하라 고이치는 일본 유럽첩보망의 독일 총책으로 기록돼 있다. 이 정보는 나치 제국안전본부 제6국 해외첩보부 산하 극동국장의 재판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에하라 고이치의 사저에 있으면서 에키타이안은 1942년 독일 음악계의 거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황기 2600년 기념 축전곡’을 지휘했다. 그리고 그해 9월 18일 중국에서 9ㆍ18사변이라 불리는, 즉 만주사변일에 맞추어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 축전곡’을 작곡해 지휘했다. 나치 선전성이 제작한 이날의 실황 영상은 마지막 4악장이 독일연방기록원에 남아 있는데, 그중 마지막 40초가량이 편집돼 나치의 전쟁 뉴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됐다. 에키타이안은 1943년 2월 11일 일본 건국 기념일에 빈에서 만주국을 다시 지휘했다. 이때 그는 자신의 ‘만주국’과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같이 올리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하지만 5ㆍ16 이후인 1962년 자신이 주도한 제1회 국제음악제 때 꿈을 이루었다. 물론 ‘만주국’이 아니라 ‘한국환상곡’과 ‘합창’을 묶어서 말이다. 베토벤은 메테르니히 반동체제를 위해 자신의 공화주의 신념을 훼절했지만 그 작품은 버렸다. 에키타이안은 변절의 도구였던 그 작품을 울궈먹고 또 울궈먹었다. 그러는 사이 좌건 우건 우리 모두가 비루해졌다.
  • 정부 말대로 도서정가제 할인율 높이면 책값이 싸질까

    정부 말대로 도서정가제 할인율 높이면 책값이 싸질까

    개정 시한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도서정가제를 두고 잡음이 거세다. 출판계와 서점가가 도서정가제 사수를 외치고 있지만, 이에 맞서 도서정가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종 개정안을 발표하더라도,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출판사·서점 “도서정가제 반드시 사수” 한국출판인회의는 전국 4783개 서점과 출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도서정가제 인식 여론조사를 다음달 1일 발표하며 여론몰이에 나선다. 이어 도서정가제가 폐지됐을 때 출판사와 서점이 입을 피해를 주제로 온라인 좌담회를 연다. 이광호(문학과지성사 대표) 한국출판인회의 부회장, 홍영완(윌북 대표)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 등이 발표한다. 도서정가제 사수를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캠페인도 전개한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출판계 30개 단체가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4층 대강당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문체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체부가 출판·서점·소비자·전자책 분야 당사자들로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11개월이나 논의해 합의안을 도출해놓고, ‘도서정가제를 검토하라’는 청와대 지시 이후 합의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19일에는 출판·서점·작가 단체로 구성한 ‘도서정가제 사수를 위한 출판·문화계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이들은 청와대와 문체부가 합의안을 이행하고, 민관협의체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책방네트워크)도 이날 ‘도서정가제 개악을 반대하는 전국 동네책방들의 성명서’를 통해 현행 도서정가제를 유지해달라고 했다. 반면, 지난해 도서정가제 폐지 청와대 청원을 추진했다고 밝힌 ‘완전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생태계 모임’(완반모)은 도서정가제 폐지를 위한 100만인 서명과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맞받았다. 완반모 측은 “출판사들의 권리만 보장하고 소비자의 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현행 도서정가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도서정가제는 출판사가 정한 도서의 정가를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표시하고, 할인율 일부를 법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자본을 앞세운 대형 온라인 서점과 대형 출판사의 할인을 제한해 중소 서점·출판사도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하도록 하자는 게 기본 취지다. 시작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판업계와 서점업계 자율 협약으로 정가 판매제를 처음 시행했다. 그러다 1990년대 말부터 대형마트, 인터넷 서점 등이 대량 할인판매를 하면서 협약이 무력해졌다. 정부가 출판계, 유통계,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2002년 ‘출판 및 인쇄 진흥법’을 제정해 법제화했다. 2007년까지 할인율 제한 폭을 최대 19%까지로 정했지만, 2014년 이를 최대 15%(가격 할인 10%+마일리지 5%)까지 할인할 수 있도록 제한하면서 지금 제도에 이르렀다. 특히 2014년 개정 때에는 발행 후 1년 6개월이 지나면 도서정가제에서 제외했던 책을 다시 정가를 붙여 팔 수 있도록 하면서(재정가) 구간(舊刊)의 대형 온라인 서점의 덤핑 판매 현상이 줄었다는 게 서점 측의 평가다.책방네트워크 측은 “당시 무제한 할인이 가능해 70~80% 등의 도를 넘은 할인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질이 낮지만, 할인율이 높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재광 완반모 대표는 “재정가는 생산자인 출판사를 보호하려고 만든 제도로, 사실상 할인 효과가 거의 없다”면서 “출판사가 구간을 해결하려 해도 재정가에 묶여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고 주장한다. 도서정가제는 2014년 개정 당시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해 폐지, 완화 또는 유지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후 별다른 변동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도서정가제 폐지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어가면서부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청원자는 2014년 도서정가제 개정 탓에 평균 책값도 올랐고, 독서 인구가 줄었으며, 현행 도서정가제가 국민의 책에 관한 접근성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자책은 도서정가제를 적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도서정가제를 사실상 2014년 이전 개정인 2003·2007년으로 돌리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책방네트워크는 이에 관해 “거짓 정보를 기반으로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19일 성명서를 통해 반박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서점 수는 1996년 5378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여년 동안 감소세를 보였다. 2014년 개정 도서정가제 이후 감소폭이 현저히 완화하는 추세다. 2015년 101개에 불과했던 독립서점도 2020년 650개로 대폭 늘었다. 책방네트워크는 이를 두고 “더 강화된 도서정가제가 지역서점의 생존 여건을 조금이나마 개선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출판계 최종 협의… ‘할인율’ 관건 문체부도 도서정가제의 긍정적인 역할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해 청와대 청원 답변에서 “현행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최근 독립서점의 수가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베스트셀러 도서 목록이 구간 중심에서 해당 연도에 발행된 신간들 중심으로 재편돼 출판 시장이 점차 건강해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행 도서정가제로 도서가격이 비싸졌다고 인식하는 등 소비자 부담이 가중된 측면이 있고, 이에 도서 구매를 꺼리게 된다는 응답이 있었다”고 했다. 논란의 핵심인 할인 폭 제한에 관해 서점 측은 이를 높이면 도서 가격이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은 “오프라인 서점도 대형 온라인 서점과 마찬가지로 15%까지 할인하면서 동등하게 경쟁하고 싶다. 그러나 현재 출판사에서 서점에 책을 줄 때 공급하는 가격이 대형 온라인 서점보다 오프라인 서점에 훨씬 높게 책정돼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출판사에서 정가 1만원짜리 책을 냈다면, 대량 구입하는 온라인 대형 서점에는 권당 5500원, 소량으로 사는 동네 서점에는 7000원에 보낸다. 이런 상황에서 할인율을 15% 이상으로 높여버리면 대형 온라인 서점은 더 싼 가격을 요구할 게 뻔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출판사가 아예 처음부터 도서 가격을 다소 인상해 출간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그나마 도서정가제라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운영하는 지역서점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옥균 1인출판협동조합 이사장은 “공정한 유통을 위해 공급률 규제의 엉킨 실타래를 천천히 풀어내야 하는데, 정부가 할인율만 내리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현재 시스템 균열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서는 할인율 제한 폭과 함께 웹툰·웹소설을 도서정가제에 포함하느냐 여부도 논란거리다. 웹툰·웹소설과 같은 전자콘텐츠는 일반콘텐츠나 도서로 선택해 출간할 수 있다. 국제표준 도서번호(ISBN)를 받아 출간하면 부가가치세 10% 면제 혜택을 받지만, 도서정가제 관련 규제도 받는다. 웹소설·웹툰계 일각에서는 면세 혜택과 규제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문체부가 조만간 도서정가제 사수를 위한 출판·문화계 공동대책위원회와 만나 의견을 듣기로 해 관심이 쏠린다.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청와대에서 문체부에 할인 제한 폭을 현재 15%에서 예전처럼 19%로 늘리거나 혹은 그 이상으로 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우리는 찬성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이선주 문체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장은 이와 관련, “11개월 동안 협의한 내용과 소비자 설문 조사 등을 토대로 출판계와 논의한 뒤 조만간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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