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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의 반격’이 시작됐다

    ‘소설의 반격’이 시작됐다

     ‘소설의 반격’이 시작됐다. 올 초까지만 해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던 한국 소설은 지난 5월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정유정의 신작 발표 등 호재를 맞아 출판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19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한국 소설 판매는 올 1월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3%(권수 기준) 급성장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3%로 처참한 성적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판매 신장률은 최근 5년간 같은 기간의 수치를 따져 봐도 최고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창비)는 50만부, 정유정의 ‘종의 기원’(은행나무)은 15만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1, 2위(한국출판인회의 기준)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3년 ‘정글만리’(해냄)로 150만부를 팔아 치운 밀리언셀러 작가 조정래의 신작 ‘풀꽃도 꽃이다’(해냄)도 초반 기세가 무섭다. 지난 12일 출간된 책은 일주일 만에 1·2권 각각 5만부씩 10만부 판매된 데 이어 추가로 10만부를 제작 중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소설 담당 구환회 MD는 “한강, 정유정이라는 대형 이슈 외에도 이기호 소설집,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등 젊고 신선한 감각의 작품들이 우리 소설 지형을 다채롭게 만들었다”며 “최근에는 조정래 신작이 출간과 동시에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시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소설이 휴가철인 여름 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데다 하반기에도 박범신, 성석제, 하성란, 천명관, 정이현, 김중혁, 장강명, 알랭 드 보통 등 주요 국내외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선보일 소설 목록부터 풍성하다. 이야기꾼 성석제의 신작 소설집(제목 미정·문학동네)이 8월 말 출간된다. 그의 첫 번째 소설집과 두 번째 소설집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단편 10편을 모은 ‘첫사랑’도 동시에 나온다. 괴물로 태어나거나 괴물이 돼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경계 없는 악의 세계를 그린 백민석의 장편 ‘공포의 세기’(문학과지성사), 1990년대 부산 건달들의 짠내 나는 인생을 담은 김언수의 한국형 누아르 ‘뜨거운 피’(문학동네)도 다음달 서점가에 깔린다.  김중혁 작가는 올여름에만 두 편의 소설을 발표한다. 코미디언과 우주비행사인 이복형제를 그린 경장편 ‘나는 농담이다’(민음사)가 8월, 비행 중 돌연 사라졌다가 불쑥 나타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1971년의 기적’(스윙밴드)이 9월 출간 예정이다.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 문제작을 잇달아 내놓은 소설가 장강명도 하반기 두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장편 스릴러 ‘우리의 소원은 전쟁’(위즈덤하우스)이 10월, SF소설 ‘목성에선 피가 더 붉어진다’(은행나무)가 12월 독자들과 만난다.  9월에는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해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 책으로 잇따라 묶여 나온다. 아비를 죽이고 살아남기 위해 떠돌이가 된 남자의 인생 역정을 그린 박범신 작가의 ‘유리’(은행나무), 인천 뒷골목 건달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로 엮은 천명관의 장편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가제·위즈덤하우스)다.  정이현 작가의 새 소설집(제목 미정·문학과지성사)은 10월, 하성란 작가의 장편 ‘여덟 번째 아이’(창비)는 12월 출간 예정이다.  해외 작가들의 기대작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새 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행나무)이 다음달 말 선보인다. 국내에서만 소개된 정이현 작가와의 공동 기획 소설 ‘사랑의 기초’를 제외하고 작가가 20년 만에 쓴 소설인 데다 결혼 이후 내놓은 작품이라 과거 연애 3부작과 달리 결혼 생활의 민낯과 관계에 대한 통찰을 드러내 관심을 모은다.  10월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아연 소년들’(문학동네)을 읽을 수 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함께 그의 대표 전쟁 연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살아남은 소년들과 생존자, 희생자 어머니들의 증언으로 써내려 간 통렬한 논픽션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In&Out] 우리에게 책이란 무엇인가?/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In&Out] 우리에게 책이란 무엇인가?/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신선한 충격’, 이것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 프랑스 파리도서전을 다녀온 출판인, 작가, 그리고 취재기자들의 한결같은 소감이었다. 이번 파리도서전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돼 30여명의 한국 작가와 많은 출판인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15명에 이르는 취재기자들도 함께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프랑스 정부와 국민들의 책에 대한 가치 인식이 근본적으로 우리와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에 크게 놀랐다. 프랑스인들에게 책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문화부 장관의 입을 통해 알게 됐다. 파리도서전 기간 동안 매일 전시장을 찾은 오드리 아줄레 문화부 장관은 자국의 출판문화 발전과 관련해 “프랑스에서 문화는 심장과 같다”, “그 문화의 한가운데에 책이 있다”고 말했다. 한 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끈 문화의 힘이 바로 책에서 비롯됨을 천명한 명언이었다. 계속해서 우리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렇게 파리도서전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데 정부는 어떤 지원 정책을 펴고 있는가?” 장관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1980년대부터 시행한 도서정가제를 통해 출판시장의 안정화를 꾀했고, 지역 서점과 도서관을 적극 지원해 독자들이 책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했으며,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이번 파리도서전은 1200여개의 출판사와 3700여명의 저자들이 참석해 20여만명의 독자들과 만난 책의 잔치였다. 그 어떤 부스에서도 책을 싸게 팔고 있지 않았으며, 할인해 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도서정가제의 필요성 여부를 놓고 아직까지 왈가왈부하고 있는 한국 출판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렇다면 프랑스 출판사들은 왜 도서전에 참여하는가. 이에 대한 답을 프랑스 출판협회 회장과의 대화에서 들을 수 있었다. “출판사의 도서전 참여는 독자에 대한 서비스이자 의무다. 저자들은 도서전을 통해 독자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독자들은 도서전에서 출판사들의 책을 한 곳에서 보고 선택할 수 있으며, 저자를 만나고, 또 책 관련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에게 책과 독서, 그리고 문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해득실을 떠나 책과 함께하는 진정한 도서 축제의 장 마련은 불가능한 것인가. 하루아침에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겠지만, 생각과 습관을 만드는 좋은 환경, 즉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해 낼 수 있다면 그것이 하나의 습관이 돼 문화로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이 같은 책 읽는 환경 조성은 정부 주도하에 계획되고 진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배가되는 파급효과로 국민 정서를 이끌어 낼 수 있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6월이 되면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다. 한국도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이다. 서울도서전에서 우리 출판사들은 우리 회사 책을 사준 독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만남의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져야 하며, 저자들 또한 내 독자들에게 얼굴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게도 한마디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책이란 무엇이고, 문화란 무엇인가.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주창하고 있지만, 과연 책 읽는 문화 없이 국가의 미래를 논할 수 있겠는가. 마침 올해는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2017~2021)을 수립하는 해다. 물론 거시적인 계획들이 있겠지만, 계획 수립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은 출판을 통해 문화를 살리고자 하는 정부의 강한 의지다. 정책이 바로 서야 출판이 산다. 출판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 한국 문학 위상 10년 새 크게 올라 세계 시장서 통할 매력·가능성 충분

    한국 문학 위상 10년 새 크게 올라 세계 시장서 통할 매력·가능성 충분

    세계 최대 도서전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는 ‘리트프롬’(litprom)이라는 산하 기관이 있다. 우리말로 옮기면 ‘아시아아프리카남미문학 진흥 위원회’. 1980년 세워진 비영리단체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독일 입장에서는 ‘제3세계 문학’인 이들 문학에 대한 정보를 축적·홍보하고 번역, 출간을 돕는다. 최근 리트프롬의 아니타 자파리(63)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문학번역원의 초청으로 관심 있는 한국 작가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카페창비에서 만난 자파리 대표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전날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에 “마침 며칠 전 ‘채식주의자’를 읽었는데 이게 웬 우연인지 모르겠다. 나도 행복했다”며 담뿍 반가워했다. “2005년 한강 작가와 독일 여러 도시를 돌며 ‘채식주의자’ 낭독 투어를 열었어요. 그때 문학에 관심도 없던 제 친구들을 데려갔는데 이번에 제가 한국에 간다고 했더니 한 친구가 그러더군요. ‘나 그때 한국 작가가 쓴, 여자가 식물로 변하는 이야기 아직도 기억해.’ 여성의 문제를 예술적으로 풀어 간 그런 얘기는 쉽게 잊히지 않는 법이죠. 한강 작가의 소식을 듣고 그게 떠오르며 얼마나 반갑던지요.” 자파리 대표와 우리 문학의 인연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리트프롬에서 해당 문화권 여성 작가들에게 주는 문학상을 오정희 작가의 ‘새’가 수상하면서 처음 한국 소설을 접했다. 이후 우리나라가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청된 2005년에는 30여명의 한국 작가를 데리고 독일 내 낭독 투어를 진행했다. 최근 영미권 출판계에서는 한강 작가가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정유정의 ‘7년의 밤’이 독일 유력 주간지 차이트에서 ‘올해의 추리소설 톱 10’ 가운데 8위로 뽑히며 매력적인 서사로 인정받았다. 자파리 대표에겐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상황들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한국 문학을 펴내려는 출판사도 없었고 소형 출판사에서 냈다 한들 팔리지도 않았어요. 한국 문학은 전후 상황이라는 특수한 역사를 담고 있는 주제로만 알려져 독자들이 다가가기 쉽지 않았던 거죠. 좋은 책을 선별할 만큼 한국 문학을 잘 아는 번역가도 거의 없었고요.”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 한국 문학요? 세계 출판 시장에서 통하기 위해 바꿀 것도 없습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 매력과 가능성이 충분하거든요. 소재도 현대사회의 공통된 고민과 맞물리고 한국 문학과 문화에 눈이 밝은 번역가들도 늘어났어요. 출판시장도 아시아 여러 나라 중에서 선진적이고요. 이 때문에 리트프롬에서 배포하는 도서 추천 리스트, 작가 소개 브로슈어 등을 보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고 출간하겠다는 독일 출판사들도 많아졌죠.” 그가 이번에 성석제, 정유정, 윤성희, 황선미 등 여러 국내 작가들을 만난 것도 그 때문이다. “정유정 작가는 독일에서 성공적이라 할 만한 게 책을 낸 출판사에서 다른 한국 작품도 출간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어요. 성석제의 ‘위풍당당’은 올해 독일에서 출간될 예정이고요. 윤성희 작가는 흥미로운 작품을 쓰기 때문에 작가 교환 프로그램에 올 수 있는지 물어봤죠. 한국 문학을 다른 문화권에 알리려면 낭독 행사처럼 독자와 직접 만나 작품을 접하게 하는 게 제일 효과적이거든요.” 그래서 리트프롬은 주한독일문화원 등과 함께 연간 10~15명 규모의 양국 간 작가 교환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문학이 읽히지 않는다는 자조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자파리 대표는 문학의 미래를 낙관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역사, 문화를 교감하는 데 이야기의 힘만 한 게 있을까요. 결국 모든 문화의 기초이자 인류의 기본적인 욕구는 스토리텔링이니까요.” 글 사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부천시, 만화산업 융성 ‘3대 지원사업’ 추진

    부천시, 만화산업 융성 ‘3대 지원사업’ 추진

    경기 부천시가 만화산업 융성을 위한 ‘3대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부천시가 설립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1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만화창작 생태계의 기초틀을 만들기 위해 ‘2016년 다양한 만화 육성 및 만화창조인력 양성지원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올해 비활성 장르 창작지원사업으로 어린이만화를 활성화하고 만화콘텐츠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선다. 또 현장형 창조 인재 양성 사업을 지원하고, 만화창작에 공공성을 높여 우수한 만화 콘텐츠 발굴 및 소비를 장려한다. 먼저 어린이만화 활성화 지원 사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 창작 및 보급의 집중 지원해 양질의 어린이 만화를 발굴하고, 이를 관리, 유통하는 출판사를 지원해 출판시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만화가 및 예비창작자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선정된 우수 어린이 만화에는 작가당 원고료와 작품 창작 비용 1500만원을 지원한다. 출판사는 3곳을 선정해 2500만원씩 준다. 만화콘텐츠 스타트업 육성 지원사업은 전문화된 1인 창조기업을 양성하고 만화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만화가나 예비창업자에게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만화콘텐츠 상품을 개발하는 사업자나 19세 이상 예비창업가들을 대상으로 모두 5개 팀을 선발, 2000만원씩 지원하고 오는 11월까지 5가지 만화 콘텐츠 프로젝트를 완성할 예정이다. 2016 현장형 창조 인재 양성 사업은 미래 만화 콘텐츠 사업을 이끌어갈 창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진흥원 홈페이지(www.komacon.kr)로 문의하면 된다. 오재록 진흥원장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만화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현장 중심의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한국 만화 콘텐츠 산업의 중심기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시론] 올해의 키워드는 ‘스토리두잉’/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시론] 올해의 키워드는 ‘스토리두잉’/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나는 강연 때마다 지금의 학교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앞으로 적어도 5년 이내에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가 셋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해 왔다. 물론 이 예측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는 사실을 계속 확인하곤 했다. 이미 강남 부자들은 다섯 사람이 뭉쳐 고액의 자금으로 아이들에게 ‘플립러닝’을 시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현재 학교에서도 도입되고 있는 ‘거꾸로 학습’이라고도 불리는 이 학습법은 아이들이 인터넷 무료 강의나 책을 미리 읽고 와서 토론하는 방식이다. ‘플립러닝’은 사교육 시장에도 진출했다. 수학 교육을 하는 한 업체는 35개의 프랜차이즈를 두고 성업 중이다. 아이들이 ‘강의’를 할 때 칠판에 쓴 글과 강의하는 말을 곧바로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해 사적인 경험을 정량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리고 ‘함께 읽기’ 모임을 통해 토론하는 일반인들도 국경을 넘나드는 온라인 독서 토론을 즐기는 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정보기술(IT) 혁명 때문이다. 이제 클릭 하나로 인류가 생산한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2030년이면 3일마다 정보의 양이 두 배로 늘어난다지만 이미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밑줄 쫙’ 하며 암기만 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일에만 몰두하다가는 곧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제 인간은 새로운 지식을 접할 때마다 그 지식을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연결해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시대 출판의 본질이 ‘큐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나는 올해 출판 트렌드로 ‘스토리두잉’(Story Doing)을 선정했다. 지난 몇 년간 스토리텔링이 강조돼 왔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가 정보 송수신의 제왕이 된 다음부터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쌍방향 소통을 지향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기업의 마케터들이 자사의 브랜드 스토리에 어떻게 사용자의 참가를 유도하고 체험하게 하는가를 주요 과제로 삼은 것도 꽤 오래됐다. 최근 출판시장에서도 체험형 콘텐츠인 ‘컬러링북’이 인기를 얻고 있다. 나는 ‘Story Doing’의 각 음절에 맞는 10가지 키워드를 다시 선정했다. 나눔과 공유를 추구하는 셰어링(Sharing), 손의 참여를 부르는 테이크파트(Take part), 극한의 감각적 즐거움을 꾀하는 오르가슴(Orgasm), 삶의 근원적 의미를 묻는 루트프로블럼(Root-problem), 개인의 투쟁이나 역사의 공방을 뜻하는 옐(Yell), 개인이 자신의 자리를 찾으며 진정한 삶을 발견하고자 하는 디텍트(Detect),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온스테이지(Onstage), 상대의 의도를 꿰뚫고자 하는 인텐션(Intention), 짧게 나누어진 콘텐츠가 유행하는 나노(Nano), 서로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대세가 되는 그리드(Grid) 등이다. 최근 몇 년간 극도로 불안해진 개인은 성석제 장편소설 ‘투명인간’의 주인공 만수나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 등 가족을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지만 자식들에게서 인정받지 못하는 삶을 추억하며 위안받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바닥을 친 인생이 땅굴을 파고 지하로 숨어들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되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정보기술은 인간의 가치를 한없이 추락시켰다. 앱(에플리케이션) 하나가 수천만 명, 심지어 수억 명의 일자리를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세상이다. 무인 전기자율자동차나 드론이 상용화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사물들마저 네트워크를 이뤄 인간이 할 일을 대신 해 주다 보니 인간의 진정한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하지만 인류 5000년의 역사에서 인간이 기술에 종속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순간 놀랍게 발달한 기술에 넋이 나간 적이 수없이 있었지만 결국 인간은 기술을 이용해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왔다. 그런 면에서 2016년은 기술에 한없이 밀리던 인간이 다시 기지개를 켜며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자 하는 의욕을 분출하는 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도서정가제 시행 1년 신간 6.2% 싸졌다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제가 책값 안정화와 함께 동네서점 경쟁력 확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출판시장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한 결과 신간 단행본의 평균가격이 1만 791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가격(1만 9106원)보다 6.2% 낮아졌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도서정가제 현황에 대해 출판사 450곳, 동네 서점 450곳, 대형·온라인서점 50곳, 총판 도매사 50곳 등 1000개의 출판유통계를 모니터링했다. 이 기간 동안 발행한 신간은 5만 3533종으로 지난해 대비 7.4% 감소했다. 단행본 중 유아아동서 가격이 18.9%로 가장 많이 낮아졌고 인문사회(-7.9%), 문학(-6.7%), 실용서(-6.2%) 등도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만화신간 가격은 오히려 19.4%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신간도서 90%가 6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진입, 지난해 60%에 비해 30%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율 제한으로 독자의 도서 구매 경향이 가격보다는 콘텐츠의 질 위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또한 출판계 종사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7.6%가 현 도서정가제를 유지 또는 강화해야 한다고 답해 도서정가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도서정가제 1년, 책 정가 6.2% 하락... 일단 합격점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서정가제가 책값 안정화와 함께 동네서점 경쟁력 확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출판시장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한 결과 신간 단행본의 평균가격이 1만 791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가격(1만 9106원)보다 6.2% 낮아졌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도서정가제 현황에 대해 출판사 450곳, 동네 서점 450곳, 대형·온라인서점 50곳, 총판 도매사 50곳 등 1000개의 출판유통계를 모니터링했다. 이 기간 동안 발행한 신간은 5만 3533종으로 지난해 대비 7.4% 감소했다. 단행본 중 유아아동서 가격이 18.9%로 가장 많이 낮아졌고 인문사회(-7.9%), 문학(-6.7%), 실용서(-6.2%) 등도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만화신간 가격은 오히려 19.4%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신간도서 90%가 6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진입, 지난해 60%에 비해 30%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율 제한으로 독자의 도서 구매 경향이 가격보다는 콘텐츠의 질 위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 주는 지표라는 분석이다.  또한 출판계 종사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7.6%가 현 도서정가제를 유지 또는 강화해야 한다고 답해 도서정가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출판사의 서점 공급률 조정과 할인율 축소, 무료배송 등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시론] 역사교과서 논란, 핵심은 내용에 있다/이주천 원광대 사학과 교수

    [시론] 역사교과서 논란, 핵심은 내용에 있다/이주천 원광대 사학과 교수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역사 교육의 위기는 좌편향된 교사와 역사가들에 의해 점령된 교과서 출판시장 독점의 횡포 때문만은 아니다. 좌편향 교육 탓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학생들을 양성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위기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위중한 것이다. 이런 사태를 뒤늦게나마 파악한 정부가 헌법에 보장된 정상 국가로 만들기 위한 책무를 행사하려는 것은 정당하다. 2007년부터 시행된 검인정 제도는 출판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소비자인 학교와 교사 및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도록 권고한 것으로, 선한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재작년의 경우 새로운 시각의 교재인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방송을 통해 ‘친일과 독재 미화’의 딱지를 붙여 교육 현장에서 채택하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방해했다. 내용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안중근이 테러리스트로 서술되었다’는 등 오도된 내용이 방송에서 보도돼 채택에 부담을 주었고 전화 협박, 동문회, 선배라는 이름으로 채택 반대를 강요했으며 결국 1개 학교(부산의 부성고)만 선택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방식은 출판시장에서 공정한 자유경쟁 체제를 파괴하고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 헌법에 보장된 자유민주적 시장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폭거였다. 8종 교과서 중에서 교학사를 제외한 7종 교과서 내용을 보면 왜 이 교과서들이 시장을 독점하는지 어안이 벙벙해진다. 대부분 좌편향된 친북 민중사관을 통해 ‘민중해방’을 강조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왜곡, 깎아내리면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그 대안으로 사회주의를 거론하는 것이다. 김일성의 보천보 전투 활약상을 이승만과 김구 등 자유진영 독립운동에 비해 과대 평가하고 있으며, 북한의 3대 세습의 공산독재 체제를 옹호, 미화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 또 1948년 8월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고 정부 수립이란 용어만 사용하고 있다. 또 87체제 이전을 ‘민주주의의 시련기’로 묘사해 67년 동안 이룩한 ‘한강의 업적’을 헐뜯는 등 한결같이 반(反)대한민국 내용이 서술돼 있다. 또 개방·개항 이후 기독교의 개화독립운동과 교육에 미친 영향력을 누락시키고 있으며, 오늘날 한국 경제의 발전에 나름대로 공헌한 대기업가와 재벌들의 노력을 외면하고 전태일 분신 자살 사건을 대문짝만 하게 기술해 반자본주의,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 대한민국의 발전상은 누가 어떻게 해서 달성됐는지는 오리무중이고 대한민국은 자랑스러운 나라가 아니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인식되게 됐다. 역사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나라의 자긍심을 심어 주어 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희생할 수 있는 애국적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인데, 이런 역사 교육으로는 국가 발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가 없다. 현재 논의의 초점은 빗나갔다. 검인정이냐, 국정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과서 내용에서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데 어느 제도가 바람직한가가 중요하다. 7년 이상 계속된 검인정이 다양성이란 외피로 가면을 쓴 채 좌편향을 결과했다면 실패한 것이고, 국정화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우리나라는 남북 분단과 휴전 상태의 특수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적어도 한반도 통일이 될 때까지 건전한 국가관의 확립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확립은 필요하다. 국정화 반대론자들은 국정 교과서로의 회귀에 대해 ‘친일’이나 ‘독재 미화’라는 딱지를 붙이는데, 집필진도 구성되기도 전에 그런 억지주장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적 추세가 검인정인 것이 분명한데 왜 과거 유신으로 회귀하나”라고 항변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현재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처럼 자기 나라의 건국을 부정하고 이토록 자기 나라를 헐뜯으면서 교육자 행세를 하는 경우가 우리나라 외에 또 있는지를 묻고 싶다.
  • 예림당, 2015 프랑크푸르트도서전서 단독부스 운영

    예림당, 2015 프랑크푸르트도서전서 단독부스 운영

    - 스마트베어, Why? 시리즈 등 새로운 수출 활로 개척 - 지속적인 해외도서전 참가를 통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각인 아동도서전문출판기업 ㈜예림당(대표 나성훈)은 세계 최대규모이자 최고의 도서전으로 꼽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Frankfurt Book Fair)에 14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참가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67회를 맞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은 전 세계 도서 저작권 거래의 25% 차지하는 영향력 있는 도서전이다. 이곳에 단독 부스를 설치한 예림당은 기업 홍보는 물론 ‘학습만화 Why? 시리즈’ 및 영유아브랜드 ‘스마트베어’ 등 양질의 도서를 앞세워 해외 유수의 출판사와 적극적으로 저작권 계약을 타진할 예정이다. 특히 스마트베어는 지난 3월에 참가한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추가 수출을 진행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낸 바 있어, 독일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림당 관계자는 “유럽 출판시장의 보수적이며 가격경쟁이 심한 상황에도 불구, 스마트베어가 공동제작으로 수출되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며, “다양한 유럽 성향에 맞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보다 적극적인 해외교류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예림당은 국내 단행본 출판사상 최고 판매 기록, 6천5백만 부 판매 돌파의 학습만화 ‘Why? 시리즈’를 출간 중이며 현재 12개 언어권, 약 50여 개국에 수출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印尼에 부는 ‘K북’ 바람… 전문 번역가부터 키우자

    印尼에 부는 ‘K북’ 바람… 전문 번역가부터 키우자

    “세계 4위의 인구대국으로 대학생을 제외하고 초·중·고교 학생이 5000만명입니다. 경제 성장과 함께 중산층이 주목받고 있지요. 이들의 교육열 또한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인도네시아 출판시장의 잠재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문화부 카종 마리잘 차관보가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학생들의 읽기 습관을 키우기 위해 교육문화부에서는 지난 7월부터 모든 학교에서 수업시작 전 ‘15분 동안 책읽기’를 시작했다. 읽기 문화가 확산되면 자연히 출판시장은 커질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과 인도네시아 출판계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1만 8000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구 2억 5000만명의 나라, 300여 인종이 500여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문화가 혼재하는 나라 인도네시아가 침체기에 있는 한국 출판 경제에 활기를 줄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교육시장의 빠른 성장과 한국에 대한 관심 증대로 한국어 교재, 어린이 학습만화,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로 꼽힌다. 김석기 자카르타 한국문화원장은 “우리와 비슷한 정서, 높은 교육열을 지닌 데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대해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제작한 교재들, 현지 한국인이 쓴 교재가 있지만 다양하지 않고 품질이 낮아서 한국의 고급 출판물이 진출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문화와 한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인도네시아 사람이 1000만명이 넘고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자카르타에만 한글학원이 100여개가 넘는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국립 인도네시아대학 등 3개 대학에 한국어과가 개설돼 있으며 지난 해 국립 인도네시아교육대학에 한국어교육과가 신설됐다. 지난 2일부터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인도네시아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대된 한국관에는 연일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관련 서적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국의 대학원에서 석사를 하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노르소 프앗나(22·삼보르나대 수학과)는 “한국문화원에서 기초를 배운 뒤 사설 학원에서 한국어 강좌를 꾸준히 들어왔고, 좀 더 다양한 교재를 보고 싶어 전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도서전에 참가한 다락원의 정규도 대표는 “동남아 시장은 아직 정확히 파악이 안 된 상태지만 인구 규모로만 봐도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영어로 된 한국어교재의 판권 수출과 함께 영어로 된 교재의 직접 수출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락원 출판사는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콤파스그라미디어의 출판 자회사 엘렉스미디어를 통해 영어본 한국어 교재를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해 올해 말 출간 예정이다. 이 출판사는 중국에도 영어본 한국어 교재를 연간 3억원 정도 수출하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 등록 회원사 중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순정아이북스의 김순정 대표는 “인도네시아 출판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본다. 상류층은 인문학과 문학이 살아 있고 중·하류층에선 오락용 코믹 시장이 인기다. 교육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문제는 번역이다. 김 대표는 “한국어를 잘하고 한국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는 인도네시아인이 없고 , 인도네시아어를 잘하고 인도네시아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는 한국인도 없기 때문에 양질의 번역서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좋은 콘텐츠를 번역해 출간하려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는 전문 번역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자카르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영화 ‘헝거게임: 더 파이널’ 티저 예고편

    영화 ‘헝거게임: 더 파이널’ 티저 예고편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헝거게임’ 시리즈의 최종편 ‘헝거게임: 더 파이널’의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2012년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을 시작으로,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2013년), ‘헝거게임: 모킹제이’에 이은 4번째 시리즈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예고편에는 시선을 압도하는 스케일과 끝까지 궁금하게 하는 스토리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답게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특히 예고편에 등장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마지막 헝거게임을 시작합니다’라는 대사는 최후 전쟁의 서막을 알리며 캐피톨을 파괴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의 인기는 2012년, 원작소설 ‘헝거게임’이 211만여 권 팔리는 기염을 토하며 영국 출판시장을 평정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이 같은 인기는 곧 영화화로 이어졌고,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주인공 ‘캣니스’ 역에 제니퍼 로렌스가 캐스팅되며 미국 소녀들이 가장 동경하는 캐릭터로 급부상했다. 특히 두 번째 시리즈인 ‘헝거게임: 캣칭파이어’는 북미에서 3주간 극장을 점령하며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96%라는 신선도 높은 평가지수로 ‘아이언 맨’과 ‘맨 오브 스틸’을 뛰어넘는 참신한 스토리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티저 예고편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영화 ‘헝거게임: 더 파이널’은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사진 영상=누리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문화마당] ‘툴툴’거리는 이유/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문화마당] ‘툴툴’거리는 이유/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런던의 다국적 회계 감사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2014년 전 세계 전자책 시장의 규모는 145억 4500만 달러(약 14조 8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PWC는 이후 전자책 시장은 2015년 174억 3700만 달러, 2016년 201억 8800만 달러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격주간 ‘기획회의’ 최근호에 실린 내용이다. 필자인 류영호 교보문고 콘텐츠사업팀 차장은 이 정도 규모라면 2017년 정도에 전자책 시장은 227억 달러를 넘어 전체 출판시장에서 약 22%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2008년 점유율이 1.2%였으니 10년 만에 18.4배 성장한 것이다. 점유율 1.2%가 22%에 도달하는 속도보다 점유율 22%가 50%에 도달하는 속도는 훨씬 더 빠를 것이다. 전자책이 마더텅(mother tongue·모국어)인 세대가 주류를 차지하면 드디어 종이책은 양피지의 옆자리로 가거나 상왕 정도로 뒷전이 되고 전자책이 ‘전자’란 군더더기를 떼버리고 ‘The Book’이 돼 소셜 리딩의 세계를 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최근 아마존 킨들을 주문했다. 더 늦기 전에 ‘미래의 책’을 경험해보기 위해서다. 이것은 종이책 독자가 전자책이라는 툴에 익숙해지는 과정일 수도 있다. 과거 노트에 글을 쓰다가 컴퓨터로 글을 쓰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이것은 좀 다르게 다가온다. 마치 한국어를 하는 내가 영어를 배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영어를 모르면 일상 업무가 마비되는 것처럼, 이제 책을 읽기 위해서는 킨들이라는 또 다른 지배적 툴에 철저히 기댈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 말이다. 우리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툴에 지난 수십년을 길들여져 왔다. MS라는 툴은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그것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바깥’이 존재하지 않았다. 리눅스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결국 애플이 나타났고, 스마트폰이라는 더 강력한 무대의 운영체계를 꿰찼고, 이를 배경으로 크롬을 출시해 익스플로러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툴이 툴을 이긴 것이다. 아마존 킨들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e잉크 방식이기 때문에 눈이 편하고 화질의 선명도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조만간 30분 정도는 물에 넣어도 방수가 되는 기능도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욕조에 들어가서 책을 읽을 수도 있게 된다. 종이책의 세상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지금은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이지만 조만간 펼쳐지는 기능과 휘어지는 기능까지 합해지면 이 툴의 완벽성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그때가 오면 집집마다 ‘책’을 한 권씩 장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지식이 한 권에 다 담길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우리는 책이 버전업 될 때마다 그것을 살 수밖에 없다. 장서를 구축하고 그 공간에서 만족감과 지적 흥분을 느끼는 시대는 사라지고, 자동차가 그렇듯 4기통이냐 6기통이냐를 두고 ‘책’을 과시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식을 구현하는 방식도 툴을 가진 자가 정한다. 툴에 탑재할 앱을 개발할 수는 있겠지만 앱을 툴에 반영하는 것은 결국 원천 기술자가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 툴의 개발에 그다지 열심인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콘텐츠와 툴을 모두 수입해서 사용하는 나라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하는 위기감이 요즘 내 의식을 떠돌고 있다.
  • [문화 In&Out] 도서정가제, 혁명일까 혼란일까

    [문화 In&Out] 도서정가제, 혁명일까 혼란일까

    11월 21일. 출판계에선 가히 ‘혁명’이라 불릴 만한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는 날이다. 지난 4월 말 정기국회에서 도서정가제 관련 법안(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출판계 안팎에선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돼 왔다. 대형마트에 밀려 생존권 다툼을 벌이는 동네 슈퍼마켓 못잖게 대형 온라인서점에 치여 어려움에 처한 동네서점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섣부른 기대감마저 일고 있다. 어느 순간 우리 곁에서 사라진 동네서점들이 다시 지적 사랑방 역할을 되찾도록 만들자는 움직임마저 관측된다. 하지만 반응이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온라인 서점들이 “정당한 가격경쟁을 가로막는다”며 도서정가제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가 하면, 서점가에선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90%에 가까운 가격할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종의 재고 털어내기다. 그간 빠른 유통을 담보로 온라인서점을 출판계의 거대 공룡으로 키운 출판사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이 합심해 단독 반값 세일이나 경품 제공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려온 탓이다. 최근 온라인 서점들은 다양한 베스트셀러를 묶어 전집 형태로 할인하는 행태까지 드러내고 있다. 의식 있는 출판인들은 이번 도서정가제가 완전한 형태의 도서정가제가 아니라는 데 주목한다. 법안의 순기능이 분명 존재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다. 예컨대 선별적으로 도서정가제 적용 분야를 규정하던 공정거래법으로부터 분리하고, 정가제 적용 기간을 폐지하는 등의 조치를 혁신적 변화로 꼽지만 개정안이 신간도서를 기준으로 책값의 할인 규모를 19% 안팎에서 15% 안팎으로 끌어내린 데 불과하다는 반발도 팽배하다. 출판시장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조금 나아질 뿐 근본적으로 독자들을 다시 동네서점으로 끌어들일 동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03년 2월 시행된 ‘출판 및 인쇄진흥법’은 도서정가제를 처음 규정했지만 ‘무늬만 도서정가제’라는 비난을 들으며 오히려 출판계의 악순환을 이어왔다. 온라인서점에만 10%의 할인율이 적용되며 동네서점들은 가격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얼마 전 단박에 베스트셀러를 꿰찬 한 유명 도서는 발간 첫날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불과 80여권이 팔리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대형서점이 운영하는 온라인서점에선 1000권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예약 판매분이 포함됐다지만, 온라인 구매에서 얻어지는 할인가격이 영향을 미쳤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완벽한 형태를 지닌 도서정가제 시행국들은 출판 다양성, 저작권 해외 수출, 출판 매출 등에서 모두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무료 배송을 제한하는 프랑스의 ‘랑법’(1981년) 수준은 아니더라도, 문화 다양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적 조치를 고려할 만한 이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문화 In&Out] 책을 켭시다?

    출판시장의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은 닮은 듯 닮지 않았다. ‘포식자’로 불리는 아마존은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해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 상거래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킨들, 파이어폰 등 디지털 기기로까지 범위를 넓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반면 반스앤노블은 1873년 찰스 M 반스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소규모 서적회사로 문을 열었다. 1971년 서적교환소를 운영하던 레오나르도 리지오가 이곳을 인수했고, 1980년대 이후 출판시장 쇠퇴를 기회 삼아 오히려 급성장했다. 뉴욕 등에 잇따라 초대형 서점을 열면서 1000여곳의 체인 서점을 힐링공간으로 마케팅했다. 아마존과 맞짱을 뜬 것은 1997년. 독일 베텔스만과 함께 온라인서점인 반스앤노블닷컴을 열었다. 일단 1라운드에선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이 반스앤노블의 누크에 압승하며 승부가 갈리는 듯했다. 반스앤노블은 올 상반기 디지털 기기 사업 철수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다시 반스앤노블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새로운 형태의 전자책 태블릿을 개발, 시장에 내놓으면서 지금은 전세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진 않았다. 글로벌 시장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지만 그래도 이용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책 시장 규모는 5838억원으로 전체 도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이다. 세계 수준(13%)에 비해 크게 낮지만 향후 5년 내 전자책이 종이책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일반 독자들의 응답은 절반에 육박한다. 실제로 지난달 창비 등 국내 출판사 25곳은 종이책과 디지털 서비스를 연계하는 융·복합 통합 서비스 ‘더책’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종이책 판매가 주를 이뤘던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들은 전자책을 종이책처럼 낱권 판매하는 것은 물론 연간 회원제 가입을 통해 권수에 상관없이 다운로드받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 킨들의 핵심 개발자인 제이슨 머코스키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출판시장)에선 2016년까지 독자 2명 중 1명이 어떤 형태로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포함한) 전자책 단말기를 이용해 책을 읽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자책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 속에서 출판인들이 정작 두려워하는 건 출판시장의 교란이다. 외국의 사례처럼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 서점의 낮은 가격정책(9.99달러)이 문제가 되기보다 무료 콘텐츠 난립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국내 음원시장의 불법 다운로드와 맥락이 비슷하다. 문제는 이를 온라인 서점들이 부추긴다는 것이다. 최근 한 국내 온라인 서점은 ‘금주의 무료 이(e)북’ 등 판촉행사를 통해 무료로 전자책 콘텐츠를 내려받게 한 뒤 이를 종이책 판매 순위와 합산해 종합순위를 매겨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기존 출판계는 ‘변종 사재기’라며 반발했으나, “전자책 저변 확대를 위한 취지였다”는 옹색한 변명만 나왔다. 출판계에서 ‘문화 지체’를 언급하는 동안 전자책 시장이란 현실은 너무 성큼 다가와 있는 듯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中서 부는 한류 바람… 이번엔 어린이책이다

    中서 부는 한류 바람… 이번엔 어린이책이다

    중국발 한류 훈풍이 어린이책 시장에도 불고 있다. 국내 어린이책을 향한 중국 출판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국제도서전에 참가한 국내 출판사들(전체의 70%가 어린이책 출판사)의 저작권 상담 건수는 2010년 1300건에서 올해 1665건으로 5년 사이 28% 급증했다. 예상 계약액도 2010년 334만 달러에서 올해 389만 달러로 16% 늘었다. 초등학습만화 ‘Why?’ 시리즈로 중국에서 인기를 끈 예림당의 고은정 국제업무팀 대리는 “중국, 타이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한국 도서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중국은 출판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서도 한국 아동 신간이 나오면 온라인 서점, 출판사 홈페이지로 검색해 발빠르게 문의해 온다”고 말했다. 일부 인기 책은 여러 출판사들이 불꽃 튀는 판권 경쟁을 벌인다. 비룡소의 ‘물들숲 그림책’(전 8권) 시리즈는 중국 출판사 10곳에서 판권을 서로 사가겠다고 맞붙었다. 지난해 어린이 심사위원이 뽑아 화제를 모은 스토리킹 수상작 ‘스무고개 탐정과 마술사’는 갓 데뷔한 신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출판사 4곳이 판권을 놓고 경합했다. 웅진주니어가 지난해 펴낸 ‘어린이 행복수업’(전 4권) 시리즈도 10곳 이상의 출판사에서 출간 의사를 밝혀 왔고, ‘세밀화로 그린 어린이 자연 관찰’(전 20권) 시리즈도 모셔가기 경쟁이 벌어졌던 책이다. 문학동네가 지난해 펴낸 ‘시간가게’는 국내에서 출간된 지 한 달도 안 돼 중국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들어온 경우. 계약이 완료된 뒤에도 판권 구매 요청이 계속 들어올 정도로 중국 쪽 관심이 뜨거운 작품이다. 이달 말 중국 시장에 선보일 ‘코끼리 아저씨와 백 개의 물방울’(문학동네)도 4~5곳의 출판사에서 사겠다고 나섰다. 중국에서 특히 인기 있는 어린이책은 수학, 과학, 생태, 교양 등 논픽션과 지식그림책 시리즈가 주류를 이룬다. 최숙희, 황선미, 이수지 등 국내외에서 지명도가 높은 작가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학습서 위주로 국내 도서를 탐식하던 경향도 요즘은 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논픽션이 인정을 받으면서 동화나 그림책 등 우리의 순수 아동문학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것. 박수진 비룡소 저작권부 차장은 “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순수 아동문학은 해외 출판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최근엔 한국 대표 아동문학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출판사들 가운데는 ‘이러이러한 책을 찾는다’며 아예 기획출판을 제안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국내 도서를 중국 시장에 소개하는 에이전시량의 최정림 실장은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초등학생 분야에서는 학습만화, 유아 쪽에서는 유아 지능개발 도서 위주였던 것이 최근에는 바른 습관을 키워주는 인성동화, 자기계발 동화 등으로 관심 폭이 넓어지고 있다”면서 “한국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력을 자체 확보한 중국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한 가정 두 자녀’를 허용하면서 어린이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호재도 있다. 지난 5월 미국 출판전문잡지 퍼블리셔스위클리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부터 전국 40만개 초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정책의 하나로 초등학생들에게는 창의력 향상을 위해 숙제와 시험을 줄이고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독서, 교육 자료를 읽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해외 출판사들엔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중국의 아동 출판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기준 중국의 16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3억 7000만명으로, 아동 출판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34%로 전체 출판 시장 성장률(11%)의 3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 출판 시장 분야별 점유율을 봐도 사회, 과학기술, 언어, 생활 등은 일제히 전년 대비 하락한 반면, 아동은 16.5%로 전년 대비 가장 큰 폭(1.25%)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중이 높은 분야는 교재(25.2%)로 전년 대비 1.08% 성장했다. 박 차장은 “국내 아동 시장만으로는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출판사들이 내수용을 넘어 아예 중국에서도 팔리는 기획을 하자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우수도서를 집중적으로 받아들이는 중국 출판시장은 최근 자국 콘텐츠 개발 및 작가 키우기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해외사업부(중국 담당)의 김경원씨는 “현재는 한국 어린이책 시장의 중국 진출이 정점에 올라 있지만 한순간에 위기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 “중국 시장을 꾸준히 공략할 수 있는 해법은 그들 취향에 맞춘 우수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종이책이 디지털과 결혼했어요

    종이책이 디지털과 결혼했어요

    ‘종이책의 한계를 뛰어넘어라.’ 종이책의 생존이 날로 위협받고 있다. 관련 지표만 몇 개 들여다봐도 위기상황은 뚜렷하다. 우리나라 성인이 한 해 읽는 책은 평균 9.2권(문화체육관광부 2013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불과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3 하반기 출판산업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신간 발행 부수는 2만 8292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2081종), 같은 기간 발행 실적이 있는 출판사 수는 4259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35.8%(2374개사)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종이책의 한계를 넘어 활로를 찾는 시도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11월 21일부터 도서정가제(온·오프라인 서점 모두 책 정가의 15% 이내 할인만 허용)가 시행될 예정이라 업계에서는 자구책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출판사들은 재고를 털고 가자는 차원에서 대폭 할인 판매를, 인터넷 서점들은 장기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승부를 벌이는 과정에서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이책에 다채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품어 내거나, 전문가가 책을 꾸러미 지어 줌으로써 다종다기한 출판 시장에서 책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하는 큐레이션(미술관·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 주는 큐레이터에서 나온 신조어.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서비스 등이 선보이고 있다. 창비, 문학과지성사, 김영사 등 국내 25개 출판사들은 지난달 초 종이책에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를 부착해 거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오디오북, 동영상, 전자책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더책’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다른 재생 장치나 인증 절차 없이 해당 애플리케이션만 스마트폰에 깔면 된다. 서비스를 개발한 미디어창비 측은 이를 “종이책과 디지털 서비스를 결합한 책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 주는 사례”라며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독서 인구가 감소하며 침체된 종이책 시장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전국 공공도서관, 초등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 배포한 364종의 어린이책 외에 창비에서 출간한 단행본 3종이 NFC 태그를 달고 더책 서비스(현재는 오디오북, 동영상 콘텐츠만 가능)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단행본은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등인데 시범용으로 내년 1월 말까지 책만 사면 디지털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출범 한 달이 지난 현재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영화 개봉의 호재를 맞은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하루 평균 태그 이용 횟수가 1400건, 누적 이용 횟수가 2만 1000여건(지난 4일 기준)에 이를 정도로 독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동참하겠다는 출판사들도 늘고 있다. 성인 단행본 출판사는 6곳이 이미 추가로 계약하거나 참여를 문의해 왔고, 어린이책 출판사도 7곳이 이미 자사 책의 오디오북 녹음을 진행 중이거나 참여를 논의 중이다. 가욱현 미디어창비 본부장은 “참여 의사를 밝힌 출판사들은 ‘디지털 서비스에 몸을 싣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시범용으로 내놓은 단행본의 판매가 계속 증가 추세이고 업계에서도 참여하겠다는 곳이 점점 느는 등 디지털 콘텐츠가 종이책의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 본부장은 “현재 출판사들은 도서 판매 외에 수익이 없지만 더책 서비스가 안착되면 도서 외에 여러 부가 콘텐츠를 함께 개발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출판시장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책 분야에서도 전집 시장 등이 고사하자 디지털 콘텐츠로 종이책의 부활을 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교육·출판업체인 웅진씽크빅은 지난달 11일 종이책 구매와 북 패드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 혜택을 더한 회원제 독서 프로그램 ‘웅진북클럽’을 선보였다. 매월 11만 9000원을 내면 2년간 책 300여권을 살 수 있고 북패드를 통해 3000여개의 디지털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식이다. 패드 화면에 카드가 뜨면 그중 이용자가 마음에 드는 키워드가 적힌 것을 클릭한다. 뒤이어 노래가 나오고 관련 책으로 연결해 주는 1300여 가지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펼쳐진다. 유민정 웅진씽크빅 차장은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설명해 주면 그림에 대한 이해나 감상하는 즐거움이 더 깊어지듯 책만 전자책으로 옮기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는 주제어에 따라 책을 골라 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넣었다”며 “게임은 스스로 찾아 하면서도 책은 읽지 않은 요즘 아이들에게 종이책만 읽고 독후 활동하는 것보다는 새롭고 즐거운 독서 체험을 제공해 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런 큐레이션 서비스는 출판사뿐 아니라 유통업계에도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서점 인터파크도서는 지난달 문학 담당 MD, 북DB 콘텐츠 전문가 등이 직접 책을 골라 묶어 보내주는 문학 큐레이션 서비스 ‘노블박스’를 시작했다. 독서량이 줄어들면서 스스로 어떤 책을 읽어야 될지 모르겠다는 독자들이 많아지면서 마련한 ‘특별 조치’(?)인 셈이다. 한 달에 1만 9000원을 내면 전문가들이 고른 문학책 4만~5만원어치의 책을 주는 노블박스 서비스는 지난달 선착순 300명으로 제한해 진행한 결과 사흘 만에 준비한 수량이 ‘완판’될 정도로 호응이 컸다. 11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편법 할인’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서점 측은 “작가와의 만남 신청 시 참석 혜택, 최신 도서 트렌드나 추천도서 정보 제공 등 차별화된 추가 서비스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노력들이 종이책의 본질적인 구제책이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종이책의 외연을 확장시키기 위해 종이책의 물성은 그대로 놔두고 디지털기기·콘텐츠와 접목해 확장성을 키워 내는 것은 주목해 볼 만하다. 하지만 종이책을 매개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제한적이라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며 “무엇이 독자의 지지를 받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일부 서비스는 도서정가제의 회피책에 불과하다는 등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종이책과 디지털 콘텐츠의 결합으로 출판사가 자기 콘텐츠의 매력을 높이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서비스는 이를 통해 가격 자율성을 확보해 보겠다는 계산도 엿보인다”며 “종이책을 매개로 하는 디지털 콘텐츠 이용은 접근성이 제한적이고 디지털 콘텐츠 부가가 종이책 판매에 큰 영향이 없다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종이책이 어떻게든 디지털 환경에 적응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시도들은 앞으로도 다양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종이책이 갖는 고전적 의미의 독서 가치는 버리지 않으면서도 급변하는 독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것이 출판사들로서는 책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만큼 중요해졌다”면서 “출판사들이 보유한 콘텐츠를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것은 출판업계가 꾸준히 풀어 가야 할 과제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환상문학계 대표 작가 김이환 열번째 장편 소설 ‘디저트 월드’

    환상문학계 대표 작가 김이환 열번째 장편 소설 ‘디저트 월드’

    재미를 위해 이야기를 요구하는 남자와 살기 위해 이야기를 내줘야 하는 남자가 있다. 언뜻 소설가와 독자와의 미묘한 긴장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이 관계가 소설 ‘디저트 월드’(문학과지성사)를 이끄는 동력이다. ●현실과 환상, 과거·현재·미래 넘나드는 이야기 국내 환상문학계 대표작가인 김이환(36)이 열 번째 장편으로 내놓은 ‘디저트 월드’에서는 현실과 환상, 과거·현재·미래가 자유자재로 포개지고 접히는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함께 녹아 있다. 디저트 월드의 미스터 L 앞에 어느 날 ‘검은 구멍’이 나타난다. 그 구멍에서 튀어나온 한 남자가 미스터 L의 삶을 긴장 속으로 몰고 간다. 검은색 정장에 토끼 가면을 쓴 일명 토끼 남자는 매년 핼러윈에 ‘높은 곳’에서 ‘낮은 곳’(디저트 월드)으로 내려와 재미있는 이야기와 디저트를 요구한다. 그가 흡족해야 미스터 L의 생명이 연장된다. 이후 미스터 L은 핼러윈과 핼러윈이 아닌 나머지 364일, 디저트, 재미있는 이야기에 갇혀 산다. 더 이상 버텨낼 수 없게 된 미스터 L은 ‘이야기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다. 작가는 소설이 “예고 없이 닥친 불행 앞에 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미스터 L이 처한 상황이나 미스터 L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가 모두 도시 괴담이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슈퍼 히어로’ 등 불행한 남자 이야기 3부작 쓸 것” “주인공과 주인공이 만들어 낸 도시 괴담 속 사람들이 겪은 불행은 막을 수가 없는 것이죠. 내가 잘못했거나 실수해서, 혹은 일을 못해서 직장에서 잘린 문제가 아니라 불행이 그냥 쾅 닥친 거예요. 세월호 참사 전에 쓰여진 소설이지만 그간 우리 사회는 개인이 행복해도 그걸 절실히 느끼기 어렵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은데 내가 행복해도 될까’ 하며 죄의식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사회라는 걸 체감했어요. 개인도 사회도 행복하지 않은 세태, 예고 없이 닥친 불행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불행한 남자’ 이야기를 써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작가는 이번 ‘디저트 월드’를 첫 권으로 재난에 관한 이야기 ‘슈퍼 히어로’(가제) 등 불행한 남자 3부작을 써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서사는 불행에 간단히 잠식되지 않는다. 이번 소설에도 몽블랑, 마카롱, 오렌지쿠키, 라즈베리타르트 등 갖가지 디저트로 시각적인 화려함과 미각적인 활기를 함께 보탰다. 직접 서울 상수동, 삼청동 등 십수군데의 디저트 가게를 탐방하며 직접 디저트를 먹어보고 레시피를 수집하는 등 발품을 판 결과는 읽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맛의 묘사로 담겼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작품의 골격 작품의 골격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 왔다. 작품의 저자 루이스 캐럴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는 조카들을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다. 평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공식, 오랜 세월 도시괴담이 살아남은 비결 등을 고민해 온 작가답게 그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기쁨, 환상소설에 대한 오마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골격으로 삼았다”고 했다. 1996년부터 PC통신에 글을 써 온 작가는 2004년 ‘에비터젠의 유령’을 출간하며 장르소설 작가로 본격적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최근 문학 출판사, 문예지 등에서 비주류로 취급되던 장르소설의 출간·수상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출판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장르소설 창작 환경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게 환상소설의 매력이라면 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게 어려운 점이죠. 지난 10여년간 그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써 온 듯해요. 국내 독자들에겐 여전히 일본, 미국 장르소설이 대세이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담은 장르문학에 대한 고민, 더 좋은 작품을 써야겠다는 목표를 돌파구로 삼으려고 합니다. 최근 우리 웹툰이 무수히 많이 영화, 드라마의 재료가 되고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듯 장르소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문단에 활력을 줄 거라 믿어요.” 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경제학 미로에서 길 잃은 당신… 세계의 석학들, 안내자로 나서다

    경제학 미로에서 길 잃은 당신… 세계의 석학들, 안내자로 나서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장하준 지음/김희정 옮김/부키/496쪽/1만 6800원 강대국의 경제학/글렌 허버드·팀 케인 지음/김태훈 옮김/민음사/404쪽/2만 5000원 경제학 서적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작금의 경제학 열풍은 출판사들이 경쟁적으로 책을 냄으로써 만들어 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경제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근간 경제학 서적 중에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이하 ‘경제학 강의’)는 대중을 위한 비판적 경제입문서라는 점에서, ‘강대국의 경제학’은 정책결정자들의 필독서가 될 만하다는 점에서 유독 눈길을 끈다. ‘경제학 강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사다리 걷어차기’ 등으로 유명한 밀리언셀러 경제학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쓴 일반인을 위한 경제학 입문서다. 지난 5월 영국에서 출간된 ‘이코노믹스 유저스 가이드’(Economics, The User’s Guide)의 번역본이다. 책은 1989년 종간한 펭귄의 펠리컨북스 시리즈를 복간하는 첫 책으로 영국 현지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장 교수는 서문에서 “경제학이 스스로를 과학으로 믿는 과대망상에 빠져 있으면서 실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예측하는 데 계속 실패해 왔다”고 비판하고 “책임 있는 시민은 모두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두꺼운 경제학 교과서를 읽으면서 특정 경제학적 시각을 무조건 흡수하라는 뜻은 아니다. 장 교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경제학적 논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어떤 경제학적 시각이 가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시각을 갖추도록 경제학을 배우는 것”이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제학을 이야기하는’ 책을 쓴 동기를 설명했다. 책은 1부에서 자본주의가 진화해 온 역사부터 신자유주의에 이론을 제공한 신고전학파, 고전주의, 케인스주의, 마르크스주의, 오스트리아학파, 개발주의, 제도학파 등을 개괄해 각 학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와 맹점, 장단점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2부는 실제 세상에서 경제를 이해하는 데 경제학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보여 준다. 소득, 행복, 금융, 불평등과 빈곤, 정부의 역할, 국제무역, 국제수지, 초국적 기업과 외국인 투자의 허실, 이민 등을 알기 쉽게 짚는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가치중립적으로 경제 현상을 꿰뚫어 설명한다는 점이다. 강자의 입장에 있는 나라들에서 태동한 주류 경제학이 그동안 세뇌한 여러 가지 ‘진실’들이 ‘참’으로 입증된 것은 거의 없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읽기 수월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장하준 교수의 책들은 누적판매부수 150만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 책 역시 하반기 출판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지가 관심사다. ‘강대국의 경제학’은 경제학의 관점에서 강대국 흥망의 메커니즘을 살핀 흥미로운 책이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정책의장직을 역임한 세계적 거시경제학자 글렌 허버드와 허드슨연구소 수석경제학자인 팀 케인이 함께 썼다. 책은 지금껏 축적된 다양한 데이터와 그들이 개발한 새로운 경제력 측정법을 이용해 고대 로마의 성공과 몰락, 스페인 제국의 영광과 파산, 일본의 경제 기적과 잃어버린 10년 등 강대국의 흥망성쇠에서 공통된 패턴을 찾아냈다. 그들은 넓은 영토와 인구, 군사력 등은 강대국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며, 한 나라를 유지하고 번영하게 하는 것은 경제적 요소들 간의 독특한 관계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 이론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과 영국 등 현재의 최강대국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진단하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지 강대국 역사에서 교훈을 얻으라고 권한다. 저자들은 “겉으로 격렬해 보이는 전쟁이나 극적인 선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경제적 균형과 그것을 가능케 할 정치적 역량”임을 역설하면서 다음과 같은 강대국 번영의 조건을 제시한다. 필연적 붕괴는 없다. 경제개혁뿐 아니라 제도 개혁을 통해 변신하라. 민족성은 신화다. 어떤 국가든 상업, 기업가 정신, 기술적 변화를 촉진하는 우월한 제도를 수립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모든 집단은 내부에서부터 무너진다. 경제적 무지는 최악의 적이다. 정부는 가장 위험한 이익집단이다. 잃을 것에 대한 불안이 혁신을 그르친다. 팽창보다 고립이 위험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파울로 코엘료 「마법의 순간」, 1년이 지나도 베스트셀러… 그 이유는?

    파울로 코엘료 「마법의 순간」, 1년이 지나도 베스트셀러… 그 이유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이 1년 이상 베스트셀러로 군림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마법의 순간」이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마법의 순간」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마법의 순간」은 국내에서 기획한 작품으로 출판권을 국내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가지고 있다. 열악한 국내 출판시장에서 세계적인 해외 작가 작품의 출판권을 갖는 일이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파울로 코엘료에게 적극적으로 프로포즈를 하고 공들인 끝에 작품을 출간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이 녹아있는 책이기에 「마법의 순간」은 더욱 오랜 시간 독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SNS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한 참신한 크리에이티브의 힘이 느껴지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다. 「마법의 순간」은 작가의 트위터 글을 엮어서 만든 작품으로, 그가 일상 속에서 얻은 잠언을 단문형식으로 소개했다. 짧은 문장 속에서 파울로 코엘료가 쌓아 온 삶의 철학과 통찰력, 창의적 생각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책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의견들도 있다. 구성 역시 시대를 반영한 듯한 트렌드를 담았다. 짧은 글과 개성있는 그림은 바쁜 현대인들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사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황중환 작가의 그림이 파울로 코엘료의 글의 색깔을 더욱 선명하고 신선하게 만들어준다. 자음과모음 관계자는 “「마법의 순간」은 명료한 문장에 농축된 삶의 지혜를 담아 우리가 아직 끝내지 못한 삶에 대한 의문에 적절한 해답을 제시한다”며 “선택의 순간에는 분명한 결단을 이끌어주고, 사랑과 지혜, 용기 등 진정한 인생의 이야기를 전해주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브라질 출신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순례자」 「연금술사」「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의 작품을 발표한 노장의 작가로 매 작품마다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연금술사」는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품으로 기록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싸움꾼 같은 소설가는 왜 안나푸르나로 떠났을까

    싸움꾼 같은 소설가는 왜 안나푸르나로 떠났을까

    베스트셀러 작가인 정유정(48)은 타고난 ‘싸움꾼’이다. 야심한 밤을 틈타 찾는다는 동네 복싱장에선 남자 코치들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너무 야무지게 펀치를 날린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올해로 결혼 20년차인 작가는 결혼 뒤 10년간 연하의 남편과 치열하게 싸웠다. “나는 편하게 사는 편인데, 남편은 롤로 된 테이프를 들고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먼지를 치울 만큼 성격 차가 컸다”는 것이다. 간호사로 일하다 과감히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마흔 살 넘어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까지는 더 지난한 싸움이 이어졌다. 20대 때는 어머니 병수발과 동생 뒷바라지로 허기 가득한 고독한 시간을 견뎌야 했고, 지리산 암자에 머물며 ‘글발’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했다. 이렇게 성장한 ‘싸움꾼’ 작가는 소설 ‘7년의 밤’ ‘28’로 침체된 국내 출판시장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당당히 맞섰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 에너지가 극심하게 고갈돼 무기력해진 자신과 마주하게 됐다. 전염병을 소재로 한 소설 ‘28’을 탈고한 직후였다. “내리 8년간 골방에 갇혀 네 편의 장편소설을 뽑아내니 ‘쓰고 싶다’는 욕망이 사라진 것을 느꼈어요. 완전히 방전된 나 자신을 발견했죠.” 욕망이란 엔진을 되살리기 위한 탈출구는 네팔의 히말라야. 지난해 9월 ‘신들의 땅’이라 불리는 안나푸르나의 영봉을 끼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려 17일간 걷고, 또 걸었다. 생애 첫 해외여행인 안나푸르나 환상 종주에는 해발 5416m의 ‘소롱라패스’를 넘는 관문도 있었다. 이때마다 독자에게 “정유정 힘 떨어졌네”라는 소리를 듣는 자신을 떠올리며, 악착같이 움직였다.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여정에는 동료 작가인 김혜나와 현지 가이드인 검부 라이, 짐꾼인 버럼 라이가 동행했다. “순박한 네팔 사람들 못지않게 안나푸르나 자체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어요.” 이런 여행의 기록은 에세이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은행나무)을 통해 최근 고스란히 세상에 드러났다. 작가는 과연 잃었던 ‘싸움꾼’ 기질을 되찾았을까. “안나푸르나는 소설 ‘내 심장을 쏴라’의 주인공 승민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워하던 곳이죠. 개인적으로도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미지의 공간이었어요. 이곳에 타임캡슐을 묻기 위해 여섯 글자의 메모(전사를 찾아서)를 품에 안고 갔습니다.” 그는 벌써 후속작을 구상 중이다. 2016년 출판 예정인 새 소설은 1인칭 시점의 사이코패스물이다. 최근에는 생애 두 번째 해외여행을 떠나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40일간의 900㎞ 순례길을 돌기도 했다. “민낯을 보여주고 투지도 되살아났으니 이제부터 달리겠다”는 게 이 ‘싸움꾼’ 작가의 다짐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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