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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 쇼케이스’ 11개국 출판인 온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한국문학번역원과 오는 18~22일 코엑스와 최인아책방 등에서 한국문학 번역 출간에 관심이 많은 11개국 출판인과 함께 ‘2019 한국문학 쇼케이스’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아키펠라고의 에마 래디츠 편집자, 프랑스 닐 출판사 클레르 도 세호 편집장, 일본 헤이본샤의 마쓰이 준 편집부차장 등 11명의 출판인이 국내 작가, 번역가 등 30여명과 번역출판 워크숍, 번역가 멘토링, 저작권 면담 등을 닷새 동안 진행한다. 미국 아키펠라고는 한 해 30개 언어 160여권을 출간하며, 천명관의 ‘고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1개국 출판인, 한국 작가 보러 온다

    11개국 출판인, 한국 작가 보러 온다

    한국문학 번역 출간에 관심이 많은 11개국 출판인이 한국을 찾는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한국문학번역원과 함께 18~22일 코엑스와 최인아책방 등에서 ‘2019 한국문학 쇼케이스’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아키펠라고 엠마 라닷츠 편집자, 프랑스 닐 출판사 클레르 도 세호 편집장, 일본 헤이본샤의 마츠이 준 편집부차장 등 11개국 출판인들은 국내 작가, 평론가, 번역가 등 30여 명과 함께 번역출판 국제 워크숍, 한국문학 교차언어 낭독회, 번역가 멘토링, 저작권 면담 등을 닷새 동안 진행한다. 미국 아키펠라고는 한 해 30개 언어 160권을 출간한다. 번역 문학에 수여하는 국제더블린문학상, PEN 등 다수 문학상 후보로 선정됐다. 2006년 염상섭의 ’삼대’를 출간했으며, 천명관의 ‘고래’를 출간할 예정이다. 프랑스 대표 출판사인 ‘호베르 라퐁’의 임프린트인 닐 출판사는 문학, 인문 등 저명한 도서를 꾸준히 내고 있다. 1941년 설립해 연 200종, 누적 4500종을 출간한다. 한국문학 가운데에는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을 곧 출간한다. 헤이본샤는 1914년 설립해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동양문고 시리즈를 비롯한 사전류, 학술서적 다수를 출간했다. 조선근대문학선집 시리즈를 내기도 했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번역출판 국제 워크숍’에서는 국내외 문학출판계 인사, 번역 전문가 등이 ‘세계 속의 한국문학, 그 다양한 흐름들’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한다. 이어 19일에는 ‘한국문학 및 해외 번역문학 출간의 흐름’을, 20일에는 최근 문학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여성 작가의 약진’과 ‘세계 출판사가 번역가와 협업하는 방식’을 주제로 논의한다. 코엑스 인근에서 주요 4개 언어권(영어권, 프랑스어권, 러시아권, 중국어권) 해외 출판인들이 신진 한국문학 번역가 그룹과 상담하는 ‘번역가 멘토링’도 준비됐다. 국내 출판인, 작가들과 만나는 ‘저작권 면담’도 진행한다. 한편, 이번 행사는 해문홍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해외 주요인사 초청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성詩 최전선 지킨 김혜순… 그의 목소리, 세계 보편이 되다

    여성詩 최전선 지킨 김혜순… 그의 목소리, 세계 보편이 되다

    투병생활·세월호·메르스 다룬 시 49편 시집 영역 최돈미 번역가와 함께 수상 “영혼이 우리 곁 떠나는 고통 담아” 평가 1979년 등단… 매번 ‘시의 정치성’ 발현 “국가 도움 못 받은 영혼들에 영광” 소감‘아직 죽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냐고 매년 매달 저 무덤들에서 저 저잣거리에서 질문이 솟아오르는 나라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중략/ 이 시를 쓰는 동안 무지무지 아팠다.’ 김혜순(64) 시인은 지난 2016년 출간한 시집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에 이렇게 썼다. 2015년,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경험을 한 시인은 온몸이 감전되는 듯한 ‘삼차신경통’이라는 사적인 고통과, 세월호·메르스의 참상 속에서 49편의 시를 써내려 갔다. 그렇게 씌어진 시는 지난 6일(현지시간)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 ‘그리핀 시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을 영역한 최돈미(번역가) 시인과 함께다.그리핀 시 문학상은 캐나다의 기업가이자 독립문학 출판사인 아난시 프레스의 대표 스콧 그리핀이 시 문학에 대한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2000년에 설립했다. 자국인 캐나다 부문과 국제 부문으로 나눠 수여되며 영어권에서는 최종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캐나다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는 등 큰 영예로 여겨진다. 한국에서는 고은 시인이 2008년 공로상을, 한국계 미국 시인 수지 곽 김이 2014년에 최종 후보에 오른 적이 있지만 본상 수상은 김 시인이 처음이다. ‘죽음의 자서전’은 ‘2019 펜 아메리카 문학상’ 해외 번역시 부문에서도 결선에 오른 바 있다. 그리핀상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덴마크 시인 울리카 게르네스는 “영혼이 우리의 곁을 떠나는 고통스러운 49일 간의 여정을 49편의 시에 담아낸 역작”이라고 평했다. 김 시인은 ‘시인이 간 자리가 한국 시의 최전선’이라는 평가를 듣는 인물이다. 1979년 계간 ‘문학과지성’으로 등단한 이래 시인은 매번 ‘시의 정치성’에 바투 다가섰다. 1980년대 군부 독재 시대에는 ‘장검 대신 깡통 차고 늠름하게 펄럭’이는 허수아비를 비웃었고(‘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 중), 한국문학에서 남성에 비해 늘 차별과 혐오, 폭력과 소외 상태에 노출 되어온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시를 썼다. 그는 자신의 시 창작을 ‘시쓴다’고 하지 않고, ‘시한다’고 한다. ‘내 몸으로 시를 쓴다는 것은, ‘시한다’는 것은, 내가 내 안에서 내 몸인 여자를 찾아 헤매고, 꺼내놓으려는 지난한 출산 행위와 다름이 없다.’(시론집 ‘여성, 시하다’ 중) 시인은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 담론이 나오기도 전에 여성적 글쓰기, 저항적 글쓰기를 이어나간 페미니스트였다. 그리핀상 수상작 ‘죽음의 자서전’에서 시인은 세월호, 메르스 등에 대한 직접적 거명 없이도 그들 참사를 환기시킨다. ‘너는 언니다. 동생을 기른다/(중략)/동생의 시신을 바다에서 찾았습니다만/너는 네 시신을 찾았대 동생에게 말해준다/그러고도 같이 산다 꿈도 대신 꿔주고 친구도 만들어준다/동생의 시신을 확인하고 와서도/동생이 바다에 가라앉는 꿈을 꾼다’(시 ‘동명이인’ 중) 김 시인은 계간 ‘문학동네’ 2016년 여름호에서 “2014년 4월 16일 이후 나에게서 ‘아이’나 ‘바다’ 같은 단어는 아직도 은유가 되지 않는다”며 “단어들의 영토성이 줄어버렸다”고 했다. 시집 해설을 썼던 조재룡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같은 비극을 재현하면서 그 비극 자체가 소모될 수도 있는데 김 시인의 작품에는 감정의 조장이나 드라마적 요인이 완벽하게 제거되어 있다”며 “이러한 일들을 외부의 사건으로 기록하지 않고 ‘너’라는 인칭을 통해 함께 겪는 일임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시인이 12권의 시집을 낸 문학과지성사 대표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김혜순의 시는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층위의 죽음이 시인의 몸으로 들어와 아픈 여성의 몸을 통해 발화한 것”이라며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 속 여성의 목소리가 세계적 보편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인의 그리핀상 수상 소감은 이것이었다. “오늘은 한국의 현충일입니다.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어간 많은 불쌍한 영혼들에게 이 수상의 영광을 드릴게요.” 등단 40년을 맞는 현재도, 시의 정치성 한복판을 가장 치열하게 통과하고 있는 시인다운 소감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여명 서울시의원 “혈세 1300억 초등국정교과서 출판시장 입찰 실태 전면조사 필요”

    여명 서울시의원 “혈세 1300억 초등국정교과서 출판시장 입찰 실태 전면조사 필요”

    서울시의회 여명 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지난 5일 서울시의회의원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초등 국정교과서 출판 실태와 개선 방향’ 토론회를 주관했다. 여명 의원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는 초등 국정교과서 출판 실태에 대한 토론회로 1. 사회과 교과서의 내용에 있어서의 위헌성 여부 2. 교육부가 입찰을 통해 선정하는 초등 국정교과서 출판시장의 공정성 여부를 다뤘다.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초등 사회 국정교과서의 위헌성’ 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중인 배보윤 변호사(前헌법재판소 공보관)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으로는 김정욱 기회평등학부모연대 대표,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 교수, 여명 의원이 참여했으며 특히 여명 의원은 ‘연 1300억원의 국민 혈세가 집행되는 초등 국정교과서 출판 시장을 특정 출판사들이 독과점식으로 따왔으며 입찰 과정이 특정 업체들에 유리하게 구조화 되있다’ 고 주장했다. 여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출판사들은 미래엔, 천재교육, 비상교육으로 2016년부터 2019년 총 4년간 초등 국정교과서를 출판해오고 있다. 국가가 이들에게 지출한 출판대금은 미래엔 2,470여 억원. 천재교육 1,280여 억원, 비상교육 910여 억원이다. 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미래엔, 천재교육, 비상교육은 평균 87.3%의 낙찰률로 교과서 출판권을 따왔다. - 2016년에 입찰해 2017-2019년까지 출판한 초등 국정교과서 국어·특수의 경우 미래엔이 낙찰 받았으며 낙찰률은 85%다. 수학교과서는 천재교육이 낙찰 받았고 낙찰률 88%, 비상교육이 낙찰 받은 과학교과서의 경우 낙찰률 89%다. 발행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도덕교과서부터 낙찰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우선 사회·도덕교과서의 경우 지학사가 낙찰 받았고 낙찰률은 62%다. 초등 1,2학년용 통합교고서는 교학사가 낙찰 됐으며 낙찰률은 65%다. 여 의원은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육 세 출판사가 평균 87%의 높은 낙찰가로 입찰되는 것은 ‘기술점수평가’라는 것이 좌우한 결과이고 이는 초등 국정교과서 입찰 평가 심사위원들의 견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며 ‘교육부가 입찰점수20%에 기술점수평가 80%를 합산하여 낙찰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고 했다. 여 의원은 또 ‘초등 국정교과서를 출판해온 위 세 출판사는 2016년 말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 중 북한편향 서술로 논란이 된 출판사들이다. 이들 출판사 대표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비상교육의 경우 대표이사 양태회가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 정청래와 35년 지기로 대학 졸업 직후 같이 학원사업을 하기도 했다. 천재교육 최용준 대표 역시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직을 역임하고 있으며 2015년 이희호 여사의 방북길에도 함께 했다.’ 며 ‘물론 이들 출판사 대표들이 좌파 진영 정치인들과 긴밀한 연이 있다고 해서 초등 국정교과서 출판권을 보다 수월하게 낙찰 받아온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교과서 내용의 이념논란이 보수 진보 양쪽 진영에서 모두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교과서 출판 시장부터 높은 공정성과 중립성이 보장되야 하지 않을까’ 하며 국민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서울시의원으로서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이러한 문제제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여명 의원은 발언을 마무리 하며 ‘우선 낙찰률 85%가 넘는 교과서 발행 업체들이 실제로도 교과서를 발행할 능력 타 출판사들에 비해 월등히 우월한지 입찰과정 전면 조사가 진행되야 한다’ 고 주장하며 ‘교과서 발행을 위한 객관적인 점수인 ‘입찰가격평가’ 가 교과서 발행 낙찰 점수에 있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도록 심사 체제가 개선 돼야 한다. 초등교과서 시장의 왜곡된 구조가 정상화되고 보다 공정한 출판시장이 형성될 때 우리 교과서의 내용적 질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믿는다‘ 고 했다. 한편 배보윤 변호사는 발제에서 초등 사회 교과서의 현대사 부분의 위헌성을 지적했다. - 배 변호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5-6학년군 사회과 국정교과서의 내용은 국민의 주권, 국가의 정통성·정체성·계속성을 훼손할 위험성이 있고 헌법의 핵심원리로서의 자유민주주의원리에 위반될 수 있으며 특정 정치관이나 역사적 입장에 편향된 관점에서 기술되어 있어 헌법 제31조 제4항의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임. - 배 변호는 ‘이 국정교과서는 현재 초등학교 6-1 사회과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으며 2학기에는 초등학교 5-2 사회과 교과서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이 교과서가 계속 사용된다면 그로 인하여 학생들의 일반적 인격 발현권, 교육을 받을 권리,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헌법상 교원 지위에 따른 학생교육권을 침해받게 될 것이고 국민의 주권, 국가의 정통성· 정체성·계속성을 훼손할 위험 및 헌법의 핵심원리로서의 자유민주주의원리의 손상으로부터 객관적 헌법질서유지에 회복할 수 없는 침해와 훼손을 입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국정교과서는 사용을 금지하고 폐기 되어야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 라고 주장. 토론을 맡은 김정욱 대표는 초등 사회과 국정교과서의 위헌적인 내용도 문제지만 그 기준인 국가교육과정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며 “거대한 나무가 뿌리부터 흔들려 넘어가는 상황인데 나뭇가지 한두 개 붙잡고 싸우는 형국” 이라고 평했다. 류석춘 교수는 특히 초등 국정교과서 집필진 목록을 언급하며 ‘이렇게 많은 집필진이 왜 필요한지도 의문일뿐더러 전문성과 연구 업적을 가진 교수가 내가 판단하기에는 없다’ 며 ‘각각의 역할을 한 집단 간에 어떤 또한 어떻게 역할분담이 있었는지 불분명하다. 연구한 사람들 15명과 집필한 사람들 21명은 서로 어떻게 협업했나? 검토한 사람들 14명과 심의한 사람 19명 그리고 감수한 사람 8명은 또 어떻게 협업했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만든 교과서 수준이 이 모양?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격언이 딱 들어맞는 경우’ 라고 토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식물 예찬(예른 비움달 지음, 정훈직·서효령 옮김, 더난출판 펴냄) 주어진 시간의 9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며 자연과 유리된 인간. 책은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집과 사무실로 다시 가져오기 위해 저자가 30년 넘게 연구하고 실천해 온 결과물이다. 그는 식물이 실내 공기 정화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물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279쪽. 1만 6000원.밤이 제아무리 길어도(에이미 몰로이 지음, 조경실 옮김, 엘컴퍼니 펴냄) 서아프리카에서 인권 운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몰리 멜칭과 그녀가 세운 단체 ‘토스탄’의 이야기. 40여년간 세네갈과 주변 서아프리카에서 교육, 보건 및 인권 증진을 위해 헌신한 사회운동가이자 여성 할례와 조혼 철폐를 이끌어낸 장본인의 목소리를 담았다. 400쪽. 1만 8000원.안정효의 자서전을 씁시다(안정효 지음, 민음사 펴냄) 번역과 영화 비평, 잡문과 수필을 넘나드는 ‘전방위 글쟁이’가 알려주는 자서전 집필의 모든 것. 저자는 스스로의 인생을 글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마음가짐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술, 구상부터 착수, 마무리와 실패 시 대처 방법을 조목조목 알려준다. 415쪽. 1만 9800원.탄부일기(김정동 지음, 눈빛 펴냄) 광산 보안 직종 대한민국 명장이 ‘인생 막장’이라 불리는 채탄현장 관리자로서 37년간의 광부생활을 되돌아본 회고록. 석탄산업의 최전선에서 탄부들의 고된 근무여건, 빈번한 가스중독 사고, 노사 분규 등 20세기 후반 태백 준령 광업소 채탄부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일들을 증언했다. 저자는 현재 안산의 한 병원에서 진폐증으로 투병 중이다. 288쪽. 1만 5000원.지리학자의 인문 여행(이영민 지음, 글담출판사 펴냄) 지리학자가 인문지리학적 관점으로 만난 장소와 그곳 사람들에 관한 여행기. 그가 말하는 지리란 장소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지식이다. 저자는 홍매화로 유명한 순천 선암사에서 인증샷만 남기지 말고 고유의 향기와 소리를 즐기라고 말한다. 252쪽. 1만 4000원.얄타에서 베를린까지(윌리엄 스마이저 지음, 김남섭 옮김, 동녘 펴냄) 미국 외교관 출신 역사학자인 저자가 쓴 독일 통일 보고서.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을 둘러싼 국제사의 중요한 전환점에 관한 국제적 연구 성과에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과 평가를 더했다. 856쪽. 3만 8000원.
  • 미국 인권 운동가 번스타인 별세

    미국 인권 운동가 번스타인 별세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대부로 불리는 미국 인권 운동가 로버트 번스타인이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6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번스타인의 아들은 이날 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에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뉴욕에 본부를 둔 HRW는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인권 사각지대의 실태를 고발해 주목받고 있는 단체다. 1923년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번스타인은 먼저 출판업계 거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1946년 뉴욕의 한 출판사에서 사무보조로 일을 시작한 그는 차츰 능력을 인정받아 1966년부터 1990년까지 출판사 랜덤하우스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그는 크라운 그룹과 빈티지, 밸런타인 등 여러 출판사를 인수하면서 랜덤하우스를 세계 최대 출판사로 키워냈다. 번스타인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인권 문제에도 큰 관심을 뒀다. 번스타인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국 권위주의 정권이 자행한 인권 침해 사례를 고발하고 인권 개선을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1978년부터는 헬싱키워치, 아메리카워치, 아시아워치 등 각지에 비영리 인권 단체를 차렸고 1988년 이 모든 단체를 HRW로 통합해 본격적으로 인권 운동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HRW는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수호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권 단체로 꼽히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반성 없는’ 신경숙… 반길 수 없는 복귀

    ‘반성 없는’ 신경숙… 반길 수 없는 복귀

    ‘방심에 따른 실수’ 해명에도 여론 싸늘 권력 비호 받는 모양새에 설득력 잃어지난해 11월 20일, 북한산 중흥사. 먼 타국에서 돌아간 허수경 시인의 49재가 있었다. 시인의 문우들과 독자들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눈에 띄는 얼굴이 있었다.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소설가 신경숙(56)이었다. 동갑내기 문우의 제단 앞에 조용히 합장한 그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신경숙이 돌아왔다. 최근 발간된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는 작가의 신작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가 실렸다. 소설은 절친에게 닥친 비극에 절망하는 주인공 ‘나’와 친구의 교감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본다. 아무래도 허 시인과 작가를 연상케 한다. 작가는 앞서 공개한 글 ‘작품을 발표하며’에서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썼다. 2015년 6월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후 작가가 이렇게 긴 소회를 털어놓은 것은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좋지 못하다. 독자들은 ‘방심에 따른 실수’라는 해명이 여전히 부족하다 느낀다. 문단에서는 창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다. 문학평론가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아온 신경숙’에 대해서는 이제 더 말할 게 없다”면서도 “하지만 창비와 백 선생(창비 명예 편집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용서가 안 된다. 반성하지 않는 모든 것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백낙청은 멀고, 신경숙은 가까운 기자는 작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그의 말마따나 글로서 존재 증명을 하는 것이 작가라지만, ‘그때 그 지면’으로 그렇게 돌아오면 안 되는 거였다. 작가는 창비에서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했고, 문제의 단편 ‘전설’도 창비에서 낸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에 실렸다. 당시 백 명예교수 등은 작가 편에 서서 “의도적인 베껴 쓰기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이는 곧 ‘문단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작가는 “글을 써서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갚아 나가겠다”고 했지만, 권력의 비호를 받는 듯한 지금의 모양새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등단한 지 얼마 안 된, 한 어린 시인은 말했다. “글 쓰는 이에게 문예지는 무대이다. 무대에 서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에 늘 시달렸다”고. 문예지는 그런 공간이고, 창비 같은 메이저 출판사의 문예지는 더욱 그렇다. 작가가 오른 무대에,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서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의 작가는, 그 무거움을 알까. 소설 말미, ‘작가노트’에 그는 적었다. “젊은 날 내게서 멀리 떠난 친구가 더 멀리 떠났다.” 소설 ‘외딴방’을 읽고 고등학교 문학 시험을 쳤던 기자에게는 표절 논란이 그랬고, 이번 일로 작가가 더 멀리 떠난 것만 같다. 여전히 그의 글을 보고 싶지만, 이렇게는 아니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부글부글 끓는 이야기 본능…스릴러 여왕의 힐링 판타지

    부글부글 끓는 이야기 본능…스릴러 여왕의 힐링 판타지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한국의 스티븐킹’ 소설가 정유정(53)을 알린 작품들이다. 그렇다고 정유정을 어두운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 기억한다면? 틀렸다. 등단작인 ‘내 심장을 쏴라’, 이어 출간한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는 세상 찌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다. 정유정을 어두운 소설을 쓰는 어두운 사람으로 상상한다면? 더 더 틀렸다. 그의 노래방 18번은 하이디의 노래 ‘진이’다. 노래방에서 “이~ 시~ 간이간이간이~”를 부르는 사람의 활력을 떠올리면, 딱 맞다. 신작 제목이 ‘진이, 지니’인 이유다.지난 22일 서울 합정동 은행나무출판사 사옥에서 만난 작가는 ‘부글부글 끓어오른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진이, 지니’는 속에서 이야기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작가가 한달음에 써내려간 작품이다. 줄거리와 개요, 주인공의 이름과 제목까지 한자리에서 정해졌단다. 소설은 침팬지 사육사 ‘진이’가 야산에서 보노보를 구조하는 데서 시작한다. 자신의 이름을 변주한 ‘지니’라는 이름마저 지어준 보노보를 품에 안고 산길을 빠져나가던 그 순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다. 웬걸, 깨어나 보니 손처럼 발을 쓰고, 얼굴엔 털이 부숭부숭하다. 보노보 ‘지니’의 몸에 사람 ‘진이’의 영혼이 들어간거다. 사고 현장 근처에서 노숙을 하던 청년 백수 민주의 도움을 받아 제 몸으로 돌아가려는 진이의 사흘이 이야기의 골자다. 스릴러 작가가 뜻밖에 판타지를 만났다. 이는 ‘20세기 대표 지성’ 버트런드 러셀의 문장 ‘시간의 어떤 순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를 만난 데서 시작한다. 그 문장은 30년 전, 중환자실에서 암투병을 이어가던 어머니의 마지막 사흘로 자신을 소환시켰다. 그 시각 어머니는 의식 없이 심장만 뛰었다. “간호사복 입고 옆에 앉아서 사흘을 꼬박 지켜봤어요. ‘엄마, 어디 가 있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같으면 어디로 갈까. 저는 제 과거나 미래가 아닌, 인류의 태고적 조상들이 살던 사바나 밀림으로 가보고 싶었어요.” 상상 속 영장류들의 밀림에서 만난 게 ‘보노보’다. 친숙한 침팬지가 아니라 왜 보노보일까. “침팬지는 수컷 중심 사회에, 서열 중심이에요. 근데 보노보는 모계 중심에 연대에 의존하는 사회예요. 제가 상상한 사육사 진이 캐릭터랑 잘 맞더라고요.” 보노보의 DNA가 인간과 98.7%가량 일치한다는 설명에 이르러서는 흡사 소설가가 아니라 동물 연구자와 얘기하는 느낌이다. 그가 이렇게 ‘보노보 박사’가 된 데는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의 힘이 컸다. 그의 전작을 재밌게 읽었다는 최 교수는 메일 한 통에 일본 교토대 영장류 센터, 구마모토 보노보 생추어리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렇게 취재에 쏟은 기간만 6개월이다. 소설의 시작도 어머니였듯, 소설의 한복판에도 어머니가 담겼다. 소설 속 진이와, 진이 엄마의 대화는 작가와 생전 어머니의 모습 거의 그대로란다. 어머니는 진이 엄마가 그렇듯, 당신보다 딸의 삶을 더 사랑해서 무서울 수 밖에 없었던 ‘보노보 맘’ 그 자체였다. 그랬던 어머니의 죽음은, 작가가 평생을 죽음의 의미에 매달리는 계기가 됐다. “사육사 진이를 통해서는 인간 죽음의 의미를, 보노보 지니를 통해서는 생명의 의미를, 백수 청년 민주를 등장시켜서는 삶의 의미를 짚어보고 싶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요.” 소설을 쓰면서 당장에 상실의 트라우마가 치유될 순 없지만, 적어도 견딜 수 있는 힘은 얻었다는 그다. 막판 딴지 몇 가지. “그래도 독자들은 정유정에게서 스릴러를 기대하지 않을까요?” “저는 문단도 독자도 의식하지 않아요. 의식하는 순간 ‘변한다’고 생각하고요. 대신 제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독자가 좋아하게 써야죠. 소위 말하는 ‘어그로’라 할까요?” “단편을 쓸 계획은 없나요?” “현재로선 없어요. 거기 쏟을 에너지를 장편에 쏟아요.” 칼처럼 날아드는 우문현답. 작가의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이야기를 담기에, 아무래도 단편이라는 그릇은 좁아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우울앓는 우리에게 네 충고는 필요없다

    우울앓는 우리에게 네 충고는 필요없다

    ‘너만 힘든 줄 알지’ ‘노력을 안해서 그래’ 우울 겪는 사람들에게 비수 되는 조언 그리고 ‘배부른 소리’로 치부하는 사회 환자들이 겪었던 경험 담담하게 엮은 책Y야. 몇 년 전 일이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다. 어느 날 나는 네가 죽었다는 부고 문자를 받았다. 문자에 적힌 ‘본인 상’이라는 글자를 보고 혹시 잘못 봤나 싶어 휴대전화를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봤다.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우린 대학 1학년 때 만났지. 함께 술도 자주 먹고, 미팅도 같이 나가며 어울렸다. 너는 탤런트처럼 잘생기고 춤도 잘 췄다.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장례식장에서 동기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동기가 네가 자살했다고 알려줬다. 대기업으로 회사를 옮긴 후 많이 힘들어했다고, 그러면서 네가 우울증을 겪었다고도 했다. 이야길 듣고 나는 생각했지. ‘우울하다고 자살까지 해? 바보 같은 놈´이라고. 신간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읽으니 그때 생각이 났다. 책은 우울증에 관해 자세하게 분석하지도, 대단한 치료법을 내놓지도 않는다.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라는 지적도 없다. 우울증을 겪는 저자가 자신과 같은 23명의 우울증 환자에게 ‘우울의 시작은 언제였는지’,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우울증을 겪을 때 어떤 증상이 있는지’, ‘우울하다고 느껴질 때 무엇을 하는지’, ‘주변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우울증을 겪는 동안 힘이 됐던 말과 상처가 됐던 말은 무엇이었는지’, ‘지금 당신은 어떤지’ 7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답변을 쭉 늘어놓는다. Y야.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네 생각이 나더라. 어떤 이는 “처음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성적이 떨어지자 시험에 대한 공포가 나에 관한 혐오로 바뀌었다”고 우울증의 시작을 설명한다. 어떤 이는 “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할 수 없다고 느껴져서인지, 혹은 진짜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건지”라고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우울증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감당해내려 하지 마라”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환자에게 조언하기도 한다. 우울증을 떨치려 무작정 전화를 걸거나 게임과 컴퓨터에 집착하고,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고, 반대로 며칠 동안 잠만 자고, 흔들리는 자신을 다잡도록 글을 쓰고 음악을 들었다고 하는 등 여러 고백이 이어진다.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상처를 주는 말이었다. “너만 아픈 것처럼 유난 떨지 마”,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져. 나도 그랬어”,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 “네가 우울하다는 걸 어떻게 증명해”라는 말이 그들에겐 비수였다고 하더라.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해 많이 부끄러웠다. 반대로 그들을 위로하는 말이 “이대로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좀더 이기적이어도 괜찮아”라는 말, 그리고 “밥은 먹었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 좀 놀랐다.Y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회원국 가운데 10년 넘게 자살률 1위라 한다.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25.6명인데, 미국이 10.5명이니 두 배 이상이다. 이런 결과는 아마도 나와 같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사회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린 어려서부터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 경쟁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려 경쟁한다. 그리고 취업하고 나서도 좀더 부유하게 살려고 경쟁한다. 죽을 때까지 팍팍한 경쟁이 이어진다. 그러니 “나도 힘들어”라는 식으로 대꾸하는 게 아닐까. 사실 이 책은 엄밀히 말해 신간은 아니다. 2016년 독립출판으로 낸 뒤 많은 호응을 받고, 절판된 이후 독자들의 요청이 이어져 이번에 번외편을 덧붙여 좀더 큰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애초 독립출판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아주 분명하진 않다. 다만 우울증을 겪는 이들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할지언정, 적어도 밀치지는 말아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책을 다시 찾은 이유가 솔직한 이야기 속에서 이런 메시지를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Y야. 너를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 그래도 널 만날 수 있다면, 만약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책을 다 읽고 여러 말을 떠올려 봤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다만 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내가 먼저 “언제 밥이라도 한 번 먹자”고 해야 했는데, 그리고 만나서 밥이라도 같이 먹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그래서 미안하다는 생각만 자꾸 든다. 친구야 미안하다. 그리고 보고 싶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표절 논란’ 신경숙, 신작 발표…‘사과문’ 냈지만 ‘의도적 표절’ 인정은 모호

    ‘표절 논란’ 신경숙, 신작 발표…‘사과문’ 냈지만 ‘의도적 표절’ 인정은 모호

    표절 파문으로 작품 활동을 중단했던 소설가 신경숙이 4년 만에 신작을 발표했다. 창비는 23일 신경숙의 중편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실은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를 발간했다. 1994년 발표한 단편소설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2015년 제기되면서 활동을 중단한 지 4년 만이다. 특히 신경숙은 새 작품을 발표하면서 표절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발표문을 통해 사과했다. 그러나 ‘의도적인 표절’을 인정하는 대신 ‘중대한 실수’라며 다소 모호하게 언급해 논란이 깔끔하게 매듭지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경숙은 창비를 통해 공개한 글 ‘작품을 발표하며’에서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서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는데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였다“고 했다. 그리고는 “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온 분들께도 마찬가지 마음이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면서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신경숙은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다”면서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글쓰기에 의해 많은 가치들이 새롭게 무장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조용히 지켜봤다. 감사하고 설레고 고마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과를 계기로 작품 활동에 본격적으로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후의 시간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저는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제 누추해진 책상을 지킬 것”이라며 “제 자리에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한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숙의 소설 ‘전설’은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문장을 비롯해 여러 표현과 등장인물 등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김후란 옮김)과 유사해 2015년 뒤늦게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신경숙은 당시 표절 의혹을 계속 부인했다.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 ‘창비’ 역시 표절을 일부 인정하는 표현이 담긴 사과문을 대표이사 이름으로 발표했지만, 백낙청 창비 편집인은 ‘의도적 베껴쓰기가 아니다’라면서 이도저도 아닌 표현으로 신경숙을 옹호해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논란만 더욱 부채질했다.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는 주인공 ‘나’가 절친한 친구가 겪은 비극과 교감하며 고통과 희망의 의미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슬픔과 비통한 분위기가 담긴 이 작품에는 표절 논란을 겪은 작가의 심경이 드러난 듯한 대목도 더러 있다. 이 작품은 특히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작고한 허수경 시인을 추모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나’의 친구는 작가와 가까운 친구였던 허 시인을 대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신경숙은 소설 말미의 ‘작가 노트’에서 “젊은 날 내게서 멀리 떠난 친구가 더 멀리 떠났다. 친구를 기억하며 완성시킨 작품 안에 교신한 이메일, 함께 나눈 대화들이 일부 변형되어 들어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작품을 발표하며’ 전문. 오랜만에 새 작품을 발표합니다.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습니다. 벼락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던 그 시절 많은 비판과 질책을 받으면서도 제일 마음이 쓰였던 것은 어디선가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든든했던 동료들과, 제 작품을 아끼고 사랑해준 동지 같았던 독자들께 크나큰 염려와 걱정을 끼쳤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가장 아프고 쓰라렸습니다.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저의 작가로서의 알량한 자부심이 그걸 인정하는 것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는데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였습니다. 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온 분들께도 마찬가지 마음입니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습니다.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제가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분들 가운데 여럿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 앞에 망연자실했습니다. 새삼스럽게 작은 호의, 내민 손, 내쳐진 것들의 사회적 의미, 별것 아닌 것 같은 일상의 소중함을 절절히 깨닫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글쓰기에 의해 많은 가치들이 새롭게 무장되고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조용히 지켜봤습니다. 감사하고 설레고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이후의 시간이 저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저는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제 누추해진 책상을 지킬 것입니다. 제 자리에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합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입니다. 오랜만에 문학계간지의 교정지를 대하니 가슴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면을 통해 만나게 될 독자들의 눈빛과 음성이 떠오릅니다. 제가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니 차근차근 글을 쓰고 또 써서 저에게 주어진 과분한 기대와 관심,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겠습니다. 2019년 5월 신경숙 드림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盧대통령 말·글 속에 산 지 15년 만에 ‘탈상’… 그분 소환 더 없었으면”

    “盧대통령 말·글 속에 산 지 15년 만에 ‘탈상’… 그분 소환 더 없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년이 되는 날이 오늘, 23일이다. 경남 진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유족을 비롯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정당 대표, 지방자치단체장, 참여정부 인사,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린다. 이번 10주기의 캐치프레이즈는 ‘새로운 노무현’이다. 추모 행사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자라나는 세대들, 새로운 깨어 있는 시민들이 정말로 노무현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되새기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바로 이 캐치프레이즈를 ‘노무현의 입’이었던 윤태영(58)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고안했다. 지난해 추모 행사의 캐치프레이즈였던 ‘평화가 온다’도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참여정부의 탄생과 국정 운영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많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노무현의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대한민국을 이끄는 핵심권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인간 노무현’과의 친밀도를 따지면 윤태영만 한 사람이 없다. 윤 전 대변인에게 노무현은 어떤 존재일까. “제 인생의 절반입니다. 30대에 정치권에 들어왔는데 정치인 보좌관과 멘토, 40대에는 노 대통령의 측근 보좌관, 50대에는 노 대통령의 말을 기록하고 알리는 기록자로 일해 왔습니다. 근 30여년 동안 노 대통령과 함께 산 셈이죠.” 윤 전 대변인은 1988년 이기택 전 통일민주당 총재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당시 13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 정치인 노무현을 만났다. 1994년 잠시 여의도를 떠나 새터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할 때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노 전 대통령의 자전적 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 집필 작업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가 2000년 말 노무현 대선캠프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노무현 사람’이 됐다. 2002년 노무현 대선후보 홍보팀장이었던 그는 2003년부터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연설담당비서관과 대변인, 제1부속실장, 연설기획비서관 겸 대변인을 차례로 맡으며 노무현의 ‘복심’(腹心)으로 통했다. 특히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정도의 세월을 ‘노무현의 말’과 함께 살았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대통령인 그의 말을 받아 적는 게 직업이었다. 노무현의 말에 관해 뜨거운 찬사와 차가운 비난을 함께 듣는 분신이었다.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 번씩은 대통령을 뵙니다. 물론 꿈속에서지요. 달변이셨던 대통령은 말씀을 많이 하시지는 않아요. 저와의 추억에 대한 회고를 하시는 건지 제 곁에 한참 동안이나 계시다가 묵묵히 가십니다.” 2008년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봉하 집필팀’을 이끌며 노무현의 말과 글을 기록하는 데 참여했던 윤 전 대변인은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사라졌다. 최측근 참모로서 대통령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자책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아픔을 달래느라 잘 못 마시는 술로 버티다가 병을 얻었다. 2011년 2월 지주막하 출혈이라는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2주일가량 입원했다. 퇴원 이후에도 뇌압이 심해 후유증을 앓았다. 그 후유증을 이겨내느라 파주의 산 밑에 가서 2013년까지 세상과 등진 채 살았다. “노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컸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두려웠어요.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노 대통령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책감이 들어 누구도 만나질 않았습니다.”윤태영을 다시 일으킨 사람은 역시 노무현이었다. 2014년 노 전 대통령 이야기를 담은 책 ‘기록’을 펴내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후 지금까지 6년 동안 ‘대통령의 말하기’, ‘바보, 산을 옮기다’, ‘윤태영의 글쓰기 노트’ 등 7권의 책을 펴냈다. 이들 중 ‘대통령의 말하기’는 6만여권이나 판매됐다. 지난 17일에는 ‘윤태영의 좋은 문장론’(위즈덤하우스)을 출간했다. 좋은 글은 한 시간을 썼으면 세 시간을 다듬어야 한다는 지론을 내세운 첨삭 지도 책이다. 글을 잘 쓰는 방법, 그중에서도 문장 다듬기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좋은 문장을 만들기 위해 쓰고 다듬는 과정은 결국 ‘나와 세상을 바꾸는 여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이처럼 윤 전 대변인의 책의 주제는 ‘노무현’ 아니면 ‘글쓰기’다. “노 대통령은 책을 읽고 사법시험을 치고 인권변호사가 되다 보니, 책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글로 쓰인 것에 굉장한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정치는 돈과 권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말과 글로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수시로 하셨습니다. 이런 노무현의 말과 글을 다듬으며 책을 쓰는 데 몰입하면서 병을 치유했습니다. 책을 쓰는 것 자체가 대통령의 말씀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죠.” 윤 전 대변인은 노무현의 말을 500여권에 달하는 휴대용 포켓수첩과 100여권의 업무수첩, 1400여개의 한글파일로 담아 놓고 있다. 자신이 기록한 노무현의 말을 하나씩 풀어 책과 기록으로 남겨 놓는 작업을 묵묵히 해 왔다. 지금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마지막 저술 작업이라고 여기는 ‘노무현 평전’ 집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탈고를 목표로 마지막 정성을 쏟고 있다. 내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노무현 평전’ 집필이 끝나면 “적극적으로 강연도 하는 등 대중과 접할 기회를 자주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과 2017년 대통령 취임사 초고를 다듬기도 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명 연설문을 그가 만들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관계를 묻자 정치적 동지 이상이라고 했다. “원칙과 소신을 갖고 있던 노 대통령이 마지막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에 기대고 의지했던 분이 바로 문재인 변호사”라고 회고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고려했다. 주위에서 “청와대 대변인도 두 번이나 해 얼굴도 많이 알려졌으니 총선에 출마하라”는 권유가 끊이질 않았다. 이런 얘기를 누구한테 전해들은 노 전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을 따로 불렀다. 그리고 다짜고짜 “진짜 정치할 생각인가. 출마하지 말게. 내가 글쓰는 걸 도와주는 게 훨씬 잘하면서도 나라를 위한 일일 거야”라며 윤 전 대변인의 출마의지를 꺾었다. 노 전 대통령은 워낙 험난한 정치 역정을 걸어서인지 주변 사람들이 정치를 하는 걸 탐탁지 않게 여겼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3월 4일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세상’에 “정치하지 마라”는 글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의 참모들은 서거 두어 달 전의 글에 대한 진의를 놓고 아직도 해석이 분분하다. 이를 두고 윤 전 대변인은 “정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정치를 하지 말라는 것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쓴 ‘역설적 표현’이다”라고 해석했다. 내년 4월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자 “그동안에는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기회를 열어 놓고 생각하려 한다. ‘노무현 평전’이 끝난 뒤에…”라며 여운을 남겼다. ‘노무현 평전’의 탈고가 올해 말이면 공천 작업이 끝날 수도 있다고 하자 “그럼 할 수 없지요”라는 알 듯 말 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2004년부터 시작한 윤 전 대변인의 노무현 글쓰기 작업은 15년 만에 막을 내린다. 그에게는 ‘탈상’(脫喪)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이 지난한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 소원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노 대통령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았잖아요. 책을 쓰면서 더이상 노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소환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말과 글을 정치권에서 정략적으로 삼지 않는 그런 분위기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jrlee@seoul.co.kr
  • 文대통령이 추천한 윤구병 생물 도감집

    文대통령이 추천한 윤구병 생물 도감집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농사짓는 철학자’로 유명한 윤구병 전 충북대 교수가 펴낸 도감집에 대한 추천글을 SNS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농부철학자 윤구병 선생님이 보리출판사가 펴낸 ‘보리 세밀화 큰 도감’ 10권을 보내주셨다”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을 세밀화로 도감을 만들었는데 그림도, 설명글도 매우 멋지다”고 썼다. 이 도감집은 동물·바닷물고기·새·민물고기·식물·버섯·약초·나비·곤충·나무 도감 등 10권으로 구성돼 있다. 문 대통령은 “누구도 하지 못한 방대한 작업인데, 많은 학자·전문가·화가 등이 참여해 서른 해가 걸린 작업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초고해상도 사진이 넘쳐나는 시대에 웬 세밀화인가 했는데 보니까 이유를 알겠다”며 “렌즈가 아닌 사람 시각으로 보면서 모습·색채를 매우 정밀하게 그렸기 때문에 사진보다 실물감·정확도가 더욱 높다는 게 놀랍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윤구병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다른 생명체들과 하나가 되는 공감의 느낌은 우리 삶의 질을 북돋아 준다”며 “워낙 방대한 역작이라 ‘잘 팔릴까’라는 걱정이 오히려 들어 추천의 글을 올려본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화염과 분노’ 속편은 뮬러특검 보고서 폭로

    ‘화염과 분노’ 속편은 뮬러특검 보고서 폭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초기 백악관의 난맥상을 폭로한 화제의 책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의 속편이 다음달 초 나온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5일(현지시간) ‘화염과 분노’의 저자 마이클 울프가 쓴 후속작 ‘포위: 화염 아래의 트럼프’가 다음달 4일 출간된다고 출판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출판사 헨리홀트에 따르면 이번 신작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2년차가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 최근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보고서 제출 무렵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화염과 분노’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까지의 이야기를 적었다. 헨리홀트 측은 ‘포위’에 대해 “거의 모든 방면에서 포화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책”이라면서 “이 책은 각종 조사와 갈수록 변덕스러워지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폭로한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신작 집필을 위해 150여명의 소식통을 인터뷰했다고 악시오스는 밝혔다. 전작 ‘화염과 분노’ 집필 당시 울프와 인터뷰했던 소식통 중 3분의2 이상이 신작 ‘포위’를 쓰는 과정에서 다시 인터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작가 출신인 울프가 지난해 1월 출간한 ‘화염과 분노’는 4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이상설 등을 주장해 큰 화제를 모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화마당] 마음아, 이겨라/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마음아, 이겨라/강의모 방송작가

    가정의달 5월. 이런저런 가족 행사로 바쁜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SNS에 단란한 분위기의 사진들이 넘칠 때 부러움과 심술이 교차한다. 공연히 옛날 가족사진을 꺼내 애틋한 그리움에 잠겨 보기도 한다. 사진은 순간을 잡지만 그 순간은 영원의 느낌을 가두고 있다. 4월의 마지막 날 ‘희망 찰칵’(행복한책출판사·비매품)이라는 책이 나왔다. 희귀질환인 뮤코다당증(MPS) 환자 가족사진으로 꾸민 작은 책. 2017년 여름부터 2018년 6월까지 사노피젠자임 후원으로 사단법인 바라봄사진관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마지막 결과물이다. 어떤 이에게는 평범한 사진 한 장이 어떤 가족에겐 큰 용기와 맞바꿔야 얻을 수 있는 귀한 선물이 된다. 전국을 도는 촬영 현장에 1년 남짓 진행보조원으로 따라다녔다. 이동이 불편하고 남의 시선을 끄는 것이 싫어 가족 여행이나 사진 촬영을 기피했던 분들이기에 참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한 걸음을 내딛기가 어려웠을 뿐 막상 촬영이 시작되면 기쁜 웃음이 자연스럽게 솟아났다. 한국뮤코다당증환우회 우순옥 회장은 인사말에 이렇게 적었다. ‘삶의 행복이란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순간을 포착하는 소소한 경험들 속에 있음을 사진을 찍으며 알게 됐다’고. 나 역시 그들 곁에서 모든 순간 행복했고 많은 것을 배웠다. 책을 꾸미며 마지막 페이지에 이 글을 얹었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 그대가 정말 불행할 때, 세상에는 그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믿어라. 그대가 타인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는 한 삶은 헛되지 않으리라. 세상에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헬렌 켈러 5월은 부산에서 또 다른 신경근육계 희귀질환인 폼페병 환자 김동호씨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투병하며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렸다. 해바라기를 좋아한 그가 활짝 핀 꽃보다 시들어 가는 모습을 즐겨 그렸던 건 그 안에 든 씨앗들이 내일의 희망을 품고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병이 악화되고 호흡기를 달면서 그는 이제 걸을 수도 먹을 수도 혼자 숨을 쉴 수도 없게 됐다. 그는 누운 자리에서 붓 대신 마우스를 잡았다. 모니터를 보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폼페병뿐만 아니라 다른 근육병 환자들과도 함께 희망을 모색하고 있다. 그림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더딘 손길로 화면에 수만 번 점을 찍어 해바라기꽃 한 송이를 활짝 피워 낸다. 그렇게 만든 작품들도 환자들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질환이 진행될수록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고 했다. 희귀질환은 인식 부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김동호씨는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걸 자신의 사명이라 여긴다. 김동호씨는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은 것’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그 말대로라면 자신은 모든 것을 잃고 누워 있는 환자에 불과하니까. 그는 잃은 게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병 때문에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의 눈과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다. 그에겐 시련을 이겨 내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고 했다. “마음아, 이겨라!”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신경학자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책 ‘모든 것은 그 자리에’를 읽었다. 이 구절에 밑줄을 쫙 그었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질병의 부재나 기능의 보존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빛이 강하면 그늘은 더욱 어둡다. 5월의 들뜬 분위기가 어떤 이들에겐 아픈 화살처럼 박힐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희귀질환이 1000여종이라고 한다. 같이 주문을 외자. “마음아, 이겨라!”
  • 현대 문학 시초와 친일파, 그 사이… 춘원 이광수 전집 출간

    현대 문학 시초와 친일파, 그 사이… 춘원 이광수 전집 출간

    한국 현대 문학의 시초인가, 친일 반민족 행위자인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춘원 이광수(1892~1950) 전집이 출간된다.태학사는 춘원연구학회와 함께 춘원이 남긴 모든 글을 묶은 ‘춘원 이광수 전집’을 기획, 1차분 ‘무정’, ‘개척자’, ‘허생전’ 세 권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춘원 전집은 1962년 삼중당(전 20권), 1979년 우신사(전 11권)에서 발간된 적이 있으나 당시 편찬자의 판단에 따라 배제·누락된 글, 이후 새로 발굴된 글들을 모두 모았다는 게 태학사 측 설명이다. 1차분 세 권에 이어 목록이 확정된 것은 근대 문학의 제1형식으로 불리는 ‘재생’, ‘흙’, ‘유정’ 등의 장편들과 ‘마의태자’, ‘이차돈의 사’, ‘단종애사’, ‘이순신’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역사 소설 등 총 25권이다. 이어 시, 산문, 평론 등을 모아 춘원 70주기인 내년 하반기까지 30여권으로 완간할 계획이다. 이번 전집에 새롭게 수록된 작품들은 25권 ‘사랑인가 외’에 수록된 일본어 소설 14편이다. 그들 중 단편 ‘아들의 원수’는 미완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나머지 1회분을 찾아 완결된 소설임을 확인했고, ‘처’도 2회분을 더 찾아내 보완했다. 한국 최초의 현대소설인 제1권 ‘무정’에 이어 제2권 ‘개척자’는 한국 소설 최초의 여성독립선언에 가깝다. ‘무정’과 달리 ‘개척자’는 작중 주인공이 여성이다. “우선 딸이란 무엇인지, 아내란 무엇이요 지아비란 무엇인지, 시집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하겠고, 무엇보다도 사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하겠다.(중략) 내 두뇌로, 내 이성으로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이러한 주인공 ‘성순’의 선언을 두고 책 감수를 맡은 정홍섭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교수는 “이 문장들이 매일신보에 실린 날은 1918년 2월 5일로, 여성 해방이라는 선구자적 의식을 담았던 나혜석의 ‘경희’가 같은 해 ‘여자계’ 3월호에 발표된 것을 보더라도 ‘개척자’의 선구자적 의미를 인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암 박지원의 작품을 각색한 제3권 ‘허생전’은 순 한글의 언문일치체로 쓰여져 눈길을 끈다. 전집발간위원장이자 춘원연구학회장인 송현호 아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친일과 독립·민족운동 행적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출간 의의를 밝혔다. 2006년 창립된 학회의 명칭이 춘원학회가 아닌 춘원연구학회가 된 것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춘원 전집 발간 작업은 2015년 9월 처음 중지를 모은 이래, 2016년 9월 발간위원회와 실무위원회가 구성되며 본격 추진됐으나 출판 경비와 출판사를 구하는 일로 한때 난항을 겪었다. 송 교수는 “옛날에 출간된 것들은 세로쓰기에 오늘날의 어법과는 달라 현대어로 만들어 학생들이 읽기 쉽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30~50대 젊은 연구자들이 여러 판본을 토대로 저본을 확정 짓고, 실명으로 해당 작품을 감수·해설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英판사가 읽었던 ‘채털리 부인의 사랑’ 해외반출 제동

    英판사가 읽었던 ‘채털리 부인의 사랑’ 해외반출 제동

    영국 정부가 역사적 재판의 대상이 됐던 영국 작가 D H 로런스의 소설 ‘채털리 부인의 사랑’의 페이퍼백(책 표지를 종이 한 장으로 장정한 포켓판 도서)이 해외로 반출될 위기에 놓이자 반출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BBC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귀족 여성과 사냥터지기의 열정적인 사랑을 다룬 이 책은 1928년 이탈리아·프랑스 등에서 출간됐으나 특유의 외설성으로 인해 정작 작가의 모국인 영국에서는 1960년까지 발간되지 못했다. 발간된 후에는 출판을 담당했던 펭귄 출판사가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960년 당시 판사 로렌스 번 경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 페이퍼백을 구입해 읽은 뒤 재판을 진행했고 출판사는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판사 번 경이 읽었던 이 페이퍼백은 지난해 10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익명을 요구한 해외 응찰자가 5만 6250파운드(약 8700만원)에 낙찰받았다. 중요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서적이 해외로 반출될 위기에 처하자 제동을 건 영국 정부는 일단 해외 응찰자가 제시한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구매자를 수개월 동안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마이클 엘리스 문화부 정무차관은 이날 “영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이 책을 지키기 위해 구매자가 나타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제3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19~2023)이 발표됐다. 향후 5년간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정부의 활동 방향이 담겨 있어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제3차 계획의 중점 과제는 ‘사회적 독서 활성화’, ‘독서의 가치 공유 확산’, ‘포용적 독서복지 실현’, ‘미래 독서생태계 조성’ 등 네 가지다. 이 가운데 방점은 ‘사회적 독서’의 확산에 찍혀 있다. ‘혼자 읽기’에서 ‘함께 읽기’로 독서문화의 대대적 전환을 천명한 것인데 혼자 조용히 읽고 성장하는 전통 방식으로는 갈수록 낮아지는 독서율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책의 출간 종수가 늘어나고, 도서관도 지역마다 동네마다 훨씬 많아졌지만 1인당 도서 구입률과 도서관 이용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것은 대단지 아파트를 지었는데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것과 유사하다. 책만 꽂혀 있고 이용하는 사람은 없는 도서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도서관 확충 등 기반 조성보다는 ‘사회적 독서’와 같은 문화 조성으로 독서진흥의 방향을 잡은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기반 조성이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문화가 없는 기반은 유지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사회적 독서’란 모여서 읽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동네 주민끼리, 친구끼리, 선남선녀끼리 이미 많은 독서모임이 있다. 이런 움직임에 돛을 달아 보겠다는 것은 충분히 시너지가 기대되는 일이다. 또한 ‘책 읽는 도시’를 현재 43개에서 150개로 늘리고, 독서경영인증제 시행 기업을 현재 220개에서 2023년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도 포함되었다. 작게는 ‘동아리’에서 크게는 ‘도시’까지 책을 함께 읽음으로써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전반적으로 많은 고민이 느껴졌지만 출판인으로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우선은 양서 보급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역사, 인문학 쪽 책을 내는 우리만 해도 올해 초판 판매부수가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매년 다를 정도의 아찔한 하락세인지라 겁나기까지 하다. 지난해까지 매년 늘어나면서 독서문화를 다채롭게 만들어 주던 전국의 독립서점 붐은 이제 ‘거품’이 꺼지고 있다. 책을 팔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선 지난해에 이어 ‘심야책방’을 운영한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독립서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좀더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독자만 있고 생산과 유통 현장이 빠진 ‘사회적 독서’는 가능하지 않으니 말이다. 일례로 올해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한 지자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출판사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저자만 연락을 받아 선포식에 다녀왔으며, 현재로선 책 판매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일선 공무원들이 좀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가며 정책을 실천해 주길 바라는 이유다.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가방에 쏙~ 문고판 챙겨 떠나볼까

    외국 출장을 앞두고 가방을 쌉니다. 책을 가져가려다 멈칫합니다. ‘책 읽을 시간이 날까’, 살짝 짜증도 납니다. ‘너무 무겁네’. 책골남의 이런 고민을 눈치챘나 봅니다. 항공사와 온라인 서점이 손을 잡았습니다. 진에어가 국제선 탑승 고객에게 일주일 동안 예스24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 이용권을 이번 달까지 무료로 준다 합니다. 종이책이 아니어서 무게 부담이 덜합니다. 요새는 전자책을 전용 단말기가 아닌, 스마트폰으로도 많이 봅니다. 접근성도 좋아졌습니다. 여행객에게 전자책을 대여해 주는 행사가 처음은 아닙니다. 몇 년 전부터 종종 있었습니다. 다만 그다지 인기를 끌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 서점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수요가 적다”고 하더군요. 성인 10명 가운데 1년에 1권도 책을 안 읽는 사람이 4명이나 되는 게 현실이니까요. 독자들은 다르게 대답합니다. 전자책은 비싸고, 읽을 책도 적다 합니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문제 같습니다. 전자책이 무겁다면 종이책이라도 좀 가볍게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대부분 두꺼운 종이를 접어 표지를 만듭니다. 본문 종이 역시 무겁고 비싼 종이를 씁니다. 이보다 더한 양장본도 나옵니다. 책 가격이 올라가고 더 무거워집니다. 읽고 나서 만족한다면야 별문제 없지만, 가끔은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 싶은 책도 있습니다. 외국 문고판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표지는 약간 두꺼운 종이로, 본문은 저렴하고 가벼운 종이를 씁니다. 그래도 읽는 데에는 아무 부담이 없습니다. 우리도 문고판을 내보는 게 좋지 않겠나 싶어 출판사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수요가 적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 문제 역시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겠죠. 어쨌거나 저쨌거나 고민은 이어집니다. 출장 가방 싸기 참 어렵네요. gjkim@seoul.co.kr
  • 문학사상 새 사장에 고승철 씨

    도서출판 문학사상(회장 임홍빈)은 7일 고승철 전 나남출판 사장을 신임 사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고 신임 사장은 경향신문 파리특파원, 동아일보 출판국장, 나남출판 사장 등을 역임한 언론·출판인이다. ‘소설 서재필’, ‘개마고원’, ‘여신’, ‘은빛 까마귀’ 등 장편소설과 시집 ‘춘추전국시대’를 낸 문인이기도 하다. 문학사상은 1972년 창간된 월간 문예지 ‘문학사상’과 ‘총·균·쇠’를 비롯한 단행본을 펴내는 종합 출판사다.
  • “일기 셀프 연재… 스스로 직장 선물하는 느낌”

    “일기 셀프 연재… 스스로 직장 선물하는 느낌”

    4월 한 달, 구독료 1만원을 냈더니, 각양각색의 글이 메일함으로 들어왔다. ‘이슬아’라는 발신자는 ‘할아버지가 있어서 기뻐요’를 ‘깊어요’로 쓰는 어린 사촌 동생의 이야기, 서평, 누군가에 대한 인터뷰, 웹툰을 보내왔고, ‘문보영’이라는 발신자는 시 또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알 수 없는, 우롱당하는 재미가 있는 글을 보내왔다.독자의 메일함으로 직접 원고를 보내는, 이른바 ‘셀프 연재’를 이어 가는 27세 동갑내기 작가 둘을 만났다. 지난해 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학자금 대출 2500만원을 갚겠다”며 연재를 선언했던 이슬아 작가는 그렇게 써내려 간 글로 본인이 차린 독립출판 헤엄출판사에서 ‘일간 이슬아 수필집’과 그림 에세이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문학동네)를 냈다. 등단 후 최단기 김수영문학상 수상에 ‘유튜브 브이로그를 하는 시인’으로 알려진 문보영 시인은 지난해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태국살이, 동료 시인과의 교환 일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 그사이 이 작가는 대출 빚을 다 갚았고, 문 시인은 최근 첫 산문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쌤앤파커스)을 냈다. 4월분 연재를 마친 4월의 마지막 날,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두 사람을 만나 ‘셀프 연재’와 지속 가능한 글쓰기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셀프 연재,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슬아 작가(이하 이) 웹툰계에 애매하게 발을 걸치던 시기가 있었어요. ‘잇선’이라는 만화 작가 친구와 고정적이지 않은 수입에 대해서 자주 얘기했어요. 잇선씨가 작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고, 일기를 메일로 독자에게 직거래하는 서비스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아무도 안 하고 있고, 심지어 초기 자본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마침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던 시기여서, 갑자기 ‘파박’ 시작했어요. 문보영 시인(이하 문) 저는 슬아씨가 하니까….(웃음) 심심해서요. 작가들은 문예지가 무대인데, 그 무대가 낡다고 느껴졌어요. 시를 발표했을 때, 누군가 읽는다는 느낌을 받아야 되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거기 내는 글을 엉망으로 쓰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슬아씨가 하는 걸 보게 됐어요. 일기 쓰는 사람을 원래 좋아하는데, 일기로 돈 버는 사람은 더 좋았어요. -셀프 연재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문 등단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던 게 글 청탁이었어요. 출판사의 연락을 받아 문예지라는 무대에 오르거나 시집을 내는 구조잖아요. 청탁을 받는 과정에서 권력이 생기는데요, 누군가한테 잘 보여 청탁을 받을 수도, 밉보여서 뺏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위협을 많이 느꼈어요. 전화 받는 게 무서워서 아예 도서관 사물함에 휴대전화를 넣고 다니기도 하고요. 셀프 연재를 하니까 그런 권력을 악용하는 사람들을 쳐낼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고요. 이 진짜 중요한 문제인거 같아요. 등단을 안 해서 이 구조를 경험하진 않았지만, 책 내는 구조는 기본적으로 똑같잖아요. 청탁을 받지 않고 고용되지 않는 날들이 너무 불안했기 때문에 스스로한테 안정적인 직장을 선물하는 느낌이에요. 20대 초반부터 카페 알바, 누드모델, 글쓰기 선생님처럼 다른 일을 많이 했는데 다른 일을 줄여서 글 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좋았어요. 말로 돈 벌기 싫고, 싫은 지면에 글 쓰기 싫은데 내가 가장 문제의식을 느끼는 지점에 대해 허락받지 않고 쓸 수 있다는 점. -스스로 만든 글 감옥 속에서 힘들지 않나요. 이 CS(Customer Service)가 힘들어요. 첫 달에는 메일 발송 오류 같은 것도 많이 있고요. 입금, 수금 관련 일도 많아요. 가끔씩 사람들이 제 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때도 있어요. ‘돈을 냈는데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 굉장히 길게 정돈된 언어로 오면 굉장히 공을 들여서 빈틈없는 장문의 사과를 해야 해요. 욕먹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을 갖고 글을 쓰는 게 힘든 거 같아요. 문 연재를 하니까 남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글은 블로그에 싸지르는 글인데, 그 글을 사람들한테 이메일로 보낼 때는 찝찝한 거예요. 파편적이고, 완성되지도 않고, 주제도 안 잡히는 글을 사람들이 재밌어 할지 모르겠고…. 그런 생각들이 저를 갇히게 하기도 해요. 그래서 최대한 SNS에 안 들어가고, 안 보고 그래요. 그래서 죄송해요. 답장도 빨리 못하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문 문예지를 시작했는데요. 스스로 마감을 만들어서 거기 넣을 시를 많이 써 두려고요. 일기랑 소설도 있고, 노래 가사도 쓸 생각이에요. 이 여름까지 연재를 지속하고, 올해 ‘서울 아트북 페어’에 낼 단행본을 제작할 거예요. 연재 끝나고 부지런히 책 작업도 하고요. 어떤 물성으로 만들까 고민하고 있어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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