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판사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명승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회복세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재무장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딸 살해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64
  • 부부작가 소설집도 「금실자랑」

    ◎김소진씨 「양파」·함정임씨 「병신손가락」 나란히 출간/양파­70년대 학번에 「망원경」 맞춘 첫 작품/병신…­소시민 일상 담담히 그린 단편모음집 작가 부부인 김소진씨(33)와 함정임씨(32)가 한 출판사에서 나란히 소설집을 내게 돼 화제다. 남편 김씨의 신작장편 「양파」가 이번주 세계사에서 나온데 이어 내달 함씨의 첫 창작집 「병신손가락」이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것. 한쪽을 떼어놓고 다른 쪽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문단에 금슬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이들 부부지만 작품세계만큼은 완전히 독자적이다.「밥상을 받으면 꽁치에 대한 사설 한토막을 풀어낼 정도」라는 김씨가 전형적인 얘기꾼인데 견줘 「겉만 봐선 영락없는 깍쟁이」라고 자평하는 함씨는 일상과 의식의 짧은 순간을 미분해서 보여주는 회색문체를 선보이고 있다. 「양파」에서 김씨는 평소 고집스레 붙들고 늘어졌던 사회 주변부의 주인공들을 잠시 뒤로 돌리고 70년대 학번의 삶에 망원경을 들이댔다.망원경이라는 것은 작가가 이들의 궤적추적에 애정을 쏟을뿐 비판을 한단계 접어두고 있다는 뜻. 폭력적 아버지와 무당이 된 엄마틈에서 의사로 자리잡은 운지는 생리중단 등 집단이상 증세를 보이는 여공들의 산재판정을 놓고 회사측의 살벌한 압력에 맞닥뜨린다.운지의 남편인 운동권출신 승익은 용한 점장이의 한마디에 좌우되는 한국정치 현실에 발을 담근다.민중화가로 활약했던 진걸의 최근 화두는 누드다.이밖에 노처녀 영화담당 여기자 수녕,인도적 차원에서 보스니아 문제를 고민하는 30대 의사 승찬 등이 구체적 현실의 문제에 낱낱이 부대껴 「양파」처럼 껍질을 벗어가는 요즘 지식인들의 초상을 대변한다. 한편 함씨는 10편의 단편을 모은 첫창작집을 통해 거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보다 사소한 갈등이나 심리의 밑바닥을 점묘하는데 치중한다.함씨는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혹은 추구할 것이 무엇인가 따위를 거창한 몸짓으로 질문하지 않는다.그보다는 소시민의 보잘 것없는 일상사를 감정의 과장이 배제된 담담한 문체에 실어 중심무대로 끌어낸다. 변변찮은 남자와 사귄다고 탓하는 어머니와의 심리적 갈등을 그린 「열애」는 제목과 달리 요란하거나 뜨겁지 않다.「흔적들」에는 철거대상이 된 재개발지역,와병중인 아버지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동료 등 한 소설가의 반투명에 가까운 시선에 비친 소멸돼가는 삶의 흔적들이 차분히 기록돼 있다.남편에게도 보일 수 없는 병신손톱을 실마리로 어린 날의 가난과 불우했던 가족사를 털어놓는 표제작에는 작가의 작품세계에 자주 나오는 상징적 이미지가 종합적으로 담겼다.〈손정숙 기자〉
  • 언론인 박창규씨 30년 산행체험 담아 출간/북한산 가는 길

    ◎문화유적·자연·역사서 등산코스까지 소개 백두산,지리산,금강산,묘향산과 더불어 명산오악의 하나로 꼽히는 북한산.서울의 진산으로,해마다 1천2백만명이 넘는 등산객들이 이 산을 찾는다지만 그들이 진정 북한산의 참다운 가치를 알고 오르는 것일까. 북한산의 주봉 백운대의 높이가 해발 836m.높이로만 따진다면 1000m가 넘는 거산들에 비할 바 못되지만 군더더기 하나없는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거대한 백악의 조형미는 북한산의 이름을 만세에 전하기에 충분하다. 이같은 우리의 명산,북한산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은 책「북한산 가는 길」(평화출판사)이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은이는 서울신문 경제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낸 박창규씨. 그동안 북한산에 관한 책들은 북한산성 등 문화유적을 다룬 다소 전문적인 책이거나 단편적인 등산안내서 정도가 고작이었다.그러나 「북한산 가는 길」은 북한산의 자연과 역사·지리·문화·등산코스 등 북한산에 관한 총체적인 정보를 담은 문화답사기란 점에서 기존의 것들과 차별화된다. 특히 지은이는 북한산의 귀중한 자연생태계와 오염·훼손의 현장을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환경문제의 절박성을 일깨워주고 있다.백련사에서 대동문을 잇는 진달래능선이 손짓하고,여름엔 등황색 원추리 군락이 야성을 뽐내는가 하면,가을엔 타는 단풍,겨울엔 흰눈밭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않고 산손님을 맞는 조릿대 숲….1백2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꽃과 풀과 나무들이 철을 바꿔가며 주인노릇을 하는 아름다운 북한산이 개발이란 미명아래 일그러지고,무분별한 「산행꾼」들에 의해 몸살을 앓는 현실을 예리한 붓끝으로 질타한다.수도권 주택난해결이란 명분을 내세워 자행된 평창동 택지조성,외교단지 조성이란 허울아래 마구 헐린 탕춘대능선 자락,향로봉과 비봉능선 등 구기동 북쪽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는 이북 5도청 청사(구기동) 등은 이미 엎어진 물이라 치더라도,툭하면 불거져나오는 케이블카 가설안은 도대체 어찌 된 발상이냐는 것. 모두 3백31쪽으로 된 이 책은 절반 이상을 「실전산행론」에 할애한다.북한산에 오르는 길은 워낙 많고 다양하기 때문에 등산코스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인지도 모른다.이런 점을 감안,이 책에서는 수많은 코스를 각 기점별로 구분한뒤 등산로를 하나씩 설명하는 방식을 택해 아마추어도 쉽게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특히 1백30여점에 이르는 사진과 상세한 등산길 지도가 실려있어 실용성을 높여주고 있다. 「안전산행」에 관한 글도 눈여겨 볼 대목.향로벽 남벽,의상봉 능선,보현봉 남벽,원효봉 능선의 영취봉과 백운대 사이,인수봉,만경대 등은 난코스로 언제든 실족할 위험이 있는 만큼 「객기등반」은 삼가라는 것이 지은이의 충고다. 「북한산 가는 길」은 우리의 역사가 새겨져 있고,문화가 배어있고,생활이 묻어있는 북한산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북한산 백과사전이다.〈김종면 기자〉
  • 고르바초프의 모든것/아치 브라운 지음(해외신간 안내)

    ◎고르비의 정치적 성공과 좌절 철저히 해부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소련 대통령의 정치역정과 인간적인 면을 철저히 해부한 책.영국 옥스포드대 정치학 교수인 저자 아치 브라운은 80년에 고프바초프가 옛소련 공산당 정치국의 정위원이 될 때부터 이미 그의 정치적 잠재력을 예견하고 그의 정치적 족적을 더듬어 왔다.저자는 냉전종식이라는 역사적 업적을 이루어낸 고르비의 정치적 성공과 좌절,반전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 직접 그와 인터뷰도 하고 러시아의 정치인,지식인,언론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만났다. 저자는 고르바초프의 업적을 찬양하면서도 결코 그의 단점이나 실패에 대해 눈감지 않았다.고르바초프의 일관성없는 정책과 갈지자 걸음의 경제개혁,최대 정적이었던 보리스 옐친(현 러시아 대통령)을 깎아내리려는 노력에 대해 신랄히 비판했다.또한 90∼91년 겨울 강경보수파들을 요직에 임명함으로써 결국 옐친에게 권력을 넘겨줘야 하는 「비극적」실책도 지적했다.특히 그의 자만심,말장난으로 비쳐지는 그의 수사학적 웅변술,옛소련에서 움트고 있었던 민족주의의 발흥에 대한 의미를 과소평가했던 그의 무능력을 가차없이 꼬집었다. 영국의 명문 옥스포드대학 출판사가 펴냈으며 가격은 30달러.총 4백6페이지에 정치적 삽화가 많이 수록돼있다.〈뉴욕=이건영 특파원〉
  • 출판인 최명우씨 부부(컴퓨터와 더불어)

    ◎신세대 뺨치는 50대 PC마니아 최명우씨(53·도서출판 동일문산 대표·서울 용산구 서빙고동)는 아침에 일어나면 건넌방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는다.컴퓨터에 입력된 그날의 일정을 확인하고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디스켓에 담아가기 위해서다. 출판사에 나가서도 편집 등 대부분의 업무를 컴퓨터로 하는 최씨는 퇴근 뒤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곧바로 용산 전자상가에 들른다.새로운 소프트웨어나 주변기기를 구입하거나 컴퓨터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집에 돌아와서도 식사를 마치면 바로 컴퓨터 앞에서 원고를 치거나 천리안 등 통신으로 「정보사냥」에 나선다.피곤할 때면 요즘 그가 푹 빠져 있는 「King’s Quest」라는 게임으로 피로를 푼다. 50대 초로의 나이건만 컴퓨터에 대한 애착은 신세대 못지않다.유연한 사고와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으로 불릴 정도의 박식도 컴퓨터 덕분이다. 최씨가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91년.회사가 기자에게 무료로 컴퓨터교육을 받게 하면서부터다. 초보적인 도스교육이 고작이었지만 이때부터 최씨는 용산 전자상가를 제집 드나들 듯하며 독학했다.덕택에 용산 전자상가 상점주인 가운데 최씨의 얼굴을 모르는 이가 거의 없다.지금도 컴퓨터 앞에서 밤샘하는 게 다반사다. 최씨의 부인은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한 오숙자씨(49).남편 못지않은 컴퓨터광이다.컴퓨터를 이용하여 작곡하고,가계부·주소록은 물론이고 일기도 컴퓨터로 쓴다. 최씨 집에는 컴퓨터가 5대나 있다.시디롬은 1백여장,플로피 디스크는 수백장이다.거실에 있는 매킨토시 컴퓨터 두대는 부인 오씨의 것이고 건넌방 펜티엄급 IBM PC는 최씨 전용이다.노트북 두대는 최씨가 외출때 휴대한다. 출판사대표,스포츠 및 영화컬럼니스트에다 최근 스포츠 케이블TV 토크쇼 진행자로 발탁된 최씨의 정보수집분야는 거의 무제한이다.미학이 전공인 그는 문학작품도 집필중이다.이 때문에 기억용량 2기가바이트인 그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엄청난 양의 정보로 거의 차 있다. 부인 오씨의 매킨토시 컴퓨터는 피아노건반과 연결돼 있다.이 컴퓨터로 만든 작품이 지난 86년 첫 공연한 오페라 「원술랑」이다.〈김환용 기자〉
  • 문학평론가 박덕규씨 첫 창작집 「날아라 거북이!」 출간

    ◎잘난 인간들의 구린 뒷모습 풍자/고상한척 하는 이들의 물욕·쾌락욕구 등 해부 『고상하고 정신적인 듯한 거죽에 물질과 쾌락에 대한 욕구를 덮어가리고 있는 천민자본주의를 발가벗겨 봤습니다』 문학평론가 박덕규씨는 곧 민음사에서 나올 첫 창작집 〈날아라 거북이!〉에 대해 문화라는 한마디를 업고 잘난 체하는 이들의 실체를 캔 작품이라 밝혔다.이 책에 실린 8편중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압도적인 것도 출판이야말로 「문화」라는 기호를 만들어 세간에 전달하는 대표적 문화산업이기 때문.이 때문에 우리 출판계의 숨겨진 뒷모습을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의 한편인 「날아라 도적떼!」는 대하무협소설 「밤의 도적」으로 먹고사는 청록출판사를 배경으로 그 직원들의 물고 물리는 욕망을 그리고 있다.대형서점 담당자들에게 얼마씩 집어주고 자사책을 베스트셀러로 올리라는 사장의 지시에 영업부장은 리베이트의 일부를 자기 주머니로 집어넣는다.자사 책은 한권도 안 읽었으면서 출판사에 다닌다고 뻐기는 경리 김미라는 관리부장의 영업비를 좀도둑질한다.「밤의 도둑」이 자기소설 표절이라며 고발태세인 작가를 여자관계를 빌미로 협박하려는 기획실장도 무마비의 일부를 탐내고 있다. 이밖에 뽕짝을 즐기면서 문화인인체 하는 이중성(「날아라 박노식!」),몸이 둔해 거북이라는 별명을 얻은 잡지사 기자의 천년묵은 거북이 방생대회 취재기(「날아라,거북이!」),황석영 소설 「객지」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동혁의 공처가전(「날아라 동혁!」) 등 속도감 있고 풍자적인 문장에 웃지못할 현실이 담겼다. 박씨는 『문학상에 얽힌 뒷얘기를 다룬 장편을 끝낸 다음 북한 귀순자를 통해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작품도 써보겠다』고 다음 창작계획을 세워두고 있다.〈손정숙 기자〉
  • 결혼한 여자와 결혼안한 여자(공연화제)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여성심리 섬세히 그려 결혼은 여자의 인생을 얼마나 다르게 만들까.언뜻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해 여성의 삶의 의미를 천착해 들어가는 연극 한편이 관객을 부른다. 극단 서전이 지난 5일부터 서울 대학로 샘터파랑새극장(763­8969)에서 공연중인 「결혼한 여자와 결혼 안한 여자」(김윤미 작,박계배 연출). 「결혼한…」은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은 여자에 관한,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정애와 수인은 친구 사이로 둘다 30대 초반.작은 출판사에 다니다 일찌감치 삶에 지쳐버린 정애는 그 탈출구로 결혼을 선택하고,카피라이터가 된 수인 역시 만족하지 못하고 대학원에 진학한다. 정애는 일상에서 힘들 때마다 열심히 살아가는 수인을 바라보지만 결혼하지 않은 수인 역시 정애만큼 지쳐 있으며 상처받는 생활을 한다. 이들은 삶이 고될 때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친구로부터 심리적 보상을 받으려 한다.그러나 결국 조금씩 무너져가는 자화상을 확인할 뿐이다. 이 작품은 처음과 마지막을 제외하고는 모든 장면을 정애와 수인이 처음 만난 당시를 회상하는 것으로 처리한다. 정애는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커다란 안락의자에 앉아 있으면서도 줄곧 박차고 일어나려는 충동을 표현,일상에서 탈출하려는 여성심리를 나타낸다.하지만 끝날 무렵에는 다시 안락의자의 편안함에 안주함으로써 지리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삶이 주는 갖가지 고난 앞에 모든 사람은 결국 평등하게 노출돼 있다는 것,그리고 모든 사람은 이처럼 삶이 쳐놓은 덫에 걸려 똑같이 발버둥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것이 「여성의 결혼여부」란 매우 평범한 주제를 놓고 평범하지 않게 풀어나간 이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인 듯하다. 강명주(정애역)·김세연(수인역)·송영재·윤수림 출연.9월1일까지.하오 4시30분·7시30분.〈김재순 기자〉
  • 출판업계 “속빈강정”/87년 등록자유화 이후 난립

    ◎지난해 77.9%가 책한권 못내 출판사 신규등록이 자유화된 87년 이후 신생 출판사가 급증,95년말 현재 국내 출판사수는 1만1천5백71개사에 이르고 있지만 이중 77.9%인 9천14개사는 지난해 단 한권의 책도 내지 못한 것으로 집계돼 우리 출판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최근 발간한 「96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국내 출판사 수는 지난 10여년간 괄목할만큼 늘어났으나 82년 15.6% 수준이었던 무실적 출판사의 비율이 90년대 들어 60%를 넘어서 결과적으로 「부실」출판사만 매년 양산한 셈이 됐다. 이같이 출판사가 증가하고 그에 따라 출판량도 늘어나 외형적으로는 국내 출판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속빈 강정」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출판사의 소유형태 및 경영구조가 대부분 소규모 자본의 영세기업이기 때문.소자본과 적은 인력만 갖고도 쉽게 출판사를 설립할 수 있는 여건아래서 베스트셀러를 꿈꾸며 투기성으로 출판사를 경영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출판사는 늘어나도 정작 제대로 된 책을 내는 곳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이다. 출판산업의 편중화현상은 서울과 지방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방자치시대가 열렸다지만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이같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현재 서울에 위치한 출판사 수는 모두 8천8백69개로 전체 출판사의 76.6%를 차지한다.더욱이 출판량으로 보면 격차는 한층 심해 서울과 지방의 비율은 98대2까지 이르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 출판문화협,「21세기 한국출판의 세계화방향」 세미나

    ◎“정보화시대 맞는 「글로벌출판」을…”/언어장벽 극복하고 자성능력 키워야/전문인력 양성·유통 전산화 구축 시급 개방화·세계화시대를 맞아 우리 출판산업의 현위치를 점검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 출판경영자세미나가 지난 4일 제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렸다.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나춘호)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21세기 한국출판의 세계화방향」. 한완상 한국방송대학교 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금속활자를 서양보다 2백년 앞서 발명한 우리 민족이 서양의 출판산업에 크게 뒤진 이유는 무엇보다 창의력을 말살시키는 획일주의교육 때문』이라며 정보통신시대에 걸맞는 「미래형」출판문화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하는 새로운 출판문화는 지구시민 의식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출판」.이를 위해서는 우선 출판인부터라도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다른 문화의 시각에서 우리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자성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개방화시대의 출판정책」에 대해 발제한 하진규 문화체육부 문화산업국장은 『우리 출판계는 양적으로는 세계 10대 출판국의 하나로 꼽히지만 질적으로는 매우 취약하며 특히 출판경영의 비효율성과 전근대적인 유통으로 출판시장 개방에 대한 대응체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서적출판업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시장이 개방되는 등 우리 출판계는 본격적인 구조 조정기에 들어서고 있다.이와 관련 그는 『출판시장이 개방되면 다국적 출판사 등 세계적 규모의 출판사들이 대거 진출하고,유통의 경우 1차적으로 미국·일본·독일 등의 대형 유통회사에서 외국간행물 중심으로 직판형태를 취하다가 장기적으로는 외국자본이 영상산업 등과 연계,투자분야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정부의 출판정책은 문화측면과 아울러 산업측면에 무게중심이 두어질 것』이라고 밝힌 그는 정부의 주요 출판정책방향으로 ▲출판정보통신망 구축 등 출판산업구조의 효율화 ▲대학 출판학과의 신설·확대 등 출판전문인력 양성 ▲독서교육 강화 등 출판문화 활성화 ▲번역금고 설치 등 출판물 수출진흥 ▲출판유통 전산화 구축 등 출판유통 효율화 ▲학술출판 및 전자출판물 지원 등을 제시했다.〈제주=김종면 기자〉
  • “한여름 무더위 「명작소설」로 식히자”

    ◎살림·창비등서 국내외 단편선 잇단 출간 긴 방학과 휴가의 계절 여름을 맞아 국내외 대표적 단편을 망라한 호흡 긴 선집이 나왔다.살림출판사의 「이문열 세계명작산책」1차분 5권과 창작과비평사의 「한국현대대표소설선」 1차분 6권.이 선집들은 각자 독특한 개성과 선정의 엄밀성을 내세워 안방에서 독서삼매경으로 무더위를 식히려는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문열…」의 특징은 주제별 편제라는 점.작품들을 국가별,작가별로 묶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주제를 가진 것들을 한권에 10편씩 묶었다.1권부터 5권까지의 주제는 차례로 「사랑의 여러 빛깔」「죽음의 미학」「성장과 눈뜸」「환상과 기상」「삶의 어두운 진상」 등.따라서 같은 체홉의 작품이라도 사랑의 화신 올렌카의 이야기인 「귀여운 여인」은 1권에,시골처녀 나자의 눈뜸의 과정을 그린 「약혼녀」는 3권에,악에 사로잡혀 몰락하는 팁킨 일가 이야기인 「골짜기」는 5권에 수록됐다.작가 이문열씨가 수록작품을 직접 선정하고 매편 해설도 붙였다. 주관성이 강하고 재미있는 「이문열…」에비해 「…소설선」은 문학사적 가치를 앞세운 책.지난 1910∼50년대의 희귀단편이 다수 포함됐다.태화산인의 「우의」,양건식의 「귀거래」,현상윤의 「핍박」,염상섭의 「남충서」,송영의 「월파선생」등이 현대본으로 첫 출간되는 셈.40년 아쿠타가와상 후보작 김사량의 「빛속에서」도 제대로 번역,수록했다. 「이문열…」은 12권,「…소설선」은 9권으로 각각 완간된다.〈손정숙 기자〉
  • 아,압록강/예위멍 지음(화제의 책)

    ◎중국 작가가 조명한 한국전쟁 체험기 중국인의 시각에서 쓴 한국전쟁 참전기(전3권).다큐멘터리 형식의 소설로도 읽히는 이 책에서 지은이는 중공군의 한국전 참전과정을 소상히 밝힌다.중공군은 동북아 전체를 사회주의화하려는 야욕외에 유엔군이 중국본토까지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에 한국전에 개입하게 됐다고 말하는 지은이는 모택동 군대의 전략전술에 특히 주목한다. 「전우를 방패삼아 인해전술로 압록강을 건넜던 오합지졸의 중공군」 이 정도가 우리가 알고있는 한국전 참전당시의 중공군 모습이다.그러나 미군의 공격에 저항할 방법이 없어 인해전술을 폈다는 주장은 미국측 시각일뿐 중공군은 나름의 치밀한 전략전술을 구사하며 전쟁을 치렀다는 게 지은이의 견해다.한국전쟁에서 장남까지 잃어버린 모택동의 고뇌와 결단,중국 인민지원군(중공군)총사령원 팽덕회의 승리와 패배,유엔군 사령관 맥아더의 야망과 좌절 등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중국작가의 입장에서 쓴 한국전쟁 체험기인만큼 이 책은 고증 여부를 떠나 그동안 접했던 기록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여명출판사 김택 옮김 각권 6천원.〈김종면 기자〉
  • 출판계 「개정 저작권법」 발효 비상

    ◎새달 시행… 베끼기·중복출판 풍토 일대 타격/87년 이전 공표 외국인저작물도 보호대상/99년까지 부분적 유예조항 둬 충격완화 오는 7월1일부터 개정 저작권법이 정식 발효됨에 따라 외국저작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출판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개정 저작권법은 외국 저작자와 출판물에 대한 권리를 저작자의 사후 50년,또는 저작물 공표이후 50년동안 보호하는 것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그동안 우리나라는 지난 87년 세계저작권협약(UCC)과 제네바음반협약에 가입하면서 그 이후 공표된 외국인 저작물과 음반에 대해서만 보호를 해왔다.그러나 개정 저작권법의 시행으로 87년 이전에 공표된 외국인의 저작물도 보호대상이 된 것이다. 베끼기·덤핑·중복출판을 예사로 해온 우리 출판계는 이로써 대부분의 유명 외국작가와 저작물 등에 대해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난관」에 처하게 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분야는 학술출판이다.초판 1천부 정도도 소화하지 못하는 우리 학술출판시장 현실에서 엄청난 로열티까지 주고 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개정 저작권법은 1999년까지 부분적이나마 로열티를 주지 않아도 되도록 한 유예조항을 두는 등 충격완화장치를 마련하고 있어 출판사들의 숨통을 다소나마 틔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95년 1월1일 이전에 제작된 저작물의 복제물(리프린트물)일 경우,올해말까지 6개월간의 처분유예기간중 판매할 수 있다.그후에는 물론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또 95년 1월1일 이전의 저작물을 번역·각색·영화화함으로써 작성된 2차 저작물은 이 법 시행후에도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복제·배포·공연·상영 등을 할 수 있으나 2000년 1월1일 이후에는 보상을 해야 한다.이 경우에도 2차 저작물은 저작물로서 인정받을 만큼의 완성도를 가져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따라서 문제는 지금보다 국내에 이미 출간되어 있는 2차 저작물들이 본격적인 저작권 태풍권에 들게 될 2000년 1월1일 이후다.저작권자와 정식 계약을 추진하더라도 계약이 순조롭게 추진되지 않을 경우 이미 나온 책들중 상당수를 절판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출판계는 대부분 개정 저작권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되면 긍정적인 효과 또한 적지않다.우선 우리 출판계의 고질적 병폐인 중복·덤핑출판과 짜깁기출판의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비싼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대신 국내 필자를 발굴,육성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저작권보호를 규정한 베른협약 가입국이 지난해말 현재 1백11개국에 이르며,멀티미디어 저작물이나 통신을 통한 저작물 이용 등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다.그런만큼 이 「무한경쟁의 바다」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저작권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능동적인 대비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학술출판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거나 외국출판물 중개센터를 확대해야 한다는 출판계 일각의 주장은 그런 점에서 한층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김종면 기자〉
  • 중국 최고지리서「산해경」출간…/자유문고 동양학시리즈 33권 돌파

    동양학 전문 출판사 자유문고(대표 이준영)가 동양의 대표적인 기서로 꼽히는 「산해경」을 펴냈다.「산해경」은 고대 중국인들의 자연관이 잘 드러나 있는 중국 최고의 지리서.중국 고전으로서는 예외적이라고 할만큼 신화가 소상히 기록돼 있어 사적 가치가 높은 책이다. 지난 93년 중국 역대 제왕들의 통치철학을 담은 「정관정요」로 첫선을 보인 자유문고의 동양학 시리즈는 이로써 33권을 돌파하게 됐다.특히 이 가운데에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고전도 다수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양생의 비법을 소개한 「식경」,국가경영의 요체를 담은 「신음어」,도가사상을 체계적으로 논술한 「포박자」,고승들의 행적을 그린 「고승전」,옛 여인들의 고결한 도덕관을 엿볼 수 있는 「열녀전」,연금술과 단학의 최고 비서인 「주역참동계」,동양서지학의 전범인 「한서예문지」,공자의 예학을 집대성한 「대대례」,전한시대의 문장가 양웅의 문집 「법언」등이 그것.한편 자유문고는 올해 안으로 「춘추좌씨전」「이항견문록」「예기」「명심보감」「고사성어」등5권의 책을 더 펴낼 계획이다.〈김종면 기자〉
  • 재일동포 손정의시 일 언론 시장 진출

    ◎「TV아시히」 주주사 전격 매입/언론재벌 머독과 제휴… 통신위성 사업도 계획 【도쿄=강석진 특파원】 「소프트방크」사를 경영하는 일본 국적의 재일교포 기업인 손정의씨(38)가 세계적인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호주 뉴스 코퍼레이션사 회장(65)과 손잡고 일본의 민간 TV방송사인 「TV 아사히」에 최대주주로서 자본참여를 통해 일본 미디어업계에 진출한다. 손씨의 소프트방크사와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사 등 두 회사는 50대 50의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총 4백17억5천만엔에 TV 아사히의 최대주주(지분율 21.4%)인 「오분샤 미디어」를 오는 9월까지 매입하기로 했다고 20일 발표했다.방송에 대한 외국자본의 출자비율을 20%로 제한해온 일본에서 외국의 언론자본이 간접적으로 자본참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사히신문과 제휴를 맺고 있는 TV 아사히의 참여업체로는 오분샤 미디어 외에 ▲도에이영화사가 14.9% ▲아사히신문사 10% ▲쇼가쿠칸출판사가 6.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손씨는 지난 81년 소프트방크사를 설립,소프트웨어 유통업과 컴퓨터 관련 출판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세계 소프트웨어 업계에 두각을 나타냄으로써 「일본의 빌 게이츠」라는 명성을 얻고 있을 정도다.재일동포 3세인 그는 고교를 중퇴한채 미국에 유학,캘리포니아대 버클리분교를 졸업했다.그는 특히 이번 TV 아사히의 지분참여를 통해 통신위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산업에 진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미 기자 「한국전 실종포로 추적」 책 내

    ◎“79년 배추농장서 미군포로 10명 폭격”/89년 허종 주미 북대표 “살아있다” 발언 녹음/80년초 평양전쟁박물관에 미군사체 전시 『한국전 실종 미군포로는 아직 살아 있다』 다음달 10일부터 북한에서 첫 실시될 한국전 미군유해발굴을 위한 미·북 공동조사위원회 가동을 앞두고 북한내 참전미군의 생존설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각종 목격담및 관련 국가들의 문서들을 종합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책이 최근 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로 전쟁 현장의 특파원으로 활약해온 미언론인 로렌스 졸리던이 집필한 「마지막 생존자」(Last Seen Alive,잉크슬링거 출판사,3백60쪽)는 「한국전 실종포로의 추적」이라는 부제에 그동안 실종미군에 관한 모든 자료및 목격담등을 집대성한 것으로 8천1백명 실종자중 소수의 생존은 확실하며 미정부가 아직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이 책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발췌 소개한다. ▲루마니아인 목격담=1979년 가을건축설계사로 평양에 수개월째 체류하고 있던 세르반 오프리카(85년 미국이민,현재 코넥티컷 거주)가 일요일날 3시간쯤 떨어진 곳에 소풍을 갔다가 인근 배추농장에서 일하는 50여명의 근로자를 보았는데 그 가운데 10여명은 서양사람이었으며 그들은 미군포로라는 말을 들었다. ▲미군사체 전시=오프리카가 80년초 부인과 함께 평양교외의 전쟁박물관을 구경갔는데 각종 미군장비들과 함께 미군 신체의 일부들도 진열해놓아 깜짝 놀랐다.북한인들에게 미군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으로 여러개의 손발과 팔다리 머리들을 알코올에 넣어 전시하고 있었다. ▲벽동 정치범수용소=56년8월 DMZ순찰중 북한군들에게 납치당한 월터 엔봄(시애틀 거주)은 압록강가의 이 수용소에 15∼20명의 미군과 영국군이 있었으며 그들은 포로송환 당시 보내지지 않았다면서 모두 본국에 돌아갈 경우 군당국에 의해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윌든 이스트 상병의 편지=미2사단 38연대 소속으로 50년9월 실종 이후 42년만인 92년7월 아칸사스 스파드라의 고향집으로 49년 입대당시의 사진이 붙은 카드를 보내왔으며 한달후에는 상원 전쟁포로 및 실종자 소위의 공동의장인 존 케리 의원앞으로 편지를 보내왔다.그후에는 소식이 없었으며 FBI와 군당국은 그가 북한내 노동캠프에서 비밀리에 인편으로 외부로 보낸 것으로 결론지었다. ▲소련병원의 암환자=78년말 시베리아 마가단의 수스만 부락에 있는 소련정치범수용소 병원의사 바레리즈 파블렌코는 필립 만드라라는 48세의 미해병대 출신 환자를 진찰했다.그는 후두암 말기로 한달쯤 있다가 죽었는데 자신이 한국전에서 포로로 잡힌후 소련수용소로 오게된 과정들을 얘기했다. ▲북한대사의 시인=한국전 참전후 실종된 형의 소식을 수십년째 추적해오고 있던 밥 듀마(코넥티컷 거주)는 89년 뉴욕에 북한대표부가 개설되자 몇주동안의 시도끝에 허종 대사를 만날수 있었다.그는 『북한에 생존 미군이 있다』고 확인해주었으며 듀마는 녹음테이프까지 갖고 있다. ▲러시아가 보내온 510리스트=92년 미국과 공동조사를 벌였던 러시아는 소련이 50∼51년 사이에 심문했던 5백10명의 미군포로 명단을 미국측에 전달했다.그러나 러시아측은 그들의 생사여부와 명단의 출처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 시공사,불 갈리마르사 「발견총서」 10권 번역

    ◎붓다·재즈 등이 인류에 미친 영향 해부/로댕·세잔·미라관련 20권도 연내 출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발견총서」를 번역한 「시공디스커버리총서」(시공사) 10권이 새로 나왔다. 이번에 펴낸 책은 「마티스­원색의 마술사」「뉴턴­사과는 왜 땅으로 떨어지는가」「붓다­꺼지지않는 등불」「재즈­원초적 열망의 서사시」「고갱­고귀한 야만인」「바흐­천상의 선율」「아마존­상처받은 여전사의 땅」「셰익스피어­비극의 연금술사」「렘브란트­빛과 혼의 화가」「고대로마를 찾아서」등.지난해 2월 「문자의 역사」(조르주 장 지음)등 1차분 7권을 낸 이래 교양서적으로는 드물게 스테디 셀러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는 이로써 30권을 돌파하게 됐다. 95년도 문화체육부 추천도서이기도 한 「시공 디스커버리총서」는 인류의 문화·예술·과학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적 유산을 풍부한 화보와 함께 쉬운 글로 서술한 포켓용 백과사전.미국·영국·일본등 전세계 19개국 언어로 번역·출판되고 있다. 국내시장의 경우 「반고흐­태양의 화가」가 그동안 2만권이 팔린 것을 비롯,대부분 1만권이 넘는 판매고를 보이고 있는 이 시리즈는 「좋은 책은 불황을 모른다」는 명제를 재확인시키고 있는 예.싼 가격으로 대량판매를 주도해왔던 기존 문고시장에 고급문고판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도 얻고 있다. 한편 시공사는 올해안으로 「로댕­신의 손을 지닌 인간」「미라­영원으로의 여행」「세잔­사과 하나로 시작된 현대미술」「록의 시대­저항과 실험의 카타르시스」등 20권을 더 펴낼 계획이다.〈김종면 기자〉
  • 소설가 오정희(작가를 찾아:8)

    ◎“소설쓴지 30년… 원고지 두렵기는 처음 그대로…”/내느낌·체험으로만 글쓰는 나는 아마추어/하루 원고지 5∼6매가 고작… 많이 쓰면 밀도 떨어져/일상의 잔상들은 한순간에 피어나는 소설의 씨앗들/버려진 노인 등 변두리 인물통해 성의 어둠 조명 작가 오정희씨를 찾아 달리던 경춘가도 사위에는 여름더위가 아지랭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빨랫줄처럼 빳빳하게 내리꽂히는 햇볕이 소양강 물줄기를 따라 들어찬 여관의 지붕이며 수초의 무더기들,구불구불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삶아댔다.어느새 돌아온 들끓음과 소란의 계절.그렇건만 남춘천역을 등진 오씨의 11층 아파트는 적요롭기만 했다.맞바람치는 널찍한 공간을 먼지 하나 없이 정돈해놓고 오씨는 툭툭한 삼베저고리에 말끔히 화장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요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며 인사치레를 했다.그러자 대뜸 『하루종일 걱정에 묻혀 지낸다』는 「엄살」부터 건너왔다.『작품 주기로 한 곳은 많은데 글은 더디죠,계간지 원고 석달만 미뤄주면 명작이 나올 것만 같은데 막상 닥치고 보면여전히 제자리걸음….소설쓴 지 30년이 돼가도 원고지 두렵기는 처음 그대로지요』 최근 오씨는 지난해 발표한 단편 「새」를 중편으로 손질,막 문학과 지성사에 넘겼다.하지만 「작가세계」 「창작과 비평」 등 계간지와의 「닳고 닳은」 부채가 줄을 서 있다.『출판사와의 이런저런 원고약속을 제때 지켜본 적이 거의 없다』며 주눅들어하는 작가.『살림할 시간마저 탈탈 털어 책상앞에 붙어 살지만 하루 원고지 5∼6장이 고작』이라고 넋두리다.함부로 말을 널어걸지 못하는 천성은 단어 하나마다 무수한 망설임을 낳게 하지만 정제된 그의 언어에는 성급한 원고지 열장과 맞먹는 내밀한 울림이 출렁인다. 거북이붓을 미안해 하는 마련으로도 그는 『많이 쓰면 밀도가 떨어져요』,더 나아가 『나는 좀 많이 쓰면 안돼,나는 내가 잘 알아요』라고 재빨리 못박아버린다.이러니 그의 글을 받으려는 편집자들은 오래 끓여야 깊은 국맛이 우러나는 정갈한 한정식을 기다리는 여유를 배워야 할 것 같다. ○삼베저고리 정갈한 차림 겉으로는 너무나도 말끔하고 평온한일상.그러나 이면에선 삶의 어둠에 가장 적확한 한마디가 아니고는 허용하지 않는 엄정한 태도.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상반된 기질의 이 양립을 오씨는 『문학이 있어 나는 일상을 깊은 어둠에서 지켜내기 수월했다』고 나름으로 해석한다. 오씨의 작품은 많은 젊은 작가지망생을 한번씩 홀린다.몇해전 한 일간지 신춘문예 당선작이 오씨의 표절이라 해서 당선취소된 적이 있었는데 이때도 그 응모자는 오씨의 작품을 베끼며 습작하다 저도 모르게 그의 문장을 흉내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뚜렷한 사건이나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없다.거대한 사회적 함의를 품은 경우도 별로 없다.주인공은 거의 변두리에 팽개쳐진 인물이다.버려진 노인이나 아이,보잘것없는 주부가 대부분.그럼에도 그들은 한결같이 생의 깊숙한 무엇과 닿아 속으로 앓고 있다.무엇이 작가를 자꾸만 이런 속멍든 세계로 이끌까.또 그의 독자는 이 끔찍한 세계의 무엇에 그토록 번번이 끌려드는 것일까. ○작가지망생 습작용 인기 『제가 소설의 실마리를 잡는 것은 그냥 휙 지나치는잔상,이미지 같은 것들이에요.이것들이 물이 괴듯 마음속에 괴어 있다가 어느 순간 밖의 소재를 만나면서 소설이 눈뜨지요』 그 예로 오씨는 지난 84년 교환교수 남편을 따라 2년간의 미국살이끝에 도통 고갈됐다가 불시에 글샘이 뚫린 89년작 「파로호」를 든다. 『당시 뭔지 모를 답답하고 황량한 것이 가슴을 꼭 누르고 있었어요.그러다 평화의 댐 계획으로 물이 말라버린 파로호를 보러 가서 비로소 그 뭔지 모를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호명할 수 있게 됐지요』 그래서 오씨는 자신의 글쓰기를 「씨뿌리기」에 비유한다. 『지난해말 「한국작가포럼」으로 프랑스에 다녀오고 올초엔 멕시코·페루 등 남미를 둘러봤어요.파리는 늙은 골동품 같았고 마야유적은 죽음에 대한 예감이며 인간의 본원적 회귀욕망에 대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어요.이런 외국체험을 날것 그대로 가져다 쓴다고 소설이 되지는 않겠지요.하지만 지구 저편 사람의 삶과 유적에서 받은 인상은 씨앗처럼 마음속에 떨어져 숨었다가 어느 순간 물을 만나듯 하나씩 되살아오를 거라믿어요』 문학이 상품이 돼버려 글쓰기도 생산이라는 요즘,많은 이가 장르를 넘나들며 팔방의 재능을 뽐낸다.하지만 오씨는 1년에 서너편의 단편을 「깎아」낸다.『예감도 아무 재능도 믿지 않는,내 소설쓰기는 완전한 수공업』이라는 그는 『작가는 문학을 살아야 한다』고 믿는다.그러면서도 『나는 내 느낌,내 체험이 아니면 못써요.내속에서 익은 것이 절로 흘러넘쳐야 해요.그러니까 나는 아마추어라고 생각돼요.직접 겪지 않은 것도 만들어 끄집어낼 만큼 깊어져야 진짜 프로인데』라며 우물거린다.『문학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데도 시간을 뺏기기 싫다』는 오씨는 이제 우리 주변에 몇 남아 있지 않은 「장인」이다.이 속도의 시대에 보석처럼 더디게 깎아낸 작품을 들고 그는 사람을 홀리는 「장인」의 그물을 더 넓게 펼칠 것이다. ○1년에 단편 서너편 깎아 열아홉 겨울일기에 오씨는 「정결한 사랑,문학과 나 사이에 어떤 매개항도 두지 말 것.아름답고 힘 있는 문학을 살(생) 것」이라고 썼다.30년이 지난 지금도 『문학이란 나를 굉장히 매혹시켜요.작가로 출발했으니 다른 길은 없는 것 같애』라 되풀이하고 있다. 이 매혹을 만나려거든 곧바로 그의 책을 열어봐야 한다.그러면 아무렇지 않은 듯 건너온 우리 삶의 이면에 얼마나 섬뜩한 어둠이 도사리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이 소름끼치는 어둠을 회피하지 않는 몇몇 독자만이 오씨 작품이 감춰둔 기이한 안식의 세계에 가 닿게 되리라. □연보 ▲47년 서울생 ▲충남 홍성군 홍주읍 홍주국민학교 입학(54) 인천 신흥국민학교로 전학(55) 신문연재소설부터 야담류까지 남독의 시작 ▲3학년때(56) 경기도내 백일장에서 「오늘 아침」이라는 산문으로 특선 ▲수송국민학교(59)·이화여중(60)·이화여고(63)·서라벌예대(66)입학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완구점 여인」당선(68) ▲강원대 신방과 교수가 될 박용수와 결혼(74) ▲대표작 단편 「번제」(70) 「봄날」(71) 「적요」(76) 「불의 강」(77) 「저녁의 게임」 「중국인 거리」(79년) 「유년의 뜰」 「어둠의 집」(80) 「별사」(81) 「동경」 「바람의 넋」(82) 「불망비」(83) 「불꽃놀이」(86) 「그림자밟기」(87) 「파로호」(89) 「옛우물」(94) 「새」(95) 장편동화 「송이야,문을 열면 아침이란다」(93)등 ▲이상문학상(79) 동인문학상(82)
  • 불문학자 김화영 교수 산문집·평론 총정리한 선집 곧 출간

    ◎일상서 포착한 삶의 진한 의미 가득/신작 산문집 「바람을…」 1권으로 절판된 박사학위 논문 카뮈론도 아름답고 개성적인 문장의 산문가,프랑스 현대소설의 보고를 발굴·소개한 불문학자,풍요로운 이미지 읽기로 이름높은 문학평론가 김화영씨(고려대 불문학과 교수)의 문학선집이 나온다. 문학동네는 신작산문집 「바람을 담는 집」을 내주중 선집의 첫째권으로 펴내고 지금은 구할 수 없게 된 김씨의 옛날 산문집과 논문들도 새단장,선집으로 묶어낼 계획이다.지중해적 감수성으로 빛나던 「예술의 성」「행복의 충격」등 과거의 얄팍한 예술기행집을 최근의 인도기행문 등과 한데 모은 또다른 산문집이 다음차례로 출간된다. 「문학상상력의 연구­알베르 카뮈론」이라는 제목으로 이미지비평의 탁월한 예를 보여줬던 절판된 박사학위 논문도 재출간을 기다리고 있다.이밖에 소설론만을 따로 모은 신작 평론집도 선집의 한권으로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바람을 담는 집」은 김씨의 최근 산문들을 묶은 책.최근이라고는 하지만 80년대 말부터 95년 무렵까지 10여년의 터울을 두고 여기저기 흩어져 발표됐던 글들을 모았다. 평론가로서 김씨가 작품에 내비치는 사소한 이미지들을 겹쳐 작가의 웅숭깊은 내면의 전모를 드러내려 해온 것처럼 산문가인 그는 사소한 일상의 기미들에서 삶의 의미를 포착한다.그 기미란 그저 우연히 스치는 냄새나 빛깔 따위다.이를 테면 지표를 막 뚫고 오른 연두빛 싹을 보며 그 정일함에 견줘 꿰지않은 구슬들같은 정보화사회를 꼬집어보거나,종로 4가에서 언뜻 맡은 생선굽는 냄새에 젊은날 생선구이집에서 친분을 다진 영화감독 고 하길종을,더 나아가 밥집 생선냄새로 각인된 중학교 입학당시의 첫 서울길을 떠올리는 식이다. 이처럼 이미지들이 흐르는 대로 겅중겅중 좇아다니지만 그의 글은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다.오히려 「인생은 하나의 축제」라고 설득하는 매혹의 목소리로 가득하다.문학과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자유롭게 떠도는 이미지들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어,그 골을 메우며,그윽한 향기를 풍기기 때문이다. 산문집은 삶의 단상이나 현대생활에 대한 비판 등을 담은 1부,독서교육부터 사적인 책 편력,프랑스 현대작가에 대한 소론 등을 묶은 2부,영화·미술론인 3부로 나눠져 있다.프랑스 굴지의 출판사 갈리마르에 대한 대해부부터 전후 김씨를 문학의 길로 인도한 「현대문학」과의 인연을 너무나 소탈하게 털어놓는 글까지 문화의 이런저런 실핏줄들이 이 책을 통해 섬세하게 드러난다.무엇보다 그의 은은한 문장에는 알베르 카뮈에게 빚진 실존주의적 세계인식이 배어나고 있다.한 예로 95년 발표한 「냄새와 기억」같은 글에서 그는 처음 접한 귤,오렌지 냄새를 언어로 형용할 수 없었던 체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장을 끄집어내고 있다.『왜 냄새는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빌려온 은유로 밖에는 묘사할 수가 없는 것일까? 우리 각자의 몸만이 알고 있는 냄새는 우리 각자의 극복할 길 없는 고독을 손가락질하고 있다』〈손정숙 기자〉
  • 출판사 문학동네 등 60∼70년대 절판 시집 복원 작업

    ◎추억속에 묻혀버린 시집 재출간 바람/황동규 「비가」·윤제림「삼천리…」 등/작품·당시 해설까지 그대로 수록 추억 속에만 남아있던 시집들이 되살아난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절판된 60∼70년대 시집들을 발굴,「우리 시대의 대표시집」이라는 기획시리즈로 복원키로 했다.현재 황동규의 「비가」를 비롯,김형영의 「침묵의 무늬」,윤제림의 「삼천리 자전거」,정희성의 「답청」등이 준비중이다. 지난 65년 창우사에서 나온 「비가」는 훗날 「가벼운 해탈」로 유명해진 시인의 젊은 시절 애상을 보여주는 시집.하지만 그 일부만이 「황동규 시선집」과 「견딜 수 없이 가벼운 존재들」등에 나눠 실려 있을 뿐 출판사와 시집이 함께 없어져 버렸다.73년 샘터사에서 4백부를 찍어낸 김형영 시인의 첫시집 「침묵의 무늬」도 서점에서 사라진지 오래.「21세기 전망」동인으로 독특한 서정세계를 보여준 윤제림 시인의 「삼천리호 자전거」역시 절판됐으며,74년작인 정희성 시인의 처녀시집 「답청」역시 일부만이 후속시집 「저문 강에 삽을 씻고」에 살아 있을뿐이다. 문학동네는 이 시집들에 실린 작품은 물론 당시 해설까지 실려 「진품」의 최대 근사치로 재현할 계획이다.다만 시 자체는 새 감각에 맞춰 시인이 일부 손볼 수 있도록 했다. 문학아카데미 출판사도 지난해부터 계간 「문학아카데미」,월간 「문학과 창작」등을 통해 절판된 중진시인의 첫시집을 발굴,수록해 왔다.95년 「문학아카데미」봄호에 실은 「해방기념시집」은 해방공간 좌우익 시인들이 합작해 낸 것이고,가을호에 수록한 심훈의 「그날이 오면」은 일제 검열본이어서 사료적 가치로도 관심을 끌었다.월간으로 전환한 지난 12월호부터는 강우식의 「사행시론」,이형기의 「적막강산」,이탄의 「바람 불다」,박재삼의 「춘향이 마음」,신경림의 「농무」,김종삼·김광림·전봉건의 3인시집 「전쟁과 음악과 희망」등을 차례로 소개했다. 출판사측은 이 시리즈가 어느 정도 모이면 초간시집 총서로 펴낼 예정이다. 최근 박재삼 시인의 신작 「다시 그리움으로」를 낸 바 있는 실천문학사는 그가 추구하는 토속서정의 진수를 보여주는 첫시집 「춘향이 마음」을 재발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62년 발간된 이 시집은 오래전에 절판됐다.실천문학사는 최근 병세가 악화된 박시인을 새로운 세대에 알린다는 의미에서 출간을 서두르고 있다. 시집이 상품 구실을 못한 지난 60∼70년대 시인들은 「돌려 읽는 즐거움」으로 책을 냈다.따라서 자비출판으로 몇백부 정도 찍어 문우들끼리 나눠 보는게 고작이었다.몇몇 시들만이 쪼개져 후속 시집에 남았을 뿐 이때의 시집은 시중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 많다.그밖에 출판사의 도산,시인의 개인적 사정 등도 좋은 시집들을 절멸시킨 요인이었다. 이처럼 이런저런 사정으로 사라진 옛시집들이 속속 새단장해 부활함에 따라 「따뜻한 서정」에 굶주린 올드팬이나 「암호같은 첨단시」에 어리둥절한 신세대 사이에 「복고바람」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손정숙 기자〉
  • 민음사 창립 30돌 기념 「103인의 현대사상」 출간

    ◎20세기 대표적 지성 103인 사상 한눈에/가다머·들뢰즈·백남준 등 동서양인 망라/신진학자들 집필… 대상자 선정 편향 아쉬움 해석학의 이론적 토대를 세운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동물행태학의 권위자 콘라드 로렌츠,해체주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지성과 반역을 동일시했던 질 들뢰즈,실존주의 철학을 정립한 마르틴 하이데거,소설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한국출신의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20세기의 지배적 사유를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확대 심화시킨 현대의 대표적인 사상가 1백3인의 사상적 지형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인문도서 출판의 본산」 민음사(대표 박맹호)는 올해 창립 30돌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갖는 대신 「103인의 현대사상」이란 제목의 묵직한 책 한 권을 펴냈다. 특히 이 책은 각 사상가들의 삶과 사상을 집중 조명하고 있을 뿐아니라 그들의 한국어판 저작목록도 꼼꼼이 싣고 있어 거장의 사상세계에 입문하고자하는 학생들을 위한 충실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30∼40대 신진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서구 사상가들의 지성사적 위상에 대한 독자적인 시각의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이다. 다만 4명의 한국인을 포함,동양권에서는 고작 7명만이 선정됐을 뿐 대상인물이 유럽 특히 프랑스에 치중돼 있는 것이나 시인 김지하,재미정치학자 정화열,재미철학자 김재권씨를 한국이 낳은 20세기의 사상가 반열에 덥석 올려놓은 것은 지적 엄밀함을 상실한 것이어서 아쉬움을 준다. 『20세기 사상의 모습은 다채롭고 화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양일 뿐이다.오히려 전쟁과 혁명,풍요와 빈곤,자유와 소외 등 겹겹이 쌓인 갈등과 긴장의 연속이었다』는 것이 엮은이들의 진단.또 이 책에서 다루어진 자연과학자들은 쿠르트 괴델,자크 모노,에드워드 윌슨,일리야 프리고진 등 12명에 지나지 않지만 자연과학적 사유의 대대적인 발흥이야말로 20세기 사상의 스펙트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이밖에 인문·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된 거대 통합이론 (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현상학 등)이 붕괴함과 동시에 미셸 푸코·질 들뢰즈·롤랑 바르트·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등 프랑스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개별성과 차별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사상이 개화됐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한편 민음사는 지난 5월초 출범한 대중문화 전문출판 자회사인 황금가지를 통해 이달 중순쯤 노르웨이 소설「이갈리아의 딸들」을 낼 예정이며 올 가을엔 교양과학서 전문 출판사를 차려 발간하는 책들을 섹트별로 전문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김종면 기자〉
  • 피아니스트 신수정(이세기의 인물탐구:97)

    ◎14살에 데뷔한 모차르트 연주 명인/조기교육 1세대… 초등교부터 각종 콩쿠르 입상/“생명이 있는 연주” “영혼이 깃든 선율”로 청중매료/78년 도미… 지나친 연습에 근육다쳐 한때 연주생활 중단도 「작품에 헌신하고 자기자신을 성찰할줄 아는 사람만이 모차르트를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알로이스 글라이더가 쓰고 62년 독일 유수의 출판사인 로볼트사가 출판한 「볼프강 아마데 모차르트」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이다.「새로운 광채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다이아몬드처럼 차갑게 빛나는 하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차르트 연주자는 순수한 심성을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피아노의 마음을 아는 수많은 별중에서도 특히 신수정을 「모차르트 피아노연주의 명인」으로 꼽는 까닭은 「그의 때묻지 않은 동심과 완전에 도달하려는 음악적 몰입,그리고 음악의 본질만을 끌어내는 투철한 예술정신」이 작곡자의 청결과 천진난만과 투명성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와 모차르트의 인연은 특별히 남다르다. 56년 1월27일,모차르트탄생 2백주년이 되던 날,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강당에서 그는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20」을 연주했고 그해 3월,「천재소녀」라는 타이틀과 함께 서울시향의 전신인 해군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그때 나이가 14살.이후 수많은 리사이틀과 런던필·도쿄필·NHK오케스트등 세계적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지난 91년 모차르트서거 2백주기 기념행사에서도 9회에 걸친 「피아노협주곡 전곡연주」로 그는 모차르트만의 「명징과 영롱」을 거침없이 안겨주었다. ○피아노협주곡 전곡 연주 음악애호가이면 누구나 한번은 모차르트에 빠지거나 그 「낭랑하고 정치하면서도 유연한 음향」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특히 창작의 절정기에 씌어진 「피아노협주곡 20번」은 밝고 화려한 다른 곡과는 달리 작곡자의 애환이 담긴 「명작중의 명작」으로 피아노가 분산화음을 뿌리는 알레그로 아사이의 론도와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대화,생동감이 넘치는 D장조로 클라이맥스를 꾸미는 찬란한 종결이 일품이다. 그중에서도 신수정의 연주는 「올바른 클레메이션(낭송)과 자연스러운 칸틸레나(서정적 선율),크레셴도(점강)와 데크레셴도를 절묘하게 구사하여 피아노만이 갖는 투명한 음색으로 곡전체를 아름다운 꽃으로 개화시키는 것」이 특징이다.평론가 한상우에 의하면 「신성한 음향상을 이뤄낸다는 것은 삶을 완성시키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는 연주자」다. 이른바 「생명 있는 연주란 작곡자의 탄생과 성장,시대와 개성과 교양의 넓이는 물론 인생에서의 사건과 환경에까지 빈틈없이 파고들어 마음의 소리가 계시하는 바를 쫓아서 자신만의 인터프리테이션(해석적 연주)으로 작품을 재창조한다」는 의지다. 그러나 피아노를 시작하던 어린시절에는 「피아노 없이는 못살겠다」는 소명의식이 없었고 단지 『공부 잘하는 우등생인 만큼 당연히 피아노도 잘쳐야 한다는 선에서 피아노에 열중했을 뿐 혼신을 다해 노력해왔다고는 말할 수 없으며』 그래서 『나자신이 피아노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피아노가 나를 선택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또 『모차르트를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지만그가 지닌 천재성과 경박성이 너무 난해하여 마음껏 양에 차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정열적이면서도 두뇌가 탁월한 연주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가 78년 결혼과 함께 부군(한광열씨)을 따라 도미,한동안의 공백기로 「피아니스트의 영광」을 잃는 것이나 아닌가 우려하는 이도 있었으나 미국에 간 지 4년만인 83년 5월,샌프란시스코 첫독주회에서 그곳에서 발간되는 크로니클지는 「그의 모차르트연주는 천상의 양식」이란 평으로 그의 건재를 과시해주었다.같은 해 8월,KBS교향악단과의 협연을 위해 일시귀국했을 때도 『그동안 아주 즐겁게 살았다.그야말로 삶자체를 속속들이 즐길 수 있었고 새로운 것을 많이 깨우칠 수 있었다』면서 「어느때보다 탁월한 연주와 다이내믹한 긴장감,경쾌한 리듬의 향연」으로 그는 변함없이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종달새처럼 명랑한 모차르트의 내부에 남모를 애수와 음영이 도사린 것처럼 그는 미국생활동안 지나친 연습에서 온 근육이상으로 1년 넘게 연주를 멈춘 일과 부군과의 자녀 없이 이혼등 전혀 예기치 못한 시련을 겪는 동안 「화려한 소년기와 열정과 오만의 청년기를 지나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에 도착했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경원대 음대 학장 맡아 따라서 87년 영구귀국하면서 가진 독주회는 「인간적 성숙과 예술적 연륜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음악은 광채를 발하게 된다」는 평대로 「한 음악가가 자신을 완성시키는 결연한 의지」와 「무르익은 경지」를 확인시킨 자리이기도 했다.그때도 여전히 나이와는 상관없이 마모가 보이지 않는 젊은 모습과 「남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하는 따뜻한 마음씨」,맑고 높고 청량한 그의 목소리는 모차르트음악만큼이나 화창하고 투명하여 사람을 반기고 기쁨만을 나눠주었다. 그는 재미 피아니스트 한동일,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의 누나인 김덕주와 함께 한국 피아노음악계의 새로운 분기점을 이룬 세대다.그 세대로부터 조기피아노교육붐이 일기 시작했고 음악의 해외유학이 활성화되었으며 국내 음악콩쿠르가 등장한 것도 그 무렵이다. 충북 청주에서 평생 교육자이던 신집호씨(82)와 김석태씨(76)의 4남매중 장녀.옥천과 청주에서 중학교교장으로 있던 부친 덕분에 아무때나 학교의 피아노를 칠 수 있었고 벌써 그 시절에 서울과 청주,청주와 대구를 오가며 피아니스트 1세대인 김하경·이애내 스승에 사사,청주국민학교 6학년때 국내최초의 이화·경향음악콩쿠르와 오스트리아에 유학중 그곳에서 열린 각종 국제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세계무대를 향한 「음악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제는 어엿한 음악계의 중진의 위치에서 각종 음악콩쿠르에서 심사를 맡고 후진을 양성하는 위치지만 그의 어느 구석에도 권위나 거드름이나 관록의 티는 찾아볼 수 없다.92년부터 경원대 음대학장직을 맡아 학교운영에 참여하면서 요즘은 주로 실내악에 관심을 갖고 경원대오케스트라를 일류로 키우기 위해 애정과 열성을 쏟고 있다.어릴때부터 그의 연주를 지켜본 평론가 이상만은 지난 5월초 예술의 전당서 열린 연주에 대해 『그의 선율에는 영혼이 있고 그의 피규레이션(수식)에는 현란함과 온갖 독창성이 있으며 그의 연주는 전아하고 유창하며 거기다가 화려하기까지하다』는 찬사를 보낸다. ○동생가족과 한집 생활 일상생활에서는 여자답고 꼼꼼해서 그의 수첩은 깨알만한 글씨로 그날의 일이 일일이 기록되고 친구를 좋아해서 외국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가족의 안부까지 묻는 섬세한 면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살고 있던 청운동의 빌라에서 지난해 방배동주택으로 이사,친구 같은 동생인 화가 신수희씨가족과 아래위층을 나눠쓰고 있다.책과 피아노와 신수희그림 외에 집에는 아름다운 요크셔테리어만 세마리.요즘은 그 모든 캘릭터가 합쳐진 그만의 독특한 색깔과 풍부한 분위기를 지니면서 「중용과 절제미가 보이는 달관의 연주를 성취」하려는 시기다. 「명인」이란 언제나 자기자신과 자신의 생애를 버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또 「무리를 떠나 혼자 높이 난다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다이아몬드의 영광은 외롭고,영광의 길은 고독하지만 그는 「피아노를 통한 청중과의 대화」로 외로움이나 고뇌의 기미란 전혀 없이 「다이아몬드처럼 차갑게 빛나는 광채」를 내기 위한 상서로운 징조만을오로지 그의 내면에 품고 있는 것 같다. □연보 ▲42년 충북 청주출생 ▲52년 이화·경향음악콩쿠르입상 ▲59년 서울예고졸업 ▲61년 동아음악콩쿠르수석입상 ▲63년 서울대음대졸업,오스트리아유학중 부조니국제피아노콩쿠르(64년)· 베토벤피아노콩쿠르디플롬(65년) ▲67년 오스트리아 빈국립음악예술 아카데미졸업,빈(브람스잘)·도쿄(이이노홀)·서울독주회(시민회관) ▲68년 한국일보주최 서울독주회 ▲69년 런던필등 협연 ▲70년 동아음악콩쿠르 심사위원,베토벤 탄생 2백주년기념 국향협연 ▲71년 동아일보주최 서울독주회 ▲74년 미피바디음대대학원졸업 ▲75년 도쿄독주회 ▲68∼81년 서울대음대교수 ▲77년 영국연수,방콕독주회 ▲78년 세종문화회관개관기념 NHK오케스트라협연,독일연수 ▲83년 샌프란시스코 독주회 ▲87년 중앙일보주최 서울독주회 ▲89년∼경원대교수 ▲90년 쇼팽아벤트(독주회),체코아카데미 목관5중주협연 ▲91·93년 독일뮌헨 국제콩쿠르 심사위원,모차르트 2백주기기념음악회서울시향협연,김민·신수정2중주,모차르트연탄곡전곡 이경숙과 2중주 ▲92·94년 일본 소노다피아노콩쿠르 심사위원 ▲92∼경원대음대학장 ▲95년 김신자·신수정 두오콘서트(미시간주립대),광복50주년기념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연주등 2중주 3중주 교향악단협연등 수회,일본 국제콩쿠르심사위원 ▲96년 독일 쾰른음대주최 국제피아노콩쿠르심사위원 〈수상〉 대한민국예술원상(78년)대한민국목관문화훈장(95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