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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스트리밍 알고리즘도 포털뉴스 추천만큼 난감하네”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스트리밍 알고리즘도 포털뉴스 추천만큼 난감하네”

    지난 2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한국에도 진출했다. 기존의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어서 어떻게 스트리밍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인가도 주목되고 있다.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음악이 왜 추천됐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데이터 과학자들이 이같은 큐레이션이 특정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추천되지 않는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오스트리아 지식센터, 인스부르크대, 린츠 요하네스 케플러대, 린츠공과대 AI연구소, 그라츠공과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공동연구팀은 스트리밍서비스의 음악추천 시스템이 하드 록이나 힙합 등 비대중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선호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행하는 컴퓨터 과학분야 국제학술지 ‘EPJ 데이터 사이언스’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알고리즘 기반 음악추천이 주류 음악과 비주류 음악 선호도에 따라서 얼마나 달라지고 정확한지 비교했다. 연구팀은 영국의 ‘라스트FM’(Last.fm)이라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을 사용하는 4190명의 청취이력과 알고리즘 추천 음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비주류 음악 청취자 그룹을 포크음악 같이 어쿠스틱 악기와 보컬이 들어간 음악을 듣는 집단, 하드록, 힙합, 전자음악 같은 하이에너지뮤직 청취자, 뉴에이지처럼 보컬 없는 연주음악 청취자, 보컬 없는 하이에너지뮤직 청취자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자들은 비주류 음악 애호가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장르를 벗어난 음악을 추천 받는 정도와 그런 음악의 추천 가능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주류 장르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현재 유행하는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 비해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음악들이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주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장르의 연주음악들이 추천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하드록이나 힙합을 즐겨듣는 사람들에게는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포크음악이나 연주음악, 그 밖의 장르 중에서 박자가 강한 것들이 추천된 것으로 조사됐다.연구팀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추천 정확도는 최신 유행곡들을 즐겨듣는 사용자들일수록 높게 나왔으며 하드록, 힙합을 비롯한 하이에너지뮤직 선호도가 높은 사람들은 음악 추천 정확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인기 장르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오스트리아 그라츠공대 엘리자베스 렉스 교수(응용컴퓨터과학)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제공하는 음악이 많아지면서 사용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알고리즘은 보다 대중적인 음악으로 편향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선호도가 낮고 비주류 음악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원치 않는 곡들을 추천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렉스 교수는 “음악 장르 뿐만 아니라 뉴스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원치 않는 것들을 제공해줄 가능성은 크다”라며 “비주류 음악 애호가들에게 좀 더 정확하게 추천해줄 수 있는 것과 같은 개인 선호도에 따른 추천 알고리즘이 더 강력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빅뱅 직후 몇 초 안에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빅뱅 직후 몇 초 안에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빅뱅 직후에 무슨 일들이 있어났는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빅뱅 직후의 사건에 대해 흥미롭게 정리한 폴 M. 서터의 칼럼을 소개한다. 칼럼은 26일(현지시간)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Space.com)에 게재되었다. 서터 박사는 미국 뉴욕주립 스토니 브룩 대학과 플랫아이언 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이며, Ask a Spaceman 및 Space Radio의 호스트이자 '우주에서 죽는 방법'(How to Die in Space)의 저자이다.  복숭아만 한 아기 우주 믿거나 말거나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빅뱅 직후 불과 몇 초 밖에되지 않았을 때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대뇌를 혹사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은 복잡하고, 마땅한 검증 방법이 없는만큼 과학자들의 외로운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소득이 영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상당한 진전을 이루어내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이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니 블랙홀에서 물질 상호작용에 이르기까지 아기 우주는 엄청 붐비는 장소였다. 일반적인 줄거리부터 훑어보자. 137억 7000만 년 전 갓 태어난 우리 우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겁고 작았다. 온도는 무려 1천조 도, 크기는 복숭아만 했다. 천문학자들이 우리 우주가 탄생 1초 만에 엄청난 속도의 팽창기를 겪었다고 보는데, 이를 인플레이션이라 한다.  이 사건으로 우리 우주는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시대에 접어들었다. 우리 우주는 이로 인해 순식간에 어마무시하게 커졌다. 천문학자들은 계산서까지 뽑아냈는데, 대략 10 ^ 52제곱 배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급속한 팽창 단계가 끝났을 때, 인플레이션을 일으킨 그 무엇(아직도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모른다)은 쇠퇴하고, 물질과 방사능이 우주를 가득 채웠다. 그러나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 역시 밝혀지지 않았다.문자 그대로 몇 분 후, 첫 번째 원소가 우주에 나타났다. 이 시간 이전에 우주는 너무 뜨겁고 밀도가 높아서 안정된 어떤 것도 형성할 수 없었고, 쿼크(원자핵의 구성 요소)와 글루온(강한 핵력 운반체)의 거대한 혼합체였다. 그러나 우주가 10분 남짓 지난 후에는 쿼크가 서로 결합하여 최초의 양성자와 중성자를 형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냉각되고 팽창되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최초의 수소와 헬륨 그리고 약간의 리튬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러한 과정은 수억 년 후 최초의 별과 은하를 만들어내기까지 계속되었다. 첫 번째 원소의 형성으로부터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냉각되어 결국 플라스마와 중성 기체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이 개괄적인 이야기가 대체로 옳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특히 첫 번째 원소가 형성되기 이전의 시간에 대해서는 많은 세부사항이 누락되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주가 겨우 몇 초 밖에 되지 않았을 때 일부 물리법칙에 위배되는 사건이 작동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가진 물리학으로는 규명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알아내려는 우리의 시도와 노력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알려진 '수수께끼'  최근에 출판 전 논문 저장 저널 아카이브(arXiv)에 게재되어 '천체물리학 오픈 저널'에 게재된 논문은 매우 이색적인 초기 우주 시나리오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암흑물질에 대한 모든 질문이 망라되어 있다. 우리는 암흑물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우주에 있는 물질의 80 %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또한 초기 우주의 뜨겁고 진한 수프에서 어떻게 정상 물질이 생성되었는지 잘 알고 있지만, 암흑물질이 언제 어떻게 무대에 등장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태초의 몇 초 안에 나타났을까, 아니면 훨씬 나중에 나타났을까? 암흑물질이 과연 첫 번째 원소로 이어지는 우주 화학을 엉망으로 만들었을까, 아니면 그냥 뒷전에 얌전히 머물러 있었을까? 우리는 모른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있다. 우리는 이 놀라운 팽창 이벤트에 에너지를 공급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그 시간이 지속된 이유도, 중단된 이유도 모른다. 아마도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가정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되어 온전히 1초 동안 작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상황도 있다. 모든 우주학자들에게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물질-반물질 비대칭 문제이다. 실험을 통해 물질과 반물질은 완벽하게 대칭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주 전체에 걸쳐 만들어진 물질의 모든 입자에 해당하는 반물질 입자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우주를 둘러보면 반물질은 한 줌도 볼 수 없고 정상 물질 더미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물질-반물질 균형을 깨뜨리기 위해 우주의 처음 몇 초 동안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그 같은 사건을 일으켰는가에 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도 안개에 가리워져 있다. 만약 암흑물질과 인플레이션, 반물질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초기 우주가 미니 블랙홀의 홍수를 만들어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130억 년 동안 블랙홀은 모두 거대한 별의 죽음에서 비롯되었다. 죽는 별만이 물질 밀도가 블랙홀 형성에 필요한 임계값에 도달할 수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 우주 곳곳에서 충분한 물질 밀도를 달성하여 별 형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블랙홀을 생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중력파로 아기 우주를 본다 우리의 빅뱅 이론은 풍부한 관측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미스터리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고맙게도 우리는 우주 초기 시대에 관해 완전한 장님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주가 몇 초 밖에 되지 않았을 때의 상태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강력한 입자 충돌기에서 이러한 상황을 재현해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주 초기 환경의 물리학에 대한 이해를 꾀할 수 있다. 태초의 몇 초 동안 우주에서 일어난 사건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리법칙을 초월한 일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반드시 그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 암흑물질의 양이나 인플레이션 시간이 달라졌다면 수소와 헬륨의 생성이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오늘날 우리가 우주에서 측정 할 수 있는 상태로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주는 38만 년이 지났을 때 플라스마에서 중성 기체로 전환되었다. 물질에서 놓여나 방출된 빛은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형태로 지속되었다. 우주가 미니 블랙홀들을 만들어냈다면 이 잔광 패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는 우주 초기 상태를 직접 관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빛이 아니라 중력파를 통해서. 그 혼란스러운 지옥은 우주의 마이크로파 배경과 같이 시공간 구조에 무수한 주름을 지게 했을 것이며, 그것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아직 중력파를 직접 관찰할 수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점차 거기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이윽고 거기에 이른다면, 아마도 우리는 갓 태어난 우주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그 책속 이미지] 내 서재를 물들이는 모네 명작 23점

    [그 책속 이미지] 내 서재를 물들이는 모네 명작 23점

    핑크빛 구름을 머금은 하늘 밑으로 곧게 뻗은 나무와 연초록 들판이 펼쳐진다. 그 사이를 가로지른 황금빛 들판이 강렬하다. 아름다운 클로드 모네의 그림 ‘밀밭’을 신문 지면으로 느끼기엔 다소 부족할 터다. 명화의 색감과 붓 터치, 물감 번짐까지 원화를 최대한 구현해 극찬을 받았던 갤러리북 시리즈 세 번째 책이 나왔다. 1, 2권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수록했다. 모네의 그림 23점을 담은 책은 180도로 펼쳐지며, 한 장씩 깨끗하게 뜯어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두면 좋을 듯하다. 출판사 측은 23점 가운데 ‘밀밭’이 원화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귀띔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붓다 연대기(이학종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불교전문기자인 저자가 붓다(석가모니)의 삶과 가르침을 집대성한 전기. 기존에 국내에서 발간된 붓다 전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붓다의 양어머니 고타미의 열반, 아들인 라훌라 이야기 등도 함께 담았다. 여성 출가자들의 수행과 깨달음에 대한 서술도 포함됐다. 952쪽. 3만 5000원.새의 언어(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지음, 김율희 옮김, 윌북 펴냄) 한평생 새를 관찰해 온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가 직접 그리고 쓴 조류 도감. 200여종의 일러스트를 통해 ‘새는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 ‘새는 왜 한쪽 다리로 서 있어도 넘어지지 않을까’ 등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424쪽. 1만 9800원.수학의 모험(이진경 지음, 생각을 말하다 펴냄) 철학자의 시각으로 천재 수학자들이 인류 역사에 남긴 경이로운 사유를 소개한다. 갈릴레오는 물체의 자유낙하를 수학 공식으로 바꿨고, 케플러는 태양계 행성의 운동 법칙을 눈이 멀도록 계산했다. 과학 혁명의 기초를 세운 학자들의 도전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던 수학이 ‘사고방식’이고 ‘삶의 방식’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364쪽. 2만원.지식의 전진, 바빌론에서 위키까지(잭 린치 지음, 이혜원 외 2인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사전 편찬자의 고민’을 펴낸 잭 린치 미 럿거스대 영문과 교수가 함무라비 법전부터 위키피디아 사전까지 세상의 주요 참고 저작 50종의 탄생 과정을 펼쳤다. 인류 역사에서 위대한 사전들의 탄생 과정과 광범위한 참고 정보를 집필한 저자들의 열정과 장구한 세월이 느껴진다. 648쪽. 2만 9800원.치유와 억압의 집, 여성병원의 탄생(디어드러 쿠퍼 오언스 지음, 이영래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대학에서 의학사를 가르치는 저자가 현대 여성 건강이 어떻게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 됐는지 조명한다. 저자는 유색인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고통을 잘 견디고 성욕이 과도하다는 서구 사회의 ‘환상’이 과학으로 둔갑한 과정도 살펴본다. 312쪽. 1만 6500원.네 눈동자 안의 지옥(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창비 펴냄) 한국계 미국인 작가 캐서린 조가 출산 후 망상과 환각을 동반한 ‘산후정신증’을 겪고 2주간 입원 치료한 경험을 기록했다. 어느 날 아이의 얼굴에서 번뜩이는 악마의 눈을 보게 된 광기와 모성의 경험, 극도의 불안과 우울을 극복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400쪽. 1만 6000원.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휴지조각이 돼 버린 홍콩 민주주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휴지조각이 돼 버린 홍콩 민주주의

    홍콩섬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야심찬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실험은 끝내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7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이어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들의 애국심 심사, 홍콩 선거구제 개편, 홍콩 학교에 중국 홍보책 세트 배포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해 홍콩의 민주주의 체제를 완전히 지워버린 것이다. 홍콩 교육부는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을 통해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시리즈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을 지난 22일 밝혔다. 이 그림책 시리즈는 중국 정부가 홍콩 학생들의 애국심을 고취할 목적으로 만든 중국 홍보용 책자다. 교육부는 회람에서 “이 책 시리즈는 중국 역사와 문화 교육을 향상하는 보조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홍콩 자유언론(HKFP)이 23일 보도했다. 케빈 융(楊潤雄) 홍콩 교육부 장관은 중국 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고 모든 홍콩인은 이 나라의 시민”이라며 “모든 홍콩인은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린 홍콩인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교재를 활용해 헌법과 기본법, 홍콩보안법과 같은 중요한 가치를 제고해 왔다”고 덧붙였다.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 소유한 출판사가 2016년 펴낸 이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영어와 러시아어, 라오스어로 출간됐고 현재 스페인어 버전이 제작되고 있다. HKFP는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홍콩 의회인 입법회 의원들에 대해 ‘애국심’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입법 의원들에 대한 애국심 의무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홍콩 정부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SCMP는 이 결의안에서 중국 정부가 규정한 애국심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중국에 대한 존경,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회복 지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야당 의원들에게는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 밖에 다른 선택지가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우리는 입법회가 향후 친중국 의원들로만 채워지는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우려는 즉각 현실화됐다. 홍콩 정부는 이날 오후 곧바로 관보를 통해 중국 전국인대 상무위의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楊岳橋)과 궉카키(郭家麒), 데니스 궉(郭榮?), 케네스 렁(梁繼昌) 등 4명에 대해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네 의원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쳤다는 이유로 자격이 박탈됐다고 홍콩 정부는 그 배경을 설명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관위는 해당 후보가 홍콩 헌법인 ‘기본법’을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충성하는지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홍콩 선관위는 이에 앞서 16명의 민주파 후보들에게 ‘충성 질의서’를 보내 이들이 지난해 미국을 방문해 미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빌미로 의원직 자격을 박탈해버린 것이다.이도 모자라 중국은 홍콩 선거제도 개편했다.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전국인대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입법의원 지명권을 부여하고, 출마자의 ‘애국심’을 평가하기 위한 공직 후보자 자격 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전국인대 결정’을 통과시켰다. 전국인대에서 찬성 2895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완벽하게’ 의결된 선거제 개편안은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고위급 심의위원회 설치 ▲행정장관 선거인단 1200명에서 1500명으로 확대 ▲입법회 의원 70명에서 90명으로 확대하는 것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이런 만큼 이번 홍콩 선거제 개편안의 초점은 공직 선거 출마 자격을 정부 당국이 심사하고,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시민이 선출하는 몫을 줄이는 것에 맞춰진 것으로 해석된다. 선거인단에서는 기존 구의원 몫 117석에 대한 언급이 누락되는 바람에 시민들이 선출한 몫이 선거인단에서 빠진 것이다. 홍콩 정가에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부분은 그만큼 축소되고 중국의 직접 통제는 강화된 셈이다. 홍콩인들이 직접 선거로 뽑는 선출직 입법회 의원들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입법회 의원 중 절반인 35명은 홍콩 시민이 직접 선거로 뽑고 나머지는 직능 단체 간접 선거로 선출한다. 하지만 개편안에서 입법회 의원은 선출직, 직능대표 선거, 선거인단 선거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뽑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각각 몇석씩 배분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앞으로는 친중 성향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선거인단도 입법회 의원 일부를 선출하도록 했다. 직접 선거로 뽑는 의원 비율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중 성향인 홍콩 야권이 입법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더라도 홍콩 의회를 좌우할 수 없다는 뜻이다. 홍콩 언론들은 홍콩 선출직 의원수가 현재의 35석에서 20석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점쳤다.때문에 홍콩 선거제 개편의 최종 목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일체의 잡음없이 치르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친중 후보가 행정장관 선거에서 무난히 압승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것이다. 즉 행정장관 선거인단에서 반대파가 설 자리가 없도록 선거인단 수와 구성을 변경하는 작업을 했다는 얘기다. 이에 홍콩 야권은 선거제 개편으로 친중 인사만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면 일국양제에 종말을 고하고 홍콩의 민주주의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4인 초과 집합금지 명령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야권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물리적으로 표출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해 7월 이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00여 명이 체포된 데 이어 당국이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선거제 개편이 이뤄지면서 홍콩 범민주진영은 손발이 묶이는 상황에 부닥쳤다. SCMP는 홍콩 제1야당인 민주당과 제2야당인 공민당을 비롯해 범민주진영이 중국의 잇따른 조치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지난달 28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민당 소속 정치인 5명을 포함해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무더기 기소되면서 홍콩 야권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고 야권에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 자체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다. 특히 기소된 47명 중 앨빈 융 전 주석을 포함해 4명의 공민당원이 법원에서 보석 심리 도중 공민당 탈퇴를 선언했다. 공민당 소속 레티샤 웡(黃文萱) 구의회 의원은 “당 해체 논의가 있다”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로킨헤이(羅健熙) 민주당 주석의 일과에는 범민주진영 47명이 기소된 이후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된 동지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로 주석은 “매일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내 발언이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만, 어느 날 당국이 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우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병도 몬시뇰 선종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병도 몬시뇰 선종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병도 프란치스코 몬시뇰이 24일 오후 노환으로 선종했다. 86세. 1935년 함경남도 영흥에서 태어난 김 몬시뇰(원로사목)은 1961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다. 1971년부터 15년간 당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을 보필하며 교구 비서실장 겸 홍보담당을 지냈다. 이후 가톨릭출판사 사장과 서울 대방동 본당 주임, 교구 사무처장, 서울 명동·가락동·구의동 본당 주임 및 제8지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1987년 사무처장 겸 명동 본당 주임 신부로 6·10 민주항쟁의 보루가 된 명동성당을 지켜낸 바 있다. 김 몬시뇰은 정진석 추기경과 서품 동기로 올해 사제수품 60주년(회경축)을 맞았다. 김 몬시뇰은 1991년부터 경기 광명 ‘글라라의 집’ 등 네 곳의 무의탁 노인공동체를 설립해 노인 사목에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200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몬시뇰에 서임됐고 의정부교구가 신설되기 전까지 경기도 지역 교구장 대리를 지냈다. 2004년 10월부터는 교육담당 교구장 대리, 2006년 2월부터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를 맡았다. 빈소는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26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다. 장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화성에서 날아온 주먹만 한 운석 한 쌍, 총 4억여 원에 팔려

    화성에서 날아온 주먹만 한 운석 한 쌍, 총 4억여 원에 팔려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날아온 운석 한 쌍이 각각 18만7500달러(약 2억1000만원)에 팔렸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예술·골동품 전문지 ‘앤티크스 앤드 디 아츠’(Antiques and the Art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텍사스주 댈러스의 헤리티지 옥션이 주최한 경매에 나온 주먹만 한 두 운석이 이날 공동 최고가를 기록했다. 2001년 발견된 화성 운석 ‘NWA 1950’은 레어조라이트(감람석, 단사 휘석, 사방 휘석이 주 구성 광물인 초염기성암) 석질 셔고타이트(shergottite)로 분류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화성 운석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지는 이 운석은 1908년 출판된 소설 ‘황금 유성의 추격’(La Chasse au météore)을 기념해 쥘 베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경매에 나온 운석은 쥘 베른의 주요 질량으로, 발견된 812g의 총중량 중 231.8g에 해당한다. ‘NWA 2737’로 명명된 또 다른 화성 운석은 무게 185.6g으로,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를 기념하기 위해 디드로라는 애칭이 붙여진 매우 중요한 운석으로, 총중량은 611g이었다. 모로코에 떨어진 이 운석의 연대는 결정 분석에서 13억60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미국항공우주국(NASA) 웹사이트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운석 표본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들 운석은 원래 3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사이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미국 텍사스주 브렌햄에서 발견돼 이른바 브렌햄 운석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운석이 경매에 나왔는데 15만6250달러(약 1억7600만원)에 낙찰돼 이목을 끌었다.이번 경매에는 운석 외에도 여러 화석도 출품됐다. 경매 전부터 주목을 모았던 털매머드의 푸른 엄니 화석은 5만5000달러(약 6200만원)에 팔렸다. 이는 화석화 과정에서 광물인 남철석으로 교체됨에 따라 녹색을 띤 푸른색을 머금어 커다란 바다라는 의미로 ‘더 오션’(The OCEAN)이라는 별칭을 지녔다. 몸길이 5.48m의 어룡 화석은 7만5000달러(약 8400만원)에 낙찰됐다. 반면 8000만 년 전 모사사우루스 화석은 유찰돼 오는 4월 중순까지 직접 판매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홍콩은 중국시민, 애국심 고취” 홍콩, 모든 학교에 中홍보 책 배포

    “홍콩은 중국시민, 애국심 고취” 홍콩, 모든 학교에 中홍보 책 배포

    교육부, 학교에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어린 홍콩인 애국심 고취 위해 교재 활용”中 세계화 전략에 영어·스페인어로도 번역홍콩 교사노조 “교재 활용 압박 느낄 것”‘강제송환법’·‘국가보안법’ 투쟁 1년도 안돼중국 본토로 범죄인을 강제 송환하는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홍콩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극렬한 반중 시위가 벌어진지 1년도 안 돼 홍콩 학생들의 중국에 대한 애국심 고취를 위해 모든 학교에 중국 본토에서 발간한 중국 홍보 책 세트가 배포된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23일 보도했다. HKFP는 전날 홍콩 교육부가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에서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회람에서 “이 책 시리즈는 중국 역사와 문화 교육을 향상하는 보조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홍콩 교육부 장관 “홍콩은 중국 일부분”“모든 홍콩인은 중국 시민, 中 사랑해야” “홍콩 국가보안법 가치 향상” 앞서 케빈 융 홍콩 교육부 장관은 지난 21일 중국 관영통신 중국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을 소개했다. 그는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며 모든 홍콩인은 이 나라의 시민”이라면서 “모든 홍콩인은 나라를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어린 홍콩인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교재를 활용해 헌법과 기본법,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같은 중요한 가치를 향상해왔다”고 덧붙였다. HKFP는 2016년 첫선을 보인 해당 책은 중국 광둥성 정부가 소유한 출판사가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 따라 영어, 러시아어, 라오스어로 출간됐고 현재 스페인어 버전이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中 본토 관리에 홍콩 교육 현장 정치화” HKFP는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교사노조 측은 “이 책을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면서도 “교육 당국이 이처럼 명확한 입장 아래 책을 배포하면 학교에서는 해당 책을 교재로 활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하버드 일본학연구소도 “램지어 논문 심각한 실증적 우려”

    하버드 일본학연구소도 “램지어 논문 심각한 실증적 우려”

    ‘위안부는 매춘부’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해당 논문에 대해 그가 속한 하버드대 일본학연구소마저 학문적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하버드대 라이셔 일본학연구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최근 출판물은 하버드대의 일본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학문의 실증적인 근거와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기관 중 첫 비판적 입장 표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한 하버드대 기관은 이 연구소가 처음이라고 하버드대 교내 신문 크림슨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하버드대 카터 에커트 교수와 앤드루 고든 교수가 지난달 17일 이 논문의 문제를 지적하는 학술성명을 내고, 램지어 교수의 로스쿨 동료인 한국계 석지영 교수도 뉴요커 기고문을 통해 이를 비판했으나 대학 내 기관 차원의 대응은 아직 없었다. 특히 라이셔 연구소는 램지어 교수도 소속돼 있어 이번 성명은 그에게 뼈아픈 지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셔 연구소는 지난 15일자 성명에서 “연구소는 하버드대의 모토인 ‘진리’(Veritas)를 재확인하다”면서 “우리는 진실의 추구와 최고 수준의 학문적 완결성 지지 약속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램지어 논문의 실증적 근거에 우려를 제기한 라이셔 연구소는 에커트-고든 교수의 학술성명, 글로벌 역사학자 5명의 세부 반박문, 석 교수의 기고문 등을 링크와 함께 소개했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학술지 편집자들에게 미국과 국외 학자들이 제기한 우려 사항을 충분히 다뤄야 한다는 요구를 재확인한다”고 촉구했다. 법경제학국제리뷰(IRLE)가 역사학자들의 문제 제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램지어 교수 논문의 철회 또는 수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협박·증오 메일 등 찬반 과열 양상은 경계 다만 “우리는 유익하고 정중한 지적 대화와 논의를 증진한다는 연구소의 목적을 재확인한다”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어떠한 형태의 증오 발언, 괴롭힘, 협박도 명백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증오발언 규탄’은 램지어 망언 사태로 램지어 교수 본인과 하버드대, 그리고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한 외부 학자들을 향해 찬반 양측에서 과도한 공격적 반응이 쏟아지는 것 역시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크림슨에 따르면 램지어 교수는 지난달 5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살해 협박과 증오 발언을 담은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고, 메리 브린턴 라이셔 연구소장을 비롯한 다른 일본학 연구자들도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 브린턴 소장은 지난 8일 램지어 교수와의 이메일 대화에서 “하버드의 전체 일본학자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며 “당신도 이런 일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심각한 불안감을 주는지 잘 알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메일에서 고든 교수 등 2명이 대학 측에 이번 논란에 관한 공식 성명을 내거나 아니면 교수들이 스스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침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크림슨이 보도했다. 라이셔 연구소뿐 아니라 하버드대 동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들도 ‘증오 메일’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 램지어 교수를 앞장서 비판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와 에이미 스탠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도 협박 메일을 받고 경찰에 이를 신고한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라진 정의당 후보, PC주의자를 위한 후보는 없을까

    사라진 정의당 후보, PC주의자를 위한 후보는 없을까

    기본소득당 신지혜 원내정당 이점 안고 출마 팀 서울 신지예, 2018년 돌풍 보여줄까 진보당 송명숙, 어느 정당보다 선명한 공약정의당이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혐의에 책임을 지고.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정의당 지지자들의 표심이 어느 곳을 향할지 관심이 모으고 있다. 박빙으로 치러질 것이 예상되는 재보궐선거에서 대개 3~5%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정의당의 특성상 무시 못할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앞두고 “뽑을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정의당 지지자들이 대부분이다. 진보진영에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어떤 가치관을 내걸고 서울시장에 출마했을까. 페미니스트 시장, ‘팀 서울’ 신지예 2018년 최초의 페미니스트 시장 후보로 나서 정의당 후보를 넘어 박원순, 김문수, 안철수 후보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던 신지예 후보도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박원순, 오거돈 시장의 성폭력으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기막힌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반성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신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팀 서울 소속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팀서울은 서울·부산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치르게 된 보궐선거에 문제 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선거에 어떻게 대응할 지 논의한 끝에 탄생한 단체다.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은하선 은하선토이즈 대표, 류소연 출판사 허스토리 대표, 이선희 다큐멘터리 감독, 공기 우리동네 나무그늘 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팀 서울에서 함께하고 있다. 신 후보는 지난 5일 서울시청 앞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지금 서울은 긴 폭력의 밤을 지나고 있다”며 “정치가 자신의 소명을 버리면서 너무나도 많은 서울시민들의 존엄할 권리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밝혔다.기본소득 서울, 기본소득당 신지혜 원내정당 중 완주를 목표로 뛰고 있는 곳은 기본소득당이다. 기본소득당에서는 87년생 젊은 시장을 내세운 신지혜 후보가 출마했다. 기본소득당은 지난해 1월 창당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으로 21대 원내에 진입했다. 자당 소속 의원으로는 용혜인 의원이 있다. 정의당과 함께 원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정당을 자처하는만큼 기본소득당이 추구하는 가치도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들이 많다. 신 후보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 대신 공공임대를 중심으로, 순환형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고 1인 가구와 주거약자의 주거권 보장해 모두의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신 후보는 ▲부동산 불평등 없는 서울 ▲기본소득 서울 ▲개인의 삶에 주목하는 복지 서울 ▲기후불평등 없애고 재난사고 막는 서울 ▲성평등한 서울 등을 공약했다. 다만, 정의당 지지자들의 사이에서는 기본소득당이 과거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했던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원내진입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지라도 진보 정당의 오랜 숙원이었던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해치는 연합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집 사용권, 진보당 송명숙진보당 송명숙 후보는 LH 부동산 파문에 맞춰 ‘집 사용권’등의 공약을 내놨다. 공공임대 주택을 만들되, 민간이 아닌 국가가 직접 관리해 국민 누구나 원하는 때까지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또 강남 테헤란로를 2차선으로 줄이는 일을 포함해 기후 위기 대응 공약들도 있다. 이처럼 송 후보의 공약은 어느 후보의 공약보다도 선명하다. 송 후보는 ▲서울시 휴업수당 ▲특수고용노동자 소득지원급여 ▲노동담당 부시장 ▲서울형 육아휴직 ▲서울형 돌봄휴가제 ▲요양·보육 장애인 돌봄시설 설립 ▲성폭력 피해자 지원 실업부조 조항 신설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성평등승진목표 등을 약속했다. 다만, 정의당 지지자들은 송 후보가 속한 진보당이 과거 통합진보당이 해체될 당시 당권파였던 NL정파를 중심으로한 구 민중연합당의 후신이라는 점에서 선뜻 손을 뻗지 못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야만적이고 위험한 이집트 페미니스트 엘사다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야만적이고 위험한 이집트 페미니스트 엘사다위

    “사람들이 날 보고 야만적이고 위험한 여자라고 말해요. 난 진실을 말하거든. 그리고 진실이란 야만적이고 위험하거든.” 이집트의 페미니스트 나왈 엘사다위는 늘 이렇게 말하곤 했는데 21일(현지시간) 노환 때문에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이집트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고인의 페이스북은 “나왈 엘사디위, 안녕”이라고만 밝혔다. 의사이며 페미니스트이며 작가였다. 소설, 에세이, 자서전에 자신의 주장을 담았고 수다에 열정적으로 끼어들었다. 무서울 정도로 솔직했고 여성의 정치적, 성적 권리를 신장시키는 데 지칠 줄 모르고 헌신했다. 위험 수위를 넘나든 발언 때문에 논란도 일으켰고 살해 위협에다 수감된 일도 적지 않았다. 친구이며 통역이던 옴니아 아민은 지난해 BBC 인터뷰를 통해 “타고난 싸움꾼”이라면서 “그녀와 같은 사람은 보기 드물다”고 했다. 1931년 카이로 외곽 마을에서 아홉 자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그는 13세에 첫 소설을 낼 정도로 조숙했다. 아버지는 여유롭지 않은 정부 관리였고, 어머니는 부자 집안 출신이었다. 가족은 10세의 그를 시집 보내려 했는데 어머니에게 대들어 단념시켰다. 아버지는 그에게 교육받아야 한다고 했다. 어느날 할머니가 “사내 하나는 적어도 딸아이 열다섯 만큼의 가치가 있어. 딸들은 쓸모없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피가 거꾸로 솟았다고 돌아봤다. 아민 박사는 “그는 잘못된 것이 있으면 입밖에 냈다. 뒤를 돌아보는 일이 없었다”고 했다. 6세 때 여성 할례하는 곳의 비위생적인 환경을 세세하게 적어 고발했다. 그의 책 ‘이브의 숨겨진 얼굴’을 보면 할례를 받으며 욕실 바닥에 딩굴며 괴로워하는데 옆에서 어머니가 지켜보는 장면이 나온다. 해서 그는 평생에 걸쳐 할례를 없애자고 주장했다. 이집트에서 할례가 금지된 것은 2008년이었는데 그는 끔찍한 일이 그렇게 오래 지속된 점을 개탄했다. 1955년 카이로대학 의대를 졸업한 뒤 정신과 전문의가 됐다. 이집트 정부 공중보건 책임자에 임명됐지만 1972년 넌픽션 ‘여인들과 성’을 출간하자 경질됐다. 몇년 전에 창간했던 잡지 ‘헬스’도 1973년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 목소리를 높였고 집필을 이어갔다. 1975년 감옥에서 만난 여자 사형수들을 소재로 한 소설 ‘우먼 앳 포인트 제로’를 발간했다. 2년 뒤 내놓은 ‘이브의 숨겨진 얼굴’은 마을 의사로 일하며 목격한 성 유린이나 명예살인, 성매매 실태를 고발했다. 남자들은 광분했는데 비평가들은 아랍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시킨다는, 어처구니없는 비평을 해댔다. 1981년 9월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에 반대하는 인사 명단에 포함돼 3개월 옥살이를 했다. 감옥에서 화장실 휴지에 눈썹펜으로 적어 회고록 원고를 만들었다. 눈썹펜은 성매매를 하다 수감된 이들이 밀반입한 것들이었다. 아민은 “그는 진실을 말한다면 규칙이나 규제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다트가 암살되자 풀려났는데 검열과 출판 금지는 풀리지 않았다. 근본주의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거나 법정에 불려가는 일이 몇년 이어지자 결국 미국으로 망명했다. 물론 그곳에서도 종교, 식민주의, 서구의 위선을 까발리고 무슬림 베일(가리개)을 반대하고 화장과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자고 해 동료 페미니스트들과도 불화를 겪었다. 제이납 바다위 BBC 앵커가 2018년 만나 세상을 보는 눈이 너그러워진 것 같다고 떠보자 엘사다위는 “아니, 난 더 직설적이어야 해. 더 공격적이어야 해. 왜냐하면 세상이 더 공격적이게 되거든. 해서 사람들은 정의롭지 못한 일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해. 난 화가 났기 때문에 더 크게 얘기해야 해”라고 말했다.그의 책은 4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돼 국제적인 명성도 누렸다. 런던에서 출판 에이전시로 일한 카디자 세사이는 “사람들이 모두 그의 정치관에 동조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알지요. 하지만 날 가장 고무시키는 것은 그녀의 저작, 그녀가 이룬 것들과 여성을 위해 할 수 있었던 일들”이라면서 “특히나 아프리카 여성이나 유색인종이라면 그의 활동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여러 대학의 명예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타임이 선정한 ‘올해 100명의 여성’에 들었고 커버 스토리로 다뤄졌다. 하지만 고인은 한 가지 이루지 못한 일이 있다고 했다. 아민 박사는 “정작 조국에서 제대로 된 인정을 못 받아 그것이 유일한 꿈이자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6년 일시 귀국했으나 논란이 뜨거웠다. 2004년 대선에 출마했고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저항한 ‘아랍의 봄’ 봉기 때 카이로 타히르 광장에 서기도 했다. 세사이는 세대를 넘어 젊은이들이 고인을 롤모델로 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면서도 “엘사다위는 누군가의 영웅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녀라면 ‘스스로의 영웅이 되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청년·지방 살리는 베이비부머의 귀향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청년·지방 살리는 베이비부머의 귀향

    5만명. 중소 지방자치단체들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삼는 인구수다. 1960년대 중반 11만명이 넘던 충북 옥천군 인구는 지난달 말 현재 5만 200여명 수준이다. 월평균 30여명이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올해 하반기에 5만명 아래로 떨어질 게 분명하다. 인구 감소를 막겠다고 각종 정책을 꺼내 들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도시계획학자 마강래는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에서 베이비부머의 귀향이 답이라고 주장한다. 단지 지자체 인구수를 늘리기 위한 방편이 아니다. 고령사회와 지방 쇠퇴,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해서라도 베이비부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통상 베이비붐 시기는 1955~1964년 사이지만, 저자는 1974년생까지 넓게 잡는다. 이들은 여전히 일을 해야만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청년 인구와 일자리를 두고 다툴 수밖에 없다. 또 하나, 베이비부머의 절반 이상인 805만여명이 수도권에 거주한다. 부동산을 두고도 청년 인구와 충돌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간과 사람의 부조화’다. 도시는 청년들의 공간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젊어서 도시를 일으킨 것처럼, 이제 청년 세대가 도시에서 일하며 새로운 모습의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청년 세대는 높은 집값 등의 이유로 도시에서 밀려난다. 두 세대의 충돌을 막는, 아니 공존을 위한 선택으로 베이비부머의 귀향만 한 게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수도권 거주 베이비부머의 절반 이상은 지방 출신으로, 산업화 시기 대거 대도시로 이동했다. 이제 귀촌, 귀향 등을 꿈꾸는 사람도 제법 많다. 이들이 은퇴 시기에 맞춰 지방으로 내려가 새로운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정책적 도움을 주면, 먼저 수도권 과밀이 일정 부분 해소된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안정과 지방 소멸, 이에 따른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밑바탕이 마련되는 일이다. 베이비부머라고 해서 무작정 귀향하라고 우격다짐할 수는 없다. 귀향한 이들이 모두 농사를 지을 수도 없다.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그것을 돕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들이 정을 붙이고 살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도 신경써야 한다. 저자는 비교적 학력이 높은 베이비부머들을 돕기 위한 지방대학의 역할과 의료 환경 개선 등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촘촘하게 제시한다. 베이비부머들의 결단만 요구할 수 없다. 모든 세대가 도시 문제, 지방 소멸에 대해 고심해야 할 때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책꽂이]

    [책꽂이]

    왕정의 조건(김백철 지음, 이학사 펴냄) 김백철 계명대 사학과 교수가 조선 시대를 체계적으로 조망하고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고자 쓴 역사서. 조선 왕정을 추동해 나간 이념 체계를 알아보고 국가의 실제 운영 방식에 주목한다. 저자는 한국이 고대에는 일본보다 더 강력한 국가상을 가졌다는 재야의 인식이 식민지 근대화론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시대 왜곡된 관념이라고 지적한다. 489쪽. 2만 5000원.인공지능과 흙(김동훈 지음, 민음사 펴냄) 철학자의 시각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인문학이 물질과 감각에 주목한다는 점에 착안해 인류 역사 속 상상력이 어떻게 현실에서 재창조됐는가를 소개한다. 르네상스인들이 흑사병과 전쟁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현실을 딛고 일어선 과정, 로마 시대 화장품에서 마스크팩을 찾아낸 과정 등을 시대별로 짚어 봤다. 388쪽. 1만 8000원.섬Ⅰ·Ⅱ(이하림 지음, 무당거미 펴냄) 방송 PD 출신 이하림 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칼럼을 에세이집으로 펴냈다.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람 사는 세상 이야기, 혼돈의 시대, 인생사의 향수, 영화감독과 예술품에 대한 견해 등을 담고 있다. 1권 404쪽, 1만 5800원. 2권 344쪽, 1만 4800원.베르디 오페라(박종호 지음, 풍월당 펴냄) 클래식 음악 전문 출판사 풍월당 박종호 대표가 직접 쓴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삶과 오페라 이야기. ‘나부코’, ‘리골레토’, ‘아이다’ 등 유명 오페라 26편이 쓰인 시기와 배경, 동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베르디의 생애를 정리했다. 376쪽. 2만 3000원.살아있다는 달콤한 말(정영훈 지음, 모요사 펴냄) 혈액암 4기 판정을 받은 정영훈 KBS 기자가 자신의 투병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 6차례의 항암 치료 끝에 가까스로 생존한 저자가 ‘우리는 왜 몸과 마음이 온전할 때는 삶의 나날에 제대로 감사해하며 살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312쪽. 1만 6000원.누군가 아픈 밤(정인 지음, 호밀밭 펴냄) 노근리 평화상을 받은 정인 작가가 여성의 시각에서 해체되는 가족과 아픔을 다룬 소설집. ‘화마’, ‘누군가 아픈 밤’, ‘소리의 함정’, ‘아무 곳에도 없는’ 등 6편의 소설은 부부간 신뢰, 가족의 죽음, 혼혈 여성 등을 소재로 상처를 극복하려면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260쪽. 1만 4000원.
  • 김어준,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에 “민주당 찍지 말라는 것”

    김어준, 박원순 피해자 기자회견에 “민주당 찍지 말라는 것”

    교통방송(TBS) 뉴스공장의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18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을 찍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는 전날 처음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에서 서울 시장이 배출된다면 일상 생활로 복귀하지 못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에 김씨는 “그동안의 얘기와 어제 얘기는 서로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그러고 싶으면 그럴 자유는 있지만 별개의 정치행위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3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연 것은 정치행위로 이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성추행 사건에 대한 피해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면 전날 연 기자회견은 정치행위라고 김씨는 봤다. 또 그는 “굳이 나선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성추행 피해자가 언론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은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쓴 ‘비극의 탄생’이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과 관련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손 기자는 피해자의 기자회견 발언인 “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었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듭니다. 저는 후회가 덜한 쪽을 선택하고 싶습니다”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명시한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의 책에 대해서는 피해자 측에서 “2차 가해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냈는데 ‘피해자=거짓말쟁이’로 보는 논거들 상당수가 내 책에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책은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목격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며 책에 대한 출판금지, 판매금지 가처분을 걸어 법의 심판을 의뢰하라고 제안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손 기자에게 “미쳤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진혜원 검사는 “성범죄에 대해 고소와 언론보도만으로 유죄를 단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께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라며 응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문화마당] 서평 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 한국 출판 ‘죽비’ 되길/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서평 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 한국 출판 ‘죽비’ 되길/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서평 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놀랐다. 창간과 관련해 입말이 돌았을 때 동료 편집자, 출판인 다수가 회의적이었다. 여기엔 소문만 무성하고 출간까지 이어지지 못한 몇몇 논의 탓에 생긴 체념도 있고, 창간 후 몇 해 넘기지 못하고 폐간을 거듭했던 여러 실패 경험에서 나온 우려도 있었다. 무엇보다 북튜버와 책스타그램과 클럽하우스 열풍에, 온라인 서점과 포털 블로그에 책 소개가 넘쳐나는 시대에 작품도 아니고 서평을 종이 잡지로 챙겨 읽을 정도로 열정적 독자 팬덤이 존재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출판 기획자들은 용기를 내지 못했다. 작년 말 창간 준비호에 이어 지난주 창간호를 냄으로써 ‘반시대적 용기’를 보여 준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진은 전혀 다른 질문에서 출발한다. 편집장 홍성욱 교수는 묻는다.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만큼 좋은 서평이 있었는가?” 한국 서평 문화의 현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질문이다. 한국의 책 소개 지면은 대부분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책을 소개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고”, “학술지 서평은 판에 박힌 칭찬 일색으로 ‘주례사 비평’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질 낮은 서평들이 아니라 “책의 내용과 주장에 정곡을 찌르는 비평을 통해 독서의 재미와 깊이를 더해 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만한 서평이 가득해 “독서의 방향을 잡아 줄” 잡지가 존재한다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독자들 열광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잡지에 대한 독자들 반응은 대단했다.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을 971%나 초과 달성했다. 홍 교수는 피터 싱어의 서평을 좋은 예로 든다. ‘동물, 인간, 도덕’(1971)은 동물에게도 기본권이 있다는 동물권 개념을 담은 책으로 공장식 축산의 잔인함에 대한 강한 비판을 담고 있다. 학술서란 이유로 이 책이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자 피터 싱어는 ‘동물 해방’이라는 서평을 ‘뉴욕리뷰오브북스’에 게재한다. 서평이 게재된 후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면서 책과 서평은 동물해방운동의 도화선이 된다. “중요한 주장과 해석을 담았지만 널리 주목받지 못한 책을 발굴해서 제대로 평가”하고, “과장과 허풍이 심한 책에 대한 비판의 칼”을 들이밀면서 나쁜 화제작의 거품을 빼는 일로도 세상은 충분히 바꿀 수 있다. 구미에서는 ‘뉴욕리뷰오브북스’, ‘타임문학판’, ‘런던리뷰오브북스’ 같은 고급 서평지가 그 일을 해 왔다. 이웃 중국에서도 ‘독서’가 개혁개방 시기 지성계의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서평지의 등불이 꺼진 지 오래다. 1987년부터 2008년까지 발행된 ‘출판저널’이 폐간된 후 한국에서 고급 서평지는 사실상 존재를 감추었다.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가 비슷한 역할의 잡지로 남았을 뿐 2012년 창간한 ‘프레시안북스’는 세 해를 넘기지 못했고, 버티던 책 소개 잡지들마저 온라인 등쌀에 광고가 떨어지면서 차례로 문을 닫았다. 어린이·청소년 도서 쪽에 ‘학교도서관저널’이 전문 서평지로 남았을 뿐이다. 2015년부터 예스24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채널예스’가 있으나 대중적 책 소개와 저자 인터뷰를 주로 한다. ‘출판저널’을 회고하는 자리에서 이기웅 열화당 사장은 말했다. “공정성이 생명인 서평지가 상업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서평지가 될 수 없다.” 신간 안내가 서평으로 둔갑할 때 출판문화는 약해진다. 오랜만에 나온 서평 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한국 출판의 힘찬 풀무이자 뼈아픈 죽비로서 오랫동안 함께했으면 좋겠다.
  • [2000자 인터뷰 50] 이명찬 “한일 갑을관계 시정돼야 혐한도 대립도 해소될 것”

    [2000자 인터뷰 50] 이명찬 “한일 갑을관계 시정돼야 혐한도 대립도 해소될 것”

    일본의 혐한 목도하고 충격받아 책 집필 코로나19 日 아날로그 체질 만천하에 드러내 戰前 체제 온존한 노인 정치가 일본 발전 막아 각 분야의 한일 역전에 분노한 일본 우익들 한국 공격 역사문제 대립 또한 한일역전에서 비롯해 한일역전이 더 진전돼야 양국관계도 풀릴 것2000년대 초반 삼성이 소니를 제치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피겨스케이트 김연아가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우승했다. 2017년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고, 같은 해 근로자 임금은 근속 5년차부터 한국(월 362만원)이 일본(343만원)을 넘어섰다. 곳곳에서 한국이 일본에 역전하는 일들이 일상화된 가운데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등 아카데미 4개 부분 수상을 하면서 문화예술 부문에서 역전의 정점을 찍었다. 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명예연구위원은 이런 한일 역전 현상이 지금의 한일 대립의 근간에 있다고 설파한다. 이 위원으로부터 각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일 역전 현상과 양국 관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이명찬 위원은 1960년생으로 고려대에서 학사·석사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국제정치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20년 동북아 역사재단에서 퇴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Q. 지난 1월 중순 ‘일본인들이 증언하는 한일역전’(서울셀렉션·2만2000원)이란 책을 펴냈다. 책을 쓴 계기는 무엇인가. A. 2019년 1월부터 10월 초까지 일본에 방문연구원으로 생활하면서 그 때까지 가지고 있던 일본의 인상과는 너무나 다른 일본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는데 이 충격이 출간 동력이었다. 첫째, 90년대 초부터 10년 가까이 생활했던 유학 시절의 일본은 한국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회였다. 2019년의 일본은 사회 곳곳에 한국에 대한 언급으로 가득 차 넘치고 있었다. 그런데 보수 언론이나 지상파 방송에서 보이는 한국에 대한 관심 대부분이 혐한에 가까운 것이라 충격적이었다. 다만 지상파 방송을 거의 보지 않는 10~20대 젊은이들은 한류에 폭 빠져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는 비율이 일본 내각부 2019년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57% 이상이었다. 둘째, 작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아베 정권을 지켜보면서 아날로그 시스템의 비효율성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그 비효율성이 디지털에 취약한 장노년정치의 리더십 부재에 기인하는 것인데 그 근본 원인이 전전(戰前)의 일본을 군국주의로 몰아갔던 그 체제의 온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전전에 뿌리를 둔 구체제는 아날로그에 기반한 것으로 디지털 사회로의 변환을 거부하는 속성을 가진다. 반면 디지털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한국 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은 일본을 압도했다. 셋째, 아베노믹스로 일본 경제가 되살아났다는 평가와는 달리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비롯된 경제적 타격은 ‘잃어버린 30년’간 허덕이던 일본 경제를 가속적인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노출된 일본의 암울한 민낯을 보면서 한일 간 힘의 역전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일 역전이 가지는 의미는 한일관계에서의 갑을 관계를 뒤집어 놓을 동력이 된다. 한일 역사 문제의 장기적 고착은 막강한 힘을 가진 일본과 허약한 한국이 갑을 관계로 맺어진 역학관계의 결과물인 셈이다. 한일역전은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에 내재한 갑을 관계를 새롭게 추동할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려는 게 출판 목적이다.Q. 지금의 일본을 어떻게 보는가. A. 패전을 종전이라 칭함으로써 패전의 책임자를 단죄하고 청산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전전 체제가 온존하고 있다. 봉건제의 잔존을 연상시키는 다수의 자민당 세습 의원, 대대로 물려받아 온 국회의원을 가업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민의를 대변하기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한다. 자민당의 노인 정치 특성을 나타내는 다선 세습의원으로 구성된 이 구체제는 지난 1년 비효율성이 만천하에 폭로됐다. 세계 경제는 디지털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아날로그로 점철된 일본의 구체제는 일본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임은 불 보듯 명확하다. 일본의 자민당 노인 정치가 디지털 사회로의 탈바꿈을 이끌 것 같지 않다. Q. 한국과 일본의 역전이 일어난 시기는 언제인가. 그리고 그런 역전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돼 있다고 보는가. A. 한국과 일본의 역전은 여러 분야별로 각각 시기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미 시작된 분야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분야로 구분할 수 있겠다.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 대부분은 이미 역전이 이루어졌다. ‘아베 정치’로 상징되는 자민당 정치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정치 분야에서도 민주화를 향해 줄기차게 나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역전이 됐다고 봐야 한다. 일본의 특기였던 경제는 ‘잃어버린 30년’ 동안 침체가 이어져 한국 대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대부분 영역에서 역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인 정신이 힘을 발휘하여 유일하게 일본의 강점으로 남아 있던 소재, 부품, 장비 영역에서도 한국이 정부와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힘을 합하여 역전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수출규제에서 보여준 것 같은 일본의 갑질이 다시는 통하지 않는 한국이 갑의 위치로 역전이 될 시점은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이내일 것이다. Q. 한 때 아시아를 제패하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4위 독일과는 적지 않은 국내총생산(GDP) 차이를 보이는 게 일본이다. 한일역전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건 일본이 정체하거나 퇴행하고 있다는 말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아베 정치’로 상징되는 자민당 세습정치의 비민주성, 비효율성이 그 이유다. ‘잃어버린 30년’으로 상징되는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성은 아날로그 사회인 일본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과도한 정부 부채(약 270%), 고령화 사회, 일본 사회에 내재한 거품경제의 후유증, 제4차 산업이 미래를 결정지을 격변의 국제사회에서 변화를 싫어하는 초보수 사회. 이에 더하여 역사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아 빈번하게 일어나는 주변국과의 갈등으로 인한 과도한 국력 소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비효율성의 결정물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정치’가 초래한 이 외교적 우책은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을 격발시켜 지방 관광산업을 초토화시켰고, 한국의 선진적인 코로나 대응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Q. 한일 간 대립이 2011년 헌법재판소의 위안부 부작위 위헌 판결 이후 근 10년간 지속되고 있다. 한일 대립의 배경에 한일역전이 있다고 보는가. A. 자민당 ‘아베 정치’의 구성원들은 아직도 한국을 과거 피식민지 취급을 한다. 억누르면 한국이 굽히고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는데 시대착오적이다. ‘아베 정치’를 지지하는 우익들은 피식민지 국가였던 한국이 일본을 능가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려워하고 있다. 한국이 더 크기 전에 주저앉혀야 하겠다는 심뽀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일 간 힘의 아노미 상황이 현재 혼란의 근본 원인이다. Q. 일본 우익들이 ‘일본은 언제나 옳고 우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데. A. 이런 생각을 가진 우익들이 혐한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한일 역사에서 나쁜 짓을 한 일이 없으며 한국이 일본에 감히 대드느냐고 생각한다. 이런 우익들을 핵심 지지 세력으로 삼는 아베 정권이 한국과 역사 문제 해결을 하려 했으니 풀리겠는가. 한국 보수 언론들은 정부 대일 외교력을 비판하는데, 무지의 소산이다. 일본의 우익들은 한국과 역사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 Q.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한미일 연대를 위해 한일관계를 중재할 움직임을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한일에 끼어들어 2015년 12월 위안부합의가 나왔다.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한일관계의 복원은 필요하지만 자칫 2015년의 재판이 될 수 있는데. A. 2015년과 2021년의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일역전 현상은 상당히 진전되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통해 한국이 그때의 한국이 아니라는 것을 미국이 모를 리 없다. Q. 지금의 한일 대립은 역사문제에 기인한다. 2018년의 강제동원 판결, 2021년 1월의 위안부 판결에 대한 한일의 정치적 접근 없이는 대립을 풀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일제피해자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가, 일본은 일제피해자가 요구하는 가해 사실 인정과 사죄에 대한 국민적 컨센서스를 얻을 수 있는가인데. 가능하다고 보는가. A. 강제동원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의 정치적 타결은 자민당의 ‘아베 정치’가 지속되는 한 불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민당의 노인 정치 세력은 해결 의도도 능력도 없다. 머지않아 자민당의 ‘아베 정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세력이 붕괴되고 새롭게 나타날 정치 세력은 한국과 척지고는 일본의 국익 손실이 막대하다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한국 주장에 접근하는 결단을 보일 수도 있다고 본다. 한일역전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양국 관계를 푸는 해법에 대한 컨센서스의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Q. 일본의 혐한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한일이 역사적 화해를 이룬다면 혐한은 소멸할까. A. 혐한은 역사문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며, 혐한은 한일역전으로 인해 심해졌다. 인과관계를 생각해 보면 역사문제가 혐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한일역전을 완성하면 혐한은 급속도로 소멸할 것이며 그 결과 역사문제는 한국의 주장이 많이 반영되는 선에서 결착될 것이다. 이 사실을 확실히 인식한다면 자민당의 ‘아베 정치’(노인 정치)가 활개치는 상황에서는 역사문제는 우리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치적 타협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며 해서도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의 국력을 빠르게 증진시키는 길만이 한일 역사문제를 피해자인 우리 국민이 바라는 대로 해결할 유일한 길이다. 늦어도 10년 이내에 그날이 오지 않을까.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노승재 서울시의원, ‘서울책보고’ 외벽 주민친화적으로 환경개선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승재 의원(더불어민주당, 송파1)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송파구 신천동 잠실나루역 인근) 외벽을 주변환경과 어울리도록 주민친화적으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헌책방들을 모아 오래된 책의 가치를 담아 2019년 3월 개관한 헌책방이다. 헌책만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사(名士)와 지식인들의 기증도서 등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접할 수 있으며 아울러 책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맛보는 시민들의 복합 문화공간이다. 서울책보고의 내부는 최고의 시설에 헌책방과 도서관 그리고 다양한 코너와 많은 주민이 이용가능한 문화 프로그램들을 갖추고 있으나, 건물외부 외벽은 인근의 잠현초등학교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아 인근 잠실파크리오아파트 주민들과 잠현초등학교 학생들의 정비 요구가 있어왔다. 노 의원은 “잠현초등학교 학생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고 잠실나루역 인근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쾌적한 보행권 확보를 위해 시비 2억원을 확보했으며, 주민의견을 반영하여 서울책보고의 경관개선과 지역주민들에게 친근감 있는 시설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램지어 논문 학술지, 철회 고려”… 완전삭제는 안될 듯

    “램지어 논문 학술지, 철회 고려”… 완전삭제는 안될 듯

    석지영 하버드 교수, 뉴요커 기고서 밝혀우선 인쇄발간 뒤 철회 공지하는 식일듯발간 자체를 안 하는 ‘완전 삭제’는 힘들듯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2주전 뉴요커에 실렸던 자신의 기고문에 대해 13일(현지시간) 한국어 및 일본어 번역본을 함께 게재하면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에 대한 철회가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해 비판을 받고 있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이 인쇄본으로 나온 뒤 ‘철회 공지’ 등의 사후 조치를 한다는 것으로 논문 발간을 하지 않는 ‘완전 삭제’와는 다른 것으로 읽힌다. 석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뉴욕커에 ‘위안부 이야기의 진실을 찾아서’ 기고문의 한국어·일본어 번역본을 게재하면서 “내 글에서 탐구했던 논의가 각 나라에서 2차 세계대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에 직접 맞닿았기 때문에 이 글의 한글, 일본어 번역은 중요한 일이 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학술적 진실의 문제 때문에 “(램지어 교수의) 그 논문을 출판한 저널이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우선 램지어 교수가 자신의 논문에서 “(위안부 여성들이) 매춘을 선택”했으며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 내 전선의 “사창가”에서 일하기로 업자들과 “다년 소속 계약”을 맺었다고 썼지만 정작 계약서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많은 석학들이 진실을 담지 못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비판하고 논문 게재 예정이던 법경제학국제리뷰(IRLE)에 논문 취소를 요청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논란 초기에는 석 교수의 질의에 자신의 논문을 방어하던 램지어 교수가 논란이 커지고 학계의 검증이 진행되자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자신이 준비가 되었을 때 설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도 했다. 하지만 논문이 완전 삭제 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공중보건에 대한 위험 등 긴급한 비상 상황의 경우에만 논문을 통째로 삭제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관행이라는 것이다. 또 IRLE가 향후 실제 논문 철회 공지를 할지도 아직은 확실치 않다. 석 교수의 이번 한국어 번역본은 200자 원고지로 무려 91장에 이를 정도로 긴 내용으로,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학계의 논의 전반을 짚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이상민 측 “대출 알선수재 혐의, 허위사실... 악의적 흠집 내기” [전문]

    이상민 측 “대출 알선수재 혐의, 허위사실... 악의적 흠집 내기” [전문]

    가수 겸 방송인 이상민이 알선수재 및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이 공식입장을 밝혔다. 12일 이상민 소속사 스타잇엔터테인먼트는 “이상민이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알선수재로 고소된 사건은 허위사실로 인한 고소”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상민 측은 이번 고소인이 과거 이상민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인물과 동일인이라고 강조했다. 소속사는 “종전 사건은 모두 혐의없음으로 종결됐고 검찰항고마저 기각됐음에도 같은 고소인이 동일한 사건으로 다시 형사고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소인은 허위사실을 꾸며 고소하고 언론에 노출해 이상민을 악의적으로 흠집 내고 있다”며 “이는 이상민이 연예인이라는 것을 악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속사는 “언론에 공개된 이상민 피소건은 그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알린다. 이런 소식으로 불편하게 하여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소인 A씨는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상민을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알선수재),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공범으로 지목한 B씨도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알선수재)로 함께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상민과 B씨는 2014년 5월쯤부터 45억 원의 토지 담보대출과 사후 사업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줄 테니 그 대가로 수수료 8%를 달라고 했다. A씨는 3억6000만원을 이상민 계좌로 입금했고, 이들은 이듬해 3월부터는 120억 원의 토지 담보 대출과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비 전체를 대출받을 수 있게 해줄 테니 대가를 달라고 제안했다. A씨는 다시 한번 이상민 계좌로 8억 7000여만 원을 입금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에도 이상민과 B씨를 특경가법 위반(사기) 협의로 고소한 인물이다. 다음은 이상민 소속사 공식입장 전문. 오늘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상민 씨의 정보통신망법위반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알선수재 고소사건은 사실이 아닌 허위사실로 인한 고소임을 명백히 알려드립니다. 이번에 고소를 하고 언론에 알린 당사자는 과거 2019년 8월 사기죄로 이상민 씨를 고소한 인물입니다. 종전 고소하였던 동일 인물이 동일한 사건으로 또 다시 형사고소를 한 것입니다. 종전 고소사건은 모두 혐의없음으로 종결되었고, 고소인이 검찰항고를 하였지만 검찰항고마저도 기각되어 사건은 모두 혐의없음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고소인은 시간이 지나 또 다시 동일사건으로 형사고소를 하고 언론에 노출시켰습니다. 허위사실을 꾸며 고소를 하고 언론에 노출시켜 이상민 씨를 악의적 흠집내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상민 씨는 이미 경찰 및 검찰 수사를 받았고, 수사결과 혐의없음 처분(무죄)을 받았으며, 검찰항고마저 기각되어 종결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인은 죄명만 바꿔가며 계속 고소를 하는 것으로 이는 이상민 씨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이를 악용해 계속 허위사실로 흠집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언론에 공개된 고소사건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이런 소식으로 불편하게 하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금요칼럼] 어두운 상점들의 도시/전민식 작가

    [금요칼럼] 어두운 상점들의 도시/전민식 작가

    얼마 전 좀 섬뜩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출근 시간인 듯한데, 사람들은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모두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가는 사진이었다. 겨울인 데다 배경의 흑백 톤 때문인지 마스크를 쓴 사람들 풍경이 좀 기괴하고 낯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바뀐 세상의 풍경이 실감나지 않았다.  전업작가로 살고 있는 데다 전염병이 기승을 부려 집 밖엘 잘 나가지 않는 편인데 수년 만에 선배와 서울 한복판에서 약속이 잡혔다. 반가운 이였고 늘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 만나게 되었다. 막상 만나려고 생각하니 전에는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제약들이 나를 따라붙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9시 이후 영업금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반드시 마스크 착용,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곤 항시 마스크 착용….  크게 불편한 일이 아니니 지키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선배와 만나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고 앞으로의 일들을 이야기한 후 우리는 어김없이 9시에 식당에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난 사이라 바로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2차라는 건 생각해 볼 수도 없었다. 거리엔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우리가 식당 앞에 서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사람들이 썰물처럼 골목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죄다 마스크를 쓴 채, 별 말도 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몰려가는데 그 순간 섬뜩했던 사진이 떠올랐다. 마스크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좀 어두운 골목을 지나는데 그들은 집으로 가지 않고 어떤 특별한 장소를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1997년 상영된 ‘가타카’(Gattaca)라는 영화의 한 장면,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출근해서 똑같은 책상에 앉아 똑같은 장비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 때문이었다.  안전을 위해 갖추어야 하는 당연한 조치이지만 전 세계를 분란 속에 빠뜨린 전염병 하나가 사람들의 개성과 정체성을 앗아가 버렸다. 이후 전염병은 우리를 무기력의 세상으로 밀어넣고 말았다.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때문에, 눈앞에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사람들의 멋이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았다.  지난겨울 어느 날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결혼식은 뒤로 미룬다지만 장례식까지야 미룰 수 없어 상을 치른다. 문상객 없는 조용한 장례의 시간이었다. 떠들썩해야 할 자리에 손님은 사라지고 상주와 적막감만 맴돌았다. 이 시대의 역병은 소멸시켜야 하지만 웃음, 슬픔, 눈물, 행복, 불행 같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많은 것들까지 걷어가고 말았다.  어쩌다 서울 나들이 나가 출판사 사람들이나 작가들 만나는 일이 사라졌고, 한 작품을 놓고 신나게 떠들어대는 독서 모임 또한 사라졌다. 창작수업은 언제 다시 열릴지 알 수 없으며 반가운 사람들 만나 한 잔 더 걸칠 수 있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만 같다.  ‘어둠은 빛을 먹고 자라지.’  내가 쓴 어느 소설의 첫 번째 문장이다. 빛이 없으면 어둠은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소설을 통해 터널은 언젠가 끝난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었다. 터널 밖으로 나가면 환한 봄이 있고 얼굴을 드러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가골목을 지나게 되었다. 한창 불야성이어야 할 골목이 어두웠고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스산했다. 어쩐 일인지 가로등도 꺼져선 쇠락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두의 노력으로 터널의 끝에 곧 도달할 것이다. 적막한 이 풍경들은 나의 세대에는 물론 다음 세대에도 두 번 다시 맞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잃어버린 풍경들을 빨리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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