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판사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조희연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심상정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영덕군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상속인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68
  • 불펌에 만신창이… 5000억 시장 ‘웹소설’

    불펌에 만신창이… 5000억 시장 ‘웹소설’

    6개월 걸려 플랫폼 올려도 불펌에 눈물 “30명 고소, 5명만 검거…기소유예 그쳐” “불법 복제 처벌 강화 등 생존권 보장을”6년차 웹소설(인터넷 연재소설) 작가 김지윤(이하 가명)씨는 최근 6개월간 글자 수가 약 70만자인 웹소설을 완성했다. 300페이지 단행본 기준 5권 분량이다. 김씨는 새로 출간한 웹소설을 카카오페이지에 올린 뒤에 독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고자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러나 부정하고 싶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작품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동의 없이 게재되고 있었다. 김씨는 1일 “지금까지 책 26권 정도 분량의 웹소설 7개를 완성했지만 전부 불법 유통됐다”며 “피땀 흘려 만든 결과물인데 정당한 몫을 못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웹소설 작가들이 하루 10시간 가까이 매달려서 힘들게 쓴 창작물들이 불법 유통되면서 작가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 시리즈, 리디북스 등 웹소설 플랫폼에 올라온 웹소설은 모두 불법 복제·유통 피해 대상이다. 시장 규모가 2013년 100억원에서 2019년 5000억원으로 급증한 웹소설이지만 웹툰(인터넷 연재만화)과 달리 불법 유통 피해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웹툰 불법 유통시장 피해 규모(추정)는 3183억원이다. 하지만 웹소설은 비공개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불법 유통돼 피해 규모와 출처를 파악하기 어렵다. 피해를 측정하기도 어렵고, 가시화되지 않다 보니 구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웹소설 작가 이아현씨는 “웹소설 불법 유통업자 30명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지만 이 중 검거된 사람은 5명”이라며 “검거가 돼도 대부분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 회사도 대응에 소극적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가 6월 24일~7월 6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한 웹소설 작가 21명 중 18명이 불법 유통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플랫폼 회사가 불법 유통을 막고자 노력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실질적으로 행동한 것은 없거나 업체에서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응답(11명)이 가장 많았다. 불법 유통 피해는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하는 웹소설 작가들에게 큰 타격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해 8월 웹툰·웹소설·일러스트 작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웹소설 작가의 한 해 총소득은 평균 1906만원으로, 웹툰 작가(3020만원)와 일러스트 작가(2258만원)의 총소득보다 낮았다. 이수경 전국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장은 “최소한의 인세를 먼저 받는 웹툰과 달리 웹소설은 작품이 판매돼 수익이 발생해야만 출판사로부터 인세를 받는 구조”라며 “작가들의 생존권을 보호해 주지 않으면 작가들이 창작 활동을 계속할 수 없다. 불법 복제·유통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포털사이트에서도 불법 유통 사이트가 검색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올해돼서야 웹소설의 저작권 침해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 및 분석을 통해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 등을 목적으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 [책꽂이]

    [책꽂이]

    5리터의 피(로즈 조지 지음, 김정아 옮김, 한빛 비즈 펴냄) 고대 사혈 관습에 얽힌 그릇된 신화와 믿음의 역사, 대량 헌혈 체계를 마련한 선구자들, 가난한 나라 여성들이 겪는 성 차별적 처우와 피를 거래 상품으로 취급하는 미국의 혈장 산업까지. 성인 몸속에 자리한 5ℓ의 피를 의학, 역사, 사회, 경제 등 여러 관점에서 파헤쳤다. 492쪽, 2만 5000원.헌법 위의 악법(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지음, 삼인 펴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12월, 임시법으로 제정된 국가보안법은 여러 논란 속에서도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효력을 유지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사회 각 분야에서 남용된 국가보안법 적용 실태 및 사례와 법리적 근거로 폐지 이유를 조목조목 제시한다. 388쪽, 2만원.식물과 나(이소영 지음, 글항아리 펴냄) 식물세밀화가로 유명한 저자가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 장에서 50여개 식물 이야기를 펼친다. 식물이 인간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그들이 처하게 되는 환경, 식물을 이용하거나 식물과 함께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빛난다. 296쪽, 1만 8000원.사랑에 밑줄 친 한국사(이영숙 지음, 뿌리와이파리 펴냄) 조선시대를 친숙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연애사로 살핀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버금갔던 유희춘과 송덕봉, 인도 며느리와 페르시아 사위 허황옥과 아비틴에 얽힌 이야기, 고려 여인들의 삶을 조명한 규방의 반란 등 28건의 연애사건을 들여다보면 조선을 좀더 이해할 수 있다. 424쪽, 1만 8000원.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정진영 지음, 무블출판사 펴냄) 13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를 인공지능(AI)으로 다시 만난다면? 꿈 많은 소녀, 사랑이 절실한 여인이었던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고 제대로 이별하고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묻는다. 백호임제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304쪽, 1만 4000원.이준석이 나갑니다: 이준석 전후사의 인식(우석훈·최광웅·홍희경 등 지음, 오픈하우스 펴냄) 야당이 위기에 몰렸을 때 혜성처럼 나타나 당을 구한 삼십대 중반의 이준석. 공영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나타난 그가 한국의 보수를 구할 수 있을까. 우석훈 교수를 비롯해 12명의 쟁쟁한 논객이 ‘이준석 현상’으로 한국 정치의 오늘을 진단한다. 348쪽, 1만 7800원.
  • 엄선된 명작, 강렬 디자인… 뜨는 단편 문학집

    엄선된 명작, 강렬 디자인… 뜨는 단편 문학집

    읽기 좋은 작품을 엄선한 단편문학 세트가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알찬 구성에 감각적인 디자인을 입혀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은 최근 일본 근현대 단편집 10권을 출간했다. 2017년 12월 5권을 출간한 데 이어 이번에 2차분 5권을 추가로 냈다. 인생, 재난, 근대, 동물, 광기, 남녀, 계절, 일상, 허무, 구원 등 10개 주제로 작가 42명의 단편문학 127편을 담았다. 참여한 역자만 63명에 이른다. 19세기 말 메이지 시대 작품부터 전쟁 이후 작품까지 일본 근현대 문학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나쓰메 소세키, 사카구치 안고 등 한국에 널리 알려진 작가들 외에 가지이 모토지로, 니이미 난키치, 도쿠다 슈세이, 우메자키 하루오 등 조금 생소한 작가들 작품도 수록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초역 작품도 여러 편 담았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한 줌의 흙’과 ‘의혹’, 사카구치 안고의 ‘죽음과 콧노래’, ‘진주’ 등 20편이다. 출판사 측은 “국내 일본 문학 출간은 인기 작가 작품이거나 대중적 작품, 추리 소설류에 편중된 감이 있다. 이런 풍토에서 벗어나 기본적이고 우수한 일본 근현대 단편 명작들을 골랐다”고 설명했다.출판사 열린책들은 창립 35주년을 기념해 세계문학 중단편 20권 세트를 출간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꼭 읽어 봐야 할 고전 중에서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의 20편을 선정하고,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디자인을 입힌 문고판으로 다시 만들었다. 작품 개성과 분위기에 따라 정오를 뜻하는 ‘눈’(noon) 세트와 자정을 뜻하는 ‘미드나이트’(midnight) 10권으로 나눠 세트를 구성했다. 밝고 경쾌하고 서정적인 작품인 눈 시리즈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벨킨 이야기’ 등을 수록했다. 미드나이트 편은 어둡고 무겁고 강렬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등이다.
  • 글과 일러스트로 만나는 대자연…여름방학 추천도서 ‘천천히 자연 속으로’

    글과 일러스트로 만나는 대자연…여름방학 추천도서 ‘천천히 자연 속으로’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여름방학을 맞는 학부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여행을 떠나거나, 체험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아야 할 아이들이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바라보며 집콕하는 것을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불안한 마음이 커지기 마련이다. 자연은 아이들의 정서적 교육의 요람이라고 한다. 크고, 작은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은 아이들의 세계관을 한층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를 벗고 뛰어놀기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보다 생생하고, 흥미있는 간접체험을 경험하는 것이다. 출판사 상상박스의 신간도서 ‘천천히 자연 속으로-자연과 친구 되는 50가지 이야기’는 아이들이 자연에 호기심을 갖고, 변화를 배우며 자연과 친구가 되는 법을 알려주며 아마존 자연도서 16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책이다. 출판사 상상박스 측은 “아이들이 이야기에 먼저 빠져든다면,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가 자연을 관찰하게 되고, 자신만의 자연 이야기를 발견하며 상상력을 키워 나가게 된다”며 “자연이 전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깊은 숲 속뿐만 아니라 작은 정원에서도 언제나 자연이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음이 깨끗해지는 정갈한 글과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풀어가는 50가지 이야기는 언제나 곁에 있었지만 느끼지 못했던 자연을 재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자연도감, 자연관찰 책 같으면서도, 시적이고 서정적인 이야기가 담긴 독특한 스토리텔링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새로운 관점으로 자연을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코로나로 야외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에너지를 게임이나 영상이 아닌 새로운 곳에 쏟게 한다. 본 책을 통해 자연과 친구가 될 준비를 마친 아이가 이야기를 통해 언제든 밖을 나설 때 새로운 세계를 보다 유심히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천천히 자연 속으로-자연과 친구 되는 50가지 이야기’는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등 국내 주요 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불편함, 그 곳곳에서… 사계절을 보았고 겸손을 배웠다

    불편함, 그 곳곳에서… 사계절을 보았고 겸손을 배웠다

    ‘시대와 소통하는 실천적 도구로서의 건축’이라는 담론을 내세운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공간이 건축가 이일훈의 ‘기찻길 옆 공부방’이었다. 건축의 공공성에 주목한 작업을 해 온 선생이 인천 동구 만석동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지은 공간이다. 그에게 ‘사회성 짙은 건축가’라는 수식어를 붙여 준 이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이달 초 선생의 부고를 접했다.지난 2일 별세한 건축가 이일훈은 ‘채나눔’ 설계방법론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년쯤 전, 홍대 앞의 카페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그림을 그려 가며 채나눔의 개념을 열심히 설명하던 선생 모습이 떠올랐다. 채나눔은 선생이 1990년대 초부터 줄기차게 설파한 건축이념으로 편리함을 좇는 우리에게 불편하게 살기, 밖에 살기, 늘려 살기를 제안한다. 감염병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할 이 시대에 가장 유효한 건축적 대안일지도 모른다.경기 화성시 외곽에 있는 ‘자비의 침묵’ 수도원은 채나눔의 개념이 온전하게 구현된 작품이다. 기록적인 폭염 속의 오후 2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신학원(‘자비의 침묵’ 수도원의 원래 이름)에 도착했다. 잔디가 깔린 마당 뒤로 녹음 속에 나지막한 회색 건물들이 보인다. 콘크리트와 벽돌, 시멘트 블록 등 소박한 재료로 만들어진 건물들에는 세월의 흔적이 진초록 넝쿨 잎과 함께 내려앉아 있었다. 멀리 제주에서 올라온 수도회의 양운기 수사와 경기대학원 제자로 선생과 인연을 맺은 아뜰리에나무의 정성훈 소장과 이수학 소장이 이어 도착했다. ●‘채’로 나눈 수도원의 삶 1994년 완공된 이곳에는 수련 중인 젊은 수사 18명이 공동체 생활을 한다. 신학교 2학년생인 김모세 수사에게 일과를 물어보니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아침 기도하고 미사 드리고, 낮 기도하고, 공부하고, 저녁 기도하고 저녁 미사 드리고, 밤에 다시 기도하고 침묵의 시간을 보내다 잠자리에 든다”고 했다. 침묵의 시간에는 신학 공부를 한다. 식사 준비와 구역별 청소는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맡는다. 2인이 한방을 사용하는데, 한 달에 한 번씩 방을 옮긴다. 신앙의 열정을 품고 기도하고 밥 먹고 잠자고 공부하고 묵상하며 살아가는 것이 수사들의 삶이다. 채나눔 설계방법론의 범용적 사용을 고민하던 건축가는 미사를 드리는 경당을 수도원 경내에서 제일 먼 곳에 배치하면 어떨까를 제안했고 수행이 삶 그 자체인 수도회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건축가는 에세이집 ‘모형 속을 걷다’(2005·솔 출판사)에 이렇게 썼다. ‘경당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불편하다. 비 오는 날은 비 맞고 눈 오는 날은 눈 맞아야 하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특히 겨울 새벽에 살을 파고드는 추위를 뚫고 가려면 귀찮은 일이다. 말하자면 대충 가기가 어려운 것이다. 나는 바로 그 점을 노렸다.’ ‘작을수록 나누자’는 채나눔은 불편함을 근간으로 삼는다. 건축가는 수도원의 기능별로 단위 건물들을 나누고 땅의 높낮이와 연결하는 방식을 달리하며 다양한 동선을 만들고, 공간 구성을 통해 채나눔의 철학적 권유를 풀어놓았다. 양 수사는 “불편함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시시각각 풍요로운 사색거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이야기가 있는 작은 경당 북쪽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경당은 생활관에서 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돌로 만들어진 좁은 문을 지나 계단을 올라야 도달한다. 정말 크기도 작고 소박하다. 제일 값싼 재료인 드라이비트로 외벽을 마감하고 가기둥을 세운 것 말고 장식도 없다. 내부도 거친 콘크리트를 그대로 두고 장식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 소장은 “싼 재료를 사용한 것은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건축주의 사정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고 가장 흔하게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재료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쓰는가에 따라 그 건축의 맛이 더할 수 있다는 건축가의 평소 생각이 배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일반적인 성당의 화려함이나 격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작은 공간일수록 많은 이야기를 갖게 의도한 건축가의 세심한 배려가 보인다. 경당 본 건물과 입구의 계단 사이에 철판이 놓여 있는데 자세히 보면 살짝 분리돼 있다. 성스런 공간과 속세를 구분해 놓은 것이다. 3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 의자는 콘크리트 거푸집에서 뜯어낸 나무로 만들었다. 좌석 옆으로 ‘ㄱ’자 모양의 가기둥을 여러 개 세워 측랑의 효과를 냈다. 십자가는 따로 없다. 왼쪽 측면에 십자가 모양의 가벽을 만들어 설치하고 벽 뒤쪽 측창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 십자가 모양을 드러나게 한다. 제대는 시멘트로 만들었다. 제대 뒤의 벽에 설치된 구리로 된 삼각뿔 모양의 청동 조각작품 같은 것은 성체, 제구 등 중요한 것을 보관하는 감실(龕室)이다. 육방체가 비스듬히 벽에 박힌 모양인데 나머지 반은 북쪽 외벽으로 돌출돼 있다. 북측 외벽의 튀어나온 감실에는 뱀 문양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구리 뱀은 모세의 지팡이를 상징하며 두려움 없이 세상 속으로 나아가 실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불편함의 선물 건축가는 규칙적인 수도원의 삶 속에서 다채로운 자연의 변화를 느끼도록 했다. 윤안드레아 수사는 “동지 즈음에 미사를 마치고 나올 때면 십자가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맞는다”면서 “계절마다 경당과 주변의 자연이 주는 감동이 더욱 경이롭다”고 말했다. 안에서 편하게 생활하면 알 수 없는 자연의 조화다. 불편함의 미학을 들여놓은 ‘자비의 침묵’ 수도원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겸손의 복도’다. 생활관은 길게 가로로 배치한 2층 건물이다. 방을 여러 개 만들면 자연스럽게 복도가 생긴다. 건축가는 단순한 연결 통로가 아닌 의미와 효용을 지니는 복도를 만들 궁리를 했다. 경당을 일부러 멀리 두었듯 복도를 일부러 좁게 만들었다. 생활관의 복도는 폭이 75㎝로 건장한 남자 두 명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운 넓이다. 비켜서야 지날 수 있으니 저절로 예의와 공경이 묻어나고 겸손을 배운다.‘겸손의 복도’만큼이나 건축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것이 난간 없는 계단이다. 생활관의 한 귀퉁이 2층에서 복도로 연결된 곳에 ‘하늘 성당’이라 이름 붙은 열린 공간이 있다. 옥상을 이용해 만든 사각의 작은 공간으로 개인의 묵상과 특별한 날의 작은 미사를 위해 만들었다. 마당에서 옥상 공간으로 직접 올라갈 수 있도록 외벽에 계단을 만들었는데 난간이 없다.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하자 건축가는 “여기서 떨어질 정도로 산만하다면 수도원을 나가야지 않겠느냐”고 대답했다고 한다. 지금은 아래의 세 칸 돌계단만 남기고 뒤의 계단에는 난간이 설치돼 있다. 연로한 책임 수사신부가 있을 때 설치한 것이라고 양 수사는 설명해 주었다. ●삶을 담는 그릇 건축가는 수사들이 자연을 일상적으로 접하게 함으로써 날씨와 계절에 따라 반응하고 사색하는 삶을 유도했다. 채로 나눈 건물 사이사이에 휴식할 수 있는 녹지 공간을 만들었고 독서실 아래 필로티에는 테이블을 놓았다. 작은 경당 앞에는 길쭉한 판벽으로 기도공간 14처를 만들어 사색의 마당을 꾸몄다. 옥상 공간은 입구만 빼고 사방의 벽을 키보다 높게 쌓아 오로지 하늘만 보이도록 했다. 하늘을 보며, 별을 보며 묵상하기엔 여전히 제격이다. 혼자 기도하고 싶을 때를 위해 건물 외부에 1인 기도실도 만들었다. 2007년 증축할 때 지어진 도서관 건물도 책을 보다가 밖으로 나가 자연을 마주할 수 있도록 테라스를 두었다. 수도원의 작은 건물들은 적절한 거리 또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 수사들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려면 무조건 밖으로 나와서 가야 한다. 이른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기도하러 가는 동안 마음이 정화되고 생각이 가다듬어져 겸손한 마음으로 경당에 들어가게 된다. 양 수사는 “선생은 건축은 겸손해야 하고 정직해야 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건축이지만 마치 우리의 신앙생활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건축가 이일훈은 가고 없으나 건축은 이렇게 남았다. 마음이 담기고 삶과 맞닿아 있는 건축, 그가 추구하던 인문학적 건축은 이런 것이리라.함혜리 칼럼니스트
  • 오바마 형도 국내방송 데뷔… 푸틴·빈라덴 ‘썰’ 좀 푸시려나

    오바마 형도 국내방송 데뷔… 푸틴·빈라덴 ‘썰’ 좀 푸시려나

    대통령 재임 당시 뒷이야기 등 공개케이팝·봉준호 영화 등에 관심 보여 공효순 PD “수개월 걸려 방송 확정그의 통찰 젊은 세대에 전달하고파”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6일 국내 TV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출연해 재임 시절과 퇴임 이후의 삶을 이야기한다. 매달 세계 지식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tvN ‘월간 커넥트’는 최근 오바마 전 대통령을 화상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대통령 재임 당시의 삶과 뒷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정치인이자 남편, 아버지로서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었던 배경, 인지도를 높이고 대중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과정 등을 전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는 케이팝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등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보였고 한류의 영향력도 언급했다.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과 관련된 이야기도 한다. 회고록은 지난해 출간 후 북미에서만 약 500만부 이상 판매됐고 26개 언어로 발간됐다. tvN 관계자는 “회고록 국내 출판을 담당하는 출판사를 통해 섭외를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공효순 PD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둔 인사 중 한 명으로 방송 확정까지 수개월이 걸렸다”며 “‘젊은 세대들을 위해 회고록을 썼다’는 내용을 보면서 방송에서 그의 통찰을 잘 전달해 보고 싶었다”고 섭외 배경을 밝혔다. 앞서 ‘월간 커넥트’에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등이 출연했다. 한편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는 오바마의 회고록 ‘약속의 땅’을 오는 28일 출간한다. 책에는 오바마가 내각을 꾸리고 역사상 가장 친근한 백악관을 만들기까지, 세계 금융 위기로 씨름하고 의료보험 시스템인 ‘오바마케어’를 통과시킨 일 등이 담겼다. 이 밖에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갈등,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의 내막도 밝힌다. 김경림 웅진지식하우스 편집장은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과 임기 첫 2년 반 동안의 고군분투를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 [일지] 김경수 ‘드루킹 댓글 조작’ 수사부터 대법 판결까지

    [일지] 김경수 ‘드루킹 댓글 조작’ 수사부터 대법 판결까지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확정했다. 댜음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관련 일지. ◇2017년 ▲ 3월 23일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기 파주에 불법 선거사무소 개설 의혹 제보 접수 ▲ 5월 5일 = 선관위, 검찰에 드루킹 등 불법 선거사무소 개설 등 혐의로 수사 의뢰 ▲ 10월 16월 = 검찰, 내사 끝에 드루킹 등 무혐의 처분 ◇ 2018년 ▲ 1월 19일 = 네이버, 경찰에 수사 의뢰 ▲ 1월 31일 = 더불어민주당, 네이버 댓글 조작 의혹 경찰에 고발 ▲ 3월 21일 =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느릅나무 출판사 압수수색·드루킹 등 3명 체포 ▲ 4월 17일 = 검찰, 드루킹 ‘평창 기사 여론조작’ 혐의 우선 기소 ▲ 6월 7일 = 문재인 대통령,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허익범 특별검사 임명 ▲ 6월 13일 =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 ▲ 6월 27일 = 허익범 특별검사팀 공식수사 개시 ▲ 6월 28일 = 특검, 드루킹 일당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인사청탁 의혹’ 도모 변호사·윤모 변호사 자택 및 사무실 압수수색 ▲ 7월 1일 = 특검, 드루킹 공범 ‘서유기’ 소환조사 ▲ 7월 2일 = 특검, 도모 변호사 소환조사 ▲ 7월 5일 = 특검, 네이버·다음·네이트 포털 3사 압수수색 = 특검, 드루킹 공범 ‘솔본 아르타’ 소환조사 ▲ 7월 6일 = 특검, 드루킹 공범 ‘둘리’ 우모 씨·윤모 변호사 소환조사▲ 7월 10일 = 특검,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현장 조사. 휴대전화 21개, 유심케이스 53개 확보 = 특검, ‘불법 자금 수수 의혹’ 노회찬 의원 부인의 전 운전기사·‘파로스’ 김모 씨 소환조사 ▲ 7월 17일 = 특검, ‘노회찬 불법 자금 전달 기획’ 도모 변호사 긴급체포 =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 전 보좌관 한모 씨 자택·승용차 압수수색 ▲ 7월 18일 = 특검, 도모 변호사 구속영장 청구 = 노회찬 의원, ‘여야 5당 원내대표 미국 순방’ 출국 ▲ 7월 19일 = 법원, 도모 변호사 구속영장 기각 =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 전 보좌관 한모 씨 소환조사 ▲ 7월 20일 = 특검, 드루킹 일당 4명을 ‘킹크랩’ 2차 버전 가동해 댓글 22만 1천729개에 공감·비공감을 기계적으로 클릭한 혐의로 추가 기소 ▲ 7월 22일 = 노회찬 의원, 귀국 ▲ 7월 23일 = 노회찬 의원 서울 중구 아파트서 투신 사망 ▲ 7월 27일 = 법원, 드루킹 공범 ‘초뽀·트렐로’ 구속영장 발부 ▲ 8월 2일 =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 집무실·관사, 국회사무처 압수수색 ▲ 8월 6일 =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 소환조사 ▲ 8월 8일 = 법원, 도모 변호사 구속영장 또 기각 ▲ 8월 9일 =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 재소환 ▲ 8월 12일 = 특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참고인 소환 ▲ 8월 15일 = 특검,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참고인 소환 =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 구속영장 청구 ▲ 8월 18일 = 법원, 김경수 경남도지사 구속영장 기각 ▲ 8월 22일 =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신청 포기 발표▲ 8월 24일 = 특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드루킹 일당도 댓글 118만 개에 8천800여만 번 호감 수 조작한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등 12명 일괄 처리 ▲ 8월 25일 = 특검, 수사 기간 종료 ▲ 8월 27일 = 특검, 수사 결과 발표 ▲ 9월 21일 = 서울중앙지법, 김경수 지사 1차 공판준비기일 ▲ 10월 29일 = 김경수 지사, 1차 정식 재판에 출석 ▲ 12월 26일 = 특검팀, 드루킹에 징역 7년 구형 ▲ 12월 28일 = 특검팀, 김 지사에 징역 5년 구형 ◇ 2019년 ▲ 1월 30일 = 법원, 드루킹에 컴퓨터 장애 업무방해·뇌물공여 등으로 징역 3년 6개월, 정치자금법 위반에 집행유예 선고 = 김경수 지사, 댓글 조작 징역 2년 실형에 법정구속·공직선거법 위반 집행유예 ▲ 1월 31일 = 김경수 지사·드루킹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 ▲ 2월 14일 = 법원, 김경수 지사 항소심 선거사건 전담 재판부에 배당 ▲ 2월 21일 = 법원, 드루킹 일당 항소심 부패사건 전담 재판부에 배당 ▲ 3월 8일 = 김경수 지사, 법원에 보석 청구 ▲ 3월 19일 = 김경수 지사 2심 첫 공판 ▲ 4월 17일 = 보석 허가로 김경수 지사 구속 77일 만에 석방 ▲ 4월 19일 = 드루킹 2심 첫 공판 ▲ 7월 10일 = 특검, 드루킹 2심서 징역 8년 구형 ▲ 8월 14일 = 법원, 드루킹 2심서 징역 3년 선고 ▲ 9월 19일 = 드루킹, 김경수 지사 2심에 증인으로 출석.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 봤다” 증언 ▲ 11월 14일 = 특검, 김경수 지사 2심서 징역 6년 구형 ▲ 12월 20일 = 김경수 지사 2심 재판부, 선고 연기◇ 2020년 ▲ 1월 20일 = 김경수 지사 2심 재판부, 선고 재차 연기·변론 재개 결정 ▲ 1월 21일 = 김경수 지사 2심 재판부 “김경수, 드루킹 ‘킹크랩 시연’ 봤다”고 잠정 판단. 공모 여부에 대해선 결론 이르지 못했다며 판단 유보 ▲ 2월 10일 = 김경수 지사 2심 재판장 교체 ▲ 2월 13일 = 대법, 드루킹에 징역 3년 확정 ▲ 3월 24일 = 김경수 지사 2심 새 재판부, 사건 원점 검토 시사 ▲ 9월 3일 = 특검, 김경수 지사 2심에 징역 6년 재차 구형 ▲ 11월 6일 = 법원, 김경수 지사 2심에서 댓글 조작 혐의 유죄로 징역 2년 선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 ▲ 11월 10일 = 특검,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 ▲ 11월 12일 = 김경수 지사, 대법원에 상고 ▲ 12월 23일 = 대법원, 주심 대법관 및 재판부 배당 ◇ 2021년 ▲ 7월 21일 = 대법원, 김경수 지사와 특검의 상고 모두 기각. 댓글 조작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무죄 확정.
  • 토크쇼·애니 이어 회고록… 해리·마클 ‘英왕실 폭로기’

    토크쇼·애니 이어 회고록… 해리·마클 ‘英왕실 폭로기’

    영국 왕실을 벗어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하고 있는 해리 왕자가 자신의 삶을 담은 회고록을 집필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는 이날 성명에서 해리 왕자의 출판 사실을 알리며 “내면의 진심을 담은 이 책은 그를 만든 경험과 모험, 상실, 인생의 교훈에 대한 최초의, 그리고 결정적인 서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책은 해리 왕자의 유년 시절부터 아프가니스탄 등 군 복무 경험,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경험담 등을 두루 담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는 지난 3월 미 유명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 이후 출판, 대중문화 분야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해리는 윈프리와 함께 정신 건강 다큐멘터리 ‘당신이 볼 수 없는 나’를 공동 제작하는가 하면 마클은 넷플릭스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주목받았다. 부부가 설립한 회사인 아치웰 프로덕션에서 12살 소녀의 모험 이야기를 다룬 시리즈 ‘펄’을 선보이는데, 제작에 영국 가수 엘턴 존의 동성 남편 데이비드 퍼니시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마클이 남편과 아들 아치의 관계에 영감을 받아 쓴 동화책 ‘벤치’가 출판되기도 했다. 이처럼 이들이 콘텐츠 제작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데 대해 영국 매체 옵서버는 “이전에 영국 왕실에서 겪은 혼란을 이겨 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분석했다.
  • 사진·덕질 속 또 다른 나… Z세대 ‘부계정 놀이’에 빠졌다

    사진·덕질 속 또 다른 나… Z세대 ‘부계정 놀이’에 빠졌다

    대학생 강미령(20)씨의 취미는 사진 촬영이다. 고교 재학 시절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했다가 취미로 자리잡았다. 강씨의 눈길과 발길이 닿는 곳이 곧 그의 포토존(사진 찍는 곳)이었다. 버스의 하차벨과 지하철 전동차의 실내 손잡이, 길을 걷다 발견한 주차금지 표지판과 가게 간판, 전봇대,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오목거울 등이 카메라에 담겼다. 강씨는 이렇게 찍은 사진들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다. 이 계정은 강씨가 사용하는 여러 인스타그램 계정 중 하나다. 강씨는 18일 “친구들도 저처럼 원래 사용하던 계정 외에 음식이나 동물, 풍경 사진을 올리는 계정을 따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접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SNS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일상을 공유하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SNS 활용법이 개성 표현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여겨지는 Z세대 사이에서 SNS ‘부계정’을 만들어 사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부계정이란 기존에 사용하던 SNS 본계정 외에 추가로 만들어 사용하는 계정을 일컫는 말이다. Z세대는 일상의 모습을 담은 게시물을 올리는 본계정 외에 별도 부계정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취미를 기록하고 공유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토익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공부 계획과 목표 달성 여부를 기록하는 계정을 따로 만들거나 힘이 되는 명언들을 모으는 계정을 따로 만드는 식이다.‘덕질’(팬 활동)도 부계정을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내 한 아이돌 그룹의 열혈팬인 대학생 노혜원(21)씨는 4년 전 부계정을 만들어 그룹의 콘서트 현장을 방문하거나 같은 그룹 멤버를 좋아하는 팬들끼리 모인 자리에 참석한 일, 친구들과 같이 한 ‘앨범 언박싱’(포장된 음반을 개봉하는 일) 등 자신의 덕질 과정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 부계정에 축적하고 있다. 노씨는 “본계정에 올리기에는 민망한 덕질을 아카이빙하기 위해 부계정을 만들었다”면서 “나만의 방법으로 내 취향에 맞게 덕질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기록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계정의 공개 범위를 비공개로 설정해서 몇 명의 친한 사람에게만 공유하기도 한다. 본인이 참여한 대외활동을 기록하는 부계정 외에 비밀계정을 사용 중인 대학생 이희라(20)씨는 “진짜 친한 사람들끼리만 보는 계정에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을 밝히거나 책이나 영화를 본 이후의 감상평을 올리고 있다”면서 “본계정은 내가 살아 있음을 알리는 일종의 ‘생존 신고’ 용도 정도로만 가끔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는 10분 안팎 길이의 짧은 영상을 뜻하는 ‘쇼트폼’ 콘텐츠다. 2년 전 유튜브 계정을 개설해 다양한 브이로그 영상으로 몽골 문화를 소개하거나 몽골인에게 한국어 공부 방법 등을 알리고 있는 대학생 박지혜(20)씨는 “지금은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영상을 선호하는 시대”라며 “영상 촬영과 편집의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한다. 이제는 유튜브 채널이 내 정체성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한 사람 안에 다양한 모습이 공존한다는 사실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지만 한 사람을 한 가지의 정형화된 모습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며 “여러 ‘부캐’(부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는 SNS 환경에서 Z세대들이 자신만의 개성과 내면의 다양한 취향을 무한 생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SNS가 Z세대 사이에서 각광받는 만큼 여러 기업에서 청년들에게 SNS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대외활동 지원자에게 SNS 콘텐츠 제작 능력을 요구하거나 SNS 활동이 활발한 사람을 우대하는 분위기다. 이는 청년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학생 이세비(20)씨는 “한 출판사의 서포터스 활동을 지원했는데 블로그를 운영하는 지원자에게 일평균 방문자 수를 적도록 하는 선택지가 있었다. 50명·100명·150명·200명 이상 중 한 가지를 골라야 했는데 난 일평균 방문자 수가 50명 이하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터라 고를 선택지가 없어서 곤란했다”면서 “서포터스 활동에 함께 지원한 친구가 ‘이제는 SNS까지 스펙이 되는 세상’이라며 허탈해했다”고 말했다. 변지성 잡코리아 홍보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기업들이 오프라인 영업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을 통한 광고 활동을 늘리면서 SNS 마케팅 담당자를 적극 채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변 팀장은 “모집하는 직무와 관련이 없음에도 지원자에게 동영상 콘텐츠 제작 가능 여부를 묻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면서 “기업들은 지원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SNS 계정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영(한문학과 2학년)·박수빈(한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탑툰, 日 전자만화 플랫폼서 종합 1위 달성

    탑툰, 日 전자만화 플랫폼서 종합 1위 달성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탑툰’을 운영하는 ㈜탑코가 일본 1위의 전자 만화, 서적 플랫폼 ‘코믹 시모아’ 내에서 유통 중인 연재작이 종합 1위를 달성해 이를 기념하기 위한 트로피를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코믹 시모아는 일본 최대 통신사 NTT가 운영중인 전자 만화, 서적 플랫폼으로 올해부터 랭킹 1위를 차지한 작품을 대상으로 NTT 운영 출판사인 솔마레에서 기념 트로피를 보내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선정 기준으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 대상 작품 중 각 분야 및 종합 랭킹에서 1위에 오른 작품에 수여하고 있다.금번 트로피 수여는 탑툰이 코믹 시모아 플랫폼에 유통하는 연재작 ‘멋진 신세계’ 일본어판이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청년만화랭킹 1위, 그리고 올해 2월에 청년만화랭킹 및 종합랭킹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며 이루어졌다. 탑툰 관계자는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 소속 작가들의 연재작이 인기를 얻으며 탑툰의 저력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멋진 신세계를 비롯한 작품들이 코믹 시모아 청년 등급 1~4위에 랭크 되어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며, 이는 일본에서 플랫폼을 통해 웹툰을 유통하고 있는 국내 웹툰 플랫폼들의 성과와 비교해도 월등한 수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일본 내 한국 웹툰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탑툰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대만에 자체 플랫폼을 론칭하여 해외 진출의 시동을 걸었고, 이후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웹툰 콘텐츠를 2차 유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코믹 시모아’ 외에도 ‘메챠코믹’, ‘망가왕국’ 등의 일본 전자서적 사이트에 웹툰 콘텐츠를 활발히 유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이트인 ‘탑툰 플러스’를 정식 오픈, 미국 시장을 필두로 서구 시장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며 소속 웹툰 작가들의 활동 무대를 글로벌 시장으로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손안에 쏘~옥 내 입맛 맞는 작은 책 뜬다

    손안에 쏘~옥 내 입맛 맞는 작은 책 뜬다

    제작비 절감·독자층 확보해 위험 감소원고량 절반쯤 줄였지만 소재 다양해져 소설·에세이 등 문학 위주 출판 벗어나마케팅·기획 분야 조언하는 ‘소스’ 출간사회·예술 해석한 ‘나의 독법’ 시리즈도일반 단행본보다 크기를 줄여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한 ‘문고본’ 시리즈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소설이나 에세이 분야가 그동안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인문, 사회, 경영, 자기계발까지 주제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출판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독서 경향도 달라지면서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판사 북스톤은 여러 주제를 가볍게 다루는 ‘소스’ 시리즈 다섯 권을 지난달 내놓고, 두 달에 한 권씩 신간을 선보인다. ‘내 일에 필요한 실용적 소스를 전하는 시리즈’라는 설명을 붙였는데, ‘마케터의 투자법’, ‘기획하는 사람, MD’, ‘도시를 바꾸는 공간 기획’ 등 주로 마케팅이나 기획을 주제로 다룬다. 문체나 구성이 일반 단행본보다 다소 가벼운 게 특징이다. 예컨대 1권 ‘마케터의 투자법’은 주식 종목 추천이나 그래프 읽기보다 일상과 소비, 취미를 바탕으로 투자하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기획한 김은경 편집자는 “선배가 후배에게 가벼운 조언을 던지는 식의 책”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독자들은 ‘이렇게 하면 일의 성과가 이만큼 난다´는 자기계발서식의 조언을 다소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사회 초년생을 주 대상으로 하지만, 그동안 딱딱한 주제에 관심이 적었던 여성 독자들도 부담 없이 접근하도록 타깃을 넓혀 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출판사 메멘토는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논쟁적인 주제를 가벼운 관점과 시각에서 해석한 문고 시리즈 ‘나의 독법’과 ‘나의 고전독법´을 이번 달부터 시작했다. 현재 11명 저자들과 계약을 맺고 시리즈를 이어 간다.‘나의 독법’ 첫 권인 ‘왜 읽을 수 없는가´는 독자들이 인문·사회 분야 책에서 점점 멀어지는 이유를 가볍게 지적한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독자를 탓하기보다 저자가 우선 자신의 문장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두툼한 인문·사회 주제 도서를 갈수록 읽기 어려워하는 독서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밝힌 박숙희 편집자는 “다소 무거운 주제라 신규 독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물리적으로 양을 줄였다. 일반 단행본이 200자 원고지 800~1000장 정도라면, 이번 시리즈는 절반인 400~500장 정도”라고 밝혔다.문고본은 주로 규모가 작은 출판사가 특정 독자 취향 공략을 목표로 출간하고 나서 독립서점 등에 내놓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큰 출판사들이 뛰어들면서 이제는 출판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민음사 ‘쏜살문고’ 시리즈 이후, 그동안 소설이나 에세이 분야에서 20·30대 여성 독자를 주요 층으로 한 책의 시리즈 출간이 이어진다. 최근엔 오월의봄의 ‘오봄문고’라든가, 코난북스 ‘아무튼’ 시리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유유출판사가 ‘세계문학공부’ 시리즈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무라카미 하루키 편을 내는 등 여전히 문학이나 에세이 분야 출판이 활발하다. 코로나19로 이제 다른 분야로까지 문고본 시리즈 출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베스트셀러와 일반 도서와 판매량 간극이 점차 커지고 있어 출판사로선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일 책이 아니라면 가급적 제작비를 줄이고 독자층을 좁혀 접근해 위험을 줄이고 싶어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출판사의 오프라인 대규모 마케팅이 불가한 상황, 독자들이 가벼운 독서를 선호하는 추세 등이 맞물린 점을 고려할 때 이런 류 서적 출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은 왜 모세에게 신 벗으라 했나… 신부·목사님들이 풀어주는 성경

    신은 왜 모세에게 신 벗으라 했나… 신부·목사님들이 풀어주는 성경

    상반기 성서 관련서 판매량 14.6% 증가 수평적인 예수 강조 ‘이현주의 신약 읽기’ 문화적 해석 곁들인 ‘성경 속 궁금증’도최근 개신교와 천주교계에서 신앙의 핵심인 성경을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적이 잇달아 출간됐다. 코로나19로 종교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초심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한 교리를 쉽게 설명해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도서출판 삼인은 최근 동화작가로 활동해 온 이현주 목사의 저서 ‘관옥 이현주의 신약 읽기’를 출간했다. 이 목사는 기존 신약 성경을 새로운 문장으로 다듬은 이 책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말투를 ‘해라체’ 대신 ‘하오체’로 옮겨 수평적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건 우리와 같은 지평에서 나를 따라오라고 진정한 삶의 본을 보이려는 것인데 그분을 높은 자리에 올려 모시는 게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구절마다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보여 주기 위해 주제별로 소제목을 달았다. 각 주제의 끝마다 짤막한 논평도 덧붙였다. 예를 들면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는 마르코(마가) 복음 구절에는 “필요한 것보다 많이 가진 사람을 부자라고 한다면 물질의 풍요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다”라고 해설을 곁들이는 식이다.가톨릭출판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가 펴낸 ‘성경 속 궁금증’을 내놓았다. 이 책은 ‘왜 성서라고 부르게 되었을까’에서부터 ‘성경에서 말하는 이웃은 누구일까’까지 신구약을 망라해 궁금할 만한 내용 95가지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예컨대 ‘하느님은 왜 모세에게 신발을 벗으라고 하셨을까’라는 장에서는 “신발을 벗는다는 것은 그동안 익힌 인간의 관습과 생각을 버린다는 내적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하느님 앞에서 내가 아무것도 아님을 고백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허 신부는 “성경은 현재와 시공간의 차이가 있어 이를 이해하려면 시대의 문화·풍속·지리 등을 잘 알아야 한다”고 집필 배경을 전했다.이 밖에 성경 전문 출판사 성서원은 전체 24권으로 기획된 ‘스토리텔링 성경’ 시리즈 1차분 14권을 완간했다. 김영진 성서원 대표와 강정훈 목사 등이 집필한 이 책은 성경 신구약 전체의 장과 절을 현대 대화체를 사용해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성경 본문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본문을 읽고 나서 묵상을 통해 말씀에 대한 응답을 고백적으로 진술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성경 관련 서적의 잇따른 출간은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 하락에도 ‘인류 최대 베스트셀러’로서 성경이 주는 삶의 위안에 대한 갈망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6월 성경 관련 도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늘었다. 이창익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연구교수는 “인문학의 위기에 따른 인문학 붐이 일면서 난해한 학술 서적들을 쉽게 풀어 쓴 책들이 나오듯, 종교계도 이제 일반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 변화의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평가했다.
  •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섹스턴 ‘밤엔 더 용감하지’ 역자 정은귀영미문학 중심도 엘리엇 같은 男작가섹스턴, 작품에 본인 상처 그대로 담아삶에 밀착된 여성 목소리 소개 나설 것 리치 ‘우리 죽은 자들…’ 옮긴 이주혜2016년 문단 미투 통해 여성서사 갈구‘기획된 작가 ’리치도 생존 위해 애써타인 여성이 가족보다 더 이해할 수도지난해 출간된 두 권의 주목작. 미국의 여성 시인 앤 섹스턴(1928~1974)의 시집 ‘밤엔 더 용감하지’(민음사)와 에이드리언 리치(1929~2012) 산문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바다출판사)다. ‘제2물결’이라 불리는 페미니즘 논쟁이 첨예했던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열렬히 활동했던 두 시인의 행보는 그 자체가 ‘문제적’이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던 시절 섹스와 낙태, 우울증, 불륜 등 금기의 소재를 가감 없이 건드린 섹스턴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이성애는 강제됐다고 주장하며 성애의 범위를 심화·확장한 ‘레즈비언 연속체’ 개념을 다룬 리치의 산문이 출간된 것도 처음이었다. 섹스턴의 시집은 정은귀(52)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가, 리치의 책은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주혜(50) 작가가 각각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가는 산문집에 나오는 리치와 페미니스트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만난 일화에서부터 출발해 가부장제하에서의 돌봄 노동을 말하는 소설 ‘자두’(창비)를 써서 역자 후기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여성상과 불화하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인(섹스턴)과 세 아들의 엄마로 남편이 권총 자살하고 나서 레즈비언으로 살다 간 페미니즘 사상가(리치). 이들의 삶을 옮긴 또 다른 두 여성을 만나 ‘번역하는 삶’에 대해 들었다.-왜 오늘에 와서 그 시절 미국 여성 시인들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될까요. 이주혜 전적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뭔가 나아진 줄 알았는데 아직 나아지지 않은 걸 그즈음 깨달은 거죠. 문학계에서는 2016년 말부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들불처럼 일어났잖아요. 문학 독자들은 2030 여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데, 더이상 이런 식의 흐름을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에 대한 갈구가 당연한 흐름이어서 한국에서도 여성 작가들이 약진해 세계로 뻗어 나갔고요. 한켠에서는 1960~70년대 미국에서 페미니즘 문학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았을까요. 정은귀 지금까지 그 부분이 제대로 들려지지 않았던 거죠. 저는 영미 시를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소위 정전화된 작가들은 다 남성 시인들이에요. 한국에서는 T S 엘리엇,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현대 시사에서 양대 산맥인 것처럼요. 미국에서도 로버트 프로스트가 퓰리처상을 네 번 받을 동안 리치는 한 번도 못 받았고, 앤 섹스턴은 한 번 받았어요. 그만큼 기울어진 지면이었고요. 사실 섹스턴은 제가 3년 이상 원고를 끌어안고 있느라 늦어진 면도 있는데요.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엄청나게 늦었지만 시기적으로는 가장 적절한, 적시의 도착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10년 전에 나왔으면 안 읽혔을 거 같아요. 이 ‘적절한 도착’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거 같아요(웃음). 리치는 남편이 죽고 나서 생계를 책임지려고 나섰는데 교수 자리에 전부 남자 시인들만 있었던 게 불만이었대요. 그래서 자기가 교수가 됐을 때는 의도적으로 여성 문인,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작가들을 더 발굴하려고 했고요. 그때 연구한 작가가 산문집에도 나오는 에밀리 디킨슨, 뮤리얼 루카이저와 제임스 볼드윈(흑인 게이로 차별 타파에 앞장섰던 민권 운동가) 같은 인물이에요. 한국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에 루카이저 시집(‘어둠의 속도’, 봄날의책)이 처음 나왔어요. 볼드윈도 다시 나왔고요. 한국의 출판 편집자들도 사실 독자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예요.-두 분이 생각하는 앤 섹스턴과 에이드리언 리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 두 사람 다 살고 싶은, 생명에의 의지가 여성으로서 너무 컸던 사람들이죠. 리치가 시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많이 받은 쪽이라면, 섹스턴은 전혀 트레이닝돼 있지 않았던 인물이고요. 출산 후유증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으면서 치유를 위한 시를 썼어요.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물질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았지만 항상 사랑이 고팠고, 엄마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어요. 그게 또 딸과의 관계로 전이가 됐구요(알코올 중독이었던 섹스턴의 어머니는 딸에게 질투와 비난을 일삼았고, 섹스턴은 자녀들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번역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보람됐던 게 섹스턴은 자신의 통증을 시에 고스란히 가져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리얼리스트인데요. 아픈 목소리로 꺼끌꺼끌하게 표현해요. 그가 시를 써 나가는 과정 자체가 무너지고 일어나는 일상의 연속이에요. 저 또한 매일 여성으로서 부여받는 여러 역할에서 슬픔에 침잠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싸움을 벌이는데요. 섹스턴처럼 앓으면서 번역을 하는데, 이제서야 섹스턴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리치 산문집을 번역하면서 ‘정말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웃음). 리치는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기획된 작가’거든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여성의 삶을 본격적으로 살기 전에는 아버지의 가부장적 인식을 고스란히 답습했던 인물이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들 셋을 내리 낳으면서 삶이 흔들린 거죠. 내가 원한 건 시를 쓰는 것뿐이었는데 그것조차 보장이 안 되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좌절감, 여성들은 다들 한 번씩 느끼잖아요. 거기서 분열이 시작되는 거죠. 저는 리치를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삶의 위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봐요. 미국의 백인 지식인 여성으로서 미국이 저지른 수많은 세계적 범죄들에 자신의 책임이 있으며, 인종차별, 인권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리치는 개인과 사회 사이에는 투과막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며 그걸 표현한 것이 시라고 얘길 해요. 생각해 보면 섹스턴도 정치적인 책을 쓰진 않았지만 사실 그 자체로 정치적이에요. 여성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잖아요. 그래서 리치도 섹스턴에 대해 “두뇌는 가부장적이지만 뼈와 피는 여성의 문제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시인”이라고 말해요. -이들의 글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요. 정 저는 학생들한테 번역은 시 비평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얘기를 항상 해요. 그러나 비평가로서 과도한 해석은 안 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저는 번역할 때 최대한 윤문을 자제해요. 원문에 모호하게 표현돼 있으면 그 모호함을 살리고, 풀어 쓰기를 안 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윤문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긴장을 끝까지 줄타기하듯 가지고 가죠. 제가 느끼는 원래 시의 목소리 결을 한국어에 담으려는 노력을 최대한 많이 합니다. 이 산문은 문장도 중요하지만 그 글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죠. 이 책 번역하는 데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제가 했던 작업 중에는 가장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내용 자체가 어렵기도 했고, 참고해야 할 자료들도 많았고요. 아까 시 번역에서 중요한 게 비평이라고 하셨는데, 산문은 이해죠. 제 선에서 이해가 안 되면 엉뚱하게 독자에게 전달이 되고, 그게 바로 오역이거든요. 특히나 리치의 주요 개념인 레즈비언 연속체, 정치적 레즈비어니즘에 관한 논쟁이 트위터 등에 있어서 이 산문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존재가 실체감 있게 다가왔어요. 리치에 관해 번역된 쪽글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참고하며 그 번역이 갖고 있는 아쉬움을 한 번 더 극복하려고 신경을 썼죠. -여성 번역가로서 여성 문인들의 삶을 옮기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정 역자로서 의식적으로 여성 시인만을 고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를 너무 좋아하니까 번역을 하다 보면 그 시인의 시와 사랑에 빠지고 최대한 그 목소리로 갈아타는 거죠. 스스로의 경험이 언어화되는 게 시고, 가장 실험적이고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는 게 시인데요. 남성 시인과 여성 시인의 시는 목소리가 달라요. 남성 시인들이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수사를 한다면, 여성 시인들의 시는 삶과 밀착된 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같은 여성으로서 그 삶이 호흡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되죠. 연구자·교육자로서 여성 시인들의 시를 많이 읽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도 해요. 이 저는 개인적으로 리치에게 많이 공감을 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남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결혼 생활이더라고요. 남편이 ‘나쁜 놈’이어서가 아니라 착한 사람인데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게 결혼 제도이고 이성애 제도고요. 리치가 말하는 ‘제도로서의 모성’이 무엇인지를 제 생활에서 깨닫게 된 거죠. 그렇게 제 삶의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번역이었고 소설 쓰기였어요. 그래서 여성 작가들의 여성 서사를 읽었을 때 위안을 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요. ‘자두’에서도 하려고 했던 얘기지만, 정말 나를 이해하는 건 오히려 가족보다도 타인인 여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번역할 때도 그런 ‘보이지 않는 끈’을 느껴요. 제가 그랬듯이 누군가 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읽고 자기 삶에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 면에서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를 여성 번역자가 그나마 근접하게 틀리지 않고 옮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작가님은 소설을 쓰고, 정 교수님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와 산문을 쓰시죠. 두 분 인생에서 번역이라는 일은 나머지 다른 삶과 어떻게 연계돼 있나요. 이 저에게 번역은 읽기로 시작해서 쓰기로 완성되는 스펙트럼이 긴 작업이거든요. 읽고 해석하고 비평해서 다시 문장으로 쓰는 그 사이클이 익숙해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요. 그러다 보면 리치와 비숍의 일화처럼 어떤 화소(모티프)들이 저에게 다가와요. 나중에 소설이나 에세이로 발전하는 것들이요. 번역은 제게 일종의 허브 같은 거예요. 읽기에서 쓰기로 가는 긴 과정들 속에 많은 것이 뻗어 나가는. 정 진은영 시인이 제게 “시와 시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저는 모든 시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매번 한국어와 영어를 가지고 더블플레이를 해요. 두 언어 사이의 한계를 항상 느끼고, 번역한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그 생각에서도 놓여나려고 노력을 해요.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번역은 번역의 운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번역도 딱 제 나이, 이 시점에서의 읽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거운 느낌에서 약간 놓여난다고 할까요. 읽는 경험을 나눔으로 만드는 게 번역이고, 그걸 조금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어렵지만.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여름은 ‘소설의 시간’… 어떤 작가와 만날까요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여름은 ‘소설의 시간’… 어떤 작가와 만날까요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무더운 여름이 옵니다. 짬을 내 소설 읽는 재미가 쏠쏠한 때입니다. 실제로 이 기간 가장 많이 팔리는 분야도 소설이라 합니다. 그래서, 여름은 ‘소설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작가의 삶에 대해, 배경과 시대적 의미에 대해 알고 읽으면 재미가 두 배가 될 겁니다.우선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를 권합니다. 프랑스 라디오채널인 프랑스 앵테르에서 2012년 몽테뉴를 주제로 시작한 방송이 성공을 거두자 이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현지에서는 현재 10권까지 나왔습니다. 출판사 뮤진트리가 국내 번역해 지난해 여름 보들레르와 호메로스 편을 냈고, 이어 올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빅토르 위고와 함께하는 여름’을 출간했습니다. 걸작 ‘팡세’를 남긴 블레즈 파스칼은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며 철학자, 신학자이기도 합니다. 여러 방면에 두루 능한 이 천재의 삶을 좇으며 그의 저작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소개합니다. ‘레 미제라블’, ‘파리의 노트르담’으로 유명한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정치인으로서 격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는 거친 풍랑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인류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소설에 담았습니다.유유 출판사에서 최근 출간한 ‘읽는 법’ 시리즈도 비슷한 기획입니다. 대만 유명 인문학자인 양자오 ‘신신문주간’ 부사장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합니다. 최근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무라카미 하루키 편을 냈습니다.‘세계문학공부’라는 부제처럼 다각도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예컨대 저자는 헤밍웨이 편에서 “‘노인과 바다’를 쉽게 풀거나 자세히 뜯어보자는 게 아니라 그의 삶, 생각과 기질, 시대와 작품 전반을 하나로 꿰어 교양으로서 헤밍웨이를 만난다”고 소개합니다. 하루키에 대해서는 가와바다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등과 연결합니다. ‘이렇게 연결을 할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전방위적입니다. 책들을 읽어보고 다시 소설로 향할까 합니다. 어떤 작가와 올여름을 보낼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 [책꽂이]

    [책꽂이]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케이트 카우프먼 지음, 신윤진 옮김, 호밀밭 펴냄) 미국 여성학 전문가인 저자가 아이 없이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꼼꼼히 기록했다. 20대부터 90대까지 저마다 사연이 있는 다양한 여성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자녀가 없이 살아가는 삶도 가정을 꾸리는 것만큼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416쪽. 1만 8500원.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슬라보이 지제크 지음, 강우성 옮김, 북하우스 펴냄) ‘우리 시대 논쟁적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난 인종과 계급 차별 등 팬데믹 시대의 복잡한 풍경을 대담하게 그려 낸다. 바이러스만 통제하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란 믿음은 전망이 될 수 없으며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68쪽. 1만 6000원.신성한 소(다이애나 로저스·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 더난출판사 펴냄) 영양사와 생화학자인 두 저자가 채식 열풍에 가려진 육식의 효용과 가치를 다각도로 고찰했다.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위해 육식은 반드시 필요하며 육식이 암·당뇨·심장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는 과장·왜곡됐고 고기에는 단백질 이외에도 중요한 영양소가 많다고 말한다. 432쪽. 1만 7000원.미래의 종교(로베르토 웅거 지음, 이재승 옮김, 앨피 펴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가 기독교와 서양철학을 바탕으로 종교의 본질과 사회경제 질서에 대해 분석했다. 저자는 종교의 기원은 인간의 실존적 불안과 한계에 있으며, 종교는 그 실체상 계몽을 통해 해방될 수 있는 관념 덩어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710쪽. 3만 1000원.퀴어돌로지(연혜원 외 10인 지음, 오월의봄 펴냄) 성소수자와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저자들의 시각으로 동성애자들이 케이팝 아이돌을 사랑하는 이유와 팬덤 문화에서 볼 수 있는 퀴어 이야기를 다각적으로 다뤘다. 남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레즈비언과 여성 스타의 춤을 추는 게이, 대중문화에서 벌어지는 퀴어 혐오적 양상까지 두루 담았다. 392쪽. 1만 8000원.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서장원 지음, 다산책방 펴냄) 단편소설 ‘해가 지기 전에’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서장원 작가의 첫 소설집. ‘해변의 밤’, ‘주례’ 등 단편 9편을 통해 갑작스러운 삶의 균열에 흔들리는 인물들이 깨진 일상과 상처를 딛고 담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252쪽. 1만 5000원.
  • 한국문학번역원 “3년 내 글로벌 저작권 거래 플랫폼 만들 것”

    한국문학번역원 “3년 내 글로벌 저작권 거래 플랫폼 만들 것”

    한국문학번역원이 향후 3년 내 한국문학 저작권 거래를 할 수 있는 ‘한국문학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 외국인 번역 인력을 위한 번역대학원을 개설해 한국문학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4년 5월 제가 3년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주변부가 아닌 중심부 일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점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한국문학 글로벌 플랫폼은 작가와 에이전트, 해외 출판사 간 문학작품 저작권을 온라인에서 상시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작품과 작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제공한다. 번역원은 내년 하반기까지 시제품을 완성하고 이르면 2023년부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번역대학원의 경우 현재 번역원 산하의 문화 콘텐츠 번역인력 양성기관인 번역아카데미를 대학원대학 수준의 정식 교육기관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이다. 전임 교원 확충, 학제 개편을 통해 교육부 허가를 받아 정식 석박사 학위 과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번역아카데미 수강생은 4개 과정 150여명이다. 곽 원장은 “정규 과정 입학생의 80~90%가 외국인인데 이들이 학위를 받고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 문화 전문가로 한국 입장에서 한국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한 것일 뿐 노벨문학상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며 “노벨문학상이 목표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한국문학번역원 “3년내 문학 저작권 거래 플랫폼·번역대학원 신설”

    한국문학번역원 “3년내 문학 저작권 거래 플랫폼·번역대학원 신설”

    한국문학번역원이 향후 3년 내 한국문학 저작권 거래를 할 수 있는 ‘한국문학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한다. 또 외국인 번역 인력을 위한 번역대학원을 개설해 한국문학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4년 5월 제가 3년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주변부가 아닌 중심부 일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점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한국문학 글로벌 플랫폼은 작가와 에이전트, 해외 출판사 간 문학작품 저작권을 온라인에서 상시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작품과 작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제공한다. 번역원은 내년 하반기까지 시제품을 완성하고 이르면 2023년부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번역대학원의 경우 현재 번역원 산하의 문화 콘텐츠 번역인력 양성기관인 번역아카데미를 대학원대학 수준의 정식 교육기관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이다. 전임 교원 확충, 학제 개편을 통해 교육부 허가를 받아 정식 석박사 학위 과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번역아카데미 수강생은 4개 과정 150여명이다. 곽 원장은 “정규 과정 입학생의 80~90%가 외국인인데 이들이 학위를 받고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 문화 전문가로 한국 입장에서 한국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한 것일 뿐 노벨문학상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며 “노벨문학상이 목표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발가벗음이라 쓰고, 인간 아름다움의 본질이라 읽는다

    발가벗음이라 쓰고, 인간 아름다움의 본질이라 읽는다

    “자신의 몸을 마주하는 것이얼마나 큰 위안 주는지 모른다 ”“인간의 몸은 그 사람의 나이, 성격과 습관은 물론 욕망까지 배어 있는 그 자체로서 완성된 ‘나’가 아닐까요. 발가벗는 것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민망함은 찰나의 감정일 뿐이죠. 인간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직접 이끌어 낸다는 자부심이 더 큽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밝히고 활동한 누드모델인 하영은(53) 한국 누드모델협회장이 33년 모델 인생을 집약한 첫 에세이 ‘나는 누드모델입니다’(라곰출판사)를 냈다. 지난 2일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하 회장은 “왜곡된 시선에 맞서는 것은 물론 내 육체를 마주 보는 것이 얼마나 안정감과 위안을 주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이 누드모델을 시작한 것은 스무 살 때인 1988년이다. 낮에는 무역회사 경리로 일하고 밤에는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던 어느 날 월급이 들어 있는 핸드백을 통째로 도난당하면서 생계가 막막했다. 마침 레스토랑 단골인 사진작가가 누드모델 일을 제의해 마음이 흔들렸다. 당시 보수적 분위기에서, 특히 부모님께 죄를 짓는 기분이었지만, 딱 한 번만 하자고 마음먹었다. 한 달치 월급(15만원) 3분의2에 달하는 모델료도 받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모델 일도 하다가 1995년부터 전업으로 활동하게 됐다. “작품이 된 내 모습을 볼 때 희열이 컸다”는 그는 “작가들이 제 덕분에 작품에 몰입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할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누드모델은 허리 디스크 등 직업병이 따르고, 일부 작가들의 성추행·성희롱에 시달리기도 한다. 1996년 협회를 설립한 것도 모델들이 떳떳하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서다. 하 회장은 “최근에도 한 여성 모델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원로 화가에게 성추행을 당해 고소를 진행 중”이라며 “몇 년 전엔 미대 실습실에서 남학생이 누워 있는 제 몸 위를 넘어가 모멸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들에게 작업 외 시간에는 절대 나체를 노출하지 말고, 작업자와는 대화를 금하고 개인적 친분을 쌓지 말 것을 당부한다. 공과 사의 경계가 무너지면 모델로서 자존감을 지킬 수 없다는 게 이유다. 하 회장은 “모델 지망생들은 20·30대 여성이 주축을 이루지만, 은퇴한 남성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입시 학원 원장이 도전과 성취로 자신감을 찾겠다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며 “한 목사님은 누드모델을 하면서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자기 몸을 사랑하고 아낀 흔적이 남은 몸은 그렇지 않은 젊은 몸보다 훨씬 아름답다”며 죽을 때까지 누드모델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비쳤다. 그러면서 “모두들 스스로 자신의 몸을 아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 첫 에세이 낸 누드모델 하영은 “몸은 완성된 ‘나’...본질적 美에 대한 자부심 크죠”

    첫 에세이 낸 누드모델 하영은 “몸은 완성된 ‘나’...본질적 美에 대한 자부심 크죠”

    “인간의 몸은 그 사람의 나이, 성격과 습관은 물론 욕망까지 배어 있는 그 자체로서 완성된 ‘나’가 아닐까요. 발가벗는 것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민망함은 찰나의 감정일 뿐이죠. 인간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직접 이끌어낸다는 자부심이 더 큽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밝히고 활동한 누드모델인 하영은(53) 한국 누드모델협회장이 33년 모델 인생을 집약한 첫 에세이 ‘나는 누드모델입니다’(라곰출판사)를 냈다. 지난 2일 서울신문사에서 만난 하 회장은 “왜곡된 시선에 맞서는 것은 물론 내 육체를 마주 보는 것이 얼마나 안정감과 위안을 주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이 누드모델을 시작한 것은 스무 살 때인 1988년이다. 낮에는 무역회사 경리로 일하고 밤에는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던 어느 날 월급이 들어있는 핸드백을 통째로 도난 당하면서 생계가 막막했다. 마침 레스토랑 단골인 사진작가가 누드모델 일을 제의해 마음이 흔들렸다. 당시 보수적 분위기에서, 특히 부모님께 죄를 짓는 기분이었지만, 딱 한 번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한 달치 월급(15만원) 3분의2에 달하는 모델료도 받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모델 일도 하다가 1995년부터 전업으로 활동하게 됐다. “작품이 된 내 모습을 볼 때 희열이 컸다”는 그는 “작가들이 제 덕분에 작품에 몰입해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말할 때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누드모델은 허리 디스크 등 직업병이 따르고, 일부 작가들의 성추행·성희롱에 시달리기도 한다. 1996년 28세의 나이에 협회를 설립한 것도 모델들이 떳떳하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서다. 협회는 대부분 사비를 털어 운영하고 있다. 하 회장은 “최근에도 한 여성 모델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원로 화가에게 성추행을 당해 고소를 진행 중”이라며 “몇 년 전엔 미대 실습실에서 남학생이 누워있는 제 몸 위를 넘어가 모멸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들에게 작업 외 시간에는 절대 나체를 노출하지 말고, 작업자와는 대화를 금하고 개인적 친분을 쌓지 말 것을 당부한다. 공과 사의 경계가 무너지면 모델로서 자존감을 지킬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작업 의뢰인들에게는 작업 공간은 24도 이상으로 따뜻하게 하고, 별도의 난방기구를 갖춰줄 것과 모델을 만지거나 사적 대화를 시도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하 회장은 “체온이 떨어지면 모델의 몸이 경직돼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모델에는 매우 무리가 된다”면서 “수강생들의 요구로 수업 도중 에어컨을 트는 경우가 있는데 모델에 대한 최소한의 환경과 예의도 갖추지 않고서 예술을 논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누드모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30여 년 전에 비해 요즘에는 모델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는 추세”라면서도 “그럼에도, 모델료는 많이 오르지 않아 모델에 대한 경제적 대우는 옛날보다 못하다”고 덧붙였다. 하 회장은 “모델 지망생들은 20·30대 여성이 주축을 이루지만, 은퇴한 남성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입시 학원 원장이 도전과 성취로 자신감을 찾겠다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며 “한 목사님은 누드모델을 하면서 성격이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도 자기 몸을 사랑하고 아낀 흔적이 남은 몸은 그렇지 않은 젊은 몸보다 훨씬 아름답다”며 죽을 때까지 누드모델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비쳤다. 그러면서 “모두들 스스로 자신의 몸을 아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 서해5도 법제화·출판 연구진 워크숍 2~4일 백령도와 대청도서

    서해5도 법제화·출판 연구진 워크숍 2~4일 백령도와 대청도서

    서해5도 수역 법제화사업과 출판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사)아시아국제법발전연구회(DILA-KOREA)가 2일부터 4일까지 백령도와 대청도에서 연구자 워크숍을 갖고 있다. 연구회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정책연구소,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함께 백령도 면사무소와 대청도에서 전문가 발제와 토론, 현지 답사를 목적으로 한 워크숍을 갖는다고 2일 밝혔다. 서해5도 기본법 제정을 위한 법제화 프로세스가 얼마나 진척됐는지 점검하고 주요 현안을 현장에서 검토하며 서해5도 평화백서 출판사업의 필요성을 공감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비롯해 정전협정에서 유래한 남북한 간의 해양경계획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한반도 해양질서의 안정적 관리 및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을 위해 서해5도 수역을 해양공간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접근방법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서해5도 수역 법제화 프로세스 사업’과 ‘서해5도를 다시 보다- 서해5도 평화백서 출판사업’이다. 이번 워크숍에는 정진용 KIOST 해양재난·재해연구센터장, 권재일 KIOST 해양재난·재해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김민배 인하대 법전원 교수(전 인천연구원장), 오승진 단국대 법대 교수 겸 변호사, 이석우 DILA-KOREA 대표 겸 인하대 법전원 교수, 예대열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토론에는 김영원 외국어대 초빙교수(전 외교부 駐네덜란드대사), 이성환 계명대 국경연구소장(계명대 인문국제학대학 일본학 교수), 이휘진 동국대 법대 강사(전 외교부 조약협력관/駐파푸아뉴기니 대사), 임병선 서울신문 논설위원 겸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임한택 외국어대 초빙교수(전 외교부 조약국장/駐루마니아 대사), 정태헌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이사장(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최태현 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위원(한양대 법전원 교수/전 대한국제법학회장), 황성기 서울신문 이사대우 논설위원 겸 평화연구소장 등이 참여했다. 한편 서해5도 해상치안 현황을 시찰 중인 정봉훈 해양경찰청 차장(치안정감)도 2일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남북한, 중국 등의 복잡다기한 쟁점들이 얽히고설킨 서해5도의 특수성을 강조하고, 중국 불법어업에 대한 대책 마련과 어족자원을 포함한 해양생태계의 보존, 해양집행 관할권 확보 등과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