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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닭꼬치 드셔보셨어요”

    IMF한파에 궁여지책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노점상들이 특유의 발빠름과 우직한 성실성으로 신세대뿐 아니라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면서 올겨울 길거리의 군것질 유행을 바꾸고 있다.이들은 새로운양념을 개발하고 요리법을 만들어 내 ‘철밥통’ 인기를 자랑하던 기존의 인기 군것질 거리들을 새로운 품목으로 바꾸고 있다. ■떡+닭꼬치+허브=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3년째 닭꼬치를 팔고 있는노윤호씨(45)는 IMF때 다니던 출판사에서 실직하고 길거리 노점상으로 나섰다. 오랜 연구 끝에 떡볶이 떡과 닭꼬치를 함께 끼운 떡닭꼬치에 떡볶이양념,스파게티 소스,허브를 섞은 독특한 양념으로 까다로운 여대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노씨는 “떡닭꼬치는 처음 대전에서 시작돼 이제는 많이 퍼졌다”면서 “내가 개발한 양념은 어디에도 없는 맛”이라고 자랑했다. 이화여대생 김지연씨(24·영문과 4년)는 “특이한 양념맛에 일주일이면 3∼4번은 꼭 먹게된다”면서 “꼬치 2개면 든든한 저녁이 된다”고 덧붙였다. 값은 1,000원이며 하루에 300∼400개가 팔린다.■설탕호떡→옥수수찹쌀호떡= 운영하던 골동품가게가 어려워지자 지난 3월부터 호떡집으로 바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전영수씨(63).아내,처형과 함께 호떡을 만들고 있는 전씨는 “처음에는 개떡같았지만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하고 정성을 기울이자 입소문이 퍼져 손님들이많아졌다”고 말했다. 옥수수와 찹쌀가루를 섞은 떡에 설탕,계피가루,땅콩을 넣은 속이 인기의 비결.일요일이면 호떡을 사기 위해 50명 가까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특히 인사동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오이시(맛있다)’를 연발하며 좋아한다. 이웃 직장인들도 동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한꺼번에 10개씩 사가기도 한다.값은 500원. ■붕어빵→황금잉어빵= 대구의 김승수씨(51)가 개발한 ‘황금잉어빵’은 마가린을 넣어 색깔이 노릇하고 붕어빵에 비해 훨씬 바삭거리고쫄깃하며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는다. 김씨는 요즘 쉬리빵,연어빵,참붕어빵 등 줄줄이 등장한 아류들 때문에 예년만 못한 판매량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식품업체가 벤치마킹= 거리에서 잘 팔리는 음식들을식품 업계가 베끼기도 한다. 농심은 노점상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떡볶이와 뻥튀기를 각각 ‘생생 떡볶이’와 ‘화이바 뻥튀기’로 상품화했다.의정부 부대찌개에서힌트를 얻어 ‘보글보글 찌개면’을 내놓기도 했다. 제일제당이 ‘치킨강정’,‘치킨너겟 짱’에 이어 출시한 ‘이탈리안 치킨바’는 길거리에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닭꼬치와 닭강정에 착안해서 만들어낸 치킨 관련 식품이다. 오뚜기는 10년이 넘도록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 생라면이 팔리는 것을보고 ‘뿌셔뿌셔’를 내놓아 어린이와 스프를 뿌려먹던 생라면맛을잊지 못한 젊은층으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일반 라면보다 20℃ 높은 고온에서 튀겨내 바삭한 면발과 9가지가 넘는 다양한 뿌려먹는 스프맛이 ‘뿌셔뿌셔 끓여먹기 실험보고서’란엽기 유머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끈 이유다. 농심의 최호민(38) 과장은 “길거리 음식은 사람들에게 친숙하므로그대로 상품화하거나 변형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길거리 노점상에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이 요즘 식품업계의 추세라고 말했다. ■길거리 군것질 식품의 열량은= 군것질을 즐기다 보면 자연 ‘뱃살’이 걱정된다.겨울철은 활동량이 적고 밤이면 자주 출출해져 다이어트에 적색경고등이 켜지는 때이기도 하다. 주요 군것질거리의 열량을 살펴보면 꼬치는 1개에 192㎉,호떡 210㎉,붕어빵 250㎉,계란빵 376㎉,감자핫도그 344㎉,핫도그 192㎉이다. 윤창수기자 geo@
  • 출판사들‘업그레이드’붐

    “옛이야기는 아이들 무의식에 작용,성장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심리적도전을 극복하도록 돕는다”심리학자 부르노 베텔하임을 빌지 않더라도 ‘옛이야기의 매력’은그 세례를 받고 자란 부모들이 먼저 아는 법. 하지만 흔히 명작동화라고 이름붙여지는 우리 어린이용 고전의 출판현실은 척박하기 이를데 없다.어린이책 출판사치고 한질씩 안 갖춘곳이 없건만 아무거나 조금만 들춰보면 차마 아이에게 사줄 ‘용기’가 사라진다.디즈니를 급히 베껴놓은 듯 조악한 애니메이션,‘TV만화용 집중력’에 맞춰 배짱좋게 난도질한 스토리,원작의 형체마저 뭉개버릴 정도의 언어폭력 등 어찌 그리 하나같이 닮은꼴인가 싶을 정도. 이런 고전동화시장에 최근 손꼽히는 어린이책 출판사들이 제대로 된‘작품’을 출간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일단은 ‘풍요속 빈곤’인 시장 현실에 눈길을 돌린 셈.90년대 후반 창작 그림책 시장을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웠던 30대 주부들의 양서에 대한 욕구가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고전쪽으로 옮아오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듯 하다. 어린이용 고전 기획은 크게 두갈래 흐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림책 쪽에서는 무엇보다 삽화의 고급화가 지상명제.반면 조금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명작동화는 원본의 완역을 표방하거나 축약을 하더라도 전문가들을 동원,원작의 향기를 최대한 살린다는 질적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전자의 대표적 예가 비룡소에서 최근 내기 시작한 세계의 옛이야기시리즈.펠릭스 호프만 등 옛이야기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화가들의 그림에 방점을 둬 그림책을 하나의 화집,또는 ‘예술작품’으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기획이다. 그림작가들의 참신한 삽화로 출간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보림의 까치호랑이 시리즈도 빼놓을수 없다.우리 옛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독보적.충실한 문헌 고증,맛깔스런 입말 구사로 전래동화 그림책 시장의 바이블 자리를 꿰찼으며 현재 18권외에 앞으로 22권이 더 나올 계획. 후자의 선두주자는 시공사.지난 95년 최초의 명작동화 정식계약·완역으로 화제를 모았던 시공사는 이때의 ‘세계걸작 이야기책 시리즈’를 내년까지 페이퍼백으로다시 펴내는 것과 함께 네버랜드 클래식이란 타이틀로 새 완역작업을 계획중.이상한나라의 앨리스,왕자와 거지,걸리버여행기,소공자,소공녀 등 너무도 유명하지만 때로 전혀 엉뚱하게 각색되곤 했던 것들을 김석희,최윤정씨 등 황금번역진을 동원,완역한다는 것. 비룡소 역시 세계명작선집 출간을 준비중이다.70∼80년대 초중등생책꽂이를 풍미했던 계몽사의 빨간표지 세계소년소녀명작선집 50권이래 한국 출판계가 이렇다할 명작동화집을 내지 못했다는 반성이 대전제다.현재 목록을 선정중이며 번역은 물론 삽화도 고급화,아이들에게세계명작의 ‘맛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인터넷시대 철학은 이분법 뛰어넘어”

    “언어·심리 이론속에 이미 사회이론이 농축돼 있으며 언어철학이사회철학과 무관할수 없다는 점을 연구를 거듭할수록 뚜렷이 느낍니다”근작 ‘정신,언어,사회’(해냄출판사) 한국출판에 맞춰 20일 내한기자회견을 가진 버클리대 존 설 교수(68).20세기 철학사에서 이미 거물의 반열에 오른 그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학문적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노라고 밝혔다. 설 교수는 언어에서 심리로의 터닝포인트에 서있는 현대 영미철학 트렌드에서도 첨단을 걷는 인물.과학이 정복못한 최후의 미답지라는 ‘의식’에 천착,‘컴퓨터는 의식을 가질수 없다’고 결론내린 ‘중국어 방 논증’은 심리철학의 유명명제가 됐다.하버마스가 이론을 차용해 가는 등,영미 학자중 대륙철학 전개에 영향을 끼친 극소수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저는 유물론·이원론으로의 극단적 양분법에 반대합니다.낡은 70년대식 편가르기 개념으로는 다가오는 인터넷 시대의 철학을 설명할수없습니다”기술혁명이 국경을 무너뜨리고 학문연구에 온세계 리소스의 동원이가능해지는 세계화시대에는 철학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규정,‘철학의 황금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라도 평범한 독자들이 알아듣도록 설명할수있어야 한다”는 그는 영국 BBC 철학강좌,미 PBS 외신기자들과의 국제정세 토론회 등을 진행,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오기도 했다. 지난 87년 탱크부대 장교로 근무하는 아들을 만나러 온 이래 두번째한국방문.다산기념철학강좌의 연사로 초빙돼 21일 고려대 국제회의실,23일 서강대 다산관,24일 서울대 예술관 등에서 각각 강연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 ‘아름다운 배우자상’수상 채홍영·이애자씨 부부

    “제가 남편을 돌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남편이 저를 챙겨줘요” 한국지체장애인협회(회장 張基哲)가 수여하는 ‘아름다운 배우자상’ 수상을 하루 앞둔 14일 채홍영(蔡烘榮·37)·이애자(李愛子·27)씨 부부의 얼굴에는 행복이 넘쳐났다. 부모님과 송화(頌化·5)·송희(頌喜·4) 두 딸을 합쳐 여섯 식구가경기도 구리시의 14평짜리 아파트에서 비좁게 살고 있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부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채씨는 3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이씨가 남편 채씨를 만난 것은 지난 92년 5월 경기도 구리시의 한 컴퓨터 조립업체 매장.채씨는 당시 고교 선배가 운영하는 이매장에서 컴퓨터를 조립하고 있었다. 채씨의 구리시 동화고 10년 후배이기도 한 이씨는 매장을 운영하는선배를 찾았다가 채씨를 만나 2년의 열애끝에 지난 94년 9월 부부의연을 맺었다.이씨의 뜻이 워낙 강해 친정 부모님도 결국 두손을 들고말았다.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인 이씨는 “덜렁대는 나를 세심하게 챙겨주는남편이 좋아‘함께 살기로’ 결심했다”면서 “내가 남편을 돌보는게 아니라 남편이 도리어 나를 꼼꼼하게 챙겨준다”며 웃었다. 이씨는 “전자제품 사후정비 전문회사에서 컴퓨터 수리일을 하는데너무 바빠 결혼기념일도 잊고 있었으나 남편이 퇴근길에 장미꽃과 화장품을 선물했다”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았다. 채씨는 “실은 결혼 전 연애를 하다가 실패,지금의 아내를 만났을때는 결혼을 포기한 상태였다”면서 “10년 선배를 친구처럼 대하는아내의 명랑함에 반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작은 출판사에서 컴퓨터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채씨는 ‘인터넷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꿈.채씨는 “‘장애인은 도와줘야 한다’는 ‘긍정적 편견’이 오히려장애인들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경우가 있다”면서 “생산능력을 지닌 장애인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채씨 부부는 “부모님 건강하시고 아이들이 밝고 튼튼하게 자란다면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면서 “넉넉하지는 않지만 행복하다”고마주보며 활짝 웃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이응노미술관 14일 문연다

    ‘한국화단의 풍운아’ 고암 이응노 화백(1904∼1989)의 예술혼을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게 됐다.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자리잡은 이응노미술관(관장 박인경)이 14일 문을 연다.이에 맞춰 ‘42년만에 다시보는 이응노 도불전’이라는 제목의 개관기념전이 12월 29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고암 10주기를 맞아 출범한 이응노기념사업회(회장 윤범모)가 모태가 돼 건립된 이응노미술관은 건평 150평 3층 건물로 고암 작품의 연구와 전시,학술,출판사업 등을 통해 고암의 진면목을 알리는역할을 하게 된다.고암이 타계할 때까지 살았던 파리 근교 보 쉬르센에 있는 기념관 ‘고암서방’과 함께 고암의 생애와 예술을 조명하는 공간이 두 나라에 나란히 생긴 것이다.이응노미술관은 일련의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치뤘던 고암이 사후에나마 고국의 품에안길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미술관 개관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42년만에 다시 보는 이응노 도불전’이다.이번 전시에는 고암이 1958년 3월 도불을 앞두고 서울 소공동 중앙공보관에서 열었던 ‘도불기념전’때의 작품 61점중 30점이 나온다.자유분방한 선묘의 추상화 ‘해저(海底)’,잭슨 폴록의드리핑 작업을 연상케 하는 ‘생맥(生脈)’,수묵의 맛을 듬뿍 안겨주는 ‘자화상’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고암은 한국전쟁 중에도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피난민’같은 작품을 발표하는 등 쉼없이 화필을 잡아 생전에 수천점의 작품을 남겼다.이 작품들은 대부분 고암서방에 보관돼 있다.미술관측은 이 작품들을 대상으로 하면 연중전시가 가능하다고 밝힌다. 충남 홍성 출신인 고암은 해강 김규진 문하에서 문인화를 배웠다.1924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청죽’으로 입선하며 화단에 나왔다.1935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남화(南畵) 2대가 중 한명인 마쓰바야시 게이게쓰에게 사사받았고 혼고(本鄕)연구소 등에서 서양화를 연구하는등 근대적인 미술교육을 받았다.1945년 해방을 맞은 고암은 김영기,장우성 등과 함께 ‘단구(檀丘)미술원’을 조직해 식민잔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국회화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암은 1958년프랑스 평론가 자크 라센의 초청으로 파리로 건너갔다.이듬해 독일에서 순회전을 가진 뒤 1960년 파리에 정착했으며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한 파케티화랑과 전속계약을 맺어 1961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그러나 그후 ‘동백림사건’(1967년)으로 옥고를 치른 데 이어 백건우·윤정희 부부 납치미수사건(1977년)에 연루되는 등 시련을 겪었다.고암은 77년 서울 문헌화랑의 ‘무화(舞畵)전’을 끝으로 작고할 때까지 국내활동을 하지 못했다.정치적 탄압에직면한 그에게 80년광주민주화운동은 새로운 화제(畵題)를 안겨줬다.고암은 군중이 외치는 자유의 의미를 종이 위에 옮겼다.그리고 그작품에 ‘통일무(統一舞)’란 이름을 붙였다.그는 끝내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다. 한편 미술관측은 ‘고암 이응노의 예술세계에 대한 재평가’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마련,고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12월 2일 이화여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홍선표(이화여대),정형민(서울대),최태만(서울산업대)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고암 연구자를 양성하고 한국근대미술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고암학술논문상도 제정해 현재 공모(15일 마감)중이다.(02)3217-5672김종면기자
  • 교보·영풍·신촌문고에 책공급 중단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언호 한길사 대표) 소속 50여개 단행본 출판사들은 10일 교보·영풍·신촌문고에 책 공급을 중단했다. 대형서점들이 할인업체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들의 책을 매장에서빼내 도서정가제 관련 논란을 하루 빨리 끝내기로 했던 자체 결의를지키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출판인회의는 또 알라딘 등 할인판매를 계속하는 5개 인터넷서점에대해,책을 공급하지 않는 출판사들의 책을 인터넷서점의 도서목록에게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보냈다. 한편 10여개 인터넷서점들은 출판사들의 도서 공급 중단조치에 대응할 대책협의회를 최근 구성,출판사들의 도서공급 중단이 담합 및 재판매가 유지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정명령을 요청할 방침이다. 김주혁기자 jhkm@
  •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탈락 후유증 크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이 선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관련 업계의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시장 재편 움직임도 벌써 가시화하고 있다.(11월7일자 32면 참조)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선정한 34종목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업체와협회 등은 자격증 수요 급증에 대비해 부산하다.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가 수험생과 학원 등으로부터 폭주하고 있다고 한 자격관리 단체가 전했다. 반면,탈락한 종목 관련 업계·협회와 자격관리자 등은 일손을 놓고있는 상태다.탈락 사실을 아직 믿을 수 없다는 듯 교육부와 노동부,직능원 등에 확인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다가 발행하고 있는 자격증이 유명무실해지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주에서 각종 자격증시험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38)는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자격 종목 수업을 폐강해야 하는 건 아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 관련 교재를 생산하고 있는 한 출판사는 “당장 수요가 뚝 떨어질텐데 교재를 계속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관련 협회도 똑부러지게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했다.한 컴퓨터교육 관련 업체는 “국가공인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처럼 적은종목만이 선정될 줄 몰랐다”며 허탈해했다. 일부에서는 형평성 문제마저 제기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현재 민간자격증 최종 확정은 사실상 행정적 절차만 남겨놓고 있는상태이며,조만간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직업교육훈련정책심의회가 의결을 마치면 해당부처가 이를 최종 결정해 자격관리자 등에 통보를 하게 된다. 이지운기자 jj@
  • 장석주씨 ‘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

    시인이자 평론가인 장석주(45)가 지난 8년간의 고투끝에 20세기 한국문학 100년을 총괄하는 5권짜리 대중적인 문학사 교양서를 펴냈다. ‘20세기 한국 문학의 탐험’(시공사)이란 표제가 붙은 이 책은 문학사를 단순 서술한 통사가 아니라 문학의 발생론적 배경인 사회ㆍ역사적 조건을 읽어내고 그 곳에 투영된 삶의 숨결을 느끼도록 안내하는‘문학의 사회사’로 읽히고자 한다. 이처럼 문학 사회학적 관점에서 정리된 문학사로서 아카데미즘이 아니라 저널리즘을 표방한 문학사인 이 책은 어려운 문학평론의 전문용어를 지양하고 평이하고 흥미있게 서술했다.1900년부터 1999년까지다룬 이 책은 1년 단위로 당시 특징적 활약을 했던 문인과 사조의 흐름을 설명하고 10년 마다 개관하는 글을 덧붙여 전체적인 조감을 도왔다. 이 책에는 또 작가들이 남긴 일화와 문단의 뒷 이야기가 소개돼 흥미를 더해주며 정확한 고증을 통한 문단사 바로잡기도 돋보인다.방대한자료 수집을 위해 도서관과 언론사 자료실 등을 샅샅이 뒤지면서 2,000여권의 도서와 1,000여편의 논문을 참조한 저자가 쓴 원고만 해도200자 원고지 2만장 분량.저자 장석주는 “순전히 문학이 좋아 그동안 서울시내 오피스텔에서 외로운 작업을 거듭했다”며 “강남의 3억원짜리 집을 판 뒤 여러차례 이사를 통해 전세값을 줄이고 줄이면서생활비를 충당했다”고 토로했다.저자는 또 “시나 희곡에 신경을 많이 못쓴 것이 아쉬워 두 장르를 위해 책을 1권 더 써야겠다”는 뜻을밝혔다. 지난 75년 시로 등단한 저자는 92년 소설가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를 낸 출판사 발행인 신분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풀려난 뒤 시공사대표 전재국씨로부터 이 책의 기획을 제안받았다.그 사건 뒤 ‘과연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번 책은 그 해답을 찾는 노력의 하나라는 설명이다. 김재영기자
  • 스모선수는 日 천황의 또다른 모습

    ◆왜 일본인들은 스모에 열광하는가-돌로레스 마르티네즈. 한 나라의 대중문화가 지닌 다양성을 책 한권으로 묶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그런 맥락에서 보면 ‘왜 일본인들은 스모에 열광하는가’(바다출판사)도 그렇고 그런 통속문화비평서로 흘려넘길 수 있을 책이다.그러나 찬찬히 짚어보면 이 책의 접근법에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일본 영국 아이슬란드 북미 등 다양한 출신지의 필자 10명이 각기 다른 주제와 시각을 일목요연하게 아우르는 데 문화인류학적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다. 책은 일본대중문화를 이해하는 코드를 10가지로 뽑았다.일본영화의단골소재쯤으로 치부돼온 전통스포츠 스모.지은이 야마구치 마사오는 그것이 가부키,천황제와 상호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는다.“전통스모는 고도의 상징적 제의”라 전제한 그는 스모의 양식화된 동작은 가부키 연극과 일맥상통하며 대중의 우상으로 받들어지는 스모선수는 국민적 우상인 천황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풀이한다. 문화의 생산및 소비주체인 사회구성원을 탐구대상으로삼은 흔적이곳곳에서 역력하다.현대판 사무라이 비즈니스맨과 순종지향형 여인상으로 굳어진 일본남녀의 ‘진짜 이미지’를 찾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일본만화속 여자주인공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유,일본의 여성잡지들이 명령문을 즐겨쓰는 이유,일본남성이 여성적으로 비치는배경 등 책은 대중문화의 한가운데서 일본인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돌로레스 마르티네즈 엮음,김희정 옮김.9,000원황수정기자 sjh@
  • [굄돌] 벤처 사업가와 파우스트

    최근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승려와 수수께끼’라는 책에 나 오는 이야기 하나.어느 날 젊은 사업가 지망생 한 사람이 인터넷에서 관을 팔아 장례업계를 제패하겠다는 풍운의 꿈을 안고 실리콘 밸리 를 찾아온다.이른바 장례업 포탈 사이트인 Funerals.com.그에게 있어 자금만 충분하다면 ‘장례업계의 Amazon.com’이 되는 것은 시간문 제일 뿐이었다. 그의 사업 계획서는 나름대로 치밀했으며,아이디어 역시 참신한 것 이었다.과연 이 젊은이는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하기엔 아직 멀었다’ ‘실리콘 밸리의 철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 책 저자의 주장을 거칠게 요약하면 이런 것이다.“사 업은 단순히 숫자와 서류 놀음이 아니다.그런데 사람들은 흔히 돈이 곧 사업인줄 안다.사업에 대한 진정한 열의와 비전이 없다면,그 사업 가는 언제라도 몇 푼의 돈과 자신의 영혼을 거래하려고 들 것이다.문 제는 그들이 돈을 위해 사업을 팔기 시작하면 사업 자체가 망가진다 는 걸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온통 한 벤처 사업가의 로비설로 떠들썩하더니,마침내 그 로 비에 연관돼 있다는 의심을 받던 정부 관리가 자살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말았다.불과 작년까지만 해도,벤처라는 단어는 도전과 개척 정신의 동의어였으며,건전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마지막 엘도라도 같은 곳이었다.그러나 이제 벤처의 주위를 떠도는 것은 모두 우울한 말들뿐이다.물론 현재 벤처의 위기는 벤처 사업가 한두 사람의 문제 도,단순히 개인 도덕성의 문제도 아니다.하지만 우리의 젊고 유능했 던 사업가들은 너무 일찍 돈을 위해 사업을 팔아버리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지상의 향락’에 취해 악마에게 ‘영혼’을 넘긴 파우스트 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돈을 위해 사업을 파는 사업가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투자자들은 시장을 불신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었을 까? 모든 사업이 다 그렇지만,특히 벤처에게 벤처 정신은 구호나 액 세서리가 아니다.지금까지 벤처들은 그 철학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기 고,위기를 극복해 왔다.하지만 그 철학을 언제라도 몇 푼의 돈과 흥 정하고,언제라도 도망갈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로 득실거린다면,누가 그 시장에 신뢰를 보내고 다시 투자를 하겠는가? 김인호 바다출판사 대표
  • 일부 인터넷서점 도서할인판매 중단

    일부 인터넷 서점들이 출판사들의 도서정가제 준수 압력에 굴복,도서할인판매를 중지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인 예스24(대표 이강인)는 오는 13일부터 책을정가대로 팔기로 했다고 1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대신 책값의 10%를 마일리지로 제공하고 배송료는 회사측이 부담하기로 했다.매출 3위 업체인 와우북도 정가제로 전환할 방침이다.그동안 인터넷서점들은 정가에서 10∼30% 할인판매를 해 출판사와 서점들의 반발을 사 왔으며 정부는 출판유통질서 유지를 위해 도서정가제 의무화의 입법을추진해 왔다.특히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의 경우지난 10월 중순부터 할인판매를 하고 있는 인터넷서점에 대해 책 공급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번 2개 업체의 도서정가제 준수조치에 따라 그동안 중단했던 책 공급을 이들 업체에 한해 재개했다.그러나 인터넷서점 2위업체인 알라딘은 할인판매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예스24도 현실적으로 달리 방법이 없어 받아들일 뿐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혀 인터넷서점과 출판사들 간 갈등이 완전 해소될 지는 불투명하다.한편 교보문고와 종로서적 등 전국 60여개 대형서점들은 할인업체와 거래하는 출판사들의 책을 1일부터 매장에서취급하지 않으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상황을 봐가며 대응하기로 했다. 김주혁기자 jhkm@
  • 日문부성, 심의위원 전격 경질

    왜곡된 일본 역사교과서를 제대로 심의토록 촉구한 도서검정조사심의회 심의위원이 전격 경질됐다. 일본 문부성은 2002년부터 중학교에서 사용할 역사교과서 검정과정에서 동료 심의위원들에게 일본의 침략행위 등 역사적 사실을 대폭왜곡한 산케이신문 계열 출판사의 교과서를 불합격시킬 것을 주장한문부성 산하 교과용 도서검정조사심의회 노다 에이지로(野田英二郞)심의위원을 30일 경질했다. 문부성은 “교과서 심의의 공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노다위원을 역사 교과서를 심의하는 제2부회(사회)에서 교과서 가격 등을결정하는 ‘교과용도서 가격 분과위’로 전보 조치했다. 문부성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26일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초·중등교육연구그룹교과서분과회의에서 자민당 의원들이 노다 위원을 파면하라고 요구한데 이어 취해진 것이어서 역사교과서 내용이 정치권의 압력 등에 의해 크게 왜곡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인도대사를 지내는 등 외교관 출신인 노다 위원은 동료 위원들에게전화나 팩스를 통해 “문제의 교과서는한·일합방의 필요성을 기술해 한국을 자극하고 있는 데다 중·일전쟁에 휘말렸다는 표현을 써침략전쟁을 부인했다”고 지적하고 “이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할 경우 독일의 네오나치즘과 동일시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케이신문과 일부 자민당 의원들은 “특정 출판사의 교과서를 불합격시키기 위해 심의위원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공격해 왔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지구촌 共生씨앗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여러 나라에서 온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자율·자립과 공생의 소중함을 체험하며 출신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나라.서커스단과 공장,주유소,학교,은행 등을 직접 운영,스스로 살림을 꾸리고,대통령과 시장 등 대표를 뽑아 자치하는 진정한 교육공동체.스페인갈리시아지방 오렌세에 자리잡은 44년 역사의 벤포스타 얘기다.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도서출판 보리 펴냄)는 독일에서 어린이극장을 운영하는 에버하르트 뫼비우스가 지난 72년 1개월 동안 이곳을 둘러보고 펴낸 방문기다. 헤수스 실바 멘데스 신부(67)는 좀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있는 유일한 존재인 아이들을,형제들의 아픔을 알고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할 미래의 일꾼으로 새롭게 교육해야 한다고 믿었다.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기심과 돈,권력,악습 따위에서 그들을 구출,손수 집을 짓고 살며 스스로 관리하는 어린이 나라를 세워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지난 56년 15명의 사내아이들과 함께 소년들의 도시를 세웠다.이들은 실바 신부의 부모 집에 묵으며 빈병과 종이등을 주워자금을 마련,2년만에 벤포스타(위치가 좋다는 뜻)란 별명의 포도농장을 구입했다.손수 건물을 세우는 등 삶의 터전을 일구며 가난한 어린이들을 주민으로 끌어들였다.4∼15살의 아이로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부모가 동의하면 누구나 주민이 될 수 있다.그 수는 시기에 따라300∼2,000명에 달했다.세계 순회 공연을 다니는 최고 수준의 서커스단에 매력을 느껴 찾아오는 어린이들도 많다.당시 프랑코 총통의 독재에 영향받지 않는 자유지대로서,정식 국가는 아니지만 국경초소까지 세웠다. 이곳 아이들은 공장에서 일을 해도,학교 수업에 출석해도 돈을 받는다.모두 공동체를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다.대신 돈을 내고 숙·식권을 사야 먹고 잘수 있다.독자 화폐인 코로나만 쓰기 때문에 외부의도움은 기대할 수 없다.놀고 먹을 수는 없는 것. 외부에서 오는 성인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아이들의 자유로운결정권을 되도록 제약하지 않는 것이다.아이들에게 필요한 전문지식을 주는 조언자에 그쳐야 한다.때문에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학교에갈 수 있다.희망자에 한해 대모험을 하기도 한다.1년동안 병원,고기잡이,교도소,빈민가 청소년 돌보기,구걸,잡역부 등 궂은 일을 하며 삶을 대하는태도를 바로잡는 체험을 하는 특별수련이다. 출판사측이 홈페이지(www.arrakis.es/∼benposta) 등에서 찾은 최신자료를 책 말미에 추가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벤포스타는 아직도 잘운영되고 있다.70년대 중반부터는 여자아이들도 함께 지낸다.벤포스타는 조숙한 아이들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삶과 동떨어진 낡은 생각을 어른들로부터 이어받아 되풀이하는 성인세계의 축소판이 아니다.자기 나름의 궤도 위에서 스스로를 만들어 나가는 독립조직이다.이제까지 어린이공화국을 거쳐간 수십개국 수만명의 주민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공생을 실천하고 있다.김라합 옮김,7,500원. 김주혁기자 jhkm@
  • “정지용 시인 越北안했다”

    월북 작가로 분류됐다 88년에야 해금됐던 정지용(鄭芝溶)시인은 월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지난 27일 북한 적십자회가 보내온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 명단에는 ‘찾는대상’으로 ‘정지용’이 포함돼 있다.북한 당국이 그의 월북을 공식 부인한 것이어서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정 시인은 6·25전쟁중 폭격이나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월북자로 취급돼 온 그에 대한 기록은 전후 북한에도없어 ‘월북·실종’논쟁이 계속돼 왔다.북한은 유명 납북자의 경우엔 자세한 기록을 남기고 있어 납북 가능성도 적다. 찾는 이는 북한의 아들 구인(求寅·67)씨.어머니 송재숙(71년 사망)씨,형 구관(求寬·73)씨와 여동생 구원(求苑·66)씨 등 5명의 가족이름과 함께 정 시인을 ‘상봉대상자’에 올려놓았다.1902년생인 정시인을 105살로 표기한 것이 다른 점이지만 가족관계를 고려할때 같은 인물이다. 배재중학생이던 구인씨는 6·25 전쟁때 “아버지를 찾으러 간다”며집을 나선뒤 행방불명됐다.정 시인도 당시 이화여전 교수로 일하다서울 녹번동자택에서 시작에 전념하던중 “시내에 나갔다 오겠다”며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가족들은 설명해 왔다. 고려대 김인환(金仁煥)교수는 “해방후 한국문단의 최고봉이던 지용시인은 전통적인 카톨릭 집안출신에 서정적인 작품경향으로 월북할이유가 없는데도 오랜 세월동안 월북작가로 낙인찍혀 왔으며 그의 월북과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대중가요로도만들어 불린 ‘향수’를 비롯 그의 시집은 88년에야 겨우 깊은샘 출판사에서 ‘정지용의 시와 산문’으로 출판될 수 있었다. 이석우기자 swlee@
  • 감사원 간부 자작시집 남기고 퇴직 화제

    감사원의 한 간부가 퇴직하면서 자신이 펴낸 시집을 동료들에게 선물로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감사원에서 27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지난달 명예퇴직한 김석태(金晳泰·57·전 감사관)씨는 업무 틈틈이 쓴 ‘강변이야기’(햇빛출판사)란 서정 시집을 발간,감사원 동료들에게 퇴직 선물로 돌렸다. 김씨는 “출장을 다니면서 떠오른 단상들을 메모로 남겨 시집으로묶게 됐다”면서 “‘가는 이가 없으면 오는 이도 없다’는 진리에따라 정든 직장을 떠나지만 시집이 동료·후배들에게 작은 선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집 1∼3부는 ‘강변이야기’ ‘춘당(春塘)’ ‘파아란 만남’으로 구성돼 사회를 바라보는 소망과 절망을 사색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표현했다. 특히 4부인 ‘감사이야기’에서는 공직생활을 통해 느낀 단상과 소회를 ‘양면성’이란 단어로 녹여내고 있다.출판사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실상들을 맑고 깨끗한 시구로 응축해 시문학의 형태로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는 여는 글에서 ‘남은건 가까운 사람과 나눈 이야기의추억뿐,이제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서까래에 매다는 심정으로 한 권의책으로 묶어낸다’고 밝혀 동료들과의 아쉬운 이별을 술회했다.김씨는 현재 경기도 광명시 하남동의 환경벤처기업 임원으로 있다. 정기홍기자
  • 다양한 산문집 독자 ‘손짓’

    4명의 소설가 시인들이 산문집을 각각 펴냈다. 소설가 김영하의 ‘굴비낚시’ (마음산책)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것으로 끝내지 않고 나름의 의견을 열렬히 펼치곤 하는 행복한 예술장르인 영화산문집이다.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는 만큼 글을 쓴다하는 작가들은 매우 독특하고 예리한 시선을 내놓아야 한다. 전에 발표한 평들을 모은 이 책에 대해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그가낚는 어종들이 어떤 것이든 중요치 않다는 걸 알게 된다.여기에 등장하는 영화들은 그에 의해 낚여 올려지는 순간 모두 ‘김영하의 영화’가 돼버리기 때문이다.영화는 그만의 거침없는 입담과 유머 감각,경쾌한 사유들을 펼쳐보이는 데 필요한 하나의 통로에 불과하다”고시인 유하는 말한다. 지난해 두번째 시집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를 30년 만에 펴냈던 시인 허만하의 산문집 ‘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솔출판사)는 “그간 시를 찾는 순례의 길 위에 남긴 발자국 가운데서” 34편의 산문을 엮었다.70년대부터 써 온 산문을 골라낸 이 책은 주변사가 아닌 시인의시적 욕망과 함께 교류하는 시인 예술가들,작품들의 뿌리를 들여다 보게 한다. 시인 김승희의 산문집 ‘너를 만나고 싶다’(웅진닷컴)의 주된 테마는 저자 자신이 공감하고 동경하며 사랑한 여인들의 삶이다.틀을 부수고 자유와 진정한 삶과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인들에 대한 공감과동경에 이어 이 땅의 보통 여인들의 삶에 대한 이해와 동경을 읽을수 있다.시인 윤중호의 ‘느리게 사는 사람들’(문학동네)은 느릿느릿 굼뜨게 자신의 길을 가는 외고집 인생들을 이야기한다.이문구 송기원 신경림 천상병 등 문인과 함께 묵묵히 자신의 외길을 가고 있는장인들 삶을 담고 있다. 김재영기자
  • 동양예술의 극치 전각 조형미 ‘물씬’

    ‘동양화는 그리는데 화제는 못쓴다’ ‘전서는 쓰는데 초서는 모른다’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이런 말들을 듣는다.이른바 ‘전공바보’를 일컫는 표현들이다.서예가이자 전각작가인 고산(古山) 최은철(41). 그는 무엇보다 이런 절름발이 예술가가 되는 것을 경계한다. 1992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한문부 최고상인 ‘우수상’을 받으며서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초정 권창륜 선생을 사사하며 전서·예서·해서·행서의 4체를 익혔다.또한 전각가로서 주(周),진(秦),양한(兩漢)으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각풍(刻風)을 두루 구사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서울 인사동 덕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산 최은철 서예·전각’전(17일까지)은 서예와 전각에 대한 작가의 심후한 공력을 확인할수 있는 자리다.작가는 유학의 대표적 경전인 ‘논어’를 주제로 글씨를 쓰고 또 인장으로 새겼다.불경이나 천자문 등을 소재로 한 전각전이나 책들은 있지만 경전의 명문가구(名文佳句)를 새기고 써 전시하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작가의 이번 첫 개인전에는 서예·전각작품 190여점이 나와 있다. 서예와 달리 전각(篆刻)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장르다.전각하면사람들은 그저 도장을 새기는 것 정도로 생각한다.하지만 전각은 서예와 조각,회화와 구성을 아우르는 종합예술로 특히 서법과 밀접한관련이 있다.전각에서는 한자 서체 중에서도 전서를 주로 사용한다. 전서야말로 조형성이 가장 풍부한 서체이기 때문이다.전각에는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가지 법이 있다.자법(字法)과 장법(章法,도장 면에글자를 배열할 때의 문자구성법),그리고 도법(刀法,칼을 운용하는 기법)이 그것이다.고산의 전각에 대해 전각가 한천형은 “장법이 법도에 맞고 용도(用刀) 또한 자유자재”라고 평했다.고산은 이번 전각작품을 통해 포자(布字,글자를 배열함)는 주위를 기울여 섬세하게 하되칼로 새길 때는 대담성이 필요하다는 전각의 금과옥조를 몸소 실천해 보여준다.‘동양예술의 극치’인 전각의 세계에는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우라가 깃들여 있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 맞춰 ‘논어’를 토대로 한 350여점의 서예와전각 작품을 담은 ‘고산 최은철 서예 전각 논어’(이화문화출판사)란 책도 펴냈다.이 책은 작품의 대상이 된 ‘논어’의 말들을 모두영어와 일어로 번역해 실어 눈길을 끈다.(02)737-7136. 김종면기자
  • “인터넷서점에 책 공급 중단”

    출판업계가 도서정가제를 고수하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섰다. 252개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도서 할인판매를 하고 있는 인터넷서점과 할인매장 등에 대해서는 16일부터제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의했다.출판인회의는 또 서적 도매업체에도 이들 할인판매업체에 17일부터 책을 납품하지 말도록 촉구하고,이행하지 않는 도매업체에 대해서는 책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도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도서정가제 고수를 위한 대책기구를 만들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서점업계는 할인업체에 책을 공급하는 출판사들의 책을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중이다.한편 인터넷서점들은 10∼40%의 할인을 무기로 매출을 급속히 늘리고 있는 반면 중소형 서점들은 경영 악화로 폐업이 급증하는 실정이다.문화관광부는 도서정가제 위반업체에 대해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내용의 ‘출판 및 인쇄진흥법’ 제정을 추진중이나 인터넷업계의 반발을 사고있다. 김주혁기자 jhkm@
  • 프랑스만화가 몰려온다

    ‘잉칼’을 내놓은 교보문고는 아예 ‘그래픽 노블’ 시리즈를 내기로 했다.이세욱씨가 번역한 프랑수아 부크의 ‘제롬 무슈로의 모험’를 이미 내놓았고 ‘마술사의 아내’,프랑수아 스퀴텐의 ‘기울어진아이’,데이브 맥킨의 ‘흑난(베트맨의 후속 시리즈)’ 등이 연이어나올 참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B&B출판사 또한 색다른 분위기의 프랑스 성인만화 2편을 내놓았다.이슬레르와 발락의 ‘쌍브르’와 원작소설에다 기발한 상상력을 덧입힌 ‘피터팬’을 현지에서 만화이론을 전공하고 있는 이재형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제롬 무슈로의 모험] 고삐풀린 상상력이 한껏 풀어헤쳐진다.호피무늬 정장에 만년필을 코에 꽂고 다니는 보험 외판원 제롬.평범한 가장이지만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가정을 지켜내려는 그를 보고 아내는 ‘벵골 호랑이’라고 치켜세운다. 제롬에겐 ‘뜻밖의 일’이 괴물이다.그 괴물은 벽을 뚫고 출몰하는상어로,이 세상 온갖 아름다운 빛깔을 삼켜버리는 체크무늬 먹구름으로 나타난다. [쌍브르] 혁명 기운이 감도는 19세기초 지방귀족 쌍브르와 붉은 눈의 매혹적인 소녀 쥴리(아마도 만화 사상 가장 낭만적인 여주인공 캐릭터)의 사랑을 통해 사랑,저주,살인,광기,열정,그리고 혁명 등을 파노라마로 펼쳐보인다.색채미가 뛰어나고 충격적인 소재들을 담아 시선을 끈다.정사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한 점도. [피터팬] 바로크 화풍을 만화에 도입한 개성파,레지스 르와젤의 작품으로 주인공 피터팬을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속의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 이채롭다.런던 빈민가에서 술주정뱅이 어머니와 살고 있는 가난한 이야기꾼 피터가 팅커벨의 도움으로 모험에 뛰어든다.프랑스에서만 50만부 이상 팔렸고 세계 최고권위의 국제 앙굴렘 만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임병선기자
  • “난 컴퓨터로 읽는다 ‘e북’ 클릭!”

    S출판사에서 펴낸 펄 벅의 장편소설 ‘대지’. 초대형 인터넷서점 A사에서 주문할 경우,책값 5,000원에 배송료 1,250원이 더해져 모두 6,250원이 든다.책이 집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금결제일로부터 3∼5일.하지만 전자책서점인 B사에서는 3분의 1도 안되는 2,000원이면 살 수 있다.또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내려받기)하는 1∼2분만 기다리면 곧바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전자책(e-북)이 새로운 인류문화의 전달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며 독서 및 출판 문화의 흐름을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전문업체들이 급속히 늘면서 이용자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업체 현황] 올해 국내 전자책 시장규모는 많아야 20억원대.걸음마 단계다.하지만 업계에서는 매년 10배 이상 늘어 2005년에는 전체출판시장의 30%에 이르는 1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전자책업계는 기존 출판사들이 연합해 만든 북포털업체들과 전자책 솔루션 전문업체들이 앞장서 이끌고 있다.김영사 푸른숲등 100여개 출판사가 참여한 전자책 포털 ‘북토피아’가 최근 서비스를시작했고,민음사 중앙M&B 청림출판사 등이 만든 ‘에버북’이곧 서비스에 나선다. 솔루션 전문업체인 ‘와이즈북’과 ‘바로북’도 각각 수십개 출판사들과 제휴해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했다.최근에는 종이책을 판매하는 인터넷서점들까지 가세했다.인터넷서점 ‘예스24’는 윤대녕 박상우 구효서씨 등 유명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전자책으로만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의 융합체] 전자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빠르고 싸게 책을사볼 수 있다는 점.인터넷에 접속,해당업체가 제공하는 전용 읽기프로그램(뷰어·Viewer)을 다운로드해 PC에 설치한뒤 원하는 책을 구입하면 그만이다.지금은 대부분 PC 모니터를 이용해 보는 방식이지만앞으로 전용 단말기시장이 활성화되면 버스나 전철에서 작은 책 모양의 전자 단말기로 책을 읽는 사람들을 쉽게 볼수 있을 전망이다. 전자책의 제작원가는 통상 종이책의 10% 수준에 불과하다.업체들이종이책 값의 절반 이하에 판매할 수 있는 이유다.원하는 내용만 골라서 살 수도 있다.와이즈북은 단편소설집을 중심으로 보고싶은 소설만낱개로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자책은 디지털기술의 융합체로 불린다.책의 골격이 되는 문자와영상의 멀티미디어 기술은 기본이고,수익성의 생명인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첨단 복제방지장치가 동원된다.하드웨어인 단말기 제조기술,눈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화면 글꼴,책의 부피를 줄이는 파일압축 기술도 필수적인 요소다. [걸림돌도 적잖아] 가장 큰 문제는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에 절대적인영향을 주는 저작권. 업계는 전자책을 마구잡이로 복사할 수 없도록복제방지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복제방지 장치를 깨뜨리는기술 또한 함께 발전할 게 분명하다.또 전자책을 인쇄해 불법유통시킬 수도 있다. 다양한 파일형태로 제공되는 전자책의 유형을 표준화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 단말기에서는 읽히고 저 단말기에서는 안 읽히면 곤란하기 때문이다.단말기의 가격 인하도 보급 확대의 열쇠다.전자책 자체는 싸지만 단말기 값은 컬러화면의 경우,50만원대를 넘어선다. 기존 종이책 시장의 붕괴를 우려하며 전자책 출판을 꺼리는 출판업계의 반발도 만만찮다. 그러나 김영사 박은주(朴恩珠·43·여)사장은 “전자책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앞으로 2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면서 “그러나그 이후에는 본격적인 수익이 창출되면서 거대한 디지털 출판시장을형성,전체 출판계를 살찌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오재혁 와이즈북 사장 “전자책, 출판시장에 새바람”. “전자책은 저작권 보호 기술이 핵심입니다.온라인에서 마음대로 복사할 수 있다면 전자책 시장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전자책 전문서비스업체 와이즈북(www.wisebook.com) 오재혁(吳在爀·33) 사장은 전자책의 발전 조건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오사장이 지난해 초 전자책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을때부터 착안한 것도 저작권 보호 기술이었다.불법복제를 막을 수만있다면 전자책은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이었다.오씨는 운영해오던 e비즈니스 솔루션 사업을 그만두고 기술개발에 매달린 끝에 지난해 7월 전자책 저작권보호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온라인에서 산 전자책을 구입자의 PC에서만 보고 복제는 할수 없게 한 기술이었다.대신 가격은 종이책의 절반 수준으로 내렸다. 지금까지 출판한 책은 모두 600여권.삼성출판사와 영진닷컴,창작과비평사,문학과지성사 등 국내 굴지의 출판사들과 계약을 맺고 종이책들을 전자책으로 재출간하고 있다.현재 2만여권의 책을 전자책으로탈바꿈시키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00여권을 올해 안에 출판할 예정이다.내년부터는 같은 책이라도 독자의 입맛에 따라 텍스트나 동화,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전자책 형태로 제공하는 POD(Publish On Demand)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와이즈북의 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오는 18일부터 일주일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북페어에 국내 전자책업체로는유일하게 초청받았다.‘전자책 어워드’에서도 본선에 진출,외국 전자책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출판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오사장은 전자책의 성장 가능성을 굳게 믿고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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