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판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사업가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송금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원자력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당선인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64
  • 공무원 저술활동 뜸해졌다

    외환위기와 정부의 구조조정 탓에 공무원들의 저술활동도 뜸해지고 있다. 97년 한해 동안 공무원 저서는 217권이 발간됐으나 98년에는 112권으로 반감했고,올들어서는 지난달까지 34권이 출간된 것으로 집계됐다. ‘저서를 가진 공직자 모임(저공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행정자치부 김중양(金重養) 소청심사위원은 5일 “출판사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다,구조조정으로 공무원들이 책을 쓸 여유를 갖지 못한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공직생활의 경험과 지식을 책으로 펴낸 저공회 회원은 모두 803명.전문서적 1,117권과 교양서적 460권 등 모두 1,577권을 펴냈다.김위원은 “공직자 저서는 대부분 자신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전문서적”이라고 말했다. 저술활동이 그래도 활발한 곳은 중앙부처.저자의 73%인 587명이 중앙부처공무원들이다.경찰공무원이 64명으로 가장 많고 문화관광부·대검찰청이 각각 41명씩이다. 외교통상부는 40명,농촌진흥청 37명,교육부 35명 등이다.전문성이 높아 책쓴 공무원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저술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곳도 있다. 산업자원부(5명),건설교통부(9명),해양수산부(7명),감사원(6명) 등의 부처는 저공회원이 10명 미만인 곳이다. 박정현기자
  • ‘수리수리 마수리 열려라! 과학’

    자연을 벗삼아 놀던 옛날의 아이들은 산과 들에서 뛰놀거나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지켜보면서 과학을 체험했다.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과학은 무미건조한 지식일 따름이다. ‘수리 수리 마수리 열려라! 과학’(마가렛 켄다,칠리스 에스 윌리암스 지음.박원미 박영실옮김)은 자칫 딱딱하고 흥미없는 분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과학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초등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토대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 200가지를 제시한다. 일단 과학공책 한 권을 따로 준비한다.그리고 부엌과 집안에 있는 각종 도구만 있으면 OK.실험할 때 주의할 점을 자세하게 일러주고,곤충이나 생물을실험한 뒤에는 반드시 놓아주는 ‘자연사랑 실천’을 잊지 않는다.또 원자,분자를 비롯한 과학용어 등을 따로 풀이하는 배려도 눈에 띈다.몇가지 간단한 실험을 소개한다. ■산성과 알칼리성을 구별하는 실험준비물:도화지,김치,달걀 흰자,당근,콩,빗물,사과쥬스,설탕,세제,소금물,식초,오렌지쥬스,우유,달걀껍질,치약,커피,침,토마토 쥬스,콜라와 카레가루,과학공책. 실험방법①도화지 위에 액체를 조금씩 떨어뜨리고 이름을 써둔다.②카레가루를 조금씩 손으로 집어 종이위의 액체위에 뿌려준다.③색의 변화를 관찰한다.산성이면 카레가루가 그대로 노란색이고,알칼리성을 만나면 진해지거나 붉은색으로 변한다. ■산소와 철의 결합실험준비물:쇠 수세미,물,깨끗한 병,작은 국그릇. 실험방법①부엌용 쇠수세미를 물에 적셔 병바닥에 놓는다.②병을 거꾸로 세워둔뒤 ③국그릇에 물을 넣고 쇠수세미가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관찰한다.그리고 점차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도 관찰한다. 철은 물 속의 산소와결합해 산화철이란 새로운 물질로 변한다.이 때 녹이 스는 현상이 생긴다.점차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은 산소가 없어지는 대신 그 자리를 물이 채움으로써 발생한다. ■식물에게도 사랑이 필요할까?준비물:똑같은 화분 2개,이름표,물,과학공책.실험방법:①화분 한개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키우고,다른 것은 그냥 키울 것으로 이름을 써둔다.②화분을창턱이나 따뜻하고 조용한 곳에 두고 물도 자주 준다.③하루에 한번씩 이야기를 들려줄 화분은 15분정도 이야기 책을 읽어주며,쓰다듬어 주고 칭찬한다.④1주일후 식물의 크기,줄기의 단단한 정도,색깔 등을 비교한다.2주,3주일후 계속 관찰한다. 사랑과 보살핌을 받은 화분이 더 잘 자라는 사실을 확인케한다.진명출판사 1만원.허남주기자 yukyung@*과학적 사고 이렇게 길러줘요 책은 이와 함께 아이에게 과학적인 사고를 길러주는 방법을 알려준다.다음은 과학적 사고를 기르는 방법. ■처음부터 과학이란 말을 사용하지마라 과학을 인식하지않으면 자연현상에더 관심이 생긴다. ■부엌에서 과학을 찾자 샐러드 드레싱과 묵 등 부엌에서 실험대상을 찾는다면 흥미는 배가된다. ■경쟁심을 불러일으켜라. ■호기심을 유도하라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주고 흥미로운 결과가 나오는과정을 보여줄 것. ■시간을 활용하라 창에 맺힌 눈의 결정을 돋보기로 관찰해서 그리게하는 것은 겨울날의 즐거운 과학놀이다.
  • [화제의 오너 2人] 김석원쌍용양회 회장/ 김승연한화 회장

    김석원(金錫元) 쌍용양회 회장이 ‘해병대 경영론’을 펴 관심을 끌고 있다. 김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최근 분사된 출판사인 FKI미디어가 31일발간한 번역서 ‘해병대 경영’에 해병 정신을 경영에 접목할 것을 제안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지난 70년 해병 223기로 자원 입대해 월남전에 참전했던 김 회장은 이 글에서 “수만명을 거느리는 대기업을 혼자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것은 월남 정글의 근무보다 더 앞이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고된 해병대 생활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이를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 “그러나 상관의 무모한 명령이나 과욕이 아랫사람들을 고생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면서 독단적인 결정이나 지나친 간섭을 경계,전문경영인에 경영권을 위임해 자율경영체제를 갖추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김승연한화 회장 김승연(金昇淵) 한화 회장이 지난 달 29일 저녁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가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직후 끝내 눈물을흘렸다. 이날 3루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화 직원들은 가족과 함께 관중석에앉아있던 김 회장이 우승 확정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렸으며 이내 손으로 눈물을 훔쳐냈다고 전했다.김 회장은 (주)한화가 생산한 축포가 수백발 발사되는 순간에도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고 직원들은 덧붙였다. 한화 직원들은 “김 회장이 지난 97년 하반기부터 극심한 경영난으로 그룹이 부도 위기에 몰려 한화에너지 등 알짜배기 사업을 팔아야 했던 힘겨웠던상황을 되새기며 복받쳐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30일 오전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우승 자축행사에 참석,선수단에 격려금 3억2,000만원을 전달하고 선수단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으며 1∼3일 중 충청지역에서 열리는 카퍼레이드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환용기자]
  • 검찰 “서갑숙씨 성체험 고백서 性가치 혼란줄 문제 없다”

    검찰은 26일 서갑숙(徐甲淑·38)씨의 성체험 고백서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를 검토한 결과 기존의 성가치에 혼란을 줄 정도로 문제 있는 부분을 발견하지 못해 내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서울지검 정상명(鄭相明)2차장은 “음란성이 인정되면 서씨와 출판사 관계자를 형법상 음란서적 제조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었지만 주로 자신의 체험을 담고 있는 데다 고발자가 없는 상태에서 내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구텐베르크 성경’ 인터넷에 띄운다

    [마인츠(독일) DPA 연합] 세계출판사상 가장 오래된 책의 하나인 ‘구텐베르크 성경’이 곧 원래의 포맷대로 인터넷상에 뜨게돼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볼 수 있게 된다. 1454년에 간행된 구텐베르크 성경을 인터넷에 올리려는 계획은 지난 8월 독일 북부도시 괴팅겐에 있는 마인츠대학에서 시작됐다.이 계획의 목표는 고선명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1,282쪽의 이 책을 디지털화하는 것. 원본의 전자화된 복본이 인터넷을 통해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라틴어로 쓰여진 이 구텐베르크판(版)은 쪽당 42줄로 되어 있어 B42로 불리어진다.이 판은 “특히 아름다운 삽화로 장식된 것”이라고 이 계획의 기획자들중 한사람인 에른스트 피셔 교수가 말했다. 이 책은 인쇄술에 있어 걸작품으로 간주되고 있다.구텐베르크 성경책들은지극히 드물어 현재 전세계에 불과 38∼39권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 성경은 오는 12월 www.sub.unigoettingen.de/gdz.gutenberg/index1.htm. 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그리고 이 성경의 전문을 수록한 CD롬도 12월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 [외언내언] 외설返品

    교보문고에서 서갑숙이라는 한 여성 TV탤런트의 ‘성(性)고백서’가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고 판단,책을 전량 해당 출판사에 반품했다는 보도는 신선한 충격을 준다.‘돈이면 최고’라는 물신(物神)주의가 판을 치고 그래서 대부분 기업이 이윤 극대화만을 노려 온갖 부정을 일삼는 천민(賤民)자본주의적분위기가 팽배한 현실이기에 경제윤리와 사회도덕적 규범에 충실하려는 이번교보문고조치는 매우 신선한 정신적 청량감으로 다가온다. 책이 잘 팔려서 돈 많이 버는 것을 마다하기가 쉽지 않을 터임에도 교보측은 “서씨의 책에 청소년들이 보도 듣도 못한 저급한 성적 용어들이 나오는등 너무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심히 우려됐다”고 했다. 서점이 책내용을이유로 반품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한다. 책이란 무엇인가.아무렇게나 쓰고 싶은대로 써서 엮어내면 다 책일까.그렇지 않을 것이다.책은 기본적으로 마음의 양식이 돼야 할 것이다.책을 통해바람직한 방향의 깨달음과 지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물론 악서(惡書)도있고 이는 아주 드물게 반면(反面)교사의 역할로 존재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그렇지만 판단력이나 정서적인 면에서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악서에서 어떤 교훈을 추출해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저속한 책의 내용은 그대로 청소년들을 오염시킬 뿐 이들은 그 내용을 정화(淨化)할 능력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때문에 그런 책이 팔리도록 방관하는 것은 어린싹을 썩게 만드는 잔악한 범죄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어떤 이는 이른바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이것도 현미경적 이기주의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표현할 수 있는 자유에 앞서마음대로 표현함으로써 내가 아닌 너,국가·사회·국민 등 주위에 미치는 독소적 파장을 헤아릴 줄 아는 기초적인 분별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병균을 옮기는 오물은 한정된 공간에서만 악폐를 끼치게하고 결국 썩어 없어지게 해야 한다.그러한 오물을 그럴듯하게 표현의 자유란 이름으로 옥석(玉石)구분함없이 끄집어내고 파헤치게 내버려 둘수록(출판·판매를 허용할수록)주변은더럽혀지고 더욱 병들게마련이다. 미국의 적잖은 은행들은 예금액이 일정규모 이상이면 반드시 자금출처를 밝히도록 하고 아무리 거액이라도 매춘·강도 등에 의해 조성된,더럽고 검은것으로 의심되면 받지 않음으로써 자본주의경제의 혈액인 돈의 흐름이 건전하게끔 뒷받침한다.국내최대 서적판매기업인 교보문고의 외설물 반품과 깨끗하게 돈버는 경영철학이 업계에 널리 확산돼 경제정의와 윤리기반이 탄탄해지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홍제 논설주간
  • [굄돌] NGO가 뭐예요

    NGO 하면 국제앰네스티나 참여연대를 떠올렸던 나는 지금 혼란스럽다.사상최대 규모로 열린 ‘서울 NGO 세계대회’가 열리고 나서부터다.무엇보다도의아한 것은 이 대회가 경희대 개교 50돌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였을까,대회 조직위는 주최측의 마음에 안드는 단체에게는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았다고 한다. 3공 때 정부가 만든 단체인 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가 대회장 안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있을 때,‘국가보안법’을 의제에 올리려던 사회변혁운동단체들은 경찰에 밀려 대회장 밖으로 쫓겨 나왔다. 주최측의 정치적 성향 때문인지 평화와 안보,교육,인권,양성평 등, 환경과주거 등 범세계적인 가치규범은 의제로 올리면서 인권문제의 실천적 이슈가되는 국가보안법이나 노동의 문제는 다루지 않은 것이다. NGO대회가 한창 열리고 있던 10월 12일 서울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는 한 노동조합의 눈물의 해단식이 있었다.조합원들은 대부분 50대가 넘는 건설노동자들이었다. 퇴출기업으로 선정되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무려 450일간의 노숙생활로 투쟁했던 현대중기산업 조합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또 나를 혼란에 빠뜨린 것은 “한국 NGO 성장과 실체를 알리고 국제적 역량을 과시했다”고 열성스럽게 떠든 일부 언론들의 거품보도이다. 이 대회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도대체 NGO가 뭐지?”라는 물음과 함께 한국 NGO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된 점이리라.지난 주국민회의는‘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국회에 제출했다.반가운 일이다.하지만 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나 자유총연맹 등의 이상한 단체가 특별법을 통해계속 지원을 받는 한 시민단체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을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인 NGO대회에 시민이 없었다는 점도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NGO는 ‘비정부,비영리,풀뿌리 단체’가 동시에 강조되어야 한다.이번 대회는 ‘비정부,비영리’ 단체만을 내세웠지 시민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그마한 실천부터 일궈나가는 ‘풀뿌리 단체’는 강조하지 않았다.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만이 NGO의 밑거름임을 생각할 때 공허하지 않을 수없다.대회 개막식에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동원된 경희대 부속 초·중·고등학생들은 뒤돌아 서서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근데 선생님,NGO가 뭐예요?”[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8)한수산’욕망의 거리’

    연행 인사들은 대략 2박3일 내지 4박5일 코스로 전혀 예기치 못했던 혹독한고통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우선 당사자인 한수산은 이렇게 털어놓는다. “나는 공항에서 눈이 가려졌고,신원을 알 수 없는 세 명의 건장한 사내들에게 양팔과 허리를 ‘달랑 들려져’ 차에 태워졌고,우박처럼 쏟아지는 폭행속에서 승용차 재떨이에 이마를 처박힌 채 어디론가 끌려갔다.거기서의 며칠 몇 밤을 이제와서 떠올릴 분노조차 나는 가지고 있지않다.도구만은 기억한다.찢기고 부서져 가는 내 알몸 위로 쏟아지던 몽둥이,물,전기,주먹과 발길,매어달림….”(신동아 1987.12)작가에게 시종 추궁한 것은 ”현 정부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었던 데 비하여 정규웅부장에게는 더 한층 가혹했다.수사관은 정부장을 작가 한수산의 배후 조종인물로 설정하고 그 틀에 맞추려는 낌새였다.어느 필화나 그랬듯이 그 구성요건은 필자 한 사람만의 책임이 아니라 배후 조종인물을 가상하고 있다.말하자면 정부장은 반정부적 시각을 가지고 자신이책임지고 있는 신문지상을 통해 한수산으로 하여금 반정부 사상을 사주했다는 식이었다.여기서 끝나면 오히려 간단하다.존재하지도 않는 정부장의 배후 조종세력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을 테고 그 난이도에비례해서 매타작은 더 더욱 심해지기 련이다. 과연 위에 인용한 구절 때문에 이들은 고문을 당해야만 했는지,국가와 사회에 위해를 끼쳤는지에 대한 해답은 곧 필화사건은 원천적으로 불필요하다는인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 사건으로 가장 억울했던 인사로는 박정만 시인을 꼽는다.고려원 출판사편집부장으로 작가 한수산을 몇 번 만났다는 사실 때문에 연행된 박시인에게 가해진 고문은 간첩 불고지죄 정도에 해당하는 가혹한 체벌이었다.시인은‘저 쓰라린 세월’이란 시집 ‘후기’에서 ”나를 죽인 것은 5월의 그날이다…광주사태로 민심은 소란하고 힘을 결집할 곳이 없었다.그런데 왜 가십란에도 못 오르는 뭇매가 나를 때리는가.적어도 나는 건강하게 살려고 했던 이 땅의 보통사람에 불과했다”면서 고문의 고통을 시로 읊었다. ”펄펄 끓는 물솥에수건을 적셔/내 몸의 어혈 위에 찜질도 하고…/탕기에선 한밤내 부글부글/죽은이들 끓는 소리/절명하라,절명하라,절명하라/이를 갈다 이를 갈다/가슴도 부글부글 소리를 내고…/분노도 피딱지도 약에 녹아/하나 되고”작가 한수산은 “전화번호부 두께의 책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다양한 “고문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보다는 인간에 대한 혐오감 극복이 더 힘들었습니다”라고 이 사건을 회고했다.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가끔의 폭음과 10여일씩 자취를 감추는 기행을 저지르다가 1988년 9월 일본으로 떠났다.한수산은 이해 5월 28일 교보문고의 ‘작가와의 대화’에서 “일체의 연재를 중단함과 아울러 TV와 영화에 의해 자신의 작품이 영상화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며,어떤 매스컴에도 얼굴을 내놓지 않겠다는 작가로서는 매우 의미심장한 선언”(이문재의 글)을 한 바 있다. 시인 박정만은 어땠을까.고문 이후 그는 심한 육체적·정신적 공허감으로 삶의 보금자리를 잃은 데다 병마까지 겹쳐 1988년 10월 2일 타계했는데,누구도 박정만 시인은 고문 후유증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소설 ‘욕망의 거리’는 80년 5월의 군부독재가 남긴 가장 비인간적인 필화사건의 한 전범으로 남을 만하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굄돌] 앗,나의 실수

    “어? 이거 숙모가 아니라 고모가 맞는 거 아니야?” 제책소에서 막 배달된 신간을 훑어보던 한 직원의 말이다.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아니,또?’.aunt가 문맥상 ‘고모’여야 하는데 ‘숙모’로 번역된 채 제책돼 나온 것이다.이 경우는 다행히 숙모가 책의 앞과 뒷부분에만 나오는 바람에 책 전체를 없애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실수가 어디 그뿐이랴.“사장님,‘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그림동화책 제목)가 페이지 순서가 뒤바뀐 채 서점에 배포되었습니다.그 중의 상당수는 이미 독자 손에 들어갔고요.” ‘아니,또?’.10쇄가 넘게 아무 문제없이 만들어왔던 책이 갑자기 접지 과정에서 실수가 생긴 것이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정마다 있을 수 있는 실수를 20년 가까이 경험해온나로서는 한 권의 책이 표지를 입고 나올 때까지 가슴을 졸이지 않을 수 없다.막 나온 신간을 훑어볼 때면 스릴과 서스펜스로 가득 찬 영화를 보듯 가슴이 두근거린다. 실수는 출판사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출판은 대부분의 제작을 외주로 처리하기 때문에출력·인쇄·제책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 등 경우수를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제작처의 수많은 사람들이 책의 특징을 출판사와 함께 인식하고 바짝 긴장해 정성을 쏟을 때 비로소 흠없는 한 권의 책이탄생할 수 있다.마치 한 송이 꽃이 보이지 않는 뿌리 위에서 활짝 피어나듯. 따라서 어떤 사람이 책을 잘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실수를 미리 알고 얼마나 잘 예방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또한 설령 실수를 범했다하더라도 그 실수를 수정 가능한 단계에서 발견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독자 손에 들어갈 때까지 몰랐던 게 뒤늦게 발견된 뒤의 참담함이란. 누군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일 하면서 제일 괴로울 때가 언제냐고”. 이렇게 대답한 기억이 난다.“사람들의 실수로 독자들의 손길을 느껴보지도못한 채 ‘사산(死産)’된 책을 바라볼 때,그리고 실수를 안은 채 독자의 손에 들어가 구박받는 책을 보았을 때라고”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 [데스크시각]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새천년 개막을 알리는 내년도 문화예산이 올해의 6,647억원에 비해 무려 40.1%가 늘어난 9,315억원으로 사실상 확정돼 문화관광부는 내년도 문화예산을 일반회계예산 대비 1%를 확보함으로써 문화예술계의 숙원을 달성했다고 기뻐하고 있다.어디 문화관광부 뿐이겠는가.문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문화예산 1% 확보는 그동안 대통령선거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던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사항이었고 문민정부 시절에도예산편성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산 1% 확보는 21세기 ‘문화대통령’을 자임한 김대중대통령의 대선공약사항이기도 하다.이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대통령이었기에 임기중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그러나 뜻하지 않은 IMF사태로 나라경제가 위기에 처해 물거품이되지 않을까 우려도 없지 않았다.다행히 1년여만에 환란위기를 극복하고 경제가 되살아나기 시작해 1%확보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을꼼꼼히 들여다보면 늘어난 부분이 ‘문화’인지 아니면 ‘산업투자’인지 갈피 잡기가 어렵도록 지나치게 경제논리에 치우치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2000년 주요정책사업 예산 분야별 반영내역을 살펴보면 문화산업 부문이 803억원 늘어난 1,553억원(99년 750억원),관광진흥이702억원 늘어난 985억원(283억원)등 산업과 관광부문이 1,505억원 늘어난 2,538억원(1,033억원)이다.내년도 정책사업 예산 5,718억원(3,633억원) 가운데 증가분 2,085억원의 7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문화예술은 545억원(475억원)으로 증가분이 70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문화예술인이나 단체들을 직접 지원하는 ‘문화예술인 창작여건개선’사업 예산은 올해의 40억원에서 60억원이 늘어난 100억원이다.이 예산은 문화예술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부문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 문화의 창조적 정신은 순수예술과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통예술에서 비롯된다.따라서 순수문화의 발전은 문화예술인이나 예술단체들이 얼마나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펼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IMF이후 우리 문화예술계는 극도로 위축돼 있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낸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기업이나 일반인이 출연한 문예진흥기금 기부금은 218건 25억4,206만원으로 집계됐다.이는 IMF 이전인 97년 1월부터 8월까지의215건 44억319만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IMF 이후 많은 기업들이 자금사정으로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이거나 아니면 아예 중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극계나 문학계 환경은 IMF이후 극도로 열악하다.각 기업들이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내·외보 발간을 중단함으로써 사내·외보 고료에 의존하던 많은 전업작가들이 ‘생활’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고 출판시장도 상황이 어려워 작가들이 작품을 써도 출판해 줄 출판사 찾기가 어렵다.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최근 조사한 IMF이후 문인들의 월 소득은 41.3%가 100만원 이하(50만원 이하 27.5%)로 문인들 절반가량이 도시생활 근로자의 월평균 수입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극계도 마찬가지이다.연극협회의반대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배우협회가 오죽했으면 취로사업형식으로라도 지원해주기를 바랐을까. 문화예산 1% 확정은 이제 국회 예결위의 손에 달려있다.문화계는 그 내용에 대해 썩 만족해 하고 있진 않지만 21세기 ‘문화입국’의 상징적 의미에서1%가 지켜질 것을 바란다.다만 조정이 필요하다면 그 몫이 업자들이 아닌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문화창출자들에게 돌아갈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그들이야말로 전통을 지켜가며 시대를 앞서가는,새 시대 새로운 문화창조의 주체들이기 때문이다. 朴燦 특집기획팀장
  • 중견작가 정종명 창작집‘의혹’

    중견작가 정종명(54)의 4번째 창작집 ‘의혹’(뿌리출판사)은 오늘날 작가들이 처해 있는 삶과 문단 및 출판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이 소설집에는 ‘의혹’‘빛과 그늘’ 등 최근작 6편과 ‘숨은 사랑’ 등 과거에 썼으나 새로 손본 2편 등 모두 8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의혹’은 유력한 문예지 주간과 작가가 짜고 표절시비를 만들어내고,일간신문의 문학담당기자를 이용하여 새로운 창작집을 베스트셀러로 만든다는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특히 작품속 작가의 목소리로 문단의 고질을 비판한다.이를 테면 문학상을 주관하는 출판사는 ‘수상의 물망에 올랐던 작가의 작품까지 싸잡아묶어 팔아먹어야 하기 때문에’ 장편보다 단편을 수상작으로 선호한다. 신문의 문학관련 기사도 주먹만한 활자에 대문짝만한 얼굴 사진까지 곁들여져 있어서 모처럼 대단한 작품이 나왔나하고 훑어보면 고작 100장 안팎의 단편이거나 길어야 300장 안팎의 중편이다.반면 작가가 애써 매달린 장편은 1단 기사로 두세줄,길어야 대여섯줄로 ‘구색’을 맞춘다.신춘문예와 문학상 심사를 몇몇 유력인사가 독점하여 파벌을 만드는 행태도 지적한다.부르는 곳 마다 달려가서 사정(私情)을 교묘히 숨기고 평소에 친한 사람이나 아류(亞流)를 밀어주고 끌어올리기를 능사로 삼는 이가 문단에는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빛과 그늘’에서는 문예지의 편법 발간이라는 문단의 또다른 어두운 현실을 펼쳐보인다.주인공은 대기업 사보편찬실에서 밀려나자 ‘소설학교’에서창작강의를 하다 한 수강생의 주선으로 월간 문예지의 주간을 맡는다.이 문예지는 그러나 원고료를 주지않는 것은 물론 시집이나 소설집의 발간비용을작가에게 떠넘기고,한달에도 몇명의 신인을 등단시키고는 책을 떠맡겨 발간비용으로 충당한다.그럼에도 주인공은 이 엉터리 문예지 발행인의 기만적 논리에도 중앙 문예지들의 관행을 부정할 수 없기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다. 이처럼 두 작품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두운 일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몰라도 실제 문단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작가는 “두 작품은 누구도 감히 말하기를 경계하는,손가락질이나 불이익을 각오하고 우리 문단에 바치는 고언적 메시지”라면서도 “그러나 작품의 궁극적 속살은 역시 사람사는 모습의 일종임을 구태여 부연해 둔다”고 말해‘개인적 체험의 소산’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 [굄돌] 그대,우리의 아픔을 아는가

    지난 주 내내 노근리 학살 사건으로 전 지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나는 이 사건의 보도를 접하면서 몇 가지가 뚜렷이 대비되어 마음이 착잡했다.어린딸과 아들을 미군의 총탄에 잃은 팔순을 앞둔 대책위원장 정은용 할아버지와 명령을 따라 무고한 양민을 향해 총알을 퍼부었던 퇴역 미군 증언자 할아버지.‘지구촌 경찰’을 자처한 미국의 추악한 두 얼굴.코소보와 동티모르 등다른 나라의 ‘인종청소’는 잘 알고 있으면서 정작 내가 태어난 한반도의아픈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한 대다수 한국인들.사건의 사실규명을 위해 오랫동안 철저한 조사를 벌였던 미국의 통신사와 무고한 양민들을 잃고서도 피해자 증언조차 청취하지 않았던 정부.그리고 위험을 감수하고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센세이셔널리즘에 빠져 있는 언론의 비겁함. 집요한 추적 끝에 이 사건의 진상을 전 세계에 타전한 것은 우리 나라의 언론이 아니라 가해자 미국의 통신사였다.미국 국립 문서보관소에서 비밀 해제된 문서를 뒤져 그 당시 사살 명령서를 찾아낸 주역은 AP통신 한국인 민완기자다.그기자가 기초자료로 삼은 것은 1994년 우리 나라 진보지인 한 일간지와 월간지의 기사였다고 한다.그리고 그 일간지 기사의 바탕이 된 것은 바로 현 노근리 사건 대책위원장인 정은용 할아버지가 쓴 실화소설 ‘그대,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라는 한 권의 책이었다. 이 책의 서술은 분명 육하원칙에 따라 씌어진 건조한 기사체와는 다르다.노근리 사건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것은 물론,노근리 사건을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바라보게 한다.그런데 왜 이 책이 출간되던 당시대다수 우리 언론들은 침묵했을까? 왜 우리 국민들은 여태까지 이 책의 출간을 모르고 있었을까? 우리를 ‘구해준’ 미국의 범죄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사상범으로 몰릴 수 있는 우리의 현실 때문이었을까? 나는 노근리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지금이라도 이 책이 독자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원한다.그래서노근리 사건 이외에도 거창,제주 4·3,고양시 금정굴 양민학살사건 등 감춰진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들의 증언에 뒤늦게나마 귀기울이기를 바란다.어쩌면 이것이 무고하게 죽어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을 달래는 진정한 길인지도 모르니까.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 [이어령의 새 천년 읽기] ‘센스웨어’로‘꿈의 사회’를 열자

    지금 초등학교에서는 제비에 대해서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궁금하다.모르면 몰라도 요즘 아이들에게도 제비는 여전히 빠른 새로 알려져 있을 것이다. 60,70년전 한반도를 달리던 초특급 급행열차의 이름도 ‘쓰바메(제비)’였다.200㎞도 못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계에 300㎞ 이상의 눈금 표지를 달고 다니는 산업시대의 인간들은 분명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아니라 ‘스피드의제비’ 편이다. 그러나 정보시대의 시각에서 보면 경이로운 것은 나는 속도보다도 강남 갔다 정확히 돌아오는 항법 정보기술이다.뿐만 아니다.그 많은 새끼들 가운데헷갈리지 않고 고루 먹이를 주는 정보처리 능력도 놀랍다.어미제비들은 주둥이를 제일 크게 벌린 녀석에게 물어온 먹이를 준다.왜냐하면 가장 배고픈 녀석이 가장 주둥이를 크게 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비수가 급격히 줄어든 원인 가운데의 하나를 보아도 알수 있다 농약으로 곤충 수가 줄어들자 제비가 먹이를 물어오는 시간 간격도 자연히 길어진다.그래서 먹이를 받아 먹은 녀석도 그 사이에완전히 소화를 할 수가 있어 주둥이를 크게 벌릴 수가 있다.그래서 정보식별에 노이즈(혼신)현상이 벌어지게 되고 결국은 발육 부전이나 굶어 죽는 새끼들이 늘어나게 된다.제비들의 Y2K이다. 제비를 빠른 새로만 인식하는 것은 주로 하드웨어의 효율성만 강조해오던산업시대의 사고방법이다.정보시대를 살아가게 될 아이들에게는 강남을 건너가는 그 방향감각이나 새끼에 먹이를 주는 능력에 더 많은 관심을 팔아야 한다.아이들의 장난감이나 만화속에 미래의 문명이 있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아이들은 글로벌시대가 아니라 이미 스페이스시대(우주시대)를 살고 있으며 미사일전(戰)보다 한 차원높은 스타워즈의 전쟁을 하고있는 셈이다.하지만 그것은 하드웨어의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일 뿐의식세계나 그 가치 시스템은 팽이를 치던 옛날 아이들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제비를 거북선으로 옮겨봐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요즘 아이들 역시 대원군때와 마찬가지로 거북선을 하드웨어로만 생각하고 있다.언더우드 박사가 1934년에 발표한한국선박에 관한 논문가운데 “대원군은 프랑스 함대에 대항하기 위해서 거북선과 같은 철갑선을 건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그러나 그 철갑선은 뜨지 않고 가라앉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재현하는데 성공을 했다고 해도 프랑스 군함을 격파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거북선을 조선기술의 하드웨어적 시점에서 본다면벌써 효율성도 유효성도 상실된지 오래일 것이다.하지만 거북선을 무기로서의 하드가 아니라 전술 전략의 소프트적 산물로 보면 여전히 그 유효성을 잃지 않고 있다.실제로 일본의 도고(東鄕)제독은 300년전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鶴翼陣)’법을 모방한 T형 전술로 발틱함대의 군함들을 격파시켰던 것이다. 해적들은 상대방의 배에 포격을 가하지 않는다.왜냐하면 성한채로 잡아야물건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이다.왜구들의 전술을 본받은 일본의 해전 역시원거리에서의 화공이 아니라 적선에 올라타 야전의 경우처럼 칼로 승부를 낸다.그래서 일본 군선들은 구조 자체가 상대방 배에 쉽게 올라탈 수 있도록고안되어 있다.아타케나 세키같은 대형 군선들에는 ‘우물 정(井)’자로 높은 판벽이 둘러쳐져 있어서 다가갈 때에는 방패벽 구실을 하고 접근해서는바깥쪽으로 넘어뜨릴 수 있게 경첩을 달아 다리의 널판이 되게 했다. 일본 배의 구조와 그 전략을 잘 안 이순신 장군은 왜군이 배에 오르지 못하도록 판옥선을 개조하여 거북모양의 덮개를 씌우고 그 위에 철침을 박아 고슴도치처럼 만들었다.그리고 그들의 접근전을 역이용하여 당파(撞破) 전법을 쓸수 있도록 배를 튼튼하게 보강했던 것이다.거북선을 단순한 조선술의 하드웨어적 발명품이 아니라 정보전술의 소프트웨어적 관점에서 바로볼 수있는 패러다임 바꾸기가 필요하다. 이렇게 산업시대와 정보시대의 마인드에 따라서 거북선을 바라보는 시각은달라진다.정보시대의 거북선은 그 기계기술 보다는 지식기술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다.그리고 지식기술은 기계기술과 달리 효율성만이 아니라 항상 유효성이 문제가 된다.거북선은 일본 배와 싸울 때,그리고 일본전법에 대응할 때 가장 유효한 것이라 할수 있다.만약 상대방이 원거리에서 화공전술로 나올때에는 오히려 치명적인 화를 입을 수도 있다. 세계와 미래를 지배하는 기술은 산업기술이 아니라 정보 또는 지식기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보기술이나 지식기술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를테면 산업기술의연장선상에 있거나 산업사회에서 타다 남은 꿈자락에 지나지 않은 것들이다.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분야까지 합쳐 컴퓨터 자체는 정보기술이 아니라 산업기술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그것이 네트워크화할 때 비로소 정보기술이 되는 것이며 네트워크의 사용자들에 의해 사회시스템에 변화가 생기게 될 때 우리는 그것을 정보사회 지식사회라고 부를수가 있게 된다. 지금 웬만한 출판사 치고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은 곳은 없을 것이다.필자로부터 팩스나 전자메일을 통해서 원고를 받고 그것을 컴퓨터로 편집,정리한다음 역시 컴퓨터로 조판과정과 인쇄까지 하게 된다.책을 파는 서점도 마찬가지이다.주문과 거래내역 그리고 판매데이터가 모두 컴퓨터에 의해 처리되고 계산된다.그렇다고 그 출판물을 전자출판이라고 부르고 그런 서점을 전자서점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그것은 어디까지나 산업시대의 출판기술과 판매방법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지 정보사회에 유효한 출판이요 판매방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종이가 아니라 인터넷의 웹사이트에 기사를 실리는 각종 전자신문과 300만종이 넘는 책을 데이터 베이스화하여 전 세계에 판매를 하는 아마존 전자서점은 그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말하자면 새로운 정보사회에 유효성을맞춘 것으로 종래의 출판과 서점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것이다.이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하드도 소프트도 아니다.코페르니쿠스의 경우처럼 생각이나 마음 자체를 바꾸는 기술인 것이다. 빌 게이츠의 오늘을 있게 한 것은 MS DOS라는 운영체계이다.그러나 원래 빌게이츠는 컴퓨터의 소프트 분야에서도 랭귀지 쪽이었지 운영체계와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다.그 당시 컴퓨터의 OS분야를 석권한 것은 킬 달의 CP/이었다.그러나 빌 게이츠는 팀 패터슨이라는 아마추어 프로그래머가 만든 Q DOS를 헐값에 사들여 IBM과 IBM 클론의 PC의 운영체계로 사용하도록 전략을 세웠다.Q DOS는 졸속으로 만든 더러운 운영체계(Quick & dirty operating System)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PC/의 발밑에도 이르지 못하는 OS였다.더구나 그것은 킬 달의 코드를 도용해서 만든 것이라는 의혹마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토대로 한 게이츠의 MS DOS가 킬 달의 PC/을 누르고 숙주나 다름없는 거인기업 IBM을 제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그것은 무기로이긴 것이 아니라 전략으로 이긴 전쟁처럼,기술이 아니라 디펙토 스탠다드(실질적인 표준)라는 전략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그는 효율성이 아니라 앞으로의 시대에 맞는 유효성에 눈을 돌린 것이다.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산업은 하드웨어의 숙주에 붙어사는 보잘 것 없는기생충과 다름없었다.그런 상황에서 빌 게이츠만이 앞으로 PC를 움직이는 것은 하드가 아니라 소프트이고 소프트 중에서도 OS부분이라는 것을 눈치 챈유일한 사람이었다고 할수 있다.빌게이츠가 다른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엔지니어들,심지어는 거인기업 IBM까지도 따르지 못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것은 분명 하드 웨어도,소프트 웨어도 아닌 것, 지진계처럼 시대의 진동을 알아차리는 느낌이요 그 마음의 ‘센스 웨어’였다. 정보사회 다음에 오는 다섯번째 문명을 ‘드림 소사이어티’라고 명명한 롤프 옌센의 말로 하자면 이 ‘센스웨어’에서 한발 더 나가면 바로 ‘드림웨어’가 된다.드림웨어는 꿈을 만들어내는 픽션과 정감 그리고 재미를 창출하는 상품이다.이제는 음식점에서도 먹는 음식이 아니라 재미를 팔아야 된다. 맥도널드와 같은 패스트 푸드의 체인들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장난감을 서비스 하지 않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이다.드림웨어의 기본은 빨리 나는 것보다 배고픈 새끼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기술에서 나오는 것이다.‘꿈을 찍는 사진사’의 기술이다. 새 천년은 어린이의 교육도 기술의 발전 방향도 그리고 사회의 가치 시스템도 모두가 센스웨어와 드림웨어를 기반으로 해서 이루어진다.새천년 준비위원회가 디자인 실명제나 디지털화 저작권을 밀레니엄 법으로 권장하려고 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패션은 일상적으로 입고 있는 필요한 옷을 선녀의 하늘 옷같은 꿈의 옷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이다.그런 점에서 디자인 산업은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도 아닌 센스웨어요 드림웨어라고 할 수가 있다.그리고 정보나 패션의 그 가치는 효율성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 시기를 맞추는 유효성을 생명으로 하는 산업이다.시효를 상실한 정보와 그 패션은 아무리 효율성을 높여도 휴지와 다를 것이 없다. 지금까지 센스웨어와 드림웨어를 생산해온 사람들을 우리는 예술가라고 불러왔다.그러나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정치가도 기업가도 예술가가 된다.동시에 예술가도 정치가요 기업가인 것이다.옛날에는 소설가가 역사를 모방하여 역사소설을 썼지만 앞으로는 역사가 소설을 모방하여 픽션을 만들어가는시대가 될 것이다.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 서울시문화상 12명 발표

    서울시는 7일 올해 서울시문화상 수상자 12명을 선정,발표했다. 14개 부문에 걸쳐 서울의 문화발전과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한 시민에게 수여되는 서울시문화상(상금 1,000만원)은 올해 모두 51명이 후보로 올랐으며지구환경과학 및 영상 부문에서는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시상식은 서울시민의 날인 오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인문사회과학 김안제(金安濟)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기초과학 최병두(崔柄斗) 서울대 명예교수▲생명과학 김성훈(金聖勳) 성균관대 교수▲문학 홍기삼(洪起三) 동국대 교수▲미술 하종현(河鐘賢) 홍익대 교수▲음악 안숙선(安淑善) 국립창극단장▲공연 황문평(본명 黃海昌) 한국연예협회 명예이사장▲교육 김귀년(金貴年)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회장▲언론 이문희(李文熙)한국일보 상임고문▲출판 전병석(田炳晳) 문예출판사 대표▲건설 유복모(柳福模) 연세대 교수▲체육 김상겸(金相謙) 고려대 교수김재순기자 fidelis@
  • [굄돌] 권장도서 선정 유감

    이제는 예전 같지 않게 권장도서목록이라든가 ‘이 달의 책’ 선정목록들을 여러 지면에서 볼 수 있다.간행물윤리위원회나 문화관광부,어린이도서연구회와 같은 시민단체,그리고 각 교육청과 개별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다양한권장도서목록을 내고 있다.나 역시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선정하는 ‘이 달의책’ 선정작업에 참여하고 있다.선정절차는 꽤 까다롭게 진행된다.출품된 책을 분야별로 분류하여 선정위원들에게 보낸다.각 분야별로 두,세 명의 선정위원이 1차 도서를 선정한다.1차 선정된 총도서목록을 전체 선정위원들에게보낸 후 충분한 검토 기간을 거쳐 최종 선정회의를 가진다.이 회의야말로 선정된 책을 엄격히 검증하는 중요한 시간이다.최종 선정된 책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간략한 내용 소개와 비평적 논평이 담긴 추천의 변을 써낸다.각 분야별로 수십 권에 이르는 책을 자세히 읽지 않으려야 읽지 않을 수 없다.대부분의 도서 선정작업은 이처럼 까다롭고 성의 있는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다. 문제는 양적으로 가장 많은 권장도서목록을 제공하는 공공기관이나 교육기관의 선정작업이다.사회주의 혁명적 인간의 전형을 담고 있어 ‘80년대 대학가에서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가 ’97년 모 교육청에서 펴낸 중학생용 과학분야 권장도서에 들어 있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올해로 네 해째 맞는 문화관광부의 ‘우수 학술도서’ 선정작업도 논란의 대상이 되기는 마찬가지다.작년에는 “강한 간부로 살아남는 101가지 성공노트”나 “와인,알고 마시면 두 배로 즐겁다”와 같은 실용서가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그런가 하면 올해는 “성호사설 정선”,“성재 이동휘 일대기” 같은 누가 봐도 중요한 학술도서가 탈락했다. 무릇 모든 책은 독자 스스로에 의해 선택되어야 할 권리를 갖고 탄생한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종씩 쏟아져나오는 책에 대한 제대로된 정보를 독자에게 알리는 작업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누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선정하는지가 중요하다.무엇보다도 선정도서들에 대한 엄격한 검증절차가 뒤따를 때 비로소 그 선정도서들은 자신있게 독자들에게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 棋士 ‘이창호 스토리’ 판매·배포금지 신청

    프로기사 조훈현(曺薰鉉)씨는 28일 제자 이창호(李昌鎬)씨를 소재로 최근출간된 ‘할테면 최고가 되라-바둑신화 이창호 스토리’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책의 저자인 동아일보 조헌주 기자와 출판사인 미래 M&B를 상대로서적발행·판매·배포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법에 했다. 조씨는 신청서에서 “내가 이창호를 제자로 받아들이면서 거액을 받았고 ‘지도대국을 해주지 않는 스승’이라고 표현해 바둑지도를 소홀히 한 것처럼묘사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6) 현기영 소설’순이삼촌’

    매타작과 구류로 석방된 현기영은 여전히 서울사대 부속고교 영어교사로 나가며 울분 속에서 제주4.3항쟁과 너무나 닮은 광주항쟁 소식을 듣고 뜻밖의실책을 하고만다.“작취 미성인 상태로 1교시 수업에 들어갔다가 그(현기영)의 입에서 느닷없이 금기의 말이 튀어 나왔던 것이다.‘광주사태를 아는가?’ 보도 금지되어 있던 터라 아이들이 모르고 있거나 알아도 모른 체 할 게뻔했다.그러나 한 아이가,‘일제 때의 광주학생사건 말입니까?’ 하고 어이없는 반문을 해오자 불끈 화가 치밀었다.‘누구 아는 사람 없어? 그 옆 사람,몰라? 그 앞 새끼,몰라? 그 옆 새끼,그 뒷 새끼,그 옆 새끼,그 앞 새끼,몰라? 그래,빌어먹을,나도 모른다!” 이때가 1980년 5월 중순.계엄 아래서도 세월은 흘러 여름이 닥치자 잠잠하던 현기영의 주변에서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기 시작했다.관계기관으로부터의 내사가 시작된 것이었다.“출판사에서도,고향에서도 알려올 정도로반 공개적이었다.심지어 직접 집으로 찾아와 ‘새로 동서기로 부임해 인사차 왔노라’라고 엉뚱한 소리를 하고 가기도 했다.스무날 가까이 도마에 오른고기가 되어 칼 맛을 볼 날이 이젠가 저젠가 마음 졸이다 보니 체중이 급격히 떨어져(6kg이나!)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야위어 버렸다.그 20일 동안에얼마나 정신적으로 시달렸던지 막상 그들이 들이닥쳤을 때는 오히려 마음이홀가분했다.”(이상 인용 ‘위기의 사내’). 1980년 8월21일,여름방학이 끝나고 운동장에서 조회를 하고 있는데 안에서누가 부른다는 전갈을 받고 복도로 들어서자 바로 종로서로 연행 당했다.이사건은 한국 필화 문학사에서 한 전환점을 이룬다.이제까지의 필화는 거의첫 심문에서 필자 이외에 다른 세력의 조종에 의하여 씌여진 것이 아닌가를밝히는 데서 시작했는데,현기영의 경우는 시종 단독 조사에다 애초부터 왜그런 글을 썼느냐는 추궁이었다. 단단히 혼 날 걸 각오했던 작가와는 달리 수사관 쪽은 오히려 건수를 채우고자 갖고 왔으나 헛수고라는 분위기였다.4박5일 동안의 밤샘 조사 뒤 작가는 석방됐으나 바로 ‘순이 삼촌’은 판금도서가 되어 전국 도서관과 서점으로부터 회수 당했다. 현기영은 다행히 교직에 그대로 머물렀다가 1987년 사직한 후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문제의 작품 ‘순이 삼촌’은 70년대부터 분단소재 문학에서 성행했던 귀향 회상 형식의 소설이다.주인공 순이삼촌(제주도에서는 촌수 따지기 어려운남녀 어른을 두루 삼촌이라 부르기에 소설 제목은 순이 아주머니의 뜻임)은4·3 때 26세로 과수가 되어 외딸을 출가시킨 뒤 홀몸으로 떠돌던 중 화자인 ‘나’(곧 작가)의 서울 집에 와 일년도 채 못되는 동안 부엌일을 맡아 하다가 신경쇠약으로 두 달 전 귀향해 버렸다.‘나’는 할아버지 제사로 8년만에 귀향하여 일가친척의 안부를 묻던 중 순이삼촌을 거론하자 죽은 날짜도모르게 길가 밭에서 “머리 맡에는 먹다 남은 꿩약 사이나 몇 알갱이 흩어놓고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했다. 그 밭뙈기는 1949년 1월17일,그녀와 어린 남매를 포함한 마을 사람들 상당수가 끌려가 총살 당한 현장이었다.총소리에 혼절해 버린 탓인지 그녀는 살아났으나 행불된 남편 때문에 엔간히도 고초를 겪으며 유복녀를 추스려 기르던 그녀는일생을 피해망상증으로 시달렸던 것으로 이 소설은 촘촘히 묘사하고 있다. 작가 현기영은 애초에 이 작품으로 현실비판 의식의 작품은 끝내고 보다 아름다운 소설을 쓰고자 결심했었으나,필화를 겪으면서 작가 스스로가 피해자란 의식을 갖게되어 이후 보다 적극적으로 4.3항쟁을 비롯한 민주화와 통일에 밀착해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필화가 작가와 문학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산 교훈이 바로 ‘순이삼촌’과 작가 현기영인 것 같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화제의 책]

    *신의 가면II-동양신화 세계적 석학인 조지프 캠벨이 쓴 비교신화학의 고전이다.원제는 ‘Masks of God’.이 책은 4부작으로 돼있는데 이번에 출판사 까치에서 2부인 동양신화를 번역해 내놓았다. 책은 동양의 신화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 중동지역과 인도 중국 일본 등지에서 어떻게 각종 종교로 전개되는가를 탐구하고 있다. 저자는 동양의 신화적 양식은 중동에서는 초자연적인 계시와 신이 지배하는공동체로 자리잡았고, 인도에서는 내재적 공간상태에서의 요가적 통제형태로,극동에서는 하늘과 땅의 도와 일치하는 형태로 변했다고 설명한다. (이진구 옮김.까치 2만원) *그리운 곳에 옛집이 있다 토담집과 절,정자,서원이 책 갈피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시골문화 순례기이자 고향집 이야기.각박한 삶 속에서 잠깐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푸근함을 전해준다. 책속의 옛집 그림은 한국인들이 세파속에서 꿋꿋이 살아온 힘의 원천이 고향임을 일깨워 준다.문화유산 연구가인 이형권씨가 펴냈다.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는 전남 순천 낙안읍성의 초가마을,산·물과 사람 속까지 푸른 하동 평사리를 비롯해 대구 남평 문씨의 세거지,전남 담양의 독수정과 물염정,연경당,전북 완주 화암사 등 24개 마을의 옛집을 소개한다.지은이의 농익은 글솜씨가 읽는 맛을 더해준다. (이형권 지음.해들누리 8,000원) *인생과 자연을 바라보는 인디언의 지혜 아메리카 인디언이 명상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수행과정을 보여주는인디언 사상 입문서.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오클라호마주 인디언 출신 심리학자인 베어 하트.자신이 태어나서 겪은 인디언 부족의 삶과 자연 합일사상을 기억속에서 끌어냈다. 저자는 인디언은 아기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언덕으로 올라가 동서남북 4방향에 있는 해와 물 별 등의 대자연에 소개하는 등 자연과 동화되는 삶을 살도록 한다고 소개한다. 베어 하트가 풀어가는 잔잔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신들을 홀대한 백인을용서한 인디언들의 관용정신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알 수 있다. (형선호 옮김.황금가지 1만2000원)
  • [굄돌] 가장 기쁜 추석 선물

    얼마 전 기획회의 시간이었다.한 직원과 이견이 생겨 이야기가 오고가다가급기야는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까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결국 호흡을 가다듬고 합리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짓기는 했지만 회의가 끝난 후에도 찜찜한기분은 영 풀리지 않았다. 나는 기다렸다.그 직원이 먼저 사과해오기를.그러나 다른 직원들의 입을 통해 간접적인 이야기만 들릴 뿐 정작 당사자는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런 말이없었다.갈등이 오래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나는 책을 읽다가시 한 편을 발견하고선 그 직원을 떠올렸다.그리고 편지를 썼다.“개망초꽃은 해사해.개망초꽃은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해사해.가다가 다시 돌아와 개망초꽃을 다시 들여다보아도 개망초꽃은 정말 해사해.물 속에 들어가서 두 눈을 뜨고 바위 속을 들여다보면 확보다 더 큰 바위 속에는 늘 쏘가리가 있었어.쏘가리는 꼬리를 사알살 흔들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나도 숨이 턱 막힐 때까지 쏘가리를 바라고본 했지……” 편지는 녹색평론에 최근 발표된 김용택 시인의 ‘해사한 얼굴’이란시로 시작했다.그리고 “자,내가 쓴 연서야.읽어봐.”하고 전해주었다.담배를 피며 베란다에서 편지를 읽고 온 그 직원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으나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또 며칠이 지났다.‘아유,괜한 짓을 했지.윗사람이 주책 맞게.’ 이런 생각을 하며 여전히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출근해보니 처음 보는 보랏빛 꽃이 가득 담긴 바구니와카드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게 아닌가.제주도가 고향이라서 추석 연휴를 며칠 앞당긴 그 직원이 떠나면서 남긴 편지와 함께.“사람들이 이 꽃에 ‘천일홍’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천일 동안 꽃이 피어 있어서일까요? 어쨌든 사람들은 이 꽃에게 ‘정열’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답니다.그럼,제가 이 꽃을 사장님께 드리는 이유는? 사장님의 정열적인 삶을 위하여,아니면저의 속 깊은 당신을 향한 열정을 알아달라는……(표현이 너무 진했나요?)소개해주신 시(詩) 잘 읽었습니다.생일 축하합니다.” 누가 말했던가.사람은 사소한 것으로 상처 입기도 하고 사소한 것에서 큰 감동을 받기도 한다고. 올 추석 선물 중에서 제일 기쁜 선물이 될 것 같다.올 추석이 바로 내 생일이기 때문에.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
  • 중고교 국어·사서교사 모임 ‘책따세’

    학생에게 독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그러나 좋은 독서법을 알려주는 곳을 찾기는 무척 힘들다.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는 바로 이런 틈새를 채우기위해 만들어진 모임. 허병두 숭문고 국어교사 등 중고교 국어·사서교사 10명이 지난해 9월14일 모임을 결성했다.회원은 허 교사를 비롯한 정은혜(방학중),서미선(서울사대부중),송승훈(경기광동종합고),김효석(숭문중)국어교사와 서경은(중앙여고),오진주(동구여상고),김기빈(동도공고),이덕주(송곡여고),최기옥(태릉고)사서교사 등.지난해 교육부 연구모임에서 서로를 알게된 이들은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교실과 가정,사회에 독서문화를 뿌리내리자’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책읽기 길잡이’로 나서고 있다. 이들의 독서교육법은 다소 엉뚱하다.교사들이 직접 독후감인 ‘독서일기’를 써 학생에게 ‘검사’를 받는다.읽히고 싶은 책,읽어야할 책을 교사들이먼저 읽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그 책을 보도록 유도하는것이다.이와 함께 교사의 눈높이를 학생들에게 맞추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독서일기를 검사맞을 땐 교사들도 바짝 긴장한다.“부담을 느끼지요.그러나학생들에게 전하는 효과가 확실해 그 정도는 참아냅시다”. 허교사는 아울러교사의 개인적인 이야기 등 지식과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학생과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또 오는 2010년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을 세우기로 하고 매월 2만원씩 회비를 걷어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물론 지금이라도 교사의 아파트를 도서관으로 개방할 수도 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후원자 모집에 나섰으며,홈페이지 ‘꿈으로 영그는 나무(http:/embers.iworld.net)도 운영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서대문 푸른숲출판사에서 연구모임을 갖고있는 이들은 지난 17일 모임 발족 1주년을 맞아 책읽기방법과 관련해 열띤토론을 벌이기도 했다.이들은 앞으로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한 권장도서’‘공부하기 싫을 때 읽는 책’등 상황별 권장도서목록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서경은 교사는 “도서관이 범생이(모범생)나 드나드는 곳이 돼서는 안됩니다.도서관을 ‘타락’시켜야 합니다.공부에 취미가 없더라도 도서관을 찾아와 책을 뒤적이는 분위기가 이뤄져야 합니다”라고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말한다. 허남주기자 yukyung@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